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민변 과거사위] [성명]10월 유신 – 사법부가 오욕의 역사와 결별하고 인권의 보루로 다시 태어날 것을 촉구한다.

지역

[민변 과거사위] [성명]10월 유신 – 사법부가 오욕의 역사와 결별하고 인권의 보루로 다시 태어날 것을 촉구한다.

익명 (미확인) | 수, 2018/10/17- 18:05

[과거사위] [성명]10월 유신 – 사법부가 오욕의 역사와 결별하고 인권의 보루로 다시 태어날 것을 촉구한다.

 

박정희는 지금으로부터 46년 전인 1972. 10. 17. 19시, ‘한국적 민주주의를 정착한다’는 명목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하면서, ⓵ 국회해산 및 정치활동 중지하고, 일부 헌법의 효력을 중지한다. ⓶ 정지된 헌법 기능은 비상국무회의가 대신한다. ⓷ 평화통일지향의 개정헌법을 1개월 이내에 국민투표로 확정한다. ⓸ 개정헌법이 확정되면 연말까지 헌정질서를 정상화한다는 4개 항의 ‘특별선언’을 하였다.

이러한 초헌법적 비상조치에 따라 비상국무회의는 1972. 10. 27. 헌법개정안을 공고하고, 11. 21. 국민투표를 실시하여 유신헌법이 확정되었다(헌법 제8호). 이어서 박정희는 12. 15. 통일주체국민회의를 구성한 후, 여기에서 12. 23. 제8대 대통령으로 당선되어 12. 27. 정식 취임함으로써, 인권탄압과 공포정치로 대변되는 ‘유신·긴급조치시대(소위 ’제4공화국‘)를 출범시켰다.

박정희는 9차례에 걸쳐 긴급조치권을 행사하면서,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학생운동과 국민을 탄압하였다. 이 과정에서 무수한 대학생, 지식인, 언론인, 야당 정치인, 시민들이 체포되고 불법 구금되었으며, 구타 및 가혹행위를 당했고, 유죄를 선고받았다. 1974. 1. 8. 긴급조치 1호가 선포된 때로부터 1979. 12. 8. 긴급조치 제9호가 해제될 때까지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이하, ‘진화위’)가 입수 분석한 긴급조치 위반 판결만도 1412건에 이른다.

사법부는 위와 같은 인권유린의 독재정권 하에서 무고한 시민들을 보호하기는커녕, 독재자의 꼭두각시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국가의 불법행위에 동조하여 판결로서 불법을 적법으로 포장하고 ‘사법살인’을 자행한 인혁당 사건은 물론이거니와 긴급조치 9호 발동 후 1979년 10월까지 4년 반 동안 위 긴급조치 위반을 이유로 1,400여 명이 구속되었고, 이 중 1,000여 명이 유죄를 선고받았다. 검찰 등 행정부가 국가 폭력을 주도하였음은 별론, 사법부는 긴급조치의 위헌성에 대해서 애써 의문을 품지 않고 ‘정찰제 판결’을 선고함으로써 박정희가 만들어낸 폭압적 야만의 시대를 유지하는 든든한 축이 되어주었다.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에 의해 긴급조치의 위헌성이 확인되고 피해자들이 하나 둘 무죄를 받고 명예를 회복해오던 것도 잠시, 2015. 3. 26. 양승태 사법부는 위 긴급조치가 ‘고도의 정치성을 띤 국가행위’라면서, 이를 ‘국민 개개인에 대한 관계에서 민사상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볼 수 없다’고 선언하였다. 마치 정권을 위해 무고한 시민들에게 증거도 없이 사형을 선고했던 그 때의 대법원처럼, 지금의 대법원은 긴급조치를 정당화하는 역사적 과오를 저질렀다.

헌법재판소와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결론마저 부정하면서 긴급조치에 대해 면죄부를 준 위와 같은 행위에 개탄을 금치 못하는 와중에, 급기야는 이러한 양승태 사법부의 과오가 ‘법관의 양심’에 따른 독립적 행위가 아니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유신 정당화 기조에 동조하고 재판을 거래한 ‘농단’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나기에 이르렀다. 이는 권력의 시녀를 자처한 대법원의 민낯을 드러낸 것으로, 사법부 역사상 가장 치욕적인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정권을 위해서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태도로 정찰제 판결을 찍어내주던 사법부가, 국가의 불법행위로 고통 받았던 국민들의 권리구제를 거부하기 위해서는 불합리하고 자의적인 법리를 창조해가면서까지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움직였다. 사법부의 그러한 움직임에는 양심도 정의도 아닌 권력자와의 거래만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렇게 사법부는 그나마 있던 사법부 반성의 흔적을 스스로 지워버렸고, 사법부가 ‘인권의 최후의 보루’가 아니라 ‘정권의 최후 보루’로서 자리매김하였음을 확인시켜주었다.

초대 대법원장에 임명됐던 가람 김병로는 1957. 12. 퇴임사에서 “법관이 국민으로부터 의심을 받게 된다면 최대의 명예 손상이 될 것이다. 정의를 위해 굶어죽는 것이 부정을 범하는 것보다 수만 배 명예롭다. 법관은 최후까지 오직 ‘정의의 변호사’가 되어야 한다.”고 법관이 지녀야할 자세에 대해 강조한 바 있다. 지금의 사법부는 나라의 독립과 권력으로부터 독립을 위해 헌신한 초대 대법원의 수장 앞에서 자신들의 판결문을 떳떳하게 내놓을 수 있는지 의문이다.

우리 모임은 오늘 10. 17., 10월 유신을 기억하며 지금의 사법부에 촉구한다. 사법부는 ‘정권의 최후보루’로 변질된 오욕의 역사와 결별하고 민주주의와 인권의 최후 보루 역할을 수행하는 데에 만전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사법부는 전임 대법원장이 벌인 과거청산의 행태를 조사하고 바로잡아야 한다. 그리고 재심 또는 사건 재개를 통해 소멸시효와 재판상 화해 조항에 막혀 권리를 보장받지 못한 과거사 피해자들에 대한 신속한 구제에 나서야 한다.

나아가, 헌법재판소의 소수의견을 통해 대법원 판례의 문제가 확인된 만큼, 대법원은 신속히 긴급조치 국가배상청구 사건을 전원합의체로 회부하여 잘못된 판결을 바로 잡아야 한다. 그것만이 그나마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되찾고 사법부의 권위를 되찾는 유일한 방법이다.

사법부가 오욕의 역사와 결별하고 인권의 보루로 다시 태어날 것을 거듭 촉구한다.

 

2018. 10. 17.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과거사청산위원회

 

[민변 과거사청산위][성명] 10월 유신-사법부가 오욕의 역사와 결별하고 인권의 보루로 다시 태어날 것을 촉구한다

The post [민변 과거사위] [성명]10월 유신 – 사법부가 오욕의 역사와 결별하고 인권의 보루로 다시 태어날 것을 촉구한다. appeared first on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 민변.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성명] 20대 국회는 진화위법 개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한다.

 

동장군이 기승을 부리는 영하의 날씨에, 형제복지원 피해자 최승우는 국회의사당역 6번 출구 지붕 위로 올라가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진화위법) 개정안이 통과될 때까지 무기한 단식농성을 하고 있다.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은 2017. 11. 7.부터 국회 앞 차가운 길바닥에서 700일 넘게 노숙농성을 하면서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였고 최승우의 투쟁은 그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다.

 

형제복지원은 군사정권 시절 대표적인 인권유린 사건이다. 군사정권 시절 전국 최대 부랑아 수용시설이던 부산 형제복지원에서는 불법감금과 강제노역, 살해와 암매장이 자행되었고, 12년 간 500여 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형제복지원에서 아이들을 해외로 강제입양 보낸 사실까지 확인되었다. 그러므로 이제, 당시 수용자 3,000여명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왜, 이곳에 강제격리되어 강제노동을 당하여야 하였는지, 어떤 이유로 폭행당하여 사망에 이르렀는지, 어떻게 입양기관이 결탁하여 수용되어 있던 어린 아이들을 해외로 입양보냈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형제복지원 불법 감금 치사사건이 박인근 원장 개인의 단순 횡령죄 등으로 왜곡축소된 이유가 무엇인지 진상이 규명되어야 할 것이다.

 

지난 2018년 9월에 대검 개혁위원회와 검찰 과거사위원회(위원장 김갑배)가 형제복지원 원장 박인근의 특수감금죄에 대한 무죄 판결에 대하여 검찰총장의 비상상고 및 사과를 권고하였고 이를 받아들여 11월 검찰총장이 비상상고와 공식사과를 하였다. 나아가 부산시에서 시행한 형제복지원 실태 조사 용역 중간 보고회에서 조사를 맡은 동아대 남찬섭 사회복지학과 교수팀은, 2019년 10월 7일 형제복지원 사건이 국가 책임이라는 사실을 확인시켜주었다. 당시 부랑자들을 강제수용하도록 한 내무부 훈령이란 형식부터 법치주의를 위반한 것이었고, ‘부랑아’의 개념도 모호하였으며, 강제 수용과정과 복지원 운영과정, 이후 수사와 재판 모두 법치주의를 위반한 것이라고 발표하였다. 더욱 경악스러운 점은, 주거와 가족, 그리고 직장이 있었던 사람까지도 실적을 쌓기 위해 강제로 끌고 가 강제노역을 하도록 강요하였다는 사실이다. 이들에게는 형제도 없고 복지도 없었다.

 

형제복지원 특별법은 2014년 19대 국회에서 진선미 의원이 대표발의했으나 현재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진화위법)’의 형태로 입법이 진행되고 있으며 계류 중에 있다. 형제복지원 사건은 사건 당시에는 행정부, 사법부에게 주된 책임이 있었다고 하겠으나 현재 시점에서 보면 2014년 진선미 의원이 특별법을 발의하기 전까지 거의 30년 동안 입법을 하지 않은 국회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

 

또한 검찰총장이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고, 형제복지원 원장 박인근의 무죄에 대하여 비상상고를 하고, 형제복지원 사건이 총체적으로 법치주의를 위반한 인권침해행위로서 국가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부산시 용역조사 중간보고가 나왔음에도, 국회만 여전히 2014년 법안 발의 후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정치적인 이유를 들먹이며 아무것도 하지 아니하고 있다.

 

형제복지원 사건은 여야, 좌우, 진보-보수의 문제도 아닌 보편적인 인간의 존엄성, 인권문제이다. 또한 과거 한때의 문제가 아니라 현재 피해자들의 고통 속에서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해결해야 할 당면 과제이다. 지금 이 순간, 형제복지원 피해자 최승우가 목숨을 걸고 단식농성을 하고 있는 이유이다. 비단 형제복지원 사건뿐만이 아니라, 36개 부랑인 수용소에 감금되어 인권침해를 당했던 모든 피해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조사할 수 있는 광범위한 국가 차원의 조사가 필요하다.

 

진화위법 개정안이 행안위를 통과했으나 법사위에서 표류하고 있다. 20대 국회 회기만료로 자동 폐기되지 않도록, 20대 국회는 진화위법 개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할 것이다.

 

2019. 11. 26.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김 호 철

The post [민변][성명] 20대 국회는 진화위법 개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한다. appeared first on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 민변.

화, 2019/11/26- 23:14
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