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기고] 그 법이 위험하다: 규제프리존법과 인터넷전문은행법

지역

[기고] 그 법이 위험하다: 규제프리존법과 인터넷전문은행법

익명 (미확인) | 월, 2018/10/08- 16:46

그 법이 위험하다: 규제프리존법과 인터넷전문은행법

 

4차 산업혁명이라는 단어를 처음 접했을 때, 필자가 가장 궁금했던 것은 3차 산업혁명이었다. 2차 산업혁명은 논외로 하고 ‘3차 산업혁명’을 검색해보면 2012년에 출판된 [3차 산업혁명]이라는 제레미 리프킨의 책이 보인다. 검색된 책소개에 따르면 이 책은 “인터넷 기술과 재생에너지가 합쳐져 강력한 ‘3차 산업혁명’이 발생하는 과정을 설명”한다고 한다.

 

4차 산업혁명은 여전히 알쏭달쏭하고 혁명의 회차가 변경되었다. 그리고 2018년 9월 20일, 대한민국 국회는 73개의 법을 본회의에서 의결했다.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기 위해 입안되어 통과된 법이 있어 그 법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혁신성장이라고 명명된 현 정권의 경제정책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법이니 곧 실생활에서도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 갑자기 만나면 깜짝 놀라니까 어떤 내용인지 알아보자.

 

1. 규제프리존법

 

「지역특화발전특구에 대한 규제특례법 전부개정법률안」 (이하 ‘규제프리존법’)이라는 정식 명칭으로 일명 ‘규제프리존법’이 통과됐다. 이 법은

  • 하나, 비수도권 시·도에서 혁신사업 또는 전략산업을 육성하기 위하여 규제특례 등이 적용되는 구역을 지정하고 이를 규제자유특구 영어로는 ‘규제프리존’이라고 명명하고.
  • 둘, 규제자유특구 안에서 현행 법의 구체적인 효력을 제한하겠다는 법이다. 혁신사업 또는 전략산업을 육성을 위해 하나의 법으로 다른 여러 법을 무력화하겠다는 취지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 시절(’17년 4월 10일) 안철수 후보를 ‘이명박-박근혜’ 정책 계승자로 지목하면서 비판한 근거가 된 법이 바로 ‘규제프리존법’이다. 당시 문재인 캠프는 유은혜 수석대변인 논평을 통해 이 법을 “대기업 청부 입법”이라고 불렀다.

 

그랬던 법이 국회에서 통과된 이유는 “최근 기술혁신은 예측이 불가능할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기술혁신이 가져올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고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신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서비스 또는 제품 등을 규제제약 없이 실증하고 사업화할 수 있는 기업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고”있기 때문이란다. 이 법이 혁신사업 또는 전략산업을 육성을 위해 해제한 법안은 너무 많아 열거하기가 어렵다.

 

이 법의 4조에는 ‘우선허용·사후규제’라는 원칙이 명시되어 있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국가발전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하여 혁신사업 또는 전략산업 등을 허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다만, 신기술을 활용하는 사업이 국민의 생명·안전에 위해가 되거나 환경을 현저히 저해하는 경우에는 이를 제한할 수 있다”는 단서를 달고 있긴 하다. ‘일단 해보자’ 정도로 이해된다.

 

결기는 호방하지만, 한편 걱정스럽다. ‘일단 해보자’는 그 구체적인 범위가 특정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생명·안전, 환경을 저해하는 경우에, 이 법의 적용을 제한한다고 되어 있지만, 정부나 기업, 다수 언론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바이오헬스 산업’이고, 개인정보라고 읽어야 할 ‘빅데이터’다. 또한, 이 법의 주요 내용은 보건, 의료, 환경, 개인정보 보호 등과 관련 법 적용 예외(혹은 완화)인데 “국민의 생명·안전에 위해가 되거나 환경을 현저히 저해하는 경우”(4조)에는 이 법의 적용을 제한“할 수 있다”(‘제한해야 한다’가 아니라)고 규정했다. 으레 겉보기에 좋은 말을 한 구절 추가한 것이거나 아무런 실효성이 없는 법을 만들었거나 둘 중에 하나일 것이나 아무래도 전자인 듯하다.

 

이 법에는 ‘실증을 위한 특례’와 ‘임시허가’라는 조항이 있다. 실증을 위한 특례는 기업이 혁신적인 사업을 하려고 하는데 기존의 법과 제도 하에서 인·허가가 어려울 경우, 법과 제도 적용의 예외를 두자는 조항이다. 임시허가는 역시, 기업이 혁신적인 사업을 하려는데 이를 판단할 법과 제도가 없거나 법과 제도에 따른 기준·규격·요건 등을 적용하는 것이 맞지 아니한 경우, 안전성 측면에서 검증된 경우 일정한 기간 동안 임시로 허가 한다는 조항이다. 이 두 조항도 ‘일단 해보자’는 기조인데, 역시나 실증을 위한 특례나 임시허가 등을 통해 무력화할 수 있는 규제의 범위가 특정되어 있지 않다. 구체적으로 어떤 법이 제한되는지를 차치하고 시대에 뒤쳐진 규칙과 제도도 있겠으나 너무 과하지 않나 싶다.

 

사실, 지역의 발전을 목적으로 하는 법은 이미 많다.

  • 「국가균형발전특별법」
  • 「기업도시개발 특별법」
  •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
  • 「지역 개발 및 지원에 관한 법률」
  • 「연구개발특구의 육성에 관한 법률」
  • 「동서남해안 및 내륙권 발전 특별법」
  • 「제주도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 등등

이 글에서 다루는 「지역특화발전특구에 대한 규제특례법 전부개정법률안」도 ‘제정’ 안이 아니라 ‘개정’안이다. 이미 있던 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 간 불평등이 심화되고, 재벌에 대한 경제집중도 해소되지 않는다. 이 정도 상황이면, 이 법이 지역의 균형적인 발전, 수도권 집중 해소 등의 사회적 문제를 해소하기보다 그저 기업이 원하는 서비스와 제품을 제약 없이 상업화 할 수 있도록 기업에 자유를 보장하고 사회에 필요한 최소한의 공공성만 해소하고 아무 것도 아닌 결과로 귀결될지 우려해도 된다고 말해도 아주 틀린 말은 아니지 않은가. 혁신과 4차 산업혁명에 반대하기 참 어렵지만, 그럼에도 이 법이 과연 보건과 의료, 교육과 환경 등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기본적인 공공성을 지켜낼 수 있을지, 생명과 안전과 같은 돌이킬 수 없는 피해로부터 시민을 보호할 수 있을지 합리적으로 질문해볼 수 있지 않을까.

 

원론적인 이야기를 말고 실질을 생각해보자. 자율주행자동차가 인명사고를 내면 그 책임은 누가 부담해야 할까? 사실상 ‘운전자’가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차량의 소유자, 제조사, 자율주행을 위해 정보를 제공한 통신사, 아니면 피해자 중에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는지는 일단 해보고 결정할 성질의 사안이 아니다. 자율주행자동차의 보험료를 누가 얼마나 부담해야 하느냐는 매우 지엽적인 문제이다. 그렇다고 해서 추상적인 고도의 철학적인 논쟁까지 나아가지 않아도 된다. 문제는 실질이다. 운전하지도 않는데 사고 책임이 있다면 누가 자율주행차를 소유하겠느냐는 질문에서 사고책임을 운전하지 않는 자동차의 소유자에게 부담시키면 자율주행자동차를 상품화하기는 쉽지 않다는 대답이 무리 없이 합리적으로 도출된다. 그렇다고 제조사가 앞장서서 책임질까?

 

미래를 앞서 볼 수 없지만, 불안하다. 하물며, 기술 그 자체, 그리고 기술의 연구도 윤리가 있다. 이 윤리도 당연히 기술과 그 연구를 제한하는 규제로 작동한다. 그런데 작금의 법들은 기술을 상용화함에 있어, 쉬운 말로 돈을 벌기 위해 여기 새로운 기술이 있으니 아무런 규칙도, 그 어떤 제도도 필요 없고 생명과 안전, 나의 개인정보와 우리의 환경에 대해 ‘일단 한 번 해보자’고 하면서 이것이 4차 산업혁명이라고 하면 곤란하지 않은가 싶다. 양보해도 규제의 구체적인 내용에 논의할 수 있지만 규칙과 제도, 줄여서 규제 그 자체를 악마화하면 곤란하다.

 

이 법은 대상을 비수도권으로 하고 있다. 인천광역시와 경기도는 적용예외다. 그러나 같은 날, 전국적으로 규제를 해소한 법도 통과되었다. 「산업융합 촉진법 일부개정법률안」, 「정보통신 진흥 및 융합 활성화 등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전국적인 규제 해제를 가능케 하는 법이고 취지와 방향은 규제프리존법과 대략 비슷하다.

 

규칙과 제도를 합쳐 규제라고도 부를 뿐이다. 새로운 기술과 사회적인 변화가 있다면, 그에 상응하는 게임의 룰이 새롭게 논의되곤 한다. 그렇다고 해서 기존의 것이 필연적으로 폐기되거나 기존의 것의 폐기로 그 논의가 끝나지 않는다. 새로운 규칙이 필요하고 이를 제도화하게 된다. 세상 돌아가는 것이 그렇지 않은가. 새로운 기술과 사회의 변화에 따른 새로운 합의가 필요하다. 우리는 그 합의를 제대로 한 적이나 있는가.

 

2. 인터넷전문은행법

 

이번엔 은행이다. 단순한 간편결제 어플리케이션이 아니고, 저금하고 대출받는 바로 그 은행이다. 교과서를 보면 은행은 가계에서 저축을 받아 기업에 대출해주고 그로부터 이자를 가계에 다시 주고 뭘 그런 기능을 한다. 물론, 요새 가계부채와 기업의 사내유보를 보면 기업의 저축으로 가계에 대출을 해주는가 싶지만, 하여튼 은행과 간편결제 혹은 송금 어플리케이션과 다르다. 은행은 돈을 유통시키는 기능은 물론이고 수많은 고객의 다양한 금융정보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은행은 사회적으로 매우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기관이다

 

케이뱅크는 은행업을 인가받는 과정에서 각종 특혜 및 불·편법 의혹이 있지만,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모두 현행 「은행법」에 근거하여 인가를 받고 출범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을 위한 또 다른 법이 필요하다는 하는 이들은 “국내에 인터넷전문은행이 도입될 경우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중금리 대출을 활성화하여 서민, 소상공인 등에 대한 금리단층을 해소하고, 은행 간 경쟁촉진을 통해 금융소비자의 편의성을 제고하며, 미래 신성장동력을 창출하는 등의 다양한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안(대안) 의 제안 이유 중 발췌)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금융이 아닌 사업을 하는 기업, 다른 말로 ‘산업자본’이 은행을 소유하거나 지배하지 말라는 금융의 원칙을 ‘은산분리’라고 한다. 은산분리는

  1. 금융의 공공성과 건전성 확보
  2. 재벌·대기업으로의 경제력 집중 방지를 위한 원칙이다.

은산분리 원칙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은 이미 영업 중이다. 그런데 은산분리라는 규제가 4차 산업혁명을 가로막고 있다는 주장이 있다.

 

2018년 6월 20일, 한국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를 보면, 2018년 3월말 현재 인터넷전문은행의 대출 및 예금 규모는 각각 6.9조 원과 8.4조 원이다. 가계신용대출을 차주 특성별로 살펴보면 고신용(1~3등급) 차주의 대출비중이 96.1%로 국내은행(84.8%)을 훨씬 상회하는 반면, 중신용(4~6등급) 차주의 비중은 3.8%로 국내은행(11.9%)에 비해 낮다. 안타깝게도 인터넷전문은행의 출범 목표로 제시되었던 중금리대출 활성화는 없었다.

 

우리가 아는 시중 은행의 대출과 예금의 규모는 수천조 원에 이른다. 인터넷전문은행 점유율은 상위 4개 은행의 1% 에도 미치지 않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은행업과 관련 시장에 경쟁을 촉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 말하기 어렵다는 사실이 현실에서 드러나고 있다. 물론, 이게 다 ‘은산분리’때문이라는 사람도 있다. 그리고 한국은행의 보고서를 읽었을 것이라고 능히 추정되는 국회는 9월 20일, 시민사회와 노동조합 등의 우려와 반대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안」을 통과시켰다.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안」 중 산업자본의 지분 소유 한도 관련

제5조(비금융주력자의 주식보유한도 특례)

① 비금융주력자는 「은행법」 제16조의2제1항 및 제2항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전문은행의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총수의 100분의 34 이내에서 주식을 보유할 수 있다.

② 제1항의 경우 「은행법」 제15조, 제16조, 제16조의4 및 제65조의9를 적용한다. 다만, 「은행법」 제15조제5항에 따른 은행의 주식을 보유할 수 있는 자의 자격 및 주식보유와 관련한 승인의 요건에도 불구하고 「은행법」 제15조제3항 본문에 따른 한도를 초과하여 인터넷전문은행의 주식을 보유할 수 있는 비금융주력자의 자격 및 주식보유와 관련한 승인의 요건은 다음 각 호의 사항을 감안하여 별표로 정한다.

  1. 출자능력, 재무상태 및 사회적 신용
  2. 경제력 집중에 대한 영향
  3. 주주구성계획의 적정성
  4. 정보통신업 영위 회사의 자산 비중
  5. 금융과 정보통신기술의 융합 촉진 및 서민금융 지원 등을 위한 기여 계획

③ 금융위원회는 제1항에 따라 인터넷전문은행의 주식을 보유하는 자에 대해 「은행법」 제16조의4제1항에 따른 초과보유요건 등을 심사하는 경우에는 제2항에 따른 별표의 요건을 심사하여야 한다.

 

통과된 법의 제5조이다. 내용을 보면, 산업자본으로 통칭할 수 있는 비금융주력자가 은행의 의결권 있는 주식의 34%를 가질 수 있다고 적혀있다. 그리고 이러한 주식의 보유하려는 자는 “별표”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그런데, 별표를 찾아보면 아주 중요한 몇 가지 내용을 시행령에서 정하도록 되어 있다. ‘금융위원회가 정한다’는 뜻이다.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안」 중 별표 관련(a)

마. 다음의 요건을 충족할 것. 다만, 해당 위반 등의 정도가 경미하다고 금융위원회가 인정하는 경우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 최근 5년간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에 따라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되었거나 금융관련법령에 따라 영업의 허가·인가 등이 취소된 기관의 최대주주·주요주주(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총수의 100분의 10을 초과하여 보유한 주주를 말한다) 또는 그 특수관계인이 아닐 것. 다만, 법원의 판결로 부실책임이 없다고 인정된 자 또는 부실에 따른 경제적 책임을 부담하는 등 금융위원회가 정하는 기준에 해당하는 자는 제외한다.

2) 최근 5년간 금융관련법령,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조세범 처벌법」 또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을 위반하여 벌금형 이상에 해당하는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을 것

바. 한도초과보유주주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른 기업집단에 속하는 경우에는 초과보유 승인이 경제력 집중을 심화시키지 않을 것, 금융과 정보통신기술의 융합 가능성을 감안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정보통신업 영위 회사의 자산총액 합계액이 해당 기업집단 내 비금융회사의 자산총액 합계액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할 것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요건을 갖출 것

 

정부와 여당도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하여 은산분리를 완화하겠다는 입장이었고, 재벌이 은행을 가져도 되느냐는 질문에는 ‘노’ 라고 대답했다. 그래서 여당은 ‘자산 10조원 이상 상호출자기업집단은 제외하되, 예외적으로 ICT기업에는 참여를 허용’하자고 주장했다. 상호출자기업집단을 앞으로 재벌이라고 하고 계속하면, 정작 법을 들여다보면 그래서 재벌이 무엇인지, 정보통신기술을 가지고 있는 기업이 무엇인지가 명확하지 않다.

 

예를 들어, 위 별표 중에 바목의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정보통신업 영위 회사”라는 규정이 있는데 정보통신업에 대한 최소한의 내용 규정이 없다. 입법기관이 아닌 곳에서 이 법의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내용을 만들겠다는 뜻이기도 하고 삼권분립이나 입법과 관련한 여러 원칙의 훼손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며 법률에 구체적인 내용의 정함이 없이 세부내용을 시행령에 위임하여서는 안 된다는 포괄위임금지원칙에도 위배되기도 한 상황이다.

 

법의 핵심적인 내용이 시행령에 위임되어, 정권에 따라 어디로 튈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결론이기도 하다. 법이 논의되는 과정에서 재벌대기업이 은행을 갖을 수 있게 문을 열어준다는 비판이 많았다. 이런 비판이 무서웠던지 여·야는 아래와 같은 부대의견을 달아 법을 처리했는데 그 내용이 수상하다.

 

부대의견

동법 제5조에서 비금융주력자의 주식보유한도 특례를 두면서 경제력 집중에 대한 영향을 감안하여 한도초과보유주주의 초과보유 요건을 정하도록 한 것과 관련하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14조제1항에 따른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은 비금융주력자의 주식보유한도 특례의 허용 대상에서 원칙적으로 제외하고, 해당 기업집단 내 정보통신업 영위 회사의 자산 비중이 높은 경우로서 금융과 정보통신기술의 융합 촉진에 기여할 수 있는 경우에 한해 예외적으로 허용하도록 한다.

 

부대의견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대략, ‘재벌·대기업’이 은산분리 완화의 대상에서 원칙적으로 제외하지만 정보통신업의 비중이 높은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허용하자는 뜻으로 읽힌다. 이해가 맞다면 법의 본문 및 별표의 내용과 국회의 부대의견이 서로 상충한다.

 

위에 법의 제5조 제2항으로 다시 돌아가면, 인터넷전문은행의 주식을 보유할 수 있는 산업자본의 여러 조건을 ‘병렬적’으로 열거하여 이 요건을 ‘전부’ 충족하도록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제2호에서의 경제력 집중 억제, 제4호에서의 정보통신업 비중 요건을 모두 만족시켜야 인터넷전문은행의 주식을 보유할 수 있는 산업자본이 될 수 있고 별표의 바목도 그 구조가 마찬가지다. 그런데 부대의견에는 어떤 산업자본이 정보통신업 비중이 높으면 재벌이지만(!), 예외로 하자(!!!)는 내용이 적혀있다. 만약 부대의견을 반영하면 정보통신업 비중이 경제력 집중 억제 요건에 우선하거나 압도하는 결과가 초래해서 문제가 되고, 부대의견을 삭제한다면, 재벌대기업이 아닌 산업자본으로서 정보통신업 비중이 높은 사업자가 대주주 요건을 충족하게 되고 여전히 은산분리가 훼손되어서 문제가 된다. 이렇게 법이 통과되었다.

 

게다가 이 법에 명시된 34%의 지분은 엄청 큰 숫자이다. 이사회의 특별결의를 저지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이는 은산분리, 말 그대로의 의미인 산업자본과 은행의 ‘분리’라는 문제를 넘어, 누군가가 은행을 ‘소유 혹은 경영’하는 문제이다. 그래서 걱정이다.

 

‘은산분리’라는 원칙, 주인이 있는 은행이 아니고, 정보통신기술과 관련하여 소위, 핀테크의 관점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을 질문해봐도 문제는 여전하다.

  • 질문1. 기존 은행은 블록체인 할 수 없고 빅데이터 안 한다는 것이냐?
  • 질문2. 기존 은행은 IT에 투자 안하냐.

자꾸 대답이 같으니 질문 3에서 10은 생략한다. 1번 답변도 4차 산업혁명, 2번 답변도 4차 산업혁명이다. 은행이 IT쪽으로 투자한다는 접근도 가능한데 산업자본이 금융을 해야 한다는 선언적 주장만 반복되고 있다. 어쩌면 이 지점이 핵심일 수도 있지만 논의 자체가 합리적이지 않다.

 

카카오뱅크는 공인인증서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참 편리한 일이다. 그러나 카카오뱅크가 이러한 선택을 할 수 있는 이유가 은산분리 때문도 그 완화 때문도 아니고 오직 카카오뱅크만이, 카카오뱅크가 카카오뱅크이기 때문에 은행 이용에 있어 공인인증서를 요구하지 않는 시스템을 갖출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카카오든, KT든 정보통신기술을 가지고 있는 산업자본이 시장에 들어간다고 해서 금융산업 자체가 발전하고 은행의 상호경쟁을 자극한다거나 금융소비자의 효용이 증가한다는 주장은 논리적으로 합리적이지 못하고 현실을 설명하지도 못한다. 현실은 앞서 설명했다. 논리적으로도 만약, 시장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새로운 은행’을 요구할 수 있지만, ‘새로운 재벌은행’이 아니다.

 

당연히 인터넷전문은행이 모든 것의 답이 아니다. 독과점이 문제라고 하더라도 이는 외환위기 이후 정부가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은행대형화 정책에 따른 인위적인 결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다양한 논의가 가능함에도 정보통신기술을 갖춘 산업자본이 금융을 해야 그것이 4차 산업혁명이라는 깃발만 나부기고 있다. 펄럭펄럭.

 

여전히 이 법이 왜 필요한지 알 길이 없다. 은산분리 완화라니. 4차 산업혁명이 규제완화이고 규제완화의 포문을 연 대상이 인터넷전문은행이라니 이게 무슨 일인가 싶다. 지금 이 혁명의 진행속도로 보면, 5차 산업혁명도 곧 인듯한데 그때까지 잘 버텨보자.

 

아. 그리고 점포가 없는 인터넷전문은행이 무슨 일자리를 만들어내겠나. 실제 통계는 너무 처참하니 생략하겠다.

 

※ 본 기고글은 참여연대 정책기획실 최재혁 선임간사가 <슬로우뉴스>에 게재한 것입니다.

슬로우뉴스 원문보기 >> http://slownews.kr/71150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div class="xe_content"><h1>청소년인권의 실태와 복지제도</h1> <p> </p> <h3 style="text-align:right;">이용교 광주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h3> <p> </p> <p>청소년인권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아동권리위원회 사전심의에서 위원들에게 “우리는 교육으로 고통받고 있어요”라는 내용이 담긴 ‘대한민국 아동보고서’가 제출되었다고 한다.</p> <p> </p> <p style="text-align:center;"><span><span style="font-size:12pt;font-family:Arial;vertical-align:baseline;"><img alt="<그림 1-1> 세계의 아동" src="https://lh3.googleusercontent.com/23_Pofwke9FgH98lf2WMECFc0YpeU1e2c0Cht…; /></span></span></p> <p style="text-align:right;"><span style="color:#3498db;">ⓒPixabay</span></p> <p> </p> <p dir="ltr">이 보고서는 국제아동인권센터 등의 후원으로 2015년에 시작된 ‘아동권리 스스로 지킴이’로 활동한 청소년 23명이 만든 것이다. 이 모임은 2018년 11월에 유엔아동권리위원회에 이 보고서를 제출했고, 최근 네 명의 집필진 대표가 유엔 위원들에게 보고서 내용을 직접 설명했다. 이들은 성적이 나빠서 차별을 당하고 학업 스트레스 때문에 친구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을 보고, 학교 의사 결정에서 배제돼야 했던 경험들을 보고서에 담았다.</p> <p> </p> <h2 dir="ltr">청소년 혹은 학생인권의 범위</h2> <p dir="ltr">청소년인권의 실태를 파악하고자 할 때 범위를 정하기가 쉽지 않다. 인권은 인간으로서 갖는 권리를 말하기에 인간의 모든 삶은 권리와 연계될 수 있다. 인권을 말할 때 가장 많이 거론되는 준거는 세계인권선언이다. 세계인권선언에서 언급된 모든 인권은 청소년에게 적용될 수 있다. 또한 대한민국헌법은 모든 한국인에게 적용되므로 헌법에 열거된 권리는 청소년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 헌법은 연령에 구분 없이 적용되기 때문이다.</p> <p> </p> <p dir="ltr">청소년인권에서 널리 알려진 기준은 ‘청소년헌장’에서 열거된 ‘청소년의 권리’ 12개 조항이다. 이에 따르면, 청소년은 생존에 필요한 기본적인 영양ㆍ주거ㆍ의료ㆍ교육 등을 보장받아 정신적ㆍ신체적으로 균형 있게 성장할 권리, 출신ㆍ성별ㆍ종교ㆍ학력ㆍ연령ㆍ지역 등의 차이와 신체적ㆍ정신적 장애등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을 권리, 물리적 폭력뿐만 아니라 공포와 억압을 포함하는 정신적인 폭력으로부터 보호받을 권리, 사적인 삶의 영역을 침해받지 않을 권리,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자유롭게 펼칠 권리,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건전한 모임을 만들고 올바른 신념에 따라 활동할 권리, 배움을 통해 진리를 추구하고 자아를 실현해 갈 권리, 일할 권리와 직업을 선택할 권리, 여가를 누릴 권리, 건전하고 다양한 문화ㆍ예술 활동에 자유롭게 참여할 권리, 다양한 매체를 통하여 자신의 삶에 필요한 정보에 접근할 권리, 자신의 삶과 관련된 정책결정 과정에 민주적 절차에 따라 참여할 권리를 가진다.</p> <p> </p> <p dir="ltr">청소년헌장에 잘 규정되었지만 일상생활에서 청소년인권은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인권은 교문 앞에서 멈춘다’는 책 제목이 보여주는 것처럼 청소년 중 학생은 더욱 억압받고 있다. 이에 “학생의 인권이 학교교육과정에서 실현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학생에게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는 것을 목적으로” 경기도 학생인권조례가 2010년에 제정되었다. 이후 2011년 광주광역시, 2012년 서울특별시, 2013년 전라북도교육청이 학생인권조례를 공포해 시행 중이다.</p> <p> </p> <p dir="ltr">경기도 학생인권조례는 ‘학생의 인권’을 9가지로 명시하였다. 여기에는 차별받지 않을 권리, 폭력 및 위험으로부터의 자유(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 위험으로부터 안전), 교육을 받을 권리(학습권, 정규과정 외 학습선택권, 휴식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및 정보의 권리(개성을 실현할 권리, 사생활의 자유, 사생활의 비밀을 보호받을 권리, 정보의 권리), 내심의 자유 및 표현의 자유(사상ㆍ양심ㆍ종교의 자유, 의사 표현의 자유), 자치 및 참여의 권리(자치활동의 권리, 학칙 등 규정 제ㆍ개정에 참여할 권리, 정책결정에 참여할 권리), 복지에 관한 권리(교육복지에 관한 권리, 교육환경권, 문화활동의 권리, 학교급식권, 건강권), 징계 절차에서의 권리, 권리구제를 위한 권리(상담 및 조사 청구권) 등이다.</p> <p> </p> <p dir="ltr">청소년헌장과 학생인권조례에서 인권의 범주는 유사하지만, 학생인권조례는 학교에서 학생이 직면한 상황에서 인권을 어떻게 담보할 것인지를 밝히고 있다. 예컨대, 청소년헌장은 ‘배움을 통해 진리를 추구하고 자아를 실현해 갈 권리’를 규정했는데, 학생인권조례는 ‘교육을 받을 권리’에서 ‘학생은 법령과 학칙에 근거한 정당한 사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학습권을 침해받지 아니한다’(학습권), ‘학생은 야간자율학습, 보충수업 등 정규교과 외 교육활동과 관련하여 자유롭게 선택하여 학습할 권리를 가진다’(정규교과 외 학습선택권), ‘학생은 건강하고 개성 있는 자아의 형성ㆍ발달을 위하여 적절한 휴식을 취할 권리를 가진다’(휴식권)고 구체적으로 규정하였다. 학생인권조례는 학생의 교육받을 권리가 학교에서 잘 지켜지지 않고, 학생이 원치 않는 야간자율학습을 강제로 받으며, 적절한 휴식권이 박탈당하기 쉬운 상황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p> <p> </p> <h2 dir="ltr">청소년 혹은 학생인권의 실태</h2> <p dir="ltr">청소년인권의 실태를 종합적으로 알 수 있는 자료는 별로 없다. 국가인권위원회,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등이 청소년인권에 대한 실태조사를 하지만, 대부분 초ㆍ중ㆍ고등학생에게 실시하였다. 간혹학교 밖 청소년이나 가출청소년의 인권상황도 조사하지만, 대부분 학생보다 더 열악한 수준이다. 학생을 중심으로 청소년인권의 실태를 보면 다음과 같다.</p> <p> </p> <p dir="ltr">학생인권조례가 시행되는 광주시의 경우 과거보다 많이 나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학벌 없는 사회를 위한 광주시민모임’ 상임활동가인 박고형준은 학생인권조례 시행 3년 만에 머리를 염색한 학생들도 보이고, 교복도 자기 개성에 맞춰 입으며, 교문 앞에서 용의복장 단속은 사라졌다고 평가했다.<sup>1)</sup></p> <p> </p> <p dir="ltr">하지만 학생들이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교 안에서는 인권침해가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학교 내 인권문제는 ‘군대 내 인권문제’와 유사한 방식으로 처리된다고 진단했다. 즉, “관리자는 학교 안의 인권문제를 외부로 노출시키지 않는다. 인권문제가 발생할 시 당사자 간의 합의를 유도하거나, 더 강한 폭력과 겁박을 이용해 문제를 없던 일처럼 진화시킨다. 외부에서 문제를 개입하려들거나 언론에서 보도될 시 가해당사자는 뒤로 숨고 상급기관</p> <p dir="ltr">은 뒤늦게야 관리ㆍ감독한다”는 것이다.</p> <p> </p> <p dir="ltr">학교에서 교사에 의한 학생 체벌과 머리를 강제로 깎기와 같은 심각한 인권침해는 거의 사라졌지만, 학생 인권침해는 관행적으로 계속된다. 대표적인 것은 중앙현관과 계단의 학생 출입을 금지하며 이동권을 침해하고, 학생들의 성적을 기준으로 자리를 배치하는 등 성적에 따른 차별은 흔히 일어난다. 성적에 의한 학생차별은 도서관 자리배정, 심화반 구성, 기숙사생 선발 등에서도 지속적으로 일어난다.</p> <p> </p> <h2 dir="ltr">당사자 운동은 인권을 신장시킨다</h2> <p dir="ltr">가장 고질적인 청소년 혹은 학생 인권침해는 체벌, 강제로 머리 깎기, 야간자율학습강요 등이었는데 최근 어느 정도 해결되었다. 이렇게 인권이 신장된 것은 학생들의 치열한 투쟁의 결과이었다.</p> <p> </p> <p dir="ltr">1995년 무렵에 ‘학생복지회’가 학교에서 교사에 의한 학생체벌을 금지하기 위해 “때리지마 운동”을 펼쳤다. 전국 중ㆍ고등학생들이 자신이 겪거나 친구가 당한 체벌이라는 이름의 ‘교사에 의한 학생폭행’을 하이텔, 나우누리 등에 고발했다. 온라인을 통한 고발은 많은 반향을 일으켰고, 유엔아동권리위원회에 제출된 민간단체 보고서에도 담겼다. 이에 유엔아동권리위원회는 한국정부에게 교사에 의한 학생 폭행을 금지할 것을 권고했고, 정부는 초ㆍ중등교육법을 개정하여 교사에 의한 학생 체벌을 금지시켰다.</p> <p> </p> <p dir="ltr">2000년에 학생복지회 중 일부 개혁 세력이 전국중고등학생연합(준)을 발족시키고, “두발ㆍ복장 제한, 소지품 검사, 체벌, 성차별 등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인권유린 행위에 반대하고 이를 규탄하여 이 땅의 청소년 인권 보장과 민주화 정착에 앞장선다.”는 강령에 따라 “짜르지마 운동”을 펼쳤다.</p> <p> </p> <p dir="ltr">중고등학생연합은 16개 시ㆍ도 지역 학생연합이 었다. 학생연합은 같은 목적과 강령, 규약을 쓰지만 지역별로 자치했다. 이 시기부터 학생인권활동가들이 전국 여러 지역에서 치열하게 활동했다. “짜르지마 운동”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해서는 안되는 사회적 흐름과 부합되었다. 머리의 길이와 모양에 대해서는 비교적 쉽게 합의되었지만, 염색은 경제적 부담과 사회적 위화감을 조성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다소 미루어졌다.</p> <p> </p> <p dir="ltr">당사자들의 치열한 싸움으로 바꾸어가는 사안은 ‘0교시와 야간자율학습폐지’이다. 0교시는 정규수업 한 시간 전에 등교하는 것으로 아침식사를 걸러 건강권을 침해했다. 야간자율학습은 학생들에게 “강제타율학습”이라고 비판받았다. 야간자율학습은 고등학생수의 급감으로 대학교 입시경쟁률이 낮아지면서 일부 사립학교에만 남았다. 많은 고등학교에서 원하는 학생만 자율학습을 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p> <p> </p> <p dir="ltr">이처럼 청소년 혹은 학생이 사회운동을 펼쳐 자신의 인권을 상당히 확보했다. 체벌금지는 초ㆍ중등교육법의 개정으로 제도화되었고, 교사에 의한 학생의 강제 머리 깎기는 학생인권조례에 의해 금지되었다. 야간자율학습은 일부 고등학교에서만 학생에게 참가여부를 묻는 절차를 밟아서 시행된다.</p> <p> </p> <h2 dir="ltr">인권은 복지를 통해 담보된다</h2> <p dir="ltr">유엔아동권리협약은 무차별의 원칙, 아동 최선의이익 원칙, 생존ㆍ보호ㆍ발달ㆍ참여의 원칙을 강조한다. 이 협약은 모든 아동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누려야 한다는 점을 담고 있다. 과거에 비교하여 대한민국 청소년 혹은 중ㆍ고등학생의 인권은 향상되었지만 과제도 남아있다. 열악한 상황에 있는 청소년인권을 신장시키기 위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청소년의 자유권을 존중할 뿐만 아니라, 경제적ㆍ사회적ㆍ문화적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이러한 권리를 체계적으로 보장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투자가 필요하다.</p> <p> </p> <p dir="ltr">청소년의 생존권은 상당히 잘 보장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부모가 경제적으로 빈곤하면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선정되어 생계급여, 의료급여, 주거급여, 교육급여를 받을 수 있다. 그런데 교육급여와 주거급여는 부양의무자 기준이 없어서 해당 가구만 가난하면 받을 수 있는데, 생계급여와 의료급여는 부양의무자에게 부양능력이 있다는 이유로 급여를 받을 수 없다. 부모의 별거, 가출, 이혼 등으로 보호받지 못한 청소년은 체계적인 지원을 받기 어렵다. 가족갈등이나 가정해체로 사실상 돌아갈 집이 없는 가출청소년은 생계지원을 지속적으로 받기는 어렵다.</p> <p> </p> <p dir="ltr">18세 미만 아동은 아동양육시설 등에서 보호를 받을 수도 있지만, 그 이상인 청소년은 보호받기 어렵다. 아동양육시설이나 공동생활가정에서 보호받던 청소년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8세가 되면 퇴소해야 한다. 얼마나 자립능력을 갖추었는지를 평가해서 퇴소시키는 것이 아니라 18세가 되었다는 이유로 퇴소가 결정된다. 18세는 민법상 아직 ‘성인’이 아니어서 보호자의 동의 없이 법적행위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보호자가 없는 미성년자를 사회에 내보내는 것은 헌법을 어기는 처사이다. 보호연령을 상향시키고 자립능력을 평가하여 퇴소를 시켜야 한다.</p> <p> </p> <p dir="ltr">청소년이 보호받을 권리를 충분히 누리지 못하는 것은 정작 보호를 해야 할 부모가 자녀를 학대하고, 교사가 학생을 성추행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전국 여러 중ㆍ고등학교에서 여학생들이 교사들의 반복적인 성추행을 고발하였다. ‘스쿨미투’는 학생이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차별받고, 여학생이라는 이유로 성차별을 받았던 결과이다.</p> <p> </p> <p dir="ltr">청소년의 보호받을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부모교육과 교사에 대한 성교육이 제도화되어야 한다. 부모와 교사가 인권감수성을 갖고 행동해야 제대로 가르칠 수 있다. 이 땅의 학생은 다른 나라보다 취학률이 높지만 원하는 교육을 적절한 시기에 적당한 양만큼 배우지 못한다. 학생들은 입시 위주의 교육이 만연하여 선행학습이 일상화되고, 놀 시간조차 없이 공부에 내몰린다고 호소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만든 학생인권조례가 제대로 시행되어 학생이 원하는 공부를 쉬면서 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배우면서 일상생활 속에서 삶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p> <p> </p> <p dir="ltr">모든 청소년이 자신의 이야기를 민주적 절차를 통해 표현하고 의사결정에 참여할 기회를 확보해야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18세가 공직선거권을 갖지 못한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18세에게 공직선거권과 피선거권을 부여하는 것은 세계적인 표준이다. 공직선거법을 개정하여 ‘18세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보장하고, 그 미만도 학교, 가정, 지역사회에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기회를 가져야 한다. 그 한 가지 방법으로 학교운영위원회에 학생대표의 일정한 비율(예, 1/4 이상)을 포함시키는 것이다.</p> <p> </p> <p dir="ltr">정리하면 청소년 혹은 학생인권을 키우기 위해서는 법률의 개정과 같은 제도적 장치뿐만 아니라 모든 청소년이 매일 인권에 기반을 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특히 차별받고 억압받은 사람들이 개별적ㆍ집단적으로 문제제기를 하여 더 나은 삶을 이끌어내야 한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기 때문이다.</p> <hr /><p> </p> <p dir="ltr"><sup>1) 광주드림 기사 http://www.gjdream.com/v2/column/view.html?news_type=502&mode=view&uid=…; <p> </p></div>
금, 2019/03/01- 17:28
7
0
<div class="xe_content"><h1>국정원 개혁 필요성 보여준 남재준 유죄판결  </h1> <h2>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와 재판 방해 유죄, 대법원 확정</h2> <h2>무소불위 국정원의 사법방해 범죄, 반복 막아야 </h2> <h2>국회는 국정원 개혁법 당장 처리해야 </h2> <p> </p> <p>오늘(3/14) 대법원(주심 노정희 대법관)은 박근혜 정부시절인 2013년, 검찰이 이명박 정부시기 국정원 댓글 공작 수사에 착수하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소위 '현안 TF'를 만들고, 압수수색에 대비해 가짜 심리전단 사무실과 허위·조작된 서류를 만드는 등 수사와 재판을 방해한 남재준 전 국정원장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남재준 전 국정원장과 함께 기소된 서천호 전 2차장, 김진홍 전 심리전단장, 문정욱 전 국익정보국장, 고일현 전 종합분석국장, 하경준 전 대변인 그리고 당시 국정원에 파견된 장호중 전 부산지검장과 이제영 전 의정부지검 부장검사도 유죄를 선고 받았다. 국정원 개혁이 왜 필요한지 다시 한 번 확인 시켜준 판결이 아닐 수 없다.</p> <p> </p> <p>국정원 직원의 정치개입이라는 범죄를 은폐하고, 수사와 재판을 방해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가짜 사무실과 가짜 서류 등을 만들어 내는 등 더 큰 범죄를 거리낌없이 저지른 국가정보원의  가공할 범죄행위는 소름끼칠 지경이다. 제도 개혁 없이 정권이 바뀌면 이런 일은 반복될 수 있다. 왜 무소불위의 권력기관인 국정원을 순수한 정보기관으로 거듭나게 개혁해야 하는지 확인시켜주었다. 국회는 국정원이 다시는 이러한 조직적 범죄를 저지를 수 없도록, 국정원 개혁법 처리에 즉각 나서야 한다.</p> <p> </p> <p><a href="http://bit.ly/2EYA6Y2&quot; rel="nofollow">[논평 보기/다운로드]</a></p></div>
목, 2019/03/14- 14:51
7
0
<div class="xe_content"><h1>참여연대, 「광역지방정부의 노동행정 현황과 과제」 이슈리포트 발표</h1> <h2>지역주도 노동조례 제정·종합적인 노동권익기관 설치·노동예산 증가 등 일부 광역지방정부 노동행정의 긍정적 변화 확인</h2> <h2>노동행정 예산과 노동담당 행정조직 비중은 매우 낮은 실정</h2> <h2>노조할권리 지원 확대, 노동정책 기본계획 수립, 노동 거버넌스 체계 강화, 노동행정 예산 비중 제고 등 노동행정 개선방안 제안</h2> <p> </p> <p>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는 오늘(4/4) 전국광역지방정부 노동행정 실태를 확인하고 개선방향을 제시함으로써 노동친화적 가치가 지방정부 노동행정에 반영되도록 하기 위해 「광역지방정부의 노동행정 현황과 과제」 이슈리포트를 발표하였습니다.</p> <p> </p> <p>참여연대는 광역지방정부의 노동행정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2019.1.16. 전국 17개 광역지방정부에 정보공개 청구하여 2월 중 수령한 노동행정 자료를 △노동행정 조례 △노동행정 예산 및 담당부서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노동권익기관 △노동 거버넌스로 구분하여 분석하였습니다. </p> <p>분석 결과, 일자리 창출 지원 조례·장애인 등 취약계층 노동자 보호 조례·노사민정협의회 조례 등 광역지방정부 노동조례 다수는 중앙정부의 정책에 따라 제정되었으나, 최근에는 지역 차원의 소득 불평등 해소 정책인 생활임금 조례가 상당수 광역지방정부에 제정(17곳 중 12곳)되었고, 중장기적 노동정책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조례(6곳 제정), 새로운 노동거버넌스인 노동이사제 관련 조례(4곳 제정) 등 광역지방정부가 주도하여 제정한 조례가 증가하는 경향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적은 수이지만 서울노동권익센터, 경기도노동권익센터와 같은 종합적인 노동권익기관이 광역지방정부 주도로 설치된 것을 확인하였으며, 2019년 광역지방정부의 세출 예산액 대비 노동부문 예산이 2018년에 비해 21.8%(9,571백만 원)증가하고, 지역 노동 거버넌스인 지역노사민정협의회의 2019년 예산이 2018년 대비 40.1%(39백만 원) 증가하였습니다. 이러한 점은 광역지방정부의 노동행정이 점차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p> <p>다만, 광역지방정부의 2019년 세출총액 대비 노동부문 예산은 0.58%(53,575백만 원), 노동담당 행정조직의 비중은 본청 내 전체근무 인원 대비 0.5%(22.6명)에 불과할 정도로 광역지방정부의 ‘노동행정 예산과 노동담당 행정조직’ 비중은 여전히 매우 낮은 실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p> <p> </p> <p>참여연대는 광역지방정부 노동행정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고용·일자리 창출, 취약계층 노동자 지원’에 집중된 노동정책 범주를 ‘노조할권리 지원(노동조합 교육 및 시설 지원 지역 거버넌스에 노동조직 참여 확대, 종합적인 노동권익기관 설치 등)’으로 확대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노동조례 제정 및 노동정책 기본계획 수립 △지역노사민정협의회 활성화, 광역지방정부 산하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 등 노동 거버넌스 체계 강화 △노동행정 예산과 노동담당 행정조직 비중 제고 등을 제안하였습니다. 한편 참여연대는, 중앙정부는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기 위해 최저임금을 만들고 지역정부는 노동자들의 적정소득을 보장하기 위해 최저임금을 상회하는 생활임금을 추진한 것처럼, 중앙정부는 기본적인 노동행정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광역지방정부는 각 지역 상황과 여력에 따라 중앙정부의 가이드라인을 상회하는 정책을 추진해야 상호보완적 노동행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광역지방정부의 노동행정을 지속해서 모니터링할 계획임을 밝혔습니다.</p> <p> </p> <h3><a href="https://docs.google.com/document/d/1rxjGtu6FjDvI_-hIVVQDAMdyQrxHLgY6eLO…; rel="nofollow">▶이슈리포트 [보기/다운로드] 광역지방정부의 노동행정 현황과 과제</a></h3> <h3><a href="https://docs.google.com/document/d/1ZDkzhRl4i-RQLtK-ZpF7YBmef8-oN-SPxLl…; rel="nofollow">▶보도자료 [원문보기/다운로드]</a></h3> <p> </p> <p><iframe src="//e.issuu.com/embed.html#2952507/68890673" style="border:none;width:100%;height:450px;"></iframe></p></div>
목, 2019/04/04- 12:07
7
0
<div class="xe_content"><h1 dir="ltr">사회복지시설운영의 공공성 강화 운동</h1> <p> </p> <h3 dir="ltr" style="text-align:right;">김경훈 서울복지시민연대 간사</h3> <p> </p> <p dir="ltr">위수탁 제도는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 등의 공공기관이 위탁자가 되어 민간기관의 수탁자들과 계약을 맺고 사회복지서비스를 대상자들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은 1980년대 이후부터 보편화되기 시작하였다. 왜냐하면 1980년대 이전에 이미 사회복지서비스 인프라가 민간시설 중심으로 성장해 있었기 때문에 정부로서는 이미 마련되어 있는 사회복지시설과 인력 등을 활용함으로써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반대로 민간부문은 공공부문의 사회복지서비스 확대에 따른 민간부문에 대한 투자 확대를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p> <p dir="ltr"> </p> <p dir="ltr">이러한 위수탁 제도를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주요 사회복지이용시설(사회복지관, 노인복지관, 장애인복지관)이 민간위탁으로 운영되고 있고 법인 직영을 포함하면 90%가 넘어가게 된다. 민간부문이 공공부문으로부터 위탁받은 업무는 단순 사회서비스 제공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고 사회서비스의 공공성까지도 위임받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몇몇 수탁 기관들이 민주성과 투명성, 공공성 등을 준수하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다.</p> <p> </p> <h2 dir="ltr">진각복지재단의 시설 사유화</h2> <p dir="ltr">진각복지재단은 일상적으로 종교의식과 직원 동아리를 빙자한 합장단의 참여를 강요하였다. 종교의식 참여뿐만 아니라 종단과 법인의 행사 때마다 각종 명목으로 후원금을 강요하고 이를 기관 차원에서 확인하고 점검하였다. 부당한 지시와 명령에 따르지 않거나 맘에 들지 않으면 산하 시설 간 인사이동, 지방발령, 직위강등, 부당해고 등으로 사회복지노동자에게 침묵과 순응을 강요하였다. 법인의 수익창출을 위해 사업체를 운영하면서 산하 시설을 동원하여 이득을 취하였고 임원과 시설장은 상근의무를 위반하고 영리 업체를 겸직하였다. 전국의 44개의 시설을 운영하는 대형 사회복지법인 진각복지재단이 종교와 사회복지를 명목으로 대중에게 악행과 불의를 행사하고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였던 것이다.</p> <p> </p> <p dir="ltr">이에 시민사회는 진각복지재단의 행태를 강력히 규탄하고 엄중 처벌할 것을 촉구하였고 진각복지재단의 사회복지시설 운영 중단과 지자체의 위탁 해지를 요구하였다. 이러한 노력으로 서울시는 진각복지재단 산하시설인 성북노인복지관과 월곡복지관의 수탁해지 및 시설장 교체를 예고 통지하였다. 이에 대해 진각복지재단은 이번에 문제가 된 시설 상호간 ‘시설장을 부장으로’, ‘부장을 시설장으로’ 맞교체 하는 소위 ‘문제시설간 돌려막기’ 인사를 단행함으로써 본래 시설장 교체 명령의 취지를 무력화시키고 산하 시설의 노동자와 사회복지계 현장을 우롱하는 행태를 보였다.</p> <p> </p> <p dir="ltr">이러한 진각복지재단의 행태에 사회복지계는 서울시와 성북구청에 진각복지재단을 엄중 조치할 것을 요구하였고 결국 진각복지재단은 성북노인복지관과 월곡복지관의 위탁운영을 포기하겠다고 서울시와 성북구에 통지하였다.</p> <p> </p> <p dir="ltr">진각복지재단이 두 복지관 위탁운영을 포기하는 것으로 문제를 마무리하려고 한다면 그것은 큰 오산이라 하겠다. 끊임없이 발생하는 복지관 비리는 민간위탁제도의 구조적인 모순의 결과이기 때문에 현재 심의과정에 참여하는 심의위원회 구성을 지자체장이 지명하고 임명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지역사회 내의 다양한 복지주체가 참여하여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대안장치를 마련할 것을 요구하는 동시에 시민사회도 대안마련에 노력할 것이다. 또한 비리 시설과 법인에 대해서는 위탁 주체인 지방자치단체가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여 민형사상의 책임을 묻는 것은 물론이고 민간위수탁에 참여할 수 없도록 지속적으로 감시할 것이다.</p></div>
금, 2019/04/05- 11:07
7
0
<div class="xe_content"><h1>적자 대출 카드론, 편의점 왕국 늪에 빠진 점주</h1> <h2>출점경쟁, 돈버는 본사…적자 지속되는 점포, 위약금 없이 폐업해야 </h2> <p> </p> <p> </p> <p style="margin-left:40px;">#1. 결혼과 출산, 육아 등의 고비들을 넘기면서 7년간의 워킹맘 생활을 접고, 많은 생각 끝에 편의점을 오픈했습니다.…그러나 적자운영은 개선될 여지가 없이 여전하며, 비정상적인 장시간 근무로 인해 최소한의 인간으로서의 삶 역시 유지되지 않았습니다. 점주님들은 잘 아실 것입니다. 생존권을 위협받는다는 것이 금전적인 것만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금전적인 것은 물론 신체적, 정신적으로도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를 말입니다.<strong>(CU 점주 A씨의 증언)</strong></p> <p style="margin-left:40px;"> </p> <p style="margin-left:40px;">#2. 투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은행에서 3000만원을 대출했는데, 개점부터 적자운영으로 대출금을 상환할 수 없었습니다. 오히려 편의점 11개월의 운영기간동안 적자가 지속돼 영업비용을 메꾸기 위해 각종 카드론, 신용카드 현금서비스, 저축은행 대출을 이어가다 신용불량자가 됐습니다. 돈을 빌릴 수 없으니 편의점 물품을 발주조차 할 수 없어 폐업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문 닫힌 캄캄한 매장을 볼 때마다 억장이 무너집니다.<strong>(이마트24 점주 B씨의 증언)</strong></p> <p> </p> <p> </p> <p>편의점 문제를 들여다보면 한국사회 ‘민생’의 현주소가 여실히 드러난다. 일자리는 줄어들고, 있는 일자리는 불안정하며, 경력단절이라도 되면 길은 더욱 좁아진다. 먹고사는 길이 막막하다. 일자리가 없으니 있는 돈 없는 돈 모아 가게라도 차린다. 자본금이 없고 숙련된 기술이 없는 이들에게 프랜차이즈는 손쉬운 창업의 기회를 제공한다. 편의점은 그 중에서도 가장 문턱이 낮고 운영부담이 적은 업종으로 꼽힌다. 그리고 그 지점에서, ‘편의점 왕국’ 대한민국의 깊은 늪이 생긴다.<br /><br /> 2017년말 기준 전국 편의점 수는 4만170개. 전년 대비 4948개(14%)가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화장품·식품 등 다른 도소매업 증가폭에는 한참 앞서고, 카페(10%)나 분식(12.9%) 등 증가율이 높은 축에 속하는 외식업과 비교해도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성장세가 꺾였다고는 하지만, 본사는 여전히 점포 수에 연연하며 출점 경쟁에 힘을 쏟고있다. 같은 건물에, 맞은 편 길목에, 심지어 같은 길목에도 편의점이 연달아 생기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진다.<br /><br /> “왜 편의점 옆에 또 편의점이 생기지?”<br /><br /> 지나가는 행인이라면 쉽게 떠올릴만한 질문을, 점주도 분명 계약을 하기 전 떠올렸을 것이다.<br /><br /> “장사가 잘 될까?”<br /><br /> 그러나 이 의심을 불식시키고 점주를 현혹시키는 것이 바로 본사의 개발팀 직원이다. 이들은 상권과 입지를 분석한 결과라며, 최소수익이 얼마쯤은 된다고 보장한다. 본사 입장에서는 일단 계약만 하면 이득이다. 점주는 적자가 나도 본사는 돈을 번다. <br /><br /> 위 사례의 A점주와 B점주가 계약할 당시 본사 직원은 하루매출 150만원 이상을 보장했다. 계약형태, 매출품목, 고용인원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물품 대금, 본사 가맹비, 임차료, 인건비 등을 제하면 대충 한달 150만원 정도의 수익이 나는 수준이다. 용돈벌이는 할 수 있겠다고, 이렇게 큰 회사의 직원이 설마 거짓말 하겠냐며 계약한 A점주와 B점주는 개점 이후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br /><br /> 평균 일매출은 두자리 수를 맴돌았고, 매일 새벽 12시간씩 일을 해도 수익은 없었다. 월세, 인건비를 감당하려면 돈을 빌려야 했다. “괜찮아지겠지”하는 희망도 수개월의 적자 속에 처참히 무너졌다. 견디다못해 폐업을 신청하자 본사는 수천만원의 위약금을 요구했다. <br /><br /> 편의점이 생기고 없어지는 일련의 과정을 가만히 들여다보자. 본사 직원의 말을 믿고, 계약한 점주가 지속적인 적자에 시달리다 건강도 돈도 잃고 생계를 잃는데 돈까지 내야 하는 상황이 상식적인가? 오히려 부당하게 피해를 입은 점주가 배상을 받아야 하는건 아닌가? 계약부터 영업까지 본사에 철저히 종속되었던 점주가 무엇을 책임져야 하는가? 회사말만 믿고 열심히 일했는데, 약속한 봉급을 주지 않아 사표를 냈더니 돈 내고 퇴사하라는 상황과 다를게 없다.<br /><br /> 적자운영에 생활고를 견디지 못해 편의점주들이 연이어 목숨을 끊었던 2013년. 점주들을 보호하자며 가맹사업법이 만들어졌지만, 든든한 울타리는 되어주지 못했다. 여전히 ‘살려달라’는 점주들의 호소가 끊이지 않는다. CU점주들이 농성에 돌입한지 100일이 넘었다. 본사가 출점시킨 매장의 최저수익을 보장하고, 적자가 지속되는 점포는 위약금 없이 폐업하게 해달라는 것이다. 본사는 과도한 요구라고 말한다. 과연 그런가. 편의점주들의 요구가 정당한 것으로 받아들여질 때 대한민국의 민생은 늪에서 한 걸음 나올 것이다.</p> <p> </p> <p> </p> <p>*본 글은 3월 26일 중기이코노미에 게재되었습니다. <a href="http://www.junggi.co.kr/article/articleView.html?no=23050&cate1=5&cate2…; rel="nofollow">원문보기</a></p> <p> </p></div>
화, 2019/03/26- 18:39
7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