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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위법 혐의 해소 안 된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3연임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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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위법 혐의 해소 안 된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3연임 반대

익명 (미확인) | 목, 2018/03/22- 07:01

위법 혐의 해소 안 된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3연임 반대

은행법·김영란법 위반 혐의 수사 중, 기업가치 및 주주권익 훼손 우려

국민연금, ‘중립 의결권’ 행사 결정 철회하고 반대 의결권 행사해야

소액주주 위임받아 주주총회 참석하여 반대 의견 제시할 예정

 

김정태 현 하나금융지주 회장(이하 “김정태 회장”)의 세 번째 연임 여부를 결정하는 하나금융지주 주주총회(3/23)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현재 김정태 회장은 국정농단 사태의 주범인 최순실의 금고지기로 알려진 이상화 전 독일법인장(이하 “이상화”)의 승진인사에 부당하게 개입하고, 언론 매수 시도를 하는 등 중대한 위법 혐의를 받고 있다. 국내 의결권 자문사들은 부당한 영향력 행사 의혹 등을 이유로 김정태 회장의 세 번째 연임에 반대를 권고한 바 있다. 이미 김정태 회장을 은행법 및 김영란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바 있는 금융정의연대와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각종 범죄 혐의로 점철된 김정태 회장의 하나금융지주 세 번째 연임에 명백한 반대의사를 밝힌다. 또한 하나금융지주의 최대주주로서 기업가치 및 주주권익 훼손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김정태 회장의 세 번째 연임에 대해 ‘중립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진 국민연금공단의 결정을 비판하며, 이를 철회하고 반대 의결권을 행사할 것을 촉구한다.   

 

금융정의연대와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지난 2015년에도 김정태 회장의 연임을 반대한 바 있다. 은행법을 위반하면서까지 학교법인 하나학원을 부당하게 지원하도록 하는 한편,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의 후속처리 관련하여 론스타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금전을 지급하여, 하나은행 및 외환은행과 모회사인 하나금융지주에 천문학적인 손해를 끼쳤다는 이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임에 성공한 김정태 회장은 앞서 제기된 의혹을 해소하기는커녕, 별도의 사유로 은행법과 김영란법을 위반하는 등 더 많은 혐의를 추가하여 수차례 검찰에 고발되었다. 김정태 회장이 은행법상 대주주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안위를 위하여 이상화의 승진을 위해 전례 없이 하나은행 경영조직을 변경하도록 압력을 행사하고, 자신에게 비판적인 기사를 쓴 언론사와 기자에게 억대의 광고비와 간부 지위 제안과 같은 회유책을 통해 언론을 매수하려고 했다는 의혹들이 제기되었기 때문이다. 김정태 회장의 이러한 행위는 명백하게 회사의 이익에 반하는 것이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여 하나금융지주에 손해를 끼쳤으며, 이로 인해 회사의 평판에 상당한 악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상법상 이사의 충실의무 해태는 물론, 은행법 및 김영란법까지 위반한 의혹으로 검찰에 고발된 김정태 회장에게 또 다시 하나금융지주의 경영을 맡기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사결정의 독립성을 기대할 수 없는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2015년에 이어 올해 회장 후보 선출 과정에서도 김정태 회장을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하지만 김정태 회장은 독립적이고 객관적인 평가를 통해 선출된 후보로 보기 어렵다.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 제33조(최고경영자 후보자 추천절차)에 따르면,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금융회사, 주주 및 기타 이해관계자들의 이익에 부합하는 자를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에 따라 추천(제1항) ▲관련 법령에서 규정한 자격요건을 충족하는지를 검증(제2항) ▲후보군 탐색시 주주, 이해관계자 및 외부 자문기관 등 외부 추천을 적극 활용하도록 노력(제3항) 해야 한다. 따라서 은행법 위반 혐의로 수차례 검찰에 고발된 바 있을 뿐만 아니라 회사의 평판에 악영향을 미친 김정태 회장은 사실상 추천대상이 될 수 없다.

 

하나금융지주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은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지침」 [별표 1] 국내주식 의결권 행사 세부기준에 따라, ‘이사의 선임에서 법령상 이사로서의 결격 사유가 있는 자, 기업가치의 훼손 내지 주주 권익의 침해의 이력이 있는 자 등’에 대해서 반대의견을 낼 수 있다.  하지만 언론보도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은 김정태 회장의 세 번째 연임 안건에 대해 내부 투자위원회를 열고 ‘중립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국민연금공단이 하나금융의 최대주주로서 국민의 재산상 이익을 충실히 수호하기 위한 결정으로 보기 어렵다. 국민연금공단은 중립 의결권 행사 결정을 철회하고, 반대 의결권을 행사해야 마땅하다. 

 

박근혜 게이트 국면에서 최순실 모녀에 대한 특혜대출과 외화도피를 지원한 이상화의 승진을 위해 청와대, 금융당국 및 금융지주사까지 동원되어 금융기관의 공신력을 크게 훼손한 사건의 중심에 김정태 회장이 있다. 아직 진상규명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김정태 회장의 세 번째 연임은 하나금융지주 기업가치 및 주주 권익에 반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에 금융정의연대와 참여연대는 김정태 회장의 세 번째 연임에 명백한 반대의사를 밝히며, 하나금융지주 소액주주에게 의결권을 위임받아 내일(3/23) 열리는 하나금융지주 주주총회에 참석해 반대 의견을 개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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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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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참여연대 차별금지법 간담회

우리는 연결될수록 강하다

 

"차별금지법이 왜 필요할까요?"

"왜 10년째 반대에 부딪히는 걸까요?"

"어떻게 하면 제정할 수 있을까요?"

차별금지법제정연대 활동가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필요성과 앞으로의 법 제정운동 방향에 대해 알아봅니다.

 

- 날짜 : 12/6(수) 저녁 7시 ~ 9시

- 장소 :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

- 진행 : 김모드(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청년참여연대), 미류(인권운동사랑방)

 

» 신청하기 : https://goo.gl/hx9TH5

 

* 차별금지법은 헌법의 평등 이념에 따라, 성별, 장애, 병력, 나이, 언어, 출신국가, 출신민족, 인종, 피부색, 출신지역, 용모 등 신체조건, 혼인여부, 임신 또는 출산, 가족형태 및 가족상황, 종교,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 전과, 성적지향, 성정체성, 학력, 고용형태, 사회적 신분 등을 이유로 한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금지, 예방하는 법률입니다.

수, 2017/11/22-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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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은 공수처밖에 없다" 

권력이 있는 자에게는 관대하고, 없는 이들에게 가혹한 한국 검찰. 검찰이 막강한 권한을 정권에 따라, 입맛에 따라 휘두를 때마다 시민들은 "권력으로부터 독립적인 수사기구,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를 요구해왔습니다. 현직 검사의 성추행 폭로와 수사 외압 의혹까지 제기된 지금, 검찰의 '셀프 수사', '셀프 개혁'은 시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도 자유한국당은 반대를 위한 반대로 공수처 설치를 막고 검찰개혁을 온 몸으로 거부하고 있습니다. 

자유한국당의 공수처 반대 입장을 바꾸고 20년 간 묵혀왔던 사회적 과제인 공수처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필요합니다. 

<공수처설치촉구공동행동(경실련, 민변, 참여연대, 한국투명성기구, 한국YMCA전국연맹, 흥사단)>은 공수처 법안을 논의해야 할 국회 사법개혁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를 모니터링하고 국회를 압박하는 칼럼을 연재할 예정입니다. 공수처설치촉구공동행동은 공수처 설치를 촉구하는 서명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시민여러분의 참여가 공수처 설치를 앞당길 수 있습니다. <서명하러가기>

 

이 글은 오마이뉴스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바로가기> 

 

[공수처수첩 연재]

① 공수처 설치가 옥상옥? 야당의 반대가 안타깝다 / 최영승

② 사법개혁특위  '개점휴업', 문제는 자유한국당이다 / 이선미

③ 검경이 원수지간? 백남기 농민 앞에선 '한 편' 됐다 / 김태일

 

검경이 원수지간? 백남기 농민 앞에선 '한 편' 됐다

[공수처 수첩③] 공수처, 가위와 바위의 싸움에 보를 더한다

김태일 참여연대 간사

 

지난 6일, 사법개혁특별위원회는 경찰청 업무보고를 받았다. 언론의 보도는 주로 수사와 기소 분리에 대한 경찰의 입장에 집중되었다. 경찰은 업무보고 자료를 통해 경찰의 기소의견 송치를 검찰이 불기소하거나 무혐의 처분한 사례를 제시하며 검찰의 권한 오남용 사례를 비판했다. 

 

물론 검찰은 지난 정권동안 숱하게 수사 및 기소권을 오남용하며 개혁 대상으로 몰리기를 자초했다. 여기까지만 보면 경찰과 검찰의 사이는 원수지간이기만 한 것 같고, 경찰은 검찰에 비해 제대로 된 수사기관인 것처럼 보인다. 

 

경찰은 당당한가

 

그러나 과연 그러한가? 한국의 사법체계에 대한 국민의 신뢰수준은 2015년 기준 OECD 국가 35개국 중 34위로 최하위 수준이었다. 경찰 상황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 2014년 미국 갤럽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한국의 경찰에 대한 신뢰도는 당시 OECD 소속국 34개국 중 33위였다.

 

고 백남기 농민의 사례를 국민들은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경찰과 검찰은 합심해서 백남기 농민의 사인을 경찰 과실이 아니게 하려고 노력했다. 고인이 경찰의 직사 살수에 피격되어 쓰러진 장면을 세상이 다 봤음에도, 경찰은 (결국 나중에 수정된) "병사"라는 황당한 소견서를 명목으로 고인의 시신을 유족 동의 없이 무리하게 부검하려 했고, 검찰은 경찰의 부검영장을 별다른 이견없이 법원에 청구했다. 

 

뿐만 아니라 검찰은 경찰의 과실치사 혐의에 대한 유가족의 고발 사건을 박근혜 정권 동안 수사하지 않았다. 어디 이뿐이랴. 정부의 실책을 비판하는 집회가 개최되면 경찰은 집회를 가로막거나 CCTV로 감시하고, 검찰은 집회 지도부를 기소하는 '팀플레이'를 펼쳤다. 경찰은 검찰의 비리를 몰랐거나 알더라도 제대로 처벌하기 어렵고, 검찰은 경찰 고위간부를 제대로 처벌한 적이 없다.

 

이렇듯 이명박-박근혜 정권 내내, 특히 정권이 연루된 대형 사건일수록 검찰과 경찰은 결코 서로를 견제하지 않았다. 지금은 수사권 문제로 둘이 대립하는 것처럼 보여도, 시민과 국가권력의 이해관계가 충돌할 때 그들은 한편이었고 상호 보완적이었다. 그렇기에 시민의 눈에 검경은 서로 적이 아니라 같은 편이었다. 그랬던 경찰이 이제 와서 인권경찰을 자임하면서 검찰을 비판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차라리 애처롭게 느껴질 정도다.

 

지난 정권에서 검찰과 경찰이 언뜻 사이가 나빠 보여도 막상 시민과 국가권력이 대립할 때는 협력하는 모습을 보인 이유는 명확하다. 둘 모두 임명권자가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비유하자면 사이가 안 좋아도 결국 한 배에서 나온 형제와도 같다. 때문에 정말로 검찰 및 경찰의 부패를 견제하려면, 권력의 근원부터 다른 완전히 독립된 사법기관이 필요하다. 

 

공수처는 이런 면에서 대안이 될 수 있다. 공수처의 설치 방안에 대해서는 각 정당이나 시민사회단체마다 다양한 안이 있으나 한 가지 분명한 공통점이 있다. 공수처의 처장을 대통령이 임명하지 않거나, 혹은 형식적 임명권만 가진다는 점이다. 대통령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는 검찰·경찰과 공수처가 차별화되는 가장 큰 지점이다. 이것이 관철되지 않는다면 공수처가 아니다.

 

이러한 핵심을 보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공수처를 반대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쌍수 들고 환영해야 맞다. 공수처의 주요수사대상은 결국 정부기관의 부패와 비리가 될 수밖에 없고, 정부의 부패를 견제해야 하는 것이 국회, 특히 제1야당의 중요한 책무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유한국당이 공수처를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표면적으로는 공수처가 대통령의 칼이 될 것이라는 우려를 내세우지만, 그것은 위에 언급했듯 공수처의 핵심을 오해하고 있거나 아니면 의도적으로 왜곡하고 있는 것이다. 

 

공수처가 대통령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우려된다면 제1야당이 나서서 수정의견을 내어 공수처의 독립성을 더 보강해주면 될 일이다. 이미 이런 부분에 대해 여당도 열린 자세로 토론하자고 여러 차례 제안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유한국당이 공수처 설치를 막고 있는 것은 아무런 명분도 논리적 근거도 없다.

 

자유한국당 당사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 중인 참여연대 국정원 개혁, 선거제도 개혁, 공수처 설치 등이 자유한국당의 방해로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참여연대가 자유한국당 당사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가위로 바위를 이길 수 없다

 

대신 자유한국당은 수사권 조정을 통해 검찰을 견제하겠다고 하고 있다. 경찰도 업무보고 자료를 통해 수사와 기소가 분리되면 빈틈없는 상호 견제가 되어 성역이 사라진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적어도 기소권을 검찰이 독점하는 한, 경찰로 검찰을 견제하겠다는 것은 가위로 바위를 이기겠다는 말에 다름 아니다. 수사권을 어떻게 조정한다 한들 최종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검찰이고, 검찰의 비리를 검찰이 판단한다는 근본적 모순은 해소되지 않기 때문이다.

 

공수처는 이런 가위와 바위의 싸움에 보를 더함으로써 견제와 균형의 원리를 완성하는 것이다. 고위 경찰 및 검찰의 비리를 공수처가 전담하고, 일반 경찰 및 공수처의 비리는 검찰이 전담하고, 경찰은 양자의 비리를 수사하여 검찰 비리는 공수처에, 공수처 비리는 검찰에 각각 의뢰 혹은 송치하면 된다.

 

어느 분야든 독점체제에서 부작용이 심해진다면 가장 확실한, 아니 유일한 해결책은 행위자를 늘려 독점을 깨는 것이다. 이통3사가 담합한다면 제4, 제5의 통신사가 나와야 하고, 국회 1당과 2당이 서로 야합한다면 3당, 4당이 나와줘야 한다. 그래야만 각 주체간 경쟁이 작동하고 비로소 특권이 깨지기 때문이다. 

 

공수처도 이와 같다. 사법 권력기구에 경쟁자를 추가하여 검찰의 기소독점체제에 균열을 가하고, 검찰과 경찰이 합심해 시민의 기본권이 위협받을 때 제3의 목소리를 내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검찰·경찰·공수처 세 기관이 서로 감시, 경쟁하게 하여 권력기관 비리는 더 엄정하게 처벌하고, 국민의 기본권은 보다 철저하게 보호하자는 것이다.

 

사개특위는 앞으로 경찰에 이어 검찰 업무보고를 예정하고 있다. 아마 그때에도 검찰과 경찰의 신경전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하지만 사개특위는 단순히 경찰과 검찰 사이에서 어느 한쪽 편을 들거나 중재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국민의 입장에서 더 좋은 것은 공수처를 설치하여 검찰과 경찰, 나아가 고위공직자 모두를 긴장하게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목, 2018/03/08-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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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영어 교육 금지', 못미더운 이유

영유아 영어금지 논란 뒤에 숨겨진 것들

 

조성실 정치하는엄마들 공동대표

 

박근혜 정부에서 진행된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공교육정상화법)'에 따라 오는 3월부터 초등학교 1~2학년생들을 대상으로 한 방과 후 영어수업이 금지된다. 함께 추진됐던 유치원 및 어린이집 방과 후 영어수업의 경우 1년 간의 공론화 과정을 거쳐 최종안을 발표한다는 입장이다. 대신 유아 대상 고액 영어학원에 대한 단속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유치원·어린이집의 영어수업을 금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지 3주 만이다. 발표 직후인 16일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이 '유치원·어린이집 영어수업 금지 재검토'로 인한 정책 혼선을 질책했단 기사도 이어졌다.

 

초등학생 1~2학년 방과 후 영어 수업 금지 방침은 2014년 3월 제정된 공교육정상화법에 따른 것으로 도입 당시 한시적인 예외 조항에 따라 적용이 유예되었다가 2018년 2월 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본격 적용된다. 정책 일관성 차원에서 동시 진행하기로 했던 유치원·어린이집 영어 수업 금지 방침만 유예되면서, 일각에서는 "유치원에서는 영어를 하다 1~2학년 때 금지하고 3학년 때 하는 이상한 상황이 발생한다"는 비판도 이어진다. 무엇보다 정책 혼선을 야기했다는 대목에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유치원 영어 금지 논란은, '제1외국어인 영어 교육의 적기가 언제인가'라는 교육 측면의 공방을 넘어, '정책 당국에 대한 불신과 불안을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 것인가'의 차원에서 조명해 볼 필요가 있다.

 

대한민국 영어 교육은 0세부터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아교육 박람회에서도, 동네 어귀에서도, 어린이집에서도 영어 조기 교육을 촉구하는 온갖 정보와 광고가 즐비하다. 합법적이고도 버젓하게 우리의 일상을 잠식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어린이집·유치원의 영어 교육 금지 방침은 대한민국 조기 교육의 민낯을 드러내고 위험성을 지적하는 상징적 의미를 내포한다. 0세 사교육이란 말이 통용될 수준의 대한민국 조기교육의 심각성과 이로 인한 영유아 인권 침해 위험성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제2 외국어 교육은 모국어 체계가 충분히 완성 된 이후에 시작하는 게 효과적"이란 전문가 견해에도, 과도한 조기 교육과 선행 학습 문화가 사라져야하고 변화를 위한 부모의 역할이 적지 않다는데도 이견이 없다.

 

그런데 어쩌나? 오랜 정책 실패 속에 부모들 마음에 켜켜이 새겨진 불안은 '허상'이 아니라 '실재'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영어교육 관련 정책 전반에 관한 청사진'과 초등학교 3학년 미만의 공교육·보육 기관 영어교육 전면 금지로 인한 부작용을 어떻게 최소화할지에 관한 구체적인 로드맵이 함께 제시됐어야만 했다. 이번 사태의 경우, "영유아의 영어조기교육을 줄여가야 한다"는 방향성에 대한 반대보다도, '정책 설계의 미흡성에 대한 우려와 불안'이 더 큰 저항 요소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영유아 인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라면 삼사십 분 영어 노래를 듣고 동화를 읽는 보통의 아이들에 대한 규제에 앞서(또는 동시에) 반일제·종일제 이상 영어유치원에 앉아 있는 아이들(누가 봐도 부정할 수 없이 아동 인권을 침해 받고 있는 아이들)에 대한 강도 높은 대책이 강구되었어야 한다. 정부는 정책 일관성을 위해 유치원·어린이집 영어 교육을 금지시킨다고 했지만, 영어 유치원에 대한 기본적인 단속 지침조차 내놓지 않았던 교육부의 처음 발표는 일관성뿐 아니라 형평성까지 훼손된 정책으로 해석될 여지가 분명했다.

 

또한, 방과 후 영어 금지 이후 그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그림을 제시했어야 한다. 엄마들 사이에서는 "영어 교육 금지시키면 뭐하나. 어차피 과학이나 수학이 놀이 접목해서 들어올 건데 뭘"하는 식의 자조와 불신이 팽배하다. 교육부는 지난달 '유아교육 혁신 방안'을 통해 '놀이중심 교육 문화'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영어와 한글 등 선행 학습 성격의 프로그램 대신 놀이와 돌봄 위주의 '방과 후 놀이 유치원'과 '프로젝트 학습'으로 전환하겠다는 요지였다. 현장 단위에서 체감할 변화가 어떤 것일지에 대한 설명과 함께, 영어 대신 채워질 아이들의 시간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안내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세 번째로, 공교육 내 영어교육 정상화를 위한 로드맵과 명확한 지표가 제시됐어야 한다. 2017년도부터 초등학교 1학년 1학기의 한글 수업시수를 27시간에서 총 45차시 이상으로 늘려 체계화하고 강화한 한글 교육 정상화가 좋은 예시가 될 수 있겠다. 공교육 내 영어교육 정상화를 위한 교육 체계 개편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영어 선행 학습에 해당하는 초등 1·2학년과 유치원·어린이집·영어 유치원 등에 대한 공교육 정상화 노력을 병행한다고 했다면, 변화에 대한 불안과 저항감을 조금은 더 낮출 수 있지 않았을까? 수도 없이 교육 정책 실패를 경험한 우리로서는 아무리 좋은 정책도 실효성도 거두지 못한 채 폐지될 것이며, 결국 최종적인 손해는 오롯이 내 아이의 몫이 될 거란 불안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교육 개혁 시도 뒤에는 부모와 학생의 불안을 조장하는 더 많은 총량의 마케팅이 쏟아진다. 반면, 우리 사회에는 민간 시장을 중심으로 쏟아지는 편향된 교육 정보들에 대항할 과학적 자료가 너무나도 부족하다. 발표된 교육개혁안이 추진할 동력을 얻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문재인 정부는 대선 당시 공약한 영유아인권법을 조속히 제정하여 아동 청소년의 과잉학습을 규제하고 적절한 학습시간과 휴게시간을 보장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아동인권 차원에서 과잉학습 실태를 조명하고 공교육 정상화를 추진해 갈 담론 형성과 연구 활동에 힘써주길 바란다.

 

이번 사태에서 주목해야 할 지점 중 하나는, 적기 교육에 대한 철학이 분명한 부모들 중 상당수도 해당 정책에 대해 적극적 지지를 보내지 못했다는 데 있다. 보다 정교하고 정합성 높은 정책이 제시됐다면 판도가 조금은 달라졌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부모들이 불안에 떨며 아이를 사교육 공포만으로 몰아넣는 것은 아니다. 생각보다 많은 부모들이 내 아이가 불행한 입시 경쟁을 답습하지 않기를 바라고 또 고민한다. 부모 개개인이 느끼는 불안과 혼란은 오랜 정책 실패를 통해 학습된 결과다. 그런 의미에서 정책 당국이 국민들에게 사안의 중요성과 철학을 전달하고 설득해내고자 한다면 정책 수요자를 위한 보다 친절하고 구체적인 설명을 덧붙여야 할 것이다. 

 

수능 전과목 절대평가 전환, 외고·자사고 폐지와 함께 반발 여론에 떠밀려 새 정부의 교육 정책이 모조리 유예되고 있다는 우려도 이어진다. 그리고 우리에게 주어진 1년의 시간. 철회나 폐기가 아닌 '유예'가 되기 위해서는 남은 1년의 시간이 중요하다. 정책 당사자들을 설득할 짜임새 있는 계획안이 이어져야 하고, 각계 각 층의 의견을 모아 조율하고 또 정책의 방향성을 설득해 갈 거버넌스도 마련해야 한다. 부모들도 원한다. 내 아이가 누구보다 행복하기를. 그리고 바란다. 비정상적인 교육 공화국의 열기가 제발 좀 가라앉기를. 핵심은 '어떻게 바꿀 것인지'에 달려있다. 남은 1년 교육 당국과 시민 사회에 맡겨진 책임이 크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같은 내용이 프레시안에도 게시됩니다. 목록 바로가기(클릭)
 
*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시민정치시평은 참여연대 부설 참여사회연구소와 <프레시안>이 공동 기획·연재합니다. 

 

 

금, 2018/01/19-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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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정의연대·참여연대, 하나금융의 언론 매수 의혹 관련
김정태 회장, 함영주 은행장 등을 김영란법 및 은행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

– 급증한 하나은행 신문광고비, 언론 회유 녹취록 등 핵심 증거 제시

–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언론노조와 함께 철저한 수사 촉구

일시 및 장소 : 1월 30일(화) 11:30, 서울중앙지검 1층 현관 앞

EF20180130_기자회견_하나금융지주 언론 매수 의혹 관련 김정태 등 고발 01

 

1. 취지와 목적

  • 금융정의연대와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오늘(1/30) 하나금융지주의 언론 매수 의혹과 관련하여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안영근 KEB하나은행 전무 등을 김영란법과 은행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함. 또한 검찰 고발에 앞서 금융정의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회(이하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전국언론노동조합(이하 “언론노조”),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서울중앙지방검찰청검 1층 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여 고발취지 등을 설명하고, 하나금융지주의 언론 매수 의혹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함. 

 

2. 개요

○ (행사)제목 : 하나금융지주 언론 매수 의혹 관련 김영란법 및 은행법 위반 혐의 검찰 고발 및 기자회견

○ 일시와 장소 : 2018. 1. 30.(화) 오전 11:30, 서울중앙지검 1층 현관 앞

○ 주최 : 금융정의연대,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언론노조, 참여연대

○ 참가자

  ‐ 고발인 : 참여연대(안진걸 사무처장, 김경율 집행위원장) 금융정의연대(이헌욱 변호사, 법률지원단장)

  ‐ 언론노조(오정훈 수석부위원장),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3. 주요 내용

※ 고발 경위 및 주요사실

  • 최근(1/10) 금융노조는 하나금융지주와 KEB하나은행(이하 “하나은행”) 등의 언론 통제와 하나은행의 비정상적인 광고비 증가에 대해서 금융감독원에 조사요청서를 제출함. 금융노조와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하 “김정태 회장”)은 자신과 하나금융그룹에 대해 비판적인 기사를 쓴 언론사와 기자에게 억대의 광고비와 하나금융 자회사의 임직원 자리를 제안하며 비판적인 기사를 쓰지 말 것을 회유했음. 하나은행 광고비를 통해 언론을 매수하고, 유착 관계를 맺고자 했음이 드러난 것임.
  • 이에 금융정의연대와 참여연대는 관련 하나은행의 2017년 광고비 지출 내역과 하나금융 인사와 기자가 나눈 대화 녹취록(이하 “녹취록”) 등 증거자료를 확보하여 고발을 진행하게 된 것임.  

 

1) 언론사와 기자에 ‘2억 원’ 지원 및 ‘감사’ 자리 제안 의혹

  • 김정태 회장 등은 자신의 각종 비리 의혹을 단독기사로 여러 차례 보도한 전력이 있는 언론의 단독보도 내용이 더 이상 기사화·이슈화되지 않도록 여러 차례에 걸쳐 언론사 측에 기사 삭제를 지속해서 요청함. 녹취록 등에 따르면 안영근 하나은행 전무는 2017년 11월 13일과 14일, 두 차례에 걸쳐 해당 언론의 기자를 만나 기사를 쓰지 말 것과 기사 삭제 등을 요청함. 
  • 녹취록에 따르면, 안영근 하나은행 전무는 기자에게 ‘앞으로 기사를 쓰지 않을 것을 조건으로 언론사 측에 2억 원을 주겠다’, ‘(불리한 기사를 삭제하거나 혹은 게재하지 않으면) 향후 하나금융지주 계열사 임원 자리를 보장하겠다’ 등의 제안을 했고, 심지어 2017.11.14. 자리에는 김정태 회장도 동석한 상태였음. 김정태 회장이 동석한 사실만으로도 안영근 하나은행 전무의 제안에 무게감을 실어 주는 것임. 
  • 연이틀에 걸쳐 기사삭제 및 향후 관련 기사를 작성을 하지 않을 것을 제안하며 그 대가로 ‘2억 원’ 지원 및 ‘감사’ 직위 등을 제안하였다는 점에서 명백한 목적과 의도를 가지고 관련 청탁이 이루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음. 

 

2) 하나은행 광고비 무단 사용 의혹

  • 닐슨코리아 자료에 따르면, 2016년 한해 하나은행이 지출한 광고비 총액은 합계 약 85억 원이며, 이 중 신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7억 원임. 반면 하나은행이 2017년 1월부터 11월까지 지출한 광고비 총액은 약 283억 원(198억 증가)으로 전년 대비 4배 이상 지출이 증가하였으며, 특히 신문광고에 약 227억 원(211억 증가)을 지출함. 1년 사이 약 200억 원의 광고비 지출 증가가 있었고, 신문 광고비는 무려 210억 원이 증가한 것임. 
  • 하나금융지주와 하나은행은 법인격이 다른 주식회사임에도 불구하고, 김정태 회장 등에 비판적인 기사 삭제를 위하여 하나은행의 광고비를 지출했다면, 자금 운영방식에 문제가 있는 것임. 특히 김정태 회장의 연임에 비판적인 기사를 삭제하고, 향후 연임에 유리한 홍보기사를 게재하도록 자금을 지출하였다면 김정태 회장 개인의 이익을 위하여 하나은행의 자금을 사용한 것임. 이는 하나은행의 광고비를 그 사용 목적과 취지에 맞지 않게 무단으로 사용한 것에 해당함. 

 

3) 제기되는 범죄 혐의

○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일명 “김영란법”) 위반

  • 청탁금지법 제8조 제5항은 ‘누구든지 공직자등에게 또는 그 공직자등의 배우자에게 수수 금지 금품 등을 제공하거나 그 제공의 약속 또는 의사표시를 해서는 아니 된다’고 정하고 있음. 
  • 김정태 회장 등이 공직자 등에 해당하는 언론사의 임직원에게 2억 원 및 감사 직위의 금품 등 제공을 약속 또는 의사표시를 한 것은 청탁금지법 제22조 제1항 제3호, 제8조 제5항에 따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가 제기됨.

 

○ 은행법 위반

  • 은행법 제35조의4(대주주의 부당한 영향력 행사의 금지)는 ‘은행의 대주주는 그 은행의 이익에 반하여 대주주 개인의 이익을 취할 목적으로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라고 정하고 있으며, 제2호에서 ‘경제적 이익 등 반대급부의 제공을 조건으로 다른 주주와 담합하여 그 은행의 인사 또는 경영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음. 
  • 김정태 회장은 하나은행의 100% 주주인 하나금융지주의 대표이사로서 은행법 제35조의3 제1항(대주주 범위에는 대주주의 특수관계인을 포함함), 동시행령 제1조의4 제4호(특수관계인 범위에는 법인인 대주주의 임원이 포함됨)에 의해 은행법 제35조의4에서 규정한 하나은행의 대주주에 해당하고, 함영주 하나은행 은행장도 위와 같은 시행령 규정에 따라 하나은행 대주주에 해당됨. 
  • 김정태 회장이 자신이 연임을 위해, 하나은행의 광고비를 자신에게 비판적인 기사 삭제 및 홍보기사 게재에 사용하게 했다면, 이는 은행의 대주주가 대주주 개인의 이익을 취할 목적 하에 반대급부의 제공을 조건으로 다른 주주와 담합하여 그 은행의 경영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은행법 위반 혐의가 제기됨.

 

4) 결론

  • 김정태 회장 등이 금전과 권력을 이용하여 언론을 매수, 통제·감시한 행위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할 범죄 행위에 해당함. 
  • 게다가 최순실·정유라 특혜대출에 관여한 이상화 전 하나은행 독일법인장에 대한 특혜 승진 의혹으로 지난 2017. 6.1. 금융정의연대와 참여연대에 의해 은행법 위반 혐의로 고발(http://www.peoplepower21.org/Economy/1509110)된 바 있는 김정태 회장 등에게 또 다시 은행법 등 위반 혐의가 제기된 점은 결코 묵과할 수 없는 중대한 사안임. 특히 고객과 하나은행을 위해 사용되어야 할 은행 자산이 실정법을 위반하면서 대주주 개인의 부정한 목적을 위해 쓰였을 정황에 대한 진상규명이 요구됨. 

 

보도자료 [원문보기/다운로드]

화, 2018/01/30-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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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세대 오만을 향한 2030의 경고

통일을 위해 통일을 잊자

 

장은주 영산대학교 교수
 


남북단일팀 논란의 교훈

새해 벽두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놀라운 선물을 제공했다. 평창동계올림픽에 북한 선수단을 보내기로 한 것이다. 취임 직후 북한의 핵실험으로 한반도의 긴장 상태가 고조되고 있던 가운데 처음으로 대화를 위한 물꼬가 트이는 순간이었다. 문 대통령에게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는 대회의 성공은 물론 작금의 한반도 위기 상황을 해소할 계기로 활용할 수 있는 결정적 실마리가 아닐 수 없었다. 좀 더 지켜보아야겠지만, 어쨌든 상황은 그런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는 모양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매우 흥미로운 소동 하나가 있었다. 바로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에 대해 일부 선수들이 반발했음은 물론이고, 2030 세대 전반에서 그 결정에 대한 거센 비판의 움직임이 일었던 것이다. 문 대통령과 정부로서는 정말 뜻밖의 사태 전개가 아닐 수 없을 터이다. 지금까지 익숙했던 정치적 문법으로 보면 국민들의 뜨거운 환호와 지지를 기대할 수 있는 일이었건만, 오히려 일부 핵심 지지층이 지지를 철회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하니 말이다.

이번 소동의 배경을 짐작하는 일은 어렵지 않다. 강한 민족주의적 인식틀 속에서 남북문제를 바라보는 기성세대와는 달리, 우리 청년 세대 일반은 북한을 삼대 세습이나 하는 이질적이고 기괴한 적성 국가 정도로 여기기에 남북한 통일에 대해 소극적인 정도를 넘어 적극적인 반대의 지향마저 갖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선수단과 한 마디 의논도 없이 단일팀 구성을 밀어붙이고 또 그것을 '우리 아이스하키 팀은 애초부터 메달권 밖이었다'는 식의 어처구니없는 논리로 정당화하기까지 했으니, 청년 세대들이 반발하고 나선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지 않을까 한다.

특히 북한 선수들 때문에 오래도록 벼르고 별러 왔을 출전 기회를 제약 당하게 된 일부 선수들은 단일팀 구성이 권력자가 무슨 '낙하산'을 팀에 내려 보내는 불공정한 일로 여기기까지 했고, 많은 청년들이 그에 공감했다고 한다. 통일 같은 대의보다는 개인의 자기실현과 경쟁의 공정성이 중요하다고 보는 어떤 원초적 정의감의 표출이리라. 비록 '개인'과 '이익'에만 초점을 두는 그 정의감의 거친 즉물성을 따져 볼 필요가 없지는 않겠지만, 나는 이번 소동을 기본적으로 특히 현 정권의 중심에 있는 '86세대'의 어떤 게으름과 오만에 대한 경고라고 이해하고 싶다. 단순히 소통 미흡에 대한 몇 마디 사과로 넘어 갈 일이 아니다.

나는 우리 핵심 정권 담당자들이 작금의 한반도 문제에 대해 너무 상투적으로 '민족 통일'에 초점을 둔 낡은 80년대식 패러다임을 갖고 접근하지는 않았는지 걱정이다. 이 패러다임에 따르면, 우리 한민족은 외세에 의해 강요된 분단체제 때문에 엄청난 고통에 시달려 온 바, 통일, 곧 단일 민족국가 건설만이 그 고통을 해소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고, 남과 북의 우리 민족 구성원들은 하루빨리 그 통일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런 시각에서 보니, 민족적 동질성을 확인시켜 주는 단일팀 구성과 한반도기 사용은 현 단계에서 한반도의 긴장 완화를 위한 가장 결정적인 일보를 상징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을 터이다. 그러나 놀랍게도 지금 우리는 청년 세대를 비롯하여 우리 사회 많은 성원들이 통일 문제에 대해 전혀 다른 태도를 보이고 있음을 확인하고 있는데, 이제 그런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통일이 아니라 한반도 양국체제!

내 생각에 우리 청년 세대의 북한과 통일에 대한 거부감은 단순히 어떤 '북한 바로알기' 운동이나 '통일 교육'의 부재 탓이 아니다. 많은 우리 청년들은, 북한이 우리 사회와는 너무도 이질적인 질서와 사회 운영 원리를 가진 별종의 나라라고 여기면서, 성급한 통일은 우리 사회에 축복이 아니라 오히려 대재앙을 가져다주리라고 걱정한다. 이런 인식은 사실 크게 잘못된 것도 아닌데, 우리는 이제 이들 미래 세대를 위해서라도 한반도 문제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발전시켜야 한다. 비현실적일 뿐만 아니라 바람직해보이지도 않은 통일이 아니라, '하나의 민족, 두 개의 국가'라는 원칙에 기초하여 한반도 평화체제를 지향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가야 한다.

어렵거나 복잡한 이야기도 아니고, 전혀 새로운 이야기도 아니다. 이미 존재하는 현실을 솔직하게 수용하면서 문제에 접근하자는 게 핵심이다. 우리 헌법은 그 영토조항을 통해 부정하고 있지만, 휴전선 이북에는 대한민국과는 전혀 다른 이념과 조직 원리를 따르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별개의 국가가 나름의 국제법적 적법성을 갖고 거의 70년 동안 존재해 왔다. UN은 우리 한국(ROK)과 조선(DPRK)의 동시가입을 승인함으로써 그러한 두 국가 체제를 승인했고, 우리나라도 적어도 소극적으로는 그 사실을 수용했다. 우리는 바로 이 현실을 좀 더 분명하게 공식화하고 그 '정상화'를 추구함으로써 한반도 평화체제를 완성해 나가야 한다.

가장 먼저 지금의 북미간 정전협정을 완전한 종전 및 평화 협정으로 대체해야 한다. 그 위에서 한-중 및 한-러 관계에 상응하는 북-미 및 북-일 수교를 통해 동북아 전체의 다자간 평화체제를 만들어가야 한다. 나아가 남과 북은 하나의 민족이지만 서로 다른 국가라는 점을 쉽게 변화하기 힘든 현실로 인정하면서, 국가 간 외교관계에 준하는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협력 관계를 형성해 가야 한다(과거 동서독은 서로의 관계를 '내독 관계'라 부르며 그것을 '서로 평등한 보통의 좋은 이웃 사이의 관계'로 규정하고 외국 간에 교환하는 대사관 대신 '상설대표부'를 상대국 수도에 개설했는데, 이를 참고할 수 있을 것이다). 국내적으로는 국가보안법을 없애고, 비현실적인 헌법상의 영토 조항도 적절하게 바꾸어야 한다.

당연히 지금 진행되고 있는 남북 화해 국면은 절대적으로 지지할 일이다. 남북의 만남과 대화는 지속적으로 확대되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이 화해 국면이 어떻게 발전하든, 쉽지 않을 것 같던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되더라도, 지금까지의 익숙한 패러다임을 벗어던지지 못하면 상황은 근본적으로 개선되지 못하고 위기는 언제든지 재발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단순한 민족적 동질성은 결코 평화를 위한 굳건한 바탕이 될 수 없다. 우리 민족은 그런 동질성에도 불구하고 가공할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었었다. 우리는 이제 통일이 아니라 같은 민족이 만들어 낸 두 체제 내지 두 국가의 상호 인정과 지속적인 평화적 공존에 초점을 둔 국내적이고 국제적인 법적-제도적 장치들과 질서를 창출해 내는 방향으로 한반도의 운명을 이끌 '운전대'를 조종해 가야 한다.

독일 '동방정책'의 진짜 교훈

불가피하게 상당한 기간 동안 유지되도록 기획해야 할 이와 같은 한반도 양국체제에 대한 지향은 민족의 분단을 영구화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불러일으킬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어쩌면 그 길은 통일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한, 어쩌면 유일한 우회로일 수도 있다.

통일이라고 하면 문자 그대로는 다음의 세 가지 가능성이 있다. 북한의 붕괴와 남한에 의한 흡수통일, 남한의 공산화와 북한에 의한 흡수통일, 아니면 두 체제의 수렴을 통한 통일. 그러나 어느 하나도 현실적이지 않으며, 설사 실현 가능하다고 해도 그 과정에는 온갖 무리와 폭력이 동원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체제 수렴이 가장 그럴듯해 보일지 모르지만, 가령 우리는 민주주의와 세습 독재가 어떻게 수렴할 수 있을지 상상조차 하기 힘들다. '6.15 선언'이 담아내려 했던 '남북연합'이나 '느슨한 연방' 같은 개념도 많은 논리적이고도 사실적인 모순을 숨긴 억지스러운 상상물이 아닐까 한다.

만약 신뢰할만한 남북한 평화 공존 체제가 확립되고 지속될 수 있다면, 북한의 정부도 더 이상 남한과 미국의 침략 위협이라는 명분을 강하게 내세우지 못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이 정부도, 지구상의 모든 국가 권력이 그렇듯이, 인민들로부터 정당성을 확보하라는 압력을 더 격렬하고 직접적으로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 정당성 확보 여부는 결국 국가가 인민의 행복과 존엄한 삶을 얼마나 실질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을 텐데, 이 요구가 충족되지 못하면 북한의 인민들도 어떤 식으로든 정부에 대한 저항에 나설 것이다. 어쩌면 바로 이런 식으로만 통일의 과정이 비로소 제대로 시작될 수 있을지 모른다.

우리나라는 그 동안 독일의 통일에서 교훈을 얻자며 빌리 브란트 수상이 펼쳤던 '(신)동방정책'을 모델로 삼아 '북방정책'이나 '햇볕정책'을 추진해 왔다. 역대 대통령들은 유독 독일에서 통일 정책 구상을 밝히길 좋아했다. 독일이 우리의 좋은 모범이라서 그랬을 터이다. 그러나 그 모든 따라하기에도 불구하고 역대 정권의 통일정책은 브란트의 동방정책이 기본적으로 1민족 2국가라는 불가피한 현실을 솔직하게 수용하고 그것을 일정한 방식으로 정상화하려 했던 데 그 핵심이 있음을 애써 외면해 온 것처럼 보인다. 동방정책은 결코 통일정책이 아니었다. 그 정책은 동서독의 지속적인 평화공존체제의 확립에 초점을 두고 있었을 뿐이며, 독일 통일은 그 정책에 부수된 역사적 우연의 산물일 뿐이었다고 해야 한다. 결코 평면적이어서는 안 되겠지만, 독일의 경험에서 배워야 할 가장 핵심적인 교훈은 바로 여기에 있지 않을까 한다.

촛불혁명은 단순한 정권교체로 끝나서는 안 된다.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는 개헌 등을 통해 좀 더 완전한 민주주의를 확립하기 위한 다양한 차원의 제도적 개혁을 완수해야 할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도 그 동안 우리 민주주의를 불구화시켜 왔던 가장 근본적인 원인 중의 하나였던 분단체제를 극복할 수 있는 결정적인 일보를 내딛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그 분단체제의 극복은 무턱대고 통일을 외친다고 가능한 일이 아니다. 또 지금까지처럼 민족적 동질성 같은 것을 아무리 강조해 보아야 통일의 길이 보이지도 않을 것이다. 통일이라는 낡은 패러다임을 이제는 버려야 한다.

어쩌면 통일을 위해서는 통일이라는 말을 아예 잊어버리는 것이 좋을지도 모른다. '하나의 민족, 두 개의 국가'라는 엄연한 현실을 인정하고 정상화하는 데서 출발하는, 독일의 동방정책의 교훈을 제대로 담아 낸 '(신)북방정책'을 모색해야 한다. 지금 우리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건 비현실적인 통일에 대한 전망이 아니라 한반도에 서로 이질적인 두 국가의 지속적인 평화공존을 보장할 국제 질서와 그것을 뒷받침할 국내 정치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같은 내용이 프레시안에도 게시됩니다. 목록 바로가기(클릭)
 
*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시민정치시평은 참여연대 부설 참여사회연구소와 <프레시안>이 공동 기획·연재합니다. 

 

수, 2018/02/14-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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