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가 있는 풍경으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이성실(어린이책 작가, 생태보전팀)
새가 있는 풍경은 아름답습니다.
새는 푸른 하늘을 날아오르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새를 기다리는 사람>(김재환 글.그림/ 문학동네)에는 화가 김재환이 새를 보는 순간의 찬란한 기록이 담겨있습니다. 그리고 환경운동연합이 전하고 싶었던 새를 사랑하는 마음, 새가 있는 풍경의 아름다움이 담겨있습니다.
[caption id="attachment_185477" align="aligncenter" width="512"]
Ⓒ김재환[/caption]
환경운동연합의 홈페이지는 시위 장면으로 가득합니다. 핵발전소 반대시위, 가습기살균제 참사규탄시위, 4대강 복원을 위한 시위, 설악산 케이블카 반대 소식들이 시시각각 올라옵니다. 억세고 삭막한 세력에 맞서다보니 하염없이 딱딱해진 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바탕에는 아름다운 지구에서 살고 있는 소중한 사람들의 삶이 깔려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 생각이 항상 우리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듯이 말입니다.
서식지보호를 위해 생태보전팀이 벌이는 활동도 겉모습은 온통 시위하는 모습입니다. 새만금 매립을 반대하고 화옹호에 공항이 들어서는 것을 반대하고 ‘규제프리존법’ 반대시위를 벌입니다. 하지만 그 바탕에는 생물다양성의 아름다움을 오래도록 사람들과 함께 누리고 싶은 마음이 담겨있습니다. <새를 기다리는 사람>은 그 마음을 담아 태어났습니다.
환경운동연합과 김재환의 탐조일기 <새를 기다리는 사람>
환경운동연합이 화가 김재환을 만난 것은 한창 서식지보호운동을 활발하게 하던 2000년대 초였습니다. 갯벌과 강, 산, 들의 생물다양성을 설명하기 위해 몇몇 깃대종을 중심에 놓고 서식지보호운동을 했는데 그 때 화가 김재환이 ‘저어새’를 그리겠다고 함께 다녔습니다. 2006년에는 <한강하구의 습지와 새> 자료집을 내면서 공동 작업이 이루어졌습니다. 김재환 화백이 사진으로 표현하기 어려운 서식지의 다양한 풍경과 생물상을 그림으로 표현해 주었지요.
[caption id="attachment_185482" align="aligncenter" width="640"]
2006년 한강하구의 생물다양성을 이야기한 자료집. 한 화면에 서식지의 생물다양성과 아름다움을 담았다[/caption]
환경운동연합이 화가 김재환을 다시 만난 것은 2016년, 환경운동연합과 포스코가 함께 생물다양성 인식증진 활동을 하면서입니다. 십여 년이 지난 사이 화가는 여러 권의 어린이책을 내고, <내가 좋아하는 새>로 한국어린이도서상을 받은 작가로 성장해 있었습니다. 환경운동연합은 생물다양성 인식증진사업을 위해, 대중과 함께 하는 탐조프로그램 <철따라 새보기>를 다섯 차례 진행하면서 화가 김재환과의 공동 작업이 생물다양성 인식증진을 위한 책 발행으로 연결되기를 바랐습니다.
[caption id="attachment_185517" align="aligncenter" width="640"]
2017년 3월 떠나는 두루미를 배웅하러 간 민통선 생명평화여행 포스터[/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85518" align="aligncenter" width="640"]
2016년 11월 9일 두루미를 보러간 철따라 새보기 탐조[/caption]
화가 김재환의 탐조 일기 <새를 기다리는 사람>은 문학동네에서 2017년 10월 20일 출간되었습니다. 2011년과 2012년의 기록이 담겨있고, 22곳에서 취재한 126종의 그림을 담았습니다.
작가 김재환을 만나보세요
‘새를 기다리는 사람’은 당연히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쓴 김재환입니다. 우리는 책을 통해 아름답게 그려진 새와 새들이 있는 풍경을 보게 되지만 작가와도 깊게 만나게 됩니다. 일기라는 형식에 담긴 이야기는 온전히 화가의 눈을 통해 바라본 세상 모습이자 화가의 모습이니까요.
십 여 년 만에 김재환을 만난 나는 화가가 ‘새를 만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다니며 취재하고 묵묵히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이고 얍삽한 게 이익이 되는 세태에 ‘묵묵히’ 그림에 몰두하는 일은 어렵습니다. 김재환은 새들이 자신의 길을 날아가듯이 자신의 작업을 하는 작가입니다. 춥고 외롭고 고단한 순간이 많았을 텐데 하는 궁금함이 먼저 들었습니다.
서문에서 작가는 ‘새를 만나기 위해서 참 많은 곳을 돌아다녔고 야생과 맞닥뜨린 매순간 긴장했으며 때로는 고생도 했다’고 썼습니다. 하지만 고생은 했으나 고통으로 기억하지 않는다고도 했습니다.
‘버드와처’들에게 탐조는 쉽고 즐거운 것만은 아닙니다. 춥고 덥고 도로는 위험하고 새보다는 모기와 파리가 많고 언제나 바라는 대로 새를 보기는 어렵습니다. 눈과 비에 가려 새가 보이지 않는 순간도 많고 들판에서 갯벌에서 고생하는 일이 많습니다.
화가는 ‘자연의 일부가 되어 함께 스며들기를 진심으로 바랐다’고 합니다. 이런 ‘경지’는 또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 생각해봅니다. 아마도 ‘내가 느꼈던 기쁨과 충만함이 독자에게 전해졌으면 좋겠다’는 작가의 진심과 염원이 답이 아닐까 싶습니다.
[caption id="attachment_185497" align="aligncenter" width="567"]
Ⓒ김재환 새가 있는 풍경[/caption]
그 풍경, 그 시간 속의 핵심에 닿는 순간을 표현한다.
나는 이 글을 쓰기 위해 작가와 인터뷰를 했습니다. “새를 그려도 표현되지 않는 지점이 있나요?” “눈동자를 그릴 때 어떤 느낌인가요?” “새를 무서워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등등 어설픈 질문을 하고 대화를 하다가 화가가 “이제 새를 그리기로 했습니다.”하고 말했을 때 놀랐습니다.
화가에게 그림의 대상을 정하는 일은 중요합니다. ‘어떻게’ 이전에 ‘무엇을’에 작가의 철학이 먼저 담기니까요. 새를 그린 지 십 수 년이 지났고 이미 우리나라의 새 300종을 그린 화가가 ‘이제 새를 그리기로 했다’고 했을 때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화가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으로서 ‘무엇을 그릴까’가 자기 존재를 표현하는 중요한 지점이며, 가장 본질적인 것은 ‘끌리기 때문’이고 ‘그냥 좋아서’가 답이라고 말했습니다.
‘새라는 생명체가 주는 아름다움의 기쁨’이 그 자체로 몰두하는 힘이 되었지 싶습니다. 새의 색감, 형태에 감동하고, 새의 생명력을 표현하기 위해 자연의 색깔에서 따온 물감을 의욕적으로 풀면서 느끼는 긴장감이 떠올랐습니다. 김재환은 ‘그 풍경, 그 시간 속의 핵심에 닿는 순간을 표현한다’ 고 말합니다. 그 결과 막연히 예쁘고 귀여운 새가 아니라 우리 곁에서 숨 쉬는 살아있는 새들이 그려집니다. 오래도록 기다려 만난 새의 모습을 그리는 일, 책 출판을 통해 설레도록 멋진 순간을 세상 사람들과 함께 즐기는 일, 그렇게 세상과 깊고 조용하게 소통하는 일은 말 그대로 설레고 멋진 일입니다.
[caption id="attachment_185498" align="aligncenter" width="567"]
Ⓒ김재환 뒷부리장다리물떼새. 새의 부리가 이렇게 휘어있나 싶어 사진도감을 찾아보았다. 정말 부리가 엄청 휘어져있다는 것을 알았다. 사진으로 볼 때보다 더 강하게 느낀다.[/caption]
왜 ‘새를 기다리는 사람’인가?
책 제목이 처음에는 버드와처 다이어리 (Birdwatcher's Diary) 였습니다. 이 제목으로 책의 내용을 온전히 표현하기 어렵다고 느낀 것은 아마도 화가의 새를 대하는 태도 때문일 것입니다. 글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화가는 새에게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항상 애쓰는 모습입니다. 새에게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고, 새를 놓치고, 새를 기다립니다. 머뭇거리는 화가의 모습, 자연의 일부가 된 듯 새가 있는 풍경에 스며드는 작가의 태도가 이 책의 주제이기도 합니다.
“둥지사진을 인터넷에 올리지 못하게 법이라도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수줍고 조용한 분위기의 화가가 단호하게 말한 대목입니다. 자주 탐조를 나가는 만큼 또 다른 탐조객들을 만나왔겠지요. 새를 보기위해 쉬거나 먹이를 먹고 있는 새에게 서슴없이 다가가고, 사진 찍고 SNS에 올리기 위해 새를 날리거나 새들의 삶에 함부로 다가가는 모습을 많이 보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알을 품는 시기의 게를 못 잡게 하는 법령이 있고 수리부엉이 같은 천연기념물을 잡으면 벌을 받듯이 둥지사진을 올리면 법적으로 처벌받게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지요. 나 자신도 둥지 튼 새 사진에 환호한 터라 새들에게 미안해졌습니다. 새둥지 사진을 인터넷에 올리는 게 불법이 되는 순간이 인간이 뭇 생명들과도 조화롭게 사는 시작점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새의 따뜻한 온도와 숨결이 느껴지는 그림들
밀도를 더해가며 세밀하게 그리는 그림과 다르게 김재환의 그림은 턱턱 붓질을 한 느낌이 남아있습니다. 수채화 채색의 그러데이션이 오묘하게 양감을 더해줍니다. 당태종의 화가가 턱하고 붓을 내리 꽂으니 먹점이 게가 되어 스스슥 달아났다는 옛이야기가 떠오릅니다.
새를 보러 다니다가 만지게 된 새들이 떠올랐습니다. 내 손아귀에서 바트게 쉬는 부드럽고 따뜻한 숨결, 깃털 덕에 엄청 부피감 있어 보이지만 너무 말랑해서 나의 억센 손아귀가 위험하게 느껴지던 새들의 느낌을 떠올립니다. 화가는 새의 깃털과 형태 너머 시베리아와 뉴질랜드를 오가는 새의 삶을 그림에 담고 싶었다고 했습니다.
(그림 9)Ⓒ김재환
그동안 도감에 그린 새 그림이 새들의 증명사진처럼 느껴졌다면 이 책의 새 그림들은 살아 움직이는 듯합니다. 작가가 바라본 시점도 느껴지는 그림들입니다. 작가는 ‘자유롭게 그린 그림’이라고 표현합니다. 도감의 그림은 일정정도 필요한 요소들이 들어가야 합니다. 도감 그림은 새의 모습을 과학적으로 전달하기위해 형태를 확실하게 표현하기 위한 연출이 들어가면서 오히려 실제 자연에서 만나는 새와는 또 다른 모습이 됩니다.
출판사의 기획에 의하지 않고 어떤 요구도 없이 온전히 ‘나의 작업’이 되었을 때 새를 온전히 그릴 수 있었다고 화가는 말합니다.
나무 가지에 가려진 어치의 얼굴이 오히려 인상 깊습니다. 보통은 이렇게 그리지 않는데……. 오히려 열심히 벌레를 쪼고 빼내려 애쓰는 어치의 진실이 느껴집니다. 가려진 곳이 많다보니 여백을 통해 상상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아졌습니다. ‘파란 하늘에 흩어져 있는 붉은 점’이라 제목을 단 글과 그림에서 수컷 양진이를 바라보는 화가의 순간을 함께 경험합니다. 그렇지요. 왜 그렇게 진화했을까요?
[caption id="attachment_185509" align="aligncenter" width="384"]
Ⓒ김재환[/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85511" align="aligncenter" width="640"]
Ⓒ김재환[/caption]
새가 있는 풍경은 아름답습니다.
나는 이 책에서 새의 생태와 모습 하나하나를 관찰하는 것보다 ‘새가 있는 풍경’에 끌립니다. 새가 날아오른 하늘과 먹이를 먹거나 쉬고 있는 갯벌, 바닷가, 파도, 물결들이 표현된 그림이 아름답습니다. 작가는 ‘새들이 어느 자리에서 어떤 행위를 할 때 그 순간의 아름다움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저어새도 특이한 새의 형태보다는 바람 부는 갯벌에서 온몸으로 바람을 맞으며 깃이 흩날릴 때, 먹이를 잡아먹느라 얕은 물을 종종걸음으로 오가며 부리를 젓고 있을 때 더욱 ‘생명으로 존재 한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 순간 그 풍경 속에서 아름답다고 느끼는 것이죠. ‘그렇구나!’싶습니다. 아름다운 느낌도 ‘공감’에서 오지 않나싶습니다. 새가 있는 풍경은 익숙하고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대신에 새가 사라진 공간은 ‘파괴와 죽음’의 행위가 일어난 공간입니다.
새들이 깃든 풍경을 지켜내는 일
책이 나온 뒤에 편집자와 화가, 환경운동연합의 활동가가 함께 내성천으로 먹황새를 보러갔습니다. 4대강 사업이 시작되기 전인 2012년의 내성천과 내성천을 배경으로 그린 먹황새를 다시 보러 간 것입니다. 내성천 상류는 영주댐 건설로 기괴하게 망가진 풍경이었습니다. 이미 반쯤은 수몰되어 마을 길들이 물속으로 들어가는 서늘한 풍경을 마주해야 했습니다. 영주의 평은리와 금광리를 잊는 다리공사도 한창이었습니다. 인공구조물이 아름다운 경관을 오히려 망가뜨리고 있는 모습도 보았습니다. 보기에 불편했습니다. 넓은 모래톱이었던 곳이 망가지고 초목이 자라고 있었지요.
[caption id="attachment_185514" align="aligncenter" width="567"]
Ⓒ김재환[/caption]
먹황새를 본 것은 다행이었습니다. 상류에서 훨씬 아래로 내려왔을 때 멀리 모래톱에 검은 점 하나가 보였습니다. 스코프를 대고 보니 고개를 숙이고 깃을 고르는 모습이었습니다. 해마다 그 자리에 되돌아오는 먹황새는 혼자였습니다. 강 건너에 왜가리와 백로가 있었지만 먹황새는 외롭고 지쳐보였습니다. 아마도 강을 파헤치고 댐을 쌓고 동족을 모두 죽게 한 인간으로서 내 마음이 찔려서 드는 생각이었겠지요. 내성천의 먹황새는 오늘 하루를 묵묵히 살아가고 있는 것일 텐데 말입니다.
새가 있는 풍경을 지켜내는 일, 생물다양성의 아름다움을 먼 후대에도 전하는 일이 새삼 의미 있다고 느꼈습니다.
∎ 작가 김재환 / 서울에서 나고 자란 서울 토박이다. 스스로 차표를 살 수 있게 된 어린 시절부터 여행을 좋아했다. 주로 산과 들, 바다를 찾아가 자연과의 만남을 즐긴다. 최근 십여 년간 야생 조류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무던히도 새를 만나러 다녔다. 새를 보기 위해서라면 몇 시간 동안 텐트 속에 숨어 있거나, 독사가 출몰하는 계곡길도 마다하지 않는다. 만났던 새들을 기록하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그림으로 옮겨 세상과 소통하는 것이 제일 큰 즐거움이다. 홍익대 회화과를 졸업하고 『우리 숲의 딱따구리』 『여름이의 개울 관찰 일기』 『내가 좋아하는 새』 『내가 좋아하는 물새』에 그림을 그렸다. 『내가 좋아하는 새』로 제29회 한국어린이도서상을 받았고, 올빼미 세밀화로 제9회 자생 동식물 세밀화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았다. 지금은 북한산 자락의 우이동 작업실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다. ∎ 편집자 심조원/ 어린이 책 편집자이며 작가이다. 《세밀화로 그린 보리 어린이 식물 도감》《세밀화로 그린 보리 어린이 동물 도감》《곤충 도감》《나무 도감》(이상 보리 펴냄) <내가 좋아하는 시리즈>(호박꽃 펴냄)를 편집하거나 글을 썼다.*<새를 기다리는 사람> (문학동네)은 환경운동연합과 포스코가 함께 하는 ‘생물다양성 인식증진 사업’의 하나로 출간 되었습니다.


환경운동연합은 우원식 국회의원, 이수진 국회의원, 윤건영 국회의원, 풀씨행동연구소, 한국강살리기네트워크. 국제환경법정책학회, 하천연구소와 함께 기후위기·생물다양성 위기 시대 극복(적응)을 위한 자연복원법 제정 토론회를 8월 24일 10시 국회의원회관 제 3간담회실에서 개최합니다.
토론회는 우리나라 재자연화 정책과 국가 생물다양성 전략에 대한 논의를 육상, 해양, 담수, 언론에 시각에서 논의합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순환경제와 제로 웨이스트
순환경제가 거시적 관점에서 자원과 쓰레기 문제를 이야기한다면 제로 웨이스트는 소비자가 무엇을 해야 할지를 알려주는 미시적 차원의 용어로, 같은 지향점을 가지고 있다는 측면에서 순환경제와 동일한 개념으로 볼 수 있다.
제로 웨이스트는 단어 뜻에서 알 수 있듯 물질 소비 총량을 줄임으로써 쓰레기 발생량을 0으로 수렴시킨다는 의미와 더불어, 발생한 쓰레기의 재사용 및 재활용을 통한 물질 순환으로 소각 및 매립되는 양 또한 제로로 만든다는 개념이다. 뿐만아니라 앞선 두 개념을 통해 유해물질(플라스틱)의 사용 감소로 물질 소비 및 쓰레기의 독성 제로로까지 그 개념을 확산시킬 수 있다.
제로 웨이스트 실천 방법으로는 3R(Reduce-줄이기, Reuse-재사용하기, Recycle-재활용하기)이 있으며 내용은 아래와 같다.
우리가 나아갈 방향
제로 웨이스트는 소비자의 실천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 소비자는 불필요한 소비를 억제하고, 중고물품을 소비하거나 하나의 물건을 오래 사용하는 노력을 할 수도 있으며, 일회용품 대신 다회용품을 사용하거나 적극적인 재활용·재사용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소비자 행동인 제로웨이스트 만으로 모든 쓰레기 문제가 해결되진 않는다. 쓰레기가 만들어지는 구조와 시스템의 전환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하며 이를 위한 소비자의 행동 또한 필요하다. 재활용이 어려운 제품에 대한 문제 제기를 통해 제품 설계에 있어 규제 강화를 이끌고, 플라스틱 대체품에 대한 요구를 할 수 있으며, 기업이 정확한 정보를 소비자에게 제공하도록 할 수 있으며, 제로 웨이스트 매장이나 분리배출 거점 등 인프라를 요구할 수도 있다.


















그림1) 보고서 개요[/caption]
환경운동연합은 2023년 상반기 전국 광역지자체 242개를 대상으로 그림1과 같이 질의하였다. 242개 중 답변이 온 지자체는 239개였다. 답변이 없는 지자체는 △경기도 과천시, △서울시 중랑구, △전라남도였다. 전국의 광역·지자체 평균 점수는 5점 만점 중 2.63점이었다. 5.0 만점인 지자체는 2곳이었으며, ▲부산광역시 사하구, ▲부산광역시 중구가 해당했다. 무응답(0점) 제외 0.3에서 1점 사이의 지자체는 8곳으로 △충남 당진시(0.3점), △경기도 용인시(0.7점), △서울시 강서구(0.7점), △서울시 성북구(0.7점), △서울시 서초구(1점), △서울시 용산구(1점), △인천광역시 강화군(1점), △전남 함평군(1점)이 해당했다. 상·하위 지자체는 아래 그림2와 같다.
[caption id="attachment_234271" align="aligncenter" width="640"]
그림2) 상·하위 지자체[/caption]
'1회용품 사용 줄이기' 정책은 2022년 11월 24일 본격 시행 예정이었다. 그러나 환경부가 돌연 1년 간의 계도 기간을 두기로 결정해 논란이 되었다. 본격적인 제도 시행을 2개월 앞둔 지금, 환경부는 지자체가 적극적선도적인 플라스틱 규제와 지역 주민 홍보 및 교육 등을 진행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기반과 틀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이와 함께 1회용컵 보증금제 시행 지역 축소·1회용품 사용 줄이기 계도기간 등과 같은 자원순환 정책의 후퇴는 더 이상 없어야 한다.
환경운동연합 김춘이 사무총장은 기후위기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 중 하나가 플라스틱이며 환경운동연합은 생산 단계부터의 플라스틱 감축을 목표로 활동을 하고 있으며 전국 지자체 1회용품 대응 현황 보고서가 그 일환이라고 말했다. 또한 "환경운동연합은 자원순환 정책이 후퇴하지 말고 당당히 걸어가야 하며, 정부에게 오늘 나온 보고서를 토대로 유예시켰던 정책 운영을 촉구한다"라고 말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앞으로도 환경부에 불필요한 1회용품 사용 감량과 재활용 불가능한 플라스틱 사용 감축을 위해 적극적이고 선도적인 정책을 펼칠 것을 요구할 예정이다. 또한, 하반기 시민들과 함께 11월 24일 본격적으로 시행될 ‘1회용품 사용 줄이기’ 정책이 계도 기간 동안 잘 정착했는지, 플라스틱 폐기물을 실질적으로 감량할 수 있었는지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2023.9.2.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반대 2차 범국민대회에 참가중인 시민들. 이날 약 5만여 명의 시민들이 함께 했다. Ⓒ환경운동연합[/caption]
쓰레기를 주워 보신 분은 아실 겁니다. 절대로 값지고 좋은 물건은 쓰레기로 나오지 않습니다. 길에 버려진 쓰레기는 무조건 더 이상 필요가 없고, 더럽고 누구나 피하고 싶어하는 것입니다. 팔아서 돈이 되는 것은 없습니다. 오히려 눈에 보이지 않게 처치하려면 종량제 봉투를 사던지, 폐기물 신고를 하던지 비용을 내가 부담해야 합니다. 후쿠시마 핵 오염수도 이런 쓰레기의 본질과 맥을 같이 합니다. 일본 정부에게 득이 되고, 팔아서 돈이 되고, 효용가치가 있는 것은 절대 버려지지 않습니다. 가지고 있기 싫고, 더럽고, 빨리 눈 앞에서 사라지게 하고 싶은 것을 버리는 데, 그 종량제봉투의 값이 최대한 적게 드는 방식을 선택한 것입니다. 지구 상에서 가장 거대한, 더 이상 큰 사이즈가 없는 종량제봉투입니다. 바다입니다.
저는 이번 방사능 오염수의 방류로 진짜 무슨 심각한 인간 건강에 위해가 일어나길 바라는 사람이 아닙니다. 오히려 정반대입니다. 세계인 중 단 한명이라도, 바다에 사는 온갖 동식물들 중 한 존재라도 이번 오염수 투기의 악영향을 받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하지만 바다에 쓰레기를 버리면서 이 쓰레기가 단 한 존재도 해치지 않기를 바란다는 건 어불성설입니다. 그러려면 애초에 쓰레기를 버리지 말았어야 합니다. 어떻게 해서든 육상에서 이 폐기물을 처리하고 감당했어야 합니다. 그 정도의 부담도 지지 않으려면 원자력발전소를 지으면 안 됩니다. 원자력의 혜택은 있는대로 다 누리면서, 원치 않는 사고가 났을 때의 뒷감당은 해당 지역 주민이나 아무 관련도 없는 다른 나라 국민들에게 나누어 지자고 하는 경우가 어디 있습니까?
백번 양보해서 국제정치의 원리가 슬프게도 오로지 힘과 자본의 논리에 의해서만 지배되니, 일본 정부는 자국의 이득에만 눈이 멀어 해양투기 결정을 내렸구나하고 쳐봅시다. 더 어이가 없는게, 우리나라 정부의 대처입니다. 8/31일자 KBS뉴스에도 나오던데, 우리 정부가 수산물 활성화를 위해 800억원을 투입한다고 합니다. 이건 이제 시작에 불과합니다. 30여년에 걸친 오염수 방류가 우리 나라의 관련 산업과 국민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들을 최소화하기 위해 오랜 시간동안 많은 금액의 세금을 투입해야 할겁니다. 그런데 이런 세금 투입이 대체 누구 때문에 시작 된겁니까? 왜 일본의 쓰레기 투기를 위해서 우리가 이런 엄청난 감당을 해야하는 지 논리적으로 이해가 안 됩니다. 오염수 방류에 문제제기를 하는 국민들을 싸잡아서, 괴담을 만들어낸다느니 불안감을 조장한다느니 비난하는 것이 나라의 지도자가 할 일은 아닙니다. 왜 많은 국민이 불안해하는지, 그것을 해소하려면 어떤 노력을 더 기울여야 하는지 고민하고 현명한 방안을 만들어 내는 것이 지도자와 집권당이 해야 할 책무입니다. 대통령은 절반의 대통령이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 국민의 대통령이 되어 주시길 바랍니다.
제가 정말로 더 걱정되는 건 이번 오염수 방류가 끝이 아닐까봐입니다. 나쁜 선례라는 말이 있죠. 법에서도 앞선 비슷한 사례들에서 어떤 판결이 실제로 내려졌던지가 현재 사건의 판결에 영향을 미친다고 알고 있습니다. 지구온난화를 넘어 열대화가 되어 간다고 유엔 사무총장이 말할 정도로, 우리는 이미 이상기후가 일상이 된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 전세계 이산화탄소 배출을 제로로 만든다 해도 이미 배출된 온실가스로 인해 상당기간 우리는 해수면상승, 이상 기후의 빈번한 발생을 막을 수가 없습니다. 물론 지금 대한민국을 포함해, 소위 선진국이라는 나라들이 하고 있는 탄소절감 실천을 보면 지금 당장 온실가스 제로가 되긴 틀렸습니다. 지금처럼 탄소배출량을 신나게 늘려가다가는 북극곰 걱정할 것이 아니라, 당장 우리와 우리 아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저는 다가올 해수면 상승과 폭염, 폭우, 잦은 태풍, 해일, 산불, 토네이도 같은 극심한 이상기후현상들이 지금껏 우리가 해변에 잔뜩 지어놓은 원자력 발전소의 안전을 위협할 것이 정말 염려됩니다. 일본이 지진대비 강국이라고 자처하지만, 자연의 움직임 앞에 그 원전이 무력하기 짝이 없던 것을 생각해보십시오. 일본 탓만 해서 끝날 일이 아닙니다. 전 세계에 현재 운전중인 원전만 422기, 건설중과 계획중인 것 까지 합하면 583기에 달합니다. 그 중 절대적으로 많은 숫자가 해안에 위치합니다. 우리 나라의 운행중인 한울, 월성, 새울, 고리, 한빛원전들. 한결같이 바닷가에 딱 붙어 있습니다. 우리는 제2, 제3의 후쿠시마를 잠재적으로 안고 살아갑니다. 그래서 이번 오염수 방류에 어떻게 대처하는 지가 정말 중요한 시험대인 것입니다.
위험성을 정확히 알 수 없으면 안전하다고 하는 자와, 안전성을 정확히 알 수 없으면 위험하다고 하는 자의 싸움. 언뜻 보면 논리 싸움인 듯, 힘의 대결인 듯 보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이 순간에도 간과하면 안 되는 것은 논리에서, 힘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실질적인 우리의 생명과 안전과 행복 그리고 자유를 빼앗겨서는 안 된다는 사실입니다. 공교롭게도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같은 2011년에 일어난 또 하나의 비극, 가습기 살균제 참사를 우린 기억합니다. 그때도 환경부 그리고 옥시와 같은 제조사들은 법적 문제가 전혀 없는 제품을 만들어 판매한 거라고 초반에는 아주 당당했습니다. 하지만 어떤 결론이 났습니까? 673명이 사망하고 총 피해자가 7800여명입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훗날 인류에게 이런 구체적인 피해자 수치를 만들어 준 계기가 되지 않길 바랍니다. 결코 그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더 보수적으로 좀 더 보수적으로 우리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고자 하는 것입니다. 헌법에도 보장되어 있는 국민의 기본적인 건강과 안전, 행복에 대한 추구의 권리를 옹호하고 보호해주는 나라가 되길 바라는 것입니다. 제 꿈이 너무 야무진가요?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의 사고가 벌써 12년 전의 일이란 것이 새삼스럽습니다. 지금 우리를 이 자리에 불러모은 방사능 오염수의 방류라는 사건이 없었다면, 우리의 기억 속에서 12년전 그 끔찍했던 날은 조용히 시간의 지층 아래쪽으로 내려가고 있었을 것입니다. 물론 일본 사고 현지의 주민들과 직접적인 피해 당사자들은 여전히 고통이 현재형이겠으나, 적어도 일본국민이 아닌 다른 나라 보통 사람들의 시선은 저와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원자력발전의 음영이 이렇게나 짙다는 것을 우리는 일상에서 너무 쉽게 잊고 있습니다.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의 방류를 진절머리 나게 반대하고, 분통터지는 여기에 모인 우리라 하더라도 원자력발전의 어두움 앞에서 남 탓만을 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알게 모르게 추구해 온 소비와 성공과 눈부신 경제적 번영 아래에는 핵 오염수와 미세플라스틱과 불에 탄 숲속 동물의 사체가 뒤엉켜 흐르고 있을 것입니다.
[caption id="attachment_234341" align="aligncenter" width="800"]
2023.9.2.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반대 2차 범국민대회에 참가중인 시민들. 이날 약 5만여 명의 시민들이 함께 했다. Ⓒ환경운동연합[/caption]
저는 오늘 이 자리를 빌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의 계획이 일본 정부에게 있다는 소식을 접하자마자, 바로 그 시점부터 방류에 반대하는 의견을 내보이고 운동에 함께 하지 못 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을 고백합니다. 저의 마음 깊숙이 자리했던 무력감, 어차피 아무리 반대해도 대통령이, 일본 정부가, 국제기구가 정한대로 흘러갈 거라는 허탈한 심정. 그것이 진작에 여러분과 함께 적극적인 행보를 걷는 것을 방해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지금! 여기에! 여러분과 함께 있고 저의 속마음을 충분히 내보였으니, 이젠 더 많은 친구들과 만나서 함께 쓰레기를 주우며, 우리가 만들어 갈 조금 더 아름다운 세상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인생은 짧고 운동은 길다. 여러분 힘내서 함께 걸어갑시다!!
(이 글은 2023.9.2.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반대 2차 범국민대회에서 발언한 내용입니다)
지난 7월15일 미호강의 제방 붕괴로 인해 궁평2지하차도가 잠기면서 14명의 무고한 시민의 희생되었다. 이후 7월 28일 국무조정실은 오송 참사와 관련해 5개 기관 공직자 34명과 공사현장 관계자 2명 등 총 36명을 대검찰청에 수사 의뢰했다. 감찰 과정에서 충북도, 청주시, 행복청, 충북경찰청, 충북소방본부 등 5개 기관의 관리·감독의 문제가 여실히 드러났다. 그러나 국무조정실은 최고책임자인 충북도지사와 청주시장은 감찰대상에 포함조차 시키지 않았다.
감찰 내용에 따르면 ① 행복청의 경우 ‘오송-청주 도로확장공사’ 발주기관으로서 기존 제방 무단 철거, 부실한 임시제방에 대한 관리감독 위반, 제방 붕괴 인지 이후 재난 관련 비상상황에 대한 대응 미조치 ② 충북도는 오송 궁평2지하차도 관리 주체로서 홍수경보 발령에도 교통통제 미실시 및 미호천 범람 신고에 따른 비상상황 대응 부재 ③ 청주시는 미호강 범람 위기 상황을 통보받았음에도 이에 대한 조치 부재 ④ 충북경찰청은 112신고 접수에도 현장출동을 하지 않고 112신고 시스템 조작 ⑤ 충북소방본부는 현장의 상황보고에도 인력과 장비 신속 투입 등 조치 부재 등의 문제가 드러났다.
오송 참사는 검찰에서 지목한 행복청, 충청북도, 청주시, 충북경찰청, 충북소방본부가 각 기관의 역할만 충실히 이행했었다면 일어나지 않을 수 있었다. 그래서 전국 시민사회를 비롯해 전문가들은 이번 오송 참사가 ‘공중이용시설의 설계, 제조, 설치, 관리상의 결함으로 인한 중대시민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정조사실의 발표는 이러한 주장을 묵살했다. 그리고 오송 참사의 책임자로 지목된 충청북도 김영환 지사와 청주시 이범석 시장은 지금까지도 오송 참사 피해의 수습과 회복, 진상규명 책임자처벌, 재발방지의 노력을 뒷전이고 책임 떠넘기기와 기억 지우기에 전념하고 있다.
오송 참사는 명확한 인재다. 오송 참사가 일어난 지 50여 일이 지났고 수많은 의혹이 제기되고 있음에도 진상규명은 아직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오송 참사는 명확한 중대시민재해로 그에 따른 진상조사와 처벌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도로관리청의 경영책임자로서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충북도지사, 기존 제방을 무단으로 철거하고 임시 제방을 부실하게 관리한 행복청, 재난관리책임기관의 장으로서 재난대응조치를 취하지 않은 청주시장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이에 환경운동연합 전국 지역조직은 각 기관의 최고책임자를 검찰이 당장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기소하고, 조사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 이번 오송 참사가 진상규명과 책임자에 대한 처벌 없이 꼬리 자르기로 끝난다면 세월호 참사, 이태원 참사, 오송 참사에 이은 인재는 앞으로도 계속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 걸 명심하길 바란다.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