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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향2] 유엔 사회권 위원회 한국심의 대응 활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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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향2] 유엔 사회권 위원회 한국심의 대응 활동기

익명 (미확인) | 수, 2017/11/01- 14:33

유엔 사회권 위원회 한국심의 대응 활동기 

 

김남희 | 참여연대 복지조세팀장, 변호사

 

지난 10월 9일 유엔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권리규약 위원회(UN Committee on Economic, Social and Cultural Rights, 이하 ‘사회권 위원회’)가 대한민국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권리 전반을 심의한 후 내리는 최종 권고문(Concluding Observations)1을 발표하였다. 우리나라 사회권 분야의 인권 수준에 대한 국제사회의 평가가 내려진 것이다. 사회권 위원회는 최종 권고문에서 1) (특히 해외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인권 침해 문제 대응, 2)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3) 모든 노동자를 위한 노조할 권리 전면 보장 및 ILO 결사의 자유 협약 비준을 주요 권고 사항으로 꼽았으며, 이 밖에도 재분배적 재정정책을 포함한 사회지출 증액을 가속화시킬 것, 이주노동자와 관련하여 중요한 문제로 제기된 사업장 변경 제한 폐지, 가장 취약한 상황에 놓인 농축산어업 이주노동자들의 보호조치, 모든 아동에 대한 보편적 출생등록제도 보장, 군형법상 동성애 처벌 조항 폐지 등 성적지향 및 성별정체성에 기반한 차별제거, 국민기초생활보장 등 사회보장 급여요건으로의 부양의무자기준 완전 폐지, 주택임대차 계약갱신 보장, 낙태의 비범죄화 같은 한국 사회권 현실에 대한 구체적인 권고들을 다수 제시하였다2. 이러한 사회권 위원회의 권고는 어떻게 내려지게 된 것일까? 한국 정부는 어떻게 대응하였으며, 한국의 사회권 현실에 대한 목소리들은 어떻게 전달이 되었을까? 

 

필자는 지난 9월 20, 21일 양일간 진행되었던 유엔 사회권 위원회의 한국 정부 심의 과정에 NGO 대표단 중 한 명으로 참가하여, 한국의 사회권 실태에 대하여 사회권 위원들에게 알리는 활동에 참여하였다. 이 글에서는 유엔 사회권 위원회의 한국 정부 심의를 위한 NGO들의 활동, 준비 과정과 심의 과정에서의 대응을 소개하고자 한다. 

 

유엔 인권보호 메커니즘과 사회권 위원회 개괄

유엔의 인권보호 메커니즘은 주로 유엔 헌장에 따른 절차(Charter-based bodies)와 조약에 따른 절차(treaty-based bodies)로 나뉜다. 유엔은 주요 인권 분야의 인권 조약을 만들어 회원국들로 하여금 가입하게 하고 이행을 위하여 노력해 왔으며, 조약에 따른 절차(treaty-based bodies)란 이러한 조약에 기초한 인권 보장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주요 국제인권조약은 시민적 정치적 권리,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권리, 인종차별, 여성차별, 고문 철폐 및 방지, 아동의 권리, 이주노동자의 권리, 장애인의 권리, 강제실종 등이며, 특정 국가가 이들 인권 조약에 가입하면 각 인권 조약에 규정되어 있는 인권 항목을 준수할 의무가 있다. 그리고 그 준수 상태를 점검하는 감독기관인 각 위원회들이 구성되어 있어, 위원회들은 조약 체결국의 인권 상황을 정기적으로 검토하는 국가 심의(country review)를 통해 인권 개선 사항을 권고한다. 

 

이 중 사회권 위원회는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International Covenant on Economic, Social and Cultural Rights, 사회권 규약)의 이행을 심사하는 위원회이다. 사회권 규약은 1966년 자유권규약(시민적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과 함께 유엔에서 제정되었고 1976년부터 발효되었으며, 경제, 사회, 문화의 전 분야를 망라하여 차별금지(제2조의2), 남녀평등(제3조), 노동권(제6,7조), 노동조합권(제8조), 사회보장권(제9조), 가족의 보호(제10조), 식량, 주거 등 적정한 생활수준을 누릴 권리(제11조), 건강권(제12조), 교육권(제13, 14조), 문화권(제15조)을 보장하고 있는 핵심 국제협약이다. 한국은 1990년 사회권 규약을 비준하여, 국가 심의 절차에 응할 의무가 있으며, 이번에 이루어진 한국 정부 심의는 지난 2009년 3차 심의 이후 8년 만에 이루어진 4차 국가 심의에 해당한다. 

 

사회권위원회는 각국을 대표하는 외교관이 아닌 개인 자격의 인권전문가 18인으로 구성되어 있다.3 사회권위원회의 국가 심의는 다음과 같이 진행된다. (1) 우선 국가 심의를 받는 국가 정부가 국가보고서를 제출하며, NGO나 국가인권위원회도 정부 보고서에 대한 반박하는 보고서를 제출한다. (2) 사회권위원회는 이를 바탕으로 질의목록(List of Issues)을 채택하여 해당 정부에 추가 질의를 하며, (3) 정부는 질의목록에 대한 답변서를 사회권위원회에 제출하고, NGO와 국가인권위원회도 정부의 답변에 대한 추가 의견서를 제출할 수 있다. (4) 사회권위원회는 제네바에서 열리는 본 세션에서 제출된 모든 자료를 종합하고, 정부 심의절차에서 정부 관계자들에게 직접 질문하고 답변을 들은 다음, 최종견해를 채택하게 된다. 

 

한국 정부는 2017년 9월에 진행된 4차 심의 이전에 3차례에 걸쳐 국가심의를 받았다. 1995년 5월 최초의 국가심의를 받아 같은 해 6월 최종견해가 채택되었고, 2001년 5월 2차 국가심의를 받고 최종견해가 채택되었으며, 2009년 11월 3차 국가심의 및 최종견해 채택이 이루어졌다. 사회권 심의를 위하여 한국의 NGO들은 지속적 대응을 해왔는데, 2000년 6월에는 2차 국가심의를 위하여 17개 인권, 사회단체들이 사회권규약 제2차반박보고서연대회의(약칭 ‘사회권연대회의’)를 구성하고 정부보고서에 대한 반박보고서를 제출하고 사회권위원회 심사에 참여하였으며4 , 2009년 3차 국가심의 때는 한국의 56개 인권시민사회단체가 2008년부터 연대하여 반박보고서 및 대안보고서 작업을 공동으로 진행하고, 질의목록 채택을 위한 사전심의(pre-sessional working group) 과정 및 본심의 과정에 참여하여 사회권위원회와 밀도 있는 논의를 진행하기도 하였다. 

 

4차 국가심의를 위한 한국 NGO들의 공동활동 개관 

한국 정부는 4차 국가심의를 위한 정부보고서를 2016년 7월 21일 UN 사회권 위원회에 제출하였으며, 4차 사회권위원회 한국 심의 대응을 위한 NGO 활동은 2016년 가을부터 진행되었다. 빈곤, 교육권, 건강권, 성소수자 인권, 주거권 등 여러 사회권 대응 단체와 연대체들이 모여 한국 정부의 정부보고서에 대한 반박보고서를 준비하기로 하였다. NGO 공동 반박보고서 최종안은 2017년 2월경 최종 마무리되어 UN에 접수되었다. UN 사회권위원회는 2017년 2월 27일에서 3월 3일까지 열린 사전심의를 거친 후, 2017년 3월 16일 총 36 항목으로 구성된 한국 정부에 대한 질의목록(List of Issues)을 발표하였으며, 한국정부는 위 질의목록에 대한 답변을 2017년 7월 21일 유엔에 제출하였다. 한국NGO대응모임은 위 정부 답변서에 대한 반박보고서(shadow report) 작업을 공동으로 준비하여 74개 NGO 공동명의로 2017년 8월 27일 UN에 제출하였다. 

 

한편 2017년 8월경 제네바에서 열리는 본 심의에 대응하기 위한 출장팀을 구성하였는데, 필자를 포함하여 민주노총 류미경 국제국장, 희망을만드는법 류민희 변호사,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박영아 변호사, 국제민주연대 나현필 국장이 참여하기로 하였다. 출장팀은 반박보고서 준비와 함께 제네바 현지에서 진행할 공식 발언(oral statement) 준비, 사회권 위원들을 대상으로 한 별도 브리핑(lunch briefing) 준비 및 언론대응 등을 준비하였다. 마지막 준비과정에서 공익법센터 어필의 김종철 변호사와 금속노조 정혜원 국제국장이 출장팀에 결합하여 출장팀은 총 7명으로 구성되었다. 

 

사회권위원회에서의 공식 발언(oral statement)은 세션을 위한 보고서를 제출한 NGO들의 신청을 받아서 기회가 주어지며, 사회권위원회 사무국에 확인한 결과, NGO들의 공동보고서의 경우에는 약 10분, 개별보고서의 경우 3분의 시간이 주어진다고 하였다. 또한 별도브리핑은 NGO들이 자발적으로 준비하고 사회권위원들을 초청하여 이슈에 대하여 설명하는 시간으로, 한국 정부 세션 직전에 열린다고 하여, 가급적 사례 중심으로 진행하기로 하였다. 2017년 9월 13일 언론에 제네바 현지 대응과 관련한 보도자료를 발송하였으며5, 2017년 9월 15일 출국하여 사회권 심의 현지 대응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였다. 

 

한국 NGO 대응모임 활동가들의 제네바 현지에서의 활동 

한국 정부에 대한 4차 국가심의는 2017년 9월 18일부터 10월 6일까지 열린 제62차 회기 중 9월 20일∼21일 양일에 거쳐 진행되었다. 한국 정부 심의에 앞서 세션이 개회되는 첫날인 9월 18일 오후에 국가인권위원회와 NGO들의 공식적인 발언 기회가 진행되었다. 한국의 경우 국가인권위원회를 대표하여 파견된 이경숙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이 구두발언을 진행하였으며, 한국 NGO를 대표하여 공감의 박영아 변호사, 민주노총의 류미경 국장, 필자가 공동보고서의 주요 내용을 중심으로 발언하고, 별도 보고서를 제출한 활동가 3인(성소수자 인권 문제: 류민희 변호사, 기업과 인권 문제: 김종철 변호사, 나현필 국장)이 발언을 진행하였다. 공식발언 이후 몇몇 사회권 위원들이 한국 문제에 대하여 관심을 보이며, 파업권 침해 문제, 높은 자살율과 낮은 사회복지지출, 역외 인권 관련 의무, NAP, 부양의무제 문제에 관하여 질문을 하였는데, NGO들이 전부 답변을 하지 못하고 세션 시간이 만료되어 아쉽게 종료되었다. 

 

ⓒ 사회권위원회 심의 대응 한국NGO모임

 

NGO대응모임 활동가들은 9월 20일 오후에 열리는 한국 정부 심의에 앞서, 9월 18~20일에 걸쳐 사회권 위원회 위원들을 개별적으로 면담하여 한국 이슈에 대해 알리는 적극적인 활동을 펼쳤다. 세션 첫날 한국 정부 심의를 맡은 사회권 위원의 명단이 공개되는데, 총 4명으로 구성되었다. 다행히 한국 정부 심의를 맡은 사회권 위원들이 한국 이슈에 대한 관심이 많아, NGO들의 미팅 요청에도 적극적으로 응하였고, 주요 이슈에 대하여 상세한 질문을 던졌다. 또한 한국 정부 심의 직전인 9월 20일 오후에는 1시간 정도 한국 NGO가 준비한 비공식브리핑(lunch briefing)이 진행되었는데, 한국 심의를 맡은 4명의 사회권 위원들을 모두 포함하여 8~9명의 사회권 위원들이 참여하였다. 이 자리에서 활동가들은 각자 맡은 주제에 대하여 영문 신문기사나 관련 통계자료 등을 출력하여 제시하며 적극적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사회권 위원들에게 설명하였으며 이 때 지적한 주요 내용들이 다수 심의에 반영되었다. 

 

한국 정부 심의는 9월 20일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9월 21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두 차례에 걸쳐 총 6시간 동안 진행되었다. 이 자리에서 한국 정부 대표단은 장인종 법무부 감찰관을 단장으로 하여 공무원들이 대거 참여하였는데 그동안의 정부의 사회권 정책에 대한 설명보다는 2017년 출범한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나 향후 계획 중심으로 설명하였다. 또한 한국 정부 대표단은 사회권 위원들의 질문에 정확한 답변을 하지 않고 기존의 답변을 반복하여 위원들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사회권 위원들은 한국 정부의 사회권 현실에 대하여 꽤 구체적이고 날카로운 질문들을 던졌으나, 한국 정부는 사회권 위원들의 날카로운 질문에도 미리 작성된 서류를 그대로 읽는 방식으로 대응하였고, 사회적 합의나 사회적 갈등상황, 판결 등을 핑계로 보편적 인권보장의 의무를 인정하지 않는 답변을 여러 차례 하기도 했다. 군형법 동성애 처벌 조항, 파업권 보장, 낙태의 비범죄화, 임대차 상한제는 임차인 보호 정책, 성소수자 문제 등 민감한 문제에 대해서 인권 보장을 위한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기보다는 회피하는 태도를 보여6, 인권 규범 심사를 위하여 참여한 정부 대표단이 맞는가 하는 아쉬움을 느낀 지점이 많았다. 

 

4차 국가심의에 따른 최종권고 

4차 국가심의에 따른 최종권고는 2017년 10월 9일 발표되었으며, 최종권고는 30개 구체적 분야에 대하여 총 71개에 달하는 우려와 권고사항을 제시하였다. 현지에서 활동가들이 가장 적극적으로 제기하였던 한국 기업에 대한 인권침해 문제에 대한 대응, 포괄적 차별금지법 대응, 노조할 권리 보장이 핵심 권고로 지적되었으며, 이에 대하여는 이행 사항을 기재한 보고를 18개월 내에 제공할 것을 정부에 요청하여 시급성을 특별히 강조하였다. 최종 권고의 내용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1) 일반사항 (NAP, 규약의 효력 및 구제절차, 부패, 국가인권위원회, 기업과 인권, ODA) 

- 국가인권행동기본계획(NAP)와 관련하여, 수립하고 감시하는 과정에서 국가인권위원회와 시민사회의 충분한 참여를 보장하는 제도적 장치가 결여된 것에 유감을 표시하며, 2차 NAP에 대한 종합적 평가를 가능한 빨리 공포하고, 이번 최종권고를 3차 NAP에 완전히 반영하고, 국가인권위원회와 시민사회가 NAP의 수립 및 이행감시와 평가에 완전히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것 (최종권고 5, 6항)

- 사회권 규약의 적용과 관련해서는, 규약이 실질적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a) 규약의 내용과 사법심사 가능성에 대한 판사, 변호사, 검사에 대한 제도화된 훈련, (b) 시민들의 인식 제고, (c) 그리고 한국의 개헌 과정에서 사회권 규약의 내용을 완전히 반영할 것 (최종권고 7, 8항)

- 높은 인지대가 사법절차에 대한 접근을 방해하는 점을 우려하면서, 인지대규칙을 재검토할 것 (최종권고 9, 10항)

- 위원회는 GDP 대비 사회지출이 지속적으로 매우 낮다는 점, 민간과 공공이 제공하는 사회서비스의 책무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는 점, 접근성, 감당가능성 및 서비스 품질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을 우려하면서, 재분배적 재정정책을 포함하여 사회지출 투자 증가를 가속화하고, 사회서비스 제공에 대한 모니터링과 책무성 매커니즘을 강화할 것을 권고 (최종권고 11, 12항) 

- 부패의 통계자료가 부족한 점을 우려하며, 공익신고자보호법 적용범위를 넓히고, 청탁금지법(김영란법)을 원안대로 이행하고, 부패 관련 사법처리 등 통계자료를 수집하여 모니터링할 것 (최종권고 13, 14호) 

- 국가인권위원회가 사회권 규약에 대한 조사권을 가지도록 법을 개정할 것 (최종권고 15, 16항) 

- 기업과 인권에 관련해서, 기업(한국에 소재한 기업 및 그 기업의 공급망 포함)의 인권 실천 및 점검 시행을 법적 의무로 수립할 것, 한국기업들이 국내외 활동으로 발생한 인권침해에 대해 조치를 취하고 피해자들이 구제를 요청할 수 있도록 보장할 것, 공공조달과 기업에 대한 원고, 보조금 등을 기업의 사회권 준수 여부와 연계할 것, NCP(National Contact Point)의 영향력과 투명성, 이해관계자의 참여와 효과성을 증진시킬 것 등을 권고 (최종권고 제17, 18항)

- ODA 수준 향상을 가속화하고, 최빈국에 대한 증여율을 증가시킬 것 (최종권고 제20, 21항) 

 

(2) 차별금지 (사회권규약 제2조의2) 

- 차별금지법 도입 지연을 우려하며, 차별금지 사유를 둘러싸고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하여 적극적이고 효과적인 조치를 충분하게 취하지 않은 것을 우려하며,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채택할 긴급성을 재확인 (최종권고 22, 23항) 

- 군형법 동성애 처벌 조항 폐지, 사회보장, 재생산 건강, 주택과 관련한 차별 개정,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성적지향과 성별정책성에 근거한 차별을 금지하도록 보장할 것,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에 맞서기 위한 인식제고 캠페인을 시행할 것 (최종권고 제24, 25항)

- 비시민의 사회보장 제도 가입과 아동의 보편적 출생등록 보장 (최종권고 26, 27항) 

 

(3) 노동권, 노동조건, 노조할 권리(사회권규약 제6조~제8조)  

- 노동법이 하청노동자, 파견노동자, 특수고용노동자에 적용되도록 할 것, 합리적 사유 없이 기간제 계약갱신 거부 금지하는 입법 및 규제 조치, 근로감독으로 비정규직 남용 감시할 것을 권고 (최종권고 28, 29항) 

- 농축산업, 어업과 가사 노동자에게 근로기준법을 적용하고, 노동자의 권리에 대한 더 높은 침해 위험에 대처할 것 (최종권고 30, 31항)

- 최저임금 수준 보장, 최저임금이 모든 부문에 적용되고 근로감독과 위반시 충분한 처벌 (최종권고 32, 33항)

- 여성의 양육 책임으로 인한 경력단절 문제 해결, 보육시설 등 효과성 평가 하고 개선조치, 동일가치동일임금 이행 감독 등 성별임금격차 해결 노력 (최종권고 34, 35항) 

- 이주노동자 사업장변경제한 폐지, 농축산어업 이주노동자 보호(여권압수관행 예방, 구금 및 학대 조사, 가해자 처벌), ILO 강제노동협약 29호와 강제노동폐지협약 105호 비준 (최종권고 36, 37항) 

- 합법파업의 요건 완화, 필수서비스 범위 엄격 규정, 파업권 침해 자제 및 쟁의행위 참가 노동자 보복조치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 (최종권고 38, 39항)

- 복수노조 악용 방지, 모든 사람의 노조할 권리 보장, 노조활동 자의적 개입 예방, ILO 협약 87호와 98호 비준 (최종권고 40, 41항)

 

(4) 사회보장의 권리, 가족과 아이들의 보호, 건강권, 주거권 등(사회권규약 제9조~제12조) 

- 사회보장급여의 적격성 기준으로 부양의무자 기준 완전 폐지, 기초법 보장수준 인상 (최종권고 42, 43항)

- 국민건강보험 보장범위 적절성 보장, 건강보험과 의료급여의 보편적 보장 촉구(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최종권고 44,45항) 

- 국민연금 수령액수 적절성 보장, 지역사회 기반 돌봄 보장, 노인 학대 예방 (최종권고 46, 47항)

- 아동학대 신고의무자 도입, 피해자와 가해자 격리, 학대 아동 피해자를 위한 가족 유형 대체 돌봄 (최종권고 48, 49항)

- 수자원 질 보장, 안전한 식수 제공 노력(최종권고 50, 51항)   

- 홈리스 해결책 마련, 사회주택을 포함한 적절하고 부담 가능한 주택 이용가능성 증가, 사적 시장에서 주거비 규제 메커니즘 도입 및 임대차 계약 갱신 제공, 퇴거에 대한 적절한 보호(최종권고 52, 53, 54항)

- 과도한 스트레스, 노인 빈곤, 성소수자 차별과 증오 발언 등 사회적 근본 원인을 초함 자살 예방 노력 강화(최종권고 55, 56항)

- 정신 보건 서비스의 가용성과 접근성 확대, 예산 증액 (최종권고 57, 58항) 

- 낙태 비범죄화 등 재생산권 (최종권고 59, 60항)

- HIV/AIDS 감염인의 차별없는 건강권 보호 (최종권고 61, 62항)

 

(5) 교육권, 문화권, (사회권규약 제13조~15조)., 기타 

- 양질의 교육에 대한 평등한 접근권 (최종권고 63, 64항)

- 비시민에 대한 편견 대처, 문화다양성 조치 영향 모니터링 (최종권고 65, 66항)

- 사회권규약 선택의정서, 이주노동자 협약 비준 (최종권고 69, 70항), SDG 관련 독립적 메커니즘 수립(71항) 등 

- 2022년까지 정기보고서 제출 

 

평가 및 과제 

한국은 눈부신 경제 성장에도 불구하고 성장 중심 정책으로 인하여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으며, 노동권, 주거권, 건강권, 인간답게 살 권리와 같은 기본적인 사회권 보장 수준도 높지 않다. 한국의 불안 지수는 세계 최고의 자살률, 노인빈곤율과 같은 여러 지표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성소수자, 이주민 등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배제도 심각하다. 기업에 의한 인권침해도 국내외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UN 사회권위원회가 한국의 주요 사회권 이슈에 대하여 구체적이고 실천 가능한 여러 권고들을 내린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또한 3차 권고에서 지적하였는데도 해결되지 않은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등에 대해서는 우선 과제로 선정하는 등 한국 정부의 소극적인 사회권 실천 노력을 지적한 권고라고 보인다. 특히 사회권위원회가 사회지출 증가와 사회서비스 공공성 책무성 강화를 권고사항에 포함시켜 국가의 사회권 이행에 관한 적극적 의무를 강조한 점, 한국 시민사회에서 강조해 온 부양의무자 기준 완전 폐지 및 주거권 관련 임대료 규제 정책과 임대차 계약 갱신권이 최종권고에 포함된 점, 한국의 상황에서 최근 이슈가 된 김영란법 완전 이행, 개헌 과정에의 사회권 반영, 보편적 출생등록 보장, 이주노동자 사업장 변경제한 폐지, 농축산어업 이주노동자 노동권 보장, 파업권과 노조할 권리 보장과 같은 구체적인 내용이 최종권고에 다수 포함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이러한 의미있는 권고도 실제 정부의 실천 의지에 따라 한국 사회권 발전의 시금석이 될 수도 있고, 공허한 선언에 그칠 수도 있다. 한국 정부는 사회권 위원회의 권고를 구체적으로 정책에 반영하고 추진할 의지와 계획을 적극적으로 제시하여야 한다. 한편 이번 권고에는 개헌 과정에서 사회권 내용을 반영할 것, 사회권 규약과 관련한 법조인에 대한 제도화된 훈련, 인지대 개선 등 사법부와 입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요청하는 권고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었다. 국회는 정부의 사회권 이행을 적극적으로 감시하고 입법과정에서 반영하여야 하며, 사법부에서도 규약의 실질화를 위한 전향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사회권위원회 한국심의를 공동 대응한 NGO들도 지속적인 감시와 이행촉구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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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판 고려장’ 장애인활동지원 만 65세 연령제한 문제와 노인장기요양서비스

 

조현수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정책실장

 

2019년 보건복지부 장애인정책국 예산 중 예산규모가 가장 크고, 장애인과 가족의 만족도가 비교적 높은 제도가 바로 ‘장애인활동지원제도’이다. 이 제도는「장애인활동지원에관한법률」 제1조(목적)을 통해 “신체적·정신적 장애 등의 사유로 혼자서 일상생활과 사회생활을 하기 어려운 장애인”에게 서비스를 제공하여 “장애인의 자립생활을 지원하고 그 가족의 부담을 줄임으로써 장애인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장애인활동지원제도’는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사회서비스이지만 근본적인 문제점들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만 65세 연령제한에 따른 대상제한’ 문제다. 활동지원서비스를 수급 받던 장애인이 만 65세가 되면 「노인장기요양보험법」에 따른 수급심사를 받아야 하고, 요양등급을 판정받게 되면 ‘노인장기요양서비스’로 강제 전환되는 것이다. ‘현대판 고려장’이라고 불리는 이 문제는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와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으며, 이 문제는 활동보조서비스 제도화 및 변화 과정(’07~’11: 장애인활동보조지원사업 / ’11~현재: 장애인활동지원제도)과 함께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와 장애인활동지원제도

「노인장기요양보험법」은 2007년 4월 국회를 통과했는데, 이때 국회 상임위에서는 「노인장기요양보험법」의 부대 의견으로 아래의 내용을 결의하였다.


이 법은 국민의 보험료부담 증가, 장애인에 대한 서비스 제공 시설 부족 등과 아울러 서비스 본질이 노인은 일상생활 보조 위주의 서비스인데 비하여 장애인은 사회참여․재활치료를 통한 자립지원에 중점을 둔 서비스라는 점을 고려하여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 도입 당시에는 부득이 65세 미만의 비 노인성질환을 가진 장애인은 장기요양보험급여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으나, 중증장애인이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어려운 현실적 여건과 각종 장애인 시책이 장애인의 요구수준에 미흡하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장기요양보험급여에 상응하는 복지서비스를 제공할 필요성이 있음.



 

부대 의견을 통해 확인할 수 있듯이 장애인과 노인은 서비스의 목적과 내용이 다르지만, 장애인도 ‘장기요양(Long-term Care)’적 특성에 해당되는 서비스 필요도가 있을 수 있고, 전반적인 장애인복지서비스가 부족한 가운데 ‘장기요양보험급여’에 상응하는 복지서비스가 추가로 제공될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부대의견에 따라 당시 정부는 공청회와 시범사업 등을 통해 국회에서 제시한 일정에 따라 ‘장애인장기요양보장제도(현 장애인활동지원제도)’를 준비하였다.

 

활동보조서비스 제도의 첫 시작인 2007년 4월 ‘장애인활동보조지원사업’은 지침을 통해 신청자격상 만 6세에서 만 65세까지 ‘연령제한’을 두었으며, 기존 수급자가 만 65세가 되는 경우에는 해당 연말까지 지원하는 것으로 규정했다. 그리고 이러한 ‘연령제한’ 조치로 인해 생존의 위협을 받게 된 피해자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2009년 3월 에이블뉴스에 보도1)된 지체장애인 김광성 씨는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하루도 살아갈 수 없는 상황에서 부족하나마 월 230시간의 활동보조서비스를 받고 있었지만, 같은 해 5월 15일 만 65세 생일이 다가와 활동보조서비스가 중단되었다.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서 당시 보건복지부 담당 과장은 언론을 통해 “노인요양시설을 이용하는 37% 정도가 장애를 가진 노인”이라며, “노인장기요양제도에 비해 활동보조서비스가 비용면에서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활동보조서비스와 노인장기요양 중 선택권을 준다면 현재 요양시설을 이용하는 사람들과의 형평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답했다. 그리고 이는 현재 보건복지부가 반대하는 이유와 유사하다.

 

2011년 11월 ‘장애인활동지원제도’로 변경되면서 발표된 ‘2011년 장애인활동지원제도 지침’에서는 “활동지원 수급자가 만 65세가 도래하였으나, 장애 특성상 활동지원급여가 적절하다고 판단하여 활동지원급여를 계속 희망하는 경우”로 신청자격이 바뀌었다. 변경된 지침은 2012년까지 적용이 되었는데, 2013년 지침에는 다시 2011년 10월 이전처럼 ‘장기요양 등급 외 판정을 받은 경우’로 제한되었다. 2011년에는 ‘장애인활동지원’과 ‘노인장기요양’ 중 ‘선택권’을 인정하였다가 다시 1여년 만에 철회한 셈이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 법령에는 규정되어 있지 않았던 내용을 지침에는 담았다가 다시 철회한 촌극은 왜 일어난 것일까? 이에 대해 정부는 특별한 설명을 하지는 않았지만, 장애인활동지원과 노인장기요양 제도 간의 차이를 정부도 알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장애인활동지원제도의 첫 지침에 이런 중대한 실수(?)를 하지 않을 수 없으며, 이는 「노인장기요양법」제정 당시 부대 의견을 충실히 이행한 것이기도 하다.

 

장애인에게도 ‘장기요양’이 필요할 수 있으니, 보다 더 사회적 활동(자립생활)을 지원하는 ‘활동보조’는 그대로 둔 채 ‘방문요양’과 ‘방문목욕’이라는 ‘장기요양’ 서비스를 추가한 것이 지금의 ‘장애인활동지원제도’다. 이 제도의 목적에 부합되려면 65세 이후에는 ‘장애인+노인’으로서 기존 활동지원급여에서 ‘장기요양’을 더 이용할 수 있도록 급여를 추가해주거나 최소한 유지해주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러나 현재는 ‘장애인+노인’은커녕 ‘장애를 가진 사람’으로서의 필요는 하루아침에 인정하지 않고 오로지 ‘(비장애)노인’으로서의 필요만 인정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장애인과 노인의 형평성?

이 문제에 대해 보건복지부가 가장 주요하게 제기하는 것은 노인장기요양 수급자와의 형평성 문제다. 노인도 장애인만큼이나 힘들고 어려운데 만 65세 이후에도 장애인이 노인장기요양제도보다 더 많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장애인활동지원을 유지한다면 노인들이 불공평하다고 느낄 것이라는 이야기다. 그렇게 되면 기존 수급자를 포함하여 노인들이 ‘장애인 등록’을 하려고 할 것이고 모두 장애인활동지원으로 넘어올 것이며, 결국 ‘보험’이 아니라 ‘조세’로 운영되는 장애인활동지원제도 예산이 엄청나게 불어날 것이라는 이유이다.

 

‘형평성’을 이야기하는 것은 거꾸로 생각해보면 ‘불균형’하고 ‘불공평’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상대적으로 ‘불공평’한 쪽을 공평하게 맞추는 것이 우선이지, 반대로 ‘모두 공평하게’ 라는 말로 포장시켜 하향시키는 것이 맞는 것인가? 결국 핵심은 ‘예산’이다. 돈 많이 들어가니 못 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의도를 확인할 수 있는 또 다른 문제가 있는데, 만 65세 이하인 장애인이 ‘노인장기요양’ 등급을 신청하여 등급이 결정된 사람은 수급권을 포기하더라도 ‘장애인활동지원’을 신청할 수 없다는 것이다. ‘2016년 장애인활동지원제도 지침’에는 제외 대상 중 하나로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노인장기요양보험법」에 따른 노인장기요양 급여를 받는 자 또는 수급자격이 있는 자

  • 만 65세 미만인 장애인이 장애인활동지원급여 신청 전 노인장기요양등급을 신청하여 노인장기요양등급이 결정된 사람은 

  • 노인장기요양수급권을 포기하더라도 활동지원급여를 받을 수 없음을 상세히 안내할 것

 

만 65세 이하인 장애인이 ‘장애인활동지원제도’를 ‘몰라서(!)’ 노인장기요양등급을 신청하면, 노인장기요양 수급권을 포기하고 싶어도 다시는 물릴 수 없다는 것이다. 어째서 수급권을 가졌다고 해서 절대로 되돌릴 수 없다고 지침에 명시해둔 걸까? 만 65세 이하 장애인이 ‘노인장기요양’ 수급을 신청할 경우, ‘장기요양’ 서비스도 포함하고 있는 ‘장애인활동지원제도’를 안내하고 신청을 돕는 것이 오히려 맞는 것 아닌가? 2017년 지침부터 ‘안내 규정’은 사라졌지만 이 문제는 아직도 진행중인 사안이며, 2017년에는 이와 관련된 행정심판이 청구되기도 했다.

 

만 65세 연령제한에 따른 피해 실태

2018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정의당 윤소하 의원실에서 질의하고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피해실태는 다음과 같다. 연평균 약 250명 정도가 (자신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노인장기요양제도로 전환되었으며, 이는 최근 6년간 서비스 수급자 증가 인원인 1만 9천명의 8.31% 수준에 이른다.

 

노인장기요양 등급이 인정되어 강제로 전환된 802명의 장애인이 ‘활동보조’와 가장 유사한 ‘방문요양’을 이용한다고 가정하였을 경우, 2017년 수가 기준으로 서비스 시간이 감소한 인원과 평균 감소시간은 다음 표와 같다.

 

<표 1-1> 노인장기요양 전환에 따른 급여시간 비교(’15년~’1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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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이용 시간을 기준으로 한 경우 최소한 약 63% 이상이 서비스 시간 감소로 이어졌으며, 월 평균 감소시간은 약 56시간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종전 활동지원 1등급의 장애인(최중증장애인) 344명만으로 한정해서 보면 피해실태는 다음과 같다.

 

<표 1-2> 장애인활동지원 1등급 장애인의 노인장기요양 전환에 따른 급여시간 비교(’15년~’17년)

<표 1-2> 장애인활동지원 1등급 장애인의 노인장기요양 전환에 따른 급여시간 비교(’15년~’17년)https://lh6.googleusercontent.com/OKcbiUPluhj9bJB3P__vBaJaGNAN4AAsaJXfXN... />

 

일상생활에서 타인의 도움을 절대적으로 필요로 하는 장애인활동지원 1등급의 장애인이 노인장기요양제도로 전환된 경우 서비스 시간이 100% 줄어드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평균 감소시간도 월 77시간에 이르고, 이를 하루 평균으로 계산해보면 2시간 이상이 줄어드는 것이다.

 

제도의 피해자는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으며 최근에는 지자체 추가지원까지 더해 하루 24시간 지원을 받고 있던 송용헌 씨의 사례가 알려졌다. 송용헌 씨는 경추손상으로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으며, 활동지원사의 적절한 지원이 없을 경우 욕창 등으로 인해 생존의 위협을 받을 수 있는 최중증장애인이다. 만일 9월말까지 아무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하루 24시간 지원에서 방문요양 하루 4시간으로 서비스가 줄어드는 상황이다. 지난 8월 14일부터 이어지고 있는 충정로 사회보장위원회 점거 및 릴레이 단식 농성의 첫 주자로 송용헌 씨가 나선 것은 말 그대로 ‘고려장’ 당하지 않으려는 절박한 투쟁이다.

 

<그림 1-1> 농성 첫 날 단식 중인 송용헌 씨

<그림 1-1> 농성 첫 날 단식 중인 송용헌 씨https://lh6.googleusercontent.com/bydAikUJ87mDXOOXhUm0qx2MM9fSH6AkBwCNfZ... />

사진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문재인 정부와 20대 국회는 법 개정과 예산을 마련해야

현재 국회에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개정안들이 발의되어 있지만 상임위에서는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정부의 입장이다. 이미 국가인권위원회에서 2016년 11월 제도 개선 권고를 하였지만, 정부는 아직까지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얼마 전 국회의장에게 관련 법 개정을 권고하기도 하였다. 문재인 정부도, 20대 국회도 이 문제의 책임으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고 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사회서비스 정책의 방향은 ‘지역사회 중심’이며, ‘공적 지원’속에 ‘통합’의 가치를 실현하는 방향이라고 할 수 있다. 장애인활동지원도 이러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제도 간 형평성’ 이라는 얼토당토 않는 핑계로 장애인의 삶을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가기 위해 제도가 변화하고 맞춰가야 한다는 것을 ‘만 65세 연령제한’ 문제 개선으로 시작할 수 있기를 바란다.


 

1) “요양이 아니라 자립생활 하고 싶어요”. 에이블뉴스. 2009년3월10일. (출처: http://www.ablenews.co.kr/News/NewsContent.aspx?CategoryCode=0028&NewsCo...

화, 2019/10/15-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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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협력이 변하니?

: 민관협력사업의 일방적 중단과 명령복종 태도의 부산시를 규탄하며

 

김경일 사회복지연대 사무국장

 

지난 8월 탈북모자 아사 사건과 11월 성북구 네 모녀 사건이 일어나며 우리 사회를 가슴 아프게 하는 일이 또 일어났다. 가슴 아파할 겨를도 없이, 늘 그래왔던 것처럼 우리가 익숙하게 봐왔던 풍경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한다”, “사회안전망을 촘촘하게 구축해야한다”라는 말이 그러했다. 송파 세 모녀 사건이후 사회보장제도의 개정과 읍면동 복지허브화 정책이 추진되었고 서울시의 ‘찾동’, 부산시의 ‘다복동’, 경기도의 ‘따복’ 등의 복지 사각지대 발굴사업이 펼쳐지며 복지 사각지대 해소와 취약계층 발굴 등은 더 이상 낯설지 않은, 복지서비스의 최전선에 있는 듯한 느낌을 주기까지 이르렀다. 안전망에 구멍이 났다는 비판은 익숙하게 들리지만 대안은 늘 구멍을 메우는 데만 집중하는 현상을 보며 과연 옳은 대안인가 고민하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전달체계 개편으로 일컬어지는 사회서비스원 설립과 커뮤니티케어 등의 사업이 진행되는지도 모르겠다.

 

부산시는 이른바 부산형 사업을 통해 사회복지관을 중심으로 민관협력 체계를 구축해왔다. 다복동으로 불리는 이 사업은 53개 종합사회복지관마다 민관협력 전담인력 1인씩을 배치하고 9개 구군에 플러스센터, 광역지원단을 설치해 총 77명을 고용하며 민관협력체계 구축을 통해 사례관리 등 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사업을 펼쳐왔다. 그런데 민관협력체계가 잘 구축되었는지, 사각지대 발굴과 해소는 얼마나 되었는지 그간의 축적된 경험을 제대로 평가하기도 전에 사업이 일방적으로 종료되었다.

 

결국 일방적인 행정에 77명의 종사자는 올해 말로 계약이 만료된다. 보건복지부 2019 사회복지시설 관리안내에 명시된 경력인정을 부산시가 갑자기 축소 해석해 종사자들의 경력마저 미인정되는 사태가 발생할 뻔 했으나 보건복지부의 유권해석을 통해 경력 미인정 문제는 해결되었다. 여전히 관련 협회들이 부산시와 협의 중에 있지만 좀처럼 부산시를 바라보는 분노는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바로 민관협력체계가 무너질 것이라는 우려와 파트너십이 아닌 명령복종의 태도가 극에 달했기 때문이다.

 

지난 3년간 진행되었던 민관협력 사업이 일방 중단되며 부산시가 내세운 대안은 구군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사무국 설치였다. 이는 민선7기 부산시장의 공약이었으며 지역사회에서 오랜 기간 합의하고 요구했던 사안이기에 환영해야 하지만 읍면동 단위의 민관협력 기반을 해체하고 구군 단위의 민관협력을 통해 이를 유지하겠다는 것은 밑돌을 빼내어 윗돌을 괴겠다는 꼴로 이해할 수밖에 없는 모순적인 상황이 되었다. 또한 일방적 사업 중단으로 인해 무너진 신뢰는 생각지도 않고 신규 사업을 통해 민간이 참여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얼마나 부산시가 모순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지를 여실히 드러내는 대목이다.

 

민관협력체계의 해체뿐만 아니라 민간을 바라보는 부산시의 시각과 태도 역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현장의 사례는 가히 충격적이다. 특히, 감사를 통해 드러난 부산시의 인식은 단순히 사회복지시설 등을 감시와 평가의 대상으로만 인식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후원금, 식자재 구입을 담당하는 직원에게 개인계좌조회를 강요하며 동의서 작성과 통장사본 등을 제출받는가 하면 “보조금을 지원받는데 왜 공동모금회 예산을 지원받느냐”, “타이어는 왜 교체했느냐”라는 등의 어록을 남긴 감사는 마치 사회복지노동자들이 범죄 집단인 것처럼 감사가 아닌 수사의 탈을 쓰고 진행되었고 그 결과는 환수조치로 집중되었다. 사회복지법인을 통한 종교 및 후원강요 등 인권침해와 비리들이 드러나기도 하였지만 마치 노동자들이 범죄의 일선에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감사를 진행한 것은 투명성 제고라는 본질적 의미를 넘어 노동자들의 의욕을 저하시켜 서비스 제공에 악영향만 남기고 있다. 이러한 우려와 불만들 속에 부산사회복지계의 공동행동이 계획되고 면담 등이 계속 추진되고 있으나 과연 부산시를 믿어도 되는 것인가 하는 불신의 마음은 회복되기 좀처럼 어려워 보인다.

 

사회 전반의 영역에서 복지사각지대 해소의 패러다임을 넘어 기본권 보장을 이야기하고 있고, 사회복지전달체계 개편으로 일컬어지는 사회서비스원 설립과 지역사회통합돌봄(커뮤니티 케어)체계 구축은 그간의 제기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거론되기도 하지만 모든 서비스 제공을 공공이 직접 하는 것이 아니라면 결국 이러한 체계 개편 속에서 놓지 말아야할 핵심은 ‘민관협력’이다. 공공성을 높이는 것은 단순히 운영주체를 민간에서 공공으로 전환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민관 모두가 그간에 중요시해왔던 수익성보다 시민들의 삶과 지역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사회적 가치를 지향할 수 있도록 체질을 변화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그렇기에 민관협력을 통하지 않는다면 작금의 지향하고 있는 공공성을 사수한다는 것은 말뿐인 상처로 남을지도 모른다. 적절한 규제와 감시는 유지하되 민관협력체계 구축을 위해서 노력해야 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 되었음을 부산시는 깨달아야 한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SNS에 경력인정 문제해결을 마치 부산시의 성과인 듯 표현하였다. 핵심은 민관협력체계를 유지하고 민간을 바라보는 겸손한 태도인데 여전히 머릿속에 협력은 없는 것일까? 의심하게 된다. 제대로 묻고 싶다. 어떻게 그동안의 협력이 변하니?

수, 2019/12/04-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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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책임투자 활성화, 국민연금이 기후위기에 대처하는 가장 바람직한 자세

 

이종오 사회책임투자포럼 사무국장

기록 및 인터뷰 김경희, 홍정훈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간사


 

이미 전 세계 투자시장은 투자 자산을 선택하고 운용할 때 ESG(Environment: 환경, Society: 사회, Governance: 지배구조)와 같은 비재무적 성과를 고려하고 있다. 기업이 이윤을 추구하기 위해 자연환경을 고려하지 않거나, 사회적 약자를 차별하고 건강하지 못한 노동환경을 제공할 경우 중장기적으로 사회적 위험이 되기 때문에, 경영에서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기매김하는 추세다. 그렇다면 세계에서 자산규모가 3위로 큰 국민연금기금의 사회책임투자 현황은 어떤지 이종오 사회책임투자포럼 사무국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사회책임투자포럼 연혁, 활동에 대해 설명한다면?

“사회책임투자포럼 SIF(Social Investment Forum)는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등 선진국은 물론 아프리카에도 조직되어 있는 단체다. 유럽 전역을 아우르는 유럽사회책임투자포럼(Eurosif)도 있다. 서로 연대하고 협력한다. 한국에서 사회책임투자는 국민연금이 2006년 9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사회책임투자 방식으로 위탁운용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KOSIF)은 그 무렵인 2007년 초에 탄생했다. 우리나라에서는 국민연금이 사회책임투자 활성화를 위한 키를 쥐고 있다.

 

그래서 2012년부터는 국민연금의 사회책임투자를 위한 입법제안, 정책제안, 캠페인 활동 등을 펼쳐왔다. 이전까지는 국민연금에 우호적으로 방안을 제시하고 요청하는 방식을 택했으나 법과 제도가 없이는 큰 진전이 없을 것으로 판단해, 적극적으로 입법제안 활동에 주력하기 시작했다. 2015년 국민연금법 개정을 통해 국민연금이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의 요소를 고려할 수 있도록 하고, 해당 사안에 대한 정보를 정보공시를 의무화하는 조항을 포함시킨 것이 가장 대표적인 성과다. 이 국민연금법 개정을 통해 국민연금이 ESG를 고려한 투자에 적극 나서도록, 그리고 이해관계자들이 따져물을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셈이다.”

 

사회책임투자라는 개념을 간단히 설명한다면?

“빙산의 일각이란 말이 있다. 대개 수면 위로 드러나는 빙산은 10%밖에 되지 않지만, 수면 아래 가라앉은 빙산은 90%다. 기업의 가치는 재무자산과 비재무적 자산으로 구성되는데, 많은 사람들이 주식투자를 할 때 기업의 10%에 해당하는 빙산의 드러난 부분, 즉 재무자산만 보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대한항공의 예를 들면 오너 일가의 갑질, 위법 행위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며 주가가 하락하는 등 파장이 일어난 것을 모두가 기억한다. 기업의 가치를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재무적 가치 외에도 비재무적 가치를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비재무적 가치는 투자자 관점에서 보면 E(환경), S(사회), G(지배구조)로 구성되며, 이 가치들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 수준과도 같다. 사회책임투자는 바로 투자대상의 ESG를 고려하고 평가하여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개인적으로 재무적 가치만을 보는 투자를 천동설 투자, 비재무적 가치까지 고려하여 투자하는 것을 지동설 투자로 비유하기도 한다.”

 

국민연금이 사회책임투자에 본격적으로 나서게 된 사례를 소개한다면?

“가습기살균제 사건이 터졌을 때 ‘국민연금이 가습기살균제 가해 기업에 투자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조사를 해보니 실제로 옥시에만 약 860억 원을 투자한 사실을 확인했다. 수많은 피해자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연금은 경영진 면담은 물론 진상을 파악하기 위한 레터조차 보내지 않았다.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명백한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가습기살균제의 가해기업에 대해 가장 낮은 수준의 기업관여 활동조차 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 칼럼을 쓰고, 바로 다음날 환경운동연합 등 다른 단체와의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했다. 이를 계기로 국회에서도 국회의원들이 이에 대한 자료를 요구하는 등 사회적 파장이 일었다.

 

또한 그 전에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시 재벌승계를 도와주는 의결권 행사 사건 등으로 국민연금의 기금운용의 사회적 책임성이 부각되어 있던 상태였다. 이 두 사건은 국민들이 사회책임투자를 알게 하고 국민연금 입장에서도 사회책임투자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계기가 되었다. 물론 이미 전 세계 투자는 사회책임투자라는 큰 물줄기를 형성해 가고 있었는데, 그동안 국민연금이 사회책임투자에 지나치게 보수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현재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 점수는 어떻게 평가하는지 설명해달라

“ESG는 각 영역별로 다양한 지표들이 있다. 예를 들어, E(환경)에서는 기후변화라는 중분류 지표가 있다면, 이에 대한 세부지표는 온실가스배출량, 에너지사용량, 감축목표 등이 있다. S(사회)도 노동, 안전, 불공정관행 등이 있고, G(지배구조)에도 주주권리, 이사회 구성(예: 다양성 등), 배당 등이 있다. ESG 점수는 평가회사 나름대로 ESG 각 영역과 각 영역에 설정한 중분류 지표, 그리고 이 중분류에 따른 다양한 세부지표에 대한 데이터를 입력해 그 성과를 파악해 점수와 등급을 산정한다. 사회책임투자에는 다양한 실행전략이 있다. 어떤 실행전략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기업에 대한 평가가 달라진다.

 

가장 대표적인 방식으로는 윤리 또는 규범에 의한 배제(negative screening)가 있다. 종교기관이 종교적 신념에 따라 주류, 도박 관련 기업에 투자하지 않는 것, 교육 관련 연금이 반교육적인 기업에 투자하지 않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최근에 주류 금융기관 등에서는 선택적 배제(positive screening)와 재무적 가치도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통합(integration) 방식을 많이 사용한다. 국민연금도 이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 최근 국민연금이 도입한 스튜어드십코드도 사회책임투자와 연결시킬 수 있는 것 아닌가?

투자자들은 통상 기업에 문제가 발생하면 그 기업의 주식을 팔아버리는 것으로 그 가치를 대신했다. 이것이 이른바 ‘월스트리트 룰’이었는데, 그러한 투자 행위가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부도덕한 경영진의 행위를 바로잡지 못하고, 결국 금융위기를 낳았다. 이에 대한 반성을 통해 스튜어드십코드가 탄생했다. 스튜어드십코드는 단기적인 수익을 추구하기보다는 주주로서의 오너십을 가지고 경영에 적극 참여해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나쁜 관행을 개선해 기업이 사회적으로 책임을 다하도록 하고 투자자는 그 과정에서 장기적 관점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논리에 바탕을 두고 있다. 가습기살균제 사건을 예로 들면, 주주가 가습기살균제 기업의 주식을 팔지 않고 해당 이슈에 대해 의견을 적극적으로 표명하고 의결권을 적극 행사해 개선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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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책임투자 활성화, 어디로 가고 있나' 국회토론회에서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이종오 사무국장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왼). <사진 =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국민연금과 같은 공적연금을 투자하는 방식에 있어서 공공성과 수익률을 함께 추구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은 실이지 않나?

“자본투자의 스펙트럼은 굉장히 다양한데, 양극단에는 재무적 수익 창출만을 추구하는 전통적(Traditional) 방식과 사회적 영향(social impact)만을 추구하는 사회공헌(Philanthropy) 방식이 존재한다. 그 양극단의 방식을 극복하기 위한 중간지대의 투자방식으로 돈을 벌면서도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일, 사회에 공헌하면서도 돈을 벌 수 있는 일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SRI’, 즉 사회책임투자(Socially Responsible Investment) 혹은 지속가능책임투자(Sustainable and Responsible Investment)는 이러한 고민의 산물이다.

 

국민연금의 사회책임투자는 명목상으로는 그 중간지대에 해당하는 투자 방식을 택했으나, 실제 목적은 수익률만을 극대화하는 방식에만 매몰되어 있다. 국민연금은 전국민이 조성한 기금이기 때문에 공공성을 지켜야 한다는 원칙이 있는 동시에, 노후보장을 위해 수익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목표도 지켜야 한다. 공적연금은 그 사이의 균형을 잘 찾아야 하는 것이다.”

 

현 시점에서 국민연금의 사회책임투자에 대해 평가한다면?

“조금씩 발전해온 것은 사실이지만, 그 속도가 굉장히 더디다. 현재 국민연금은 사회책임투자를 하는 이유로 위험관리(Risk Management)를 꼽는다. 사회적 영향은 수익률을 극대화시키는 투자방식의 부가적인 산물일 뿐이다. 이른바 책임투자 방식이다.

 

국민연금이 사회책임투자 방식으로 투자하는 규모는 2018년말 기준으로 약 27조 원이다. 일본은 한국보다 사회적책임투자 방식을 늦게 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불과 몇 년 사이에 괄목할만한 규모로 확대된 것과 대비된다. 국민연금이 세계 3위의 규모를 자랑하는 ‘큰 손’임에도 불구하고, 국제적 동향에 참 둔감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국민연금이 사회책임투자에 선도적으로 나서면 국내 금융회사들의 투자방식도 바뀐다. 사회책임투자 생태계가 만들어질 수 있다. 국민연금의 사회적책임투자 방식은 2018년 말 이전까지 주식으로만 위탁운용해왔는데, 최근에서야 직접운용 방식까지 도입하기 시작했다.”

 

보건복지부가 이번에 제정한 국민연금의 사회책임투자 가이드라인에 대해 평가한다면?

“지난해 11월 3일 사회책임투자 활성화 방안 공청회에 참석해서 국민연금을 상당히 비판했다. 빨리 시작할 수 있는 정책임에도 그 시기를 늦추는 방식으로 조정해 놓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 시기를 정권 말기로 잡아놓은 것은 사회책임투자에 의지가 없다는 의심을 하게 만들었다. 이명박 정부 당시에도 2013년까지 국민연금의 사회책임투자 규모를 11조 원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발표했지만 결국 유야무야됐던 것에 대한 학습효과다.

 

또한 사회책임투자를 가장 쉽고 빠르게 적용할 수 있는 것이 해외투자 방식인데, 이를 늦추었다는 점도 지나치게 단계적이고 소극적이다.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탈석탄을 선언하고, 무기 기업에 투자하지 않는 등 사회책임투자를 가장 잘하는 이유는 기금 전체를 해외에 투자하기 때문이다. 국내투자에 있어서는 정치적, 경제적 영향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배제 방식을 적용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예를 들어 당장 한국전력이 기후변화의 흐름에 반하는 석탄발전소 건설을 통해 전력을 생산하더라도 시총 규모를 고려하면 투자를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 투자의 비중을 제한하는 정도만 할 수 있다. 그러나 해외투자는 이러한 점에도 더욱 자유롭다.”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비중이 점점 증가하고 있는데, 해외투자 시 발생할 수 있는 윤리적 문제를 어떻게 방지할 수 있을까?

“국민연금은 앞으로 해외투자 비중이 더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갖고 있다. 국내 시장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규모로 자산이 쌓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민연금을 흔히 ‘연못 속의 고래’라고 비유한다. 위험관리가 더욱 크게 요구되는 개발도상국 투자에 있어서는 사회책임투자를 더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개발도상국의 경우 기업의 비재무 관련 정보가 불투명한 경향이 있고, 그 외에 위험요소도 많기 때문이다. 또한 APG(네덜란드 공적연기금 운용사)의 경우, 지속가능개발목표(SDGs)에 따라 그 목표에 자신들의 자산운용이 어떻게 기여하고 있는지에 대해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이러한 국제적이고 인류적인 관점을 전혀 갖고 있지 않다. 장기적으로 기금운용을 통해 공동체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지, 지속가능한 개발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지에 대한 큰 그림이 전혀 없다. 투자철학의 빈곤이다.”

 

해외에서는 국민연금의 부동산 투자에 대한 문제의식도 상당하다. 국민연금이 유럽 대도시의 대규모 부동산을 사들이며 원주민들이 ‘젠트리피케이션’ 피해를 입는 것을 보고 책임지지 않는다고 비판한다.

“중요한 부분을 지적했다. 국민연금은 전혀 그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없다. 이것도 지속가능개발목표에 대한 관점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의 투자활동이 이해관계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당연히 고려해야 하며, 모두가 이익을 볼 수는 없더라도 적어도 피해를 보는 사람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노력이라도 해야 한다. 그렇지 않기 때문에 결국 지역사회,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을 해치게 되고, 그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더욱 증가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국민이 아니기 때문에 상관없다’는 인식도 옳지 않다. 국내에서 부동산에 대체투자를 할 때에도 당연히 주변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해, LH와 협업해 공공주택을 공급하기도 하고 사회기반시설을 만들어야 하는 것인데 그런 고민이 전혀 없는 것이다.”

 

기후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국민연금의 과제는 무엇일까?

“세계는 엄청난 속도로 급변하고 있다. EU는 2018년 이미 지속가능금융 액션플랜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 기후변화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G20의 재무장관ㆍ중앙은행장 회의에서 금융안정위원회(FSB)에 의뢰해 만든 TCFD(Task Force on Climate-Related Financial Disclosures)는 기후변화가 제2의 금융위기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 시작되었다. 2008년 금융위기는 부동산 자산에 대한 정확한 평가를 하지 않거나 못함으로써 발생했다. 기후위기는 자산가치를 변동시킨다.

 

이를 제대로 평가하지 않으면, 버블로 인해 제2의 금융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에 따라 TCFD는 금융기업과 비금융기업들로 하여금 지배구조, 전략, 위험관리,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목표 등 기후변화 관련 정보들을 재무적으로 얼마나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공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태풍이다. 그런데 2019년 10월 기준으로 한국에서 TCFD를 지지하는 기관은 5개에 불과하다. 해외의 주요연기금은 TCFD에 지지선언을 하고 CDP(구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를 통해 정보공개를 하는데, 국민연금을 포함한 우리나라 공적연금은 이에 대한 관심이 아직 없다.”

 

마지막으로 국민연금의 사회적 책임을 확대하기 위한 제언을 남긴다면?

“지난해 국민연금 사회책임투자 활성화 방안이 마련되었다. 국민연금을 지난 십수 년간 ‘스토킹’해온 입장에서 보면, 이렇게 한 걸음을 떼었다는 것만으로도 감개무량하다. 국민연금이 잘한 것도 있다. 작년에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하면서 중점관리 영역으로 환경, 사회를 선정하겠다고 한 점이다. 앞으로 국민연금은 이를 근거로 환경 영역에서는 당연히 기후위기 이슈를 반영해야 하며, 사회 영역에서는 산재사고가 다발하는 기업들을 관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침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한국에서 제2회 P4G(Partnering for Green Growth and the Global Goals 2030)를 유치하겠다고 했다. 국민연금이 그 회의가 개최되기 전에 탈석탄을 선언해야 한다. 또한 국민연금이 TCFD를 지지하고, 기업들의 기후위기 관련 정보공개를 요청하고, 중점관리 영역으로 반드시 기후위기 이슈를 집어넣어야 한다. 그리고 ‘포용금융’을 해야 한다. 이제까지의 성장 전략은 신자유주의에 기반한 ‘배제적’ 방식이었다. 전세계는 자본주의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포용적 성장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다. 앞으로는 주주만의 이해가 아니라, 모든 이해관계자를 포괄할 수 있는 투자 패러다임을 적극 주도해야 한다.”

 

화, 2020/02/11-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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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의글

http://www.peoplepower21.org/index.php?mid=Welfare&listStyle=list&docume... rel="nofollow">복지동향 제256호 | 김형용 월간 복지동향 편집위원장, 동국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기획주제: ‘노동존중 사회’, 어디로 가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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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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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톡

http://www.peoplepower21.org/index.php?mid=Welfare&listStyle=list&docume... rel="nofollow">[복지톡] 사회책임투자 활성화, 국민연금이 기후위기에 대처하는 가장 바람직한 자세 | 이종오 사회책임투자포럼 사무국장

 

화, 2020/02/11-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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