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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RCEP 무역협상이 사람과 환경을 위협하는 5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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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RCEP 무역협상이 사람과 환경을 위협하는 5가지 이유

익명 (미확인) | 수, 2017/10/18- 21:07

이달 17일부터 28일까지 인천 송도에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egional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 RCEP) 제20차 협상이 진행 중이다. 그리고 이는 수십억 명의 삶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

[caption id="attachment_184367" align="aligncenter" width="640"]이달 17일부터 28일까지 인천 송도에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egional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 RCEP) 제20차 협상이 진행 중이다. 그리고 이는 수십억 명의 삶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이달 17일부터 28일까지 인천 송도에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egional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 RCEP) 제20차 협상이 진행 중이다. 그리고 이는 수십억 명의 삶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caption] 현재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16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메가 자유무역협정(FTA)인 ‘RCEP’는 공식적으로 "현대적이고 포괄적이며 높은 수준의 상호호혜적인 경제적 합의"를 도출하는 것을 목표로 2018년에 최종 타결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민주적인 감시체계가 결여된 채 막후에서 비공개로 진행되는 이 협상은 공익보다는 기업의 이윤을 앞세운 결과를 내놓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RCEP는 기업에 환경 관련 법규를 포함해 국내법을 우회할 수도, 정부 정책이 기업의 이익에 반한다면 국가를 상대로 고소할 수도 있는 권리를 부여한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10개국과 한국, 중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인도 총 16개국이 참여하는 RCEP는 전 세계 절반 이상에 육박하는 사람들의 건강, 생계, 복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된다. 다른 무역협정과 마찬가지로 무역 및 투자 자유화, 지적 재산권, 서비스, 경쟁정책에 중점을 두고 정부가 경제를 규제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협상 전반이 비공개로 진행되어 정보가 제한적이지만, 유출된 문서를 통해 RCEP가 사람과 지구에 미칠 수 있는 다섯 가지 주요한 위협을 확인할 수 있다. 첫째, 기업이 제기하는 불투명한 분쟁에 휘말리다 RCEP가 체결된다면 기업은 국내 사법제도를 우회하고 정부를 국제 중재에 회부할 수 있는 독점권을 얻게 된다. 투자자들은 이미 RCEP 협상국을 상대로 국제중재기관에 50건의 중재를 요청했으며 이에 따른 총 배상금은 최소 310억 달러(약 40조 원)에 달한다. 인도는 기업에 부과한 세금 때문에, 호주는 공중 보건법을 제정해서, 인도네시아는 해로운 광산사업을 중단했다는 이유로 각국의 정부가 기업으로부터 피소를 당했다(관련 보고서 보러 가기). 인도네시아의 정부는 세계적인 시멘트 기업 시멕스(Cemex)가 자국의 기업을 인수하는 것을 막았고, 이로 인해 시멕스에 인도네시아 교사 38,593명의 1년 치 급여와 맞먹는 3억 3700만 달러(약 3800억 원)를 지급해야 했다. 전체 중재 사건 중 1/3 이상이 환경과 관련된 법률을 겨냥하고 있다. RCEP는 이러한 경향을 가중하고 납세자들이 내는 세금을 위협하는 시스템을 더욱 공고히 할 것이다. 둘째, 사회 및 환경 보호 관련 규제를 약화시키는 "바닥을 향한 경쟁(race to the bottom)"을 가속하다 유출된 문서에 따르면 RCEP는 기업이 환경을 보호하고 노동기준을 준수하게 할 구속력 있는 조치는 없는 반면 오히려 정부의 규제 능력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회와 환경을 보호하는데 수많은 정치·경제적 요인이 거론되는 한편 기업의 무역거래가 이에 끼치는 악영향을 입증할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보고서에서 "자본자유화가 소득 불평등을 키운다"라고 밝혔다. 148개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한 국가의 노동권 축소가 다른 국가의 노동기준을 낮추는 상관관계가 있음을 밝혔으며 이는 "바닥을 향한 경쟁(race to the bottom)에 대한 분명한 증거"이다. 또한,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환경보호에 관한 지속가능한 정책을 후퇴시킨다. 셋째, 기후변화를 악화시키다   기후변화의 영향이 점점 가시화되는 가운데 사회적으로 통제 가능한 지역기반의 재생에너지에 초점을 둔 경제체제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하지만 RCEP는 수출 통제 제한을 목표로 관세 및 수입세를 90%까지 인하하여 더러운 화석연료에 대한 자유 무역을 증가시킬 것이다. 협상의 근간이 되는 이윤 주도의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를 고려하면, 탄소를 많이 배출하며 생산된 제품에 대한 제재는 이루지지 않을 것이다. 결국, RCEP는 ‘무역장벽’이라는 오명을 씌워 각국의 정부가 수립한 기후·환경 친화적인 에너지 정책을 뒤흔들 것이다. 친환경 교통 시스템과 기술을 지원하기 위한 규제와 이니셔티브가 없다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해운과 항공 수송으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 또한 증가할 것이다. 세계무역기구(WTO)는 "경제활동을 증가시키는 더욱 자유로운 무역은 이산화탄소 배출을 증가시킨다"라고 주장했다. 넷째, 기업의 농업 지배력 증대하다 소규모 농민은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아시아태평양의 많은 지역을 먹여 살린다. 그러나 RCEP는 기업형 농업을 지지함으로써 소농중심의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협한다. 일례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으로 값싼 미국 농산품이 멕시코 시장에 물밀 듯이 밀려들어 왔고, 이로 인해 1993년에서 2005년 사이 100만 명의 농민이 생계를 잃었다. RCEP로 인해 소규모 농민 수백만 명이 이와 유사한 형태의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RCEP의 투자, 서비스 관련 분야는 토지수탈(land grabbing)을 밀어붙이는 기업에 농경지에 대한 해외 투자의 길을 열어줄 것이다. 일부 국가는 RCEP에 국제식물신품종보호동맹(UPOV)의 협약을 채택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 협약은 농민들이 특정 씨앗을 저장하고 공유할 수 있는 권리를 침해하는 등 식량주권을 위협하는 종자 특허 체계이다. 다섯째, 의약품 가격 상승으로 서민의 삶을 위협하다 일반 시민이 합리적인 가격으로 의료 서비스에 접근하도록 보장하는 것은 인권 실현과 UN 지속가능한 개발목표(SDGs) 달성에 있어 핵심적인 요소이다. 그러나 유출된 RCEP 협상의 지적재산권 분야 초안을 보면 일본과 한국 정부가 현행 20년인 특허보호 기간을 그 이상으로 연장해 특허 독점을 확대하는 규정을 추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이러한 조치가 "환자들의 저렴한 제네릭 의약품 사용을 막으며 의약품 가격 상승을 위한 압력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잠재적으로 수백만 명의 사람이 생명을 구할 의약품에 접근하는 것을 차단할 수 있다. 따라서 RCEP과 같은 무역협정은 지속가능한 방식의 새로운 체제로 교체되어야 한다. 이 새로운 체제는 협력기반의 공정거래 네트워크를 지원하고, 양질의 일자리, 인권, 식량주권을 보장하며 보다 책임있는 환경정책을 포함해야 한다.  

글: 지구의 벗 국제본부 경제정의 프로그램 코디네이터 샘 코사 길버트(Sam Cossar-Gilbert)

번역 및 편집: 환경운동연합 국제연대팀 김혜린 활동가

※이 글은 <The Diplomat>에도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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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시대, 산불정책 현황과 진단 토론회]

[기후위기시대, 산불정책 현황과 진단 토론회]

2022년 경북.강원 대형산불 1년을 말하다

2022년 3월 4일 경북 울진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원 삼척까지 확산하고, 3월 5일 강릉 옥계에서 발생한 산불은 동해까지 확산하여 전체 피해면적 24,319ha(서울면적 약 40%, 여의도 면적 82배)로 최대 피해가 발생한지 어느덧 1년이 지났습니다. 한국환경회의는 경북 강원 산불 1년을 돌아보고, 산불에 대한 산림정책을 진단, 향후 발전방을 모색하는 토론회를 개최하고자 합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일시: 2023년 3월 23일(목) 14:00-16:30 장소: 산림비전센터 대회의실(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회대로 62길 9) [발제] - 기조발제: 기후위기시대, 우리숲의 미래 (공우석/기후변화생태계연구소 CCEI 연구소장) - 발제: 경북강원산불 1년, 진단과 과제 (최승희/생명의숲 사무처장) [지정토론] - 김종근(산림청 산림자원과장) - 이상하(울진군 산림경영팀장) - 박필선(서울대학교 교수) - 임주훈(한국산림복원협회 회장) - 맹지연(환경운동연합 전문위원) - 윤도현(강원영동생명의숲 사무국장)
수, 2023/03/15-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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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은 윤석열 정부의 기후위기 대응 포기 선언이다.

오늘 정부의 ‘제1차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이하 탄기본)’ 정부안이 발표되었다. 처음으로 수립되는 기후위기 대응의 최상위 법정 계획이지만 사실상 우리 정부의 기후위기 대응 포기 선언과 마찬가지다. 우선 탄기본은 법률에 따라 20년의 계획 기간을 가지고 수립되어야 하는데, 이번 정부안은 지난 정부에서 수립되었던 2030 온실가스 감축목표(2030 NDC)를 일부 수정한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정부가 법을 어기고 10여 년의 대응 계획을 통째로 포기해버린 것이다. 2030 NDC 수정 역시 기후정의에 정면으로 위배된다. 정부 수정의 골자는 산업부문 감축 부담을 줄여주고 그만큼을 핵발전과 국외감축으로 상쇄하겠다는 것이다. 기존 NDC에서도 전환, 수송 등 타 부문이 27%~46%까지 감축하는 동안 산업부문은 14.5%만 감축할 정도로 느슨한 책임을 지고 있었다. 산업부문 배출량은 2018년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의 35%를 차지하는 최대 배출원 중 하나임에도 가장 적은 감축량을 할당받았던 것이다. 오히려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잔여 탄소 예산 등 국제 동향을 고려하여, 오염자부담의 원칙에 입각해 산업부문 감축량이 상향되었어야 한다. 재생에너지 비중을 낮추고 원전 비중을 높이는 계획 역시 무리하고 부정의하긴 마찬가지다. NDC 수정안은 기존 NDC보다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목표를 10% 가까이 낮추고, 수명이 만료된 원전을 계속 운전하려는 계획이다.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통해 감축에 기여할 것처럼 설명하고 있지만 해당 신규 원전은 2030년까지 완공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한 공수표에 불과하다. 시민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노후 원전을 무리하게 계속 가동하고, 처리 방법이 없는 고준위 핵폐기물을 발생시키겠다는 계획이 기후위기 대응 기조일 수 없음은 분명하다. 전환 부문에서의 추가감축은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중단과 노후 석탄발전소 조기 폐쇄, 이어 재생에너지의 과감한 확대를 통해 더 확실하게 할 수 있다. 20일 발표된 ‘IPCC 6차 종합 보고서’도 10년 이내의 적극적 감축 노력을 촉구하고 있고, 몇 년째 국제 기후 과학계 또한 한국의 석탄발전 퇴출 시점을 2030년 이전으로 권고하고 있다. NDC 수정은 그런 과감한 기후위기 대응을 골자로, 화석연료의 퇴출과 재생에너지 비중의 확대를 계획 하는 것이었어야 한다. 정부의 이번 발표는 기후위기 대응 계획이라고 볼 수 없다. 도리어 다배출 기업과 핵산업계의 이해관계만 대변하며 감축 노력을 최소화하려는 반기후·반환경 정부의 민낯을 여실히 드러냈다. 사실상 기후위기 대응 포기 선언이다. 계획 기간·수립 기한도 다 어긴 불법·밀실 기본계획이자, 기후정의·탄소예산도 모두 내팽개친 부정의한 기본계획을 인정할 수 없다. 점점 시급해지는 기후위기 상황에 맞서, 탄소 예산에 입각한 적극적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수립되어야 한다. 또한 2050 탄소중립 시점까지의 구체적 감축 경로와 감축 수단을 갖춘 진짜 ‘계획’이 필요하다.  
2023.03.21
환경운동연합
화, 2023/03/21-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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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운동연합 30주년 창립행사 초청장]

2023년 4월 2일은 광주, 대구, 마산·창원, 목포, 부산, 서울, 울산, 진주에서 활동하던

8개 환경단체가 환경운동연합을 창립한지 30년이 되는 날입니다.

엄혹하던 80년대부터 생명보호를 위한 헌신의 길에 함께 했던 회원, 활동가, 임원들을 모시고

함께 하는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과거와 현재를 이야기하고 미래를 조망하는 이 자리에

함께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일시 : 2023.04.01.(토) 14:00~16:00 ▪장소 : 환경운동연합 마당 (서울시 종로구 필운대로 23) ▪프로그램 - 문화공연 - 개회식 - 30년 역사 비하인드 스토리 (온고지신 : 30년 역사로부터 새로운 30년을 내다보다) - 임길진 환경상 시상식 - 폐회 ▪환경운동연합 30주년 행사 생중계 링크 bit.ly/3LFSg4U   ▪오시는 길 ※버스이용시(적선동 또는 사직공원 앞 하차) - 간선버스(파란색) 171, 601, 272, 606, 708, 707 - 광역버스(빨간색) 9703, 9602, 9600, 9708, 9706, 9713 - 지선버스(연두색) 7025 ※지하철 이용시 -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1번 출구로 나오셔서 250m 가량 직진 후 CU편의점을 끼고 우회전 해서 300m 가량 직진하면 왼쪽편에 ‘에코생협’매장이 보입니다. 매장 왼쪽의 나무 계단으로 올라오시면 됩니다.   ▪문의 : 중앙사무처 (02-735-7000)
화, 2023/03/21-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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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방적 강요로 추모를 가로막고 기억을 억압하는 서울시의 부당행정에 참담함과 깊은 유감을 표한다.

 

서울특별시(이하 서울시)는 어제(4/10) 10. 29 이태원 참사 유가족 측에 더 이상 대화를 요청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언론에 밝히며 또 다시 서울광장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이하 분향소)’에 대한 행정대집행을 시사했다. 이와 동시에 서울시는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 앞으로, 2023년 2월 4일부터 4월 6일까지 서울광장 합동분향소 72㎡에 대한 변상금 28,992,760원 부과 통지서를 보내왔다. 10. 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이하 “유가족협의회”)와 10. 29 이태원참사시민대책회의(이하 “시민대책회의”)는 참사 피해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와 존중조차 잊은 듯한 서울시의 일방적 행정에 참담한 심정으로 깊은 유감을 표한다.

서울시가 ‘16차례에 걸쳐 면담했으나 끝내 유가족 측에서는 시의 제안을 수용하지도 대안을 제시하지도 않아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고 밝힌 것은, 서울시 스스로 그동안 대화를 한 것이 아니라 일방적인 입장만을 유가족들에 강요했다는 사실을 시인한 것과 다름없다. 그동안 분향소 운영 종료의 시점을 서울시 마음대로 정해놓고 유가족들에게 그대로 수용할 것만을 반복적으로 요구했다는 고백을 한 것이다.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서울시가 일방적으로 정한 4월 5일 분향소 운영 종료를 받아들일 수 없고 분향소 운영 종료 시점은 참사의 진상규명과 희생자들의 명예회복을 향한 유의미한 진전이 있을시, 유가족들이 결정할 것이라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월 5일 분향소 운영 종료만을 지속적으로 강요한 서울시가 진정한 대화에 임했다고 할 수 있는가. 오세훈 서울시장과 서울시 역시 10.29 이태원 참사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실을 망각한 것이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분향소 운영은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 15조에 따른 ‘관혼상제(冠婚喪祭)’에 해당하며, 현행법상 허가는 물론 신고의 대상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민대책회의는 불필요한 논쟁을 방지하기 위해 분향소 운영을 위한 집회신고서를 남대문경찰서에 제출했고 이는 적법하게 수리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서울시가 행정대집행을 강행한다면, 이는 기본권을 침하는 위법한 공권력 행사이다. 또한, 서울시는 시민대책회의가 분향소 설치 직후 접수한 서울광장 사용신청도 단 하루 만에 거부 처리했다. 서울시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광장임에도 애도와 기억을 위한 분향소 설치와 운영을 불허할 합리적 이유도 제시하지 않은 채 사용신청을 거부했는데, 이는 절차적으로도, 내용적으로도 위법하다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위법한 행정에 근거한 서울시의 변상금 부과 역시 부당하다.

서울시는 시기적으로 봄이 왔고 서울광장에 여러 프로그램이 예정되어 있어 시민에게 서울광장을 온전히 돌려주어야 할 때라며 서울시의 일방적이고 오만한 행정의 핑계를 서울시민들에게 돌렸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서울시 직원들의 시야에는 지난 두 달여간 분향소를 찾아 진심을 다해 조문하고 단단한 연대를 약속한 수 만명의 시민들은 들어오지 않았던 모양이다. 보고 싶은 것만 보려하고, 듣고 싶은 것만 들으려는 이들에게 과연 천만 서울시민의 안전과 일상을 맡길 수 있겠는가.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서울광장에 열리는 모든 행사와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모든 시민들을 기다리고 환대할 것이다. 서울광장에서 노래하는 시민들, 춤추는 시민들, 그림 그리는 시민들, 글 쓰는 시민들, 웃으며 뛰어다니는 시민들, 잔디밭에 누워 책 읽는 시민들과도 우리는 연대하고 마음을 나눌 것이다. 더불어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의 손을 잡아 주시고 뜨거운 마음을 나누어주신 서울시민들과 국민들께 감사와 연대의 인사를 전하며,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진전이 이루어질 때 까지 끝까지 함께 노력하고 함께 기다려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와 기억을 위한 분향소와 희생자들의 유가족들을 진정한 대화가 아닌 일방적 강요로, 부당한 고액의 변상금 부과로, 행정대집행 강제철거 위협으로, 몰아붙이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서울시의 행정을 강력하게 규탄한다.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서울시의 부당한 행정에 굴하지 않고, 시민들과 분향소를 지켜낼 것임을 다시 한번 분명하게 밝힌다.

 

2023년 4월 11일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

화, 2023/04/11-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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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시민단체들, LG화학 인도공장 가스누출 참사 3주기 기자회견

  [caption id="attachment_231355" align="aligncenter" width="640"] ⓒ환경운동연합(2023)[/caption]  

LG화학 인도공장 가스누출사고 3주기를 맞아 한국 환경시민단체들이 4일 기자회견을 열고 기업 차원의 책임 이행을 촉구했다.

LG화학 인도공장 가스누출 사망사고 시민사회네트워크의 주최로 열린 이날 행사에서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LG화학은 (사고와 관련해) 처음엔 병원을 짓겠다, 책임을 다하겠다 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나현필 국제민주연대 사무국장은 "이건 단지 LG화학만의 문제가 아니라 LG그룹 전체의 문제"라면서 후속 사태 수습에 더 적극 나서야 한다고 했다.

이종란 노무사(반올림)는 "(올해 초) 삼성 베트남 협력업체 공장에서 메탄올에 노출돼 직원 1명이 사망하고 실명자도 나왔다. 삼성은 협력업체의 문제일 뿐이며 자신들 또한 납품사기를 당했다고 한다"면서 "기업들이 노동자와 지역 주민들의 건강을 함부로 여기는 행태를 바로잡아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해당 사고는 2020년 5월 7일 새벽 인도남동부에 위치한 LG폴리머스 인디아 공장에서 스타이렌 가스가 누출되면서 발생했다. 주민 15명이 사망하고 600여 명이 후송됐으며, 2만여 명이 대피했다. 과거 LG화학 측은 시민사회의 문제제기에 '유가족과 피해자들을 위해 모든 지원이 보장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인도환경재판소의 판결에서 피해범위와 보상 규모 등이 정해지면 따르겠다'는 입장을 언론에 밝혀온 바 있다.

이 사건은 제2의 보팔참사로 불리기도 한다. 1984년 12월 2일에 미국계 다국적 기업 유니언 카바이드사가 일으킨 최악의 가스유출 사고다. 사망자 3만여 명, 15만 명이 후유장애를 얻었다. 이 참사 이후 미국 등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화학물질의 보다 투명한 관리와 사고예방을 위한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우리는 LG화학 인도공장 사고를 어떻게 수습하고, 어떤 교훈을 얻어야 할까. 무거운 과제들이 남았다.

토, 2023/05/06-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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