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따라 삼만리] 중랑천 겨울철새의 재미난 이야기
요즘 들어 날이 참 이상합니다. 분명 아직 1월임에도 하루 중 최고기온을 보면 영상 10도를 넘기곤 합니다. 쌀쌀해야 할 겨울에 영상 10도라니.. 분명 북극에서 출발한 고기압이 제대로 힘을 못 쓰고 있단 증거일 테죠.

©서울환경운동연합
서울환경연합은 지난 25일 백사실계곡 생태경관보전지역을 찾았습니다. 지난 8일에 방문하고 불과 17일 만에 다시 계곡을 찾은 것은 생태계보호지역시민네트워크에 백사실계곡을 안내하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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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계보호지역시민네트워크는 서울지역의 생태계보호지역(생태경관보전지역+야생생물보호구역+철새보호구역)을 대상으로 보호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시민사회단체들이 모여 만든 네트워크입니다. 생태계보호지역의 과도한 공원화나 관광자원화, 보호 대상 생물종에게 가해지는 일상적인 위협까지 대부분의 생태계보호지역들이 앉고 있는 문제들에 대한 공통된 문제의식을 공유하며 시작된 이 네트워크는, 작년 우면산 야생생물보호구역 모니터링을 시작으로 난지 야생생물보호구역, 중랑천 야생생물보호구역, 진관 야생생물보호구역, 샛강 생태공원 등의 현장을 다니고 서울시와 생태계보호지역 현황에 대한 토론회를 진행하는 등의 활동을 해왔습니다.
올해는 생태경관보전지역을 위주로 현장을 살펴보기로 했기에 지난 25일, 제한적인 인원으로나마 함께 백사실계곡을 찾은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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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사실계곡에 들어서고 별서터로 발걸음을 옮기는 길, 동행한 생태계보호지역시민넷의 선생님들이 여러 가지 우려되는 점들을 지적해 주셨습니다. 첫 번째는 과도한 조경식의 식재였습니다. 위 사진의 좌우로 새로 심겨진 나무들이 있는데. 이는 전부 단풍나무입니다. 아마도 단풍나무 길을 만들고 싶었던 것인지 계곡의 초입부터 능금마을까지 단풍나무가 쭉 심겨져 있는데요. 문제는 이 단풍나무가 백사실계곡의 생태계와 연결성이 없는 단순한 조경수일 뿐이라는 겁니다.
생태계보호지역임에도 지역의 생태계와 아무런 연결성이 없는 조경수를 식재하는 것은 작년에 방문했던 중랑천 야생생물보호구역에서도 보였던 모습입니다. 이는 생태계보호지역들이 공원으로서 소비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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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나무 길을 지나 별서터에 올라서서 연못을 내려다보았습니다. 여름철 큰 장마가 와야지만 물이 가득 차는 점, 대부분의 무당개구리 산란은 여기서 이뤄진다는 점 등과 백사실계곡을 찾는 많은 사람들이 여기서 쉬다 간다는 점 등을 공유하고 잠시 숨을 돌렸는데요.
시민넷 선생님들은 이 별서터 앞 연못만 확실하게 보전하더라도 양서류 서식처로서 가치 있을 것 같다는 감상을 남겼습니다. 물론 몇 가지 어려운 점도 있습니다. 일단 이 연못이 계곡 본류와 연결되어 있지 않기에 비가 내리지 않으면 연못에 물이 차질 않는다는 게 대표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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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꽁 얼어버린 본류를 보고, 무너져내렸다 다시 쌓아올린 사방시설에 대해 설명도 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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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에서는 오른쪽 석축을 따라 시선을 위로 올리시다 보면 어딘가 이끼가 보이지 않는 지점이 있을 겁니다. 거기가 무너졌다 다시 쌓아올린 곳입니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듯 결국 바위나 시멘트와 같은 강성 자재는 마모되고 부서집니다. 장마철처럼 수위가 갑자기 높아질 때에도 계곡 주변을 안전하게 유지하려면 강성 자재로 만들어진 사방시설보다는 근본적으로 물이 흐르는 길을 넓게 만들어주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만.. 이는 사유지가 많은 백사실계곡의 특성상 꽤나 실현하기 어려운 주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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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금마을과 최상류를 향해 다시 걸음을 돌렸습니다. 여기도 마찬가지로 단풍나무가 식재된 것이 눈에 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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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금마을에 거의 다다랐을 때 즘, 사진에서 보이다시피 엄청나게 얼음이 얼어있는 곳이 나왔습니다. 물이 많아지면 이렇게 물이 넘치기도 하고 하는데, 작년에는 가을에도 비가 많이 내리는 등 수위가 지속적으로 높게 유지됐던 것이 이런 얼음이 만들어지는데 한몫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8일에 방문했을 때는 보도 위까지 전부 얼음이 뒤덮어서 통행이 불편했는데, 이번에 방문했을 때는 보도 위의 얼음은 전부 녹아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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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류 부근에서 보이는 텃밭입니다. 백사실계곡 생태경관보전지역의 가장 큰 문제이기도 합니다. 능금마을은 옛날부터 임금께 진상하던 능금(토종 사과?)이란 과일을 농사지었다는 데서 능금마을이란 이름이 붙었다고 하는데요. 이런 스토리와 함께 프리미엄이 붙은 과일이 꽤나 잘 팔린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 있습니다.
능금의 꽃말이 유감이라고 하는데요. 선생님들께서도 이 풍경을 보고 유감을 금치 못하셨.. 죄송합니다.. 하지만 진짜로 유감을 금치 못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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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농경 행위가 가능하다는 것은 해당 지역이 보호 지역이 아니거나, 사유지거나 뭐 그런 이유가 있기 때문일 텐데요. 아마 둘 다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농사를 지으며 주는 퇴비 등이 토양에 유입되어 인근의 토양까지 영향을 받을 수도 있고, 이는 수질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생각은 됩니다만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건 없습니다.
다만 이런 상황이 계속될 수 있는 것은 생태경관보전지역에 다량의 사유지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일 겁니다. 자치단체나 기초단체에서 매입할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이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죠. 생태계보호지역에 배분되는 예산은 극히 제한적일뿐더러 그마저도 지역의 보전을 위해 사용되는 경우는 거의 드물기 때문입니다(그러고 싶어도 그럴 수도 없고, 그러지도 않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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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금마을을 지나고 북악스카이웨이를 따라 최상류 준보전지역의 사방시설까지 보고 난 후 걸음을 돌려 내려갔습니다. 해당 사방시설의 경우 ‘토낭식 옹벽’이라는 공법이 적용됐는데요 나름 생태친화적인 공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작년 5월 경 최상류 사방시설이 무너져 보수하는 과정에서 콘크리트를 사용하려 한다는 것을 알고, 이에 대해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해서 이끌어낸 변화입니다.
이번 생태계보호지역시민넷의 백사실계곡 탐방은, 늘 이야기로만 소식을 전하던 백사실계곡의 실황을 함께 보고, 백사실계곡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생각도 전해 들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참 유의미한 시간이었습니다. 다음에는 강남에 위치한 헌인릉 생태경관보전지역에 방문해보기로 하고 일정을 마무리했는데요. 다음 시간에도 다른 생태경관보전지역의 이야기로 돌아와 보도록 하겠습니다.
서울환경연합은 지난 2004년부터 백사실계곡을 보호하고 관찰하는 활동을 해왔습니다. 벌써 15년도 더 지난 일이니 자세히는 모르지만, 서울환경연합 홈페이지에서 ‘백사실계곡’이라는 검색어로 찾을 수 있는 가장 오래된 게시물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04년 4월에 서울환경연합이 부암동 자락에서 도롱뇽의 집단 서식지를 발견했다는 내용입니다.

[서울환경연합 취재요청]3/27 부암동 도롱뇽 지킴이를 위한 민관단체 공동선언식 중 갈무리
http://ecoseoul.or.kr/archives/2668
그동안 서울환경연합은 도심 속 도롱뇽들의 자연서식지인 백사실계곡이 오래도록 건강할 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들을 진행해왔습니다. 시민들과 함께 백사실계곡 생물상 조사를 진행하여 조사 보고서를 만들기도 했고 행정기관의 백사실계곡 관리 실태 개선을 요구하는 정책활동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서울환경연합의 역사에서 백사실계곡은 꽤나 비중을 차지하고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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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3일 한 달 만에 백사실계곡을 찾았습니다. 조금 다른 것이 있다면 혼자 모니터링을 나온 것이 아니라는 건데요. 서울환경연합의 활동가들 중 아직 백사실계곡에 한 번도 와보지 않은 활동가들과 함께 신영동부터 부암동까지 백사실계곡을 훑어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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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동에서 백사실계곡으로 올라가는 길에 생긴지 얼마 되지 않은 계단이 있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백사실계곡을 찾아올 수 있도록 백사실계곡 탐방로를 더 쉽고 편하게 만드는 겁니다. 시민들의 여가 휴양을 위한 공원이라면 모를까 생태경관보전지역에 어울리는 시설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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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동에서 백사실계곡으로 올라가는 길에 자리한 현통사입니다. 양서류 산란철 집중 모니터링을 진행할 때면 현통사 자락에서 홍제천 상류로 물이 빠져나가는 구간부터 조사하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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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가들과 함께 계곡 안으로 들어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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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의 작은 돌이나 흙 밑에는 어떤 생물들이 있을지 모릅니다. 그렇기에 흔들리지 않는 큰 바위를 위주로 발을 디디며 올라갑니다. 도롱뇽이나 계곡산개구리, 무당개구리, 산개구리와 가재, 버들치 등이 대표적으로 계곡 안에서 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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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사실계곡이 아니더라도 도시에서 양서류들이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진 곳들은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양서류 서식지와는 달리 백사실계곡은 자연발생 서식지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도시의 중심에 위치한 계곡에 별도의 방사 사업도 없이 기후 위기와 공해에 민감한 양서류의 집단 서식지가 형성되어 있다는 것은 분명 뜻깊은 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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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가들에게도 백사실계곡에서 살아가는 생물들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계곡물을 따라 생긴 작은 웅덩이나 바위 밑, 돌 틈 같은 곳들을 위주로 살펴보다 보면 개구리나 도롱뇽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물론 백사실계곡에서 살고 있는 양서류 대부분은 야행성이기에 성체를 보는 건 어렵습니다. 양서류 입장에선 인간과 마주쳐서 좋을 일이 딱히 없겠죠. 그러니 굳이 일부러 찾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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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을 올라가 별서터에 도착했습니다. 별서는 조선시대의 별장과 같은 겁니다. 조선시대의 양반들이 속세나 정치와 같이 복잡한 것들로부터 벗어나 자연 속에서 쉬기 위해서 지었던 집이라고 하는데요. 오성이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백사 이항복 선생의 별서가 있었던 터라는 설이 있지만 고증이 확실하지는 않다고 합니다. 그냥 소문이라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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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서터의 연못에는 물이 말라있었습니다. 슬슬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 다시 물이 차오르고 무당개구리들이 산란하기 시작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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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계곡의 본류를 훑으며 올라갑니다. 여기서부터 사방시설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사방시설은 흙이나 모래, 자갈 등이 이동하는 것을 막아 재해를 막거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설치하는 시설입니다. 장마철 비가 많이 내리기 시작하면 그로 인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에 이런 시설을 설치하곤 합니다.
주거지역과 붙어 있는 데다 탐방객도 많을 테니 안전을 신경 쓰는 것은 당연합니다. 다만 백사실계곡에서 살아가는 도롱뇽이나 개구리들은 사방시설을 올라갈 수 없습니다. 특히나 사방시설이 무당개구리의 집중 산란처인 별서터 연못 바로 옆에 위치해 있기에 생태계를 단절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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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방시설을 따라 올라가다가 작은 올챙이를 만났습니다. 보이시나요? 나온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 작은 올챙이입니다. 자갈과 크기를 비교해도 얼마 차이 나지 않습니다. 갓 태어난 올챙이가 얼마나 작은지 실감되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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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챙이를 뒤로하고 올라가다 보니 뭔가 부자연스러운 게 눈에 띕니다. 사방시설이 왠지 울퉁불퉁하죠? 이곳은 작년 이맘때쯤 비가 내릴 때 무너져 내렸던 곳입니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아무리 튼튼한 재료로 사방시설을 짓는다 한들 강한 물살을 계속해서 맞다 보면 언젠가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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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져 내렸다면, 안전을 위해서라도 사방시설 공사를 다시 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치수적인 관점을 완전히 배제하고 생각할 수는 없을 테니까요. 그렇지만 공사를 진행하면서 백사실계곡이 생태경관보전지역이라는 것을 잊어버려서는 안됩니다. 시멘트 같은 강성 자재를 사용해서 공사하는 것만으로도 수생태계가 오염됩니다. 더군다나 생태계를 단절시키는 결과를 낳기도 하죠. 이에 대안처럼 나오게 된 것이 위의 토낭입니다. 흙주머니를 쌓아서 벽을 만드는 거죠. 다만 토낭으로 벽을 쌓을 때 스파이크 같은 것으로 제대로 고정하지 않으면 물살에 밀려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사진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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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을 오르고 올라 능금마을에 도착했습니다. 조선시대에 왕에게 능금을 진상하던 마을이라는 이곳에서는, 여전히 많은 분들이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주민분들도 백사실계곡을 아낀다는 것은 알지만, 아무래도 계곡의 상류이다 보니 걱정이 되기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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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백사실계곡의 전 구간을 모두 살펴보았습니다. 올라오면서 특별히 눈에 띄는 걸 보지는 못했지만 15년 전에는 이곳에서 도롱뇽 난괴 수만 개가 발견됐었다고 합니다. 입소문을 타고 알려지고, 공원화되면서 생태자원이 소모되기 시작했고 결국 지금과 같은 상황이 되었습니다.
생태계보호지역의 지속 가능한 관리를 위해서 어쩌면 관리주체부터 바뀌어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의무적으로 보호 지역을 관리하는 행정기관으로부터 지역의 생태자원을 아끼는 주민들이 보호 지역들을 되찾아 왔을 때 지역에서 그린 뉴딜도 시작되는 것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지난달 백사실계곡을 찾았을 때 비가 내렸던 것과는 반대로 해가 정말이지 쨍합니다. 최근 며칠간 서울의 기온은 35도 안팎을 아우르고 있는데요. 7월 16일 오전 10시, 평소보다 조금 이른 시간에 백사실계곡을 찾았습니다.

백사실계곡은 서울시 종로구 부암동에 위치한 생태경관보전지역입니다. 뛰어난 생태계와 경관을 보호하기 위해 지정한 보호 지역이죠. 그러나 지난 후기에서도 몇 차례 밝힌 바 있지만 보전 지역에 걸맞게 관리되고 있지는 않습니다.

도시민의 이용과 관심이 관리자의 실적이라도 되는 건지 백사실계곡의 실질적인 현장관리를 진행하는 구청에서는 이곳을 공원에 가깝게 관리하고 있습니다. 지역 생태계와 어떤 연결성이 있는지 알 수조차 없는 조경수로 도배를 한다던가, 야자 매트로 탐방로를 깔아버린다던가 하는 것들이 대표적입니다.

서울환경연합은 보통 [종로구 신영동 -> 백사실계곡 하부 현통사 -> 별서터 -> 능금마을] 순으로 이동하며 모니터링을 진행하는데요. 이렇게 날이 더운데 평소엔 여기까지 물먹으러 오던 벌들이 어딜 갔는지 보이질 않습니다. 아마 너무 이른 시간에 찾았기 때문인 것 같네요.

올해 초에 산개구리, 도롱뇽 등의 산란을 확인했었던 구간엔 어린 물고기 몇 마리를 제외하면 딱히 보이는 것이 없습니다. 아직 7월인지라 무당개구리들이 활발히 산란을 할 때인데 비가 너무 안 와서 걱정이네요.

양서류들은 무사할까요? 기후가 점점 극단적으로 변해가는 것 같아 걱정됩니다. 백사실계곡은 서울에서 흔치 않은 양서류의 자연발생 서식지입니다. 따로 방사 사업 같은 것을 진행하지 않았음에도 서울시 보호종인 도롱뇽이나 무당개구리 등이 자리를 잡고 살아가고 있던 케이스에요. 2000년대 중반에는 도롱뇽 난괴 수만 개가 발견됐었다고 하는데, 요즘은… 음..

뭔지 느낌이 오시나요? 아마도 개 발자국인 것 같은데요. 물기가 남아있는 걸 봐서는 물가에 발 좀 담갔나 봅니다. 아무래도 백사실계곡이 신영동과 부암동 등 주거지역과 가깝게 자리하고 있다 보니 산책하는 주민들이 많습니다. 그중에는 반려동물과 산책하는 분들도 많죠. 지금이야 모르겠지만 양서류 산란철에는 반려동물과 물가에 가깝게 다가가는 것도 조심해야 하긴 합니다. 어떤 일이 있을지 모르니까요..

막혀있는 본류를 돌아 탐방로로 계곡을 올라갔는데요. 오른 편에 각목으로 받쳐진 나무들이 보이시나요? 놀랍게도 하나도 빠짐없이 단풍나무인데요. 대체 백사실계곡 생태경관보전지역 고유의 생태계와 단풍나무가 무슨 상관이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지난번에 계곡에서 만난 구청의 어떤 분은 예산들여서 단풍나무를 쫘~악 심었다고 자랑하듯 말씀하시던데.. 이런 부분들에서 구청이 백사실계곡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고, 어떤 기준으로 관리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지속 가능한 보전과 관광이라는 두 단어에는 꽤나 거리감이 있죠. 물론 지속 가능한 관광이나 생태관광과 같은 개념들도 존재하지만, 백사실계곡을 종로구의 대표적인 생태관광지로 만들고 싶어 하는 구청의 마음, 예쁜 산책로를 상상하며 엄청나게 많은 단풍나무를 식재한 것을 그런데 빗댈 수는 없죠. 현존하는 지역 생태계의 고유성을 뒤흔드는 일은 엄밀히 말하면 훼손이니까요.

우려했던 것처럼 연못에는 물이 없습니다. 무당개구리들이 많이 산란하곤 하던 곳인데, 올해는 어떻게 될는지요.

상류를 향해 위로 올라갑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단풍나무가 있네요. 대체 얼마나 심은 걸까요. 지금 생각해 보니 다음에는 얼마나 심었는지 직접 세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계절이 지나고, 시간이 지나면 이 나무들이 백사실계곡에서 어떻게 역할하는지도 유심히 관찰해봐야 할 것 같고요.

네, 어김없이 단풍나무입니다. 사실 숲은, 그리고 산림은 복합적인 것이기 때문에 백사실계곡의 산림을 그대로 잘 보전하기만 했어도 숲은 알아서 진화했을 겁니다. 자신만의 고유성을 가지고 다양성을 꾸려나갔겠죠. 도시만큼 보전 지역 같은 그린 인프라가 필요한 곳도 없지만, 도시의 보전 지역을 관리하는 방식은 제고돼야 합니다.

상류에 다다르니 백사실계곡이 도롱뇽 서식처임을 알려주는 표지판이 서있네요. 본래 도롱뇽 난괴가 정말 많이 발견됐었다고 하죠. 지금은 수십 개 보기도 어렵습니다. 이런 생태계를 꾸준히 훼손시킨 것은 무엇일까요. 복합적인 이유가 있겠지만 소모적인 방식의 보전 지역 이용으로 생태계가 고갈된 것 아닐까요?
여러분은 성균관로를 지나보신적 있으신가요? 만약 있으시다면 이 나무를 알고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은행나무가 줄지어 가로수길을 이루고 있는 이곳에 혼자서 외롭게 자리를 잡은 이 플라타너스를요.

성균관로의 플라타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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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가로수의 경우 식재를 한순간부터 자료로 기록을 남기도록 되어있지만, 아무리 찾아봐도 이 가로수가 언제 심어졌는지를 찾아볼 수는 없었습니다. 아마도 제대로 관리가 안 되고 있다는 뜻이겠죠?
[가로수 모니터링] 신사동 가로수길에 은행나무는 안녕할까?
지난번 가로수길 모니터링 후기에서도 언급했듯이, 우리나라의 가로수들은 석 건강하지 못합니다. 나무가 자라기 좋은 환경을 신경 쓰지 않고, 도로의 부속물로서 나무를 심기 때문이기도 하고, 나무의 수형과 개성을 존중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과도한 가지치기를 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우리나라, 특히 서울만큼 가로수가 많은 도시를 찾아보기도 힘들 겁니다. 80년대 급격한 도시화가 벌어질 무렵 엄청나게 많은 가로수를 식재했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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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로에 자리 잡은 이 플라타너스를 찾아온 것은 다름이 아닙니다. 이 나무가 곧 베어질 위기라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현장을 방문하기 전 간단한 조사를 진행한 결과, 현재 성균관로에는 걷고 싶은 거리 만들기, 그러니까 보행 특구 조성 사업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종로구청에 문의한 결과 플라타너스가 유달리 크기에 어쩔 수 없이 벨 수밖에 없다는 식의 답변을 받았는데요. 이유를 물어보니 바람이 많이 불거나 비가 내리면 나무가 쓰러질지도 모르기 때문이라더군요. 그런데 나무에 적힌 업체 관계자에게 연락해 물어보니 도복 위험성에 대해 전문적인 조사는 하지 않았다는 답을 들었습니다. 겉보기에 멀쩡한 나무를 위험하다며 베겠다더니 정말 위험한지, 얼마나 위험한지 아무런 조사도 진행하지 않았던 겁니다. 이게 과연 어떻게 된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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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서울환경연합은 과연 이나무가 정말 위험한 상황인지 직접 한번 조사해보기로 했습니다. 이에 가로수를 아끼는 사람들과 함께 이홍우 아보리스트에게 성균관로에 자리한 이 플라타너스에 대해 수목 진단 및 평가를 부탁드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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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과도한 가지치기로 인해 뻗친 도장지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고 노출된 뿌리 부분이 부식될 위험이 있을 수 있지만 이는 복원 전정과 안정성 개선을 위한 장기적인 계획 수립 및 구조관리에 따라 위험도를 충분히 없앨 수 있으며, 이 정도 수준의 문제는 서울의 가로수들이 전반적으로 공유하고 있는 특성이라고 덧붙여주셨습니다.
그러니까 이 나무를 당장 베어내야 하는 급박한 이유 같은 것은 없었던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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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랬는지 이유가 짐작 안 되는 것은 아닙니다. 주변 상가에서 민원이 들어왔을 수도 있고, 은행나무 가로수길이라는 ‘결’을 맞추고 싶었던 것일 수도 있죠. ‘보행 특구’를 조성한다고 하면서 보행친화적인 가로수들을 베어버리겠다는 발상을 어떻게 할 수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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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뷰를 통해 주변을 살펴보다가 이런 일이 이미 있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같은 지역임에도 2016년과 2020년의 모습이 크게 다름을 알 수 있죠. 서울환경연합은 이 같은 상황이 우려됩니다. 원래는 성균관로에서도 위와 같이 모든 가로수들을 베어버릴 생각이었다고 하더군요.
가로수는 생활권에서 가장 가깝게 만나볼 수 있는 그린 인프라입니다. 우리에게 그늘을 제공하고 안전장치가 돼주기도 하며, 생물 다양성을 증진하는데도 역할하고 있죠. 서울환경연합은 서울의 가로수를 지키기 위해 앞으로도 가로수를 아끼는 시민들과 함께 다양한 활동을 펼쳐가려 합니다. 이에 제대로 된 조사도 없이 공무원의 어림짐작으로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한 성균관로의 플라타너스를 지키기 위해 행동하고자 합니다.
이에 오늘 그러니까 4월 16일(금) 혜화 보행 특구 조성 사업을 추진하는 종로구청 도로과에 아보리스트의 진단 결과를 첨부하여 의견서를 송부했습니다. 이에 대한 답변이 날아오는 데로 다시금 소식 전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서울환경연합의 가로수 활동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인왕산로는 인왕산을 찾은 이들이 반드시 지나야만 하는 도로입니다. 인왕산을 등산하기 위해서는 인왕산로 곳곳에 놓인 건널목을 통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많은 보행자들이 이용하고 있음에도 지금까지 인왕산로는 차량 중심으로 운영되며 비판받아왔습니다. 자동차가 일으키는 배기가스와 먼지는 인왕산로를 지나는 보행자들의 건강을 해쳐왔으며. 횡단보도 앞에서도 속도를 줄이거나 서지 않는 차량과 이륜차(모터바이크)로 인해 안전사고의 위험도 다분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서울환경운동연합은 서울시에 차 없는 인왕산로를 만들 것을 제안하기 위해 6월 1일(화) 오전 11시, 모두문화예술원, 서촌주거공간연구회, 장동서가 등의 서촌 지역 주민단체와 차 없는 인왕산로 만들기 활동에 참여해온 시민들과 함께 서울시청 정문 앞에서 ‘인왕산로 차량 제한 시민 서명 전달 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서울환경연합과 서촌의 3개 주민단체들은 지난 3월 27일(토)부터 4월 24일(토)까지 5차례 걸쳐 인왕산로에서 주말 차량 통행 제한을 제안하는 서명운동을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1273명의 시민이 인왕산로의 차량 통행을 제한하고 보행자 중심 도로로 전환하자는 데 동의하였습니다.
이날 사회와 활동 경과보고를 맡은 최영 활동가는 서명운동에 동참한 “1273명을 대표해 인왕산로의 차량 통행 제한을 다시 한번 제안한다”라며 기자회견의 서두를 열었습니다. 서울환경연합은 지난 3월 22일에도 서울시에 인왕산로의 차량 통행 제한과 보행자 중심 도로 전환을 제안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서울시는 “시각을 다투는 국방 수행과 관련된 보안·긴급 상황 등의 발생 가능성”을 이유로 주말 차량 통제가 어렵다 답변해왔습니다.
이에 서울환경연합이 지난 5월 13일, 국방부 시설기획과에 인왕산로의 주말 차량 통행 제한에 관한 건을 제안한 결과, “특정 경비지구의 경계 작전을 위하여 군 차량 통행을 보장할 수 있는 대책이 마련”된다면 국방부도 이 제안에 동의한다는 답변을 받아낼 수 있었습니다. 이제 인왕산로의 차량 통행을 제한하는데 서울시의 결정만이 주요하게 남게 된 상황인 겁니다..

이날 지역주민으로서 마이크를 잡은 장민수 서촌주거공간연구회 공동대표는 인왕산로에 자리했던 대부분의 경비부대들이 철수한 상황이고, 청와대 앞을 지나는 것에도 큰 제한을 받지 않는 시대가 되었음에도, 여전히 과거의 잣대로 인왕산로의 이용이 제한되고 폭 1.5m의 도로에 많은 사람들이 옹색하게 다니고 있는 실정이라며 인왕산로의 조속한 보행자 중심 도로화를 요구했습니다.
실제로 방문객이 급증하는 주말이면, 인왕산로의 좁은 보행로에는 사람이 넘쳐나고 넓은 차도에는 차량이 많지 않아 쌩쌩 달리는 불합리한 상황이 연출되어 왔습니다. 기후위기와 더불어 코로나19의 팬데믹으로 지친 시민들이 쉼을 찾아 자연공원에 왔음에도 좁은 도로의 벽으로 인해 불합리에 노출되어 온 것입니다.

이어서 마이크를 잡은 신민재 장동서가 공동대표도 인왕산로의 조속한 차량 통행 제한을 요구했습니다. 신 대표는 아이들과 함께 인왕산로를 산책하다 보면 차도 바로 옆에서 애사슴벌레나 하늘소, 도롱뇽, 가재 같은 다양한 야생생물을 발견하곤 한다며, 미래세대가 도심 속에서 생태적으로 진귀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소중한 공간임에도 서울시에서 일부 사람들의 편의만을 위해 인왕산로를 현재와 같이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했습니다.
신 대표의 발언과 같이 인왕산 자락 곳곳에는 도롱뇽이나 개구리, 가재와 같이 도심에서 보기 드문 다양한 야생생물들이 서식하는 서식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군사 목적을 갖고 인왕산의 수계와 생태계를 단절하며 들어선 인왕산로로 인해 인왕산 생태계의 연결성은 단절된 상태입니다. 빠르게 달리는 자동차 안에서는 개구리와 같은 소생물들이 천천히 이동하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단절된 인왕산의 생태계를 오가는 생물들에게 로드킬의 위험또한 있을지 모르는 일입니다.

기자회견문 낭독하는 임현경 서울환경연합 기후에너지팀 활동가 ©서울환경운동연합
주민들의 발언이 끝나고 임현경 활동가가 기자회견문을 낭독하였습니다. 기자회견문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기자회견문 낭독 이후 걸음을 돌려 인왕산로 차량 제한 제안서를 접수하기 위해 열린 민원실로 향했습니다.

그렇게 서울시청 1층 열린 민원실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앞으로 “인왕산로의 차량 통행 제한과 보행자 중심 도로 제안”을 접수하였습니다. 이에 대한 답변은 다가오는 6월 15일(화)까지 요청해놓은 상태입니다.
기후위기 시대, 서울의 온실가스 배출 총량에서 수송부문 배출량이 19.2%에 달한다는 것을 상기할 때 차량 중심 도로를 보행자 중심 도로로 전환해 나가는 것은 앞으로 무엇보다도 중요하고 또 필요한 일입니다. 더군다나 그 도로가 존재만으로도 그린인프라를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문제가 되고, 지역의 자연 생태계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쳐왔다면 더욱 그럴 것입니다.
서울환경연합은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함께 ‘차 없는 인왕산로’를 만들기 위한 다양한 활동들을 전개해 갈 예정입니다. 앞으로도 서울환경연합의 활동에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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