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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참여연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관련 제2차 Q&A」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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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참여연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관련 제2차 Q&A」 발표

익명 (미확인) | 화, 2018/10/30- 11:06

참여연대, 「삼바 분식회계 관련 제2차 Q&A」 발표

금감원의 삼바 재감리 및 증선위 심의(10/31)에 맞춰 남은 쟁점 정리

에피스를 초기부터 관계회사로 보건 아니건 상관없이
실질지배력 변동없는 한, 2015년 장부에 4.5조원 이익 반영은 불가능

에피스가 2012년부터 관계회사였을 경우 장부 전체 새로 써야

 

1. 취지와 목적

  • 오늘(10/30)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소장 : 김경율 회계사)는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의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바”)에 대한 재감리 결과를 논의하기 위해 내일(10/31) 개최되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에 맞춰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관련 제2차 Q&A」(이하 “제2차 Q&A”)를 발표함. 
  • 이번에 제2차 Q&A를 발간하게 된 목적은 2018.5.24.에 발표했던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혐의 Q&A」(https://bit.ly/2zezdYn) 이후 핵심 쟁점으로 등장한 삼바의 2012년 이후 회계 처리와 2015년 회계 기준 변경의 적정성과 관련하여 ▲복잡한 회계 용어와 개념으로 포장된 쟁점을 알기 쉽게 정리하고, ▲삼성바이오에피스(이하 “에피스”)가 2012년부터 관계회사였다면 채택했어야 할 회계처리 방식을 설명하고, ▲삼바가 실제로 채택한 회계처리의 문제점을 지적하기 위함임. 

 

2. 제2차 Q&A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음. 

  1. 종속회사와 관계회사는 어떤 개념이고, 어떻게 구분하는가?
  2. 연결과 지분법의 회계처리는 어떻게 하는가?
  3. 연결에서 지분법으로, 지분법에서 연결로 바뀔 때의 회계처리는?
  4. 처음부터 계속 종속회사(연결로 회계처리)였는데, 종속회사가 상장에 성공해서 지분가치가 10배 증가한 경우의 회계처리는?
  5. 처음부터 계속 관계회사(지분법으로 회계처리)였는데, 관계회사가 상장에 성공해서 지분가치가 10배 증가한 경우의 회계처리는?
  6. 에피스가 2012년부터 삼바의 관계회사였다면 채택했어야 할 회계처리 방법은?
  7. 삼바가 처음에는 에피스를 종속회사라고 착각하여 연결로 회계처리하다가 뒤늦게 관계회사임을 인지하게 되었을 때 올바른 정정 처리 방법은?
  8. 삼바가 실제로 채택한 회계처리의 문제점은?

 

3. 제2차 Q&A의 주요 결론은 다음과 같음.

  • 2015년에 삼바는 에피스에 대한 지배력 판단을 변경할 사유가 없었음.
  • 따라서 회계처리 기준을 변경할 이유가 없었고, 과거부터 일관된 회계처리 방식을 고수할 경우 4조 5천억 원의 이익을 계상하는 것은 불가능함.
  • 설사 2012년부터 관계회사였다는 점을 뒤늦게 인지한 경우라고 하더라도, 적절한 회계처리는 과거 장부를 소급 정정하여 지분법으로 일관되게 회계처리하는 것으로, 이 경우에도 대규모의 평가이익은 발생하지 않음.
  • 즉 어떠한 경우에도 지배력 판단에 변경이 없는 한, 삼바가 4조 5천억 원의 이익을 계상할 수 있는 방법은 존재하지 않음

 

▣ 붙임: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관련 제2차 Q&A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관련 제2차 Q&A>

 

※ 약어(略語) 정리: 삼성바이오로직스 → 삼바, 삼성바이오에피스 → 에피스

 

 

1. 종속회사와 관계회사는 어떤 개념이고 어떻게 구분하는가?

  • 종속회사 : 어떤 회사의 지분을 보유함으로써 그 회사의 주요 의사결정을 통제할 수 있을 때(이것을 회계적으로 ‘지배력을 가지고 있다’라고 함), 의사결정을 통제당하는 회사. 
    • 예를 들어 지분율이 50%를 초과하면 일반적으로 종속회사로 분류하고 연결로 회계처리함.
       
  • 관계회사 : 어떤 회사의 주요 의사결정을 통제할 수는 없지만 그 회사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때, 영향력 행사의 대상이 되는 회사. 
    • 예를 들어 지분율이 20% 이상이나 50% 이하이면 일반적으로 관계회사로 분류하고 지분법으로 회계처리함.
       
  • 지배력 또는 영향력이 없는 경우에는 공정가치로 회계처리함.

    종속회사 관계회사 구분
     

2. 연결과 지분법의 회계처리는 어떻게 하는가?

  • 연결 : 두 재무제표를 합산함. 이 때, 외부주주가 보유하고 있는 부분은 비지배지분으로 표시함. 
    •  예를 들어 A회사가 B회사 주식 60%를 보유하고 있고 B회사가 100의 이익을 실현하는 경우, 두 회사의 장부를 하나로 합친 다음에, 외부주주들이 보유하는 지분에 상응하는 40(= 100 × 40%) 만큼을 비지배지분이익으로 차감한 후, A회사 장부에 60만큼의 이익을 반영함.  
       
  • 지분법 : 피투자회사의 순자산가액 변동을 반영함. 
    • 예를 들어, A회사가 B회사 주식 30%를 보유하고 있는데, B가 100의 이익을 실현하면, A회사 장부에서 B 주식의 가치는 30(100 × 30%) 만큼 증가함.
       
  • 공통점 : 연결과 지분법은 피투자회사의 순자산가액의 변동(위의 예에서 100)이 투자회사 지분율(60% 또는 30%)만큼 투자회사 장부에 반영(60 또는 30)된다는 점에서 동일함. 연결과 지분법에 있어 그 주식의 공정가치가 아닌 순자산가액을 기준으로 회계처리는 하는 이유는, 주식의 보유목적이 다르기 때문임. 주식시장에서 매각하려고 보유하는 것이 아니라 지배력이나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주식을 보유하는 것이기 때문에 공정가치가 아니라 순자산가치가 중요한 정보임.
     
  • 차이점 : 투자회사의 장부에 지분법은 “지분법 투자주식”이라는 한 줄로 표시되고, 연결에서는 피투자회사의 자산과 부채가 모두 표시된다는 점이 다름. 그래서 지분법을 ‘한 줄로 된 연결’이라고 표현하기도 함.
    • 여기서 “줄”이란 영어의 “line”을 의미함. 장부에서 줄은 “계정(account)”이므로, “한 줄로 된 연결”이란 곧 “하나의 계정으로 된 연결”이라는 뜻도 가짐. 
       

3. 연결에서 지분법으로, 지분법에서 연결로 바뀔 때의 회계처리는?

  • 지배력을 가지고 있다가 상실하거나, 지배력이 없다가 지배력을 획득하면 회계처리 방법을 연결 → 지분법 또는 지분법 → 연결로 변경해야 함. 
     
  • 연결과 지분법이 피투자회사의 순자산가액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동일한 방법이므로 두 회계처리 방법간의 전환은 단순하게 이루어질 수도 있음. 
     
  • 그러나, 현행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K-IFRS)」에서는 연결과 지분법 사이의 회계처리 변경시, 마치 기존 주식을 매각했다가 전체를 재매입하는 것과 비슷하게 회계처리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음. 이 때 가상적인 매입과 재매입이 이루어지는 가격은 그 시점의 공정가치로 하도록 규정함. 

    주식의 추가 매입 또는 매각에 의해 지배력이 변동하는 경우 회계처리 예제
     
  • 이 때 유의할 점은, 공정가치 평가는 변경 시점에서만 1회 할 뿐이지, 그 후에도 계속 공정가치 평가를 하는 것은 아님. 회계처리 방식이 변경된 이후에는 변경된 방법으로 일관되게 지분법 또는 연결로 회계처리 해야 함.
    • 즉, 분류 변경 이후에 공정가치가 변동되더라도 이를 반영하지 않음 간혹 ‘연결=장부가액, 지분법=공정가치’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이것은 완전히 잘못된 주장임. 연결이건 지분법이건 회계처리를 일관되게 하는 한, 공정가치의 변동을 수시로 반영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음 .
       

4. 처음부터 계속 종속회사(연결로 회계처리)인데, 종속회사가 상장에 성공해서 지분가치가 10배 증가한 경우의 회계처리는?

 

  • A회사가 B회사의 주식 60%를 보유하고 있고, B회사의 순자산이 1,000이이서 A회사 장부에 B회사가 600(1,000 × 60%)으로 반영되어 있는 상황에서, B회사가 상장에 성공하여 시가총액이 10,000이 되는 경우
     
  • 이 경우에도 A회사 장부에 B회사는 그대로 600으로 회계처리함.
     
  • 왜냐하면, B회사는 상장과 무관하게 계속 A회사의 종속회사이고, 지배력에 변동이 없으므로, 일관되게 연결 회계처리를 해야 하는데, 연결 회계처리에서는 공정가치를 반영하지 않기 때문임.
     
  • 즉, A회사가 보유한 B회사 주식의 공정가치는 상장을 통해 당초보다 10배 증가한 6,000이 되었으나, 장부상 가치는 600으로 불변인 것임. 

 

5. 처음부터 계속 관계회사(지분법으로 회계처리)인데, 관계회사가 상장에 성공해서 지분가치가 10배 증가한 경우의 회계처리는?

 

  • A회사가 B회사의 주식 30%를 보유하고 있고, B회사의 순자산이 1,000이이서 A회사 장부에 B주식이 300(1,000 × 30%)으로 반영되어 있는 상황에서, B회사가 상장에 성공하여 시가총액이 10,000이 된다면
     
  • 이 경우에도 A회사 장부에 B주식 가치는 그대로 300으로 불변함.
     
  • 왜냐 하면, 앞의 경우와 동일하게 B회사는 상장과 관계없이 계속 A회사의 관계회사이고 지배력에 변동이 없으므로, 일관되게 지분법 회계처리를 해야 하는데, 지분법 회계처리에서는 공정가치를 반영하지 않기 때문임. 
     
  • 즉, B회사 주식의 공정가치 상승과 관계없이, 장부 가치는 300으로 불변함. 

 

6. 에피스가 2012년부터 삼바의 관계회사였다면 채택했어야 할 회계처리는?

 

  • 에피스는 2012년부터 일관되게 지분법으로 회계처리해야 함. 
     
  • 지분법 회계처리에서는 공정가치를 반영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에피스가 설령 상장에 성공하여 공정가치가 급등해도, 순자산가액으로 회계처리함.

 

7. 삼바가 처음에는 에피스를 종속회사라고 착각하여 연결로 회계처리하다가 뒤늦게 관계회사임을 인지하게 되었을 때 올바른 정정 처리 방식은?

 

  • 만일 삼바가 2014년까지 에피스를 종속회사로 회계처리하다가 2015년에 뒤늦게 그동안의 회계처리가 오류였음을 알게 되었다면
     
  • 기존 장부를 소급해서 정정하여 처음부터 지분법으로 회계처리 해야 함. 
     
  • 이 경우 지분법 회계처리에는 공정가치 변동을 반영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회계처리의 오류를 시정하더라도 대규모 평가이익은 발생할 수 없음.  

 

8. 삼바가 실제로 한 회계처리의 문제점은?

 

  • 삼바는 에피스가 2014년까지 종속회사였다가 2015년에 갑자기 지배력을 상실했고, 그 시점에서의 지분의 공정가치가 4조 8천억 원이라고 회계처리함. 
     
  • 지배력 상실했다고 주장한 시점에서의 에피스 장부가액이 3천억 원이었기 때문에, 공정가치와 장부가액의 차이 4조 5천억 원을 종속회사주식처분이익으로 인식하였음. 이 금액은 2014년 삼바의 자본 총계 6천억 원의 7배를 초과하는 금액임.
     
  • 전년도 자기자본의 7배를 초과하는 어마어마한 이익을 잡으려면, ① 2014년까지는 종속회사가 확실했으며, ② 2015년에 갑자기 지배력을 상실하여 관계회사가 되었어야 하고, ③ 2015년 시점의 공정가치가 매우 신뢰할 만한 방법으로 측정되었어야 함. 이 세 가지 요건 중 하나라도 충족하지 못한다면, 자기자본의 7배를 초과하는 이익은 절대로 생길 수 없음.
     
  • 그러나 삼바는 바이오젠과의 콜옵션 계약을 체결한 사실을 고의로 누락한 후, 2015년에 가공의 지배력 변경 사유를 만들어 낸 것임.
     

결국 2015년에 ▲종속회사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첫 번째 요건이 충족되지 않고, ▲지배력의 변동도 없는 것이므로 두 번째 요건도 충족되지 않으므로 4조 5천억 원의 이익은 발생하지 않게 됨
 

  • 또한 안진회계법인의 평가보고서를 입수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4조 8천억 원의 평가는 회사로부터 구체적인 자료를 받지 못하여 검증을 수행하지 못한 ▲매우 부실한 평가였으므로 세 번째 요건도 충족하지 못하였으므로 역시 4조 5천억 원의 이익을 장부에 반영하는 것은 불가능함.
     
  • 지배력 변경 사유가 없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삼바는 에피스를 2012년부터 일관되게 관계회사로 간주하고 회계처리 했어야 함.
     
  • 그런데 만일 2012년부터 계속하여 관계회사였다면, 이때는 장부를 소급하여 정정하고 지분법에 의해 회계처리 해야 하므로, 이 경우에도 역시 2015년에 대규모의 평가이익이 발생할 수 없음.
     
  • 이상의 논의를 종합하면 2015년에 지배력 판단을 변경할 만한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삼바는 어떠한 경우에도 4조 5천억원의 이익을 장부에 계상하는 것이 불가능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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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의 의견

활동가의 일

박정은 참여연대 사무처장

 

글. 이선희 미디어홍보팀장

사진. 박영록

 

“참여연대 사무처장 박정은입니다.” 올해 참여연대는 일곱 번째 사무처장으로 박정은 처장을 임명했다. 앞으로 이런 인사를 수없이 해야 할 텐데, ‘참여연대 사무처장’이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 소개하는 건 말처럼 간단하지 않다. 1단계. 시민단체가 뭐 하는 곳인지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공공의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구성된 단체’라는 백과사전식 설명이 필요하다. 2단계. 그러면 참여연대는 뭐 하는 곳인가요? 창립선언문에 근거하면 ‘국가권력이 발동되는 과정을 일상적으로 감시하고, 인간의 존엄성이 실현되고 인권이 보장되는 민주주의 사회를 추구하는 단체’ 정도로 설명할 수 있을 거 같다. 그리고 마지막 3단계. 24년 된 참여연대 역사에서 처음으로 여성 단독 사무처장이 된 박정은은 어떤 사람일까? 그 이야기를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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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24년 역사에서 처음으로 여성단독 사무처장이 되었다. 기분이 어떤가?

남다른 의미인지 잘 모르겠다. 밖에서는 여성이 단독 처장이라고 의미부여를 하려고 하는데, 참여연대 안에서 처장을 결정할 때 특별히 그런 의미를 담은 것도 아니고, 스스로도 그렇게 의미부여를 한 적이 없다.

 

상근자 중에 여성이 60~70% 정도 되는데, 역대 처장을 대부분 남자들이 해왔다. 시민단체도 주요 요직은 남성들이 더 많이 차지했다고 볼 수 있지 않나. 

과거에 박영선-김기식 전 사무처장이 공동 사무처장이었다. 참여연대 초기나 안국동 시절에는 상근자 성비에 비추어 간부들은 남자들이 많았던 것 같다. 리더십 위치에 있는 여성 활동가들이 많지 않은 것은 그런 시각에서 문제제기 할만하다. 점차 달라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여성단체들을 제외하고 여성 리더십이 아직 많지 않은 건 사실이다. 참여연대도 여성 상근자 비율이 높아지면서 여성 간부들도 많아졌다. 지금도 팀장회의를 하면 여성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앞으로도 여성들이 역할을 많이 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시대적 변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바뀌었다는 뜻인가?

자연스럽게 바뀐 것도 있고, 남성과 여성의 권력의지 차이도 영향을 준 것 같다. 남성들은 집회 사회를 비롯해 자신을 드러내면서 활동하는 게 몸에 밴 경우가 많지만, 여성들은 그렇지 않다. 본인 의지가 있으면 할 수 있는 일들도 많은데 잘 안 하려고 한다. 그게 한국 사회 구조와 맞닿아 있는 거 같다. 여러 사업을 하면서 여성들은 백업하는 역할을 한다는 의식이 있었는데 지금은 다르다. 참여연대 경우도 사업만 잘 한다고 굴러가는 게 아니다. 지원 구조가 얼마나 튼튼하냐에 따라 외부 활동력이 달라진다. 일례로 지원하는 업무를 주로 하는 사무국을 여성들이 많이 담당해왔는데, 노무·인사·재정 같은 업무도 다 법률에 근거해야 하기 때문에 전문 영역이다.

 

혹시 지금까지 여자이기 때문에 차별을 받았다고 느낀 적은 없었나? 

참여연대 내부는 아니지만 밖에서 당연히 그런 경험이 왜 없겠나. 나이 차가 많은 어르신들을 만났을 때, 여성이고 어리니까 하대하거나 문제 있는 발언을 하는 일이 종종 있다. 근데 여성단체 활동가들을 만나면 참여연대 자체도 남성적인데 박정은도 생물학적 여성일 뿐이고 되게 남성적이라고 하더라. 여성성, 남성성이라고 성역할이나 성향이 규정되어 있는 것도 문제 아닌가? 

 

일부러 남성적으로 보이려고 한 건 아니란 뜻인가. 

여성성 · 남성성 문제라기보다 기회가 주어지면 망설이는 스타일은 아니었던 것이다. 예전에는 팀장 되기 전에 연수 프로그램 같은 데 잘 보내지 않았는데 그런 면에서 이태호 선배나 조직이 기회를 많이 준 건 사실이다. 참여연대 여성 간사들이 예전에 비해 적극적인 편인데, 더 적극적이어도 된다고 생각한다. 

 

입사할 때부터 사무처장을 하겠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을 텐데 사무처장에 내정됐다는 걸 알고 무슨 생각을 했나.

알다시피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극한직업이다. 책임감 때문에 하는 거다. 안진걸, 박근용 사무처장이 사임한다고 했을 때 월요병 같은 게 생겼었다. 월요일 아침마다 상집을 가야 되는데 이런저런 고민이 많이 드니까 잠을 잘 못 잤다. 참여연대가 하는 사업을 이끄는 것보다 구성원이 많아지고 세대 차가 커지니까 크고 작은 갈등이 생기는 걸 조율하는 게 더 어렵고 걱정이 많이 됐던 거 같다. 

 

2013년에 잠깐 퇴사했다가 다시 복귀한 걸로 안다. 그때는 정말 못해먹겠다고 생각한 건가?

참여연대에서 12~13년을 일하니까 모든 에너지가 다 소진됐었다. 석사 마치고 입사할 때부터 공부를 하겠다는 계획이 있었는데, 더 늦으면 하기 어렵겠다고 생각했다. 참여연대가 아닌 다른 걸 모색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었고, 사직하는 방식으로 돌아올 수 있는 다리를 끊었다. 근데 예상치 못하게 박사과정에 떨어졌다. 떨어지고 나서는 이 길이 아닌가 보다 했고, 다시 오라고 했을 때 별다른 고민 없이 돌아왔다. 

 

참여연대 일이 잘 맞으니까 다시 돌아올 수 있었던 거 아닌가. 

다른 일을 했으면 이렇게 오래 못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집에서는 예전부터 교사가 되라고 했지만 생각만 해도 안 맞았을 거 같다. 참여사회연구소에 입사하고 얼마 안 됐을 때 나보다 먼저 들어온 선배가 “너는 참여연대가 잘 맞는 거 같아”라고 했을 때 흘려들었는데, 그 말이 맞는 거 같다. 지금은 여기가 나에게 제일 편한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른 인터뷰에서는 술 때문이라고 했지만 사람들 때문에 오래 활동할 수 있었던 거 같다. 상근자나 실행위원, 임원, 회원 모두 어딜 가도 만나기 어려운 사람들이다.

 

같이 학회를 하던 선배의 소개로 가볍게 열었던 참여연대의 문. 언론사 기자 준비를 그만두고 그녀를 험난한 활동가의 길로 이끈 건 뭐였을까. 왜 활동가가 됐는지, 다른 직업은 생각해 보지 않았는지, 이렇게 오래 활동하게 한 힘은 무엇이었는지 질문이 이어졌지만 사실 사람이 무엇에 끌리고 무엇에 끌리지 않는지 정확한 이유를 알기는 쉽지 않다. 일에 대한 흥미든, 사람에 대한 애정이든 참여연대가 그녀를 오랜 시간 붙들어 놓았고 그 시간들을 거쳐 사무처장직을 맡게 되었을 뿐이다.

 

15년 이상 일하면서 가장 인상적인 활동은 뭔가.

요즘 GM이 다시 문제가 되고 있는데, 2002년쯤 대우자동차 매각 건에 대해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실행위원과 참여사회연구소가 조직했던 대안연대회의의 입장이 달랐다. 언론 지면에서 논쟁을 하기도 했다. 연구소에서 일하면서 대우자동차뿐만 아니라 노동, 평화 등 각종 사회이슈를 가지고 매달 다뤘다. 새롭게 제기되는 한국 사회의 문제들에 대해 토론하는 게 재밌었다. 그리고 평화군축센터에서 오래 일하다 보니 평화 이슈들이 많이 기억난다. 이라크 파병이나 평택미군기지 확장 당시 보고서 등을 통해 정부의 논리를 반박하면서 많이 싸웠다. 한미동맹 관련해 공부하느라 밤도 많이 샜다. 그래서 술자리를 찾아다니는 하이에나 생활을 자연스럽게 청산하게 됐다.(웃음)

 

이라크

2004년 이라크파병반대시위에 나선 박정은 사무처장의 모습

 

지금도 평화이슈에 가장 관심이 많나.

특정 분야보다는 탄핵 때도 그렇고 주요 국면에서 참여연대가 뭘 할 수 있을까 많이 고민한다. 선거 시기에 참여연대 전체를 대상으로 언론기획을 몇 차례 했다. 새로운 언론사도 접촉하는 등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난 기획을 하려고 노력했다. 규모나 덩치를 키우는 것보다 이런 쪽을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참여연대 자체적인 콘텐츠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작년에 신경을 많이 못 썼다. 평화 쪽은 해결되지 않는 문제를 계속 대응해야 하니까 시지포스 같은 느낌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중요한 분야다. 

 

활동을 하면서 영향을 많이 받은 사람은 누군가. 혹은 어려움에 처했을 때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면.

활동가적 역량은 이태호 선배한테 많이 배우고 영향을 받았다. 근데 특별히 한 사람에게 의존한다기보다 같이 일을 많이 했던 예전 연구소 선생님들, 평화 쪽 실행위원 선생님들, 전·현직 대표님들과 임원들 다 존경하고 도움을 받는다.

 

다른 인터뷰 보니까 임기 동안 활동가 처우를 개선하는 게 최우선 목표라고 했더라.

급여가 인상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마이너스 재정이라 쉽지 않다. 지난해 노동조합도 생기면서 노동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데, 노동권이 강화되는 한편으로 규율도 강화돼야 한다. 업무평가나 관리를 어떻게 할지, 급여가 너무 적었던 시절에 보상 격으로 만든 각종 휴가제도를 어떻게 조정할지도 고민이다. 조직을 확장하기보다 인원이 줄더라도 급여를 확실히 주는 등 내실화하는 게 필요하다는 게 평소 생각이다. 회원확대나 재정마련을 위한 노력도 하겠지만 현 정부 아래에서 그런 부분이 획기적으로 늘기 어려울 거다.

 

담담하게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얘기하던 박정은 처장은 “나도 노조 가입시켜 달라고 했잖아.”라며 억울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마이너스 재정을 책임져야 하는 ‘사측’이지만, 정작 노동자와 비슷한 처우를 받으니 그런 억울함이 이해되기도 했다. 직업은 활동가, 노동조합법상 역할은 사측, 임금수준이나 처우는 노동자, 임원이나 선후배 활동가들을 챙기면서 사업을 해야 하는 그녀의 직책은 사무처장. ‘사무처장 박정은’이라고 간단히 명명하기에는 그녀가 짊어져야 할 수많은 상황과 관계, 그 속에서 해야 할 다양한 역할이 아른거렸다. 그리고 사무실을 벗어나면 이런 역할도 있다.

 

통인-사진추가

2017년 성주 소성리 범국민 평화행동에서 평화국제팀 황수영 간사와 다정한 한 컷. 언뜻 보면 차갑고 무서운 선배지만, 알고 보면 따뜻한 미소를 지을 줄 아는 사람이다  

 

집에서 7남매 중 여섯째라고 들었다. 자랄 때 경쟁이 치열했을 거 같은데?

그러고 보니 차별이 떠오른다. 경상도의 가부장적인 집안인 데다 바로 위에 오빠가 있었다. 할머니랑 전쟁을 하면서 자랐다. 오빠랑 계속 차별을 하는데 도대체 이유가 없는 거다. 왜 나한테만 설거지랑 방청소를 시키지? 왜 오빠한테만 영어공부 하라고 카세트테이프 사다 주지? 언니나 동생은 별로 말을 안 했는데 나는 계속 저항했다. 근데 부모님도 그런 부분이 있다. 아들과 손주를 더 챙기는. 그렇게 하면 남자들은 자기가 더 대접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해서는 사회가 안 바뀐다고 얘기했는데도 잘 안 바뀌더라.

 

그런 걸 보면 성향이 활동가랑 잘 맞는 거 같다.

문제제기할 만한 내용인건 분명한데 좋게 해결하기 위한 방식은 아니었던 것 같다. 예전에는 무조건적인 저항이었던 거 같긴 한데 그때로 다시 돌아가도 그렇게 할 거 같다.

 

요즘은 성격이 좀 바뀌었나?

나이도 들고 경험이 쌓이다 보니까 문제해결 능력이나 감정표현 방식이 달라지는 거 같다. 예전처럼 뭔가 잘 안 풀리면 바로 화내거나 하지는 않는다. 돌이켜 보면 예전에 내가 지나쳤다는 생각이 드니까 후배들한테 지나가면서 슬쩍 “그때 미안했어.” 그러기도 한다. 요즘은 그렇게 화내면 큰일 난다. 내 입으로 할 말은 아니지만 지금은 좀 착해진 거 같다.(웃음)

 

쉬는 날엔 뭐하면서 보내나.

피곤해서 뻗어있다. 저녁에 일정이 많아서 주중에 개인적인 뭔가 하거나 누굴 만나기는 불가능하다. 참여연대 생활을 오래 하면 개인 관계가 없어진다. 참여연대 밖의 인간관계를 잘 만드는 친구들도 있지만 나는 잘 못했다. 주말에도 사무실에 나와 성명, 논평, 보고서 검토하고 발제문을 쓰기도 했는데 작년 하반기부터 힘에 부치더라. 주말에는 가급적 일 안 하고 쉬려고 하는데 쉽지는 않다.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나.

예전에는 영화나 책을 많이 봤는데, 작년 하반기부터는 책도 눈에 안 들어오더라. 주말에는 주로 사무실 동료들이랑 여행가고 그랬는데, 월요일에 일정이 많다 보니 그것도 잘 못하고 있다. 

 

일도 중요하지만, 삶에 활력소가 있어야 하지 않나.

최근에 <위대한 쇼맨>이라는 영화를 보고 방송댄스를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다. 산은 좋아하는데 엄두가 안 나고, 방송댄스를 배우고 싶은데 신청은 할 수 있을까? 더 늦기 전에 해보고 싶다.

 

“가만히 놔두면 안 좋게 변하는 건 운명이나 팔자 탓이 아니라 이 세상이 그렇게 생겨먹었기 때문이다. 과학에서는 이걸 ‘엔트로피의 법칙’이라고 말한다. (…) 이런 우주에서 소설가로 산다는 건 여러 번 고칠수록 문장이 좋아진다는 걸 안다는 뜻이다.” 

  - <소설가의 일> 김연수

 

여기에 착안해 생각해보면 활동가는 여러 번 고칠수록 세상이 좋아진다는 걸 아는 사람이다. 무엇이 ‘좋은’ 것인지 저마다 생각이 다르니까 수많은 논쟁도 하겠지만, 어쨌거나 우리는 고칠수록 세상이 좋아진다는 걸 믿는 사람들이다. 다시 굴러 떨어질 것임을 알면서도 수백, 수천, 수만 번 바위를 밀어 올리는 시지포스처럼 일시적으로 세상이 나빠지더라도 다시 좋게 고치기 위해 바위를 밀어 올리는 일, 똑같은 자리를 맴도는 것이 아니라 ‘차이의 반복’ 만드는 일, 그래서 세상이 조금씩 나아질 수 있게 하는 일, 활동가의 일이란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고 그들이 바꾸어 나가야 할 세상에는 자기 자신도 포함되어 있다.  

 

 

 

 

 

 

 

 

 

화, 2018/04/03-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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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년생, 김현우

김현우 회원

 

글. 호모아줌마데스

두 딸을 키우고 있는 애 엄마. 2007년 참여연대 회원 가입과 동시에 자원활동 시작. 아카데미 느티나무에서 ‘백인보’라는 코너에 비정규적으로 인터뷰 글을 쓰고 있음. 특기사항 : 합기도 빨간띠.

사진. 이한나 미디어홍보팀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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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로 가득한 전철 안에서  『82년생 김지영』을 읽었다. 마지막 장을 넘기며 문득, 눈물이 났다. 그 눈물은 처음엔 나로부터 시작해 두 딸아이에게 머물렀다가 세상 인구의 절반에게로 퍼져나갔다. 돌아보면, 아무 이유도 없이 가해지는 폭력과 차별들이다. 세상은 ‘미투운동’으로 떠들썩하지만 여성으로서 겪는 크고 작은 모순들이 모두 ‘운동’으로 변환되지는 않는다. 눈물은 멈추었으나 새로운 길은 보이지 않았다.

 

인터뷰를 준비하며 ‘95년생 김현우’에 관한 자료들을 읽었다. 그녀는 마치 나의 좌절과 절망을 치유하기 위해 나타난 듯했다. 인생은 가끔 이렇게 우연의 힘에 기대어 다시 앞으로 나아간다. 

 

신세계

떡볶이 체인점에서 알바를 마친 그녀가 파주에서 참여연대까지 버스를 타고 한 시간 반이 걸려 도착했다. 퇴근 시간대에 한 시간을 넘게 왔으면 지칠 만도 할 텐데 그녀는 예상했던 대로 씩씩하기만 했다. 스물세 살, 새봄처럼 파릇한 그녀 앞에 앉아 이야기를 듣는다. 

 

“고등학교 졸업 후 미래에 대해 고민이 많았어요. 처음엔, 자격증을 따고 세무사 사무실에 들어간 다음 방통대를 가야겠다고 결심했죠. 근데 막상 세무사 사무실에 다녀보니, 아침 여섯 시에 일어나 일곱 시 반까지 출근하고, 퇴근은 밤 열한 시나 새벽 두세 시. 세금 신고 철에는 한 달 내내 캐리어에 짐 싸 가지고 와서 사무실에서 살아야 했어요. 이 정도면 차라리 정말 돈 많이 주는 데 가서 일해야겠다는 생각에 그만두고 나왔죠.”

 

대입에 실패한 것을 어떻게든 만회하고 싶었다. 돈을 많이 벌어 성공이란 것도 하고 싶었다. 긴 고민 끝에 선택한 것이 반도체 생산직이었다. 

 

“들어갈 땐 한 2~3년 열심히 해서 아파트 사야지, 이런 마음이었어요. 사실 제가 청소년 상담사나 진로 교사 이런 쪽에 관심이 많았거든요. 근데 사회에 나와 내가 하는 일들이 그런 활동과 너무 동떨어져 있어 스스로 회의가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2교대로 근무하며 하루 다섯 시간 밖에 못 자면서도 학점은행제?를 통해 심리학에 관련한 공부도 하고 그랬죠. 그때 읽었던 책에 우연히 참여연대에 관한 부분이 있었는데, 휴대폰으로 참여연대를 검색해 보니 마침 ‘청년공익활동가학교’라는 프로그램의 신청을 받고 있는 중이었죠.”

 

마침 반도체 공장을 그만두고 쉬고 있던 그녀는 이 프로그램이 정확히 뭔지도 모르고 신청을 했다. 너무 궁금했고 너무 하고 싶었기에 지원서에 이것저것 아주 자세히, 아주 길게 써넣었다. 그러나, 무엇인지도 몰랐던 그 한 달짜리 프로그램이 그녀의 인생을 바꾸어 놓았다. 

 

“전에는 사회문제라든가 시민운동 같은 건 알지도 못했고 관심도 없었어요. 근데 ‘청년공익활동가학교’를 통해 세상을 바꾸기 위해 행동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처음으로 알게 되었어요.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전혀 다른 세계,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게 된 거예요.” 

 

휴대폰 검색을 통해 만난 ‘우연’은 그녀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대체 무엇이 얼마나 바뀌었을까.

 

행운

원래 인생의 목표는 돈을 모으는 거였잖아요, 그것도 바뀌었나요?

“지금은 독립적인 생계를 유지할 수 있을 정도만 벌고 있어요. 이젠 돈보다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위해 더 많은 시간을 보내요. 진짜 내 가슴을 뛰게 만드는 것들을 위해 이렇게 시간을 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행운이죠. 이런 삶을 살 수 있게 되어서 늘 감사한 마음이에요.”

 

반도체 생산직에 근무하던 그녀는 이제 청년참여연대 정치분과장으로 있다. 아파트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더 관심이 많으며, 심리학 대신 선거제도개혁과 청년수당, 정책제안과 권익옹호 등 ‘애드보커시’에 대해 공부한다.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내 자신이 많이 부족하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주위에 비슷한 활동을 하는 다른 이들은 아는 것도 많고 글도 잘 쓰고 말도 논리적으로 하는데, 난 너무 무식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한때는 슬럼프도 왔었죠.”

 

부족한 부분은 노력으로 채웠다. 일주일에 책 한 권을 읽었고 배움의 기회가 있으면 무조건 찾아갔다. 토론회, 강연회, 기사쓰기 강좌, 참여연대 느티나무의 강의들. 그뿐이 아니다. 매일 신문을 읽고 『참여사회』 읽기 모임에도 참여한다. 

“배우는 모든 것들이 좋아요. 특히 느티나무에서 애드보커시와 혁명에 대한 강의들을 들을 때는 가슴이 막 벅차오르더라고요. 더 많이 배우고 실력을 쌓으려고 해요. 그걸 바탕으로 하반기부터는 청년참여연대 정치분과장으로서도 본격적인 활동을 펼쳐나갈 계획입니다.”

 

인터뷰 자료에 첨부된, 그녀의 인터뷰 기사를 몇 개 읽었다.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할 거라고 하더니, 기사 안에 그녀는 이미 어마어마한 활동을 하고 있었다.

“제겐 ‘선거제도개혁으로 의회민주주의를 세우겠다’라는 비전과 목표가 있어요. 1등만 당선되는 지금의 선거제도는 거대 정당에 유리할 수밖에 없어요. 거대 정당은 37% 정도의 득표율로 과반의 의석을 확보하고 권력을 독점하게 되죠. 따라서 정당득표율대로 의석을 배분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선거제도를 개혁해야 해요. 현재의 공천 과정을 생각해보면 지역구 위주의 정치에서는 자본이 부족한 청년들이 절대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거든요.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실시되면 의회 내 독과점이 타파되고 다양한 계층의 목소리들이 힘을 얻게 될 거예요.”

 

활동

2017년 국회 앞에서 선거제도 개혁을 요구하며 자발적으로 1인시위에 나선 김현우 회원 ⓒ김현우 페이스북 

 

왕복 버스비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그녀는 고양·파주지역의 시민단체들을 찾아다니며 ‘정치개혁고양파주시민행동’이라는 연대조직을 만들었다. 그 연대조직의 운영위원장이 된 그녀는 매주 토요일마다 캠페인을 진행하고, 평일 오전엔 출근시간대에 서울로 가는 광역버스 정류장에 나가 사람들에게 유인물을 배포한다. 사람들이 ‘연동형 비례대표제’라는 용어를 어려워해서 ‘행복한 나라, 민주주의가 정착된 나라에서 운영되는 제도’라고 설명을 시작한다고. 그렇게 대화가 시작되면 선거개혁과 관련된 것들을 ‘무조건 다’ 설명한단다. 그런데 이게 다가 아니다. 

 

“국회 앞에서 선거제도개혁과 관련한 1인 시위를 100차례 가까이했어요.”

 

오늘, 95년생 김현우가 73년생 아줌마를 여러 번 놀라게 한다. 

“신문을 보니, 선거제도 개혁에 대해서 여론도 국회도 별로 관심이 없더라고요. 그런 상황이 너무 답답해서 1인 시위라도 해야겠다고 나선 거예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답답함을 안고 살아가지 국회 앞에서 1인 시위할 생각 같은 건 안 하잖아요, 그것도 100번씩이나.

“가벼운 마음으로 뭔가 시도를 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인 거 같아요. 그때 마침 제가 독립을 해서 아침 시간이 자유로웠고, 그 일이 너무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국회까지 왔다 갔다 하는 버스비용을 감당할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거죠.”

 

‘국회까지 왕복 버스비용’이란 말이 날아와 굳을 대로 굳어진 나의 머리에 강하게 부딪혔다. 그녀가 말하는, 100번의 1인 시위를 가능케 했던 너무도 소박한 조건들. 생각해보면 지난날 세상을 바꾸는 데 필요했던 것들 또한 초 한 자루와 왕복 전철비가 전부 아니었던가. 어쩌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높은 이상과 강력한 수단이 아니라 지키고 싶고 바꾸고 싶은 무언가에 대한 진한 애정인지도 모른다. 

 

“또 하나 바꾸고픈 게 있는데 바로 ‘학교’예요. 학생도 학교의 구성원인 만큼 운영전반에 더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되었으면 해요. 학교에서 우리들의 삶에 정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가르쳤다면 사람들이 특히 젊은 세대들이 이렇게 정치에 무관심하진 않을 거예요. 그리고 민주시민교육, 성평등 교육, 생태학적 교육 등을 더 많이 하는 방향으로 공교육을 바꿔나가야죠. 중·고등학교만큼은 지방 시의회나 지자체 등과 더 많이 친숙해졌으면 좋겠고, 학생들과 지방의회 의원들이 같은 테이블에서 학교나 지역 현안을 함께 논의할 수 있는 수준까지 나아갔으면 해요.” 

 

그녀의 꿈은 시민단체의 활동가가 되는 것이다. 자신이 좋아서 하는 일을 돈까지 받으면서 할 수 있다면 너무도 감사할 것 같다는 그녀. 언젠가 그 꿈이 이루어지는 날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기에, 그녀는 오늘도 시간을 쪼개어 부족한 것들을 배우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또 다른 세상을 찾아 버스에 오른다. 

 

내 동생 만 18세 되어서 통장 만들었다. 통장을 만들고 스스로 알바도 하고, 돈도 모으고, 사회에 대한 자신만의 입장도 있다. 그런데 올해 613 지방선거를 할 수 없다. 근로계약, 입대, 결혼도 할 수 있는데, 충분히 자립된 삶을 살고 있는데도 지방선거를 할 수 없다는 것은 부당하다!! 예전 알바할 때 점장님이 만 17세 청소년이었다. 싹싹하고 사회문제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고, 가족과 친구들 주변사람들도 잘 챙기는 친구였다. 나는 내 동생과 그 친구와 나와 마주하는 모든 청소년 친구들이 꽃길만 걸었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선 ‘청소년 선거권/피선거권/정당가입허용’에 대한 권리가 꼭 주어져야 한다. 그리고 민주시민교육도 꼭 들을 수 있어야 한다. 미래에 대한 암울함, 무거움보다 생명력 있고 밝은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싶다!! 

- 21018년 2월 9일 김현우의 페이스북 중에서

 

95년생 김현우

17살, 13살 먹은 두 딸아이에게 『82년생 김지영』를 내밀었다. 아이들이 이 책을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까. 그럼에도 나는 ‘너희들이 살아나가야 할 세상이 어떤 곳인지 냉철하게 인식해야 한다’며 격앙된 목소리로 설명을 늘어놓았다. 

그리고 며칠 후, 나는 다시 두 아이를 불렀다. 이번에는 ‘95년생 김현우’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 안엔 불완전한 세상에 대한 걱정 대신 인간에 대한 믿음이 가득하다. 

 

“실제로 선거제도를 개혁하는 데 성공했던 나라들을 보면 10년 이상 관련된 운동들이 벌어졌어요. 오늘 내가 하는 이 활동이 당장엔 실패하더라도 개헌안에 ‘비례성 보장’ 정도의 문구만이라도 들어간다면, 작은 변화의 시작이 될 것이란 희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국회 앞에서 자신이 하나의 촛불로 변신한 피켓을 들고 환히 웃고 있던 그녀. 82년생 김지영과 함께 울었던 그 시간만큼, 오늘은 95년생 김현우를 따라 나도 환하게 웃어 본다.  

 


정규 대학교에 다니지 않고 전문학사 또는 학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제도

 

 

 

화, 2018/04/03-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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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보유세, 
네 가지 오해와 진실

글.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연구원 

참여연대 조세개혁센터 활동가 출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회의원 정책보좌관 활동. 현재는 나라살림연구소에 기거 중. 조세제도, 예산체계, 그리고 재벌 기업지배구조에 관심이 많음. 『진보정치 미안하다고 해야 할 때』, 『최순실과 예산 도둑들』 공저.

 

 

최근 한 보수단체 대표가 평양공연 음악감독 윤상을 비판한 말이 화제가 되었다. 윤상이 <임을 위한 행진곡> 작곡자 윤이상이나 월북한 윤기권과 같은 집안사람이라는 의혹을 제기하는 트윗 글을 썼다. 그러나 이에 대한 김형석 PD의 말은 짧고 강렬하다. “본명이 이윤상 입니다만.”

 

모든 국가정책에는 찬반양론이 발생할 수 있다. 건전한 토론은 항상 필요하다. 그러나 최소한 기본적인 사실에 대한 오해는 없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요즘 부동산 보유세 논쟁이 뜨겁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오해에서 비롯된 부분이 많다. 이에 부동산 보유세 관한 네 가지 오해를 풀어보자.

 

부동산 보유세는 조세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

첫 번째 오해, 부동산 보유세가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조세의 제1원칙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부동산 보유세는 재산세나 종합부동산세처럼 재산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내는 세금이다. 거주 주택이 있어도 소득은 발생하지 않는다. 소득이 없지만 단지 재산을 보유했다고 세금을 부과한다면 정말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조세의 대원칙에 어긋나는 걸까? 

 

중학교 때 배운 명제 단원을 돌이켜 보자. 참인 명제의 역은 꼭 참은 아니다. ‘소득이 있으면 → 세금이 있다.’ 가 참인 명제라고 하자. 그렇다고 ‘세금이 있으면 → 소득이 있다’는 역인 명제가 꼭 참일 필요는 없다. 다만 ‘세금이 없으면 → 소득도 없다’라는 대우 명제만 참일 뿐이다. 즉, 세금이 있으면 소득이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 마찬가지로 세금이 있으면 소득이 있을 수도 있고 재산이 있을 수도 있다. 

 

그래서 소득이 있을 때 내는 세금을 소득세라고 한다. 마찬가지로 재산이 있다는 사실 자체로 담세력(擔稅力)을 인정하고 내는 세금을 ‘재산세제’라고 한다. 둘 다 조세원칙에 부합한 세금이다.

 

두 번째, 부동산 보유세는 자산불평등을 교정하는 형평성을 추구하는 세제이지, 효율성을 추구하는 세제는 아니라는 것도 오해다. 부동산 보유세는 소득세제보다 오히려 효율성을 추구하는 세제다. 자원이 효율적으로 배분(allocation of resources) 될 때, 경제적 효율성이 증대된다. 소득세를 통해 소득이 분배(income distribution) 될 때는 형평성이 늘어난다. 자원이 효율적으로 배분된다는 의미는 가장 생산성이 높은 곳에 자원이 이용되어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의미다. 

 

부동산 보유세가 낮으면 어떻게 될까? 필요 없는 부동산을 보유하여 유휴자산이나 무수익자산이 늘어난다. 경제적 효율성이 줄어든다는 얘기다. 부동산 보유세를 높이면 보유세만큼의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못하는 자산은 매각되고, 한 푼이라도 더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생산적인 곳에 사용된다. 그래서 취득세와 같은 부동산 거래세는 낮추고 보유세를 높이는 것이 시장의 효율성을 증대시킬 수 있다. 

 

부동산 보유세는 경제원칙에 어긋난다? 

세 번째 오해, 부동산 투기를 잡고자 한다면 양도소득세 인상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양도소득세는 양도차익에 부과하는 소득세다. 즉, 발생한 양도차익에만 세금을 부과하게 된다. 그 말은 투자 또는 투기에 실패해도 기회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투자에 실패하면 양도소득세가 발생하지 않고 투자에 성공하면 세금도 늘지만 이익도 는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소득세 최고세율은 5억 초과에 42%다. 양도차익이 5억이 발생해도 내는 세금은 약 1억 5천만 원 정도다. 매매차익으로 5억을 벌 수 있다면 세금 1억 5천만 원은 내도 남는 장사다.

 

네 번째 오해는 거래가 발생하지 않았는데도 내는 보유세는 경제원칙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실 경제적 관점에서만 본다면 거래의 여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똑같은 주택을 보유하다가 판매 직후 다시 동일한 주택을 매입했다고 하자. 경제적 실질은 그대로다. 경제적 실질만 보면 실현, 즉 매매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실현과 미실현은 회계적 사건일 뿐이다. 보유한 부동산을 임대하여 소득이 발생한 것과 임대하지 않고 자가로 사용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자가로 사용하는 것은 임대의 기회비용만큼 스스로 향유하고 있는 상태다. 경제원칙만 보면 임대했을 때의 이익이나 사용했을 때의 효익이나 비슷하다. 그래서 임대했을 때만 소득세를 부과하고, 사용했을 때 재산세를 부과하지 않으면 경제적 행동에 왜곡이 발생한다.

 

세금 부과 여부에 따라 경제적 행동이 달라지면 재정학에서는 ‘사중손실(死重損失)’이라는 이름의 비효율이 발생한다고 한다. 거래 여부에 따라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경제원칙이라기보다는 현금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기술적 방법이다. 물론, 현금 유동성 문제는 조세 정책에서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문제기는 하다.

 

결국, 부동산 보유세를 높이자는 것은 조세원칙은 물론 경제원칙에도 맞는다. 특히 경제적 효율성을 추구하는 세금이다. 그래도 남는 찜찜함이 있다. 소득이 없는데 재산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세금을 내는 것에 불편한 사람도 있다.

 

그럼 자산이 없는데 소득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세금을 내는 행위는 어떨까? 어떤 사람의 자산이 마이너스 1억 원이다. 버는 소득은 모두 빚을 갚는데 쓸 뿐이다. 그래도 소득세는 그대로 낸다. 소득세를 내는 데는 자산은 고려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마찬가지로 재산세를 내는 데는 소득은 고려하지 않는 것이 재산세제의 특징이다. 다만, 현금유동성을 위한 배려가 필요할 뿐이다.  

 

세금

 

화, 2018/04/0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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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쓰레기

 

글. 장성익 환경저술가 

녹색 잡지 <환경과생명>, <녹색평론> 등의 편집주간을 지냈다. 지금은 독립적인 전업 저술가로 일한다. 환경 분야를 비롯해 다양한 주제로 책 집필, 출판 기획, 강연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람도 쓰레기라고?

비극의 섬 나우루에 관한 이야기는 어지간히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섬이 최근 들어 새로운 비극의 현장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은 듯하다. 

 

나우루는 남태평양에 있는 인구 1만 명 정도의 작고 외딴 섬나라다. 한때는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돈이 차고 넘쳤지만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비참한 나라로 전락하고 말았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나우루 사람들은 어느 날 섬에 인광석이라는 자원이 지천으로 묻혀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태평양을 오가는 수많은 철새의 배설물이 오랜 세월 땅에 스며들면서 만들어진 것이다. 인광석은 비료 등을 만드는 데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현대농업의 필수 자원이다. 인광석을 캐내 팔기만 하면 엄청난 돈을 손쉽게 벌 수 있게 된 것이다. 

 

이것이 비극의 시작이었다. 하루아침에 벼락부자가 된 나우루 사람들은 그저 먹고 마시고 놀기만 하는 생활을 즐기기 시작했다. 땀 흘려 일할 필요가 없어졌고, 모든 게 공짜로 주어졌다. 울릉도의 3분의 1 크기에도 못 미치는 좁은 섬에서 집집마다 자동차를 몇 대씩 굴렸다. 청소나 빨래 같은 집안일마저 나라가 월급 주고 고용한 외국인 이민 노동자가 대신 해주었다. 어른들이 어린아이들에게 용돈을 몇백만 원씩이나 주는 게 예사였다. 그 와중에 먹거리도 바뀌었다. 수입해온 패스트푸드와 가공음식이 이들의 식탁을 점령했다. 그 결과 이곳 사람 대부분은 비만에 시달리게 됐고 당뇨병이나 고혈압 같은 병에 걸렸다. 방탕한 세월은 오래가지 못했다. 치명타는 인광석 고갈이었다. 돈에 눈이 멀어 무분별하게 캐내기만 했으니 이는 당연한 결과였다. 땅은 다 파헤쳐져 폐허로 변했다. 사치와 환락의 삶을 떠받쳐주던 돈줄은 말라버렸다. 파괴된 자연과 고갈된 자원. 병들어 죽어가는 사람과 비참한 가난. 오늘날 나우루는 자연을 마구 약탈하면서 미래를 팔아넘긴 대가가 얼마나 참혹한지 생생하게 보여주는 비극의 섬으로 남아 있다. 

 

나우루

무분별한 인광석 채취로 인해 폐허가 된 나우루섬의 땅

 

그런데 최근 들어 이곳에서는 또 다른 비극이 벌어지고 있다. 망해가던 나우루 정부는 텅 빈 나라 곳간에 얼마간의 돈이라도 채우려고 오스트레일리아 정부한테서 돈을 받고 난민 수용소를 운영하는 데 동의했다. 오스트레일리아는 스리랑카, 미얀마, 아프가니스탄 등지에서 발생한 난민이 계속 밀려들고 있어 골머리를 앓고 있던 터였다. 이들 난민을 나라 바깥으로 쫓아내려는 오스트레일리아와, 절박하게 돈이 필요한 나우루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셈이다. 이에 따라 오스트레일리아 해군은 바다를 정찰하다가 난민들이 탄 배를 발견하면 바로 포박하여 3천 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나우루로 끌고 간다. 

 

끌려간 난민들은 삼엄한 경비로 악명 높은 수용소에 강제로 갇힌다. 수용소 막사는 쥐와 벌레가 들끓고 살인적인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게다가 비좁은 공간에 많은 난민을 한꺼번에 몰아넣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정부는 난민들에게 합법적인 신분을 인정해주지 않고 이런 수용소에 길게는 5년 동안이나 무작정 가둬 둔다. ‘우리는 짐승이 아니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단식 농성을 벌이거나 자살하는 사람이 계속 나오고 있다고 외신은 전한다. 어떤 이들은 이곳을 ‘죽음의 공장’이라 부른다. 고귀한 인간이 그야말로 더럽고 쓸모없고 귀찮기만 한 쓰레기 취급을 당하는 것이다. 

 

난민

나우루 난민수용소에 갇힌 어린들이 오스트리아로 돌려보내달라는 피켓을 들고 있다 

 

과잉과 잉여의 문명을 넘어

유한한 자원을 마구잡이로 탕진하고 일확천금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다 사람과 자연이 동시에 결단난 곳이 나우루다. 이런 곳에 이제는 인간이 쓰레기처럼 버려지고 있다.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은 이것이다. 이런 일이 나우루에서만 벌어지는 걸까?

오늘날 이 세상과 우리 삶을 지배하는 건 자본주의다. 자본주의란 본질적으로 모든 것을, 심지어는 사람과 생명마저도 돈으로 사고파는 상품으로 만들어버리는 독특한 시스템이다. 칼 폴라니가 말한 ‘악마의 맷돌(Satanic mills)’이 바로 이것이다. 모든 걸 상품으로 바꾸어버리니 버려지는 물건, 곧 쓰레기가 대량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고, 그 쓰레기의 대열에 인간도 낄 수밖에 없다. 사람과 삶의 상품화, 이것은 달리 말하면 사람과 삶의 ‘쓰레기화’이기도 하다. 

 

모든 쓰레기는 ‘잉여’에서 생겨나고, 잉여는 ‘과잉’에서 나온다. 모든 물질이 순환하는 자연에는 쓰레기가 없다. 자본주의를 과잉과 잉여의 문명이라 일컫는 것은 자본주의 시스템을 떠받치는 두 기둥이 성장사회와 소비사회인 탓이다. 성장사회란 양적인 경제성장을 맹목적으로 추구하는 사회다. 소비사회란 많이 가지고 많이 쓰고 많이 버리는 걸 떠받드는 사회다. 하나로 결합된 이 사회를 움직이는 ‘엔진’은 대량생산, 대량유통, 대량소비, 대량폐기 시스템이다. 물건 쓰레기는 물론 ‘사람 쓰레기’도 넘쳐날 수밖에 없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렇게 말했다. “자본주의 경제라는 독재자는 무자비하게 인간마저도 비생산적인 것으로 취급한다. 어떻게 주가지수가 2포인트 떨어지는 것은 뉴스가 되는데 집 없는 노인이 거리에서 죽어가는 것은 뉴스거리도 되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많은 사람이 자기 자신을 쓰고 버려지는 ‘소비재’라고 여기고 있지만, 이제는 심지어 쓰이지도 않은 채 그냥 ‘찌꺼기’처럼 버려지고 있다.” 

 

만성적 실업, 불안정한 노동자, 빈곤에 시달리는 노인, 불법 이주자, 떠돌이 노숙자, 슬럼가 빈민, 버려진 난민…. 자본주의의 횡포가 거세지고 양극화와 불평등이 깊어지면서 잉여 인간은 갈수록 늘고 있다. 과잉과 잉여의 문명으로서 자본주의 시스템은 본질적으로 쓰레기의 문명이다. 쓰레기로 취급받는 사람이 대량으로 생겨나는 것은, 그러므로 일시적이거나 예외적인 현상이 아니라 필연적이고도 구조적인 결과다. 

 

버려지는 물건만이 쓰레기인가? 아니다. 온실가스와 방사능 물질도 쓰레기다. 이것들은 일반적인 물건 쓰레기보다 훨씬 더 치명적이고 위험한 쓰레기다. 이에 더해 수많은 사람마저 쓰레기로 여겨지고 버려진다. 쓰레기는 단순한 환경문제의 하나가 아니다. 경제문제도, 기술적 문제도 아니다. 심오한 인간 운명의 문제, 거대한 문명의 문제다. 

 

 

월, 2018/04/02-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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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소복이

혼자 살다가 짝꿍과 살다가 아기까지 셋이 사는 이 생활이 어리둥절한 만화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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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18/04/02-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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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떠나는 여행,
여행으로 떠나는 책

 

글. 박태근 알라딘 인문 MD

온라인 책방 알라딘에서 인문, 사회, 역사, 과학 분야를 맡습니다. 편집자란 언제나 다른 가능성을 상상하는 사람이라 믿으며, 언젠가 ‘편집자를 위한 실험실’을 짓고 책과 출판을 연구하는 꿈을 품고 삽니다.

 

 

여행의 시작과 끝은 책입니다

산과 들에 봄기운이 올라오는 요즘이면 각종 매체에서 ‘책으로 떠나는 여행’이라는 기획을 전한다. 마음을 설레게 하는 에세이부터 꽃놀이 가기 좋은 곳을 소개하는 여행 책까지, 굳이 떠나지 않아도 이미 즐겁고, 덕분에 떠나게 된다면 더욱 행복할 이야기가 속속 도착하니, 어느덧 책을 건너뛰고 곧장 그곳으로 달려가고 싶은 마음이다.

 

그런데 현실은 어떨까. 그야말로 ‘책으로 떠나는 여행’을 실천하는 내 모습이 엉뚱하여 피식 웃음이 난다. 재작년 즈음일까. 편집자 친구들과 군산으로 여행을 떠나기로 하고 금요일 아침에 출발지에 모였다. 네 명 가운데 세 명이 같은 책을 손에 들고 왔는데, 책을 읽고 온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물론 국내 여행이라 하루하루 일정을 정해도 무리가 없었고, 그렇지 않더라도 마음 통하는 이들과 떠나는 여행은 어떻게든 즐거운 법이니 아무 문제도 없었다.

 

오히려 문제라면 역시 ‘책으로 떠나는 여행’일 텐데, 나는 운전을 맡아 여행 책을 제대로 살펴보지도 못했으면서도, 이 책이 제법 잘 만들어졌다는 친구들의 평가에 부응하여, 여행에서 돌아오는 날까지 겨우 서너 쪽을 살펴본 이 책의 다른 시리즈까지 여행에서 돌아오기도 전에 온라인 서점에서 주문을 마쳤던 것이다. 시리즈의 다른 여행지는 순천, 공주, 목포였고, 나는 2년이 지난 이번 봄에야 목포를 찾아 ‘책으로 떠나는 여행’을 완성하고야 말았다. 물론 순천과 공주는 여전히 미완성이다.

 

네덜란드라고 다르지 않습니다, 여행은 책입니다

오는 5월 초에는 노동절과 어린이날 대체 휴일이 이어져 휴가를 며칠 보태면 나름의 황금연휴를 만들 수 있기에, 오랜만에 유럽, 그중에서도 베네룩스에 가볼 생각이다. 다행히 이번에는 생각만 하거나 책만 사 모은 게 아니고 왕복 비행기 표부터 예약했다. 그러니 무조건 떠나야 하고, 떠나려면 준비를 해야 하고, 준비라면 당연히 책?, 당황스럽지만 결론은 늘 이렇다.

 

베네룩스로 여행을 떠난다고 하니 주변에서 베네룩스가 어디냐고 되묻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벨기에, 네덜란드, 룩셈부르크를 일컫는 이 말이, 마치 포츠담 선언이나 모스크바 3상회의처럼 옛날 말로 느껴진다는 반응이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싶었으나, 역시 세상은 상식이 지배하는 법. 베네룩스로 검색을 하니 역사와 문화를 다룬 책이나 다녀온 이들의 에세이는커녕 마땅한 여행 책도 찾기가 어려웠다.

 

작전 변경! 우선 비행기가 도착하고 출발하는 암스테르담, 그러니까 네덜란드를 중심으로 다시 책을 찾아보기 시작한다.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책은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 주경철 교수의 『네덜란드』다. 부제는 ‘튤립의 땅, 모든 자유가 당당한 나라’인데, 유럽에서 오래 생활하며 그곳을 오갔을, 그리고 경제사를 연구했기에 네덜란드의 부흥기를 잘 알고 있을 저자의 안목이 믿음을 주었고, “제방이 무너지면 모든 사람이 물에 빠지는 여건에서 서로 협동하는 사회 시스템을 만들지 않을 수 없었”다는 평가를 읽으니, 왜 한국의 미래를 이곳에서 찾지 않는 것인가 싶어, 나라도 살펴보고 와야겠다는 생각이 더욱(?) 깊어졌다.

 

두 번째 키워드는 암스테르담이다. 내가 해외여행을 자주 떠나지 않는 이유는 준비과정을 즐기지 않기 때문인데(물론 여행을 핑계 삼아 책을 사 모으는 일은 언제든 환영이다), 이번 여행도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보다는 일정 대부분을 네덜란드의 수도 암스테르담에서 보낼 게 분명하니, 암스테르담에 관한 책은 (읽지 않는다 해도) 꼭 필요하다. 대략 세 권의 책이 눈에 들어왔(고 당연히 구매를 완료하여 책상 위에 쌓여 있다)는데, 미국의 역사학자 러셀 쇼토가 곳곳을 살피며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온갖 이야기를 취재해 도시 전체를 하나의 이야기를 재구성한 『세상에서 가장 자유로운 도시, 암스테르담』, 도시 전체가 창의적인 놀이터라 불리는 암스테르담에서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은 틈새의 매력적인 공간을 담아낸 『암스테르담 - 60명의 예술가×60개의 공간』, 마지막으로 네덜란드에서 건축을 공부한 건축학자 배윤경이 암스테르담의 건축물을 구역별로 나눠 겉모습과 구조를 함께 담아낸 『암스테르담 건축기행』이다.

 

그럴 줄 알면서도 왜 굳이, 책은 여행이니까요

출발이 한 달 남았으니 세 권의 책을 읽기에도 빠듯한 일정이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아직 벨기에와 룩셈부르크는 책으로도 제대로 시작하지 못했고, 아마도 가장 많은 책이 나왔을 고흐는 이제야 그가 남긴 편지글을 펼쳐보는 참이고, 네덜란드와 벨기에를 중심으로 활동한 플랑드르 화가들의 책은 의외로 여러 권이 나와 있어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그리하여 앞선 네 권의 책 옆과 위에는 『고흐 그림여행』, 빈센트 반 고흐 편지 선집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편지』,  『지도를 따라가는 반 고흐의 삶과 여행』에  『플랑드르 화가들』과  『플랑드르 미술여행』이 놓였고, 마땅한 벨기에 관련 책이 없어 일단 준비해둔  『벨기에 디자인 여행』도 한자리를 차지했다.

 

당연히 떠나기 전에, 어쩌면 돌아와서도, 아마도 영영 이 책들을 읽어내지 못할 게 분명하다. 너무나 분명한데 멈출 수가 없다. 여행을 떠나는 이유가 마치 관련한 책을 사 모을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서라도 되는 듯, 나는 떠나기 전날까지 맞춤한 책이 없을까 찾아보고 사 모으는 일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이쯤 되면 ‘책으로 떠나는 여행’인지 ‘여행으로 떠나는 책’인지 알 수 없을 지경이다. 그런데 이 책들 가운데 몇 권이나 여행 가방에 담아갈 수 있을까. 물론 그곳에서도 다 읽지 않을 게 분명하지만, 몇 벌의 옷을 빼고서라도 책을 넣으려 가방을 열었다 닫았다 반복하는 내 모습이 눈에 선하다. 나의 여행은 이번에도 책으로 시작해 책으로 끝나려나 보다. 

 

네덜란드

네덜란드_튤립의 땅, 모든 자유가 당당한 나라 주경철 지음 / 산처럼

 

세상에서

세상에서 가장 자유로운 도시, 암스테르담 러셀 쇼토 지음 / 책세상 

 

 Amsterdam

암스테르담 Amsterdam_60명의 예술가 × 60개의 공간 / 빅셔너리 지음 / 디자인하우스 

 

 건축기행

암스테르담 건축기행 배윤경 지음 / 스페이스타임(시공문화사) 

 

월, 2018/04/02-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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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4·3항쟁
70년을 거슬러 올라가는 노래들

 

글. 서정민갑 대중음악의견가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과 네이버 온스테이지 기획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민중의소리’와 ‘재즈피플’을 비롯한 온오프라인 매체에 글을 쓰고 있다. 공연과 페스티벌 기획, 연출뿐만 아니라 정책연구 등 음악과 관련해서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일들을 다양하게 하고 있기도 하다. 『대중음악의 이해』, 『대중음악 히치하이킹 하기』 등의 책을 함께 썼는데, 감동받은 음악만큼 감동을 주는 글을 쓰려고 궁리 중이다. 취미는 맛있는 ‘빵 먹기’.

 

 

올해는 제주 4 · 3항쟁 70주년이다. 4 · 3항쟁 혹은 4 · 3사건이라고 부르는 이 사건은 해방 이후 분단 체제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벌어진 내전급 무장 항쟁이자 집단 학살이다. 신생 국가의 성격과 이념을 둘러싼 좌우의 격렬한 쟁투 가운데 하나였던 이 사건은 제주도 안팎의 수많은 양민들을 삶과 죽음의 갈림길로 몰아넣고 말았다. 결국 미군정과 이승만 세력의 승리로 끝난 4 · 3은 숱한 학살의 희생자들이 죽고 난 뒤에도 감히 입을 열지 못하게 만들었다. 침묵의 시간은 길었다. 사건의 진상을 밝히려는 공식적인 노력은 그로부터 52년 뒤인 2000년에야 비로소 시작되었다. 제주도 안팎의 예술가들이 4 · 3의 잔혹함을 시, 소설, 미술, 노래에 담았으나 1987년 이전에는 입도 뻥긋하기 어려웠다. 

 

다행히 1987년 6월항쟁 이후 민주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4 · 3항쟁의 진실을 밝히려는 노력이 꾸준히 이어졌으나 광주민중항쟁을 비롯해 현대사의 다른 사건에 비해 관심은 높지 않은 편이었다. 그럼에도 제주 지역의 예술가들은 꾸준히 4 · 3항쟁을 껴안고, 4 · 3의 진실과 의미를 묻고 또 물었다. 현기영의 소설이나 오멸 감독의 영화 <지슬>, 화가 강요배의 작품 등이 바로 그 결과물이다. 4 · 3평화공원 역시 완전하지 않지만 정부 차원의 사과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공식 공간이라는 점에서 특별하다. 

 

서울의 민중가수들, 4·3 70주년을 위해 모이다 

올해 4 · 3항쟁 70주년을 맞으면서는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을 비롯, 국내 곳곳에서 4 · 3항쟁 관련 행사들이 펼쳐진다. [제주4 · 3항쟁 70년 만의 편지-서울 민중가수들이 띄우는 노래] 음반도 그중 하나다. 이 음반은 그동안 한국 현대사의 주요 사건을 노래함으로써 기억하고 되새기게 했던 민중가요 뮤지션들이 4 · 3항쟁에 대한 창작곡을 만들어 담은 음반이다. 

 

음반에는 김성민, 류금신, 문진오, 손병휘, 안석희, 연영석, 우리나라, 이씬, 이수진, 임정득 이상 10팀의 민중가수들이 참여했다. 김호철, 꽃다지, 박종화, 박준, 안치환, 윤미진, 윤민석, 이지상, 조성일, 희망새 등 더 많은 민중가수들이 음반 콘셉트와 한정된 예산, 각자 개인 사정으로 인해 참여하지는 못했으나 민중가요 진영에서 오래 활동했고, 현재 민중가요를 지켜가고 있는 이들이 한 음반에 참여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의미는 충분하다. 

 

이 음반에 참여한 김성민은 민중가요 밴드 ‘천지인’에서 활동하면서 <청계천 8가>를 비롯한 명곡을 만들었고, 류금신은 ‘노동자노래단’ 이후부터 노동현장을 지키고 있다. 문진오는 ‘노래를 찾는 사람들’에서 활동하다 솔로로 데뷔한 포크 싱어송라이터로 2000년대 이후 민중가요의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손병휘는 ‘노래마을’ 출신으로 촛불이 있는 곳에 늘 다정한 노래를 더하고 있고, 안석희는 ‘꽃다지’와 ‘유정고밴드’ 등에서 활동하면서 명곡 <바위처럼>으로 민중가요의 변화를 이끌었다.

 

연영석은 개성 있는 목소리로 신자유주의 시대 소외된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면서 한국대중음악상 특별상을 받을 만큼 호평받았다. ‘우리나라’는 반미, 자주통일을 노래하는 노래패로서 민중가요 노래팀의 계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씬, 이수진, 임정득은 2000년대 이후 민중가요를 일구어가는 싱어송라이터들이다. 

 

살아남은 이들의 비통과 절망의 노래

그런데 4 · 3항쟁은 사건의 격렬함과 피해의 광범위함, 잔인함을 감안하면 계속 예술을 통해 기억하고 묻고 되새겨야 함에도 충분히 창작화하기 어려웠다. 안치환, 최상돈이 민중가요 진영에서 만든 노래 그리고 2014년 발매된 제주 4 · 3 헌정 앨범 [산 들 바다의 노래] 정도를 거명할 수 있을 뿐이다. 

 

그래서 이 음반은 음반에 참여한 민중가수들에게도 언젠가 한 번은 반드시 해야 했을 노래를 이제야 해낸다는 책임감과 의무감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하다. 하지만 사건의 실체와 의미를 나름대로 파악하고 있다 해도 경험하지 못한 오래 전 사건이자, 국가 공식 기념일이 될 만큼 중요한 사건을 노래하는 일이 부담스럽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음반의 제작 기간조차 충분히 길지는 못했고 제작비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럼에도 역사의 무게와 상황의 열악함이 게으름으로 이어질 수는 없었다. 

 

뒤늦은 70년 만의 노래를 제대로 만들기 위해 음반에 참여한 민중가수들은 제주로 답사를 가 4 · 3의 시간을 만났다. 4 · 3 관련 자료를 찾아보고, 그 참혹했던 시간을 견뎌내야 했던 이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제주의 바람과 파도와 돌멩이에 묻어있는 피와 눈물과 통곡을 다시 만났고, 어느새 지나 가버린 70년의 시간을 넘나들었다. 4 · 3항쟁을 증언하고 복원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한 사람의 예술가인 자신에게 다가온 사건의 의미와 이야기를 노래로 담았다. 그렇게 함으로써 역사학자나 언론의 보도와는 다른 기록과 대화가 노래로 탄생했다. 

 

겨우 살아남은 이들의 비통과 절망이 노래가 되었고, 안타깝고 억울하게 져버린 목숨들 역시 노래가 되었다. 어떤 노래는 70년 전의 시간으로 곧장 돌아갔고, 어떤 노래는 70년 후의 오늘에 눈을 맞췄다. 하지만 지금 아무리 추모하고 되새긴다 한들 역사는 바로잡거나 되살릴 수 없는 일. 그래서 노래는 오직 기록하고 증언하면서 잊지 않으려 애쓸 뿐이다. 아픔과 고통을 나눠 짊어짐으로써 평화와 정의를 향해 나아갈 뿐이다. 

 

 

자켓

● 문진오 <제주섬, 동백꽃, 지다>

● 연영석 <내 이름은 진아영>

● 이씬 <잃어버린 마을>

● 임정득 <기억의 방향>

● 우리나라 <아이야>

● 이수진 <이름을>

● 류금신 <그대는 분노로 오시라>

● 손병휘 <붉은섬>

● 김성민 <가매기 모른 식게>

● 안석희 <남쪽엔 봄이>

월, 2018/04/02-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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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인생여행지, 
추억의 보길도 

 

글. 정지인 여행카페 운영자 

전직 참여연대 간사. 지금은 여행카페 운영자가 되었다. 매이지 않을 만큼 조금 일하고 적게 버는 대신 자유가 많은 삶을 지향한다. 지친 이들에게 위로가 되는 여행을 꿈꾼다. 

 

 

최근 전남 완도의 보길도를 다녀왔다. 3월 초 방문한 보길도는 붉은 동백꽃이 꽃송이째 후두둑 떨어져 길을 붉게 물들이고, 쪽빛 바다에는 알록달록한 전복양식장 부표와 전복 배가 어우러져 어촌마을의 서정적인 풍경을 이룬다. 까만 몽돌해변부터 은모래해변, 큼지막한 공룡알해변까지 그리 크지 않은 섬 곳곳에 다양한 모습의 해변이 상록수림과 어우러져 수려하기 그지없다. 게다가 조선 시대 시조 문학의 대가인 고산 윤선도의 아름다운 별서정원(別墅庭園)①과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 있어 유적답사의 유익함까지 있다. 특산품인 전복 맛을 볼 수 있다는 것은 보길도여행의 놓칠 수 없는 덤이다.

 

동백꽃

유적

ⓒ정지인

 

어린 시절 여행은 느낌과 감성으로 삶에 깃든다 

보길도는 내게 남다른 곳이다. 여행의 즐거움에 처음 눈뜨게 한 섬이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여름방학 때 부모님을 따라 문화유적답사팀에 끼어 보길도에 갔었다. 그때 받은 감동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 나의 여행 감성을 일깨우며 지금껏 나의 삶을 이끌어 왔다. 그 사실은 일로써 여행을 하며 사는 요즘, 더 확실히 깨닫는다. 그만큼 보길도 여행의 기억은 단편적이지만 강렬했다. 

 

기억 하나, 해남 땅끝마을에서 배를 타고 보길도로 가기 위해서는 노화도를 거쳐야 하는데, 땅끝선착장에서 노화도까지 네 시간이 넘는 긴 뱃길은 멀고 지루했다. 어른들은 뱃멀미에 힘들어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나는 처음 본 광활하고 푸른 바다, 햇살을 받아 반짝반짝 빛나는 해수면 풍경에 가슴이 멎을 것 같았다. 살면서 본 가장 아름다운 풍경이라고 느꼈던 거 같다. 인생의 그런 순간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은 지금 생각해도 가슴 뛰는 일이다. 

 

기억 둘. 노화도에서 작은 나룻배로 갈아타고 들어간 보길도에서 고산 윤선도의 유적들을 만날 수 있었다. 세연정, 낙서재 등을 답사하면서 나는 그곳에서 처음 유적답사의 즐거움을 알게 됐다. 시간을 뛰어넘어 남겨진 흔적들을 통해 옛 조선 시대 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그밖에도 예송리해변의 아름다운 풍경과 풍랑예보로 뒤숭숭했던 마음 등이 뒤엉킨, 그 보길도여행을 마치고 섬을 빠져나오면서 나는 속으로 ‘이 섬에 꼭 다시 오겠다’고 다짐했었다.

 

내게 자연의 아름다움에 눈을 뜨게 하고, 과거와 소통하는 유적답사의 맛을 알게 한 고교 시절 보길도여행은 그렇게 기억창고에 자리를 잡고 늘 나와 함께였다. 그때를 떠올리면 어린 시절 여행은 지식으로 남는 게 아니라 느낌과 감성으로 삶에 깃든다는 말에 백번 공감하게 된다. 그 경험이 나를 새로운 여행으로 이끄는 동력이 되었고 지금 나는 다른 이들에게 여행을 권하고 그들을 여행으로 이끄는 일을 하며 산다.

 

함께 떠나는 여행에서 모두가 같은 것을 느끼고 경험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바람은 각자의 기억창고에 두근거리는 설렘으로 기억될 추억을 쌓는 것이다. 그래서 힘들고 지칠 때 꺼내보며 웃을 수 있는 추억, 나를 새로운 곳으로 두려움 없이 이끄는 힘을 갖게 해주고 싶다. 여러분도 자신만의 특별한 추억의 여행지를 갖길 바라며, 내게 특별한 섬, 보길도를 어떻게 여행하면 좋은지 그 정보를 소개한다.

 

보길도를 여행하는 가장 알찬 방법

보길도는 지리적으로 한반도 최남단인 해남에서 출발해 제주도로 가는 중간에 위치한다. 해남에 살았던 윤선도, 한양에서 유배길에 올랐던 송시열이 보길도에 첫발을 딛게 된 것도 그런 이유다. 그래서 보길도는 육지보다는 제주와 비슷한 아열대 기후에 가깝다. 겨울에 그리 춥지 않아 사계절 내내 여행이 가능하다. 다만 동백꽃을 감상하고 싶다면 3월을 추천한다. 하지만 언제 가도 마음이 푸근해지는 아름다운 곳이니 시간이 될 때 떠나라고 권하고 싶다. 보길도로 가는 배편은 전남 해남의 땅끝선착장과 완도선착장에서 이용 가능하다. 둘 다 배를 타고 3~40분이면 노화도선착장에 도착하는데, 2008년 노화도와 보길도를 잇는 다리가 개통되어 노화도에서 다리만 건너면 보길도에 갈 수 있다.

 

보길도에서 꼭 들려봐야 할 곳은 고산 윤선도의 유적지다. 윤선도는 섬의 산세가 피어나는 연꽃을 닮았다 하여 ‘부용동’이라고 이름 지었고, 여기서 살림집인 낙서재, 별서정원인 세연정, 차를 마시고 독서를 하던 동천석실 등을 짓고 생활했다. 대부분 잘 복원되어 있어 둘러보기 어렵지 않다. 1박 2일로 보길도를 방문한다면, 첫날은 우암 송시열이 귀향길 심정을 바위에 남긴 ‘송시열의글씐바위’와 중리 은모래해변을 산책하고, 보옥리 보족산과 공룡알 해변을 둘러본 뒤 해가 질 때쯤 노을이 아름다운 망끝전망대를 들려보면 좋다. 둘째 날은 조선 시대 최고의 별서정원으로 손꼽히는 세연정원림과 낙서재, 동천석실을 답사한 후 검은 조약돌들이 펼쳐진 멋진 예송리해변을 들르면 동선이 좋다. 만약 차량을 가지고 섬에 갔다면 상점들이 모여 있는 노화도 이목항 주변이나 보길도 청별항 근처에서 저렴하게 숙식을 해결할 수 있다. 

 

바다

ⓒ정지인

 


세속의 벼슬이나 당파싸움에 야합하지 않고 자연에 귀의하여 전원이나 산속 깊숙한 곳에 따로 집을 지어 유유자적한 생활을 즐기려고 만든 정원

월, 2018/04/02-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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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사회』 같이 읽기 
'딱 좋은 날'

글. 이은주  

‘비폭력평화물결’과 ‘교육센터 마음의씨앗’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비폭력 평화 훈련을 기획 및 진행하며, 다양한 성격의 대화 모임과 회의를 진행합니다. 2015년부터 아카데미느티나무에서 <배움의 공동체를 위한 독서 서클>을 진행해 왔고 2017년부터는 <좋은 삶, 유쾌한 변화 ‘와하학교’>를 이끌고 있습니다. 변화와 협력을 위한 의사소통과 모두가 만족스러운 문제해결 과정에 관심이 있습니다. 홈페이지 ‘와이즈서클’ wisecircle.co.kr

 

 

모임1

혼자 있는 것을 즐기다가도 때론 마음 맞는 사람들과 모여 이야기 나누고 싶습니다. 세상 걱정 혼자 하다가도 때론 ‘혼자서는 할 수 있는 게 없네’ 하고, 어디든 참여해보고 싶습니다. 이런 회원분들에게 『참여사회』 읽기모임을 권해 드립니다. 그런데 ‘읽기모임’이라고 하면 자신이 아는 것을 자랑하거나, 때로는 토론이라는 이름을 내세워 경청보다는 싸움을 벌이는 모습을 떠올릴 수도 있습니다. 이런 불편했던 기억들을 모아보면, 우리가 어떤 구조나 과정 안에서 함께 모여 대화 하고 싶어 하는지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이제부터 소개하는 방식은 『참여사회』를 매개로 회원 여러분이 함께 모여 부담 없이 편안하고 안전한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돕는 하나의 팁입니다. 

 

읽기모임 시작을 함께하는 것이 무척 중요합니다

실명이 부담스럽다면 불리고픈 이름으로 각자를 소개하고, 어떤 마음과 상태로 이 자리에 앉아 있는지 또는 오늘 모임에 대한 기대가 무엇인지를 간단히 이야기 나눈 뒤에 시작하면 좋겠습니다. 자기소개에 부담을 갖기보다는 읽기모임을 통해 무엇을 경험하길 바라는지 그 기대를 서로 확인하는 게 중요합니다.

 

읽기모임을 편안하고 안전하게 만들어줄 ‘약속’을 서로 확인합니다

모임을 할 때 최소한 아래 사항은 합의가 되길 기대합니다. 보완이나 추가하고 싶은 약속들이 있다면 함께 이야기 나눈 뒤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지 확인합니다. 이 약속들은 모임을 열 때마다 매번 확인하면 좋습니다. 

 

● 서로를 환대하며, 서로를 향해 열려 있기

●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아닌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이야기하기

● 다른 사람의 말이 끝날 때까지 경청해주기

●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충고나 판단하는 말을 하고 싶어도 일단 보류하기(왜 자신이 그렇게 생각하는지를 스스로에게 먼저 묻고, 호기심으로 상대의 이야기를 조금 더 듣기)

● 질문이 떠오르면 그 사람을 향해 직접 묻기보다, 왜 이런 질문과 생각이 떠올랐는지 나의 생각을 전체를 향해 표현하기

● 사적 이야기를 다른 곳에 옮기지 않고 보호해주기

 

내 마음에 다가온 문장들을 함께 나눕니다 

『참여사회』는 구성이 참 다양합니다. 사회의 주요 이슈를 다룬 <특집> 코너, 화제의 인물과 회원 인터뷰, 참여연대 활동 소개 등 구성이 다양하기 때문에 매달 자신의 마음에 와닿는 글이나 문장도 달라집니다. 모임의 주최자가 해당 호의 인상적이었던 문장 20개 정도를 발췌해 준비하거나, 참여연대 홈페이지에 올라온 참여사회 담당자가 뽑은 ‘이달의 문장’을 출력해 준비합니다. 참가자들은 준비된 문장을 자신이 읽기 원하는 만큼만 돌아가며 소리 내어 읽고, 그중에 각자 자신에게 인상적이었던 문장과 함께 그 문장이 어떤 의미로 다가왔는지, 무엇을 중요하게 느꼈는지 돌아가며 이야기합니다.

 

물론 준비된 문장 외에 『참여사회』를 읽으며 밑줄 쳤던 문장을 이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같은 문장이라도 나와 다르게 느꼈던 참가자, 혹은 내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문장에 대해 말하는 참가자와 대화를 나누다 보면, 가르치는 사람이 없는데도 풍성한 공감이 형성되면서 배움이 생길 것입니다. 따라서 하나의 주제에 대해 무엇이 정답일지 토론하기보다는 서로 다른 관점의 이야기에 마음과 귀를 활짝 열고 주의 깊게 듣고 각자의 진실을 말하는 대화를 나누시길 권합니다. 

 

모임을 마치기 전 오늘 모임에 대한 소감과 실천 아이디어를 나눕니다 

다른 참가자들과의 대화를 통해 어떤 배움이 있었는지, 어떤 생각의 변화가 일어났는지 그 마음을 함께 나눕니다. 그리고 『참여사회』를 함께 읽으며 생각한 실천이나 다짐은 무엇인지 이야기 나눠도 좋습니다. 예를 들면, 날개 보내기, 다른 친구에게 『참여사회』 한 꼭지 내용 소개해주기, 캠페인 서명하기 등이 있을 수 있을 텐데,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이면 더 좋습니다.

 

처음에는 낯선 방식일 수 있지만, 경험하면 할수록 진정한 대화와 도움이 되는 의사소통은 어떤 것인지를 생각하게 될 뿐만 아니라 멋진 시민 친구들도 사귀는 자리가 되지 않을까요. 우리 동네에서 혹은 주변 친구들과 『참여사회』 읽기모임을 시작해보세요. 읽기모임의 참가자를 모집하고 홍보하는 일은 『참여사회』가 도와드립니다. 그래도 아직 처음이라 낯설고 부담스러운 분들을 위해 참여연대에서 두 번의 『참여사회』 읽기모임을 마련했습니다. 4~5월 중 참여연대에서 제가 진행하는 읽기모임에 참여하시고, 이 경험을 바탕으로 6월부터는 주변의 회원과 시민 친구들을 초대해 모임을 진행해 보시기 바랍니다.

 

읽기모임 준비에 도움이 될 만한 책

● 크리스티나 볼드윈 외 『서클의 힘』

● 세실 앤드류스 『유쾌한 혁명을 작당하는 공동체 가이드북』

● 파커 파머 『비통한 자들을 위한 정치학』

표3

월, 2018/04/02-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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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3월 13일 화요일 오후 1시 30분, 삼성카드 본사 앞

 

“내리자 가.카.임, 지키자 최저임금, 함께 살자 갑을병!” 

 

2018년 최저임금은 7,530원입니다. 최저임금 인상은 자영업자에게 다소 부담을 주지만 내수 활성화와 양극화 해소를 위해 불가피합니다. 따라서 자영업자뿐만 아니라 경제 각 주체들이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각자의 몫을 분담해야 합니다. 카드사는 ‘신용카드가맹점이 줄어들면 카드사도 존립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으로 자영업자들과 상생하기 위해 카드수수료 조정 협상에 적극 나서야 할 것입니다. 

 

CC20180307_기자회견_최저임금분담위한대기업책임촉구공동캠페인 (4)

 

월, 2018/04/02-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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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라 참여연대, 날아라 민주주의
이달의 참여연대

박정은 사무처장이 공유드립니다

 

자산 불평등, 종부세와 공시가격 정상화로

리포트1

우리나라 자산 불평등 수준은 상위 5%가 전체 자산의 절반 정도를, 상위 1%가 25% 정도를 소유하고 있을 정도로 심각하다고 하지요. 고가의 부동산에 부과해서 불로소득을 억제하는 수단으로 종합부동산세가 있지만, 제 기능을 못 하고 있습니다. 

 

참여연대는 3월 5일 세금폭탄이라는 편견이 팽배한 종합부동산세의 경우 실제 과세 대상이 제한적이고, 세액도 매우 적은 수준이라는 점을 지적하는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세법개정안 건의서를 기획재정부에 제출하고, 국회에서 <자산불평등 개선을 위한 종합부동산세 강화방안> 토론회를 개최해서 현재 세율이 도입 당시에 비해 절반으로 인하된 종합부동산세의 세율을 도입 시점의 수준으로 정상화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제시했습니다. 또한 상속세의 경우 일괄공제 금액을 5억 원에서 3억 원으로 인하하고 가업상속공제의 경우 가업의 범위를 자산 규모까지 고려해 최대 500억 원까지 되어 있는 공제한도를 축소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금융소득과 종교인소득, 주택임대소득 등의 과세에 대해서도 실효적인 개선 조치를 제시했습니다. 

 

3월 13일에는 이슈리포트 <실거래가 반영 못 하는 공동주택 공시가격>를 발표하여, 2017년 기준 서울 아파트 공시가격의 실거래가 반영률이 65.6% 수준에 불과하다는 사실도 보여주었습니다. 일례로 실거래가가 가장 높은 강남구, 서초구 아파트의 경우 공시가격의 평균 실거래가 반영률이 서울에서 가장 낮습니다. 실거래가를 적용했을 때에 비추어 현행 보유세는 약 34.8% 수준에 불과합니다. 이러한 문제는 종합부동산세 축소와 대상자 누락으로 이어집니다. 참여연대는 조세정의를 왜곡하는 부동산 공시가격과 종합부동산세의 실태를 더욱 널리 알리고 정상화를 요구해 나가겠습니다. 

 

공수처 설치 캠페인은 계속된다

공수처

국회에 막혀 있는 게 한둘이 아니지만, 그중에는 공수처 설치법도 있습니다. 작년 말 여야가 어렵게 합의해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위원장 정성호, 이하 사개특위)가 구성되었지만, 3개월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 사개특위는 이렇다 할 활동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참여연대가 함께하고 있는 공수처설치촉구공동행동은 국회의원들을 압박하기 위해 연속 칼럼을 연재하고 온·오프라인 서명캠페인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강원랜드 수사에 대한 외압 의혹이나 2015년 징계 없이 사직 처리된 진 모 검사의 성폭행 사건 등 검찰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는 것이 드러난 최근 사례들은 공수처 설치가 시급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데 말입니다. 이에 참여연대는 3월 27일, 그동안 모은 시민 서명을 국회 사개특위 위원장 정성호 의원에게 전달해 조속한 공수처 설치를 재차 촉구할 것입니다. 

 

인과응보, 이명박 전 대통령 구속 수사

결국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구속 수사를 받게 되었습니다. 거짓말로 일관하는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면서 참여연대가 내놓은 입장이 인과응보입니다. 뇌물수수 등 제기되는 불법행위 혐의만도 수십 가지에 달하는데 합당한 처벌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돌이켜보면 참여연대 역시 이명박 정부와의 악연이 깊습니다. 이명박 정부 시절 거대한 촛불집회를 개최했던 광우병대책회의 활동으로 창립 이래 처음으로 사무실을 압수수색 당했고, 활동가들이 연행되고 구속되는 일을 겪었습니다. 당시 참여연대 등에 촛불집회에 따른 피해를 보상하라며 억대 소송을 제기하여 지금까지 10년 넘게 괴롭히고 있기도 합니다. 천안함 사건이나 제주해군기지건설에 대한 참여연대의 문제제기에 색깔론을 들이대며 집요하게 공격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참여연대도 가만있지는 않았습니다. 2013년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과정에서의 불법행위에 대해 고발한 데 이어, 얼마 전에는 다스 비자금 조성과 UAE와의 비밀군사협정 체결 문제로 모두 3차례 이명박 전 대통령을 고발했습니다. 국정원, 군, 경찰을 동원한 여론조작과 정치개입, 재벌 특혜와 뇌물수수, 국가재정 탕진한 자원외교, 4대강 사업에서의 불법행위 등 참여연대가 예의주시하고 있는 사건들은 여전히 많습니다. 이제 단죄의 시작입니다. 참여연대는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 수사뿐만 아니라 이후 재판까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할 것입니다. 

 

내 삶을 바꾸고 정치를 바꾸는 개헌으로

개헌

청와대발 개헌 논의가 한창입니다. 국회 헌법개정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개점휴업 상태인 가운데 대통령 개헌안을 만들기 위해 국민헌법특별자문위원회가 구성되었고 참여연대 관계자들도 일부 참여했습니다. 독자적으로 지난 2월 27일에는 내부적으로 1년 반 이상을 준비해 온 헌법개정안을 입법청원했습니다. 이번 개헌 논의에서 평화롭게 살 권리와 국방·외교 정책의 민주적 통제 문제가 전혀 다뤄지지 않아 별도의 청원안을 마련하여 여러 평화단체들과 함께 입법청원하기도 했습니다.

 

3월 20일부터 청와대가 공개한 개헌안에 대해서는 각각 논평을 통해 기본권과 국민주권, 자치분권을 강화하는 기본방향에 동의하면서도 대통령 권한 축소에는 미흡하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3월 26일 대통령 개헌안 발의를 계기로 범국민적인 개헌 논의가 이어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렇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회와 여야 정당들이 정쟁만 일삼지 말고 국회 합의안을 만들어야 합니다. 대통령 개헌안 발의에 맞춰 참여연대는 주요 내용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하고 국회의 개헌 논의를 압박하는 대규모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거대 정당의 기득권 지키기로 끝난

지방선거 선거구 획정에 항의

지방선거 선거구 획정이 결국 거대 정당의 야합으로 끝났습니다. 자유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는 각 시·도의회가 양당의 기득권을 지키는 기초의회 선거구 획정안에 합의했습니다. 각 지역 선거구획정위원회는 소수정당의 원내진입과 다양한 정치신인의 진출을 위해 3~4인 선거구를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두 거대 정당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2인 선거구만을 고집한 것입니다. 대전, 경기, 부산, 인천, 대구 등에 이어 서울시에서도 4인 선거구를 2인 선거구로 쪼개 통과시켰습니다. 

 

참여연대는 강력한 항의 입장을 연속 발표하면서 3~4인 선거구를 요구했지만, 결국 모두 무산되었습니다. 서울시의회의 경우 기자회견을 열고 직접 방청을 하면서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에게 경고하고 항의했지만, 시의회는 선거구획정위가 제출한 7개의 4인 선거구 신설안조차 모두 2인 선거구로 쪼개버렸습니다. 당리당략만 있고 기득권에 사로잡힌 한국 정치를 바꿀 사람이 바로 유권자입니다. 우리 일상에 많은 영향을 주지만 많은 무관심 속에 치러지는 지방선거에 어떻게 개입할지 공부하고 토론하는 유권자 모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 경찰의 불법적 여론조작·정치개입 행위 고발

고발

경찰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이명박 정부 시절 경찰도 국민을 상대로 여론을 조작하고 비판물 게시자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보수단체를 동원해 온라인상 정부 비판 게시물에 대한 여론조작을 시도하고,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게시자를 종북으로 규정하여 사법처리를 시도했는가 하면, 군 사이버사령부로부터도 국방부와 정부정책 비판 게시물 자료를 넘겨받아 내·수사에 활용했다는 것입니다.

 

참여연대는 지난 3월 15일 당시 책임자인 조현오 전 경찰청장과 김용판 전 보안국장 등 전직 경찰 수뇌부들을 직권남용죄로 고발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검찰은 이 사건을 경찰에 이첩했다고 참여연대에 통보해왔습니다. 경찰의 자체 수사를 신뢰할 수 있을까요? 참여연대는 경찰의 정치적이고 불법적인 행위를 뿌리 뽑지 않고서는 더욱 막강해질 경찰을 제대로 통제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검찰이 제대로 수사를 하든지, 검찰이 수사할 의지가 없다면 조속히 공수처를 설치해 수사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하나금융 김정태 회장의 3연임 반대 의결 촉구 기자회견

김정태

하나금융지주의 전횡과 비리를 수사하라는 목소리를 계속 내고 있습니다. ‘먹튀’ 논란을 빚었던 론스타, 하나학원 비리, 정유라 지원, 김영란법 위반 등 하나금융의 김승유, 김정태 등 전현직 회장의 정경유착 의혹 때문입니다. 특히 최순실의 금고지기로 알려진 이상화 전 독일법인장의 승진인사에 부당하게 개입한 것으로 알려진 김정태 현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여러 위법 혐의로 고발된 상태이기도 합니다. 참여연대는 지난 3월 23일, 소액주주의 위임을 받아 김정태 회장의 세 번째 연임 여부를 결정하는 주주총회에 직접 참석하여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국민연금에도 반대 의결권을 행사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한편,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구속에는 참여연대의 고발뿐 아니라 MB가 다스 실소유주라는 것을 확인해주는 관련 증거와 정황에 대한 자료 제공 활동이 있었습니다. 참여연대는 이러한 자료를 모아 이슈리포트를 발표한 데 이어, 현대차그룹이 알짜 계열사도 다스에 넘기려 한 정황을 보여주는 계약서를 입수해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시리아 학살 중단과 평화를 위한 촛불집회 열려

시리아

삶과 죽음의 경계가 없어지고 있는 시리아에 전쟁과 학살, 굶주림, 대탈출이 7년 동안 이어지고 있습니다. 2016년 한 달여 만에 정부군의 포위 공격으로 천여 명의 주민들이 고립된 채 죽어갔던 ‘알레포 사태’가 지난 2월부터 반군 장악지역인 동구타(Eastern Ghouta)에서 재연되고 있습니다. 국제사회 모두가 안타까워하면서도 문제해결에는 무기력하기만 합니다. 적확한 해결책은 몰라도 우리 모두는 이 비극적 사태가 조속히 끝나야 한다는 것만큼은 알고 있습니다. 3월 22일 참여연대는 나눔문화, 국제앰네스티한국지부, 헬프 시리아 등과 함께 광화문에서 시리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민간인 학살과 전쟁 종식을 촉구하는 촛불을 함께 켰습니다. 시리아의 평화를 바라는 촛불이 더 많아졌으면 합니다. 

 

같이가치 모금함 ‘민주주의가 밥 먹여 주나요’

모금함지역회원만남의날

당장 눈에 보이지 않고 손에 잡히지 않더라도 누군가는 지금보다 더 나은 길을, 더 좋은 방향을 연구해야 합니다. 그러한 연구는 특허가 없어도, 돈이 되지 않아도 해야 하는 일입니다. 이러한 연구 활동을 하는 이들을 지원하고, 연구 결과물을 모아 책으로, 학술지로 발간하고 있는 참여사회연구소가 논문공모전 기금 마련을 위한 같이가치 모금함을 개설했습니다. 민주주의가 밥도 먹게 해주는 일에 함께하시면 어떨까요? 한 가지 더. 참여연대가 다루는 딱딱하고 어려운 이슈들을 쉽게 설명하기 위해 유튜브 채널을 많이 활용하려 합니다. 유튜브(youtube.com)에서 ‘참여연대’를 검색한 후 채널 구독하여 어디에도 밀리지 않는 우리 상근자들의 친근한 소개와 설명을 들어주세요. 

 

3월 3일 총회는 역대급으로 많은 회원님들이 참석하셔서 성황리에 마쳤습니다. 처음 참석하신 회원 분들도 상당히 많았는데요. 이제 지역에 계신 회원님들을 직접 찾아뵙습니다. 3월 24일 광주를 시작으로 3월 27일에는 대전, 3월 31일에는 대구와 부산으로 갑니다. 곧 만나 뵙겠습니다. 

 

 

월, 2018/04/02-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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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 영업 1년, 특혜·불법·편법 인가 의혹 해소도
금융위의 반성 및 후속처리도 요원

케이뱅크 증자 능력에 대한 냉정한 검토 및 사전 예방조치 마련해야

꼼수로 삭제된 은행법 시행령 <별표>의 재무 건전성 요건 복원해야

특혜·불법·편법 연루된 금융위 관료 책임 추궁 및 재발방지 대책 필요

 

오늘(4/3) 케이뱅크가 은행업을 개시한 지 1년이 되었다. 그러나 케이뱅크에 대한 은행업 인가를 둘러싼 특혜·불법·편법 의혹은 지난 1년 동안 전혀 해소되지 못하고 오히려 증폭되었다. 케이뱅크 스스로 자본확충 능력의 한계를 계속해서 드러냈을 뿐만 아니라, 케이뱅크의 은행업 인가를 주도한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 역시 케이뱅크와 관련하여 제기된 의혹을 해소하기 위한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가 과정에 대한 책임 추궁과 재발 방지를 위해서 뿐만 아니라, 케이뱅크 대주주의 불충분한 증자 능력이 자칫 금융시장의 안전성을 위협할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케이뱅크의 특혜·불법·편법 인가 의혹은 반드시 해소되어야 한다.

이미 지난 2018.2.12. 케이뱅크 인가 관련 금융위의 위법한 업무처리에 대해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한(http://www.peoplepower21.org/Economy/1549455) 바 있는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소장 : 김경율 회계사)는 케이뱅크를 위해 꼼수로 삭제한 은행법 시행령 <별표>의 「대주주 재무건전성 요건(업종 평균치 이상)」조차 복원하지 않고 있는 금융위의 무책임함을 엄중히 지적하며, 금융위가 케이뱅크의 인가 의혹 해소와 재발 방지를 위한 책임 있는 후속조치를 마련함으로써,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도모하고 금융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금융감독기구의 본령에 충실할 것을 촉구한다. 

 

 

케이뱅크는 2016.12.14. 현행 은행법 하에서 향후 3년간의 자본확충 방안의 현실성과 적절성을 검증받아 은행업 인가를 받았다. 금융위와 금융감독원은 당시 “케이뱅크의 본인가 신청을 받아 두 달 반여 꼼꼼한 인가요건 심사를 하였으며, 심사결과 자본금, 자본조달방안, 주주구성, 사업계획 및 인력, 영업시설·전산체계 등 인가요건을 모두 충족한 것으로 판단”했다(https://bit.ly/2uJpsTg)고 밝혔다. 하지만 케이뱅크는 출범 전부터 ‘현행 은행법 개정이나 소유규제 특례 조항 관련 별도 입법 없이는 자본확충이 불가능하며, 이로 인해 향후 영업에 중대한 장애가 예상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실제로 케이뱅크는 2017년 9월 말 제1차 유상증자 당시 일부 소액주주들의 이탈로 증자 자금 1,000억 원을 확보하는 데 상당한 애로를 경험했으며, 새로운 산업자본 주주의 참여와 ㈜KT의 전환주 매입으로 부족분을 채우는 등 ‘땜질 처방’으로 간신히 고비를 넘겼다. 이후 예고한 2차 유상증자 또한 계속해서 지연되는 등 케이뱅크 자본확충 능력의 불충분함은 출범부터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이는 애초 인가 전 케이뱅크가 현행 은행법 하에서 실현 불가능한 허위의 자본확충 방안을 제출했거나 금융당국이 이를 불성실하게 심사했음을 의미한다. 불충분한 자본확충 능력이 은행산업 전반의 안전성과 예금자 및 직원의 보호 문제로 연결되는 사안임을 고려하면, 금융위는 케이뱅크 인가 심사 과정에서 제대로 검증되지 못한 자본확충 능력 문제를 점검함과 동시에, 지금이라도 현실적 판단을 내려야 한다. 

 

 

금융위는 케이뱅크의 본인가를 앞두고, 2016.6.28. 타당한 논거나 의견수렴도 없이 은행법 시행령 <별표>의 “(재무 건전성 기준이) 업종 평균치 이상일 것” 조항을 삭제해버렸으며, 이에 대한 지속적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이 조항의 복원을 위한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애초에 금융위가 은행법 시행령의 해당 조항을 삭제하지 않았다면, 2017년 9월말 1차 유상증자 이후 케이뱅크 지분을 10% 초과하여 보유하게 된 대주주 우리은행은 한도초과보유주주에 대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을 것이다. 게다가 우리은행은 케이뱅크 인가 이후 삭제된 재무 건전성 요건을 지속적으로 충족하지 못해온 바 있다. 이러한 문제가 만천하에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금융위는 삭제된 은행법 시행령을 복원하지 않고 있다. 이는 결코 반성하지 않는 금융위의 오만을 드러내는 것일 뿐만 아니라 금융회사의 건전성을 감독해야 할 감독기구로서의 본분을 저버리는 행위이다. 금융위는 조속히 삭제된 시행령을 복원하여, 금융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춘 금융회사가 은행의 대주주가 되도록 해야 한다. 

 

 

이밖에도 ▲케이뱅크 예비인가에서 대주주인 우리은행의 BIS 비율 산정기준에 대한 특혜, ▲케이뱅크 주주간 계약서에 포함된 동일인 관련 조항에 대한 사실상의 면죄부, ▲금융감독원의 지속적인 문제제기를 무시한 금융위의 독단적 판단 등 규명해야 할 문제들이 남아 있다. 이런 사실들은 모두 케이뱅크 인가는 금융감독당국의 정당한 재량권 행사의 범위를 넘은 것으로서 사실상 은행법을 위반한 위법한 처분이라는 점과, 은행법의 은산분리 조항 완화를 전제로 은행업 인가를 내주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국회의 입법권을 농락한 행위라는 점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케이뱅크에 대한 은행업 인가는 윤석헌 금융혁신위원회 위원장조차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할 정도로 금융감독의 정도(正道)를 벗어난 행위였다. 이제는 감사원 감사를 통해 그 불법과 편법의 실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문책하는 등 재발 방지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그러나 감사원의 감사로 이 문제가 모두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현재 금융감독권한을 올바르게 행사하지 못하는 금융위가 변해야 한다. 그 첫 단추가 과거에 꼼수로 삭제한 은행법 시행령 <별표>의 관련 조항을 다시 복원시키는 것이다. 금융위의 각성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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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18/04/03-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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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권 자원외교 총체적 사기와 비리,

박근혜 정권의 비호 행위 진상규명과 엄벌 위해

검찰은 전면 수사를, 국회는 2차 국정조사를!

 

이명박 정권 자원외교 비리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국회의원, 시민사회 공동기자회견

 

2018년 4월 3일(화) 오후 1시 30분, 국회 정론관

 

 

MB자원외교 진상규명 국민모임(참여연대,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나라살림연구소, 한국발전산업노동조합, 지식협동조합좋은나라, 사회공공연구원, 금융정의연대, 국민재산되찾기운동본부, 바름정의경제연구소, 한국석유공사노동조합 : 이하 ‘국민모임’)과 더불어민주당 국민재산찾기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안민석 국회의원, 정의당 윤소하 국회의원은 2018년 4월 3일 오후 1시 반에, 국회 정론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이명박 정권 자원외교 총체적 사기와 비리 행위, 박근혜 정권 시절의 이에 대한 비호·은폐 행위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검찰의 전면적인 수사 돌입을 촉구하였습니다.

 

기자회견에서 ‘국민재산되찾기 운동본부’의 정민우 집행위원은 이미 MB, POSCO 자원외교 비리 관련 다수의 고발이 진행되었고, 계속 이어질 것임을 밝히고, MB의 사대강, 자원외교 비리, 방산 비리에 대하여 성격없는 수사와 처벌, 불법재산 환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하였습니다. 지난 3. 30. 강영원 전 석유공사 사장과 최경환 전 정관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하였던 석유공사노조의 김병수 위원장은 “석유공사노조는 국민모임과 함께 하베스트 인수는 물론 엠비정부 시기 이루어진 석유공사의 자원개발사업 전반에 대해 비리의혹이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한치의 망설임없이 실체규명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활동해나갈 것”이라고 발언하였습니다. 백주선 민변 민생위원회 위원장은 “이명박 당시 자원외교 과정에서 고의로 석유공사, 광물자원공사에 대규모 손실을 불러일으킨 책임자들을 철저히 수사하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과 직권 남용죄 등으로 강력히 처벌할 것을 촉구”한다고 발언하였습니다.  

 

얼마 전 이명박 前대통령이 횡령·뇌물수수·조세포탈 등 18개에 달하는 범죄혐의로 구속되었지만 정작 ‘사자방’ 즉, 4대강·자원외교·방위산업과 관련된 비리 문제는 제대로 된 규명과 수사를 받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뜻있는 언론인들의 추적보도와 시민사회단체들의 끈질긴 대응으로 이명박 정권 시절의 자원외교 비리의 거대한 실체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고, 석유공사 하베스트·날 인수 비리와 포스코 자원외교 비리가 구체적으로 확인되고 있는 지금이야 말로 검찰이 전면적인 수사에 돌입해야할 시점이라고 할 것입니다. 또한 감사원도 그동안 부실한 감사, 봐주기 감사를 했다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라도 이명박·박근혜 정권 시절의 자원외교 비리와 그에 대한 비호·은폐 문제에 대한 철저한 감사를 실시해야 할 것입니다. 국회 역시, 주요 증인들이 출석조차 하지 않았고, 박근혜 정권의 조직적 방해로 작은 성과에 그치고야 말았던 2014년 1차 자원외교 사건 국정조사를 넘어, 정말 제대로 된 2차 국정조사를 추진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특히, 총 4조 5천억의 혈세가 투입되어 이명박 정부의 대표적인 자원외교 브랜드사업으로 꼽히는 캐나다 하베스트사 인수의 경우 협상 과정에서 수조단위의 매수가격 뻥튀기가 이루어졌고 당초에는 계획에도 없던 노후 정유공장 NARL이 1조 3천억원으로 평가되는 등 부실인수의 정점을 찍었으며 막대한 손실이 발생했는데, 이에 대해 책임을 지거나 제대로 처벌받은 인사가 없다는 것에 우리 국민들은 경악하고 있습니다. 관련해서 석유공사노조와 국민모임은 최경환 전 지식경제부 장관에 대한 고발장과 이미 구속되어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철저한 수사 촉구 서한을 검찰에 지난 3.30. 제출하였습니다. 또한 석유공사 노조는 형사고발과 별도로 강영원 전 석유공사 사장과 최경환 전 정관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도 제기하였습니다.

 

광물자원공사 역시 이명박 정권에서 무리한 자원외교 사업에 내몰리면서 멕시코 볼레오 동광산에 막대한 혈세를 탕진하는 등 자원외교 관련 비리·부실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최근 광물자원공사는 급증하는 부채를 감당하지 못해 파산위기에 놓였고, 결국 광해관리공단과 통합이 추진되고 있지만 광해관리공단과 지역 사회는 자원외교 부실 떠넘기기라며 강력 반대하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포스코가 자원개발 사업 및 해외 투자사업들과 관련해 최소한 수천억 원의 국부를 탕진했다는 의혹과 정황들이 속속들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연루와 부실기업들 인수 비리 의혹과 함께 포스코가 이명박·박근혜 정권을 거치면서 자원개발 사업까지 무모하게 전개하면서 국민기업 포스코가 완전히 망가지고 있다는 비판과 우려가 끊이지 않은 상황입니다. 에너지 빈국인 우리나라에서 해외 자원을 개발하고 확보하는 일을 하지 말자는 것이 아닙니다. 작금의 이명박·박근혜 정권 시절의 자원외교처럼 실속은 거의 없고 오로지 대규모 혈세와 국부를 탕진하는 비리와 문제점이 더 이상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고, 그를 위해서 검찰, 감사원, 국회, 정부가 지금 특단의 조치와 개선 대책을 내놔야 합니다.
 

▶ 보도자료 [원문보기/다운로드]

 

▶ 기자회견 개요

  • 제목 : 이명박 정권 자원외교 비리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국회의원·시민사회 공동기자회견
  • 일시 및 장소 : 4.3.(화) 오후 1시 반, 국회 정론관
  • 주최 : 안민석 의원, 윤소하 의원, MB자원외교진상규명국민모임
  • 진행안
    - 사회 : 안진걸 참여연대 시민위원장
    - 취지발언 : 안민석 의원, 윤소하 의원
    - 자원외교 비리 실태 간략 고발 : 김병수 석유공사노조 위원장, 국민재산되찾기운동본부 정민우 집행위원, 바름정의경제연구소 정휘 대표
    - 검찰의 철저한 수사 촉구 : 백주선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위원장.
화, 2018/04/03-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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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의 효성 총수일가 고발 조치, 무분별한 사익편취 행태 근절 계기 돼야

참여연대 신고 후 약 2년 만에 총수일가 사익편취 혐의 검찰 고발

향후 조속한 시행령 개정 등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 강화 노력해야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오늘(4/3) 효성그룹 총수 2세인 조현준 등 경영진과 ㈜효성과 효성투자개발(주) 등 법인을 사익편취 및 부당지원 혐의로 30억 원의 과징금 부과 및 검찰 고발을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참여연대가 효성그룹이 계열사를 동원해 총수 일가를 부당지원했다며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 제23조의2(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 등 금지) 위반으로 신고한 지 약 2년 만에 공정위가 총수일가의 사익편취 행위에 대해 과징금 부과와 검찰 고발이라는 엄중한 제재를 내린 것이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소장 : 김경율 회계사)는 만시지탄이나 이번 결정이 시장에 만연한 총수 일가의 사익편취 행태에 제동을 거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더불어 직접적인 지원뿐만 아니라 신용파생금융상품을 활용한 우회적인 지원 등 다양한 방법으로 규제를 회피하는 총수 일가의 사익편취 행위를 효과적으로 근절하기 위해 관련 법·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참여연대는 지난 2016.5.18., ㈜효성의 비상장 자회사인 효성투자개발(주)이 경영난을 겪고 있는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를 ‘우회적인 방법’으로 부당지원하면서 공정거래법 제23조의2를 위반한 것으로 판단해 공정위에 신고했다(http://www.peoplepower21.org/Economy/1415645). 조현준 회장(당시 효성 사장)이 62.78%의 지분을 보유한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는 사실상 조현준 회장의 개인회사로, 2012년부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그 규모도 급속히 확대되어, 2014년에는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이르렀다. ㈜효성은 경영난에 이른 총수일가의 개인회사를 지원하기 위해 자금 지원 방안을 모색하여, 그룹 계열사인 효성투자개발(주)을 동원해 오로지 총수일가의 개인회사에게만 이익이 돌아가는 총수익스왑계약(Total Return Swap, 이하 “TRS”)을 체결하도록 했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이 결과 총수 2세인 조현준 회장(당시 사장)에게 부당한 이익이 귀속되고 중소기업의 공정경쟁 기반마저 훼손되었다.

 

공정위는 이번 제재가 “경영권 승계과정에 있는 총수 2세에게 부당한 이익을 제공하고 공정거래질서를 훼손한 사례를 적발하여 엄중 제재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정위의 이번 제재는 참여연대의 신고 이후 약 2년 만에 이뤄진 조치이다. 공정위가 공정거래법상 총수 일가 사익편취 금지 규정 위반을 이유로 총수일가를 고발한 것은 처음이고, 엄중한 제재를 내린 점은 중요한 의미를 갖지만, 공정위의 고질적인 늑장행정으로 그 의미가 반감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총수일가의 사익편취 행위가 법의 제재를 피하기 위해 직접적인 지원이 아닌 다양한 우회적인 방식의 지원을 모색하고 있는 현실에서, 간접적이거나 우회적인 방법으로 부당지원 방식에 대해서도 제재를 내린 것은 의미가 크다. 따라서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이번 사례가 한편으로 ▲시장에 만연한 총수일가의 사익편취 행태에 제동을 거는 계기가 될 뿐만 아니라, 다른 한편으로 ▲공정위가 재벌 총수의 사익편취 행위에 대해 조금 더 기민하게 대응해야 할 필요성을 자각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공정거래법 제23조의2는 ‘대기업집단 총수 일가의 사익편취행위 금지’를 통해 ‘경제력 집중을 억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속하는 회사가 특수관계인(동일인 및 그 친족)이나 특수관계인이 일정 비율 이상의 주식을 보유한 계열회사에 대한 부당한 이익의 제공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입법 취지와 달리 실제로는 마치 동법 시행령 제38조에서 제한하는 특수관계인 지분율(상장법인 30%, 비상장법인 20%) 이하의 회사들에게는 일감몰아주기 등의 사익편취가 허용 가능한 것처럼 작동하고 있어 그 규제의 실효성이 퇴색되고 있다. 또한 상장법인의 경우 비상장법인에 비해 총수일가 지분이나 내부거래 비율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상장법인에 대한 특수관계인 지분율 제한이 낮은 상황이므로 이런 미비점을 보완하는 시행령 개정이 시급하다. 또한 효성 총수일가의 사익편취 행위는 단지 공정거래법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러한 행위는 결국 회사에 손해를 끼친 것이기 때문에 상법상 배임에 해당한다. 따라서 상법 개정을 통해 주주대표소송을 활성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하여 이러한 행위에 가담한 이사들에게 철저한 책임을 묻고, 이를 통해 이러한 행위가 근절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공정위는 최근(3/20) 2018.9. 정기국회 전 마무리를 목표로 한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안 마련을 선언하고 ‘공정거래법제 개선 특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제정된 지 38년 된 공정거래법을 전면 개정하여 현대적이고 실효성 있는 법제도를 구축하겠다는 공정위의 행보는 환영할 만하다. 그러나 한편으로 공정위는 ‘총수일가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받는 자산 5조원 이상 재벌 계열사의 기준을 상장·비상장 구분 없이 모두 20% 이상으로 강화하기로 했다’는 2018.1.25.자 언론보도(https://bit.ly/2uGuoIx)에 대해 “현행 시행령에서 규정하고 있는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 대상 관련 지분요건을 법률 또는 시행령으로 개정할지 여부에 대해서도 결정된 바 없다”고 부인(https://bit.ly/2GvYKyy)한 바 있다. 공정한 시장경제를 창출하겠다는 공정위의 다짐이 유독 총수일가의 사익편취 행태에 대해서는 관대한 것이 아닌지 의심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도 중요하지만,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한 공정위의 발 빠른 대처가 시급한 것도 현실이다. 참여연대는 이번 공정위의 조현준 회장과 효성투자개발(주) 등에 대한 고발이 대기업 총수일가 사익편취 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법·제도 개선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하며, 공정위가 조속히 공정거래법 시행령 제38조를 개정하여 총수일가의 사익편취 금지 규제의 실효성을 담보할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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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18/04/03-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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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거래된 초고가 공동주택의 올해 공시가격, 시가 ⅔보다 낮아

 

인포그래픽_2018년공동주택공시가격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는 2018년 4월 3일, 국토교통부가 고시한 공동주택 공시가격에 대한 의견수렴 절차에 따라, 2018년 공동주택 공시가격의 현실화를 요구하는 “공동주택가격 의견서”를 국토교통부와 한국감정원에 제출했습니다. 참여연대가 2017년 거래된 초고가 공동주택(아파트, 연립・다세대)을 조사한 결과, 해당 부동산의 2018년 공시가격은 여전히 실거래가의 ⅔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부동산 가격공시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매년 부동산의 ‘적정가격’을 공시해야 합니다. 법률이 정한 적정가격의 정의는 ‘통상적인 시장에서 정상적인 거래가 이루어지는 경우 성립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인정되는 가격’입니다. 그러나 참여연대가 2013년부터 2017년까지 거래된 공동주택을 분석한 결과, 그 공시가격의 실거래가 반영률은 2013년 69.9%에서 2017년 67.2%로 하락했습니다. 또한 2017년 거래된 서울 아파트를 구 별로 살펴본 결과, 평균 실거래가가 높은 지역일 수록 공시가격의 실거래가 반영률은 낮은 경향이 나타났습니다.
(참조: <실거래가 반영 못하는 공동주택 공시가격>, 참여연대 이슈리포트, 2018.03.)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18년 공시가격 역시 실거래가에 비해 매우 낮습니다. 참여연대가 2017년 실거래가가 20억 원 이상인 공동주택 약 200호의 2018년 공시가격을 조사한 결과, 그 공시가격은 2017년 실거래가의 64.5%에 불과합니다. 또한 평균 실거래가가 10억 원 이상인 공동주택 단지 20곳의 2018년 공시가격은 2017년 실거래가 대비 70.9% 수준입니다. 정부가 발표하는 부동산 공시가격은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등의 과세표준이 되는데, 이 기준이 실제 가격과 괴리가 큰 현상은 조세정의를 심각하게 왜곡합니다. [표1]의 초고가 공동주택에 부과되는 보유세는 실거래가를 적용한 경우보다 많게는 1,300만 원 가량 누락됩니다. 현행 부동산 가격공시제도는 자산불평등을 완화하기 위해 도입된 종합부동산세의 기능마저 크게 약화시켰습니다.

 

[표]_2018년공동주택공시가격

 

이에 참여연대는 2017년 거래된 초고가 공동주택 단지를 중심으로, 여전히 실거래가에 크게 뒤떨어지는 2018년 공동주택의 공시가격을 현실화할 것을 요구하는 의견서를 국토교통부와 한국감정원에 제출했습니다. 참여연대의 의견서는 국토교통부의 2018년 공동주택 공시가격에 대한 의견수렴 절차에 따라 제출된 것이며, 이후 중앙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의 심의를 거치게 됩니다. 이제 정부는 부동산 공시가격을 실거래가 수준으로 정상화하기 위한 로드맵을 제시하고, 더 이상 법의 취지를 스스로 왜곡하지 않아야 합니다.

 

▶ 보도자료 [원문보기/다운로드]

▶ 참여연대가 국토교통부와 한국감정원에 제출한 <공동주택가격 의견서> 대상 주택 목록

[표]의견서_대상_주택

<공동주택가격 의견서>

참여연대가 제출한 <공동주택가격 의견서>는 2018년 공시가격을 2017년 실거래가 수준으로 현실화하라는 요구를 담았습니다. 다만 개별 주택에 대한 주소지가 상세히 기재되어 있어, 외부에 공개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화, 2018/04/03-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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