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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의글] 복지동향 24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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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의글] 복지동향 241호

익명 (미확인) | 월, 2018/11/05- 17:58

편집인의 글

김형용 월간 복지동향 편집위원장, 동국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문재인 정부의 사회정책 비전은 포용과 혁신이다. 소득주도 성장이 경제정책이라면, 포용과 혁신이라는 사회정책이 이를 뒷받침하는 사회적 기반으로서 전 국민의 기본적 생활보장을 책임지겠다는 것이다. 역대 정부들은 개발시대의 미니멈 사회정책 기조를 유지해 왔고, 그로 인하여 낙후된 사회보장은 개인들을 부동산과 민간보험 등 각자도생의 무한 경쟁으로 내몰았다. 문재인 정부는 사회정책이 경제정책과 함께 두 가지 중심축임을 선언했다. 올해 9월 열린 국가 사회정책 전략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실질적 재원대책까지 포함한 구체적 로드맵을 주문하였다. 과연 이러한 사회정책의 의지가 정부 예산안에 어떻게 반영되어 있을까? 이번 11월호 복지동향은 2019년도 보건복지 분야 예산안을 분석하였다.

 

본 호에 실린 총론을 살펴보면, 기대만큼 여전히 실망도 크다. 2019년 정부 예산안은 사회복지지출이 12.2% 증가했고 보건복지부 소관 총지출예산도 14.6% 증가하여 기본방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기초연금과 아동수당 등 소득보장의 개선과제들이 반영되었고, 노인 및 장애인 일자리 그리고 어린이집을 비롯한 공공부문 사회서비스 일자리 확충도 이전 정부에 비하여 많은 투자가 이루어졌다. 그런데도 포용, 혁신과 같이 근본적 사회개혁을 위한 노력에는 미치지 못한다. 여전히 재정건전성 기조는 유지되고 있고 일자리도 고용지표 개선을 위한 양적 접근에 치중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아직 논의를 어디에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가 불투명하다. 소득불평등을 완화하고, 일상생활에서 안전과 생명이 존중되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능동적인 시스템이 작동하려면 얼마만큼의 예산의 적정한 규모만큼 예산의 근거가 충분한지도 중요하다. 아무리 보육예산이 늘어간다고 해서, 민간유치원과 보육시설의 비리가 매일같이 쏟아져 나오는 현실에서 국민들의 복지체감도가 올라갈 리 만무하다. 사실 보육예산의 증가가 저출산 문제의 해결책인지조차 아무도 확신하지 못한다. 전국민 무상보육의 나라도 우리가 거의 유일하다. 노인 및 장애인 그리고 사회서비스 일자리 예산이 늘어나면 고용지표는 개선될지언정 그 일자리가 그들의 소득보장에 얼마만큼의 효과가 있는지 불분명하다. 여전히 많은 재정지원 일자리는 소득보장형 일자리와 단순 사회참여형 일자리의 구분도 뚜렷하지 않을 뿐 아니라, 수당을 지급하기 위한 조건부로서 일자리 형식만 갖추기도 한다. 

 

역대 정부들의 ‘미니멈’수준의 사회정책을 벗어나 최적수준의 사회정책으로의 전환한다는 방향은 매우 올바르다. 다만, 포용과 혁신이 제대로 수행되기 위해서는 명확한 곳에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 투명하지 않은 곳에 넓게 펼쳐진 예산은 결국 또 다른 최순실만 양산하거나 이를 감시하기 위한 거래비용만 늘리게 된다. 사회정책은 철저히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해야 확대·재생산 될 수 있다. 이른바 선진 복지국가들에서는 근거 중심의 사회정책이 대세이지 않은가? 정부에겐 소득보장의 사각지대 해소만이라도 또는 사회서비스의 공공인프라 확충만이라도 분명한 정책수단을 통해 해결할 의지가 필요하다. 사회정책에 대한 평가는 투입이 아니라 결과임을 언제나 명심해야 한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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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지 및 목적

  • 지방자치단체는 보육 관련 사무를 위임받아 집행하는 단위인 동시에, 집행과정에서 상당한 재량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지방자치단체의 의지와 역량에 따라 실제 시민들이 경험하는 아동 돌봄, 권리보장 정책은 지역별 격차가 발생합니다.
  • 이에 23개 인권, 복지, 여성, 노동 단체가 모인 「보육 더하기 인권 함께하기」 는 4월 12일(목) 오전11시, 서울시청 앞에서 광역지방자치단체장 및 교육감 후보자에 대하여 아동인권 실현을 위한 정책을 제안하고, 사회적 협약 체결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합니다.
  • 이 날 제안하는 정책에 대한 후보자의 동의여부 및 의견, 협약서 체결 여부를 취합하여, 다가오는 어린이날 ‘아동인권 실현 약속후보’ 발표를 통해 공개할 예정입니다.

 

기자회견 개요

  • 제목: “지방선거 후보님, 어린이날까지 아동인권 실현 약속해주세요” 기자회견
  • 일시 장소: 2018년 4월 12일(목) 오전11시, 서울시청 앞
  • 주최: 보육 더하기 인권 함께하기
    공공운수노조 보육협의회, 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국제아동인권센터,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아동인권위원회,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서로돌봄센터, 서울영유아교육보육포럼, 정치하는엄마들, 지역복지운동단체네트워크(경기복지시민연대, 관악사회복지, 광주복지공감플러스,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복지세상을열어가는시민모임, 사회복지연대, 서울복지시민연대, 우리복지시민연합, 인천평화복지연대, 전북희망나눔재단, 평화주민사랑방, 행동하는복지연합), 참여연대,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 총 23개 단체
  • 진행 순서
    ① 사회: 이경란 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사무총장
    ② 각계 발언
    - 아동인권: 서채완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아동인권위원회 변호사
    - 보육노동자: 이현림 공공운수노조 보육협의회 경기지회장
    - 양육자: 조성실 정치하는엄마들 공동대표
    ③ 정책제안 요지 및 사회적 협약 제안 취지 소개: 김남희 참여연대 복지조세팀장
    ④ 퍼포먼스: 투표용지에 ‘아동인권 실현 정책(또는 후보)’ 기표 퍼포먼스
  • 문의: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조준희 간사(010-2693-1062)
목, 2018/04/12-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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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빈곤과 시간불평등의 의미와 실태

 

노혜진 | KC대학교 계약학과 교수

 

24시간 사회

“어휴 요새 너무 바빠.” 어떻게 지내느냐는 질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마도 이렇게 반응할 것이다. 뭐가 그렇게 바쁘다는 것일까. 무엇이 우리를 이렇게 바쁨의 블랙홀 안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게 만들었을까. 이러한 반응이 과장이 아니라는 것에는 많은 사람들이 동의할 것이다. 어린 자녀를 둔 누군가가 일터에서 과로로 쓰러졌거나 사망했다는 뉴스를 보며 말할 수 없는 속상함을 가지고 다시금 질문해본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빠른 기술혁신으로 인해 일상적인 시간 구분이나 시간의 제약이 사라진 현대 사회를 피터 코치레인은 ‘24시간 사회’로 지칭하였다. 오늘날 현대 사회는 더 이상 ‘9 to 5’가 아니라, 하루 24시간 일주일 내내 쉼 없이 작동하는 사회로 변모하고 있다. 그리고 ‘24/7(24시간 주 7일) 사회’로 이동하면서 시간량이나 시간대, 시간사용의 질적인 측면에 초점을 둔 시간빈곤의 문제가 대두되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현대 사회가 당면한 시간의 문제는 시간빈곤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시간사용의 불평등으로도 연결되고 있다. 24시간 사회는 소득의 빈곤을 피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쓸 수밖에 없는 사람들과,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돈을 소비하는 사람들 간의 불평등, 즉 시간사용을 둘러싼 새로운 이중계급 사회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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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 = 시간 + 돈

1776년 아담스미스가 빈곤을 정의할 때 고려했던 기준 중 하나는 ‘신망 있는 사람으로서 체면을 유지할 수 있는’, ‘공공장소에 나가기에 부끄럽지 않은’ 상태였다. ‘공공장소에 다니기에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 체면을 유지할 수 있는 상태’란 결국, 사회에서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이 빈곤 여부를 구분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박탈(deprivation), 사회적 배제(social exclusion), 실현가능능력 (capability) 등 굳이 빈곤에 대한 다차원적 개념까지 언급하지 않더라도 사회 안에서의 관계성은 빈곤을 정의할 때 중요하게 고려되는 요소 중 하나이다.

 

그런데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고,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만들고, 그 관계를 유지해나가기 위해서 재화를 가지고 있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할까? 그렇지 않다. 사회참여와 관계형성을 위해서는 충분한 재화와 서비스를 이용할 능력뿐만 아니라, 재화와 서비스를 소비하기 위한 시간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삶의 질을 높인다는 것은 단순히 소득만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시간차원까지 아우르는 문제가 된다. 따라서 빈곤은 보유하고 있는 재화의 양으로 결정할 수 있는 일차 방정식이 아니라, 시간과 돈으로 구성된 함수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여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빈곤이 시간으로만 구성된 1차 함수라면, “어휴 너무 바빠”라 고 말하는 모든 사람들이 시간빈곤을 경험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소득수준에 상관없이 모든 개인이나 가구는 장시간 노동으로 인해 시간빈곤에 노출되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소득이 빈곤 상태이면서 자산도 거의 없는 가구가 활용하거나 통제할 수 있는 시간이 적기 때문에 다양한 노동 간 상충이 심각한 경우 시간빈곤은 특히 중대한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보다 주목해야 하는 문제는 시간과 소득이 모두 빈곤하거나, 혹은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문제가 새로운 계층화를 야기하는 상황이다.


시간빈곤의 정의

시간빈곤의 개념을 정의하는 방법에는 크게 네 가지가 존재한다. 첫 번째 방법에서는 삶의 질, 행복에 보다 초점을 맞추어 여가시간이나 자유시간을 중심으로 접근한다. 여기에서는 누군가가 시장노동이나 가사노동, 그 외에 생존에 필요한 필수적인 활동에 과도한 시간을 사용하여 인간다운 삶을 누리기에 필요한 기본적인 생활과 충분한 휴식, 여가시간을 가지지 못하는 상태를 시간빈곤이라고 정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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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방법은 노동시간에 초점을 맞춘다. 이 방식에서는 시장노동과 가사노동, 유급노동과 무급 노동을 합친 총 노동시간이 일정 기준을 넘어서서 과도한 상태, 즉 장시간 노동 상태인 경우를 시간빈곤이라고 본다. 여가시간이 부족하거나 노동시간이 과도한 상태를 중심으로 시간빈곤을 정의할 때 일반적으로 절대적 빈곤과 상대적 빈곤의 2가지 측정방식이 존재한다. 절대적 시간빈곤은 여가시간이 특정 기준 이상으로 매우 짧거나, 반대로 총 노동시간이 특정 기준 이상으로 매우 긴 경우로 측정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이 때 이상적인 기준을 설정하는 과정에서 자의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주로 사용되는 방식은 상대적 시간빈곤인데, 이것은 <그림 1-1>, <그림 1-2>와 같이 전체 인구의 시간사용과 분포를 중심으로 측정한다. 이때에는 주로 여가나 자유시간의 분포에서 중위값의 50% 이하이거나, 총 노동시간을 기준으로 중위값의 1.5배에서 2배 이상인 경우를 시간빈곤으로 본다. 하지만 최근 총 노동시간이 너무 길거나 여가시간의 결핍을 시간빈곤으로 정의하는 접근에 대해 비판하는 연구들도 등장하고 있다. 사람들이 과도한 노동을 하고, 충분한 여가시간을 가지지 않는 것이 개인의 선택에 의한 결과라는 것이 그 비판의 출발점이다. (그런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으나 쉬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 자발적으로 덜 쉬거나, 반대로 자발적으로 장시간 노동을 하는 경우도 시간빈곤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시간빈곤은 단순히 특정 활동을 과다하게 하거나, 혹은 반대로 하지 못하는 차원의 문제로 접근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시간빈곤의 개념을 정의하는 세 번째 방식에서는 사람들이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대한 현상 그 자체보다는, 실제 시간을 통제할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이러한 맥락에서 사람들이 자신의 시간을 어떻게 배분하고 사용할 지에 대한 통제권, 선택권, 자기결정권을 보 여주는 지표로서 재량시간(discretionary time)이라는 개념이 등장하게 되었다. 재량시간으로 시간빈곤의 개념을 정의하는 세 번째 방식에서 강조하는 것은 활용가능한 시간의 부족, 시간사용에 대한 통제력, 자기결정권의 부족이다. 공식모임이나 정해진 일정이 있을 때, 누군가는 그 일정을 정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만, 또 누군가는 정해진 일정에 자신을 맞추는 역할을 한다. 그로 인해 현대인들에게 ‘시간 자기결정권’은 권력 중의 하나로 인식되기도 한다. 왜냐하면 시간에 대한 자기결정권의 정도가 노동시장에서의 지위, 직업, 산업영역 등 사회경제적 지위나 가족에 대한 책임 여하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조미라, 2016).

 

노동시간의 과다, 여가시간의 부족 여부로 시간빈곤을 정의하면, 그것이 시간에 대한 통제수준을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를 가진 것과는 별개로 그것이 선택적이든 아니든 왜 노동시간을 늘리고 여가 시간을 줄일 수밖에 없는지의 맥락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24시간이라는 제한된 시간 안에서 시장노동을 늘리면 비시장노동이 감소될 수밖에 없고, 시장노동과 비시장노동을 늘리면 여가시간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노동과 활동들은 상충관계에 놓여있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시간빈곤의 개념을 정의하는 네 번째 방식에서는 이러한 상충관계에 초점을 맞춘다.

 

이러한 상충관계에 초점을 맞추면서 비커리는 소득빈곤을 피하기 위해 노동시간을 늘리면서 개인이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를 시간빈곤이라고 정의하며, 시간빈곤이 단순히 시간 차원이 아니라, 소득빈곤과의 관계에서 접근되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였다(Vickery, 1977). Bardasi and Wodon(2006) 역시 상충관계에 주목하면서 극도의 시간압력을 받고 있는 개인들이 중요한 활동을 위하여 충분한 시간을 할애할 수 없거나 그것이 어려운 상충관계에 놓인 경우를 시간빈곤으로 정의하였다. 국내에서는 노혜진과 김 교성(2010)이 시장 및 비시장에서의 노동량에 대 한 부담이 과도하고 상충되는 상황에서 시간할당 에 대한 통제수준이 낮고, 여가 혹은 활용 가능한 시간이 부족한 상태를 시간빈곤으로 정의하였다 (<그림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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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다양한 노동 간의 ‘상충관계’에 초점을 맞추게 되면 자연스럽게 등장하는 문제가 시간과 소득의 ‘이중빈곤’ 문제이다. 전술한 바와 같이 24 시간이라는 제한된 시간 안에서 동시에 수행하는 것이 불가능한 속성의 노동들은 상충관계에 놓이게 되고, 이 때 노동시간을 늘려 소득빈곤을 면한다는 것은 여가시간 결핍의 시간빈곤으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빈곤의 개념 안에는 소득과 시간의 두개의 축이 동시에 작동하고 있으며, 두개의 축이 교차되는 과정에서 <그림 1-4>와 같이 소득과 시간이 동시에 충분하지 않은 경우, 소득은 충분하지만 시간은 부족한 경우, 소득은 낮지만 시간은 충분한 경우, 소득과 시간이 모두 충분한 경우 등 네 가지 유형이 존재하게 된다.


시간빈곤과 소득빈곤 간의 관계

현대인의 바쁜 일상으로 인해 시간빈곤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기는 하지만, 우리가 보다 주목해서 접근해야 하는 문제는 소득빈곤과의 관계 속 에서 발생하는 시간빈곤 문제이다. 소득이 부족한 경우 기본 필수재와 서비스 구매능력이 감소하여, 무급노동을 대체하거나 구입할 수 없기 때문에 무급노동 시간이 증가한다. 이 과정에서 총 노동시간이 길어질 뿐만 아니라 유급노동을 위하여 추가적으로 요구되는 시간을 할애하지 못할 수도 있다.

 

즉, 우리가 통상 ‘빈곤하다’라고 할 때의 소득빈곤은 시간빈곤을 야기하고 심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시간빈곤에 처하게 되면, 삶의 질을 개선시킬 수 있는 기회가 제한되어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의 기능과 실현가능능력에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결국 시간빈곤과 소득빈곤은 서로 뗄 수 없는 연쇄관계 속에 놓이게 된다.


시간빈곤의 실태

우리는 위에서 시간빈곤을 정의하는 네 가지 방식에 대해 살펴보았다. 그러면 각각의 방식을 적용 했을 때의 빈곤실태는 어떠한가? 우선 여가시간의 부족으로 시간빈곤을 정의할 때 2014년 생활시간 조사를 활용하여 18세 미만 자녀를 둔 맞벌이 가정을 대상으로 6,700사례를 분석한 서지원(2015)의 연구에서는, 평일을 기준으로 남성 중 20.7%, 여성 중 29.0%가 시간빈곤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과도한 노동시간을 중심으로 분석했을 때 시간빈곤의 실태는 평일을 기준으로 남성의 경우 시간빈곤율이 2.8%, 여성은 5.7%인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시간에 대한 통제가능성을 반영하는 개념인 ‘재량시간’ 개념을 적용할 때 2004년과 2009년 생활시간조사를 활용하여 분석한 노혜진(2013)의 연구에서는 여성의 재량시간 빈곤율이 13~15% 수준이었고, 남성은 6% 수준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시간과 소득의 이중빈곤에 초점을 맞춘 연구 결과를 보면, 한국복지 패널을 사용한 노혜진과 김교성(2010)의 연구에서는 전체 인구 중 1.6%가 이중빈곤 상태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한국노동패널을 사용한 오혜은(2017)의 연구에서는 남성의 2.5%, 여성의 9.12%가 이중빈곤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아동기 자녀가 있으면서 부모 역할과 생계부양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는 한부모가구가 시간과 소득의 이중빈곤 상태에 매우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들의 이중빈곤율은 12~25%까지 보고되고 있다(Harvey and Mukhopadhyay, 2007). 그런데  한부모가구가 아니라 전체 인구를 대상으로 할 때 1.6%에서 9.1% 정도가 이중빈곤에 있다는 결과는, 얼핏 보면 이런 수치 자체는 그다지 극적이지 않아 보일 수도 있다.

 

노동시간을 늘린다는 것은 그에 상응하는 만큼은 아니더라도 소득의 증가를 동반하기 때문에, 즉 시간빈곤과 소득빈곤은 직관적으로 상충관계에 있기 때문에 이중빈곤 상태에 있는 것은 사실 가능성이 높지 않은 사건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중 빈곤만큼이나 주목해야 하는 것은 소득빈곤이나 시간빈곤 둘 중 하나에 처한 경우이다. 왜냐하면 이 경우 각각의 빈곤을 피하기 위해 다른 빈곤상황에 처해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소득 빈곤을 피하기 위해 시간빈곤 상태에 있거나, 시간 빈곤을 완화시키는 과정에서 소득빈곤 상태에 있을 수 있다. 이에 대한 실태를 보면 노혜진과 김교성(2010)의 연구 결과, 전체 인구 중 25.2%가 소득빈곤과 시간빈곤 둘 중 하나를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성별로 보면 남성의 23.6%, 여성 중 44.5%가 시간과 소득빈곤 중 하나를 경험하고 있었다(오혜은, 2017). 일반적으로 시간빈곤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는 여성이거나, 어린 자녀가 있는 경우, 가구소득이 낮은 경우, 한부모가구인 경우 시간빈곤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간불평등

서두에서 언급한 것처럼 24시간 사회는 사람들간의 불평등, 새로운 이중계급 사회 문제를 야기하기 시작하였다. 이에 시간빈곤과 함께 시간의 불평등, 계층화가 구체적으로 어느 영역에서 어떠한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는지도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첫 번째 영역은 노동시간 영역에서 발생하는 불평등이다. 신영민 외(2016)의 연구에서는 한국의 노동시간이 단시간-저소득의 유형, 장시간-중위소득의 유형, 표준시간-고소득의 유형으로 계층화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노동시간은 시간당 임금을 기준으로 다시 살펴볼 경우 저임금-초장시간, 중위임금-장시간, 고임금-표준시간 유형으로 나뉜다. 이를 통해 시간당 임금이 낮은 계층이 장시간 노동을 통하여 소득을 벌충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어 한국에서 노동시간의 계층화가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시간불평등이 발생하는 두 번째 영역은 돌봄시간 영역이다. 돌봄시간의 계층화는 에스핑 안데르센이 현대사회의 양극화가 발생하는 네 가지 지점 중 하나로 지적하면서, 자녀에 대한 부모의 투자(돈, 시간, 학습문화), 즉 돌봄의 양극화 문제에서 강조된 바 있다(Esping-Andersen, 2009). 돌봄 시간의 계층화를 분석한 연구의 결과를 살펴보면 국내외를 막론하고 고학력 부모가 저학력 부모보다 자녀를 돌보는 시간이 길고, 이러한 부모 학력 간 돌봄시간의 격차가 최근으로 오면서 더욱 심화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노혜진, 2014). 뿐만 아니라 돌봄시간의 계층화는 돌봄시간의 양뿐만 아니라 양상 및 패턴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저소득 가구의 경우 미취학자녀를 돌보는 과정에서 주로 보육시설에서 부모돌봄의 이행이 이루어지는 반면, 고소득 가구에서는 그 사이에 친인척이 돌보거나 비혈연 양육자가 돌보는 등 자녀 돌봄시간에서 시간에 대한 통제 수준이나 외부자원의 활용 수준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돌봄시간의 양과 패턴에서도 계층화가 작동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노혜진, 2014).

 

세 번째 영역은 사회참여나 여가와 관련된 영역으로, 스타파티로버트(2013)는 노인의 자원봉사 시간을 분석한 결과, 고학력 노인이 자원봉사 시간 이 더 길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이를 통해 저자는 사회경제적 상태를 통해 이루어진 사회자본이 노년기에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할 기회를 증진시키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더불어 여가 불평등에 초점을 맞추어 1965년부터 2003년까지 미국의 시간일지를 분석한 셀비아 외(2012)의 연구에서는 여가시간의 질이 고학력 집단으로 갈수록 더 높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가족, 친구, 이웃뿐만 아니라 사회적 활동과 참여까지 아우르는 관계에 대한 시간에서도 계층화가 발생하고 있다. 1인 가구, 혼밥, 혼술의 시대에 역설적이게도 ‘관계’는 이전보다 더 중요한 의미를 가질 뿐만 아니라, 하나의 재화로 부각되면서 ‘관계재(relational goods)’로 명명되고 있다. 인간관계라는 것이 재화와 서비스 획득을 위한 교환 수단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 재화라는 것이다(Nussbaum, 1986). 2014년 생활시간조사를 활용하여 60세 이하의 성인인구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관계재를 둘러싼 시간 사용 측면에서도 가구소득이 낮을수록 가족, 친구, 이웃과 함께 하는 시간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노혜진, 2017).


마무리하며

시간은 누구에게나 24시간 동안 ‘똑같이’ 주어지는 자원이다. 그러나 이 ‘똑같이’ 주어진 24시간 안에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시간, 그리고 사용하고 있는 시간의 패턴은 사용자가 누구이냐에 따라 사실 똑같지 않다. 지금까지 복지국가 정책은 노동시장에서 벌어들인 소득을 어떻게 재분배할 것이냐에 초점을 맞추어 설계되고 발전되어 왔다. 이제 우리는 여기에서 더 나아가 소득만 재분배할 것이 아니라, 이렇게 불평등하게 분배되고 있는 시간을 어떻게 재분배할 것인가도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노혜진. 2013. 재량시간을 중심으로 본 빈곤여성의 삶의 질, 사회복지연구, 44(1), 61-87.
노혜진. 2014. 행위주체별 자녀 돌봄시간의 배열과 계층간 차이, 사회복지정책, 41(3), 213-238.
노혜진. 2014. 부모의 교육적 동질혼에 따른 자녀 돌봄시간의 불평등, 사회복지정책, 41(4), 181-200
노혜진?김교성. 2010. 시간과 소득의 이중빈곤, 사회복지연구, 41(2), 159-188.
서지원. 2015. 맞벌이가정의 시간사용 실태와 시간빈곤, 한국가족자원경영학회 2015년 추계학술대회자료집, 87-103.
스타파니로버트. 2013. 시간은 어디로 가는 걸까? 미국 노인의 시간 사용 불평등. 한국노인복지학회 2016년도 춘계학술대회 자료집. 
신영민?황규성. 2016. 한국의 노동시간 계층화에 대한 연구, 한국사회정책, 23(3),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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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17/06/29-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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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1주년 집담회, 촛불은 우리에게 무엇이었나

촛불1주년 집담회

"촛불은 우리에게 무엇이었나"

 

지난해 10월말부터 시작된 촛불은 해를 넘겨 23차례 동안 많은 것을 이뤄냈습니다. 뜨거운 겨울을 견딘 촛불은 박근혜 대통령의 파면을 실현시켰고, 문재인 정부의 출범까지 이끌어냈습니다. 이에 지난 10월,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으로부터 ‘2017년 인권상’에 한국의 ‘촛불 국민’이 수상자로 선정되는 등 세계사적인 의미를 지닌 평화적 항쟁으로 기록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성과들 이면에 1주년 기념집회가 광화문과 여의도로 나뉘는 등 촛불시민들 사이에 내홍을 있었고, 촛불이 외쳤던 적폐청산이나 개혁입법 등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입니다.   

 
광화문 광장의 촛불이 1년을 맞이한 현재, 지난 촛불이 지닌 잠재력과 한계를 성찰하고 1년 사이에 변화한 정치지형과 시민정치 담론 속에서 앞으로의 한국사회의 민주주의의 전망을 밝히기 위해 참여연대 부설 참여사회연구소(소장 장은주)는 11월 17일(금) 오후 2시부터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에서 <촛불 1주년 집담회> “촛불은 우리에게 무엇이었나”를 개최합니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되는 이날 <촛불 1주년 집담회>는 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연구교수와 이승원 사회혁신리서치랩 소장,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참여해 촛불이 이뤄낸 성과와 한계, 향후 시민정치에 대한 전망 등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일시
2017년 11월 17일(금) 오후 2시
 
장소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
 
패널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연구교수
이승원 사회혁신리서치랩 소장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프로그램
14:00~15:00 <촛불 이후, 1년>
15:00~16:00 <촛불 1년, 이후>
16:00~16:30 질의응답
주최
참여연대 부설 참여사회연구소

문의

참여사회연구소 02-6712-5248, [email protected]
 

행사의 내용은 <시민과 세계>31호(2017년 12월 31일 발행)에 전문 수록될 예정입니다.

 

금, 2017/11/17-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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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협조요청

 

양승태 대법원 ‘재판 거래’ 피해자 강정·밀양 입장 발표 기자회견

강정·밀양 주민들 서울 상경 밀양 대책위,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 고발 예정

 

일시 장소 : 06. 08. (금) 11:00, 대법원 동문 앞

 

취지와 목적

  • 지난 6/5(화) 법원 행정처가 공개한 ‘사법 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특별조사단’의 보고서에 인용된 내부 문건에 ‘정부 운영에 대한 사법부의 협력 사례’로 강정마을 제주해군기지 건설 관련 판결과 밀양 송전탑 건설 관련 판결이 적시되어 있다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이러한 행위는 대법원이 제주해군기지 건설과 밀양 송전탑 건설 관련 판결을 두고 정권과 ‘재판 거래’를 시도한 것으로 용납할 수 없는 일입니다. 강정과 밀양의 주민들이 믿었던 사법부의 독립성은 신뢰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 문건에 언급된 판결들은 정부가 제주해군기지 건설과 밀양 송전탑 건설을 강행하는 데 근거가 되었던 판결들로, 대법원이 정권 입맛에 맞는 판결을 사실상 ‘기획’한 것이 아닌지 주민들은 분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제주해군기지 건설 관련 판결은 2012년 대법원이 원고(강정마을 주민들)가 일부 승소했던 1심, 2심 판례를 뒤엎고 ‘국방·군사시설사업 실시계획 승인처분 무효 확인’ 소송을 파기 환송한 판결입니다. 밀양 송전탑 건설 관련 판결은 2013년 창원지방법원 밀양지원이 한전의 주민들에 대한 공사방해금지가처분을 인용 결정한 판결, 주민들의 공사중지가처분 신청을 기각 결정한 판결입니다. 
  • 이에 양승태 대법원 ‘재판 거래’ 피해자 강정·밀양 주민들은 6/8(금) 오전 11시, 대법원 동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입장과 향후 계획을 밝힐 예정입니다. 기자회견은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 주민회,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 제주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 대책위원회, 제주해군기지 전국대책회의가 공동 개최합니다. 기자회견 이후 밀양 대책위는 검찰에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할 예정이며,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 주민회 등은 향후 고발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개요

  • 양승태 대법원 ‘재판 거래’ 피해자 강정·밀양 공동 입장 발표 기자회견
  • 일시 장소 : 2018. 06. 08. 금 11:00, 대법원 동문 앞 
  • 주최 :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 주민회,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 제주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 대책위원회, 제주해군기지 전국대책회의

 

대법원 문건 중 강정·밀양 판결 부분

 

대법원 문건

 

 

보도협조 [원문보기/다운로드]

 

목, 2018/06/07-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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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에게 정책질의서 발송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과 국정기획자문위원회의 노동분야 과제와 관련한 정책방향과 이행계획, 현안에 대한 후보자의 견해 질의해  

김영주 장관 후보자가 시민의 기대와 요구에 부응해 산적한 노동문제를 해결할 적임자인지 검증하는 자리가 되어야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는 2017.08.07(월)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이하 후보자)에게 정책질의서를 발송했습니다. 참여연대는 2017.08.11(금)에 진행될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의 노동공약, 국정기획자문위원회의 <문재인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제시된 노동 관련 과제의 구체적인 정책실현수단을 확인하고 주요한 현안에 대한 후보자의 견해를 묻고자 정책질의서를 발송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정책질의서를 통해 참여연대는 문재인대통령의 노동공약 중 ▲노동조합 가입률과 단체협약 적용률 제고 ▲단체행동권 행사에 대한 무분별한 손배 가압류 남용 제한  ▲국제노동기구(ILO) 87호 협약과 98호 협약 비준 ▲노동행정/근로감독 강화 ▲최저임금 준수율 제고 방안 등에 대한 구체적인 이행계획을 묻고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방향과 우선순위에 대해 질의하였습니다. 


또한 문재인대통령의 공약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으나 주요 현안의 대안으로서 오랜 시간 논의된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 ▲최저임금에 미달한 임금을 받는 노동자를 포함하여 임금을 체불 당한 노동자를 빠르게 구제하기 위한  국가의 대위권 행사 ▲임금체불 관련 반의사불벌조항 폐지 ▲정리해고 문제와 관련하여 사용자 일방의 대량해고 방지와 노동자 피해 구제 방안 ▲노조파괴행위를 자문하는 변호사, 노무사 등 전문가 집단에 대한 제재 방안, ▲부당노동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구체적인 정책방안에 대해 질의하였습니다. 


참여연대는 집단적 노사관계 관련 공약이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제시한 국정과제에서 제외되어 있고,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제시한 국정과제에 언급되어 있는 ‘한국형 실업부조’와 정년일자리 보장을 위한 희망퇴직 남용 방지, 경영상 해고제도 개선방안 등의 경우 그 내용이 구체적이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인사청문회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의 노동권 보장 관련 공약과 ▲실업부조 제도 도입, ▲정년제도 실효성 제고 정책과 관련한 구체적인 방향과 이행계획 등이 확인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정책질의서를 발송함과 함께 참여연대는 이번 인사청문회는 후보자가 시민의 기대와 요구에 부응해 산적한 노동문제를 해결할 적임자인지 철저히 검증하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끝. 

 

 

▣ 별첨자료1 :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정책질의서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정책질의서

 

1. 노동권 보장

 

Ο 노동조합 조직률 제고

우리나라 노동조합 조직률은 10% 남짓한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헌법에서  ‘노조 할 권리’를 보장하고 있지만 현실에서 이 권리는 억압되고 있으며 단결권에는 광범위한 사각지대가 존재합니다.

노동조합을 설립하더라도 사측의 탄압 등으로 인해 조직한 노동조합을 유지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특히, 노동자의 단체행동과 노동조합의 활동 등에 대한 정부와 사용자의 손해배상·가압류는 노동조합의 존립과 조합원의 생존 그 자체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현재 10%에 불과한 노동조합 가입률과 단협적용률을 더욱 높이기 위해 법·제도 개선 추진”, “정당한 단체행동권 행사에 대한 무분별한 손배·가압류 남용 제한”을 공약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2017.07.19(수)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발표한 <문재인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은 ‘노동존중 사회 실현’이라는 제하의 다양한 노동 관련 과제를 제안하면서도 노동조합과 관련한 과제는 내용에 포함하고 있지 않습니다.

  • 1) 노동조합, 노동조합의 활동과 관련한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에 대한 추진계획과 해당 계획의 세부내용 2) 노동조합 가입률과 단체협약 적용률의 제고와 관련하여, 그 구체적인 목표치와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정책방안 에 대해 질의합니다.

  • 관련 법·제도 정비, 정부가 노동조합에 제기한 소송의 향후 조치 계획 등을 포함하여,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단체행동권 행사에 대한 무분별한 손배·가압류 남용 제한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질의합니다.

 

Ο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

우리 나라는 국제노동기구(ILO) 협약 189개 중 29개 협약만을 비준한 상황입니다. 단결권 등 노동3권과 관련하여 가장 중요한 협약인 87호 협약(결사의 자유·단결권 보호협약)과 98호 협약(단결권·단체교섭 협약)은 비준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국제노동기구(ILO)의 87호 협약과 98호 협약은 결사의 자유, 단결권과 관련하여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기준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제노동기구(ILO)의 87호 협약과 98호 협약의 비준을 공약한 바 있고, 7/19(수)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발표한 <문재인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도 해당 협약의 비준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이 제시되어 있습니다.

  • 국제노동기구(ILO)의 87호 협약과 98호 협약의 비준과 관련 국내법 개정 추진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공개해주시기  바랍니다.

 

Ο 노조파괴와 부당노동행위 근절 방안

소위, ‘노조파괴 시나리오’를 통해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3권을 훼손하고 부당노동행위 등을 일삼는 사용자의 행태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창조컨설팅으로 대표되는 ‘노조파괴’는 유성기업의 노동조합 등 실제 수많은 노동조합을 파괴하고 돌이킬 수 없는 희생을 초래했습니다.

2017년 5월, 현대자동차의 협력업체인 유성기업의 노조파괴와 관련하여, 협력업체인 유성기업과 공모하여 부당노동행위를 저지른 혐의로 현대자동차와 현대자동차의 담당자가 기소되었습니다. 노조파괴와 부당노동행위는 단순히 한 사업장의 문제를 넘어 원청의 개입, 전문가컨설팅 등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고용노동부의 적극적인 근로감독과 사용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통해 노동자에게 ‘노조할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해야 한다는 여론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고용노동부 역시,  2017.06.28(수) <부당노동행위 근절방안>을 발표하고 만연한 부당노동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의지를 표명한 바 있습니다.

 

  • 노조파괴와 부당노동행위를 자문해주는 변호사와 노무사 등 전문가 집단에 대한 제재수단과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정책방안을 질의합니다.

  • 노조파괴 등 부당노동행위는 노동위원회와 법원에서 너무 엄격한 잣대로 판단하고 있어서 법제도의 실효성이 낮고, 부당노동행위로 인정되더라도 형식적 처벌에 그치기 때문에 제도적 개선이 필요합니다. 기 발표된 <부당노동행위 근절방안>의 구체적인 로드맵을 포함하여, 만연해 있는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후보자의 입장, 부당노동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고려하고 있는 정책방향,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정책방안을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시기 바랍니다.

 

2. 취약계층 보호

 

Ο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

근로기준법은 노동조건의 ‘기준’임에도 불구하고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서는 일부 조항을 적용하고 있지 않습니다.

해고, 노동시간, 연장·야간·휴일근로에 대한 가산임금 조항은 부당한 해고로부터 노동자를 보호하고, 무제한적인 노동을 방지하는 가장 기본적인 내용이지만 5인 미만 사업장에는 적용되지 않고 있고, 이로 인해 부당한 해고, 무제한적인 장시간노동과 저임금으로부터 노동자를 보호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2017.07.19(수)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발표한 <문재인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서는 근로시간과 관련하여 “4인 이하 사업장에 대한 합리적 개선방안 마련” 정도로 언급되어 있을 뿐 근로기준법의 사각지대 해소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에 대한 후보자의 입장을 질의합니다. 찬성인 경우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정책방안을, 반대인 경우 그 사유를 근거와 함께 설명해주시기 바랍니다.

 

Ο 근로감독의 강화

근로기준법, 최저임금법 등 노동관계법을 사용자가 준수하도록 관리·감독하는 고용노동부의 근로감독은 노동자의 권리와 노동조건을 보호하는 국가의 책무입니다. 그러나 인력부족과 신고사건 처리 등으로 고용노동부의 근로감독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위반 후 시정에 매몰되어 있는 현행 근로감독을, 그 본연의 목적이라고 할 수 있는 ‘사전예방적 노동행정’으로 개선하는 결단이 필요합니다.

  • 근로감독관 증원 외 근로감독의 개선방안을, 그중에서 특히 사전예방적 성격으로 근로감독을 전환하기 위해 강구하고 계신 정책방안을 질의합니다.

  • 문재인 대통령은 “일자리 최소기준(최저임금/사회보험/근로기준) 준수를 위한 노동행정/근로감독 강화”를 위해 “고용노동부, 공정거래위원회, 검찰, 국세청 등의 노동관계법 합동수사 TF를 운영”을 공약한 바 있습니다. 노동관계법 합동수사TF의 구체적인 활동 계획에 대해 질의합니다.

 

Ο 최저임금 준수율 제고와 대위권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임금을 받는 노동자가 200만여 명을 상회하고 있습니다. 더욱 큰 문제는 최저임금에 미달한 임금을 지급 받은 경우, 고용노동부 진정, 민사소송 등의 구제방안이 있지만, 근로감독의 제도 상 미비점과 민사소송 과정에서의 비용 부담 등으로 인해 노동자의 기본적인 권리가 제대로 보장되고 있지 않습니다.

최저임금에 미달한 임금을 받는 노동자의 생계보장을 위해 신속하고 실효성 있는 구제방안이 요구됩니다. 사용자가 노동자에게 최저임금에 미달한 임금을 지급한 경우, 정부가 최저임금과 실수령 임금의 차액을 노동자에게 우선 지급하고 해당 금액을 사용자 측에 청구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논의되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저임금 전담 근로감독관 신설 및 상습·악의적 최저임금 위반 사업주에 대한 제재”을 공약한 바 있습니다.

  • 최저임금 준수율을 제고하기 위한 방안을 질의합니다. 이와 함께, 최저임금에 미달한 임금을 받은 노동자를 구제하기 위한 ‘국가의 대위권 행사’ 방안과 관련하여  후보자의 입장을 질의합니다. 찬성인 경우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정책방안을, 반대인 경우 그 사유를 근거와 함께 설명해주시기 바랍니다.

 

Ο 임금체불 해소와 구제방안

현행 제도 하에서 임금체불은 반의사불벌조항으로  노동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을 경우, 사용자는 법적 제재를 받지 않습니다. 이러한 제도를 악용하여 처벌을 면한 후 임금지급을 장기간 미루거나, 지급하지 않는 등 제도를 악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임금을 체불하고, 더하여 체불임금에 대한 지급을 미루어도 체불사업주가 체불임금 외에 추가적으로 지출하여야 하는 비용은 거의 없는 상황입니다.

한 해 임금체불이 1조 원, 피해노동자가 30만여 명을 상회하는 상황에서 근로기준법의 규범력을 확인하고 임금체불을 근절하기 위해 반의사불벌조항의 폐지가 필요합니다.

  • 임금체불 관련 반의사불벌조항 폐지와, 임금을 받지 못한 노동자를 구제하기 위한 ‘국가의 대위권 행사’에 대한 후보자의 입장을 질의합니다. 찬성인 경우,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반대인 경우에는 그 사유를 근거와 함께 설명해주시기 바랍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공약에서 “체불임금 제로시대”를 공약한 바 있고, 2017.07.19(수)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발표한 <문재인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서도 “체불근로자 생계보호 강화 및 체불사업주 제재 강화”를 2018년까지 이행할 과제로 제시하였습니다.

  • 임금체불을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대안이 제시되고 있으며 제시되는 정책대안은 사전예방, 권리구제 등 각기 다른 정책방향을 담고 있습니다. 임금체불과 관련하여 후보자가 고려하고 있는 정책방향의 우선순위는 무엇인지 질의합니다.    

  • 후보자가 생각하는 임금체불의 주요한 원인은 무엇이며 지목된 그 원인을 해소하기 위한 구체적인 정책방안은 무엇인지 질의합니다.  

 

Ο 고용보험 강화

실업급여제도의 실효성을 강화하고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자발적 이직자를 포함하는 등 지급대상을 확대하고, 실업상태에서의 생계를 보장하고 안정적인 재취업 활동이 가능하도록 하는 지급일수 연장과 지급수준 인상 등이 필요합니다.   

특히, 근로빈곤층과 장기실업자, 청년 등 취업경력이 없는 실업자가 증가하고 있는 현실은 실업급여의 개선과 함께 구직촉진수당제도 등 실업부조의 도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공약에서 “실업급여의 수급기간 확대와 자발적 이직자의 실업급여 보장 등 고용보험 보장 강화”, “청년구직촉진수당 도입하고 한국형 실업부조로 확대” 공약한 바 있고, 2017.07.19(수)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발표한 <문재인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서는 “‘18년부터 실업급여 지급수준 및 수급기간 상향으로 실업급여 보장성 강화”, “‘19년부터 훈련참여/구직활동 청년에게 구직촉진수당 지급, ‘20년부터 저소득 근로빈곤층을 포함한 한국형 실업부조로 발전” 등 공약보다 구체화된 내용을 제시하였습니다.

  • 실업급여제도 개선, 두루누리 사회보험지원사업 확대 등을 포함한 고용보험의 개선 방향과 로드맵을 질의합니다

  •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과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 언급하고 있는 ‘한국형 실업부조’의 대략의 얼개와 향후 추진계획 등을 질의합니다. 현재 강조되고 있는 취업성공패키지 프로그램의 확대라는 기조와 비교하여 그 유사성과 차이점 등을 질의합니다.

 

3. 고용/일자리

 

Ο 비정규직 대책

문재인 대통령은 ▲비정규직 비율을 OECD 평균수준으로 줄이기 위한 로드맵의 마련 ▲비정규직 사용사유의 제한 ▲비정규직 고용 부담금제 도입을 공약했습니다. 또한 ‘비정규직 차별금지 특별법’을 제정하고, 간접고용과 관련하여 ▲원청기업의 공동사용자 책임 법제화 ▲용역업체 변경 시 근로조건 승계 의무화 ▲불법파견이나 위장도급 판정 시 즉시 직접고용(고용의제) 제도화 등을 공약한 바 있습니다.

비정규직 문제는 시급히 해결해야 할 우선 과제임과 동시에, 그 다양한 양상으로 인해 당장의 해결이 쉽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한 이유로 비정규직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일관된 기조와 방향에 입각한 종합적인 정책대안이 필요하고 생각합니다.

  • 비정규직 문제의 해결을 위한 정책의 방향과 우선 순위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질의합니다.

 

Ο 정리해고

정리해고, 명예퇴직과 희망퇴직 등 사용자 일방의 대량해고가 만연해 있으며 상시적으로 단행되고 있습니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사용자가 경영상 이유에 의하여 노동자를 해고하려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를 요구하고 있지만,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는 미래경영의 위험으로까지 확대되어 해석되고 있어 대량해고로부터 노동자를 보호하고 있지 못합니다.  

<공정인사지침>과 <취업규칙 해석 및 운영 지침>이 아니더라도 이미 노동자는 명예퇴직이나 희망퇴직의 형태로 상시적인 고용불안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이 경우, 해고의 목표치가 있기 때문에, 해고는 사용자 일방에 의해 폭력적인 방식으로 진행되고 그 과정에서 노동자에 대한 인권침해가 빈번히 일어나고 있습니다.

2017.07.19(수)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발표한 <문재인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서  “정년제도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한 “희망퇴직 남용 방지, 경영상 해고제도 개선방안 등 근로계약 종료 전반에 관한 개선방안 마련”을 2017년까지 이행할 과제로 제시하였습니다.

  • 정리해고 등 상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사용자 일방의 대량해고를 방지하고, 이 과정에서 드러나는 노동자 피해를 구제할 방안은 무엇인지 질의합니다.

  •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 언급하고 있는 ‘정년제도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한 근로계약 종료 전반에 관한 개선방안’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질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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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17/08/07-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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