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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보는 한살림 농사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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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보는 한살림 농사법

익명 (미확인) | 수, 2018/08/29- 11:16

한살림 농사

이렇게 귀합니다

이격거리 인근 관행 농지에서 합성농약이 날아오는 것을 막기 위해 최소한 4m 이상 거리를 둡니다. 거리가 충분하지 않을 때는 차단막을 높이 1m 이상으로 설치합니다.
자가육묘 개별생산자나 생산공동체에서 직접 종자를 심어 모종으로 기릅니다.

 

가온금지 화석 연료를 사용해 인위적으로 온도를 높이는 ‘가온 재배’를 하지 않습니다.(냉해 등 특별한 경우는 예외 적용)
관정시설 비닐하우스 등 시설에는 오염된 농업용수의 유입 우려가 없도록 관정시설을 설치합니다.

 

친환경상토 가급적 직접 만들어 사용하는 것을 권장하고 기준에 맞는 친환경상토에서 모종을 기릅니다.
합성농약 금지 제초제, 생장조절제는 작물이 자라는 논·밭은 물론, 논두렁, 밭두렁에도 사용하지 않습니다.

 

경축순환 유기·무항생제 축산농장에서 나온 축분을 발효시켜 퇴비로 사용합니다. 개인 축사뿐 아니라 공동체 내에서 혹은 공동체와 공동체 간에 활용 가능합니다.

 

토양잔류농약 검사 새롭게 한살림 농지가 된 곳은 물품 공급 전 2년 동안 잔류농약검사를 합니다.
한살림 생산공동체 한살림 농사는 생산자들이 최소 5명 이상 모인 공동체를 이루며 함께 짓습니다.
다양한 생물 제초제,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는 한살림 논에는 다양한 논생물이 어우러져 살아갑니다.

 

더욱 특별한 한살림 물품

새싹채소 물이 아닌 땅에서 키우는 새싹채소
애호박과 오이 제 모양대로 마음껏 자란 애호박과 오이
토마토 영양을 위해 빨갛게 익었을 때까지 기다려 수확하는 완숙 토마토
딸기 자가육묘가 특히 어려운 작물이지만 땅에서 알차게 잘 키운 한살림 딸기
사과 인위적으로 보존 기간을 늘리는 생장조절제를 분사하지 않은 사과
유정란 태어난 다음 날부터 키우기 시작하여 곡물과 풀 사료를 먹고 자란 닭이 낳은 유정란
우리보리살림돼지 유전자 조작 우려가 있는 수입 옥수수를 빼고 국산 발아보리와 국산 쌀겨를 넣은 사료를 먹고 자란 돼지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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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경 ❍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으로 국민 먹거리 안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음. 장기간 오염수 방류에 따른 해양 오염은 국민 식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됨. 특히, 삼중수소는 다핵종제거설비인 알프스로도 제거가 불가능해 오염된 수산물에 의한 방사능 체내축적의 우려도 커지고 있음 ❍ 후쿠시마 오염수 오염원에 따른 저선량 방사선의 체내축적의 위험성 등을 짚어보고, 학교급식과 같은 단체급식에서의 방사선 안전관리 현황을 점검, 개선방안을 모색하고자 함 ❏ 행사개요 ❍ 행사명 : 후쿠시마 오염수, 먹거리 안전 어떻게 지킬까 ❍ 일 시 : 2023. 6. 2(금) 오후 2~4시 ❍ 장 소 : 국회의원회관 제2간담회의실 ❍ 주 최 : 국회의원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투기 저지 대책위원회(위원장 위성곤), 환경운동연합
화, 2023/05/30-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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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유전자조작 작물(GMO)을 먹기 시작한 지 약 30년이 되었습니다. 1997년부터 GMO를 수입하기 시작한 우리나라는 세계 제1의 식용 GMO 수입국입니다. 한살림이 반GMO를 꾸준히 이야기하는 이유는 GMO 반대가 생명을 살리는 일임을 믿는 까닭입니다.

 

GMO에 대한 5가지 질문

 

  1. GMO가 무엇인가요?

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는 우리말로 ‘유전자조작작물’입니다. 작물에 유전자 변이를 일으키거나 인위적으로 다른 종의 유전자를 주입해 빠르게 품종을 개량한 것입니다. 자연상태의 진화 과정에서도 유전자재조합과 돌연변이가 발생하지만 오랜 세월에 걸쳐 주변 환경과 생태계와 맞춰 자연스럽게 적응하는 반면, GMO는 생태계와 무관하게 인위적으로 가공해서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1. 안전한가요?

학자에 따라 “안전하다”, “위험하다” 주장이 갈립니다. 그러나 20만 년을 이어온 인류의 역사에 비하면 GMO를 먹은 30년은 참 짧은 시간이기 때문에 GMO의 안전성을 확신할 수 없습니다.

  1. 꼭 표시해야 하나요?

내가 먹고 쓰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 것은 당연한 소비자의 권리입니다. 아직까지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은 GMO이기에 더욱 알고 선택할 수 있어야 합니다. 가공식품 원재료명에 식품첨가물을 표시하듯 GMO 또한 표시되어야 합니다.

  1. 식량위기의 대안이라고 하던데요?

2014년 전세계 GM작물 재배면적은 181.5백만 ha로 1996년에 비해 100배 이상 증가하였으며 전세계 농지의 13%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GMO 전문가들의 주장처럼 농약 사용이 줄거나 기아 문제가 해결되지도 않았습니다. 오히려 특허권을 가진 종자회사에 지불해야 하는 특허 사용권 때문에 인도나 아르헨티나 등에서는 파산한 농가만 늘어났습니다.

  1. 그래도 꼭 반대할 필요가 있을까요?

모든 생명은 다양성을 기반으로 지속할 수 있습니다. GMO를 재배하는 농장은 단일 작물을 대규모로 재배하고, 주변 자연환경을 파괴하는 사례가 빈번합니다. 환경파괴와 생물다양성 훼손으로 GMO가 오히려 식량위기를 촉발시킬 수도 있기 때문에 한살림은 GMO를 반대합니다.

 

 

 

 


 

 

GMO를 피할 수 있는 세상을 꿈꾸며,

토박이씨앗을 심습니다

한살림고양파주 박수진 조합원

 

한살림고양파주 박수진 조합원은 10평 남짓 꾸리는 텃밭에 토박이씨앗을 심고 기릅니다. 단순히 작물만 얻는 것이 아니라, 씨앗까지 채종하여 이듬해 다시 심기도 하고, 다른 조합원과 나누기도 합니다. GMO 문제는 결국 초국적기업의 종자 독점에서 시작합니다. 작은 텃밭에서 토박이씨앗을 길러 채종하며 그 작물을 먹는 것, GMO를 피하는 조금 더 적극적인 방법이 아닐까요? 박수진 조합원을 만나 GMO를 피하는 방법과 토박이씨앗 채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어라, 싹이 나네?

처음에는 옆 텃밭을 일구시는 분이 토박이씨앗이라며 한번 키워 보라고 주셨어요. 잘 키워도 그만, 못 키워도 그만이라는 생각으로 심었는데 신기하게 싹이 나는 거예요. 지금까지는 모종만 사서 길렀으니 몰랐죠. 그때가 5~6년 전인데, 그 이듬해에 한살림고양파주 농산물위원회에서 여러 종류의 토박이씨앗을 나눠줘 길러 봤죠. 지금까지 토종 옥수수, 울타리콩, 토종 아욱, 들깨, 토종무, 구억배추 등을 심었어요.

 

알싸해서 더 맛있는 토종무

토박이씨앗은 잘 자라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시는데, 아니에요. 아무래도 씨앗에서부터 싹을 틔우니 자라는 속도가 조금 느리긴 하죠. 수확한 작물 크기도 조금 작고, 생김새도 조금 달라요. 그런데 정말 맛있어요. 토종무는 일반 무보다 조금 더 둥그렇고 크기가 작지만 알싸하게 매운 맛이 있어서 김치를 담그면 정말 맛있더라고요.

씨앗을 심고 채종까지 하는 데 별다른 노하우가 있는 건 아니에요. 그냥 그대로 두면 꽃대가 올라오고, 꽃이 피고, 꽃이 지면서 씨앗이 영글어요. 그때 씨앗을 갈무리해서 썩지 않도록 냉장고에 잘 넣어둡니다. 그렇게 잘 보관한 씨앗을 심으면 다시 싹이 나죠. 이 과정이 즐겁고 신기해요.

 

 

키우는 과정은 다른듯 비슷해요

토박이씨앗도 그렇고 일반 농사도 그렇고 결국 사람이 정성을 많이 들일수록 잘 자라는 것 같아요. 구억배추를 심은 적이 있어요. 일반 배추보다 조금 질기다는 이야길 들었지만 질기면 얼마나 질기겠냐 싶었죠. 배추는 물관리가 중요한 작물이라 물을 열심히 주어야 했는데, 그냥 길렀더니 이가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질긴 거예요. 그때 ‘농사는 정성이 들어간 만큼 지어지는 것이구나’ 생각했어요. 토박이씨앗이라고 키우기 너무 어렵다거나 그러지는 않아요. 정성을 쏟은 만큼 자라는 거죠.

하지만 이게 생계를 위한 농사였으면 무척 어려웠을 거예요. 일반 모종에서 자라는 작물은 일정한 모양과 크기가 있는데, 토종 작물은 그렇지 않거든요. 저야 제가 키운 것이니 맛이 있건 없건 제가 먹으면 되지만, 조합원에게 공급해야 하는 생산자에겐 무척 어려운 농사일 것 같아요.

 

GMO를 피할 수 있는 세상

GMO는 피할 수 없게 된 것 같아요. 밖에서 사 먹는 음식중에 GMO가 들어가지 않은 것을 찾을 수가 없으니까요. 간장, 된장부터 옥수수시럽까지. 그저 내가 먹는 음식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알고, 세 번 먹을 걸 두 번으로 줄이는 방법 밖에요. 먹거리에 들어간 GMO 원료를 알고, 피할 수 있는 사회가 되면 좋겠어요.

조합원이 스스로 토박이씨앗을 기르고 나누는 것도 하나의 노력일 수 있겠네요. 씨앗을 심고 작물을 거두고 채종하고, 다른 사람과 씨앗을 나누는 활동이요. 씨앗의 출처를 알고, 우리 땅에서 계속 나고 자란 씨앗을 지키는 일이잖아요. 계속 토박이씨앗 한두 작물은 기를 생각이에요. 작물을 길러 먹는 것도 좋지만, 그 작물에서 자라는 꽃을 보는 일이 무척 재미있거든요. 꽃이 정말 예뻐요. 부추꽃도, 아욱꽃, 무꽃도요. 채종하지 않았다면 보지 못했겠지요.

 

 


 

널리널리 퍼져라,

토박이씨앗

 

토박이씨앗 보존 활동을 이어가는 부여연합회 김지숙 생산자

 

 

GMO회사는 우리 밥상의 안전성 뿐 아니라 농부가 주체적으로 씨앗을 보유하는 종자 주권도 뺏고있습니다. 외국 종자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씨앗을 독점한 초국적 종자회사들이 GMO 종자를 도입해도 마땅한 대책은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씨앗을 갈무리해 되뿌릴 수 있는 토박이씨앗은 GMO에 대항하는 농부들의 다부진 실천입니다. 딸기 농사만으로도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지만 우리 농업의 미래를 위해 토박이씨앗을 모으고 살리는 일을 소홀히 하지 않는 김지숙 생산자를 만났습니다.

 

40여 가지 작물로 알찬 채종포

김지숙 생산자가 안내한 채종포는 마치 보물 상자 같았다. 수세미, 여주, 대파, 고구마, 땅콩, 콩, 목화…. 얼핏 보아도 생김새가 다른 수십여 가지의 작물이 200평의 밭을 알차게 메웠다. 미처 알아채지 못한 작물들은 설명을 들으니 더 흥미롭다. 그 모양새가 꼭 사과를 닮은 ‘사과참외’, 줄기 중간에 씨가 맺혀 3층 모양의 줄기를 이룬다는 ‘삼층거리파’, 모양이 짧고 뭉툭한 ‘몽탁수수’. 또 같은 동부콩이라도 생김새나 색상에 따라 ‘갓끈동부’, ‘어금니동부’, ‘흰동부’, ‘검정동부’ 등 그 종류가 여러 가지다. 부여 여성생산자들이 함께 돌보고 있는 이 채종포는 말그대로 씨앗을 받기 위해 특별히 마련한 밭이다. 2006년 부여로 귀농한 김지숙 생산자가 부여군 여성농민회에서 시작한 토박이씨앗 받기 활동을 한살림에도 제안해 채종포를 꾸린 지 4년이 됐다. 여성생산자들이 함께 씨를 뿌리고, 풀을 뽑고, 수확해서 씨앗 갈무리까지 함께한다.

“이중고이기는 하죠. 농사일도 바쁜데, 이것까지 같이 해야 하니까요. 하지만 토박이씨앗을 지키는 일이 결국 우리 농업을 지키는 일이라 생각해요. 우리가 씨앗에 대한 권리를 가지고 있지 않으면 결국 몬산토를 비롯한 GMO 세력에 우리 농업과 먹거리가 잠식당하지 않을까요.”

 

씨앗은 농사의 시작이자 끝

이미 우리 농업은 시중 종묘상에서 씨앗을 사오는 구조로 고착화되었다. 파프리카 씨앗 1g에 십 만 원. 턱없이 비싼 가격도 부담스럽지만, 더 큰 문제는 그런 씨앗을 심어 다시 씨를 받으면 발아율이 낮거나 아예 자라지 않는다는 것이다. 매년 씨앗을 사게 하려는 종자회사들의 꼼수 때문이다. 우리가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한 사이 외국 종자로 등록돼 되레 우리가 값을 치러야 하는 씨앗도 많다. “요즘은 농사짓는 사람조차 씨앗의 중요성을 잊어가지만, 본래는 씨를 뿌리는 일이 농사의 시작이고 다시 씨를 받는 일이 농사의 끝이에요. 옛날 어른들은 다 그렇게 농사지었잖아요.”

그는 우리 씨앗의 맥이 끊기지 않고 퍼져나갈 수 있도록 원하는 사람에게 토박이씨앗을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한살림 가을걷이에서도 조합원과 씨앗을 나눈다. 처음에는 가짓수가 많지 않았지만 그간의 노력으로 모인 씨앗이 어느덧 74종. 그 중에는 지역 씨앗 실태조사를 하며 할머니들께 받은 것도 있다. “시집올 때 친정 엄마가 넣어준 것, 큰 집 장이 맛있어 얻어다 키운 것. 씨앗 하나에 이야기 하나가 있죠. 할머니들이 돌아가셔도 우리 씨앗이 사라지지 않도록 보존해야 해요.”

 

토박이씨앗살림물품, 많이 이용해주세요

연말에는 공동체의 1년간의 씨앗 보존 활동을 돌아보고, 키운 작물들로 한 끼를 나누는 토박이씨앗축제를 연다. 작년에는 소식을 들은 조합원들도 함께 자리했다. “동부로 떡을 하고, 아주까리순나물을 무치고, 호박으로 죽을 쑤죠. 키우고 수확하고 요리까지, 모두 여성생산자들이 주축이 된 활동이에요.”

김지숙 생산자의 목표는 여성생산자들이 본격적인 토박이씨앗살림물품을 내는 것이다. “개량된 품종들은 수확량이나 크기 면에서 생산성이 좋고 토종보다 훨씬 더 많은 수익을 내니 토박이씨앗으로 작물을 내려는 사람이 점 더 줄고 있어요. 그래도 한두 명이라도 시작하는 사람이 필요해요. 제가 작년에 토종고추에 도전했는데 망했지 뭐예요. 그래도 다시 도전할 거예요. 제가 씨앗이 되야죠.”

어쩌면 국가 차원에서 해야 할 일을 너무 생산자 개인의 력에만 맡긴 것은 아닐까 생각하며, 토박이씨앗을 살리기 위해 조합원이 해야 할 일이 있을지 물었다. “토박이씨앗살림물품이 나오면 많이 이용해주세요. 그래야 그 음해에도 계속 생산할 수 있어요. 모양은 볼품없어도 미가 있는 물품이니까요.”

 

 


 

[살림의 창]

어머니의 어머니부터 내려온

단단하고 알싸한 맛을 지킵니다

 

씨앗이 생명이라는 말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하나는 뿌리와 줄기, 잎과 꽃, 그리고 열매까지 모두 그 작은 씨앗 속에 담겨 있다는 것, 다른 하나는 한 개의 씨앗에서 수많은 씨앗을 거두어 되뿌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요즘 농촌에서는 씨앗을 갈무리해 이듬해 농사에 이용하는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대부분이 종묘상에서 매년 씨앗을 새로 사서 농사짓습니다. 같은 농사를 짓는 이들이 같은 종묘상에서 산 씨앗을 심으니 당연히 누구의 밭에서나 같은 작물이 자랍니다. 우리는 대를 잇지 못하는 획일화된 생명을 먹고 있는 셈입니다.

생각해보면 씨앗을 매년 사서 농사짓기 시작한 것이 그리 오래된 일은 아닌 듯합니다. 저희 밭에서 열심히 자라고 있는 게걸무는 제 기억만 더듬어 봐도 60여 년 전부터 대를 이어 자라왔습니다. 어머니가 귀히 여기던 씨앗이기에 저 또한 매년 심고 먹고 거두고 있습니다. 어머니는 그 어머니에게, 그리고 어머니의 어머니는 또 그 어머니에게 게걸무 씨앗을 물려받아 심으셨겠지요. 수많은 어머니와 딸의 손을 거치며 아득히 전부터 내려온 게걸무를 먹는다니, 얼마나 벅찬 일인가요.

 

저도 그렇지만 어머니도 게걸무가 맛있고 예뻐서 심었던 것은 아닐 것입니다. 게걸무는 팽이처럼 짤둥한 모양에 잔털이 부숭부숭 나 있어 보기에 딱히 좋지 않을뿐더러 겨자처럼 맵고 속이 매우 단단해서 처음 먹는 사람은 손이 잘 가지 않습니다. 하지만 얼핏 단점일 것만 같은 단단한 조직과 매운맛도 이용하기에 따라서는 큰 장점이 됩니다. 동치미처럼 짜게 담가 항아리에 넣고 땅에 묻어두면 다른 김치가 떨어졌을 이듬해 여름까지 아삭하게 먹을 수 있으니 냉장고가 없던 시절에는 얼마나 귀한 반찬이었던가요. 작을 때는 열무김치를 담가 먹고, 잎은 시래기로 엮어 말려두었다 삶아 먹으면 부드러운 맛이 좋습니다. 매운맛 덕분인지 소화제로도 쓰이고요.

게걸무는 무엇보다 힘 있게 잘 자랍니다. 쏟아지던 장맛비에 다른 채소는 다 녹아버렸는데도 게걸무 잎만 꿋꿋이 버텨 살아남았던 것이 떠오릅니다.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 ‘게걸’이라고도 불렸다고 하는데 실제로 심어보니 왜 그런지 단박에 알 수 있습니다. 폭염과 가뭄이 지속된 올해도 게걸무는 아주 튼튼히 자라고 있으니까요. 게걸무 뿐이 아닙니다. 토종가지, 사과참외, 토종오이 등 금당리공동체 회원들이 한살림 농장에 심은 토박이씨앗들을 보면 웬만한 병은 스스로 힘으로 이겨냅니다. 약을 덜 뿌려도 되니 유기농사를 짓는 한살림에는 딱 맞는 작물들이지요.

올해도 제가 속한 여주 금당리공동체 여성생산자들은 게걸 열무김치 시식회를 열 계획입니다. 어렵던 시절 텃밭에서 금방 뽑아온 게걸무로 뚝딱 만들어 낸 어머니의 맛에는 미치지 못할지라도, 저 역시 손맛을 마음껏 발휘해보려 합니다. 알싸하고 튼실한 게걸무를 한 입 맛보여드리고 싶네요.

 

글 경영란 경기 여주 금당리공동체 생산자

글을 쓴 경영란님은 토박이씨앗 살리기에 관심이 많은 한살림 생산자입니다. 양파, 감자, 고구마, 대파 등을 생산하고 있으며 한살림생산자연합회 경기권역 여성위원회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화, 2018/10/02-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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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살림 조합원은 물품을 이용하는 고객인 동시에 사업과 활동에 참여하는 주인입니다. 한살림을 이용하고 또한 만들어가는 조합원은 한살림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요? 양평지역에서 마을모임과 소모임, 대의원으로 활동하며 한살림 조합원으로서의 재미를 느끼고 있는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한살림, 이렇게 만났어요

박옥경 전에는 조금 먼 곳에 있던 다른 생협을 이용하다가 2014년 양평매장이 생기면서 한살림에 가입하게 되었죠. 이용하다 보니 한살림의 가치가 마음에 들어 조합원 활동까지 하고 있어요.

김성순  저는 먼저 가입한 여동생의 소개로 2008년 가입했어요. 양평으로 이사 오기 전 서울에서부터 이용했죠. 자연과 힘 모아 농사를 짓는 것이 마음에 와닿았어요.

이은숙 저도 부천에 있을 때부터 한살림을 이용했어요. 그때는 다른 생협에 주로 가고 그곳에 없는 물품만 한살림 것을 이용했는데 양평에 오면서 한살림만 이용해요. 여기는 한살림밖에 없거든요. 하하. 이용하다 보니, 물품은 크게 다르지 않더라도 그 속에 담긴 지향이 다른 것을 알게됐어요.

조경송 아이를 키우면서 안전한 먹거리를 위해 시중 친환경매장을 이용했는데 사양을 보니 일반 물품과 큰 차이가 없더라고요. 아쉬움을 갖던 차에 양평매장이 생겼고, 여러 활동에 참여하면서 한살림을 더 믿게 되었어요.

 

한살림, 이런 점이 참 좋아요

김성순 요새 대형마트에 가면 계절을 모르는 수입과일이 많잖아요. 한살림에는 제철이 있어 좋아요. 요새는 유자, 참다래가 나와 계절을 알게 해줘요. 인위적인 것을 최대한 덜어낸 느낌이랄까요?

박옥경 문제가 발생할 때 그 배경과 이 후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조합원과 소통하려는 모습을 보면, ‘이런 곳도 있구나’ 싶어요. 재래닭유정란 사태 때도 그랬어요. 일반 대기업 유정란에서 살충제가 나왔다 면 그냥 감추기에 급급했겠죠. 저희도 불매 운동 외에는 답이 없을 것 같고요. 그런데 한살림은 재래닭유정란 사태가 터졌을 때 발생 이유를 설명해줘서 믿음이 갔어요. 피해를 보았던 생산자님도 그냥 내치는 것이 아니라 한살림 생산자로 계속 함께하고 있잖아요. 그게 한살림의 힘이겠죠.

이은숙 조합원 입장에서 이의제기하고 대안을 제안하면 그것을 묵과하지 않고 경 청하는 것도 협동조합으로서의 큰 장점이죠. 이번에 양평매장에서 시범적으로 시작하는 낱개판매(벌크)매장이 대표적이에요. 재활용 쓰레기 대란에 온 나라가 떠들썩했음에도 실제로 바뀐 것은 많지 않은 것 같거든요. 그런데 한살림은 토론회를 통해 조합원들의 의견을 듣고 실천으로까지 이어졌죠. 그 문제에 관심을 갖고 꾸준히 목소리를 내 온 조합원으로서 참 뿌듯해요.

조경송 한살림이 조합원 의견을 잘 듣 지 않는다고 하는 것은 참여하는 방법을 잘 몰라서 하는 이야기 같아요. 작게는 물 품을 개선하고 생산지를 점검하는 일부터, 크게는 신사업을 만드는 일까지. 막상 활동 을 해보면 한살림은 결국 조합원이 만드는 곳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거든요.

 

한살림, 아쉬운 점은 함께 고민해요

김성순 한살림물품은 참 좋은데 소포장이 많아 플라스틱 용기에 담겨 있는 점이 불만이에요. 저희 마을모임에서는 요새 플라스틱 없이 살아보는 생활실천을 하고 있거든요. 편리함을 추구하는 세태가 한살림에도 반영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답답해요.

박옥경 한살림이 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인 것 같아요. 대형마트에만 있을 법한 즉석밥이나 볶음밥 등 간편식이 많이 나오고 있는 것도 집밥을 우선하는 한살림의 예전 기조와는 달라진 것 같아요. 양평매장이 확장 이전했는데 저희끼리는 한살림매장이 이렇게 클 필요가 있느냐는 말도 해요. 가격인하 행사를 많이 하는 것에 대해서도 말이 많고요. 다양한 조합원들의 요구를 어디까지 맞춰야 할지 고려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이은숙 어떤 방향으로든 변해갈 텐데 결국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의 문제라고 봐요. 지금껏 한살림의 선택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고 생각해요. 토론회 때도 나온 이야기였지만 플라스틱 소포장은 안의 물품을 더 잘 보존하고 늘어가는 1인 가구를 위해서겠죠. 즉석밥은 쌀소비를 늘리기 위함이라는 목적이 있을 것이고요.

조경송 한 매장활동가님으로부터 기획전을 통해 물품 소비가 늘면 그만큼 생산자와 농업이 살아나니 그것도 하나의 운동이 아니냐는 말씀을 들은 적이 있는데 저도 그에 공감해요. 매장이 커진 만큼 비조합원들에게 한살림이 어떤 곳인지 알리는 역할도 했다고 보고요. 중요한 것은 여러 고민이 모여 한살림을 더 나은 선택으로 이끌 수 있도록 하는 방향 그 자체가 아닐까 해요.

 

한살림, 이렇게 좋으니 함께해요

김성순 한살림을 하면서 가장 좋은 것은 많이 배우고 그만큼 제가 성장했다는 거예요. 장 담그기, 막걸리 만들기 등 배우고 싶은 것들은 한살림에서 많이 지원해줬고, 배운 만큼 나누고 있어요. 부모교육으로 GMO 강좌도 열었고, 내년에는 소규모로 장담그기 일일강좌도 열 계획이에요. 내 손으로 장을 담그며 가정에서부터 Non-GMO 운동을 하는 셈이니 그 효과가 머리로만 배우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죠.

조경송 요새 고민은 매장을 거점으로 한 조합원활동을 어떻게 만들어갈지예요. 혼자서는 선뜻 시도하기 어렵지만 모이면 가능한 활동을 만들어보려 해요. 어느 활 동이든 일단 참여를 하는 순간, 다른 조합원과 소통하며 먹거리 문제, 환경오염 문제 등에 대해 자연스레 알아가게 되는 것 같아요. 아는 것이 늘어난 만큼 실천하게 되고요. 일단 모이고 함께 성장하면 한살림운 동도 그만큼 자라는 것이 아닐까요.

이은숙 요즘 사람들이라고 모두 개인주의를 지향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해요. 《마을의 귀환이라는 책을 읽으며 공감했던 부분인데, 누구에게나 다른 이들과 함께 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러한 마음이 잘 연결되면 마을이 되고 공동체가 되는 것이겠죠. 마을모임이나 소모임이 마중물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최근 마을모임에서 거북이 코에 빨대가 낀 영상을 함께 보며 “플라스틱 빨대는 절대 쓰지 말고 텀블러를 가지고 다니자”는 다짐을 나 눴어요. 혼자서 그 영상을 봤으면 눈살을 찌푸리고 넘어갔을 수도 있지만 마음을 공유하니 실천으로 이어지게 되었죠. 그러한 순환이 지속가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한살림의 역할 아닐까요.

박옥경 좋은 먹거리를 선택하는 것이 나에게만 좋은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농업을 살리고 생명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하면 한살림하는 사람으로서 자긍심이 생기죠. 나밖에 모르던 사람이 공동체를 알게 되고 이웃이든 농촌이든 자연이든 ‘네가 살아야 나도 사는 것이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니 얼마나 의미 있는 변화인가요. 한살림에서 함께하며 그런 존재가 되자고 이야기하고 싶어요.

 

이야기를 나누면서 한살림 조합원 중에는 ‘나’를 위해 물품이용만 하는 사람도, 기초 조직모임을 통해 ‘너’를 만나는 사람도, ‘우 리’를 생각하며 농업과 환경의 미래를 고민하고 실천하는 사람도 함께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목, 2018/11/29-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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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살림 초기 조합원들은 주변으로부터 ‘유별난 사람’ 취급을 받았다고 합니다. 볼품없어 보이는 친환경 농산물을 비싼 값 주고 사 먹으면서도 뭐가 좋은지 항상 웃고 다니고, 직접 만든 재생비누와 소식지를 주변에 나눠주며 한살림 전도에 힘쓰는 사람들이니 평범해 보일 리 없었겠지요. 지금의 조합원은 어떨까요? 지난 30년간 이야기되어 온 ‘한살림 조합원은 보통 사람과 다르다’는 설명은 여전히 유효할까요?

한살림 조합원 11,718명을 대상으로 일상 생활과 물품 이용, 조합원 활동을 물은 <2018 전국 한살림 조합원 의식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의식조사는 이야기합니다. 한살림 조합원은 한 사람 한 사람이 다양한 개성을 지닌, 평범한 시민이라는 사실을. 그리고 또한 이야기합니다. 여전히 한살림 조합원을 특별하게 하는 1%의 다른 점이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 1%가 나와 우리를 한살림으로 묶어내는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말입니다.
평범하지만 특별한 사람들. 당신이, 그리고 우리가 바로 한살림 조합원입니다.

 


<2018 전국 한살림 조합원 의식조사>는 4년 만에 모심과살림연구소가 시행한 조사로 조합원의 생활 양식과 조합원 활동·물품·한살림 가치 공감 등 한살림에 대한 생각과 기대를 파악하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했습니다. 7월 9일부터 7월 30일까지 모바일 및 온라인, 매장, 조합원 대표들이 조합원을 만나는 대면조사 등 3가지 방법으로 진행한 이번 설문조사는 한살림 전체 조합원 약 630,574명(2018년 4월 30일 기준) 중 물품 이용횟수와 연령대를 기준으로 70,712명을 표본으로 표집했습니다. 설문조사에는 모두 11,109명이 참여하였으며 이번 분석은 표본응답자 9,561명의 응답을 정리한 내용입니다. <2018 전국 한살림 조합원 의식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모심과살림연구소 홈페이지(www.mosim.or.kr)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화, 2018/11/27-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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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자와 조합원이 함께 만드는 생산·가격안정기금

2018년 적립 및 사용 내용

 

한살림은 지속적인 농업살림을 위해 생산자와 조합원이 함께 생산안정기금과 가격안정기금을 조성합니다. 이 기금은 생산 비용 보장을 통한 책임생산과 안정적인 물품공급의 기반이 됩니다.

 

2018년 생산안정기금 적립 및 사용 내용

생산안정기금은 태풍, 장마, 이상기후 등에 따른 자연재해로 수확량이 평년작의 50%에 미치지 못할 경우 평년작의 50%와의 차액만큼 지원하는 기금으로, 생산자와 조합원이 공급액의 0.1%를 적립합니다.

 

 

 

 

사용 내용 생산지 수해, 우박, 가뭄, 집중호우, 화재 피해 등으로 인해 3차례 집행

 

2018년 가격안정기금 누적액 및 사용 내용

가격안정기금은 한살림에서 공급하는 농산물 가격이 시중 농산물 가격과 차이가 커 소비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할 때 물품 적체 해소를 위해 사용하는 기금입니다. 각 회원생협과 생산자가 공급액의 0.1%에 해당하는 기금을 적립하는데, 2018년엔 누적된 기금이 많아 따로 적립하지 않았습니다.

 

 

 

 

사용 내용 홍시용감, 참다래골드, 땅콩, 제주 브로콜리, 한우 등 적체 해소 13차례 집행

 

목, 2019/01/31-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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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왔지만 코로나19로 시간이 멈춰 있는 듯한 요즘입니다.
겨우내 얼어붙은 땅 속에서도 뭇 생명들이 제 나름의 꼼지락거림으로 새봄의 움틈을 준비하듯이, 서로 거리를 두고 있는 우리 안에도 봄은 이미 왔습니다. 자연뿐만 아니라 우리의 일상도 이미 싹이 돋고 때가 되면 열매를 맺을 것이기에 우리는 매일 ‘그래도 희망’이라 말합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일상을 일상답게 보내기 쉽지 않지만 어디에 있든 4월 봄볕 속에서 따사롭고 건강한 나날들 보내길 바랍니다.
모두, 안녕하세요!

 

 

 


 

생산지의 봄 ㅣ 오직 봄과 함께 움직이기를 바라요

만 평이 넘는 하우스에서 참다래를 키우다보니 겨울은 가지 전정과 물품 출하로 무척 바빴습니다. 다행히 이번 겨울이 혹독하게 춥지 않아서 농사일에 큰 어려움은 없었지만, 참다래 출하를 마무리할 즈음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됐습니다. 생산지에서도 마스크를 쓰고 일하는 일상이 이어졌습니다.

안타까운 소식들이 무색하게도 3월을 넘기니 남쪽 끝 고성에는 온갖 봄의 빛깔, 봄의 바람, 봄의 소리들로 가득합니다. 시끄러운 것은 인간 세상뿐인 듯, 봄은 모든 것을 느긋하게 하고 마음을 풍요롭게 하네요. 덕분에 농부들도 잠시 동안 근심을 덜고 눈앞의 작은 것에 감사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오랜 세월 함께한 참다래의 나무눈들은 출발선에 서 있는 마라톤 선수처럼 겨울 동안 정리해둔 가지에서 새 시작을 준비 중입니다. 농원 곁에서 홀로 꽃 피는 민들레는 보는 이의 눈을 즐겁게 하고, 노란 갓꽃의 아름다움은 농원의 반려견 다래 군의 걸음도 멈추게 합니다.

코로나19가 봄을 막지 못하듯, 농사의 때를 놓칠 수 없는 농부들은 오늘도 부지런히 움직입니다. 지금 농원에서는 머위와 곰취 출하가 한창입니다. 농원 식구들과 아랫마을 할머니들이 열을 맞춰 재빠르게 수확합니다. 보드랍고 손바닥만한 녹색 잎들을 소쿠리에 가득 담자마자 혹시 볕에 마를까 노심초사하며 바로 포장지 속에 넣지요. 할머니들은 손 바쁘게 일하면서도 멀리 사는 자식이나 손자들 걱정도 잊지 않습니다.

머위와 곰취 등 채소 출하가 마무리되면 참다래 꽃이 피는 4~5월이 옵니다. 이때는 사람이 일일이 손으로 꽃분을 채취해 수정하는데, 1년 농사 중 가장 중요한 시기죠. 부디 코로나19 사태 종식이라는 좋은 소식과 함께 참다래 수정 작업을 할 수 있으면 좋겠네요.

농원에는 태어난 지 갓 한 달 된 아기 돼지가 있습니다. 강아지처럼 뒷다리로 배를 쓱쓱 긁어대며 최근에는 봄에 돋아난 어린 풀에도 욕심을 내는데, 이 모습이 무척 사랑스럽습니다. 봄은 그 어떤 작은 생명도 사소하지 않음을 깨닫게 해주기에 참으로 고마운 계절 같습니다.


조합원과 함께하기로 되어 있던 봄 행사들은 취소됐지만, 멀리서나마 자연에 기대어 사는 농부의 이야기를 전하며 안부를 묻습니다. 약해지지 마시고 모두 힘내시기를, 오직 따스한 봄과 함께하시기를요.

글 김찬모 고성 공룡나라공동체 생산자

 

 


 

조합원의 봄 ㅣ 달달이와 함께하는 봄을 그리고 있어요

4월 중순 출산을 앞두고 있습니다. 뱃속에 있는 둘째의 태명은 달달이입니다. 처음 임신 사실을 알렸을 때, 모두들 봄에 아기가 나오니 참 좋겠다며 덕담을 많이 해주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인 지금은 가족들뿐만 아니라 주변 분들까지도 임산부인 제 걱정을 많이 하세요. 밖에 자주 나가지 않고 거의 집에만 있으니 같은 하루가 지루하게 반복되는 느낌이지만 나와 아이에게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이 시간이 한편으로는 고맙기도 합니다.

첫째의 개학이 미뤄져 아이의 밥이며 간식거리는 챙겨야 하기에 정말 필요한 때에만 장을 보러 한살림에 들릅니다. 평소 알고 지내는 매장 활동가님께서는 이런 시국에 왜 나왔느냐며 온라인장보기로 주문하라고 걱정을 한바가지 해주십니다. 숨통을 틔우는 잠깐의 외출과 그때 만나는 애정과 걱정을 딛고 저와 뱃속의 아이는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습니다.
이제 곧 얼굴을 마주할 달달이는 첫째와 11년 터울이 나는 늦둥이입니다. 첫 딸이라서 더욱 기대와 설렘이 크지만, 걱정도 태산입니다. 이 상황이 언제 종료될지, 아기와 함께 건강하게 지낼 수 있을지, 또 11년 만에 아기를 잘 키워낼 수 있을지 여러가지가 염려됩니다. 다시 초보 엄마로 돌아간 느낌이에요.

언제부터 이유식을 시작해야 할지, 이유식은 뭐로 준비해야 할지도 막막하지만, 첫째를 키울 때보다 이유식 관련 재료들이 풍부해진 한살림이 있어 그래도 다행입니다. 한살림 소식지에 나왔던 이유식 레시피도 많은 도움이 되리라 믿습니다.

이제 코로나19 걱정, 출산과 육아에 대한 모든 두려움을 내려두고 새로운 봄, 새로이 태어날 아기를 기다리는 것에 집중하려 합니다. 지금의 시기를 잘 보내고, 달달이를 안고 향기로운 꽃이 만발한 봄을 만끽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글 박은선 한살림고양파주 조합원

 


 

실무자의 봄 ㅣ 분주한 현장에서도 한 걸음 더 나아갈 물류를 준비해요

배송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한살림도 주문부터 공급까지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오래전부터 준비해 왔습니다. 물류에서도 전 영역이 근무 체계를 조정하고 다듬어 마침내 지난 2월 3일, 주문 마감 시간을 3일 전에서 2일 전으로 단축시킬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웬걸, 갑자기 온라인 주문량이 급증했습니다. 코로나19의 영향입니다. 이용량이 높지 않았던 마스크류는 귀하신 몸이 되었고, 각종 소독 관련 품목들의 주문도 폭증했습니다. 이런 갑작스러운 변화가 주문 마감 시간 단축과 관계가 있는 건지 없는 건지 파악할 새도 없이, 들어오는 물량을 소화하기에 버거운 날이 이어졌습니다.

집품은 늦은 밤까지 이어졌고, 밤 10시를 넘긴 퇴근이 일상화되었습니다. 온라인 주문량이 늘어나며 다른 공급 유형도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상차 및 출고 시간이 늦어져 새벽 5~6시에 물품을 싣고 매장 개장 직전에 도착하기도 하고, 택배공급도 평소 물량의 7~8배 주문이 들어와 당일에 모두 처리하지 못하는 날이 있었을 정도입니다. 퇴근할 때 “집에 다녀오겠습니다!”라는 웃픈 인사를 나눌 만큼 새벽에 퇴근하고 아침에 출근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물류센터의 실무자들 모두 곰 한 마리를 어깨에 지고 사는 듯 피로가 누적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끝날 것 같았던 코로나19 상황이 계속되어 현재는 지역별로 주문량에 한계를 걸어두었습니다. 주문이 다 차면 자동적으로 다음 공급일로 넘어가는데, 무척 빠르게 마감되고 있어 아쉽게도 조합원들은 주문 마감 시간 단축의 변화를 체감하기 어려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언젠가 코로나19 상황이 끝나고, 조합원들이 일상에서 한살림장보기를 다시 이용할 때 어렴풋이 느낄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러고 보니 한살림 주문 마감 시간이 당겨졌네. 전보다 좋아졌다”라고요.

오랫동안 이용률이 감소하던 주문 공급이 이번을 계기로 다시 활성화될 수 있다면 참 좋겠습니다. 봄이 올 것을 알기에 겨울이 춥지만은 않은 것처럼, 쉴 새 없이 몰아치는 지금도 기분 좋게 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빠르고 정확성은 높이되, 서로를 보살피고 이해할 수 있는 한살림 물류센터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기다리며, 어려운 이 시기를 한살림 가족 모두 건강히 헤쳐나가길 바랍니다.

글 정수진 한살림사업연합 물류출고팀 실무자

 

 

금, 2020/04/03-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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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부동산 보유세, 시민이 말하다

 

정리: 조준희 |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간사

 

 

"부동산 경기 악화", "수익형 부동산 인기", "하우스 푸어 급증" 등 부동산에 대한 소식은 마치 날씨 소식처럼 매일의 뉴스에서 찾아볼 수 있다. 누군가에게는 자산증식의 수단으로, 누군가에게는 삶을 위한 공간으로서 부동산과 부동산 정책은 날씨만큼이나 우리 삶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방증이 아닐까.

 

특히 최근 정부가 부동산 보유세 개편을 공론화하면서, 부동산 보유세(재산세 및 종합부동산세) 이야기가 다시 뜨겁다. 청와대 재정개혁특별위원회는 지난 6월 22일, <바람직한 부동산 세제 개혁방안>이라는 제목의 공청회를 통해 종합부동산세 개편안을 내놓았고, 곧 정부안 확정과 국회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앞서 지난 6월 20일,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와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민달팽이유니온의 공동 주최로 "부동산 보유세, 시민이 말하다: 서민증세인가, 공평과세인가" 집담회가 열렸다. 이번 집담회에는 30여 명의 시민과 전문가가 모여 보유세에 대한 기대와 우려를 나눠 부동산 보유세에 대한 시민의 관심이 크다는 것을 보여줬다. 민생경제연구소 안진걸 소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집담회에는 전문가 패널로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금융부동산팀 김태근 팀장,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 박용대 부소장, 토지+자유 연구소 남기업 소장이 참석하여 보유세에 대한 개괄과 개선방향에 대한 의견을 개진했으며, 이야기의 물꼬를 트여줄 시민 패널로 전국세입자협회의 고석동님, 민달팽이유니온의 김경서님, 참여연대 회원 하원상님이 참석했다. 2시간이 넘도록 플로어와 패널석을 오가며 진행된 이 날의 이야기를 옮겨본다.

 

ⓒ 참여연대

 

부동산 보유세, 개괄과 쟁점

가장 먼저, 한국의 부동산 보유세 제도 전반에 대한 소개와 보유세 인상 논의의 주요 쟁점에 대해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금융부동산팀장인 김태근 변호사의 발제로 집담회의 문을 열었다. 김태근 변호사는 부동산 보유세가 토지, 주택을 포함한 건축물, 선박 등 재산 전반에 대해 부과되는 재산세와, 공시가격 6억 원을 초과하는 토지 및 주택에 대해 부과되는 종합부동산세로 구성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산출방법을 <표 1-1>과 같이 소개하며, 공시가격과 공정시장가액비율, 세율로 이뤄진 3가지 요소가 보유세의 수준을 결정짓는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시가격은 「부동산 가격공시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시되는 주택의 가격을 뜻하며 통상적으로 아파트의 경우 시세의 70% 정도가 공시가격으로 반영된다. 가령, 시세 10억 원의 아파트라면, 공시가격은 7억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공시가격이 평가되면, 이에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적용하여 세금부과의 기준이 되는 과세표준을 산출하며, 이 금액에 재산세 또는 종합부동산세의 구간별 세율을 곱하면 세액이 산출된다. 김태근 변호사는 시세의 70% 수준만을 반영하는 공시가격에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다시 한 번 더 적용하면서 두 차례의 할인이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김태근 변호사는 보유세 인상 논의에 등장하는 네 가지 쟁점에 대해 이야기하며 발제를 마무리 지었다. 첫째, 공시가격의 실거래가 반영 비율이 적절한가. 둘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조정 내지 폐지해야 하는가. 셋째, 2005년 참여정부 시절의 세율이 2008년 이명박 정부 시절 낮아졌는데, 현재의 세율은 적절한가. 넷째. 종합부동산세 적용에 있어서 1세대 1주택자에 대한 공제는 유지되어야 하는가 혹은 확대되어야 하는가. 김태근 변호사는 이상의 쟁점에 대해 한국의 보유세 수준이 굉장히 높은 것은 아니라는 견해와, 1세대 1주택자에 대한 공제 기준을 완화하는 것 역시 시기상조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부동산 보유세, 어떻게 바꿔야 하나

이어서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 박용대 부소장과 토지+자유 연구소의 남기업 소장이 현행 부동산 보유세의 문제와 개편 방향에 대한 의견을 개진했다. 먼저 발제에 나선 박용대 부소장은 본격적인 논의에 앞서, 보유세의 실효세율을 장기간의 계획을 통해 점진적으로 시가 대비 1% 수준까지 강화해야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좁은 국토를 이용하기 위해서 실효세율 1% 수준의 비용은 지불해야한다는 것이다.

 

박용대 부소장은 2007년 ~ 2016년 10년 간 아파트 자산의 수익률이 59.5% 수준이라는 언론 보도를 인용하며, 소위 ‘로또 아파트’로 불리는 한국의 부동산 현실을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접근하기 쉬운 금융자산의 수익률이 3% 남짓인 것을 고려할 때, 아파트의 압도적인 수익률이 부동산 불패신화를 만들었고, 또 그것을 재차 증명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용대 부소장은 이러한 현실을 전체 가구의 45.5%에 달하는 무주택 가구의 주거안정을 위해서라도 바로 잡아야 하며, 이를 바로잡기 위한 방법으로 공공임대주택 등 공급을 늘리는 방법도 필요하겠으나, 결국 부동산 자산의 ‘세후수익률’을 낮추는 것이 필요하고, 보유세 강화가 바로 세후수익률을 바로잡는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보유세 실효세율이 대략 0.16% 수준인데, 이는 자료가 존재하는 외국의 보유세 실효세율 평균인 0.33%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며 0.87%의 캐나다, 0.78%의 영국에 비해서는 턱없이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세후수익률을 낮추기 위한 방법으로, 박용대 부소장은 김태근 팀장이 소개한 바와 같이 공시가격, 공정시장가액비율, 세율을 각각 조정 내지 폐지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즉, 과세표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공시가격은 보다 시가에 근접하게 평가되어야 하며, 행정부가 인위적으로 할인 수준을 정해 실효세율을 왜곡할 수 있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조세법률주의에도 위반되므로 폐지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세율의 경우, 최소한 이명박 정부가 인하하기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는 것이 필요하며 점진적으로 실효세율 1%를 목표로 로드맵을 만들어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발제에 나선 남기업 소장은 부동산 공시가격의 실거래가 반영률이 부동산의 유형별, 지역별, 가격대별로 큰 차이가 있고 이것이 곧 세부담의 불균형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세종시와 울산시에 각각 아파트와 단독주택을 소유한 납세자가 실제로 내는 세금을 소개하기도 했다(<표 1-2> 참고).

 

같은 시가의 부동산 자산에 대한 보유세가 129만 원 가량 차이가 나는 가장 큰 원인이 바로 공시가격 반영률의 불합리성 때문이며, 앞서 예로 든 세종시의 아파트에 대한 공시가격 반영률이 75.5%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반면, 울산시에 소재한 단독주택의 경우 공시가격 반영률이 49.9%로 가장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라는 것이다.

 

또한 남기업 소장은 박용대 부소장과 마찬가지로 한국의 부동산 보유세의 실효세율이 낮은 수준이며 이를 보다 강화해야한다는 데 입장을 같이 했다. 부동산의 세후수익률 조정을 위해서 양도소득세를 강화하자는 의견도 존재하지만, 남기업 소장은 결국 양도차익을 환수하는 것에 집중하기보다 양도차익 자체가 발생하지 않도록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며 보유세가 그런 역할을 한다는 취지로 보유세 강화를 주장했다. 남기업 소장은 한국의 보유세 실효세율은 GDP 대비 0.8%(2015년 기준) 수준으로, OECD 평균인 1.12%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남기업 소장은 불평등의 핵심이 부동산과 이를 통한 지대추구 행위에 있다고 보며, 지대추구 행위, 즉 부동산 투기 행위를 근절하는 것이 한국 사회 불평등 완화를 위한 필수 과제라고 강조하며 발제를 마무리 지었다.

 

보유세 강화와 청년의 주거권

한편, 이날 집담회는 공동주최로 청년주거권 운동단체인 민달팽이유니온이 참여하는 등, 열악한 상황에 처한 청년 등 주거취약계층의 주거권 보장을 위한 논의도 오갔다. 집담회에 참석한 한 시민은 보유세 강화가 세입자 등 주거취약계층의 주거권 보장에 얼마나 즉각적인 효과로 다가올지 의문이라며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보유세 강화로 인해 시장에 매물로 나오게 될 주택들 역시 청년이 접근하기에는 지나치게 높은 가격이기 때문이다.

 

ⓒ 참여연대

 

민달팽이유니온의 김경서 시민 패널 역시 시가 6억, 10억 단위의 주택에 대한 이야기가 오가는 보유세 논의가 청년 입장에서는 닿지 못할 다른 세상의 이야기처럼 들린다는 소감을 밝혔다. 그럼에도 김경서 시민 패널은 부동산 보유세 강화가 토지의 공공성 강화를 위한 것이며, 이것이 결국 청년과 세입자 등의 주거문제 해결과도 연결된다고 강조했다. 집담회에 참석한 한 청년 참가자 역시 이미 주거사다리가 붕괴된 현재 시점에서 보유세 강화가 이러한 현실을 타파하기 위한 시도라 판단하며, 보유세 강화가 주거취약계층의 주거권 보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것에 의견을 같이 했다. 또한 보유세 강화가 필요한 이유로, 보유세 강화가 투기 방지 등 토지 공공성을 강화하는 역할도 하지만, 동시에 주거복지에 쓰일 재원을 확보하는 수단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들었다. 특히 청년 당사자로서, 현재의 주거 및 부동산 정책을 결정하는 집단이 대부분 ‘엘리트’ 계층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소수 엘리트의 의견이 과다대표 되어 보유세 강화, 청년 주거권 강화 역시 쉽지 않은 과정이 된다는 견해와 함께, 청년 등 세입자를 조직하는 운동을 통해 힘을 실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종합적이고 입체적인 정책 동반되어야

청년 등 주거취약 계층과 보유세 간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보유세가 인상되면 그 인상분이 결국 세입자에게 임대료로 전가될 것’이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 전국세입자협회의 고석동 시민 패널은 이처럼 임대료 인상에 대한 우려가 조장되면 보유세 강화 정책에도 힘이 실리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하며, 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 등 세입자의 권리를 보장할 수 있는 정책이 함께 추진되어야한다고 강조했다. 김경서 시민 패널 역시 세입자의 권리 보장 정책과 공공임대주택 공급 등의 정책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 했다.

 

이처럼 부동산 세제의 조정과 주거정책은 함께 가야한다는 의견과 함께, 부동산 자산의 특성을 고려해 관련 세제와 정책을 함께 손봐야한다는 시민의견도 있었다. 한 참석자는, 부동산은 취득-보유-임대-양도라는 단계를 거치는 자산임을 지적하며, 보유 단계만 건드리는 것으로는 세후수익률을 바로잡기 어렵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 참석자는, 부동산의 취득 단계에 있어서, 부동산의 ‘첫 가격’인 분양가부터 바로잡아야 한다고 이야기하며, 이를 위해 분양원가를 투명하게 공개해야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임대 단계 역시 부동산 소유자의 세후수익률과 세입자의 주거안정에 큰 영향을 주는 단계이므로 임대소득에 대한 과세도 함께 손봐야함을 강조했다.

 

보유세 강화, 중요한 것은 정부의 확고한 시그널

한편, 정부가 곧 발표할 보유세 강화 방안은 어떤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대해, 박용대 부소장은 당장 이번 발표에서 획기적인 수준의 개편안인 등장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예상을 밝혔다. 이어 박용대 부소장은 보유세 강화는 장기적인 과제임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부동산을 과다보유한 부유층은 보유세가 다소 높아지더라도 수 년 간 그 세금을 부담하며 다시 부동산의 수익률이 치솟을 것을 기다릴 능력이 있고, 실제로 부동산 과다보유자를 억제하는 정책이 나오더라도 그들은 ‘버티기’를 선택해왔다고 지적했다.

 

박용대 부소장은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 정부가 부동산 시장과 국민들에게 확실한 시그널을 지속적으로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했다. 부동산을 과다보유하고 있는 것이 경제적 부담이 된다는 신호를 주는 것이다. 박 부소장은, 정부가 이러한 강력한 의지를 천명하고, 또 그것이 실천될 것이라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함께 제시한다면 언젠가는 현재의 비정상적인 부동산 현실이 점차 바로잡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는 또 다시 보유세 인상이 거래 동결을 불러와 부동산 가격을 인상시킨다거나, 보유세 인상분이 세입자에게 전가된다는 공격이 지속적으로 있을 것이지만, 이런 논쟁을 직시하고 이겨내지 못하면 현 세대 뿐 아니라 다음 세대 역시 부동산으로 인해 고통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결국 부동산 보유세 강화는 현 세대의 금수저-흙수저를 넘어 자식 세대의 금수저-흙수저 구도를 타파하기 위한 핵심 과제라는 점에서 정부가 장기적이고 강력한 의지를 내비쳐야 한다고 주장하며 발언을 마무리 했다.

 

정치적 지지를 만드는 시민의 힘

집담회를 통틀어 가장 자주 등장한 단어 중 하나는 ‘조세저항’이었다. 실제로 종합부동산세의 대상이 되는 국민은 극히 일부에 그침에도 부동산 보유세 인상은 항상 뜨거운 감자가 되어왔다. 한 참석자는 과거 참여정부 시절 종합부동산세가 여러 반대에 부딪혔던 경험이 진보진영에게 일종의 트라우마로 작용해, 보다 과감한 정책결정을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령, 여당에서 발의된 종부세 개편안에서 1세대 1주택자에 대한 과세기준을 상향해 종부세 면제 대상을 늘리려는 것 역시 그런 트라우마에서 나온 것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 참석자는 종부세를 만들던 당시와 지금은 상황이 크게 다르다며, 당시에는 열심히 일하면 부동산을 소유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일반적이었지만 10여 년이 지난 지금, 미래에 본인 소유의 집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는 2,30대는 극히 드물고, 50대 이상의 경우에서도 본인의 자녀가 집을 소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는 곧 보유세 강화에 대한 시민의 여론 역시 보다 긍정적으로 바뀌었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에 정부가 보다 확고한 의지를 보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보유세 강화에 대한 정치적 지지를 만들기 위해, 한 시민은 높은 가격의 부동산에 대해서는 지금보다 훨씬 높은 세율을 적용하도록 개편안을 만들어야 소위 ‘서민증세’ 프레임에서 벗어나 더 많은 정치적 지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본인이 종부세 대상자가 될지도 모른다고 밝힌 또 다른 참석자는 종부세로 납부한 세금이 적절한 곳에 쓰인다는 것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것이 조세저항을 줄이고 정치적 지지를 확대하는 방법이라고 이야기했다.

 

ⓒ 참여연대

 

이에 남기업 소장은 정치적 지지를 확보하기 위한 방편으로 ‘국토보유세’ 신설과 이를 재원으로 하는 전 국민 ‘토지배당’을 제안했다. 현재의 보유세 체제를 국토보유세로 전환해 약 15조 원의 세수를 확보하고, 이를 전 국민에게 똑같이 나눠준다는 구상이다. 남기업 소장에 따르면, 이런 방법을 적용하면 국민의 95%는 자신이 내는 세금보다 더 많은 금액의 배당금을 받기 때문에 획기적으로 정치적 지지자들을 늘릴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최근 소득 하위 계층의 소득하락이 사회적인 우려를 사고 있는 가운데. 소득 하위 20%의 경우 대부분 무주택자이기 때문에 토지배당을 적용하면 가처분소득을 크게 늘릴 수 있고 이것이 결국 정부가 이야기하는 소득주도성장 기조에도 도움이 된다는 취지다.

 

이번 집담회 준비를 담당한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 김용원 간사는 마무리 발언을 통해, 부동산 보유세를 포함한 조세제도 개편이 주로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정작 세금을 납부하는 납세자의 이야기가 오가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이번 집담회와 같이 ‘세금이 무엇이냐’는 질문부터 구체적인 종부세 개편 방안에 이르기까지 시민들의 자유로운 의견 개진이 더욱 많이 나와야 하며, 이런 과정이 결국 보유세에 대한 이해와 지지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기대를 밝혔다.

 

이 날 집담회는 공시가격 정상화, 공정시장가액비율의 조정 내지 폐지, 세율 인상 등 부동산 보유세 강화와 관련된 주요 쟁점과 보유세로 만든 재원을 어디에 쓸 것인지, 보유세 인상이 주거취약계층에게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등 2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많은 이슈를 다뤘다. 비단 집담회 현장에서만이 아니라 부동산 보유세와 관련한 기사, 청와대의 청원 게시판 등에서도 이에 대한 시민의 관심을 발견할 수 있다. 

 

집담회 참석자들이 모두 주지하듯, 보유세 강화는 단시간 내에, 반대 없이 수월하게 추진할 수 없는 과제임은 틀림없다. 그럼에도 지금의 부동산 현실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데 반대하는 목소리는 드물 것이다. 또한 보유세 강화를 포함한 부동산 세제 개편은 단지 국토의 효율적 이용을 넘어, 시민의 주거권을 증진시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기도 하다. 이 쉽지 않은 과정은 강력한 의지를 가진 정부, 적절, 타당한 정보를 제공하는 언론과 전문가 집단 그리고 이 과정에 적극 참여하며 정치적 지지를 만들어가는 시민이 함께할 때 무사히 완주가 가능한 장기 레이스가 아닐까.

 

 

일, 2018/07/01-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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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2월호(641호) 소식지 내용입니다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 이후 발생한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사고가 벌써 10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수습되지 못한 채 아직도 진행 중입니다. 동일본 전체에 폭발사고로 인한 방사능 오염이 여전히 심각한 상태이고, 녹아내린 핵연료를 식히기 위해 퍼붓는 냉각수는 고농도 방사능 오염수가 됩니다. 현재 후쿠시마에는 약 120만 t의 방사능 오염수가 쌓여 있고, 매년 약 7만 t이 발생하여 2022년이면 더 이상 저장할 공간이 없게 됩니다. 일본 정부는 방사능 오염수를 보관할 방법이 있는데도 처리 비용이 가장 적게 든다는 이유로 처치 곤란한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려 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오염수 안에 삼중수소 외의 다른 방사성물질은 모두 제거했고, 삼중수소 역시 몇 백 배의 물로 희석해서 버리기 때문에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방사성물질을 제거했다는 오염수에는 유해한 방사성 핵종들이 여전히 높은 농도로 남아 있고,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삼중수소 역시 우리 생태계를 위협하는 위험한 방사성물질입니다.

후쿠시마 오염수가 실제로 방류되면 바로 영향을 받는 것은 우리나라일 수밖에 없습니다. 후쿠시마 대학을 비롯한 여러 대학의 연구를 통해 후쿠시마 사고 당시 방출된 오염수가 1년 만에 동해안에 도달했음이 밝혀졌습니다. 또 미국 우즈홀 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방사성 핵종에 따라 생물학적 농축 비율과 해저 토양 오염이 우리의 예상과 달라 오염수 방류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심각할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우리 정부는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를 막기 위해 TF를 만들어 여러 부처가 대응하고 있다고 하지만,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한 정확한 상황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한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방류를 정당화하기 위해 온갖 외교적 시도를 하고 있는 일본 정부의 행동에도 거의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사고 이후 우리 시민들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했습니다. 한살림의 경우 물품의 방사성물질검사를 강화하고, 방사능 기준치 역시 엄격하게 관리하며 우리 밥상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그러나 후쿠시마 오염수가 방류된다면 더는 우리의 바다와 식탁의 안전을 지키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방류를 막으려면 일본 정부가 오염수 해양 방류를 포기하도록 압박을 가해야 합니다. 일본산 수산물과 식품을 먹지 말고, 우리 정부에 일본산 수산물 수입금지 확대 조치를 요구해 일본 정부를 압박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또한 이런 비극적인 사고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핵발전을 멈춰야 합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이 더 망가지지 않도록, 태양과 바람의 나라를 만들 수 있게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글을 쓴 최경숙 님은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사고 이후 방사능으로부터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시민방사능감시센터에서 활동가로 일하고 있습니다.

목, 2021/01/28-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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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2월호(641호) 소식지 내용입니다

마을모임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주제는 ‘환경’입니다. 환경이슈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환경을 지키기 위한 과제를 함께 정해 실천하기도 합니다. 바다 환경정화활동은 한 조합원이 개인적으로 참여했던 경험을 나누는 일에서 시작했습니다. 진솔하고 힘 있는 경험담이 이웃 조합원들의 마음을 움직였고, 마을모임 차원에서 동참하기에 이르렀지요. 그렇게 2018년 11월 첫 활동을 시작으로 매해 6월과 11월이면 거제지역 조합원들은 바다 환경지킴이가 됩니다.

2019년 11월 활동을 진행했던 덕포해수욕장의 광경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전날 내린 많은 비로 모래사장의 모래가 쓸려나가 돌밭으로 변해 있었고, 그 때문에 바닥 깊이 숨어 있던 쓰레기들이 모습을 그대로 드러낸 것입니다. 갖가지 일회용품, 깨진 술병, 석쇠 등 기분 좋은 시간을 보냈을 누군가의 흔적들이 그대로 남아 기분을 상하게 하고 해안가에 살고 있을 생물에 해를 끼칩니다.

와현해수욕장에서는 폭죽놀이의 잔해와 모래알만큼 자잘하게 부서진 스티로폼이 유독 눈에 띄었습니다. 휘날리는 스티로폼은 줍기가 정말 힘들었습니다. 스티로폼 부스러기를 체로 거르기 위해 한 시간 반 동안 쉬지 않고 손을 움직인 결과, 50ℓ 봉투가 2봉지 반이나 채워졌지요.

바다 환경정화활동을 마친 후에는 거제지역 운영위원들이 손수 준비해온 도시락을 함께 먹습니다. 적지 않은 인원의 도시락을 준비하는 일이 만만치 않지만, 일회용 포장재가 사용된 빵이나 음료의 이용을 되도록 줄이고자 노력합니다. 물론 피치 못할 경우 한살림 가공품을 이용하기도 하지만요. 쓰레기를 줍기 이전에 만들지 않으려는 일상의 실천이 중요하니까요.

글·사진 오혜정 한살림경남 활동가

목, 2021/01/28-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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