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여성활동가인 이파트 수스킨드(Yifat Susskind)가 미국의 진보 매체 <Common Dreams>에 미국 트럼프 정부의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를 비판하는 글을 실었다. 수스킨드는 경제제재는 윤리적인 문제와 함께 효과도 없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며 이에 맞서는 국제적 연대활동을 촉구했다. ‘Sanctions on North Korea Will Not Lead to Peace. Just Ask Iraqis.’라는 제목으로 실린 그의 글을 번역해 게재한다(다른백년 편집자).
세계가 평창올림픽의 친선의 분위기로부터 벗어나면서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북한을 향한 적의가 다시 배가되고 있다. 이번에는 지난 23일에 발표된, 북한의 교역 기능을 타깃으로 한 공격적인 새 경제제재안의 형태를 띠고 나타났다.
트럼프 행정부의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경제제재는 비윤리적일 뿐만 아니라 효과도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지금과 같은 핵전쟁의 위협이 짙어지는 때에 건설적인 또 다른 길을 찾아내는 것은 절박한 과제다. 그러나 경제제재는 겉으로 보이는 것처럼 평화적인 대안이 아니다. 게다가 더 큰 문제는 효과적이지도 않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지난 1990년대에 제재조치가 이라크인들에게 어떻게 작용했는지를 그들에게 물어보기만 하면 된다. 내가 이끄는 조직이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이라크에서 수십년간 활동해 온 풀뿌리 여성 조직을 통해 들은 말이나 당시의 상황을 보여주는 증거들은 명백하게 제재는 결코 해법이 아니라는 것을 드러내고 있다.
첫째로, 제재조치는 분명 도덕적 논란이 있다. 어떤 나라가 경제적 공격을 받게 되면 그로 인해 고초를 겪는 것은 가장 가난하고 취약한 시민들이며, 늘 비참한 인도적 결과를 낳는다. 유니세프(UNICEF)는 북한에서 6만명의 어린이들이 심각한 영양실조와 기아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미국의 제재하에서 이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문제다.
경제제재, 가난하고 취약한 집단에 가장 큰 타격
반면 제재를 받는 정부와 가까운 이들을 포함한 엘리트 계층은 충격으로부터 벗어나 있을 수 있다. 경제제재는 대개 표적이 된 정부들로 하여금 시장을 통제하고 독점권을 행사하게 한다. 또 제재를 가하는 국가들에 항의하는 국민들의 시위를 통해 지지를 받음으로써 집권층을 더욱 강력하게 만들어 주게 된다. 북한 국민들을 굶주리게 하는 것은 증오에 가득찬 악한인 김정은이 주장하듯 미국을 악한으로 낙인 찍게 될 뿐이다.
1990년대에 이라크에 대한 제재가 행해졌을 때 우리는 지역의 여성단체들로부터 여성과 가족들이 직접 생활고로 힘겨워 한다는 소식을 직접 들었다. 병원의 선반에는 구명 의약품이 없다는 것이며 아이들을 먹일 충분한 양의 식량배급을 받지 못하는 절박한 사정의 가족들 이야기를 듣게 됐다. 당시 제재로 인해 사망한 아이들의 숫자는 가장 적게 잡아도 수십만 명에 달한다. 그리고 사담 후세인은 이 같은 곤경을 자신의 정권을 선전할 수 있는 행운의 기회로 활용해 자신을 국민의 보호자로 내세웠다.
경제제재는 단지 비윤리적이기만 한 것이 아니다. 외교적 수단으로서도 효과가 없다. 1990년대에 유엔안보이사회가 이라크를 비롯해 10여개 국가들에 대한 제재를 했던 이른바 ‘10년간의 제재기’ 동안 수집된 데이터를 보면 대상 국가들의 행태를 변화시키는 데 별 효과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에 나라 경제를 붕괴시키고 질병과 죽음을 유발했을 뿐이다.
제재가 효과적이면서도 윤리적일 수 있는 한 가지 경우가 있다. 그것은 1980년대 남아공처럼 제재를 받는 나라의 시민사회의 많은 대중들이 그 제재를 지지할 때다. 국민들이 자신들의 정부가 변화하기를 바라고 압박을 가했기에 효과적이었던 것이다. 또 국민들이 기꺼이 경제적 곤경을 감수할 의사가 있었기에 윤리적이었다. 현재 북한에 대해 가해지고 있는 제재는 이 두 가지 면에서 다 그렇지 못하다.
그렇다면 북한에 대한 제재에 맞서고 진정한 평화를 촉진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행동은 무엇이 있을까? 과거의 제재 경험과 이라크전으로부터 우리가 배워야 할 3가지 교훈을 제시한다.
범국제적 공조방안 찾아야
첫째, 국경을 넘어서는 굳건하고 효과적인 공조 방안을 찾아야 한다. 1990년대에 이라크에 대한 제재가 시행됐을 때 미국과 중동의 여성들은 힘을 모으고 함께 행동했다. 당시 우리는 트럭을 몰고서 암만과 요르단으로부터 바그다드까지 가서 수십톤의 우유와 의약품을 이라크의 의사들과 간호사들에게 전달했다. 그것은 미국과 이라크 사람들이 양심으로부터 협력한 연대 행위였다.
둘째로, 추상적인 말들과 맞서야 한다. 이라크에서 우리는 ‘충격과 두려움’이나 ‘부수적 피해’와 같은 말들 뒤에 도사린 잔혹성을 드러내는 일을 해야 했다. 지금 북한에서도 트럼프 정부의 공격적 행위의 실체가 무엇인지를 드러내야 한다. 그러자면 ‘코피 공격’ 같은 완곡어법을 사용하지 말도록 해야 한다. 나아가서 제재라는 미명 뒤에 북한의 어린이와 가정들이 기아와 추위에 신음하고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민간인들을 기아의 위협 앞에 인질로 삼는 것을 정당한 외교정책이라고 진심으로 믿고 있는 이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사람들은 아주 섬칫해할 것이다. 그런데 지금의 제재조치가 바로 그런 것이다.
마지막으로, 아마도 가장 중요한 것이지만 활동분야를 넘어서 조직을 만들어야 하며 북한 문제를 고립적 이슈로 대해서는 안 된다. 이라크 현지의 인권활동가들이 미국의 재향군인들과 짝을 이뤄 전쟁으로 인한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권리를 요구했을 때 그 힘이나 파급력은 더욱 증폭됐다. 이제 우리는 스스로에게 중요한 질문들을 던져야 한다. 가령 기후정의운동으로부터 핵전쟁과 같은 당면한 위협들에 사람들이 두려움에 떨지 않으면서 맞서도록 하는 방법을 어떻게 배울 것인가? 혹은 인종정의운동의 조직활동으로부터 북한 사람들이 비인간적 상황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하기 위해 무엇을 배울 것인가?
이라크에 대한 경제제재 반대 시위를 벌이는 인권평화 활동가들(사진: EPA).
여성 평화운동가들은 이런 교훈들을 정립하고 적용하는 데 앞장서 왔다. 우리 여성들은 정치시장에서 체계적으로 소수로 분류되고 배제되고 있지만 전쟁의 참혹한 현실을 감지하는 데 전문가는 다름아닌 여성들이다. 전쟁 중에 그 사회의 가장 취약한 집단의 생존에 책임을 지는 이들은 여성이다. 전쟁으로 인한 트라우마와 가족의 상실, 장애, 집을 잃은 이들을 위해 평생에 걸쳐 보살펴 주는 것은 여성이다.
한반도의 평화는 아직 가능하다. 여성 평화 운동가들의 연합이 시공을 초월한 교훈들을 통해 이미 그 길을 열고 있고 잘못된 해법, 예컨대 제재라는 형식의 경제 전쟁과 같은 잘못된 해법들을 격퇴하도록 해 준다. 그리고 평화에 대한 진정한 개입을 하도록 우리를 떠민다. 지금은 모든 양심 있는 이들이 함께할 때다.
이 글의 필자 이파트 수스킨드(Yifat Susskind)는 국제 여성인권 단체인 MADRE를 이끌고 있으며, 남미와 중동, 아시아, 아프리카 등에서 여성의 건강과 여성에 대한 폭력, 경제 환경 정의와 평화 활동 등을 펼쳐 왔다. 뉴욕타임즈와 워싱턴포스트 폴린폴리시 등 유력 매체에도 활발히 기고하고 있다.
배달민족으로서 우리의 건국설화는 다른 나라들과 비교하여 매우 특별하다. 대부분 나라의 경우. 건국설화는 초자연적인 현상을 배경으로 설정하거나 초인적인 영웅의 이야기로 출발하여 지배권력을 미화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반하여, 우리 설화의 경우에는 태백을 거점으로 삼아 상제의 아들인 환웅이 보기에 아름다운 땅을 선택하여 나라를 세우면서 홍익인간(弘益人間)과 이화세계(理化世界)를 이의 근본으로 삼았다는 내용이다.
황해도 구월산 ‘삼성사’에 모셔져 있는, ‘환인, 환웅, 단군왕검’의 초상화
단군신화로 알려진 위의 이야기가 후대에 민족의 주체성을 강조하기 위해서 지어낸 것인지, 오랜 역사 속에 체화되고 전승되어온 이야기인지 분명하지 않지만, 한반도의 역사를 관통하는 문화적이며 정치적인 토대를 형성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인간의 언어로서 가장 감동적이며 성스러운 내용을 담아낸 성경의 주기도문과 같이, 하늘의 뜻을 이 땅에 이루기 위해 나라를 세우며(이화세계) 널리 모두를 이롭게 하는 것으로 규범(홍익인간)을 삼는다는 것은 종교사적 견지에서는 황금률적인 표현이며 정치학적 의미에서도 제1의 공의적 원칙이다. 이번 글을 통하여 상기의 원칙들이 한국 역사에 투영된 기록을 찾아가며 한국사회의 미래에 대한 가능성을 가름해 보고자 한다..
삼국시대 이전부터 무속적 신앙에 기초한 공동체적 모습으로 수렵사회를 반영한 제천행사가 부여 영고, 동예의 무천, 고구려의 동맹 등 형태로 행하여졌다고 전해지며, 농업이 번성하는 후대로 내려오면서 단오와 추석과 같이 마을 사람 모두가 함께 음식과 가무를 즐기는 명절로 발전해 왔다고 한다.
이후 신라의 기록을 보면 불교가 전해지면서 지배계층인 화랑이 중심이 되여 향도(香徒)라는 조직이 만들어져 지배질서로서 종교적 규범을 강조하고 생활의 실천적 지침을 삼아 내려오다, 이후 일반백성에게까지 조직이 확산되면서 새로이 절을 짓거나 탑을 쌓거나 불공의 행사에 다중들이 함께 모여 공력을 제공하고 신앙적 공동체를 형성해 왔다.
고려 왕조로 들어서면서 종교적 배경과 행사를 위해서 조직되고 활동하였던 향도는 이제 향촌의생활 속에 자리를 잡으면서 香徒가 아닌 鄕徒가 되여 생활의 공간과 내용을 공유하면서 함께 노동하고 함께 즐기고 서로를 도와가는 양속으로 이동했다. 마을의 공동노역, 혼례, 장례, 마을 수호신 제사를 함께 치르면서 자연스레 상부상조적 조직으로 변모해 갔다. 이런 과정을 통하여 한민족 역사를 줄곧 관통해온 두레라는 협동적 노동방식과 상부적 자조금융인 다양한 형식의 계가 발전하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향촌의 통치 방식에서도 지방을 대표하는 인물을 내세워 왕권을 대신하여 중앙에서 향촌으로 파견된 관리 간에 협의 내지는 역할 분담을 이루면서, 읍사(邑司)가 중심이 되어 일종의 지역자치를 이루면서 내려온 셈이었다. 그러나 고려말 성리학이 도입되어 확산되면서 자치적 성격이 강했던 향도와 읍사는 양반 중심의 지배계층에 의해 유교의 가르침과 규범을 가르치는 향약(鄕約)으로 흡수되어 재구성된 것으로 보여진다. 향약은 사원과 함께 향촌에 뿌리를 내린 사림의 지위를 강화하면서 중앙정치의 훈구 세력에 맞서는 일종의 정치적 거점으로 변모한다.
왕권을 정점으로 하는 신분제적 관료체제인 고려와 조선의 역사는 기본적으로 경제의 축을 이루는 농업 기반인 토지의 사용 및 소유의 형태와 조세정책의 변화에 따라 이해를 달리하는 지배권력간의 이권과 세력다툼, 그리고 권력의 틈새에서 민중들 스스로 자조하고 순응하며 때로는 협약하고 저항해온 기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달리 말하면 경제의 기반과 운용의 결과물을 놓고 지배계급과 기층민중간에 전개되는 ‘정치동력학’적 궤적이다.
성리학을 지배이념으로 확고히 정립한 조선조 초기에는 주요 경제기반인 농업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하여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을 산업정책의 기본으로 정하고 소농의 농민을 중심으로 백성을 위한 민본(民本)의 왕도사상을 정치적 지향으로 삼아 왔다. 조선왕조의 개국공신이었던 정도전, 조준 등이 비록 의도했던 균전제를 온전히 도입하지 못했으나 과전 및 직전법을 시행하여 고려 말 혼란하고 무질서했던 토지 소유관계와 조세체계를 바로 잡았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왕족과 세도가들의 토지겸병 현상이 심화된다. 수조권을 기반한 토지지배구조가 약화되거나 붕괴되고 매득(買得), 장리(長利,) 개간(開墾) 등 통하여 토지의 사적 소유가 확대되면서 농지를 떠나는 유민(流民)들이 대거 발생하고, 일부 양반들이 사노(私奴) 또는 소작농으로 전락된다.
이에 지방에 기반을 둔 사림세력은 성리학의 창시자인 주희가 만든 주자증손여씨향약을 제도적 모범으로 삼고 사원과 유향소의 부활을 구실로 삼아, 탐욕스런 중앙의 왕족들과 세도가들을 견제하며 나라의 기반인 농촌사회가 무너져 가는 것을 방지하고 성리학을 정치사회적 규범으로 삼아 봉건적 질서를 유지하고자 목숨을 건 정치투쟁을 전개한다.
중종에서 시작하여 명종을 거쳐 임진왜란 전의 선조 대에 이르기 까지 백 년 가까운 세월 동안, 김안국이 경상도 관찰사 시절에 향약을 한글로 보급한 것을 시작으로 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인물들인 조광조, 이퇴계 그리고 이율곡 등으로 이어지면서 사림파와 훈구파 간에 성리학의 해석을 겸한 권력투쟁과 향약논쟁의 역사가 펼쳐진다.
향약의 내용을 살펴보면 중국 섬서성의 한 향촌에 국한되어 행하였던 여씨향약을 주자가 국가단위의 시행을 위하여 새로이 체계적으로 정리하면서 주나라의 제도를 따라 다음과 같이 주요 4개의 덕목으로 요약하였다.
덕업상권(德業相勸) : 좋은 일, 바른 일은 서로 권한다.
예속상교(禮俗相交) : 미풍양속으로 서로 교제하여 이를 널리 확산시킨다.
과실상규(過失相規) : 잘못한 일은 지적하고 비판하여 바로 잡는다.
환난상휼(患難相恤) : 개인 또는 향촌이 어려움을 당하면 서로 돕고 함께 극복해 나간다.
향촌에 거점을 두고 있던 조선조 사림의 양반들은 상기 향약의 내용과 제도를 무기로 삼아, 한편에서는 중앙정치의 세도가들의 탐욕과 패악을 견제하면서, 동시에 성리학적 윤리도덕을 기반으로 현존의 상하 신분관계를 분명히 하는 가운데 향촌의 공동체에 자발적 참여를 통한 자치기능을 부여하여 스스로 규계(規戒)하고 향촌을 유지 발전시키는 규칙을 세우며 고조선 이래 배달민족의 양속인 향음주례(鄕飮酒禮)의 전통을 지켜 나가려고 노력하였다.
그러나 사림파들의 향약 실천에 대한 강력한 요구와 움직임에 대하여 중앙의 왕족과 세도가들은 다양한 이유를 들어 거부한다. 예건데 인물이 부족하다거나, 인심과 풍속이 투박하여 오히려 역작용의 폐해가 예상되며, 신분제의 붕괴가 염려되고, 왕권의 향촌을 다스리는 힘이 약화된다는 등 이유를 핑계로 삼아 몇 번의 사화를 통하여 사림파들을 숙청하고 제거하는 과정을 거친다.
권력의 다툼과 논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향약은 오래된 것으로 이를 실시된 곳마다 사람들이 서로 보살피고 돌아보며, 서로 돕고 질병에 함께 대응하며 구제하며, 자제로 하여금 유학의 가르침을 따라 효제의 뜻을 두텁게 하는 것을 가르치니, 삼대지치(三代之治)를 융성하게 하고 풍속을 아름답게 한다 – 化民成俗”라는 상소에 따라 중종 시절부터 적극적인 시행을 논의하기 시작한다.
여기서 매우 주목할 만한 인물이 조선중기 최고의 지성이자 실천적 행정가였던 이율곡 선생이다. 본인이 관직에 있을 당시 향약을 권하면서 파주향약의 서문을 직접 작성하였고 청주목사로 재직 시에는 서원향약을 만들어 시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선조가 향약을 전국적으로 시행하려 하자 오히려 시기가 너무 이르다(時期太旱)고 주장하며 시행을 보류하도록 간곡히 주청하여 계획을 중단시켰다. 더욱 기이한 것은 본인이 훗날 향촌에 머물면서 다시 완성도가 매우 높은 해주향약을 제정하여 보급하였다는 사실이다.
일견 서로 모순되고 상반된 이런 대목은 선조라는 못난 왕의 됨됨이를 살펴보면 이해가 가능할 듯하다. 사림들의 줄기찬 요구에 따라 신하들의 논의를 거쳐 향약의 전국적 실시를 결심할 단계에서 이율곡은, 선조가 민본의 왕도정치에는 별로 뜻이 없고 오로지 자신의 안위와 왕권 강화에만 마음이 머물러 있어, 이런 상태에서 향약을 전국적으로 실시하는 것은 향촌의 자치적 기능과 양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훼방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왕권과 중앙정치의 강화를 위한 하부 조직으로 전락할 것을 심히 염려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점은 필자가 제3 섹타경제론의 서론에서 제기한 지적과도 궤를 같이한다고 할 수 있다. 겨우 유아기 수준에 머물고 있는 현재단계의 사회적 경제영역은 당연히 지자체를 포함한 정부와 공공기관의 법제적 도움과 재정적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만(揚水論), 제3 섹타가 추구하는 자발적 참여와 스스로 역동적이어야 할 네트워크 형성을 정치와 행정 권력이 저해하거나 왜곡시켜서는 안된다는 원칙을 반드시 지켜야만 한다. 되풀이 언급하지만, 제2 섹타와 더불어 세 분야 영역 모두 병렬적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결합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율곡 선생이 보여준 천재적이면서도 백성을 진심으로 위하는 실천적 지식인의 전형적 모습을 다시 한번 반추해 볼 수 있다. 그는 단지 패자적 왕권과 세도가들의 영향을 차단한 것만이 아니라, 주자에 의해 체계화된 여씨향약을 당시 조선의 현실에 맞게 새롭게 해석하고 재구성하여 실천적인 내용을 담아내었다. 자발적 참여와 회원들간 원만한 합의를 유도하기 위하여 향약의 조직과 운영에 대한 세칙을 정치하게 기술하였고, 실천적이고 구속력 있는 모임이 되기 위해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선악부(善惡賦)의 작성 요령과 규칙을 세밀히 규정하여 향촌내 세력가들이 행할 자의적인 패악을 엄하게 금하였으며, 향약의 기능을 사창(社倉)과 통합하는 사창계약속(社倉契約束)을 제창하여 현대적 의미에서 향촌단위의 사회안전망적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설계하였다.
율곡 선생이 지향했던 향약 실천의 뜻을 다시 정리해보자면 단순히 기존의 지배 질서를 온전히 유지하고자 하는 것을 넘어서서, 위로부터의 통치가 아닌 백성들의 자발적 참여에 따른 자치를 이루고, 성리학적 규범 가치를 공유하면서 예(禮)를 통한 윤리적 절제로 향촌의 도덕적 질서를 유지하며, 향촌 단위로 상호부조를 통해 사회경제적 안전망 기능을 부여하고, 전체적인 강제보다는 개인과 공동체간의 관계성 회복에 초점을 두었다 할 것이다.
이는 필자의 앞선 칼럼 ‘인본적인 사회주의자’에서 소개한 19세기 초 프랑스 사상가 사를 푸리에의 기획과 일맥 상통하며 1990년대 노벨경제학을 수상한 인디애나 대학의 오스트롬 교수의 ‘공유지의 비극을 넘어’라는 저작에 담긴 구상과 비견할 만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에 다시 한번 대학자의 경륜과 가르침에 머리 숙여 존경을 표하고 싶다. 안타까운 것은 필자가 역사 공부에 어둡고 한문이 서툴러 한걸음 더 깊이 들어갈 수 없다는 점이다. 이 분야의 전문학자님들께서 좀더 구체적이고 풍부한 내용을 밝혀주시길 희망할 뿐이다.
아쉽게도 향촌 단위의 자치적 분권을 의도하였던 향약의 보급과 시행은 임진왜란 이후 기존 신분제의 급격한 붕괴, 다양한 원인으로 촉발된 농민층의 분화, 향시(鄕市)를 넘어선 격지 간 상업의 발달, 세도정치의 패악, 삼정의 문란 등으로 멈추어 서게 된다.
반면에 사림의 양반이 주도하였던 향약 운동을 대신하여, 모내기를 도입한 이양법으로 농업 생산성이 높아지면서 오랜 전통으로 이어져 왔던 일반 백성 중심의 집단협동적 노동방식인 두레와 상호부조적 금융시스템인 다양한 계의 모임이 활발히 되살아 나고, 외척과 부패한 관리 등 지배층의 탐욕과 패악에 대항한 산발적인 민란이 지속되면서 새로운 자각과 실천 운동들이 벌어지게 된다.
청제국을 파탄내는 서세동점 흐름과 한국땅에 상륙한 가톨릭과 개신교 등 기독교의 충격 속에 북학파를 시작으로 전개된 다양한 실사구시적 운동, 위로부터 자강을 시도한 개혁파의 시도, 일반 백성들의 근대적 각성을 촉발한 동학을 중심으로 사회변혁운동 등이 전개되었고, 불행하게도 이후 일제강점기, 해방과 분단 등을 겪은 후에야 비로소 반쪽뿐인 현대 한국의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사진: 통일뉴스
2018년 현재, 남한사회는 양가(兩價)적이며 분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견 일인당 GDP가 3만 불을 넘어서면서 수치상으로는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였고, 국력에 있어서도 세계 11위권을 유지하면서 강력한 미들파워 국가로 부상하였다. 반면에 외부적 조건이 불리한 가운데 양극화가 극심하고 사회적 불안이 급격히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소득의 불평등 상황이 미국과 함께 OECD국가 중 가장 열악하여 1%의 국민이 20% 정도의 소득을 점하고 있고, 자산소득은 더욱 극심하여 이의 정도를 알려주는 피케티지수(국민순자산/국민총생산)가 10에 근접하고 있으며 (역사적 경험으로 지수가 6을 넘어서면 전쟁을 부추긴다고 피케티는 설명하고 있다), 1%의 부자와 재벌기업들이 민간소유 토지의 50% 이상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자본 시장의 경우는 심한 정도를 넘어서서 1%의 자본가가 90%의 배당소득을 차지하는 등 극한적인 실태를 보여주고 있다.
현재 한국의 사회경제적 현실은, 마치 왕족 및 세도가와 이들의 하수인격인 권노(權奴)들이 불법적인 토지겸병의 탐욕으로 국가질서를 뒤흔들고 온갖 수단으로 백성들을 수탈하던 조선중기 이후의 패악스런 모습이 다시 부활한 듯, 더욱 뿌리를 깊이 내린 채 난공불락의 기득권층을 형성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한 타결책으로 어리석게도 국민소득 4 만불의 수치적 성장론을 제시한다거나 소중한 그린벨트를 풀어서 주택 건설량을 늘려 투기를 막고 주거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흐리게 하고 상황을 더욱 나쁜 방향으로 악화시킬 뿐이다.
핵심은 소수를 위하는 양적 성장에서 전환하여 일반시민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민본중심의 사회경제적 운영의 철학과 방향 위에서, 저마다 생업에 전념하는 환경을 조성하고 투기적 부동산 소유에 대해 실질적이며 현실적인 고통을 가하고 불로적 지대소득에 대한 확실한 누진과세를 적용하며, 경제적 성과를 국민 모두가 골고루 향유하는 배분과 순환의 원칙을 정립하는 것이다.
역사적 변혁기에 서있는 한국사회는 당면한 문제를 본질적으로 직시하고 접근해야 한다. 부패하고 탐욕스런 무리와 이를 부추기는 관행 및 제도에 대항하여, 향촌의 사림들이 시도하였던 향약의 시행과 더불어 백성들의 자조적인 운동이었던 두레를 현대적으로 새롭게 해석하고 재구성하는 것에서 미래를 준비하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건국 신화로 전해지는 이화세계와 홍익인간의 역사문화적 DNA를 다시 발견하고, 이를 사회생물학적으로 우리 생활 속에 살아있는 유전적 밈(meme)으로 진화되도록 제도와 관행을 바꾸어 가야 한다.
2015년은 해방과 한반도 분단 70년이 되는 해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발 딛고 있는 한반도의 평화는 여전히 요원해 보입니다. 70년 전, 일본 나가사키와 히로시마의 비극은 핵무기가 인류에 미치는 재앙적인 영향을 생생하게 보여주었지만 갈등과 대결, 군비경쟁의 악순환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핵 위협, 그에 따른 미국 핵 자산의 한반도 진입과 일본의 재무장, 그리고 여기에 대응하기 위한 중국의 군사력 확충까지 한반도를 둘러싼 국가들의 군비 경쟁은 70년이 지난 지금 당시보다 더 심각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이 불안하고 위험한 악순환의 고리를 언제까지 그냥 두어야 할까요? 언론 협동조합 <프레시안>과 '참여연대'는 이 악순환의 출발 지점인 정전체제의 한계를 진단하고, 한반도에 살고 있는 시민들의 안녕과 평화를 보장하는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2015, 이제는 평화' 연재를 기획했습니다.
지난 4월 23일부터 5월 8일까지 참여연대 이태호 사무처장과 평화국제팀 이미현 팀장, 백가윤 간사가 2015년 핵확산금지조약(Nuclear Non-Proliferation Treaty, NPT) 검토회의 참관 차 미국 뉴욕에 다녀왔습니다. 앞으로 세 편의 연재를 통해 NPT 검토회의 결과와 핵무기 없는 세계를 만들기 위해 나아가야 할 길을 모색해보고자 합니다.
"중동 비핵지대 회의 개최에 일방적인 기한을 두고 있어 (중략) 우리는 최종 문서 안을 지지할 수 없습니다"
5월 22일 저녁 미국이 발표한 성명의 내용이다. 이어 영국과 캐나다 역시 같은 이유로 2015 핵확산금지조약(Nuclear Non-Proliferation Treaty, NPT) 검토회의 최종문서 채택을 거절했다. 의장이 제시한 최종문서안(Draft Final Document)에 "중동비핵지대를 위한 회의를 2016년 3월 1일까지 개최하겠다"고 명시한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한 달여 기간 이뤄진 NPT 검토회의 논의 결과가 무산되는 순간이었다.
올해는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핵폭탄이 투하된 지 70년이 된다. 그만큼 국제사회가 올해 NPT 검토회의에 거는 기대가 컸다. 보다 원대하고 강력한 핵 군축 약속이 합의될 수 있을 것인가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그러나 3국이 NPT 당사국도 아닌 이스라엘의 이해를 반영해 2015 NPT 검토회의 전체에 제동을 걸면서 이런 기대는 좌절됐다.
애초에 중동 비핵지대 회의 개최는 1995년 핵확산금지조약을 무기 연기하기로 합의하면서 국제사회가 결의한 공동의 약속이었다. 핵무기와 대량살상무기의 역내 실험, 제조, 보유, 반입 등을 금지하는 중동 비핵지대 설립은 '세계의 화약고'라고 불리는 이 지역의 평화를 위한 안전장치가 될 것이라고 여겨졌다. 팔레스타인과 분쟁 중인 이스라엘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다가 중동의 맹주로 떠오른 이란이 핵무기 개발 의혹을 받으면서 비핵지대 설립은 더욱 중요한 의제가 되었다.
지난 2010년 NPT 검토회의는 64개 항 행동계획을 채택하면서 각국의 핵 군축에 대한 다짐을 이끌어내는 성과를 얻었다고 평가된다. 이는 당시 미국 오바마 정부의 '핵무기 없는 세계' 주창(2009)과 전차(2005) 회의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각국의 의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특히 '2012년까지 중동 비핵지대에 관한 컨퍼런스를 개최'하기로 한 조항은 유일하게 목표 시점이 설정된 항목으로 당사국들의 구체적인 노력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았다.
그러나 2012년 중동 비핵지대 회의는 열리지 못했다. 12월로 예정된 회의를 얼마 앞두고 미국은 당사국들이 회의를 개최하기 위한 조건에 합의하지 못했다며 회의를 연기했다. 중동 비핵지대 회의는 러시아, 영국, 미국 그리고 유엔 사무총장이 공동으로 개최하기로 되어 있었다. 결국 새로운 일정을 합의하지 못한 채 회의는 연기됐고 당사국들은 2015년 NPT 검토회의가 개최될 때까지 새로운 날짜를 정하는데 실패했다. 중동 비핵지대 회의를 개최할 새로운 목표 시점이 합의될 것인가가 2015년 NPT 검토회의의 성패를 가르는 척도로 떠오른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다. 그러나 위에서 밝혔듯 결과적으로 중동 비핵지대 회의 개최 일정은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2015 NPT 검토회의 ⓒ참여연대
이번 NPT 검토회의가 실패하게 된 또 다른 이유는 핵무기 보유국들의 핵 군축 이행 여부다. 많은 비핵국가들은 핵보유국들의 핵 군축 약속 이행이 느린 것에 불만을 가지고 있다. 이 점은 핵무기 보유국들(그리고 그 동맹국들)과 다른 대다수에 해당하는 비핵국가들 사이에 의견이 충돌하는 지점이 되어 왔다.
특히 핵무기 보유국과 비핵국가 사이에 핵 군축에 대한 해석 차이와 대립은 해묵은 과제다. 이는 NPT라는 국제협약이 다른 대량살상무기에 대한 조약들, 예를 들어 '화학무기금지협약', '생물무기금지협약', '대인지뢰금지협약' 등과 달리 핵무기의 폐기나 사용금지를 명시하고 있지 않다는 모순과 한계에 기인한다.
핵보유국들은 핵 군축을 장기간에 걸친 단계적 수량 감소로 이해하는 반면, 비핵국가들은 핵 보유국들이 핵무기 현대화(modernization)를 추진하는 것을 문제 삼아 '핵 군축의 장기적 이행'은 진정한 의미의 핵 군축이 아니라고 비판한다. 일반적으로 핵무기 현대화는 노후 핵무기를 개선 또는 발전시켜 수명을 연장시키는 것으로 여겨져 핵 군축에 역행하는 활동으로 비난의 대상이 되어 왔다.
이런 상황에서 영국, 프랑스, 미국, 중국, 러시아 등 핵무기 보유 5개국은 지난 2월 6일 영국 런던에서 발표한 공동 성명에서 2010년 채택된 64개 행동계획은 "장기적 관점에서의 행동을 위한 로드맵"이며 "핵 군축을 위한 단계적 접근법만이 현실적으로 핵무기 없는 세계를 성취하기 위한 길"이라고 못 박아 다시금 비핵국가들의 빈축을 샀다.
가장 많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과 러시아의 경우 우크라이나 사태 등 관계 악화로 2011년 2월 신전략핵무기감축협정 발효에도 더 이상의 핵 감축을 추진하지 않았고 일부 국가들만이 핵탄두와 발사체 감축에 진척을 보였다.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과 무기용핵분열물질의생산금지에관한조약(FMCT) 비준 역시 진전된 바가 거의 없었다.
미국은 공화당의 반대로 CTBT 비준이 국회에 가로막혀 있는 상황이며 이를 이유로 중국 역시 비준을 보류하고 있다. 게다가 핵무기 보유 5개국 모두는 자국의 핵무기를 현대화하고 있으며 여전히 핵무기에 외교·군사전략을 의존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국제 시민사회의 평가 역시 핵보유국가들의 핵 군축 의무이행의 현주소를 잘 보여준다. 반핵평화 시민단체인 WILPF(Reaching Critical Will)의 '2015 NPT 행동계획 모니터링 보고서'(2015 NPT Action Plan Monitoring report)는 핵 군축 관련 22개 항 중 5개 항목에서만 진척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평가하며 핵무기 보유국들의 핵 군축 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듯 2015년 NPT 검토회의 최종 결과 문서 안은 지난 2010년 최종 문서에 비해 후퇴한 내용으로 비핵국가들의 우려를 샀다. 어떤 이들은 핵무기 보유국가들의 '언어'로 도배된 문서라며 비판하기도 했다.
NPT 검토회의가 끝난 시점에 오스트리아를 비롯한 49개국은 공동으로 발행한 성명에서 이러한 상황을 두고 핵무기 보유국과 비핵국 사이에 핵 군축에 대한 "큰 격차가 있다"고 지적하고 그 격차란 "현실상의 격차, 진실성에서의 격차, 신뢰에서의 격차, 도덕적 격차(a reality gap, a credibility gap, a confidence gap, and a moral gap)"라고 꼬집었다.
일부에서는 최종문서 채택 실패가 오히려 잘된 일이라고 평하기도 한다. 후퇴한 계획을 받아들이느니 적어도 향후 5년 간 지난 2010년의 행동계획과 약속사항을 기준삼아 각국의 핵 군축 노력을 촉구할 수 있을 것이란 점에서다.
핵 군축 약속을 자의적으로 축소 해석하고 자신들의 독점적 지위를 남용해 다수가 합의한 사항을 뒤집거나 방해하는 행위를 국제 사회가 언제까지나 용납할 것이라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이미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보다 격렬하게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는' 핵무기 보유국들에게 더 이상은 핵 군축의 약속을 미룰 수 없다고 일침을 가해야 한다.
2010년 핵무기 보유국과 비핵국은 만장일치로 군사 및 안보 영역에서 핵무기가 차지하는 역할과 비중을 낮추기로 합의했다. 이 약속은 지금 이 순간도 유효하다. 핵에 대한 집착과 핵우산에 의존적인 정책을 버리지 않고는 '핵무기 없는 세계'는 실현될 수 없다. 이 사실을 인정하고 자신들이 한 약속을 지키도록 요구하는 것이야 말로 다음 2020년을 향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2015 NPT 검토회의는 끝났다. 그러나 핵무기 없는 세계를 만들기 위한 운동은 이제 다시 시작이다.
논평] 한국전쟁 발발 65주년에 붙여 – 분단체제 극복을 위한 고민 시작되는 해 되길 Wycliff Luke 기자 출처 : Modern American History 한국전쟁 발발 65주년이다. 전면전은 1953년 멈췄지만 남북은 여전히 보이지 않는 전쟁을 치르는 중이다. 5,000년이 넘는 오랜 역사를 가진 한민족이 서로에게 총부리를 겨누고 있으니 부끄럽기 그지 없다. 한국전쟁의 원인은 분단이다. 분단은 사실상 외세에 의해 강요됐다. ...
북한이 오늘(6일) 수소탄 핵실험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3년 2월 3차 핵실험 이후 또다시 자행된 핵실험으로 한반도 비핵화는 더욱 요원해졌고, 동북아 정세의 불안정성만 가중되고 있다. 이번 북핵 실험은 북한이 핵의 소형화·경량화에 나선 것으로 지난 3차례 핵실험과 달리 사안이 매우 엄중하다.
(사)경실련통일협회는 북한의 4차 핵실험을 강력히 규탄하며, 한반도 정세의 안정적 관리를 위한 적극적인 정부와 국제사회의 외교적 노력과 북한의 모험적인 행위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기를 촉구한다.
첫째, 북한은 한반도·동북아 정세를 더 이상 파국으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
북한은 이번 핵실험으로 인해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 평화와 안보에 심대한 악영향을 초래했다. 북한은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어떠한 행위도 용납될 수 없음을 인식하고, 대화와 협상에 즉각 복귀해야 한다. 무엇보다 북한 스스로 바라던 정전체제의 평화체제로 전환을 위한 시금석이 비핵화에 있음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특히 북한이 전개하고 있는 시장화와 개방정책의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서도 한반도 불안 조성과 안보 위협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
북한이 체제안정과 경제회생을 바란다면 스스로 고립을 자초하기보다는 평화를 위한 노력에 적극 나서 대외적인 고립에서 탈피해야 한다.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와 통일을 위한 조건과 환경까지 최악의 국면으로 몰고 가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는 1992년 체결한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의 이행에 적극 나서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둘째, 한반도 정세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 정부와 국제사회의 외교적 노력을 거듭 촉구한다.
북한은 핵무기를 운용할 전략군을 창설하고 핵 교리를 발표한 데 이어 지난 12월 21일에는 잠수함 발사 미사일(SLBM) 실험에 나섰다. 이어진 4차 핵실험으로 핵탑재 미사일을 무장한 북한 잠수함의 실전 배치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한반도 정세는 걷잡을 수 없이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처럼 북한의 핵무기가 소형화·경량화로 이어지면서 단순한 자위적 억제력 확보라는 차원을 넘어 북핵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전략적 접근도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
그동안 실효성 없는 대북제재 방안에만 매몰되었던 국제사회의 대응 방안이 가져온 결과는 너무도 엄중하다. 북한의 우라늄 농축 문제까지 드러난 상황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북핵 신고와 검증은 더욱 어려움에 봉착했다.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과 동북아 정세의 안정적 관리는 남북을 포함한 관련국의 협력을 통해 가능하다.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대화와 타협을 통해 북한을 변화시키고 설득해 나가는 평화적 방법을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될 것이다. 정부는 국제사회와 국민의 중지를 모아 냉정한 대응과 동시에 사태가 최악의 상황까지 내몰리지 않도록 외교력을 모아야 한다.
셋째, 박근혜 대통령은 남북간 신뢰회복을 위한 관계개선 조치에 즉각 나서라.
지금까지 우리 정부는 한·미, 한·중 및 한·일정상회담 공동성명이나 외교무대에서 북한의 先비핵화 수용을 압박해 왔다. 하지만 남북간 대화복원 및 신뢰구축을 통한 불확실성의 극복 없이는 모든 것이 요원하다는 것이 드러났다. 그 동안 ‘통일대박론’, ‘통일준비위원회’ 등 공허한 구호들로 통일문제를 국민적 의제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지만, 남북관계개선을 위한 실질적인 조치들 없이는 공허할 뿐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금까지 견지했던 조건부 대북협력방식을 과감히 버려야 한다.
정부는 5·24조치의 해제, 금강산관광 재개, 각계각층의 교류 확대 등을 통해 신뢰회복을 이루고, 북한의 ‘비핵화 공동선언’ 이행을 촉구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7·4 공동성명, 남북기본합의서, 6·15 공동선언, 10·4남북정상선언 등 기존 합의를 존중하고 이행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해야 할 것이다. 남북관계의 악재를 끊고, 한반도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고 나아가 6자회담 재개와 북미협상의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 절실하다.
(사)경실련통일협회는 한반도 정책의 최종 목표가 ‘평화’임을 끊임없이 주장했다. 남북간 경제교류의 확대·발전을 통해 남북간의 상호의존(interdependence)을 증대시키는 것이 비핵화와 평화로 나아가는 유일한 길이다. 북한의 합리적 사고 전환, 정부와 국제사회의 비핵화를 위한 슬기로운 해법을 거듭 촉구한다.
北 핵실험 ‘오바마, 전쟁 끝내고 평화협정 맺자!’
-더 네이션紙, 북과 새로운 접근 방식 필요, 대화촉구
-위안부 합의, 美 동맹국 결집 노린 대담한 조치
-중국과 비상사태시 일본 ‘불침 항모’, 한국 ‘연결도로’
‘박근혜 독재자의 딸’ 기사로 박근혜 정부를 비판해 한국 정부로부터 항의를 받은 사실을 폭로해 큰 주목을 받은 미국 최고의 시사주간지 ‘더 네이션(The Nation)’이 이번에는 북한의 제4차 핵실험이 미국에게 던지는 메시지에 대한 기사를 실어 다시 한 번 주목을 끌고 있다.
‘더 네이션’은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이 오바마 대통령에게 한반도에서 전쟁상태를 종식시키고 평화협정을 맺자는 메시지를 지니고 있다고 분석하고 한일간에 맺어진 ‘위안부 합의’의 배경, 한반도를 둘러싼 한미일의 동맹국 결집, ‘잊혀진 전쟁’ 한국전쟁의 종식 필요성 등을 전체적으로 거론했다.
‘더 네이션’은 지난 7일 ‘To End North Korea’s Nuclear Program, End the Korean War-북한의 핵 프로그램 종식을 위해 한국전쟁을 종식하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고 북한의 핵실험이 오바마가 임기를 마치기 전 평화협정에 관한 대화를 마무리하려는 북한의 필사적인 노력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더 네이션’은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에 대한 국제사회의 다양한 반응들을 소개한 뒤 확실한 것은 이번이 북의 4번째 핵실험이고 그중 3번이 오바마 임기 중에 이루어졌다며 이는 오바마의 대북정책인 전략적 인내가 완전히 실패했음을 입증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더 네이션’은 왜 하필 북한이 지금, 이 시점에서 핵실험을 단행한 이유가 무엇인지를 물은 뒤 이는 오바마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기 전에 교착상태에 빠진 대북 외교를 타결하자는 메시지라고 해석했다. 이 기사는 이러한 요구의 배경에는 오바마가 물러난 뒤 누가 대통령이 되든지 간에 다음 행정부에서 더 강경한 대북 외교정책과 국방정책을 채택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있다는 시몬 천 씨의 말을 인용했다.
‘더 네이션’은 이어 북한은 최근 이루어진 한일 외교장관의 위안부 합의도 ‘2020년도까지 아시아 태평양 지역으로 60%의 미 해군과 공군력을 옮겨 아시아로의 “회귀”를 위해 이 지역에 동맹국을 집결시키려는 미국의 대담한 조치로 볼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으며 이번 합의는 “지난 수십 년간 일본군의 참혹한 성폭력 행위에 대해 거침없이 말해온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모욕”이자 “위안부 피해자들과 한국 국민의 바램을 완전히 배신”한 “외교적 담합”이라고 비난했다.
위안부 문제가 사라진 지금 미국은 한일 양국의 군사적, 정치적 동맹을 이용하여 중국은 견제할 것이라며 상황이 급해지면 일본은 “침몰하지 않는 항공모함”이 되고 한국은 “교두보” 혹은 “연결도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더 네이션’은 “미 정부관리들은 이번 합의안을 두고 북한의 군사적 위협과 중국의 점점 커지는 자신감에 대항하기 위해 동북아시아의 동맹국들 간에 협력을 증진시킬 돌파구라고 예고했다. 한 미국 고위 관계자는 이번 합의안이 미국에게 12개국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만큼이나 전략적으로 중요하다고”는 월스트리트 저널의 보도내용을 인용하기도 했다.
‘더 네이션’은 많은 미국사람들이 잊혀진 전쟁인 한국전쟁이 끝나지 않은 전쟁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며 “그 결과 치열한 군사화, 되풀이되는 무력 충돌, 그리고 위험한 오판으로 인해 한반도가 전멸할지도 모르는 위협이 지속된다. 게다가, 3세대에 걸쳐 한국 가족들은 비극적으로 나누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이 기사는 미국의 최선진 무기 및 핵무장 무기들을 동원한 남한과의 군사훈련을 자세하게 소개하며 “이들은 “방어적”이라고 묘사하는 대규모 군사 훈련에서 핵공격뿐만 아니라 북한의 정권 교체까지 가상하며 훈련했다”고 한미연합훈련의 진의를 폭로했다.
‘더 네이션’은 북한이 지난 수십 년 동안 평화협정을 미국에 피력해왔고, 특히 지난 10월 한국전쟁을 공식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평화협정 회담을 요청하면서 미국 정부에 새롭게 화해의 손을 내민 사실을 상기시키며 한반도 핵 비무장을 위한 최선의 가능성은 더 이상 전쟁 상태에 있지 않는 것, 그것이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저지하기 위한 가장 적절한 방법이라고 권유했다.
“더 네이션’은 ‘지난 7월, 미국 의원이며 한국전 참전 용사들인 3명-찰스 랭겔(민주당-뉴욕), 존 콘이어즈(민주당-미시간), 그리고 샘 존슨(공화당-텍사스)은 한국전쟁의 종식을 요구하는 양당 결의안 HR 384를 발의함으로써 미국 정부가 이를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가게 했다”며 “오바마 대통령은 이란과 쿠바에서 거둔 외교적 승리를 기반으로 삼아 2016년을 가장 오래된 북한과의 전쟁을 종식시키는 평화의 해로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의 분위기는 오히려 한국처럼 북한을 응징한다든지, 대결구도로 나아가는 것보다는 대화를 강조하고 차제에 북한과의 대화에 나서 북한의 요구대로 평화협정을 맺어 전쟁상태를 종식시키는 것, 그것이 바로 북한의 핵개발을 저지하고 한반도에서의 항구적인 평화상태를 보장하는 길임을 말하고 있으며 이것이 또한 미국의 이익에도 부합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어가고 있는 분위기다.
“박근혜 대통령의 국민무시 담화, 짜고치는 기자회견은 국민들에겐 큰 고통”
“극심한 양극화·민생고에 꼭 필요한 정책은 거부하고 노동·민생 파탄책 강요”
북핵위기 빌미로 국회에 악법처리 압박·정책실패와 무능력에 대해 성찰 없는
박근혜 대통령 대국민담화 규탄 범 청년·노동·인권·시민단체 공동 기자회견
기자회견 일시·장소 : 1.14(목) 오전 11:00 청운동주민센터 앞(청와대 부근)
1월 13일 박근혜 대통령은 담화문을 통해 국정방향을 발표하였습니다. 이번 담화문의 내용도 이전부터 했던 내용들의 재탕일 뿐 특별한 내용은 담고 있지 못하였습니다. 대통령은 국민의 삶의 질 개선과는 전혀 동떨어진, 오직 재벌·대기업특혜만을 위한 경제, 민생, 노동정책을 강요하고, 핵실험과 제재 그리고 군사적 긴장 조성이라는 악순환 밖에 없는 외교·남북 정책을 반복했습니다. 그리고는 스스로의 무능에 대한 반성과 사과도 없이 북핵위기를 빌미로 북핵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테러방지법을 또 강요하였습니다. 또한 국민들로 하여금 정치를 바꿔달라며, 가이드라인까지 제시하고 나서는 등 사실상의 선거개입에 해당하는 행태를 노골적으로 드러냈습니다. 이 모두가 우리 국민들이 바라는 대통령의 모습은 아닐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또 ‘청년팔이’를 반복했습니다. “우리 청년들이 일자리 비상상황에 처해 있다.”“일자리를 찾는 청년들이 35만명에 이르고, 구직을 포기한 청년들까지 합치면 100만 명이 넘는 상황이다.”“일자리를 달라는 우리 청년들의 간절한 목소리도 정쟁 속에 파묻혀 버렸다”등등... 박근혜대통령은 작년 8월에 발표한 담화문과 같이 청년들이 일자리를 위한다며, 역시 또 “청년들의 고통스러운 현실을 악용하여” 노동개악법안들의 통과를 촉구하였습니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이 요구하는 법안과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노동지침은 모두가 재벌·대기업들의 민원에 불과한 것으로 “쉬운 해고, 비정규직 기간연장, 실업급여 수급조건 악화, 간접고용 파견직의 전면화”등을 초래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해, 우리 국민들과 비정규직·청년들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노동악법에 불과합니다. 이처럼 문제가 많은 노동악법과 노동지침은 양보하거나 분리해서 처리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닙니다. 노동악법과 정부지침은 폐기되어야 할 사안인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비정규직·청년 당사자들이 왜 박근혜표 노동개악안을 거부하는 지 한 번이라도 귀를 기울여 본 적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박근혜 대통령과 현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청년·비정규직들과 우리 국민들을 두 번 죽이는 노동개악이 아닙니다. 정말 청년과 비정규직들이 걱정이라면 청년의 일자리를 대폭 늘리고, 비정규직들을 정규직으로 뽑게 하거나 즉시 전환하게 하는 좋은 정책들이 이미 다 제시되어 있지만, 박근혜 대통령과 현 정부는 이를 한사코 거부만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박근혜 대통령과 현 정부가 청년들을 위한 사회안전망을 만들지 않자, 서울시와 성남시에 청년들을 위한 사회안전망을 만들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를 지원해주고, 모든 청년들이 누릴 수 있도록 확대해도 모자를 판에‘청년의 건강한 정신을 파괴하는 아편’‘범죄행위’‘표를 매수하는 행위’‘악마’등 막말을 일삼고 있는 것이 현 집권세력의 실정입니다. 일방적인 담화도 문제가 있는 것이지만, 질문 순서와 내용까지 고스란이 사전에 공개된 짜고치는 기자회견에서, ‘스스로 머리가 좋다고 역대급 저질 연기를 한’박근혜 대통령은 자신이 한나라당의 비대위원장 할 때 청년 취업활동수당을 월 30만원씩 지급하자고 주장했던 것만큼은 기억을 아예 못하시는 것 같습니다.
청년들이 실업률과 고용률이 모두 낮은 것은 비경제활동인구가 많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입니다. 월급 빼고 안 오르는 것이 없으며, 20대도 명예퇴직을 강요받을 정도로 고용불안이 만연한 조건 속에서, 많은 청년들이 보다 좋은 일자리, 좀 더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기 위해 비경제활동인구로 머물러 있는 것입니다. 청년들의 일자리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청년들을 위한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줘야 합니다. 청년실업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고용여력이 있는 정부와 대기업의 청년고용할당제를 확대하여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야 합니다. 또한 OECD 최하위권의 공공서비스를 대폭 확충해 공공부문에서 좋은 일자리를 대거 창출해야 합니다. 또 동시에 구직촉진수당도입(청년 실업부조 또는 청년수당), 자발적 이직자 실업급여 도입 등의 청년들을 위한 사회안전망도 시급히 도입하여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 역시 박근혜 대통령과 현 정부는 오로지 거부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어떻게 ‘청년을 위한다’ 운운할 수 있는 것인지, 그 검은 양심과 후안무치함에 절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5. 노동개악만이 문제가 아닙니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은 법안의 기본 구조가 네거티브 방식으로 규정하고 있어 법의 적용대상이 명확하지 않으며, 기획재정부에 과도한 지위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은 국민들이 반대하고 있는 의료민영화를 우회하는 정책일 뿐 아니라, 공공의 영역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축소하여 국민의 기본적인 권리를 빼앗는 법안입니다. 대통령은 중요 공공서비스의 민영화·영리화를 추진하기 위해 근거도 없는 69만개 일자리 창출을 운운하며 거짓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한 법안이 70만개 가까운 일자리를 만든다는 거짓말을 어떻게 이렇게 태연하게 거듭하는 것인지, 대통령과 시민사회단체들이 부디 간담회라도 열어서 제대로 토론해봤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역시 박근혜 대통령은 재벌·대기업 총수들은 자주 만나면서도 평범한 우리 국민들은 아예 만나지를 않습니다. 국민과의 대화나 시민사회단체와의 간담회는 꿈도 꿀 수 없는 지경인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거짓말은 그것으로 머물지 않았습니다. “G20회원 국가 중 테러방지법이 없는 나라는 우리나라를 포함 4개국에 불과하다.”며 테러방지법 처리를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이미 ‘테러방지’와 관련하여 G20 소속 어느 국가보다 더 강력한 ‘대테러’기구와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계류 중인 테러방지법은 국정원에게 과도한 권한을 부여하여 국정원의 국내 정보수집, 조사와 수사, 시민사찰과 정치개입을 더욱 강화하도록 고안된 법안입니다. 대통령은 국제적인 차원에서의 테러 위협을 빌미로, 국민들에게 계속해서 악법을 강요하면서 국민들을 기만하는 행태를 당장 중단해야 할 것입니다.
기업활력제고특별법이 기업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이야기하였지만, 보통 기업의 구조조정은 정리해고를 수반하여 일자리 창출보다, 일자리를 아예 없애버리는 것이 현실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기업 특혜가 아니라고 강변하지만 재벌·대기업이 이 법을 경영권승계의 수단으로 악용하거나 이해관계자 간의 충분한 의견수렴 없는 의사결정구조를 합법화 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큰 것이 사실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 같은 우려는 알고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박근혜 대통령과 현 정부는 도대체 재벌·대기업을 위하는 일이라면 왜 이렇게 강력하게 관철시키려는 것이냐는 범국민적 의문부터 해소해야 할 것입니다.
또, 한가지 우려스러운 것은, 박근혜 대통령이 북한 핵실험을 막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실패한 정책으로 평가받는 대북 제재만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 결과 우리의 현실은 위협과 제재 그리고 군사적 긴장 조성의 무한반복뿐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식의 대응으로는 현재의 상황의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짜고 치는 기자회견에서 ‘머리가 좋아서 기억을 잘 한다’고 자화자찬했던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후보시절 내세웠던 각종 경제민주화 공약, 서민 경제 살리기 공약, 노동을 존중하고,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는 공약, 국민 복지를 획기적으로 확대하겠다는 공약은 전혀 기억을 못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부디, 박근혜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국민과의 약속을 기억해내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지금의 북핵위기를 빌미로, 삼권분립의 원칙도 무시한 채 악법처리 강행을 요구하는 모습이 참으로 개탄스러울 뿐입니다. 오늘 모인 청년·노동·인권·시민단체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이제라도 악법처리를 중단하고, 국민의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바입니다.
한편, 청년광장과 경제민주화실현전국네트워크 등의 청년·민생·경제민주화단체들은 박근혜 정부의 노동개악 중단(행정지침 철회)과 진짜 청년을 위한 정책을 촉구하기 위하여 정부종합청사 앞 1인 시위, 시민캠페인 등 다양한 활동들을 진행해 나갈 것입니다.(1월 27일 노사정위원회 회의 결과 후, 추후 행동을 적극적으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기자회견 개요]
○ 제목 : 북핵위기 빌미로 악법처리 강행 요구 규탄!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라!!
오로지 정권안보만을 위해 적대적 공생관계 택한 남과 북
시민들이 나서서 남북과 주변국의 군사적 대결 중단과 평화적 해법 촉구해야
한반도 정세가 시계 제로 상태에 빠졌다. 북한은 4차 핵실험에 이어 장거리 로켓 발사까지 강행했고, 한국과 미국은 즉각 한반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협의를 공식화했다. 급기야 한국 정부는 개성공단 전면중단이라는 자해에 가까운 초강경 대응책을 내놓았다. 우리는 한반도 주민들의 안전과 생존권은 외면한 채 적대적 공생관계를 선택한 남과 북, 그리고 주변국들의 군사적 대응과 선거용 군사주의 몰이를 단호히 거부한다는 뜻을 밝힌다.
먼저 한국과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를 강행한 것은 유감이다. 그것이 인공위성 발사용이었다 하더라도 4차례의 핵실험을 한 국가가 미사일 기술로 전환할 수 있는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 것은 한반도 위기를 가중시키는 행위이다. 주변국의 군사적 대응을 초래하는 작금의 현실에서 확인되듯이 우주개발을 명목으로 우주를 군사화하는 행동은 예외없이 비난받아 마땅하다.
이러한 북의 태도에 맞서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들이 취하고 있는 강경 대응책은 결코 해법이 될 수 없다. 핵폭격기가 한반도 상공을 휘젓고 다니고, 핵항공모함을 한반도 인근에 배치하면 북의 핵포기를 유도할 수 있는가. 공멸의 시나리오를 염두에 둔 핵무장론은 또 어떠한가. 한반도 방어와 무관한 사드를 배치하고 한미일 군사협력을 강화하여 중국을 적대시하는 것 역시 핵문제나 장거리 로켓발사 문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문제해결은 커녕 군사적 적대와 대결을 유지되는 신냉전 구도를 공식화할 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가 남북간의 최후의 보루라고 할 수 있는 개성공단 전면 중단을 선언했다. 매우 무책임하고 위험천만한 결정이 아닐 수 없다. 이번에도 예외없이 정부는 공단에 진출한 기업의 의사를 확인하지도 않은 채 마치 화풀이 하듯이 섣부른 결정을 내렸다. 정부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선도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라고 주장하지만, 제재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오히려 남측이 입을 손실이 크다는 것은 자명하다. 손실도 비단 사업을 강제로 중단하게 된 남측 기업과 연관 업체에게만 있지 않다. 새로운 남북관계를 조성하기 위해 시도되었던 남북교류협력의 끈이 모두 사라지고, 지난 세기 맹목적인 군사적 대결과 적대의 시대로 되돌아간다는 것은 남북 모두의 손실이다. 군사적 대치 보다 남북교류협력을 발전시키고 이를 통해 남북 상생경제를 도모하고자 했던 미래 한반도 구상도 크게 훼손되었다.
파멸로 치닫는 남과 북 그리고 주변국의 군사적 모험주의에는 한반도에 거주하는 이들의 안위에 대한 고려는 찾아볼 수 없다. 공포와 위협을 조장하여 정권을 유지하는 데에만 골몰할 뿐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실패로 확인된 적대와 무시의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낼 과감한 정책 전환이다. 시민들이 직접 나서야 한다. 강요되는 군사적 적대와 대결을 단호히 거부하고 평화적 해결모색을 촉구하는 시민연대를 절박한 심정으로 호소한다.
2월 10일 오후 정부는 개성공단 전면 중단을 발표했다. 정부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그 이유로 들었지만, 개성공단 폐쇄는 대단히 부적절할 뿐만 아니라 자해적인 조치라는 점에서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한다.
우선 개성공단 폐쇄는 정세와 무관하게 개성공단을 유지 발전시키겠다던 2013년 남북한의 합의를 정면으로 거스른 것이다. 더구나 이번의 일방적인 개성공단 가동중단 발표는 사실상 국제법상의 조약에 해당하는 남북 경제협력 합의의 일방적 파기 행위에 해당한다.
연간 1천200억원에 이르는 개성공단 임금이 핵과 미사일 개발에 전용된다는 정부의 주장도 문제가 있다. 북한 노동자들에게 지불되는 임금의 대부분은 무상교육과 의료와 같은 사회문화시책금과 상품공급권 등의 형태로 북측 노동자들에게 되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이번 조치로 남측 120여개 업체는 2013년에 이어 또다시 존폐의 기로에 내몰리게 됐다. 정부는 대체부지와 금융지원 등을 운운하고 있지만 개성공단을 대체할 수 있는 곳은 어디에도 없다. 5만 4천명에 달하는 북한 노동자들과 그 가족들의 생계도 벼랑 끝으로 내몰리게 되었다. 남한 중소기업들의 곤경과 북한 주민들의 생계를 도외시한 정부의 태도 앞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 더구나 이들은 북한의 핵실험이나 장거리 로켓 발사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람들이다. 뭔가 본때를 보여주겠다는 강박관념이 엉뚱한 사람들을 피해자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에 우리는 정부가 개성공단을 사실상 폐쇄하려는 조치를 즉각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지금은 남북관계의 끈을 완전히 끊을 때가 아니다. 슬기롭게 냉각기를 거쳐 협상다운 협상을 모색할 때이다.
더구나 북핵과 미사일 문제는 지난 20여년의 대북제재에도 불구하고 결국 저지에 실패한 문제들이다. 그 위에 새로운 제재정책을 추가한들 아무 효력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은 명백하다. 실패한 제재정책 대신 적극적 협상을 통해 평화체제 구축과 비핵화를 추구하는 정책으로 기조를 바꾸는 것만이 유일한 실효적 대책임이 점점 분명해지고 있다. 극단적 증오에 빠져 한국이 먼저 일방적 적대정책, 강경 제재의 선봉장으로 나서는 것은 동아시아의 신냉전을 격화시키고 한반도를 그 제물로 내던지는 미련한 자충수일 뿐이다.
정부는 개성공단 가동중단 방침을 즉각 철회하라!
남북한 정상의 결단으로 군사적 요충지에 공장과 건물이 들어서면서 '통일 경제'의 상징인 개성공단이 조성됐다. 공장 굴뚝에서 연기가 나오기 시작했고, 2004년 12월 개성공단의 첫 제품인 '통일 냄비'가 출시됐다.
남북의 사람들은 개성공단에서 매일매일 얼굴을 맞대고 서로를 이해해갔다. 개성공단을 통해 평화가 경제가 되고, 통일로 인도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 그곳은 군사 통제 구역이 되었고, 남북 분단과 대립의 대결 공간으로 변했다. 금강산 관광 중단(2008년 7월), 개성 관광 중단(2008년 11월), 남북 열차 운행 중단(2008년 11월)에 뒤이어 남북 협력의 마지막 공간마저 폐쇄된 것이다. 이제 남북 관계는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블랙홀' 속으로 빠져 들어버렸다.
국제 사회의 제재부터 개성공단 폐쇄까지의 일련의 조치는 북한의 '수소 폭탄' 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가 그 원인이다. 우리나라와 국제 사회가 북한의 지속적인 핵 능력 증강을 통한 '핵 정치'에 심각한 위협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다. NPT(핵 확산 금지 조약) 체제는 유지되어야 하고 핵 없는 세계를 향한 국제 사회의 노력도 계속되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 정부가 취한 개성공단의 일방적 중단은 남북 관계를 '지뢰밭'으로 만들 것이며, 북한 핵 및 미사일 공격을 막는다는 구실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를 도입하는 것은 동북아 안보 불안의 핵심 요인이 될 것이다. 즉 우리 정부가 취한 일련의 제재 조치의 실효성은 낮은 반면, 남북 관계의 불안정성은 더욱 증폭될 것이다.
이미 북한은 개성공단 중단을 "조선 반도 정세를 대결과 전쟁의 최극단으로 몰아가는 위험천만한 선전포고"(조국평화통일위원회)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중국 정부는 연일 사드 배치에 대해 강력한 반대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고, 중국 언론과 전문가들은 한반도의 전쟁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또 미국의 핵 추진 잠수함 '노스케롤라이나호'가 부산항에 입항했고, 세계 최강의 전투기인 'F-22랩터'가 한반도에 출동한다.
북한의 '핵 고도화 전략'과 사드(THAAD)의 국제정치학
문제의 핵심은 북한의 핵 능력 고도화 억지와 북한의 비핵화다.
이를 위해서 제재와 대화는 병행되어야 한다. 대화 없는 제재는 브레이크가 고장 난 자동차를 운전하는 것과 같다. 만약 제재의 목적이 북한 붕괴와 흡수 통일이라면, 남북 관계는 '지뢰밭' 그 자체다. 북한은 2013년 4월 1일 '자위적 핵 보유국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 데 대하여'라는 법령을 통해 핵 억지력과 핵 보복 타격 능력의 질량적 강화와 지속적인 핵 능력 강화를 표명했다. 동시에 세계의 비핵화가 실현될 때까지 핵무기를 보유하겠다며, 핵 폐기 의사가 없음도 명확히 했다. 따라서 우선 북한이 '핵 고도화 전략'을 중단하도록 노력하고, 북한 당국을 비핵화로 유도하기 위한 우리 정부와 국제 사회의 '전략적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또한 북한의 핵 공격에 대한 대응이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아시아 전략(Pivot to Asia)'과 연계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중국은 한국의 '미사일 방어 체제(MD)' 편입을 한중 관계의 '마지노선'으로 설정하고 있으며, 사드는 MD 체제 편입의 시작으로 이해하고 있다. 우리 경제의 최대 교역국이 중국이며, 올해 한국은 미국에 이어 중국의 제2의 교역 대상국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경제에서 대외 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80%가 넘고, 전체 대외 교역량 중 중국의 비중이 20% 이상을 차지한다. '저성장의 딜레마'에 직면하고 있는 우리 경제의 어려운 현실과 동북아 지역의 급격한 안보 불안의 결합은 우리의 미래를 더욱 암울하게 하고 있다.
'새로운 돌파구' : 새로운 지도(new map) 그리기
북한의 '핵 고도화 전략'과 이에 대응하는 사드의 배치는 남북 관계와 미-중 관계를 '강 대 강'의 대결 국면으로 밀어 넣을 것이다. 이제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다. 대결로 치닫는 남북 관계를 전환시킬 '전략적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2005년 7월, 우리 정부는 북한의 핵 보유와 6자 회담 무기한 연기 선언이라는 상황에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대북 직접 송전 계획'을 담은 '중대 제안'을 통해 새로운 계기를 마련한 경험이 있다. 우리는 이런 경험을 되살려야 한다.
첫째, 미국과의 전략대화를 통해 한미 연합 훈련 잠정 중지, 평화 협정 체결을 위한 대화 착수 등을 담은 대화와 제재의 꾸러미를 협의하고, 둘째, 이 내용을 중국과 협의하여 북한이 대화와 협상에 참여하면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담보하고, 이에 불응할 경우 중국에 의한 구체적이고 집중적인 대북 제재를 요구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셋째, 북핵 문제의 해결을 위해 중단된 6자 회담을 변경, '남-북-미-중이 참여하는 4자 회담'이라는 '집중적 협상 테이블'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우선, 북한의 핵 능력 증강을 중단하도록 유도하고, 대화와 협상을 통해 점진적‧단계적 해결을 모색하는 '6자 회담 시즌 2'에 진입할 필요가 있다. 한국 정부에 의한 미-중 설득과 중국의 북한 설득, 그리고 과도적 단계로 '4자 회담'을 통해 새로운 지역 평화 대화 채널을 만들자는 것이다. 즉, 한국 정부가 북한의 비핵화와 체제 보장, 한반도 평화 체제와 지역의 공동 번영으로 가기 위한 '새로운 지도(new map)'를 주도적으로 제안‧설득하는 역할을 하자는 것이다.
흡수 통일의 '주술'에서 벗어나야
5만여 명의 '월급 150달러' 고급 인력을 포기한 '초강수' 개성공단 중단은 그 의도한 목표에 도달하지 못할 것이다.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이후, 금강산은 중국인들의 관광지가 되었다. 개성공단 폐쇄 이후, 직장을 잃은 북한 노동자들은 중국 동북 3성과 러시아 등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얻을지 모른다. '통일 경제'의 상징인 개성공단과 한반도의 미래 먹을거리인 '북방 경제'를 포기하고, 북한 붕괴와 흡수 통일을 통해 '통일 대박'에 이를 수 있다는 '주술'에 빠져서는 안 된다. 한미 합동 '키 리졸브' 군사 훈련과 독수리 연습, 유엔 안보리 추가 대북 제재 등이 전개되고, 북한은 이에 대응하여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DMZ 포격, NLL 충돌 등 국지 도발을 통해 지속적인 위기 고조 전술을 전개하는 한반도의 상황은 가히 '악몽'적이다.
전쟁은 이제 '악몽'을 넘어 '현실'의 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2004년 합동참모본부가 실시한 시뮬레이션에서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하면 24시간 이내에 230여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저성장과 불평등 경제로 힘겨워하는 국민들에게, 전쟁의 공포와 두려움까지 덧씌우는 것은 가혹하다. 대북 제재의 피해가 당장 우리 개성공단의 중소기업과 노동자, 그리고 하청업체에 직접적으로 가해지고 있다.
어제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 연설 핵심 요지는 "대화는 없다. 이번 기회에 제재와 압박을 통해 잘못된 버릇을 고치겠다"로 요약된다. 전쟁 중에도 대화 채널은 가동된다. 전쟁이 목표가 아니기 때문이다. 대화를 포기한 제재와 압박은 목표를 상실한 전략이다. '폐허' 위의 통일이 아니라, 공존과 번영 속에 이루어지는 통일이 헌법적 가치다. 대통령의 대선 공약은 국민이 공감하고, 국제 사회가 환영하고, 한반도 구성원 '모두가 행복한 통일'이었다. 그러나 3년이 지난 지금, 국민은 전쟁의 공포에 두려워하고, 미-중의 갈등은 증폭되고, 남과 북은 극단적 대결을 반복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대북 정책은 '모두가 불행한 대결'로 나타나고 있다. 대통령의 '분노'보다 중요한 것은 민생이고 평화다. 분노해서 되는 것이었다면, 북한 핵 문제가 지금까지 난제로 남아있지 않았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어제 국회 연설에서 "국민들이 정치권에 권한을 위임한 것은…그 위험까지 선택할 수 있도록 위임한 것이 아닌 것"이라는 대통령의 말씀을 스스로 자문해보길 권한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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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대한항공 총수 가족들이 총출연하여 매스컴을 장식했던 유별난 갑질과 밀수입 및 불법행위 등에 대해 여전히 조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이들 가족들에 대한 형사처벌의 수준과 경영권 배제여부가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수준의 돌출적이고 불법적인 행위에 대한 배경을 조양호 가족들만이 지닌 못된 관행과 버릇으로 제한하여 볼 것인지, 아니면 독점과 특혜로 점철되어온 개별 재벌 및 이에 결탁된 해당 공조직의 부패문제로 확장해서 접근할 것인지, 더 나가서는 한국 현대사에 뿌리를 내린 적폐와 봉건적 유제의 청산이라는 보다 근본적인 개혁적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인지 결정해야할 매우 중요한 지점에 서있는 것으로 보인다.
필자는 당연히 대한항공 총수 일가의 문제를 단순히 개별기업의 범위를 넘어서 한국사회가 추구해 가야하는 미래를 위해 중요한 변화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대사의 흐름 속에서 우리는 한국사회를 전향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중요한 계기를 몇 번이나 놓쳤다. 우선 48년 9월 제헌국회에서 의결하고 공표된 반민특위법을 통해 나라를 팔아먹고 일제에 부역한 반민족적이고 기회적인 출세주의자들을 처단하고 그들이 형성해온 물적 조직적 기반을 해체하여 민족의 정기를 바로 세웠어야 마땅함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정권유지에만 눈이 먼 독부 이승만에 의해 자행된 초법적 공갈과 협박으로 무력화 되었던 아픈 역사의 기록을 가지고 있다.
또한 87년 민주화 대투쟁을 통하여 1961년 이래 기존의 군부개발독재에 의해 누적된 정치경제사회 모든 분야의 기득권 체계를 청산하고 새로운 패러다임과 시민들의 참여와 합의의 기반위에서 출발할 기회가 있었으나, 양 김씨의 분열과 뒤이은 IMF 사태로 인해 재벌 등 독과점구도가 약화되기는커녕 국내의 기득권 체계와 국제적 자본이 결탁하여 신자유주의적 수탈체계를 강고하게 진행하여 왔다.
젊은 세대들은 절망속에 이를 헬조선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다행스럽게 지난 2016/7년 간 시민촛불혁명으로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우리사회를 짓누르고 있던 남북의 적대적 대립관계가 화해와 협력의 분위기로 접어들고 있으며, 지난 지방선거에서 수구적 정치집단을 압출시킴으로써 대대적인 적폐청산과 변혁의 계기를 맞이하고 있는 셈이다. 이제부터 문재인 정부와 시민사회가 함께 손잡고 새로운 역사로 진입할 수 있는 조건과 환경이 마련된 셈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오비이락처럼 돌출한 대한항공 총수 조양호 가족의 패악적이고 불법적 행위에 대해 단호한 대응으로 기득권 체계에 갇혀있는 한국의 사회경제적 구조에 대해 중대한 변혁을 가져올 기회로 삼아야 하며, 단순한 형사적 처벌과 일시적인 경영권 배제의 수준을 넘어서서 새로운 시대를 예고하는 실험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
대한항공의 역사와 지배구조
1962년에 설립되어 국내선을 주로 운용하던 국영기업 대한항공공사에 적자가 계속 누적되자 박정희 당시 대통령은 6.25동란과 월남전의 군수물자 수송사업으로 급성장한 한진상사 조중훈 회장에게 이를 대신 인수하도록 강요하여 1967년 9월에 한진상사 산하에 민항인 대한항공이 출범한다. 태극문양을 단 국적 비행기가 해외로 나는 것을 갈망했던 박정희는 적자투성이 대한항공공사의 인수를 거부하던 조중훈에게 권총을 뽑아들고 인수를 강요했다는 비화를 남기기도 했다. 이를 뒤집어 이야기하면 선정된 민간기업에게 독점을 허용하고 수많은 특혜를 제공하면서 대한항공을 적극 육성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70년대 이후 중동건설의 붐으로 해외인력 및 자재 송출의 항공수요가 많아지면서 성장을 거듭하였고, 김영삼 정부의 해외여행 자유화로 일약 세계 20위권의 항공회사로 비약한다. 세계최초로 A300편을 도입하여 화제가 되기도 하였고 2000년 중반에는 화물수송 분야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2017년 기준으로 자산규모가 23조를 넘고 있으며, 매출액 11.8조를 실현하였고 8% 수준의 영억이익률에 종업원 18,550여명과 20여 개의 난삽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지배구조를 보면 1대 주주인 주식회사 한진칼이 29.96%로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으며, 국민연금이 12% 수준의 지분으로 2대 주주인 셈이다. 한진칼의 주주 구성을 살펴보면 조회장이 17.84%, 아들인 조원태가 2.34 %, 말썽의 중심에 섰던 조현아 조현민 두 딸이 각각 2.31%와 2.30% 지분을 가지고 있으며, 가족친지의 특수관계 총지분율이 29.8%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대한항공의 주가수익배율(PER)은 3.9배로 국내기업의 KOSPI 평균인 9.9배에 한참 미달하고 있고, 동종의 경쟁업체들인 싱가포르 항공 22.3배와 호주 콴타즈 항공 11.2배의 15-30% 수준에 머물고 있다. 주가수익배율이 이처럼 부실한 것은 조회장 일가가 개인적인 횡포와 부정뿐만 아니라 경영능력에 있어서도 국제적인 수준에 한참 미달임을 보여주고 있다. 연전에 문제가 된 계열사 한진해운 역시 능력이 부재한 며느리에게 경영책임을 맡기면서 결국 매우 소중한 한국 국적의 해운사 하나가 홀연히 사라진 경우에 해당한다.
사진: 이투데이
이러한 배경과 중첩하여 기득권과 독과점의 적폐를 청산하고 새로운 패러다임과 변혁의 계기를 마련해야 하는 2018년 한국사회 과제상황을 고려하면, 부적격임을 스스로 연출한 대한항공의 총수가족 처리문제는 단순히 형사적 처벌과 일시적인 경영의 배제를 넘어서서 한국사회의 중심과제인 재벌체제에 대한 예행적 모범적 대응방식의 실험으로 진행을 구상해야 한다.
가장 핵심적인 것은 국민연기금을 포함한 기관투자자들이 한국의 간판 재벌 기업들의 경영과 지배구조의 의결과정에 반드시 참여를 해야 한다는 점이다. 일부에서 우려하는‘ 연기금사회주의’논쟁은 기득체계를 대표하는 재벌과 자본가들을 일방적으로 옹호하는 입장으로 한마디로 한국 현대사에서 벌어진 권력유착과 특혜의 과정에 무지한 매우 무책임한 발언이다.
박정희 정권의 개발독재 이래 인플레를 가장한 강제저축, 민족의 자존심을 팔아 들여온 대일청구 자금, 수천 명의 젊은 생명을 바친 월남파병 속에 전개된 이권, 밀수 및 삼분사건 등 온갖 정경유착과 부정부패로 이룩한 축재, 경제 쿠데타로 불리는 8.3 사채동결, 유신헌법과 군부독재를 통한 악랄한 노동운동의 탄압, IMF 이후 대기업에 투입한 엄청난 구제금융 등 한국사회가 동원할 수 있는 온갖 자원의 특혜와 혜택을 누리면서 형성된 것이 오늘날 독과점의 재벌기업들과 기득권 체계이다. 이제 시대를 달리하여 산업과 경제운용의 성과를 역차별적으로 국민 모두가 함께 공유해야 하는 것은 자연스런 흐름이자 시대의 요청이며, 이에 연기금과 기관투자기관들은 마땅히 능동적으로 부응해야 한다.
한진칼의 경우를 들여다보면 조회장 일가의 특수 지분 29.8%에 대응하여, 국민연금이 11%, KB자산운용이 10%, 한국투자자산이 5% 수준을 가지고 있어 주요 기관투자자 지분이 26%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 더하여 대한항공 직원과 일반시민들이 합세하여 한진칼 지분을 집중 매집하여 조회장 가족지분을 훨씬 능가하면 조회장 일가들의 경영권 참여를 항구적으로 배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릴 것이다.
이런 문제에 대해 필자는 전문가는 아니지만 대한항공의 노조 또는 직원회의가 중심이 되어 한진칼 주식 매입이라는 대대적인 시민운동을 전개할 것을 제안하고자 한다. 만약 대한항공 직원들이 중심이 되어 추진하기에 전문성이 부족하면, 경실련 등 시민단체 누군가가 구심점이 되어 대한항공 직원과 더불어 시민들이 대거 참여하도록 독려하면서 한진칼의 지분에 대한 매집운동을 전개하고 매입한 지분의 권한을 몽땅 위임받아 기관투자자들과 연합하면서 문제가 된 조씨 가족을 경영에서 완전히 배제하고 해당 산업에 밝은 전문경영인의 새시대를 열어야 한다.
한마디로 향후 언제라도 사회적 문제가 되는 재벌기업은 연기금등 공적 투자기관과 시민들이 연대하여 ‘국민의 기업’으로 재탄생시키는 첫걸음을 시작하여야 한다. 물론 실천 가능한 더욱 좋은 아이디어나 방식이 있으면 필자는 언제라도 흔쾌히 사재의 일부를 털어 새로운 제안에 참여할 것이다.
경제 운용의 새로운 구상이 필요하다
일부에서는 전문경영인 체제의 출범이 책임경영에 대한 경험과 역사가 미천한 한국사회에서는 아직 시기상조라고 이야기하지만, 대한항공이라는 기업의 적당한 규모와 항공수송이라는 특수분야라는 점을 고려하여 보면 전문경영인 체제의 도입을 실험적으로 과감하게 도입하고 진행할 가치가 매우 크다 할 것이다. 국민경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재벌그룹에 소수 족벌의 가문이 전횡적이며 편법적으로 경영권을 행사하는 것을 더 이상 묵인해서는 아니 된다. 이에 때마침 사회적 문제로 제기된 대한항공을 예로 삼아 새로운 출발과 가능성의 계기를 삼아야 한다.
시야를 넓혀서 보면, 서구사회를 중심으로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 시스템의 심각한 위기를 논하는 이 시점에서 회사의 지배구조를 규정하는 주식회사 방식의 회사법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를 시작해 봄 직하다. 현재의 유한책임으로 애매하게 규정된 대주주의 경영참여 방식은 반드시 공식적이며 법적 지위를 강제적으로 부여하고 이에 따른 결과에 대해 무한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이를 거부하는 경우에는 경영참여권을 제한하고 다만 합의된 수준에서 이익 공유의 권리를 행사하는 것만 허용해야 한다.
더 나가서 회사의 경영권과 이익처분권을 오로지 자본 중심으로 결정하는 방식에서 자본과 노동과 기술과 소비자와 해당사회와 환경단체들이 공히 참여하여 합의하는 공동결정의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 본인이 일생동안 성취한 성공과 부는 살아생전에는 당연히 향유할 권리를 갖되, 죽음을 앞두고는 그동안 형성한 재산의 기여를 자신이 속한 지리 자연과 해당 사회와 함께 나누는 것이 마땅하기에 일정액 이상의 재산전체를 의무적으로 사회적으로 상속시키는 것도 연구해야 할 주제이다.
관행적이며 습관적 입장과 관점으로는 격변하는 현하 산업사회의 구조 이행과 경제 현안을 해결할 수 없음이 명증하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일자리 현상이 이를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21세기의 경제운용에 대한 키워드는 배분과 순환이며 국가의 조세정책이 핵심을 이루게 된다. 보유세 등 자산세를 누진적으로 강화하여 자본의 탐욕을 규제하고 시장이 갖는 균형과 자원의 배분기능을 더욱 강화시키는 방향에서, 경제활동 영역에 참여 – 협력 – 혁신 – 공유 – 포용 – 분배와 소비의 순환 과정이 자연스레 이루어지면 새로운 변화가 형성되고 지난 수백 년간 산업시대에서 형성되어 왔던 직업과는 질적으로 다른 형태로 미래의 일자리들이 제3의 섹터에서 우후주순으로 자라날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과거의 관행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각으로 현실의 변화를 바라보아야 한다.
1. 작성 배경과 취지 2. 한반도 위기 인식의 몇 가지 문제들
(1) 한반도 위기에 대한 몇 가지 편견들
(2) 북한행동 변화의 가장 유효한 수단은 ‘대화와 협상’
(3) 북핵문제 해결은 불가능한가? 3. 한미 당국이 추진 중인 정책옵션들에 대한 비판적 평가
(1) 대북제재의 유지・강화
(2) 대북 억지력 확대와 MD 강화
(3) 장기적인 현상 유지 4.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를 향한 새로운 접근
(1) 네 가지 접근 전략
(2) 초기 동시행동조치 : 북의 NPT 복귀 및 핵 폐기 공약과 4개국 평화선언
(3) 과도적 평화관리체제의 운영
(4) 최종목표 : 한반도 평화협정과 한반도 비핵지대화
지난 2월 23일부터 9일간 이어져 온 ‘테러방지법’ 직권상정안의 처리를 막기 위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가 아무런 대답도 듣지 못한 채 중단될 기로에 섰습니다. 시민들의 관심은 뜨거웠습니다. 우리는 절실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의 권리와 존엄에 관한 진지한 질문에는 아무런 대답도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테러방지법이라는 이름의 무제한 사찰법이 토씨하나 바뀌지 않고 처리될 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정권은 막무가내였습니다. 시민의 자유를 빼앗고 인권을 침해하는 수많은 독소조항이 속속 드러났지만 일점일획도 고치려하지 않았습니다. 국정원 개혁을 향한 날선 비판, ‘테러방지법’이라는 이름의 국정원강화법에 쏟아지는 합리적 질문을 틀어막기 위해 국정원은 정치무대의 전면에 나서서 위협과 공포를 과장했고 여론을 조작했습니다. 국회의장과 새누리당은 민주주의의 바탕인 의회정치를 스스로 포기하고 헌법질서 파괴의 앞잡이를 자처했습니다. 마치 시민과 상식을 상대로 전쟁을 하고 작전을 펼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박근혜 정권과 집권여당은 당리당략을 위해 괴물을 키우고 있습니다. 안보를 빙자해 주권자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원형감옥을 만들고 있습니다. 우리는 박근혜 정부와 국정원, 그리고 집권여당이 자행한 민주주의에 대한 테러를 강력히 규탄합니다.
시민의 뜨거운 관심과 참여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대책 없이 무기력하게 필리버스터를 중단하기로 결정한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등 야당에 대해서도 깊은 유감을 표합니다. 지난 9일간의 필리버스터는 테러방지를 빙자한 무제한 사찰법의 실체를 조금이나마 알게 해주었고, 정치의 존재이유에 대해서도 새롭게 깨닫는 계기를 제공했습니다. 장내에서 장외에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에서 참된 참여민주주의가 싹트기 시작했습니다. 우리에겐 아직 8일이 남아있었습니다. 그 8일간 눈과 귀를 막은 오만한 정권을 바꾸기는 힘들다 하더라도, 필사즉생의 각오만은 보여주었어야 했습니다. 그것이 자신을 뽑아준 주권자의 자유와 권리를 지키려는 자의 자세와 도리가 아닌가요? 야당의 모자란 뒷심이 아쉽고 한스럽습니다.
이제 시민들은 지금까지 온갖 악행을 저질러온 국정원의 무제한 사찰과 무소불위의 권력 아래 살게 됩니다. 우리의 신체와 사생활의 자유와 직접 관련된 민감한 신상정보가 모두 털릴 수 있다는 공포 속에서, 내 통장내역과 통신내역을 누군가가 훤히 들여다본다는 위축감 속에서 살지 않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예전에도 그랬지만 갈수록 더욱 고도화되는 시민통제체제 속에, 갈수록 더욱 취약해지는 시민의 민주적 통제력 속에 일상을 살게 됩니다. 우리는 이것을 막기 위해서 장내에서 장외에서 함께 필리버스터를 해왔습니다. 이 필리버스터는 야당의원들의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영하의 날씨에 장외에서도 9일간 시민 필리버스터가 이어졌습니다. 온라인에서 그 열기는 더욱 뜨거웠습니다. 35만여 서명이 순식간에 모였고, 수만명이 댓글 필리버스터를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 대답을 듣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아직 할 말이 많습니다. 우리는 멈출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제안합니다. 이미 야당에 의해 예고된 필리버스터의 종료 전에, 국회에 모입시다. 장내에서 필리버스터를 했던 국회의원들, 장외에서 필리버스터를 했던 시민들이 만나야 합니다. 우리가 했던 일들에 대해, 우리가 지켜내고자 했으나 지켜낼 수 없었던 것들에 대해 진단하고 평가하고 새로운 전망을 찾기 전에 이렇게 마무리되어서는 안됩니다. 우리의 상황을 냉정하게 진단하고, 비판할 것은 매섭게 비판하고, 앞으로 어떻게 싸워야 우리의 자유와 권리와 존엄을 되찾을지 얼굴을 맞대고 얘기해야 합니다. 오후 4시 국회에서 모입시다. 필리버스터에 나섰던 야당 정치인들 나오십시오. 시민들도 나오십시오. 절망은 공포를 조장하는 자들이 원하는 것입니다 오늘밤 법이 통과될지라도 시민의 자유를 위한 행진을 멈출 수 없습니다. 오후 4시 국회로 부디 모여주십시오.
미국의 소리(Voice of America), 성급한 미 동맹국들의 북한의 핵개발 중단 제안 거부 – 미국 주도의 강경 대북제재조치에 대한 회의적 반응 전해 – 박근혜 정부 과반 의석 확보 실패로 대북 강경제재 원동력 상실 미국 공영라디오방송 미국의 소리(VOA)는 한미연례군사합동훈련을 중단할 경우 핵실험을 중단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리수용 북한 외무상의 제안을 오바마 대통령이 일거에 거부한 것은 다소 성급한 ...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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