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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2] 젠더 불평등과 불안정 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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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2] 젠더 불평등과 불안정 노동

익명 (미확인) | 목, 2018/03/01- 18:18

젠더 불평등과 불안정 노동

 

윤자영 | 충남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산업사회와 후기 산업사회를 거치면서 취업자수로 따졌을 때 여성이 노동시장의 한 축을 차지하고 있다는 데 아무도 토를 달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여성이 올라 서 있는 노동시장이라는 땅은 허약한 지반으로 여성을 단단히 붙들고 있지 않다. 소수의 ‘성공한’ 여성을 제외하고 여성 노동의 본질은 불안정 노동이다. 남성은 생계부양의 역할을 맡고 여성은 가정을 돌보는 책임을 지는 공고한 성별분업 관념과 실천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여성이 사회 참여와 경제적 독립을 성취하기 위해 노동시장에 나온 지 오래되었다. 미국의 저명한 노동경제학자 클라우디아 골딘(Claudia Goldin)에 따르면 미국에서 여성 노동시장은 오랜 진화를 거쳐 마침내 ‘조용한’ 혁명이 일어났다고 진단했다. 여성이 생애 초기 단계의 일시적이고 단기적인 지평이 아니라 장기적 삶의 전망 속에서 노동 시장 참여 의사 결정을 하게 되었고, 경제적 필요에서만이 아니라 직업에서 개인의 정체성과 가치를 발견하고자 경력을 추구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가정과 직장의 견고한 성차별 구조는 쉽게 깨뜨려지지 않았다. 여성이 변하는 만큼 남성은 성역할 변화에 협조적이지 않았다. 미국 여성학자 혹실드(Hochschild)는 이러한 상황을 두고 ‘지연된 혁명’이라고 명명했다. 여성의 전진과 남성 혹은 가부장적 제도와 실천의 저항 사이에서 발생하는 긴장을 의미한다. 결혼하기 전까지만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여성이 거의 없을 것 같은 우리의 여성 노동시장에서도 ‘조용한’ 혁명은 이미 진행 중일 터이지만, 불안정 노동의 굴레에 빠져 있는 여성은 혁명의 지연을 경험하고 있다.

 

불안정 노동의 개념과 범위는 학자마다 다르지만, 노동을 통해 최소한의 생존을 유지하기 어렵고 인간다운 삶을 꿈꿀 수 없는 노동 형태는 불안정 노동의 본질이다. 불안한 노동은 반복적인 취업과 비취업을 야기하며 일상적인 생계유지를 위한 소득의 불안정성을 수반한다. 불안정 노동은 여성 문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여성 노동자는 비정규직, 특수고용형태종사자, 호출 노동자, 비공식 가사사용인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대학 진학률에서 남녀 격차는 감소하고 있지만, 노동시장에 들어서는 순간 남녀의 노동하는 삶은 다르게 전개된다. 본 글은 여성의 불안정 노동의 실태 그리고 불안정 노동과 성불평등은 어떻게 서로를 공고하게 만들고 있는지 살펴본다. 가부장적 성별분업 관념과 성차별 관행이 기업의 신자유주의 노동유연화 전략이 작동하는 노동시장 이중구조와 맞물리며 여성은 불안정 노동자가 되고, 그러한 불안정 노동 상태는 가부장적 성별분업 관념과 성차별 관행을 다시 강화하며 성불평등을 야기한다. 가부장적 성별분업 해체에 도전하지 않는 정부 정책은 이러한 연결 고리를 더욱 단단히 하고 있다. 

 

불안정 노동의 여성화

불안정 노동은 보통 비정규적 고용형태와 종사자 지위 측면에서 임시·일용직인 경우로 정의된다. 불안정한 고용 형태는 일자리 상실의 가능성과 위협이 상존하고 있다. 계약 기간의 정함이 없는 고용 상태를 제외한 모든 고용 형태는 일정 정도 불안정성을 가지고 있다. 불안정 노동은 근로계약의 불확실성과 저임금을 의미하며, 미래에 대한 계획을 어렵게 하여 고용의 불안정성을 강화한다. 불안정 노동은 노동 관련법의 제도적 보호의 적용 대상에서 배제되거나 부분적으로만 적용되며 임금, 사회적 보호, 노동권 행사, 일자리의 질 등에서 열악하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여성은 남성보다 불안정 노동에 더 많이 노출되고 있다. <표 2-1>에 따르면 2016년 남성의 26.4%가 비정규직, 여성의 41.0%가 비정규직으로 여성 근로자의 비정규직 비중이 훨씬 높다. 불안정 노동의 형태에서도 여성은 남성과 차이가 있다. 남성보다 시간제 일자리에 종사하는 근로자 비중이 높다. 노동권과 사회적 보호에서 제약이 높은 특수고용형태 종사자의 비중도 남성보다 여성이 더 높다.

 

불안정 노동은 비정규직 등 고용형태와 임금(소득)이라는 다중적인 차원에서 정의될 수 있다. 백승호 외(2017)는 고용형태와 임금(소득)을 모두 고려하여 불안정 노동을 정의한다. 먼저 고용형태에서 임금 근로자 가운데 고용계약 기간이 1년 미만이거나 향후 계속근무 가능한 기간이 1년 이하인 임시직, 기간제, 일용직은 고용이 불안정한 것으로 판단하였다. 근로기간의 정함이 없어 계약의 지속성이 보장되더라도, 퇴직금, 육아휴직과 병가의 비적용 등 상용직에게 제공되는 복리후생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근로자도 불안정 노동자로 보았다. 호출근로, 파견근로, 용역근로, 특수고용형태종사자, 가내근로자, 시간제 근로자도 불안정 노동자로 간주하였다. 여기에 4인 이하의 상용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영세자영업자와 무급종사자를 포함했다. 

 

임금(소득)의 불안정성은 국제노동기구(ILO)의 저임금의 기준을 준용하여 중위 시간당 임금(소득)의 2/3 이하를 기준으로 정의했다. 전체 임금근로자의 시간당 중위임금의 2/3보다 낮은 시간당 임금을 받는 임금근로자의 경우 임금(소득)불안정 근로자이다.

 

이렇게 고용불안과 임금(소득) 불안이라는 두 가지 축으로 불안정 노동을 정의하면 불안정 노동은 여성에게 집중되어 있다. <그림 2-1>은 불안정노동자의 성별 비중을 제시하는데, 고용형태와 임금(소득)이 모두 불안정한 ‘매우 불안정’한 집단에서는 여성의 비중이 13.5%로 남성대비 약 2.7배 정도나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고용형태와 임금(소득) 모두에서 ‘불안정하지 않은’ 집단에서는 남성의 비율이 높았다. 임금(소득)만 불안정한 집단의 경우 남녀의 비율이 비슷한 6% 수준이다. 고용만 불안정한 경우는 남성이 더 많이 분포되어 있다. 노동시장에서 여성이 갖는 불안정성이 남성에 비해 매우 심각하여 불안정 노동의 여성화를 드러내고 있다. 매우 불안정한 여성 집단과 불안정하지 않은 여성 집단의 비율이 대략 14% 정도로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어, 여성 노동의 불안정성은 남성과 달리 양극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여성은 어떻게 불안정 노동자가 되는가?

여성이 불안정 노동자의 다수를 차지하게 되는 기제는 가부장적 성별분업 제도와 관행, 이와 상호작용하며 구축된 노동시장의 이중화, 그리고 외환위기 이후 심화된 노동시장의 이중화가 가부장적 성별분업 제도와 관행을 공고히 하면서 성불평등을 심화시키며 악순환 되어왔다고 할 수 있다. 노동시장의 이중 구조론은 불안정 노동의 여성화를 설명하는 설득력 있는 논리이다. 양육과 가사노동의 주된 책임을 떠맡는 여성은 내부 노동시장에 진입하기 어렵고 외부 노동시장에 머물다 경력 단절의 위험을 피할 수 없다. 여성의 경력 단절은 출산이나 양육의 부담과 애로와 같은 가족 책임에만 있지 않고, 여성 일자리의 불안정화에 있다(이순미, 2015) 

 

한국의 경제발전 과정은 남성생계부양자 모델을 유지하며 여성 인력을 산업예비군과 외부 노동시장에서 활용했다. ‘조용한 혁명’이 진행되기 시작한 1990년대 전까지만 하더라도 남성을 중심으로 한 단단한 내부 노동시장과 여성이 양육과 가사노동을 책임지는 가부장적 성별 관계를 기반으로 노동시장이 작동되었다(이승윤 외, 2016; 이순미, 2015). 내부 노동시장은 주로 남성을 충원하여 고용 안정과 가족 부양에 충분한 연공 임금을 제공한 반면, 내부노동시장 진입이 가로막힌 여성들은 고용안정, 근로조건, 직업적 전망이 열악한 비정규직이나 영세사업장에 취업하여 외부노동시장을 채워왔다. 외부 노동시장은 근속에 따른 보상과 승진기회의 부족, 고용 안정성이 취약하기 때문에 고용불안과 저임금의 악순환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여성들은 취업 상태를 유지할 동기가 부족하여 출산과 가족 책임을 계기로 노동시장을 떠났다. 주된 소득원인 안정적인 남성 임금으로 살림을 꾸려 나가고 저축과 내 집 장만이 가능했기 때문에 여성은 고등학교나 대학교 졸업 후 취직해서 사무실의 ‘꽃’ 되었다가 결혼과 동시에 노동시장을 떠나는 것이 관행이었다. 내부 노동시장에서의 생계부양자 남성의 지위가 공고했을 때 한번 노동시장을 떠난 여성노동자가 외부 노동시장에 다시 진입할 동기도 부족했다. 성차별적으로 고착된 노동시장의 이중 구조는 여성의 고용을 불안정하게 하고, 외부노동시장에 몰려 있는 여성들은 결혼을 하거나 나이가 많아지면 직장을 떠나야 하는 압력에 직면하며 여성의 쉬운 이탈과 어려운 재진입은 이런 노동시장 이중구조와 성불평등 속에서 되풀이되어 왔다.

 

1990년대 이후 정리해고 허용과 파견업종 확대 등 노동시장 유연화와 고용의 탈규제화는 노동시장의 핵심부 노동자는 공고히 보호하면서 외부 노동시장의 범위가 넓어지고 비정규직 노동은 더욱 불안정한 상태로 내몰려 노동시장 이중화를 더욱 강화해왔다. 전통적 산업사회를 지탱해왔던 종신 고용계약과 연공서열적 임금체계를 기반으로 하는 표준적 고용관계는 해체되기 시작했다. 상시·전일제 노동 같은 표준적 고용관계는 여전히 지배적인 고용형태이지만, 불안정 노동이 그 규모와 중요성 면에서 크게 성장했다. 불안정 노동은 노동의 표준이 되었고, 남성과 여성 모두 그 대상이 되었다. 경력 단절 없이 노동하는 삶이라는 장기적 전망 속에서 여성은 노동시장 참여를 희망했지만, 용역과 파견의 간접고용 형태와 계약직의 증가는 여성에게 내부 노동시장으로 이동의 희망이 없는 불안정 노동을 강요했다. 구조조정에서 일차적인 정리해고 대상은 여성이었다. 기업들은 ‘생계부양자’는 남성, ‘가사 담당자’는 여성이라는 가부장적 성역할 인식에 근거해, 맞벌이 여성과 장기근속 여성을 인력구조조정의 일순위에 올렸다.

 

노동시장 이중 구조의 심화와 그로 인한 불안정 노동의 여성화의 폐해는 여성이 출산과 양육 시기 노동시장을 이탈하는 ‘경력 단절’로 귀결되었다. ‘경력 단절’에 대한 정부 정책의 대응은 노동시장 이중 구조를 완화하는 것이 아니라 여성을 외부 노동시장의 불안정 노동자로 정착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여성 노동시장 참여를 촉진하는 정책들은 여성을 내부 노동시장에 진입시키기 보다는 시간제나 호출형 근로 등 외부 노동시장 일자리 증가를 초래했다. 고용률을 높이는 데 집중하는 정책은 여성의 외부자적 지위를 개선시키는 데 한계가 있었다(이승윤 외, 2016). 

 

외환위기 이후 실업 대책으로 내놓은 일자리 창출 정책은 단기적 일자리의 양적 확대에 치중해 여성의 안정적인 노동시장 참여가 아니라 여성의 온전한 경제적 자립에 역행했다. 성별분업을 완화에 기여할 수 있는 임금 격차의 해소 등 노동시장에서의 성평등을 추구하려는 정책이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여성의 출산과 양육의 책임을 남성과는 ‘다른’ 여성의 당연하고 자연적인 역할로 전제하면서 시간제 근로 촉진과 유연근무제를 활성화했다. 여성의 다름에 기초한 해결책은 가부장적 성별 분업 관념을 내재한 차별적 인사 관행을 철폐하지 못하고 여성이 불안정 노동을 전전하도록 만들었을 뿐이다(이주희, 2012).

 

여성의 재취업을 지원하기 위해 <여성새로일하기센터> 등을 중심으로 경력단절여성 지원책을 실시했지만 오히려 계약직과 시간제 근무 등 불안정 노동을 확산시켰다(신경아, 2016). 남성이 내부 노동시장 밖으로 밀려나면서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집중적인 육아시기를 끝낸 여성은 다시 노동시장에 나오게 되었지만, 경력 단절 이전 비정규직이었던 여성은 다시 노동시장에 들어갔을 때 비정규직으로 재취업할 가능성이 높았다. 경력단절 이후 노동시장에 재진입 여성들의 불안정 노동자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게 된 것이다.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가 M자형 패턴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여성 근로자 증가는 40대 후반 이상의 중고령층에서 나타나고 있다. 여성의 고학력화와 초혼 연령의 상승 등으로 인해 25-34세 여성의 고용률이 높아졌지만, 자녀 양육기 이후 중고령 여성의 재취업이 여성 고용률 증가를 주도해 왔다. 45-64세 여성의 불안정 노동은 여성노동시장에서 두드러진 특징이 되고 있다. 비정규직으로 재취업한 여성은 여러 고용형태를 전전하다가 비정규직으로 다시 노동시장을 떠날 확률이 높다.

 

여성 고용률을 높이기 위해 돌봄 노동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사회서비스 산업의 확대를 통한 일자리 창출은 돌봄노동자를 새로운 불안정 노동에 합류시켰다. 2007년 사회서비스바우처사업, 2008년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 2011년 장애인활동지원제도 등은 아동보육, 요양보호, 장애인활동보조서비스, 방과후돌봄, 아이돌보미, 산모신생아돌보미, 노인돌봄바우처, 가정봉사원, 간병인등 다양한 영역의 여성 노동자를 등장시켰다. 최근 여성취업자 증가는 ‘보건 및 사회복지업’의 일자리 증가에 힘입은 바가 크다. 2007-2014년 여성취업자 증가분의 87%에 해당하는 814천명이 보건 및 사회복지업에서 취업했다. 사회서비스 부문이 아니었다면 여성 고용률의 증가는 기대하기 어려웠다(정성미, 2014).

 

사회서비스 분야 불안정 노동의 고유한 특징은 이용자에게 바우처 지급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서비스 전달체계에서 비롯된다. 정부가 민간 위탁자를 통해 서비스를 공급하고 이용자는 서비스 제공자를 직접 선택할 수 있게 한다는 바우처 제도는 서비스 공급자, 서비스 이용자, 서비스를 제공하는 근로자의 3자 관계를 형성하여 불안정 노동자를 양산했다. 예를 들어 재가요양보호사의 소득과 고용은 모두 불안정하다. 서비스 제공기간 중에 이용자가 사망하거나 다른 요양보호사에게서 서비스를 받고자 서비스 이용이 중단될 때, 다른 이용자와 연결되기 전까지 일을 할 수 없어 소득이 감소한다. 근무일과 노동시간이 이용자의 상황에 달려 있기 때문에 이용자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시간만큼 일을 하게 되며 일자리 자체뿐만 아니라 근무일수와 근무시간이 불안정하다. ‘소정의 근로시간’에 대한 근로계약이 본질적으로 무의미하다. <표 2-2>에 제시된 바와 같이, 고용형태와 임금(소득)이라는 두 축으로 노동의 불안정성을 정의했을 때 사회서비스 노동의 불안정성은 매우 심각하다. ‘매우 불안정’한 집단에서 사회서비스 노동자가 속한 저숙련서비스 노동자는 51.5%를 차지하고 있으며, ‘소득 불안정’ 집단에서는 소상공인(41.4%) 다음으로 저숙련서비스 노동자의 불안정 노동 비중이 높다(24.5%). ‘고용 불안정’ 집단에서는 저숙련서비스 노동자가 38.3%로 다른 어느 직종보다도 고용 형태 측면에서 불안정성이 높다.

 

맺으며

여성의 불안정노동자화는 남성과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없는 성불평등한 환경에서 심화되었다. 클라우디아 골딘이 말한 진정한 ‘조용한’ 혁명은 불안정 노동으로 인해 ‘지연’되고 있다. 여성의 출산과 양육 책임을 전제로 하는 정부 정책과 기업의 인사 관행은 여성을 불안정 노동에 묶어 놓는다. 불안정한 노동시장에서의 지위는 빈번한 취업, 이직, 재취업으로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저임금 일자리에 머무르게 만든다. 저임금으로 온전한 경제적 자립이 어려운 여성은 가정을 꾸리더라도 일과 가사노동을 병행하는 불안정 노동자로서의 피곤한 삶을 지속해야만 한다. 가부장적 성별분업의 제도적 실천과 불안정 노동의 연결 고리를 끊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참고문헌>

백승호, 안주영, 이승윤. (2017). 한국과 일본의 불안정노동시장 비교연구. 한국사회정책, 24(2), 1-29.

신경아. (2016). 여성노동시장의 변화에 관한 여덟 가지 질문. 페미니즘 연구, 16(1), 321-359.

이순미. (2015). 외환위기 이후 노동시장의 성불평등. 한국여성학, 31(2), 91-129.

이승윤, 안주영, 김유휘. (2016). 여성은 왜 외부자로 남아 있는가?. 한국사회정책, 23(2), 201-237.

이주희. (2012). 여성의 평등한 노동권을 위한 고용과 복지의 재구조화. 한국여성학, 28(3), 35-62.

정성미. (2014). 여성 노동시장의 특징과 최근 변화. 노동리뷰, , 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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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복지 증진 목적 역행하는 주택도시기금> 이슈리포트 발표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는 2017년11월3일 <주거복지 증진 목적 역행하는 주택도시기금> 이슈리포트를 발표했습니다. 박근혜 정부는 지난 5년간 주택도시기금 예산 중 저소득층을 위한 주거복지 예산을 약 5천억 원 줄였습니다. 반면, 박근혜 정부는 주택 분양 시장의 활성화를 유지하기 위한 사업의 예산을 주거복지 예산의 약 3배 규모로 편성했습니다. <주택도시기금법>은 기금의 설치 목적을 “주거복지 증진”으로 정의했지만, 정부 스스로 주택도시기금의 취지를 훼손하고 있는 것입니다.

 

국토교통부는 <제2차 장기(‘13년~’22년) 주택종합계획>을 통해 장기공공임대주택의 재고를 2022년까지 190만 호로 늘리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감사원의 <취약계층 주거 공급 및 관리실태>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공공임대주택 정책의 수요 대상에서 임대료 부담능력이 없는 무주택 저소득층 가구를 배제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주거급여를 수급하는 임차가구의 약 ⅓ 만이 공공임대주택에 거주 중이며, 소득 1분위 임차가구가 소득의 51.1%를 임대료로 지출하고 있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정부는 공공임대주택 정책의 공급 목표조차도 축소한 것입니다.

 

<주거기본법>이 정한 주거정책의 기본원칙에 따르면, 정부는 저소득층 등 주거취약계층에게 우선적으로 임대주택을 공급하고 주거비를 지원해야 합니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 5년간 주택도시기금으로 집행한 주거복지 예산은 약 4조 원 안팎으로 운용한 반면, 주택 분양 시장의 활성화를 위한 예산은 2016년부터 12조 원을 초과했습니다. 게다가 주거복지 예산 중에서도 저소득층을 위한 장기공공임대주택 예산은 큰 폭으로 줄었으며, 나머지 예산의 대부분은 공공임대주택보다는 자금지원의 성격에 훨씬 가까운 전세임대주택으로 편성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주택도시기금은 2016년 기준, 여유자금 운용(평잔)액만 40조 원을 넘는 규모를 자랑하는 기금입니다. 그런데 지난 정부는 막대한 규모로 운용되고 있는 여유자금을 저소득층을 위한 주거복지 예산으로 편성하지 않고, 뉴스테이를 포함한 주택 분양 시장 활성화를 위한 예산을 중점적으로 편성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새로운 정부는 천문학적인 주택도시기금 예산의 우선순위를 재조정해야 하며, 분양시장 활성화를 위한 예산을 축소하고 주거복지 예산에 더 많은 자금을 투입해야 합니다.

금, 2017/11/03-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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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금융감독원에 삼성바이오로직스 특별감리 진행 정도 질의 

삼성 합병의 '합병시너지효과’의 근거로 강조된 삼성바이오로직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에 ‘삼성바이오로직스 특별감리 진행 정도’를 묻는 질의서를 발송했다. 오늘(12/18) 발송한 질의서는 금감원이 2017.03.29. 증권선물위원회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특별감리 착수를 결정(https://goo.gl/UDOaWy)하고 2017.10.17.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재감리(특별감리)와 관련하여, “신속하고 확실하게 하겠다”고 답변(https://goo.gl/CKsV7J)한 후, 2달여의 시간이 흐른 상황에서 특별감리의 진행 정도를 확인하고자 한 데 따른 것이다.

 

기업의 분식회계와 부적절한 공시는 자본시장의 투명성과 투자자 보호에 반하는 심각한 문제이며 당국의 철저한 조사가 요구된다.

 1)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5년 말 ‘삼성바이오에피스’와 관련한 회계처리방식 변경을 통해 4.5조 원 규모의 ‘회계상 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당시,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의 91.2%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갑자기 합작사인 바이오젠이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지배력을 ‘50% - 1주’까지 확대할 수 있는 옵션을 보유했다는 이유를 내세우며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지배력을 상실했다’고 판단하여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회계처리방식을 변경한 결과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막대한 이익을 장부에 기록할 수 있었고 5년 연속 적자 기업이 흑자 기업으로 탈바꿈되었다. 

 2) 뿐만 아니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젠과의 주주간 약정을 바탕으로, 약 1.8조 원 상당의 파생상품부채를 보유했다고 회계처리한데 반해, 정작 바이오젠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1.8조 원으로 상정한 옵션의 가치를 0으로 평가했다. 하나의 옵션을 두고 매도자와 매수자가 그 가치를 서로 다르게 회계처리한 것이다. 바이오젠 입장에서는 약 3,500억 원 정도만 투자하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분을 ‘50%-1주’ 까지 늘릴 수 있다. 그 바이오에피스 지분의 가치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조 원이 훌쩍 넘는다고 계산한 반면, 바이오젠은 3,500억 원을 투자할 가치도 없다고 판단했기에 이러한 차이가 발생한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둘러싸고 제기되고 있는 의혹은 단지 회계처리의 결과에 그치지 않는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와 상장과정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의 적절성과 이 합병에 대한 정부 차원의 또 다른 특혜 의혹과도 연관되어 있다. 

 1)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진행된 합병의 시너지효과를 설명하고 합병 당시 제일모직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주요한 근거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가 어떻게 혹은 얼마나 높게 형성되었는지 여부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의 합리성을 증명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었던 것이다. 아울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총수 일가의 지분이 많은 제일모직의 가치가 높을수록 합병의 결과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에게 유리하게 귀결되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가운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가 합리적으로 수용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회계처리방식이 변경되어 큰 폭의 이익을 내는 기업으로 변모하였다. 

 2)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6년 3월 상장되었다. 해당 시점에서 한국거래소가 상장 관련 규정을 개정했고 개정된 규정을 적용받은 유일한 기업인 정황을 두고 상장과정에서 어떤 특혜가 있었는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한국거래소가 상장 관련 규정을 개정함으로써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이 가능했고 이를 통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대주주인 제일모직의 가치를 부풀릴 수 있었다는 정황이다. 

 3)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이후 진행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기업가치 평가와 관련하여 부실한 공시와 분식회계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만을 위해 상장규정을 변경했다는 의혹에 대해 금융감독당국은 면밀하게 조사해야 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과 관련한 의혹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이루어진 이후에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청와대가 깊숙이 개입하고 있었다고 합리적으로 의심할 수 있는 중요한 정황이기 때문이다. 

 

이상의 의혹들과 관련하여 참여연대는 2017.2.16. 금융감독원에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특별감리요청서>를 발송하여 금융감독원이 정확한 사실관계에 기반하여 관계 법령에 부합하는 판단을 내림으로써 제기된 의혹을 철저하게 밝히고 투자자를 보호하는 본연의 임무를 다하도록 촉구한 바 있다(http://www.peoplepower21.org/Economy/1483582). 그러나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특별감리 착수 여부는 언론보도를 통해서 알려졌을 뿐이고 특별감리의 진행 정도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공식적인 입장은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참여연대는 금감원의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특별감리 진행 정도와 그 결과에 주목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의 전반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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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17/12/18-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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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적십자사 부패행위 신고자 강신천 씨 원상복직시켜야  

서울고법, 대한적십자사의 해임처분은 징계재량권 일탈ㆍ남용 판결 

 

서울고등법원 제7행정부는 지난 9월 6일, 2015년에 대한적십자사 전북혈액원의 부패행위를 신고한 뒤 해임된 강신천 씨의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사건에 대한 항소심에서 대한적십자사의 해임은 징계재량권을 일탈ㆍ남용한 것으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참여연대 공익제보지원센터(소장 : 박흥식 중앙대 교수)는 부패행위 신고자 강신천 씨에 대한 해임이 부당해고임이 다시 한 번 확인된 만큼, 대한적십자사에 상고를 포기하고, 강신천 씨를 원상복직시킬 것을 촉구한다. 

 

대한적십자사 전북혈액원에서 근무하던 강신천 씨는 2015년 3월부터 7월 사이 전국보건의료노동조합 전북혈액원 지부가 조합비로 전북혈액원장과 총무팀장 등에게 선물을 건네고 전북혈액원이 예산으로 조합 행사를 지원한 것에 문제 제기하는 글을 노조 인트라넷 게시판에 올리고 국민권익위원회에도 공직자 행동강령 위반으로 신고했다. 그런데 대한적십자사는 관련자들을 징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강신천 씨에게도 조직기강 및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와 황산구리수용액 제조 업무처리의 잘못을 들어 2015년 10월 강 씨를 해임했다. 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가 잇따라 강 씨에 대한 해임이 부당하다고 판단했지만, 대한적십자사는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2017년 8월 24일, 서울행정법원의 1심 재판부는 게시글을 통한 강 씨의 문제 제기가 "원고(대한적십자사) 또는 전북혈액원 및 지부(노조) 구성원 전체의 관심과 이익에 관한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며 '노동자의 정당한 활동 범위'에 속해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다면서도 잘못된 업무처리만으로도 해임이 정당하다며 중노위의 부당해고 판정이 위법해 취소한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서울고등법원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강 씨가 업무처리를 잘못한 일부의 징계사유는 인정된다 하더라도 해임 처분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재량권을 일탈ㆍ남용하였다"고 보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강 씨의 업무상 잘못으로 인한 피해가 없었고, 대한적십자사가 주장한 재산상 손해도 과장됐다고 봤다. 재판부는 다른 유사한 징계 사례와 강 씨의 상관 등 관련자들에 대해 '경고'에 그친 것에 비추어 볼 때, 강 씨에 대한 해임이 "지나치게 형평을 상실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참여연대는 지난 5월 23일에 항소심 재판부에 강 씨의 부패행위 신고는 부패방지법에 따라 보호받아야 한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한 바 있다. 강신천 씨에 대한 해고는 해임의 주된 사유 중 하나가 강신천 씨가 올린 게시글과 관련이 있고, 또한 유독 강 씨에게만 엄격한 기준을 적용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부패행위 신고에 대한 보복성 징계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특히 부패행위ㆍ공익신고 뒤 온갖 다른 사유를 들어 제보자에게 징계처분 등 불이익조치를 가하는 것이 제보자에 대한 전형적인 탄압방식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대한적십자사는 공직자윤리법 제3조의2에 따른 공직유관단체로서 부패방지법이 적용되는 공공기관인 만큼 신고자에 대한 어떠한 신분상 불이익이나 근무조건상의 차별을 가해서는 안 된다. 

 

대한적십자사는 부패방지법을 준수하고, 더욱이 이번 재판부의 판결을 통해 강신천 씨에 대한 해임이 부당해고임이 확인된 만큼 강신천 씨에 대한 징계를 멈춰야 한다. 대한적십자사는 재판부의 결정에 불복해, 부패행위 신고자에게 고통을 주는 보복성 소송을 이어가는 식으로 공익신고자를 보호하려는 사회적 노력에 역행해서는 안 된다. 

 

▣ 논평 원문 보기

▣ 참고 : 서울고법 재판부에 보낸 의견서 + 보도자료 (2018. 5. 23, 참여연대 공익제보지원센터) 

월, 2018/09/10-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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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관료 출신의 금융감독원장 인선, 기대만큼 우려도 커

피감기관 임원 출신을 금융감독기구 수장으로 임명, 이해관계 편향 우려
공정하고 투명한 금융감독 기능 행사를 통해
금융권 적폐 청산과 금융감독 기능 정상화에 힘써야


어제(9/6), 최종구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금융위원회의 결의를 거쳐 최흥식 현 서울시향 대표(이하 ‘최 대표’)를 신임 금융감독원장으로 대통령에 임명제청 했다. 최 대표가 비관료출신이라는 점에서 관치금융의 관행을 청산하는데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지만, 몇 년 전까지 피감기관인 하나금융지주의 사장으로 근무했던 경력은, 금융업의 현실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장점보다는 금융감독기구의 자율성을 확보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우려가 더 큰 것이 사실이다. 특히, 금융감독기구의 수장으로서 자칫 특정 금융회사의 이해관계에 편향되거나 포획될 가능성, 그리고 엄정한 금융감독과 금융소비자 보호를 제대로 해낼 수 있을 지와 관련한 업계 편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하나금융지주가 론스타로부터 외환은행을 인수하던 시기에 하나금융지주에 재직했다는 점에서 과연 최 대표가 대표적 금융권 적폐인 론스타 문제의 청산을 사심 없이 수행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소장 : 김성진 변호사)는 2017년 8월 27일자 논평을 통해 이번에 임명되는 금융감독원장은 ▲관치금융을 청산하고 ▲금융감독의 본래의 목표인 금융회사의 건전성 제고 ▲금융시장의 공정성과 투명성 제고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를 추구해야 함을 강조한 바 있다(http://www.peoplepower21.org/Economy/1523195).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정치권 및 관료로부터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금융감독원을 내적으로 쇄신하고 그동안 다양한 산업정책의 도구로 전락했던 금융감독 기능을 정상화해야 한다. 최 대표를 둘러싼 여러 우려에도 불구하고 임명을 위한 대통령의 결재만이 남은 상황에서, 참여연대는 최대표가 금융감독 기능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행사함으로써 금융권 적폐를 청산하고 선진적인 금융감독 관행을 정착시켜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금융감독원을 만들어 나갈 것인지 면밀하게 지켜볼 것임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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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17/09/07-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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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3_제보자들

어느 사학비리 
공익제보자의 이야기 

글. 김형태 교육을바꾸는새힘 대표, 전 서울시 교육의원

 

 

사학비리 종합세트, 양천고를 고발하다 

뜻하지 않게 교단을 떠난 지 거의 9년 만에 다시 교단에 섰습니다. 학교로 돌아오는 길은 참으로 멀고도 험했습니다. 수면장애와 우울증, 기혈순환장애 등으로 죽기보다 힘든 나날을 보낸 적도 많았습니다. 정말 열흘 가까이 잠을 한숨도 이루지 못한 적도 있었고, 숨 쉬는 것이 고통스러워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 싶어 자살 기도를 한 적도 있습니다. 

 

양천고는 1995년, 1998년, 2010년, 2015년 감사와 수사 때마다 차마 학교라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치졸하고 충격적인 비리들이 드러났습니다. 동창회가 없음에도 동창회비를 받는가 하면, 수업하지도 않는 유령교사를 교육청에 이름 올려 월급을 받아냈다가 2011년 당시 이사장이 대법원으로부터 벌금 5백만 원을 받았고, 건축 쓰레기 불법 매립에 의한 벌금까지 학교 돈으로 지불하여 문제를 일으켰으며, 학교회계를 쌈짓돈처럼 사용하다가 발각되기도 했습니다.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사학비리 백화점이자 종합세트’인 양천고는 한 마디로 장삿속으로 학교를 운영하는 대표적인 부패사학이었습니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학교 안에 가짜로 급식회사를 만들어 수년간 폭리를 취하고, 정 전 이사장이 그 급식업체 대표와 직원들을 데리고 학교 돈으로 제주도와 중국 등으로 여행을 다니다가 적발된 것입니다.  

 

저는 지난 2008년, 교육자적 양심으로 학생들과 교직원들을 대표하여 상록학원 양천고등학교의 사학비리(급식비리, 공사비리, 회계비리 등)를 서울시교육청에 공익제보(감사요청)하였다가 이 사실이 법인에 알려지면서 2009년 3월 부당하게 해직되었습니다. 이후 저는 13개월 동안 학교, 교육청, 검찰청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며 부패사학과 싸웠습니다.  

 

제자들 앞에 당당하기 위해서 그랬습니다. 교단에서 “가르친 대로 행동하고 배운 대로 실천하라”고 해놓고 제 자신이 어려움에 처하자 소리소문없이 사라지는 부끄러운 스승은 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저 좋은 선생님이 되고 싶었을 뿐인데, 당시 이명박 정부와 공정택 서울 교육감은 저와 같은 평범한 사람을 투사로 만들고 말았습니다. 

 

사학비리를 사회적 의제화하는 데 기여했다며 시민단체 추천으로 저는 2010년 6.2지방선거 통해 교육의원에 당선되었고, ‘해직교사에서 교육의원으로 당선, 계란으로 바위를 깨뜨린 사람’ 등 그해 화제의 인물이 되었습니다. 마침내 교육청은 양천고에 대한 특별감사에 착수했고, 검찰은 압수수색과 계좌추적을 통해 급식 등 상당수의 비리를 밝혀냈고, 관련자들이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해직교사

2008년, 양천고등학교의 사학비리를 공익제보하고 해직된 김형태 교사가 당시 학교 앞에서 1인시위를 하던 모습 ⓒ김형태

 

공익제보 활성화 없이는 청렴하고 투명한 세상도 없다

학교는 누구를 위해서 존재해야 할까요? 당연히 학생을 위해 존재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 지극히 당연한 사실이 일부 사학에서는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학교를 설립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학교를 개인소유물로 여기고 장삿속으로 학교를 운영하며 전횡을 휘두르는 사학들이 적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사학은 치외법권적 특권을 누리고 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교육이 엄연히 공적인 것임에도 여전히 많은 사학이 교사채용, 입학부정, 성적조작, 공사시설비리, 공익제보자 탄압 등 부정부패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고 일부 비리사학은 마치 조폭집단처럼, 법인 이사장의 왕국처럼 운영하며 온갖 파렴치한 전횡, 위법, 탈법을 자행하고 있어 ‘복마전, 비리의 온상, 부패종합백화점, 이게 학교냐? 교육기관 맞느냐?’며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사학비리는 학생들의 꿈을 훔치는 나쁜 도둑질이고, 교직원들에게 영혼 없는 삶을 강요하는 몹쓸 짓입니다. 그런데 사학비리를 공익제보하면, 교육청이 한번 봐주고, 경찰과 검찰이 한번 봐주고, 재판부가 전관예우, 유전무죄 적용하여 또다시 봐주는 관행으로 인해 결국 유야무야 되는 일이 많다는 것입니다. 판사가 정해지면 그 판사에게 가장 영향력 있는 변호사를 찾아 착수금으로 1억 이상의 거금을 갖다 주면, 구속될 사람이 불구속되고, 기소될 사람이 불기소되고, 유죄가 무죄가 되는 세상이니, 공익제보한 사람들이 가장 허탈해하고 분노하는 것이 바로 이런 기가 막힌 악습입니다. 

 

또 하나는 도둑을 신고했는데 잡으라는 도둑 대신 신고자를 잡는 세상입니다. 제가 2009년 부당하게 해직되었을 때, 교육청, 교육부, 법무부, 청와대 등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어떤 국가기관도 도움을 주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국민권익위와 국가인권위마저도 사립학교는 공공기관이 아니고 사립학교 교원은 공무원이 아니기에 도움을 줄 수 없다고 했습니다. 사립학교 교원은 국민이 아니냐고 몇 번을 따져 물었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이후 시민단체의 눈물 나는 노력과 강한 요청으로 ‘국가인권위’와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 그리고 ‘부패방지법’에는 사립학교 교원도 포함되었으나 여전히 ‘공익신고법’에는 포함되지 않아 사각지대로 남아있습니다. ‘공익신고법’에도 속히 사립교원이 포함돼야 하고, 더 나아가 별도의 독립적인 ‘공익제보자보호법’이 제정돼야 할 것입니다.  

 

사학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공공성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공익제보 활성화’가 절실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사학의 경우, 공익제보자에 대한 안전장치가 마련되지 않아, 사학비리 공익제보자들은 보복성 징계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공익제보자보호법’과 같은 보다 실효성 있는 법률이 제정되어야 사학비리를 제보한 공익제보자들이 불이익조치를 당하더라도 신속하게 보호 및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불이익조치 등 보복성 징계를 감행한 가해자와 학교법인에도 민형사상의 책임을 묻는 등 처벌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이번에 공익제보자 자격으로 처음 공립 특채됨으로 새로운 길이 열렸습니다. 제가 이제 처음 길을 열었으니 이후로는 더 크게 문이 활짝 열렸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말해, 현재도 교육자적 양심으로 공익제보 했다가 학교 안에서 이런저런 불이익을 받고 있는 교사들이 있습니다.  

 

공익제보자는 부패한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카나리아 새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세월호참사의 비극입니다. 참사 3개월 전에 이미 청와대 신문고에 내부자가 청해진해운의 잦은 사고와 개운치 않은 사고처리 의혹, 상습적 정원 초과 운항 실태, 회사 쪽의 편법적 비정규직 채용을 민원제기 했지만,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았던 것입니다. 반부패, 청렴도를 높이는 공익제보자 보호는 2018년을 경과하는 현재의 대한민국과, 교육계에도 꼭 필요한 일입니다. 

 

특집4-사진추가

양천고 사학비리 제보의 공로를 인정받아 참여연대 2010 공익제보자의밤 의인상을 수상한 김형태 교사(오른쪽 세 번째)

화, 2018/04/03-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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