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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정기국회 입법⋅정책과제] 재벌 지배구조 개선 및 총수일가 사익추구 행위 규제 위한 「상법」, 「공정거래법」 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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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정기국회 입법⋅정책과제] 재벌 지배구조 개선 및 총수일가 사익추구 행위 규제 위한 「상법」, 「공정거래법」 개정

익명 (미확인) | 월, 2018/09/03- 17:25

 

20180903_국회 개혁과제 제안 기자회견

 

“국회는 규제완화 말고 민생개혁입법에 나서라”

참여연대, 2018 정기국회 개혁 입법⋅정책 과제 제안

29개 과제 중 경제민주화와 노동권 강화를 위한 입법·정책과제

 

과제1. 재벌 지배구조 개선 및 금융기관 자산운용의 건전성을 위한 「보험업법」 개정

과제2. 재벌 지배구조 개선 및 총수일가 사익추구 행위 규제 위한 「상법」, 「공정거래법」 개정

 

과제2. 재벌 지배구조 개선 및 총수일가 사익추구 행위 규제 위한 「상법」, 「공정거래법」 개정

1) 현황과 문제점

  • 적은 지분으로 기업집단 전체를 지배하는 총수일가가 각종 갑질 등 횡포를 일삼으며 사적 이익을 추구하고, 경영권을 승계하는 과정에서 각종 불·편법을 자행하고 있음. 그러나 현재로서는 사후 사법권 발동 외에는 지배주주 및 경영진의 전횡 및 불·편법을 견제할 방법이 사실상 전무함.
  • 총수일가의 불·편법적 경영행태를 막고, 재벌에게 집중되어온 우리사회 경제권력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소수주주 주주권을 강화하고, ▲이사회를 독립적이고 투명한 구조로 개편하며, ▲지주회사, 공익법인, 자사주 등을 악용한 재벌의 편법적 지배력 확대를 방지할 수 있는 내용의 상법·공정거래법 입법이 필요함. 
  • 한편, 공정위가 2018.08.24. 공정거래법 전면개편안을 발표했으나, 지주회사 규제·공익법인 등의 의결권 제한 등 재벌개혁에 관련된 개정안이 애초의 공정거래법전면개편 특별위원회의 권고안보다 후퇴했으며, 대대적인 ‘전면’ 개정보다는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를 위한 방향을 제시하지 못한 ‘일부’ 개정안의 집합에 불과함. 이에 이번 정기국회에서 관련 내용에 대한 논의가 필요함.

 

2) 입법경과

  • 2016. 8. 8. (소수주주권 및 이사회 독립성 강화) [2001463] 상법 일부개정법률안(채이배의원 등 20인) 등 5건의 개정안 국회 계류 중. 
  • 2016. 9. 2. (지주회사) [2002073] 공정거래법 일부개정법률안(박찬대의원 등 10인)등 3건의 개정안 국회 계류 중. 
  • 2016. 6. 7. (공익법인) [2000107] 공정거래법 일부개정법률안(박영선의원 등 10인)등 3건의 개정안 국회 계류 중. 
  • 2016. 6. 7. (자사주) [2000106] 상법 일부개정법률안(박영선의원 등 10인) 등 3건의 개정안 국회 계류 중, 2016. 12. 29. [2004756] 공정거래법 일부개정법률안(박용진의원 등 10인) 등 2건의 개정안 국회 계류 중

 

3) 입법과제

① 재벌 지배구조 개선 및 소수주주권 강화를 위한 「상법」 개정

  • 대다수의 기업 이사회가 본래 목적인 경영진 및 총수일가 감시·견제 역할에 충실하기 보다는 총수일가를 위한 거수기 역할을 해옴. 
  • 이에 소액주주·노동자에 의한 기업 감시·견제 및 독립적 이사회 구성을 통해 기업 투명성을 강화하고 지배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함. 이를 위해 감사위원의 분리 선출, 독립적 사외이사제도 구축, 집중투표제 의무화, 전자투표제 단계적 의무화, 다중대표소송을 도입해야 함. 
  • 또한 대표소송제도의 활성화를 위해 상장회사의 경우 1주만 보유해도 대표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단독주주권제도 도입과 총수 일가의 권한 남용으로 인한 기업의 손해를 예방하기 위한 노동이사제 도입이 요구됨.

② 지주회사, 공익법인, 자사주 등을 통한 재벌총수일가의 지배력 확대 방지 위한 「상법」, 「공정거래법」 등 개정

  • (지주회사) 지속적인 규제 완화 결과 지주회사는 적은 지분을 가진 총수일가의 계열회사 지배를 가능하게 하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음. 이에 현행 (손)자회사 지분 보유 기준 상장사 20%, 비상장사 40% 및 부채비율 기준 200%인 지주회사 규제를 1999년 도입 당시와 동일한 (손)자회사 지분 보유 기준 상장사 30%, 비상장사 50%, 부채비율 기준 100%로 강화하고, 손자회사에 대한 지배를 원칙적으로 금지해야 함. 
  • (공익법인) 총수일가가 대기업집단 소속 공익법인을 계열사 지배의 수단으로 악용하지 못하도록 공익재단이 보유한 계열사 주식에 대한 의결권 제한, 백지신탁 등의 제도의 도입이 필요함. 특히, 2018.08.24. 공정거래법 개편안에 따르면 ‘상장계열사에 한해 특수관계인 지분 합산 15% 한도 내까지만 의결권을 허용하는 방식으로 규제하겠다고 했으나, 전면적 의결권 제한이 필요함. 
  • (자사주) 회사 분할 시 분할신설회사에 자사주 신주를 배정하거나, 존속회사 보유 자사주에 대한 신설회사 신주 배정을 통해 자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편법이 횡행하고 있음. 이를 방지하기 위해 회사분할 시 ▲분할신설회사 보유 자기주식에 대한 신주 배정 금지, ▲존속회사 보유 자사주에 대한 신주발행 및 자기주식 교부 금지, ▲의결권 제한 등의 입법적 개선이 필요함.

 

4) 소관 상임위 및 관련부처 : 법제사법위원회, 정무위원회, 법무부, 공정거래위원회

5) 참여연대 담당부서 : 경제금융센터(02-723-5052)

 

2018 정기국회 개혁 입법⋅정책 과제 >> 전체 보기

 

 

자료집 [원문보기/다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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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들을 착취해 총수일가 사익 추구하는 
현대중공업 문제점 진단 및 대안모색 토론회

일시 및 장소 : 2018. 10. 4.(목)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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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 일시 및 장소 : 2018. 10. 4.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
  • 주최 : 국회의원 제윤경, 국회의원 추혜선, 국회의원 김종훈, 
              조선3사피해대책위원회,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전국금속노동조합, 참여연대

프로그램

  • 사회 : 김남근 변호사(민변 부회장)
  • 인사말 : 국회의원 제윤경, 국회의원 추혜선, 국회의원 김종훈
  • 발제 1. 현대중공업 피해사례
             ①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업체 피해사례 
             ② 현대중공업 협력업체 피해사례 
             ③ 현대중공업 기술탈취 피해사례
  • 발제 2. 현대중공업 지주회사 전환과정의 문제점 - 노종화 변호사(금속노조 법률원)
  • 토론 1. 현대중공업 구조조정 상황과 문제점 - 김형균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정책기획실장
  • 토론 2. 현대중공업 하도급 갑질 문제점 및 근절방안 - 김남주 변호사(민변 민생위)
  • 토론 3. 주식교환을 통한 대주주 부의 증식 효과 - 이상훈 변호사
  • 토론 4. 현대오일뱅크 배당 문제 - 홍순탁 회계사(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목, 2018/09/27-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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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지주회사의 자회사 지분율 요건 강화 포기 관련
참여연대, 공정위에 추가 질의서 송부

김상조 위원장의 ‘사실과 다른 해명’의 배경 질의에 ‘동문서답’ 답변 
기존 지주회사 지분율 상향 적용 배제한 당정합의, 대선 공약 위배해
김상조 위원장은 규제 강화 포기의 진정한 이유와 경위 밝혀야 할 것 

 

 

2018. 8. 24.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신규 설립·전환 지주회사에 한해 (손)자회사 지분율 요건을 상향하는 내용이 포함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 발표 당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하 “김 위원장”)은 기존 지주회사 보유 그룹 중 ‘2개 그룹만 실질적으로 문제’가 되며, ‘세법상 ‘익금불산입률 조정’ 등을 통해 기존 지주회사의 자발적 보유지분율 상향을 유도’하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발언과는 달리 변경된 (손)자회사 의무지분율에 의해 영향을 받는 기존 지주회사는 총 55개(자회사 총 100개, 손자회사 총 82개)에 달하며, 바뀐 기준을 적용받는 전체 지주회사의 ‘익금불산입률 조정’에 따른 세제 혜택이 20억 원에 불과하여 그 실효성이 의심되는 상황이다. 

 

이러한 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2018. 9. 3.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소장 : 김경율 회계사)는 ▲김 위원장 발언의 배경, ▲익금불산입률 조정을 통한 기존 지주회사의 자발적 보유지분율 상향 유인의 실효성, ▲기존 지주회사에 대해서도 지분율 요건을 상향하도록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을 수정할 용의 등에 대해 질의(http://www.peoplepower21.org/Economy/1581902)한 바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2018. 9. 20. 공정위의 답변 내용이 본래 질의의 방향과 벗어나는 등 그 답변의도를 확인하기 쉽지 않아 오늘(10/8) 추가질의서를 발송했다.

 

 

2018. 9. 3. 질의서의 첫 번째 질문에서 참여연대는 ▲2018. 8. 24. 사전 브리핑 당시 지분율 요건 상향 조정 요건에 해당되는 기존 지주회사 수에 대한 김 위원장의 인지 여부, ▲실무자 보고 여부, ▲실무자 보고가 있었다면 “실질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2개 그룹”이라고 김 위원장이 발언한 배경에 대해 질의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공정거래위원회는 기존 지주회사의 자·손자회사 의무지분율 상향 시 발생 가능한 추가지분매입비용을 추산하여 공정거래법 전면개편특별위원회 기업집단분과위 논의, 입법예고안 마련 과정에서 충분히 검토하였다”고 동문서답 식의 답변을 했다. 김 위원장이 2개 지주회사가 아니라 55개 지주회사가 적용대상임을 실제로 알고도 그렇게 발언한 것인지, 실무자가 관련 보고는 정확히 한 것인지, 또 보고를 제대로 받았다면 김 위원장이 이처럼 사실과 배치되는 발언을 한 진정한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한 질의에 대해, ‘공정위가 충분히 검토’했다는 뚱딴지같은 답변 하나로 얼버무리려 한 것이다. 공정위는 정녕 이런 식으로 진실을 끝까지 회피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두 번째로 참여연대는 익금불산입 규정을 통한 세제혜택이 기존 지주회사의 자발적 지분율 상향 조정에 충분한 유인을 제공한다고 판단하는지에 대해 문의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1999. 2. 지주회사 제도 도입 이후 세제혜택 확대, 요건 완화 등을 통해 정부가 지주회사 설립·전환을 지속 유도해 온 바 법적 안정성 확보 및 정부정책에 대한 기존 지주회사의 신뢰 보호가 필요하고, ▲기존 지주회사에 대해 (손)자회사 지분보유비율 상향 시 규제준수비용이 일부기업에 편중될 뿐 아니라 다수 중소·중견 지주회사에 부담이 돌아가고, ▲지주회사 배당소득 익금불산입 제도는 지주회사 관련 핵심 과세특례 중 하나로, 2014년 대한상공회의소의 일반지주회사 대상 설문조사에서 지주회사에 적용되는 세법상 혜택 중 가장 큰 도움이 되는 제도로 ‘배당소득에 대한 익금불산입(41.1%)’이 꼽혔다는 논거를 들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공정위의 답변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하기 어렵다. 우선 ▲법적 안정성과 정부정책에 대한 신뢰보호는 그것이 정당한 정책으로 인정되어 새로 집권한 정부가 이를 지속적으로 준수할 것이 명확한 경우에 적용될 수 있는 논거다. 그러나 지주회사의 자회사 등에 대한 최소 지분율 요건의 완화가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어서 이를 당초의 수준으로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은 오랫동안 제기되어 왔다. 뿐만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은 대선 과정에서 지주회사에 대한 규제 강화를 국민에게 공약한 상태에서 집권하였다. 그렇다면 과거부터 지속적으로 주장해 왔고, 국민에게도 대선 공약을 통해 약속한 바를 성실하게 추진하는 것이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를 강화하는 것이 옳은 길이지, 어제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뒤집는 것이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를 보호하는 방법은 아닐 것이다.

 

또한 ▲지주회사 지분율 규제준수비용이 ‘일부’ 기업에 편중되면서 ‘다수’ 중소·중견 지주회사에 부담이 돌아간다는 말은 그 자체로 어불성설이자 궤변이다. 규제준수비용이 일부 기업에 편중된다면 그 부담이 다수 회사에 돌아갈 수 없으며, 반대로 규제준수비용이 다수 기업에 돌아간다면 그 비용이 일부 기업에 편중될 수 없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정녕 이런 얄팍한 궤변을 통해 공약 파기의 책임을 모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묻지 아니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애초 경제력집중 억제를 위해 도입된 제도의 실효성보다 회사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공정위의 태도는 자신의 설립 목적을 잊은 것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마지막 논거로 제시한 ▲‘지주회사 배당소득에 대한 익금불산입(41.1%)’이 세법상 가장 큰 혜택일 수는 있겠으나, 이는 기존 지주회사의 자발적 지분율 상향 유인과 아무런 관계도 없다. 지분율 상향 시 SK는 자회사 SK텔레콤 및 손자회사 SK하이닉스 지배를 위해 7조 4,000억 원이, 셀트리온홀딩스는 자회사 셀트리온 지배를 위해 3조 9,700억 원이 소요(https://bit.ly/2O4Fro2)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55개 지주회사들이 고작 총 20억 원을 아끼려고 지분율을 상향할 것이라는 공정위 발상의 순진함은 믿기 어려울 정도이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 이행을 위하여 기존 지주회사에 대해서도 지분율 요건을 상향하도록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을 수정할 용의가 있냐는 세 번째 질문에 공정위는 ‘2018. 8. 21. 당정협의를 거쳐 공식 입장을 정리하였다’고 대답했다. 사실상의 대선 공약 파기로 받아들여지는 답변이다. 공약에는 재벌총수 일가의 편법적인 지배력 강화를 방지하고, 투명한 지배구조 체제 구축을 위해 지주회사의 부채비율 뿐 아니라, (손)자회사의 지분율 요건 등을 강화한다고 명기되어 있기 때문이다. 기존에 이미 수직화 된 계열회사들에 대해 재벌총수일가들이 적은 지분으로 공고한 지배력을 보유한 대기업 소유구조를 무시하고 신규 지주회사에만 지분율 요건을 강화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은 사실상 아무런 개혁성을 가지고 있지 않다. 현실을 바꾸는 효과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참여연대는 공정위와 김 위원장이 질문의 맥락을 애써 회피하는 얄팍한 잔재주로 진실을 호도할 수 있을 것이라는 헛된 바램을 버리고, 이번 추가 질의서에 대한 답변을 통하여 지주회사 규제 강화 포기의 진정한 배경과 공약 파기의 논거를 국민 앞에 명명백백하게 밝힐 것을 촉구한다.

 

보도자료 [원문보기/다운로드]

 

 

 

▣ 별첨자료

1. 기존 지주회사의 자회사 지분율 요건 강화 포기 관련 추가질의서

2. 2018. 9. 3. 참여연대 질의 및 2018. 9. 20. 공정위 답변내용

 

 

 

▣ 별첨자료 1. 기존 지주회사의 자회사 지분율 요건 강화 포기 관련 추가질의서

 

- 기존 지주회사의 자회사 지분율 요건 강화 포기 관련 추가질의서 -

 

<질문 1>

참여연대는 2018. 9. 3. 질의서에서 ▲2018. 8. 24. 사전 브리핑 당시 지분율 요건 상향 조정 요건에 해당되는 기존 지주회사 수에 대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하 “김 위원장”)의 인지 여부, ▲실무자 보고 여부, ▲실무자 보고가 있었다면 “실질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2개 그룹”이라고 김 위원장이 발언한 배경에 대해 질의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2018. 9. 20. 공정위는 “공정거래법 전면개편특별위원회 기업집단분과위 논의, 입법예고안 마련 과정에서 충분히 검토하였다”고 회신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회신을 통해서는 과연 김 위원장이 지주회사의 자회사 지분율 요건을 상향할 경우 영향을 받는 지주회사가 총 55개 회사임을 알고 있었는지, 실무자는 관련 내용을 정확히 보고했는지, 또 김 위원장이 보고를 받았다면 정책 설명과정에서 사실과 배치되는 해명을 한 진정한 이유가 무엇인지를 전혀 확인할 수 없습니다. 

 

참여연대는 이에 재차 질문합니다. 

(1-1) 김상조 위원장은 2018. 8. 24. 의 사전 브리핑 당시에 기존 지주회사에 대해 지분율 요건을 상향 조정할 경우 이에 해당되는 기존 지주회사가 총 55개(자회사는 총 100개, 손자회사는 총 82개)임을 알고 있었습니까? (예, 아니오 중 하나로 답변해 주시기 바랍니다.)

 

(1-2) 김상조 위원장은 지분율 요건이 상향 조정될 경우 이에 영향을 받는 기존 지주회사의 정확한 수치에 관해 2018. 8. 24. 이전에 실무자의 보고를 받았습니까? (예, 아니오 중 하나로 답변해 주시기 바랍니다.)

 

(1-3) (실무자의 보고를 통해 그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면) 2018. 8. 24.의 사전 브리핑 당시에 김 위원장이 기존 지주회사에 대하여 자회사 지분율 요건을 상향 조정할 경우 “실질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2개 그룹”이라고 사실과 배치된 발언을 한 진정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진정한 이유를 명확하게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질문 2>

참여연대는 2018. 9. 3. 질의서에서 익금불산입 규정을 통한 세제혜택이 기존 지주회사의 자발적 지분율 상향 조정에 충분한 유인을 제공한다고 판단하는지 여부에 대해 문의했으며, 이에 대해 공정위는 ‘대한상공회의소가 ‘14년 1월 일반지주회사(총 114개 중 95개사 응답)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지주회사에 적용되는 세법상 혜택 중 가장 큰 도움이 되는 제도 중 ‘배당소득에 대한 익금불산입(41.1%)’을 꼽았다’고 답변해, 사실상 ‘충분한 유인이 된다’는 취지로 답변한 것으로 받아들여집니다. 

 

(2-1) 공정위는 <질문 2>에 대한 답변 중에 기존 지주회사에 지분율 규제를 강화할 수 없는 이유로“법적안정성 확보와 정부정책에 대한 기존 지주회사의 신뢰 보호”를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지주회사의 자회사 지분율 요건에 대한 규제 강화를 국민에게 공약하고 대통령에 당선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에게 약속한 대선 공약을 준수하는 것이 법적 안정성을 훼손하는 것이며, 정부정책에 대한 신뢰를 저버리는 선택이라는 것이 공정위의 입장입니까? (예, 아니오 중 하나로 답변해 주시기 바랍니다.)

 

(2-2) 공정위는 <질문 2>에 대한 답변 중에 기존 지주회사에게까지 규제를 강화할 경우 “규제준수비용이 일부기업에 편중되고 다수 중소·중견 지주회사에 부담”이 된다는 점을 반대 논거로 제시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답변은 규제준수비용이 일부 기업에 편중된다는 것을 주장하는 것인지, 다수의 지주회사에 그 부담이 확산된다는 것을 주장하는 것인지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공정위는 규제 강화의 효과가 “일부 기업에 편중”된다는 것입니까? 아니면 “다수 기업에 확산”된다는 것입니까? (일부 기업에 편중 또는 다수 기업에 확산 중 하나로 답변해 주시기 바랍니다.)

 

(2-3) 공정위는 지주회사 SK와 셀트리온홀딩스의 경우 배당소득에 대한 익금불산입을 통한 세제혜택이 규제준수비용을 충분히 상쇄하거나 상회하여 자발적 (손)자회사 지분율 상향 조정을 가능하게 하는 유인이 된다고 보십니까? (예, 아니오 중 하나로 답변해 주시기 바랍니다.)

 

 

<질문 3>

참여연대는 2018. 9. 3. 질의서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 이행을 위하여 기존 지주회사에 대해서도 지분율 요건을 상향하도록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을 수정할 용의가 있냐고 질문했고, 이에 대해 공정위는 ‘2018. 8. 21. 당정협의를 거쳐 공식 입장을 정리하였다’고 대답한 바 있습니다. 이는 애초의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과는 배치되는 취지의 답변입니다. 

 

이러한 공정위의 답변은 사실상 대선 공약을 파기하겠다는 것입니까? 

 

▣ 별첨자료 2. 2018. 9. 3. 참여연대 질의 및 2018. 9. 20. 공정위 답변내용

 

- 2018. 9. 3. 참여연대 질의 및 2018. 9. 20. 공정위 답변내용 -

 

2018. 8. 24. 김상조 위원장은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 사전 브리핑에서  ‘실질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2개 그룹으로, 이들에게 과도한 부담이 될 수 있는 직접적 사전규제는 적용하지 않는다’며 지주회사의 (손)자회사 지분율 보유 요건 강화 관련 공정거래법 개정안에서 기존 지주회사 적용을 제외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법 개정에 따라 규제대상이 되는 기존 지주회사 숫자는 2개가 아닌 55개인 것으로 드러났으며, 공정위 또한 2018. 8. 30. 해명자료에서 ‘(손)자회사 의무지분율 상향으로 추가 지분 매입이 필요한 자회사는 총 100개, 손자회사는 82개’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질문 1>

김상조 위원장은 2018. 8. 24. 의 사전 브리핑 당시에 기존 지주회사에 대해 지분율 요건을 상향 조정할 경우 이에 해당되는 기존 지주회사가 총 55개(자회사는 총 100개, 손자회사는 총 82개)임을 알고 있었습니까? 만일 실무자의 보고가 없었다면 그 사실을 밝혀 주시기 바라며, 실무자의 보고를 통해 그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면 “실질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2개 그룹”이라고 발언한 진정한 배경이 무엇입니까? 

 

<답변 1>

공정거래위원회는 기존 지주회사의 자·손자회사 의무지분율 상향(상장 20→30%, 비상장 40→50%)시 발생 가능한 추가지분매입비용을 추산(상장 자 ·손자회사 기준)하여 공정거래법 전면개편특별위원회 기업집단분과위 논의, 입법예고안 마련 과정에서 충분히 검토하였습니다.  

 

 

김상조 위원장은 기존 지주회사에 대해서는 ‘세법상의 유인체계인 ‘익금불산입’ 규정을 통해 기존지주회사가 보유지분율을 상향할 수 있는 유인을 부여하겠다’고 발언했으나, 개정안의 적용대상인 55개 기존 지주회사에 적용가능한 세제 혜택을 모두 합쳐도 20억 원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또한 이는 1개 기업 평균 3,600만 원, 대기업집단 지주회사 11개 기업의 경우 평균 1.8억 원에 불과한 것으로 그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2> 

공정위는 과연 익금불산입 규정을 통한 세제 혜택이 기존 지주회사가 (손)자회사 지분을 자발적으로 상향조정하는 데 충분한 유인을 제공한다고 판단하고 있습니까? 

 

문재인 대통령은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지난 대선 과정에서 ‘재벌총수 일가의 편법적인 지배력 강화를 방지하고, 투명한 지배구조 체제 구축’을 위한 구체적인 정책으로 자회사⦁손자회사의 지분율 요건을 강화하는 것을 공약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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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회사의 자회사등에 대한 지분율 요건 상향과 관련하여 기존 지주회사를 배제하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 위배됩니다. 

 

<답변 2>

공정거래위원회는 기존 지주회사에 대한 자·손자회사 의무지분율 상향 시 다음의 문제점이 발생하는 점을 고려, 신규 지주회사에 한하여 자·손자회사 지분율을 상향하는 방안을 마련하였습니다. 

  

 ①‘99 년 2 월 지주회사 제도를 도입한 이후 정부는 세제혜택 확대, 요건 완화 등을 통해 정부정책 차원에서 지주회사 설립·전환을 지속 유도해 온 바 법적안정성 확보와 정부정책에 대한 기존 지주회사의 신뢰 보호가 필요하다는 점  

  

 ②기존 지주회사에 대해 자·손자회사 지분보유비율 상향시 규제준수비용이 일부기업에 편중되고 다수 중소·중견 지주회사에 부담이 돌아간다는 점  

  

또한, 기존 지주회사에 대해서는 기획재정부와 협의하여 세법상 규율(익금불산입률 조정)을 통해 간접적·자발적으로 지분율 상향을 유도하는 방안을 마련하였습니다.

  

지주회사 배당소득 익금불산입 제도는 지주회사 설립·운영을 지원하기 위해 ‘99년 12월 도입된 제도로, 지주회사 관련 핵심 과세특례 중 하나입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4년 1월 일반지주회사(총 114개 중 95개사 응답)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지주회사에 적용되는 세법상 혜택 중 가장 큰 도움이 되는 제도로 ‘배당소득에 대한 익금불산입(41.1%)’, ‘지주회사 전환 시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이연(33.6%)’, ‘과점주주에 대한 취득세 면제(15.8%)’ 등의 순서로 나타난 바 있습니다.

 

<질문 3>

공정위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 이행을 위하여 기존 지주회사에 대해서도 자회사 등에 대한 지분율 요건 상향 규정을 예외 없이 적용하도록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을 수정할 용의가 있습니까?  

 

<답변 3>

공정거래위원회는 기존 지주회사를 포함한 모든 지주회사에 대한 자·손자회사 의무지분율 상향하는 방안을 공정거래법 전면개편 특별위원회 논의, 내부논의 등에서 검토하였으나, 정부 정책을 신뢰한 기존 지주회사의 신뢰, 법적안정성, 규제부담 편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기존 지주회사는 제외하고 신규 지주회사에 한하여 자·손자회사 지분율을 상향하는 방안을 마련한 것입니다.  

  

상기 방향으로 공정거래위원회는 당정협의(2018년 8월 21일)를 거쳐 공식 입장을 정리하였습니다.  

월, 2018/10/08-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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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참여연대를 만들 준비위원에 함께 해주세요!

 

다들 ‘안녕들’하신가요. 참여연대입니다. 

 

지금까지 참여연대는 2008년 반값등록금 이슈부터 청년실업, 청년복지, 연금행동 등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청년 문제해결에 앞장섰고 청년연수 인턴프로그램을 통해 청년활동가와 청년시민들을 키워내는 활동에 집중했습니다. 하지만 여러 활동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청년들의 삶은 더욱 힘들어지고 사회적인 활동과 역할도 줄어들고 있습니다. 

 

참여연대는 지난 21차 정기총회에서 보다 종합적인 운동이 이루어지도록, 청년들이 직접 사회적 이슈에 대해 참여하는 '청년 참여연대'를 만들기로 결의했습니다.

 

이제 그 첫발을 딛으려고 합니다. 그 동안 청년회원, 임원, 간사 등으로 구성된 '청년 참여연대 기획단'에서는 각종 청년교육과 활동을 확대하고 강화하여 더 많은 청년을 만나고 이들이 스스로를 조직하여 자신들의 문제를 대변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특히 올해에는 무엇보다 청년의 삶과 생존에 직결되는 비용문제대학캠퍼스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대응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참여자들의 관심과 참여로 만들어지는 조직이기에 다른 이슈에 대해서도 항상 열어두고 함께 고민하려고 합니다. 

 

눈앞에 있는 현실의 벽이 너무 높아서 내일을 볼 수 없는 세상이라고 합니다. 그만큼 현실 속에서 살아가기 어렵다는 이야기일 것입니다. 지금 사회에는 청년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멘토들의 이야기들로 흘러넘치지만 결국 내일을 살아갈 것은 청년, 우리 자신입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미래를 준비하고 규정하는 것은 청년의 목소리여야 하지 않을까요? 


'청년 참여연대 준비위원'으로 함께 해주세요! 이 활동을 지지하고 함께 의견을 모아줄 참여연대 청년 회원 한 분 한 분의 힘이 필요합니다!

 

 >>>>> 준비위원 신청하러 가기 !!

 

‘청년참여연대’는?
- 청년문제를 전담으로 다룰 참여연대 부설기관입니다. (현재 추진 중)
- 참여연대 회원 중 청년(20~30대)이라면 누구든지 회원이 될 수 있습니다.
- 청년들이 직접 참여하고 연대하여 스스로를 대변하고 자신의 문제를 해결합니다.

 

'준비위원'의 역할
1. 청년참여연대를 함께 만들어 갑니다.
- 준비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고 함께 논의, 결정합니다.
  (관심사에 따라 분과회의에도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 창립선언문을 함께 만듭니다.

2. 청년참여연대의 창립회원이 됩니다.
- 준비위원으로 함께해주시면 자동으로 청년 참여연대 창립 회원이 되어 힘을 보탭니다.

 

목, 2015/07/02-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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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정치시평 309]

 

'제왕 대통령'을 향한 국회의 사소한 펀치

국회법 개정안을 위한 변명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실행위원

 

제왕적 대통령제, 그것은 우리 헌정사의 출발에서부터 잉태됐다. 이승만의 억지로 의원내각제의 초안에 대통령체제를 덧씌우며 출범한 잡종 교배식 제헌헌법은 애초부터 대통령의 전횡을 막기 어려웠다. 원내 제1당이었던 한민당과의 갈등을 빌미로 이승만 대통령은 국회를 제치고 직접 국민을 동원하면서 추가의 권력을 확보해나갔다. 국회에 국정 운영의 주도권을 주고자 했던 내각제 방식의 권력 구조는 도리어 대통령이 국회를 조종하는 통로로 전락했다. 여기에 권위주의 군사 정권이 등장해 국회와 국민 위에 군림하면서 정치가 행정을 견제하는 것이 아니라 행정이 정치를 제어하고 통제하는 이상한 국정 운영의 틀이 고착됐다. 그리고 대통령은 거의 무소불위의 절대 권력으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위임 입법에 대해 국회가 수정이나 변경을 요구할 수 있게 한 국회법 개정안을 두고 청와대가 발끈하고 나선 것은 이런 질곡에서 비롯된다. 어쩌면 이 개정안을 두고 절대아성으로 구축된 대통령의 권력에 대한 국회의 불경스러운 간섭으로 간주하는 즉물적인 반발도 들어가 있는 듯한 느낌도 든다. 대통령의 무결성, 무오류성이라는 저 권위주의 체제의 패악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살아 꿈틀거리고 있는 것 같은 느낌 말이다.

 

그동안 위임 입법에 대한 국회의 통제라는 문제는 학계에서 수많은 분석(혹은 법 해석)과 제도 개선 제안이 있었다. 심지어 지금 이 국회법 개정안이 위헌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들조차도 이전에 쓴 논문에서 독일이나 미국과 유사한 방식의 국회 개입권을 인정해야 한다고 제안했을 정도였다.(그 학자들이 왜 생각을 바꾸게 됐는지에 대해 아무런 설명이 없다. 현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물론 이런 변덕과 침묵은 너무도 자주 목도되는 바람에 이제는 더 이상 궁금하지도 않게 됐다.) 적어도 법 이론적으로는 위헌론은 그렇게 큰 의미를 갖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도 그럴 것이, 현행 헌법 제40조는 "입법권은 국회에 속한다"고 하여, 널리 국민이나 국가 기관 등이 반드시 따라야 할 의무를 지는 법규범은 국회가 제정하도록 명령했다. 대통령령이나 총리령, 부령 등의 행정 입법은 이러한 국회의 고유 권한을 위임받은 것에 불과하다(그래서 그것을 전문 용어(?)로 '위임' 명령이라 한다).

 

이는 아파트를 사기 위해 중개사를 찾아간 경우와 마찬가지다. 위치나 평수나 가격 등을 범위를 정해서 중개사에게 알려주면 중개사는 그에 맞추어 의뢰인의 의향과 능력에 맞게 매물을 찾아 나선다. 그런데 중개 수수료 수입에만 눈이 먼 중개사가 있어 아파트가 아니라 공장을 사라고 한다든지, 원하는 평수보다 훨씬 큰 아파트를 사라고 한다든지 혹은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후려친다'든지 하는 경우(아쉽게도 중개사와는 달리 우리 행정부는 이런 월권을 비일비재하게 저지른다)에 의당 의뢰인은 그 중개사에게 "그게 아니니 제대로 하라"라고 요구할 수 있고 또 그럴 수 있어야 한다.

 

물론, 의뢰인이 그렇게 요구했다고 해서 중개사가 그 매물을 다른 사람에게 팔지 못하게 되는 것도 아니고 그 매물 자료 자체가 사라져버리는 것도 아니다. 그냥 다시 한 번 지침을 주면서 제대로 된 매물을 찾아서 오라는, 아주 미미한 요구에 그칠 뿐이다.

 

이번의 국회법 개정안은 딱 이 정도이다. 그것은 그냥 대통령이나 장관 등에 대해 거기서 만든 시행령 혹은 시행규칙이 법률에 위반되거나 위임한 범위를 넘어선 것으로 보이니 수정하거나 변경하라-"그게 아니니 제대로 하라"-고 요구하는 것에 그친다. 여기에 강제력이 있니 없니, 그래서 그것이 권력 분립 원칙을 위반하느니 아니니 하며 입을 댈 일은 아니다. 사리 분별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너무도 당연하고 너무도 명백한 일이기 때문이다. 법률에서 하라는 대로 시행령과 시행 규칙이 만들어지면 더 이상 이런 일이 일어날 이유도 없다. 법률에서 하라는 대로 하지 않았다면 그것은 의당 무효이기 때문에 권력 분립 운운할 여지도 없다. 오로지 국회의 수정·변경 요구가 못마땅한 권위적인 행정부 혹은 대통령만 존재할 따름이다.

 

사실 이 부분의 문제는 시행령이나 시행 규칙이 위법하거나 부당한지의 여부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에 발생한다. 국회는 위임의 한계를 벗어났다고 보고 수정·변경을 요구했는데, 대통령이나 장관은 그 요구가 잘못된 것으로 국회가 괜히 행정부의 업무에 개입한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그것이다. 그리고 이런 경우는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 위임해 놓고도 이런 저런 간섭으로 중개사가 일도 못 하게 하는 의뢰인도 많지 않은가.

 

하지만, 이런 세간사와는 달리 우리 헌법의 세상은 그러한 간섭 자체를 명령하고 있다. 현대 국가에서 의회의 역할은 입법이나 주요한 국가 정책을 결정하는 일과 함께-혹은 그 이상으로- 막강한 권력과 권한을 가지는 행정부를 견제하고 제어하는 일에도 중점이 놓여있기 때문이다. 의회는 정치적 토론과 설득의 장이다. 그리고 그것은 언제나 국민을 향해 열려 있다. 법률적으로나 정책적으로 문제가 되거나 혹은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의회가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이 점에서 매우 큰 의미를 가진다. 대통령이나 행정부로 하여금 그에 대해 답변하고 설명하고 또 반박하면서 국민들에게 그 법률(시행령)이나 정책의 정당성을 피력하고 그들의 지지를 이끌어내도록 노력하게끔 만들기 때문이다. 칼 슈미트가 의회주의의 본질을 공개와 토론에다 두고 있음은 이를 의미한다.

 

이 국회법 개정안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것은 국회가 정부에 대해 배 놓아라, 감 놓아라 하며 간섭하는 빌미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는 점은 누가 보아도 분명하다. 하지만, 그러한 간섭은 결코 잘못된 것은 아니다. 그것은 국회라는 장에서 이루어지는 또 하나의 정치이다. 시행령·시행 규칙에 대한 국회의 수정·변경 요구는 국가 정책의 향방을 두고 국회와 대통령·행정부가 벌이는 정책 경쟁의 기회를 마련하게 된다. 종래에는 아무도 모르게 그냥 그렇게 되던 것이 이 국회법 개정안을 통해 정쟁의 대상이 되고 그래서 국민은 왜 그것이 문제가 되며 그 해결을 위한 대안에는 어떤 것이 있으며, 무엇이 최선인지를 판단할 수 있는 자료를 얻게 된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여론이든 청원이든 어떠한 형태로든 국민의 의사를 이 정책 과정에 전달할 수 있는 소중한 모멘텀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이 수정·변경 요구권-과 그것을 규정한 국회법 개정안-은 권력 분립의 원칙에 어긋나게 대통령과 행정부의 권한을 부당하게 침해하는 월권적·위헌적인 것이 아니라, 국회라는 대의 장치를 통해 국민이 조금씩이나마 진정한 주권자의 자리로 가 앉을 수 있는 미미한 가능성이라도 열어주는 것이 된다. 대통령과 행정부의 전횡을 방지하며, 정치와 행정 그리고 국회와 대통령의 자리를 정위치시키는 유의미한 단초를 마련하게 되는 것이다.

 

제헌 이래 우리나라 국회는 지나치게 폄하되어 왔다. 이승만 정권의 권력욕은 국회의 권한까지도 용납하지 못 했고, 민주적 정당성을 상실한 군사 정권은 정치 자체를 비생산적이라는 명분으로 부정적이거나 해악으로 가득한 것인 양 호도해 왔다. 그래서 국회는 무조건 무능하며 국회가 제기하는 문제는 국정의 혼란을 초래하는 발목잡기일 따름이라는 '데마고그(demagogue)'가 횡행했다.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이 제기하는 위헌론 혹은 국정 파국론은 정확히 그 연장선상에 위치한다. 현실은 국회의원을 정무특보로 임명하고 법관의 임명 과정에 대통령 직속 기관인 국정원이 개입하는 등 권력 분립의 헌법 정신이 여지없이 도륙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대통령은 국회가 그나마 '민주적 입헌주의'(헌법재판소의 표현)에 부합하는 제 역할을 찾고자 마련한 그 작은 개선안 하나를 못 견뎌서, 공무원 연금 제도 개혁이라는 정부의 최우선적 국정 과제도, 메르스라는 국가적 위난도 다 제쳐버리고 서슬이 퍼런 비난을 퍼붓는다. 과거 군인·군속에 대한 이중 배상을 금지했던 국가배상법을 '감히' 위헌이라 판결한 대법관들에 대해 가차 없이 처단했던 박정희 대통령의 경우처럼, 국가 그 자체인 대통령과 행정부의 권위에 조금이라도 입 대고자 하는 국회는 여당이건 야당이건 무차별적인 처단의 대상이 돼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이번의 국회법 개정안이 입헌 정치의 최첨단에 서게 되는 것은 이 지점에서이다. 그것은 제왕적 대통령제라는 태초부터 잘못된 우리 헌법의 맹점을 조금이라도 고쳐나가려는 갸륵한 시도이다. 그것은, 시행령, 시행 규칙으로 국회의 입법권을 유린하던 반(反) 법치의 행정 관행과, 국회에 대한 행정부의 절대적 우위를 구가해왔던 잘못된 권력 분립의 체제, 그리고 그 결과로서 나타나는 제왕적 대통령제에 대한 미미하게나마 나름 의미심장한 흠집내기다.

 

그것은 법치주의의 실천을 위해서도, 국회의 제자리 찾기를 통한 대의 민주주의의 구현을 위해서도, 그리고 너무도 비대해진 국가권력 앞에서 한없이 왜소해진 우리의 자리를 되찾기 위해서도 반드시 지켜내어야 하는, 작으면서도 커다란 첫걸음이다. 로크는 "누가 군주나 입법부가 그들의 신탁에 반해서 행동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재판관이 될 것인가?"라는 문제로 그의 통치론을 펼친다. 이번 국회법 수정안은 바로 우리 국민이 그 답이어야 함을 재확인하고 있을 따름이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같은 내용이 프레시안에도 게시됩니다. http://www.pressian.com/ '시민정치시평' 검색  
 
*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수, 2015/06/10-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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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정치시평 310]

 

고삐 풀린 빅 데이터는 빅 브라더로 간다

[시민정치시평] 개인 정보 보호 규제의 방향

 

장흥배 참여연대 경제노동팀장

 

하버드 대학교의 L. 스위니(Latanya Sweeney) 교수 팀은 2013년 4월 '인간 게놈 프로젝트 참여자의 이름 식별하기'라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이 연구는 미국의 유전자 정보 웹사이트에서 우편번호, 생년월일, 성(性), 약물 치료, 진단, 수술 기록 등의 정보 579개를 정보 주인의 이름만 없는 상태로 내려받아 이를 실명이 있는 미국의 유권자 정보와 대조하여 게놈 프로젝트 참여자 정보의 주인 이름을 알아맞히는 실험 결과를 다룬 것이다. 연구팀은 130개 정보의 주인을 추정했고, 그중에 121개가 실제 주인과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연구는 이른바 '빅 데이터'(Big Data)를 이용해 비식별 정보를 식별 정보로 전환하는 기술의 경이와 위험을 보여주고 있다. 빅 데이터란 정보통신 기술, 인터넷 기술의 발달로 거대한 양의 디지털 정보가 생성되는 환경에서 새로 정립된 정보 개념으로, 정보 풀(pool)에서 부가 가치 창출을 목적으로 특정한 정보들을 추출, 조합, 분석하는 기술을 가리킨다. 우리나라에서는 서울시의 새로운 심야 버스 노선 '올빼미버스', 교통 안내 서비스에 날씨(weather) 정보를 결합한 기상청의 '웨비게이션' 등 공공 서비스 분야에서 기지개를 켜고 있다.

 

금융위 '재식별화 위험' 의도적 무시

 

공공 서비스 못지않게 금융 산업에서도 빅데이터를 활용하려는 이해와 요구가 크다. IT와 금융의 융합에 의한 새로운 금융 산업을 가리키는 핀테크(Fintech) 육성 방안에서 빅 데이터 활성화는 빠지지 않고 등장했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6월 3일 발표한 빅 데이터 활성화 방안의 핵심은 신용정보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비식별'(de-identification) 정보를 신용 정보에서 제외함으로써 빅 데이터에 활용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신용정보법은 신용 정보의 수집과 활용에 엄격한 개인 동의를 거치도록 하고 있는데, 비식별 정보는 그러한 개인 동의 없이도 빅데이터에 자유롭게 활용토록 하겠다는 것이다.

 

법률의 위임 범위를 벗어나 시행령을 개정해 걸림돌을 제거하겠다는 행정 독재의 문제는 별개로 치자. 금융위 발표에는 스위니 교수 팀이 경고한 재식별화(re-identification)의 위험성에 대한 대응 방안이 한 줄도 언급되지 않았다. 재식별화란 비식별 정보가 빅 데이터 기술을 거쳐 식별화된 정보로 전환되는 과정 및 그 정보를 가리킨다. 금융위가 이 위험을 언급하지 않은 것은 다분히 의도적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이미 국내외에 빅 데이터에 의한 개인 정보의 재식별화 위협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고, 그러한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개인 정보 보호 규제가 입안되는 단계에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규제는 기존의 정보 수집 규제에서 정보 활용 규제로 전환하는 것이 특징이다. 교통카드 이용 정보, 폐쇄회로(CC)TV 등 개인이 일일이 동의 절차를 밟지 않은 수많은 개인 정보가 수집되고 유통되는 환경에서 정보 수집만을 규제하는 것으로는 효과적으로 개인 정보를 보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새로운 규제 추세에서도 재식별화 위험에 대한 안전장치 문제는 각별히 중요한 위치에 있다.

 

'내 개인 정보를 나의 동의 없이 수집․이용하겠다는 것인가?'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개인정보보호법, 신용정보법, 방송통신망법 등이 개인 정보 보호에 대해 설계한 규범은 정보 주체의 이러한 질문에 대답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빅 데이터 환경에서 정보 주체의 질문은 바뀔 수밖에 없다. '내 개인 정보를 내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활용하고, 나의 식별․비식별 정보를 누군가 자유롭게 활용해 내 신분이 항상적으로 식별될 위험에 빠뜨리겠다는 것인가?

 

국내외의 새로운 개인 정보 보호 규제의 추세는 바로 정보 주체의 전환된 질문에 대한 대답이다. 2014년 5월 오바마 대통령에게 두 개의 보고서(<빅 데이터 : 기회의 활용과 가치의 보존>, <빅데이터와 사생활 보호 : 기술적 관점>)가 제출되었다. 보고서는 정보 주체에 대한 통지와 동의에 의존하는 기존의 규제 대신 정보가 활용되는 맥락에 따라 규제자가 의도하는 결과를 정보 활용자에게 부과하는 것을 새로운 규제의 방향으로 제시하였다.

 

사정은 유럽에서도 마찬가지다. 2013년에 시작된 유럽연합의 정보 보호 규정(Data Protection Regulation) 개정 논의는 재식별화 문제와 유사한 프로파일링(profiling) 문제를 쟁점으로 다루고 있다. 프로파일링은 직업 수행 능력, 경제 상황, 물리적 위치, 건강 상태, 취향 등의 민감한 개인 정보를 분석하거나 예측하는 것으로, 개정안은 프로파일링의 방식과 범위에 대한 제한을 다루고 있다. 개정안은 이 밖에도 '잊힐 권리(right to be forgotten)', '명시적 동의(explicit consent)'와 같은, 디지털 환경에서 각별히 부상한 개인 정보 보호의 쟁점을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다. 개정안은 2016년 안에 모든 유럽연합 가입국이 준수해야 하는 규제(regulation) 형태로 유럽의회를 통과할 예정이다.

 

디지털 환경에서 정보보호의 방향부터 새로 정립해야

 

초보적 수준이지만 우리나라 방송통신위원회도 빅 데이터 처리와 관련한 개인 정보 보호 지침을 2014년 12월 '빅 데이터 개인 정보 보호 가이드라인'이라는 이름으로 발표했다. 핵심은 빅 데이터 활용에서 재식별화 위험을 제거하는 것이다. 방통위는 정보 수집 단계에서 비식별화 조치가 필요하고, 재식별화된 정보는 즉시 파기하거나 또는 비식별화 조치를 취할 것을 규정했다. 따라서 재식별화 위험에 대한 제한이 없는 금융위의 빅 데이터 활성화 방안은 어렵게 만들어진 방통위 가이드라인을 무력화하는 것이기도 하다.

 

안전장치 없는 빅 데이터는 우리나라에서 특별히 위험하다. 일단 우리나라에서는 주민등록번호라는 강력한 식별 키(key)가 존재한다. 여기에 지난해 1월 카드 3사의 개인 신용 정보 1억 건 유출 사건에서 드러났듯이 개인 정보들이 수많은 영리 기업에 의해 불법으로 수집․유통되고 있다. 조선족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날마다 한국인의 개인 정보 거래 제안이 올라온다. 개인 정보의 수집 및 거래가 하나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상황이다.

 

초민감 정보인 개인 질병 정보도 신용 정보로 생명보험협회가 수집․관리해 왔으며, 이제 금융위는 개인 질병 정보를 신용 정보 집중 기관으로 넘겨 비식별화 상태로 빅 데이터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종합하면, 우리나라는 불법 또는 합법으로 수집․유통되고 있는 초민감 개인 정보들이 빅 데이터를 통해 영리 목적으로 다른 분야에서도 식별화될 위험이 어느 나라보다 높다고 할 수 있다.

 

새로운 산업은 항상 미래 성장 동력, 일자리 창출과 같은 유토피아의 모습으로 소개된다. 금융위의 핀테크 산업 육성 전략, 빅 데이터 활성화 방안에 소개되는 해외 사례들은 개인 정보의 침해가 일상화된 우리나라에서 마치 개인 정보 보호 규제 때문에 산업 발전이 지체되고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것은 대체로 진실과는 거리가 멀다.

 

어느 날 보험회사가 불법 또는 합법으로 취득한 당신의 유전자 정보를 손에 쥐고 당신의 보험 가입을 승인할 것인지 말 것인지, 승인한다면 얼마의 보험료를 책정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미래를 그려보라. 진실은 그럴듯하게 꾸며진 정부 기관의 보도 자료보다는 이런 상상 안에 훨씬 풍부하게 담겨 있다.

 

이런 종류의 디스토피아에 대한 두려움은 긴 역사를 자랑하지만, 빅 데이터 환경에서는 잠재적 위협이 아니라 부분적으로 현실화된 위협이다. 2012년 2월, <뉴욕타임스 매거진>은 슈퍼마켓 체인점 '타겟'의 미니애폴리스 지점이 한 여고생의 임신 사실을 해당 학생의 부모보다 먼저 파악해 광고 마케팅에 활용한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타겟은 이 여고생이 임신 관련 상품에 관심을 보였다는 정보를 다른 정보와 결합해 다른 누구도 아닌 그녀의 임신 사실을 식별하였다.

 

빅 데이터는 분명히 복리에 기여할 수 있다. 그러나 개인 정보를 방어막 없이 기업의 이윤 추구와 정보 권력의 통제 동기에 맡기는 것은 생활의 편리나 경제적 부가 가치의 생산으로 만회할 수 없는 가치의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필요에 따라 '익명으로 살아갈 자유의 박탈'은 현대 산업 사회에서 인간의 실존을 위협하는 재앙이다. 그런 면에서 금융위의 빅 데이터 활성화 방안은 원점에서 재검토되어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물신화된 국가 경쟁력에 대한 강박이 아니라 빅 데이터 환경이 프라이버시에 대해 제기하는 도전을 점검하고, 보호 규제의 방향부터 새롭게 정립하는 일이다.

 

수, 2015/06/17-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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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군사정보협정 관련 정보공개 2심 기각 판결 유감

‘국가이익 해한다’는 외교부 판단에 일방적 손들어준 판결
졸속협상 배경과 과정에 대한 국민 알권리 위해 상고할 것

 


참여연대가 외교부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관련 정보 비공개결정 취소소송(2013구합59798)에서 지난 6월 11일 서울고등법원 제3행정부(재판장 정형식)는 원심을 깨고 기각 판결을 내렸다.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는 이번 판결이 지난 정권의 졸속적인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추진 책임이 있는 외교부의 판단에 일방적으로 손을 들어 준 결정으로, 해당 협정 추진 배경과 과정에 대한 국민의 알권리를 무시했다는 점에서 이번 판결에 유감을 표한다.

 

재판부는 참여연대가 청구한 정보들이 “국가안전보장․국방․통일․외교 등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고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은 추가 협상과정에서 일부 내용변경 가능성이 있고, △한일상호군수지원협정은 아직 합의문이 도출되지 않은 상태라 협상에 지장을 줄 수 있으며, △협상 실무자들의 신상과 발언이 노출될 경우 오히려 국익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고, △외교부의 정보 비공개 기준에 해당된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기각판결 했다. 또한 목록 등 일부 정보만으로도 정부의 입장 및 전략을 추론할 수 있으므로 부분공개도 불가능하다고 결정했다.

 

이 같은 재판부의 결정에 대해 참여연대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의 추가 협상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더욱더 과거 이뤄진 협상 과정에 어떤 졸속처리가 있었는지 명백히 밝혀야 할 필요가 있으며, 협상 실무자들의 신상과 발언 정보는 오히려 외교․군사적으로 민감한 사항에 대한 더욱 책임있는 자세를 요하게 될 것이므로 비공개의 사유가 되기 어렵다고 본다. 또한 참여연대는 재판부의 판결이 <공공기관의정보공개에관한법률> 제9조 6항의 ‘직무를 수행한 공무원의 성명․지위’에 해당되는 내용은 정보비공개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규정한 현행법에 부합하지 않으며, 목차만으로도 내용을 추론할 수 있다며 최소한의 공개도 인정하지 않은 것 또한 국민 알권리와 정보공개법 취지를 전혀 존중하지 않은 결정이라고 본다.

 

이에 참여연대는  졸속협상 배경과 과정에 대한 국민 알권리를 위해, 정보비공개처분취소청구 소송을 기각한 이번 고등법원의 판결에 불복하여 상고할 계획이다. 정부는 논란이 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을 우회하여 지난해 12월 29일 국회에 보고도 하지 않은 채 한미일 군사정보공유약정을 체결한 바 있다. 국내법 군사기밀보호법과 배치되며, 일본의 재무장 정책을 뒷받침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국회 및 시민사회의 비판이 있었지만 정부는 공론화 과정을 생략한 채 일방적으로 밀실 추진해버렸다. 3년 전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과정의 절차와 그 배경에 대한 정보가 충분히 공개되고 이를 계기로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있었다면 이처럼 같은 내용의 약정이 졸속 처리되는 것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 소송 배경 및 경과
 - 2012년 6월 26일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이 국무회의에서 졸속 통과가 된 직후 그동안 한일, 한미 정부 간에 주고받은 한일군사협정 추진과 관련한 문서일체 등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함. 정부는 외교통상부 용역보고서를 제외한 대부분의 자료청구에 대해 국가안전보장 관련 사항이라는 사유를 들어 공개할 수 없다고 비공개 처분함.
 - 2013년 9월 26일 참여연대 정보공개거부처분취소 소송 제기
 - 2014년 6월 5일 서울행정법원 제14부 참여연대 일부 승소 판결
 - 2015년 6월 11일 서울고등법원 제3행정부 원심 기각 판결

 

>>> 1심 결과 및 정보공개 목록 보러가기

 

월, 2015/06/22-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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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병원의 사과만으로 메르스 확산책임 덮지 못해 메르스 방역에 실패한 정부도 책임을 인정해야

 

 

오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서울병원의 메르스 감염과 확산을 막지 못한 것에 대하여 대국민사과를 했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위원장 이찬진 변호사)는 이재용 부회장의 대국민사과에 대하여 일부 긍정적인 측면이 있으나, 메르스 확산에 대한 책임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하며, 더 나아가 메르스 방역에 실패한 정부도 하루빨리 책임을 인정하고 대국민사과를 할 것을 요구한다.

 

메르스 확산과 관련하여 일정 부분 책임이 있는 삼성서울병원이 대국민사과를 하였다는 점은 늦은 감이 있지만 그동안의 과오를 인정하면서 지적되어 온 응급실 환경개선, 음압병실 확보 등을 추진하겠다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 의심환자가 응급실에 내원하였을 때 메르스 발병 병원에서 왔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환자를 응급실에 2박 3일간 입원시키는 등 감염병 방역관리를 소홀히 하여 감염병 치료시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는 증언들이 나오고 있고, 그 결과 80명 이상의 확진자를 포함한 수많은 격리치료자들을 양산한 책임이 분명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책임은 인정하지 않고 “죄송하고” “끝까지 책임지고 치료하겠다”라고 하는 것만으로는 미흡하다.

 

더 나아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달 말에 삼성서울병원을 소유한 삼성생명공익재단의 이사장으로 취임하였을 뿐 그 이전까지 삼성서울병원의 운영에 직접 관여한 적이 없는바, 이번 대국민사과에서 삼성서울병원을 대표하는 인사로 적절한지 의문이다. 오히려 여러 편법의 과정을 거쳐 경영권 승계를 완성해가고 있는 이 부회장이 이 국가적 재난을 삼성그룹의 후계자로 공식화하는 계기로 활용한다는 비판이 제기될 법 하다.

 

또한 민간병원조차 대국민사과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들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일찍 제공하지 않고 방역 범위를 좁혀 메르스 확산에 결정적인 책임이 있는 정부가 아무런 책임도 인정하지 않고 사과조차 하지 않는 것에 대하여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박근혜 정부에게 메르스 확산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대국민사과와 더불어 공공병원 확충, 의료민영화 정책 중단, 시민들에 대한 위험정보 즉각 공개 등 이러한 비극을 막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한다.

화, 2015/06/23-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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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요양기관에 대한 국가관리감독 강화와 좋은 돌봄 실현을 위해 개정안 통과 필요

 

1. 취지와 목적

- 김성주․남인순․오제세 의원 등이 발의한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일부개정안」이 2014년 12월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하여 법제사법위원회로 회부되었으나 현재까지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 계류 중에 있음

-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일부개정안」은 장기요양에 대한 국가책임 강화, 서비스 질 향상, 서비스 대상자 및 장기요양요원의 인권문제 개선 등을 위해 꼭 필요한 법안이며 좋은 돌봄을 지향하기 위한 초석으로 판단되며 법안이 통과되기를 촉구하는 의견서를 발표함

 

2. 개요

○ 장기요양요원의 근로조건 및 처우 개선

- 장기요양보험제도 도입 시, 수가표준모형의 장기요양요원의 급여가 제시되었으나 현재 노동시간 대비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고 있으며 대부분의 장기요양기관이 민간에 의해 운영되고 있어 경쟁에 따라 임금수준이 더 낮아지고 있음. 또한 장기요양요원의 고용형태를 살펴보면, 비정규직 비율이 높고 산재 및 고용보험 등이 미적용 되고 있으며 요양 업무 이외 부당한 업무를 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음

- 따라서 좋은 돌봄을 이루기 위해 불안정한 장기요양요원의 근로조건과 처우 개선을 위해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일부개정안」에서 제시하고 있는 장기요양급여비에서 장기요양요원의 인건비 지출, 실태조사 실시를 법에 명시화하고 장기요양요원센터 설치 등이 이루어져야 함

 

○ 재무회계기준 마련을 통한 국가 및 지자체의 책임 강화

- 장기요양보험제도 도입 시, 공공부문에 대한 인프라 구축 없이 시장메커니즘을 도입한 결과, 민간장기요양기관이 우후죽순으로 난립하게 됨. 이처럼 장기요양기관의 난립으로 과잉경쟁에 따른 불법 운영사례가 지속적으로 보고 있으며 이는 서비스의 질 하락, 서비스 이용자 및 장기요양요원의 인권문제 등으로 나타나고 있음

- 따라서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일부개정안」에서 제시하고 있는 민간기관 재무회계규칙 마련은 서비스 제공기관의 공공성과 서비스 책임성을 구축하고, 국가 및 지자체의 관리감독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으로 추진되어야 함

 

수, 2015/06/24-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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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요양기관에 대한 국가관리감독 강화와 좋은 돌봄 실현을 위해 개정안 통과 필요

 

1. 취지와 목적

- 김성주․남인순․오제세 의원 등이 발의한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일부개정안」이 2014년 12월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하여 법제사법위원회로 회부되었으나 현재까지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 계류 중에 있음

-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일부개정안」은 장기요양에 대한 국가책임 강화, 서비스 질 향상, 서비스 대상자 및 장기요양요원의 인권문제 개선 등을 위해 꼭 필요한 법안이며 좋은 돌봄을 지향하기 위한 초석으로 판단되며 법안이 통과되기를 촉구하는 의견서를 발표함

 

2. 개요

○ 장기요양요원의 근로조건 및 처우 개선

- 장기요양보험제도 도입 시, 수가표준모형의 장기요양요원의 급여가 제시되었으나 현재 노동시간 대비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고 있으며 대부분의 장기요양기관이 민간에 의해 운영되고 있어 경쟁에 따라 임금수준이 더 낮아지고 있음. 또한 장기요양요원의 고용형태를 살펴보면, 비정규직 비율이 높고 산재 및 고용보험 등이 미적용 되고 있으며 요양 업무 이외 부당한 업무를 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음

- 따라서 좋은 돌봄을 이루기 위해 불안정한 장기요양요원의 근로조건과 처우 개선을 위해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일부개정안」에서 제시하고 있는 장기요양급여비에서 장기요양요원의 인건비 지출, 실태조사 실시를 법에 명시화하고 장기요양요원센터 설치 등이 이루어져야 함

 

○ 재무회계기준 마련을 통한 국가 및 지자체의 책임 강화

- 장기요양보험제도 도입 시, 공공부문에 대한 인프라 구축 없이 시장메커니즘을 도입한 결과, 민간장기요양기관이 우후죽순으로 난립하게 됨. 이처럼 장기요양기관의 난립으로 과잉경쟁에 따른 불법 운영사례가 지속적으로 보고 있으며 이는 서비스의 질 하락, 서비스 이용자 및 장기요양요원의 인권문제 등으로 나타나고 있음

- 따라서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일부개정안」에서 제시하고 있는 민간기관 재무회계규칙 마련은 서비스 제공기관의 공공성과 서비스 책임성을 구축하고, 국가 및 지자체의 관리감독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으로 추진되어야 함

 

수, 2015/06/24-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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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정치시평 311]

 

론스타와 '만수르', 사냥에 쓰는 총은 따로 있다!

국제 중재 회부제 폐지해야

 

송기호 변호사

 

국제 중재 회부라는 낯선 말이 시민의 일상에 뛰어들었다. 론스타의 5조 원 대의 국제 중재 회부 사건의 2차 변론 기일이 오는 29일에 시작한다. '하노칼'이라는 아부다비 '만수르'의 회사도 한국을 국제 중재에 회부했다. 게다가 '엔텍합'이라는 이란 회사도 한국을 회부 의향서를 보냈다.

 

이제는 법전과 법률 용어 사전에서 뛰어나와 한국의 거리에서 활보하는 국제 중재 회부란 무엇인가. 기업이 국가의 국회, 정부, 법원을 국제 중재에 회부하는 것이다. 이 제도의 일차적 특징은 기업이 영업을 하는 나라의 사법부에 복종하지 않는 점이다. 론스타와 만수르는 공통적으로 이미 한국의 법원에 세금 소송을 하고 있거나 패소했다. 그런데도 다시 한국의 세금 부과가 부당하다며 국제 중재로 한국을 끌고 갔다. 이렇게 되면 조세 부과에 대한 한국 법원의 최종적 권위는 크게 흔들린다.

 

실체가 없는 5조 원 청구

 

그러나 이 제도는 그저 사법부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다. 한국의 민주주의 전반을 심각하게 후퇴시켰다.

 

론스타 사건을 보자. 이 회사가 청구하는 돈이 애초 4조6000억 원에서, 5조1328억 원으로 늘었다. 그러나 론스타 청구액의 실체를 아는 국민은 없다.

 

론스타 국제 중재 대비를 위해 쓰는 돈이 112억3400만 원이다. 2013년도부터 사용한 예산을 합하면 219억5200만 원이다. 게다가 만에 하나 한국이 패소하면 론스타는 납세자에게 막대한 청구서를 보낼 것이다. 그런데도 국민은 론스타의 5조 원 청구가 어떻게 계산되어 나온 숫자인지조차 모른다.

 

론스타는 2006년 5월에 국민은행에 6조3000억 원에 파는 주식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이 성사됐다면 론스타는 4조1430억 원의 이익을 남길 수 있었으나 계약은 그해 11월에 파기됐다.

 

론스타는 지금 이 계약 파기가 한국 정부의 승인 지연에서 비롯했으므로 그 차액을 청구하는가? 그러나 이것은 불가능하다.

 

그 이유는 5년이라는 중재 회부 시한이 지났기 때문이다. 론스타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국제 중재 회부 의향서를 보낸 날짜인 2012년 5월 21일은 계약 파기일로부터 이미 5년이 지났다.

 

론스타와 만수르의 국제 중재 회부는 한국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심각한 후퇴이다. 입법자가 제정한 법률은 종이 장식처럼 됐다. 공공기관 정보공개법에 따라, 민변이 5조 원의 실체 공개를 요구해도, 정부는 밝히지 않는다. 만수르가 왜 한국을 국제 중재에 회부했는지, 그 회부 의향서를 공개하라고 요구해도, 거부한다.

 

공공 정책을 조준하는 무기

 

론스타와 만수르 사건의 값비싼 교훈은 국제 중재 회부권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호주(오스트레일리아)는 일본과의 자유무역협정(FTA)에서 이를 제외했으며, 작년에 유출된 환태평양 동반자 협정(TPP) 협정문에서도 호주에 대해서는 적용하지 않는다는 조건부 조항이 들어가 있었다. 호주 의회는 한국 호주 FTA에 대해 기업의 국제중재 회부권한에 대해 재협상할 것을 결의했다.

 

독일 경제부 장관 가브리엘(Sigmar Gabriel)과 유럽연합(EU) 국제통상 담당 집행위원 융커(Jean–Claude Juncker)도 미국과 유럽연합의 FTA에서 기업에 국제 중재 회부권을 부여해서는 안 된다고 강력히 비판하고 있다.

 

에콰도르, 볼리비아, 베네수엘라가 국제 중재 회부권의 산실인 국제투자분쟁해결기구(ICSID) 조약에서 탈퇴했다. 인도네시아도 기업의 국제 중재 회부권을 포함한 투자보장협정을 종료시키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남아공도 스페인 네덜란드 독일 등과 체결한 투자 보장 협장을 해지했다. 유엔 무역개발회의(UNCTAD)도 <2014년 ISDS 연례 보고서>도 이 제도가 투자를 촉진한다는 증거는 없다고 분석했다.

 

최근의 국제 중재 회부 사건을 보면 국민을 위한 공공 의료 정책마저 국제 중재 회부권의 과녁임을 알 수 있다.

 

미국 제약회사가 의약품 특허권을 인정하지 않은 캐나다 법원 판결에 맞서 5억 달러의 배상을 요구하며 캐나다를 국제 중재에 회부한 일라이 릴리 사건(Eli Lilly)이 있다. 이는 캐나다 법원의 특허 심사 기준에 대한 해석 권한을 정면 도전한 사건이다.

어떤 사람들은 한미 FTA에서 "국민 건강, 안전, 환경 등 공익 목적의 비차별적 공공정책의 경우 수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두었으니, 한국의 공공 정책은 공격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현실과 다르다. 이런 조항에서도 기업은 공공 정책을 국제 중재에 회부했다.

 

예를 들면, CAFTA(중미 일부 국가와 미국의 FTA) 부속서 10-C에는 위와 같은 한미 FTA 조항이 있지만, 퍼시픽 림 마이닝 사건(Pacific Rim Mining)에서 국제 중재를 막지 못했다. 이 회사는 금광 채굴 허가에 필요한 환경 보호 조치를 이행하지 못해 허가를 거부당하자 3억 달러의 배상을 요구하며 엘살바도르를 국제 중재에 회부했다.

 

페루-미국 FTA 부속서 10-B에도 위와 같은 한미 FTA 조항이 있지만 렝코 마이닝 사건(Renco mining)에서도 국제 중재 회부를 막지 못했다. 페루 정부가 부여한 오염 제거와 환경 복원 의무 이행기간을 연장해 주지 않았다면서 8억 달러의 손해 배상을 요구하며 페루-미국 FTA에 근거해 국제 중재에 회부했다.

 

경제 위기와 국제 중재 회부권

 

특히 스페인, 그리스, 사이프러스 등 경제 위기를 겪은 유럽의 나라들의 긴축 정책에 대항하는 국제 중재 회부를 보면, 국가의 정책 자율권을 얼마나 해치는지를 알 수 있다.

 

스페인은 재생 가능 에너지 보조금을 삭감하고 전력 생산에 과세한 것을 이유로 국제 펀드들로부터 7억 유로 배상을 요구하는 국제중재를, 그리스는 그리스 국채를 보유한 국제 금융 기관으로부터 국채 정책 변경을 이유로 국제 중재를(Postova 사건), 사이프러스는 부실은행의 건전성 강화를 위해 공적 자금을 투입해 국가 보유 지분을 높였다는 이유로, 10억 유로나 되는 엄청난 배상금을 요구하는 국제 중재(Marfin Investment Group 사건)를 당했다.

 

이처럼 경제 위기에 처한 국가의 비상 정책에 대해 국제 중재로 대항하는 사례는 이미 아르헨티나가 55건의 국제중재에 회부된 것에서 잘 알 수 있다.

 

나의 결론은 국제 중재 회부제의 폐지이다. 한국과 같이 자국 화폐가 국제 금융 시장을 주도하지 못하는 나라에서는 국제 중재 회부권을 수용해서는 안 된다. 론스타와 만수르 사건에서 얻은 값비싼 교훈이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같은 내용이 프레시안에도 게시됩니다. http://www.pressian.com/ '시민정치시평' 검색  
 
*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수, 2015/06/24-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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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 허브 전략 국가론은 폐기해야

기술지식의 사회적 이용을 위한 정책이 필요한 때

 

2013년에 등장한 특허 허브 국가론 또는 특허 허브 미래전략론이 국회와 대법원을 통해 구체화되고 있다. 2014년 9월 국회의원 64명을 회원으로 하는 ‘특허허브국가추진위원회’가 만들어졌고, 대법원은 이번 달에 ‘IP Hub Court 추진위원회’를 발족했다. 특허 허브 국가론은 KAIST 미래전략대학원이 이론적 근거를 제공하고 김앤장이 전도사 역할을 해 온 것으로, 전 세계 특허 분쟁을 우리나라에 유치하고 이를 통해 우리나라의 미래 부가가치 창출을 해 보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도입하고 특허권자가 소송을 제기하기 편하도록 소송절차상의 특혜를 부여하려는 법률 개정안이 발의되었다. 하지만 이는 대단히 위험하다.

우리나라는 기술무역 적자 규모가 한해 5조원에 달하는 만성적자국이다. 기술무역이 적자라는 말은 강력한 특허권을 보유한 외국 기업에게 지불되는 특허 로열티가 많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특허 분쟁을 늘리면 기술무역 적자폭만 늘어나고 그 피해는 국내 기업들과 최종적으로는 소비자인 일반 국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다. 그리고 특허권자에게 온갖 특혜를 부여하여 분쟁을 제기할 유리한 제도를 만들자는 주장은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까지 폐해를 지적한 특허 괴물에게 국내에서 활동하라고 멍석을 깔아주자는 것과 다르지 않다.  또한 특허 분쟁을 통해 이득을 보는 집단은 소송을 대리하는 김앤장과 같은 일부 대형 로펌일 뿐인데 이를 어떻게 국가 전략으로 삼을 수 있는지 의문이다.

이처럼 입법부와 사법부가 함께 나서서 무분별한 특허 소송을 부추길 수 있는 제도 변경을 꾀하는 것에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 특히 대법원이 추진하는 지재권 전담 법원은 실체적 진실을 가리는 최후 보루로서의 사법부의 역할보다 특허권자의 포럼 쇼핑을 위한 법률 서비스라는 시장 논리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가 있다.

더 큰 문제는 기술지식의 사회적 이용은 도외시한다는 데에 있다. 특허 제도는 특허권자 보호를 강화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민간 영역의 기술지식이 어떻게 하면 사회전체로 스며들게 할 것인지가 목적이다. 기술지식이 특허권자의 독점이윤 추구의 도구로만 활용되고, 특허 허브 국가론이 내세우는 것처럼 특허분쟁을 통해 거액의 배상금을 받아내는 수단으로 전락한다면, 우리 사회에서 특허 제도를 유지할 이유가 사라진다. 기술이 발달하고 과학이 진보하더라도 그 혜택이 우리 사회 모두에게 돌아가지 않는다면, 기술 혁신을 위한 국가 정책이 어떤 의미가 있는가? 바로 그 때문에 국제인권규범도 기술의 진보로부터 혜택을 볼 권리를 보편적 인권의 하나로 정하고 있다.

기술지식의 사회적 의미를 무시한 반인권적인 전략인 특허 허브 국가론은 폐기해야 하며, 국회와 대법원은 특수한 이해집단의 이해가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를 위한 정책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

 

2016년 6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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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15/06/25-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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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려줘~ 국민들에게 돌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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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15/04/21-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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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넷이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특허법 개정안(원혜영 의원대표발의안)에 대한 의견서를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 PDF로 보기: 특허법 개정안(원혜영 의원대표발의안)에 대한 의견서_오픈넷

* 관련 성명서: 특허 허브 전략 국가론은 폐기해야 -기술지식의 사회적 이용을 위한 정책이 필요한 때

 

특허법 개정안(원혜영 의원대표발의안)에 대한 의견서

 

원혜영 의원이 2015. 2. 13. 대표발의한 특허법 일부 개정법률안(의안번호: 13980, 이하 “개정안”)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의견을 개진합니다.

 

1. 특허 허브 국가론의 문제점

1-1. 특허 허브 국가론의 내용

개정안은 특허 허브 국가론을 근거로 삼고 있습니다. 특허 허브 국가론은 한 마디로 말해 전 세계 특허 소송을 우리나라에 유치해 보자는 것입니다. 즉, 특허 허브 국가론의 ‘허브’는 특허 허브 또는 기술혁신의 허브가 아니라 특허 소송 또는 특허 분쟁의 허브를 말합니다. 특허 허브 국가론에 따르면 전 세계 특허 분쟁은 시장 규모가 연간 200조원에 달하고, 관련 분야 파급효과까지 고려하면 500조원에 달하는 블루오션이라고 합니다.

특허 허브 국가론이 제시하는 미래 전략의 핵심은 이를 추진하는 ‘대한민국 세계 특허 허브국가 추진위원회’의 공동대표인 원혜영 의원과 정갑윤 국회부의장의 언론 인터뷰에 그대로 드러나 있습니다.

  • “이 시장[특허 소송 시장]은 제조업처럼 설비가 필요한 것도 아니다. 전문 인력만 있으면 되는 블루오션이다 … 한국이 특허 허브국가로 발전하면 200조원의 10분의 1만 유치해도 20조원이다. 이보다 좋은 창조경제 아이템이 어디에 있나”(원혜영 의원, 전자신문 2015. 1. 22. 인터뷰)
  • “특허분쟁 시장의 10%만 우리가 가져와도 한해 50조원을 벌 수 있다”(정갑윤 국회부의장, 주간조선 2015. 3. 2.자 인터뷰)

특허 소송 허브 국가가 되려면 외국 기업들이 특허 소송을 국내에서 제기하도록 유인하는 정책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특허 허브 국가론은 크게 3가지를 제시합니다. 첫째, 소송에게 이긴 경우 거액의 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둘째, 입증책임 등 법률상의 부담을 줄여 소송을 제기하기 편하게 하며, 셋째, 시간 낭비 없이 신속한 판결이 내려지도록 하자고 합니다.

1-2. 특허 허브 국가론은 국가의 전략이 될 수 없습니다.

특허 허브 국가론에서 내세우는 시장 규모 200조원은 근거가 없습니다. 관련 분야 파급 효과까지 고려할 때 500조원에 달한다는 것도 지나치게 부풀린 수치입니다. 세계무역기구(WTO)의 국제무역통계 2014(Interantional Trade Statistics 2014)1)만 보더라도, 전 세계 지재권 무역2)의 수출 규모 전체가 2012년에 2,950억 달러, 2013년에 3,100억 달러로 약 300조원 규모입니다. 따라서 지재권 무역에 비해 그 규모가 훨씬 적은 특허 분쟁 시장이 관련 분야까지 포함하더라도 500조원에 달한다는 주장은 신빙성이 떨어집니다. 따라서 이 수치들은 국가 정책의 기초로 삼을 수 없습니다.

설령 시장 규모가 200조원이라 하더라도 이 돈은 모두 특허권자가 침해자로부터 받아가는 손해배상액과 소송을 수행하는 변호사 보수입니다. 이 돈이 어떻게 국가가 전략적으로 정책을 추진할 대상이 될 수 있는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더구나 특허 소송에서는 외국 기업이 국내 기업을 상대로 승소할 가능성이 더 높고, 그 피해는 국내 기업과 최종적으로는 소비자인 일반 국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므로, 특허 분쟁 시장은 우리에게 ‘블루오션’이 아니라 ‘잿빛 피바다’가 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이처럼 특허 허브 국가론은 학문적·이론적 근거가 취약하여 미래전략이란 이름으로 부르기도 어려울 정도 입니다. 특허 소송을 국내에 유치하여 가장 이득을 보는 집단은 변호사들입니다. ‘세기의 특허 전쟁’으로 불리는 삼성전자와 애플 간의 특허 분쟁에서 최후 승자는 변호사란 분석3)은 특허 허브 국가론이 실제로는 누구의 이익을 위한 것인지 간파할 수 있는 중요한 단초를 제공합니다(애플과 삼성이 특허 분쟁에 지출한 소송비용이 2013년 말에만 1,000억이 넘었다고 합니다).

1-3. 기술무역수지 적자폭만 키울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기술 무역 수지 만성 적자국4)입니다. 아래 그림과 표에서 보는 것처럼, 우리나라는 기술무역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때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였습니다.

WTO의 국제무역통계 2014(Interantional Trade Statistics 2014)5)에서도 우리나라의 지재권 무역(royaltie and license fee) 수지는 수출 2012년 38억 달러, 2013년 41억 달러, 수입 2012년 85억 달러, 2013년 96억 달러로, 적자 규모가 2012년에는 47억 달러, 2013년에는 55억 달러 즉, 매년 약 5조원에 달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미래창조과학부의 기술무역 통계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기술무역 적자 규모는 2010년까지 계속 증가하여 그 규모가 약 7조원까지 되었다가 2011년부터 조금씩 개선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술무역 수지가 크게 호전될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2013년 우리나라의 기술무역 총 규모는 188억 달러로 전년 대비 15.4% 증가하였는데, 기술수출의 증가는 기계, 섬유 분야가 주도한 반면, 기술도입의 증가는 국내 주력산업인 전기전자, 정보통신 분야에서 해외 기술 활용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술무역현황

[출처: 미래창조과학부 「기술무역 통계조사」(각 년도)

http://index.go.kr/potal/main/EachDtlPageDetail.do?idx_cd=1335]

기술무역현황2

우리나라의 기술무역 적자는 대부분 미국, 일본, 독일 등과의 무역에서 발생합니다. 이들은 우리와 달리 기술무역 흑자국입니다.

기술무역수지
이처럼 국내 기업은 외국 기업으로부터 받는 특허 로열티보다 외국 기업에게 지불하는 특허 로열티가 2배 이상 많습니다. 따라서 특허 허브 국가론의 주장처럼 특허 침해 배상액을 늘리면, 기술무역 수지 적자폭만 커질 뿐입니다.

또한 원고인 특허권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하여 입증책임을 완화하고 피고에게 자료 제출을 의무화하면 무분별한 특허 분쟁만 늘어나고, 미국에서 오바마 대통령까지 나서서 폐해를 지적하는 ‘특허 괴물(patent troll)’에게 이제 국내를 무대로 활동하라고 멍석을 깔아주는 꼴이 될 것입니다.

1-4. 근거 없는 오해들

특허 분쟁 허브 전략이 성공할 수 없다는 점은 싱가포르를 보더라도 알 수 있습니다. 싱가포르 정부는 2013년에 ‘IP 허브 기본 계획(IP Hub Master Plan)’을 채택하였지만, 그 후 특허 분쟁이 싱가포르 법정에서 많이 발생하였다거나, 분쟁 증가로 싱가포르가 어떤 혜택을 보았다는 통계는 없습니다. 여전히 싱가포르는 대표적인 지재권 무역 적자국으로 남아 있습니다(2012년 수출 20억 달러, 수입 199억 달러, 2013년 수출 20억 달러, 수입 202억 달러).

또한 특허 분쟁에서 이길 가능성이 높고 배상을 많이 받을 수 있다는 이유로 특허권자가 우리나라에서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는 전망도 현실성이 없습니다. 특허 허브 국가 전략론은 인천공항 사례를 들고 있으나, 인천공항이 아무리 서비스를 강화해도 목적지나 경유지가 우리나라가 아닌 비행기는 인천공항을 이용하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에 진출하지 않은 기업이나 관련 시장 규모가 작은 경우에는 승소가능성만을 이유로 우리나라에서 특허 소송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특허권은 속지주의 원칙에 따라 국가별로 별개의 권리가 발생하고 침해 소송과 같은 권리 행사는 어차피 개별 국가에서 해야 합니다. 인터넷 도메인 이름 분쟁과 같이 판정 결과가 국경과 무관하게 모든 나라에 미친다면 모를까 개별 국가별로 권리 행사를 해야 하는 특허 분쟁을 우리나라에 유치하겠다는 발상은 상식에도 반합니다.

그리고 우리 법원이 특허 침해 사건에서 손해액을 낮게 인정한다는 것도 근거 없는 오해입니다. 설령 손해액을 낮게 인정하더라도 이는 실제 손해가 적기 때문이지 법원이 특허권을 경시하였기 때문이 아닙니다. 특허 허브 국가론이 근거로 삼는 낮은 손해액과 달리,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선고한 특허침해 사건에서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된 22건을 분석한 결과 손해액은 평균 10억원에 달하며 인용율도 60%나 됩니다.

 

2. 기술지식의 사회적 이용을 위한 정책을 고민해야 합니다.

특허법은 특허권 보호 그 자체를 목적으로 하는 법이 아닙니다. 사적 영역에서 일어나는 연구 개발의 성과, 즉 기술지식을 어떻게 하면 사회전체로 흘러넘치게 할 것인지가 특허법 또는 특허 정책의 핵심입니다. 영리를 추구하는 사기업들의 기술성과를 누구나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내버려두면 사회적으로 필요한 수준으로 기술지식이 생산되지 않는 일종의 시장실패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일정한 기간 동안 기술지식의 생산자에게 특허권이란 인위적 독점권을 부여합니다. 이런 점에서 특허 제도는 기술지식의 과소 생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가의 시장개입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특허제도에서 특허권의 보호는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필요한 수준으로 기술지식이 생산되도록 하려는 수단에 불과합니다. 이러한 수단을 쓰는 궁극적인 이유는 기술지식의 사회적 활용에 있습니다. 특허권자가 기술지식의 독점이윤을 독차지하고 사회 전체적으로는 아무런 혜택이 없다면 국가가 개입하여 특허권을 보장해줄 아무런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특허 정책에서는 기술지식의 과소 생산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필요한 수준 이하로 기술지식이 이용되는 과소 소비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관건입니다.

이는 단순한 산업정책이나 기술정책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의 국제법상 의무이기도 합니다. 사회권 규약 제15조와 세계인권선언 제27조는 “과학의 진보와 응용의 혜택을 향유할 권리”를 체약국이 보장할 기본적 인권의 하나로 천명하고 있습니다. 기술지식의 진보로부터 혜택을 볼 보편적 인권은 특허권을 강화하고 우리나라를 특허 분쟁의 전쟁터로 만든다고 보장되지 않습니다. 기술지식의 사회적 이용을 위한 국가의 적극적인 개입과 특허권 보호와의 적절한 균형을 도모할 때 비로소 보장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특허 허브 국가론은 이에 정면으로 역행하여 우리나라를 인권 후진국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이러한 특허 제도의 기본 취지와 인권법적 함의에 비추어보면, 특허 허브 국가론은 특허권을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시켜 특허권자에게 지나치게 유리한 제도 변경만 모색할 뿐 기술지식의 사회적 이용에 대해서는 아무런 고려도 하지 않은, 정책으로서는 매우 위험한 것입니다.

 

3. 조문별 의견

3-1. 통상적으로 받을 수 있는 보상금

개정안은 특허출원이 공개된 경우 특허권자가 침해자로부터 받을 수 있는 보상금(안 제65조)과 특허권자가 침해자로부터 받을 수 있는 손해배상금 추정 규정(안 제128조 제4항)을 개정하여, “특허발명의 실시에 대하여 통상적으로 받을 수 있는 금액”에서 “통상적으로”란 용어를 삭제하려는 것입니다.

이는 특허권자가 받을 수 있는 배상액을 높이겠다는 취지인데, 이렇게 되면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국내 기업들이 외국 기업에게 지불해야 할 특허 로열티만 늘어나 기술무역 적자폭 확대로 이어질 것입니다.

3-2. 고의·중과실 유무의 고려

개정안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는 침해자에게는 손해배상액을 산정할 때 그 사실을 고려하도록 한 규정을 삭제하려고 합니다(안 제128조 제5항). 이는 특허권의 성질을 고려할 때 매우 위험한 제안입니다.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특허권 침해는 타인의 특허 기술을 모방했을 때만 일어나는 것이 아닙니다. 타인의 특허 기술을 모방하지 않고 스스로 개발한 기술이라 하더라도 결과적으로 특허 기술과 동일하거나 균등(equivalent)한 경우에는 특허권 침해가 됩니다. 저작권 침해의 경우에는 타인의 저작물을 모방해야 저작권 침해가 되는 것과 다른 점입니다. 이런 이유로 특허권은 절대적 독점권이라 부르며, 완전한 승자독식 모델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대부분의 특허 분쟁이 모방자가 아닌 독자 개발자를 상대로 제기된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미국의 특허 소송 사례를 보면 특허 기술을 모방하지 않았는데도 특허 소송에 휘말린 경우가 90%를 넘습니다.6) 따라서 특허 기술을 모방하지 않은 선의의 경쟁자를 보호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데 개정안은 선의의 경쟁자를 보호할 최소한의 장치마저 없애려고 합니다. 개정안과 같이 특허법이 바뀌면, 독자적으로 개발한 선의의 경쟁자가 특허 소송에 엮여 모방자와 똑같은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되는데, 이는 정의의 관념에도 반할 뿐만 아니라, 선의의 경쟁자의 기술을 사장시켜 사회적으로도 손실이며, 특허권자에게 지나친 독점 이윤을 몰아주는 부당한 결과가 됩니다.

3-3. 징벌적 배상액

특허권 침해자에게 징벌적 배상액을 인정하는 국가는 미국이 유일합니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특허권 침해자를 형사 처벌하지 않기 때문에 징벌적 손해액이 어느 정도 근거가 있습니다. 이에 비해 우리 특허법은 특허권 침해자를 징역 7년 이하에 처할 수 있는 매우 강력한 형벌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특허법 제225조). 그리고 양벌규정까지 두어 법인의 대표자에게 3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도 있습니다(제230조). 또한 특허권을 침해한 물건뿐만 아니라 침해에 사용된 물건까지 몰수하여 폐기할 수 있습니다(제231조).

따라서 개정안과 같이 미국식 징벌적 배상액 제도를 그대로 모방하자는 제안은 기초적인 비교법적 검토만 해보더라도 타당하지 않습니다.

징벌적 배상액은 미국이 대부분의 FTA 협상에서 제안하였다가 최종적으로는 철회한 것입니다. 우리나라도 한미 FTA 협상 과정에서 미국의 징벌적 배상액 요구에 대해, 실손해배상을 원칙으로 하는 우리 민법과 맞지 않는다는 등이 이유로 반대하였고, 최종 협정문에서 제외되었습니다.

징벌적 배상 제도는 사회적 법익이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 인정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특허권 침해로 인한 피해는 특허권자 개인의 피해에 불과합니다. 이런 이유로 특허권 침해죄는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만 공소가 제기되는 친고죄입니다. 상표권 침해와 저작권 침해의 경우에는 피해자의 고소 없어도 형사 절차가 진행되는 비친고죄인 것과 다른 점입니다. 따라서 특허권 침해에 대해 징벌적 배상 제도를 도입하자는 제안은 특허권의 성격에도 맞지 않고, 특허권자가 실제 손해보다 훨씬 더 많은 금액을 배상받도록 함으로써 특허권자에게 부당이득을 안겨주자는 부당한 제안입니다.

3-4. 실시행위 제시의무

개정안은 특허침해 소송에서 피고가 자신이 실시하고 있는 구체적인 행위를 제시하도록 의무화하려고 합니다(안 제126조의2). 이는 입증책임을 부당하게 피고에게 전가하는 것이고, 특허권자가 소송을 편하게 제기할 수 있도록 하여 무분별한 특허 소송을 부추길 위험이 있습니다.

또한 개정안대로 특허법이 개정되면 특허권자는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하는 것만으로 경쟁사가 어떤 기술을 실시하고 있는지 알아낼 수 있는 지위를 얻게 됩니다. 따라서 외국 기업들이 국내 경쟁사의 기술을 알아내기 위하여 이 제도를 활용할 것이고, 기술유출을 특허법이 조장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3-5. 자료 제출 의무

개정안은 특허 침해 소송에서 피고로 하여금 침해의 입증에 필요한 자료와 손해액 산정에 필요한 자료의 제출을 의무화하려고 합니다(안 제132조 제1항). 그리고 피고가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경우에는 특허권자의 요증사실을 진실한 것으로 인정하도록 합니다(안 제132조 제4항).

이는 입증책임을 피고에게 부당하게 전가하여 절차적 공정성을 훼손하는 대단히 잘못된 제안입니다.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는 피고의 불법행위 때문에 손해를 입었다는 점과 그 손해가 얼마나 되는지를 입증할 책임이 있습니다. 이러한 입증책임의 배분은 합리적 개인이라는 근대적 사상에 기초를 둔 것입니다. 소송에서 피고 역시 합리적 개인으로 취급받기 때문에 문제를 제기하는 원고 측에서 주장 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을 져야 합니다. 현대 사회에서 손해와 불법행위간의 인과관계 및 손해액을 피해자가 입증하는 것은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특허권 침해에 대해서만 유달리 피고를 합리적 개인으로 평가하고 원고가 부담할 입증책임을 뒤집어쓸 아무런 이유가 없습니다. 더구나 특허권 침해로 인한 피해는 오로지 특허권자 개인의 피해에 불과한데 다른 사인간의 분쟁과는 달리 특허권자에게만 특혜를 부여하려는 개정안은 형평성에도 반합니다.

더구나 “침해의 입증에 필요한 자료”는 특허 침해 소송에서 원고가 입증해야 할 가장 기초적인 사실인데, 이를 원고가 아닌 피고가 제출하도록 의무화하고, 제출하지 않은 경우 특허권자의 주장을 사실이라고 인정하자는 제안은 실체적 진실을 가리기 위한 재판 절차의 기본을 훼손할 수 있습니다.

 

4. 결론

특허 허브 국가론은 우리 사회 전체의 이익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일부 소수 집단의 배불리기 전략에 불과합니다. 국내에서 특허 분쟁이 늘어나고 소송 규모가 커지면 이익을 보는 집단의 편향적인 주장에 헌법 기관인 국회가 휘둘려서는 안 됩니다. 개정안과 같이 특허권자에게 온갖 특혜를 인정하면 우리나라가 특허 분쟁의 전쟁터가 되어 국내 기업의 피해만 늘어날 것이고, 기술지식의 사회적 이용이 저해되어 특허 정책의 실패를 불러올 것입니다. 따라서 개정안을 폐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2015년 6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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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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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https://www.wto.org/english/res_e/statis_e/its2014_e/its14_toc_e.htm

2) WTO는 이를 “royalties and license fee”란 항목으로 집계하는데, 여기에는 특허 뿐만 아니라 저작물, 상표, 디자인, 프랜차이즈와 같은 무형자산에 대한 로열티 등이 포함됩니다(royalties and licence fees, covering payments and receipts for the use of intangible non-financial assets and proprietary rights, such as patents, copyrights, trademarks, industrial processes, and franchises)

3) 전자신문 2013. 12. 10.자 기사 http://www.etnews.com/201312100395

4) 기술무역이란 국가간 기술거래를 측정하는 지표로서, OECD TBP(Technology Balance of Payment) 지침서에서는 기술무역을 기술 및 기술서비스와 직접적으로 관된 국제적·상업적 거래로 정의하며, 기술은 매매 및 라이센싱, 기술서비스 제공 등을 통해 거래되며, 국가간 거래에서 기술도입과 기술수출의 형태로 나타난다고 합니다. 기술무역통계는 해당국의 기술 및 산업구조 변화를 측정하는 지표로도 활용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기술무역의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2001년도 실적분부터 OECD TBP 지침서에 따른 기술무역통계를 매년 작성하여 발표하고 있다고 합니다. http://index.go.kr/potal/main/EachDtlPageDetail.do?idx_cd=1335 참조.

5) https://www.wto.org/english/res_e/statis_e/its2014_e/its14_toc_e.htm

6) Christopher A. Cotropia & Mark A. Lemley, ‘Copying in Patent Law’ (2008) <www.law.berkeley.edu/files/Lemley_Copying-in-Patent-Law1.pdf>

목, 2015/06/25-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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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토론회]

메르스 사태로 드러난 한국의료 긴급 진단

 

- 일시: 2015년 7월 2일(목), 오전 10시

- 장소: 참여연대 아름드리홀(2F)

 

20150702_토론회_메르스사태로드러난한국의료긴급진단.jpg

 

[사회]

김경자(민주노총 부위원장)

 

[발제]

메르스와 한국의료, 그 문제와 대안: 시민사회 요구를 중심으로(우석균,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

메르스 사태, 한국의료에 던져준 과제와 나가야 할 방향: 공공의료체계와 정립을 위한 과제와 의료공공성 확대방안을 중심으로(나영명, 보건의료노조 정책실장)

 

[토론]

감염병 관련법의 문제점과 위험소통에서 국민의 알 권리 침해(김남희, 참여연대 복지조세팀장)

메르스 사태로 드러난 사업장 보건관리 실태와 노동자 건강권 문제(최명선, 민주노총 노동안전국장)

메르스 감염관리의 사각지대, 병원인증평가 문제와 병원 간접고용의 문제(이정현,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본부장)

메르스 감염을 차단한 다른나라의 사례과 그 방법으로 얻을 교훈(이상윤, 건강과 대안 책임연구위원)

메르스와 이윤 지상주의: 박근혜의 '살려야 한다'와 이재용의 '사과'에서 진정성을 느낄 수 없는 이유(장호종, 노동자연대 활동가)

세월호와 메르스 사태, 재난 대응은 어떠해야 하는가?(박상은, 사회진보연대 정책위원)

 

[주최]

의료민영화영리와저지와의료공공성강화를위한범국민운동본부

 

[문의]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02-723-5056 ([email protected])

 

 

월, 2015/06/29-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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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수가 보험료 보장성 결정 관련 무상의료운동본부 기자회견

 

일시 : 2015년 6월 29일(월) 오후 1시 / 장소 : 국민건강보험공단 앞

 

SW20150629_기자회견_2016년수가보험료보장성결정관련기자회견

 

[기자회견 개요]

-사회 : 김재헌 무상의료운동본부 사무국장

-여는말: 김경자 무상의료운동본부 공동집행위원장

-규탄 발언:

박민숙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부위원장

전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부장

박해철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부위원장

-기자회견문 낭독: 백용욱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사무국장

 

[기자회견문]

보험료 인상 반대, 보장성 강화, 메르스 사태 해결하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는 2015년 6월 29일 제13차 회의를 개최하고, 2016년 수가, 보험료, 보장성안을 결정한다. 이미 아파도 돈이 없어 병원에 가지 못해 2014년 말까지 13조 원의 건강보험 흑자가 발생한 상태다. 그리고 지난 5월 20일 발생한 메르스 사태로 병원 이용의 두려움과 어려움으로 수많은 국민들이 아파도 치료받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이러한 국민들의 어려움을 고려하여 메르스 사태로 문제점이 부각된 간병비 문제를 포함한 획기적인 의료비 부담 경감책과 보험료 동결, 병원 이용의 효율화 등을 건정심에서 논의, 결정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에도 이런 국민들의 어려움은 아랑곳없이, 또 다시 허울뿐인 보장성 강화안과 보험료 결정 논의가 이루어지는 것에 우리는 분노한다.

 

첫째, 정부의 보장성 강화안은 공약파기이며, 완전한 국민 기만이다. 정부는 2016년 대선 공약인 ‘4대중증질환 국가책임 100%’을 이행하는 데 1조 2천 5백억 원, 중기보장성 계획에는 3천 5백억 원을 지출한다고 한다. 우선 이 금액을 다 합쳐도 고작 1조 6천억 원인데, 건강보험 흑자는 작년 말에 이미 누적 13조 원을 넘었다. 누적흑자 금액의 10% 수준을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에 쓰겠다는 것은 건강보험의 기능 방기이며, 국민의료비 경감을 포기하겠다는 선언이다.

여기에 ‘4대중증질환 100% 국가책임’은 원래 박근혜 정부의 공약사항으로, 보험료가 아니라 국가예산으로 해야 온당하다. 또한 중기 보장성안에 들어있는 ‘결핵치료 및 산모 지원’등은 원래 국가예산에서 하던 사업이거나, 저출산 대응정책으로 국가사업으로 해야 할 일들이다. 즉 내용까지 뜯어보면 실제로 국민들이 내는 보험료로 수행하는 보장성 확대에는 고작 3천억 원 수준만이 집행되는 셈이다. 무려 13조 원의 누적흑자에 올해는 메르스 사태 등으로 아마 역대 최대의 누적흑자가 예측되는데, 황당하기 그지없는 이런 찔끔 보장성 강화안은 ‘국민 기만’에 다름 아니다. 여기에다 박근혜 정부가 약속한 ‘4대중증질환 100% 국가책임’조차 보험료로 생색내고, 그조차 누더기로 만든 명백한 공약파기다.

 

둘째, 2016년 보험료율은 동결되는 것이 옳다. 지금 정부안에는 보험료를 0.5%-1% 올리려는 시도가 들어있다. 보험료 부과체계의 역진성과 불합리성은 차치하더라도 앞서 보듯이 13조 원 이상의 건강보험 흑자가 남아있다. 여기다 실제로 보험재정은 보험료율을 올리지 않더라도, 소득증가 및 인구증가에 따라 약 1조에서 2조까지 자동 증가한다. 상상을 초월하는 흑자에 현행 건강보험료율을 유지해도 흑자가 더욱 쌓일 수밖에 없다.

사실 막대한 건강보험 흑자가 남은 이유는 건강보험의 보장성이 턱없이 낮아, 병원 이용을 자제한 결과다. 높아지는 비급여 진료비와 간병비 등으로 국민들의 병원 이용은 날로 어려워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양심이 있다면, 최소한 국민들이 낸 보험료 흑자분은 보장성 강화에 전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그리고 보험료 인하를 논의에 부쳐야 상식적인 진행일 것이다. 그러나 앞서 보듯이 보험료 자동 증가분에도 못 미치는 보장성 강화안을 결정하라면서, 보험료율 인상까지 거론하는 저의는 무엇인가? 우리는 이러한 시도가 2016년 말로 예정된 건강보험의 국고지원을 축소하려는 정부의 사전포석이라고 강하게 의심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가뜩이나 가입자가 내는 부담이 큰 한국의 건강보험재정을 더욱 노동자, 서민들이 부담하게 하는 보험료율 인상은 불가하다. 그리고 정부는 건강보험의 국고지원을 축소하려는 꼼수를 철회해야 한다.

 

셋째, 메르스 감염 확산 사태도 제대로 해결해야 한다. 지금 정부는 메르스 사태와 관련해서는 병의원의 재정적 어려움 및 여타 경제적 손실에만 신경을 쓰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이번 사태로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은 환자들이고 국민들이다. 병원 감염문제가 확산돼 병원 이용이 제한되면서 제 때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얼마 되지 않는 공공병원이 메르스 사태에 동원되면서 공공병원을 주로 이용하던 저소득층들은 갈 곳을 잃었다.

따라서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정부가 추진해야 되는 것은 공공병원을 확충하고, 아파도 제 때에 치료받지 못한 국민들을 치료할 수단을 강구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간병을 공보험의 영역에서 보장하고, 획기적으로 의료비 부담이 경감되도록 보장성을 확대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또한 메르스 사태로 병의원 이용이 급감하여, 건강보험 재정흑자는 상상을 초월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런 흑자를 당장 간병비 해결, 법정본인부담금 인하 같은 손쉬운 보장성 강화에 우선 투여하는 것이 제대로 된 메르스 사태 해결법이다.

 

넷째, 저소득층에 대한 낙인 찍기와 쥐어짜기를 중단해야 한다. 정부는 이번에는 ‘건강보험 경증질환 약제비 본인부담 차등제’를 차상위 및 의료급여 환자들에게 확대 적용하여 이들의 약값 부담을 가중시키겠다고 밝혔다. 이미 의료급여 환자는 대형병원 이용이 쉽지 않겠금 1, 2차 의료기관의 소견이 필요하다. 때문에 2011년에 이 제도를 시행할 때도 의료급여 환자는 제외되었다.

그런데 이번에 이런 제도를 도입하는 이유는 빈곤층 ‘낙인찍기’를 통해 복지재정 쥐어짜기를 계속하겠다는 계획 때문이다. 지난번 의료급여 환자 ‘알림서비스’, ‘본인부담금’ 상향에 이은 연이은 조치로 박근혜 정부의 맞춤형 복지정책이 맞춤형 복지축소 정책임을 입증하는 것이다. 거기다 이 정책은 2011년에 일반 환자에 적용되어서도 실패했다. 대형병원들이 경증으로 내원한 외래환자를 중증으로 상향 진단하거나, 되레 민간 실손보험만 활성화되는 등의 부작용만 낳았다. 환자들의 대형병원 쏠림 현상을 막으려면 주치의제도와 같은 실질적인 의료제도 개편이 필요하다. 사회적 약자이고 발언권이 적은 저소득층을 주된 복지축소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피해자 책임전가’의 방편이다. 박근혜 정부는 야비한 술수를 그만두라.

 

우리는 정부가 13조 흑자를 남겨두고 국고지원을 줄일 꼼수를 쓸 것이 아니라, 법정본인부담금 인하와 같은 효율적이고 즉각적인 보장성 강화안을 시행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그리고 국가재난사태인 메르스 사태의 병의원 손실은 건강보험 재정이 아니라 전적으로 별도의 예산(국고 일반예산)으로 충당해야 하고, 건강보험 재정으로는 간병 문제 등을 해결할 포괄간호서비스, 보호자 없는 병원을 전면 확대해야 한다. 주치의제도가 없어 병의원을 떠돌아야 하는 상황과 과밀화된 응급의료체계를 전면적인 의료개혁으로 바꿔 내야 한다.

 

우리 국민들은 ‘메르스’라는 바이러스가 아니라, 잘못된 의료제도와 의료보장 정책으로 고통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보장성 강화가 아니라 저소득층 의료비 증가를 획책하고, 보험료율 인상을 통한 국고지원 축소를 획책하는 이 정부는 누구의 정부인가? 기만적인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안과 보험료 인상 시도는 국민들의 분노를 불러올 것이다. 우리는 제대로 된 의료보장 정책을 만들기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끝>

 

2015년 6월 29일

 

의료민영화저지와 무상의료실현을 위한 운동본부

가난한 이들의 건강권확보를 위한 연대회의, 건강권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건강세상네트워크, 기독청년의료인회, 광주전남보건의료단체협의회, 대전시립병원 설립운동본부, 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 건강보험하나로시민회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전국공공운수노조,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 전국의료산업노동조합연맹, 전국농민회총연맹,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전국여성연대, 빈민해방실천연대(민노련, 전철연), 전국빈민연합(전노련, 빈철련), 노점노동연대, 참여연대, 서울YMCA 시민중계실, 천주교빈민사목위원회,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평등교육 실현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사회진보연대, 노동자연대, 장애인배움터 너른마당, 일산병원노동조합, 학교급식전국네트워크, 약사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

월, 2015/06/29-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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