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참여연대x슬로우뉴스] 청년의 탄식, 나도 종부세 좀 내보고 싶다

지역

[참여연대x슬로우뉴스] 청년의 탄식, 나도 종부세 좀 내보고 싶다

익명 (미확인) | 화, 2018/10/16- 18:17

청년의 탄식, 나도 종부세 좀 내보고 싶다

 

20대 국회의 개혁 입법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대법원의 사법농단에 어떻게 처벌할지, 대체복무 없는 병역법의 ‘헌법 불합치’결정 이후 군복무제도는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상가건물은 월세인상의 상한이 있다는데 내가 사는 월세집에는 월세는 왜 계속 오르는지, 우리 사회와 생활 속의 여러 질문은 국회가 입법으로 답할 수 있습니다.

 

지금 국회는 국정감사 중입니다. 곧 본격적인 입법 논의를 시작합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종합부동산세, 실업급여, 공수처 도입, 국정원과 삼성 등 참여연대는 지금 입법이 필요한 과제를 발표했고 슬로우뉴스는 그 자세한 내용을 알립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고용보험법에 이어, 종합부동산세와 관련한 홍정훈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 간사의 글입니다. (참여연대)

  1. 주택임대차보호법, 문재인 공약대로 바꾸자 (이강훈)
  2. 고용보험법과 실업급여: 내가 1993년에 실업했다면 (송은희)
  3. 청년의 탄식, 나도 종부세 좀 내보고 싶다 (홍정훈)

 

‘월세 → 전세 → 자가’로 이어지는 주거 사다리는 기성세대에겐 통념이지만, 청년세대에겐 전설과 같은 이야기다. 21세기에 집을 구하는 사람들에겐 출퇴근 1시간이 넘는 수도권에서 사람답게 살만한 방에 드는 보증금을 구하는 일조차 만만치 않다.

 

투기가 기승을 부리고 부동산 가격이 폭등한다는 기사가 쏟아져도 그 사회적 문제에 대해 체감할 수 없는 것이 집 없는 사람들의 삶이다. 각자 거주하는 공간을 부모세대는 ‘집’으로 여기지만, 자녀세대는 ‘방’으로 여긴다. 월급이 괜찮은 일자리도 구하기 힘든 팍팍한 삶에선 차라리 고시원도 크게 나쁘지 않은 옵션으로 생각될 지경이다.

 

심심할 때마다 ‘한푼도 안 쓰고 OO년을 모아야’ 서울 아파트를 살 수 있다는 기사가 나온다. 당연히 OO안에 들어갈 숫자는 점점 늘어간다. 방 한 칸 겨우 얻어서 월세를 내는 사람들이 ‘어떻게 한 푼도 안 쓴다.’는 가정을 할 수가 있을까? 애초에 집을 사겠다거나 혹은 살 수 있다고 생각한 적도 없을 텐데.

 

종부세는 고위공직자의 트라우마? 

그래서인지 부동산 정책을 담당하는 고위공직자의 절반이 강남에 살거나 혹은 다주택자라는 심상정 정의당 의원의 자료에 대한 반응이 뜨거웠다. 그들은 자신의 집값이 꾸준히 오르도록 내버려두는 게 중요하다고 여겼거나 혹은 신경도 쓰이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감수성으로 다달이 방세를 바치는 집 없는 사람들이 겪는 애환을 제대로 헤아릴 리 없다. 정부가 2018년 정기국회에 제출한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 법안을 보면 그 의식 수준이 여실히 드러난다.

 

문제의 고위공직자들은 종부세를 낼 가능성이 높다. 물론 그들이 종부세를 더 내지 않고 싶어서 정책을 이상한 방향으로 끌고 갔을 거라고 믿긴 어렵다. 그깟 종부세 배로 늘어봤자, 세입자에게 다달이 받을 수 있는 방세보다도 못한 수준일 테니까. 그보다는 고위공직자들이 종부세를 일종의 트라우마로 여긴다는 추측이 더 신빙성이 높다.

 

참여정부를 무너뜨린 주범으로 지목받았던 종부세는 그동안 금기어로 취급받았다. 2008년 헌법재판소가 종부세가 부부의 자산을 합산해서 부과하는 방식에 헌법불합치결정을 하고, MB정부가 종부세의 세율을 반토막내는 것을 쐐기로 종부세의 시대는 저무는 듯했다. 자산가들의 숙원이 해결됐고, 박근혜정부는 빚내서 집사라는 정책을 더욱 부추겼다. 빚을 내도 집을 살 수 없는 사람들 대신, 빚으로 집을 늘리는 다주택자만 더 늘어났다.

 

참여정부에서 문재인 정부까지

참여정부는 2005년 다주택자에 대한 누진적 과세를 통해 투기수요를 억제하고, 1가구1주택 정책을 유도하기 위해 종부세를 도입했다. 종부세를 설계한 것으로 알려진 이정우 전 청와대 정책실장에 따르면 토지의 가격 또는 이용가치와는 상관없이 강남이든, 강북이든, 시골이든 면적을 기준으로 부과했던 부동산 보유세의 체계는 그야말로 엉망이었다. 종부세와 함께 조세정의에 맞지 않는 과세체계를 바로잡았다는 점에서도 당시의 시도는 큰 의미가 있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기간 동안 훼손된 종부세의 기능을 복원할 의지가 없었다. 정부는 월세를 내는 사람의 주거권을 방치하면서도, 제대로 세금도 부과하지 않는 월세를 얻는 사람을 잘 구슬려 임대차 제도를 투명화하겠다는 정책을 추진했다. 그에 대한 비판과 분노의 목소리가 커졌고, 결국 정부는 10년 만에 종부세를 다시 꺼내들었다. 정부는 정치적 부담 때문인지 민간 전문가를 위주로 구성한 재정개혁특별위원회에서 기획재정부에게 종부세를 강화하라고 권고하는 방식을 택했다. 그런데 기획재정부는 그 권고안조차도 수용하지 않았다.

 

정부가 종부세 개편안을 발표한 직후, 심상치 않은 결과가 나타났다. 모든 언론이 투기 세력은 더욱 기승을 부리고, 그로 인해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는 기사를 쏟아냈다. 다급해진 정부는 부랴부랴 긴급 대책을 열어 9.13 [주택시장 안정대책]을 발표했다. 종부세 개편의 경우, 최초안보다 강화하는 내용으로 수정해, 조건에 따라 주택에 부과하는 세율을 최고 3.2%까지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종부세에 대해 싸늘한 반응을 보였던 여당은 모든 의원이 서명한 법안을 국회에 새로 제출했다. 그동안 조용했던 야당 의원들도 종부세 개정안을 내놨다.

 

1a6f385ba17e131d013de09254370d9b.png

<종합부동산세 개편안 비교 인포그램> ⓒ참여연대

시민의 분노에 움직인 정부 

올해(2018년) 초만 해도 기대하기 어려웠던 놀라운 변화다. 참여연대와 같은 시민단체, 전문가들의 주장에도 끄떡 않던 정부가 시민들이 쏟아낸 분노에 움직였다. 보수·경제 언론은 정부·여당의 종부세 개편안이 엄청난 파장을 불러올 것처럼 과장하지만, 이는 참여정부보다 약한 수준이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종부세 대상자의 하위 10%가 내는 평균세금은 3만 원도 되지 않는다. 종부세가 이전보다 크게 강화된다 해도 웬만한 부자가 아니고서야 큰 영향을 받을 리도 없다. 10년 전과 달리, 시민들의 의식 수준도 매우 높아졌고 ‘종부세 폭탄론’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오히려 여론은 정부의 수정안보다도 종부세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수렴된 것으로 보인다. 2018년 10월 경향신문 창간 여론조사에 따르면, 종부세 인상안을 ‘더욱 강화돼야 한다’고 답한 응답자가 43.4%로 가장 높았다. 문제는 종부세에 대해 여전히 부정적인 야당의 입장이다. 종부세 개정안을 본격적으로 논의하기도 전에, 벌써부터 투기 행위를 규제하기 위한 거래세나 양도소득세를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국회에 제출된 법안은 대부분 ①‘똘똘한 한 채’를 보유한 사람들이 내야 할 종부세를 대폭 감면하자는 취지인데다 ②주택보다 불평등이 심한 토지에 대한 세금은 다루지도 않았다.

 

참여연대와 여러 시민단체·연구소가 2018년 9월 11일 심상정 정의당 의원과 함께 발의한 종부세법 개정안은 정부·여당과 야당이 제출한 여러 법안이 가진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다. 정부·여당의 안은 ① 세율을 조금씩 높이고 ② 주택을 3채 이상 소유한 사람 혹은 부동산 가격이 폭등한 특정 지역의 주택을 보유한 다주택자에 한해 세율을 더 높이겠다는 취지여서 다른 개정안 보다는 긍정적이다. 그러나 일부 토지에 대해서는 세율을 건드리지 않겠다는 면에서 한계가 있다. 반면, 시민사회와 심상정 정의당 의원의 안은 ① 주택의 수나 주택의 소재지와 상관없이 모든 사람에게 세율을 높이고 ② 토지에 대한 세율도 참여정부 수준으로 높이도록 했다.

 

청년의 탄식, ‘나도 종부세 좀 내보고 싶다’

물론, 올해 국회에서 여야의 타협으로 종부세 개편이 정부·여당의 안보다도 후퇴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그래서 참여연대는 국회가 불평등에 분노한 시민들의 목소리를 반영하도록 만들기 위해, 여러 단체와 힘을 모아 부동산 불평등 해소를 위한 ‘보유세강화시민행동’을 출범했다.

 

20181010_보유세강화시민행동 출범식

 

한국의 극심한 자산불평등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종부세를 반드시 강화해야 한다. 그리고 이에 더해 세율을 높이는 개선안이 위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그동안 방치되었던 부동산 보유세와 관련된 여러 제도들을 개편하는 작업이 함께 진행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세금은 실제 가격이 아니라 실제 가격보다 턱없이 낮은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부과되기 때문에 종부세의 근간이 되는 바로 ‘부동산 공시가격’을 바로잡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정부는 뒷짐만 지고 있다. 때문에 이 과정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관심과 힘이 절실하다.

 

‘나도 종부세 좀 내보고 싶다’는 한 청년의 탄식이 잊히질 않는다. 종부세를 내는 게 꿈인 사회에서는 집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상위 1%의 부유층 외의 모든 사람이 불행할 수밖에 없다. 사람들이 집이 없어도, 꼭 빚을 내서 집을 사지 않아도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참여연대 21기 청년공익활동가학교는 2018년 1월 8일(월)부터 2월 14일(수)까지 6주 동안 진행하게 됩니다. 이번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27명의 청년들은 인권과 참여민주주의, 청년문제 등 우리 사회의 다양한 이슈에 대해 배우고, 세상을 바꾸기 위한 직접행동도 직접 기획하고 실천합니다. 이번 후기는 조민재님이 작성해주셨습니다 :)

 

* 청년공익활동가학교란?

 

청년공익활동가학교는 그 동안 방중마다 실시되었던 참여연대 인턴프로그램의 새로운 이름입니다. 청년들의 공익활동을 위한 시민교육과 청년문제 해결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며 공부하는 배움 공동체 학교입니다.  >> 청년참여연대 더 알아보기(클릭)

 

 

“만약 건축가가 독단적으로 자기가 원하는 것만을 선택하고 표현하는 데 그친다면, 우리가 건축물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시각적 유희의 형태·이것을 만들어낸 기술적인 재주나 솜씨 그리고 건축가의 이름뿐일 것입니다. 그것은 우리의 눈을 만족시킬 수는 있지만 우리를 의미의 세계로 인도하지 못 하고, 우리 삶을 더 풍성하게 그리고 구체적으로 변화시키지도 못할 것입니다.” 

 

 건축가 김명식 씨가 펴낸 『건축은 어떻게 아픔을 기억하는가』라는 책의 일부입니다. 

 

 지난 1월 24일 저는 청년공익활동가학교 21기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전쟁기념관 그리고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을 다녀왔습니다. 두 곳은 모두 전쟁 때문에 빚어진 역사를 기억하는 곳이지만 정 반대의 성향을 갖는 곳입니다. 그만큼 많은 생각을 하게 했고 21기 활동 중 가장 보람 있는 체험 중 하나였습니다.

 

 

 상승의 기억, 전쟁기념관

 

 선열들의 위국헌신을 기리고 평화의 소중함을 배우는 호국안보 교육의 장. 전쟁기념관의 설립 목적입니다. 저는 기념관을 둘러보면서 혼란스럽고 씁쓸했습니다. 군을 필두로 한 ‘애국자’들이 생각하고 원하는 평화란 무엇일까. 전쟁에 뒤따르는 부속에 불과한 것일까. 어쩌면 사치라고 생각하는 건 아닐까. 햇빛이 기념관 앞 광장에 부딪혀 밝게 빛났지만 마음 한 편엔 오히려 그늘이 짙게 드리웠습니다.

 

청년공익활동가학교21기 후기 사진  청년공익활동가학교21기 후기 사진

 

기념관은 정문에서부터 계단을 올라 꼭대기까지 올라오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건물에 오르기까지 관객은 용사상, 수많은 부대의 깃발, 전투를 묘사한 부조와 마주합니다. 기념관 입구에 다다르면 6·25 전쟁 등에서 숨진 전사자의 명패가 저 끝까지 이어져 관객을 압도합니다. 

 

기념관은 9개의 전시실로 이뤄져 있는데 그 중 3개가 6·25 전쟁에 관한 전시실입니다. 6·25 전쟁실I부터 들어가 봤습니다. 해설사가 초등학생들에게 북한의 남침 배경을 설명하는데 어떤 말이 귀에 박혔습니다. ‘살인병기 조선의용군’ 조선의용군은 1940년대 중국 본토와 만주에서 일제에 맞서 싸운 군대입니다. 그러나 해방 후 남한이 아닌 북한을 택했다는 이유로 이들은 독립운동가가 아닌 살인병기로 기억되고 있었습니다. 

 

청년공익활동가학교21기 후기 사진  청년공익활동가학교21기 후기 사진

 

 Ⅰ·Ⅱ·Ⅲ 전시실까지 각각의 전시실에는 전쟁 유물과 시청각 자료들이 시간 순서에 따라 배치되어 있습니다. 관객들이 6·25의 발발부터 휴전에 이르기까지 과정을 체험하고 북한에 대한 적개심과 우리 국군에 대한 자긍심을 갖도록 의도한 결과입니다. Ⅱ전시실은 특히 그런 의도가 민망할 만큼 강하게 드러나는 곳인데요. 

 

 국군의 북진 섹션으로 가는 길은 바닥이 오르막으로 되어 있고요. 중공군의 개입과 흥남 철수 섹션으로 넘어갈 때는 바닥이 내리막입니다. 관객이 자연스럽게 진격과 후퇴의 감정을 느끼고 동화되도록 설계한 것이죠. 

 해외파병실·국군발전실 등 다른 전시실도 영웅주의와 애국심을 인위적으로 고조시키는 장치투성이였습니다. 전쟁의 장면을 컴퓨터 게임처럼 묘사하는가 하면 백린연막탄 등 비인도적 무기가 버젓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공습·학살·성범죄 등 국가 공권력의 폭력과 이로 인한 피해상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베트남전 섹션의 경우 라이따이한 같은 우리 군의 그림자 대신 “백 명의 베트콩을 놓치는 한이 있더라도 한 명의 양민을 보호한다.”로 대표되는 선한 부분만이 전시실을 채우고 있는 실정입니다. 

 

청년공익활동가학교21기 후기 사진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분들을 추모하고 북한의 잔혹함을 규탄하는 게 잘못된 것은 아니죠. 

 하지만 선과 악, 규범과 비규범, 이성과 비이성이 충돌하고 혼재돼 있는 전쟁의 역사 가운데 자랑스러운 역사만을 편집해 보여준다는 데서 전쟁기념관의 문제가 비롯됩니다. 이런 편집으로 인해 전쟁 공간 속 각각의 인간들은 전쟁의 당위성을 뒷받침하는 소품 혹은 박제에 머무릅니다. 그리고 관람객들은 의심을 하면 사상이 이상한 사람이 되는 전시관 안에서 ‘멸공 전쟁’을 유일한 길이라 인식하고 돌아갑니다. 전쟁기념관은 그렇게 오늘도 목표 달성을 위한 개인 억압을 정당화하고 부당한 권력의 역사에 침묵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저 좋은 기억만 갖고 북쪽을 향해 상승 북진하는 뾰족한 화살표가 되어야 하는 걸까. 답답했습니다. 

 

 

 

 눈높이에서의 기억,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화살표로 빗대볼 때 앞서 둘러본 전쟁기념관이 위를 향한다면 이곳은 아래를 향한다고 할 수 있는데요. 이야기를 나누려면 눈높이를 맞춰야 하죠. 그럼 무릎을 굽히든 아니면 앉든 시선과 몸이 아래를 향하게 돼 있습니다.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은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 즉 ‘위안부’란 이름으로 끌려가 피해를 입은 할머니들의 묻어둔 이야기를 자리에 앉아 듣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곳입니다. 

 

이곳은 관람 동선 또한 아래를 향합니다. 총성과 군홧발 소리가 가득한 계단을 내려가면 피해자 할머니들의 말씀들이 벽돌에 박혀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내가 바로 살아있는 증거인데 일본 정부는 왜 증거가 없다고 합니까!” 하는 말씀이 마음을 먹먹하게 했습니다. 

 

180124 청년공익활동가 학교 21기 수요집회, 전쟁기념관,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방문  180124 청년공익활동가 학교 21기 수요집회, 전쟁기념관,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방문

 

저를 분노하다 못해 가슴 저리게 한 것은 우선 당시 일본군에게 지급된 콘돔이었습니다. ‘돌격 1호.’ 여성을 욕구 해소의 대상 내지 소모품처럼 취급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물건이죠. 두 번째는 故 정서운 할머니의 증언을 토대로 만든 애니메이션. 정말이지 “그 말을 어디다 다 할꼬.” 또 생계유지를 위해 미군을 상대하는가 하면 매독을 치료하지 못 해 기형아를 낳는 등 할머니들이 해방 후에도 빈곤과 후유증, 사회적 차별에 시달렸다는 점을 처음 알았습니다. 

 

박물관을 다 보고 돌아가는 길에 관람을 같이 한 친구와 이런 얘기를 나눴습니다. “일본 정부는 언제 제대로 사과를 할까요?” 저희 둘은 씁쓸하고 막막한 마음에 한참 동안 입을 열지 못 했습니다. 

 

 

 

이날은 수요일이었습니다. 섭씨 영하 10도를 밑도는 날씨에도 어김없이 일본대사관 앞에서 수요시위가 열렸고 저도 함께했습니다. 바람도 몹시 불어 너무도 손이 시리고 추웠지만 길을 가득 채운 시민들, 친구들과 같이 구호를 외치니 속에서부터 열기가 올라왔습니다. 그 와중에 일본 대사와 아베 총리가 우리의 외침은 아랑곳 않고 한가로이 점심을 먹고 있을 모습이 떠올라 피켓을 더 높이 들었습니다.  

 

180123 청년공익활동가 21기 여성혐오와 한국사회 및 수요집회 준비  180123 청년공익활동가 21기 여성혐오와 한국사회 및 수요집회 준비

 

전쟁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습니다. 세계 각지에서 전쟁이 계속되고 있기도 하고 그보다 아시아-태평양전쟁, 6·25전쟁, 베트남전쟁 피해자들의 머릿속은 여전히 생생한 전쟁터니까요. 피해자들은 국가 공권력이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와 배상을 하는 날이 오길 기다리며 투쟁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가는 요지부동입니다. 일본 정부만 봐도 그렇죠. 군이 개입한 정황 등 증거가 차고 넘치는데도, 인간으로서 보호받아야 할 10대 여성들의 몸과 마음에 반인륜적 범죄를 저지르고도 사과는커녕 소녀상 철거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도 국내와 베트남에서 공권력에 의해 죽거나 다친 이들을 위해 진정성 있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국방부가 간접 관할하는 전쟁기념관은 군의 입장에서 불리한 내용은 철저히 배제한 전시를 하고 있고요. 미국 뉴올리언스의 2차대전박물관이 승리의 역사뿐만 아니라 흑인과 일본계에게 가해진 차별, 전쟁이 가정에 끼친 영향을 전시에서 다루고 있는데 말이죠.  

 

180124 청년공익활동가 학교 21기 수요집회, 전쟁기념관,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방문

 

저는 한낮 내내 수요시위와 박물관들을 들르면서 꽉 막힌 현실 그리고 작은 희망을 보았습니다. 열리지 않는 일본대사관의 문을 보면서, 인물과 사건을 임의로 재단하고 심지어 없었던 일 혹은 신나는 일 취급하는 전쟁기념관을 관람하면서는 벽을 마주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바뀌는 건 없고 전쟁 피해자들의 시간은 가고 있다 생각하니 어쩜 그리도 길이 안 보이고 아득할 수 있을까요. 

 

 그래도 여럿이 함께 구호를 외치고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을 보고 나니 한편에는 피해자들의 피와 눈물을 닦아주고 강자의 논리에 오염된 사회를 씻어낼 맑은 샘이 있구나 싶어 웃을 수 있었습니다. 나아가 물러 터진 제 자신에게 다짐해 봅니다. 전쟁이 났을 때, 아니면 평범한 일상에서 저나 주변의 어떤 이가 인권과 행복을 부당하게 빼앗긴다면 최소한 침묵하지는 않겠노라고 말이죠. 때로는 불가능할지도 모르지만 우리는 동물이 아니라 어쩔 수 없이 인간이니까요. 

 

 

월, 2018/02/19- 17:27
219
0

국회는 조속히 입학금 폐지 법안을 통과시켜야

각 정당 대선 후보들은 입학금 폐지 약속한 바 있어
먼저 입학금 징수 근거를 없애야 폐지 논의도 더 빨라질 것

 

입학금 폐지를 위한 사회적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국공립대가 입학금을 폐지한 것에 이어 사립대도 단계적 인하에 동의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입학금 폐지를 사회적 합의로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국회는 이와 다르게 입학금 폐지/인하 법안이 다수 발의됐음에도 불구하고 본격적인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회는 입학금 폐지 법안을 통과시켜서 입학금이 조속히 폐지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사립대는 현행 법상 ‘기타 납부금’ 항목으로 입학금 징수는 가능하다는 점을 전제로 입학금을 받는 것은 지금껏 관례였고, 학교 재정의 주요 재원이 되므로 입학금 폐지에 대하여 완강히 반대해왔습니다. 급기야 홍익대학교는 2015년 등록금심의위에서 “신입생들은 과거 선배들이 이룩해 놓은 여러 가지 유무형의 혜택을 받는 것이므로 입학금을 내는 것”라고 까지 입장을 밝힌 적도 있었습니다.

 

국공립대 입학금 뿐만 아니라 사립대 입학금도 조속히 폐지되기 위해서는 먼저 국회가 고등교육법에서 입학금 징수 근거를 삭제해야 합니다. 사립대가 입학금 폐지에 대하여 반대하며 버티고 있는 첫번째 근거가 입학금을 받을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는 법률이기 때문입니다. 이미 지난 대선에서 원내 정당 대선 후보들 모두 대학 입학금 폐지를 약속한바 있으므로 국회 신속한 국회 통과를 촉구합니다.
 

논평 [원문보기/다운로드]

화, 2017/09/26- 15:06
219
0

이동통신 기본료 유무 및 기본료 폐지 논쟁
정부와 통신사가 정액요금제 구조 공개나 통신요금 원가 공개하면 더 이상 논쟁없을 것

최근 국회의 기본료 유무 및 폐지 논쟁에 대한 참여연대의 반박

- 정액요금제 도입할 때 “기본료+기본할당량+초과이용요금의 3부제”로 설계한 것은 분명한 사실 
- 표준요금제 뿐만아니라 정액요금제에도 기본료 포함돼 있어 가장 확실한 통신비 인하 방법은 기본료 폐지가 맞음

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은 참여연대의 기본료 존재 및 폐지 주장은 허위이며, 문재인 대통령이 참여연대 말만 듣고 대선 승리위해 포퓰리즘 공약을 남발한 것었고, 공약이 무산됐음에도 아무런 설명이나 사과가 없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12일 발행했고, 같은 날 있었던 과기정통부 국정감사에서도 같은 취지의 질의와 발언을 반복했습니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본부장 : 조형수 변호사)는 민경욱 의원에게 1)표준요금제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정액요금제에도 기본료가 틀림없이 포함되어 있기에 기본료 존재 주장은 전혀 허위가 아니며 2)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가 참여연대 말만 듣고 기본료 폐지 공약을 했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고(여러 시민-소비자단체들의 기본료 폐지 주장이 있었지만, 문재인 후보의 공약은  민주당과 선거캠프의 정치인들과 전문가들의 논의 통해 공약으로 채택됐던 것) 3)기본료 폐지 문제는 무산된 것이 아니라 사회적 논의기구를 통해 계속 논의하기로 되어 있다는 사실을 환기하며, 민경욱 의원이 음해성 논설이나 무리한 주장을 중단할 것을 요구합니다. 민경욱 의원은 2015년도에 국회 미방위 소속 배덕광 의원 등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이동통신 기본료를 대폭 인하하는 법안을 낸 바 있고, 또 20대 국회 들어서서도 자신과 같은 당인 자유한국당 배덕광 의원 외 10인이 기본료를 폐지하되 대규모 신규투자가 있을 때만 기본료를 부과할 수 있게 하는 법안을 발의한(전기통신사업법제28조2 신설 개정안. 2016년 9.23일) 사실을 알고는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또한, 2015년 11.18일 열린 미방위 법안심사소위 회의록을 보면,  당시 회의에 참석한 최재유 미래부 2차관은 “현실적으로는 기본료가 1만1000원 있는데 그것을 일시에 폐지하게 되면 전 사업자가 다 적자상태로 들어가서 ICT생태계 전체가 큰 곤란에 처하는 상황도 올 수 있다는 것을 참고로 말씀드린다”고 기본료의 존재를 사실상 인정한 바 있고, 이에 대해 배덕광 새누리당 의원은 “아까 최 차관이 이야기한 대로 기본료를 한 절반 정도인 4000원 내지 5000원 정도로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국회의원까지 나서서 소모적인 논쟁을 계속 유발하고 거짓 주장을 일삼는 일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정부와 통신3사가 나서서 정액요금제의 요금구조(요금설계안)나 이동통신요금 원가를 공개하여 기본료 유무 및 폐지 관련한 불필요한 논란을 종식시킬 것을 촉구합니다. 단통법 3년도 실패한 3년이었고, 문재인 정부 들어서서도 통신비 인하 효과가 아직까지는 미미한 상황에서 가장 확실한 통신비 인하 방법은 기본료 폐지이므로 문재인 정부는 기본표 폐지 공약을 성실히 이행하고, 제대로 된 보편요금제 도입, 선택약정할인율 30% 상향, 분리공시 시행 등 통신비 대폭 인하를 위한 정책들을 신속하게 추진해야 할 것입니다.

 

요금제 체계는 다수의 논문에서 표준요금제와 같은 2부 요금제 「기본료+통화료」와 현재 보편적으로 확산된 정액요금제와 같은 3부 요금제(ex. SKT의 band 데이터 요금제) 「정액이용료(기본료+기본할당제공량)+기본 제공량 초과 시 부과금액」으로 편성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도식으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민경욱 의원이 거론해 문제가 된 논문의 내용(인용1)은 정액요금제를 의미하는 스마트폰 요금제를 지칭하며, 정액요금제는 기본요금, 초기 할당 이용량(기본 제공 통화료), 종량요금(초과시 부과 금액)으로 정확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논문 뿐만이 아닙니다. <통신시장 환경변화에 따른 통신요금 및 가계통신비 정책 방향 연구(인용2)> 등 다수의 연구자료가 정액요금제에도 표준요금제와 같은 기본료가 들어가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또, 정액요금제에도 기본료가 존재한다는 것은 요금체계를 설계한 통신사 고위 임원이나 담당 직원 출신 전문가들도 공통적으로 인정하는 바이며, 정액요금제가 확산된 2011년에도 정액요금제 가입자를 포함한 모든 가입자에게 기본료 1천원을 인하한바 있습니다. 만약에 민경욱 의원 주장처럼 정액요금제에 기본료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면 2011년에 기본료를 1천원 인하할 때 왜 모든 정액요금제에서도 1천원씩 요금을 인하(당시 45요금제-55요금제 등이 일괄적으로 44요금제-54요금제로 변경됨)했겠으며, 위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민경욱 의원과 같은 당 소속 의원들을  포함해 여야 의원들이 여러 건의 기본료 폐지나 인하 법안을 제출 했겠습니까. 통신사들도 최근까지 정액요금제에 기본료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지 않다가(데이터전용요금제에서는 기본료가 불분명해졌거나 일시적인 폐지가 큰 부담이 된다는 주장은 했었지만요)  최근 들어서 정액요금제에 기본료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지만,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통신3사가 정액요금제를 출시할 당시에  스마트폰 45요금제-55요금제 등을, LTE 52요금제-62요금제 등을 어떻게 설계한 것인지 그 근거나 요금 설계방안을 구체적으로 공개하면 이 문제는 아주  쉽게 규명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인용1> 정액 요금제 확산이 이용자 후생에 미치는 영향
우선, 기존 피처폰에서의 표준요금제와 같이 월 정액으로 지불하는 기본요금과 이용량에 따라 지불하는 종량요금의 합으로 구성되는 2부 가격제에 비해 현재의 스마트폰 요금제와 같이 기본요금, 종량요금 외에도 초기 할당 이용량으로 구성되는 3부 가격제로 요금을 구성하게 되면…

 

<인용2> 통신시장 환경변화에 따른 통신요금 및 가계통신비 정책 방향 연구
통합요금제는 기존 2부 요금제 형태에서 정액요금에 일정 통화량(음성통화, SMS, 무선데이터 등)을 기본적으로 제공하고 기본량 초과시 추가요금을 부과하는 삼부요금제 형태를 취하고 있다.

 

다시 한번 강조하면, 정액요금제에 기본료가 존재하는지 아닌지, 존재한다면 11,000원인지 아닌지는 통신원요금가나 최소한 요금제 구성 및 요금설계 자료를 갖고 있는 통신사와 정부가 밝히면 간단히 해결됩니다. 정액요금제에 기본료 항목이 별도 표기 되어 있지 않아서 인식이 어려울 뿐이기 때문입니다. 참여연대는 통신요금 원가 정보공개청구 공익소송을 제기하여 현재 2심까지 승소한 상태입니다. 통신서비스의 공공성, 국민의 알권리를 감안하여 대법원도 빨리 관련 판결을 내려야 할 것입니다. 기본료는 통화량과 무관한 고정비용(NTS, Non-Traffic Sensitive)을 회수하기 위한 요금이므로 표준요금제에 포함된 기본료 금액과 정액요금제에 포함된 기본료 금액이 다를리 없고, 표준요금제의 기본료 금액은 명확하게 표시되어 있지만 정액요금제에는 그것이 표시되지 않아 벌어지는 논란이 이렇게 계속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닐 것입니다. 다만, 데이터전용요금제 등 요금제가 진화할수록 기본료의 존재나 액수가 불분명해지는 측면은 있을 것입니다.


또 민경욱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참여연대의 주장만 믿고 검증 없이 무리하게 기본료 폐지 공약화를 추진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기본료 폐지는 참여연대가 졸속으로 만들어낸 정책이 아닙니다. 이미 서울YMCA가 1999년 기본료 인하를 주장해왔고, 참여연대와 경실련, 소비자단체협의회에서도 비슷한 시기에 기본료 인하를 주장했으며, 여야 의원들도 19대국회에 이어 20대국회에서도 앞다투어 기본료를 폐지하거나 인하하는 법안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기본료 폐지 논쟁이 벌써 20년이 가까이 되는데 마치 민경욱 의원은 설익은 정책인양 폄훼하고 있는 것입니다. 


최근 단말기 유통법 시행 3년을 계기로 통신비 인하를 위한 효과적인 방안이 무엇인지 관련 논의가 다시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참여연대는 가장 확실한 통신비 인하 방법은 기본료 폐지이기에 기본료를 신속하게 폐지하거나 가입비 처럼 순차적인 폐지 수순을 밟을 것을 거듭 강력히 촉구합니다. 문재인 정부와 국회가 제대로 된 보편요금제 도입과 선택약정할인율 30% 상향, 분리공시 시행 등 산적한 통신비 인하 정책을 빠르게 실행하고, 이제는 있어서도 걷어서도 안되는 기본료 폐지도 반드시 제대로 추진해야 할 것입니다. 끝. 


▣ 참고 : 2017.07.05. 최근 통신비 절감 대책 평가 및 통신비 관련 소송에 대한 신속한 판결 촉구 기자회견 보도자료(클릭)

 

보도자료 [원문보기/다운로드]

 

월, 2017/10/16- 10:38
219
0

저출산과 노인빈곤 문제 외면하고 복지예산 삭감한 국회 규탄한

 

아동수당, 기초연금 등 대상자 축소 및 지급시기 늦추어 예산삭감
건강보험 국고지원 턱없이 부족한 예산 편성으로 국가책임 방기
경제정의와 공평과세를 통한 세수증대 방안 적극 실행해야

 

국회는 오늘 새벽 법정 시한을 넘긴 지 나흘 만에 2018년 예산을 확정하였다. 복지예산은 아동수당, 기초연금 등의 대상자를 축소하고, 지급시기를 늦추는 방식으로 정부안에 비해 약 1조 원 삭감하였다. 새 정부는 포용적 복지국가를 내세우며 2018년 복지예산을 증액편성하였으나 국민을 대변하여 민생안정을 추구해야 하는 국회는 이를 망각하고 정치적 협상으로 예산안을 후퇴시켰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는 국민의 삶과 직결되는 복지 확대를 포퓰리즘이라 호도하며, 복지예산 거액 삭감을 단행한 여, 야당의 반복지 행태를 강력히 비판하며, 각성할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

 

이번 예산안 통과의 결정적 계기가 된 여야합의문을 보면 총 8개 조항 중 6개 조항이 복지, 노동과 관련하여 지급시기 연기, 대상자 제한 등으로 제도를 축소하고 제도합리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특히 일자리지원과 누리과정에 대한 2019년 이후의 재정지원규모를 2018년도 예산규모로 한정하는 상한을 설정하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는바, 국회의 예산심의권이 있다고 하나 이처럼 단년도 예산규모를 장래 예산규모의 상한으로 설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가장 심각한 후퇴는 대통령의 공약 사항이던 보편적 아동수당을 재정부담, 선심성 공약이라는 이유로 소득 상위 10%를 배제하여 지급대상을 축소하고 시행시기를 연기한 것이다. 아동수당을 선별적 제도로 퇴색시켜 보편적 아동권리 보장이라는 목적을 무색케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불필요한 행정비용과 소득계층의 불화를 야기할 것으로 보여 더욱 우려스럽다. 보육에 대한 국가책임을 강화하는데 필요한 국공립어린이집 확충 예산을 정부안보다 약 30억 원 삭감하였다. 당초 정부는 국공립어린이집 40%(아동수대비)를 공약으로 내걸고 어린이집확충 예산을 대폭 증액하였지만 이것도 임기내 공약 달성에는 부족한 예산이었는데, 국회는 예산협의과정에서 이마저도 더 삭감한 것이다. 이와 같은 국회의 행태는 아이를 양육하는 국민들의 요구를 외면한 것이며, 나아가 우리사회가 당면한 저출산 문제의 심각성을 망각한 처사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의 인구 고령화는 가속화되어 2018년으로 예상했던 고령사회(노인인구 14% 초과)가 이미 도래하였다. 특히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는 노인빈곤문제이며, 현재 우리나라의 노인빈곤율은 약 50%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기초연금약은 20만원 남짓에 불과하여 노인에 대한 지원은 매우 열악함에도 불구하고 국회는 기초연금 지급 시기를 기존 4월에서 9월로 늦추며 노인의 안정적 생활 유지라는 시급한 과제를 미루었다. 또한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제58조에 의해 국고지원을 20%로 명시하고 있지만 예산안에서 18%에 해당하는 금액만 편성한 사항을 국회는 조정하지 않았다. 그리고 사회적으로 늘어나는 노인인구 증가를 반영한 노인돌봄 예산 확대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정부안에서도 노인돌봄 관련 사업 예산 증가는 미미하거나 오히려 감소되는 문제가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이에 대한 문제 해결 방안은 반영되지 않았고, 오히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사이의 정책 시행과 예산 편성 갈등 해결을 위한 근본적 방안이 마련되어야 하는 사업 중 노인요양시설 확충 예산을 지방재정 부담의 어려움을 이유로 400억 원을 삭감하였거나, 경로당냉난방비도 한시적으로 지원한다는 전제하에 예산을 확정짓는데 그치고 말았다.

 

건강보험 국고지원 예산은 일반회계 기준 정부안에서도  2조 448억 원 부족분이 편성되었는데, 최종 합의 과정에서 증액은 커녕 2,200억 원을 추가 삭감하였다. 특히 지난 8월 정부는 비급여의 급여화 방안을 내세우며 건강보험 보장성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하였고, 정책 실현을 위해서는 국고지원을 확대하여 건강보험 재정에 대한 우려를 해소시켜야 함에도 국회는 오히려 국고지원을 더 삭감한 것이다. 건강보험 국고지원은 사회적 합의에 의해 저소득층에 대한 보험재정부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인데, 국회가 법을 위반하며 근거없이 예산을 삭감한 것은 국민의 건강권을 정치적 타협 대상으로 전략시킨 것이다. 반면 의료영리화 관련 예산은 일부 삭감되었거나 오히려 증액되기도 하였다. 개인건강정보 유출을 방지할 대안이 마련된바 없고, 법적근거 없는 보건의료 빅데이터 사업 예산은 일부 감액에도 불구하고 사업 추진이 가능한 규모로 확정되었으며, 국정감사에서 민간대기업 화장품 업체를 지원하는 것으로 드러나 문제가 된 바 있는 글로벌화장품육성인프라구축사업은 되려 예산이 증액 편성되었다. 이처럼 의료영리화라 의심되는 사업의 정당성 및 실효성에 대한 검증없이 예산을 편성한 것은 문제이다.

 

자유한국당은 복지확대는 포퓰리즘이고, 국가재정의 어려움을 야기한다고 호도하였으며, 여야당은  현재 우리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저출산 고령화, 사회적 불평등의 문제에도 불구하고, 복지예산 거액 삭감이라는 우매한 결정을 내렸다. 또한 정략적 고려를 앞세워 지급시기를 연기하고 지급대상을 축소하여 제도합리성을 떨어뜨렸고 나아가 내년 예산규모를 향후 예산의 상한으로 설정하여 사실상 복지의 확대를 가로막고 나섰다. 이에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는 국회가 민의를 반영하지 않고 국가재정 부담을 줄이는 방식으로 예산을 편성한 것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경제정의와 공평과세를 통한 세수증대라는 근본적 해결방안을 적극 도입하고, 이후 추경에서 필요한 복지예산 확보 방안을 국민에게 약속하여 책임있는 태도를 보일 것을 강력히 요구하는 바이다.

 

▶ 성명 [원문보기/다운로드]

수, 2017/12/06- 14:27
218
0

“수원대로부터 3차례 부당 해직된 손병돈 교수
교원소청심사위로부터 3번째 해직 취소 처분 받아”

사학비리 심각한 수원대, 즉시 공익이사 파견 통한 정상화 추진되고 
해직교수 전원의 즉각적인 복직 및 명예회복 조치 이루어져야

 

1. 수원대 이인수 총장의 불법 비리를 고발해 지난 8월 31일 3차 재임용거부 처분(부당 해직)을 받은 손병돈 교수가 2017년 11월 16일 교원소청심사위원회로부터 3번째“부당해직 취소” 결정을 받았습니다. 손병돈 교수는 수원대 교수협의회의 (현)공동대표로서 수원대 이인수 총장의 사학비리에 대한 공익제보와 내부고발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이인수 총장으로부터 3차례나 보복성 해직을 당한 바 있는데, 관련된 모든 교원소청 심사와 행정소송에서도 승소했습니다만 아직까지도 복직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수원대는 손병돈 교수와 이원영 교수를 포함한 모든 해직교수를 즉시 복직시키고, 교육부는 신속하게 공익이사를 파견하여 수원대의 정상화를 추진해야할 것입니다.

 

2. 손병돈 교수가 수원대로부터 3연속 부당 해직을 당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차 재임용거부 처분 취소 관련 행정소송 교원소청심사위원회 2014-40, 서울행정법원 2014구합13195, 서울고등법원 2014누74253, 대법원 2015두51477

에서 법원은 수원대가 손병돈 교수에게 적용한 재임용 평가기준의 차등 적용, 연구실적의 차등평가, 자의적인 미달자의 선별 구제, 자의적인 봉사영역 평가 등이 합리적이지 않고 객관성과 공정한 심사가 결여되어 위법하다고 판시하며, 수원대학교가 손병돈 교수에게 행한 재임용거부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이후 수원대가 항소하고 상고했고, 2년여 간 걸친 1차 해직에 따른 구제절차로 대법원 판결이 2016년 1월 15일에 선고되자(1차 부당해고 무효) 수원대학교는 손 교수에게 준비할 여유도 없이 재임용심사 심사를 진행하여 손병돈 교수에 대해 2차 재임용거부 처분을 자행했습니다.

  

3. 2차 재임용 거부 후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이어 서울 행정법원 역시 손병돈 교수 2차 재임용거부는 부당하다는 판결을 내렸고(2차 부당해고 무효), 나아가 수원지방법원 31민사부는 2017년 6월 22일, 3개월 이내에 재임용심사를 다시 완료하고, 이를 위반 시에 1일 50만원씩 손병돈 교수에게 지급하라 판결하였습니다.

 

4. 간접강제이행금을 물게 된 수원대학교는 어쩔 수 없이 법원의 판결에 따라 3차 재임용 심사에 돌입하였으나, 또다시 3차 재임용거부 처분을 내린 것입니다. 법원이 부당하다고 판결한 재임용심사 기준을 그대로 또다시 적용하여 손병돈 교수를 3번째 해직시킨 것입니다. 이렇게 법원의 판결을 무시하고 부당한 기준을 재차 적용하여 해직한 것은 법원의 판결을 무력화하는 것이며 내부 고발자에게 끝없는 보복을 가하는 비열한 작태라 할 것입니다. 결국, 11월 16일 그동안 계속해서 손병돈 교수에 대한 재임용거부 취소 처분을 내린 교원소청위는 2차 재임용 거부 처분과 동일한 사유로 수원대학교의 부당해직 처분을 취소하였습니다.(붙임 결정문 참고) 

 

5. 수원대의 재임용 심사는 매우 자의적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수원대는 2014년도 재임용 심사 시 15명을 재임용 거부 처리하고 1명을 제외한 14명을 구제하였고, 2015년도에는 14명을 재임용 거부 처리하고 전원 구제하였으며, 2016년에는 17명을 재임용 거부 처리하고 16명을 구제한 바도 있습니다. 이인수 총장에게 비판적인 사람만 찍어내는 것으로 재임용 절차를 명백하게 악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6. 내부고발 교수에 대한 끝없는 보복 행위 뿐만 아니라 수원대 이인수 총장의 사학비리는 너무나 심각합니다. 최근 교육부 사학혁신추단은 수원대학교 감사 결과 100억 원대 회계 부정, 이인수 총장 가족회사 일감몰아주기, 부당한 교수 재임용거부 등을 적발하고, 이에 대해 교육부가 직접 검찰에 고발(4건) 및 수사의뢰(3건)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인수 총장과 학교법인 이사진 7명의 임원취임 승인을 취소하기로 했습니다.

 

7. 이제 수원대는 조속히 정상화되어야 합니다. 사학비리는 이 땅에서 영원히 추방되어야 합니다. 이인수 총장과 그 배우자 최서원 이사(전 이사장)가 학교를 장악하고, 이의를 제기하는 양심적인 교수들을 파면 해직을 남발하여 치졸한 보복을 자행해온 이 부당한 역사를 하루빨리 끝내야 할 것입니다. 정부는 흔들림없이 이인수 총장과 수원대 이사 전원을 승인 취소하고 최대한 신속하게 공익이사를 파견하여 수원대의 정상화를 추진해야 할 것이며, 손병돈 교수, 이원영 교수 등 모든 해직 교수들이 즉시 복직이 되고 명예가 회복이 될 수 있도록 힘써야 할 것입니다. 끝

 

수원대교수협의회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사립학교개혁국민운동본부

 

▣ 붙임 

1. 손병돈 교수 복직 법정 투쟁표 

2. 3차 교원소청결정문

 

보도자료 [원문보기/다운로드]

목, 2017/11/23- 10:46
218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