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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470] 로마법 안 따르고 로마에서 돈 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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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470] 로마법 안 따르고 로마에서 돈 벌기

익명 (미확인) | 금, 2018/09/07- 18:12

로마법 안 따르고 로마에서 돈 벌기

투자자-국가분쟁해결 제도, 왜 문제인가

 

남희섭 변리사

 

로마에 가도 로마법을 따르지 않을 방법이 있다. 투자자가 되는 것이다. 투자자가 되면, 로마의 공적규제로 입은 손해를 배상받을 수 있다. 이를 보장하는 것이 국제투자협정인데 그 양이 엄청나다. 유엔무역개발협의회(UNCTAD)에 따르면, 2017년 말 기준 전 세계적으로 국제투자협정이 3322개에 달한다. 우리나라는 88개의 양자간 투자협정, 13개의 FTA에 투자보호 조항을 두고 있다.

 

투자자는 국가를 맞상대할 특권을 누리는데 바로 투자협정이 보장하는 투자자-국가분쟁해결(Investor State Dispute Settlement, 이하 ISDS) 제도를 통해서다(이 때문에 ISDS를 국제법의 이단이라고도 한다). 그런데 한미FTA 협상 때부터 정부가 국제표준이라고 홍보했던 ISDS를 이제 뜯어 고치자는 논의가 국제적으로 활발하다.

 

다음 주 인천 송도에서 지역별 회의를 여는 유엔국제상거래법위원회(UNCITRAL)의 작업반(Working Group)이 대표적이다. 여기서는 유럽연합이 제안한 국제투자법원이 핵심이다. 유럽연합은 현행 ISDS의 민간인에 의한 사적분쟁해결은 지속되기 어렵다고 본다(유럽사법재판소는 유럽연합 역내국간의 협정에 포함된 ISDS는 유럽연합법 위반이라고 이미 판결한 바 있다). 재판 절차와 달리 ISDS는 공정성이 보장되지 않고 결론에 일관성도 없으며, 분쟁이 남발되는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EU가 제안한 국제투자법원은 공공정책을 공격하는 실체적 규범은 그대로 두고 ISDS의 절차적 결함만 고쳐서 결국 투자자가 누리는 특권을 고착화한다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다.

 

ISDS를 포함한 국제투자협정 전체의 개선 논의는 유엔무역개발협의회(UNCTAD)가 제시한 로드맵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 이처럼 유엔전문기관을 통한 논의 외에도 여러 통로를 통한 ISDS 개선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논의들을 추적해보면, 9월 3일 발표된 한미FTA 개정협상의 결과가 과연 산업통상자원부가 홍보하는 "ISDS 남소(소송남용) 제한", "정부의 정당한 정책 권한 보호"와 같은 성과를 달성한 것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다.

 

특히 한미FTA 협상 당시 보수 성향의 판사들조차 문제 삼았던 사법주권 침해 문제나, 대법원이 2007년 법무부에 제시했던 ISDS의 4가지 문제점(주권 침해 가능성, 사법부의 판단도 분쟁 대상에 포함되는 문제, 공공정책 왜곡 문제, 절차의 투명성 문제)이 개정협상으로 해소되었는지 평가해 볼 수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시민사회가 가장 우려하는 공공정책 무력화는 해소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올해 들어서만 우리나라를 상대로 한 4건의 ISDS 사건이 불거졌고, 정부 정책(진에어 면허취소, 통신비 인하정책)을 ISDS로 위협하기도 하는데 이로 인한 공공정책 위축효과는 이번 개정협상으로도 그대로다.

 

국제적인 ISDS 개선안 중 새로운 가치를 제시한 것으로 2016년 9월 중국에서 개최된 G20정상회의에서 승인된 '글로벌 투자 정책결정을 위한 지침'을 들 수 있다. 이 G20지침은 지속가능개발, 포용적 성장, 공공 목적을 위한 규제 권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같은 것들을 투자 정책의 새로운 요소로 제시한다.

 

양자간 협정에서는 좀 더 과감한 개선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미국과 멕시코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서 ISDS를 아예 삭제하고 직접수용에 대한 보상만 허용하기로 했다. 미국이 빠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이를 CPTPP 또는 TPP-11로 부른다)에서는 ISDS 적용대상을 축소하고(정부와 맺은 투자계약은 제외), 공중보건 등 사회서비스와 관련된 규제도 유예했다. CPTPP 회원국인 뉴질랜드는 5개국(호주, 페루, 베트남, 말레이시아, 브루나이)과는 ISDS가 적용되지 않도록 합의하기도 했다.

 

최근에 체결된 양자간투자협정을 살펴보면, ISDS 절차 회부를 최소화하려는 개선 추세가 드러난다. 2017년에 체결된 13개의 투자협정과 2010년 이전에 체결된 투자협정을 비교하면, 최소한 6가지의 내용의 개선(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개선, 국가의 규제권한 확보, ISDS의 개선 또는 삭제)이 관찰된다고 한다(UNCTAD의 2018년 세계투자보고서 96면 이하).

 

공공정책의 운명을 우리 헌법적 가치를 공유하지 않는 민간 중재인에게 맡기는 ISDS(1987년부터 2017년까지 가장 많이 지명된 중재인 13명은 유럽 7명, 북미 4명, 남미 2명이다. 위 UNCTAD 보고서 95면)를 그대로 유지한 한미FTA 개정 협상의 결과는 실망스럽다. 멕시코와 ISDS를 삭제하기로 합의한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한 결과라 더 그렇다. 트럼프 행정부와 이유는 다르지만 결론은 같은 ISDS 개선안이 지금부터 6년 전에, 그것도 한미FTA 개정협상 국회비준을 서두르는 지금의 정부와 여당의 핵심 인사들이 당시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상하 양원 의장에게 공개 요청했다는 사실은 어떻게 외면할까?

 

"투자자-국가 분쟁해결제도는 국내 기업과 외국 기업에 차별 없이 적용되는 공공정책조차도 사기업이 국제중재기구로 끌고 갈 수 있도록 합니다. 이것은 공공 이익을 보호해야 하는 양국 정부의 정책 공간을 축소하고, 공공 서비스를 보호하고 국민 건강, 식품 안전, 그리고 환경 보호를 증진하려는 국가의 권한을 무력화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처럼 위험한 제도는 필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한미 양국은 법치주의가 이미 정착되어 있고, 사법부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협정문 제11장 제2절은 삭제해야 합니다."

 

이 서한은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대표, 최고위원, 대부분의 소속 의원들이 서명했다. 여기에는 현재 국회의장인 문희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홍영표, 국무총리 이낙연, 김부겸 장관이 포함되어 있다(문재인 대통령은 당시 의원 신분이 아니어서 서명을 하지 않았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같은 내용이 프레시안에도 게시됩니다. 목록 바로가기(클릭)
 
*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시민정치시평은 참여연대 부설 참여사회연구소와 <프레시안>이 공동 기획·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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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19/03/27-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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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class="xe_content"><h1>미세먼지의<br /> 생태학</h1> <p> </p> <p><a href="https://www.flickr.com/gp/pspd1994/k30161&quot; title="월간참여사회 2019년 4월호 (통권 264호)" rel="nofollow"><img alt="월간참여사회 2019년 4월호 (통권 264호)" height="500" src="https://farm8.staticflickr.com/7896/46561322135_97df06fc49.jpg&quot; width="333" /></a></p> <p><span style="color:rgb(153,153,153);">위험과 죽음을 체계적으로 강요하는 자본주의 산업문명의 근원적 폭력성이 깊이 아로새겨져 있다. </span></p> <div> </div> <p><span style="color:#2980b9;"><strong>폭력의 칼날 아래서</strong></span></p> <p>미세먼지 얘기를 하자니 먼저 떠오르는 건 고(故) 김용균 씨다. 지난해 12월 11일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일하다 석탄을 옮기는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숨진 바로 그 비정규직 청년 노동자 말이다. 그 사고 뒤로 오랫동안 내 가슴을 묵직하게 짓누른 건 ‘화력발전소’와 ‘컨베이어벨트’라는 두 가지 낱말이었다. 화력발전소란 무엇인가? 석탄 같은 화석연료를 태워 전기, 곧 에너지를 생산하는 시설이다. 컨베이어벨트란 무엇인가? 대량생산을 상징하는 기계장치다. </p> <p> </p> <p>잘 알다시피 현대문명은 화석연료 문명이라 불리기도 한다.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화석연료가 자본주의 산업문명의 ‘심장’이어서다. 현대문명을 달리는 기계문명이라 일컫기도 한다. 기계가 현대문명의 ‘엔진’이어서다. 특히 컨베이어벨트는 기계를 대규모로 활용하는 공장식 생산방식의 ‘총아’로서, 대량생산-대량소비-대량유통-대량폐기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는 자본주의 경제 체제를 표상한다. 결국 좀 더 넓고 깊게 보면 김용균 씨는 화석연료와 기계로 상징되는 현대 자본주의 산업문명의 희생양이었던 셈이다. </p> <p> </p> <p>이 문명과 체제의 본질은 ‘폭력성’이다. 경제성장 신화나 이윤 극대화 논리 따위로 무장한 물신주의에 포획되어 있는 탓이다. 효율과 경쟁과 속도와 규모의 논리가 지배하고 모든 것을 상품과 화폐라는 획일적 잣대로 재단하는 곳에서 삶이나 생명의 가치가 온전한 대접을 받을 리 없다. 사람이 함부로 쓰레기처럼 취급되고 죽음으로 내몰리는 건 그 당연한 귀결이다.</p> <p> </p> <p>이것을 잘 보여주는 게 자본과 권력이 짝짜꿍이 되어 오랫동안 추진해온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경영 효율화와 합리화, 노동시장 유연화 같은 것들이다. 말이야 번지르르하다. 하지만 이 모두 사람을 존엄한 인격체가 아니라 한낱 생산의 수단이자 비용 절감의 대상으로 여기는 물신주의의 집행 도구들이다. 김용균 사건이 터지자 위험과 죽음의 ‘외주화’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부쩍 드높아졌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자체가 위험과 죽음을 ‘내부적으로’ 구조화한 시스템의 지배 아래 놓여 있다고 할 수 있다. </p> <p> </p> <p>김용균 씨의 죽음은 단순한 우발적 사고가 아니다. 단지 산업안전과 관련된 법제도나 정책이 부실해서 일어난 일이라고만 안이하게 치부해서도 안 된다. 이 안타까운 사고에는 위험과 죽음을 체계적으로 강요하는 자본주의 산업문명의 근원적 폭력성이 깊이 아로새겨져 있다. 그리고 이 폭력의 칼날은 특수한 조건과 환경에 놓인 소수의 사람들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를 일상적으로 겨냥하고 있다. </p> <p> </p> <p><span style="color:#2980b9;"><strong>문명 전환과 생태적 변혁의 길</strong></span></p> <p>이 칼날 가운데 하나가 미세먼지다. 미세먼지는 주로 어디서 나오는가? 석탄 화력발전소, 자동차, 생산시설 등을 가동하는 사업장, 건설 공사 현장 등이다. 화력발전소는 방금 언급했다. 자동차는 편리하고 안락한 삶과 더 빠른 속도를 숭배하는 현대적 생활양식의 압축판이다. 공장 등을 비롯한 생산시설은 산업주의 물질문명과 자본주의 경제 체제를 호위하는 핵심 진지다. 건설 공사는 마구잡이로 자연을 망가뜨리는 개발주의 문명의 첨병이다. 이 모두 지금의 지배적인 문명과 체제를 떠받치는 주요 기둥들이다. 중국에서 날아오는 미세먼지가 문제가 되는 것도 결국은 중국의 초고속 경제성장으로 오염물질 배출이 그만큼 크게 늘어난 탓이 아닌가. </p> <p> </p> <p>요컨대 미세먼지 문제는 김용균 사건과 본질적으로 동일한 구조와 맥락을 공유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문제의 뿌리는 자본주의 산업문명 그 자체인 것이다. 자연과 사람 모두를 동시에 망가뜨리는 바로 그 위험과 죽음의 시스템 말이다. 미세먼지 사태를 해결하려면 이러한 문제의 본질을 놓치거나 회피해선 안 된다. 지면이 짧아 최근 정부가 쏟아내고 있는 미세먼지 대책들을 일일이 언급할 순 없지만, 이런 측면에서 한 가지만 지적해두자. 얼마 전 정부는 야외 공기정화기 설치 추진 계획을 밝히면서 “새로운 공기산업이 될 수 있고 해외 수출로 국익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얘기를 빠뜨리지 않았다.  </p> <p> </p> <p>공기정화기를 둘러싼 논란은 접어두더라도, 참 안타깝다. 환경문제를 해결하자고 하면서 이렇게까지 ‘경제’의 눈치를 봐야 하는 걸까? 다른 정책도 아닌 환경 대책을 내놓으면서 굳이 산업, 수출, (경제적 차원의) 국익 같은 걸 내세워야 하는 걸까? 물론 정부 안에서도 경제 쪽의 힘과 논리가 워낙 압도적이다 보니 무슨 정책이라도 시행하려면 ‘경제적 효과’를 들이댈 수밖에 없는 저간의 사정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바로 그 ‘경제’를 지나치게 떠받들어온 결과가 미세먼지 재앙이고 김용균의 죽음이 아니던가? ‘경제’가 일으킨 문제를 해결하자면서 바로 그 ‘경제’에 휘둘린다면 어찌 올바른 대책이 나올 수 있겠는가. </p> <p> </p> <p>얼마 전 미세먼지를 사회적 재난으로 인정하고 이에 걸맞게 국가 책임을 강화하는 동시에 관련 대책 법안 8개가 국회에서 통과되기도 했다. 훌쩍 더 나아가야 한다. 미세먼지는 사회적 재난을 넘어 문명과 체제가 낳은 재난이다. 이것이 뜻하는 바는 미세먼지 탓에 우리 문명이 무슨 종말론적인 파국이나 맞이할 것처럼 호들갑을 떨자는 게 아니다.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려면 근본적인 문명 전환과 체제 변혁을 위한 보다 담대하고도 집요한 노력이 그만큼 절실히 필요하다는 뜻이다. 여기에 각 개인의 삶과 생활양식의 전환이 결합될 때 ‘녹색 미래’를 향한 튼실한 생태적 변혁의 길이 열린다. 문제의 뿌리를 직시하고 여기에 정면으로 맞서고자 하는 마음가짐을 새롭게 벼릴 때다. </p> <p> </p> <hr /><p>글. <strong>장성익</strong> 환경과생명연구소 소장</p> <p>녹색 잡지 <환경과생명>, <녹색평론> 등의 편집주간을 지냈다. 환경 분야를 비롯해 다양한 주제로 책 집필, 학술 연구, 출판 기획, 대중 강연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p> <p> </p> <p> </p></div>
수, 2019/03/27-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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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class="xe_content"><h1>동해에서<br /> 봄을 만나다</h1> <p> </p> <p><a href="https://www.flickr.com/gp/pspd1994/c52Xj4&quot; title="월간참여사회 2019년 4월호 (통권 264호)" rel="nofollow"><img alt="월간참여사회 2019년 4월호 (통권 264호)" height="334" src="https://farm8.staticflickr.com/7867/46561322095_6ea430f446.jpg&quot; width="500" /></a></p> <p><span style="color:rgb(153,153,153);">정동심곡 바다부채길 <span style="background-color:rgb(255,255,255);font-family:'나눔고딕', NanumGothic, ng;text-align:justify;">©정지인</span></span></p> <p> </p> <p>추위와 미세먼지를 헤치고 살살 봄이 오고 있다. 봄은 동네 화단의 꽃봉오리를 터트린 매화꽃으로, 쌀쌀한 바람결에 슬며시 묻어오는 따뜻한 기운으로 다가오고 있다. 가벼워진 사람들의 옷차림에서도 봄은 느껴진다. 마치 처음 맞는 듯 봄은 언제나 마음을 설레게 한다. 대지를 포근히 감싸는 봄의 기운과 넉넉함에서 기지개를 켜고 다시 시작해보자는 희망의 메시지가 묻어나기 때문인가. 새봄에는 그저 마음이 밝아지고 용기가 생기고 희망도 커지는 기분이다. </p> <p> </p> <p>그러니 나를 충전해주는 봄의 기운을 넉넉히 받기 위해 집 밖을 나서지 않을 수 없다. 겨우내 마음까지 어둡게 했던 미세먼지 때문에 봄에도 여전히 발걸음을 주춤하게 되지만 그래도 생명력 넘치는 봄 에너지를 포기하긴 아쉬우니까.</p> <p> </p> <p><span style="color:#2980b9;"><strong>동해의 신비한 탄생을 품고 있는 강릉 정동 바다부채길</strong></span></p> <p>봄에는 푸르고 큰 바다가 마음을 열어주는 동해로 떠나보자. 봄기운이 팍팍 느껴지는 시원한 바다가 기다리는 곳이다. 적당히 몸을 움직이며 바다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여행지로, 강릉 정동심곡 바다부채길과 속초 외옹치 바다향기로를 소개한다. 두 곳 모두 군부대 해안경비로 출입이 막혀있었다가 최근에야 일반인의 접근이 가능해진 바닷가 도보길이다.</p> <p> </p> <p>정동심곡 바다부채길은 바다를 바로 옆에 두고 걷는 해안절벽길로, 날 것 그대로 바다의 광활함과 시원함, 파도 소리가 오감을 깨운다. 게다가 이곳에는 동해 탄생의 비밀이 깃든 지질학적으로 중요한 해안단구가 있어 천연기념물 437호로 지정됐다. 해안단구란 해안가에 형성된 계단 모양의 언덕을 말하는데, 정동진 해안단구는 2천 3백만 년 전 지각변동으로 일본이 떨어져 나간 자리에 동해가 생기고 한반도 지형이 생겨났음을 알려주는 현장이다. 아름다운 바다풍광에 지질학적 의미까지 더해지니 흥미롭다. </p> <p> </p> <p>바다부채길은 정동진 썬크루즈 주차장부터 심곡항까지 2.8km로 탐방로가 이어진다. 느긋하게 1시간 30분 정도 가벼운 산책코스로 걷기에 적당하다. 걷는 내내 부채바위와 투구바위 등 기묘한 암석들과 푸른 바다, 거칠게 부서지는 흰 파도가 마음에 싱그러움과 푸르름을 더해줄 것이다.</p> <p> </p> <p>정동심곡 바다부채길 근처에 함께 들러볼 만한 곳으로는 정동진역과 모래시계공원, 아름다운 바닷가 드라이브코스인 헌화로 등이 있다. 오래전 방영한 드라마 <모래시계>로 유명해진 정동진역은 전국에서도 바다와 가장 가깝게 위치한 기차역이다. 푸른 바다와 어우러진 기차역 풍광이 여행 감성을 자극하는 곳이다. </p> <p> </p> <p>정동진은 서울 광화문을 기준으로 정 동쪽에 위치해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정동진역에서 바라보는 하얀 모래사장, 하늘과 맞닿은 푸른 바다는 오래도록 머물고 싶은 그리움으로 다가올지 모른다. </p> <p> </p> <p>뿐만 아니라 바다에서 가장 가까운 도로로 알려진 헌화로는 금진항에서 심곡항을 잇는 해안도로로, 차로 달리며 바다를 한눈에 담아보기 좋은 코스다. 정동심곡 바다부채길이 일반인에게 열리기 전에는 헌화로를 직접 걷는 도보여행자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보다 가깝게 바다를 느낄 수 있는 바다부채길에 사람들이 몰리는 편이다.</p> <p> </p> <p><span style="color:#2980b9;"><strong>바다의 일을 하는 파도를 만날 수 있는 곳, 외옹치 바다향기로 </strong></span></p> <p>1970년 무장공비 침투사건으로 해안경계가 강화되면서 일반인들의 출입이 차단됐던 속초 외옹치해안이 최근 ‘외옹치 바다향기로’란 예쁜 이름으로 시민들 곁에 돌아왔다. 외옹치항에서부터 속초해변까지 1.7km 남짓의 길지 않은 바닷길 구간으로 그동안 막혀있던 바다의 속살을 만나볼 수 있다. </p> <p> </p> <p>여전히 무장공비 침투사건의 현장임을 일깨워 주는 경계 철책이 남아 있고, 출입이 막혀있는 동안 조용히 바닷가를 지켜온 기암절벽과 해당화, 키 큰 해송들이 그간의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는 듯하다. </p> <p> </p> <p>기암괴석으로 이어진 흙길과 데크길을 지나면 속초해변으로 이어진다. 하얀 모래사장을 벗 삼아 울창한 해송숲을 걷는 것도 좋다. 끝없이 펼쳐지는 망망대해를 그저 바라봐도 좋고, 울창한 소나무숲 벤치에서 여유를 부려보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외옹치 바다향기로는 탐방로가 유순하고 편해 가족들과 함께 가볍게 산책하기 좋은 코스다. 근처에 대포항이나 외옹치항이 붙어 있어 들러서 장을 보거나 식사하는 것도 추천한다.</p> <p> </p> <p>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는 저마다의 바다 분위기가 독특해 관광 경쟁력이 있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동해와 서해가 다르고 또 남해가 색다르다. 다른 특성만큼 분위기가 다르고 놀 거리와 즐길 거리가 다양하니 더욱 풍성한 바다여행이 가능하다. </p> <p> </p> <p>내가 느끼는 동해의 매력을 꼽자면, 크고 푸른 바다가 가슴을 뻥 뚫어주는 시원함, 그리고 넘실대는 파도를 보는 재미가 아닌가 싶다. 하얀 모래사장으로 달려와 하얗게 부서지는 힘찬 파도를 보고 있으면 여러 마음이 절로 든다. 위로를 받기도 하고 나를 성찰하게도 된다. 바다의 일을 하는 파도를 바라보며 나를 돌아보는 여유와 쉼을 느낄 수 있는 곳, 동해로 떠나보는 게 어떠신가.  </p> <p> </p> <p><a href="https://www.flickr.com/gp/pspd1994/PPy3t7&quot; title="월간참여사회 2019년 4월호 (통권 264호)" rel="nofollow"><img alt="월간참여사회 2019년 4월호 (통권 264호)" height="214" src="https://farm8.staticflickr.com/7866/46561323285_50bdc8f2f4_n.jpg&quot; width="320" /></a></p> <p><span style="color:#999999;">속초 외옹치 바다향기로 <span style="background-color:rgb(255,255,255);font-family:'나눔고딕', NanumGothic, ng;text-align:justify;">©정지인</span></span></p> <p> </p> <hr /><p>글. <strong>정지인</strong> 여행카페 운영자</p> <p>전직 참여연대 간사. 지금은 여행카페 운영자가 되었다. 매이지 않을 만큼 조금 일하고 적게 버는 대신 자유가 많은 삶을 지향한다. 지친 이들에게 위로가 되는 여행을 꿈꾼다. </p></div>
수, 2019/03/27-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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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class="xe_content"><h1>엄중히 경고한다! </h1> <h1>고용노동부장관은 즉시 2020년 적용 최저임금심의를 요청하라!</h1> <p> </p> <p>최저임금법에 따르면 고용노동부장관은 3월 31일까지 최저임금위원회에 2020년 적용 최저임금심의를 요청해야 한다. 올해는 3월 31일이 일요일 임으로 실질적으로 29일까지 요청해야 한다. 그러나 고용노동부는 최저임금심의요청을 “국회에서 최저임금법 개악법률안을 통과시킨 이후”에나 하겠다고 한다. 정부가 불법을 자행하겠다는 것이다. 고용노동부가 불법을 하면서까지 심의요청을 늦추려는 명분은 “현재 국회에 최저임금법 개정법률안 처리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는 것과 공익위원이 사퇴해서 최저임금위원회가 준비가 안 되어 있다”는 것이다.</p> <p> </p> <p>어불성설이다. 국가 기관이 불확실한 미래의 결과를 추정하여 현행법을 위반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행위기 때문이다. 이런 헌법과 법률을 무시하는 정부의 오만은 국민을 국가의 주인이 아닌 통치의 대상으로 바라보던 봉건시대에도 상상하기 어려운 발상이다. 또한 ‘공익위원사퇴’를 명분으로 했는데 공익위원분들이 왜 사퇴했는지 고용노동부의 반성이 우선 되어야 한다. 고용노동부가 요청해서 어렵게 공익위원을 역할을 맡았음에도 불구하고 고용노동부는 최저임금 인상속도를 강제로 늦추기 위해 공익위원을 배신했기 때문이다. </p> <p> </p> <p>정부는 1월 최저임금 인상속도를 강제로 늦추기 위해 “노·사 당사자의 직접참여를 간접 참여로 제한하는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악 및 최저임금 결정에 사업주지불능력을 포함 시키는 결정기준 개악” 등을 포함한 최저임금법 개악을 추진했고 그 과정에서 노·사 당사자는커녕 공익위원들과도 전혀 협의하지 않았다. 뿐만아니라 정부가 개정법률을 생산할 때 필요한 입법절차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국회의원을 동원한 청부입법으로 국회에 개악 법률안을 상정했다. </p> <p> </p> <p>이제라도 정부는 폭력적인 입법추진절차에 대한 대국민 사과와 공익위원분들에게 사과하고 즉시 최저임금위원회에 2020년 적용 최저임금심의를 요청해야 한다. 만약, 심의를 요청하지 않는다면 국민에 대한 중대한 도전으로 간주하고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임을 천명한다.</p> <p> </p> <h3 style="text-align:center;">2019년 3월 28일</h3> <h3 style="text-align:center;">최저임금연대</h3></div>
목, 2019/03/28-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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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class="xe_content"><h1>국회 사전정보공개 대상 확대 긍정적</h1> <h2>입법•정책개발비 과거 내역, 의원 윤리 관련 심사 정보도 공개해야  </h2> <h2>상반기 중 공개 약속, 구체적 실행계획과 실천으로 뒷받침 되어야 </h2> <p> </p> <p>어제(4/1) 국회 유인태 사무총장은 국회의원의 직무수행 등과 관련한 정보를 정보공개 청구 절차 없이 누구나 알 수 있도록 정보공개 대상에 포함하는 사전공개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그 동안 국회 정보공개 시스템 미비와 직원들의 인식 부족으로 정보공개에 소극적이었던 관행으로부터 앞으로 많이 달라질 것이라고 공언했다.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소장 : 서복경 교수,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는 국회가 잘못된 관행을 반성하고 이제라도 국회 운영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노력을 밝힌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이번에 공개되는 정보는 시민들이 알고 싶어하는 정보의 일부분에 불과한만큼 국회는 여기에서 멈추지 말고, 지금보다 더 많은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야 할 것이다.</p> <p> </p> <p>이번 조치로 시민들이 국회에 일일이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제공받아왔던 정보가 별도의 청구 절차 없이 공개된다. 국회의원 출결 및 수당, 의원실 의정활동 지원경비, 국회의원 해외출장 결과보고서 등은 물론 국회관계법규, 국회 소관 법인 등록 및 예산 내역 등 확대되는 사전 정보공개 대상 17개 항목은 시민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기본적인 국회 활동 정보들이지만 그간 정보공개청구를 통하지 않으면 그 내역을 확인할 수 없어 문제제기가 많았다. 참여연대는 3월 27일 발표한 「국회 정보공개 실태와 개선방안_소극적, 수동적 정보공개 탈피하고 투명성• 편의성•개방성 제고해야」 이슈리포트에서 관련 정보의 사전공개를 요청한 바 있다. 국회가 지금껏 행정절차를 통해야만 공개해왔던 정보를 사전에 적극적으로 공개한다는 것은 국회의 정보공개가 소극적에서 적극적으로 전환되는 것으로 상당한 변화라고 평가한다. </p> <p> </p> <p>한편, 시민들이 지속적으로 공개를 요구했던 정보 중에 국회의원의 입법 및 정책개발비의 과거 내역은 비공개하고 향후 발생할 내용만 공개하겠다는 것은 제고해야 한다. 유인태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에서 의원실이 입법 및 정책개발비를 사용해 발주한 용역에 대한 공개 여부는 해당 의원실이 판단할 문제라고 설명했으나, 국회의 예산 사용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높지 않은 점을 감안한다면 이 역시 별개의 기준을 적용할 이유가 없다. 그동안 시민단체, 언론사 등의 정보공개청구로 몇몇 의원실이 입법 및 정책개발비로 발주한 연구결과가 표절이거나 연구자의 신원이 불분명하는 등 부적절하게 사용된 것이 드러나 반납한 사례도 있었던 만큼 예산집행의 투명성을 시민들이 검증할 수 있도록 입법 및 정책개발비의 과거 내역도 소급해 공개해야 할 것이다. </p> <p> </p> <p>또한 국회의원 윤리와 관련한 정보도 사전 정보공개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국회의원 겸직 등 국회의원의 윤리와 관련한 정보공개 청구가 지속되는 이유는 국회 윤리심사자문위원회 뿐 아니라 관련 위원회의 심사, 논의 과정이 공개되지 않기 때문이다. 국회는 국회법 등을 개정해 국회의원의 윤리와 관련한 위원회의 심사, 논의 과정 또한 시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p> <p> </p> <p>국회는 사전 정보공개 대상을 계속 확대하겠다는 약속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사전 정보공개 확대의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미리 밝힐 필요가 있다. 입법활동과 예산집행을 불투명하게 운영해왔던 과거를 반성하고, 시민들이 알기 원하는 정보를 사전에 공개해 국회와 국회의원에 대한 신뢰 회복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참여연대는 앞으로도 국회가 공개하는 정보가 시민들이 원하는 수준에 부합하는지, 접근성과 편의성은 적절한지 감시하며, 국회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활동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p> <p> </p> <p> </p> <p>논평 [<a href="https://drive.google.com/open?id=1_zKHnUFxnLj_kSwdIVCgb9COM0tuiYcLPFx6b…; target="_blank" rel="nofollow">원문보기/다운로드</a>]</p></div>
화, 2019/04/02-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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