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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양대노총, 공무원과 교사 정치기본권 요구하는 청원서 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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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양대노총, 공무원과 교사 정치기본권 요구하는 청원서 제출

익명 (미확인) | 화, 2017/09/26- 21:51

공무원․교사 정치기본권 요구 청원서 제출

정치적 중립성 미명 하에 공무원, 교사의 정치활동 억압 중단 요구

“정치야 말 좀 들어!” <정치개혁 공동행동> 릴레이 입법청원 아홉번째

 

전국 424개 노동․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정치개혁 공동행동>에 참여 단체인 한국노총. 민주노총은 2017년 9월 26일 공무원‧교사의 정치기본권 보장 요구 입법 청원서를 제출했습니다.

 

이 청원은 <정치개혁 공동행동>이 9월 11일부터 시작한 릴레이 청원캠페인 “정치야 말 좀 들어”의 아홉 번째 청원입니다. 해당 청원안은 더불어민주당 김경협 의원의 소개로 제출했습니다.

 

한국에서 공무원 교사의 정치적 의사표현, 정치활동은 정치적 중립성이라는 명분 아래 철저히 제한되어 왔습니다. OECD 가입 국가들과 비교해도 정당가입과 정치적 의사표현의 자유가 현저히 침해받아 왔습니다.

2011년 단지 정당에 후원금을 납부했다는 이유만으로 1,920명의 공무원‧교사를 무더기 기소하였고, 또 지지하는 후보를 밝혔다는 이유만으로 파면, 해임을 당하였습니다. 이는 참으로 시대에 뒤떨어진 반 헌법적 처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제 이러한 반 헌법적, 반 인권적 상황을 지속할 수 없습니다. 공무원‧교사가 개인 지위에서 하는 선거운동 등 정치활동을 금지하는 것은 정치적 중립의 법위를 넘어 국민으로서 가져야할 정치적 권리를 현저히 침해하는 것입니다. 이제 공무원‧교사에게도 정치활동의 자유를 보장해야 합니다. 공무원‧교사도 정당가입과 정당 후원회 가입과 후원금 기부, 피선거권과 선거운동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관련 법령을 개정해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공무원‧교사가 그 지위를 이용하지 않는 범위에서 선거운동의 자유를 보장하고 정당 가입 등의 시민적 정치기본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아울러 공공기관 노동자들의 후보 출마를 제한하는 지방공기업법과 협동조합 노동자들의 선거운동을 제한하는 공직선거법의 개정도 이루어져야 합니다.

 

 

국가 공무원법. 공직선거법 등 정치관계법 개정에 관한 청원

 

1. 청원취지

 

지금 한국 정치는 민의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변화할 것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현재의 정치관계법은 우리 사회의 급속한 변화가 낳은 제반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서 정치 불신을 낳고 있습니다. 이러한 불신을 해소하고 민의를 따르는 정치로 전환하는 출발은 바로 정치관계법의 전면적 개정입니다. 

 

그 가운데 공무원. 교사의 정치적 기본권을 박탈해 온 법률은 가장 억압적이고 비민주적인 것으로 비판받아 왔습니다. 이는 다른 여러 나라와 비교해도 매우 심각해서 UN 등 국제사회로부터 개정 지적이 꾸준히 있어 왔습니다. 

 

한국에서 공무원. 교사의 정치기본권은 정치적 중립성이라는 명분하에 오랜 기간 철저히 제한되어왔습니다. 정치적 중립성은 근본적으로 반 헌법적 요소를 갖고 있습니다. 정치적 중립이라는 미명하에 공무원의 시민적 기본권을 박탈하였을 뿐 아니라 오히려 특정 정치세력이 불법적으로 공무원조직을 활용하기도 하였습니다.

 

현행 정당법을 비롯하여 공직선거법과 국가공무원법, 지방공무원법 등 제반 법규는 교사와 공무원의 정치활동을 포괄적으로 규제하고 있습니다. 교사. 공무원은 정당 활동, 정치적 의사표현, 정치 후원금 기부 등 일체의 정치적 기본권이 박탈되고 있습니다. 지난 시기 정부는 단지 정당에 후원금을 납부했다는 혐의로 2011년 1,920명의 공무원․교사를 무더기 기소하였고, 또 지지하는 후보를 밝혔다는 이유만으로 파면, 해임을 남발해 왔습니다.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습니다. 공무원. 교사에게 정치 활동의 자유를 보장해야 합니다. 공무원. 교사의 정당 가입과 후원금 기부 등 정치활동의 자유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관련 제반 법규를 개정해야 합니다. 헌법상 보장된 모든 기본권들은 원칙적으로 공무원에게도 적용되어야 합니다. 직무관련 불가피한 경우 이외에는 일반 국민이 누리는 정치적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관련법령이 개정되어야 합니다.

아울러 공공기관 노동자들의 후보출마를 제한하는 지방공기업법과 협동조합 노동자들까지 선거운동에 참여하지 못하게 하는 공직선거법의 개정도 필요합니다.

 

ILO(국제노동기구)는 한국정부에 ILO기본협약 중 결사의 자유 및 단결권 보호에 관한 협약(제87호), 단결권 및 단체교섭권 협약(제98호)를 비준을 촉구하고 있으며, 한 EU FTA 협정문 제13.4조 3항은 한국과 EU는 ILO(국제노동기구) 회원국으로서 결사의 자유와 단체교섭권의 효과적 인정을 명문화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ILO는 한국의 공무원노조법이 공무원노조원에 대한 정치활동을 금지하고 있는 상황과 관련해서도 “노동조합이 어떠한 정치적 활동도 하지 못하도록 금지하는 것은 결사의 자유 원칙과 양립할 수 없을 뿐 아니라 현실성도 없는 법적 제도”라고 지적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외국의 사례를 보더라도

1) 미국

- 1940년 만들어진 Hatch Political Activities Act는 공무원의 정당가입 ․비정치적인 직위에 대한 피선거권․정치자금 기부 등은 허용하되, 정당간부 직위․선거자금 모금․정치적 직위에의 피선거권 등은 금지했음

- 그러나 1974년에는 주 및 지방공무원에게, 정치문제 및 입후보자에 대한 자유로운 견해 표시, 강제를 수반하지 않는 특정 정당 자금의 유인 및 공여, 당 활동에의 적극적 참여, 특정당 후보를 위한 선거활동이 허용됨

- 그리고 1977년에는 연방공무원들이 공식적으로 특정 정당의 후보를 지지할 수 있는 등 정치활동이 가능해짐

- 하위직 공무원들은 피선거권 제한과 정당간부직 금지 외에 기타 정당 활동에 자유롭게 참여하고 있음

 

2) 일본

-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특정 정당이나 정치단체의 구성원이 되거나 되지 않도록 조직적인 운동을 하는 것, 정치적 목적으로 기부금 등의 금품을 수령하는 것, 타인에게 특정 정치활동을 권유하는 것, 정치적 목적으로 깃발이나 유인물을 작성 배포하는 것 등을 규제하고 있으나,

- 공무원의 정당가입과 활동은 허용됨

 

3) 뉴질랜드

- 정당가입을 허용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발적 조직에 참여하여 간부직을 갖는 것에 대해서도 비교적 넓게 허용

 

4) 캐나다

- 공무원 개인의 정당가입이나 당비의 납부 등의 정치활동은 허용되고 있고, 공무원의 신분으로서 선거결과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행위에 대해서는 제한규정을 두고 있음

 

5) 영국

- 영국의 모든 공무원은 정당가입이 허용되며, 직위에 따라 세 집단으로 나누어, 정치활동 제한의 범위가 상이하게 설정되어 있음

 

6) 프랑스

- 프랑스 공무원의 정치활동 제한요건은 없음

- 공무원은 직위를 사퇴하지 않고도 선거에 입후보할 수 있으며, 자신의 선거운동만이 아니라 타인의 선거운동을 위해 휴가를 얻을 수 있음

 

7) 독일

- 업무 중에는 정치활동의 제약을 받고 있으나, 근무 외 시간의 정치활동에 관해서는 허용하고 있음

- 공무원의 정치적 양심과 활동의 자유는 보장되어야 한다고 규정

 

8) 기타 유럽국가

- 1990년대 이후, 이태리․포르투갈․오스트리아 등은 공무원 윤리 헌장(charters)이나 수칙(codes)형태로 공무수행의 불편부당성을 명문화하고 있으나, 그 내용은 미국․일본처럼 구체적인 사례를 명시하지 않고 일반적 원칙수준에서 언급하고 있으며, 공무원의 정치활동 제한에 대한 판례나 법적 구속력을 가지는 조항을 따로 두고 있지는 않음.

 

등과 같이 외국사례를 보더라도 OECD 국가중 교사, 공무원의 정치활동을 금지하고 있는 국가는 대한민국이 유일한 실정입니다.

 

따라서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을 포함하여 전국 422개 노동·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정치개혁 공동행동>도 공무원 교사 정치기본권을 포함한 정치관계법 청원을 제출한 바 있습니다. 국회 정치개혁특위는 정치개혁을 요구하는 민심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본 청원을 성실하게 심사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2. 청원내용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제안하는 공무원. 교사 정치기본권 보장에

 

관한 청원 의제를 아래와 같이 제출합니다.

요구 의제

관련 법

1. 공무원 교사의 정당가입과 정당후원회 가입 허용

국가공무원법

지방공무원법

공무원노조법

교원노조법

정당법

정치자금법

2. 지방공기업 직원의 피선거권 보장

지방 공기업법

3. 공무원. 교사. 협동조합 직원의 피선거권, 선거운동보장

공직선거법

 

▣ 보도자료 [원문보기/다운로드]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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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주의자’ 조영삼 님 애도 성명

사드 철회 마중물이 되고자 한 ‘평화주의자’ 조영삼 님의 명복을 빌며
사드 배치와 관련된 모든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미국과 문재인 정부에 엄중히 요구합니다

 

‘이름 없는 평화주의자’ 조영삼 님이 사드 반대를 외치며 분신 선종한 사태를 당하여 우리는 참담한 심정을 가누기 어렵습니다. 진정으로 겨레의 장래를 걱정하면서 고독한 결단 속에 자신의 충심을 담은 유서를 다듬고 또 다듬었을 조영삼 님의 그 고뇌를 생각하면 우리는 흐르는 눈물을 멈출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조영삼 님의 명복을 빕니다. 고인의 분신과 선종에 망연자실하고 있는 가족들에게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문재인 대통령을 진정으로 존경하고 사랑했으며, 그의 성공을 간절히 바란 조영삼 님이 왜 이런 형극의 결단을 내린 것입니까? 문재인 지지자인 그 분이 보기에도 너무도 상식에 어긋나는, 미국의 압력에 속절없이 무너져 버리는 문재인 정부의 모습을 그냥 두고 볼 수 없어서 온 몸을 바친 것 아니겠습니까?

 

따라서 이 사태의 책임은 무용지물이요, 백해무익이자 아무런 법적 근거도 없는 사드 배치를 강행한 문재인 정부와 그 뒤에서 촛불 혁명으로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을 모욕하면서까지 사드 배치를 강박한 미국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자 합니다. 

 

이에 우리는 사드 배치와 관련된 모든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사드를 철회할 것을 미국과 문재인 정부에게 엄중히 요구합니다. 이것이 자신의 목숨을 던져 사드 배치 철회를 요구한 조영삼 님의 뜻을 헛되이 하지 않는 것입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조영삼 님이 자신의 몸을 불살라 “사드 철회를 위한 미국과의 협상에서 한 방울이나마 좋은 결과의 마중물”이 되기를 바라면서 “촛불 민심을 든든한 배경으로 흔들리지 말고 초심대로 밀고 나가 성공한 정권”으로 남기를 기원한 뜻을 깊이 새겨 사드 철회의 길로 돌아설 것을 촉구합니다.

 

국민 여러분께 호소드립니다. 

 

“사드는 안 됩니다”라는 고인의 마지막 간절한 호소에 귀를 기울여 주십시오. 사드 배치를 철회시키는 활동에 참여하여 고인의 뜻인 사드 없는 평화로운 한반도를 이루는 데 함께하여 주십시오.

 

2017. 9. 20.

 

사드한국배치저지전국행동, 소성리사드철회 성주주민대책위원회,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원회, 원불교 성주성지수호비상대책위원회, 사드배치반대대구경북대책위원회,사드배치저지 부울경대책위원회(가), 사드배치철회성주투쟁위원회, 원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

수, 2017/09/20-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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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영어 교육 금지', 못미더운 이유

영유아 영어금지 논란 뒤에 숨겨진 것들

 

조성실 정치하는엄마들 공동대표

 

박근혜 정부에서 진행된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공교육정상화법)'에 따라 오는 3월부터 초등학교 1~2학년생들을 대상으로 한 방과 후 영어수업이 금지된다. 함께 추진됐던 유치원 및 어린이집 방과 후 영어수업의 경우 1년 간의 공론화 과정을 거쳐 최종안을 발표한다는 입장이다. 대신 유아 대상 고액 영어학원에 대한 단속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유치원·어린이집의 영어수업을 금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지 3주 만이다. 발표 직후인 16일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이 '유치원·어린이집 영어수업 금지 재검토'로 인한 정책 혼선을 질책했단 기사도 이어졌다.

 

초등학생 1~2학년 방과 후 영어 수업 금지 방침은 2014년 3월 제정된 공교육정상화법에 따른 것으로 도입 당시 한시적인 예외 조항에 따라 적용이 유예되었다가 2018년 2월 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본격 적용된다. 정책 일관성 차원에서 동시 진행하기로 했던 유치원·어린이집 영어 수업 금지 방침만 유예되면서, 일각에서는 "유치원에서는 영어를 하다 1~2학년 때 금지하고 3학년 때 하는 이상한 상황이 발생한다"는 비판도 이어진다. 무엇보다 정책 혼선을 야기했다는 대목에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유치원 영어 금지 논란은, '제1외국어인 영어 교육의 적기가 언제인가'라는 교육 측면의 공방을 넘어, '정책 당국에 대한 불신과 불안을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 것인가'의 차원에서 조명해 볼 필요가 있다.

 

대한민국 영어 교육은 0세부터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아교육 박람회에서도, 동네 어귀에서도, 어린이집에서도 영어 조기 교육을 촉구하는 온갖 정보와 광고가 즐비하다. 합법적이고도 버젓하게 우리의 일상을 잠식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어린이집·유치원의 영어 교육 금지 방침은 대한민국 조기 교육의 민낯을 드러내고 위험성을 지적하는 상징적 의미를 내포한다. 0세 사교육이란 말이 통용될 수준의 대한민국 조기교육의 심각성과 이로 인한 영유아 인권 침해 위험성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제2 외국어 교육은 모국어 체계가 충분히 완성 된 이후에 시작하는 게 효과적"이란 전문가 견해에도, 과도한 조기 교육과 선행 학습 문화가 사라져야하고 변화를 위한 부모의 역할이 적지 않다는데도 이견이 없다.

 

그런데 어쩌나? 오랜 정책 실패 속에 부모들 마음에 켜켜이 새겨진 불안은 '허상'이 아니라 '실재'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영어교육 관련 정책 전반에 관한 청사진'과 초등학교 3학년 미만의 공교육·보육 기관 영어교육 전면 금지로 인한 부작용을 어떻게 최소화할지에 관한 구체적인 로드맵이 함께 제시됐어야만 했다. 이번 사태의 경우, "영유아의 영어조기교육을 줄여가야 한다"는 방향성에 대한 반대보다도, '정책 설계의 미흡성에 대한 우려와 불안'이 더 큰 저항 요소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영유아 인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라면 삼사십 분 영어 노래를 듣고 동화를 읽는 보통의 아이들에 대한 규제에 앞서(또는 동시에) 반일제·종일제 이상 영어유치원에 앉아 있는 아이들(누가 봐도 부정할 수 없이 아동 인권을 침해 받고 있는 아이들)에 대한 강도 높은 대책이 강구되었어야 한다. 정부는 정책 일관성을 위해 유치원·어린이집 영어 교육을 금지시킨다고 했지만, 영어 유치원에 대한 기본적인 단속 지침조차 내놓지 않았던 교육부의 처음 발표는 일관성뿐 아니라 형평성까지 훼손된 정책으로 해석될 여지가 분명했다.

 

또한, 방과 후 영어 금지 이후 그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그림을 제시했어야 한다. 엄마들 사이에서는 "영어 교육 금지시키면 뭐하나. 어차피 과학이나 수학이 놀이 접목해서 들어올 건데 뭘"하는 식의 자조와 불신이 팽배하다. 교육부는 지난달 '유아교육 혁신 방안'을 통해 '놀이중심 교육 문화'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영어와 한글 등 선행 학습 성격의 프로그램 대신 놀이와 돌봄 위주의 '방과 후 놀이 유치원'과 '프로젝트 학습'으로 전환하겠다는 요지였다. 현장 단위에서 체감할 변화가 어떤 것일지에 대한 설명과 함께, 영어 대신 채워질 아이들의 시간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안내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세 번째로, 공교육 내 영어교육 정상화를 위한 로드맵과 명확한 지표가 제시됐어야 한다. 2017년도부터 초등학교 1학년 1학기의 한글 수업시수를 27시간에서 총 45차시 이상으로 늘려 체계화하고 강화한 한글 교육 정상화가 좋은 예시가 될 수 있겠다. 공교육 내 영어교육 정상화를 위한 교육 체계 개편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영어 선행 학습에 해당하는 초등 1·2학년과 유치원·어린이집·영어 유치원 등에 대한 공교육 정상화 노력을 병행한다고 했다면, 변화에 대한 불안과 저항감을 조금은 더 낮출 수 있지 않았을까? 수도 없이 교육 정책 실패를 경험한 우리로서는 아무리 좋은 정책도 실효성도 거두지 못한 채 폐지될 것이며, 결국 최종적인 손해는 오롯이 내 아이의 몫이 될 거란 불안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교육 개혁 시도 뒤에는 부모와 학생의 불안을 조장하는 더 많은 총량의 마케팅이 쏟아진다. 반면, 우리 사회에는 민간 시장을 중심으로 쏟아지는 편향된 교육 정보들에 대항할 과학적 자료가 너무나도 부족하다. 발표된 교육개혁안이 추진할 동력을 얻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문재인 정부는 대선 당시 공약한 영유아인권법을 조속히 제정하여 아동 청소년의 과잉학습을 규제하고 적절한 학습시간과 휴게시간을 보장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아동인권 차원에서 과잉학습 실태를 조명하고 공교육 정상화를 추진해 갈 담론 형성과 연구 활동에 힘써주길 바란다.

 

이번 사태에서 주목해야 할 지점 중 하나는, 적기 교육에 대한 철학이 분명한 부모들 중 상당수도 해당 정책에 대해 적극적 지지를 보내지 못했다는 데 있다. 보다 정교하고 정합성 높은 정책이 제시됐다면 판도가 조금은 달라졌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부모들이 불안에 떨며 아이를 사교육 공포만으로 몰아넣는 것은 아니다. 생각보다 많은 부모들이 내 아이가 불행한 입시 경쟁을 답습하지 않기를 바라고 또 고민한다. 부모 개개인이 느끼는 불안과 혼란은 오랜 정책 실패를 통해 학습된 결과다. 그런 의미에서 정책 당국이 국민들에게 사안의 중요성과 철학을 전달하고 설득해내고자 한다면 정책 수요자를 위한 보다 친절하고 구체적인 설명을 덧붙여야 할 것이다. 

 

수능 전과목 절대평가 전환, 외고·자사고 폐지와 함께 반발 여론에 떠밀려 새 정부의 교육 정책이 모조리 유예되고 있다는 우려도 이어진다. 그리고 우리에게 주어진 1년의 시간. 철회나 폐기가 아닌 '유예'가 되기 위해서는 남은 1년의 시간이 중요하다. 정책 당사자들을 설득할 짜임새 있는 계획안이 이어져야 하고, 각계 각 층의 의견을 모아 조율하고 또 정책의 방향성을 설득해 갈 거버넌스도 마련해야 한다. 부모들도 원한다. 내 아이가 누구보다 행복하기를. 그리고 바란다. 비정상적인 교육 공화국의 열기가 제발 좀 가라앉기를. 핵심은 '어떻게 바꿀 것인지'에 달려있다. 남은 1년 교육 당국과 시민 사회에 맡겨진 책임이 크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같은 내용이 프레시안에도 게시됩니다. 목록 바로가기(클릭)
 
*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시민정치시평은 참여연대 부설 참여사회연구소와 <프레시안>이 공동 기획·연재합니다. 

 

 

금, 2018/01/19-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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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셀프수사의 한계를 스스로 증명한 검찰 성폭력 진상조사단

검사 범죄행위, 검찰 셀프수사가 아니라 공수처에 맡겨야 

 

언론보도에 따르면 검찰 내 ‘성추행 사건 진상 규명 및 피해 회복 조사단’(단장 : 조희진 동부지검장, 이하 진상조사단)이 내일(4/26)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안태근 전 검사장의 불구속기소를 끝으로 사실상 활동을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한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소장 :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수사결과로 보여주겠다”던 조희진 단장의 호언장담과는 달리 ‘제식구 감싸기’식 부실수사를 반복하는 등 수사의 한계를 보여준 진상조사단 활동에 깊은 유감을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1월 29일 서지현 검사의 안태근 전 검사장의 강제 추행과 인사상 불이익을 당한 사실을 폭로하였다. 서 검사의 폭로는 검사조차 검찰의 자체 수사를 기대하기 보다 언론에 폭로하는 방식을 택했음을 보여주었다. 검찰도 폭로 직후 검찰 내 ‘성추행 사건 진상 규명 및 피해 회복 조사단’을 출범시켰다. 그러나 지난 석달간 검찰 내 수사가 진정성 있게 진행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진상조사단은 안태근 전 검사장을 사건 착수 한달이 다 된 2월 26일에서야 소환조사를 하였고, 3월 26일 진상조사단이 대검에 수사경과를 보고했지만 문무일 검찰총장의 보강 수사 지시를 받았고, 안태근 성추행 사건 무마 의혹이 제기된 최교일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에 대해서도 서면조사만 실시하는 등 부실수사, 늑장수사라고 비판받을 만한 행보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성폭행 의혹도 제기된 진 모 검사에 대해서도 부실수사 의혹이 제기될 수 있다. 진상조사단은 성추행 혐의로만 수사를 하고 구속영장을 청구하였는데, 이렇게 청구한 구속영장은 두 차례나 기각되었다. 또한 성추행이라는 명백한 징계사유에도 불구하고 진 모 검사를 징계없이 사직하게 한 당시 지휘라인에 대한 수사도 실시하지 않았다. 그나마 진상조사단이 긴급체포까지 했던 당시 부장검사가 징역 1년 구형에 크게 못미치는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지만 ‘통상적 이유’로 항소를 하지 않았다. 수사 과정에서도 인사 기록 파일 유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해당 파일 내용이 단순한 인사 내용을 넘어선다는 의혹도 제기되었지만 진상조사단이 수사를 진척시킨다거나 이관시키는 등의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아 끝내 무마되고 말았다.

 

이처럼 검찰 진상조사단의 활동 경과나 결과는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결국 검사 범죄행위에 대한 검찰의 수사 의지와 수사력은 검찰이 이들에 대해 어떻게 기소했는지 등 재판을 통해 드러날 것이다. 진상조사단은 기소 내용을 보완하고 재판에서 다툴 쟁점에 대한 철저한 준비로 수사 미진을 만회하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진상조사단의 한계는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 행태, 특히 검찰 내 수뇌부에 대한 부실수사는 한두번 봐온 것이 아니다. 더 이상 검찰의 셀프수사에 중차대한 사건을 맡겨서는 안된다. 검사의 범죄 행위에 대해서는 검찰의 셀프수사가 아니라 공수처를 통해 철저한 수사와 기소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국회는 조속히 공수처 설치법을 통과시켜야 한다.  

 

 

논평 [원문보기 / 다운로드]

수, 2018/04/25-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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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보다 중소상공인 괴롭히는 '이 것' 발표 기자회견 개최

저임금노동자-영세자영업자·중소상공인의 대결이 아닌 상생을 원한다

상가임대료, 카드수수료, 본사의 과도한 로열티와 물품폭리 등 갑질 중단해야

최저임금 안착화 위한 실질적인 지원 마련, 중소상인 당사자와 현장 목소리 경청해야

재벌대기업의 상권침탈 규제와 하도급 갑질 근절 등 경제민주화 실현이 정답이다

일시장소 : 2018년 1월 16일(화) 오전 11시 30분,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

 

20170116_최저임금보다 중소상공인 괴롭히는 이것 기자회견 (1)

 

올해 최저임금이 7,530원으로 전년 대비 16.4%가 인상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기업과 일부 언론에서는 영세자영업자와 중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강조하며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 정책에 대해 부정적인 기사를 쏟아내고 있어 소상공인들에게 오히려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소상공인들은 최저임금 인상이 논란이 되기 전부터 영업의 안정, 기본적인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대책으로 대중소기업간 경제구조 개선을 중심으로 하는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 이행, 재벌대기업의 불공정행위 근절,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간 수익배분구조 개선,  상가임대료 폭등 저지 및 장기 영업 보장 등의 대책 마련을 요구해왔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논란은 영세자영업자와 중소상공인들이 어려운 이유가 최저임금 때문이라며, 소상공인들이 최저임금 인상 자체를 반대하는 것처럼 호도하며 되려 노동자와 소상공인 사이의 갈등을 유발시키는 등 정작 최저임금 문제의 본질이 드러나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소상공인들은 최저임금 인상에 내포된 노동의 가치와 기본적인 삶의 질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고 생각하며 기업-노동자-소상공인의 상생 정책이 확대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소상공인들이 부담스러워 하는 근원은 재벌대기업의 경제력 집중 문제와 불공정행위로 인한 불균형적 경제구조 고착되는 문제입니다. 지금 논의해야 할 문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의 카드수수료, 가맹점·대리점 본사의 높은 로열티와 물품 폭리, 재벌대기업의 상권침탈과 하도급 갑질 개선책과 폭등하는 상가임대료, 10년 이상 임대차계약기간 보장, 건물주의 횡포를 방지하는 정책과 국회 입법이 이뤄지지 않는 문제는 거론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경제민주화전국네트워크는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편의점, 피자, 치킨, 제빵업종의 가맹점주들과 대리점주, 상가임차인들이 나와 중소상공인 당사자들이 직접 현재의 문제점와 그 대책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많은 관심과 취재 바랍니다.

 

▣ 보도자료 [원문보기/다운로드]

▣ 붙임1 : 기자회견 개요

▣ 붙임2 : 경제민주화넷 논평(2018. 1. 9 발행)

 

 

▣ 붙임1 : 기자회견 개요

○ 제목 : “최저임금보다 중소상인들을 괴롭히는 건 ‘이것’ 입니다!” 

          문제는 최저임금이 아니라, 재벌갑질.상가임대료.카드수수료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실질적인 대책을 촉구합니다.

          재벌 골목상권 침탈 규제, 본사 갑질 근절, 불공정 하도급 중단 등 

          경제민주화 실현이 정답이다.   

          중소상인단체,중소기업대표,경제민주화넷 공동 기자회견 

 

○ 일시장소 :2018년 1월 16일(화) 오전 11시 30분,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

 

○주최:경제민주화전국네트워크(전국가맹점주협의회연석회의,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전국대리점협의회(준),맘편히장사하고픈상인모임,민변민생경제위원회,참여연대 등)

 

○ 사회 : 김동규 경제민주화네트워크 사무처장

 

○ 순서 

 회견 취지. 안진걸 경제민주화전국네트워크 공동운영위원장, 참여연대 공동사무처장

 발언1. [골목상권단체] 상가임대료, 임대차 계약기간 등 문제

              : 전승렬 맘편히장사하고픈상인모임 운영위원장

  발언2. [중소상인단체] 재벌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탈, 카드수수료 문제. 

                      실질적인 최저임금 인상 지원대책 마련

             : 신규철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정책위원장

  발언3. [가맹점주단체] 가맹점 본사의 로열티, 필수물품 강매, 영업지역 보호 등 문제

              : 이재광 전국가맹점주협의회연석회의 공동의장

  발언4. [대리점주단체] 대리점 본사의 갑질, 영업지역 침해, 밀어내기 등 문제

              : 서정래 전국대리점협의회(준). 전 망원시장 회장

  발언5. [중소기업단체]  대기업과 원청의 횡포, 하도급 불공정 문제 

              : 이원주 중앙토건 대표

 

 

▣ 붙임 2. 경제민주화넷 발행 논평(2018. 1. 9)

 

최저임금 문제의 본질은 '지원'이 아닌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에 있다

저임금노동자-소상공인·영세중소기업 구도에서 벗어나 지속가능한 경제체제 만들어야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 위해 추가적인 지원대책 서두르고 국회는 관련 입법 처리하라

아울러 재벌대기업, 가맹대리 본사, 상가임대인의 책임과 역할 분담 함께 이야기되어야

 

문재인 대통령은 8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초기에 혼란이 있을 수 있지만 길게 보면 우리 경제가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영세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의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지원 대책을 지시하였다.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 실현을 위한 전국네트워크(이하 경제민주화네트워크)는 문재인 대통령이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강한 의지를 표명하며 추가 대책을 지시한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다만 정부가 지난 해 7월 발표한 <소상공인·영세중소기업 지원대책>을 통해 일자리 안정 자금 지원, 신용카드 수수료 부담 완화, 상가임차인 보호 등의 대책을 내놓았지만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적지 않고, 이러한 정부 대책이 실질적인 효과를 보려면 국회에서의 관련 법안 처리와 재벌대기업, 가맹대리점 본사, 상가임대인 등의 책임·역할 분담이 절실하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정부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자리 안정 자금 지원, 일부 구간의 카드수수료 인하, 환산보증금 적용대상 확대 등의 소상공인·영세중소기업 지원정책이 일부 진행되고 있으나 △복합쇼핑몰 진입규제와 대형마트 등의 의무휴업 확대 △중기부를 중심으로 적합업종제도 개선 △중소기업에 대한 기술탈취 피해구제와 감독행정 강화 △계약갱신 요구권 10년 보장 등 상가임차인 보호 강화 △매출은 5억 이상이지만 영업이익은 떨어지는 중소상인·자영업자에 대한 신용카드수수료 인하 △본사와 가맹점, 대리점 상생 행정 강화 △중소기업, 하도급 분야의 불공정 행위 전담부서 신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지원대책 마련 및 상시적 정책 협의 기구 설립 △골목상권 전용화폐 등 지역상권 살리기 정책 추진 △구매협동조합 등 가맹점, 대리점, 중소상인 지원 정책 등이 반드시 추가로 진행되어야 한다.

 

국회도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책임감을 갖고 유통산업발전법, 상가임대차보호법,  관련 입법을 서둘러야 한다. 실제 문재인 정부가 추진했거나 추진 중인  소상공인·영세중소기업 정책 중에는 이미 국회에 법안이 제출되어 있지만 처리하지 않은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12월 임시국회 회기가 연장되어 오늘 종료되지만 이번에도 경제민주화-민생법안은 거의 처리가 되지 않았다. 최저임금 인상 문제가 저임금 노동자, 소상공인, 영세중소기업인 등 수많은 국민들의 삶과 직결되는 문제인만큼 국회는 이제라도 대책 마련을 위해 여야가 함께 나서야 한다.

 

최저임금 인상과 이에 따른 소상공인·영세중소기업인의 부담 문제는 정부와 여야 정치권만의 문제가 아니다. 실제 저임금 노동자들의 희생을 용인하고 그 구조를 유지하며 이득을 본 직접 당사자는 재벌대기업과 가맹대리점 본사, 상가임대인 등 다양하다. 그러나 아쉽게도 현재 최저임금 문제에 주목하는 대다수의 언론과 여론은 그 구도를 저임금 노동자와 소상공인·영세중소기업으로만 몰아갈 뿐, 문제의 근본 핵심인 재벌대기업과 가맹대리 본사, 상가임대인 등의 책임과 역할 분담은 전혀 주목하고 있지 않다. 이로 인해 최저임금 인상이 좌절되고 우리 사회가 저임금 구조의 경제체제를 극복해내지 못 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국민과 미래세대에게 돌아갈 것이다.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을 위해 최저임금 인상은 필수적이며, 이에 대한 고민과 부담도 우리 사회 전체가 함께 나누어야 한다. 경제민주화전국네트워크는 정부와 국회, 언론이 저임금노동자와 소상공인·자영업자 구도에만 매몰되지 말고, 하도급·기술탈취 등 불공정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문제, 재벌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탈 문제, 가맹대리점 본사의 갑질문제, 임차인들의 최소한의 생존권조차 보장되지 않는 상가임대차 문제 등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체제를 바꾸는 개혁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끝.

 
수, 2018/01/17-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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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동향 2017년 9월호

기획주제1. 사회서비스 전달체계의 문제점과 과제

기획주제2. 사회서비스 산업화 전략의 예견된 실패

기획주제3. 지역사회서비스 10년의 제도화와 보편화, 그리고 문재인 정부의 과제

 

사회서비스 산업화 전략의 예견된 실패1)

 

 

양난주 | 대구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2007년, 바우처와 사회서비스 산업화전략의 출발

지난 2007년 정부는 새로운 사회복지서비스 공급을 시작했다. 사회복지서비스는 지역에 기반하여 공급되는 것이 적합하다고 사회복지 국고보조금사업 67개를 지방정부에게 이양한 지 2년 후에 다시 중앙정부가 주관하는 사회복지서비스 국고보조금사업이 만들어진 것이다. 사회서비스바우처사업이라고 불린 이 사업은 기관에 보조금을 주는 대신 서비스 이용자에게 서비스를 살 수 있는 ‘바우처’방식으로 재정을 지원하였다. 노인, 장애인, 아동, 산모신생아에 대한 재가서비스가 중심이 되었고 정부는 재가서비스 분야에서 처음으로 욕구를 기준으로 수급자격을 직접 부여하였다. 그리고 바우처를 쓸 수 있는 서비스 공급자들이 다수 만들어질 것을 독려했다. 사회서비스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것이었다.

 

 

사회서비스정책의 도입과 함께 “사회서비스산업을 육성”하겠다는 표현은 빈번하게 사용되었다. 그러나 그 의미는 맥락에 따라 여러 가지로 해석된다. 첫째, 정부가 사회서비스를 공급하는 정책수단으로 시장기제를 선택했다는 의미다. 이 때 시장이라는 수단은 다수의 서비스 제공자들이 이용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 경쟁하면서 이용자의 욕구에 부응하는 방향으로 서비스 질을 발전시킬 수 있다는 전제를 담고 있다. 두 번째는 사회서비스를 정부로부터 재정을 지원받은 수급자만이 아니라 일반 시민들이 직접 구매하여 이용할 수 있도록 사회서비스산업을 육성한다는 의미다. 이 때 정부로부터 수급권을 부여받은 이용자들이 본인부담금 15%로 사회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는 것에 비해 일반이용자들은 100%의 서비스 비용을 모두 지불하고 서비스를 이용하게 된다. 셋째, 현재 정부가 제공하고 있는 사회서비스 외에 새로운 유형의 서비스들이 개발되고 육성되어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구매할 수 있도록 사회서비스정책을 펼치겠다는 전략이다. 이 때 초기적으로 사회서비스 구매에 재정을 지원하는 바우처사업들은 사회서비스산업 육성의 기초가 될 수 있다. ‘사회서비스 산업화’에 대한 이상의 세 가지 의미 모두에 일자리 창출이 더해져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정부는 위 세 가지 의미 모두로 사회서비스 산업화에 기초한 사회서비스정책을 표방했다고 본다. 특히 2008년도에 보건복지부 사회서비스정책관에 의해 발표된 사회서비스 정책 로드맵에 의하면 사회서비스바우처사업이 초기의 공공투자 개념으로 배치되고 이후 민간투자와 공공투자가 균형을 이루다가 시장안정기에 도입되는 것으로 설명된다(<그림 2-1> 참조).

 

 

 

사회서비스 시장을 통해 제공기관과 일자리를 늘리고 이렇게 확대된 시장을 기반으로 중장기적으로 정부의 재정 지원 없이 서비스를 구매하는 “소비자”를 증가시켜 사회서비스산업을 육성하여 정부의 재정도 절감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든다는 전략이다. 더 많은 이용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할수록 기관 이익이 증가하는 구조에서 제공기관들은 스스로 서비스를 다양하게 늘리고 이용자를 확보할 것이며 이 과정에서 서비스 질도 향상될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이 로드맵에 의하면 2007년부터 2009년까지는 정부의 공공투자가 사회서비스시장을 이끄는 초기 단계로 설정되어 있다. 2009년부터 2012년까지는 공공투자와 민간투자가 균형을 이루는 시장성장기, 그리고 2013년부터 2015년까지는 민간투자가 공공투자보다 높아지는 시장안정기로 계획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시장안정기에 도달했을 때 정부의 역할은 저소득층이나 욕구가 높은 계층에 대한 지원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자, 지금은 2017년. 사회서비스바우처로 만들어진 사회서비스시장이 과연 정부의 로드맵대로 안정을 취하고 있는지 살펴보자.

 

 

1802% 증가한 영세한 사회서비스 제공기관

사회서비스바우처사업은 지난 10년간 크게 확대되었다. 가장 큰 성장을 보인 요소는 제공기관이다. 전자바우처의 결재와 관리를 담당하는 사회보장정보원은 사회서비스바우처 제공기관이 2007년 1,274개소로 출발하여 2015년 22,960개소로 무려 1,802% 증가했다고 말하고 있다. 재정 증가가 755%(1,874억원에서 14,158억원), 서비스 이용자수 증가가 327%(357천명에서 1,166천명), 그리고 제공인력이 458%(36천명에서 165천명) 증가된 것과 비교할 때 바우처사업체 수는 압도적으로 증가했다. 해마다 증가하는 바우처재정 그리고 비영리라는 조건도 법인이라는 제한도 없이 ‘누구나’ 등록만으로 사회서비스제공기관을 설립할 수 있는 환경이 기관 확대의 배경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사업별로 구축된 자료에 따르면 제공기관의 압도적인 확대는 주로 지역사회서비스투자사업에서 이루어졌다(<표 2-1> 참조). 하지만 지역사회서비스투자사업은 다양한 사회서비스를 지역에서 육성하는 사업이고 바우처가 1년만 지원되기에 2,620개소라는 숫자는 서비스 종류의 다양성과 한시성을 동시에 갖는 숫자라 할 수 있다. 6.7배라는 높은 증가율을 보이지만, 폐업률 또한 상당히 높은 것이다. 언어발달지원사업은 단기간에 10배 증가를 보인 사업이다. 그러나 평균 이용자규모가 10명 이하인 영세 소규모기관이다(김윤수·박민아, 2013).

 

<표 2-1>에서 사업별 제공인력 증가율, 이용자 증가율을 제공기관 증가율과 비교해보면 제공기관의 규모를 추정할 수 있다. 기관수가 증가한 것보다 제공인력과 이용자의 증가율이 높은 사업은 장애인 활동보조, 산모·신생아건강관리사업이 전부다. 언어발달지원사업과 지역사회서비스투자사업은 제공인력증가와 이용자증가에 비해 제공기관 증가율이 현저히 높아 영세한 소규모 기관이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게 해준다.

 

 

 

2012년과 2013년 사회서비스바우처 내부통계를 정리한 자료(김윤수·박민아, 2012; 2013)에 따르면 바우처 제공기관의 평균 매출은 약 2천만 원이다. 가장 높은 매출규모를 가진 사업은 지역사회서비스투자사업으로 2012년 기준 월매출 규모는 약 5천만 원이었다. 장애인활동지원과 발달재활서비스, 언어발달지원 등 장애인대상 사회서비스는 약 3천만 원, 노인돌봄종합서비스와 산모신생아서비스의 경우 1천만 원, 가사간병사업은 약 5백만 원 수준의 매출규모를 보여주었다.

 

같은 자료를 토대로 제공기관당 평균 제공인력과 이용자수를 보여주는 <표 2-2>에 따르면 기관 당 평균 제공인력이 가장 많은 사업은 장애인활동지원사업으로 기관 1개소 당 평균 제공인력 43명이 넘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나머지 사업은 제공인력이 10명 내외에 불과하다. 언어발달지원사업은 기관당 평균인력이 1명도 되지 않는, 다소 충격적인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이는 중간에 폐업한 기관까지 집계에 포함되면서 발생한 오류로도 보이는데 그만큼 영세한 제공기관들이 실제 서비스 이용자 규모에 비해 과도하게 설립되어 활동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고용규모 10인 미만의 제공기관이 다수로 집계되는 것은 제공기관들이 한 가지 이상의 사업을 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지 않고 사업별로 제공기관 수를 집계하고 사업유형별로 제공인력의 수를 계상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이철선 외, 2013). 2013년 9월 기준으로 4대 바우처 사업을 살펴본 이 연구에 따르면 1개 사업만 운영하는 기관은 79.1%이고, 2개 사업은 14.2%, 3개 사업 이상은 6.6%라는 것이다. 그래도 80% 가까운 기관이 하나의 바우처서비스만을 제공한다는 것을 감안할 때 제공기관의 영세한 규모를 일부기관의 문제라거나, 통계오류라고 이해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저조한 일반구매, 조세로 움직이는 사회서비스산업?

사회서비스산업화전략에 따라 ‘민간이 주도하는’ 사회서비스산업이 육성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정부재정으로 지원하는 서비스 이용 외에 추가적인 ‘일반이용자’의 서비스 구매가 필수적이다. 4대 바우처사업2)을 대상으로 한 조사(강혜규 외, 2012)에 따르면 바우처 지원액 이상 추가로 서비스를 구매한 경험이 있는 이용자는 21.3%, 추가구매 경험이 없는 이용자는 78.7%로 나타났다. 자부담으로 서비스를 구매한 경험은 이보다 낮아 약 17%의 이용자만 자부담으로 서비스를 구매했고 83%의 이용자는 자부담 구매 경험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에 지역자율형사회서비스투자사업3) 성과평가에는 전국적 범위에서 최초로 바우처사업 일반구매전환율 조사가 이루어졌는데, 이 결과 지역사회서비스투자사업 일반구매전환율이 3.08%, 산모신생아건강관리지원사업이 6.56%, 가사간병방문지원사업이 0.18%로 조사되었다(양난주, 2016). 약 16만 명이 넘는 바우처서비스 이용자 가운데 약 6천3백 명만이 지원이 끝나고 혹은 추가적으로 서비스를 구매한 것이다. 언어발달지원서비스와 발달재활서비스는 이용자 한 사람의 서비스 이용금액이 바우처 지원액 22만원을 넘지 않았다(김윤수 외, 2013).

 

이제까지 발표된 어떤 조사나 연구도 바우처서비스 중에 일반구매가 활발하게 이루어진다는 증거가 없다. 정부가 바우처서비스별로 배정하는 국가보조금 그리고 여기 추가되는 15%의 본인부담금으로 제공기관의 매출이 형성되고 사회서비스시장에서 만들어진 일자리의 임금이 지급되는 것이다. 사회서비스바우처시장은 정부재원으로 움직이는 ‘만들어진 시장’에 다름 아니다.

   

 

 

정부주도로 양산된 저임금 시간제 일자리

사회서비스 바우처 사업의 중요한 목표이자 성과 중 하나가 일자리 창출이다. 2007년부터 2016년까지 사회서비스정책 성과관리시행계획을 분석한 연구(박세경 외, 2016)에 따르면 일자리 수는 10년간 성과지표의 중심에 있었다. 2007년 약 3만 3천명의 일자리를 만들어내면서 시작된 사업은 2014년 기준으로 약 10만 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이 1년 이하 계약의 시간제 근로자로 임금 수준은 낮은 편이다.

 

 

2012년 기준 노인돌봄서비스와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 제공인력의 월평균 임금은 77.3만원이고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35시간으로 나타났다(강혜규 외, 2012). 제공기관 운영주체 성격별로 살펴보면 비영리조직의 경우 월평균 임금은 78.6만원, 영리조직의 경우 64.1만원으로 조사되었는데 주당 근로시간이 비영리의 경우 35.4시간, 영리의 경우 27.9시간으로 차이가 나 임금 차이는 결국 근로시간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보건복지정보개발원4)에서 발행한 전체 서비스공급 현황 자료에서 사업별 1인당 매출이 70만원 전후로 형성되거나 그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나는 결과와 흡사한 것을 알 수 있다(<표 2-3> 참조).

 

 

4대 바우처 사업을 대상으로 수행한 연구(이철선 외, 2013)도 1인당 월 평균 인건비가 약 75~80만원 수준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이는 결제액의 인건비 비중 75%5)를 적용하여 산출한 것으로 장애인활동지원사업이 평균 약 91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가사간병서비스가 40만원으로 가장 낮았다. 4대 보험 중 고용보험 가입률은 71.3%이고, 근속 기간이 4년이 넘는 노동자는 전체의 42.9%에 불과했다.

 

바우처서비스 노동자의 임금체계는 압도적으로 시간제 비율이 높았다. 노인돌봄종합서비스와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 제공기관의 81.3%가 시간제 임금체계를, 9.9%가 월급제를 시행하고 있었다(강혜규 외, 2012). 비영리기관의 경우 시간제와 월급제 비율이 각각 83.2%와 9.7%로, 영리기관은 68.7%와 12.5%로 나타났다. 제공기관이 임금을 지급하는 데 차등을 두는 기준은 근속기간이 전체 조사대상의 13.1%, 자격증 소유 여부 7%, 입사 전 경력이 5.8%로 조사되었다. 대부분의 경우 임금구조에 차등이 없는 것이다. 전체 제공인력 가운데 정규직 비중은 약 35.9%였고, 이는 조사 당시인 2012년 전체 임금노동자 정규직 비중이 52.5%인 것에 비교해보면 17%p 낮았다(강혜규 외, 2012).

 

사회서비스바우처 제공인력의 임금이 낮은 이유는 시간제 임금체계와 서비스 수가 안에서 임금이 결정되는 구조를 꼽을 수 있다. 정부가 이용자에게 부여하는 사회서비스 수급자격은 서비스 이용시간과 그 시간에 해당하는 재정으로 구성된다. 이에 부응하여 제공기관들도 서비스 시간당 임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제공인력을 고용한다. 이는 사회복지기관의 제공인력의 인건비를 주로 지급하던 종전의 기관보조금 방식과 완전히 상반된다. 사회서비스바우처 사업 시행 이후 사회서비스 부문에 안정적이지 않은 일자리, 저임금노동자군이 대거 양산되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실패한 사회서비스 산업화, 사회서비스정책의 기본을 다시 세워야

현재 사회서비스시장은 정부재정으로 지원되는 구매력을 가진 이용자들을 놓고 경쟁하는 영세한 다수의 제공기관들로 구성되어있다. 안정적이지 않은 저임금 시간제 일자리 노동자들이 시간당 임금을 받고 돌봄 등 대인적 서비스를 주로 제공한다.

 

 

사회서비스바우처 도입 이전과 비교하면 정부가 사회서비스 수급자격을 직접 판정하고 수급권을 부여하며 서비스 공급을 계획하고 관리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이 정책은 한 걸음 진보한 측면이 있다. 이는 이용자 측면, 사회권 차원의 진전이다. 그리고 욕구기준으로 서비스 대상을 확대한 것도 사회복지 확대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인력과 제공기관에 대한 급격한 규제완화로 영세한 제공기관과 저임금 사회서비스 제공인력이 대거 양산되었다. 여기서 발생하는 문제는 고스란히 생산되는 사회서비스 질에 반영되고 다시 정부는 서비스 질을 관리하라는 압력에 직면하게 된다.

 

이 방식은 그렇게도 발전시키고자 했던 ‘사회서비스 산업’의 걸림돌이 되었다. 낮은 임금은 사회서비스 질 향상과 전문적 분화 발전을 저해하고 영세한 제공기관은 사회서비스 ‘산업’의 가치와 위상을 낮춘다. 정부 재정을 지원받지 않는 일반 이용자들의 구매가 늘지 않는 이유 중의 하나는 여기에 있다. 이 외에 사회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노인이나 장애인의 구매력이 높지 않은 현실도 크게 고려해야 한다. 노령연금 수급 비율이 노인인구의 절반도 되지 않고, 장애연금이나 장애수당 등 소득보장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을 고려했을 때 사회서비스 일반구매를 어떻게 기대한단 말인가?

 

사실, 사회서비스를 사회구성원의 욕구나 위험에 대한 ‘사회적’ 대응으로 이해하고 있는 필자에게 사회서비스의 범위와 대상 그리고 비용부담은 사회적으로 합의해야 하는 문제다. 이런 관점에서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사업이 지역사회서비스투자사업이다. 이 사업은 중앙정부가 중위소득 120% 이하에게 수급권(바우처방식의 재정)을 1~2년만 부여하고 지역별로 사업을 개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사회서비스는 문제나 욕구가 존재하는 한 지속적으로 공급되어야 한다. 백번 양보하여, 정부 재정을 감안하여 수급 유효기간이 끝난 이후에 일반구매로 전환될 것을 기대하는 방식의 사업이라면 중위소득 120% 소득기준으로 수급자격을 제한하는 것 또한 이해하기 어렵다.

 

복지투사업만이 아니라 대부분 사회서비스바우처사업의 수급자격은 소득기준을 갖는다. 공공부조 수급자와 저소득층에게만 사회복지서비스를 제공하던 이전 시기에 비해 그 기준이 중위소득 혹은 전국가구평균 100% 혹은 150% 수준으로 올라간 것은 사실이다. 정부가 사회서비스산업화를 진심으로 추진하려고 했다면 소득기준이 서비스 신청자격을 제한하는 데 쓰이는 게 아니라 서비스이용의 비용분담을 차등화하는 기준으로 쓰이도록 설계하는 것이 더 타당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사회서비스 산업화 전략의 실패를 진단하면서 어떻게 하면 성공할 수 있는지 제안하는 것은 이 글의 초점이 아니다. 사회서비스 산업이라는 것은 절대로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질 수 없다고 주장하려는 것도 아니다. 단지, 사회서비스정책이 중심에 놓아야 하는 원칙과 목표에 충실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려는 것이다.

 

사회복지정책은 사회적 자원의 재분배정책이고 사회구성원의 삶에 대한 국가책임을 실현하는 수단이다. 사회서비스정책은 가족책임, 여성책임으로 이루어져 온 돌봄의 사회화를 중심으로 하는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아동, 노인, 장애인에 대한 돌봄이 가족에 의존하지 않고도 이루어질 수 있도록 사회정책으로 보장하는 것을 추구하는 것이다. 이는 돌봐줄 가족을 갖지 못한 사회구성원의 사회권을 보장하는 것이며, 돌봄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던 가족, 곧 여성의 사회권(노동권)을 실현하는 것이다. 가족을 통한 돌봄자원의 재분배이며 젠더평등을 실현하는 기제다.

 

따라서 정부가 추진하는 사회서비스정책은 누구에게 얼마의 서비스를 제공할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담고 있다. 이 정책의 일차적인 목표는 사회서비스 확대를 통한 사회구성원의 사회권 보장이다. 사회서비스 확대를 통해 늘어난 이용자 그리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동자 양 자의 사회권을 동시에 살펴야 한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사회서비스는 휴먼서비스로 양자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서비스가 이루어지기에 관계의 질이 서비스 결과와 밀접한 관련을 가지기 때문이다.

 

사회서비스정책은 개념적으로 현재 정부의 사회서비스 바우처사업만으로 국한되지 않는다.6) 별도로 추진되는 보육과 장기요양이 사회서비스정책의 중심적인 부분이고, 장기요양 이용에서 연령제한이 없어지고 지역사회 장애인에 대한 재가서비스(현재의 활동보조, 발달장애인재활 등)가 체계적으로 확충되면서 아동, 노인,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돌봄체계를 수립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사회서비스 확대는 소득은 물론 가족 자원크기와 상관없이 돌봄과 사회활동의 권리를 보장하고 여성의 경제활동, 사회활동이 증진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어야 한다.

 

사회서비스의 산업적 성장? 그것은 여성의 사회경제적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창출되는 수요 그리고 여성과 노인, 장애인이 우리 사회에서 가질 수 있는 구매력의 크기가 가능성을 좌우할 것이다. 곧 노동시장에서 여성의 지위와 임금수준, 노후소득보장과 노령연금의 수준, 장애인의 경제활동 참여와 소득보장은 정부가 10년 전에 꿈꾸었던 사회서비스 산업화를 만들어내는 필요조건이다. 그리고 그 필요조건은 아이러니하게도 “제대로 된 사회서비스정책”없이는 만들어내기 어렵다. 사회서비스산업을 위해서라도 사회서비스정책을 제대로 펼쳐야 하는 것이다.

 

 

1) 본 원고는 필자가 『한국사회정책』 제22권 4호에 발표한 “사회서비스 바우처 정책 평가” 내용을 기초로 작성되었다.

2) 노인돌봄, 장애인활동지원, 산모신생아도우미, 가사간병

3) 2015년 당시 지역자율형 사회서비스 투자사업은 지역사회서비스 투자사업, 산모신생아건강관리지원 사업, 가사간병방문지원 사업으로 구성되며 포괄보조방식으로 운영된다.

4) 2015년 7월 1일자로 사회보장정보원으로 변경. http://www.ssis.or.kr

5) 현재 바우처 사업 지침에서 서비스 단가의 직접 인건비(사회보험비 등 간접인건비 제외)와 기관 운영비 비중은 75:25로 설정되어 있다.

6) 사회서비스 바우처 사업에 임신출산진료비지원, 청소년산모 임신출산진료비지원, 기저귀조제분유지원, 에너지 바우처 사업 등이 포함되는 것을 보면 “사회서비스”라는 범주의 사업이 아니라 “바우처”방식의 사업으로 묶여져 있다는 인상을 갖게 한다. 이제 사회서비스 바우처 사업은 대상이나 서비스 유형을 고려했을 때 어떤 단일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으로 간주하기 어렵다.

 


 

<참고문헌>

강혜규, 박수지, 양난주, 엄태영, 이정은(2012). 사회서비스 바우처사업의 정책 효과 분석 연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김원종(2008). 수요자 중심 사회서비스 확충 시행 1년의 성과와 과제. <한국 사회복지의 선진화를 위한 사회서비스 정책의 성과와 과제> 토론회(한국보건사회연구원 주최, 한국언론재단, 2008. 6. 12) 자료집. 7-20.

김윤수, 박민아(2012). 사회서비스 제공기관 공급실태 분석. 한국보건복지정보개발원.

(2013). 사회서비스 제공기관 공급실태 분석. 한국보건복지정보개발원.

양난주(2016) “지역사회서비스투자사업 10년, 무엇을 성과라고 부를까?”, 『복지이슈Today』37호, 서울시복지재단.

박세경, 하태정, 김보영, 김용득, 김은정, 이봉주, 이인재(2016). 사회서비스 정책 진단과 고도화 전략 연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이철선, 남상호, 최승준, 민동세, 권소일(2013). 돌봄서비스 종사자 임금체계 표준화 방안 연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금, 2017/09/01-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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