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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피 아난을 추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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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피 아난을 추억하며

익명 (미확인) | 금, 2018/10/12- 15:37

국제앰네스티 쿠미 나이두Kumi Naidoo사무총장

가나는 자국에서 가장 훌륭하기로 손꼽히는 인재를, 아프리카는 한 명의 거인을, 세계는 도덕적 잣대를 잃었다. 그를 잘 알고 지내던 사람들뿐만 아니라, 그가 살아온 특별한 삶에 영향을 받았던 전세계 수많은 사람들 역시 비통함에 빠져 있다. 같은 아프리카 출신이자 평화와 정의를 위해 활동하는 리더로서, 나 역시 감히 그들 중 한 명이라고 말할 수 있다.

코피 아난

무엇보다도, 그의 아내인 나네를 비롯한 아난 가족들에게 심심한 조의를 표하고 싶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시민사회적 관점에서, 또 그가 한평생 가슴에 품고 살았던, 현재 우리가 분투하고 있는 문제의 관점에서 코피 아난에게 경의를 표하려 한다.

코피 아난은 유엔 사무총장 재직 당시 ‘우리 연합국 국민들’이라는 표현으로 시작되는 유엔 헌장의 서문을 재차 강조하곤 했다. 국가나 정부가 아니라 국민을 가장 먼저 내세운 표현처럼, 유엔은 사람들을 섬기기 위해 존재한다는 것이 그에게는 제1의 원칙이었다.

국제앰네스티 쿠미 나이두Kumi Naidoo사무총장

코피 아난은 각국 정부에게만 책임을 전가하지 않고 포용적으로 접근할 때 가장 효율적인 거버넌스가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그가 비정부단체(NGO)부터 노동조합, 종교단체까지 시민사회 모든 분야의 목소리를 높이기 위한 유엔 의제를 강화하게 된 것도 이 때문이다.

코피 아난이 가난한 이들에게 보인 헌신은 깊고도 개인적인 것이었기에 절대 흔들리는 법이 없었다. 그는 새천년개발목표(MDG)가 무사히 채택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했고, 처음에는 회의적이었던 일부 강대국들의 설득에도 나섰다. 그는 MDG의 가능성과 한계에 대해 “최소한의 개발 목표”라며 혹독하리만치 솔직하게 평가했고, 항상 더 나은 대안을 찾기 위해 분투했다. HIV/AIDS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심각하던 시기에도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과감히 나섰고, 이러한 노력 덕분에 이제 HIV/AIDS는 현대 주요 질병 문제 중 하나로 당당히 인정받게 되었다. 특히 빈곤층 산모와 영아들 사이에서 HIV/AIDS가 확산되지 않게 막기 위한 연구 개발에 엄청난 재정 자원을 투자했다. “세상의 부당함을 내 일처럼”이라는 국제앰네스티의 슬로건처럼, 그는 가난과 불의, 불평등을 진심으로 자신의 일처럼 여겼으며 깊이 공감했다.

코피 아난은 기후변화에 맞선 투쟁에도 앞장섰던 활동가였다. 그는 기후변화가 환경뿐만 아니라 경제, 평화, 안보, 성평등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제대로 인식했고, 기후변화로 인한 재앙을 막으면 지구를 구할 뿐만 아니라 우리 아이들과 그들의 미래까지도 지킬 수 있음을 알고 있었다. 가장 취약한 이들에게 평생을 헌신했던 사람답게, 코피 아난은 기후변화가 특히 아프리카와 도서국가, 최빈개발도상국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했다. 유엔 사무총장 재직 중 기후변화 문제에 상당한 우선 순위를 부여했던 그는 유엔을 떠난 뒤에도 핵심 과제로 삼아 관련 활동을 이어갔다.

평화에 대한 그의 헌신 역시 한결같았다. 은퇴 후 한가로운 생활을 즐길 만한데도 그는 불굴의 용기와 저력을 발휘해 세계 곳곳의 분쟁 지역에 평화를 요구하는 활동을 계속했다. 국제 원로 자문그룹인 디 엘더스(The Elders)의 의장이 된 그는 케냐를 비롯해 분쟁을 겪고 있는 지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가장 최근에는 미얀마의 로힝야인들에게 평화와 정의를 보장하라고 촉구하는 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그의 행적이 완벽하지만은 않다는 점은 누구보다도 코피 자신이 먼저 인정할 사실이다. 르완다의 안타까운 사례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러한 결점은 세계적인 강대국들이 그의 앞길을 방해한 결과물일 때도 많았다. 코피가 애석해했던 것 중 하나는 2012년 6개항 평화계획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 이후 유엔-아랍연맹의 첫 번째 합동특사직을 사임해야 했던 일이었다. 강대국들이 시리아 국민들의 생명보다 지정학적 이익을 우선하면서 그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기 때문이었다. 코피는 자신의 활동으로 위기감과 이성을 되찾을 수 있기를 바랐지만, 결국 그렇게 되지 못한 것은 그의 잘못이 아니었다. 이라크 사례에서 코피는 국제법과 국제규약에서 요구하는 내용을 재차 강조했을 뿐만 아니라, 전쟁을 찬성하는 국가까지도 포괄해 세계 대중들의 의견을 파악하고 이해했던 현명한 목소리였다. 그의 조언에 귀를 기울였다면 셀 수 없이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다.

코피는 유엔에 애정을 갖고 인류의 연대와 정의라는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전적으로 헌신했지만, 한편으로는 민주성, 준수 및 일관성 부족이라는 유엔의 한계에 대해서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에 대해 질문하자, 그는 유엔이 1945년 당시의 지정학에 머물러 있다고 대담하게 소신을 밝혔다. 그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개편을 위해 분투했지만, 그 싸움은 여전히 끝나지 않은 채 계속되고 있다.

코피 아난을 추억하면서, 우리는 그가 남긴 업적에 존경을 표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의 투쟁을 이어가야 할 책임이 있다. 바로 세상에서 가장 가난하고, 취약하며, 소외된 자들을 위한 투쟁이다. 우리는 코피 아난이 대표적으로 보여줬던 대담한 리더십이 요구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세계는 포용적이고 효과적인 유엔을 필요로 한다. 세계 각국의 지도자들은 이러한 과제를 받아들일 준비를 마치고 안전보장이사회를 반드시 개편해야 한다. 기후변화가 계속해서 처참한 피해를 일으키고 있는 지금, 변명 대신 야심찬 조치가 필요한 때다. 법치주의에 대한 존중이 급격히 무너지고 민간인들이 끔찍한 피해에 시달리고 있는 지금, 지도자들은 정의로운 평화의 가능성을 과감히 믿고 끈질긴 투쟁을 이어 나가야 한다. 지속가능한 개발목표의 시대에, 누구도 낙오되지 않도록 실질적인 행동과 책임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시민사회 전반의 많은 사람들이 나와 같은 심정일 것이라 확신한다. 코피는 평화와 인권을 위한 투쟁, 기후변화에 맞선 싸움에서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더욱 증폭시키고자 했다. 그가 떠난 것은 그를 세상에 내보냈던 아프리카 대륙뿐만 아니라, 이러한 활동을 통해 그를 사랑하고 지지했던 모든 사람들에게도 크나큰 상실이다.

코피 아난의 삶은 세상을 더 안전하고, 공정하고, 정의롭고, 포용적인 곳으로 만들기 위해 활동하는 사람들 모두에게 큰 영감으로 남을 것이다.

국제앰네스티 쿠미 나이두Kumi Naidoo사무총장

그가 그립겠지만, 그를 잊지는 않을 것이다.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도덕적인 용기가 절실히 필요한 세상에, 코피의 삶이 앞으로도 그 용기를 발휘할 수 있는 영감으로 남기를 바란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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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주에 걸쳐, 러시아 전역에서는 주말마다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Alexey Navalny가 정부에 의해 구금된 이후 다수의 시민들이 그의 석방을 촉구하며 거리로 나섰다. 그러나 평화적 시위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시위를 폭력적으로 진압하며 집회 시위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 더 나아가 지난 1월 27일에는 나발니와 관련된 정치인들과 활동가들을 대거 체포하며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정부를 비판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침묵시키려 하고 있다.

비행기에서 취재진에 둘러쌓여 있는 나발니

비행기에서 취재진에 둘러쌓여 있는 나발니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

알렉세이 나발니는 유명 반정부 활동가이자 야권 지도자다. 그는 반부패재단Anti Corruption Foundation의 창립자로, 러시아 고위 공직자 및 정치인들의 부패를 다수 조사해 폭로해온 작가이기도 하다. 지난 1월 19일, 나발니의 반부패재단 팀은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 러시아 대통령이 흑해 해안에 건설한 것으로 추정되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궁전에 대한 조사 결과를 공개하기도 했다. 나발니의 이런 활동으로 인해 그는 러시아 정부로부터 탄압받고 표현의 자유 및 언론의 자유를 침해 받고 있다.

지난 2020년 8월 20일, 나발니는 비행기를 타고 톰스크(시베리아)에서 모스크바로 이동하던 중 쓰러져 중태에 빠졌다. 8월 22일 나발니는 가족들의 요청으로 베를린의 샤리테 병원으로 이송됐다. 9월 2일, 독일 정부는 나발니가 노비촉 신경 가스에 중독된 것으로 밝혀졌다고 발표했다. 노비촉은 소련이 냉전 당시 개발한 군사용 신경작용제다. 이로 인해 러시아 수뇌부가 이번 범죄 또는 그 수습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의혹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정부는 나발니의 독살 미수 사건에 관여한 바가 없다고 부인했지만, 지금까지 나발니가 화학 무기에 노출되었다는 조사 결과에 대해 해명하지 못하고 있다.

건강을 회복한 그는 베를린에서 출발해 모스크바로 돌아왔지만, 셰레메트예보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러시아 경찰에 의해 구금됐다. “집행 유예 의무 위반”이 체포 및 구금의 이유였다.

무력을 행사해 시위대를 진압하는 러시아 경찰

무력을 행사해 시위대를 진압하는 러시아 경찰

러시아 전역에서 일어난 시위와 폭력적 시위 진압

1월 17일 나발니의 체포 및 구금 소식이 알려지자 러시아 전역에서 시위가 일어났다. 2주에 걸쳐 주말마다 다수의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나발니의 석방을 촉구했다. 러시아 정부는 이런 시위대를 대규모로 체포 및 구금했다. 1월 31일 시위에서만 최소 4,000명 이상의 평화 시위자가 구금됐고 1월 셋째 주 시위 중 구금된 사람들까지 합치면 무려 8,000명 이상이 구금된 상황이다.

국제앰네스티 감시단은 모스크바에서 이루어진 잔인한 경찰 진압을 현장에서 직접 목격했다. 경찰은 사람들을 계단 밑으로 밀치고 시위대를 곤봉으로 폭행하며, 평화적인 시위대를 상대로 거칠고 비이성적으로 행동했다. “뭐 하는 거냐”는 질문을 하는 한 남성의 머리를 경찰이 곤봉으로 때리기도 했다.

건물 내부로 진입한 러시아 진압 경찰

건물 내부로 진입한 러시아 진압 경찰

활동가, 반정부파 정치인에 대한 탄압

집회가 벌어지기에 앞서 1월 21일 경찰은 알렉세이 나발니의 언론 담당 비서인 키라 야르미쉬Kira Yarmysh, 반부패 재단 직원인 게오르기 알부로프Georgy Alburov와 류보프 소볼Lyubov Sobol, 재단 변호사인 블라들렌 로스Vladlen Los를 비롯해 러시아 전역에서 재단과 관련된 수많은 인사들을 구금했다. 벨라루스 시민권자인 블라들렌 로스는 1월 25일까지 러시아를 떠나라는 추방 명령을 받았다.

또한 1월 27일에는 반정부 활동가, 언론인, 비평가들의 집을 진압 경찰이 수색하기도 했다. 나발니의 아내 율리야 나발나야Yulia Navalnaya와 나발니의 동생 올레그Oleg Navalny가 거주하는 아파트와 반부패재단 사무실, 독립 미디어 단체 Mediazona 편집장 세르게이 스미르노브Sergei Smirnov 양친의 집, 의사연합동맹Alliance of Doctors Union의 수장 아나스타시아 바실리예바Anastasia Vasiyeva의 집 등 다수의 집에 대한 수색이 이루어졌다. 러시아 정부는 러시아 형법 236조(위생 및 감염병 수칙 위반)을 근거로 이러한 수색을 진행하였다. 수색 대상 중 다수는 1월 23일 시위의 주최자 및 참여자들이었다.

러시아 정부는 자유와 변화를 외치는 시위대를 억압하고 있다. 이것은 정부가 러시아 시민들의 인권과 전쟁을 선포하는 것이다. (정부를 향한) 비판을 침묵시키려 하는 이런 필사적인 시도는 당장 멈추어야 한다

나탈리아 즈뱌지나Natalia Zviagina 국제앰네스티 러시아 사무소 국장

표현의 자유와 집회시위의 자유는 보장되어야 한다.

알렉세이 나발니에 대한 임의 구금과 그의 조사 결과로 시민들의 불만이 쇄도하자 정부는 이를 잠재우기 위해 과도한 무력을 행사하고 있다. 평화적인 시위대를 향해 과도한 폭력을 사용해서는 안 되며 정부는 이들이 정당하게 행사한 집회시위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

또한 러시아 정부는 비판의 목소리를 침묵시키려고 하는 일련의 행위를 즉각 중단한고 평화적으로 정치적 행동을 할 자유, 표현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 국제앰네스티는 나발니의 반부패재단 직원들을 비롯해, 거짓 혐의로 “예방 차원의” 체포 대상이 된 시민사회 활동가와 모든 평화적 시위대를 즉시 조건 없이 석방할 것을 요구한다.

화, 2021/02/0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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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등교하는 홍콩 학생의 뒷 모습

학교에 등교하는 홍콩 학생의 뒷 모습

정치적 의견을 말할 수 없게 된 학교

홍콩 교육국이 학교를 대상으로 한 국가 보안 지침을 발표했다. 지난 2월 4일, 홍콩 교육국은 각 학교에 공문을 보내 국가 안보 보호 조치와 관련된 학교 운영 지침을 전달했다. 해당 공문에는 교내 안보 교육 학습자료 및 교수자료 적용 방법 등 관련 상세 내용이 담겨 있다.

공문에서는 학교 운영 측에 교내 정치 활동을 방지하고 이를 중단하게 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정치 활동에는 홍콩 독립을 지지하는 물품을 전시하거나, 정치적 구호를 외치고 인간 사슬 시위를 벌이는 등의 활동이 포함되어 있다. 교육국은 해당 활동이 “홍콩 기본법, 홍콩 국가보안법 및 홍콩에 적용 가능한 모든 법률”을 위반하는 행위가 될 수 있으며, 이를 막고 중단하는 것이 학생들의 국가안보 정신, 국가 정체성, 준법 정신 의식 향상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학교 운영측은 학생과 교사들이 캠퍼스 내에서 정치적 활동에 참여하거나 정치적 의견을 표현하는 것을 금지해야 한다. ‘국가안보를 위협’할 수 있는 정보를 포함하고 있는 서적 및 수업자료 역시 폐기되어야 한다. 학교 행정, 직원 관리 및 학생 규율 분야를 감독하는 특별 실무팀도 조직해야 한다. 교육국은 이에 대해 “평화적이고 질서정연한 학교 환경 및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국가안보를 이유로 한 노골적인 인권침해

국제인권규범에 따르면, 특정 의사 표현이 국가안보를 이유로 처벌 받기 위해서는 이 과정에서 폭력이 수반되어야 하며 이 폭력이 국가에 분명하고 즉각적인 위협이 될 수 있음을 정부에서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정부를 지지하는 것, 정부 정책의 변화를 지지하는 것, 정부에 대한 비판, 심지어는 국가기관 및 그 상징에 대한 모욕, 또는 인권침해 폭로라도 평화적으로 이루어졌다면 이를 처벌해서는 안 된다.

홍콩 국가보안법으로 인해 다수의 야당 인사들이 체포되었다

지난 1월에는 홍콩 국가보안법으로 다수의 야당 인사들이 체포된 바 있다.

 

이에 대해, 람 초 밍Lam Cho Ming 국제앰네스티 홍콩지부 프로그램 팀장은 다음과 같이 밝혔다.

“학생의 행동과 활동을 감시하는 실무팀 창설 등, 학교 경영 및 국가안보 교육에 관한 이번 조치는 홍콩 학교 내 표현의 자유를 크게 제한하게 될 것이다.”

교내에서 이루어지는 정치적 의견 표현을 금지하는 것은 국가안보 사안이 아니라, 전면적인 제재이며 노골적인 인권침해다. 국가 안보를 빌미로 학생들이 서로 다른 정치적 의견을 표현할 권리를 부정해서는 안 된다.

“국제인권규범에 따르면 정부는 국가의 존립 또는 영토 보전을 위협하는 무력 사용과 같이 특정한 위협에 대해서만 권리를 제한할 수 있다. 학교에서의 평화적인 정치 토론 및 활동은 이러한 위협과는 거리가 멀다.”

홍콩 정부는 국가 안보를 명목으로 학교에서의 표현의 자유를 불필요하게 검열하지 말아야 한다.

피묻은 홍콩 국기를 들고 있는 홍콩 시민

피묻은 홍콩 국기를 들고 있는 홍콩 시민

 

배경 정보

지난 2019년부터 홍콩에서는 범죄인 인도법안 철회를 포함한 5대 요구를 촉구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시위는 평화적이었지만 홍콩 경찰과 정부는 시위대를 과도한 폭력으로 억압하고 진압했다.

2020년 6월,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는 홍콩 입법회를 통하지 않고 홍콩 국가보안법을 제정했다. 홍콩 국가보안법에 따르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 “분리 독립”, “체제 전복”, “테러” 및 “외국 세력과의 공모”를 하는 사람은 최대 무기징역에 처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범죄에 대한 정의가 매우 광범위해 유엔 인권 사무소 및 전문가 기구는 해당 법이 “인권 보호를 저해할 수도 있는 차별적, 자의적 해석 및 적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여러 차례 우려를 표한 바 있다.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 이후 홍콩 내 표현의 자유와 집회시위의 자유는 크게 위축됐으며 다수의 활동가가 이 법을 이유로 체포 및 구금됐다. 교육, 언론, SNS 통제가 강화됨에 따라 학교 내 표현의 자유가 크게 제한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발표된 이번 교육국의 국가 보안 지침은 홍콩 학교 내 직원, 교사, 학생들의 인권을 더욱 제한하고 위축하게 될 것이다.

수, 2021/02/10-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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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루가스를 맞은 시위자

최루가스를 맞은 시위자

전 세계에서 남용되고 있는 최루가스

국제앰네스티가 2020년 하반기 세계 각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최루가스 오·남용에 대한 새로운 증거를 공개했다. 2020년 6월, 국제앰네스티는 글로벌 홈페이지 <최루가스: 심층 조사>를 오픈했다. 해당 페이지는 최루가스가 무엇인지, 어떻게 작용하는지, 전 세계에 어떤 최루가스 남용 사례가 있는지 상세히 다루고 있다.

2021년 2월, 국제앰네스티는 해당 페이지를 업데이트해 2020년 하반기에 있었던 최루가스 남용 사례를 추가했다. 해당 사례에는 우간다의 선거 관련 시위, 미국의 Black Lives Matter 운동, 레바논의 시위대 진압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번 업데이트에는 최루가스가 오용된 12개국의 27개 사건이 포함되었으며, 오픈소스 조사단이 각 사건의 날짜와 위치를 확인하고 적법성을 평가했다. 현재 홈페이지에는 총 31개 국가/지역에서 벌어진 100건 이상의 최루가스 오·남용 사건 동영상이 포함되어 있다.

※잔인한 장면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문)

패트릭 빌켄Patrick Wilcken 국제앰네스티 글로벌이슈 프로그램 부국장은 “세계 각국에서 지금도 벌어지고 있는 경찰력의 최루가스 남용은 무모하고 위험하다. 이 때문에 평화적 시위대가 부상을 입거나 심지어는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고 말하며 아래와 같이 밝혔다.

“이번에 업데이트한 분석은 진압용 무기인 최루가스가 여전히 막대한 규모로 오용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 다른 증거다. 2020년에는 평화적 시위대가 폭력에 마주해야 하는 경우가 지나치게 많았다. 최루가스의 만연하고 불법적인 사용 역시 마찬가지다. 이는 특정한 상황에서는 고문 또는 기타 부당대우에 해당할 수 있다.”

전세계 정부에 다시 한 번 촉구한다. 각국 정부는 평화적으로 시위할 권리를 존중하고, 이러한 권리를 행사한 사람들에게 불법적으로 최루가스를 사용한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

패트릭 빌켄 국제앰네스티 글로벌이슈 프로그램 부국장

추가된 최루가스 오용 사례

우간다 치안 경찰의 모습

우간다 치안 경찰의 모습

사례1: 우간다

우간다 내 선거로 인한 논란 이후 정치적 불안이 계속되자 우간다 정부는 인터넷을 차단하고 야당 지지자들을 살해, 폭행했다. 또한 최루가스와 고무탄을 이용해 시위자들을 폭력적으로 해산시키며 집회시위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억압했다.

레바논 시위 현장의 모습

레바논 시위 현장의 모습

사례2: 레바논

레바논에서는 2020년 8월 204명 이상이 사망한 베이루트 항구의 폭발 참사로 수많은 시위대가 거리로 나왔다. 폭발 사고에 대한 정부의 대응에 항의하며 벌어진 시위에서, 레바논 보안군과 경찰은 시위를 통제하기 위해 최루가스를 과도하게 사용하는 등 위험한 불법 무력을 반복해서 사용했다.

나이지리아 시위 현장의 모습

나이지리아 시위 현장의 모습

사례3: 나이지리아

나이지리아에서는 2020년 10월 #EndSars 시위가 벌어졌다. 나이지리아 경찰의 강력범죄 전담부서 강도특별대응팀SARS이 벌인 잔혹행위와 비사법적 처형, 착취 중단을 요구하는 시위였다. 군과 경찰은 최루가스를 발사하는 등 불법 무력 사용으로 대응했다. 또한 군은 레키 톨게이트 시위에서 수천 명의 시위대를 향해 실탄을 발포해 평화적 시위대 최소 12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내 BLM 시위의 모습

미국내 BLM 시위의 모습

사례4: 미국

미국 전역의 수십 개 도시에서는 다양한 법집행기관이 Black Lives Matter 시위에 참여한 평화적 시위대를 대상으로 최루가스 등의 진압작용제를 사용했다.

이외에도 인도네시아, 페루, 과테말라에서도 시위 현장에서 이와 유사한 최루가스 오용 사례가 있었다.

 

거리에 떨어진 최루탄 탄피의 모습

거리에 떨어진 최루탄 탄피의 모습

제대로 규제되지 않는 거래

이렇게 최루가스의 오•남용이 만연한 상황임에도 최루가스와 화학 자극물의 거래에 관해서는 아직도 합의된 국제적 규제가 없다. 최루가스 수출량과 수출 목적지에 관한 정보를 공개하는 국가도 거의 없기 때문에 독립적인 감시도 어려운 상황이다.

국제앰네스티와 오메가연구재단Omega Research Foundation은 지난 20년 동안 최루가스를 비롯한 법 집행 장비 및 무기의 생산, 거래, 사용에 관한 규제를 더욱 강화할 것을 요구하며 캠페인을 진행해 왔다. 그 결과, 유엔과 EU, 유럽의회 등의 지역기구는 이러한 장비의 수출에 규제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게 되었다.

국제앰네스티와 오메가의 지원을 받은 고문 없는 무역 연합은 60개국 이상의 회원국을 대상으로 애드보커시 활동을 벌였다. 그 결과 유엔은 현재 법 집행 장비와 무기 및 그 외의 상품이 고문이나 기타 부당대우, 사형에 사용되지 않도록 막는 국제 거래 규제를 마련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국제앰네스티와 오메가는 이러한 규제 대상에 최루가스와 화학 자극물이 포함되도록 압박을 가하고 있다.

 

국제앰네스티 위기증거 연구소 & 오픈 소스 조사

국제앰네스티의 위기 증거 연구소는 2019년부터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게재된 동영상을 중심으로 전세계의 최루가스 오용 실태를 조사하기 시작했다.
앰네스티는 오픈소스 조사 방식을 이용해 최루가스가 오용된 사례를 확인하고 선별했다. 자료 분석을 진행한 국제앰네스티의 디지털 검증단은 4개 대륙 7개 대학교에서 SNS 콘텐츠 확보 및 검증 훈련을 받은 학생들로 구성된 네트워크다.

글로벌 홈페이지 <최루가스: 심층 조사>에는 SITU 리서치와 함께 제작한 동영상 자료도 포함됐다. 해당 영상은 최루가스의 성능 특성을 분석하고, 내부 작용에 대해 설명하며, 이러한 최루가스를 오용됐을 때 피해자가 어떻게 부상 및 사망에 이를 수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

국제앰네스티가 기록한 바에 따르면 경찰은 최루가스를 다양한 방식으로 악용했다. 좁은 공간에 발사하거나, 사람을 향해 직접 발사한 사례가 있었으며 과도한 양을 사용하거나, 평화적인 시위대를 향해 발사하거나, 어린이, 노인, 장애인 등 최루가스를 피해 도망치기 어렵고 그 영향을 오래 견디지 못할 수도 있는 집단을 향해 발사한 경우도 있었다.

수, 2021/02/17-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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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전사가 여성의 얼굴이 지워진 포스터가 벽에 붙은 거리를 총을 들고 활보하고 있다.

(현지 시간 기준) 8월 24일, 유엔 인권이사회UN Human Rights Council에서는 아프가니스탄 상황에 대한 특별 회의가 진행되었다. 이번 회의에서 유엔 인권 이사회는 아프가니스탄의 인권 보호 및 옹호를 강화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그러나 결의안의 내용은 현재 아프가니스탄에서 격화되는 인권 위기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국제앰네스티는 이날 유엔 인권이사회가 국제법상 범죄와 인권 침해 행위의 감시를 위한 독립 메커니즘 구축 문제를 무시하며 아프가니스탄 국민들을 저버렸다고 밝혔다

유엔 인권이사회 특별회의 개회식 당시 아프가니스탄 독립인권위원회, 유엔 인권최고대표, 유엔 특별절차 및 국제앰네스티를 포함한 시민사회 연설자들은 강력한 독립 조사 메커니즘 구축을 분명하게 요청했다. 이러한 메커니즘이 있다면 국제법상 중대 범죄를 비롯한 인권침해를 감시, 보고하고 형사책임 용의자를 공정한 재판에 회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유엔인권이사회 회원국들은 이러한 목소리를 무시했다. 회원국들은 2022년 3월 유엔 인권최고대표의 추가 보고 및 갱신을 단순히 요청하는 정도의 약한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이는 기존 감시 절차에서 달라진 것이 거의 없는 수준이다.

회원국들은 강력한 감시 메커니즘을 구축하라는 시민사회와 유엔 기구들의 분명하고 지속적인 요청을 무시했다

아녜스 칼라마르Agnès Callamard,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

아녜스 칼라마르Agnès Callamard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은 “유엔 인권이사회 특별회의에서는 아프가니스탄에서 격화되는 인권 위기에 명확하게 대응하는 데 실패했다. 회원국들은 강력한 감시 메커니즘을 구축하라는 시민사회와 유엔 기구들의 분명하고 지속적인 요청을 무시했다”며 “아프가니스탄에서 이미 많은 사람들이 보복 공격을 당할 중대한 위험에 처해 있다. 국제사회는 이들을 배신해서는 안 되며, 국외로 떠나고자 하는 사람들을 안전하게 대피시킬 수 있도록 더욱 시급히 노력해야 한다. 각국은 이제 그저 절망에만 빠져 있지 말고,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의미 있는 행동에 나서야 한다.

가즈니 지역에서 하자라 남성들이 학살되었다는 국제앰네스티의 최근 현지 조사 결과는 살인과 고문까지 할 수 있는 탈레반의 능력이 조금도 약화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유엔 회원국들은 몇 주 후 다시 개최되는 인권이사회 회담을 통해 오늘의 과오를 바로잡아야 한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현재 진행 중인 범죄와 인권침해에 대해 기록, 수집할 수 있는 강력한 조사 메커니즘이 시급히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배경 정보
탈레반은 최근 몇 주 사이 아프가니스탄 전 정부가 붕괴함에 따라 아프간을 장악하게 되었다. 국제앰네스티는 학계 전문가, 기자에서부터 시민사회 활동가, 여성인권옹호자까지 탈레반에게 보복을 당할 중대한 위기에 놓인 아프간 국민 수천 명을 보호할 것을 촉구했다.

국제앰네스티 발표에 따르면 지난 2021년 7월, 탈레반이 가즈니 지역을 점령한 이후, 이곳에서 소수민족인 하자라 남성 9명을 학살한 것이 확인되었다. 탈레반은 점령한 다수의 지역에서 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해당 지역의 휴대폰 서비스를 차단했고, 지금까지 장악한 영토를 고려했을 때 이처럼 잔혹한 살인은 탈레반에 의해 발생한 총 사망자 수의 극히 일부분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토, 2021/08/28-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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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0여 개의 영상 분석 결과, 사전 계획된, 체계적인 전쟁용 무기 사용 및 살인 자행
  • 소수민족에 반인도적 범죄 저지른 병사를 미얀마 도심에 배치
  • 지휘관의 비사법적 처형 및 살인 지시 증거 공개
총을 들고 시위하는 시민을 체포하는 미얀마 경찰들

총을 들고 시위하는 시민을 체포하는 미얀마 경찰들

국제앰네스티 최근 조사 결과, 미얀마 군이 평화적 시위대와 무고한 행인을 상대로 전시 상황에서나 볼 법한 무기와 전술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국제앰네스티 위기 증거 연구소Crisis Evidence Lab는 최근 미얀마에서 진행되고 있는 강력 탄압 및 진압 사태 영상 50여 개를 검증했다. 그 결과 미얀마 보안군 및 보안 경찰이 체계적인 계획 하에 살상 무기 사용 전략을 펼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기록된 대부분의 사망 사례는 비사법적 처형에 준하는 상황이다.

유엔 미얀마 인권특별보고관에 따르면 3월 4일 기준, 시위에서 61명이 사망하였다. 최근 며칠간 확인된 사망자 수가 포함되지 않은 수치이다.

‘타트마다우Tatmadaw’라고 불리는 영상 속 미얀마 군은 치안 유지가 아닌 전시 상황에서나 사용되는 무기로 무장했다. 도시 내에서 무분별하게 실탄을 발사하는 등 보안군의 무모한 행위가 포착되었다.

조안 마리너Joanne Mariner 국제앰네스티 위기대응 디렉터는 다음과 같이 밝혔다.

미얀마 군은 이전에도 이러한 전술을 사용했지만, 살인을 저지르고 다니는 모습이 전 세계로 생중계된 것은 처음이다.

“이는 상황에 압도된 개별 경찰관과 군인들이 잘못된 판단 하에 벌인 행동이 아니다. 이미 반인도범죄에 연루되어 있고 관련해 전혀 반성하지 않은 지휘관들이 공공연하게 그들의 부대를 배치하고 살인적인 전술을 사용하는 것이다.

수년 간 타트마다우는 친, 카친, 카렌, 라킨, 로힝야, 샨, 타앙 등 소수민족에 끔직한 폭력을 행사해왔다. 국제앰네스티는 타 인권단체와 함께 미얀마 사태를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하여 민 아웅 흘라잉Min Aung Hlaing 등 타트마다우 고위급 사령관들이 법의 심판을 받도록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유엔안보리)에 촉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엔 안보리는 방관만 하였고 결국 미얀마 군은 시위대를 총격 진압하고 있다.”

군 당국은 치명적인 무력 사용을 즉각 중단하고, 전국적으로 상황을 진정시키면서 임의 구금된 피해자들을 즉각 석방해야 한다.

미얀마에서 진행되고 있는 강력 탄압 및 진압 영상의 인터랙티브 지도

사전에 계획되고 승인된 조직적인 살인적 무력 행사

2월 28일부터 3월 8일까지 시민들과 언론은 다웨이, 만달레이, 몰먀잉, 모니와, 메르귀, 미치나, 양곤 등에서 촬영한 영상을 온라인을 통해 공개했다. 국제앰네스티는 다수의 영상을 분석해 살인적 무력행위가 체계적으로, 사전 계획되어 조직적으로 자행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3월 2일 양곤 산챠웅Sanchaung에서 촬영된 한 영상은 저격총으로 저격 중인 군인 옆에서 이를 지켜보고 있는 한 지휘관의 모습을 담고 있다. 영상 속 지휘관은 특정 시위자들을 향해 발사하라는 지시를 내리는 것으로 보인다.

3월 3일 양곤 북오카라파에서 촬영된 충격적인 영상을 보면, 구류된 것으로 추정되며 별다른 저항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한 남성이 갑자기 경찰의 총에 맞아 쓰러진다. 그 상태로 몇 초간 쓰러져 있던 남성은 곧 경찰에 의해 끌려간다.

3월 8일 카친주에서는 두 명의 사망자와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확인된 한 영상에는 배경에 총소리가 들리고 짙은 연기에서 도망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담겨있다. 겁에 질린 목소리로 “너무 따가워”, “한 명이 죽었어” 등 말소리가 들리고 머리에 중상을 입은 피해자가 실려가는 모습을 본 사람들의 놀란 비명이 들린다. 그 후 부상을 입은 것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끌려가는 모습이 보이고 바닥에는 핏자국이 흥건하다.

2월 28일 다웨이에서 촬영된 것으로 확인된 영상 속 한 군인은 옆에 있는 경찰관에게 소총을 빌려준다. 경찰은 쭈그려 앉아 조준한 후 총을 쏘고 옆에 있던 경찰들이 환호한다.

(이들은) 사람이 죽어도 개의치 않는, 인간의 생명을 경시하는 모습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재미로 시위대를 향해 실탄을 발사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금의 상황이) 보안군과 경찰의 의도적인 행위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조안 마리너

총을 들고 달려나가는 미얀마 진압 경찰

총을 들고 달려나가는 미얀마 진압 경찰

대대적인 군사용 무기 배치

3월 5일 국영언론사 보도에 따르면 군 당국은 “양심적이지 못한 사람들이 사건의 배후에 있을 수도 있다”며 사망자에 대한 군 당국의 책임을 부인했다.

그러나 국제앰네스티는 중국제 RPD 경기관총, 미얀마 MA-S 스나이퍼, MA-1 반자동 소총, Uzi-replica BA-93, BA-94 기관단총 등 미얀마에서 생산된 총기류로 보안군과 경찰이 무장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시위현장에서 치안 목적으로 사용할 만한 무기가 절대 아니다. 유엔 지침에 따르면 사망 혹은 중상이 임박한 위협이 있지 않은 한 보안군과 경찰은 총기의 사용을 제한해야 하며 (이에 반대되는) 그 어떠한 적절한 대안도 존재하지 않는다.

조안 마리너는 “타트마다우의 무기를 보면 위험한 전술의 강도를 의도적으로 높이고 있다”며 “준살상 무기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매일 매일 반자동소총, 스나이퍼, 경기관총 사용 지시가 내려지는 상황이 증가하고 있다. 사활이 걸린 위기 사태에 이른 것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3월 7일 만달레이에서 촬영된 것으로 확인된 영상에서 볼 수 있듯 최루탄, 물대포, 한국산 대광 DK-44 섬광수류탄의 과도한 무력 사용을 포함한 ‘군중 통제’와 무자비한 폭력을 자행한 사건들이 속출했다. 이것이 살상 무기의 사용까지 이어진 것이다.

사진과 영상을 통해 터키 제조사 Zsr Patlayici Sanayi A.S. 고무 총알로 장전되고 프랑스-이탈리아 제조사 Cheddite 카트리지가 사용되는 산탄총, 페퍼볼 총 등 전통적인 준살상 무기가 경찰에게 제공되고 있는 것도 확인됐다.

미얀마 양곤에서 사망한 시위자들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시위자

미얀마 양곤에서 사망한 시위자들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시위자

살상무기의 무모하고 무분별한 사용

국제앰네스티는 미얀마 보안군이 치명상을 입힐 만큼 무모하고 무분별하게 살상무기를 사용하는 영상을 확인했다.

3월 1일 몰먀잉 주에서 촬영된 것으로 확인된 영상에 의하면, 트럭에 탑승한 보안군이 사람이 사는 집에마저 사방으로 실탄을 무분별하게 발사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2월 28일 공개된 양곤 흘레단 상황을 촬영한 한 남성은 발코니에 숨어 촬영하면서 상황을 설명한다. 발코니 아래 길거리에서 무장한 이들이 사람들을 향해 최루탄과 탄환을 발사하는 것이 보인다. 이때 거리에 있던 경찰 무리가 발코니에 다른 사람들과 함께 숨어 이 참상을 카메라에 담고 있던 이 남성을 발견한다. 총성이 한 번 울리고 발코니에 있던 사람들이 “누가 맞았어! 아파트로 들어가!”라고 소리지른다. 영상 속 한 여성이 머리에 총상을 입고 쓰러져 있다.

조안 마리너는 “사망자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이 상황에서 유엔 안보리와 국제사회는 우려의 메시지를 넘어 즉각 행동으로 이행하여 인권 침해를 중단하고 가해자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악명 높은 군사단의 배치

사진과 영상을 보다 심도 있게 분석한 결과, 무자비한 시위 진압에 가담한 군 부대는 양곤 사령부, 북서부 사령부, 제33 경보병사단, 제77 경보병사단, 제101 경보병사단 등이며 이들은 무기를 빌려주면서 경찰을 동원하기도 했다.

국제앰네스티의 검증 결과, 제33 경보병사단은 만달레이, 제77 경보병사단은 양곤, 제101 경보병사단은 모니와에 배치되어 있다. 최근 이 세 도시에서 보안군과 경찰의 과도한 무력 행사로 사망자가 속출했다.

이 중 일부는 라킨, 카친, 북부 샨주에서 극악무도한 행위와 극심한 인권 침해를 자행한 것으로 악명 높은 사단이다. 이번 사태에는 2016년, 2017년 북부 샨주에서 전쟁 범죄를 저지르고, 2017년 라킨주에서 로힝야족을 상대로 반인도적 범죄를 자행한 제33 경보병사단 병사들이 연루되어 있다.

금, 2021/03/12-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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