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4대강사기극’ 이 사람들을 기억하라

[기고] '4대강사기극' 이 사람들을 기억하라
이철재 환경운동연합 생명의강특별위원회 부위원장
4일 감사원 4대강 감사 발표 “이 전 대통령이 사업 세부지시”
수많은 정치인, 관료, 학자가 찬동‘S급’ 이명박, 이재오, 박재광 등 지금도 “4대강 사업 옳았다” 주장
홍준표, 김무성 등 당시 여당 정치인 ‘역사적 과업’ 운운하며 힘 보태
원희룡 제주지사도 “다 검증될 것”
“권력의 광기·사기극에 부역한 인사들, 사과하고 책임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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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사업에 찬동했던 대표적 인사들과 발언ⓒ한겨레신문[/caption]
“독일에서는 수십년 전에 포기한 미친 짓을 한국은 왜 계속하는가?”
2011년 8월, 국제적 하천 전문가인 독일 카를스루에대의 한스 베른하르트 교수는 이명박 정부가 4대강 사업을 강행하고 있던 남한강, 낙동강 공사 현장을 둘러보면서 깊은 탄식을 내뱉었다. 백발의 노교수는 “독일에서는 강을 운하로 만드는 사업을 중단한 지 오래”라며 “유럽연합(EU)의 ‘물 관리 기본지침’(Water Framework Directive)이 담고 있는 법률적 기준을 만족시켜야 하기 때문에, 한국의 4대강 공사 같은 건 관철될 수도, 실현될 수도 없다”고 말했다. 하천지형학 분야 전문가인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마티어스 콘돌프 교수는 “미국에서는 1970년대 ‘청정수법’(Clean Water Act)이 발효되면서 4대강 사업과 같은 일은 벌어질 수 없는 시스템이 됐다”고 말했다. 두 전문가는 모두 4대강 사업은 선진국에서는 할 수 없는 사업이며, 복원이 아닌 파괴라는 점을 지적했다.
4대강 사업은 2007년 대선 시기 이명박 후보의 공약인 ‘한반도 대운하’를 뿌리에 두고 있다.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한 국민 저항이 거세지자 이명박 당시 대통령은 “국민이 반대한다면 대운하를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대신 ‘4대강 살리기 사업’이라는 명칭으로 대규모 하천 정비 사업을 실시했다. 4대강 사업은 2009년 11월 시작해 2012년 중반 마무리됐다. 2011년 10월22일 남한강 이포보에서 열린 ‘4대강 새물결맞이 행사’에서 이 전 대통령은 “환경을 살리는 강으로 태어났다”며 4대강 사업 성공을 선언했다. 이후 그와 그 측근들은 “4대강 사업이 홍수와 가뭄을 방지하고 국가의 격을 올렸다”고 ‘셀프 칭찬’에 몰두했다.
이명박 정권은 성공이라 주장했지만, 현실은 전혀 달랐다. ‘녹조라떼’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질 정도의 극심한 수질 악화, 대규모 어류 집단 폐사, 큰빗이끼벌레 등 이전까지 볼 수 없던 생물종의 출현 등 4대강 사업 부작용의 증거가 속출했다.
지난 4일 감사원은 4대강 사업 4차 감사결과인 ‘4대강 살리기 사업 추진실태 점검 및 성과분석’ 보고서를 통해 이 전 대통령이 수심을 6m로, 저수량을 8억t으로 늘릴 것 등을 직접 지시했다는 점, 국토해양부 등 관련 부처가 문제 제기 없이 따른 점, 이수·치수·수질개선·경제성 면에서 4대강 사업이 모두 문제가 있다는 점 등을 지적했다. 구도완 환경사회연구소 소장은 “4대강 사업은 민주주의가 후퇴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사업”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10여년간 4대강에 24조원을 쓰면서 망가진 것은 강뿐만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합리적 시스템과 민주주의가 후퇴했고, 국민들이 피해를 보는 ‘대한민국 잔혹사’가 벌어졌다. 이 잔혹사에 수많은 정치인, 관료, 전문가, 언론인, 사회 인사 등이 힘을 보탰다. 하지만 이들은 여전히 자신들의 행각에 대해 반성을 하지도, 책임을 지지도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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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일부터 10일까지 총 9일간 진행되는 환경운동연합 무동력 항해 캠페인의 1일 차가 지났다. 우리 환경운동연합은 해양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는 불법어업을 금지하고 해양쓰레기를 근절하기 위해 무동력 항해캠페인을 시작했다. 그리고 해양생태계를 살릴 해양보호구역 확대의 메시지도 함께 담았다. 오늘 그 1일 차 일정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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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운동연합[/caption]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과 함께한 오늘 일정은 통영시청 제2청사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며 해양캠페인의 첫 시작을 알렸다.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에서 해양환경이 파괴되어가는 다양한 상황을 알려줬다.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의 신종호 운영위원은 “어업 면허를 받으려면 5년마다 한 번씩 침적폐기물을 청소하고 행정기관이 확인해야 재갱신이 가능한 어업권이 있지만, 행정기관에 정보공개 청구하고 자료를 받아보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동호 운영위원은 세목망으로 남획되는 어린 물고기와 생사료로 갈려버리는 물고기로 인해 앞으로 올라오지 못할 생선에 관해 얘기했다. 지욱철 의장은 해양쓰레기의 심각성과 어업강도가 높아진 어업구조에 대해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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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 수중탐사를 진행하는 환경운동연합과 무동력 항해 요트 ⓒ환경운동연합[/caption]
오후는 무동력 항해팀과 합류하여 해상퍼포먼스를 펼치고 수중조사를 시작했다. 항공촬영 장비를 이용해 하늘 위에서 바라본 바다는 아름다움 그 자체였다. 아름다움은 수중조사와 함께 시작된 폐어구 제거 활동을 시작으로 끝이 났다. 얽히고 뭉친 폐어구들이 무더기로 올라왔다. 소형 크레인으로 폐어구들을 끌어 올리는 도중에 밧줄이 끊어져 주변에 있던 활동가가 위험한 순간도 있었다. 버려진 그물들이 많아도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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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으로만 비춰진 바다 그 안에서 건진 폐어구 ⓒ환경운동연합[/caption]
해외에서는 방치된 어구를 Ghost Fishing이라고 부른다. 버려진 어구들에 의해 목적 없이 잡힌 물고기가 방치되어 죽는 형태다. 세계에서도 문제가 되는 해양생태계 파괴의 현장을 우리나라 통영 앞바다에서도 마주했다.
해양의 면적이 육지의 약 네 배인데 관심도는 적도 해양은 점점 파괴되어가고 있다. 인류에게 해양은 끊임없는 자원이자 대형 폐기물 집하장으로만 인식된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 우리나라는 2016년 1월 1일 돼서야 우리가 93년, 06년 가입한 육상폐기물의 해양배출 금지 등 해양환경보전을 위한 국제협약인 런던협약, 런던의정서를 시행했다. 오늘 올라온 어구는 불과 몇 년 안 된 어구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해양활동을 마치고 중앙사무처 최예지 활동가의 지구인생을 인터뷰했다. 통연거제환경운동연합 의장님과 지구인생 인터뷰를 마침과 함께 활동에 관심 가져주시는 기자분들의 요청을 마무리한 후 오늘 하루를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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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운동연합[/caption]
쉽지않았던 오늘 하루, 현장의 심각성을 되새겨 본다. 공중에서 촬영한 아름다운 에메랄드빛 바다는 겉과 다르게 방치된 어구와 쓰레기로 뒤덮여있다. 우리 해양에 대해 아무도 관심 두지 않으면 미래엔 아무도 얹을 수 없다. 모두가 아는 상식이지만 지금 실천하지 않으면 미래는 어떻게 될까?
우리 모두 답은 알고 있다.
양식장 부표로 가득한 바다 ⓒ환경운동연합[/caption]
무동력 항해 2일 차, 통영에서 사량도로 이동했다. 아름다운 한려해상국립공원을 바다에서 몸으로 느끼며 항해했다. 바람을 타고 5~6NM(약 10km/h)의 속도로 한려해상국립공원을 통과했다. 푸른 바다와 섬들의 조화는 자연이 만들어 낸 걸작이었다.
해양보호구역인 한려해상국립공원에서도 양식용 부표들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항해 중에 양식용 부표에서 떨어져 나온 스티로폼을 쉴 새 없이 발견했다. 남해 가까운 바다에서는 양식이 성행 중이다. 스티로폼으로 만들어진 부표와 어구들의 사용 후처리가 해양생태계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항해 중 수는 적지만 양식용 부표 외에도 정치망, 통발 부표가 자주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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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량도 ⓒ환경운동연합[/caption]
부표가 없는 구역에서 사량도 바다를 바라보니 매체에 나오는 외국의 휴양지보다 멋진 풍경이 펼쳐졌다. 이어진 사량도 해안 조사에서 방치된 부표들이 해안으로 올라와 쓰레기장이 형성된 해골 바위를 발견했다. 부표를 자세히 살펴보니 이미 파손되어 떨어져 나가 유실된 미세 스티로폼 자국이 선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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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량도 해골바위 ⓒ환경운동연합[/caption]
사량도 해안 탐사를 마치고 사량도에 있는 지리산에 올라 바다와 어우러진 섬을 감상했다. 올라가는 도중에도 무동력 항해 캠페인을 제안한 최양일 변호사는 쉼 없이 방문객들이 남기고 간 쓰레기를 주웠다. 한국의 100대 명산 중 하나인 사량도 지리산을 좋아하는 누군가가 남기고 간 흔적이라 아쉬움이 더 컸다.
항해 3일 차인 내일은 사천 광포만의 해양보호구역 확대를 요구하기 위해 사량도에서 사천으로 항해를 떠난다. 다가오는 태풍 콩레이가 우리 항해 루트를 통과할 것이다. 사천에서 일부가 내려 광포만으로 향하고 선박은 바로 통영으로 피항 가는 것으로 결정했다. 비록 태풍 콩레이가 진로를 잠시 막아도 우리가 항해를 계속하듯이 우리가 지켜야 할 바다를 보호하는 메시지를 계속 알릴 것이다.








광포만 습지보호지역 지정 기자회견 ⓒ환경운동연합[/caption]
4일 사천환경운동연합과 환경운동연합은 광포만 일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습지보호구역 지정을 제안하며 현장조사에 나섰다.
환경운동연합은 “사천시가 광포만에 추진하고 있는 산업단지의 경우 환경영향평가가 매우 졸속적”이라고 비판하며, “열려있는 하구, 갯잔디군락, 광활하게 펼쳐진 갯벌은 파괴되지 않은 자연해안선과 어울려 생태적 경관적 가치가 매우 뛰어나다"며 습지보호구역 지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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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잔디가 보이는 광포만 ⓒ환경운동연합[/caption]
실제로 4일 조사 현장에서는 조도리 인근 갯벌에서 수많은 말뚝망둥어와 다양한 게의 서식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갯벌 속을 들락날락하며 흙 속 유기물을 먹고 개흙을 싸느라 분주한 생명들과 갯벌의 물기가 햇빛에 반짝이며 빛났다. 물가에서는 도요새와 쇠백로가 취식활동에 바쁜 모습이었다. 곤양천 하구가까운 곳에는 갯잔디가 푸릇한 군락을 이루고 군락 사이사이로는 햇볕을 피해서 요리조리 숨어다니는 멸종위기종 대추귀고둥을 만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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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포만 해양조사에서 발견한 멸종위기종 대추귀고둥 ⓒ환경운동연합[/caption]
사천환경운동연합 김희주 사무국장은 “대진산단 개발의 경우 환경영향평가가 문헌조사를 중심으로 졸속적으로 이루어졌다”며, “대추귀고둥의 서식처를 파괴하는 대신 대체서식지로 이식을 하겠다는 단순한 발상은 이곳 생태계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조차 부족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환경운동연합 신재은 국장은 “순천만과 증도의 사례에서 보듯 보호구역과 지역이 함께 시너지를 내는 모델로 눈을 돌릴 때”라며, “최근 다양한 지역에서 경쟁적으로 보호구역 지정을 추진하고 있는데, 광포만이야 말로 개발 논란에 종지부를 찍고 습지보호구역 지정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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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지조사 중 발견한 쓰레기를 수거한 사천환경운동연합, 환경운동연합 회원들 ⓒ환경운동연합[/caption]
2일부터 무동력선 항해 캠페인에 함께 나선 캐나다 해양 환경운동가 최양일 변호사는 “유럽과 카리브해 등 다양한 바다를 다니면서 해양환경보전 캠페인을 하고 있지만, 사천 앞 바다와 광포만은 정말 아름답다”며, “아름다운 바다가 산단 개발로 훼손되지 않도록 함께 노력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주장했다.
환경운동연합 무동력선 항해 캠페인은 10일까지 통영-사천-여수-고흥보성의 해양환경을 조사하며 불법어업 대책 마련과 해양보호구역 확대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 측은 6~8일 예정되어있던 남해군 일정의 경우 태풍 콩레이로 인해 취소된다고 밝혔다. 끝.
문의: 중앙사무처 생태보전국 이용기 활동가 010-4329-3253 
양식장 스티로폼 부표 ⓒ환경운동연합[/caption]
태풍으로 인해 일정 변경이 많아졌다. 물건항에서 진행되는 요트캠페인과 환경운동연합 부스 홍보가 취소됐다. 사량도에서 무동력 요트로 삼천포로 가려던 일정도 태풍으로 요트는 바로 통영으로 피항 가고 최양일 변호사, Lawrence Smith, 백종국 기자 그리고 나는 페리를 이용해 삼천포항으로 넘어와야 했다.
페리를 기다리는 중 거대한 스티로폼 부표 더미를 봤고 사진을 찍는 나에게 어민이 다가와 말을 걸었다. “조사하러 나오셨어요?”라고 말을 거는 그에게 해양생태계 조사를 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질문을 이어갔다. 어민은 불법어업, 해양생태계 파괴, 해양쓰레기에 대해 우리와 같은 인식을 하고 있었다.
어민은 자망으로 인해 발생하는 혼획으로 인한 생태파괴 문제를 지적했다. 자망은 테니스 코트에 있는 네트처럼 네모난 그물을 물고기의 이동통로에 놓고 지나가는 물고기를 잡는 어업방식이다. 어민은 통발어업 경우 잡지 말아야 할 물고기를 놓아줄 수 있지만 자망의 경우는 물고기를 걸러내지 않고 다시 놓아준다 해도 물고기가 상처를 입었기에 오래 살아남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물을 치고 큰 소리로 물고기를 놀라게 해 쉬고 있는 물고기가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잡히는 속칭 “뻥치기” 역시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문제가 되는 어업들은 위판장에 가져오는 물고기양을 보면 어업을 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잡는 것인지 추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어민 역시 불법어업에 대해 알고 있지만, 워낙 치밀하고 밤에 어업을 진행하기에 잡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나는 물고기가 줄어드는 생태계 문제로 주제를 넘겼다. 지금 어민들이 어획량이 얼마나 되는지 궁금했다. 예측하는 답변일 것이지만 다시 확인하고 싶어 물고기는 많이 잡히는지 질문했다. “물고기 잘 안 잡혀요. 안 잡히니 이것저것 다 잡아 양을 채우는 거예요”라는 솔직한 대답을 들었다. 나는 양으로 잡다 보면 결국 나중에는 아무것도 잡히는 것이 없어지는 것 아시지 않냐고 되물었다.
어민은 우리나라에 어선이 너무 많다고 주장했다. 내가 “해양수산부에서 폐어선 지원금 받아서 더 좋은 새 어선으로 사고 있잖아요”라고 얘기하고 나니 나도 어민도 그냥 허탈하게 웃게 됐다. 장군 멍군처럼 해양생태계를 되살리는 방법이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폐어선 지원급으로 새 어선을 구매하는 어민들이 있다는 것은 해양수산부에서도 이미 알고 있는 일이다. 어선을 줄이는 일뿐만 아니라 과도하게 많은 어업면허의 수 역시 줄여야 하는 상황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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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손된 부표를 교환하기 위해 준비한 스티로폼 부표 ⓒ환경운동연합[/caption]
현실과 동떨어진 정부의 정책은 해양쓰레기 문제에도 나타났다. 나는 조심스러우면서도 직설적으로 뒤에 가득 쌓여있는 양식장 부표를 어민에게 언급했다. “스티로폼 부표처럼 깨지는 것 말고 플라스틱으로 된 부표가 있지 않나요? 요즘 해양쓰레기 문제가 심각한데요”라고 물으니 놀라운 답변을 듣게 됐다. 쌓여있는 스티로폼 부표는 정부가 지원하는 개량형 부표에 문제가 생겨 교체하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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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한지 몇 달 되지않은 친환경부표 ⓒ환경운동연합[/caption]
정부가 양식장 어민들에게 권장하는 부표는 두께가 약 5mm의 딱딱한 부표로 내부는 비어 물 위에 뜨게 돼 있다. 어민은 딱딱한 재질로 인해 지나가는 어선 등 외부 충격으로 쉽게 깨지는 문제점을 설명했다. 양식장은 부표와 부표가 줄로 연결되어 있기에 물에 가라앉는 하나의 부표로 인해 연쇄적으로 다른 부표를 물속으로 끌어들여 양식장을 망친다는 설명이다. 어민은 자신의 어선에 부서진 부표들이 있으니 나에게 가져가도 좋다고 했다. 해양쓰레기 상황도 알고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도 아는 어민은 스티로폼 부표보다 4배나 비싼 개량형 부표를 썼는데 양식장을 망쳐 억울하다고 제대로 된 대안을 만들어달라고 호소했다.
표면에 약간의 패류가 붙어있지만, 바다로 넣은지 얼마 안 돼 보이는 새 부표였다. 해양수산부가 고밀도 부표의 파손문제로 2016년에 보급을 중지했고 친환경부표는 2015년부터 보급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2016년 31억, 2017년 40억, 2018년 35억의 친환경부표 예산을 받았다. 정부는 목표는 앞으로 2,300만 개의 스티로폼 부표를 친환경부표로 교체하는 것이다.
현장에서는 구매한 지 몇 달 되지 않아 파손되고 다른 부표들을 끌고 들어가 수압으로 함께 파손하는 부표에 대한 불만이 가득했다.
어민들도 불법어업이 심각하고 해양생태계가 파괴되는 것을 알고 있다. 해양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표를 바꾸는 노력을 한다. 의식 있는 어민들이 존재함에도 정부가 적절한 대안을 내놓지 않는다면 함께하는 어민은 지치고 바다는 망가지게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신없이 삼천포로 향하는 페리에 올라타면서 어민이 준 파손된 부표를 잊고 와 아쉬움이 크다. 새것과 같은 부표가 머릿속에 빙빙 맴돈다.
광포만 습지보호지역 지정하라 ⓒ환경운동연합[/caption]
우리 일행은 삼천포항으로 이동한 후 렌터카를 이용해 신재은 환경운동연합 생태보전국장, 김희주 사천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과 함께 광포만으로 이동했다. 기자회견 장소에 도착하니 기자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사천환경운동연합에서는 자연이 만들어낸 장관을 지닌 광포만에 대진산업단지를 세우겠다는 개발세력에 대응하고 있다. 우리 환경운동연합은 무동력 항해 캠페인을 벌이면서 불법어업금지, 해양쓰레기 근절 그리고 해양보호구역 확대에 참여해 달라고 시민, 정부에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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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잔디를 드러낸 광포만 ⓒ환경운동연합[/caption]
외지에서 사천에 도착한 환경운동연합 중앙사무처, 최양일 변호사와 항해팀 일원은 광포만의 살아있는 생태현장을 보고 입을 다물 수 없었다. 넓게 펼쳐진 갯벌에 무수히 많은 게와 망둑어들이 좌우로 이동하는 모습은 마치 갯벌이 살아서 움직이는 것과 같은 모습이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곳 한편에 산업단지가 들어온다면 광포만의 생태계가 어떻게 변화될지는 불 보듯 뻔하다.
정부는 2020년까지 해양보호구역 10% 이상을 지정하겠다고 국제사회에 약속했지만, 아직 1.63%에 불과하다.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 84번 '깨끗한 바다, 풍요로운 어장'이 되기 위해서는 해양보호구역의 확장이 필요하다. 단순 보호구역 지정이 아닌 엄격하게 관리되는 공간이어야 84번 국정과제를 달성할 수 있다. 이와는 반대로 현실은 오히려 개발세력에 큰 호기로 작용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 난 잠시 ‘해양수산부 해양생태과에서 광포만에 오면 이곳을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하고 싶지 않을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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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포만에서 해양조사의 마지막으로 수거한 쓰레기, 해양보호구역 10% 지정 촉구 ⓒ환경운동연합[/caption]
광포만 개발사업의 어이없는 현실에 최양일 변호사와 Lawrence Smith, 백종국 기자는 말이 나오지 않아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오후 3시가 되어서야 현장조사가 끝나고 차량으로 이동했다. 복귀하는 길에도 광포만에는 진공청소기, 소주병, 농약병, 개 사료 등이 널브러져 있었다. 하나, 둘 줍기 시작한 쓰레기가 돌아오다 보니 한 포대, 두 포대로 늘어났다. 아마도 누군가 우리 손이 모자랄까 봐 걱정되어 세심하게 포대 두 장을 버려두고 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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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포만 조사에 함께한 Lawrence Smith, 최양일, 백종국, 김희주, 이정훈, 신재은, 이용기 ⓒ환경운동연합[/caption]
오후 4시가 다 되서야 우린 늦은 아침을 먹고 오랜만에 만나고 처음 만난 인연으로 시간 가는지 모르고 대화를 나눴다. 태풍 콩레이로 피항 간 무동력 선박과 함께하기 위해 최양일 변호사와 Lawrence Smith 그리고 나는 통영으로 돌아가야 했다. 몇 일간 일정을 같이 한 백종국 기자 그리고 오늘 내려온 환경운동연합 중앙사무처는 서울로 출발했다. 서천환경운동연합의 김희주 국장 역시 광포만 생물조사 일정을 위해 이동하며 오늘의 일정을 마쳤다.
통영으로 돌아오면서 온 세상이 산업단지로 뒤덮인 세상을 상상했다. 그때가 되면 사람들은 비싼 비용을 내고 입장하는 환경 단지가 생길지도 모른다. 나의 말도 안 되는 상상이 혹여나 현실이 될지 모른다는 섬뜩함으로 하루를 마감한다.
큰 크기의 스티로폼 부유물 ⓒ환경운동연합[/caption]
가장 쉽게 눈에 띄는 것은 부피가 큰 스티로폼 부표였다. 바다에서는 음료수병, 쓰레받기, 과자봉지, 떨어진 밧줄 등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쓰레기들이 수면에 떠 있었다. 그 무엇보다 항해 중 가장 큰 걱정으로 다가온 것은 미세하게 부서진 쓰레기들이다. 바다 위 파도는 우리 생각보다 큰 위력으로 수면 위 물체를 가격한다. 수면 위 쓰레기는 파도의 힘으로 잘게 더 잘게 부서진다. 부서진 플라스틱 쓰레기는 미세플라스틱으로 변하게 되고 바다 수면을 떠다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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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진 스티로폼 밑으로 헤엄치는 물고기 ⓒ환경운동연합[/caption]
올해 환경영화제에 나왔던 “플라스틱오션”이라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면 바다에서 떠다니는 미세플라스틱에 독성물질이 달라붙게 된다. 플랑크톤 크기로 부서지면 물고기가 플랑크톤과 미세플라스틱을 구별하지 못하고 잡아먹는다. 독성은 물고기 체내에 쌓이고 물고기는 먹이사슬 최고 포식자인 사람에게 간다.
바다는 독성 미세플라스틱 제작 공장이 됐다. 파도는 무한하게 에너지를 공급해 재료를 잘게 부순다. 사람은 결국 우리가 먹게 될 물고기와 조개류를 위해 무한하게 쓰레기를 공급한다. 2015년 기준 59.9kg의 수산물을 섭취하는 우리나라 사람에게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바다 위에 떠 있는 스티로폼과 플라스틱을 보며 나도 모르게 뱃속을 쓸어내렸다. 항해 캠페인 동안에 많이 먹은 듯하다.
태풍이 온 뒤에 수면 쓰레기가 눈에 더 잘 띌 것이다. 그렇다고 이 쓰레기가 평소에 바다에 없었다고도 말할 수는 없다. 어디엔가 모여 뭉쳐있다가 태풍으로 흩어졌을 가능성도 있다. 줄어들지 않는 쓰레기는 시간이 지나 우리와 우리 아이들의 체내에 독성물질을 전달하는 매개체가 될 것이다. 우리가 미래세대에 남겨주는 것이 아름다운 천혜 자연이 아닌 쓰레기와 미세플라스틱이 될지 너무 염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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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금산에서 바라 본 한려해상국립공원 ⓒ환경운동연합[/caption]
쓰레기만 너무 많이 찍은 오늘 선박의 기계적 결함으로 육로 방문하게 된 남해의 한려해상국립공원을 올린다. 최양일 변호사와 로렌스 스미스는 인류가 화성을 정복할 생각하지 말고 그 노력으로 아름다운 지구를 지키고 보전해야 한다고 대화를 나눴다.
우리는 더 지구에 살지 못하면 정말 화성으로 떠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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