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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인권변론센터][공동논평] 희망버스에 대한 국가와 경찰의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 대한 논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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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인권변론센터][공동논평] 희망버스에 대한 국가와 경찰의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 대한 논평

익명 (미확인) | 수, 2018/08/22- 10:59

[공동 논평]

희망버스에 대한 국가와 경찰의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 대한 논평

  1. 서울중앙지방법원 제6민사부(재판장 김행순)는 2018. 8. 21. 2011년 한진중공업 정리해고를 반대하며 고공농성을 벌이던 김진숙씨와 연대하기 위해 희망버스 집회(2차 희망버스)에 참가한 시민들을 상대로 국가와 경찰들이 청구한 손해배상 소송의 항소심에서 국가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경찰관들의 청구중 일부를 인용하였다.

 

  1. 2차 희망버스 당시 경찰은 김진숙씨가 있는 곳으로 조금만 더 가까이 다가가고자 하는 집회 참가자들을 차벽으로 막아섰고 해산명령과 폭력적 진압작전을 벌였다. 최루액이 섞인 물대포가 집회 참가자들에게 무차별적으로 살포되었고 경찰은 방어수단을 갖고 있지 않은 시민들에게 방패를 휘두르는 등 공격적이고 폭력적인 진압과 연행이 있었다. 이날의 해산명령은 적법요건을 갖추지 못한 위법한 해산이었음이 2017년 12월 대법원에서, 최루액이 섞인 물대포의 살수가 위법한 공권력 행사임이 2018년 5월 헌법재판소에서 확인되었다. 심지어 최근에는 희망버스에 대해 경찰이 댓글공작을 벌였다는 점까지 드러나고 있다.

 

  1. 희망버스측은 이날의 위법한 공권력 행사로 인해 집회 참가자들의 신체의 자유와 집회의 자유도 침해된 사정이 있는 점, 경찰 개혁위의 권고에 따라 경찰이 국가가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 대해 조정·화해등의 조치를 취하기로 한 점에 비추어 이 사건을 쌍방의 조정을 통해 원만하게 해결하고자 하였으나 국가측은 조정에 대해 거부의사로 일관하였다. 공권력 행사가 위법한 것임이 속속 드러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반성 없이 국가와 경찰이 피해자라는 입장만을 유지했던 것이다.

 

  1. 항소심은 대한민국이 피해라고 주장한 캡사이신, 무전기 등과 같은 비품의 분실, 파손등의 주장에 대해 “피해물품등이 시위참가자들의 행위로 직접 손상, 분실되어가 시위 참가자들이 이를 탈취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하여 국가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종래 집회에 대한 국가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국가는 없어진 물건, 파손된 물건 등을 모두 집회 주최자의 책임으로 돌리는 방식의 청구를 했었고 법원은 경찰이 관리소홀로 분실한 것인지, 일반적인 경찰 업무중에 파손된 것인지에 대해서 세세히 검토하지 않은 채 이를 쉽게 인정해왔다. 오늘 항소심 판결은 이런 경찰의 비품 피해주장의 타당성을 엄격하게 판단한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1. 반면에, 본 판결 중 일부 경찰에 대한 피고 송경동의 책임을 인정한 부분은 집회 현장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이 이루어진 판단으로서, 집회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할 수 있는 점에서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 재판부는 피고 송경동이 김진숙이 있는 크레인으로 가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 등을 이유로 경찰의 부상에 대해 송경동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부상이 발생했다고 주장하는 경위와 직접 가해자들의 행동에 대한 판결문 상의 문언에 따르더라도 (“시위대 제일 앞쪽에 있던 20대 초반의 대학생 남자 2-3명이 원고가 쓰고 있던 방석모를 잡아당겨..”“시위대 중 흰색 또는 노란색 우의를 착용한 6-7명의 남자들에게 소지하던 방패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끌려감” 등) 이러한 가해자들의 행동이 송경동의 발언과 인과관계가 있다는 재판부의 판단은 납득하기 어렵다. 집회나 시위를 한 번이라도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이 다양한 상황적 요인에 따라 발생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경찰이 시위대를 의도적으로 자극하는 경우도 있고, 집회 주최자와 무관하게 국지적으로 일부 시민들이 흥분하여 우발적으로 경찰과 충돌하는 경우도 있다. 본 사건처럼 송경동의 발언과 위 충돌 사이 시간·장소적으로 근접하지 않은 경우, 그리고 송경동이 집회 참가자에게 폭행을 할 것을 호소하지 않은 경우에까지 해당 발언자에게 충돌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이 부당함은 너무나 당연하다. 하지만 재판부에 따르면 송경동이 경찰의 저지가 있으리라는 사정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크레인으로 가자고 했고, 결과적으로 경찰이 부상을 입었으니 그 결과는 모두 송경동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경찰이 집회를 막겠다고 했음에도 계속 강행하자고 발언한 사람은 앞으로도 이런 손해배상의 위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법원의 이러한 판단 하에서 국민은 집회의 자유를 누릴 수가 없다.

 

  1. 또한 항소심은 “경찰의 최루액 사용이 경찰관 직무집행법 등 관련 규정에서 정한 위해성 경찰 장비 사용에 관한 절차를 위반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이라고 판단하였는데 이는 2018. 5.31. 헌법재판소가 최루액이 섞인 물대포 살수는 위헌적 공권력 행사라고 한 것과 배치된다. 항소심은 헌법재판소와 판단을 달리 한다고 선언한 것인지 이 판결의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

 

  1. 비록 국가의 손해배상 청구는 기각되었지만, 이번 판결은 여전히 법원이 집회의 현실도 모르고 알려고도 하지 않으며, 이해도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준 판결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사법부는 기본권의 최후의 보루라고들 한다. 이 의미는 사법부가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소수자, 소외되고 배제된 사람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기본권을 수호하라고 한 것이다. 여전히 사법부는 이들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다.

 

2018. 8. 22.

민변 공익인권변론센터, 국가손배대응모임,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손잡고,

희망버스 사법탄압에 맞선 돌려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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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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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요청서] 일제강제동원 사건 추가소송 제기 기자회견

 

  1. 민주사회를 향한 귀 언론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1.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공익인권변론센터는 2018. 12. 일제에 의한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추가 소송을 대리하는 “강제동원소송대리인단”을 구성(민변 소속 변호사 12명, 이하 ‘대리인단’이라 합니다)하였습니다. 위 대리인단과 민족문제연구소 및 태평양전쟁피해자보상추진협의회 등 시민사회는 지난 2019. 1. 25. 강제동원 피해자 소송설명회를 개최한 이래, 두달여에 걸쳐 다수의 강제동원 피해자들을 면담하면서 추가 소송을 준비해 왔습니다.

 

  1. 일제강점기 시대 이 땅에서 광범위하게 자행되었던 강제동원은 인권의 관점에서 결코 용납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강제동원에 책임 있는 그 어떤 주체도, 피해자들에 대한 사과나 배상에 나서지 않는 현실은 여전합니다. 그 사이 강제동원 피해자들은 세상을 떠나고 계시고, 기록되지 못한 역사도 사라지고 있습니다.

 

  1. 이러한 상황 속에서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부분적 피해 회복을 위해서라도 대리인단은 더 이상 이 사건의 소 제기를 늦출 수 없다고 판단하고, 추가 소송의 제기에 나서게 되었습니다. 추가 소송은 이미 준비가 완료된 강제동원 피해자들부터, 2019. 4. 4.를 시작으로 계속 제기할 예정입니다.

 

  1. 이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공익인권변론센터와 민족문제연구소는 다음과 같이 기자회견을 개최하고자 하오니, 많은 관심과 취재를 요청 드립니다.

 

다 음

 

  • 제목 : 일제강제동원 사건 추가소송 제기 기자회견
  • 일시/장소 : 2019. 4. 4.(목) 11:00 / 서초동 법원삼거리 앞
  • 주최 :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공익인권변론센터, 민족문제연구소
  • 기자회견 순서

– 사회 : 최용근 변호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무차장, 민변 강제소송대리인단 공동간사)

– 발언

① 경과보고

② 대리인단 발언(이형준 변호사)

③ 강제동원 피해자 발언

– 김한수(1918년생) : 미쓰비시 나가사키조선소에서 강제노동

– 김용화(1929년생) : 일본제철 야하타제철소에서 강제노동

④ 민족문제연구소 발언 (조시현 연구위원)

 

  • 구체적인 추가소송의 내용에 대하여는 기자회견장에서 별도의 보도자료를 배포합니다. 끝.

 

2019. 4. 3.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공익인권변론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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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19/04/03-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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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보도자료]

시민사회단체, 박근혜정부 기무사 「세월호TF」 의 불법감청에 대해 공동고발 및 기자브리핑

-2019년 4월 15일(월) 오후 1시,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

 

1.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디지털정보위원회,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공익법센터는 공동으로 오늘(4/15, 월) 오후 1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2014년 6월 세월호 참사 수사 중 시민을 무작위 도청한 기무사 「세월호TF」, 검찰, 전파관리소 및 당시 미래부 관련자 등을 통신비밀보호법(통비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하고, 기자브리핑을 개최한다. 세 단체는 박근혜정부에서 시민을 무작위로 도청한 기무사 「세월호TF」, 전파관리소, 미래부(현 정통부), 청와대에 대해서는 통비법 위반 혐의를, 이를 방조 및 협조한 대검과 인천지검의 경우에는 직무유기 및 통비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다.

 

2. 민주평화당 천정배 의원이 지난 4월 8일 공개한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가 구성한 「세월호TF」 일일보고서에 따르면, 박근혜정부 시절 군 정보기관인 기무사가 일반 시민 다수의 통화를 무작위로 불법감청한 것이 명확하게 드러나 있다. 천인공노할 이번 불법감청에는 기무사가 자체 보유한 단파 감청기장착 차량 이외에도 전국에 있는 미래부(현 정통부) 산하의 10개 전파관리소들과 20개 기동팀이 동원되었다고 한다. 기무사는 도청 사실을 감추기 위해 자료를 전부 파기하고 1부만 남겨두었다고 하는데, 박근혜정부 시절 군 정보기관이 자행한 불법감청의 전체 규모가 어느 정도에 이를지 상상하기 어렵다.

 

3. 감청은 그 사생활 침해 정도가 커 현행 통신비밀보호법에서 절차를 규정하고 있다. 통신비밀보호법 제7조에 따라 국가안전보장에 상당한 위험이 예상되는 경우, 대테러활동에 필요한 경우에도 고등법원 수석부장판사의 허가없이는 내국인의 통신을 감청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방첩활동이 주 업무인 군 기무사가 유병언을 검거하는 과정에 관여할 아무런 법적인 근거가 없으며 기무사도 이를 알고 있었다. 기무사는 특히 법질서를 수호하고 범죄 수사가 본업인 검찰에 전파관리소를 활용하여 감청할 것을 제안했고, 대검은 실제로 업무협조를 요청하고 실행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기무사의 불법행위에 협조한 것은 통비법 위반이자 직무유기이다.

 

4. 패킷감청을 비롯해 정보수사기관들의 위헌적인 감청 관행과 통신비밀보호법의 개선을 위해 함께 활동해 온 우리 단체들은, 유병언씨를 검거한다는 명분으로 국민의 일상생활을 무작위 감청한 박근혜 정부와 기무사의 불법행위를 규탄한다. 우리는 이번 불법감청의 지시자와 실행자는 물론이고, 이 불법행위에 협조하거나 이를 방조한 관련자들에 대해서도 철저히 수사하고 엄정하게 책임을 묻기 위해 고발하게 되었다. 끝.

 

▣ 붙임1 : 고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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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19/04/15-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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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보도자료]

보안부대에 의해 조작된 국가보안법 피해자, 32년 만에 재심 청구

  1. 민주언론을 위한 귀 언론사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1.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공익인권변론센터(이하 ‘민변 공익인권변론센터’)와 재단법인 진실의 힘(이하 ‘진실의 힘’)은 최근 1986년 국군 제507 보안부대에 의하여 불법체포 및 구금되어 고문을 받고 허위 진술을 강요받은 후 1987년 국가보안법 위반죄로 억울한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한 시민의 사연을 접수했습니다. 민변 공익인권변론센터와 진실의 힘은 관련 사건기록과 증인들의 진술을 확보하여 검토하였고 그에 대한 수사가 불법체포·감금 하에 수사권한 없는 자에 의해 이루어지고, 고문에 의해 허위자백을 받는 등 위법하게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1. 이에 민변 공익인권변론센터는 위 시민의 재심 청구를 위한 대리인단(주심 법무법인 동화 황준협 변호사. 법무법인 훈민 조아라 변호사)을 구성하여, 2018. 5. 16.대전지방법원에 재심청구서를 접수했습니다. 보안부대의 불법체포가 있은 지 약 32년 만에 청구된 재심입니다.

 

  1. 그는 보안부대에 불법체포 되기 전에는 평범한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위 시민은 평범한 사업가이자 한 가정의 가장이었습니다. 그는 젊은 시절부터 문학가의 삶을 꿈꾸었지만 어려운 집안 형편으로 그 꿈을 마음속에만 지니고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 꿈을 간직한 채 시간이 나면 틈틈이 문학 동아리 대학생들과 만나는 등 소소한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삶은 1986년 11. 12. 갑자기 들이닥친 국군 제507 보안부대원들에 의해 철저히 파괴되었습니다. 보안부대원들은 그를 불법 체포하여 감금한 후 고문을 통해 청취한 적 없는 북한방송을 들었다는 점과, 문학 동아리 대학생들과의 술자리에서 북한을 찬양했다는 점을 허위로 자백하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에 대한 국가보안법 위반죄의 공소사실은 징역 1년, 자격정지 1년 및 2년간의 징역형의 집행유예의 유죄로 확정되었습니다. 이후 그는 불법체포 및 구금된 지 240일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으나, 수사단계에서 이루어진 잔혹한 고문 및 가혹행위로 인해, 이미 그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는 더 이상 전과 같은 평범한 삶을 살 수 없었습니다. 결국 가족관계도 붕괴되었습니다. 이처럼 그의 평범한 삶은 보안부대의 잔혹한 불법행위에 의해 철저하게 파괴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지난 32년 간 풀리지 않는 분노와 한을 간직한 채 비참한 삶을 살아왔습니다.

 

  1. 민변 공익인권변론센터와 재단법인 진실의 힘은 이번 재심청구를 통해 한 시민의 평범한 삶을 망가뜨린 국가의 책임을 묻고자 합니다. 나아가 당시 시민들을 억압하는 도구로 사용되었던 국가보안법의 무차별적인 적용에 대해서도 문제제기를 할 예정입니다. 본 재심청구를 통해 진실을 밝힘으로써, 32년 동안 고통 속에 살아온 그가 과거의 자신과 화해하고 그 동안 그가 받았던 고통이 조금이라도 해소될 수 있길 바랍니다.

 

  1.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8년 5월 16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공익인권변론센터, 재단법인 진실의 힘

수, 2018/05/16-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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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평]

낙태죄의 위헌성을 인정한 헌법재판소 결정을 환영하며,

국회와 행정부의 후속 조치를 촉구한다.

헌법재판소(주심 조용호)는 2019. 4. 11. 낙태죄를 규정한 형법 제269조 제1항, 제270조 제1항 중 ‘의사’에 관한 부분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는 결정(헌법불합치결정)을 하였다.

이번 결정으로 대한민국 여성은 합법적으로 안전한 임신중단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단순위헌을 선고하지 않았기 때문에 입법부의 추가조치가 필요하지만, 헌법재판소가 대상 조항이 합헌이라는 내용의 종전 선례(헌법재판소 2012. 8. 23. 선고 2010헌바402결정)를 변경하여, 낙태죄의 여성에 대한 자기결정권 침해를 인정하고 이를 개선하려는 결정을 내렸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매우 크다. 여성들은 그들의 삶을 옥죄던 잔혹하고 굴욕적인 족쇄 하나를 벗어던졌다.

그동안 대한민국 여성은 낙태죄에 의해 자기결정권 등 기본권을 전면적으로 침해당해 왔다. 그동안 임신한 여성은 형벌 또는 출산만을 선택할 수 있었다. 낙태죄는 임신중단 수술과 약물에 의한 시술을 불법화하여 여성이 덜 위험한 시기에 숙련된 의료진에 의하여 적정한 비용으로 안전한 낙태에 접근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해왔다. 결과적으로 열악한 지위에 있는 청소년, 장애인, 산부인과가 드문 지방거주자, 의학정보에 접근이 어려운 빈곤층, 저학력자를 더욱 큰 어려움에 빠뜨렸다. 낙태죄는 성 역할의 고정관념을 반영하고 있고, 여성이 출산 시기를 선택하지 못함으로써 교육이나 노동 등 사회·경제적 제약을 감수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 낙태죄는 산아제한과 출산장려 등 국가 정책에 따라 고무줄처럼 적용되었고, 여성에 대한 협박 수단으로 악용되어 왔다.

헌법재판소는 위와 같은 여성의 기본권 침해 상황을 일거에 해소하는 동시에 여성의 태아와 자신에 대한 진지한 숙고를 존중하는 최초의 결정을 하였다. 그리고 헌법재판소의 이 결정은 다른 국가기관을 기속한다.

국회와 행정부는 이번 헌법재판소의 결정의 전체적인 취지를 적극 고려하여 이에 부합하는 후속 조치들을 하여야 한다. ▲법령의 개정은 여성의 자기결정권, 건강권, 평등권 등 여성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모자보건법은 재생산권을 보장하는 법률로 전면 개정되어야 한다. ▲재생산권을 보장하는 기본법 형식의 이 법은 재생산과 관련된 모든 권리와 임신과 출산, 임신중단에 대한 정확하고 다양한 최신의 정보제공과 교육이 중심이 되는 법이어야 한다.

이제는 소모적인 찬·반 대립을 넘어 모두를 위한 새로운 세상을 논의할 시간이다. 태아의 생명에 가장 큰 관심을 가지는 사람은 바로 임신한 여성이다. 그런 임신한 여성이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낙태를 선택하는 경우 이 선택을 태아의 생명과 충돌하는 가치로만 보는 대결구도를 이제는 넘어서야 한다. 진정 태아의 생명을 존중하고자 한다면, 낙태한 여성을 처벌할 것이 아니라 임신한 여성이 출산을 선택할 수 있도록 권리보장적 법과 제도를 구축해야 한다.

우리 모임은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이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하여 위헌임을 인정한 이번 결정을 다시 한번 환영하며, 나아가 국회와 행정부가 심판대상조항과 관련 법규를 이번 결정의 취지에 부합하게 조속히 개정·적용할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

2019411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김 호 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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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19/04/11-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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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혼잣말을 이유로 불법체포 되어 고문당한 반공법 및 국가보안법 피해자 46년 만에 재심청구

 

1. 민주언론을 위한 귀 언론사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2.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공익인권변론센터(이하 ‘센터’) 재심연구모임은 최근 1972년 반공법 및 국가보안법으로 불법 체포되어 고문을 받고 1973년 유죄확정판결을 받은 한 시민의 사건을 검토했습니다. 위 시민은 1972년 8월경 대학에서 만학도로 음악을 전공하는 자신에게 불만이 있던 아버지로부터 “북한으로나 가라”는 등의 일상적인 꾸중을 듣고, 괴로운 심정으로 산책을 나갔습니다. 그는 자신을 꾸중하는 부모에 대한 반발심과 자책감의 표현으로 “김일성 만세라~”라는 말을 혼잣말로 중얼거렸습니다. 길을 가던 어느 소녀가 위 시민의 혼잣말을 들었고, 그 소녀는 경찰에 위 시민을 신고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경찰이 나타나 위 시민을 연행하였고, 수사 과정에서 폭행과 허위진술을 강요하여 기소했습니다. 그리고 수사과정에서의 폭행으로 그의 손가락은 영구불구가 되었습니다. 유죄판결 확정 후 그는 악기 연주를 포기해야만 했고, 정신적 충격으로 노래조차 제대로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3. 센터 재심연구모임에서는 위 시민의 사건기록을 일부 확보하여 면밀하게 검토했습니다. 검토결과 위 시민이 구속영장의 발부 없이 불법 감금되었던 점, 진단서 및 당사자의 일관된 진술 등을 종합하였을 때 수사 중 위 시민에 대한 폭행 및 가혹행위가 이루어졌다는 개연성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센터는 위 시민의 재심 청구를 위해 변호인단(주심 신윤경 변호사)을 구성하여 2018. 11. 5.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재심청구서를 접수했습니다. “김일성 만세”라는 혼잣말을 이유로 연행된 이후 약 46년 만에 청구된 재심입니다.

 

4. 위 시민은 음악을 전공하던 평범한 대학생이었습니다. 늦은 나이에 꿈을 실현하고자 음악대학교에 입학했고 특히 훌륭한 성악가가 되고자하는 꿈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인생과 꿈이 ‘김일성 만세’라는 혼잣말로 인해 파괴될 것이라곤 전혀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무엇보다 그는 유죄확정판결 이후 분노와 슬픔으로 인해 악몽에 시달리는 등 정신적 충격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를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5. 센터는 이번 재심청구를 통해 한 시민의 삶과 꿈을 짓밟은 국가의 책임을 묻고자 합니다. 인권탄압의 목적으로 활용되었던 반공법 및 국가보안법에 대한 문제제기 역시 함께 논의할 예정입니다. 위 시민은 변호인단에게 사건을 의뢰하며 재심청구가 인용되는 경우 다시 노래를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합니다. 이번 재심청구를 통해 위 시민이 46년간 가지고 있었던 고통을 치유하고, 다시 노래를 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6.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8. 11. 6.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공익인권변론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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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18/11/06-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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