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명사특강/후기] 우리 모두는 연결되어 있다

지역

[명사특강/후기] 우리 모두는 연결되어 있다

익명 (미확인) | 금, 2018/08/17- 15:59

지난 7월 12일 시민연구공간 희망모울 개소식이 열렸습니다. 희망제작소는 평창동에서 성산동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다양한 시민과 마포구 지역주민과의 접점을 넓히기 위한 연속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그간 시민참여, 고향사랑기부제를 주제로 한 세미나와 일상에서 변화를 일구는 활동가와의 대담 등을 진행했습니다. 지난 9일에는 시민 누구나 삶의 대안을 탐구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이음센터가 ‘연결’을 키워드로 한 강연을 진행했습니다. 폭염 속에도 많은 분이 참석해 ‘느슨한 연결’을 보여주셨는데요. 그 현장을 소개합니다.


김민섭 작가, 그는 누구인가

행사나 강연을 준비할 때마다 어떤 분을 섭외할까 고민합니다. 무엇보다 이번 강연은 희망제작소에게 특별한 시작이기에 고민이 더해졌습니다. 희망제작소는 종로구 평창동에서 마포구 성산동으로 12년 만에 보금자리를 옮기면서 누구나 쉽게, 편하게 들를 수 있는 시민연구공간으로 거듭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누구나 자신의 일상에서 발견한 작은 문제를 골똘히 바라보고, 대안을 찾는 경험을 함께 나누길 바라고 있는데요. 그렇다 보니 대중 강연을 기획할 때 희망제작소의 가치와 맞닿은 분이 누구인지, 어떤 분이 희망제작소와 첫 만남을 갖는 참가자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할 수 있는지 신중히 찾게 됩니다. 그러다 김민섭 작가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성산동에서 불러준 건 처음이에요”

연구원의 강력한 추천으로 섭외한 분. 김 작가는 대학에서 강의하고 연구하다가 2015년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라는 책을 펴내고 대학 바깥으로 나왔습니다. 이후 대리운전이라는 노동을 시작해 <대리사회>를 썼습니다. 작가이자 경계인으로 계속 공부하고, 노동하며, 글을 쓰고 있는데요. 김 작가는 누군가에게는 만나고 싶은 작가, 누군가에게는 연구자, 누군가에게는 시간강사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희망제작소 건너편 성미산 약수터는 어릴 적부터 오르락내리락 뛰어놀던 놀이터였고, 희망제작소 근처 오래된 제과점은 자주 들르는 빵집이고, 지금 거주하는 곳도 성산동 근처라고 하니 이 또한 인연!

pic_s_photo_2018-08-17_14-21-31

김 작가는 대학의 울타리를 벗어나 세상의 들판으로 나왔을 때, 막막하면서도 설렜다고 합니다. 그간 ‘청춘’이라는 시간을 바쳐 문학 연구자로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으로서 종이 위의 삶을 살았지만, 대학이라는 공간은 녹록하지 않았습니다. 김 작가는 대학 담장 밖으로 나와 패스트푸드점에서 식자재를 나르는 직원으로, 밤길을 내달리는 대리운전사로 일했습니다. 고단한 하루를 마치고 순댓국집 한쪽에 자리를 잡고, 노트북을 꺼내어 몸에 새겨진 글을 털어내며 새벽을 맞이했다고 합니다. 김 작가는 말합니다. “강사는 타인에게 질문하는 직업인데 정작 스스로 질문을 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대학 밖으로 나오니까 한국 대학은 정말 괜찮은 곳인지, 지식을 만드는 곳에서 사람과 노동을 이렇게 취급해도 되는지 질문이 생기더라고요.”

pic_s_photo_2018-08-17_14-21-37

김 작가가 찾은 답, “대학에서 나는 유령이었다”

김 작가는 세상 밖으로 나와 대리운전을 하면서 다양한 사람을 만났습니다. 머물기도 스치기도 하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김 작가는 세계의 균열을 확인하는 동시에 무언가를 발견합니다. “이 사회는 타인의 운전석이고, 물음표를 잃어버린 대리인간”이라는 점을 말입니다. 그렇지만 김 작가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낙담’보다 ‘낙관’을 말합니다. 그는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건 ‘타인을 상상하게 하는 힘’이라고 강조합니다. 나는 괜찮은지, 당신은 괜찮은지, 우리는 괜찮은지 말입니다. 나와 닮은 타인을 상상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는 순간 변화를 마주할 수 있다는 겁니다.

pic_s_photo_2018-08-17_14-21-47

나와 당신, 그리고 타인을 상상하는 힘

김 작가의 행보는 타인을 상상하는 힘을 엿볼 수 있습니다. 그는 지난해 생애 처음으로 떠나는 해외여행을 꿈꾸며 일본 후쿠오카행 항공권을 끊었습니다. 개인 일정으로 무산될 위기에 놓이자 그는 대신 여행 갈 사람을 SNS를 통해 찾기 시작했습니다. 이름, 영문명이 같은 ‘김민섭 찾기 프로젝트’. 쉽지 않았지만, 극적으로 93년생 김민섭 씨가 나타났습니다. 이후 프로젝트는 그 자체로 시너지를 뿜어내기 시작했습니다. 프로젝트가 재미있다고 숙박비를 지원해주겠다는 분, 교통패스를 지원해주겠다는 분, 그리고 포켓 와이파이를 무료 임대해주겠다는 분까지 나타났기 때문이죠. 생판 남이지만, 남 덕분에 여행을 떠나게 된 93년생 김민섭 씨는 김민섭 작가에게 물었다고 합니다. “왜 저를 도와주나요?” “당신이 잘 되면 좋겠습니다.”

pic_s_photo_2018-08-17_14-23-56

93년생 김민섭 씨는 여행을 가기 위해 공항 가는 길을 걷는 도중 사람들의 얼굴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졸업과제를 하느라, 공모전을 준비하느라 바삐 걸음을 재촉하던 평소와 달리 ‘혹시 저 사람이 나를 도와준 분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사람의 얼굴과 표정이 보였다는 것입니다. 김 작가는 여기에서 또 다른 발견을 합니다. ‘우리 모두 느슨하게 연결돼 있다’는 것을요. 어쩌면 누구나 자기가 서 있는 자리에서 누군가와 연결돼 있다는 걸 기억하는 데서 뭔가를 시작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희망제작소 연구원들도 시민과 시민을 어떻게 이으면 좋을지 ‘연결을 상상하는 힘’을 길러보려고 합니다. 강연이 끝나고, 김민섭 작가의 문자. “환대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느슨한 연결은 아직 유효하겠죠!

– 글 : 방연주 | 이음센터 팀장 · [email protected]
– 사진 : 오승화 | 경영기획실 연구원 · [email protected]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안녕하세요. 희망제작소입니다.

성산동으로 공간을 이전하면서
희망제작소 연구원들의 내선 전화번호가 변경되었습니다. (연구원별 변경 전화번호 보기)
앞으로 문의는 아래 해당하는 번호로 부탁드립니다.

1. 대표전화
– 02-3210-0909(이전과 동일)

2. 후원회원 가입/해지/정보변경 등 후원관련 문의
– 02-6395-1415

3. 희망드로잉 26+ 워크숍 활용설명서
– 교육 및 내용문의 : 02-6395-1425
– 구입문의 : 02-6395-1420

4. ‘좋은 일을 찾아라’ 보드게임
– 교육 및 내용문의 : 02-6395-1435
– 구입문의 : 02-6395-1420

5. 내-일상상프로젝트
– 교육 및 내용문의 : 02-6395-1436

이외 기타 문의사항이 있을 경우,
대표전화(02-3210-0909)로 연락주시면
해당 연구원에게 연결해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목, 2018/05/31- 11:47
58
0

안녕하세요.
희망제작소 소장 김제선입니다.

뜨겁던 여름이 찬란한 가을로 영글더니 금세 가을 끝자락에 서 있습니다.
가을이 저만치 물러가고 있지만,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준비하는 데 적기입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곳은 핀란드 헬싱키입니다. 디자인박물관에서 디자인혁신을 둘러보다가 우연히 ‘1004클럽’ 후원회원 한 분을 만났습니다. 1004클럽은 자신만의 기부스토리로 스스로 모금방법을 선택하는 희망제작소만의 맞춤형 기부 커뮤니티입니다.

안애경 후원회원 님은 핀란드에 거주하며 자연중심, 지속가능한 디자인 관련 일을 하고 계십니다. 지구 반 바퀴를 돌아 핀란드에서 1004클럽 후원회원님을 만나다니 희망제작소 네트워크의 역사가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안 후원회원님은 디자인은 사물을 형상화는 게 아닌 사람과 환경을 자연스레 순환시키는 일련의 태도와 가치를 실현하는 노작(勞作)이라고 정의합니다. 책상머리에서 설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공간과 사람을 연결하는 가운데 몸소 경험하는 게 디자인이라는 것입니다.

안 후원회원 님이 디자인을 바라보는 태도와 한국 사회를 바라보는 태도도 맞닿아 있습니다. 한국 사회가 현장과 사람의 필요에 맞춘 지원과 협력이 아니라 공급자 중심의 획일적인 방식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며 안타까워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 스스로 대안을 만드는 실천이 중요하다며 한국 사회를 향한 애정 어린 시선을 보냈습니다. 하루아침에 무엇인가를 바꾸겠다는 게 아니라 작은 혁신을 쌓아가듯이 세상을 바꾸는 디자인은 일상에서 시작돼야 한다는 절박함을 느꼈습니다.

겨울에 들어선 헬싱키에서 절실하게 묻고 가까운 것부터 실천하자(切問近思)고 새해를 다짐합니다. 희망제작소도 한 해를 갈무리하고 나아갈 길을 성찰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올해 희망제작소는 ‘모든 시민이 연구자인 시대’를 만들기 위해 서울 마포구에 희망모울을 마련해 이사했습니다. 희망제작소는 사옥 이전을 넘어 새로운 연구와 대안을 만들고,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실천하는 시민연구공간으로 거듭나고자 합니다.

또 연구원 중심의 연구와 실행을 넘어 내외부 이해관계자와 함께 사회적 가치를 만드는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합니다. 희망제작소 창립 당시 내걸었던 독립, 참여, 현장, 대안, 지역, 실용, 종합 등의 핵심가치를 바탕으로 시민과 함께 연구하고, 실천하는 생태계를 만들고자 합니다. 시민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주체입니다. 시민 스스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시민연구, 창안, 시민참여를 지원하는 희망제작소가 되겠습니다.

그래서 <희망편지> 독자분들께 도움을 청합니다. 희망제작소가 ‘모든 시민이 연구자인 시대’를 여는 시민연구플랫폼 운영자로서, 세상의 변화를 꿈꾸는 시민과 시민을 연결하는 비영리 민간독립연구소로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제안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희망제작소는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하는 공동체로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요.
희망제작소가 이해관계자와 협력할 때 투명한 정보 공개를 비롯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요.
희망제작소는 시민이 일상이 문제를 발견하고, 대안을 만들 때 무엇을 지원해야 할까요.
그리고 공공과 민간이 경계를 넘나들며 협력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시민이 주인인 시대, 절실함이 없다면 변화는 없습니다. 시민이 직접 대안을 만드는 데 함께 하는 희망제작소가 되기 위해 여러분이 제안한 의견들을 모아 연구원들과 함께 토론하겠습니다.(2019 희망제작소에게 바란다 제안하기)

이미 알려진 방법과 대안도 좋습니다. 누군가에게 익숙한 무언가가 누군가에게는 아직일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무궁무진한 아이디어를 기다리겠습니다. 희망제작소를 향해 쓴소리를 해주셔도 좋습니다. 따끔한 질책은 변화를 일구라는 말씀으로 소중히 받아들이겠습니다.

핀란드에서 새로운 희망제작소의 길을 새롭게 상상하고, 한국으로 돌아가겠습니다.
미세먼지와 큰 일교차에도 강건하길 바랍니다.
늘 고맙습니다.

희망제작소 소장
김제선 드림
희망제작소는 활동소식을 담은 ‘뉴스레터'(월 1회), 우리 시대 희망의 길을 찾는 ‘김제선의 희망편지'(월 1회)를 이메일로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구독을 원하시는 분은 ‘이곳’을 클릭해주세요!
목, 2018/11/15- 08:00
56
0
시민의 힘으로 완성된 시민연구공간 희망모울을 기념하며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박진도 교수는 가난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부탄을 여행하면서 ‘부탄 행복의 비밀’을 펴냈습니다. 국민총행복(GNH)을 연구하는 부탄연구소에서 활동하고, 한국 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는 등 ‘행복’에 관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지도 보기 참가 신청하기

수, 2018/10/10- 13:44
55
0
시민의 힘으로 완성된 시민연구공간 희망모울을 기념하며, 고마운 당신을 초대합니다.


지도 보기 신청하기

월, 2018/07/02- 13:04
5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