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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투명한 서울을 위한 세 가지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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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투명한 서울을 위한 세 가지 제안

익명 (미확인) | 목, 2017/09/07- 10:44

* 이 글은 2016 서울시 정보공개연차보고서에 실린 글 입니다. 서울시 뿐만 아니라 다른 공공기관(어디라도!) 눈여겨봐주시면 하는 마음에 올립니다. 그러니 공공기관에서 정보공개에 고민하고 계신 분들은 부디 외면 마시고 읽어주세요.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정진임 사무국장


더 투명한 서울을 바라는 마음으로 서울시 정보소통광장을 이용하는 이용자 입장에서 몇 가지 의견을 내 보았다. 제도와 정책 차원의 거시적인 이야기보다는 이용하면서 느낀 사소한 이야기들이 주로 담겨있다. 사소한 내용일 뿐 가볍거나 중요하지 않은 내용이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완성은 디테일에서 오는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때마침 이런 문구도 찾게 되었다. 산업디자이너 디터람스(Dieter Rams)의 말 이라는데, ‘디자인’이라는 단어에 ‘공개’를 넣어도 무방하다. 

- Good design is thorough down to the last detail. 

 “좋은 디자인은 마지막 디테일에서 오는 필연적인 결과다.”


정보접근의 문턱을 낮춰라.

나의 주된 업무공간은 공공기관 웹사이트들이다. 공공기관에 정보공개를 요구하고, 정보를 얼마나 잘 공개하고 있는지를 살피는 일을 하다 보니 go.kr로 끝나는 대개의 공공기관의 웹사이트는 내게 있어 중요한 작업현장(?)이다. 일을 하다 보면 열어놓은 인터넷 창이 수 십 개가 되어 있곤 하는데, 그 때마다 서울시 정보소통광장은 거의 빠지지 않고 열려있는 사이트다. 나 뿐 아니라 공공정보 깨나 찾아본다는 많은 사람들도 서울시 정보소통광장은 언제나 쉬이 찾아지게 되는 곳이라 이야기 한다. 정보소통광장을 오픈한 뒤 지난 4년 동안 1200만건이 넘는 정보들이 차곡차곡 쌓였으니 그럴 만도 하다 싶지만 정보의 양이 사이트 이용의 바로미터라고 할 수는 없다. 공공정보의 허브라 할 수 있는 정보공개포털(open.go.kr)의 경우에는 거의 대부분의 공공기관이 생산한 정보를 연계하다보니 사이트에 등록된 문서의 건수만 해도 3800만 건을 훌쩍 넘지만(2015~2017년 7월 16일까지의 문서 등록건수 기준) 정작 웹상에서 정보를 검색하다가 정보공개포털에 들어가게 되는 일은 매우 드물다. 

앞서 두 웹사이트를 두고 ‘찾아지게’, ‘들어가게’ 라고 말한 것은 사람들이 정보에 접근하는 방식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원하는 정보의 소재를 정확히 알고 있는 것이 아닌 이상 어떠한 정보가 필요하다고 느낄 때, 네이버, 다음, 구글과 같은 일반 포털사이트에서 키워드로 검색을 한다. 인터넷공간이 이룩해 낸 집단지성의 성과이기도 하고 공식정보(?)를 보유한 웹사이트들이 정보접근에 폐쇄적이었던 방식의 결과이기도 하다. 사람들의 정보접근 방식이 이렇다 보니 공공기관에서 보유하고 있는 정보들이 검색에 얼마나 잘 걸리도록 하는지는 정보서비스와 활용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 정보에 도달하도록 안내하는 방식은 정보서비스 정책에서 매우 중요하게 다뤄져야 하지만 많은 공공기관의 웹사이트는 이를 간과하거나 외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정보 안내자로써의 서울시 정보소통광장은 꽤 친절하다고 볼 수 있다. 포털사이트의 정보검색 제공은 이용자 관점이 아니면 놓치기 쉬운 것이었을 텐데 이를 보면 “행정정보의 오너쉽(Ownership)은 시민에게 있다”는 서울시의 정보공개 원칙이 잘 작동하고 있구나 하고 생각되기도 한다.

하지만 정보소통광장 안에서의 정보검색은 풀어야 할 숙제다. 일단 원하는 키워드를 입력했을 때 너무 많은 정보가 검색된다. 그러다보니 불필요한 정보들 사이에서 정작 원하는 정보를 찾기 어려운 경우가 발생한다. 많은 사람들은 막대한 예산과 기술을 들인 포털사이트의 검색결과 방식에 익숙해져 있다 보니 공공기관의 정보검색 도구에 만족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는데 공공기관의 한정된 예산과 기술 안에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세분화된 카테고라이징과 직관적인 분류명 적용으로 시민들이 원하는 정보를 쉽고 편리하게 찾아갈 수 있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보의 바다에서 놀게 하라

궁금해 하던 것을 검색해 어떤 정보에 도달한다 하더라도 그것이 궁금증을 모두 해소해 주지는 않는다. 사람들이 원하는 정보의 내용은 복합적이고 총체적이며 때로는 추상적인 반면, 공공기관에서 생산하는 정보들은 단편적이고 분절적이며 구체적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단편적인 정보들은 그 양이 총체적인 것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기도 해서 설령 사람들이 원하는 내용의 정보가 있다 하더라도 그것을 한눈에 찾아내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나는 이 글을 쓰며 평소에 궁금해 하던 “정보공개 정책”이라는 키워드로 정보소통광장에서 검색을 해 보았다. 무려 86,526건의 정보가 검색된다. 이 많은 정보를 일일이 다 찾아 원하는 정보를 확인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정확도가 높은 정보 중에 “정보공개 정책 관련 업무협의”라는 문서가 있어서 확인해보지만 12만원을 지출한 지급결의서가 내용의 전부일 뿐이다. 이렇게 단편적인 정보들이 각기 나열되어 있을 때 유용한 것이 바로 정보목록이다. 

개인적으로 서울시가 시행하는 정보공개정책 중에서 손에 꼽히게 잘하는 것이 실질적인 정보목록의 공개라고 생각하는데, 서울시의 정보목록 공개 방식은 정보 안에서 이용자가 주체적으로 뛰어 놀 수 있게 한다는 데 매우 큰 미덕이 있다. 정보목록은 쉽게 말해 어느 부서의 누가 어떤 제목의 문서를 생산하고 접수했는지를 목록으로 만든 것이라 할 수 있다. 정보접근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정보목록은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에서도 정보통신망을 활용한 정보공개시스템 등을 통해 공개하는 것을 의무화 하고 있기도 하다. 그 결과 의도적으로 정보를 숨길 목적이 아니고서야 [각주:1] 정보목록을 공개하지 않는 공공기관은 거의 없다. 하지만 그 공개방식이라는 것이 매우 일방적이며, 심지어 전체 정보를 제대로 파악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목록의 제공을 게시판 방식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방식의 제공은 원하는 정보에 접근할 때 검색결과에 의존하게 해 원하는 방식과 조건으로 정보를 살펴볼 수 없게 한다. 

<정보공개포털의 정보목록 제공 현황>

서울시의 경우에도 정보소통광장에서 정보목록을 이와 같은 방식으로 제공하고 있어 다른 기관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시의 정보목록 제공에 미덕이 있다고 한 이유는 바로 이 스프레드시트(엑셀) 다운로드 기능 때문이다. 

<정보소통광장의 정보목록 다운로드 제공 안내>

게시판 방식의 정보목록에서는 부서별, 검색어별 등 많아야 두 가지의 검색설정만으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엑셀 형태의 정보목록에서는 게시판 방식 외에 담당자별, 보존기한별 등 더 다양한 설정으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제공하는 방식 이외에 다양한 방식으로 정보를 가지고 놀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이런 엑셀 방식으로 목록을 제공하면 정보를 확인할 때 원하는 정보가 누락되는 경우를 현저히 낮출 수 있다. 2014년 세월호참사 당시 해양경찰청은 정보가 공개될 것을 우려해 ‘세월호’라는 단어로 정보를 검색하지 못하게 문서의 제목을 임의로 바꾼 적이 있는데  이처럼 검색어를 기준으로 한 정보 활용은 생산자의 의도에 따라 충분히 은폐의 가능성이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서울시의 엑셀 형태로의 정보목록 공개는 충분히 투명성과 활용성을 위한 조치라 할 만 하다. 

하지만 서울시의 정보목록 제공 방식이 완벽한 것은 아니다. 문서를 등록할 때 기입하게 되는 해당문서의 공개구분, 단위업무 명, 생산접수구분, 수발신처명 등이 서울시의 정보목록에는 빠져있다. 이러한 정보 속성값들이 정보목록에서 제외되어야 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더 나은 정보공개와 디테일의 완성을 목표로 한다면 서울시의 정보목록은 공공기관 중 1등이기는 하지만 결코 우수하지는 않다. 

서울시의 정보목록이 더 나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10년 이래 본 정보목록 중에 가장 디테일했던 것을 소개한다. 2015년 9월까지 당시 행정자치부가 매월 엑셀로 공개해왔던 정보목록의 항목들이다. 무려 25가지의 항목이 있는데, 이용자 입장에서 불필요했던 항목들은 있었지만, 그래서 불만스러웠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2015년 당시 행정자치부의 정보목록 구성 항목>

제목

문서번호

문서등록일자

소속기관코드

소속기관

현부서표시명

담당부서

기안부서ID

기안자

접수담당부서ID

접수담당자명

업무담당자

공개여부

문서유형

시행범위

문서상태

시행/접수일자

발신명의

단위과제카드명

등록구분

생산문서번호

보존기간

/발신부서ID

/발신부서명

목록공개


회의록 공개가 아닌 회의의 공개를!

공공기관이 정보를 비공개하는 빈번한 이유는 바로 ‘정보가 공개되면 업무에 지장을 준다.’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회의록” 인데 ‘누가 무슨 회의를 하는지, 회의에서 어떤 말들을 하는지가 공개되면 부담스러워서 말을 할 수 있겠냐, 그렇기 때문에 회의록을 공개하면 사람들이 말을 안 하게 돼 업무에 지장을 주게 된다. 그러니 우리는 이 회의록을 비공개한다.’ 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회의들이 비공개되다보니 결국 공개소송까지 가는 경우도 많다. 그 결과 회의참석자 명단과 발언내용은 공개, 개별 발언자 이름은 비공개 정도로 하는 것으로 판례와 회의록 공개 양식이 생기기도 했다. 그리고 그 선에서 회의록들은 선별적으로 공개되고 있다. 하지만 그것으로 공개는 충분할까? 이름이 가려진 회의록을 보며 사람들은 충분히 투명하다고 생각할까? 한참 지나 공개되는 회의록을 보며 우리는 충분히 참여가 보장된다고 느낄까? 내 대답은 ‘아니다’이다. 공공을 위한 일이라면 그 일을 맡은 이들은 그 과정과 결과에 대한 책임을 감당해야 한다. 그 일이 결정되는 것이 어떤 회의라면 그 회의의 구성원은 공공에 대한 책임성과 내용에 대한 전문성을 갖춰야 함은 물론이다. 하지만 뒤늦고, 부족한 회의정보공개로 책임성과 전문성을 확인할 길은 쉽지가 않다. 

이런 면에서 볼 때 정보소통광장에서 사전공표 하고 있는 <회의정보>는 투명성과 책임성을 보장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볼 수 있다. 서울시처럼 위원회 회의록을 정보공개청구하기 전에 먼저 나서서 전면적으로 공개하는 곳은 전무후무하다. 회의록 공개의 필요성과 방법에 대해서는 정보공개업무매뉴얼에 포함해 공무원에게 교육하고 있기도 하다. 게다가 163개나 되는 위원회의 위원 명단도 공개할 수 있는 한 모두 공개하니 서울시의 회의록 공개 정책은 이 정도면 칭찬받아 마땅해 보인다. 하지만 서울시가 회의공개에 대해 펼쳐왔던 그간의 정책들을 살펴보면 아쉬움이 크다. 

2012년 서울시는 서울시 회의공개규칙을 제정하고, 회의공개시스템을 오픈하는 등 서울시에서 열리는 회의의 전면적 공개를 선포했었다. 

하지만 현재 서울시에는 선포했던 회의공개규칙이 없다. 제정이 무산되었기 때문이다. 결국 서울시는 『서울특별시 각종 위원회의 설치ㆍ운영에 관한 조례』와 『서울시 정보공개업무매뉴얼』에 회의록 작성과 공개에 대한 내용을 넣는 것으로 회의공개 정책을 추진했다. 

<서울시 회의공개규칙 제정 선포를 담은 보도자료 일부>

당초 서울시가 추진했던 회의공개정책인 미국의 회의공개법(§ 552b. Open meetings)을 모태로 한다. 회의를 공개하는 방법과 기준과 절차를 담고 있는 이 법은 음지화 되어있는 정책결정과정에 햇볕을 비춘다는 의미로 햇볕법(Government in the Sunshine Act) 이라는 별칭이 붙어있기도 하다. 이 법에는 두 가지의 탁월함이 있는데 첫 번째는 이름에도 나와 있다시피 회의록공개가 아니라 회의공개라는 점이다. 모든 것이 결정되고 난 후의 결과를 시민들에게 공유하는 것이 아니라, 계획과 과정까지 모두에게 공개한다는 건데 회의자체가 공개가 되면 회의록에서 발언자의 이름을 공개하느냐 마느냐의 쟁점은 무의미해지고 만다. 이 법이 있다고 해서 모든 회의들이 공개되는 것은 아니고 정보공개법에서와 마찬가지로 몇 가지 이유를 들어 비공개가 가능한데, 여기에 두 번째 탁월함이 있다. 이 법은 회의 결과를 비공개할 경우에는, 누가 이 회의를 공개하지 말자고 했는지 그 이름을 공개하도록 명문화 해 놓았다. 공공을 위해 권한을 부여받아 하는 일이라면 그 과정이 당연히 공개되어야 하고, 공개하지 못할 경우에는 그 것에 대해 책임을 진다. 회의를 공개하는 것보다 더 무릎을 치게 하는 조항이다. 

행정기관의 정책결정과정을 공개하지 않는 것은 행정기관의 자의적 판단과 결정을 용인할 위험을 방치하는 것이며, 민주적 행정 구현의 정신에 반하는 것이다. 따라서 시민들은 공적 결정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알권리가 있으며, 그 결정과정에 참여할 권리 역시 있다. 

 이런 면에서 봤을 때 회의의 공개는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옹호하는 공공기관에서 반드시 실행해야 할 과제이다. 참여와 소통을 기반으로 한 온전한 협치를 위해서도 정책결정과정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회의공개는 필수적이다. 서울시는 ‘시민알권리 10대원칙’중 하나로 “서울시는 주요 정책결정 과정에 시민의 참여와 협력을 보장한다”는 것을 천명하고 있다. 음지에 햇볕을! 권한에 책임을! 참여 보장을! 서울시는 회의록 공개를 넘어선 회의공개를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1. 청와대를 상대로 한 세월호참사 관련 정보공개소송에서 대통령경호실은 모든 공공기관이 기록물을 생산 및 관리의 의무를 위해 꼭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정보목록을 작성하지 않아 자료가 없다고 말한 바 있다. 관련기사 [한겨레.2017. 06.13. 대통령 경호실 “세월호 참사 당일 정보목록 없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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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가 차기정부에 제안하는

투명하고 책임 있는 사회를 위한 정책

 

법은 제도의 근본이 됩니다. 그렇다고 법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는 것은 아닙니다.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이 제정 20년을 맞았습니다. 하지만 성년을 맞은 법령의 재개정 연혁에도 불구하고 공공기관의 고의적, 악의적 비공개 관행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속 빈 강정 같은 무의미한 회의록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여전히 높습니다. 정보공개위원회의 기능과 역할은 어디에서 작동하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법령의 미비점과 함께, 법을 운영하는 주체에 문제를 제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공공정보의 공개는 행정의 투명성과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서 가장 기본적으로 이뤄져야 할 조치입니다. 정부신뢰도와 투명성을 판단하는 중요 척도이기도 합니다. 공공기관의 고의적, 악의적 비공개 관행을 청산하기 위하여, 결과 뿐 아니라 과정에 대한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시민의 알권리를 지키며, 책임 있고 투명한 사회를 만들기 위하여,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201759일 출범하는 차기 정부에 다음과 같은 정책의 수립과 실천을 제안합니다.

 

  

1. 공공정보의 고의적, 악의적 비공개 관행의 청산

 

정보공개는 공공기관 평가의 우선순위가 되어야 합니다.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의 목적을 올바르게 구현하기 위해서는 공공기관 스스로가 정보공개의 중요성과 가치를 깨닫게 해야 합니다. 그 첫 걸음은 공공기관 평가에 있어 정보공개를 우선순위로 하는 것입니다. 정보공개청구의 대상이 되는 모든 공공기관 평가의 주요 항목으로 정보공개가 배치되어야 합니다. 단순 정보공개 비율을 넘어 정보공개 확대 계획, 정보공개심의회 운영, 정보공개 처리기한 준수 등을 정량적으로 평가하고 부존재 결정 사례, 정보공개 우수사례, 행정정보공표의 내실화 등을 정성적으로 평가하여야 합니다.

 

정보공개 전담부서가 설치되어야 합니다.

정보공개는 선도적으로, 적극적으로 시민의 알권리를 보장하는 대국민 서비스로, 전문성이 요구되는 업무입니다. 하지만 정보공개의 중요성과 전문성에 대한 인식은 매우 낮습니다. 각급 공공기관 내 정보공개 전담 부서의 부재가 이를 반증하고 있습니다. 정보공개를 성가신 민원으로 취급되는 관행은 사라져야 합니다. 이를 위해 모든 공공기관은 정보공개 전문 인력을 양성, 배치하여야 하며 정보공개 전담 부서를 설치, 운영하여야 합니다.

 

정보공개 교육을 의무화해야 합니다.

정보공개 인식과 문화의 근본적 변화는 지속적 교육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공공기관 구성원에 대한 정보공개 교육을 의무화하여야 합니다. 정보공개 교육의 내실화를 위해 교육 콘텐츠와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교육을 정례화하고 교육 실적과 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평가를 실시하여야 합니다. 나아가, 정보공개 교육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확대되어야 합니다. 정보공개제도가 활성화된 국가들은 정보공개 교육을 공교육 과정에 포함시키고 있습니다. 우리의 정보공개 교육도 초중등 교육과정 속에서 필수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악의적, 고의적 비공개는 처벌받아야 합니다.

기록관리와 정보공개는 동전의 양면과 같습니다. 공공기록물은 모든 시민의 자산이며, 기록관리의 부실은 시민의 알권리 침해와 직결됩니다. 때문에 공공기록물관리법에서는 기록을 무단 은닉, 파기, 유출하는 등의 위법행위에 대해 최대 7년 이하의 징역, 3천만원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알 권리의 구체적인 이행인 정보공개법에 있어서는 공공기관의 위법행위에 대한 규정 및 처벌조항이 없는 실정입니다. 책무 없는 제도 속에서 악의적 비공개 관행은 용인되며, 이는 개별 시민의 피해를 넘어 사회 전반의 불신을 키우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올해 초 국제투명성기구에서 발표한 2016년 한국의 국가청렴도는 사상 최저인 52위로 추락했습니다. 우리 사회의 부패청산과 신뢰회복을 위해서는 공공기관이 정보를 위변조하거나 허위 내용을 공개할 경우, 또한 정보를 은닉할 목적으로 비공개할 경우 금고 또는 무거운 벌금의 처벌을 받도록 제도화 하여 정보공개의 실효성을 보장하고, 기관의 설명책임성을 강화해야 합니다.

 

정보목록은 공개되어야 합니다.

현행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은 제8조 제1항의 단서조항을 통해 정보목록이라도 법이 정한 비공개대상 정보에 해당할 경우, 비공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보목록의 비공개는 공공기관이 어떠한 정보를 생산하는지 알고자 하는 시민의 알권리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조치입니다. 시민들의 최소한의 알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공공기관이 생산한 정보들은 그 내용이 비공개라 할지라도 문서명 수준의 정보목록은 공개되어야 합니다. 청와대도 예외일 수 없습니다. 청와대부터 정보목록을 공개하여야 합니다.

 

정보공개 영역이 넓어져야 합니다.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2004년 전부 개정을 통해 법률의 적용 범위를 크게 넓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법의 적용 범위는 공공기관에 한정되어 있습니다. 민간 영역은 정보공개의 범주 밖에 머물고 있습니다. 그러나 원전, 화학물질, 노동환경 등 시민의 생명과 안전에 밀접한 영향을 끼치는 정보들이 민간의 것이라는 이유로 정보공개의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습니다. 민간의 정보라 할지라도 시민의 생명과 안전과 관련된 것이라면 공개되고 공유되어야 합니다. 우리 사회는 메르스 사태, 가습기 살균제 사건 등을 통해 뼈아픈 교훈을 얻었습니다. 정부는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존재합니다.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정보의 공개와 공유를 막아선다면 그것은 정부가 아닙니다. 정부가 선도적으로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정보공개의 영역을 확장하여야 합니다.

  


2. 회의공개법의 제정

 

현행 법령으로는 내실 있는 회의 공개가 불가능합니다.

정보가 만들어지는 전 과정에 대한 전면적 공개는 현행 법령으로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공공기록물관리에 관한 법률> 17조는 공공기관으로 하여금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주요 회의의 회의록과 속기록 또는 녹음기록을 작성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차관급 이상, 지자체장, 교육감 등이 참여하는 일부 회의에만 적용될 뿐입니다. 오히려 회의록에 회의의 명칭, 개최기관, 일시 및 장소, 참석자 및 배석자 명단, 진행 순서, 상정 안건, 발언 요지, 결정 사항 및 표결 내용에 관한 사항이 포함되도록 한 시행령은 과정 없이 결과만을 보여주는 회의록에 적법성을 부여하는 근거로 악용되고 있습니다. 회의록의 작성 대상을 확대하고 실질적인 논의내용을 알 수 있도록 작성기준을 강화하는 법을 만들어야 합니다.


민주주의는 의사결정과정에 대한 시민의 참여로 완성됩니다.

미국의 정보공개제도는 공공문서의 공개를 규정하는 정보공개법(5U.S.C §552)’과 회의 공개를 규정하는 회의공개법(5U.S.C §552b)’이라는 양 날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러고도 충분하지 않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습니다. 과정 없는 결과는 부질없습니다. 시민에게는 공공기관의 정보 그 자체뿐만 아니라, 그 정보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한 알권리가 있습니다. 의사결정과정이 비공개 사유로 남발되는 시대는 끝나야 합니다. 의사결정과정은 비공개 대상이 아니라 더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할 대상입니다. 민주주의는 의사결정과정에 대한 시민의 참여로 완성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에게는 시민의 알권리를 지켜줄 또 하나의 날개, 회의공개법의 제정이 필요합니다.

  


3. 정보공개 책임기구의 상설화, 독립화

 

정보공개위원회를 상설기구로 만들어야 합니다.

정보에 대한 자유롭고 제한 없는 접근, 공유, 활용을 포함하는 시민의 알권리는 21세기 민주사회를 사는 시민의 기본권입니다. 공공기관에게도 정보공개는 필수불가결한 업무의 하나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정보공개를 전문적으로 다루고, 책임질 수 있는 중앙행정조직이 부재합니다. 현재 법령은 정보공개위원회를 행정자치부장관 소속으로 두고 정보공개에 관한 정책 수립 및 제도 개선에 관한 사항 등을 심의, 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입니다. 우리 시대와 사회가 요구하는 정보공개의 가치와 무게를 감당할 수 있는 전문성과 실행력을 갖춘 상설 조직이 필요합니다. 공공정보의 공개, 공유, 활용이라는 21세기 시민사회의 기본권 보장을 위해서 정보공개위원회는 독립적 상설 기구로 다시 세워져야 합니다.

 

정보공개위원회에 정보공개심판 기능을 두어야 합니다.

행정심판은 정보비공개 처분의 위법성, 부당성에 대한 판단을 구할 수 있는 불복절차의 하나입니다. 시민의 입장에서 상대적으로 신속하고 별도의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점에서 부당한 정보비공개에 맞서 취할 수 있는 수단입니다. 하지만 현재 행정심판위원회는 행정기관 또는 자치단체 소속으로, 공정한 불복절차로서의 기능과 역할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부당한 정보비공개에 낙담한 시민들은 행정심판위원회의 불합리한 판단에 다시 한 번 좌절을 경험하게 되고 이는 정부에 대한 불신을 초래합니다. 따라서 정보공개에 대한 전문성과 관할 행정기관으로부터의 독립성을 갖춘 정보공개위원회에 정보공개심판기능을 부여하여야 합니다.





19대 대선을 앞두고, 정보공개센터에서는 대통령 후보들에게 '투명하고 책임있는 사회'를 위한 정책을 위와 같이 제안하며, 연락창구가 없는 후보를 제외한 10명(문재인, 홍준표, 안철수, 유승민, 심상정, 이재오, 김선동, 남재준, 윤홍식, 김민찬)의 후보측에 전달하였습니다.


19대 대선 정보공개 정책제안_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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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17/04/20-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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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15/06/02-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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