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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후원의 밤, 여러분들의 소중한 후원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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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후원의 밤, 여러분들의 소중한 후원에 감사드립니다.

익명 (미확인) | 월, 2017/10/30-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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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소중한 후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많은 분들의 관심과 참여로 2017년 후원행사를 잘 마무리하였습니다.  

먼길을 달려와주신 회원, 시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매년 생태지평연구소의 활동을 잊지 않고 보내주시는 후원과 격려는 

현장을 지켜나가는 버팀목이 되고, 생태지평의 활동을 확장시키는 힘이 됩니다.


더 발전된 활동과 내용으로 만나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생태지평연구소 드림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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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청년의 패스트패션에 대한 단상
마음 같아선 좋은 옷 한 벌 사서 오래 입고 싶다. 그 좋은 옷이라 함은 대개 비싸기 마련이다.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이 있듯이 싸고 좋은 것은 없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좋은 옷이 한 벌 두 벌 쌓여 열 벌이 되고 스무 벌이 되어 나의 옷장을 채워준다면 그야말로 이상적이겠지만, 주머니 사정 궁핍한 학생 신분의 나로서는 당장에 입을 옷이 여러 벌 필요하다. 최신 유행을 빠르게 공급하는 ‘패스트패션(fast fashion)’은 그러한 젊은 층에게 단비 같은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그런데 패스트패션은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환경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치는데, 하나는 어마어마한 양의 의류를 제조하는 데 소비되는 물의 양이다. 옷 한 벌을 염색하고 가공하는데 막대한 양의 물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의류 산업은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여겨지는 실정이다. 매우 빠른 상품의 회전율을 가지는 패스트패션은 그중에서도 독보적인 물먹는 하마라고 할 수 있다.
두 번째는 버려지는 의류 폐기물의 양이다. 가격의 하향 평준화는 쉽게 사고 쉽게 버리는 소비 풍조가 만연해지는 계기가 되었다. 매립지가 갖는 수용의 임계점은 버려지는 옷의 양을 넘어서고 있다. 분해되는 데 200년이 걸리는 합성섬유가 토양과 지하수, 대기를 오염시킨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헌 옷을 기증하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아니라 빛 좋은 개살구일 뿐, 다큐멘터리 ‘The True Cost (2015)’에 의하면 기증이라는 명분 하에 버려진 옷의 10%만이 재판매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설령 선진국이 소비를 줄인다 해서 후발국에게도 동참을 강요할 수 있을까? 인구의 총량은 점점 늘고 있고, 패스트패션 산업은 앞다투어 인도와 나이지리아 같은 새로운 시장으로 진출을 꾀하고 있다. 머지않아 의류폐기물의 총량도 비례하여 증가할 텐데, 그때 우리는 무엇을 말할 수 있을까? 
이것이 한 개인의 단계서부터 출발해야 하는 이유다. 따라서 나는 앞으로 패스트패션 소비를 줄이고, 친환경 브랜드를 찾아 입는 소비 가치관을 가지려 한다. 개인적으로 바람막이, 다운재킷, 스웨트셔츠와 같은 아웃도어 의류를 선호한다. 간편하고 기능과 착용감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파타고니아’라는 브랜드에 나의 지갑이 특히 많이 열리는 까닭은, 비단 디자인과 품질 때문만이 아니다. 파타고니아가 추구하는 남다른 환경 철학을 지지하기 때문이다. 
미국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는 환경에 대한 책임을 핵심 사명으로 지난 40년 동안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왔다. 생산공정에 있어 환경오염을 최소화하고 매출의 1%를 환경보호를 위해 투자하며 그 과정을 소상히 홍보하고 있다. 옷을 사 입지 말고, 기워 입고 꿰입는 것을 권유하는 역설적인 광고마케팅은, 이윤을 추구하는 집단으로서는 말도 안 되는 소리지만, 환경보호에 대한 목소리가 고조되는 작금의 시대에 모처럼 반갑고 신선한 발상인 것만은 분명하다.
인간이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세 가지가 ‘의(衣), 식(食), 주(住)’라고 했다. 그런데 우리는 환경적인 측면에서 먹는 것과 사는 것만큼 입는 것에는 심각한 문제의식을 느끼지 않는 것 같다. 의류산업과 그로부터 야기되는 환경문제는 나머지 두 가지 못지않은 중대한 사안인데 말이다. 그런 점에서 기업과 소비자가 줄탁동시(啐啄同時)의 자세로 친환경적인 접점을 찾아가기를 바라본다. 그러기 위해선 나부터 지구를 위한 작지만 소중한 발걸음을 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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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유스토리(Youth Story)는 기후위기의 끝에서 청년이 당신에게 보내는 이야기를 담고자 하였습니다.


1부 필자: 남준식


25살 대학생.



한국의 내셔널 지오그래픽을 만드는 것이 꿈이다.

월, 2020/12/28-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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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가열(glob al heating)’로 기온이 전반적으로 높아지고 있지만, 중위도 이상 지역의 겨울은 여전히 춥다. 모든 것을 얼려 버리고 눈으로 덮어 버리는 혹독한 겨울 추위는 새들도 피해갈 수 없다. 계절이야 모든 생명들이 헤쳐 나가야 할 삶의 조건 중 하나지만, 어쨌건 겨울은 가혹하다. 특히 마트에서 먹이를 구하거나 울에 갇혀서 주는 먹이를 받아먹고 사는 특별한 종이 아닌 다음에야 야생의 겨울을 혹독하기 그지없다.








두루미의 힘겨운 겨울나기




우린 매년 겨울, 두루미와 독수리들에게 먹이를 준다. 강화도 두루미의 식탁은 갯벌에 차려진다. 두루미는 칠게며 갯지렁이 구멍을 콕콕 쑤셔서 겨울잠을 자고 있는 놈들을 끄집어내서 먹는다. 드넓은 갯벌에 밤하늘의 별만큼이나 총총 박혀있는 갯벌생물들은 두루미들에게 더할 나위없는 겨울 양식이 된다. 그런데 이처럼 훌륭한 곳간 문이 닫혀 버리는 때가 있다. 짠물마저도 얼려버리는 강화의 혹독한 추위가 이어지거나 큰 눈이라도 내리면 갯벌생물들의 서식굴 입구가 보이지 않거나 막혀버리기 때문이다. 이럴 때 우리가 뿌려주는 옥수수는 변변찮기는 해도 요긴한 비상식량이 된다. 





독수리는 육식성이지만, 사람들의 오해와 달리 사냥을 하지는 못한다. 자칼이나 하이에나처럼 죽은 고기를 찾아서 먹는 ‘스캐빈저(scavenger, 청소부동물)’다. 거의 3미터에 이르는 날개를 가진 독수리의 위용은 멋지게 사냥감을 덮치는 장면을 떠오르게 하지만, 날래게 사냥감을 추적하고 덮치는 데 있어서 큰 날개와 덩치는 오히려 걸림돌이다. 참매나 황조롱이처럼 빠른 속도로 비행하며 사냥을 잘 하는 새들은 날개폭이 좁고 끝이 뾰족한 데 비해 독수리의 날개는 폭이 넓고 끝은 넓적한 게 꼭 방패연 같다. 독수리는 밤새 차가워진 공기가 해가 뜨면서 따뜻하게 데워질 때 발생하는 상승기류를 타고 하늘 높이 올라가 먹이를 찾는다. 넓고 넓적한 날개는 하늘로 치솟는 따뜻한 공기의 흐름을 타는데 적격이다. 우리나라에서 월동하는 독수리들은 대부분 몽골 태생이다. 드넓은 초원에서 먹이를 찾는 독수리를 떠올리면 절로 가슴이 뛰지만, 영하 수십 도를 오르내리는 몽골의 겨울은 가혹하기만 하다. 먹이를 구하기 힘들어지니 자연스레 영역이 넓어지는데, 대부분 성조들의 차지다. 영역 다툼에 밀린 일부 성조와 어린 새들은 10월이면 우리나라로 이동하기 시작한다. 우리나라를 찾는 독수리의 90%가량이 유조인 이유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의 월동 환경도 녹록치 않다. 먹이를 구할 수 있는 공간은 갈수록 줄어들고, 인공구조물은 갈수록 늘고 있기 때문이다. 적지 않은 동물들이 로드-킬로 죽기도 하지만, 로드-킬 당한 사체는 대부분 도로변에 있어 독수리가 내려앉을 수 없다. 가급적 로드-킬이 없어야 하겠지만, 이왕이면 로드-킬로 죽은 사체를 수거해 독수리들이 내려앉을 수 있는 들판으로 옮겨주는 활동을 해보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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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을 더 서럽게 하는…




겨울이 서럽기는 다른 새들도 마찬가지다. 꽁꽁 얼어버린 하천이나 호수는 오리류를 힘들게 하고, 한 톨의 낙곡까지 둘둘 말아버린 마시멜로는 들판에서 먹이를 구하는 기러기류를 배곯게 한다. 세상을 하얗게 덮어버린 눈은 멋진 설경을 선물할지는 몰라도 새들은 먹이를 구하는데 애를 먹는다. 우리가 새를 위해 할 일이 많지 않지만 이 시기에 먹이를 공급하는 작은 도움도 새들에게는 위안이 된다. 이처럼 아주 작은 도움마저도 쉽지는 않다. 그놈의 조류독감 때문이다. 조류독감이 기승을 부리면(사실 언젠가부터 조류독감이 유행하지 않는 겨울이 없을 정도다) 거의 모든 들판과 습지는 출입이 제한되고, 먹이를 주는 것도 막기 때문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도 그렇지만, 조류독감 바이러스 역시 어느 날 갑자기 튀어나온 놈이 아니라 원래부터 있어왔던 존재다. 야생조류의 몸속에 살고 있는 다양한 바이러스 중 하나인 조류인플루엔자는 야생조류의 경우에는 뚜렷한 증상 없이 그냥 넘어가기도 한다. 혹독한 환경에서 살면서 강인한 면역력을 가진 탓이다. 반면 A4 용지 한 장만큼도 허락되지 않는, 감옥과도 같은 케이지 안에서 수천, 수만 마리가 밀식되어 항생제 없이는 살아가기 힘든 가금들의 허약한 체력은 조류인플루엔자를 감당할 수 없다. 그렇다고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모든 닭과 오리를 감옥에서 석방하고 자연과 접하도록 하여 튼튼한 체력을 갖게 만드는 것이다. 조류인플루엔자가 몸에 들어오더라도 끄떡없는 강인한 면역력을 길러 주는 것이다. 





치킨 값이 오를 것이라고? 그럼 비싸게 사서 먹자. 수천 년 후의 고고학자들이 이 시대를 상징하는 유적으로 ‘패총’ 대신 ‘계총(鷄塚)’을 찾아야 할 정도로, 너무 많은 치킨을 먹는 게 문제일지도 모른다. 물론 그때까지 인간종이 존재할지는 미지수다.




이런 방법이 아닌 ‘땜질처방’도 있다. 야생조류와 가금의 접촉을 막는 것이다. 야생조류가 사람이 만든 인공축사에 접근하는 이유는 먹이부족 때문이다. 축사에서 나오는 부산물이나 분뇨가 이들을 유혹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야생조류에게 먹이 공급하는 것을 막을 것이 아니라, 오히려 권장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사람도 없고, 자신들의 서식지에서 가까운 곳에 먹이가 있는데 굳이 위험한 닭장까지 갈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봉쇄와 살처분 중심의 현재 조류독감 방역정책은 손 쉬우면서도 생색내기 쉬운 탁상머리 행정의 전형처럼 보인다. 








집 앞 먹이대를 달아보자




관료들의 방해에도 야생동물에게 먹이 주는 것을 멈추지 않는 용감한 사람도 많지만, 나처럼 소심한 사람은 행정명령을 거부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더라도 방법은 있다. 내 집에서 주면 된다. 집 처마에 작은 먹이대(bird feeder)와 급수대(water feeder)를 설치해 주는 것만으로도 많은 새들을 도울 수 있고, 덤으로 새들의 귀여운 자태를 엿볼 수 있다. 특히 지방이 많이 필요한 겨울철에는 땅콩이나 해바라기 씨, 들깨 같은 씨앗들이 좋다. 도심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박새, 곤줄박이 같은 새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조금 익숙해지면 조심성 많은 딱새나 딱다구리들도 찾아온다. 땅콩은 잘게 부순 분태가 좋다. 덩어리째 놓아주면, 특히 욕심 많은 곤줄박이 같은 놈들이 계속 물어다 여기저기 감춰두기 때문에 감당할 수가 없다. 특히 새끼를 기르는 시기에는 땅콩이나 아몬드처럼 큰 열매들이 새끼들의 기도를 막아 죽게 할 수도 있어 외국에서는 번식기에 내놓지 말아야 할 먹잇감으로 가르치고 있다(외국에는 버드피딩을 위한 재료, 제작방법 등을 알려주는 단체나 싸이트가 아주 많다).





구할 수 있다면 쇠기름도 좋다. 씨앗과 쇠기름을 같이 놓아두면 대체로 쇠기름을 더 찾는 것 같다. 마음과 정성을 조금 더 담고 싶다면 버드케잌(suet)을 만들어 주거나 밀웜 같은 식충을 배양해서 공급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새 모이대는 창문에서 충분히 떨어진 곳에 설치하여 유리창에 충돌하지 않도록 해야 하며, 고양이 같은 포식자가 습격하지 못할 위치에 두거나 방어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빵은 새들에게 특별한 영양분을 공급하지 못하고 신선하지 않은 경우에는 오히려 해를 끼칠 수 있다. 우유나 초콜릿은 새들에게는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절대로 주어서는 안 될 음식이다. 대체로 사람을 위해 가공된 음식은 가급적 새들에게 주지 않는 것이 좋다. 또한 먹이를 주고 나서도 잘 관리하고, 오래된 먹이는 신선한 것으로 교체해 주어야 한다. 새들을 먹이겠다는 좋은 의도가 게으름 때문에 새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다. 





집 주변의 새들에게 먹이를 주는 것은 외국에서는 오래 전부터 자리를 잡아온 전통이다. 먹이를 주는 방식에 있어 우리나라가 다소 직관적이라면, 외국 특히 유럽 사람들은 보다 과학적이고 생태적이다. 새 종류별로 선호하는 먹이의 종류, 먹이를 공급해야 할 시기와 관리법, 주지 말아야 할 먹이, 버드피더의 종류와 제작 및 설치법 등 오랜 경험과 분석에 따른 노하우들을 정리하여 함께 공유하고 있다. 우리는 대체로 겨울철에만 먹이를 공급하지만, 이들은 일 년 내내 종류별로, 시기별로 다양한 먹이로 새들을 먹이고 있다. 참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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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버드피더(bird fee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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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비싼 돈 들여서 기성제품을 구입하지 않더라도 간단하게 집에서 만들 수도 있다. 



한 외국 싸이트에 소개된 ‘버드피딩의 10가지 실수’라는 내용의 일부를 소개한다.

한 종류의 버드피더만 사용하지 말 것. 새들마다 먹이 선호도가 다르기 때문에, 예컨대 과즙주스나 버드케잌, 밀웜 등 다양한 먹이가 준비된 여러 가지 버드피더를 사용하라는 것이다.

버드피더가 비지 않도록 할 것. 자주 비어 있는 버드피더는 먹이를 기대하고 온 새들을 허탈하게 할 것이고, 이런 일이 자주 반복된다면 새들은 차라리 야생에서 먹이를 구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할 것이다. 더불어 버드피더가 자주 빈다는 것은 제대로 관리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뜻하고 그것은 버드피더의 청결성과도 직결된다.

빵은 주지 마라. 빵은 새들에게 별다른 영양을 공급하지 못할 뿐더러 특히 크래커나 쿠키, 도넛처럼 구운 빵 종류는 새들에게 정크푸드와도 같다.

피더를 잘 청소할 것. 사람들은 자기 밥그릇에 뭐라도 조금 묻어 있으면 까다롭게 굴지만, 야생의 새들은 청결에 개의치 않는다고 착각한다. 사실 나도 그랬는데, 집에 매달아 둔 버드피더를 제대로 청소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더러운 피더에 들어 있는 씨앗은 축축하거나 상하기 쉽고, 새들을 감염시킬 수도 있다. 피더를 내가 먹는 밥그릇처럼 관리하라고 가르치고 있다.




STOP! 먹방 사회




나는 사회적 행위를 해야 하거나 술 마실 때 빼고는 뭘 먹는 걸 그리 즐겨 하지 않는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뭔가를 해 먹이고 싶을 때나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야 할 때, 또는 누군가와 무슨 거래(?)를 해야 할 때처럼 애정을 표현하거나 사회적 격식을 차려야 할 때를 제외하곤 내가 자발적으로 또는 그나마 즐겁게 무언가를 먹을 때는 술 마실 때다. 나머지 먹는 시간은 그저 생존을 위한 먹이활동일 뿐이다. 사실 모든 동물이 그렇다. 배가 고프지 않아도, 오로지 쾌락을 위해 먹는 행위를 하는 동물은 인간뿐이다. 인간종의 특성 중 하나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처럼 극단으로 치닫는 건 정상이 아닌 듯 보인다. ‘먹방이 대세’라는 말은 먹는 것에 대한 왜곡되고 비틀린 탐욕을 대변하는 표현이 아닌가 싶다.




인간이 먹기 위해 기르고 있는 가축의 총 몸무게가 지구상 척추동물 전체의 몸무게 중 67%라고 한다(그런 점에서 울에 갇혀 먹이를 받아먹고 사는 종이 특별하다는 앞선 이야기는 잘못된 것인지 모른다). 인간이 차지하는 비중 30%를 합한다면 지구의 97%가 오로지 한 종을 위해 복무하고 있는 셈이다. 




상상해보자. 지구의 30%쯤 되는 덩치를 가진 거대하고 탐욕스런 거인이 지구를 뜯어먹고 있는 모습을 말이다. 이게 우리의 현재 모습이다. 좀 덜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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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여상경  생태교육허브물새알 협동조합 관리자





강화로 흘러들어와서 어쩌다 새를 보기 시작, 덕분에 심심치 않게 시간 보내며 남은 여생을 준비하고 있는...

화, 2021/02/23-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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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연기념물 원앙의 서식지이자 용암으로 인해 형성된 독특한 주상절리대가 지반을 이뤄 한반도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비경이 잠자고 있는 곳.”

 이런 설명을 들었을 때 일반적으로는 생태계 보호를 위해서는 물론 미래 세대를 위해 해당 지역이 엄정하게 보전되고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 것입니다. 상식적으로도 이런 지역을 훼손한다는 것은 인간 외의 뭇 생명들과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뿐 아니라 앞으로 한반도에서 살아가야할 숱한 이들에게 죄를 짓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것이 상식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상식은 유감스럽게도 해군과 제주도청에는 통하지 않았습니다. 강정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해군과 제주도가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 부근 강정천 일대에서 진행 중인 해군기지 진입도로 공사로 인해 천연기념물 원앙이 크게 줄어들고, 주상절리의 붕괴가 가속화되는 등 심각한 생태계 교란과 환경 훼손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불필요한 도로를 만들기 위한 무리한 공사가 벌어지는 탓에 경관 훼손은 물론 주민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 지역에서는 현재 제주도가 제주민군복합형 관광미항에서 일주도로까지 이어지는 4차선 도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3월 3~6일 사이 주민들과 함께 강정천과 서귀포시 등을 살펴본 결과 주민들의 우려는 기우가 아니었습니다. 원래대로라면 강정천 내의 사람들의 발길이 미치지 않는 물가에서 편안히 먹이활동을 하고, 휴식을 취하고 있어야 했을 원앙들이 강정천 외부로 쫓겨난 상태였고, 강정천 내 곳곳의 주상절리에서 새로 떨어져 나온 바위들이 목격됐습니다. 모두 해군기지 진입도로 공사가 아니었으면 벌어지지 않았을 일이라고 여겨질 만한 현상들이었습니다. 천연기념물 제327호인 원앙은 강정천에서 대체로 가을, 겨울을 나며 일부 개체는 텃새화돼 강정천에서 서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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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14일 강정천에서 관찰된 원앙의 모습. 강정천을지키는사람들 제공.
 강정마을 주민들과 조류 전문가에 따르면 주로 가을, 겨울철 강정천 일대에서 서식하는 원앙의 수는 해군기지 진입도로 공사가 본격화된 뒤 예년의 1,500여 마리에서 3분의 1가량인 500마리 미만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주민들은 소음과 진동이 심한 시기에는 100마리 정도로 급감하기도 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위협을 느낀 원앙들이 원래의 서식지인 강정천을 떠나 인근 지역으로 흩어졌을 가능성이 큰 것입니다. 해군기지 진입도로 공사가 시작되기 전까지 강정천은 주변 지역 주민들에게 식수를 제공하는 상수원보호구역이 있는 곳인 동시에 일부 농로를 제외하면 인적이 드문 구간이 대부분이어서 원앙을 포함한 야생동물들이 사람의 눈을 피해 자유롭게 활동을 하고, 휴식을 취할 공간이 다수 존재하는 하천이었습니다.

 이처럼 강정천 주변으로 쫓겨난 원앙들 중 일부는 강정천 대신 서귀포의 대표적 관광지 중 하나인 천지연폭포 등을 휴식처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실제 지난 4일 강정마을 주민들과 함께 방문한 천지연폭포에서는 약 150마리의 원앙이 관광객들의 접근이 어려운 물가 쪽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이 관찰됐습니다. 물론 강정천에서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천지연 역시 원앙의 서식지이긴 합니다. 하지만 강정천이 도로 공사 이전처럼 원앙들에게 안전하게 느껴지는 상태였다면 다수의 관광객들이 드나드는 시간대에 원앙들이 천지연에 모여있을 필요가 있을지 의문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반대로 강정천 내에서 원앙들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운 상태였습니다. 주민, 전문가들은 앞으로 계속해서 도로 공사가 진행되고, 교각이 완성돼 차량 통행량이 많아지면 원앙의 생존에 더욱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앞서 2020년 1월에는 집단 폐사한 원앙 13마리가 강정천에서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한국조류보호협회 제주도지회는 당시 강정천 중상류에서 13마리의 원앙 사체를 발견했고, 날개가 부러진 원앙 1마리를 구조한 바 있습니다. 원앙 몸속에서 발견된 산탄총 총알로 인해 누군가 의도적으로 원앙을 향해 총을 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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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월 제주 강정천에서 발견된 원앙 사체. 강정천을지키는사람들 제공.
 강정천에서 쫓겨난 원앙들이 해군기지 진입도로 공사로 인한 생태계 교란의 대표적인 사례라면 주상절리 붕괴는 주민들의 안전마저 위협하는 사안이 되어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실제 주민들과 함께 강정천 내를 살펴본 결과 기존에 자연스럽게 붕괴된 암반들과는 색상 등에서 확연히 구분되는 붕괴 현장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습니다. 주상절리는 용암이 급격히 식으면서 만들어지는 돌기둥 모양의 지형으로 강정천 일대에는 수십m 높이의 주상절리가 광범위하게 형성돼 있습니다. 전문가들도 도로 공사의 영향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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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강정천 내 주상절리 일부가 붕괴된 모습. 강정천을지키는사람들 제공.

 이처럼 주상절리 붕괴가 광범위하게 확인된 뒤 주민들은 자체 조사단을 꾸려 강정천 내 주상절리 전체를 조사하기 시작한 상태입니다. 강정천 주변의 농지나 도로 등이 주상절리 위에 놓여 있는 경우가 많아 주민 안전을 위협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해군기지 진입도로로 인한 환경 훼손은 원앙을 내쫓고, 주상절리가 붕괴되는 등의 현상뿐만이 아닙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지역은 제주에서 두 번째로 넓은 상수원보호구역인데 공사가 시작된 후 오염물질이 강으로 흘러든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과 지난 2월에는 급기야 가정집 수돗물에서 깔따구 유충이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깔따구는 매우 오염된 물인 4급수에 서식하는 생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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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강정천 상수원보호구역에서 실시 중인 해군기지 진입도로 공사 모습. 강정천을지키는사람들 제공.

 이처럼 해군기지 진입도로 공사가 주변 생태계와 주민 안전을 위협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민들은 공사 중지 가처분 소송을 법원에 제기해놓은 상태입니다. 특히 주민들은 기존 도로를 활용해도 되는데 불필요한 도로를 만들면서 이처럼 돌이키기 어려운 환경 훼손을 해군과 제주도가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해당지역은 문화재가 다수 출토되는 지역으로 현장을 찾은 날도 문화재 발굴팀의 현장 조사가 실시되었습니다. 공사 구역 내 다수 지역에서 문화재 발굴이 이미 이뤄진 상태이기도 합니다. 주민들은 또 공사가 시작된 이후 큰 비가 내릴 때는 기존에 없었던 수해가 발생하고 있고, 홍수로 인해 천연기념물인 500년 된 담팔수가 부러지기도 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해군과 제주도는 불필요한 공사를 중단하고, 주민들의 주장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으로 여겨집니다. 강정마을 주민, 환경단체 활동가 등이 법원에 제출한 탄원서 내용처럼 “공사장 주변 주상절리가 계속 무너지는 것이 공사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면 일단 공사를 중지하고, 붕괴 현상을 조사해야 마땅하”며 “공사를 얼른 진행하고 완공하는 것이 피해를 중단시키는 것이라는 제주도의 주장은 위험하고 무책임”하기 때문입니다.
화, 2021/04/27-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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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월 4일 방문했던 경기 양평의 한 동물복지인증 산란계 농장은 최근 수 년 간 방문했던 동물 관련 취재현장 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인 현장이었습니다. 꼬불꼬불한 농로를 지나 도착한 이 산란계 농장에서 처음 마주친 것은 치잎을 막고서 비켜주지 않는 닭들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사과나무 그늘 아래서 쉬고 있거나 뭔가 먹이를 찾거나, 흙으로 깃털을 깔끔하게 다듬고 있는 닭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습니다.
 닭들이 차바퀴에 깔릴까봐 선뜻 앞으로 나아가지를 못하고 있자 이 농장을 운영하고 계신 분이 전진하는 방법을 알려주셨습니다. “천천히 가시면 알아서들 비켜요.” 그 말씀대로 액셀을 밟지 않은 상태에서 천천히 앞으로 가자 닭들은 귀찮다는 듯이 천천히 일어나 길을 열어주었습니다. 혹시 밟히는 닭이 있을까 신경이 쓰여 창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닭들이 비키는지를 살펴봤는데 알아서들 비키는 모습에 괜한 걱정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날 제가 방문했던 농장에서 살고 있는 약 7,500마리의 닭들은 국내에서 사육 중인 산란계나 육계 1억5747만 마리 가운데 어쩌면 상위 0.1%의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닭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이 농장보다 더 좋은 사육환경을 마련해 놓으신 곳도 있을 수 있고, 어차피 4년이 지나면 다른 농장에 보내져 도축될 운명이긴 합니다. 하지만 이 농장에 있는 기간 동안만큼은 본성을 인정받으면서 불필요한 고통을 겪지 않고 지낸다는 것만큼은 분명해 보였습니다. 흰 수탉들과 갈색의 암탉들이 초록색의 작은 사과 열매가 달린 나무 그늘에서 풀을 뜯고, 모래 목욕을 하는 모습은 “여기가 닭들의 천국인가”라는 말이 저절로 나오게 하는 풍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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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양평의 한 동물복지인증 산란계 농장의 모습

    이 농장에서는 모두 3개의 계사에서 2,500여 마리씩의 닭을 기르고 있는데 낮에는 사과나무 과수원과 주변 야산에 방목했다가 밤에는 평사 형태의 계사로 들어가서 잠을 자도록 하고 있었습니다. 닭들은 평사에서 주는 사료를 먹기도 하지만 사과나무 아래쪽에 열린 열매를 먹기도 하고, 자유롭게 풀을 뜯어먹거나 곤충, 개구리 등을 잡아먹으면서 지내고 있었습니다. 농장주분의 설명으로는 사료 외에 다른 먹이를 먹도록 하는 것은 상업적인 측면에서는 손해를 감수하는 일이라고 합니다. 사료만 듬뿍 먹어야 닭들의 산란율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사실 애초에 동물복지인증 농장을 운영한다는 것 자체가 다른 농장과는 달리 일정 부분 손해를 감수하는 일이긴 합니다. 특히 정부에서 인증제도를 마련하고, 대형 마트 등에 판로가 개척되기 전까지는 다른 농장에서 생산된 계란과 같은 취급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 농장을 운영하는 분도 동물복지를 고려하면서 더 좋은 품질의 계란을 생산하지만 손해만 볼뿐이었던 시기가 꽤나 길었다고 합니다.
 이 농장의 평사는 3단, 4단으로 케이지가 쌓여있는 공장식 축산 방식의 농장과 달리 평평한 바닥 형태에 닭들이 자유롭게 올라갈 수 있는 횃대가 있는 구조였습니다. 평사 안에 있는 닭들은 본능대로 횃대 위로 올라가 서있기도 하고, 잠을 잘 수도 있는 것입니다. 동물복지농장 인증을 받으려면 케이지 대신 평사나 방사 사육을 해야 하며 1마리당 15㎝의 횃대를 제공해야 합니다. 일반적인 산란계 농장이 1㎡당 18마리를 기르는 데 비해 이 농장의 1㎡당 사육 수는 6마리에 불과했습니다. 
 면적도 차이가 크지만 다른 농장과의 무엇보다 크게 구별되는 점은 방사를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다만 닭들이 알을 낳는 공간은 계사 안이 되도록 훈련을 시키고는 있었습니다. 알을 자유롭게 낳도록 했을 때는 과수원과 야산 곳곳의 맘에 드는 장소에서 알을 낳는 바람에 계란 수거가 불가능했던 탓이었습니다.
 이 농장과 반대로 전형적인 공장식 축산 방식의 산란계 농장은 ‘닭들의 지옥이 있다면 바로 이런 곳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공간이었습니다. 2019년 9월 방문했던 경기 남부의 한 산란계 농장은 농장이라는 말보다는 닭이라는 ‘계란 생산기계’의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공장 같은 곳이었습니다. 실제 계사에 들어가기 전 외부에서 본 모습은 커다란 산업단지 내의 공장으로 보이는 모습이기도 했습니다.
 계사 안에 들어가자 먼지와 냄새 때문에 제대로 숨을 쉬기도 어려운 좁은 공간 안에 닭들이 빽빽하게 들어찬 케이지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먹이와 물 급여 등이 자동화된 농장이었지만 좁은 공간에서 많은 닭을 기르면서 쌓인 배설물의 냄새와 닭들이 만들어내는 먼지를 없애기는 힘들기 때문입니다. 몸을 움직이기도 쉽지 않은 케이지 안에 들어있는 닭들의 모습을 보며 연상된 것은 바로 ‘아우슈비츠’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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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남부의 한 공장식축산 방식 산란계 농장의 모습

 공장식축산 방식의 산란계 농장에서 닭들을 고통스럽게 하는 것은 이렇게 평생을 좁은 공간에 갇혀서 알만 낳다가 도축당할 운명이라는 것뿐 아니라 해충 피해와 강제 환우를 들 수 있습니다. 해충 피해, 특히 진드기와 이는 닭들이 거의 매일같이 겪어야 하는 고통을 안겨주는 존재입니다. 닭의 피를 빨아먹는 진드기와 이 등이 상시적으로 좁은 케이지 안에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방문했던 공장식 축산 방식의 산란계 농장에서도 케이지의 금속 부분에 숱한 진드기가 달라붙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야행성인 진드기들은 닭들이 휴식을 취하는 밤에 활동하면서 닭피를 빨아먹습니다. 야생에서라면 모래목욕으로 진드기들을 떼어내겠지만 움직이기도 힘든 케이지 안에서 닭들은 진드기로 인한 고통을 피할 길이 없습니다. 해충에 물려 가렵고, 따가운데 피할 길조차 없다면 그 고통이 얼마나 클까요. 앞서의 사과나무 과수원에 사는 닭들이나 다른 동물복지인증 농장에 사는 닭들은 모래목욕으로 진드기를 털어낼 수 있지만 공장식축산 농장에선 모래목욕은 꿈도 꿀 수 없는 일이겠지요.
 이처럼 좁은 케이지 안에 존재하는 진드기들은 2017년 논란이 됐던 살충제 계란처럼 닭고기나 계란을 오염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닭을 도축하면서 계사를 비울 때 진드기들을 없애기 위해 살충제를 뿌리는데 계사 안에 잔류해 있던 살충제에 산란계들이 노출되면서 고기나 계란에도 살충제 성분이 잔류하게 되는 것입니다. 게다가 이렇게 살충제를 뿌려도 진드기들의 번식력이 매우 강한 탓에 다른 계사에 남아있던 진드기가 번지는 것을 막기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이로 인해 축산업 관계자들 중에는 “공장식 축산을 생산된 계란은 살충제 때문에 안 먹는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을 정도입니다.
 좁고 더러운 환경에서 살다보니 닭이 병에 걸릴 위험도 높기 때문에 공장식 축산 농장에서는 항생제를 다량으로 투여하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일부에서는 아직 병이 돌고 있는 것도 아닌 데도 예방적 차원에서 항생제를 투여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닭들에게 큰 고통을 주는 또다른 요소는 강제환우, 즉 인위적인 털갈기를 유도하는 것과 부리 다듬기 등 생산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즉 알 낳는 기계로서의 산란계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방법들입니다. 강제 환우는 닭이 알을 많이 생산하도록 계사 안의 불을 끄고, 물을 주지 않으면서 깃털갈이를 하도록 하는 것을 말합니다. 닭은 알에서 깨어난 후 보통 130일 뒤면 산란이 가능해지는데 1년 정도가 지나면 산란률이 낮아집니다. 이때 일반 농장의 닭들은 산란률이 80%에서 50~60%로 낮아지게 되는데 강제환우를 하면 다시 산란률이 회복됩니다. 일반 농장에서는 약 2년 동안 최대 3번까지 강제환우를 하는 경우도 있는데 강제환우를 하는 동안 닭들은 극도의 목마름과 공포에 시달리게 됩니다.
 부리 다듬기는 사료를 골라먹지 못하도록, 또 다른 닭을 쪼지 못하도록 부리의 일부를 지지는 것을 말합니다. 인간 입장에서는 알을 더 많이, 빨리 생산하기 위한 조치이지만 닭 입장에서 강제 환우와 부리 지지기는 이유 없이 당하는 고문처럼 여겨질 것입니다.
 이렇게 상반되는 환경에서 살아가는 닭들과 우리는 거의 매일 같이 간접적으로 연결되곤 합니다. 우리의 식생활 중에서도 계란은 바로 닭들의 고통과 직결되는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크게 동물복지인증 농장과 공장식축산 농장으로 구분되는 두 사육환경에서 생산되는 계란은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요. 대형마트나 슈퍼마켓에서 파는 계란을 살펴보면 여러 개의 숫자와 알파벳이 써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 숫자와 알파벳을 보면 그 계란이 어떤 농장에서 어떻게 사육된 닭에게서 나온 것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먼저 앞자리의 숫자 네 개는 산란일자입니다. 0630이면 6월 30일에 낳은 계란이라는 의미입니다. 날짜 뒤에 이어지는 알파벳은 각 농장의 생산자 고유번호입니다. 맨 마지막에는  1~4 중 하나의 숫자가 쓰여있는데 이 숫자가 바로 사육환경을 의미한다. 숫자 ‘1’은 방사 방식에서 생산된 계란이라는 의미다. 경향신문 취재진이 방문한 경기 연천 서연농장 같은 동물복지농장이 여기에 해당되는데 마트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숫자 ‘2’는 평사에서 길렀다는 의미로 방사를 하지는 않지만 3이나 4에 비하면 비교적 닭의 복지를 존중한 환경에서 사육하고 있다는 의미가 됩니다. 숫자 ‘3’은 기존보다는 개선된 케이지, 즉 케이지 사육이긴 하지만 마리당 면적을 넓힌 환경임을 의미하고, 4는 기존 케이지를 의미합니다. 소비자들이 구매하는 계란 중에‘3’이 새겨진 계란은 거의 찾아보기 힘듦니다. 마트나 슈퍼마켓에서 파는 계란의 대부분은 숫자 ‘4’가 새겨진 계란, 즉 공장식 축산 방식의 좁은 케이지 환경에서 생산된 것입니다.
 동물복지를 표방한 농장을 경영하고 있는 이들은 닭들이 평생을 스트레스만 받으며 낳은 계란과 본성대로 살 수 있도록 존중받으며 낳은 계란은 영양적으로도 차이가 있다고 말합니다. 제가 찾아갔던 동물복지인증 농장의 농장주는 “동물복지 계란은 포함된 콜레스테롤도 일반 계란과 수치 차이가 크고, 영양 성분도 달라요”라고 설명했습니다.
 물론 모든 이들이 동물복지 계란을 사먹는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공장식축산 농장의 계란보다 비쌀 뿐 아니라 아직까진 생산량 자체가 매우 적기 때문입니다. 2020년 현재 동물복지인증을 받은 산란계 농장은 모두 168곳뿐입니다. 매년 증가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전체 산란계 농장 936곳의 17.9%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마릿수로는 전체 7,270만마리 중 3.93%에 불과한 286만마리 정도가 동물복지 농장에서 사육되고 있습니다. 산란계 100마리 중 4마리만이 동물복지인증 농장에서 사육되고 있는 것이지요. 육계 농장 가운데 동물복지인증 농장은 전체 1597곳의 6.1%가량인 97곳입니다. 마릿수로는 9,483만 마리 중 7.59% 정도인 720만마리가 동물복지인증을 받은 농장에서 사육되고 있습니다.
 최근 계란 가격이 폭등한 것은 역설적으로 동물복지 계란을 찾는 이들이 많아지게 하는 원인이 되면서 동물복지농장들에게 약간이나마 도움이 되고 있다고 합니다. 공장식축산 방식으로 생산된 일반 계란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동물복지 계란과의 가격 차이가 줄어들자 ‘이왕 비싸게 주고 먹는 거 동물복지 계란을 먹자’고 생각하는 이들이 늘어난 것입니다. 
 동물복지에 대한 생각은, 특히 농장동물에 대한 생각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어차피 도축당할 운명인 닭에게까지 복지가 필요하냐고 묻는 이들도 있을 수 있습니다. 동물복지 방식으로 계란이나 닭고기를 생산하면 너무 비싸지고, 이는 소비자들의 권익을 해치는 것이 아니냐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닭에게 필요 이상의 고통을 주고, 사람에게도 살충제 위험을 안겨주는 공장식축산 농장은 동물복지를 훼손할뿐 아니라 지속가능하지도 않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대형마트나 슈퍼마켓에서 진열대에 전시된 계란을 고르실 때 가격과 품질만 고려할 것이 아니라 그 계란을 낳은 닭들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아직 국내의 공장식 축산 농장에서 사육 중인 1억 5,747만 마리의 닭들이 겪는 고통에 대해서도 잠시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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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범 기자의 사람과 자연>은 필자가 경향신문 지면을 통해 소개한 사람과 동물, 환경에 대한 이야기와 지면에 다 담지 못했지만 소개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담습니다.  

<필자소개> 
김기범 생태지평연구소 운영위원 / 경향신문사 기자
2006년 경향신문 입사했고, 2013년 환경부를 출입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는 동물면 담당을 맡고 있으며 환경전문기자가 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2020년 3월부터 서울대 보건대학원 환경보건학과에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수, 2021/06/30-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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