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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역사 속 향촌의 자치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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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역사 속 향촌의 자치운동

익명 (미확인) | 목, 2018/10/04- 11:06

배달민족으로서 우리의 건국설화는 다른 나라들과 비교하여 매우 특별하다. 대부분 나라의 경우. 건국설화는 초자연적인 현상을 배경으로 설정하거나 초인적인 영웅의 이야기로 출발하여 지배권력을 미화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반하여, 우리 설화의 경우에는 태백을 거점으로 삼아 상제의 아들인 환웅이 보기에 아름다운 땅을 선택하여 나라를 세우면서 홍익인간(弘益人間)과 이화세계(理化世界)를 이의 근본으로 삼았다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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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해도 구월산 ‘삼성사’에 모셔져 있는, ‘환인, 환웅, 단군왕검’의 초상화

단군신화로 알려진 위의 이야기가 후대에 민족의 주체성을 강조하기 위해서 지어낸 것인지, 오랜 역사 속에 체화되고 전승되어온 이야기인지 분명하지 않지만, 한반도의 역사를 관통하는 문화적이며 정치적인 토대를 형성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인간의 언어로서 가장 감동적이며 성스러운 내용을 담아낸 성경의 주기도문과 같이, 하늘의 뜻을 이 땅에 이루기 위해 나라를 세우며(이화세계) 널리 모두를 이롭게 하는 것으로 규범(홍익인간)을 삼는다는 것은 종교사적 견지에서는 황금률적인 표현이며 정치학적 의미에서도 제1의 공의적 원칙이다. 이번 글을 통하여 상기의 원칙들이 한국 역사에 투영된 기록을 찾아가며 한국사회의 미래에 대한 가능성을 가름해 보고자 한다.. 

삼국시대 이전부터 무속적 신앙에 기초한 공동체적 모습으로 수렵사회를 반영한 제천행사가 부여 영고, 동예의 무천, 고구려의 동맹 등 형태로 행하여졌다고 전해지며, 농업이 번성하는 후대로 내려오면서 단오와 추석과 같이 마을 사람 모두가 함께 음식과 가무를 즐기는 명절로 발전해 왔다고 한다.

이후 신라의 기록을 보면 불교가 전해지면서 지배계층인 화랑이 중심이 되여 향도(香徒)라는 조직이 만들어져 지배질서로서 종교적 규범을 강조하고 생활의 실천적 지침을 삼아 내려오다, 이후 일반백성에게까지 조직이 확산되면서 새로이 절을 짓거나 탑을 쌓거나 불공의 행사에 다중들이 함께 모여 공력을 제공하고 신앙적 공동체를 형성해 왔다.

고려 왕조로 들어서면서 종교적 배경과 행사를 위해서 조직되고 활동하였던 향도는 이제 향촌의생활 속에 자리를 잡으면서 香徒가 아닌 鄕徒가 되여 생활의 공간과 내용을 공유하면서 함께 노동하고 함께 즐기고 서로를 도와가는 양속으로 이동했다. 마을의 공동노역, 혼례, 장례, 마을 수호신 제사를 함께 치르면서 자연스레 상부상조적 조직으로 변모해 갔다. 이런 과정을 통하여 한민족 역사를 줄곧 관통해온 두레라는 협동적 노동방식과 상부적 자조금융인 다양한 형식의 계가 발전하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향촌의 통치 방식에서도 지방을 대표하는 인물을 내세워 왕권을 대신하여 중앙에서 향촌으로 파견된 관리 간에 협의 내지는 역할 분담을 이루면서, 읍사(邑司)가 중심이 되어 일종의 지역자치를 이루면서 내려온 셈이었다. 그러나 고려말 성리학이 도입되어 확산되면서 자치적 성격이 강했던 향도와 읍사는 양반 중심의 지배계층에 의해 유교의 가르침과 규범을 가르치는 향약(鄕約)으로 흡수되어 재구성된 것으로 보여진다. 향약은 사원과 함께 향촌에 뿌리를 내린 사림의 지위를 강화하면서 중앙정치의 훈구 세력에 맞서는 일종의 정치적 거점으로 변모한다.

왕권을 정점으로 하는 신분제적 관료체제인 고려와 조선의 역사는 기본적으로 경제의 축을 이루는 농업 기반인 토지의 사용 및 소유의 형태와 조세정책의 변화에 따라 이해를 달리하는 지배권력간의 이권과 세력다툼, 그리고 권력의 틈새에서 민중들 스스로 자조하고 순응하며 때로는 협약하고 저항해온 기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달리 말하면 경제의 기반과 운용의 결과물을 놓고 지배계급과 기층민중간에 전개되는 ‘정치동력학’적 궤적이다.

성리학을 지배이념으로 확고히 정립한 조선조 초기에는 주요 경제기반인 농업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하여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을 산업정책의 기본으로 정하고 소농의 농민을 중심으로 백성을 위한 민본(民本)의 왕도사상을 정치적 지향으로 삼아 왔다. 조선왕조의 개국공신이었던 정도전, 조준 등이 비록 의도했던 균전제를 온전히 도입하지 못했으나 과전 및 직전법을 시행하여 고려 말 혼란하고 무질서했던 토지 소유관계와 조세체계를 바로 잡았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왕족과 세도가들의 토지겸병 현상이 심화된다. 수조권을 기반한 토지지배구조가 약화되거나 붕괴되고 매득(買得), 장리(長利,) 개간(開墾) 등 통하여 토지의 사적 소유가 확대되면서 농지를 떠나는 유민(流民)들이 대거 발생하고, 일부 양반들이 사노(私奴) 또는 소작농으로 전락된다.

이에 지방에 기반을 둔 사림세력은 성리학의 창시자인 주희가 만든 주자증손여씨향약을 제도적 모범으로 삼고 사원과 유향소의 부활을 구실로 삼아, 탐욕스런 중앙의 왕족들과 세도가들을 견제하며 나라의 기반인 농촌사회가 무너져 가는 것을 방지하고 성리학을 정치사회적 규범으로 삼아 봉건적 질서를 유지하고자 목숨을 건 정치투쟁을 전개한다.

중종에서 시작하여 명종을 거쳐 임진왜란 전의 선조 대에 이르기 까지 백 년 가까운 세월 동안, 김안국이 경상도 관찰사 시절에 향약을 한글로 보급한 것을 시작으로 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인물들인 조광조, 이퇴계 그리고 이율곡 등으로 이어지면서 사림파와 훈구파 간에 성리학의 해석을 겸한 권력투쟁과 향약논쟁의 역사가 펼쳐진다.

향약의 내용을 살펴보면 중국 섬서성의 한 향촌에 국한되어 행하였던 여씨향약을 주자가 국가단위의 시행을 위하여 새로이 체계적으로 정리하면서 주나라의 제도를 따라 다음과 같이 주요 4개의 덕목으로 요약하였다.

덕업상권(德業相勸) : 좋은 일, 바른 일은 서로 권한다.

예속상교(禮俗相交) : 미풍양속으로 서로 교제하여 이를 널리 확산시킨다.

과실상규(過失相規) : 잘못한 일은 지적하고 비판하여 바로 잡는다.

환난상휼(患難相恤) : 개인 또는 향촌이 어려움을 당하면 서로 돕고 함께 극복해 나간다.

향촌에 거점을 두고 있던 조선조 사림의 양반들은 상기 향약의 내용과 제도를 무기로 삼아, 한편에서는 중앙정치의 세도가들의 탐욕과 패악을 견제하면서, 동시에 성리학적 윤리도덕을 기반으로 현존의 상하 신분관계를 분명히 하는 가운데 향촌의 공동체에 자발적 참여를 통한 자치기능을 부여하여 스스로 규계(規戒)하고 향촌을 유지 발전시키는 규칙을 세우며 고조선 이래 배달민족의 양속인 향음주례(鄕飮酒禮)의 전통을 지켜 나가려고 노력하였다.

그러나 사림파들의 향약 실천에 대한 강력한 요구와 움직임에 대하여 중앙의 왕족과 세도가들은 다양한 이유를 들어 거부한다. 예건데 인물이 부족하다거나, 인심과 풍속이 투박하여 오히려 역작용의 폐해가 예상되며, 신분제의 붕괴가 염려되고, 왕권의 향촌을 다스리는 힘이 약화된다는 등 이유를 핑계로 삼아 몇 번의 사화를 통하여 사림파들을 숙청하고 제거하는 과정을 거친다.

권력의 다툼과 논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향약은 오래된 것으로 이를 실시된 곳마다 사람들이 서로 보살피고 돌아보며, 서로 돕고 질병에 함께 대응하며 구제하며, 자제로 하여금 유학의 가르침을 따라 효제의 뜻을 두텁게 하는 것을 가르치니, 삼대지치(三代之治)를 융성하게 하고 풍속을 아름답게 한다 – 化民成俗”라는 상소에 따라 중종 시절부터 적극적인 시행을 논의하기 시작한다.

여기서 매우 주목할 만한 인물이 조선중기 최고의 지성이자 실천적 행정가였던 이율곡 선생이다. 본인이 관직에 있을 당시 향약을 권하면서 파주향약의 서문을 직접 작성하였고 청주목사로 재직 시에는 서원향약을 만들어 시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선조가 향약을 전국적으로 시행하려 하자 오히려 시기가 너무 이르다(時期太旱)고 주장하며 시행을 보류하도록 간곡히 주청하여 계획을 중단시켰다. 더욱 기이한 것은 본인이 훗날 향촌에 머물면서 다시 완성도가 매우 높은 해주향약을 제정하여 보급하였다는 사실이다.

일견 서로 모순되고 상반된 이런 대목은 선조라는 못난 왕의 됨됨이를 살펴보면 이해가 가능할 듯하다. 사림들의 줄기찬 요구에 따라 신하들의 논의를 거쳐 향약의 전국적 실시를 결심할 단계에서 이율곡은, 선조가 민본의 왕도정치에는 별로 뜻이 없고 오로지 자신의 안위와 왕권 강화에만 마음이 머물러 있어, 이런 상태에서 향약을 전국적으로 실시하는 것은 향촌의 자치적 기능과 양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훼방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왕권과 중앙정치의 강화를 위한 하부 조직으로 전락할 것을 심히 염려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점은 필자가 제3 섹타경제론의 서론에서 제기한 지적과도 궤를 같이한다고 할 수 있다. 겨우 유아기 수준에 머물고 있는 현재단계의 사회적 경제영역은 당연히 지자체를 포함한 정부와 공공기관의 법제적 도움과 재정적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만(揚水論), 제3 섹타가 추구하는 자발적 참여와 스스로 역동적이어야 할 네트워크 형성을 정치와 행정 권력이 저해하거나 왜곡시켜서는 안된다는 원칙을 반드시 지켜야만 한다. 되풀이 언급하지만, 제2 섹타와 더불어 세 분야 영역 모두 병렬적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결합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율곡 선생이 보여준 천재적이면서도 백성을 진심으로 위하는 실천적 지식인의 전형적 모습을 다시 한번 반추해 볼 수 있다. 그는 단지 패자적 왕권과 세도가들의 영향을 차단한 것만이 아니라, 주자에 의해 체계화된 여씨향약을 당시 조선의 현실에 맞게 새롭게 해석하고 재구성하여 실천적인 내용을 담아내었다. 자발적 참여와 회원들간 원만한 합의를 유도하기 위하여 향약의 조직과 운영에 대한 세칙을 정치하게 기술하였고, 실천적이고 구속력 있는 모임이 되기 위해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선악부(善惡賦)의 작성 요령과 규칙을 세밀히 규정하여 향촌내 세력가들이 행할 자의적인 패악을 엄하게 금하였으며, 향약의 기능을 사창(社倉)과 통합하는 사창계약속(社倉契約束)을 제창하여 현대적 의미에서 향촌단위의 사회안전망적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설계하였다.

율곡 선생이 지향했던 향약 실천의 뜻을 다시 정리해보자면 단순히 기존의 지배 질서를 온전히 유지하고자 하는 것을 넘어서서, 위로부터의 통치가 아닌 백성들의 자발적 참여에 따른 자치를 이루고, 성리학적 규범 가치를 공유하면서 예(禮)를 통한 윤리적 절제로 향촌의 도덕적 질서를 유지하며, 향촌 단위로 상호부조를 통해 사회경제적 안전망 기능을 부여하고, 전체적인 강제보다는 개인과 공동체간의 관계성 회복에 초점을 두었다 할 것이다.

이는 필자의 앞선 칼럼 ‘인본적인 사회주의자’에서 소개한 19세기 초 프랑스 사상가 사를 푸리에의 기획과 일맥 상통하며 1990년대 노벨경제학을 수상한 인디애나 대학의 오스트롬 교수의 ‘공유지의 비극을 넘어’라는 저작에 담긴 구상과 비견할 만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에 다시 한번 대학자의 경륜과 가르침에 머리 숙여 존경을 표하고 싶다. 안타까운 것은 필자가 역사 공부에 어둡고 한문이 서툴러 한걸음 더 깊이 들어갈 수 없다는 점이다. 이 분야의 전문학자님들께서 좀더 구체적이고 풍부한 내용을 밝혀주시길 희망할 뿐이다.

아쉽게도 향촌 단위의 자치적 분권을 의도하였던 향약의 보급과 시행은 임진왜란 이후 기존 신분제의 급격한 붕괴, 다양한 원인으로 촉발된 농민층의 분화, 향시(鄕市)를 넘어선 격지 간 상업의 발달, 세도정치의 패악, 삼정의 문란 등으로 멈추어 서게 된다.

반면에 사림의 양반이 주도하였던 향약 운동을 대신하여, 모내기를 도입한 이양법으로 농업 생산성이 높아지면서 오랜 전통으로 이어져 왔던 일반 백성 중심의 집단협동적 노동방식인 두레와 상호부조적 금융시스템인 다양한 계의 모임이 활발히 되살아 나고, 외척과 부패한 관리 등 지배층의 탐욕과 패악에 대항한 산발적인 민란이 지속되면서 새로운 자각과 실천 운동들이 벌어지게 된다.

청제국을 파탄내는 서세동점 흐름과 한국땅에 상륙한 가톨릭과 개신교 등 기독교의 충격 속에 북학파를 시작으로 전개된 다양한 실사구시적 운동, 위로부터 자강을 시도한 개혁파의 시도, 일반 백성들의 근대적 각성을 촉발한 동학을 중심으로 사회변혁운동 등이 전개되었고, 불행하게도 이후 일제강점기, 해방과 분단 등을 겪은 후에야 비로소 반쪽뿐인 현대 한국의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칼럼_181004(4)통일뉴스
사진: 통일뉴스

2018년 현재, 남한사회는 양가(兩價)적이며 분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견 일인당 GDP가 3만 불을 넘어서면서 수치상으로는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였고, 국력에 있어서도 세계 11위권을 유지하면서 강력한 미들파워 국가로 부상하였다. 반면에 외부적 조건이 불리한 가운데 양극화가 극심하고 사회적 불안이 급격히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소득의 불평등 상황이 미국과 함께 OECD국가 중 가장 열악하여 1%의 국민이 20% 정도의 소득을 점하고 있고, 자산소득은 더욱 극심하여 이의 정도를 알려주는 피케티지수(국민순자산/국민총생산)가 10에 근접하고 있으며 (역사적 경험으로 지수가 6을 넘어서면 전쟁을 부추긴다고 피케티는 설명하고 있다), 1%의 부자와 재벌기업들이 민간소유 토지의 50% 이상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자본 시장의 경우는 심한 정도를 넘어서서 1%의 자본가가 90%의 배당소득을 차지하는 등 극한적인 실태를 보여주고 있다.

현재 한국의 사회경제적 현실은, 마치 왕족 및 세도가와 이들의 하수인격인 권노(權奴)들이 불법적인 토지겸병의 탐욕으로 국가질서를 뒤흔들고 온갖 수단으로 백성들을 수탈하던 조선중기 이후의 패악스런 모습이 다시 부활한 듯, 더욱 뿌리를 깊이 내린 채 난공불락의 기득권층을 형성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한 타결책으로 어리석게도 국민소득 4 만불의 수치적 성장론을 제시한다거나 소중한 그린벨트를 풀어서 주택 건설량을 늘려 투기를 막고 주거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흐리게 하고 상황을 더욱 나쁜 방향으로 악화시킬 뿐이다.

핵심은 소수를 위하는 양적 성장에서 전환하여 일반시민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민본중심의 사회경제적 운영의 철학과 방향 위에서, 저마다 생업에 전념하는 환경을 조성하고 투기적 부동산 소유에 대해 실질적이며 현실적인 고통을 가하고 불로적 지대소득에 대한 확실한 누진과세를 적용하며, 경제적 성과를 국민 모두가 골고루 향유하는 배분과 순환의 원칙을 정립하는 것이다.

역사적 변혁기에 서있는 한국사회는 당면한 문제를 본질적으로 직시하고 접근해야 한다. 부패하고 탐욕스런 무리와 이를 부추기는 관행 및 제도에 대항하여, 향촌의 사림들이 시도하였던 향약의 시행과 더불어 백성들의 자조적인 운동이었던 두레를 현대적으로 새롭게 해석하고 재구성하는 것에서 미래를 준비하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건국 신화로 전해지는 이화세계와 홍익인간의 역사문화적 DNA를 다시 발견하고, 이를 사회생물학적으로 우리 생활 속에 살아있는 유전적 밈(meme)으로 진화되도록 제도와 관행을 바꾸어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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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래읍성 역사축제를 글로벌 수준의 축제로 확대·발전시켜 지역 문화의 위상을 높이고 관광객을 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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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의 실질적인 소득을 높이고, 특히 고령 농민들을 위한 맞춤형 복지 서비스를 확대하여 삶의 질을 향상시키겠습니다.
토, 2026/06/20-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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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군은 충남 1호 마을연금 사업으로 10개 마을을 추진 중이며, 신안군의 햇빛연금은 2025년 누적 304억 원을 돌파하여 가구당 연 240~600만원의 소득을 제공하고 인구 유입 효과까지 거두고 있습니다. 저는 탄소중립 실천 방안을 연구하고 신재생에너지 생산 단지를 조성하며, 햇빛소득마을을 도입하여 농어촌 기본소득의 기초 재원으로 활용하겠습니다.
토, 2026/06/20-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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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엘리야의 제단의 승리 증거, 사마리아성 적군 소경 역사 증거: 엘리사)에 근거한 종교와 교단 통일 정책을 추진합니다.
토, 2026/06/20-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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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자본주의가 당면한 문제는 중소제조기업 환경을 둘러싼 체질개선, 구조조정이라고 단언한다. 우리나라 대기업은 그 자본의 성격에서 참으로 다국적적이다. 주요 대기업의 50~60%의 주식이 외국자본의 소유이며 특히 간판기업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포스코, KT 등 한국의 대기업은 주주이익실현에 열심이고 외국투자자들에게 황금알을 낳는 거위이다. 우리나라 대기업은 생산성에서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하이닉스의 1인당 매출액이 8억 정도인 것을 필두로 전자, 화학, 자동차, 제약, 화장품 등의 기업들이 여느 세계적 기업들과 견주어 뒤지지 않는다. 반면, 중소제조기업은 순수한 국내자본이면서 우리나라 고용을 떠받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생산성이 낮으며, 그에 따라 임금수준도 낮다. 우리나라 전체 자본주의의 가장 취약한 부분이며 전통적으로 정부 등으로부터의 지원에서도 사각지대에 있어 왔고 스스로는 취약한 상태로부터 벗어나지 못한다. 고용인원 50명 미만, 매출 50억 미만의 소규모 제조업은 현재 최저임금, 노동시간 문제와 함께 생사의 갈림길에 있고, 매출 500억 미만 업체들도 업종과 기술지원, 하청관계의 혁신적인 변화 없이는 획기적으로 생산성을 높일 수 있으리라 기대하기가 어려운 지경에 놓여 있다.

우리 기층 대중의 문제가 바로 우리의 중소제조업의 갈 길과 결을 같이 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정부의 산업정책, 더욱이 중소기업 정책에서 생산성의 문제, 노동인력의 개발문제 등은 등한시되고 있다. 이제부터 중소제조업의 구조조정, 생산적인 변신의 필요성을 살펴보고 그 방도를 찾아보도록 한다.

 

1. 한국 자본주의가 당면한 문제 중소제조업의 구조조정

한국 자본주의의 현재 상황의 간단히 정리해 보면 크게 다음의 두 가지로 축약할 수 있다.

1) 선진자본주의 사회로 진입, 산업화, 산업혁명을 완수하려는 단계

2) 동시대적인 요구로 기술 트랜드, Industry 4.0을 맞이한 상황

첫째, 한국 자본주의는 산업화를 통해, 자본주의 제조업 국가로 확고히 뿌리를 내리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 경제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대단한 성장을 이룩했고 그래서 우리나라는 인구 5000만 이상의 나라로서는 유사이래 7번째 산업혁명을 이룬 나라가 되었다. 1750년대 영국을 필두로, 1840~50년대 미국과 프랑스, 1890년대 독일, 1900년대 이태리와 일본이 이룬 대업을 우리가 이루어낸 것이다. 러시아가 탈락하고, 스페인과 브라질이 이루지 못한 길을 우리가 지난 50년(특히 87년 이후 최근 30년)에 걸쳐서 달성한 것이다. 단지 경제만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 사회 등 전체 사회시스템이 자본주의화 한 것이다. 스페인과 남부이탈리아의 경우, 소득수준은 우리나라와 비슷하지만 실상은 완전히 농업국가, 지주 중심의 봉건적 요소들을 완전히 털어내지 못한 국가들이며 아일랜드 같은 나라는 산업이라고는 없고 단지 농업, 관광에 얹어서 외부로부터 심어진 금융업으로는 그 나라의 미래가 안전하다고 할 수 없으며 정치세력을 보면 자본주의적이지 않다. 이들 나라는 모두 산업혁명을 겪지 않은 나라들이다.

우리나라는 부가가치 대비 제조업 비중에서 세계 최고인 30%대를 달리는 유일한 나라이며 활동인구 대비 비중에서는 인구 5천만 넘는 나라들 중에서 세계 1위 (혹은 대만 – 인구 2천4백만 – 에 이어 두 번째)이며 독일과 일본이 뒤이어 20%대에 남아있는 나라들이다. (참고로 인구가 적어도 산업혁명을 겪었다고 할 수 있는 나라로는 네덜란드를 필두로 덴마크, 스웨덴, 스위스, 오스트리아, 캐나다, 호주, 이스라엘 정도가 전부이다.)

두 번째는 우리나라 자본주의도 세계의 선진 제조업이 닥친 Industry 4.0의 쓰나미를 맞이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현대자동차는 새로 출시한 모델의 신차에 자율주행 Level 2.0을 도입하였다. 그리고 21년에는 4.0을 도입할 예정이다. 2.0은 시스템이 감가속과 조향을 담당하는 부분자율주행이고 4.0은 비상시를 제외하고는 운전자의 개입이 필요치 않는 고등자율주행이다. 이러한 자율주행이 생산제조현장에 도입되는 것이 스마트공장, Industry 4.0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제조현장은 일반적인 자동화, Industry 2.0 수준, Taylorism 수준을 채 넘어서지도 못하고 있다. 대기업조차 생산현장에서 발생하는 Data들을 충분히 모으지도 못하고, 모아도 사용할 엄두를 못하고 있다. 하지만 변화의 움직임은 아래로부터 빨라져서 매출 50억 미만 업체에서조차 단순인력을 현장에서 몰아내는 자동화의 욕구는 엄청나고 300억 업체 정도에서는 공정개선과 생산관리능력에 대해서 관제와 AI를 이용하여 품질데이터 분석을 하겠다는 요구들이 솟구쳐 올라오고 있다.

자동화, 관리, 관제, 분석(AI), 제어 ; 스마트 공장의 요구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고 있다. 자동차에서 전기전자장치 부품(전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현재 40%이나 이는 5년 10년 후면 80%선을 넘어설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제조업의 현장, 공장도 전자화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최후발 자본주의 국가로 치고 나가는 상황에서 스마트공장, Industry 4.0은 도전이자 기회이다. Catch-up 방법이 Open Source로 제공되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공장이 일반화되고 혹은 되려면 노동력의 재편이 이루어져야 한다. 미숙련 중심에서 숙련중심으로 바뀌는데, 3가지 영역, 즉 제품설계 직종, 생산관리 등 관리직종, 설비 등 유지보수와 보안직종 만이 살아남을 것이다. 현재 10명 이상 고용 67000개, 218만(2016년 중기부 통계)을 고용하는 중소제조업이 개수로는 1/3이하로 줄고 규모로는 100억 매출의 중소기업과 1000억 매출의 중견기업 중심으로 재편되고 업종도 단순가공, 단일공정 중심의 하청구조에서 자기부품, 자기기술에 의한 중간부품 생산체계, 나아가서 금형, 기계제작, 자동화 설비, 장비 제작 등 고부가 제품생산을 가능하게 하는 체계로 이어져야 한다.

미국의 제조업 비중은 10%수준이며 영국은 7%에 못 미친다. 역사 속에서 보듯이 자본주의는 보다 손쉬운 방법으로 자본증식을 하는 것을 무조건 선호한다. 영국 자본주의가 혁신을 피해 식민지경영에 몰두할 때 미국과 독일이 그를 추월하였지만, 제조업을 피해서 경쟁력을 상실하여 국가적으로는 몰락할 때 몰락하더라도 개별 자본은 본능적으로 최대한 위험을 회피하려고 한다. 실로 제조업은 다른 어떤 분야의 산업보다 (증권화하기 전에는) 투자와 수익창출까지 오래 걸리고 특히 불황에 대해서 아주 취약하다. 뿐만 아니라 경쟁 속에서 끊임없이 혁신을 고안해야 한다는 점에서 랜덤요소가 너무 커서 자본가 입장에서는 피곤도가 제일 높다. 그리고 자본의 규모가 커서 독과점이 불가능한 상황에서라면 확률적 고려, 분산을 통한 위험회피도 쉽지 않다. 그래서 자본은 생산현장을 피하고 싶어하고, 간접화, 증권화로 한사코 멀어지려고 한다. 유통과 서비스업이나 금융업으로 제조업을 지배하려고들 한다. 하지만 추적자 입장은 이와는 완전히 다르다. 제조업에 투입된 자본은 시장이 확대되어 브레이크 이븐을 넘어서는 순간부터 발생하는 폭발적 이윤의 발생을 맞이하게 되는데, 이 순간이 제조업에 투자된 자본이 여타 상업, 유통, 금융업에 투입된 자본을 압도하는 지점이 된다. 창업과 약진, 항상 새로운 도전의 의미에서, 제조업은 최고로 창조적인 첨단의 시스템으로 무장하여야 살아남을 수 있으므로 제조업에서의 압도적 우위는 최종적으로 자본주의 세계체제에서의 우위로 연결되는 것이다. (독일이 Industry 4.0에 국가적 명운을 거는 것도 그 이유에서 일 것이다)

우리나라는 제조산업은 산업혁명을 완수해야 하고, 특히 Industry 4.0 시대에 스마트공장을 적용하여 구조조정을 진행해야 한다. 일시적인 국산화 주장에 편성한 것이 아니라 소재, 부품, 장비와 나아가서 기계설계, 공정설계, 제작이 실제로 가능하려면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판도를 완전히 바꾸어야 한다.

대기업의 1인당 매출액 평균은 3.5~4.0억원인데 반해 1차기업(중견기업) 2.5억 정도이다. 대략 70%수준이다. 반면 2차, 3차기업(매출 50억미만)의 매출 1억 정도이다. 이것이 최저임금, 52시간 문제에서 중소기업이 가장 고통스러워하는 상황의 기저이다. 해결방법은 최종하청기업인 2차 기업 수준에서 2.5억 정도로 업그레이드 되도록 변화하는 수밖에 없다. 이 문제는 단순한 매출상승 문제가 아니다. 규모와 업종, 노동력 모두가 걸려 있는 문제이다. (즉 구조조정의 방향은 규모조정, 업종조정, 노동인력조정으로 해결될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 중소제조기업이 직면한 문제 중에는 생산성의 향상 뿐아니라 하청구조의 개선, 기술의 확보, 자동화 로봇화 등이며 이의 해결 방안으로 집단화/협업 방안과 업종의 전환 혹은 고도화 (소재부품, 장비와 설비, 제품설계/공정설계/디자인 능력, 바이오화학, 전산, 산업공학 등의 문제)를 이루어야 한다. 노동자 집단은 이 과정에서 교육/재교육을 통해서 숙련화를 달성하고 노동시간단축, 동일노동/동일임금을 이루어야 한다.

 

2. 구조조정은 누구에게 도움이 되는가, 누가 추동하는가

이제 근본적인 질문이다. 우리나라 중소기업 구조조정은 왜 이제까지는 진척이 거의 없었는가? 우리나라 대기업은 한국 자본주의의 고도화를 원할까? 심지어 중소제조업의 구조조정을 통해서 노동자들은 소득상승을 기대할 수 있을까?

앞서 말했듯이 우리나라의 대기업은 외국자본의 지분이 과반이 넘는 상황에서 이들의 이익실현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그리고 충분히 성과를 내고 있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들이다. 이들 입장에서는 현재 GDP 1인당 3만에서도 잘 벌어 주고 있는데 굳이 4만, 5만불로 한국의 국민소득이 오른다고 해서 더 많은 이윤을 가져갈 수 있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이스라엘의 경우를 보면, 이 나라의 개별기업들은 미국이나 독일을 빰칠 정도로 세계 최고도의 기술을 가진 초호화판 첨단회사들이 수두룩하다. 나스닥 상장기업이 세계 3번째로 많은 등, 기업들의 기술수준으로만 따지자면 국민소득이 7~8만불은 당연할 듯하지만 이스라엘의 1인당 GDP는 우리나라보다 조금 나은 4만 불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심지어 PPP는 우리나라보다 못한 3만 불대에 머물러 있다. 물론 이스라엘의 인구는 8백만 밖에 되지 않고 내수(노동자의 소비)로 자본주의 발전이 좌우될 상황은 절대 아니다. 노동자의 임금수준을 결정짓는 요소 중 인당 생산하는 부가가치, 매출액, 생산성이 모두 중요하지만 이들은 가능성이고 필연은 노동시장이다. 이스라엘은 규모가 작은 경제이며 노동시장을 적극적으로 자본이 조절하고 있다.

임금을 낮추기 위한 자본주의의 노력, 사회적 생활비용과 임금의 요구수준이 올라가는 것을 적극적으로 막는 노력은 사실 쉽게 눈에 띄지는 않지만 알고보면 실로 눈물겹다. 예전 이명박/강만수 시절의 인위적인 환율조절도 우리나라 대기업 대 중견기업 대 중소기업 임금 비율을 현재의 100 대 70 대 30으로 만든 극적인 장치 중의 하나였다. 이런 억지는 이제 그만 두어야 하고 막아야 한다. 심지어 자본의 입장에서조차 이런 방식으로 우리나라 자본주의 유지되기에는 위험하고 그로인한 사회적 비용이 너무 크다. 30/100(동일한 산업내의 최고임금 대비 최저임금)을 최저임금 수준을 정하고 사회의 바닥을 묶어두는 것이 자살률 세계 1위, 출산율 최하인 사회를 만든다. 이런 막가파식 소득불균형 옹호정책은 비정규직 문제, 택배기사도 자영업이 되고 편의점주도 자영업자가 되어 자영업자 창업/도산을 권유하는 사회, 대기업 노동조합의 일탈이 자연스러운 사회를 가져온 것이다.

영국은 대처 수상 집권이후부터 지속적으로 숙련노동자 억압정책, 숙련노동이 필요한 산업을 경시하는 정책을 진행한 결과, 지금은 스위스의 하청산업 국가로 전락하고, 2류의 제조업국가가 되고 말았다. 단순노동을 선호하는 자본을 국가가 지원하고 최대한 오랫동안 저임금을 잔존시키는 정책을 진행해 왔는데 이는 사실 자본의 몰락을 가져온 설탕물 정책이다. 당장은 이윤을 만들어 주지만 닥쳐오는 변화에 느리고 기술에 둔감하고 심지어 노동억압을 통해서 저임금체제를 유지하려는 시도 등이 모두 당뇨를 불러오고 만 것이다. 결국 역사가 주는 교훈에 따른다면 우리나라 중소제조업은 업종변환, 자동화가 요구되는 시점에 있으며, 노동자 집단의 입장에서 보자면 지금 당장 숙련된, 특히 제품설계 등에서 새로운 기술을 가진 고급인력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지금 정부가 혹은 대기업이 일본문제, 혹은 보호주의 기조 하에서 중소기업 군의 정비를 필요로 할지도 모르겠다. 소재와 부품 나아가서 장비와 설비, 설계능력을 갖춘 산업을 가져야 한다는 절박함?이 언제까지 얼마만큼이나 필요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정부와 반도체 대기업들의 절박함은 우물에서 숭늉을 바라는 절실함 정도이지 솥에 불을 때는 과정을 밟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과연 이들 대기업들이 우리나라 중소제조업을 통털어 동일노동/동일임금을 시행하는 것을 찬성하겠는가? 너무 나아갔지만 중소제조업의 체질개선, 구조조정은 그 방향에서 생산성의 향상을 포함하고 있다. 결코 소용되는 기술의 변화와 노동인력의 재편을 제외하고는 불가능한 일이다.

우리나라 대기업의 속생각은 대기업노동자 대비 소기업노동자의 생산성 격차와 임금격차를 유지하고 싶어한다. 앞서 말했듯이 글로벌 환경 속에서 현재의 3만불 국민소득 체계, 즉 단순하청기업에 낮은 생산성의 부담을 전가하는 구조를 유지하고 싶어한다. 특별히 중소제조업에서의 변화를 원할 이유가 없다. 이대로가 더 좋으니까!

하지만 중소제조기업은 사정이 다르다. 최저임금, 52시간 노동이 올려치고, 세계적 불황과 국내소비시장 위축이 내리 누르는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다. 자동화를 해야 하고, 단순노동 중심의 생산구조를 벗어나 보려고 발버둥을 쳐야한다. 인력을 줄이는 방도를 찾고 있다. 공장 문을 닫든지 아니면 자본재를 투입하고 SQ기준에 맞추고, 단가를 스스로 낮추기 위해 몸부림쳐야 한다. 하지만 저임금에 기반을 둔 단순하청 혹은 자체 기술에 기초한 제품이 없는 까닭에 원청에 억매여 끌려가는 업체들로서는 이러한 노력들이 절대로 근본적인 해결이 될 수 없다. 업종조정, 공정조정, 노동 조정, 원하청 관계조정을 통하지 않고서는 해결되지 않는다.

우리나라 중소제조업의 노동자들은 대기업 대비 30%의 임금을 받고 젊음을 불사르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래서 단순노동은 주로 외국인들이나 결혼 후 여성인력에 의존한다. 전 사회적으로 대기업 대비 70~75% 정도로 동일노동 동일임금이 시행되면, 당연히 기계가공 노동자 등 블루컬러 숙련공이 사무직이나 공무원과 맞먹는 수입을 가지는 사회를 꿈꿀 수 있지 않겠는가? (목수와 배관공이 의사와 수입이 다르지 않다는 덴마크 같은 나라까지는 아니라도) 그렇게 되면 자살률도 낮아지고 출산율도 올라가고 교육지옥도 없어지는 우리나라가 되지 않겠는가?

한국 자본주의 자체가 숙련노동력을 담을 그릇을 만들어야 한다. 그것은 중소제조업의 구조조정에서부터 가능해 진다. 업종에서 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설비와 기계제작, 금형제작 등의 영역으로 진행되고 노동도 제품설계와 디자인, 공정설계와 정밀가공, 생산관리와 유지보수에 종사하는 최소 전문대학/대학 졸업자로 구성되는 숙련공의 노동으로 바뀌어 가야 한다.

자본은 항상 쉬운 길을 가려하고, 그 결과 전체 사회의 경제수준과 노동의 질은 자본의 의지에 묶여 혁신의 길을 가지 않는다. 대만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많은 것을 가지고 산업성장의 가도를 달렸었다. 출발부터 우리와는 달리 자기자본을 충분히 가졌었고 화교들의 네트워크를 이용한 세계시장도 컸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대만의 제조업 생산성은 우리나라보다 높았다고 한다. 하지만 이후 폭스콘을 비롯한 대만 자본들은 쉬운 돈벌이를 찾아 중국으로 물밀 듯 몰려갔고 대만 경제의 활력은 예전만 하지 못하다. 1인당 GDP가 2만 초반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와 달리 한국 자본주의는, 지금 또 다른 기회를 맞이하였다. 중소제조기업과 노동자들 모두는 변화의 격랑 속에 들어와 있다. 한국 자본주의의 결절점, 산업혁명의 막바지이자 세계 자본주의 기술의 결절점, Industry 4.0의 시작시점에 도달해 있는 것이다. 지금 이 중요한 시기를 제대로 헤쳐 나가는 길은 중소제조기업 종사자들과 노동자 그리고 국민대중의 요구에 기반을 둔 산업정책을 만드는 것이다.

화, 2019/11/12-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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