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기고] 2017 희망의 바람은 지역에서 불어왔다

노후석탄화력발전소 가동중단, 예방적 살처분 거부, 새만금발 미세먼지, GMO 작물개발 중단 등 다사다난한 한 해
이정현 환경운동연합 사무부총장, 전북환경운동연합 처장
그래도 훈훈한 세밑이다. 눈 내리는 밤, 흰 당나귀를 그리워하는 여유도 있다. 거리에서 촛불 들고 종종거리며 박근혜 탄핵 엽서 보내기 캠페인을 마치고 우국지정에 소주잔을 들던 지난겨울과는 비교가 안된다. 결국 국민은 촛불의 힘으로 대통령을 파면하고 이른 장미 대선을 치르며 문재인 정부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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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환경운동연합은 21일 전북환경인상 시상식과 함께 연극 단체관람 등 차분한 회원 송년행사를 치뤘다. 전봉호 의장은 송년사를 통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올해는 탈핵과 4대강에서 혁명적인 변화를 체감한 감동이 있는 한해였습니다. 우리는 지난해를 회상하고 올해의 경험에 터 잡아 새해의 꿈을 설계해야 하는 역사적인 존재입니다. 바깥의 나무는 잎새를 다 떨구고 나목으로 있지만 봄이 되면 푸른 잎새를 흔들며 하늘가득 일어서며 생명시대를 노래할 것입니다.회원 여러분이 활동하는 만큼 세상은 아름다워질 수가 있습니다. 새해에는 기쁨에너지 충만하시고 해맑은 웃음으로 환경활동에서 만나 뵙기를 기원합니다.”Ⓒ전북환경운동연합[/caption]
하지만 문 대통령은 백마를 타고 온 초인은 아니었다. 생태민주사회로 가는 길은 험난하다. 신고리 원전 5.6호기 공사 재개 결정, 문화재청의 설악산오색케이블카 조건부 승인, 사드 추가배치로 볼 때 어쩌면 개발 민주주의에 그칠 공산이 크다. 살충제 달걀이나 생리대발암물질 검출 사건을 대응하는 정부의 태도나 방식은 여전히 허술했고, 책임전가도 여전했다. 1조1천억을 들여 무안 공항을 경유하는 KTX노선 혈세 낭비, 제주도의 환경사회적 수용 능력은 고려하지 않고 밀어붙이는 2공항 등 개발 적폐도 이어지고 있다. 그래도 우리는 이미 희망을 보았고, 그것을 현실로 만드는 기적을 일으키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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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환경운동연합[/caption]
희망의 바람은 지역에서 먼저 불었다.
달걀 출하 중단으로 1억원에 이르는 경제적 피해와 소송 중이라는 이유로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하는 불이익을 받으면서도 조류독감 예방적 살처분을 거부한 참사랑동물복지농장이 지역을 달군 환경뉴스로 주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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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은 생명달걀 캠페인 참여로 화답했다.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와 환경운동연합은 ‘예방적’ 살처분 거부 투쟁을 지지하는 생명달걀 모금 캠페인을 통해 한 달여 만에 9백5십만원을 모아 전달했다.Ⓒ전북환경운동연합[/caption]
농장주는 살처분 취소 소송도 하고 SNS에 호소하고 동물·환경 단체와 힘을 모아 5천마리의 닭을 살렸다. 두 달 동안 버티면서 4번의 조류독감 조사에서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결국 조류독감 잠복기를 한참 넘기면서 익산시도 살처분을 강행하지 못했다. 전국적으로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 방역의 실효성이 없고 생명경시 풍조만 확산시키는 싹쓸이 살처분의 문제점을 공론화 했다. 또한 지속가능한 축산을 위해 동물복지농장이 더 확대되어야 한다는 여론을 형성했다.
찬반 논란이 뜨거운 유전자변형(GMO)작물 식품도 큰 전환점을 맞았다. 농촌진흥청의 상업적인 유전자변형작물(GMO) 연구 생산 중단 발표도 화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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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2 지구의날에 전북 완주 혁신도시 농업진흥청 앞에서 열린 '유전자조작 앞장서는 농업진흥청 규탄' 전국 대회Ⓒ전북환경운동연합[/caption]
농진청과 반GMO전북도민행동은 GM작물 생산 중단과 개발사업단 해체, 민관합동 환경영향조사 실시 등의 내용을 담은 협약을 체결했다. 2년여 동안 항의 집회에 장기간 천막 농성 끝에 만들어 낸‘시민사회와 행정이 함께하는 협치 사례’로 주목을 받았다. GMO 정책 결정과정에서 시민 참여를 끌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전주동물원의 늑대사도 화제가 되었다. 철창과 콘크리트 사육시설 대신 나무와 자연석은 물론 생태적 습성을 고려한 굴까지 갖춰진 늑대의 숲에 둥지를 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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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환경운동연합[/caption]
동물들과 교감을 나누면서 자연과 공존하는 지혜를 배울 수 있는 행복한 생태동물원으로 거듭나고 있다.
맑은 공기를 마시고 싶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미세먼지 농도가 전국 최고 수준인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해 했다. 예전 갯벌을 준설토를 매립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새만금 미세먼지 논란도 가세했다. 전주시 팔복동 폐기물고형연료 발전시설 추진에 시민들이 크게 반발한 것도 대기 환경악화에 대한 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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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농업용지 구간 미세먼지. 예전 하구 갯벌을 퍼올린 가는 입자의 흙을 매립토로 사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고 있다. 전북은 2015, 2016 미세먼지 농도 전국 최고 수준이다.Ⓒ전북환경운동연합[/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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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환경운동연합[/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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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환경운동연합[/caption]
뉴스 후에도 일상은 계속된다. 참사랑동물복지농장은 여전히 주변 공장식 농장에서 조류독감이 걸린다면 예방적 살처분을 하라는 명령서를 받을 수 있다. GMO작물개발은 연구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진행 중이다. GMO식품 완전표시제 등 제도 개선은 아직도 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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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환경운동연합[/caption]
쓰레기연료 소각시설도 행정심판, 행정소송이 동시에 진행 중이다. 미세먼지도 여전하다. 전주 생태동물원은 국가 예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뉴스로 주목 받는 것은 순간이다. 혁명이 일어난다고 해도 세상은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는다. 딱 여기서 시작하면 된다. "난개발에는 미래가 없다" 문대통령의 말이다. 내년에는 좀 더 행복한 환경뉴스가 많아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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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환경운동연합[/caption]






▲ 2014.9.17.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펼쳐진 노후원전폐쇄 액션퍼포먼스 ⓒ환경연합 정대희[/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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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9.17.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펼쳐진 노후원전폐쇄 액션퍼포먼스 ⓒ환경연합 정대희[/caption]
이기열 집행위원은 퍼포먼스에 참여한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정부는 손쉽게 에너지를 얻기 위해 원전을 선택하고 있으나 이런 근시안적 정책으로는 안전한 나라, 나아가 다음 세대에게 물려줄 나라를 만들지 한다.”면서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을 위해서라도 노후 원전은 즉각 폐쇄해야 한다.”
그리고 퍼포먼스에 참여한 산악인들과 현장에 있던 환경연합 활동가들은 남대문서로 연행되었다. 당일 경찰조사 후에 모두 풀려났지만, 퍼포먼스를 기획했던 입장에서 조사를 받았던 분들 모두에게 감사하고 미안한 마음이었다.
그 이후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원전인 고리1호기는 2015년 6월 폐쇄가 결정되었고, 2017년 6월 영구정지에 들어갈 예정이다. 환경운동연합은 물론 부산, 울산 등 지역주민들과 탈핵을 위해 애써왔던 많은 분들의 소중한 성과다. 폐쇄 이후에도 안전한 해체 등의 문제와 그동안 발생한 핵폐기물과 해체폐기물의 보관과 처리의 문제가 남아있지만, 그래도 안전을 위해 한 발짝 나아갔다.
안타깝게도 그날의 퍼포먼스에서 함께 폐쇄를 이야기했던 월성1호기는 끝내 수명연장을 막지 못했다. 수많은 안전성 문제와 논란이 수명연장 심사과정에서 제기되었지만, 2015년 2월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월성1호기의 수명을 10년 연장해 가동하는 것을 승인하였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월성원전 인근 주민과 국민들은 서울행정법원에서는 월성1호기 수명연장무효 국민소송을 제기해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노후원전 폐쇄운동은 절반의 성공으로 여전히 진행형이다. 하지만 검찰은 그날의 노후원전 폐쇄 퍼포먼스를 기획하고 참여한 환경연합 활동가 안재훈 등 3명을 기소하여 총 벌금 550만원의 약식명령이 내려졌다. 하지만 세 명은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한 일임을 고려할 때 위와 같은 처분은 부당하기에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그리고 오는 7월 14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재판이 열릴 예정이다.
우리는 이번 사건을 포함해 최근 환경운동가들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의 활동에 대해 과잉수사와 처벌이 이어지고 있는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과연 이러한 처벌이 타당한가에 대해서 의문을 던질 수 밖에 없다. 국민의 의견을 듣지 않고, 반영하지 않는 불통 정부에게 이렇게까지 의견을 표현하는 까닭을 생각해보라고. 위험한 원자력발전소를 계속 가동하는 것 자체가 큰 죄가 아닌지부터 생각해 보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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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성가소비녀회 최바오로 수녀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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