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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x슬로우뉴스] 고용보험법과 실업급여: 내가 1993년에 실업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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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x슬로우뉴스] 고용보험법과 실업급여: 내가 1993년에 실업했다면

익명 (미확인) | 월, 2018/10/15- 17:40

고용보험법과 실업급여: 내가 1993년에 실업했다면

 

20대 국회의 개혁 입법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대법원의 사법농단을 어떻게 처벌할지, 대체복무 없는 병역법의‘헌법 불합치’결정 이후 군복무제도는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상가건물은 월세인상의 상한이 있다는데 내가 사는 월세집에는 월세는 왜 계속 오르는지, 우리 사회와 생활 속의 여러 질문은 국회가 입법으로 답할 수 있습니다.

 

지금 국회는 국정감사 중입니다. 곧 본격적인 입법 논의를 시작합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종합부동산세, 실업급여, 공수처 도입, 국정원과 삼성 등 참여연대는 지금 입법이 필요한 과제를 발표했고 슬로우뉴스는 그 자세한 내용을 알립니다. 오늘은 두 번째 순서입니다. 실업급여 개선과 관련한 고용보험법 개정에 대해 송은희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 간사의 기고입니다. (참여연대)

  1. 주택임대차보호법, 문재인 공약대로 바꾸자 (이강훈)
  2. 고용보험법과 실업급여: 내가 1993년에 실업했다면 (송은희)

 

얼마 전 해방 이후 미군정 시기에 대한민국임시정부 인사들이 모여 만든 1946년 헌법안을 보게 되었다. 조문 중에는 ‘생활균등권’이 국민의 권리로 규정되어 있었고 그 조문 아래 각 항 중의 하나에 ‘실업보험·폐질보험 기타 사회보험제도의 실시’가 명시되어 있었다.

 

뒤늦은 도입, 미흡한 보장성

1940년대에 만들어진 헌법안에 ‘실업보험’이 명시되어 있다는 것에 적잖이 놀랐다. 그런데 실제 실업보험의 도입은 한참이나 지난 후였다. 우리나라의 고용보험법은 1993. 12. 27. 제정되었고, 1995년 4월 6일 시행령이 제정되어 1995년 7월 1일자로 시행되었다. 참고로 이때 노동부장관은 이인제 전 국회의원이다.

 

다른 나라들에서는 앞서 말했던 헌법안이 만들어진 시기 앞뒤로 실업보험이 도입되었다. 독일은 1927년 ‘직업소개와 실업보험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면서, 미국에서는 1935년 사회보장법이 통과되면서 실업보험이 도입되었다. 일본은 1947년 ‘실업보험법’을 제정하였고, 프랑스의 경우 강제가입제도로서 실업보험제도가 확립된 것은 고용주 단체와 노조 단체 간의 합의 후 만들어진 ‘공업 및 상업부문의 실직자를 위한 전국차원의 직업간 보상제도’가 수립된 1958년이라고 한다.

 

다른 나라들에 비해 한참이나 늦게 실업보험이 도입된 것은 우리나라의 실업률이 1995년 이전에는 낮았기 때문일까? 그러나 통계를 보면 1960년대의 실업률은 8%대에 이르렀다. 미국의 경우, 실업률이 치솟은 대공황 이후 실업보험을 도입했다. 통계상으로만 보면 우리나라 역시 실업률이 치솟았던 시기 이후에 실업 문제에 대처할 사회안전망을 도입했어야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렇지 못했다.

 

어쨌든 우리나라의 경우, 고용보험법의 시행 이후 20여 년간 실업급여의 지급대상, 지급기간, 지급조건을 확대해 왔고, 고용안정사업·직업능력사업의 사업실적 증가, 모성보호급여(출산전후급여, 육아휴직급여)의 도입 등 다양한 제도가 양적으로 성장해 왔다. 20년 동안 운영되어온 고용보험법은 제도로서는 안정되었다는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근로자성을 인정받는 정규직 노동자 중심의 제도설계로 인해 비정규직 노동자, 특수고용노동자를 제도 안으로 포섭하지 못하였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가운데 최하위 수준에 속하는 실업급여의 순소득 대체율의 문제 등으로 인해 우리나라의 고용보험법상의 실업급여 제도는 노동 환경의 변화에 대한 대처가 미흡하고, 실업노동자를 충분히 보호하지 못하다는 평가를 지속적으로 받아왔다.

 

국회와 정부, 문제를 알긴 하는 듯  

이러한 고용보험법상의 실업급여 제도개선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국회와 정부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대 국회에는 실업급여와 관련하여 급여수준 인상, 지급일수 연장, 지급대상 확대 방안을 담은 다수의 법안들이 상정되어 있는 상태다.

  • 실업급여 지급일수를 연장하는 법안(의안번호 2001261, 김삼화 의원 대표발의 ; 의안번호 2001710, 강병원 의원 대표발의 ; 의의안번호 2001268, 홍영표 의원 대표발의 등)
  • 실업급여 지급수준을 인상하는 법안(의안번호 2007810, 전재수 의원 대표발의 ; 의안번호 2008372, 박광온 의원 대표발의 등)
  • 자발적 이직자에게도 실업급여를 지급하는 법안(의안번호 2001268, 홍영표 의원 대표발의 ; 의안번호 2011773, 김부겸 의원 대표발의 등) 등

실업급여의 보장성을 강화하는 법안들이 다수 발의돼 있다.

 

또한, 올해 4월 정부도 좀 더 진일보한 법안을 국회에 제출한 바 있고,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 실업급여 지급일수 연장(90~240일→120~270일)
  • 실업급여 지급수준 인상(평균임금의 50%→60%)
  • 월 60시간 미만으로 일하는 초단시간 노동자에 대한 실업급여 수급요건 완화(수급요건이 되는 기준기간을 이직 전 18개월에서 24개월로 연장)
  •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65세 이상 노동자에 대한 실업급여 적용 등

더불어 지난 8월 고용노동부는 특수고용노동자와 예술인에 대한 고용보험 적용 방안을 고용보험위원회에서 의결하였다고 밝혔다.

 

타산지석, 미국의 경험 

그런데 이러한 고용보험법상 실업급여의 보장성 강화 방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최근 실업급여를 받는 인원이 증가하고 최저임금 인상으로 실업급여지급액이 증가하였다며 고용보험기금의 재정이 고갈될 것이라는 기사가 쏟아지고 있다.

 

이러한 기사들을 보다가 실업보험(Unemployment Insurance)과 관련한 미국의 경험이 떠올랐다. 미국에서는 2008년 경제위기를 경험하면서 실업보험제도가 변화하는 노동시장에 대응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되었고, 이러한 배경 하에서 미국은 2009년 경기부양법을 통해 실업보험 부문 개혁을 진행하였다.

 

경기부양법에 따른 ‘실업보험 현대화’ 정책은 ‘주 정부가 실업급여 수급자격 등의 변화를 통해 실업급여 적용 사각지대에 놓인 노동자에 대한 실업급여 수급이 용이하도록 실업급여 제도를 변경할 경우, 연방 정부가 총 70억 달러에 해당하는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다.

 

2008~2018ë 1ìì 미국ì ì¤ì률(ì¶ì² : 미국 ë¸ëíµê³êµ­, https://data.bls.gov/timeseries/LNS14000000)

2008~2018년 1월의 미국의 실업률(출처 : 미국 노동통계국)

 

두 나라의 경제사회구조가 다르고, 미국의 실업보험과 우리나라의 고용보험이 상이하기 때문에 양국 간의 제도를 단순비교할 수는 없지만, 미국의 실업보험 현대화 정책이 현재 우리나라에서 논의되고 있는 고용보험제도의 개편에 주는 함의는 있다. 첫째, 고용보험제도는 노동시장 상황의 변화에 맞게 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경제위기 시기에는 정부의 고용보험제도에 대한 재정투입과 제도의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한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모성보호급여는 ‘일반회계’로

이를 우리나라에 적용해 보면 국회가 해야 할 일은 분명해진다. 우선 환경노동위원회에 계류되어 있는 실업급여와 관련한 보장성 강화 법률안들을 하루빨리 통과시켜야 한다. 현재처럼 낮은 보장성으로는 실업급여가 실직 노동자를 위한 사회보장제도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하기 힘들다.

 

또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되어 있는 ‘모성보호급여(출산전후급여, 육아휴직급여 등)의 30% 이상을 고용보험기금이 아닌 일반회계(정부재정)에서 부담’하는 내용의 고용보험법 개정법률안도 시급히 통과시켜야 한다. 17년 전인 2001년 6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모성보호비용의 사회부담 적용확대를 위한 촉구 결의안]에서 “출산·육아는 사회공동의 문제로 산전후휴가급여는 장차 모든 여성을 대상으로 하고 이를 위해서는 모성보호비용의 사회 부담화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국민건강보험의 재정형편상 고용보험이 부담토록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 고용보험기금의 안정적 운용을 위하여 소요비용의 일정 부분을 매년 일반회계 예산에 반영하도록 촉구, △정부는 일정 연한이 지난 후에는 산전후휴가급여를 전 여성을 대상으로 실시하면서 그 비용은 일반회계와 국민건강보험이 부담하도록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중장기적인 재정대책과 제도개선책을 강구”하도록 촉구한 바 있다. 가입자가 납부한 보험금과 함께, 국민이라면 모두 납부하는 세금, 앞서 말한 ‘일반회계’로 출산, 육아와 관련한 안전망을 마련하자는 기획은 출산과 육아에 대한 국가의 역할을 분명히 하는 결단이자 사회적인 연대다. 이는 제도의 보장성을 강화하고 결국, 고용보험기금의 재정 전반에도 도움이 된다.

 

생계보장과 직업훈련, 구직활동을 돕는 실업급여는 실직 노동자 보호, 실업으로 인한 사회적 부작용을 완화하는 고용안전망의 핵심이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노동형태 변화에 조응하지 못하였던 고용보험제도에 대한 개선에 나서야 한다. 올해 정기국회가 관련 법안들을 통과시켜 고용보험제도 개선에 기여한 국회로 기록되기를 바란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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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스는 누구 겁니까?”라는 시민들의 외침과 참여연대의 자료 공개 및 고발로 시작된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가 결국 구속수감으로 이어졌습니다. 되돌아보면 회원의 회비로만 운영한다는 재정독립의 원칙은 어려운 시기에도 참여연대가 물러서지 않고 활동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습니다. 참여연대는 여전히 정부지원을 받지 않는다는 사실, 알고 계시죠? 간혹 정부가 바뀌고 정부지원금도 받을 테니 살림살이 좀 나아지지 않았느냐는 시민들의 질문을 받을 때 당혹스럽습니다.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 결과처럼 대통령이 바뀌었을 뿐 아직 세상이 다 바뀐 게 아닌데, 회원과 시민들이 마음을 놓으시면 어쩌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주변에 널리 권해주세요, 정부지원금 0%, 시민의 힘으로 세상을 바꾸는 참여연대 회원으로 가입하면 어떻겠느냐구요.

 

지금, 참여연대 회원은 14,787명!

 

참여연대는 더 많은 회원들과 함께 ‘함께 만드는 꿈’을 실현해 나가고 싶습니다. 정부지원금 0%, 참여연대가 꿋꿋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함께해 주시는 회원님들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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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비를 증액해 주신 회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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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2월 20일에서 3월 20일 사이에 회비를 증액해 주신 29명, 가나다 순 

 

양승진 회원 (2001년 3월 16일 가입)

17년 전 이맘때, 언론을 통해 참여연대를 처음 접했습니다. 열심히 일하는 시민단체에 힘을 실어주고 싶어 가입했는데 벌써 이렇게 시간이 흘렀네요. 너무 오랫동안 같은 금액을 후원하고 있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에 지난 달 증액을 결심했습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항상 열심히 활동해주시는 참여연대 간사들 늘 미안하고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응원하겠습니다.

 

반가운 새얼굴, 신입회원님

강혜성 고광윤 고은미 고한솔 곽도현 권현진 김기재 김미경 김병룩 김수동 김수민 김아진 김예주 김일기 김재수 김지은 김하늬 김학임 김형준 김호현 발말희 박미선 박성현 박성희 박신웅 박영숙 박종필 박지영 변수원 서관호 서행열 선병군 손주완 송혜숙 신준호 신태영 심윤철 안영희 오혜련 유동훈 윤영진 이범수 이선미 이승준 이    완 이은정 이은정 이은하 이정숙 이지수 이철승 이한내 이혜정 임지수 전세란 정부교 정세정 정이수 조영환 조유리 진광장 최웅희 최중엽 최    참 한현배 홍문화 홍성현 홍원선 홍유현 홍진주 홍희숙

2018년 2월 20일에서 3월 19일 사이에 가입한 71명, 가나다 순 

 

김형준 신입회원 (2018년 3월 8일 가입) 

201804_가입회원_김형준

안녕하세요. 대구에 거주하는 33살 신입회원 김형준입니다. 보수적인 지역, 대구에서 양극단에 치우치지 않는 중정(中正)의 도, 중도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보수와 진보가 아닌 참여연대라는 중도의 길을 같이 가고자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보수와 진보, 우파와 좌파 이것은 포괄적으로 인식과 추구하는 가치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컵에 물이 반이나 남았네, 또는 컵에 물이 반밖에 없네”와 같은 차이겠죠. 하지만 참여연대에서 서로 의견을 나누고 중첩하고 함께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사회의 변화를 조금이라도 앞당길 수 있는 길인 것 같습니다. 대구라는 지역에 있지만 정도가 아닌 참여연대와 중도의 길을 갈 수 있도록 함께 힘내서 참여연대의 목소리를 같이 외치겠습니다. 

 

든든한 버팀목, 20년지기 회원님

강진수 김갑태 김연국 김장한 김홍준 박병섭 배수성 이강택 이대성 이명중 장기정 황재호

1998년 3월 1일에서 1998년 3월 31일 사이에 가입한 12명, 가나다 순 

 

한결같은 10년지기 회원님

곽현진 김도형 김미나 김애진 김옥란 김은정 김지용 류재근 맹기호 박용석 박인규 박철민 방정균 변희욱 서복경 서선주 신희수 안성찬 오진영 유복선 유지연 윤소향 윤주성 이미화 이민정 이병호 이봉기 이선일 이용규 이진호 이형준 장현숙 전유진 정건화 정은희 정창수 지은구 최    영 최용찬 최희수 한귀영 한수정

2008년 3월 1일에서 2008년 3월 31일 사이에 가입한 42명, 가나다 순

 

이민정 회원 (2008년 3월 12일 가입)

2008년 당시 노무현재단 후원을 시작하면서 참여연대 후원도 함께 시작했어요. 혼자서는 해낼 수 없는 일들을 후원을 통해 함께 이룰 수 있도록 힘을 더하고 싶었습니다. 오랫동안 참여연대 노래 동아리인 ‘참좋다’ 활동도 열심히 했는데 지금은 육아로 잠깐 쉬고 있습니다. 얼른 복귀해서 다시 열심히 활동하고 싶어요. 참여연대 늘 지지하고 응원합니다! 

 

친구나 이웃을 회원으로 이끌어 주신 회원님

강보배 김미진 김진환 김태엽 나익주 미영철 민선영 손준종 신미지 심현덕 안진걸 이경민 이범수 이찬진 이해숙 정세윤 홍성표

2018년 2월 20일에서 3월 19일 사이에 신입회원을 추천한 17명. 가나다 순

 

홍성표 회원 (2010년 2월 25일 가입, 배우자와 6살, 4살 자녀 회원가입) 

201804_추천회원_홍성표

참여와 연대를 통해 단순하고 소박하지만 그래서 즐겁고 행복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우리 가족들도 그렇게 살기를 원해 모두 가입을 했습니다. 참여연대 건물은 저희 가족에겐 놀이터입니다!!

 

신입회원 한마디!

강혜성 멀리서, 가까이서 응원합니다~

고광윤 밝은 세상 투명 공정 사회 실질적 민주주의를 위해

고한솔 참여연대 화이팅!!

곽도현 아름다운 대한민국을 위해

김예주 관심이 있다가 이제야 가입하게 되었어요.

김재수 참여연대 관악/동작구 총무이신 임재민 님의 활동과 취지를 응원하며~~

김지은 남편의 강요(?)로 가입하게 되었습니다

김하늬 심현덕 화이팅!!!

김학임 활동가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김호현 활동해주시는 모든 분들 항상 감사드립니다.

박말희 평소에 활동을 못하는데 관심은 있었다. 보태고 싶은 마음.

박미선 회사 재직 중인데 해외자원개발 관련해 참여연대 활동을 보고 가입합니다

박신웅 참여연대여 영원하라!

박영숙 활동하는 거 볼 때마다 가입해야지, 하고 생각하다가 이번에 하게 되었어요.

서행열 참여를 통해 정의롭고 삶의 질이 향상되는 사회를 만들고 싶습니다. 

선병군 세상을 밝히는 소금 같은 역할을 하는 데 물 한 방울이 되고 싶어서 가입합니다. 

송혜숙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때 큰 역할을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 덕분에 촛불시민혁명이 가능했다고 믿습니다. 앞으로도 소수의 갑질로부터 자유로운 사회를 만드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 주십시오.

신준호 좋은 활동 응원합니다.

이선미 온 가족이 참여연대 회원이 돼서 너무 기쁩니다!!

이은정 대학 졸업 후 1998년 하반기에 참여연대에서 잠깐 자원활동을 했습니다. 참여연대에서 하는 활동에 자원활동가로 틈틈이 참여하고 조금이나마 지원하고 응원합니다.

이혜정 늘 감사한 마음으로 지지하고 있습니다.

정세정 안녕하세요.

조영환 장애인 인권에 관심 갖게 되어 참여합니다.

조유리 작은 힘들이 한 걸음씩 쌓이면 당장은 더디고 느려도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큰 힘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정의롭고 차별 없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한 연대에 작은 걸음이지만 한 발짝 보태고 싶습니다.

최웅희 열심히 참여 하겠습니다!

최중엽 정의로운 민주사회를 위하여 국민들이 끓임 없이 관심을 가져야만 정치인들이 국민들 입장에서 올바른 정치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현배 더욱 많은 발전 바랍니다.

 
월, 2018/04/02-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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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1_제보자들

공익제보운동이 
걸어온 길, 가야할 길

글. 이상희 참여연대 공익제보지원센터 부소장, 변호사

 

 

“이야기를 할 수 없었다.” 현재 전개되고 있는 미투운동에서 피해자와 그 주변 사람들이 고통스럽게 내뱉는 말이다. 필자 역시 현실에서 최대한 부딪혀 보려고는 하지만, 마음 저 깊은 곳에는 애써 잊으려고 묻어둔 ‘그때는 이야기할 수 없었다’는 사건이 똬리를 틀고 있다. 서지현 검사는 피해를 당한 뒤 8년이 지나서야 상사에게 당한 성추행 피해 사건을 공개했는데, 그동안 검찰 조직에 누를 끼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이야기하지 못했다고 한다. 성추행 현장에 있었던 ‘검사’들 중 한 사람도 가해자에게 공식적으로 문제제기를 하였다고 들어본 적이 없다.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대표는 밀양 연극촌에서 15년 넘게 단원들을 성폭행했지만, 그 누구도 연극계 대부를 건드릴 수 없었다. 10년 전의 피해자가 미투에 동참하기 전까지. 불의에 저항하고 드러내는 것이 ‘공익제보운동’의 핵심인데, ‘성폭력’ 영역에서는 보복과 편견에 대한 두려움, 성별 권력관계의 내재화 때문에 공익제보가 사실상 불가능했던 것이다. 

 

많은 피해자들과 목격자들은 조직원 간의 불신을 조장하고 위계질서를 깨뜨릴 수 있다는 생각에, 그리고 불순한 의도를 가진 사람으로 낙인찍힐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침묵하였다고 고백한다. 지금의 미투운동이 성별 권력관계와 성폭력을 묵인한 문화에 대해 성찰하고 새로운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원동력인 것은 틀림없다. 그 원동력의 시작점인 ‘피해 말하기’가 제대로 보호받고 존중받을 수 있도록 ‘공익제보운동’의 관점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누구도 침묵하지 않을 수 있도록 

호루라기2

많은 나라들이 공익제보자를 보호하는 법률을 두고 있는데, 그 도입 배경이 매우 흥미롭다. 영국에서는 1980~90년대 여객선 침몰, 북해 가스 생산기지 폭발 사건, 열차 충돌 등 대규모 재해로 인한 인명피해와 금융기관의 파산 등을 겪고 이에 대한 반성으로 공익신고자보호법이 제정되었다. 미국은 워터게이트 사건 이후에 행정사무개혁법을 제정하여 내부제보자 보호 제도를 신설하였는데 1989년에 공공부문에서의 내부고발자보호법으로 발전시켰고, 민간부문에서는 사업영역별로 개별 법률에서 제보자를 보호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1987년 민주화 항쟁을 겪고 1990년대에 들어 부정부패에 대한 제보가 연이어 터져 나왔다. 1990년 감사원이 재벌의 부동산 투기에 대한 감사를 부당한 압력에 의해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는 이문옥 감사관의 내부제보, 같은 해 국군보안사령부가 민간인을 위법하게 사찰했다는 윤석양 이병의 내부제보, 1992년 군 부재자 투표에 부정행위가 있었다는 이지문 중위의 내부제보, 역시 같은 해 당시 여당인 민자당이 국회의원선거에서 선거비리를 저질렀다는 한준수 군수의 내부제보 등 사회적 파급력이 큰 제보들이 한꺼번에 연이어 계속 나왔다. 그러나 제보자들은 양심선언을 하는 기자회견장에서 체포되었고, 무단이탈이나 공무상 비밀 누설혐의로 기소되고 파면당했다. 구조적이고 고질적인 비리 척결과 예방을 위하여 내부제보자 보호가 무엇보다 중요했으나, 공공연히 제보자를 고소하거나 징계하는 일이 버젓이 일어났고 그에 대한 대응도 속수무책이었다. 

 

이에 참여연대는 1994년 창립과 동시에 ‘내부비리고발자지원센터’를 설치하고 내부제보자 보호 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참여연대는 제1호 법안으로 ‘내부비리제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도 청원하였다. 그러나 국회에서는 반론이 만만치 않았다. 내부제보자를 보호하면 허위나 무고에 의한 폭로가 난무하게 되어 조직원 간에 불신을 조장하고 위계질서를 깨뜨릴 수 있으며 자신의 능력 부족을 감추기 위해 내부고발을 악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대가 흘렀지만 지금도 성폭력 피해자들이 듣는 비난과 어쩌면 이렇게 똑같을 수 있을까? 

 

그러나 보육사의 장애인복지시설 비리 제보, 경찰의 파출소 비리 제보, 축협 지소장의 축협 군납 비리 제보, 감사원 주사의 감사원 효산그룹 비리 감사 중단 제보, 엘지전자 직원의 회사물품 구매 비리 제보, 국방부 구매담당관의 외국 무기부품구매 예산낭비 제보 등 각 영역에서 부패 비리에 대한 내부 제보가 끊임없이 이어졌고 삼풍백화점의 붕괴와 전두환·노무현의 비자금 사건 등을 겪으면서 공익제보자 보호에 대한 사회적 인식에 변화가 생겼다. 그러나 입법이 지체되는 동안, 1998년 철도청 검수원들이 보수품 유용 등으로 열차 탈선사고의 위험성을 제보하였다가 해고를 당했고, 누구라도 안전의 위험을 제보했더라면 막을 수 있었던 씨랜드 화재 사건으로 무려 23명이 귀중한 생명을 잃고 말았다. 

 

결국 2001년 7월 24일, 공공부문에서의 공익제보자를 보호하는 「부패방지법」이 제정되어 2002년부터 시행되었고①, 2011년 3월 29일에는 민간영역에서의 제보자도 보호하는 「공익신고자보호법」이 제정되었다. 위 두 법률의 핵심 내용은 공익제보자의 ‘보호’이다. 제보자의 비밀을 보장하고 공익제보를 이유로 한 불이익조치를 금지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반하면 형사처벌을 받게 되고, 불이익 조치에 대해서는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하여 보호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부패방지법과 공익신고자보호법의 제정이 주는 중요한 메시지는 우리 사회의 부정과 부조리에 대해 누구나가 더 이상 침묵하지 않고 거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공익제보자 보호 법률의 한계, 더욱 촘촘히 보완해야 

호루라기

그러나 이러한 법률의 제정에도 불구하고 법률의 한계를 교묘히 이용하여 공익제보자에 대한 탄압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공익신고자보호법」은 신고자의 자격을 제한하지 않으면서 신고의 대상을 ‘공익침해행위’, 즉 284개 법률위반행위로 제한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법률에서 신고의 대상으로 정한 284개 법률에 해당하지 않는 횡령이나 배임 등의 범죄행위는 신고를 하더라도 보호받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 예를 들면 회사 대표자의 횡령을 신고했다가 인사상 불이익조치를 당하더라도 보호를 받을 수 없다.

 

「공익신고자보호법」은 제보자 보호를 위해 진화하고 있는데, 「부패방지법」은 2001년에 제정된 이래 그 내용이 거의 변경되지 아니하여 보호할 수 있는 정도가 공익신고자보호법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신고 내용이 무엇이냐에 따라 보호의 정도가 달라지는 문제도 있다. 공익제보자가 우리 사회에서 온전히 보호받기 위해서는 조직 문화와 우리의 인식이 바뀌어야 하지만, 그전에 법률의 한계를 촘촘히 보완하여 제보자가 공익제보로 인해 소외되거나 불이익을 당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지금의 미투운동이 더욱 확산되기 위해서는 피해자가 부정과 부조리에 저항하더라도 불이익을 받지 않고 제대로 보호받을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질 수 있어야만 한다. 기나긴 고통의 시간을 견뎌내고 미투운동에 동참하고 있는 피해자들의 용기를 아낌없이 지지하며, 공익제보자들이 두려움 없이 온전히 보호받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우리 공익제보운동은 늘 피해자들과 함께할 것이다. 

 


2008년에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로 개정

 

화, 2018/04/03-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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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2_제보자들

의롭거나 
외롭거나 

글. 이지문 내부제보실천운동 상임대표

 

 

고발은 짧고 고통은 길다 

“회사 사람을 만났는데, 중국사람 시켜서 사람 하나 죽이는 것은 흔적도 안 남는다고 협박했다.” 

“오히려 벌금형을 받고 해직을 당했다.” 

“신분의 위협을 느껴 스스로 회사를 그만두었다. 그렇지만 동종업계에서 소문이 나 재취업을 할 수 없었다. 지금도 실직자 신세다.” 

“학교 측에서 공개적으로 비난하기도 하는 등 심리적 압박이 심해져 자퇴하였다.” 

“아무런 연고도 없는 엉뚱한 지역으로 전보조치 내렸다.” 

“왕따 시키고 근무복조차 지급하지 않았다. 전체 직원 교육 시 내부고발자로 지목하고 업무 배제시켰다.” 

“컴퓨터와 전화를 다 치워버리고 책상만 있는 상태가 되었다.” 

“잠도 안 오고, 바늘로 몸을 콕콕 쑤시는 것 같았다. 병원에 가 상담해보니 스트레스로 인한 것이라고 했다. 우울증으로 항정신성 약물투여를 한 적이 있다.” 

“아들이 등록금을 내지 못해 제적당할 뻔했다.” 

“가족 간의 갈등이 있었다. 아내와 많이 싸웠고 이혼 위기가 있었다.”

 

이 글들은 필자가 가상으로 만든 것이 아니다. 5년 전 필자가 총괄책임을 맡아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지원받아 호루라기재단이 진행한 ‘내부공익신고자 인권 옹호 및 신장을 위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42명의 내부공익신고자들을 인터뷰해 조직의 보복, 정신적 스트레스, 경제적 어려움 등을 조사할 때 나온 말 중 극히 일부를 발췌한 것이다. “여기 부정과 비리가 있다.”라고 소박한 마음으로 세상을 향해 외칠 때, 그 진실을 드러내기 위한 외침에 사회적 지지도 따르지만 그 이상의 가혹한 대가가 기다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찬사는 순간이지만 조직으로부터 당하는 유무형의 불이익은 그 끝이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감사원 감사비리를 신고했던 현준희 씨는 “고발은 짧고 고통은 길다”라는 명언을 남길 정도였다.

 

그 고통의 유형은 다양하다. 내부고발을 결심하는 과정에서는 물론이고 폭로 이후에는 ‘배신자’로 낙인찍혀 해고, 업계에서 퇴출당하거나 생계의 어려움을 겪고 가족의 희생이 뒤따르며, 심한 경우 가족 관계가 파탄에 이르기도 한다. 동료들의 차가운 시선과 따돌림, 지인들의 기피, 지난한 법정 투쟁 등으로 인한 정신적 외상 역시 동반되고 그 과정에서 자살 충돌을 느끼기도 한다. 때로는 신분 노출로 인해 누리꾼의 공격을 당하거나 협박, 물리적 위해, 보복에 대한 두려움에 시달리기도 하고 실제 폭력을 당하기도 한다. 

 

공익제보자 보호를 위해 「부패 방지와 국민권익위원회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과 「공익신고자보호법」을 더욱 강화하는 것이 물론 최우선 과제일 것이다. 이러한 법적 보호라는 방패가 더욱 커지고 강해지더라도 그 방패가 있는지도 모르거나 제대로 몸을 못 가린다면 소용이 없을 것이다. 제보하기 전, 혹은 제보한 후 공익제보자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미리 체크해야 할 행동수칙이나 지침을 알고 있어야 할 것이다.①

 

공익제보자를 위한 단계별 행동수칙

고발 과정은 불법이나 잘못된 행동을 인지하는 순간부터 시작한다. 이 첫 단계에서는 가장 먼저 전문가 또는 경험자로부터 조언을 구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가능하면 조직 내부에서 문제를 시정할 수 있는 절차를 밟는다. 물론 그 과정을 따르다가 오히려 신분이 노출되어 불이익에 노출되거나 불법행위 증거를 은폐할 수 있다는 위험이 있다. 내부 시정이냐, 국민권익위원회 등 외부 신고냐는 조직 차원의 부정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조직의 부정에 대해 동료들의 생각을 조심스럽게 들어보면서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조직의 규정을 준수하고 직무에 더 충실함으로써 보복성 징계의 빌미를 제공하지 않도록 한다. 

 

제2단계는 ‘신고의 결정 및 이행 단계’다. 이 단계에서는 첫째, 입증 책임을 위한 증거 자료를 최대한 많이 확보해야 한다. 조직의 공식적인 자료가 아니더라도 일기나 비망록에 꼼꼼하게 적어두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교장이 나에게 협박 가했다”라고 기록하기보다는 “교장 : (자기 책상에 있던 서류를 던지고 나를 노려보면서) 다시 한 번 더 학생 편들면 옷 벗을 각오해야 할 거야”라는 식으로 시나리오처럼 작성하는 것이 좋다. 둘째, 보호받을 수 있는 법과 제도를 철저히 조사하고 최대한 활용한다.

 

셋째, 법률적 분쟁이 발생해 장기화할 수 있음을 감안해 법률적 조언을 구한다. 이를 통해 조직이 각종 법률을 들어 징계의 구실을 만드는 것에 대해 대비해야 한다. 넷째, 신고 방법을 숙지한다. 현행 법령에서는 법에서 정해놓은 신고처가 아닌 언론, 시민단체, 종교단체, 노조 등을 찾아가 제보할 경우 보호를 받기 어렵다는 점을 알고 있어야 한다. 다섯째, 시민단체 등 도움을 줄 수 있는 곳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한다. 참여연대 공익제보지원센터, 호루라기재단, 내부제보실천운동 등 지원 단체와 충분히 협의해 제보를 준비하는 것이 조직의 보복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불이익을 당한 후 내부고발 보호단체를 찾아오게 되면 단체 차원에서도 지원하기가 여의치 못할 때가 많다. 

 

‘의로운’ 행위가 더 이상 ‘외롭지’ 않도록

끝으로 ‘신고 이후’ 단계에서는 무엇보다도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많은 내부고발자들은 자신이 보고 들은 것을 있는 그대로 제보했으니 그것으로 다 될 것이라는 ‘순진한’ 마음을 갖고 있다. 그러나 조직은 그렇지 않다. 조직 입장에서는 재판을 몇 년간 진행하더라도 별 어려움이 없지만 고발자는 그 과정에서 먼저 지쳐나가게 된다. 소송이 진행되면 몇 년 걸릴 수 있다는 인내심을 갖고 작은 일이라도 꾸준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자신의 건강을 스스로 챙겨야 한다. 

 

다음으로 신분노출에 주의해야 한다. 설령 조직에서 내부고발자인지 물어보더라도 의연하게 대처해야 한다. 조직의 색출 작업은 불법행위라는 점을 말하고 ‘내가 제보자가 아니다’라고 해야 한다. 주어진 직무에 더 충실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만일 신고로 인한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면 법에 따라 권익위에 보호 조치를 적극적으로 요청한다. 

 

내부고발 자체에 나서는 것 자체가 만만치 않은 현실에서 제보자들에게 이러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서 “당신을 보호하기 위해 스스로 이런 것들을 준비해라”고 요구한다면 오히려 고발을 심각하게 고민하다가도 나서지 않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이러한 몇 가지 행동수칙을 제시하는 것은 공익을 위해, 정의를 위해, 시민들을 위해 용기를 내어 호루라기를 부는 이들이 있을 것이기에 그들의 ‘의로운 행위’가 더 이상 ‘외롭지 않도록’하기 위해 함께하는 사람들이 또한 있다는 것을 전해주고 싶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혼자 고민하지 말고 홀로 행동하지 말고 고발에 나서기 전에 꼭 내부고발 지원 단체를 찾을 것을 다시 한번 당부한다. 

 

표2

 


해당 내용은 필자가 공저자로 참여했던 『내부고발자, 그 의로운 도전』에 담긴 20개 가이드라인을 정리한 것이다.

화, 2018/04/03-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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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3_제보자들

어느 사학비리 
공익제보자의 이야기 

글. 김형태 교육을바꾸는새힘 대표, 전 서울시 교육의원

 

 

사학비리 종합세트, 양천고를 고발하다 

뜻하지 않게 교단을 떠난 지 거의 9년 만에 다시 교단에 섰습니다. 학교로 돌아오는 길은 참으로 멀고도 험했습니다. 수면장애와 우울증, 기혈순환장애 등으로 죽기보다 힘든 나날을 보낸 적도 많았습니다. 정말 열흘 가까이 잠을 한숨도 이루지 못한 적도 있었고, 숨 쉬는 것이 고통스러워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 싶어 자살 기도를 한 적도 있습니다. 

 

양천고는 1995년, 1998년, 2010년, 2015년 감사와 수사 때마다 차마 학교라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치졸하고 충격적인 비리들이 드러났습니다. 동창회가 없음에도 동창회비를 받는가 하면, 수업하지도 않는 유령교사를 교육청에 이름 올려 월급을 받아냈다가 2011년 당시 이사장이 대법원으로부터 벌금 5백만 원을 받았고, 건축 쓰레기 불법 매립에 의한 벌금까지 학교 돈으로 지불하여 문제를 일으켰으며, 학교회계를 쌈짓돈처럼 사용하다가 발각되기도 했습니다.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사학비리 백화점이자 종합세트’인 양천고는 한 마디로 장삿속으로 학교를 운영하는 대표적인 부패사학이었습니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학교 안에 가짜로 급식회사를 만들어 수년간 폭리를 취하고, 정 전 이사장이 그 급식업체 대표와 직원들을 데리고 학교 돈으로 제주도와 중국 등으로 여행을 다니다가 적발된 것입니다.  

 

저는 지난 2008년, 교육자적 양심으로 학생들과 교직원들을 대표하여 상록학원 양천고등학교의 사학비리(급식비리, 공사비리, 회계비리 등)를 서울시교육청에 공익제보(감사요청)하였다가 이 사실이 법인에 알려지면서 2009년 3월 부당하게 해직되었습니다. 이후 저는 13개월 동안 학교, 교육청, 검찰청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며 부패사학과 싸웠습니다.  

 

제자들 앞에 당당하기 위해서 그랬습니다. 교단에서 “가르친 대로 행동하고 배운 대로 실천하라”고 해놓고 제 자신이 어려움에 처하자 소리소문없이 사라지는 부끄러운 스승은 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저 좋은 선생님이 되고 싶었을 뿐인데, 당시 이명박 정부와 공정택 서울 교육감은 저와 같은 평범한 사람을 투사로 만들고 말았습니다. 

 

사학비리를 사회적 의제화하는 데 기여했다며 시민단체 추천으로 저는 2010년 6.2지방선거 통해 교육의원에 당선되었고, ‘해직교사에서 교육의원으로 당선, 계란으로 바위를 깨뜨린 사람’ 등 그해 화제의 인물이 되었습니다. 마침내 교육청은 양천고에 대한 특별감사에 착수했고, 검찰은 압수수색과 계좌추적을 통해 급식 등 상당수의 비리를 밝혀냈고, 관련자들이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해직교사

2008년, 양천고등학교의 사학비리를 공익제보하고 해직된 김형태 교사가 당시 학교 앞에서 1인시위를 하던 모습 ⓒ김형태

 

공익제보 활성화 없이는 청렴하고 투명한 세상도 없다

학교는 누구를 위해서 존재해야 할까요? 당연히 학생을 위해 존재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 지극히 당연한 사실이 일부 사학에서는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학교를 설립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학교를 개인소유물로 여기고 장삿속으로 학교를 운영하며 전횡을 휘두르는 사학들이 적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사학은 치외법권적 특권을 누리고 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교육이 엄연히 공적인 것임에도 여전히 많은 사학이 교사채용, 입학부정, 성적조작, 공사시설비리, 공익제보자 탄압 등 부정부패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고 일부 비리사학은 마치 조폭집단처럼, 법인 이사장의 왕국처럼 운영하며 온갖 파렴치한 전횡, 위법, 탈법을 자행하고 있어 ‘복마전, 비리의 온상, 부패종합백화점, 이게 학교냐? 교육기관 맞느냐?’며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사학비리는 학생들의 꿈을 훔치는 나쁜 도둑질이고, 교직원들에게 영혼 없는 삶을 강요하는 몹쓸 짓입니다. 그런데 사학비리를 공익제보하면, 교육청이 한번 봐주고, 경찰과 검찰이 한번 봐주고, 재판부가 전관예우, 유전무죄 적용하여 또다시 봐주는 관행으로 인해 결국 유야무야 되는 일이 많다는 것입니다. 판사가 정해지면 그 판사에게 가장 영향력 있는 변호사를 찾아 착수금으로 1억 이상의 거금을 갖다 주면, 구속될 사람이 불구속되고, 기소될 사람이 불기소되고, 유죄가 무죄가 되는 세상이니, 공익제보한 사람들이 가장 허탈해하고 분노하는 것이 바로 이런 기가 막힌 악습입니다. 

 

또 하나는 도둑을 신고했는데 잡으라는 도둑 대신 신고자를 잡는 세상입니다. 제가 2009년 부당하게 해직되었을 때, 교육청, 교육부, 법무부, 청와대 등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어떤 국가기관도 도움을 주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국민권익위와 국가인권위마저도 사립학교는 공공기관이 아니고 사립학교 교원은 공무원이 아니기에 도움을 줄 수 없다고 했습니다. 사립학교 교원은 국민이 아니냐고 몇 번을 따져 물었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이후 시민단체의 눈물 나는 노력과 강한 요청으로 ‘국가인권위’와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 그리고 ‘부패방지법’에는 사립학교 교원도 포함되었으나 여전히 ‘공익신고법’에는 포함되지 않아 사각지대로 남아있습니다. ‘공익신고법’에도 속히 사립교원이 포함돼야 하고, 더 나아가 별도의 독립적인 ‘공익제보자보호법’이 제정돼야 할 것입니다.  

 

사학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공공성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공익제보 활성화’가 절실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사학의 경우, 공익제보자에 대한 안전장치가 마련되지 않아, 사학비리 공익제보자들은 보복성 징계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공익제보자보호법’과 같은 보다 실효성 있는 법률이 제정되어야 사학비리를 제보한 공익제보자들이 불이익조치를 당하더라도 신속하게 보호 및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불이익조치 등 보복성 징계를 감행한 가해자와 학교법인에도 민형사상의 책임을 묻는 등 처벌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이번에 공익제보자 자격으로 처음 공립 특채됨으로 새로운 길이 열렸습니다. 제가 이제 처음 길을 열었으니 이후로는 더 크게 문이 활짝 열렸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말해, 현재도 교육자적 양심으로 공익제보 했다가 학교 안에서 이런저런 불이익을 받고 있는 교사들이 있습니다.  

 

공익제보자는 부패한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카나리아 새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세월호참사의 비극입니다. 참사 3개월 전에 이미 청와대 신문고에 내부자가 청해진해운의 잦은 사고와 개운치 않은 사고처리 의혹, 상습적 정원 초과 운항 실태, 회사 쪽의 편법적 비정규직 채용을 민원제기 했지만,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았던 것입니다. 반부패, 청렴도를 높이는 공익제보자 보호는 2018년을 경과하는 현재의 대한민국과, 교육계에도 꼭 필요한 일입니다. 

 

특집4-사진추가

양천고 사학비리 제보의 공로를 인정받아 참여연대 2010 공익제보자의밤 의인상을 수상한 김형태 교사(오른쪽 세 번째)

화, 2018/04/03-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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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보험 확대와 실업부조 도입

 

 

장지연 | 한국노동연구원 사회정책연구본부 본부장

 

들어가는 말

 

탈산업화와 서비스경제로의 이행에 따라 제조업 노동자의 비중이 줄어들고 서비스업 종사자가 늘어나면서 파트타임을 비롯한 다양한 유형의 비정규직이 늘어나게 된 것은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 짧게는 30년, 길게는 50년 동안 전세계적으로 관찰되어 온 변화이다. 최근에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디지털 기술의 발전에 따라 인터넷 플렛폼을 기반으로 하는 ‘on-demand economy’의 확대가 이루어졌는데, 이에 따라 고용형태의 다양화와 불안정화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전통적인 유형의 임금노동자의 소득단절에 대응하는 방식으로 발전해 온 사회보험 중심의 실업안전망에 일대 개혁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사회보험제도는 노동자계급의 연대와 노동-자본 간의 암묵적인 협약에 근거한 것이므로, 보호의 필요성이 큰 불안정 노동자층이 증가하고, 임노동자성이 모호한 집단이 증가하는 상황에서는 유지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불안정 노동자층을 사회보험에서 배제하여 사각지대의 문제에 직면하거나, 사회보험 재정의 안정성이 훼손될 위험이 발생한다. 어느 쪽이든 사회보험의 원리와 기능 자체에 대한 이의가 제기될 수 있다.

 

한 나라의 고용안전망 구조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① 실업보험 ② 실업부조 ③ (일반)공공부조가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이해해야한다. 좀 더 넓게 보자면 근로연령대 인구의 소득중단에 대응하는 수단으로 기능하고 있는 질병급여나 장애급여제도까지 살펴보아야 한다. 실업보험은 기여(&근로이력)에 근거하여 수급권이 발생하며, 구직활동에 대한 확인이 전제되기는 하지만 자산조사는 하지 않는 제도이다. 가입과 기여에 따라 수급권이 발생하기 때문에 고용이 불안정한 노동자들이 제도 내로 포섭되지 못할 위험이 있다. 실업부조는 조세로 재원이 조달되며 자산조사를 통하여 저소득층으로 판별된 실업자에게 지원되는 현금급여이다. 국가에 따라 실업보험제도와 통합되어 있는 경우도 있고, 일반 공공부조와 통합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 공공부조는 빈곤층 보호제도이지만, 근로능력자를 포괄하면서 추가적인 구직활동 조건을 요구하는 경우 실업부조를 포괄하는 제도로 운영될 수 있다.

 

이 글에서는 현재 우리나라 노동시장이 어떤 상태에 있는지 고용형태의 다양화와 정규직 임금근로자 감소의 측면에서 살펴보고, 현행 고용보험의 실업급여가 커버하지 못하는 부분이 어느 정도나 되는지 살펴본다. 실업보험제도는 커버리지를 확대해 오기는 하였으나 미흡한 수준이며,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에서 근로능력자를 배제하지 않으나 실제로는 매우 적은 수의 근로능력자만이 포함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인식에 바탕을 두고 고용보험 적용대상의 확대와 실업부조 도입의 필요성을 제기하고자 한다.

고용형태의 다양화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의 고용형태별 부가조사에 따르면, 고용형태와 기업규모에 따라 사회보험 가입률에서 차이가 나타난다. 사회보험 가입률은 대규모사업장 정규직원의 경우 거의 100%인데 비해서, 대규모 사업장 비정규직은 80%, 중소규모 사업장 정규직 역시 약 80%이며, 중소규모 사업장 비정규직은 35% 수준에 불과하다. 우리의 논의 과정에서 두 가지 문제가 중요하다. 첫째 문제는 비정규직 임금근로자의 규모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 문제는 애초에 실업보험이 보호대상으로 삼고 있지 않은 비임금 근로자의 규모가 특수근로형태 종사자의 형태를 띠면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정부공식통계에서 비정규직은 전체 임금근로자의 33%로 나타난다. 여기는 기간제 근로자와 시간제 근로자, 그리고 파견·용역·특수고용 등의 비전형 근로자가 포함된다. 비전형 근로는 호출근로, 가내근로, 파견과 용역, 그리고 특수근로형태 종사자의 다섯 가지 하위범주로 파악된다. 이러한 분류체계에서 누락하게 되는 부분이 크게 두 영역이 있다. 첫째, 이 분류에서 사내하청 유형의 간접고용은 따로 포착되지 않는다. 고용형태 공시자료에 나타난 대기업 간접고용 노동자 93만 명은 비정규직으로 간주하는 것이 타당하다. 둘째, 「경제활동인구조사」에서 특수고용형태 근로자는 약 50만 명이다. 그러나 인권위원회 보고서(2015)에 따르면 임금 근로와 비임금 근로의 경계에 있는 근로자의 수는 이보다 훨씬 많아서 최대 227만 명까지 추산할 수 있다고 한다. 외국에서는 독립계약자(independent contractors)나 프리랜서라는 명칭으로 불리는 노동자로서, 사실상 단일한 업체와의 계약관계를 갖고 구체적인 업무지시를 받는 경우가 여기에 포함된다. 학습지 교사, 학원 강사, 보험 판매원, 각종 배달원 등 구체적인 직종은 매우 다양하다. 만약 이들을 현행 분류체계와는 달리 비정규직 임금근로자로 본다면, 전체 임금근로자 중에서 비정규직의 비율은 최대 42.5%까지 넓게 잡아 볼 수 있게 된다.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은 임금 근로자와 자영업자의 경계에서 나타나는 고용형태인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이하 특고)’이다. 이들은 근로기준법상 노동자로 인정되지 않으며 사회보험에서도 오직 산재보험에서만 극히 일부가 보호를 받고 있다. 서구에서도 ‘독립계약자(independent contractors)’로 불리는 근로자 범주가 증가 일로에 있다. 이 밖에도 플랫폼 이코노미의 확산으로 점차 증가 일로에 있는 앱노동자 역시 임금 근로자와 자영업자의 경계에 선 노동자이며, 근로 조건과 사회적 보호 측면에서 정책적 대안 마련이 요구되는 주요 집단이다. 이들의 고용안정 문제는 좀 더 풀기 어려운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들을 사회보험의 체계 내로 포섭하는 과제는 고용안정과는 독립적으로 다루어서 전향적으로 해결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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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안전망의 현황

 

우리나라 근로연령대 인구의 빈곤율은 2014년 기준으로 9.6%이다. 아동(0~17세) 빈곤율은 8%인데, 아동빈곤율과 근로연령대 빈곤율은 나란히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근로연령대 가구가 빈곤에 빠질 위험은 가구원의 소득활동 중단 때문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실업자 안전망이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일반적으로 근로연령대 인구가 실직했을 때 받을 수 있는 공적 급여는 고용보험의 실업급여와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생계급여 두 가지가 있다. 실업급여는 실직 이전에 일정기간 고용보험에 가입되어 보험료를 납부했어야 한다. 생계급여는 자산의 소득환산액을 포함한 가구소득이 평균가구소득의 29% 미만이면서, 달리 부양해 줄 사람이 없는 자라야 수급할 수 있다.

 

실업보험과 실업부조 수급자를 합쳐서 전체 생산가능인구 대비 수급자 비율을 계산하면, 선진국의 경우 대체로 3%이상, 제도의 포괄성이 높은 국가는 5%이상으로 나타나는데 비해 우리나라는 이 수치가 0.2%로 심하게 낮은 수준이다(이병희 외, 2013). 사회보조 수급률은 2.7%로 이 수치가 유난히 높은 수준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제도들이 너무 약하기 때문에 생산가능연령대 인구가 의지할 수 있는 안전망이라고는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가 거의 유일하다시피 하다는 결론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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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에 실업급여 수급률(실업자 수 대비 수급자 수)은 약 35%이다. 실업급여 수급률을 결정하는 요인은 ① 실업보험 가입률과 ② 급여 지급 기준의 엄격성인데, 우리나라 실업급여 지급기준의 엄격성(구직활동 여부 확인 등)은 OECD 국가들 중에서 중간 정도이지만, 고용보험 적용과 가입의 사각지대가 큰 것이 실업급여 수급률을 낮추는 주된 요인이 되고 있다(황덕순, 2015). 2014년 8월 기준으로 고용보험법 상 가입대상 4명 중 한명은 미가입 상태에 있다. 전체 임금근로자 기준으로는 64%, 취업자 기준으로는 46%만이 고용보험에 가입되어 있다(표 3 참조).

 

일단 실업급여를 받는다고 할지라도 수급기간이 짧고 소득대체율도 낮은 편이라서 안전망으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한다. 먼저 실업급여 수급기간의 상한(maximum duration of unemployment benefits)을 살펴보자면, OECD는 국가 간 비교를 위하여 18세부터 22년간 실업보험료를 내온 40세 근로자가 실직한 경우를 기준으로 계산하였는데, 우리나라는 7개월로 가장 낮은 그룹에 속한다. 연령과 가입기간에 따라 달라지는 소정수급기간의 평균은 4.8개월이고, 실제 실수급기간은 평균 4.1개월이다(황덕순 2015). 소득대체율은 실직 이전 임금의 50%이지만, 상한액(43,000원)과 하한액(최저임금의 90%) 적용을 받는다. OECD 자료에서 우리나라 실업급여의 소득대체율이 30% 수준으로 나타나는 것은 수급기간을 고려하기 때문이다. 즉, 실직 후 1년 기간의 평균으로 계산한다. 수급기간과 소득대체율을 동시에 고려할 때 우리나라 실업급여는 실업자 안전망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기에는 크게 부족하다고 평가 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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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우리나라의 공공부조 수급률은 매우 낮아서, 보편주의적 현금급여가 발달하여 빈곤율 자체가 매우 낮은 북유럽 국가와 비슷한 수준이다. 즉, 우리나라는 빈곤인구가 자체가 적은 것이 아닌데 공공부조 수급률은 낮다. 2014년에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수급자는 약 133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2.6%에 해당한다. 이것을 빈곤인구 대비 비율로 다시 계산해 보면, 시장소득 기준 빈곤자의 15%만이 공공부조로 생계보호를 받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가처분소득 기준 빈곤인구 대비로는 18.3% 정도가 된다. 연령대별로 빈곤인구대비 수급률을 계산해 보지 못하였지만, 노인에 비해 근로연령대 인구는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생계급여의 수혜자가가 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는 것은 무리가 아니다.

 

 

근로연령대 실업안전망 강화 방안

 

실업안전망을 새롭게 설계하기 위해서는 특정 집단을 배제하지 않고 실업자(& 저소득층 실업자)를 폭넓게 보호할 수 있는 제도로 설계하면서도 집단별로 다른 보호체계를 운영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기존 고용보험의 적용대상을 가능한 한 넓게 확대하되, 이것으로 충분하지 않은 취약계층 대상을 위하여 보완적인 제도를 운영하자는 것이다.

 

▪ 실업보험 대상확대

고용보험(실업보험)의 적용대상은 현행 임금근로자를 넘어서 확대할 필요가 있다. 두 가지 대안이 있다. 하나는 특수고용형태 근로자를 적용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이다. 특고는 근로기준법상 고용보호의 대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라고 할지라도 사회보험의 보호대상으로는 포괄한다는 취지이다. 다른 나라의 사례를 보더라도 고용보호 대상에 비해 사회보험 대상은 훨씬 넓게 정의된다. 이 경우 특수고용형태 근로자를 현행 산재보험제도의 사례보다는 좀 더 과감하고 폭넓게 인정하여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실제로는 대상 확대의 의미가 크지 않다.

 

이 보다 좀 더 과감한 다른 하나의 안은 특고 뿐 아니라 순수한 자영업자까지도 실업보험의 적용대상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즉, 임금근로자 뿐 아니라 특고와 자영자를 포함하는 모든 경제활동참가자를 실업보험의 대상으로 할 수 있다. 한 발 더 나아가자면, 덴마크 등의 경우와 같이, 학생도 임의가입이 가능하도록 문을 열어두고 청년실업자에 대한 보호수단으로 운영할 수도 있다.

 

그동안 임금근로자의 성격이 불확실한 근로자에까지 실업보험의 적용을 확대하는 데에는 두 가지 걸림돌이 있었다. 하나는 자영업자의 실업은 폐업으로 인한 것이고, 이는 곧 위험의 일부가 자기결정의 결과라는 점 때문에 사회보험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논리이다. 이 문제는 임금 근로자 중에서 자발적 이직자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제기되는 문제이므로 같은 논리로 대응할 수 있다. 임금 근로자의 자발적 이직에 대해서도 실업급여를 지급하는 국가가 많고, 우리도 임금 근로자의 자발적 이직과 자영업자 실업에 대해 모두 실업급여를 지급하는 방안을 취할 수 있다. 단, 수급시작 시점까지의 대기기간을 비자발적 실직자보다 길게 두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또 다른 걸림돌은 대상을 확대할 경우, 누가 고용주인지 특정하기 어려운 특고 노동자나 자영업자의 경우 사회보험료를 누가 낼 것인가의 문제이다. 임금근로자는 노사가 절반씩 기여금을 부담하는데, 특고나 자영업자라고해서 보험료를 전적으로 근로자 자신이 부담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운영하기는 어렵다. 임금 근로자 이외의 가입자에 대해서 국가가 조세로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이 한 가지 방법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방법은 기업으로 하여금 가능한 한 노동자를 특고나 프리랜서 형태로 고용하고 싶도록 만드는 부정적인 인센티브를 제도설계에 담는 것이 된다. 따라서 보다 근본적인 대안은 임금 근로자를 포함한 모든 실업보험 대상자에 대해서 고용주 부담분을 없애고 국가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이다. 고용주는 근로자 개인을 특정하여 보험료를 내지 않고, 조세 등 다른 간접적인 방법으로 기여금을 갹출할 수 있다.

 

▪ 실업부조 도입

실업부조는 ‘부조’이므로 가구의 소득수준을 고려하여 실업자를 지원한다. 실업급여 수급대상이 되지 못하면서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생계급여 대상도 아닌 구직자를 지원하게 된다. 즉, 가구의 소득수준은 빈곤상태이지만 다른 이유로 생계급여를 받지 못하는 가구의 구직자와 최저생계비 수준은 아니지만 저소득층인 차상위계층 가구의 구직자가 지원대상이 된다. 실제로 도움을 받게 되는 대상은 청년층이나 경력단절 여성들 중에서 저소득층에 속하는 구직자, 자영업을 하다가 폐업한 자 등 현행 고용보험제도의 보호대상이 되지 못하는 저소득층 구직자들이다. 또한 고용보험 가입이력이 있어서 실업급여를 받았다고 할지라도, 실업급여를 모두 소진할 때까지 재취업하지 못한 저소득층 구직자도 실업부조 대상이다. 요컨대, 실업부조는 일정 소득이하의 가구에 속하는 개인이면서 구직활동을 하고 있는 자에게 고용서비스와 함께 생계급여를 지원하는 제도로 도입되어야 한다.

 

현행 취업성공패키지I 사업을 실업부조로 제도화 할 수 있다. 2015년 기준으로 취업성공패키지I 사업에는 약 14만 5천 명이 참여하였고, 참여수당, 훈련수당, 취업성공수당 등의 형식으로 1인당 연간 평균 76만 원이 지급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현재는 사업의 형태로 진행되지만, 실업부조로 제도화되면 가격요건에 해당하는 사람은 모두 지원하게 되고, 생계지원의 의의도 더욱 강화되게 될 것이다.

 

 


<참고문헌>

이병희 외(2013) 『한국형 실업부조 도입방안』 한국노동연구원. 고용노동부 용역과제

이병희 (2015) ‘고용보험 20년의 평가와 과제: 사각지대와 실업급여을 중심으로’ 한국사회보장학회 춘계학술대회 발표문

황덕순 (2015) ‘실업급여 사업의 성과와 발전방향’ 고용보험 20주년 기념 학술대회 발표문

 

 

 

토, 2017/04/01-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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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년생, 김현우

김현우 회원

 

글. 호모아줌마데스

두 딸을 키우고 있는 애 엄마. 2007년 참여연대 회원 가입과 동시에 자원활동 시작. 아카데미 느티나무에서 ‘백인보’라는 코너에 비정규적으로 인터뷰 글을 쓰고 있음. 특기사항 : 합기도 빨간띠.

사진. 이한나 미디어홍보팀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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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로 가득한 전철 안에서  『82년생 김지영』을 읽었다. 마지막 장을 넘기며 문득, 눈물이 났다. 그 눈물은 처음엔 나로부터 시작해 두 딸아이에게 머물렀다가 세상 인구의 절반에게로 퍼져나갔다. 돌아보면, 아무 이유도 없이 가해지는 폭력과 차별들이다. 세상은 ‘미투운동’으로 떠들썩하지만 여성으로서 겪는 크고 작은 모순들이 모두 ‘운동’으로 변환되지는 않는다. 눈물은 멈추었으나 새로운 길은 보이지 않았다.

 

인터뷰를 준비하며 ‘95년생 김현우’에 관한 자료들을 읽었다. 그녀는 마치 나의 좌절과 절망을 치유하기 위해 나타난 듯했다. 인생은 가끔 이렇게 우연의 힘에 기대어 다시 앞으로 나아간다. 

 

신세계

떡볶이 체인점에서 알바를 마친 그녀가 파주에서 참여연대까지 버스를 타고 한 시간 반이 걸려 도착했다. 퇴근 시간대에 한 시간을 넘게 왔으면 지칠 만도 할 텐데 그녀는 예상했던 대로 씩씩하기만 했다. 스물세 살, 새봄처럼 파릇한 그녀 앞에 앉아 이야기를 듣는다. 

 

“고등학교 졸업 후 미래에 대해 고민이 많았어요. 처음엔, 자격증을 따고 세무사 사무실에 들어간 다음 방통대를 가야겠다고 결심했죠. 근데 막상 세무사 사무실에 다녀보니, 아침 여섯 시에 일어나 일곱 시 반까지 출근하고, 퇴근은 밤 열한 시나 새벽 두세 시. 세금 신고 철에는 한 달 내내 캐리어에 짐 싸 가지고 와서 사무실에서 살아야 했어요. 이 정도면 차라리 정말 돈 많이 주는 데 가서 일해야겠다는 생각에 그만두고 나왔죠.”

 

대입에 실패한 것을 어떻게든 만회하고 싶었다. 돈을 많이 벌어 성공이란 것도 하고 싶었다. 긴 고민 끝에 선택한 것이 반도체 생산직이었다. 

 

“들어갈 땐 한 2~3년 열심히 해서 아파트 사야지, 이런 마음이었어요. 사실 제가 청소년 상담사나 진로 교사 이런 쪽에 관심이 많았거든요. 근데 사회에 나와 내가 하는 일들이 그런 활동과 너무 동떨어져 있어 스스로 회의가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2교대로 근무하며 하루 다섯 시간 밖에 못 자면서도 학점은행제?를 통해 심리학에 관련한 공부도 하고 그랬죠. 그때 읽었던 책에 우연히 참여연대에 관한 부분이 있었는데, 휴대폰으로 참여연대를 검색해 보니 마침 ‘청년공익활동가학교’라는 프로그램의 신청을 받고 있는 중이었죠.”

 

마침 반도체 공장을 그만두고 쉬고 있던 그녀는 이 프로그램이 정확히 뭔지도 모르고 신청을 했다. 너무 궁금했고 너무 하고 싶었기에 지원서에 이것저것 아주 자세히, 아주 길게 써넣었다. 그러나, 무엇인지도 몰랐던 그 한 달짜리 프로그램이 그녀의 인생을 바꾸어 놓았다. 

 

“전에는 사회문제라든가 시민운동 같은 건 알지도 못했고 관심도 없었어요. 근데 ‘청년공익활동가학교’를 통해 세상을 바꾸기 위해 행동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처음으로 알게 되었어요.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전혀 다른 세계,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게 된 거예요.” 

 

휴대폰 검색을 통해 만난 ‘우연’은 그녀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대체 무엇이 얼마나 바뀌었을까.

 

행운

원래 인생의 목표는 돈을 모으는 거였잖아요, 그것도 바뀌었나요?

“지금은 독립적인 생계를 유지할 수 있을 정도만 벌고 있어요. 이젠 돈보다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위해 더 많은 시간을 보내요. 진짜 내 가슴을 뛰게 만드는 것들을 위해 이렇게 시간을 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행운이죠. 이런 삶을 살 수 있게 되어서 늘 감사한 마음이에요.”

 

반도체 생산직에 근무하던 그녀는 이제 청년참여연대 정치분과장으로 있다. 아파트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더 관심이 많으며, 심리학 대신 선거제도개혁과 청년수당, 정책제안과 권익옹호 등 ‘애드보커시’에 대해 공부한다.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내 자신이 많이 부족하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주위에 비슷한 활동을 하는 다른 이들은 아는 것도 많고 글도 잘 쓰고 말도 논리적으로 하는데, 난 너무 무식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한때는 슬럼프도 왔었죠.”

 

부족한 부분은 노력으로 채웠다. 일주일에 책 한 권을 읽었고 배움의 기회가 있으면 무조건 찾아갔다. 토론회, 강연회, 기사쓰기 강좌, 참여연대 느티나무의 강의들. 그뿐이 아니다. 매일 신문을 읽고 『참여사회』 읽기 모임에도 참여한다. 

“배우는 모든 것들이 좋아요. 특히 느티나무에서 애드보커시와 혁명에 대한 강의들을 들을 때는 가슴이 막 벅차오르더라고요. 더 많이 배우고 실력을 쌓으려고 해요. 그걸 바탕으로 하반기부터는 청년참여연대 정치분과장으로서도 본격적인 활동을 펼쳐나갈 계획입니다.”

 

인터뷰 자료에 첨부된, 그녀의 인터뷰 기사를 몇 개 읽었다.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할 거라고 하더니, 기사 안에 그녀는 이미 어마어마한 활동을 하고 있었다.

“제겐 ‘선거제도개혁으로 의회민주주의를 세우겠다’라는 비전과 목표가 있어요. 1등만 당선되는 지금의 선거제도는 거대 정당에 유리할 수밖에 없어요. 거대 정당은 37% 정도의 득표율로 과반의 의석을 확보하고 권력을 독점하게 되죠. 따라서 정당득표율대로 의석을 배분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선거제도를 개혁해야 해요. 현재의 공천 과정을 생각해보면 지역구 위주의 정치에서는 자본이 부족한 청년들이 절대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거든요.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실시되면 의회 내 독과점이 타파되고 다양한 계층의 목소리들이 힘을 얻게 될 거예요.”

 

활동

2017년 국회 앞에서 선거제도 개혁을 요구하며 자발적으로 1인시위에 나선 김현우 회원 ⓒ김현우 페이스북 

 

왕복 버스비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그녀는 고양·파주지역의 시민단체들을 찾아다니며 ‘정치개혁고양파주시민행동’이라는 연대조직을 만들었다. 그 연대조직의 운영위원장이 된 그녀는 매주 토요일마다 캠페인을 진행하고, 평일 오전엔 출근시간대에 서울로 가는 광역버스 정류장에 나가 사람들에게 유인물을 배포한다. 사람들이 ‘연동형 비례대표제’라는 용어를 어려워해서 ‘행복한 나라, 민주주의가 정착된 나라에서 운영되는 제도’라고 설명을 시작한다고. 그렇게 대화가 시작되면 선거개혁과 관련된 것들을 ‘무조건 다’ 설명한단다. 그런데 이게 다가 아니다. 

 

“국회 앞에서 선거제도개혁과 관련한 1인 시위를 100차례 가까이했어요.”

 

오늘, 95년생 김현우가 73년생 아줌마를 여러 번 놀라게 한다. 

“신문을 보니, 선거제도 개혁에 대해서 여론도 국회도 별로 관심이 없더라고요. 그런 상황이 너무 답답해서 1인 시위라도 해야겠다고 나선 거예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답답함을 안고 살아가지 국회 앞에서 1인 시위할 생각 같은 건 안 하잖아요, 그것도 100번씩이나.

“가벼운 마음으로 뭔가 시도를 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인 거 같아요. 그때 마침 제가 독립을 해서 아침 시간이 자유로웠고, 그 일이 너무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국회까지 왔다 갔다 하는 버스비용을 감당할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거죠.”

 

‘국회까지 왕복 버스비용’이란 말이 날아와 굳을 대로 굳어진 나의 머리에 강하게 부딪혔다. 그녀가 말하는, 100번의 1인 시위를 가능케 했던 너무도 소박한 조건들. 생각해보면 지난날 세상을 바꾸는 데 필요했던 것들 또한 초 한 자루와 왕복 전철비가 전부 아니었던가. 어쩌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높은 이상과 강력한 수단이 아니라 지키고 싶고 바꾸고 싶은 무언가에 대한 진한 애정인지도 모른다. 

 

“또 하나 바꾸고픈 게 있는데 바로 ‘학교’예요. 학생도 학교의 구성원인 만큼 운영전반에 더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되었으면 해요. 학교에서 우리들의 삶에 정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가르쳤다면 사람들이 특히 젊은 세대들이 이렇게 정치에 무관심하진 않을 거예요. 그리고 민주시민교육, 성평등 교육, 생태학적 교육 등을 더 많이 하는 방향으로 공교육을 바꿔나가야죠. 중·고등학교만큼은 지방 시의회나 지자체 등과 더 많이 친숙해졌으면 좋겠고, 학생들과 지방의회 의원들이 같은 테이블에서 학교나 지역 현안을 함께 논의할 수 있는 수준까지 나아갔으면 해요.” 

 

그녀의 꿈은 시민단체의 활동가가 되는 것이다. 자신이 좋아서 하는 일을 돈까지 받으면서 할 수 있다면 너무도 감사할 것 같다는 그녀. 언젠가 그 꿈이 이루어지는 날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기에, 그녀는 오늘도 시간을 쪼개어 부족한 것들을 배우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또 다른 세상을 찾아 버스에 오른다. 

 

내 동생 만 18세 되어서 통장 만들었다. 통장을 만들고 스스로 알바도 하고, 돈도 모으고, 사회에 대한 자신만의 입장도 있다. 그런데 올해 613 지방선거를 할 수 없다. 근로계약, 입대, 결혼도 할 수 있는데, 충분히 자립된 삶을 살고 있는데도 지방선거를 할 수 없다는 것은 부당하다!! 예전 알바할 때 점장님이 만 17세 청소년이었다. 싹싹하고 사회문제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고, 가족과 친구들 주변사람들도 잘 챙기는 친구였다. 나는 내 동생과 그 친구와 나와 마주하는 모든 청소년 친구들이 꽃길만 걸었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선 ‘청소년 선거권/피선거권/정당가입허용’에 대한 권리가 꼭 주어져야 한다. 그리고 민주시민교육도 꼭 들을 수 있어야 한다. 미래에 대한 암울함, 무거움보다 생명력 있고 밝은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싶다!! 

- 21018년 2월 9일 김현우의 페이스북 중에서

 

95년생 김현우

17살, 13살 먹은 두 딸아이에게 『82년생 김지영』를 내밀었다. 아이들이 이 책을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까. 그럼에도 나는 ‘너희들이 살아나가야 할 세상이 어떤 곳인지 냉철하게 인식해야 한다’며 격앙된 목소리로 설명을 늘어놓았다. 

그리고 며칠 후, 나는 다시 두 아이를 불렀다. 이번에는 ‘95년생 김현우’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 안엔 불완전한 세상에 대한 걱정 대신 인간에 대한 믿음이 가득하다. 

 

“실제로 선거제도를 개혁하는 데 성공했던 나라들을 보면 10년 이상 관련된 운동들이 벌어졌어요. 오늘 내가 하는 이 활동이 당장엔 실패하더라도 개헌안에 ‘비례성 보장’ 정도의 문구만이라도 들어간다면, 작은 변화의 시작이 될 것이란 희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국회 앞에서 자신이 하나의 촛불로 변신한 피켓을 들고 환히 웃고 있던 그녀. 82년생 김지영과 함께 울었던 그 시간만큼, 오늘은 95년생 김현우를 따라 나도 환하게 웃어 본다.  

 


정규 대학교에 다니지 않고 전문학사 또는 학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제도

 

 

 

화, 2018/04/03-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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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보유세, 
네 가지 오해와 진실

글.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연구원 

참여연대 조세개혁센터 활동가 출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회의원 정책보좌관 활동. 현재는 나라살림연구소에 기거 중. 조세제도, 예산체계, 그리고 재벌 기업지배구조에 관심이 많음. 『진보정치 미안하다고 해야 할 때』, 『최순실과 예산 도둑들』 공저.

 

 

최근 한 보수단체 대표가 평양공연 음악감독 윤상을 비판한 말이 화제가 되었다. 윤상이 <임을 위한 행진곡> 작곡자 윤이상이나 월북한 윤기권과 같은 집안사람이라는 의혹을 제기하는 트윗 글을 썼다. 그러나 이에 대한 김형석 PD의 말은 짧고 강렬하다. “본명이 이윤상 입니다만.”

 

모든 국가정책에는 찬반양론이 발생할 수 있다. 건전한 토론은 항상 필요하다. 그러나 최소한 기본적인 사실에 대한 오해는 없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요즘 부동산 보유세 논쟁이 뜨겁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오해에서 비롯된 부분이 많다. 이에 부동산 보유세 관한 네 가지 오해를 풀어보자.

 

부동산 보유세는 조세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

첫 번째 오해, 부동산 보유세가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조세의 제1원칙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부동산 보유세는 재산세나 종합부동산세처럼 재산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내는 세금이다. 거주 주택이 있어도 소득은 발생하지 않는다. 소득이 없지만 단지 재산을 보유했다고 세금을 부과한다면 정말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조세의 대원칙에 어긋나는 걸까? 

 

중학교 때 배운 명제 단원을 돌이켜 보자. 참인 명제의 역은 꼭 참은 아니다. ‘소득이 있으면 → 세금이 있다.’ 가 참인 명제라고 하자. 그렇다고 ‘세금이 있으면 → 소득이 있다’는 역인 명제가 꼭 참일 필요는 없다. 다만 ‘세금이 없으면 → 소득도 없다’라는 대우 명제만 참일 뿐이다. 즉, 세금이 있으면 소득이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 마찬가지로 세금이 있으면 소득이 있을 수도 있고 재산이 있을 수도 있다. 

 

그래서 소득이 있을 때 내는 세금을 소득세라고 한다. 마찬가지로 재산이 있다는 사실 자체로 담세력(擔稅力)을 인정하고 내는 세금을 ‘재산세제’라고 한다. 둘 다 조세원칙에 부합한 세금이다.

 

두 번째, 부동산 보유세는 자산불평등을 교정하는 형평성을 추구하는 세제이지, 효율성을 추구하는 세제는 아니라는 것도 오해다. 부동산 보유세는 소득세제보다 오히려 효율성을 추구하는 세제다. 자원이 효율적으로 배분(allocation of resources) 될 때, 경제적 효율성이 증대된다. 소득세를 통해 소득이 분배(income distribution) 될 때는 형평성이 늘어난다. 자원이 효율적으로 배분된다는 의미는 가장 생산성이 높은 곳에 자원이 이용되어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의미다. 

 

부동산 보유세가 낮으면 어떻게 될까? 필요 없는 부동산을 보유하여 유휴자산이나 무수익자산이 늘어난다. 경제적 효율성이 줄어든다는 얘기다. 부동산 보유세를 높이면 보유세만큼의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못하는 자산은 매각되고, 한 푼이라도 더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생산적인 곳에 사용된다. 그래서 취득세와 같은 부동산 거래세는 낮추고 보유세를 높이는 것이 시장의 효율성을 증대시킬 수 있다. 

 

부동산 보유세는 경제원칙에 어긋난다? 

세 번째 오해, 부동산 투기를 잡고자 한다면 양도소득세 인상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양도소득세는 양도차익에 부과하는 소득세다. 즉, 발생한 양도차익에만 세금을 부과하게 된다. 그 말은 투자 또는 투기에 실패해도 기회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투자에 실패하면 양도소득세가 발생하지 않고 투자에 성공하면 세금도 늘지만 이익도 는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소득세 최고세율은 5억 초과에 42%다. 양도차익이 5억이 발생해도 내는 세금은 약 1억 5천만 원 정도다. 매매차익으로 5억을 벌 수 있다면 세금 1억 5천만 원은 내도 남는 장사다.

 

네 번째 오해는 거래가 발생하지 않았는데도 내는 보유세는 경제원칙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실 경제적 관점에서만 본다면 거래의 여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똑같은 주택을 보유하다가 판매 직후 다시 동일한 주택을 매입했다고 하자. 경제적 실질은 그대로다. 경제적 실질만 보면 실현, 즉 매매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실현과 미실현은 회계적 사건일 뿐이다. 보유한 부동산을 임대하여 소득이 발생한 것과 임대하지 않고 자가로 사용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자가로 사용하는 것은 임대의 기회비용만큼 스스로 향유하고 있는 상태다. 경제원칙만 보면 임대했을 때의 이익이나 사용했을 때의 효익이나 비슷하다. 그래서 임대했을 때만 소득세를 부과하고, 사용했을 때 재산세를 부과하지 않으면 경제적 행동에 왜곡이 발생한다.

 

세금 부과 여부에 따라 경제적 행동이 달라지면 재정학에서는 ‘사중손실(死重損失)’이라는 이름의 비효율이 발생한다고 한다. 거래 여부에 따라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경제원칙이라기보다는 현금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기술적 방법이다. 물론, 현금 유동성 문제는 조세 정책에서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문제기는 하다.

 

결국, 부동산 보유세를 높이자는 것은 조세원칙은 물론 경제원칙에도 맞는다. 특히 경제적 효율성을 추구하는 세금이다. 그래도 남는 찜찜함이 있다. 소득이 없는데 재산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세금을 내는 것에 불편한 사람도 있다.

 

그럼 자산이 없는데 소득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세금을 내는 행위는 어떨까? 어떤 사람의 자산이 마이너스 1억 원이다. 버는 소득은 모두 빚을 갚는데 쓸 뿐이다. 그래도 소득세는 그대로 낸다. 소득세를 내는 데는 자산은 고려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마찬가지로 재산세를 내는 데는 소득은 고려하지 않는 것이 재산세제의 특징이다. 다만, 현금유동성을 위한 배려가 필요할 뿐이다.  

 

세금

 

화, 2018/04/0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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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쓰레기

 

글. 장성익 환경저술가 

녹색 잡지 <환경과생명>, <녹색평론> 등의 편집주간을 지냈다. 지금은 독립적인 전업 저술가로 일한다. 환경 분야를 비롯해 다양한 주제로 책 집필, 출판 기획, 강연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람도 쓰레기라고?

비극의 섬 나우루에 관한 이야기는 어지간히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섬이 최근 들어 새로운 비극의 현장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은 듯하다. 

 

나우루는 남태평양에 있는 인구 1만 명 정도의 작고 외딴 섬나라다. 한때는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돈이 차고 넘쳤지만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비참한 나라로 전락하고 말았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나우루 사람들은 어느 날 섬에 인광석이라는 자원이 지천으로 묻혀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태평양을 오가는 수많은 철새의 배설물이 오랜 세월 땅에 스며들면서 만들어진 것이다. 인광석은 비료 등을 만드는 데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현대농업의 필수 자원이다. 인광석을 캐내 팔기만 하면 엄청난 돈을 손쉽게 벌 수 있게 된 것이다. 

 

이것이 비극의 시작이었다. 하루아침에 벼락부자가 된 나우루 사람들은 그저 먹고 마시고 놀기만 하는 생활을 즐기기 시작했다. 땀 흘려 일할 필요가 없어졌고, 모든 게 공짜로 주어졌다. 울릉도의 3분의 1 크기에도 못 미치는 좁은 섬에서 집집마다 자동차를 몇 대씩 굴렸다. 청소나 빨래 같은 집안일마저 나라가 월급 주고 고용한 외국인 이민 노동자가 대신 해주었다. 어른들이 어린아이들에게 용돈을 몇백만 원씩이나 주는 게 예사였다. 그 와중에 먹거리도 바뀌었다. 수입해온 패스트푸드와 가공음식이 이들의 식탁을 점령했다. 그 결과 이곳 사람 대부분은 비만에 시달리게 됐고 당뇨병이나 고혈압 같은 병에 걸렸다. 방탕한 세월은 오래가지 못했다. 치명타는 인광석 고갈이었다. 돈에 눈이 멀어 무분별하게 캐내기만 했으니 이는 당연한 결과였다. 땅은 다 파헤쳐져 폐허로 변했다. 사치와 환락의 삶을 떠받쳐주던 돈줄은 말라버렸다. 파괴된 자연과 고갈된 자원. 병들어 죽어가는 사람과 비참한 가난. 오늘날 나우루는 자연을 마구 약탈하면서 미래를 팔아넘긴 대가가 얼마나 참혹한지 생생하게 보여주는 비극의 섬으로 남아 있다. 

 

나우루

무분별한 인광석 채취로 인해 폐허가 된 나우루섬의 땅

 

그런데 최근 들어 이곳에서는 또 다른 비극이 벌어지고 있다. 망해가던 나우루 정부는 텅 빈 나라 곳간에 얼마간의 돈이라도 채우려고 오스트레일리아 정부한테서 돈을 받고 난민 수용소를 운영하는 데 동의했다. 오스트레일리아는 스리랑카, 미얀마, 아프가니스탄 등지에서 발생한 난민이 계속 밀려들고 있어 골머리를 앓고 있던 터였다. 이들 난민을 나라 바깥으로 쫓아내려는 오스트레일리아와, 절박하게 돈이 필요한 나우루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셈이다. 이에 따라 오스트레일리아 해군은 바다를 정찰하다가 난민들이 탄 배를 발견하면 바로 포박하여 3천 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나우루로 끌고 간다. 

 

끌려간 난민들은 삼엄한 경비로 악명 높은 수용소에 강제로 갇힌다. 수용소 막사는 쥐와 벌레가 들끓고 살인적인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게다가 비좁은 공간에 많은 난민을 한꺼번에 몰아넣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정부는 난민들에게 합법적인 신분을 인정해주지 않고 이런 수용소에 길게는 5년 동안이나 무작정 가둬 둔다. ‘우리는 짐승이 아니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단식 농성을 벌이거나 자살하는 사람이 계속 나오고 있다고 외신은 전한다. 어떤 이들은 이곳을 ‘죽음의 공장’이라 부른다. 고귀한 인간이 그야말로 더럽고 쓸모없고 귀찮기만 한 쓰레기 취급을 당하는 것이다. 

 

난민

나우루 난민수용소에 갇힌 어린들이 오스트리아로 돌려보내달라는 피켓을 들고 있다 

 

과잉과 잉여의 문명을 넘어

유한한 자원을 마구잡이로 탕진하고 일확천금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다 사람과 자연이 동시에 결단난 곳이 나우루다. 이런 곳에 이제는 인간이 쓰레기처럼 버려지고 있다.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은 이것이다. 이런 일이 나우루에서만 벌어지는 걸까?

오늘날 이 세상과 우리 삶을 지배하는 건 자본주의다. 자본주의란 본질적으로 모든 것을, 심지어는 사람과 생명마저도 돈으로 사고파는 상품으로 만들어버리는 독특한 시스템이다. 칼 폴라니가 말한 ‘악마의 맷돌(Satanic mills)’이 바로 이것이다. 모든 걸 상품으로 바꾸어버리니 버려지는 물건, 곧 쓰레기가 대량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고, 그 쓰레기의 대열에 인간도 낄 수밖에 없다. 사람과 삶의 상품화, 이것은 달리 말하면 사람과 삶의 ‘쓰레기화’이기도 하다. 

 

모든 쓰레기는 ‘잉여’에서 생겨나고, 잉여는 ‘과잉’에서 나온다. 모든 물질이 순환하는 자연에는 쓰레기가 없다. 자본주의를 과잉과 잉여의 문명이라 일컫는 것은 자본주의 시스템을 떠받치는 두 기둥이 성장사회와 소비사회인 탓이다. 성장사회란 양적인 경제성장을 맹목적으로 추구하는 사회다. 소비사회란 많이 가지고 많이 쓰고 많이 버리는 걸 떠받드는 사회다. 하나로 결합된 이 사회를 움직이는 ‘엔진’은 대량생산, 대량유통, 대량소비, 대량폐기 시스템이다. 물건 쓰레기는 물론 ‘사람 쓰레기’도 넘쳐날 수밖에 없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렇게 말했다. “자본주의 경제라는 독재자는 무자비하게 인간마저도 비생산적인 것으로 취급한다. 어떻게 주가지수가 2포인트 떨어지는 것은 뉴스가 되는데 집 없는 노인이 거리에서 죽어가는 것은 뉴스거리도 되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많은 사람이 자기 자신을 쓰고 버려지는 ‘소비재’라고 여기고 있지만, 이제는 심지어 쓰이지도 않은 채 그냥 ‘찌꺼기’처럼 버려지고 있다.” 

 

만성적 실업, 불안정한 노동자, 빈곤에 시달리는 노인, 불법 이주자, 떠돌이 노숙자, 슬럼가 빈민, 버려진 난민…. 자본주의의 횡포가 거세지고 양극화와 불평등이 깊어지면서 잉여 인간은 갈수록 늘고 있다. 과잉과 잉여의 문명으로서 자본주의 시스템은 본질적으로 쓰레기의 문명이다. 쓰레기로 취급받는 사람이 대량으로 생겨나는 것은, 그러므로 일시적이거나 예외적인 현상이 아니라 필연적이고도 구조적인 결과다. 

 

버려지는 물건만이 쓰레기인가? 아니다. 온실가스와 방사능 물질도 쓰레기다. 이것들은 일반적인 물건 쓰레기보다 훨씬 더 치명적이고 위험한 쓰레기다. 이에 더해 수많은 사람마저 쓰레기로 여겨지고 버려진다. 쓰레기는 단순한 환경문제의 하나가 아니다. 경제문제도, 기술적 문제도 아니다. 심오한 인간 운명의 문제, 거대한 문명의 문제다. 

 

 

월, 2018/04/02-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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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소복이

혼자 살다가 짝꿍과 살다가 아기까지 셋이 사는 이 생활이 어리둥절한 만화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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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18/04/02-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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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떠나는 여행,
여행으로 떠나는 책

 

글. 박태근 알라딘 인문 MD

온라인 책방 알라딘에서 인문, 사회, 역사, 과학 분야를 맡습니다. 편집자란 언제나 다른 가능성을 상상하는 사람이라 믿으며, 언젠가 ‘편집자를 위한 실험실’을 짓고 책과 출판을 연구하는 꿈을 품고 삽니다.

 

 

여행의 시작과 끝은 책입니다

산과 들에 봄기운이 올라오는 요즘이면 각종 매체에서 ‘책으로 떠나는 여행’이라는 기획을 전한다. 마음을 설레게 하는 에세이부터 꽃놀이 가기 좋은 곳을 소개하는 여행 책까지, 굳이 떠나지 않아도 이미 즐겁고, 덕분에 떠나게 된다면 더욱 행복할 이야기가 속속 도착하니, 어느덧 책을 건너뛰고 곧장 그곳으로 달려가고 싶은 마음이다.

 

그런데 현실은 어떨까. 그야말로 ‘책으로 떠나는 여행’을 실천하는 내 모습이 엉뚱하여 피식 웃음이 난다. 재작년 즈음일까. 편집자 친구들과 군산으로 여행을 떠나기로 하고 금요일 아침에 출발지에 모였다. 네 명 가운데 세 명이 같은 책을 손에 들고 왔는데, 책을 읽고 온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물론 국내 여행이라 하루하루 일정을 정해도 무리가 없었고, 그렇지 않더라도 마음 통하는 이들과 떠나는 여행은 어떻게든 즐거운 법이니 아무 문제도 없었다.

 

오히려 문제라면 역시 ‘책으로 떠나는 여행’일 텐데, 나는 운전을 맡아 여행 책을 제대로 살펴보지도 못했으면서도, 이 책이 제법 잘 만들어졌다는 친구들의 평가에 부응하여, 여행에서 돌아오는 날까지 겨우 서너 쪽을 살펴본 이 책의 다른 시리즈까지 여행에서 돌아오기도 전에 온라인 서점에서 주문을 마쳤던 것이다. 시리즈의 다른 여행지는 순천, 공주, 목포였고, 나는 2년이 지난 이번 봄에야 목포를 찾아 ‘책으로 떠나는 여행’을 완성하고야 말았다. 물론 순천과 공주는 여전히 미완성이다.

 

네덜란드라고 다르지 않습니다, 여행은 책입니다

오는 5월 초에는 노동절과 어린이날 대체 휴일이 이어져 휴가를 며칠 보태면 나름의 황금연휴를 만들 수 있기에, 오랜만에 유럽, 그중에서도 베네룩스에 가볼 생각이다. 다행히 이번에는 생각만 하거나 책만 사 모은 게 아니고 왕복 비행기 표부터 예약했다. 그러니 무조건 떠나야 하고, 떠나려면 준비를 해야 하고, 준비라면 당연히 책?, 당황스럽지만 결론은 늘 이렇다.

 

베네룩스로 여행을 떠난다고 하니 주변에서 베네룩스가 어디냐고 되묻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벨기에, 네덜란드, 룩셈부르크를 일컫는 이 말이, 마치 포츠담 선언이나 모스크바 3상회의처럼 옛날 말로 느껴진다는 반응이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싶었으나, 역시 세상은 상식이 지배하는 법. 베네룩스로 검색을 하니 역사와 문화를 다룬 책이나 다녀온 이들의 에세이는커녕 마땅한 여행 책도 찾기가 어려웠다.

 

작전 변경! 우선 비행기가 도착하고 출발하는 암스테르담, 그러니까 네덜란드를 중심으로 다시 책을 찾아보기 시작한다.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책은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 주경철 교수의 『네덜란드』다. 부제는 ‘튤립의 땅, 모든 자유가 당당한 나라’인데, 유럽에서 오래 생활하며 그곳을 오갔을, 그리고 경제사를 연구했기에 네덜란드의 부흥기를 잘 알고 있을 저자의 안목이 믿음을 주었고, “제방이 무너지면 모든 사람이 물에 빠지는 여건에서 서로 협동하는 사회 시스템을 만들지 않을 수 없었”다는 평가를 읽으니, 왜 한국의 미래를 이곳에서 찾지 않는 것인가 싶어, 나라도 살펴보고 와야겠다는 생각이 더욱(?) 깊어졌다.

 

두 번째 키워드는 암스테르담이다. 내가 해외여행을 자주 떠나지 않는 이유는 준비과정을 즐기지 않기 때문인데(물론 여행을 핑계 삼아 책을 사 모으는 일은 언제든 환영이다), 이번 여행도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보다는 일정 대부분을 네덜란드의 수도 암스테르담에서 보낼 게 분명하니, 암스테르담에 관한 책은 (읽지 않는다 해도) 꼭 필요하다. 대략 세 권의 책이 눈에 들어왔(고 당연히 구매를 완료하여 책상 위에 쌓여 있다)는데, 미국의 역사학자 러셀 쇼토가 곳곳을 살피며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온갖 이야기를 취재해 도시 전체를 하나의 이야기를 재구성한 『세상에서 가장 자유로운 도시, 암스테르담』, 도시 전체가 창의적인 놀이터라 불리는 암스테르담에서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은 틈새의 매력적인 공간을 담아낸 『암스테르담 - 60명의 예술가×60개의 공간』, 마지막으로 네덜란드에서 건축을 공부한 건축학자 배윤경이 암스테르담의 건축물을 구역별로 나눠 겉모습과 구조를 함께 담아낸 『암스테르담 건축기행』이다.

 

그럴 줄 알면서도 왜 굳이, 책은 여행이니까요

출발이 한 달 남았으니 세 권의 책을 읽기에도 빠듯한 일정이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아직 벨기에와 룩셈부르크는 책으로도 제대로 시작하지 못했고, 아마도 가장 많은 책이 나왔을 고흐는 이제야 그가 남긴 편지글을 펼쳐보는 참이고, 네덜란드와 벨기에를 중심으로 활동한 플랑드르 화가들의 책은 의외로 여러 권이 나와 있어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그리하여 앞선 네 권의 책 옆과 위에는 『고흐 그림여행』, 빈센트 반 고흐 편지 선집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편지』,  『지도를 따라가는 반 고흐의 삶과 여행』에  『플랑드르 화가들』과  『플랑드르 미술여행』이 놓였고, 마땅한 벨기에 관련 책이 없어 일단 준비해둔  『벨기에 디자인 여행』도 한자리를 차지했다.

 

당연히 떠나기 전에, 어쩌면 돌아와서도, 아마도 영영 이 책들을 읽어내지 못할 게 분명하다. 너무나 분명한데 멈출 수가 없다. 여행을 떠나는 이유가 마치 관련한 책을 사 모을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서라도 되는 듯, 나는 떠나기 전날까지 맞춤한 책이 없을까 찾아보고 사 모으는 일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이쯤 되면 ‘책으로 떠나는 여행’인지 ‘여행으로 떠나는 책’인지 알 수 없을 지경이다. 그런데 이 책들 가운데 몇 권이나 여행 가방에 담아갈 수 있을까. 물론 그곳에서도 다 읽지 않을 게 분명하지만, 몇 벌의 옷을 빼고서라도 책을 넣으려 가방을 열었다 닫았다 반복하는 내 모습이 눈에 선하다. 나의 여행은 이번에도 책으로 시작해 책으로 끝나려나 보다. 

 

네덜란드

네덜란드_튤립의 땅, 모든 자유가 당당한 나라 주경철 지음 / 산처럼

 

세상에서

세상에서 가장 자유로운 도시, 암스테르담 러셀 쇼토 지음 / 책세상 

 

 Amsterdam

암스테르담 Amsterdam_60명의 예술가 × 60개의 공간 / 빅셔너리 지음 / 디자인하우스 

 

 건축기행

암스테르담 건축기행 배윤경 지음 / 스페이스타임(시공문화사) 

 

월, 2018/04/02-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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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4·3항쟁
70년을 거슬러 올라가는 노래들

 

글. 서정민갑 대중음악의견가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과 네이버 온스테이지 기획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민중의소리’와 ‘재즈피플’을 비롯한 온오프라인 매체에 글을 쓰고 있다. 공연과 페스티벌 기획, 연출뿐만 아니라 정책연구 등 음악과 관련해서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일들을 다양하게 하고 있기도 하다. 『대중음악의 이해』, 『대중음악 히치하이킹 하기』 등의 책을 함께 썼는데, 감동받은 음악만큼 감동을 주는 글을 쓰려고 궁리 중이다. 취미는 맛있는 ‘빵 먹기’.

 

 

올해는 제주 4 · 3항쟁 70주년이다. 4 · 3항쟁 혹은 4 · 3사건이라고 부르는 이 사건은 해방 이후 분단 체제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벌어진 내전급 무장 항쟁이자 집단 학살이다. 신생 국가의 성격과 이념을 둘러싼 좌우의 격렬한 쟁투 가운데 하나였던 이 사건은 제주도 안팎의 수많은 양민들을 삶과 죽음의 갈림길로 몰아넣고 말았다. 결국 미군정과 이승만 세력의 승리로 끝난 4 · 3은 숱한 학살의 희생자들이 죽고 난 뒤에도 감히 입을 열지 못하게 만들었다. 침묵의 시간은 길었다. 사건의 진상을 밝히려는 공식적인 노력은 그로부터 52년 뒤인 2000년에야 비로소 시작되었다. 제주도 안팎의 예술가들이 4 · 3의 잔혹함을 시, 소설, 미술, 노래에 담았으나 1987년 이전에는 입도 뻥긋하기 어려웠다. 

 

다행히 1987년 6월항쟁 이후 민주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4 · 3항쟁의 진실을 밝히려는 노력이 꾸준히 이어졌으나 광주민중항쟁을 비롯해 현대사의 다른 사건에 비해 관심은 높지 않은 편이었다. 그럼에도 제주 지역의 예술가들은 꾸준히 4 · 3항쟁을 껴안고, 4 · 3의 진실과 의미를 묻고 또 물었다. 현기영의 소설이나 오멸 감독의 영화 <지슬>, 화가 강요배의 작품 등이 바로 그 결과물이다. 4 · 3평화공원 역시 완전하지 않지만 정부 차원의 사과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공식 공간이라는 점에서 특별하다. 

 

서울의 민중가수들, 4·3 70주년을 위해 모이다 

올해 4 · 3항쟁 70주년을 맞으면서는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을 비롯, 국내 곳곳에서 4 · 3항쟁 관련 행사들이 펼쳐진다. [제주4 · 3항쟁 70년 만의 편지-서울 민중가수들이 띄우는 노래] 음반도 그중 하나다. 이 음반은 그동안 한국 현대사의 주요 사건을 노래함으로써 기억하고 되새기게 했던 민중가요 뮤지션들이 4 · 3항쟁에 대한 창작곡을 만들어 담은 음반이다. 

 

음반에는 김성민, 류금신, 문진오, 손병휘, 안석희, 연영석, 우리나라, 이씬, 이수진, 임정득 이상 10팀의 민중가수들이 참여했다. 김호철, 꽃다지, 박종화, 박준, 안치환, 윤미진, 윤민석, 이지상, 조성일, 희망새 등 더 많은 민중가수들이 음반 콘셉트와 한정된 예산, 각자 개인 사정으로 인해 참여하지는 못했으나 민중가요 진영에서 오래 활동했고, 현재 민중가요를 지켜가고 있는 이들이 한 음반에 참여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의미는 충분하다. 

 

이 음반에 참여한 김성민은 민중가요 밴드 ‘천지인’에서 활동하면서 <청계천 8가>를 비롯한 명곡을 만들었고, 류금신은 ‘노동자노래단’ 이후부터 노동현장을 지키고 있다. 문진오는 ‘노래를 찾는 사람들’에서 활동하다 솔로로 데뷔한 포크 싱어송라이터로 2000년대 이후 민중가요의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손병휘는 ‘노래마을’ 출신으로 촛불이 있는 곳에 늘 다정한 노래를 더하고 있고, 안석희는 ‘꽃다지’와 ‘유정고밴드’ 등에서 활동하면서 명곡 <바위처럼>으로 민중가요의 변화를 이끌었다.

 

연영석은 개성 있는 목소리로 신자유주의 시대 소외된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면서 한국대중음악상 특별상을 받을 만큼 호평받았다. ‘우리나라’는 반미, 자주통일을 노래하는 노래패로서 민중가요 노래팀의 계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씬, 이수진, 임정득은 2000년대 이후 민중가요를 일구어가는 싱어송라이터들이다. 

 

살아남은 이들의 비통과 절망의 노래

그런데 4 · 3항쟁은 사건의 격렬함과 피해의 광범위함, 잔인함을 감안하면 계속 예술을 통해 기억하고 묻고 되새겨야 함에도 충분히 창작화하기 어려웠다. 안치환, 최상돈이 민중가요 진영에서 만든 노래 그리고 2014년 발매된 제주 4 · 3 헌정 앨범 [산 들 바다의 노래] 정도를 거명할 수 있을 뿐이다. 

 

그래서 이 음반은 음반에 참여한 민중가수들에게도 언젠가 한 번은 반드시 해야 했을 노래를 이제야 해낸다는 책임감과 의무감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하다. 하지만 사건의 실체와 의미를 나름대로 파악하고 있다 해도 경험하지 못한 오래 전 사건이자, 국가 공식 기념일이 될 만큼 중요한 사건을 노래하는 일이 부담스럽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음반의 제작 기간조차 충분히 길지는 못했고 제작비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럼에도 역사의 무게와 상황의 열악함이 게으름으로 이어질 수는 없었다. 

 

뒤늦은 70년 만의 노래를 제대로 만들기 위해 음반에 참여한 민중가수들은 제주로 답사를 가 4 · 3의 시간을 만났다. 4 · 3 관련 자료를 찾아보고, 그 참혹했던 시간을 견뎌내야 했던 이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제주의 바람과 파도와 돌멩이에 묻어있는 피와 눈물과 통곡을 다시 만났고, 어느새 지나 가버린 70년의 시간을 넘나들었다. 4 · 3항쟁을 증언하고 복원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한 사람의 예술가인 자신에게 다가온 사건의 의미와 이야기를 노래로 담았다. 그렇게 함으로써 역사학자나 언론의 보도와는 다른 기록과 대화가 노래로 탄생했다. 

 

겨우 살아남은 이들의 비통과 절망이 노래가 되었고, 안타깝고 억울하게 져버린 목숨들 역시 노래가 되었다. 어떤 노래는 70년 전의 시간으로 곧장 돌아갔고, 어떤 노래는 70년 후의 오늘에 눈을 맞췄다. 하지만 지금 아무리 추모하고 되새긴다 한들 역사는 바로잡거나 되살릴 수 없는 일. 그래서 노래는 오직 기록하고 증언하면서 잊지 않으려 애쓸 뿐이다. 아픔과 고통을 나눠 짊어짐으로써 평화와 정의를 향해 나아갈 뿐이다. 

 

 

자켓

● 문진오 <제주섬, 동백꽃, 지다>

● 연영석 <내 이름은 진아영>

● 이씬 <잃어버린 마을>

● 임정득 <기억의 방향>

● 우리나라 <아이야>

● 이수진 <이름을>

● 류금신 <그대는 분노로 오시라>

● 손병휘 <붉은섬>

● 김성민 <가매기 모른 식게>

● 안석희 <남쪽엔 봄이>

월, 2018/04/02-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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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인생여행지, 
추억의 보길도 

 

글. 정지인 여행카페 운영자 

전직 참여연대 간사. 지금은 여행카페 운영자가 되었다. 매이지 않을 만큼 조금 일하고 적게 버는 대신 자유가 많은 삶을 지향한다. 지친 이들에게 위로가 되는 여행을 꿈꾼다. 

 

 

최근 전남 완도의 보길도를 다녀왔다. 3월 초 방문한 보길도는 붉은 동백꽃이 꽃송이째 후두둑 떨어져 길을 붉게 물들이고, 쪽빛 바다에는 알록달록한 전복양식장 부표와 전복 배가 어우러져 어촌마을의 서정적인 풍경을 이룬다. 까만 몽돌해변부터 은모래해변, 큼지막한 공룡알해변까지 그리 크지 않은 섬 곳곳에 다양한 모습의 해변이 상록수림과 어우러져 수려하기 그지없다. 게다가 조선 시대 시조 문학의 대가인 고산 윤선도의 아름다운 별서정원(別墅庭園)①과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 있어 유적답사의 유익함까지 있다. 특산품인 전복 맛을 볼 수 있다는 것은 보길도여행의 놓칠 수 없는 덤이다.

 

동백꽃

유적

ⓒ정지인

 

어린 시절 여행은 느낌과 감성으로 삶에 깃든다 

보길도는 내게 남다른 곳이다. 여행의 즐거움에 처음 눈뜨게 한 섬이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여름방학 때 부모님을 따라 문화유적답사팀에 끼어 보길도에 갔었다. 그때 받은 감동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 나의 여행 감성을 일깨우며 지금껏 나의 삶을 이끌어 왔다. 그 사실은 일로써 여행을 하며 사는 요즘, 더 확실히 깨닫는다. 그만큼 보길도 여행의 기억은 단편적이지만 강렬했다. 

 

기억 하나, 해남 땅끝마을에서 배를 타고 보길도로 가기 위해서는 노화도를 거쳐야 하는데, 땅끝선착장에서 노화도까지 네 시간이 넘는 긴 뱃길은 멀고 지루했다. 어른들은 뱃멀미에 힘들어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나는 처음 본 광활하고 푸른 바다, 햇살을 받아 반짝반짝 빛나는 해수면 풍경에 가슴이 멎을 것 같았다. 살면서 본 가장 아름다운 풍경이라고 느꼈던 거 같다. 인생의 그런 순간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은 지금 생각해도 가슴 뛰는 일이다. 

 

기억 둘. 노화도에서 작은 나룻배로 갈아타고 들어간 보길도에서 고산 윤선도의 유적들을 만날 수 있었다. 세연정, 낙서재 등을 답사하면서 나는 그곳에서 처음 유적답사의 즐거움을 알게 됐다. 시간을 뛰어넘어 남겨진 흔적들을 통해 옛 조선 시대 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그밖에도 예송리해변의 아름다운 풍경과 풍랑예보로 뒤숭숭했던 마음 등이 뒤엉킨, 그 보길도여행을 마치고 섬을 빠져나오면서 나는 속으로 ‘이 섬에 꼭 다시 오겠다’고 다짐했었다.

 

내게 자연의 아름다움에 눈을 뜨게 하고, 과거와 소통하는 유적답사의 맛을 알게 한 고교 시절 보길도여행은 그렇게 기억창고에 자리를 잡고 늘 나와 함께였다. 그때를 떠올리면 어린 시절 여행은 지식으로 남는 게 아니라 느낌과 감성으로 삶에 깃든다는 말에 백번 공감하게 된다. 그 경험이 나를 새로운 여행으로 이끄는 동력이 되었고 지금 나는 다른 이들에게 여행을 권하고 그들을 여행으로 이끄는 일을 하며 산다.

 

함께 떠나는 여행에서 모두가 같은 것을 느끼고 경험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바람은 각자의 기억창고에 두근거리는 설렘으로 기억될 추억을 쌓는 것이다. 그래서 힘들고 지칠 때 꺼내보며 웃을 수 있는 추억, 나를 새로운 곳으로 두려움 없이 이끄는 힘을 갖게 해주고 싶다. 여러분도 자신만의 특별한 추억의 여행지를 갖길 바라며, 내게 특별한 섬, 보길도를 어떻게 여행하면 좋은지 그 정보를 소개한다.

 

보길도를 여행하는 가장 알찬 방법

보길도는 지리적으로 한반도 최남단인 해남에서 출발해 제주도로 가는 중간에 위치한다. 해남에 살았던 윤선도, 한양에서 유배길에 올랐던 송시열이 보길도에 첫발을 딛게 된 것도 그런 이유다. 그래서 보길도는 육지보다는 제주와 비슷한 아열대 기후에 가깝다. 겨울에 그리 춥지 않아 사계절 내내 여행이 가능하다. 다만 동백꽃을 감상하고 싶다면 3월을 추천한다. 하지만 언제 가도 마음이 푸근해지는 아름다운 곳이니 시간이 될 때 떠나라고 권하고 싶다. 보길도로 가는 배편은 전남 해남의 땅끝선착장과 완도선착장에서 이용 가능하다. 둘 다 배를 타고 3~40분이면 노화도선착장에 도착하는데, 2008년 노화도와 보길도를 잇는 다리가 개통되어 노화도에서 다리만 건너면 보길도에 갈 수 있다.

 

보길도에서 꼭 들려봐야 할 곳은 고산 윤선도의 유적지다. 윤선도는 섬의 산세가 피어나는 연꽃을 닮았다 하여 ‘부용동’이라고 이름 지었고, 여기서 살림집인 낙서재, 별서정원인 세연정, 차를 마시고 독서를 하던 동천석실 등을 짓고 생활했다. 대부분 잘 복원되어 있어 둘러보기 어렵지 않다. 1박 2일로 보길도를 방문한다면, 첫날은 우암 송시열이 귀향길 심정을 바위에 남긴 ‘송시열의글씐바위’와 중리 은모래해변을 산책하고, 보옥리 보족산과 공룡알 해변을 둘러본 뒤 해가 질 때쯤 노을이 아름다운 망끝전망대를 들려보면 좋다. 둘째 날은 조선 시대 최고의 별서정원으로 손꼽히는 세연정원림과 낙서재, 동천석실을 답사한 후 검은 조약돌들이 펼쳐진 멋진 예송리해변을 들르면 동선이 좋다. 만약 차량을 가지고 섬에 갔다면 상점들이 모여 있는 노화도 이목항 주변이나 보길도 청별항 근처에서 저렴하게 숙식을 해결할 수 있다. 

 

바다

ⓒ정지인

 


세속의 벼슬이나 당파싸움에 야합하지 않고 자연에 귀의하여 전원이나 산속 깊숙한 곳에 따로 집을 지어 유유자적한 생활을 즐기려고 만든 정원

월, 2018/04/02-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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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사회』 같이 읽기 
'딱 좋은 날'

글. 이은주  

‘비폭력평화물결’과 ‘교육센터 마음의씨앗’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비폭력 평화 훈련을 기획 및 진행하며, 다양한 성격의 대화 모임과 회의를 진행합니다. 2015년부터 아카데미느티나무에서 <배움의 공동체를 위한 독서 서클>을 진행해 왔고 2017년부터는 <좋은 삶, 유쾌한 변화 ‘와하학교’>를 이끌고 있습니다. 변화와 협력을 위한 의사소통과 모두가 만족스러운 문제해결 과정에 관심이 있습니다. 홈페이지 ‘와이즈서클’ wisecircle.co.kr

 

 

모임1

혼자 있는 것을 즐기다가도 때론 마음 맞는 사람들과 모여 이야기 나누고 싶습니다. 세상 걱정 혼자 하다가도 때론 ‘혼자서는 할 수 있는 게 없네’ 하고, 어디든 참여해보고 싶습니다. 이런 회원분들에게 『참여사회』 읽기모임을 권해 드립니다. 그런데 ‘읽기모임’이라고 하면 자신이 아는 것을 자랑하거나, 때로는 토론이라는 이름을 내세워 경청보다는 싸움을 벌이는 모습을 떠올릴 수도 있습니다. 이런 불편했던 기억들을 모아보면, 우리가 어떤 구조나 과정 안에서 함께 모여 대화 하고 싶어 하는지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이제부터 소개하는 방식은 『참여사회』를 매개로 회원 여러분이 함께 모여 부담 없이 편안하고 안전한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돕는 하나의 팁입니다. 

 

읽기모임 시작을 함께하는 것이 무척 중요합니다

실명이 부담스럽다면 불리고픈 이름으로 각자를 소개하고, 어떤 마음과 상태로 이 자리에 앉아 있는지 또는 오늘 모임에 대한 기대가 무엇인지를 간단히 이야기 나눈 뒤에 시작하면 좋겠습니다. 자기소개에 부담을 갖기보다는 읽기모임을 통해 무엇을 경험하길 바라는지 그 기대를 서로 확인하는 게 중요합니다.

 

읽기모임을 편안하고 안전하게 만들어줄 ‘약속’을 서로 확인합니다

모임을 할 때 최소한 아래 사항은 합의가 되길 기대합니다. 보완이나 추가하고 싶은 약속들이 있다면 함께 이야기 나눈 뒤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지 확인합니다. 이 약속들은 모임을 열 때마다 매번 확인하면 좋습니다. 

 

● 서로를 환대하며, 서로를 향해 열려 있기

●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아닌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이야기하기

● 다른 사람의 말이 끝날 때까지 경청해주기

●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충고나 판단하는 말을 하고 싶어도 일단 보류하기(왜 자신이 그렇게 생각하는지를 스스로에게 먼저 묻고, 호기심으로 상대의 이야기를 조금 더 듣기)

● 질문이 떠오르면 그 사람을 향해 직접 묻기보다, 왜 이런 질문과 생각이 떠올랐는지 나의 생각을 전체를 향해 표현하기

● 사적 이야기를 다른 곳에 옮기지 않고 보호해주기

 

내 마음에 다가온 문장들을 함께 나눕니다 

『참여사회』는 구성이 참 다양합니다. 사회의 주요 이슈를 다룬 <특집> 코너, 화제의 인물과 회원 인터뷰, 참여연대 활동 소개 등 구성이 다양하기 때문에 매달 자신의 마음에 와닿는 글이나 문장도 달라집니다. 모임의 주최자가 해당 호의 인상적이었던 문장 20개 정도를 발췌해 준비하거나, 참여연대 홈페이지에 올라온 참여사회 담당자가 뽑은 ‘이달의 문장’을 출력해 준비합니다. 참가자들은 준비된 문장을 자신이 읽기 원하는 만큼만 돌아가며 소리 내어 읽고, 그중에 각자 자신에게 인상적이었던 문장과 함께 그 문장이 어떤 의미로 다가왔는지, 무엇을 중요하게 느꼈는지 돌아가며 이야기합니다.

 

물론 준비된 문장 외에 『참여사회』를 읽으며 밑줄 쳤던 문장을 이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같은 문장이라도 나와 다르게 느꼈던 참가자, 혹은 내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문장에 대해 말하는 참가자와 대화를 나누다 보면, 가르치는 사람이 없는데도 풍성한 공감이 형성되면서 배움이 생길 것입니다. 따라서 하나의 주제에 대해 무엇이 정답일지 토론하기보다는 서로 다른 관점의 이야기에 마음과 귀를 활짝 열고 주의 깊게 듣고 각자의 진실을 말하는 대화를 나누시길 권합니다. 

 

모임을 마치기 전 오늘 모임에 대한 소감과 실천 아이디어를 나눕니다 

다른 참가자들과의 대화를 통해 어떤 배움이 있었는지, 어떤 생각의 변화가 일어났는지 그 마음을 함께 나눕니다. 그리고 『참여사회』를 함께 읽으며 생각한 실천이나 다짐은 무엇인지 이야기 나눠도 좋습니다. 예를 들면, 날개 보내기, 다른 친구에게 『참여사회』 한 꼭지 내용 소개해주기, 캠페인 서명하기 등이 있을 수 있을 텐데,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이면 더 좋습니다.

 

처음에는 낯선 방식일 수 있지만, 경험하면 할수록 진정한 대화와 도움이 되는 의사소통은 어떤 것인지를 생각하게 될 뿐만 아니라 멋진 시민 친구들도 사귀는 자리가 되지 않을까요. 우리 동네에서 혹은 주변 친구들과 『참여사회』 읽기모임을 시작해보세요. 읽기모임의 참가자를 모집하고 홍보하는 일은 『참여사회』가 도와드립니다. 그래도 아직 처음이라 낯설고 부담스러운 분들을 위해 참여연대에서 두 번의 『참여사회』 읽기모임을 마련했습니다. 4~5월 중 참여연대에서 제가 진행하는 읽기모임에 참여하시고, 이 경험을 바탕으로 6월부터는 주변의 회원과 시민 친구들을 초대해 모임을 진행해 보시기 바랍니다.

 

읽기모임 준비에 도움이 될 만한 책

● 크리스티나 볼드윈 외 『서클의 힘』

● 세실 앤드류스 『유쾌한 혁명을 작당하는 공동체 가이드북』

● 파커 파머 『비통한 자들을 위한 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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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18/04/02-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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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3월 13일 화요일 오후 1시 30분, 삼성카드 본사 앞

 

“내리자 가.카.임, 지키자 최저임금, 함께 살자 갑을병!” 

 

2018년 최저임금은 7,530원입니다. 최저임금 인상은 자영업자에게 다소 부담을 주지만 내수 활성화와 양극화 해소를 위해 불가피합니다. 따라서 자영업자뿐만 아니라 경제 각 주체들이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각자의 몫을 분담해야 합니다. 카드사는 ‘신용카드가맹점이 줄어들면 카드사도 존립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으로 자영업자들과 상생하기 위해 카드수수료 조정 협상에 적극 나서야 할 것입니다. 

 

CC20180307_기자회견_최저임금분담위한대기업책임촉구공동캠페인 (4)

 

월, 2018/04/02-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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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라 참여연대, 날아라 민주주의
이달의 참여연대

박정은 사무처장이 공유드립니다

 

자산 불평등, 종부세와 공시가격 정상화로

리포트1

우리나라 자산 불평등 수준은 상위 5%가 전체 자산의 절반 정도를, 상위 1%가 25% 정도를 소유하고 있을 정도로 심각하다고 하지요. 고가의 부동산에 부과해서 불로소득을 억제하는 수단으로 종합부동산세가 있지만, 제 기능을 못 하고 있습니다. 

 

참여연대는 3월 5일 세금폭탄이라는 편견이 팽배한 종합부동산세의 경우 실제 과세 대상이 제한적이고, 세액도 매우 적은 수준이라는 점을 지적하는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세법개정안 건의서를 기획재정부에 제출하고, 국회에서 <자산불평등 개선을 위한 종합부동산세 강화방안> 토론회를 개최해서 현재 세율이 도입 당시에 비해 절반으로 인하된 종합부동산세의 세율을 도입 시점의 수준으로 정상화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제시했습니다. 또한 상속세의 경우 일괄공제 금액을 5억 원에서 3억 원으로 인하하고 가업상속공제의 경우 가업의 범위를 자산 규모까지 고려해 최대 500억 원까지 되어 있는 공제한도를 축소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금융소득과 종교인소득, 주택임대소득 등의 과세에 대해서도 실효적인 개선 조치를 제시했습니다. 

 

3월 13일에는 이슈리포트 <실거래가 반영 못 하는 공동주택 공시가격>를 발표하여, 2017년 기준 서울 아파트 공시가격의 실거래가 반영률이 65.6% 수준에 불과하다는 사실도 보여주었습니다. 일례로 실거래가가 가장 높은 강남구, 서초구 아파트의 경우 공시가격의 평균 실거래가 반영률이 서울에서 가장 낮습니다. 실거래가를 적용했을 때에 비추어 현행 보유세는 약 34.8% 수준에 불과합니다. 이러한 문제는 종합부동산세 축소와 대상자 누락으로 이어집니다. 참여연대는 조세정의를 왜곡하는 부동산 공시가격과 종합부동산세의 실태를 더욱 널리 알리고 정상화를 요구해 나가겠습니다. 

 

공수처 설치 캠페인은 계속된다

공수처

국회에 막혀 있는 게 한둘이 아니지만, 그중에는 공수처 설치법도 있습니다. 작년 말 여야가 어렵게 합의해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위원장 정성호, 이하 사개특위)가 구성되었지만, 3개월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 사개특위는 이렇다 할 활동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참여연대가 함께하고 있는 공수처설치촉구공동행동은 국회의원들을 압박하기 위해 연속 칼럼을 연재하고 온·오프라인 서명캠페인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강원랜드 수사에 대한 외압 의혹이나 2015년 징계 없이 사직 처리된 진 모 검사의 성폭행 사건 등 검찰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는 것이 드러난 최근 사례들은 공수처 설치가 시급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데 말입니다. 이에 참여연대는 3월 27일, 그동안 모은 시민 서명을 국회 사개특위 위원장 정성호 의원에게 전달해 조속한 공수처 설치를 재차 촉구할 것입니다. 

 

인과응보, 이명박 전 대통령 구속 수사

결국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구속 수사를 받게 되었습니다. 거짓말로 일관하는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면서 참여연대가 내놓은 입장이 인과응보입니다. 뇌물수수 등 제기되는 불법행위 혐의만도 수십 가지에 달하는데 합당한 처벌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돌이켜보면 참여연대 역시 이명박 정부와의 악연이 깊습니다. 이명박 정부 시절 거대한 촛불집회를 개최했던 광우병대책회의 활동으로 창립 이래 처음으로 사무실을 압수수색 당했고, 활동가들이 연행되고 구속되는 일을 겪었습니다. 당시 참여연대 등에 촛불집회에 따른 피해를 보상하라며 억대 소송을 제기하여 지금까지 10년 넘게 괴롭히고 있기도 합니다. 천안함 사건이나 제주해군기지건설에 대한 참여연대의 문제제기에 색깔론을 들이대며 집요하게 공격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참여연대도 가만있지는 않았습니다. 2013년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과정에서의 불법행위에 대해 고발한 데 이어, 얼마 전에는 다스 비자금 조성과 UAE와의 비밀군사협정 체결 문제로 모두 3차례 이명박 전 대통령을 고발했습니다. 국정원, 군, 경찰을 동원한 여론조작과 정치개입, 재벌 특혜와 뇌물수수, 국가재정 탕진한 자원외교, 4대강 사업에서의 불법행위 등 참여연대가 예의주시하고 있는 사건들은 여전히 많습니다. 이제 단죄의 시작입니다. 참여연대는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 수사뿐만 아니라 이후 재판까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할 것입니다. 

 

내 삶을 바꾸고 정치를 바꾸는 개헌으로

개헌

청와대발 개헌 논의가 한창입니다. 국회 헌법개정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개점휴업 상태인 가운데 대통령 개헌안을 만들기 위해 국민헌법특별자문위원회가 구성되었고 참여연대 관계자들도 일부 참여했습니다. 독자적으로 지난 2월 27일에는 내부적으로 1년 반 이상을 준비해 온 헌법개정안을 입법청원했습니다. 이번 개헌 논의에서 평화롭게 살 권리와 국방·외교 정책의 민주적 통제 문제가 전혀 다뤄지지 않아 별도의 청원안을 마련하여 여러 평화단체들과 함께 입법청원하기도 했습니다.

 

3월 20일부터 청와대가 공개한 개헌안에 대해서는 각각 논평을 통해 기본권과 국민주권, 자치분권을 강화하는 기본방향에 동의하면서도 대통령 권한 축소에는 미흡하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3월 26일 대통령 개헌안 발의를 계기로 범국민적인 개헌 논의가 이어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렇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회와 여야 정당들이 정쟁만 일삼지 말고 국회 합의안을 만들어야 합니다. 대통령 개헌안 발의에 맞춰 참여연대는 주요 내용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하고 국회의 개헌 논의를 압박하는 대규모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거대 정당의 기득권 지키기로 끝난

지방선거 선거구 획정에 항의

지방선거 선거구 획정이 결국 거대 정당의 야합으로 끝났습니다. 자유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는 각 시·도의회가 양당의 기득권을 지키는 기초의회 선거구 획정안에 합의했습니다. 각 지역 선거구획정위원회는 소수정당의 원내진입과 다양한 정치신인의 진출을 위해 3~4인 선거구를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두 거대 정당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2인 선거구만을 고집한 것입니다. 대전, 경기, 부산, 인천, 대구 등에 이어 서울시에서도 4인 선거구를 2인 선거구로 쪼개 통과시켰습니다. 

 

참여연대는 강력한 항의 입장을 연속 발표하면서 3~4인 선거구를 요구했지만, 결국 모두 무산되었습니다. 서울시의회의 경우 기자회견을 열고 직접 방청을 하면서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에게 경고하고 항의했지만, 시의회는 선거구획정위가 제출한 7개의 4인 선거구 신설안조차 모두 2인 선거구로 쪼개버렸습니다. 당리당략만 있고 기득권에 사로잡힌 한국 정치를 바꿀 사람이 바로 유권자입니다. 우리 일상에 많은 영향을 주지만 많은 무관심 속에 치러지는 지방선거에 어떻게 개입할지 공부하고 토론하는 유권자 모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 경찰의 불법적 여론조작·정치개입 행위 고발

고발

경찰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이명박 정부 시절 경찰도 국민을 상대로 여론을 조작하고 비판물 게시자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보수단체를 동원해 온라인상 정부 비판 게시물에 대한 여론조작을 시도하고,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게시자를 종북으로 규정하여 사법처리를 시도했는가 하면, 군 사이버사령부로부터도 국방부와 정부정책 비판 게시물 자료를 넘겨받아 내·수사에 활용했다는 것입니다.

 

참여연대는 지난 3월 15일 당시 책임자인 조현오 전 경찰청장과 김용판 전 보안국장 등 전직 경찰 수뇌부들을 직권남용죄로 고발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검찰은 이 사건을 경찰에 이첩했다고 참여연대에 통보해왔습니다. 경찰의 자체 수사를 신뢰할 수 있을까요? 참여연대는 경찰의 정치적이고 불법적인 행위를 뿌리 뽑지 않고서는 더욱 막강해질 경찰을 제대로 통제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검찰이 제대로 수사를 하든지, 검찰이 수사할 의지가 없다면 조속히 공수처를 설치해 수사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하나금융 김정태 회장의 3연임 반대 의결 촉구 기자회견

김정태

하나금융지주의 전횡과 비리를 수사하라는 목소리를 계속 내고 있습니다. ‘먹튀’ 논란을 빚었던 론스타, 하나학원 비리, 정유라 지원, 김영란법 위반 등 하나금융의 김승유, 김정태 등 전현직 회장의 정경유착 의혹 때문입니다. 특히 최순실의 금고지기로 알려진 이상화 전 독일법인장의 승진인사에 부당하게 개입한 것으로 알려진 김정태 현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여러 위법 혐의로 고발된 상태이기도 합니다. 참여연대는 지난 3월 23일, 소액주주의 위임을 받아 김정태 회장의 세 번째 연임 여부를 결정하는 주주총회에 직접 참석하여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국민연금에도 반대 의결권을 행사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한편,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구속에는 참여연대의 고발뿐 아니라 MB가 다스 실소유주라는 것을 확인해주는 관련 증거와 정황에 대한 자료 제공 활동이 있었습니다. 참여연대는 이러한 자료를 모아 이슈리포트를 발표한 데 이어, 현대차그룹이 알짜 계열사도 다스에 넘기려 한 정황을 보여주는 계약서를 입수해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시리아 학살 중단과 평화를 위한 촛불집회 열려

시리아

삶과 죽음의 경계가 없어지고 있는 시리아에 전쟁과 학살, 굶주림, 대탈출이 7년 동안 이어지고 있습니다. 2016년 한 달여 만에 정부군의 포위 공격으로 천여 명의 주민들이 고립된 채 죽어갔던 ‘알레포 사태’가 지난 2월부터 반군 장악지역인 동구타(Eastern Ghouta)에서 재연되고 있습니다. 국제사회 모두가 안타까워하면서도 문제해결에는 무기력하기만 합니다. 적확한 해결책은 몰라도 우리 모두는 이 비극적 사태가 조속히 끝나야 한다는 것만큼은 알고 있습니다. 3월 22일 참여연대는 나눔문화, 국제앰네스티한국지부, 헬프 시리아 등과 함께 광화문에서 시리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민간인 학살과 전쟁 종식을 촉구하는 촛불을 함께 켰습니다. 시리아의 평화를 바라는 촛불이 더 많아졌으면 합니다. 

 

같이가치 모금함 ‘민주주의가 밥 먹여 주나요’

모금함지역회원만남의날

당장 눈에 보이지 않고 손에 잡히지 않더라도 누군가는 지금보다 더 나은 길을, 더 좋은 방향을 연구해야 합니다. 그러한 연구는 특허가 없어도, 돈이 되지 않아도 해야 하는 일입니다. 이러한 연구 활동을 하는 이들을 지원하고, 연구 결과물을 모아 책으로, 학술지로 발간하고 있는 참여사회연구소가 논문공모전 기금 마련을 위한 같이가치 모금함을 개설했습니다. 민주주의가 밥도 먹게 해주는 일에 함께하시면 어떨까요? 한 가지 더. 참여연대가 다루는 딱딱하고 어려운 이슈들을 쉽게 설명하기 위해 유튜브 채널을 많이 활용하려 합니다. 유튜브(youtube.com)에서 ‘참여연대’를 검색한 후 채널 구독하여 어디에도 밀리지 않는 우리 상근자들의 친근한 소개와 설명을 들어주세요. 

 

3월 3일 총회는 역대급으로 많은 회원님들이 참석하셔서 성황리에 마쳤습니다. 처음 참석하신 회원 분들도 상당히 많았는데요. 이제 지역에 계신 회원님들을 직접 찾아뵙습니다. 3월 24일 광주를 시작으로 3월 27일에는 대전, 3월 31일에는 대구와 부산으로 갑니다. 곧 만나 뵙겠습니다. 

 

 

월, 2018/04/02-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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