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시대 정책의 사각지대


아빠육아가 화제입니다. TV는 아빠와 함께 지내는 꼬맹이들로 채워지고 있고, 정부와 지자체, 기업들은 아빠 육아가 최신 유행이라도 되는 양 각종 강연과 교육을 끊임없이 마련하고 있습니다. 그런 덕뿐인지 대낮에 하는 유치원 학예회에 나오는 아빠도 조금은 늘어나고 유치원에서 아이를 찾아오는 아빠도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심지어 높으신 분들과의 회의나 식사 자리에서도 “아이 유치원 행사” 핑계를 대고 빠져나올 수 있는 시대가 되기는 했습니다.
육아는 뼈를 내주고 살을 얻는(?)일입니다.
자, 이렇게 육아를 시작하시면 몇 가지 잃는 것과 얻는 것이 있습니다. 먼저 육아에 참여하는 순간 상당히 많은 취미 생활과 대외 생활을 포기하셔야 합니다. 육아는 24시간 이뤄지는 일이고 아이는 시도 때도 없이 양육자를 찾고 의지하는데다 어리면 어린 대로 크면 큰 대로 잘 삐칩니다. 당연히 올 줄 알았던 아빠가 오지 않으면 아이는 당장 아빠를 찾게 마련이죠. 아빠는 이제 집에 일찍 들어가야 할 의무가 생긴 것입니다.
거기다 육아휴직이라도 하고 본격적으로 육아를 시작하면 또 다른 신세계가 열립니다. 음식에 빨래, 청소는 물론 예방접종 순서 및 야밤에 갑자기 열 날 때의 처치, 부러진 로봇 다리의 수리까지 다양한 임무가 덤으로 따라 붙습니다. 거기다 현실은 더 차갑습니다. 대한민국에 그나마 쥐꼬리만큼 있는 육아에 대한 지원 제도와 시설은 대부분 여성 위주로 설계되고 만들어졌습니다. 단적으로 아빠는 아이가 배고파 울어도 수유실 조차 들어가기 힘듭니다. 아빠가 키우는 아이는 자연스레 카페나 비좁은 유모차에 누워 젖을 먹어야겠죠. 놀이터에 가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평일 오후 두 시에 무릎이 늘어난 운동복을 입고 머리를 산발한 채 놀이터에 나타난 아빠는 여간 해서 환영 받을 수 없는 존재죠.
물론 대신 얻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아이의 행복한 미소와 그 미소 속에 비치는 아이의 미래입니다. 엄마의 사랑도 얻을 수 있고, 아, 그러면 둘째도 덤으로 따라오죠. 그러면 두 아이의 미소를 볼 수 있게 되겠네요.
먼저 아이들은 항상 더 많은 믿음과 사랑이 필요합니다. 아무리 커도 엄마 한쪽의 사랑보다는 아빠의 사랑까지 함께 받고 자라는 것이 당연히 더 좋습니다. 아빠와 즐기는 색다른 놀이들이나 함께 경험 수 있는 조금 위험하고 느슨한 세상은 아이가 얻는 덤입니다. 거기다, 아이들에게는 어른 남자도 필요합니다. 아이들의 성장환경을 살펴보면 주변 대부분이 여성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 선생님은 물론 아이들이 다닐 수 있는 각종 교육 기관의 교육자는 주로 여성들로 이뤄져 있죠. 아이들에게는 어른 남성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더 큰 이유도 있습니다. 아빠와 남성의 적극적인 육아참여는 근본적으로 아이 키우기 힘든 세상을 개선하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육아의 중요함, 어려움 등을 이해하고 개선하는데 동의한다면 우리나라가 좀 더 아이 키우기 좋은 곳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아마도 출산율을 높이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겁니다.
일생에 한번쯤 주변이 허락한다면 아이와 긴 시간을 보내보세요. 아마 전혀 다른 경험을 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글_ 김산(소셜 픽셔니스트 / [email protected])
대한민국 밖 세상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요? 희망제작소 연구원들의 눈길을 끈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새로운 움직임을 ‘세계는 지금’에서 소개합니다.
세계는 지금(6)
고령화 시대에 대처하는 세계인들의 자세
평균수명 연장의 현실
스크린 속 늙은 보안관 벨은 젊은 보안관에게 푸념하듯 말한다.
“이건 뭐 완전히 전쟁이잖아. 노인을 위한 나라 따윈 없다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형제 영화감독 에단 코엔, 조엘 코엔의 2007년 작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한 장면이다. 이 영화는 코맥 맥카시가 쓴 원작 소설을 각색했지만 실제로 진짜 모티브가 된 것은 아일랜드의 위대한 시인 예이츠(William Butler Yeats)의 시 ‘비잔티움으로의 항해’의 첫 구절이다. That is no country for old men(저것은 노인을 위한 나라가 아니다)로 시작하는 이 시는 ‘늙은이란 하찮은 것’, ‘막대기에 걸친 누더기일 뿐’ 등 노인을 향한 애절한 푸념과 궁극의 이상향에 대한 갈망을 담고 있다. 이 시가 가리키는 ‘소수자’로서 늙은 사람의 시점은 현실 속 노년의 삶을 함축하고 있다. 또한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벌어진 사건을 쫓을 수밖에 없는 영화 속 늙은 보안관 벨은 작금을 살아가는 노년의 삶을 고스란히 투영하고 있다.
앞으로 살펴볼 세계의 고령화 대응방안은 곧 현실로 닥칠 고령화에 대한 세계인들의 준비이자 안내서다. 우선 다가올 미래부터 살펴보자. 세계보건기구(WHO)와 UN 보고서는 2050년에 전 세계 인구 중 60세 이상이 20억 명을 넘어 전체 인구의 21%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 기술과 사회의 발달로 인간의 평균수명이 늘어났다는 것은 ‘발전’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현재 ‘소수(minority)’로 일컬어지는 고령자들이 ‘다수(majority)’가 되는 데 이제는 채 40년도 남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아프지 않고 오래 사는 것은 인류의 오랜 꿈이었다. 그런데 ‘평균수명 연장’이 더 이상 ‘축복’이 아닌 ‘문제’가 되기 시작한 이유는 무엇일까?
고령화 대응 백서 ‘마드리드 고령화 국제행동계획’
1980년대 세계 경제의 장기적인 불황은 국가의 개입을 축소하는 신자유주의를 경제적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에 따라 시행된 전면적인 복지와 세금 감축은 ‘평균수명 연장’과 정확하게 대치되면서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 고령화 이슈의 선제적 대응을 시작한 것은 UN이다. UN은 1982년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최초의 대규모 국제회의인 제1차 세계고령화 회의(The World Assembly on Ageing)를 개최하였다. 또한, 1차 회의의 내용을 토대로 1991년 UN총회에서 ‘노인을 위한 UN원칙(United Nations Principles for Older Persons)’을 채택하여 정부의 사업에 고령자 관련 원칙을 반영하도록 주장하였다. 이 원칙을 필두로 UN은 고령화를 세계인들에게 인지시키고자 다양한 활동을 펴는 한편 고령화 대응방안을 제시하였다.
2002년 4월에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제2차 세계고령화 회의를 개최하는 것은 물론 1차 회의에서 탄생했던 ‘노인을 위한 UN원칙’을 보완하여 ‘마드리드 고령화 국제행동계획(Madrid International Plan of Action on Ageing, 이하 MIPAA)’을 발표하기 이르렀다. MIPAA는 현재까지 고령화와 관련된 가장 체계적이고 방대한 계획안으로 총 3개의 장, 132개 문항으로 이루어져 있다. 여기에는 21세기 고령화 사회를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실천 사항과 행동지침들이 총망라되어 있다. 그 내용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MIPAA는 고령화 사회에서 노인이 건강과 독립을 유지하고 사회에 참여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개발, 노동, 교육, 빈곤해소, 소득보장, 긴급사태 발생 시 노인보호, 건강, 장애, 주택과 주거환경, 유기 및 폭력, 노인 이미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정부와 민간이 해야 할 행동지침을 마련하였다.
고령자를 위한 도시 만들기
MIPAA가 발표된 지 13년이 지났다. 세계 각국의 고령화 대응 방안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우수사례로 알려진 오스트리아를 살펴보도록 하자. 1982년 비엔나에서 제1차 세계고령화 회의가 개최된 이후 고령화 문제에 꾸준히 대응해 왔다. 오스트리아는 MIPAA 이행전략의 10가지 국가별 과제를 전국 단위, 지역 단위, 지자체 단위 그리고 국제 단위의 여러 가지 조치들을 법, 학문적 연구, 프로그램 및 계획, 개별 사업 등 다양한 형태로 수행한 탓에 타 국가의 모범사례로 인정을 받게 되었다.
특히 연방정부는 다양한 방면에서 여러 가지 시도를 지속하고 있다. ‘노인을 위한 연방정부계획’을 기획하고 수행하여 고령화의 주류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일례로 2011년 기획한 고령 노동자 지원 프로젝트인 ‘미래시장과 세대’는 유럽모범실천사례(European Good Practice)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노인의 퇴직보다는 재활이라는 기본취지를 실천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고 고령자들의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 이것은 오스트리아 내에서 많은 노인 단체들이 존재하며 그들의 조직된 정치적 영향력이 사회에서 잘 작동되고 있다는 사실로 입증되고 있다.
오스트리아를 필두로 2002년 MIPAA 이후 고령자 관련 법안 및 정책이 전 세계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연령차별금지법(영국, 2006)이나 노인권리법(멕시코, 2002)등이 제정되었고, 고령자의 교육, 건강, 사회적 참여를 위한 고령자 기금(Elderly Fund, 태국, 2004)이 설립되기도 했다. 이렇듯 국가적 차원의 고령화 법안 및 정책 수립은 각 나라의 지방자치단체 즉 커뮤니티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00년대 중반부터 이슈화되고 있는 고령친화도시가 그 좋은 예다. 고령친화도시를 위한 커뮤니티 케어(Community Care)는 작게는 고령자를 위한 커뮤니티 버스에서부터 크게는 고령자 커뮤니티 센터에 이르기까지 마을에 살고 있는 고령자를 위한 다양한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실제로 일본 도쿄에 있는 무사시노 시(市)의 경우 지자체, 주민들이 합심해서 단기/장기 돌봄 서비스를 위한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 활동이 고령자가 아닌 40~50대 주민들이 주축이 되어 이루어 지고 있다는 것이다. 새 건물이나 도로는 반드시 고령친화도시 위원회와 상의를 통해 짓고 있으며 공동 화단과 같은 공용 장소를 고려한 도시를 주민 스스로 디자인하고 있다.
비영리단체 역시 이러한 고령친화도시를 이끌어가는 데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워싱턴 D.C의 경우 WHO(세계보건기구)의 고령친화도시 네트워크에 가입하기 위해 비영리단체들이 앞장서고 있다. ‘고령친화 DC TF(Age-Friendly DC TF)’는 듀폰트서클 시(市)에 있는 318개 상점을 대상으로 고령친화 평가 작업을 하고 상점 주인들과 협력해 고령친화 상점 체크리스트를 6개월에 걸쳐 만들기도 했다. 체크리스트에는 미끄럼 방지 바닥,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 설치, 고령자 할인 프로그램, 고령자 고용기회 제공, 유니버셜디자인이 반영된 화장실, 배달 서비스 등이 포함되어 있다.
공평한 미래를 위한 첫 걸음 ‘사회적 합의’
위의 사례에서 살펴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공통점은 바로 ‘사회적 합의’다. 또한 이 합의를 위해서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참여’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2차에 걸친 저출산∙고령사회 기본법, 노인복지법, 치매관리법,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 보행안전 및 편의증진에 관한 법률과 같은 구체적인 영역까지 포함되어 법적인 기반은 잘 갖춰져 있다. 그러나 실행과 충실성과 관련해서는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그 저변에는 정책입안의 과정에 고령자나 국민들의 목소리를 반영시키기 위한 기회가 거의 없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이것은 최근 자주 불거지고 있는 세대 간 갈등과 연대와도 밀접하게 연관된 것으로 고령자의 사회적 인식을 제고하고 고령화 사회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위한 중앙정부 차원의 정책과제가 실행되어야 할 것이다.
앞서 소개한 오스트리아의 강점 역시 각 정치영역의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노동시장, 연금시스템, 장기요양, 교육(특히 평생교육)과 같은 핵심영역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고령자 스스로가 장기적인 결과를 기대하는 방안들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필요한 재정을 지원하고 있다. 이는 고령화 정책을 시행하는 데 사회 각층의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인 이들이 ‘누구나 늙는다’는 기본적인 사실을 잘 인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모든 국민들이 실제적으로 고령화에 대해 심도 있는 이해를 갖기 위해서는 국민 개인의 자기 책임도 중요하지만 제도를 만들어내고 실행하는 관계자들의 책임이 매우 중요하다. 성공적인 고령화 대응은 바로 이 사이에 균형이 전제된 합의문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글_ 최호진(연구조정실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 이 글은 아래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 오스트리아 경제연구소
• 오스트리아 노인협회
• Age International
• Age UK
• United Nations(2002), Madrid International Plan of Action on Ageing
• United Nations(2008), First review and appraisal of the Madrid international paln of action on ageing: preliminary assesment, Commision for social development
• 정경희(2009), 고령화에 관한 마드리드 국제행동계획(MIPAA)의 향후 이행전략: 주요 내용과 함의, 보건복지포럼 제150호, pp.79-85.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에 대한 한국노총 입장 저임금과 고용불안을 심화시키는 노동개악으론 출산율 반전은 없다! 저임금 비정규직 양산과 쉬운 해고의 길을 터줄 정부의 노동개혁이 이번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어 심히 우려스럽다. 이대로는 정부계획대로 2020년까지 합계출산율 1.5명으로 올리겠다는 전망이 쉽지 않다는
● 우리나라 보육서비스는 민간어린이집 중심으로 서비스를 확대해 왔고, 현재 국공립어린이집은 시설기준 5%, 아동수 기준 10% 수준에 머물러 있음. 어린이집 대부분이 민간에 맡겨지고 시장 논리에 의해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보육의 질 저하, 보육교사 처우 및 노동환경 문제 등이 발생하고 있음.
● 박근혜 정부는 0-5세 보육 및 유아교육 국가완전책임제를 약속했으나 3-5세 누리과정 예산을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떠넘기는 등 책임을 회피하고 있음. 또한 시도교육청은 보육재정으로 지방채를 발행하여 많은 빚을 지고 있어 누리과정 예산을 책임질 수 있는 상황이 아님. 그 결과 보육대란을 야기했으며, 보육당사자들은 맘 놓고 보육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음.
① 국가가 지원하는 보육예산 지원
● 저출산 문제에 대한 대안이 시급히 요구됨. 0-5세 보육 및 유아교육 예산은 중앙정부가 온전히 책임지는 국가책임보육을 이행해야 함.
② 국공립어린이집 확충 및 공적 전달체계 개선
● 국공립어린이집을 30%로 확충하고, 국가와 지자체의 책임을 강화하는 공적 전달체계를 확립하여 서비스 질 저하 문제, 보육교사 처우 및 노동환경 문제를 개선하도록 함.
담당부서 : 사회복지위원회(02-723-5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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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 널 : 김남희, 주소현, 오연희
정 리 : 이경민 l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간사
'저 푸른 초원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사랑하는 님과 토끼 같은 자식들과 한백년 살고 싶어'
필자 또한 그렇다. 그러나 내 집 마련을 꿈으로만 가져야하는 현실에 먹고 살기 위해 얼굴 제대로 볼 틈도 없이 바쁜 님과 앞으로 돈 들어갈 일 태산인 토끼 같은 자식만이 존재한다. 이들을 보고 있노라면 한 백년을 어떻게 살아가야하나 걱정부터 드는 게 사실. 그래서일까? 아직 미혼인 필자에게 결혼과 출산은 해를 거듭할수록 기대감보단 허탈함과 체념의 대상으로 다가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갈수록 어려워지는 경제도 한 몫하지만 진짜 문제는 내가 여자라는 데 있다. 우리나라에서 임신과 출산은 여자가 홀로 져야하는 개인적인 일로 치부된다. 임신과 출산이 마땅히 사회적으로 함께 책임져야 할 일임에도 말이다.
그러나 국가는 여전히 현장을 담보하지 않은 제도만을 뽐내듯 제시하고 있다.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저출산 어떻게 해야 할까? 여기 헬조선에서 고군분투하는 세 명의 엄마가 있다.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항시 선행되는 건 나와 같은 문제를 겪고 있는 이들과의 공감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양육자로서 아이를 어떻게 키우고 있으며, Somebody가 되기 위해 어떤 고민을 하는지 그녀들이 사는 이야기를 들어보자.
김남희 : 올해 초등학교와 유치원을 입학한 8세, 5세 두 아이를 둔 엄마이다. 직장을 다니고 있고, 남편은 대체적으로 바쁜 편이라 내가 주로 양육을 담당하고 있다.
주소현 :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다니는 6살, 4살 난 두 아이가 있다. 탄력적으로 일할 수 있는 직장에 다니고 있다. 남편이 외국인 교수로 퇴근시간이 빠른 편이라 제1양육자를 담당하고 있다.
오연희 : 올해 3월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한 3살 아이가 있다. 출산을 위해 일을 그만두고 아이가 9개월 때 다시 일을 시작해서 1년 정도 지난 것 같다. 남편과 내가 직장을 다니다 보니 양육은 주로 친정엄마가 해주고 있다.
김남희 : 첫째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친정에 들어갔고 부모님의 도움을 받았다. 그런데 둘째가 생기니 부모님도 힘드셨던지 집에서 나가라고 하더라. 남편은 많이 바빠서 양육에 도움이 되지 못했고 나도 직장을 다니고 있어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했다. 친정에서 나와 월-금까지 상주하는 아주머니를 고용하게 되었다.
주소현 : 아이가 6시에 밥을 먹고 8시에는 잠을 자는데, 우리나라 근무시간에 맞춰 아이를 양육하기는 힘들었다. 그래서 직장을 그만두고 1년 정도 아이를 돌봤다. 남편이 외국인이라 시댁에서 도움을 줄 수 없었고, 친정부모님이 도움을 주시긴 했지만 직장을 다니셔서 어려움이 있었다. 대체적으로 남편이 근무시간을 조정할 수 있어 저녁시간에는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데 아이를 재우고 나면 그때부터 남편도 나도 일을 시작한다.
오연희 : 친정엄마와 위아래집에 살고 있어 친정엄마의 도움을 받고 있어 주양육자는 친정엄마이다. 아빠가 암으로 돌아가시고, 모시고 살던 할머니도 작년에 돌아가셨다. 그동안 누군가의 엄마, 부인, 며느리로 살아왔다면 이제는 엄마 자신의 삶을 살 수 있는데 어쩔 수 없이 손자의 양육자가 되었다. 엄마에게 너무 미안했다. 미안한 마음이 너무 커 스트레스가 심해 작년 재취업을 하면서 상담을 받기도 했다.
주소현 : 아이를 낳기 전에 일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출산을 하기 전까지 아이를 낳고 빨리 취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막상 아이를 낳고 보니 최소한 6개월은 아이와 함께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첫째 아이를 낳고 아이가 6개월 되었을 때부터 일을 시작했다. 그런데 둘째를 낳았는데 아이가 젖병을 빨지 못해 어쩔 수 없이 다시 직장을 그만두어야 했다. 모유수유 때문에 직장에서 유축을 하고 있으면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했다. 직장뿐 아니라 사회적으로 아이를 키우는 일에 대해 공감 받지 못하는 것을 느꼈다. 결국 1년 정도 양육을 위해 일을 쉬었다.
오연희 : 전 직장은 첫 직장이었고, 입사한지 1년이 안된 상태라 임신을 했다고 말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임신을 알리지 않고 직장에 다녔는데, 원래 임신 후 12주 정도까지 조심해야 하는데 맨날 야근하고 갑질을 당했다. 당시 팀장이 나에게 성향이 적극적이니 지방을 다니면서 일을 하면 어떻겠냐고 제안을 해서 그때 임신했다고 말하니 다음에 너는 알바로 빼야겠다는 말을 하더라. 잘할 수 있다고 했더니, 아이를 출산하고 양육을 해야 하는데 그러면 못할 것이라고 했다. 아이를 출산하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었는데 생각해보니 경력이 1년6개월밖에 되지 않았다. 그때부터 스트레스를 받았다.
김남희 : 나 같은 경우는 친정엄마나 입주 아주머니의 도움을 받아서 상황이 나은 편이긴 하다. 그럼에도 힘들었던 것은 모든 것이 아이들에게 맞춰지다보니 내 시간이 없더라. 남편은 주말에도 회사에 출근할 때가 많은데 아이들과 주말 내내 있다보니 어른과 대화를 할 수 없다는 점이 힘들었다.
주소현 : 아이를 낳는 것은 상대적으로 쉬운 편이었는데, 모유수유가 힘들었다. 모유수유를 하면 밤에 잠을 자지 못하는데 개인적으로 그 때가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였다. 남편은 두 아이를 돌보는데 많이 힘들어 하지 않았는데 반면 나는 너무 힘들었다. 대부분 엄마가 독박 육아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정말 대단한 것이다.
오연희 : 맞다. 그래서 나는 미혼모 단체 기부를 위해 알아보기도 했다.
김남희 : 결혼하기 전에는 혼자 아이를 키우는 것이 가능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아이를 키워보니 절대 그럴 수 없더라.
오연희 : 아이를 낳았는데 예쁘지 않았다. 그리고 아이를 양육하는 것이 너무 힘들었고,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갔다. 머리감을 시간도 없고, 혼자 있을 때 아이를 데리고 화장실에 가야하고.... 친정엄마가 산후조리 한 달 정도 해주시고 밖에 나가셨는데 집에 혼자 있으니 매일 남편과 엄마를 기다렸다. 그리고 왜 나만 경력 단절이 되어야 하는지 원망스러웠다. 당시 스트레스 정도가 심했다.
주소현 : 아이를 낳으면 이런 엄마가 되어야지 생각도 하고, 아이에게 샹송도 불어주고 그래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이가 태어나 보니 소통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았다.
오연희 : 당시에는 정신이 없어서 우울한지도 몰랐다.
주소현 : 80년대에 나온 워킹걸이라는 영화가 있다. 그 영화에 나온 노래 가사 중에 “nine to five(9-5시)~~~”라고 하는 부분이 있다. 5시에는 퇴근을 해야 6시에 아이와 밥을 먹을 수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6시에 끝나고 야근도 하고, 집에 오면 밤이다. 아이를 양육할 수 있는 환경을 위해 제도가 바뀌어야 한다.
오연희 : 북유럽 국가는 4시에 와서 가족끼리 밥 먹더라.
김남희 : 4시나 5시에 일이 끝나지 않으면 부부만의 힘으로 아이를 양육하는 것은 힘들다.
오연희 : 회사에서 우스갯소리로 일이나 가정 둘 중에 하나만 하는 것도 힘든데 일가정양립이라는 단어를 쓰지 말자고 하더라.
김남희 : 첫째 아이는 민간어린이집에 보냈고, 둘째는 국공립어린이집을 보냈는데, 확실히 국공립어린이집의 만족도가 높았다. 그리고 유치원은 오전, 오후 선생님이 따로 있어서 보육의 질이나 환경이 더 나은 것 같다. 반면 5시에 끝나다 보니 일을 하는 부모에게는 어려운 점이 있다.
주소현 : 민간어린이집 및 서울형 어린이집보다 국공립어린이집의 만족도가 높다. 선생님이 돌보는 아이 수가 지켜지고, 보조선생님 등이 지원이 되다보니 환경이 훨씬 좋은 편인 것 같다. 내 자식을 키우는데 나도 화날 때가 있는데 선생님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이 든다. 하물며 선생님은 한 명이 아닌 훨씬 더 많은 아이들을 돌보는데, 힘들 것이라 생각이 든다. 어느 날 어린이집 선생님이 다른 아이에게 윽박지르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그런데 속상하면서 안타까웠다. 내가 이러면서 일을 해야 하나 싶기도 했다.
오연희 : 여건만 되면 국공립어린이집에 보내고 싶다. 현재보다 더 많은 시설확충이 필요하다.
김남희 : 둘째 아이가 누리과정에 속한다. 매번 예산 편성시기만 되면 누리과정 때문에 논란이 되고 있다.
주소현 : 중앙정부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통령 공약이었다.
오연희 : 어느날 TV에서 누군가 이런 질문을 하더라. 저출산이 문제라고 해서 아이를 낳았고 무상보육 한다고 하더니 어떻게 되는거냐고...국가가 비겁하다고 생각한다.
주소현 : 다른 말은 필요 없다. 정부가 책임지면 된다.
김남희 : 그리고 올해 7월부터는 맞춤형 보육을 한다고 한다. 부모의 취업여부에 따라 보육료를 차등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오연희 : 취업맘과 전업맘을 나눠 갈등을 조장하는 것이다.
주소현 : 편가르기 식이다. 아이는 부모가 돌보는 것이 가장 좋을 수 있다. 그렇다면 여성이 아이를 돌보고 나서도 취업보장을 해주던지.. 프랑스에 사는 친구는 3년 동안 육아휴직을 쓰더라. 3명의 아이를 낳기도 했다. 그러나 여성에게 임신은 축복이기도 하지만 출산과 동시에 거의 대부분 경력단절을 경험하게 되고, 많은 보육비를 지출하게 되는 등 양육의 어려움을 겪게 된다. 외국은 보육료 뿐 아니라 학용품비용 등이 지원되기도 하더라. 즉 양육수당이 지원되는 것이다.
김남희 : 맞다. 우리나라는 보육료를 주니마니 하는 수준 낮은 논의를 하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얼마 전 정부는 교사 대 아동비율을 늘리는 정책이 지자체에 내리고 17개 지자체 보육정책심의위원회에서 심의하도록 하였다. 어린이집 운영위원회의 심의 등 일부 유보조건을 둔 곳도 있지만 모두 허용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주소현 : 아이를 맡기는 입장에서 부모는 을이 될 수밖에 없다. 어떻게 어린이집에서 목소리를 제대로 낼 수 있나?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도 몰랐다. 그리고 보육 정책과 같은 사안에 대해서도 부모들은 이미 이슈가 되고 나서 알게 된다.
오연희 : 교사대 아동비율 확대에 대해 부모들은 거의 모를 것이다. 여전히 열악한 보육교사의 처우와 노동환경은 어떻게 하나? 보육교사가 키즈노트를 보내는데 하루에 2-3장의 아이사진을 보내는데 바쁜 시간에 사진까지 찍으려면 얼마나 힘이 들까 하는 생각이 든다.
주소현 : 보육교사의 열악한 처우는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임금이라도 확 올리던지...그리고 유치원은 한 달 정도의 방학이 있는데, 어린이집은 고작 일주일정도 쉰다. 안타까운 일이다.
김남희 : 교사대아동비율 확대(초과보육)는 아이를 돌보는 환경이 좋지 않은데, 보육교사에게 더 많은 짐을 지우는 게 하는 것이다.
주소현 : 보육을 비즈니스처럼 생각하는 것이 문제이다. 초과보육은 절대 안될 말이다.
주소현 : 우리나라에서 아이를 낳으면 여자가 손해라는 생각을 한다. 나는 아이를 양육하면서 내가 왜 공부를 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차라리 실생활에 도움 되는 아이키우는 법, 살림하는 법을 배워야 했어야 하지 않나...자괴감이 들었다. 나는 항상 섬바디(somebody)의 느낌을 받고 싶었는데 아이를 키우면서 경력단절이 되니 노바디(nobody)가 되어 버리는 느낌이었다.
김남희 : 일가정양립이 안되는 상황에서 아이를 낳는 것은 힘든 일이다.
주소현 : 정말 저녁이 있는 삶이 필요하다. 그리고 근로기준법이 있어도 막상 일터에 나가면 법을 지키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내가 재취업을 위해 계약서를 쓰는데, 일년에 휴가가 3일 밖에 없다고 하더라. 말이 되나? 일하는 사람의 인권이 필요하다.
김남희 : 맞다. 저출산 극복을 위해서는 노동자의 인권, 노동개혁이 필요하다.
주소현 : 현재 제도는 보여주기식이다. 그러나 정말 필요한 것은 사회안전망, 인권 등의 의식과 현실성 있는 제도가 뒷받침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일하는 사람의 인권, 정말 중요하다. 인간답게 노동할 때, 출산과 양육의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
오연희 : 현재 둘째를 낳을 생각이 없다. 그러나 육아휴직이 3년이 되고, 우리 엄마한테 아이를 맡기지 않을 수 있도록 지원이 되고, 대기하지 않고 국공립어린이집에 보낼 수 있다면 낳을 것이다.
김남희 : 인간다운 노동이 있을 때만 저출산 해결이 될 것 같다. 다들 바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한다.
전셋값 폭등, 전세의 월세화로 인해 세입자들의 주거비 부담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지난 6월 30일에 머니투데이와 국민은행이 의미 있는 주거비 관련 여론조사를 발표했다. (관련기사: [머니투데이] 임대주택 희망자 85% "50만원이 월세 마지노선")
조사내용을 분석해보면, 연 소득 2천만 원 이하의 응답자 71.8%와 4천만 원 이하의 응답자 59.8%가 감당할 수 있는 임대료는 30만 원 이하였다. 조사대상자의 85%가 감당할 수 있는 임대료를 50만 원 이하로 선택했다. 단순화하면 서민은 월 30 만원, 중산층은 월 50만 원을 감당할 수 있는 임대료의 상한선으로 본 것이다. 보증금은 추측건대 서민은 5천만 원 이하, 중산층은 2~3억 원 이하 정도일 것이다.
그런데 현재 주택시장의 월세는 조사대상자의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임대료보다 훨씬 높다.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월세가 늘어날 전망이다.
따라서 이제는 정부와 정치권이 세입자의 주거 안정을 위해 법과 제도로 월세 부담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
결혼한 서민과 중산층도 현재 저성장·고용불안으로 소득이 정체되고 사교육비 부담이 큰 상황에서 급격한 전세의 월세화로 인해 주거비 부담이 늘고 있다. 월세 결혼 초기에 계획했던 자녀 출산 계획도 축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출산율 하락이 구조화·가속화되면서 대한민국의 기반이 흔들리고 미래가 불안정해지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은 최소한 위의 여론 조사한 내용을 민심으로 생각하고, 감당할 수 있는 임대료의 수준을 서민(1인가구 포함)은 30만 원 이하, 중산층은 50만 원 이하를 주거안정 정책목표의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
국민과 세입자들이 겪는 주거비 부담가중은 단순한 전세, 월세 금액이 얼마인지의 문제가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삶의 안정과 불안정을 좌우하는 문제다. 또한, 사회공동체유지에 결정적인 변수인 출산율에 영향을 끼친다. 정부와 정치권이 제대로된 주거 안정 대책을 내놓아야 하는 이유다.
2017년 1월 포럼_소요재원 규모 및 재원조달 방안_정창수.pdf
제10회 나라예산포럼이 진행되었습니다.
뒤늦은 홍보에도 많은 분들이 찾아주셨는데요, 늘 아껴주시고 찾아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번 포럼에서는 지난 한 방송사에서 주최한 대선 주자 토론회에서 이슈가 되었던 법인세 실효세율 문제를 다루었습니다.
또 중앙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저출산 정책과 예산사업에 대해서 분석을 하였습니다. 정창수 소장은 중앙정부 지출구조의 문제를 지적하고 그 개혁 방향과 방안을 제시하였습니다.
관련 자료를 첨부하니 참고해주시고, 궁금한 점이 있으면 언제든 편하게 연락 주십시오. (나라살림연구소 02-723-0619)
매달 마지막 수요일에 하는 것 아시죠?
제11회 포럼은 2월 22일입니다.
백선희 | 서울신학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지난 11월 통계청에서는 ‘2016년 사회조사 결과’를 발표하였다. 결혼, 자녀 등 가족제도와 관련된 한국인의 의식변화를 알 수 있는 흥미로운 결과들이 있었다. 작년에는 자녀에 대한 태도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전국 출산력 조사도 있었다. 이 두 조사 결과를 통해 우리나라의 결혼, 육아, 그리고 돌봄정책에 대해 생각해 보자.
2016년 우리나라 사람들의 결혼문화에 대한 생각은 점점 개방적이 되어간다. 만19세 이상의 성인 48%가 남녀가 결혼하지 않고도 같이 살 수 있다고 생각하고, 24.2%가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66.1%는 외국인과 결혼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하고, 48.0%는 결혼생활은 당사자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와 같은 태도를 보다 개방적 태도라고 한다면, 여성보다도 남성이 더 개방적이다. 결혼이라는 제도를 개의치 않는 남성이 여성보다 5.4%P 더 많으며, 결혼 없이 자녀를 가질 수 있다는 남성이 4.8%P 더 많으며, 외국인과의 결혼도 괜찮다는 남성이 0.7%P 더 많다. 다만, 부부 중심의 결혼생활에 대해서는 남성보다 여성이 2.3%P 더 많다. 이와 같은 개방적 태도는 결혼, 출산, 육아의 시기인 20대와 30대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즉, 향후 우리 사회는 결혼과 출산에 대해 더욱 개방적 사회가 될 것이라는 의미이다.
<표 1> 결혼문화에 대한 태도 (단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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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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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
|
동의
|
전적으로 동의 |
약간 동의 |
반대
|
약간 반대 |
전적으로 반대 |
|
남녀가 결혼을 하지 않더라도 함께 살 수 있다 |
2016년 |
100.0 |
48.0 |
9.5 |
38.5 |
52.0 |
29.4 |
22.6 |
|
남자 |
100.0 |
50.7 |
10.8 |
39.9 |
49.3 |
28.9 |
20.4 |
|
|
여자 |
100.0 |
45.3 |
8.1 |
37.1 |
54.7 |
29.9 |
24.8 |
|
|
20~29세 |
100.0 |
65.1 |
15.7 |
49.4 |
34.9 |
23.1 |
11.8 |
|
|
30~39세 |
100.0 |
62.4 |
13.6 |
48.8 |
37.6 |
24.8 |
12.7 |
|
|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 |
2016년 |
100.0 |
24.2 |
4.5 |
19.7 |
75.8 |
34.5 |
41.3 |
|
남자 |
100.0 |
26.7 |
5.1 |
21.6 |
73.3 |
34.9 |
38.4 |
|
|
여자 |
100.0 |
21.9 |
3.9 |
17.9 |
78.1 |
34.0 |
44.1 |
|
|
20~29세 |
100.0 |
31.9 |
7.5 |
24.3 |
68.1 |
36.6 |
31.5 |
|
|
30~39세 |
100.0 |
32.5 |
6.7 |
25.8 |
67.5 |
36.3 |
31.2 |
|
|
외국인과 결혼해도 상관없다 |
2016년 |
100.0 |
66.1 |
19.0 |
47.1 |
33.9 |
22.8 |
11.1 |
|
남자 |
100.0 |
66.5 |
18.0 |
48.5 |
33.5 |
23.1 |
10.4 |
|
|
여자 |
100.0 |
65.8 |
20.0 |
45.8 |
34.2 |
22.6 |
11.7 |
|
|
20~29세 |
100.0 |
76.6 |
29.9 |
46.7 |
23.4 |
16.5 |
6.9 |
|
|
30~39세 |
100.0 |
76.2 |
26.3 |
49.9 |
23.8 |
17.6 |
6.3 |
|
|
결혼생활은 당사자보다 가족간의 관계가 우선해야 한다 |
2016년 |
100.0 |
52.0 |
9.6 |
42.5 |
48.0 |
36.6 |
11.3 |
|
남자 |
100.0 |
53.2 |
9.5 |
43.6 |
46.8 |
35.9 |
11.0 |
|
|
여자 |
100.0 |
50.9 |
9.6 |
41.4 |
49.1 |
37.4 |
11.7 |
|
|
20~29세 |
100.0 |
45.3 |
7.0 |
38.3 |
54.7 |
41.9 |
12.8 |
|
|
30~39세 |
100.0 |
49.8 |
9.0 |
40.8 |
50.2 |
38.2 |
12.0 |
|
|
자료: 통계청, 2016, ‘2016년 사회조사 결과’, 보도자료(2016.11.15.). |
||||||||
결혼과 가족에 대한 또 다른 통계자료가 있었는데, 바로 결혼, 이혼, 재혼에 대한 태도이다.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성인은 2016년 현재는 절반 정도이다(51.9%). 결혼을 했다고 해도 이혼할 수도 있다는 생각도 61.5%로 과반수이상이고, 재혼을 하면 안 된다는 생각은 16.3%에 불과하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는 남성보다 여성이 더 유연하다. 결혼은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여성은 4.5%로 남성보다 8.8%P 적고, 이혼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여성은 65.8%로 남성보다 10.8%P 많다. 다만 재혼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여성은 74.1%로 남성의 78.9%보다 4.8%P 낮다. 연령대별로 보면 영유아 또는 초등학생 자녀가 많은 20대와 30대의 성향은 보다 개방적으로 나타난다. 결혼을 꼭 해야 한다는 생각도 전체 평균보다 낮고, 이혼을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도 전체 평균보다 낮고, 재혼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도 전체 평균보다 낮다. 세대별 응답을 보면 향후 한국사회의 변화도 예측할 수 있다.
<표 2> 결혼·이혼·재혼에 대한 견해 (단위: %)
|
|
|
|
결혼 |
|
|
이혼 |
|
|
재혼 |
|
|
구분 |
계1) |
해야한다2) |
해도 좋고 하지 않아 도 좋다 |
하지 말아야한다3) |
해서는 안된다4) |
할수도 있고 하지 않을수도 있다 |
이유가 있으면 하는 것이 좋다 |
해야한다2) |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 |
하지 말아야 한다3) |
|
2014년 |
100.0 |
56.8 |
38.9 |
2.0 |
44.4 |
39.9 |
12.0 |
16.5 |
60.0 |
15.5 |
|
2016년 |
100.0 |
51.9 |
42.9 |
3.1 |
39.5 |
43.1 |
14.0 |
14.2 |
62.3 |
16.3 |
|
남자 |
100.0 |
56.3 |
38.9 |
2.4 |
45.0 |
39.5 |
11.5 |
17.2 |
61.7 |
13.2 |
|
여자 |
100.0 |
47.5 |
46.7 |
3.8 |
34.2 |
46.6 |
16.4 |
11.3 |
62.8 |
19.4 |
|
미혼남자 |
100.0 |
42.9 |
49.3 |
3.3 |
34.0 |
44.4 |
13.9 |
13.5 |
65.5 |
8.5 |
|
미혼여자 |
100.0 |
31.0 |
59.5 |
6.0 |
17.7 |
54.8 |
22.5 |
9.1 |
72.7 |
8.8 |
|
13~19세 |
100.0 |
37.1 |
52.4 |
4.0 |
28.0 |
46.8 |
14.8 |
7.9 |
65.5 |
11.2 |
|
20~29세 |
100.0 |
41.9 |
50.4 |
4.7 |
27.3 |
49.4 |
18.7 |
12.5 |
70.7 |
7.5 |
|
30~39세 |
100.0 |
40.7 |
53.7 |
4.0 |
31.7 |
50.2 |
15.0 |
12.7 |
69.0 |
11.7 |
|
40~49세 |
100.0 |
44.2 |
50.9 |
3.5 |
32.9 |
49.9 |
14.9 |
11.8 |
65.1 |
18.1 |
|
50~59세 |
100.0 |
59.8 |
36.9 |
2.0 |
43.7 |
41.2 |
12.8 |
14.8 |
58.3 |
21.0 |
|
60세 이상 |
100.0 |
73.2 |
23.6 |
1.7 |
60.6 |
27.6 |
9.8 |
20.6 |
51.0 |
22.6 |
|
주: 1) 각 항목별로 ‘잘 모르겠다’ 있음 2) ‘반드시 해야 한다’와 ‘하는 것이 좋다’를 합한 수치임 3) ‘하지 않는 것이 좋다’와 ‘하지 말아야 한다’를 합한 수치임 4) ‘어떤 이유라도 이혼해서는 안 된다’와 ‘이유가 있더라도 가급적 이혼해서는 안 된다’를 합한 수치임 자료: 통계청, 2016, ‘2016년 사회조사 결과’, 보도자료(2016.11.15.). |
||||||||||
이와 같은 통계만 보더라도 장기적으로 한국사회의 출산과 육아가 어떻게 변화될 것인가를 예측할 수 있다. 결혼, 이혼, 재혼에 대한 태도를 자녀의 관점에서 재 접근해보자.
먼저 결혼외 출생아 수가 증가하게 될 것이다. 앞서 통계에서 보듯이 2명 중 1명은 동거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4명 중 1명은 혼외 출산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실상 우리나라에서는 혼외 출산율이 높지 않지만 스웨덴은 출생아의 약 절반 정도가 혼외출산일 정도로 일반적이다.
둘째, 다문화가족 출생아 수가 증가하게 될 것이다. 3명 중 1명은 외국인과 결혼해도 상관없다고 응답한데서 알 수 있다. 2015년 현재 다문화 혼인율은 전체 혼인의 7.4%, 다문화가족 출생률은 전체 출생아의 4.5%이다. 향후 이 비율보다 증가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셋째, 육아에 대한 책임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 2명 중 1명은 부부중심의 결혼생활을 선호한다. 기존의 자녀 중심의 가족생활을 하여왔던 것과 비교한다면 상대적으로 육아에 대한 책임, 부모역할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
넷째, 이혼가정이 늘어나면서 한부모 가정 자녀가 증가하게 될 것이다. 이혼에 대한 태도를 보면 5명 중 3명은 이혼을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한부모가정은 경제적 측면은 물론, 육아에 더 큰 어려움이 있다.
다섯째, 재혼가정이 증가하면서 새로운 가족관계를 갖게 되는 자녀가 증가하게 될 것이다. 7명 중 6명은 재혼을 할 수도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새로운 가족관계로 새로운 부모-자녀관계와 육아에 대한 책임에서도 변화가 생긴다.
이처럼 성인들이 결혼, 이혼, 재혼에 대해 보다 개방적 사고를 갖고 행동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은 어린 자녀의 입장에서는 더욱 특별한 관심과 배려를 받아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혼외출생의 아동, 다문화가정의 자녀, 한부모가정의 자녀, 재결합가정의 자녀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와 지원, 부모 역할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야 한다.
자녀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좀 더 들여다보자. 한국보건사회연구원(2015)의 조사결과 자녀의 필요성에 대해서 미혼남성은 5명 중 2명만이 꼭 있어야 한다고 응답한데 비해(39.9%), 미혼여성은 3명 증 1명도 안 되는 수가 꼭 있어야 한다고 응답하였다(28.4%). 미혼남성의 5명 중 1명에 가깝게 자녀가 없어도 무관하다고 응답하고(17.5%), 미혼여성의 3명중 1명이 자녀가 없어도 무관하다고 응답하였다(29.5%). 자녀에 대한 미혼여성과 미혼남성의 견해 차이를 알 수 있다.
더욱 관심 있게 들여다볼 것은 미혼여성과 남성이 자녀가 없어도 된다고 응답하는 이유이다. 미혼남성들은 자녀가 없어야 경제적으로 여유롭게 생활할 수 있고(40.2%), 부부만의 생활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30.1%) 자녀로 인해 자유롭지 못할 상황을 싫어한다(26.9%). 미혼여성의 경우의 견해는 약간 다른데 경제적으로 여유롭게 생활하기 위해서(36.2%), 부부만의 생활을 즐기고 싶어서(21.3%), 자녀가 있으면 자유롭지 못할 것이어서(32.0%)의 의견도 있지만 직장생활 유지를 희망하기 때문에(10.5%) 자녀가 필요 없다고 응답하고 있다.
사회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혼여성과 남성들의 결혼문제, 결혼한 커플들의 출산과 육아 문제에 관심을 갖는다. 특히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을 보면, 고용, 주거 등 결혼을 가능하게 하는 조건에도 관심을 둔다. 미혼남성의 86.9%, 미혼여성의 84.1%가 우리나라의 저출산현상이 심각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미혼남성의 53.0%, 미혼여성의 53.4%는 저출산 현상이 본인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저출산은 국가가 해결해야할 문제로 보고 개인의 생활과는 어느 정도 분리시킨다.
자녀에 대한 태도를 보면, 이제는 ‘자녀’ 출산으로 가족이 완성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과거보다 줄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자녀의 존재가 경제적 부담의 존재, 자유를 제한하는 존재, 부부중심의 생활을 저해하는 존재, 그리고 여성의 경우에 직장생활의 유지를 저해하는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녀가 부담의 존재로 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자녀의 출산과 육아를 국가와 사회가 지원해주지 않는다면 이 부담을 줄여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미혼남성의 96.4%, 미혼여성의 96.5%가 ‘국가’의 출산과 양육지원이 필요하다고 응답하였고, 미혼남성의 95.1%, 미혼여성의 96.1%가 ‘직장‘의 출산과 양육지원이 필요하다고 응답하였다.
미혼남녀에게 이상적 자녀수를 물었다. 미혼남성은 평균 1.96명, 미혼여성은 평균 1.98명으로 나타났다. 2015년 현재 1.24명의 합계출산율을 고려한다면 이러한 답변은 오히려 희망적 메시지처럼 느껴진다. 동시에 사회적 과제가 무엇인지를 알려준다. 국가는 출산과 육아에 관한 무거운 책임을 가져야 한다.
저출산 현상이 지속되면서 돌봄정책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고, 정책은 빠르게 성장하였다. 영유아무상보육정책이 대표적이고, 이외 대중적으로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집으로 보육교사 등을 파견해주는 아이돌보미사업이 있다. 고운맘카드라는 임산부 의료비 지원정책과 지방정부의 출산장려금 지원도 있다. 육아휴직급여는 고용보험가업자가 그 대상이 된다. 그런데 지금의 정책들이 앞서 살펴본 결혼, 가족, 자녀에 대한 사회의식의 변화를 얼마나 수용할 수 있을까?
사회적 대응의 가장 첫 번째 과제는 다양한 가족의 출현을 인정하고 수용하는 사회인식의 변화이다. 동거, 혼외출산, 다문화가족, 재결합 가족의 증가 등 미래에는 지금보다 더욱 다양한 가족의 특성들이 나타날 것이다.
둘째, 결혼외 출산이 증가하는 것을 수용하면서 보다 적극적인 출산지원정책을 할 필요가 있다. 한 해 낙태되는 수는 17만 건(2014년 기준)이다. 출생아 수 44만 명(2015년 기준)의 약 38%이다. 파악되지 않은 낙태 건 수도 많다. 낙태의 원인 중에는 사회적 편견이나 육아를 감당할 자신이 없어서 선택하는 경우도 있는 만큼, 최소한 편견이나 육아 문제로 낙태하는 일은 없도록 보호할 필요가 있다.
셋째, 다문화가족의 부모역할과 육아 지원이 더욱 확대될 필요가 있다. 다문화가족의 자녀에 대한 지원을 우리 사회의 중요한 문제로 인식하여야 한다. 현재 다문화가족의 자녀를 위한 일부 보육시설이 있지만 인프라와 전문인력이 충분하지는 않다.
넷째, 자녀 출산을 부담스러워하는 이유가 경제적 이유와 밀접히 관련이 있는 만큼, 육아비용 경감에 대한 기존 정책을 종합적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대표적인 영유아무상보육정책으로 보육시설을 이용하는 아동 1명 당 매월 22~43만원을 지원하고 있으며, 미이용아동에게는 가정양육수당으로 10~20만원을 지원한다. 그러나 각종 보육시설 추가비용 부담, 기타 육아비용 부담으로 여전히 육아비용을 효과적으로 경감시키지 못하고 있다.
다섯째, 육아에 대한 부모-사회-정부의 파트너십이 필요하다. 이제 육아는 부모-사회-국가의 공동의 책임이다. 부모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육아휴직, 부모교육 등), 가정에서도 함께 돌보는 육아(남성의 육아 참여), 기업에서의 가족친화적 기업 운영(육아휴직, 탄력 근무제, 차별 철폐 등), 다양한 국가적 지원이 포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한국인들의 결혼, 자녀, 가족 등에 대한 태도는 급변하고 있다. 우리사회의 아동돌봄정책은 이러한 변화에 주목하고 준비하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2.0명이라는 이들의 희망 자녀수와 함께 대한민국의 희망도 사라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1) 2016년 사회조사는 만 13세 이상 가구원 약 38,600명을 대상으로 조사기간 2016. 5. 18~ 6. 2 동안 조사된 내용을 집계한 것임. 조사시점은 2016년 5월 18일이 기준임.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질문의 응답자는 만19세 이상임.(통계청, 2016, ‘2016년 사회조사 결과’, 보도자료(2016.11.15.)
2) 통계청, 2016, “2016년 다문화 인구동태 통계” (보도자료 2016.11.16.).
3) 미혼남녀의 조작적 정의는 만20~44세 중 결혼하지 않은 자이다. 출산력에 대한 조사는 2015년이 실시되었다.(이삼식 외, 2015, [2015년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 실태조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4) 헤럴드경제, 2015, 9, 24, “낙태 한해에 17만 건…이듬해 신생아는 47만 명”
이숙진 | 한국여성재단 상임이사
가족은 사회를 이루는 가장 기본적인 단위인가. 통상적으로 가족은 개인이 태어나서 속한 가족(출신가족)과, 새롭게 구성한 가족(출산가족)으로 구분되어지곤 했다. 최근에 가족은 그 역할과 기능의 변화와 더불어 가족이 위기에 처해있다는 우려를 동반했다. 비혼과 이혼의 증가, 저출산과 고령화 그리고 가족이 수행했던 돌봄 역할의 부재 등 신사회 위험요소는 가족의 위기로 이해되는 사회문제였다. 그러나 가족의 역할과 가족 구조의 변화를 검토한 다수의 논의들은 가족 위기가 곧 부부와 자녀로 구성된 전통적인 핵가족의 감소에 대한 해석이었음을 확인하고 있다. 정상가족으로 여겨졌던 부부+자녀의 전통적 핵가족은 한부모가족, 재혼가족, 조손가족, 그리고 다문화가족 등 다양한 가족의 증가와 비혼, 미혼, 독거노인가구를 포함한 1인가구의 증가로 인해 보편적이거나 초역사적인 가족형태가 아님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핵가족의 위기가 곧 가족의 위기인 것처럼 불안해했지만 가족은 사라지지도 약화되지도 않았으며, 다양하게 변화하고 지속적으로 재생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세계의 모든 국가들에서 이와 같은 가족 다양화는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개인이 존재한다. 가족이 “정서적이고 물질적인 지지에 기반을 둔 둘 또는 그 이상의 사람들이 상호간에 기대를 갖고 그들의 삶의 유형과 관계없이 상호 책임감, 친밀감과 계속적인 보호를 주고받는 구성체”라는 기든스(Giddens)의 정의에 기초하자면 1인가구는 가족 개념에 부합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미 1인가구는 전체 가구 구성의 25%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대안적 가족형태로 자리 잡고 있다. 장래가구추계에 의하면 부부+자녀로 구성되는 가구가 2015년 전체 가구의 32.4%에서 2030년에 22.5%로 감소하며, 1인가구는 2015년 27.1%에서 2030년 32.7%로 증가한다.(표 참조) 가족의 규모를 나타내는 가구원수의 감소와 1인가구, 한부모 가구, 조손가구, 무자녀 가구, 그리고 비혈연가구도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표> 2030년까지의 가구유형 추계(단위: 가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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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
2020 |
2025 |
20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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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부부+자녀 1인가구 비친족가구 |
3,178,917 6,059,333 5,060,551 224,640 |
17.0 32.4 27.1 1.2 |
3,703,937 5,650,818 5,876,740 237,401 |
18.6 28.4 29.6 1.2 |
4,264,424 5,263,759 6,560,883 240,599 |
20.4 25.1 31.3 1.1 |
4,756,167 4,892,087 7091,247 232,375 |
21.9 22.5 32.7 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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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가구수 |
18,705,004 |
100.0 |
19,878,399 |
100.0 |
20,937,339 |
100.0 |
21,716,589 |
100.0 |
자료: 통계청(2010), 장래가구추계, 가구유형 및 가구원수별 가구에서 재구성.
1인가구의 증가로 인한 가족의 다양화는 가족을 단일한 욕구를 가진 하나의 단위로 보기보다는 가족의 내부 구성에 주목하도록 하며, 이는 가족을 구성하고 있는 개인들의 욕구와 생활의 변화가 결과적으로 가족의 형태와 구성을 변화시키고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다양한 개인들의 집합체로서의 가족 다양화는 가족을 사회의 기본 단위로 이해하는 것으로부터 가족 관계와 가족구성원의 지위에 대한 사회적 이해를 필요로 하는 부분이다. 각기 다른 가족 구성원의 지위에 기초한 사회정책의 설계는 곧 다양한 개인의 욕구를 반영하는 것이며, ‘가족’이라는 집합체의 이름으로 획일화될 수 없는 개인의 권리이기도 하다.
혈연, 결혼, 입양 등으로 이루어진 정서적, 경제적 단위로서의 가족은 다양화되고 있다. 특정한 가족형태가 정상적이거나 보편적이지 않다는 사실은 모든 가족들이 가족으로서 동등하며, 가족형태로 인해 불이익을 받지 않을 권리를 포함한다. 동시에 특정한 가족을 구성할 수 있는 개인들의 권리 역시 보장되어야 하며, 그렇게 구성된 가족이 다른 가족에 비해 불이익과 차별을 받지 않아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권리는 가족을 구성할 권리로부터 출발해서 다양한 가족상황, 혼인여부 혹은 이와 관계된 임신과 출산 등에서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포함한다.
외국의 차별금지 관련 법률들은 혼인여부(혹은 혼인상의 지위), 가족형태 혹은 가족상황으로 인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다. 우리의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제3항에서도 합리적 이유 없는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 사유로 ‘기혼·미혼·별거·이혼·사별·재혼·사실혼 등 혼인 여부, 임신 또는 출산, 가족 형태 또는 가족 상황’을 규정하고 있다. 법률적 구속력은 없으나 ‘가족형태 및 가족상황’이 의미하는 것은 ‘가족구성의 권리를 포함한 가족의 형태, 가족의 구성과정, 그리고 가족구성원 및 가족의 책임과 관련된 상황’을 말한다.

가족구성권 즉 가족을 구성할 권리는 ‘가족’이 부부 중심의 이성애 핵가족 이외의 가족을 구성할 권리를 포함한다. 캐나다 온타리오 인권법은 ‘가족상황(family status)’에 근거한 차별을 금지하면서, ‘가족상황’을 ‘부모 자녀관계가 되는’ 것으로 정의한다. ‘부모 자녀관계’의 형태는 매우 다양하다. 즉 ‘혈연이나 입양이 아니더라도 돌봄, 책임, 계약과 유사한 관계를 지닌 상황’을 포함하는 것이다. 그 사례로 (입양, 위탁, 의붓부모를 포함한) 자녀에 대한 부모의 돌봄, 장애를 가진 친족이나 부모에 대한 성인의 돌봄, 그리고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 트랜스젠더로 구성된 가족들’을 포함한다. 다양한 가족상황은 다양한 가족구성의 권리를 전제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경우 다양한 방식의 가족 구성 권리에 대한 법적 보호와 제도화를 위해 ‘생활동반자관계에 관한 법률’을 논의하고 있으나 입법 발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
다양화된 가족 형태는 가부장적 이성애중심의 가족형태 변화와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다. 비혼 혹은 미혼의 1인가구 증가는 전통적인 핵가족으로부터의 변화임과 동시에 남성 1인 가장의 생계부양과 그에 의존한 가족관계를 변화시킨다. 가장인 남성노동자의 임금에 가족원 모두의 생계를 의존했던 핵가족은 가부장의 경제적 권력을 극대화했고, 억압적인 가족관계는 물리적 폭력으로 가시화되기도 했다. 여성들은 무임의 가사와 육아노동이 자신의 노후를 보장하지 않으며, 일과 가족의 양립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슈퍼우먼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는 비혼을 택하거나 출산을 피한다. 가부장적 ‘가족’ 내부에 존재하는 불평등한 성별관계는 결혼의 지연 혹은 비혼, 이혼의 증가, 1인가구의 증가 등을 가져온 요인이기도 한 것이다.
출신가족을 제외하고 누구와 어떤 가족을 구성할 것인가는 가족구성원의 수와 무관하게 기본적 권리이다. 이는 1인가구와 생활동반자관계에 이르는 다양한 가족의 구성을 포함하는 것이며, 이들 가족들은 그 형태로 인하여 합리적 이유없는 차별을 받거나 배제되지 않아야 한다. 다양한 가족들에 대한 공적인 관계로서의 정책과 제도는 이를 고려해야 하며, 전통적인 핵가족만을 대상으로 한 정책은 재설계되어야 하는 것이다.
가족에 대한 정책적 접근, 즉 가족정책의 대상과 범주는 명확하지 않고 또 관점에 따라 매우 다양하기도 하다. 가족정책을 집행하는 행정부처인 여성가족부는 ‘가족정책은 가족구성원의 안정과 복지를 강화하고 가족생활과 관련된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하여 가족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정책’이라고 정의한다. 가족의 형태가 다양해지고 있으며 가족의 욕구 또한 가족구성원으로서의 개인에 기초하고 있다면 가족정책은 여성가족부에 제한된 행정일 수가 없다. 오히려 포괄적이기는 하나 ‘정부가 가족에 대해서, 가족을 위해 하는 모든 정책, 정부가 가족에게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모든 행위’로 정의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일 수도 있다. 한부모가족 혹은 다문화가족에 대한 정책만이 가족정책이 아닌 것이다. 1인가구와 한부모에 대한 주택정책, 일과 가족생활의 양립을 지원하는 노동정책, 임금소득이 없는 가족구성원의 노후소득보장정책, 돌봄을 필요로 하는 성인들간의 돌봄서비스 정책, 가족구성원들의 평등과 분배적 정의를 실현시킬 수 있는 조세정책 등등이 모두 가족에 관한 정책이며 가족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일 수 있을 것이다. 다양한 가족형태에 조응하는 정책은 모든 정책에서 ‘가족’을 고려할 것을 주문하고 있는 상황이다.
OECD 가족통계는 특정한 가족형태에 집중되어 있지 않다. 가족구조는 가족을 이루는 크기와 구성, 출산과 관련된 여러 가지 지표들, 혼인과 동반자의 관계(결혼, 이혼, 가족해체, 가족폭력 등)를 보여준다. 노동시장과 가족의 관계를 살펴보는 통계로 배우자 유무와 여성의 고용지위, 성별임금격차, 노동시간과 돌봄시간의 영역을 수집하고, 공공정책의 측면에서는 가족급여에 대한 공적 지출, 가족현금급여, 세제, 자녀부양, 아동보호 등을, 그리고 아동과 관련하여 건강, 빈곤, 교육, 사회참여 등의 통계적 변화를 담고 있다. 가족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적 범주가 적어도 출산, 돌봄, 노동, 사회서비스, 조세, 보건건강, 문화, 교육 등의 영역이 된다. 일례로 OECD 가족통계는 싱글맘의 고용률이 배우자가 있는 여성의 고용률보다 낮고, 경제위기시에 이는 더욱 감소한다는 흐름을 보여준다. 이와 같은 통계는 싱글맘의 자녀돌봄서비스, 고용지위, 일가정양립제도, 가족급여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싱글맘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작동하는 한국사회는 낮은 현금급여수준, 믿고 맡길 데 없는 보육서비스, 장시간 노동과 불안정한 고용지위 등이 복합적으로 작동한다. 즉 한부모의 경제활동참가율은 높으나 저소득 빈곤상태에 놓여 있게 되는데 이를 여성가족부의 행정을 통해 해결하려는 것은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저출산문제 역시 가족에 대한 새로운 담론과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 저출산정책으로 대표되는 보육정책은 2016년 현재 거의 14~15조에 달하는 정부재정이 보육과 유아교육에 투입되고 있지만 낮은 출산율에 큰 변화를 주지 못하고 있다. 청년들의 취업난과 결혼 지연, 여성들의 첫 자녀 출산연령증가 등이 있음에도 여전히 출산은 법률적 결혼관계만을 정상화시키고 있으며 주요 사회복지서비스 역시 이에 제한되고 있다.
OECD는 가족들이 변화하고 있다(Families are changing)는 현재진행형 수사를 통해 자녀가 없는 가족과 한부모 혹은 재혼 부모와 함께 생활하는 아동이 증가함을 보고했다. 가족을 구성하는 주요한 통로가 결혼이지만 결혼과 무관하게 자녀를 출산하여 가족을 구성하는 가구도 늘어나고 있다. 출산이 결혼가족 안에서 이루어지는 이전 세대와는 달리 OECD 국가의 평균 40% 정도는 혼인 외에서 출산이 일어나고 있으며, 예외적으로 한국과 일본 등이 매우 낮은 2-3% 수준이라는 통계는 무엇을 의미하는지 살펴보아야 한다(그림 참조). 결혼 밖의 출산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강고한 한국사회에서 결혼이 어려워지면 동시에 출산도 어려워지게 된다. 이에 대한 새로운 담론과 정책없이 전통적 핵가족의 환상을 유지하고 있다면 우리사회의 저출산 문제는 출구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림> 전체 출산 중 혼인외 출산 비중(2014년부터 최근)

가족형태의 다양화와 크기의 변화는 주택공급에서의 정책적 변화도 요구한다. 2015년 현재 전체 아파트는 약 923만호에 이른다. 이 가운데 40제곱미터 이하의 아파트는 약8만3천여 가구로 전체 아파트의 약9% 수준이다. 이미 1인가구가 전체가구의 25%를 넘는 상황에서 주택공급 규모는 1인가구의 주거수요를 감안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는 1인노인가구의 증가와도 연관된다. 노인의 일상생활적 특성을 감안한 주거형태와 돌봄서비스 정책, 그리고 평균수명이 늘어남과 동시에 남성노인의 일상적 재생산노동에 대한 사회적지지 및 교육체계도 가족정책이 고려해야 할 영역이 되었다. 전통적 가족이 부모세대에 대한 자녀들의 부양을 통해 노후가 보장되었다면 다양화된 가족형태는 이와 같은 가족의 역할이 지지되지 않고 있다. 1인 노인가구는 증가하지만 자녀세대는 자신들의 생계유지와 미래세대에 대한 투자에 집중한다. 사회보장의 주요한 기능인 노후소득보장은 특히 미가입자이거나 연금가입기간이 짧은 전업주부 혹은 비정규직 여성들의 노후불안을 가속화시킨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국민연금제도 역시 가족구조와 변화와 가족의 역할 변화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대표적인 가족정책인 일과 가족의 양립 역시 보다 거시적 의제인 노동시간 단축과 성별분업의 변화와 함께 논의될 때 가족구성원으로서의 개인의 욕구를 고려할 수 있다. 장시간 노동이 유지되는 과로사회에서 가족생활은 부차적이거나 무시해도 되는 영역으로 취급될 수밖에 없으며, 혹여 노동시간 단축이 이루어지더라도 일과 가족의 양립이 여성만의 일로 여겨질 때 여전히 이중노동의 전담자는 여성의 몫이 될 것이며, 이는 불평등한 가족관계를 재생산하게 될 것이다.
가족구성원인 개인의 지위에 근거한 세제와 사회보장 수급방식은 여성의 고용률 변화와 연계되어야 하며, 더불어 돌봄의 가치를 어떻게 가시화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 수준도 고려되어야 할 지점이다. 여성의 임금노동자화와 무임의 돌봄노동에 대한 가치화가 동전의 양면으로 작동하는 사회구조에서 가족구성원으로서의 여성은 늘 가장 복합적인 문제의 담지자가 되고 있다. 보다 평등한 사회로의 전환은 가족형태의 다양화와 평등한 성별관계를 전제하지 않고는 성취될 수 없으며, 이에 조응하는 사회정책적 대응이 사회복지 영역에서 우선되어야한다.
[2018 에코페미니스트들의 컨퍼런스②] 낙태죄와 저출산
지난 10월 11일 여성과 자연에 가해지는 억압과 교차성에 대해 논의하고 에코페미니즘의 관점에서 상생과 공존의 가치를 전하는 2018 에코페미니스트들의 컨퍼런스가 열렸습니다. 200명의 참가자와 함께했던 뜨거운 현장과 연사들의 강의를 가감없이 소개합니다.
현재 한국은 ‘형법 269조 이하, 부녀가 약물, 기타 방법으로 낙태를 할 때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를 통해 낙태를 범죄화하고 있다.
지난 9월 28일 ‘안전하고 합법적인 임신중지를 위한 국제 행동의 날’을 맞아 청계천, 보신각 등 종로 일대에서는 낙태죄 폐지를 촉구하는 시위가 진행됐다. 지난해 11월 ‘낙태죄 폐지와 자연유산 유도약(미프진) 합법화 및 도입’을 요구하는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이 23만 명을 넘은 데 이어, 각계에서 낙태죄 폐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조국 대통령 민정수석비서관이 낙태죄 폐지에 대한 입장을 밝혔지만 구체적으로 진전된 사항은 없으며, 2월에 제기된 헌법 소원의 결정도 미뤄지고 있다.
이에 ‘모두를 위한 낙태죄 폐지 공동행동’에서 활동하고 있는 성과재생산포럼의 기획위원 이유림 씨를 통해 낙태죄와 저출산 정책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그는 이것이 낙태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낙태죄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을 강조했다.
“저는 페미니스트인데(또는 저는 진보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낙태만은 동의할 수 없다’는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그게 자신의 윤리로든, 종교적인 이유로든 어떠한 이유로든 말입니다. 여성이 임신을 중지할 수 있는 권리나 판단에 대해서는 굉장히 다양한 맥락이 존재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여성이 임신을 중지했다는 것을 국가가 그 윤리의 담지자가 되어서 심판하고 범죄화하고 응징하고 처벌하는 낙태죄에 동의하는 진보적인 사람이나 페미니스트는 있을 수 없습니다.”
이것은 죄에 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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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낙태죄 폐지를 요구하는 검은시위 장면 | |
| ⓒ 이유림 | |
“국가는 1973년 ‘가족계획사업의 일환으로 비상국무회의를 열어 모자보건법을 제정하고 인공임신중절을 장려하며 지원했습니다. 지금은 ‘저출산’이라며 ‘낙태를 강력하게 처벌하겠다’하고 ‘출산주도 성장’을 하겠다고 합니다. 낙태죄를 논의하는 자리에 이처럼 뻔뻔한 이야기를 하는 국가는 빠져있습니다. 낙태가 죄라면 범인은 국가입니다.
2010년 부산의 조산원에서 임신 6주차 여성의 요청에 따라 인공임신중절 시술을 시행해 기소된 조산사가 형법 270조 이하에 대한 민· 형사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해당 사건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판결문에는 ‘차익인 인구의 자기 결정권은 태아의 생명권 보호라는 공익에 대하여 중하지 않다’고 나와 있습니다. 이 문구만 보면 국가가 평등하고 중립적으로 윤리의 수호자가 되어 태아의 생명권을 공익적으로 보호하고 있는 듯합니다.
그러나 이 판결문의 바로 윗줄에는 ‘나아가 입법자는 일정한 우생학적 유전적 정신장애나 신체질환이 있는 경우와 같이 예외적인 경우에는 임신 6주차 이내에 낙태를 허용하고 있다’고 나와있습니다. 우생학적이라는 단어는 무엇을 의미하나요? 장애 여성들은 임신해 산부인과에 가면 의사에게 ‘낙태할 거죠?’란 말을 듣습니다. 한국은 형법에서 모체가 장애를 가진 경우 임신을 중지할 것을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족계획, 낙태죄… 국가의 이중잣대
정부는 경제성장을 위해 인구증가를 억제시켜야 한다고 판단했고, 이에 1962년부터 ‘가족계획사업’이 시행되게 된다. ‘가족계획사업’은 ‘알맞게 낳아 훌륭하게 기르자’는 목표를 가지고 ‘산아제한’ 등 출생률 억제를 위한 인구조절 정책을 진행했다. 이에 ‘가족계획위원회’를 양성하는 한편, 할당량을 부여해 루프 등 영구피임시술과 낙태를 진행하는 ‘낙태 버스’를 운영하기도 했다. 영구피임시술 받는 것을 조건으로 아파트 분양권을 주기도 했다.
반면, 장애, 정신질환 등을 가진 사람들은 우생학을 기초로 한 강제불임수술을 당했다. 의사의 판단 하에 ‘공익상 불임시술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경우’에는 당사자의 동의 없이 영구적인 피임시술이나 단종 정책을 시행했다. 이같은 강제불임수술은 1999년 법이 개정되기 전까지 계속됐다. 그러나 모자보건법 14조에는 여전히 우생학적 사유를 명시하고 있다.
“가족계획사업은 장애인이 없는 국가, 가난한 가족이 아이를 낳지 않는 국가 등 국가의 경제성장을 위해 실천노동을 할 수 있는 인구를 장려하기 위한 산아제한 정책, 즉 인구정치였습니다. 지금은 생명이라는 공익을 보호한다고 말하지만, 과거에는 ‘낙태버스를 운영하는 등 전 세계의 국제개발처 자금을 받아 가족계획위원회를 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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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는 가족계획사업의 일환으로 “낙태 버스”를 운영했다 | |
| ⓒ 이유림 | |
여성들은 국가에 의해서 안전하지 못한 피임기구를 수술받고 배꼽수술을 받고 낙태를 장려받아야 했습니다. 모자보건법은 국가가 여성의 몸과 재생산을 가장 도구적으로 간주해왔던 치욕의 역사가 담겨있는 기록입니다.
이러한 이야기는 단순히 과거의 이야기일까요? 낙태죄를 폐지하지도 그렇다고 단속하지도 않고 있는 국가의 입장은 단순한 무능력이 아닙니다. 이는 굉장히 이중적인 잣대를 통한 인구 정치입니다. 낙태죄와 모자보건법은 지금 이 순간에도 여성의 건강권과 인권을 억압하고 있습니다. ‘누구의 재생산은 바람직하고 누구의 재생산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내용을 국가가 선별하고 있습니다.
이 한국 사회 안에서 어떠한 사회경제적인 조건을 내면한 이 여성에 대해서는 그 임신이 출산으로 이뤄지지 않고 다른 방식으로 해결되기를 기대하는 분명한 재생산의 정치가 작동하고 있습니다. 국가는 이런 사회적인 조건들을 바로잡지 않고 그저 임신을 중단하는 행위를 하는 여성들을 비난하는 것을 묵인합니다. 이 책임을 전적으로 여성의 상태, 태아의 생명권 같은 구도로 이야기를 하면서 국가의 책임을 방조하고 있습니다.”
생명의 존엄은 누가 훼손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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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족계획사업의 장면들 | |
| ⓒ 이유림 | |
“2016년 한국의 유배우 출산율은 2.23명으로 추정되며(출처 :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이는 결코 낮은 편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왜 합계 출산율은 낮을까요? 한국 사회에서 결혼이라는 제도 밖에서, 나아가 ‘정상가족’이라는 테두리 밖에서 출산/양육하는 일이 매우 힘들기 때문입니다. 국가와 사회의 지원은 부족할 것이고, 이 상황에서 벌어지는 불평등과 차별을 묵인할 것이니까요.
인권의 가치, 민주주의적 가치 안에서 저출산 정책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요? 이성애에 기반한 결혼/출산으로 이루어진 ‘정상가족’ 밖의 임신과 출산이 차별받지 않을 수 있도록 다양한 결합과 가족을 장려하고 지원하는 것, 그리고 한국 사회에서 태어난 누구라도 부모의 국적, 이주상태와 관련 없이 보호받고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국가가 보호하지 않는 생명은 무엇인가?’ 이 질문은 여성이 답할 질문이 아닙니다.
재생산의 영역에서 누구는 낳아도 된다고 하고, 누구는 안된다 하고, 그때는 낳지 말라하고, 지금은 다시 낳으라 하며 지시하고, 생명을 관리한 국가가 답해야 합니다.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판단으로 비난받는 여성이 있고, 아이를 낳겠다는 판단으로 비난받는 여성이 있습니다. 임신과 출산에 대해 국가가 혜택을 주는 중산층 가족이 있고, 국가가 혜택을 박탈하고 법적/제도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가족들이 있습니다. 어떤 아이는 국가의 미래라고 여겨지지만, 어떤 아이는 국가의 사회와 자본을 갉아먹을 것이라고 여겨집니다.
생명을 선별하고 생명의 존엄을 훼손하고 있는 것은 여성이 아닙니다. 그 뒤에 숨어서 이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채 존재를 선별하고 싶고 생명을 선별하고 싶은 국가의 욕망, 재생산 정치의 구조가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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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낙태죄 폐지를 요구하는 “검은 시위”의 피켓 | |
| ⓒ 이유림 | |
“낙태죄는 국가가 생명이라는 존엄한 공익적인 가치를 수호해야 하기 때문에 유지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때도 지금도 낙태죄라는 제도는 국가주도의 인구 정치, 출산통제를 할 수 있는 도구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낙태죄를 폐지한다는 것은 그간 여성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방치해온 국가의 기만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여성이 인공임신중절수술을 보장받는다는 것, 임신에 있어서 자신의 판단을 존중 받는다는 것은 단순히 ‘자기 결정권’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여성의 몸을 빌미로 국가가 원하는 인구와 그렇지 않은 인구를 선별하고 통제 해왔던 역사를 심판대에 올릴 것 입니다. 인간의 재생산에 대한 국가와 사회의 책임을 정면으로 질문할 것입니다”
이어 이유림 씨는 ‘인구정치 안에서 통제되고 관리되는 삶을 넘어 자율성과 권한을 바탕으로 이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모든 이들이 자신의 삶을 살 수 있도록 실질적인 권한을 만드는 일’이 바로 낙태죄 폐지에서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CNA 출산율 절벽의 한국, 일하는 여성의 가혹한 현실부터 해결해야 – 한국 출산율, 2018년 3/4분기 0. 95로 하향 – 결혼한 성인 고용율 남성 82%, 여성 53%에 불과 – 정부의 출산정책, 직장 내 성차별과 여성의 이중부담에 초점 맞춰야 Channel NewsAsia가, No place for a mother’: South Korea battles to raise birth rate (‘엄마들이 설 곳이 없다’: 출산율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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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3/28) 윤석열 정부는 「저출산·고령사회 정책 과제 및 추진 방향」을 내놓았다. 윤 정부는 그간의 저출산·고령사회 대응 정책을 불명확한 목표 설정, 실수요자 요구 반영이 부족한 정책으로 평가하며 명확한 목표를 설정하고, 과학적 근거와 정책추진 평가를 통해 저출산 관련성, 효과성, 정책 요구도를 고려해 국민이 체감하는 과제를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윤 정부의 이번 저출산 정책 추진 방향을 자세히 살펴보면 ‘결혼·출산·양육이 행복한 선택이 될 수 있는 사회 환경 조성’이라는 목표 또한 여전히 추상적이며, 정책 내용도 노동시간 단축, 불평등 해소 등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문제 해결 방안은 부재한 채 기존에 발표된 정책의 미세한 조정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고령사회 정책도 마찬가지로 이행 계획 없이 선언적인 정책과 공허한 목표만이 나열되어 있고, 공공의 책임성은 찾아볼 수 없다. 이런 수준의 정책으로 가속화되는 저출산·고령사회에 대응할 수 없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는 윤석열 정부의 안일한 정책 설계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보다 근본적이고 구체적인 저출산·고령사회 대응 정책 마련을 촉구한다.
정부는 저출산 심화의 중요한 원인으로 일과 육아 병행 어려움과 고용 불안, 경제적 여건을 꼽았다. 불안정하고 장시간 노동 환경이 저출산을 야기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근본적 해결 방안 제시는커녕 노동시장을 개혁하겠다며 주당 최장 69시간(주 7일 기준 80.5시간) 노동시간 개편안을 발표했다. 진정으로 저출산 문제 해결 의지가 있는지 의심되는 대목이다. 또한 사회 서비스 질 제고를 위해 필수적인 돌봄 노동자의 처우 개선 계획도 확인할 수 없다. 노동 환경 개선과 노동시장과의 정합성을 고려한 정책 설계가 우선되어야 한다. 그래야 양육 지원 정책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지난 정부 시기에 발표된 제4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에서 주요한 목표 가운데 하나로 설정한 성평등의 의제가 이번 발표에서 사라진 점도 주목해야 한다. 10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초저출생이라는 심각한 인구문제의 해결을 위해 전사회적인 성평등의 실현이 필수적이라는 데에 사회적 공감대가 마련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발표된 과제와 추진 방향에 성평등이라는 단어는 단 한차례도 등장하지 않는다. 제시된 일부 정책 과제들의 경우 성평등 사회 구현이라는 큰 틀의 합의에 기반한 접근이 필수적임에도 불구하고 기존 정책의 미시적 조정에 집중할 뿐 성평등 사회의 구현이라는 더 큰 사회적 문제 해결을 애써 외면하고 있다.
저출산 정책에 이어 고령사회 정책도 부실하기 그지 없다. OECD국가 중 압도적 1위를 달리는 노인빈곤율 문제는 일절 언급도 없이 기존 정책을 살짝 다듬어 내놓았을 뿐이다. 재가돌봄서비스 확충과 의료·돌봄 공급의 지역 격차 해소는 당연히 필요하지만 정부가 지역사회통합돌봄 시범사업 예산을 축소해놓고 어떻게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것인지 의문이다. 재고용·정년 연장 등 계속고용 제도를 논의할 필요는 있지만, 현재 법적으로 정년제도 운영현황 제출 의무가 300명 이상 사업장에만 적용되는 현실을 고려하면 이는 안정적인 대기업 노동자에게만 해당될 뿐 불안정 노동자, 특히 여성 노동자는 혜택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또한 노인 연령 상향 조정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하지만 노인 기준연령은 기초연금 등 다양한 노인복지서비스 대상자 연령에 연동되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이는 노인복지서비스에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적 보완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나라는 불명예스럽게도 10년 동안 세계 최저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고령화 비율 연평균 증가율은 OECD에서 가장 빠르다. 이러한 위기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저출산·고령사회 문제 대응을 위한 혁신적 개혁 방안도, 거시적인 방향성도 제시하지도 못했다. 문제 해결은 고사하고 저출산·고령화 문제에 대한 부족한 이해와 철학으로 설계된 제도들이 도리어 만연한 불평등을 심화할 여지가 농후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정책이 수요 부분에 과잉규정되어 공급에 대한 정책 개입 방안이나 공공성 제고 방안은 찾아볼 수 없는 것도 문제이다. 또, 윤석열 정부가 가지고 있는 노동시장 유연화와 복지 예산 축소 기조와도 모순되는 정책을 어떻게 추진해 나갈 것인지 의문이다. 무엇보다 구체적인 실현 방안 없이 선언적이기만 한 정책들에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정부는 보다 거시적이고 성평등한 관점에서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바라보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나라는 곧장 인구 소멸의 길로 나아가게 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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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3/28) 윤석열 정부는 「저출산ㆍ고령사회 정책 과제 및 추진 방향」을 내놓았다. 윤 정부는 그간의 저출산ㆍ고령사회 대응 정책을 불명확한 목표 설정, 실수요자 요구 반영이 부족한 정책으로 평가하며 명확한 목표를 설정하고, 과학적 근거와 정책추진 평가를 통해 저출산 관련성, 효과성, 정책 요구도를 고려해 국민이 체감하는 과제를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윤 정부의 이번 저출산 정책 추진 방향을 자세히 살펴보면 ‘결혼ㆍ출산ㆍ양육이 행복한 선택이 될 수 있는 사회 환경 조성’이라는 목표 또한 여전히 추상적이며, 정책 내용도 노동시간 단축, 불평등 해소 등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문제 해결 방안은 부재한 채 기존에 발표된 정책의 미세한 조정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고령사회 정책도 마찬가지로 이행 계획 없이 선언적인 정책과 공허한 목표만이 나열되어 있고, 공공의 책임성은 찾아볼 수 없다. 이런 수준의 정책으로 가속화되는 저출산ㆍ고령사회에 대응할 수 없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는 윤석열 정부의 안일한 정책 설계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보다 근본적이고 구체적인 저출산ㆍ고령사회 대응 정책 마련을 촉구한다.
정부는 저출산 심화의 중요한 원인으로 일과 육아 병행 어려움과 고용 불안, 경제적 여건을 꼽았다. 불안정하고 장시간 노동 환경이 저출산을 야기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근본적 해결 방안 제시는커녕 노동시장을 개혁하겠다며 주당 최장 69시간(주 7일 기준 80.5시간) 노동시간 개편안을 발표했다. 진정으로 저출산 문제 해결 의지가 있는지 의심되는 대목이다. 또한 사회 서비스 질 제고를 위해 필수적인 돌봄 노동자의 처우 개선 계획도 확인할 수 없다. 노동 환경 개선과 노동시장과의 정합성을 고려한 정책 설계가 우선되어야 한다. 그래야 양육 지원 정책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지난 정부 시기에 발표된 제4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에서 주요한 목표 가운데 하나로 설정한 성평등의 의제가 이번 발표에서 사라진 점도 주목해야 한다. 10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초저출생이라는 심각한 인구문제의 해결을 위해 전사회적인 성평등의 실현이 필수적이라는 데에 사회적 공감대가 마련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발표된 과제와 추진 방향에 성평등이라는 단어는 단 한차례도 등장하지 않는다. 제시된 일부 정책 과제들의 경우 성평등 사회 구현이라는 큰 틀의 합의에 기반한 접근이 필수적임에도 불구하고 기존 정책의 미시적 조정에 집중할 뿐 성평등 사회의 구현이라는 더 큰 사회적 문제 해결을 애써 외면하고 있다.
저출산 정책에 이어 고령사회 정책도 부실하기 그지 없다. OECD국가 중 압도적 1위를 달리는 노인빈곤율 문제는 일절 언급도 없이 기존 정책을 살짝 다듬어 내놓았을 뿐이다. 재가돌봄서비스 확충과 의료ㆍ돌봄 공급의 지역 격차 해소는 당연히 필요하지만 정부가 지역사회통합돌봄 시범사업 예산을 축소해놓고 어떻게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것인지 의문이다. 재고용ㆍ정년 연장 등 계속고용 제도를 논의할 필요는 있지만, 현재 법적으로 정년제도 운영현황 제출 의무가 300명 이상 사업장에만 적용되는 현실을 고려하면 이는 안정적인 대기업 노동자에게만 해당될 뿐 불안정 노동자, 특히 여성 노동자는 혜택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또한 노인 연령 상향 조정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하지만 노인 기준연령은 기초연금 등 다양한 노인복지서비스 대상자 연령에 연동되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이는 노인복지서비스에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적 보완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나라는 불명예스럽게도 10년 동안 세계 최저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고령화 비율 연평균 증가율은 OECD에서 가장 빠르다. 이러한 위기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저출산ㆍ고령사회 문제 대응을 위한 혁신적 개혁 방안도, 거시적인 방향성도 제시하지도 못했다. 문제 해결은 고사하고 저출산ㆍ고령화 문제에 대한 부족한 이해와 철학으로 설계된 제도들이 도리어 만연한 불평등을 심화할 여지가 농후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정책이 수요 부분에 과잉규정되어 공급에 대한 정책 개입 방안이나 공공성 제고 방안은 찾아볼 수 없는 것도 문제이다. 또, 윤석열 정부가 가지고 있는 노동시장 유연화와 복지 예산 축소 기조와도 모순되는 정책을 어떻게 추진해 나갈 것인지 의문이다. 무엇보다 구체적인 실현 방안 없이 선언적이기만 한 정책들에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정부는 보다 거시적이고 성평등한 관점에서 저출산ㆍ고령화 문제를 바라보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나라는 곧장 인구 소멸의 길로 나아가게 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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