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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인] 119명의 손 붙잡고, 정리해고 없는 세상으로 갑시다 -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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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인] 119명의 손 붙잡고, 정리해고 없는 세상으로 갑시다 -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장

익명 (미확인) | 목, 2018/08/30- 16:04

119명의 손 붙잡고,
정리해고 없는 세상으로 갑시다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장

 

월간 참여사회 2018년 9월호 (통권 258호)

 

이명박 정권 때인 2009년, 2646명의 대규모 정리해고, 그리고 이어진 옥쇄파업, 단식, 굴뚝농성, 노숙농성, 오체투지, 삭발…. 그렇게 정리해고 철회 투쟁이 어느새 10년째로 접어들고 있다. 우리는 그 사이 한진중공업 희망버스(2011)를 탔고, 공지영 작가의 쌍용차 르포 『의자놀이』(2012)를 읽었고, 쌍용차 해고자 및 가족 희생자가 무려 서른 명까지 늘어나는 걸 지켜봐야 했다. 고등법원에서의 해고무효 판결에 환호하다가, 그게 대법원에서 뒤집히는 걸 보며 속이 뒤집어지기도 했다. (그렇다, 양승태코트의 재판거래 의혹!) 굴뚝농성에 이어 2015년 12월에는 노노사 합의로 해고자의 단계복직 합의 소식이 들려와 맘이 녹았던 기억도 있다.

 

그런데 쌍용차의 출고가 밀리는데도 복직 합의 이행은 차일피일이고, 그 와중에 올해 들어 또 한 명의 해고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제일 마지막으로 복직할 것”이라고 다짐하는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을 만나 그간의 얘기를 들었다. 과거 80킬로그램이 넘었던 그는 지난 4월 전원복직을 촉구하는 32일간의 단식을 마친 뒤 회복이 더뎌 여전히 핼쑥한 모습이었다. 

 

많이 핼쑥해 보인다. 건강 회복하기도 힘들 텐데, 동분서주 바빠 보인다. 

내일이면 김주중 동지 49재다. 이제 동지를 떠나보내야 할 상황인데, 그 전에 지부장으로서 고인에게 뭔가 얘기할 수 있는 성과가 나왔으면 좋겠는데, 잘 안 된다. 국가폭력에 따른 희생자이니, 국가의 공식 사과, 명예회복, 계류 중인 손배가압류에 대한 철회, 이런 건 국가가 우선 할 수 있는 일일 텐데 말이다.

 

대한문 앞에서 농성 중인데, 극우단체의 피습도 있었지만 날마다 문화제가 열리는 등 지원과 연대의 손길도 끊이지 않는다고 들었다.

날마다 119배로 하루를 시작한다. 남아 있는 해고자가 119명이라서다. 힘겹게 버티고 있는 이들의 빠른 공장 복귀를 염원하고, 먼저 떠나간 30명의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저녁에는 연대하는 분들과 추모행사로 마무리하며 하루를 보내고 있다. 

 

2009년 쌍용자동차 사태가 불거진 이후 2015년까지 회사와 합의를 이루기까지는 나름 사회적 관심이 뜨거웠다. 그런데 그 이후에는 그렇지는 않은 듯하다.

그렇다. 사회적 관심이 꾸준히 지속되는 상황에서 2015년 12월 30일의 노노사합의 때는 정말 많은 분들이 환호하고 좋아해 주셨다.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던 쌍용차 해고자 복직문제가 금방 해결될 것 같았으니까. 회사도 합의를 적극 홍보했고, 많은 언론이 합의 사실을 보도하고, 많은 국민들도 “아, 쌍용차. 이제야 끝났구나.” 하셨을 거다. 2016년 상반기엔 그간의 지원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150여 개 단체, 개인까지 포함해 200여 곳을 방문해 인사를 드리기도 했다. 

 

월간 참여사회 2018년 9월호 (통권 258호)

매일 저녁 대한문 쌍용차분향소 앞에는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한 문화제가 열린다. 사진은 지난 8월 7일 참여연대 주관 쌍용차 문화제 ‘마음나눔’의 모습.  ⓒ참여연대

 

그로부터 2년 반이 넘게 지났는데, 아직도 복직이 안 된 해고자가 119명이나 된다는 건가.

2016년 2월 1일, 첫 복직자들이 공장으로 돌아갔다. 우리는 합의한 대로 ‘2016년 상반기까지’ 전원복직을 원했지만, 회사는 ‘복직을 위해 노력한다’며 여전히 약속을 지키는 중이라고 말한다. 3년째 약속 이행 중이라니, 이게 이치에 닿는 얘기인가? 2017년 상반기 지날 즈음 당장 인원 충원이 어려우면, 앞으로의 이행 계획이라도 내달라고 회사에 얘기했다. 그런 계획이라도 있어야 이해당사자들이 판단하든 결단하든 뭐라도 할 테니까. 그래도 회사가 아무 대꾸를 안 해줘서, 2017년 12월에는 인도 마힌드라 그룹 회장과 담판을 지으려 원정을 떠났고 53일 만인 올해 1월 말 돌아왔다. 

 

2015년에 이어 두 번째 인도 방문투쟁이었다. 첫 방문은 그해 말 노노사 합의로 이어졌는데 이번엔 어땠나?

마힌드라 그룹 내 자동차담당 회장과 그룹의 인사노무 담당을 만났다. 해결을 촉구하는 정치권과 종교계 지도자들의 서한도 전달했다. 뭄바이 지역에서 활동하는 9개 노총과 일주일에 두세 차례씩 만나서 국제연대사업도 펼쳤다. 올해 1월 한국쌍용차의 최종식 사장이 여러 차례 전화해서 국내에 들어와서 함께 얘기하자고 종용했다. 

 

국내 복귀 후 실제 대화가 이어졌나?

단둘이 만났고 구정 전에 해고자 복직을 매듭지어달라고 요청했다. 그런데 내부 적자, 판매 급감 탓에 인원 충원 여력이 부족하다는 게 회사 입장이었다. 2015년 12월 합의 때는 주간연속 2교대제를 도입하면 인원 충원을 하게 될 거라는 전망이 있었는데, 이 제도가 지난 4월 시행되었다. 그런데 2015년 당시 예측한 인원만큼 충원하지 않았고 전환배치, 효율극대화 등을 통해 뽑는 인원을 줄였다. 적극적 해결을 촉구하려고 내가 단식을 시작한 게 2월부터였다. 

 

2015년 12월 합의 때 회사는 손해배상 소송을 거둬들였다. 그런데 아직 국가의 손배소 청구는 남아 있는 건가?

회사는 개인에 대한 손배소를 그때 취하했고, 단체(금속노조)에 대한 손배소는 아직 남아 있다. 경찰이 제기한 가압류 손배소도 그대로 남아 있는 상태이고, 고법 거쳐 대략 17억 원 정도의 손배소가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국가의 손배소 취하, 정권이 바뀌고서도 왜 미뤄지고 있나? 법치라는 이름으로 자행된 끔찍한 폭력 아닌가. 전망이 좀 어떤가?

전망보다도…, 무조건 철회되어야 한다. 17억이라니. 해고자들로서는 상상이 안 되는 금액이다. 새총을 쐈는데 헬리콥터가 고장 났으니 손해배상 하라니? 이번에 자결한 김주중 조합원도 그랬지만, 경찰 폭력진압이 있던 당시 옥상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손해배상, 가압류 대상이 된 사람들은 지금도 신용카드를 못 만들고, 경제적인 문제로 이혼하고, 차나 집을 자기 명의로 하지 못한다. 정상적으로 살지 못하게 하려고, 국가가 해고자들을 탄압한 것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월간 참여사회 2018년 9월호 (통권 258호)

가정을 파괴하고 인간성을 파괴하는 정리해고 문제는 반드시 사라져야 한다. 김 지부장은 그 큰 싸움의 중심을 지켜온 쌍용차 노동자에게 포기란 있을 수 없다고 말한다. ⓒ참여연대

 

김승섭 교수의 책 『아픔이 길이 되려면』에 보면 쌍용차 해고자들의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 유병률이 걸프전 참전군인들보다 높다고 나온다. 

쌍용차 해고자들은 이미 2009년 옥쇄파업 사태로 ‘범죄집단’이나 ‘폭력집단’으로 낙인이 찍혀 받아주는 데가 없다. 일용직 노동을 전전하며 개인적으로는 사회의 차가운 시선을 견뎌내야 했다. 지난 10년간 기대와 희망, 좌절, 분노, 이런 것이 해고자들을 감정 기복의 롤러코스터로 밀어 넣었다. 그로 인해 자살과 죽음의 문제가 계속 이어졌다. 지부장으로서 해고자들이 어떤 상태인지 가장 먼저 알아야 했고, 자료도 필요했다. 다행히 김승섭 교수가 흔쾌히 연구를 진행해주었다. 

 

김 교수의 연구 막바지에 쌍용차 사태를 ‘재난’이라고 묘사한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재난을 겪으며 우리는 보고 배워야 한다. 비슷한 재난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말이다. 쌍용차의 역할이 그래서 더욱 크다고 하겠다. 보고서 연구 결과를 보고 안타까워한 분들은 많았지만, 사회나 국가가 그런 재난대비 프로그램을 준비하려는 움직임은 전혀 없었다. 그나마 심리치유상담센터인 ‘와락’이 만들어져 큰 도움을 주었지만, 공공기관이 문제 해결을 도와준 건 전혀 없었다. 국가는 오로지 탄압의 주체였을 뿐이다. 경찰의 태도만 봐도 그렇지 않은가. 해고자들이 끊임없이 SOS 신호를 보냈지만, 당시 정부는 전혀 우리 얘기를 들어주려고도 하지 않았다. 

 

그간의 국가는 그랬다고 하더라도, 이제는 ‘와락’의 정혜신 박사 같은 개인이나 민간의 도움이 아니라 국가의 체계적인 도움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옥쇄파업 진압 과정이 국가의 폭력으로부터 비롯된 트라우마를 낳기도 했고.

맞다. 이건 전 정권, 현 정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가 책임질 건 책임져야 한다는 원칙의 문제다. 이명박 정권 때 노조와해 시도가 문건으로 드러나기도 했지만, 공권력의 폭력적 진압이 문제의 발단이었다는 건 누구나 다 알지 않나. 그런 점에서 우선 국가의 공식 사과가 필요하다. 

 

그거야말로 결자해지의 문제 같다.

물론이다. 결자해지의 자세로 우선 공식 사과하고, 그간 살피지 못한 죽음에 대해 추모, 애도를 표하고, 앞으로 더 이상 희생자가 나오지 않도록 국가가 책임을 다하겠다, 그런 말 한마디가 지금으로서는 되게 중요하다. 지난 9년간 해고자들은 ‘내가 범죄자인가, 우린 폭력집단인가, 난 무능한가’ 그런 자존감 상실에 시달렸다. 자존의 복원은 국가의 말 한마디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말 그대로 ‘결자해지(結者解之)’다. 나머지 진실의 문제는 그다음이다. 양승태 재판 거래, 노조와해 비밀문건 등 말이다. 모든 시작은 국가가 해고자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부터다. 당사자들 이야기에 귀 기울이다 보면 국가의 역할이 무엇이어야 하는지 명확해질 거다. 

 

최근 양승태 사법거래 의혹이나 노조와해 비밀문건 사태에서 다시 쌍용차가 등장했다. 답답한 심정이겠다.

양승태 사법농단 사태는 박근혜 국정농단 사태만큼 심각한 일이다. 국민여론은 양승태를 구속 수사하라는 것 아닌가. 그런데 조사 진행되는 꼬락서니를 보면…. 뭐, 오래 걸리겠다는 생각을 하고 보려고 한다. 사법농단이 특히 중요한 게, 대법원 판례는 한번 자리 잡고 나면 향후 기준이 되지 않나. 그러면 잘못된 판례가 어느 날 내게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거다. 사법농단이라는 적폐에 대해서도 그렇게 좀 더 내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 사법부가 내 식구 감싸기 차원에서 이 문제 해결에 소극적이라면, 촛불의 힘이 다시 나서야 할지도 모를 만큼 심각한 문제다. 지금은 다른 여러 현안에 밀려 있는 형국이지만, 언젠가 때가 되면 뜻이 모이기 시작해 이 문제에 적극 대처할 수 있으리라고 확신한다. 

 

월간 참여사회 2018년 9월호 (통권 258호)

 

문재인 대통령이 얼마 전 인도 방문 때 마힌드라 회장에게 ‘쌍용차 해결에 관심을 기울여달라’고 부탁했다. 그제야 쌍용차 문제가 아직 진행 중임을 알았다는 분들도 많다.

문재인 대통령과 쌍용차의 관계는 어찌 보자면 각별하다. 대한문 농성장, 송전탑 농성장이나 ‘와락’으로 직접 찾아와 함께 눈물 흘리며 가슴 아파해준 분이었으니까, 해고자나 가족들은 기대가 참 컸다. 대통령이 직접 해결을 언급해준 것은 참 고맙고 중요한 일이다. 그 후 분주한 움직임이 있긴 하지만, 구체적으로 진전된 건 없다. 앞으로 기대가 크다. 

 

국가와 회사가 양대 책임자인 셈인데, 누가 먼저 결단해야 하는 건가?

해고자 복직 문제는 회사가 결단해야 할 일이지만, 앞서 말했듯 지금 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조사위원회 결정을 앞두고 있는데, 이런 국가의 결정이 가장 시급한 문제다. 이게 결국은 회사까지 움직이게 할 지렛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벌써 10년째다. 10년 전이면 지부장도 청춘이었을 텐데. 

물론이다. 그땐 막 날아다녔다. (웃음) 

 

지난 10년, 돌아보면 어떤가?

글쎄, 사실 돌아볼 겨를도 없었고 돌아보지도 않았다. 10년을 어떻게 왔지? 한참 생각을 돌려봐야 하는데…. 정말 눈 깜박할 사이에 10년이 지났다 싶다. 순간순간 선택을 해야 했고, 그 순간을 보다 낫게 만드는 데 매달렸다. 주변을 보면 문득 같이했던 분들이 참 많이 늙었네, 그런 생각이 든다. 

 

주변의 많은 이들이 쓰러지고 무너지는 걸 보면서, 스스로를 다잡고 버텨올 수 있었던 힘, 어디에서 나오는지?

스스로와 한 약속이 있다. 2009년 당시 난 조직쟁의실장이었다. 그때 여러 달 동안 공장을 돌며 “노동자로 단결하면 반드시 승리한다”고 일관되게 얘기했었다. 난 그 말에 책임을 져야 한다. 정리해고 문제가 부당하게 일방적으로 악용, 남용되고 있다는 게 투쟁과정 중 점점 확실하게 느껴졌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많은 분들이 아직까지 쌍용차에 주목하고 함께하는 건 ‘해고가 살인’이라는 것을 쌍용차 노동자들을 통해 알게 된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가정을 파괴하고 인간성을 파괴하는 정리해고 문제는 반드시 사라져야 한다. 그 큰 싸움의 중심을 지켜온 쌍용차 노동자에게 포기란 있을 수 없다. 

 

지난 10년간 한국 사회 노동문제의 핵심은 무엇일까? 노동자의 생존권을 뒤흔드는 정리해고? 비정규직? 헌법에 보장된 노동자의 단결권을 침해하는 노조와해 술책 및 손해배상·가압류? 그런데, 이 모든 쟁점들이 응축되어 드러나는 현장이 바로 쌍용차였다. 10년간 정치, 종교, 사회운동 분야의 너른 사회적 연대가 쌍용차로 모였고, 지금 다시 주목하는 이유도 거기 있다. 송경동 시인의 표현처럼 쌍용차 투쟁은 “정리해고라는 사회적 광우병에 대한 2,200만 노동자 가족들과 소수 자본가들 간의 대리전”이기 때문이다. 광우병이 인간의 뇌를 부수듯, 정리해고는 노동자와 그 가족들을 부수는 재난임을 우리는 지난 10년간의 쌍용차 해고자 희생자들을 통해 목격했다. 

 

2009년 쌍용차 진압을 둘러싼 국가폭력의 진실이 명명백백 밝혀지고, 119명의 해고자들이 하루속히 일터로 되돌아가고, 발밑이 훅 꺼져버리는 정리해고의 불안에 떨지 않아도 되는 내일을 그려본다. 그런 내일을 위해서, 뜨겁게 연대해야 할 오늘이다.  

 


글. 박유안 

기웃기웃 번역가. 알트 출판사에서 일하는 그는 ‘까칠해도 친절하게’가 삶의 모토이며, ‘쟌 모리스를 번역한 작가’로 기억되길 바란다. 밤엔 주로 땅고 추며 논다. 맘 놓고 춤 출 수 있는 좋은 세상을 염원한다. 

사진. 박영록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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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조합이 바로 협치다!

노동조합, 민주주의의 다른 이름

 

최재혁 참여연대 경제노동팀장

 

 

노동조합이라고 했을 때, 누군가에게는 '투쟁'이란 말을 무심코 떠오를 수 있다. 무언가 지나쳐 보여서 '아무리 그래도 나라면 저렇게는 안할 것 같다'는 이미지일지도 모르겠다. 근로기준법에는 "근로조건은 근로자와 사용자가 동등한 지위에서 자유의사에 따라 결정하여야 한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지금 이 글을 읽으려는 사람 중에 자신의 노동조건을 사장님과 동등한 지위에서 자유의사에 의해 결정해본 이가 있다면 이어지는 내용을 읽지 않아도 된다.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니 본론으로 들어가자.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지난 달 10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공유경제, O2O서비스 등 플랫폼 기반의 서비스 발전으로 노동시간, 장소, 고용주에 종속되지 않는 대중노동 확산으로 노동자의 선택권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굳이 '우버(Uber)'를 언급할 필요도 없다. 오늘 퇴근길에 몇 번을 마주칠 대리운전 노동자는 신청과 배차와 관련한 프로그램이라는 플랫폼을 통해 '운전'이란 서비스를 제공한다. 따라서 대리운전 노동자는 자신의 노동시간과 노동 장소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 대리운전 노동자 본인이 원하기만 한다면 언제든지 쉴 수도 있다. 다만, 얼마를 벌어도 상관없다면 말이다. 4차 산업혁명에 따라, 노동자의 선택권이 강화된다고 하니 그렇다면 대리운전 노동자는 무엇을, 얼마만큼 선택할 수 있을까 질문해보자. 돌아오는 답은 아마도 '없다'가 아닐까. 개인으로서 노동자에게 선택권은 없다.

 

노동자는 사용자에 비해 열위의 위치에 놓일 수밖에 없고 이는 구조적인 문제이다. 모든 사용자가 그렇다는 말은 아니지만 사용자는 노동자의 의사나 이해관계에 반하는 결정을 할 수 있다. 노동조합은 노동을 공급하는 이들이 가격과 조건을 담합하는 행위이니 불공정한 거래로 제재해야 하지만 그렇지 아니한다. 이익집단임에도 불구하고 보편적인 권리로 인정된다. 업계의 사투리로 '조직된' 노동자 즉, 노동조합이 아니라면 노동자는 최소한의 권리조차 주장하고 보장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논리적으로는 그렇다는 말이다. 노동조합이 실제로 직면한 현실은 엄혹하다. 흑자인 회사가 미래에 있을지도 모르는 경영상 어려움을 이유로 정리해고를 하고 이윤은 챙기지만 사용자로서 마땅히 이행해야 할 책임은 회피하며 노동자가 다치고 생명을 잃어도 나 몰라라 한다. 1년에 50만 명이 넘는 노동자가 일하고도 임금을 받지 못한다. 노동조합이 헌법에 보장된 권리를 행사했는데 사용자는 손해배상을 청구한다. 손발이 다 묶이고 억압당할 때, 노동자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우리가 언론을 통해 보고 들어온 노동조합의 모습이 온전히 노동자와 노동조합의 탓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노동조합이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노동자와 사용자의 관계를 적대적인 어떤 것이라고 인식하게끔 하고 동지애와 연대, 상호존중과 발전의 기풍으로 하는 가족 같은 우리 공동체를 망치고 있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 그렇다면, '공동결정'이라는 표현으로 다시 생각해보자. 임금, 노동 시간, 노동 장소에서부터 회사조직 내부에서 노동자와 노동자의 대표의 지위와 권한에 대한 내용까지를 포괄하여, 노동자와 사용자가 동등한 지위에서 자유의사에 따라 공동으로 결정한다고 가정해보자. 요새 말로 '협치'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협치의 성격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정부정책은 전 정권의 '양대지침'이다. 근로기준법은 "사용자는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관하여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일정한 부분에서 노동자가 거부할 경우, 사용자는 취업규칙을 변경할 수 없다. 노동자에게 불리하고 사용자에게 유리하게 취업규칙을 변경하려면 사용자 일방으로는 가능하지 않고 내용상 부족하나마, 의견의 청취와 특정 경우에 대한 동의라는 노동자의 집단인 노동조합과 사용자 간의 공동 결정을 규정하고 있다. 그래서 양대 지침 중 '취업규칙 해석 및 운영 지침'은 취업규칙을 변경함에 있어, '사회통념상 합리성'에 따라, 사용자 일방이 취업규칙을 변경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방어적이고 소극적인 개념이기는 하지만 이것이 노사 간 공동결정의 구체적인 모습이다. 근로계약과 노사협의회에서부터 최저임금위원회, 노사정위원회 등도 다양한 모습의 공동결정 중 하나, 하나이다. 그러나 공동결정 중의 공동결정은 바로 노동조합이다.

 

사람이 2명 이상이 모이면 모인 사람 간의 규칙이 필요하다. 사람이 많아질수록 규칙은 더욱 필요하다. 그런데 이들이 반드시 지켜야 하는 규칙을 만드는데, 모여 있는 사람 중 1인이 일방적으로 결정한다면 그 1인이 아닌 이들이 그 결정에 승복할 수 있을까? 공동결정으로서 노동조합은 민주주의이다. 사람이 모여 있는 장소에서 일어날 수밖에 없는 갈등을 해소하고 이해관계를 조율함에 있어 모여 있는 사람이 모두 참여하고 의사를 개진하고 결정에 참여한다는 원리는 너무 상식적이다. 사람이 모여 있는 그 장소를 '회사'라고 생각해도 이 원리가 퇴색되지는 않는다.

 

참여연대 상근활동가들은 최근 노동조합을 만들었다. 다들 "사장은 누구냐?", "파업은 할 거냐?", "참여연대 내부에 무엇이 문제이냐?"고 물었고, 이에 이조은 참여연대 노동조합 위원장은 "이제 우리 사회가 이뤄야 할 민주주의는 제도적 민주주의뿐 아니라 일상에서의 소통도 있다"고 답했다.

 

사회경제적 열위에 놓여있다는 이유로 노동자의 요구가 조직의 의사결정구조에 반영되지 않는다면 그 의사결정은 그 조직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노동자의 삶의 구체적인 모습을 담아내지 못할 것이고, 노동자의 삶을 외면한 의사결정은 그 결과에 대한 무관심으로 다시 의사결정 자체를 냉소하게 할 것이다. 그 결정이 회사에서의 결정이든 국가의 결정이든 말이다. 한 기업의 구성원으로서, 나아가 일하는 시민으로서 노동자는 노동조합을 통해 자신의 직장에서 그리고 직장의 울타리를 넘어 민주주의정치에 직접참여하게 된다. 한 사람의 시민이 나라의 주권자로서 혹은 유권자로서 자신의 권리를 요구하고 행사하는 행위가 당연하듯, 일하는 시민인 노동자가 내가 일하는 사업장에서 정치라는 과정에 참여하는 행위 또한 가능해야 하고 장려되어야 한다. 이게 민주주의이지 않을까 싶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같은 내용이 프레시안에도 게시됩니다. 목록 바로가기(클릭)
 
*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시민정치시평은 참여연대 부설 참여사회연구소와 <프레시안>이 공동 기획·연재합니다. 

 

금, 2017/11/10-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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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미군기지 지하수오염! 벤젠, 기준치 최대 672배

용산 미군기지 전면적인 내부오염조사 및 오염정화 촉구 기자회견 

보도자료 [원문보기/다운로드]

 

일시 : 2017년 12월 5일(화) 오전 11시

장소 : 이태원광장(녹사평역)

주최: 불평등한한미SOFA개정국민연대 / 용산미군기지온전한반환을위한대책위원회 

 

순서

 

사회 : 참여연대 이미현 팀장

▸발언1 – 주한미군의 용산기지 환경오염 규탄 및 내부조사 전면실시와 오염정화 촉구

         : 용산미군기지온전히 되찾기 주민모임 _김은희 대표

▸발언2 – 주한미군의 오염정화 책임 지연 및 회피의 주요원인인 소파협정 개정촉구

          : 불평등한한미SOFA개정국민연대 집행위원장 _권정호 변호사

▸발언3 – 용산기지 환경오염문제 해결을 위한 용산대책위 및 시민사회 입장 및 활동계획 발표

          : 용산대책위 공동대표_ 최나영 민중당서울시당 공동위원장

기자회견문 낭독

 

 

지난 11월 29일 한국 정부와 주한미군은 용산미군기지 지하수 환경조사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기지 내부는 지하수 조사관정 25곳 중 17곳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특히 벤젠의 농도가 기준치의 672배에 달한 관정도 있었습니다. 총석유계탄화수소(TPH)는 12.5배, 톨루엔은 7.6배, 에틸벤젠은 6.4배, 크실렌은 13.1배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들은 모두 인체에 매우 유해한 오염물질들입니다.

 

더욱이 한미 당국의 용산기지 환경조사 결과 공개는 자의에 의한 것이 아니라 시민단체의 끈질긴 투쟁과 지난한 법정투쟁의 결과로 법원의 판결에 따라 마지못해 이루어진 것입니다.

 

환경오염 기준치를 훌쩍 뛰어넘는 지하수가 서울시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한미군은 환경오염 정밀조사를 위해 기지 내부를 즉각 공개하고 한미 당국은 민간 전문가 및 시민단체들과 함께 기지 내외부에 대한 정밀조사를 진행할 것, 그리고 오염의 당사자인 주한미군에게는 정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였습니다. 또한 용산대책위를 비롯한 시민사회에서 이 문제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하고 향후 활동에 대한 계획을 발표하였습니다. 

 

 

<기자회견문>

 

용산 미군기지 내 지하수, 1군 발암물질 벤젠이 기준치 최대 672배 검출

한미당국은 용산 기지 전면 조사하고, 정화 방안을 마련하라!

실효성 없는 SOFA 환경조항을 개정하라! 

 

지난 11월 29일, 정부가 용산 미군기지 내부 오염원에 대해 조사한 자료를 공개하였다. 해당 자료는 시민사회단체에 의해 정보공개소송(2017누57051) 중이었으며 1,2심 재판부의 정보공개 판결 이후 환경부는 대법원 상고 여부를 결정해야할 상황이었다. 과거에도 미군기지 환경오염정보에 대해 사법부는 거듭 공개 판결을 내렸지만, 정부는 주한미군 측과 협의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번번이 3심까지 상고를 고집해왔다. 

최근 한 달 새, 정부는 태도를 바꿨다. 주한미군 측과 협의를 통해 부평 미군기지 캠프 마켓에 이어 용산 기지까지 내부오염원 정보를 공개했다. 국민의 알권리와 안전을 위해 오염정보를 공개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이 당연한 정보를 확인하기까지 시민사회 활동가들과 지역주민들은 오랫동안 반복해서 수차례 정보공개 소송과 미군기지 감시활동, 직접행동을 해왔다.   

 

이번 조사 결과를 통해 용산 미군기지 내부의 유류 오염이 심각하다는 사실이 다시 한 번 확인되었다. 용산 기지 내 1차 조사 결과에서 14개 관정 중 7개 관정에서 오염이 확인되었으며, 벤젠이 허용기준치(0.015mg/L)의 최대 162배(2.440mg/L)를 초과했었다. 이번 2,3차 조사에서도 조사 관정의 절반 이상에서 오염 수치가 초과되었으며, 벤젠은 1차보다 훨씬 고농도로 검출되었다. 각각 기준치의 550배, 671배에 달한다. 기준치를 언급하는 게 무의미한 수치이다. 벤젠은 흡입, 경구 등 모든 경로의 노출에서 발암성을 갖는 1군 발암물질이다. 혈액암, 백혈병 등을 일으키며 생식독성과 기형을 유발하는 물질이기도 하다. 벤젠뿐만 아니라 인체 유해한 물질인 석유계총탄화수소, 톨루엔, 에틸벤젠, 크실렌 항목도 국내 허용 기준치를 훌쩍 넘겼다. 기지 외부 관측정 B34, B35 관정의 경우, 서울시의 모니터링 결과와 동일하게 한미 합동조사에서도 벤젠 최고농도가 검출되었다. 

 

하지만 한미SOFA합동위원회에서 발표한 이번 용산 기지 내부 지하수 자료에는 객관적인 수치만 존재한다. 3차 조사(2016.8) 이후 15개월이 지났지만 그동안의 조사 결과에 대한 기본적인 분석, 한미 당국의 입장과 정화 계획이 담긴 조치방안 등은 전혀 담겨있지 않다. 

애초에 용산 기지를 조사하게 된 경위는 2001년 녹사평역 유류유출사고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2001년 녹사평역 유류유출 사고 당시 주한미군은 유류오염원 중 휘발유는 미군이 관리하는 유류저장시설에서 유출된 것이 맞지만, 등유는 부인했었다. 하지만 서울시가 사고 지점을 조사한 결과 검출된 유류가 주한미군만 사용하는 등유(JP-8)인 것이 밝혀져 국가 손해배상소송에서 승소의 근거가 되기도 했다. 즉, 명백하게 오염원은 용산 기지 내부에 있었고 현재도 그러하다. 이번 조사에서 다시 한 번 확인된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어떠한가. 서울시는 14년째 기지 외곽에서 효과도 없는 지하수 정화 작업을 반복해서 진행 중이다. 여전히 기준치 수백 배를 웃도는 유류오염물질이 검출된다. 한미 합동조사에서도 용산 기지 내부 오염이 드러났지만, 어떤 입장과 조치방안도 발표하지 못하는 상황은 무엇 때문인가. 

 

반환을 앞둔 용산 미군기지 내 환경오염 문제는 지역 주민들 나아가 향후 국가공원으로 조성되면, 공원 이용자들의 건강, 안전과도 직결된 문제이기에 공론의 장에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미군기지 오염문제에 대해 공공연한 비밀로 쉬쉬하다, 오염된 채 돌려받아 한국 정부가 정화하는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아야 한다. 미군기지 환경문제에 대해서도 사전 예방의 원칙과 오염자 부담의 원칙이 적용되어야 한다. 

 

시민사회단체 연대네트워크인 '불평등한한미SOFA개정국민연대'와 '용산미군기지온전한반환을위한대책위원회'는 이번 용산 미군기지 내부 오염정보 공개를 계기로 한미당국에 아래와 같이 요구한다. 

 

첫째. 용산 기지 내부조사 결과에 대한 최종보고서와 한미당국의 입장, 계획을 즉각 공개하라. 이번 자료는 수치만 적혀있는 반쪽짜리 정보공개이다. 용산 기지 내부의 심각한 유류오염이 확인된 만큼 조속히 공식입장과 정화 방안을 발표해야 한다. 

  

둘째. 용산 미군기지 내부 전체에 대한 토양지하수 오염 조사를 요구한다. 지금까지는 녹사평역 인근 용산 기지 내외부 200m 지점에 한정하여 지하수 조사만 실시하였다. 지난 4월, 시민사회단체에서 미국 정보자유법(FOIA)을 통해 입수한 자료를 통해서도 무려 84건의 유류유출사고가 용산 기지 전역에서 발생한 것이 확인되었다. 기지 전체에 대한 오염 조사가 필요하다.

 

셋째. 오염자 부담의 원칙의 예외는 없다. 64년간 사용한 용산 기지 내부오염원의 책임은 미군 측에 있다. 주한미군이 한국 국내법 기준에 맞춰 정화 방안을 마련하고 시행하라.  

 

넷째. 실효성 없는 SOFA 환경조항을 개정해야 한다. 앞으로도 미군기지 내 환경오염 자료는 '공개'를 원칙으로 바뀌어야 한다. 주한미군이 국내 환경법을 '준수'하고, 기지 내 환경사고가 발생할 경우 한국 정부와 지자체의 접근, 조사, 검증 요구가 즉각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라

 

 

2017년 12월 5일

불평등한한미SOFA개정국민연대

용산미군기지온전한반환을위한대책위원회

 

 

화, 2017/12/05-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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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6월말 현재 BIS기준 총자본비율 15.28%로
업종 평균치 15.37%에 미달

케이뱅크 위한 억지 유권해석인 ‘과거 3년 평균 기준’ 사용해도 역시 미달
은행법 시행령의 관련 규정 삭제 없었다면 케이뱅크의 대주주 적격성 충족 못해
국정감사에서 금융위의 케이뱅크 인가의 불법성을 철저하게 규명해야


케이뱅크의 은행법상 대주주인 우리은행의 재무 건전성이 국내 은행 평균 수준을 좀처럼 상회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가 2017. 8. 30.자 금융감독원 보도자료인 『‘17년 6월말 은행 및 은행지주회사 BIS기준 자본비율 현황(잠정)』을 이용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올해 6월말 현재 우리은행의 BIS 기준 총자본비율은 15.28%로 업종 평균치인 15.37%에 미달했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당연하게 사용되던 ‘직전 분기말 기준’이 아니라, 금융위원회가 지난 2015년 11월 케이뱅크만을 위해 억지 유권해석을 통해 도입한 ‘과거 3년 평균 기준’을 적용하더라도 우리은행의 과거 3년 평균 BIS 총자본비율인  14.35%가 국내 은행의 과거 3년 평균 비율인 14.38%에 미달했다. 따라서 우리은행은 만일 지금 당장 다시 케이뱅크의 대주주로서의 적격성을 심사받는다면 재무 건전성 비율이 ‘업종 평균치 이상일 것’이라는 종래의 적격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은행의 BIS 총자본비율은 그 산정 기간을 어떻게 정하더라도 올해 6월말 현재 예외 없이 업종 평균치에 미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래의 <표>와 <그림>에서 보듯이 평가 기간을 '직전 분기말’, ‘과거 1년 평균’, ‘과거 2년 평균’ 또는 ‘과거 3년 평균’으로 바꾸어 보아도 모두 우리은행의 평균 비율이 국내 은행의 평균치에 미달하는 것을 알 수 있다.

 

<표> 평가 기간을 달리하여 비교한 우리은행과 국내은행의 BIS 총자본비율 비교

(2017. 6. 30. 현재, 단위:%)

 

직전 분기말

과거 1년 평균

과거 2년 평균

과거 3년 평균

우리은행(A)

15.28

14.99

14.28

14.35

국내은행 평균(B)

15.37

15.03

14.54

14.38

격차 비교(A-B)

△0.09

△0.05

△0.26

△0.04

자료: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월보』각호, (2017. 6말 자료는 2017. 8. 30.자 보도자료)

 

<그림> 우리은행과 국내은행 평균의 BIS 총자본비율 격차의 추이

우리은행과 국내은행 평균의 BIS 비율 격차의 추이.jpg

 

금융위원회는 2016. 6. 28.자로 은행법 시행령을 개정하여 은행의 대주주에 적용되는 재무건전성 요건 중 “해당 기관이 속하는 업종의 재무건전성에 관한 기준의 평균치 이상일 것”이라는 조건을 슬그머니 삭제했다. 이는 2015. 11.에 케이뱅크의 예비인가를 심사하던 중, 케이뱅크의 대주주인 우리은행이 바로 이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던 점과 관련되어 있다. 예비인가 당시 금융위원회는 2015. 6.말 기준으로 우리은행의 BIS 총자본비율이 14%로 당시 국내은행 평균치인 14.09%에 미달하자 그동안 당연하게 사용되어 왔던 ‘직전 분기말 기준’을 ‘과거 3년 평균 기준’으로 사용해도 무방하다고 억지 유권해석을 내려 우리은행의 대주주 적격성을 승인하였다. 그러나 이런 상황이 계속될 경우 ‘과거 3년 평균’으로 기준을 변경하더라도 언젠가는 결국 우리은행의 재무건전성 비율이 업종 평균치를 하회하게 될 가능성이 컸다. 금융위원회가 2016. 6.에 은행법 시행령을 슬그머니 개정하여 관련 조항을 아예 삭제해 버린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드디어 ‘과거 3년 평균 기준’을 적용해도 우리은행의 BIS 총자본비율이 업종 평균치를 하회하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만일 금융위원회가 작년 6월말에 은행법 시행령의 관련 조항(“해당 기관이 속하는 업종의 재무건전성에 관한 기준의 평균치 이상일 것”)을 꼼수로 삭제하지 않았더라면, 우리은행은 지금 현재 어떤 기준으로 재무건전성 요건을 산정하더라도 케이뱅크의 대주주가 될 수 없다. 이 말은 우리은행이 케이뱅크의 의결권 있는 주식을 10%를 초과해서 보유하는 한도초과 보유주주가 되거나, 4%를 초과하는 최대주주가 될 수 없다는 뜻이다. 바로 이런 의미에서 은행법 시행령의 관련 조항 삭제는 케이뱅크에 대한 중대하고도 부당한 특혜가 아닐 수 없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이런 정황에도 불구하고 “케이뱅크의 인가 과정에 특혜가 없었다”고 판단한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무책임한 현실 인식을 개탄하며, 국회가 이번 국정감사를 통해 금융위원회의 케이뱅크 인가의 불법성을 철저하게 규명할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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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2017/10/08-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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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청년공인회계사회,
대우조선해양 전직 감사위원·회계팀장(상무), 안진회계법인 부대표 등 외부감사법, 자본시장법 등 위반 혐의로 경찰 고발

회계분식 규모·사회에 끼친 악영향에 비해 처벌 대상·수위 제한적
사건의 심각성·회계분식 근절 위해 감사위원 등에 법적 책임 묻고자


1. 취지와 목적

  • 대우조선해양은 5조 7천억 원 규모의 회계분식을 진행함. 회계분식을 통해 감추었던 대규모 손실을 갑자기 인식하면서 드러난 대우조선해양의 회계분식 사건은 국회 청문회 등 진상규명의 과정에서 사안의 심각성이 더해져 갔음. 심지어 제대로 된 진상규명이 진행되기도 전에 회계분식의 책임이 있다할 수 있는 금융당국과 국책은행은 막대한 혈세를 투입했음. 
  • 청와대와 재정·금융당국은 소위, ‘청와대 서별관회의’를 통해 대우조선해양에 대해 4.2조 원 상당의 자금지원을 결정했다는 의혹과 정황이 제기된 바 있음. 또한, 감사원의 감사결과를 통해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산업은행의 부실한 관리·감독 문제가 드러남. 
  • 대우조선해양 회계분식의 문제는 단순히 개별기업의 문제를 넘어 국책은행, 금융당국, 청와대 등이 개입된 사안으로 확대된 바, 그 진상을 규명하고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묻는 조치가 요구됨. 
  • 참여연대는 2016년 6월 홍기택 전 산업은행장과 최경환, 안종범, 임종룡 등 청와대 서별관회의 참석자 등을 산업은행에 대한 배임, 배임교사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함(http://www.peoplepower21.org/Economy/1432303). 이에 대한 검찰 수사의 경과는 정확하게 확인되고 있지 않은 가운데, 최근 법원은 대우조선해양 회계분식과 관련하여 대우조선해양의 대표이사, 최고재무책임자 등 최고경영진 2명과 당시 외부감사를 맡은 안진회계법인 등에 대해 모두 유죄를 선고함. 
  • 대우조선해양 회계분식이란 사안의 심각성과 회계분식이 현장에서 반복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하면, 회계분식의 책임자를 확대할 필요가 있음. 회계분식의 관여자로 확인·추정되는 이들의 범위를 넓혀 관련자들에 대한 엄정하고 철저한 사법적인 평가를 내려야 함. 이를 통해 회계분식과 관련 범죄에 대하여 경종을 울릴 필요가 있음. 
  • 대규모 회계분식 범죄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감사위원에게 책임추궁을 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감사위원들은 감시·감독 등 회계분식을 예방할 수 있는 노력을 하지 않을 우려가 있음. 감사위원에게도 철저하게 책임을 물음으로써 감사위원들의 충실한 감사의무 수행으로 회계분식을 사전에 예방할 필요가 있음. 
  • 이에 참여연대와 청년공인회계사회는 오늘(7/25) 대우조선해양 회계분식과 관련하여, 회계분식이 이루어진 당시 대우조선해양 감사위원과 회계담당 임원, 안진회계법인 부대표 등을 외부감사법, 자본시장법 등의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함. 

 

2. 주요 내용

1)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최고재무책임자 및 외부감사팀에 대한 유죄판결

  • 고재호 전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와 김갑중 전 대우조선해양 최고재무책임자는 허위 재무제표 작성·공시 등(외부감사법 및 자본시장법 등 위반)과 기타(사기, 사기적 부정거래, 업무상 배임) 범죄 행위로 1심과 2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음. 
  • 대우조선해양의 외부감사인으로서 외부감사 업무를 수행한 안진회계법인 등은 대우조선해양의 회계분식을 인지하고서도 해당연도 감사보고서상 감사의견을 ‘적정의견’으로 허위기재하고 회계분식을 감추기 위해 발생한 후속사건을 은폐하고 감사조서를 변조하는 등의 행위로 유죄판결을 받아 현재 항소심 진행 중임. 

 

2) 대우조선해양의 전직 감사위원들의 혐의


○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최고재무책임자의 외부감사법 및 자본시장법 위반에 대한 공범 또는 방조

  • 감사위원회 감사위원은 대우조선해양의 회계정보가 객관적으로 작성·공시되도록 하는 동시에 대표이사 등이 회계분식을 저지르지 않도록 감시해야 하는 법적 의무를 갖고 있음. 
  • 전직 감사위원인 피고발인들은 감사위원회 감사위원인 동시에 사외이사 또는 기타비상무이사를 겸임하면서 대우조선해양의 이사회에 참석하였고, 이사회에서 논의되는 회사 수주현황, 주요 프로젝트 공사 진행 상황, 회사의 자금 조달 관련 결정, 자회사 등에 대한 추가 투자 결정 등에 참여하였음. 특히 피고발인들이 참석한 2012년 내지 2014년 대우조선해양 이사회의 의안 중 회계처리의 적정성이나 업무집행의 타당성에 대해서 합리적인 의심을 가질 만한 사안들로서, 이사회 논의 과정을 통해 회계분식의 가능성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을 안건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됨.
  • 하지만 대우조선해양의 감사위원들은 영업활동현금흐름과 당기순이익의 불일치가 장기간, 상당한 간극으로 계속되어 대외적으로 분식회계 가능성이 제기되었을 뿐만 아니라 대내적인 이사회에서의 논의 과정이나 대우조선해양 외부감사팀의 회계분식 징후 지적과정, 금융감독원의 기획감리 과정 등을 통하여 대우조선해양의 회계분식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는 상황에서 회계분식을 용인하고 이를 방관한 채 감사위원으로서 아무런 감사행위를 하지 않음. 이를 통해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최고재무책임자의 범죄 행위를 방조한 것으로 이들 범죄의 종범으로 볼 수 있음. 
  • 또한 대우조선해양의 감사위원들은 대우조선해양에 회계분식이 발생한 각 회계연도에 감사보고서와 내부감시장치에 대한 감사인의 의견서를 허위로 작성하고,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하여 허위로 평가한 뒤 거짓으로 평가 결과를 보고함. 이는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최고재무책임자의 회계분식 범죄에 반드시 필요한 행위임. 따라서 범죄 공모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판단됨. 

○ 감사위원에 대한 처벌의 필요성

  • 감사위원의 의무 방기가 관행적으로 용인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규모 회계분식 범죄가 발생하더라도, 회사 회계정보의 공정성을 감시하고 감독할 의무가 있는 감사위원에 대해서는 회계분식을 파악조차 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그 책임을 묻지 않는다면, 감사위원이 그 임무를 게을리 해야 오히려 처벌을 피할 수 있다는 모순이 발생함. 
  • 비록 대표이사와 같은 지위에 있지는 않았더라도, 감사위원으로서 가진 권한을 통해 회계분식의 징후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던 만큼, 감사위원이 정확한 분식액이나 상세한 분식 절차를 모두 인식하지 못하였다는 사실이 회계분식의 고의를 면하게 하는 사유가 될 수는 없음. 
  • 대규모 회계분식 범죄에 대해서 감사위원에게 그 권한과 의무에 걸맞은 책임추궁을 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감사위원들은 감시·감독 등 회계분식 예방에 필요한 노력을 하지 않을 우려가 있기 때문에 철저한 책임을 물음으로써 감사위원들의 충실한 감사의무 수행으로 향후 대표이사 등이 주도하는 회계분식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임. 

 

3) 대우조선해양 전직 회계팀장(상무)의 혐의


○ 외부감사법 및 자본시장법 위반

  • 대우조선해양 사건에 대한 서울중앙지법 판결(2016고합1357)과 재판 과정에서 대우조선해양의 전직 회계팀장(상무)이 증언한 내용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의 전직 회계팀장(상무)은 대우조선해양에 회계분식이 발생한 각 회계연도에 감사의 감사보고서를 허위로 작성하고, 대우조선해양 외부감사인의 감사를 적극적으로 방해하여 회계분식을 밝혀내지 못하도록 함. 회계분식을 직접 수행하였거나 회계분식임을 알면서도 감사인의 수정권고에 응하지 않고 고의적으로 외부감사를 방해한 사실이 충분이 인정된다고 볼 수 있음. 
  • 특히 대우조선해양 전직 회계팀장(상무)은 회계와 관련한 실무 총 책임자로 실무자들에게 명령·지시할 수 있으며, 경영진에게 보고되기 전 마지막으로 검토를 하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대규모의 회계분식에 가담한 정도가 크다고 할 수 있음. 

 

4) 안진회계법인 부대표의 혐의


○ 외부감사법 위반 

  • 대우조선해양 사건에 대한 서울중앙지법 판결(2016고합1357)에 따르면 안진회계법인의 부대표는 대우조선해양의 회계기준 위반 수용을 지시하고, 대우조선해양 외부감사팀의 감사수행을 제지하고 회계법인 내 지위 및 업무권한을 이용하여 감사의견 허위기재를 지시하는 등 대우조선해양 감사보고서 상 감사의견을 허위로 기재하도록 지시함. 
  • 대우조선해양 외부감사팀에 속한 공인회계사들과 관리·감독책임을 소홀히 한 안진회계법인도 서울중앙지법 판결(2016고합1357)에 따라 유죄판결을 받고 현재 항소심 진행 중임. 따라서 감사팀을 직접적으로 관리한 안진회계법인 부대표에게도 대우조선해양 외부감사인과 마찬가지의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음. 

 

5) 결론

 

  • 대우조선해양은 5조 7천억 원이라는 엄청난 규모의 회계분식에도 불구하고, 처벌 대상의 범위 및 정도가 현저히 낮은 상황임.  
  • 이에 ▲대우조선해양의 대규모 회계분식을 인지하고서도 내부감사인으로서의 의무를 방기하고 허위의 감사보고서 등을 작성한 감사위원과, ▲대우조선해양 회계팀 내에서 직접적으로 대표이사 등의 지시를 받아 회계분식 행위를 한 전직 회계팀장(상무)과 ▲대우조선해양 외부감사팀에게 부실감사를 하도록 종용하고 감사보고서의 감사의견에 허위기재를 하도록 지시한 안진회계법인 부대표에게 법적인 책임을 묻고자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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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17/07/25-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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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의 파파이스 163회 (2017.10.25) MB특집[3] "다스는 누구 겁니까"] 

7.김용원 참여연대 간사 X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 "자원외교 예산 빨대?" 

월, 2017/10/23-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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