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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망중립성의 방향에 대한 정책토론회 개최 안내 (9/7, 국회 의원회관 제8간담회의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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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망중립성의 방향에 대한 정책토론회 개최 안내 (9/7, 국회 의원회관 제8간담회의실)

익명 (미확인) | 월, 2017/09/04- 17:04

 

우리나라 망중립성의 방향에 대한 정책토론회 개최 안내

– 2017. 9. 7. (목) 오후 2시, 국회 의원회관 제8간담회의실

 

다시 망중립성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미국 트럼프 정부의 망중립성 완화 움직임에 따라 FCC 웹사이트에 망중립성 완화를 반대하는 미국 시민들의 의견 접수가 줄을 이었다는 외신이 화제가 되고 있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망중립성 정책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요?

최근 이동통신사들은 통신비 인하 정책의 반대 급부로 망중립성을 완화해달라는 취지의입장을 표명 중이며, 제로레이팅이 통신비 인하의 훌륭한 대안인 것처럼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과연 우리나라의 망중립성 정책이 지금 망중립성 “완화”를 이야기할 위치에 있기나 한 것일까요? 제로레이팅이 과연 보편적 통신비 인하의 수단이기는 할까요?

과거 이동통신사의 보이스톡 차단으로 촉발된 우리나라 망중립성의 현 주소는 아직 이동통신사가 경제적 이유를 근거로 mVoIP 데이터 송수신을 차단해도 위법이 아니라는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최근에는 이른바 ‘플랫폼 중립성’이라는 개념을 들어 이동통신사에 대한 망중립성 규제의 칼끝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시도도 목격되고 있습니다.

사단법인 오픈넷은 망중립성 강화 법안을 19대, 20대에 걸쳐 발의한 국회의원 유승희 의원실과 공동으로 우리나라 망중립성의 방향에 대한 정책토론회를 준비하였습니다. 우리나라 망중립성 정책의 미래에 관심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 참가신청: https://goo.gl/forms/goXNvfHUH3mHpsGg1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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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오픈넷 이사)

망 이용료 논쟁: 오픈넷 vs. 이데일리

오픈넷은 지난 8월에 페북-방통위간 소송 결과에 대한 논평을 발표하면서 발신자종량제(상호접속고시)와 방통위 망 이용계약 가이드라인을 폐기를 주장했습니다.
- 오픈넷, 페이스북-방통위 소송 결과를 환영한다 (2019. 8. 23.)

그동안 오픈넷은 인터넷상 표현의 자유 보장을 위해 망사업자가 아닌 CP(content provider: 콘텐츠 제공자, 가령 페이스북, 구글, 네이버, 카카오 등)에게 정보 전달 책임과 소위 ‘망 이용료’의 비용을 부담시키는 것에 반대해왔습니다. 이는 글로벌 CP, 국내 CP 모두에 공히 해당되는 주장이었습니다.

네이버, 아프리카TV 등 국내 CP들은 초반에 역차별을 주장했지만, 결국 방통위 망 이용계약 가이드라인 제정에 대해서는 인터넷기업협회 이름으로 반대 성명을 내기도 했었습니다.

이에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는 오픈넷이 과하게 페이스북을 편든다는 기사를 썼습니다.
- 이데일리, [김현아의 IT세상읽기] 오픈넷의 과도한 페이스북 편들기 (2019. 8. 24.)

이에 오픈넷이 반박글을 슬로우뉴스에 기고해왔습니다. 이 글에 대한 이데일리 측의 재반박은 물론이고, 독자 여러분의 다양한 이견과 보충, 비판 기고([email protected])를 환영합니다. (편집자)
“오픈넷의 과도한 페이스북 편들기” 2019년 8월 24일 자 이데일리 기사 갈무리

위 기사를 쓴 김현아 기자는 3년전 2016년 10월 17일에는 이런 기사를 썼었습니다.

2016년 기사의 취지는 당시 개정 고시에 포함된 “발신자종량제 상호접속고시”에 관해 오픈넷이 2019년 8월 23일에 발표한 비판적인 논평과 일치합니다.

3년 사이에 무슨 변화가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이번 기사에서는 ‘외국 CP들이 통신망을 공짜로 쓴다’는 통신사들의 ‘궤변’을 그대로 수용하면서 오픈넷을 “과도한 편들기”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에 대한 제 판단은 ‘과도한 통신사 편들기’라는 것입니다. 이데일리 기자의 주장이 왜 문제인지 따져보겠습니다.

이데일리:

“오픈넷의 주장이 과도하다고 생각됩니다. ① 접속지연이라는 이용자 피해는 페이스북의 행위(접속경로 변경)로 발생했는데 페이스북은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는 점, ② 발신자종량제에 표현의 자유까지 끌어들이는 것은 과도하다는 점, ③ 이번 재판 결과는 한국의 통신망을 공짜로 쓰려는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 글로벌 CP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효과를 낳고 있다는 점 때문에 그렇습니다.” (기사 중에서)

1. 접속지연 사태의 책임은 페이스북도 KT도 아니다

페이스북이 접속경로를 변경한 주체이니 페이스북의 책임이라는 기자의 주장은 너무 단순합니다. 기자가 비판한 논평에서 오픈넷은 다음과 같이 밝혔습니다.

오픈넷:

KT는 결국 ‘발신자종량제 정산비용을 더 이상 감당할 수 없으니 페이스북이 비용을 내든지 SK그룹/LGU+ 이용자들이 페이스북에 접속하면 더 이상 KT에 호스팅된 국내 캐시서버로부터 받지 말고 페이스북의 원래 접근루트로 받도록 하라’고 페이스북에 요구했다. KT의 압박 때문에 페이스북은 SK그룹/LGU+ 이용자들의 KT캐시서버에의 접근을 차단하여 원래 접근 루트로 페이스북에 접속하도록 할 수밖에 없었고, 당연히 속도가 전보다 느려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오픈넷 논평 중에서)

한국의 망사업자들은 한국의 인터넷 이용자들을 볼모로 잡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이든 구글이든 네이버든 카카오든 망사업자들을 거치지 않고 5천만 이용자와 소통할 수 없습니다. 그런 망사업자가 압력을 넣으면 어떤 CP라도 압력을 회피하려 할 수밖에 없습니다. KT가 자기들의 필요에 따라 – 즉, 기존 해외통신망을 거치게 되면 자신들이 더 높은 중계접속료(transit fee)를 물어야 하므로 – 무료로 설치해놓았던 페이스북 캐시서버를 이제 와서 돈을 내라 압하면 페이스북은 두 가지 중에 선택할 수밖에 없습니다.

  • (1) KT가 스스로 캐시서버를 차단할 때까지 버틴다.
  • (2) 위 상황에 대비해 캐시서버를 통해 서비스되던 콘텐츠의 경로를 바꿔 기존 해외통신망을 통해 국내에 들어오게 한다.

페이스북은 (1) 대신 (2)를 선택했습니다. 이게 왜 페이스북의 책임인가요? 이를테면 백화점에 오는 메인 도로를 막겠다고 누군가 위협해서 손님들이 놀라지 않도록 좁은 뒷길로 오도록 안내한다면 그때 발생한 혼잡이 백화점이 책임질 행위인가요? 만약 (1)이 발생했다면 KT가 책임을 지도록 했을까요?

KT도 페이스북도 책임이 없습니다. 오픈넷이 잘못이라고 지적한 것은 바로 정부의 ‘발신자종량제 상호접속고시’입니다.

기자는 ‘이태원 살인사건 운운하며 페이스북도 KT도 책임이 없으면 누구 책임이냐’고 반문하는데, 만일 어떤 사람이나 회사에 책임을 물을 수 없다면, 제도에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아이디어는 상상할 수 없는 것인가요?

KT도 페이스북도 잘못이 없다. 문제는 정부의
KT도 페이스북도 잘못이 없다. 문제는 정부의’발신자종량제 상호접속고시’다.

KT도 페이스북도 잘못이 없다. 문제는 정부의’발신자종량제 상호접속고시’다.

2. 페이드 피어링(Paid Peering)이 종량제?

오픈넷:

발신자종량제는 힘없는 개인들이 콘텐츠를 올리는 방식으로 수많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인터넷의 힘을 마비시키는 제도이다. 콘텐츠를 올리면 전 세계 누가 몇명이나 접근할지도 모르는데 그들이 접속할 때마다 접속량에 대해서 돈을 내야 한다면 누가 인터넷을 통해 자신의 주장을 자유롭게 펼치거나 자기의 콘텐츠를 자유롭게 공유하려 하겠는가?” (논평 중에서)

이데일리:

“구글은 프랑스 오렌지(Orange), 독일 도이치텔레콤(DT), 미국 주요 통신사(ISP) 등에 망 대가를 지급하고 있습니다. 이 때 망 대가는 트래픽을 많이 발생시키는 일방이 대가를 주는 페이드 피어링(Paid Peering) 방식이죠. 즉 트래픽 기반이라는 점에서 발신자종량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구글이 미국에서는 트래픽 기반으로 통신사에 돈을 내고, 우리나라에서는 트래픽 처리비용을 통신사(ISP)에게 전가하는 게 문제아닐까요.”(김현아 기자)

이데일리 기사에서 김현아 기자가 서술한 내용은 완전히 틀렸습니다. 외국에서 구글이 하고 있다는 페이드 피어링의 가격은 기본적으로 접속 용량을 기반으로 산정되기 때문에 종량제가 아닙니다. 물론 합리적인 네트워크 관리 차원에서 데이터 상한제와 같은 종량제의 요소가 부분적으로 있을 수도 있겠지만, 원칙은 접속 용량 기반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세계 유일무이하게 종량제를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종량제 하에서는 제대로된 페이드 피어링 요금 협상이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망사업자들간에 발신자종량제가 적용되면 자신의 망에 유치한 콘텐츠가 다른 망으로 발송되는 만큼 돈을 더 내야 합니다. 그러면 KT는 SKT/SK브로드밴드, LGU+에 지불해야 할 발신자종량제 정산액수에 맞추어 해외 사업자들과 캐시서버 접속료를 흥정할 수밖에 없고 3사가 제시하는 가격은 자연스럽게 상향담합이 이루어지거나 장기적으로는 누적통행량에 정해질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카카오나 네이버와의 전용회선료 협상에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서울의 인터넷 접속료가 파리, 런던의 7~8배, LA,뉴욕의 4배, 싱가폴의 2배인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텔레지오그래피, 2018.).  이렇게 발신자종량제 상호접속고시는 캐시서버 페이드 피어링 요금이든 전용회선료든 플랫폼들이 납부하는 접속료를 인위적으로 높게 만들거나 장기적으로는 종량제의 요소를 갖도록 왜곡합니다.

이렇게 되면, 그 플랫폼을 통해 자신의 주장과 콘텐츠를 전개하려는 사람들의 표현의 자유도 같이 금전적으로 위축될 수밖에 없습니다. 접속용량(순간 트래픽) 기반이냐 누적 트래픽 기반이냐에 따라 표현의 자유 보장 여부가 갈리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예를 들어 인터넷에 자기 콘텐츠를 올린 A가 있다고 해보겠습니다.

  • ‘접속용량 기반’에서, A는 자신이 어떤 용량으로 인터넷에 접속할지 결정하고 그에 따른 접속료를 이웃 망사업자에 지불한 후에는 별도 부담이 없습니다. 아무리 많은 사람이 A의 콘텐츠에 접속해도 A의 접속용량이 허락하는 대로 접속한 사람들에게 천천히 데이터를 공급해주면 됩니다.
  • ‘누적 통행량 기반’에서, A는 사람들이 콘텐츠에 접속하는 만큼 망사업자에 별도의 비용을 지불해야 합니다. A는 자신의 콘텐츠가 인기가 있을수록, 더 많은 사람이 접근할수록 그에 따른 비용을 더 내야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A는 콘텐츠를 온라인에 자유롭게 올릴 수 있을까요? 그뿐만 아니라 인터넷의 핵심은 중간 전달자가 여럿이라는 건데 중간 전달자들이 각자 통행료를 받겠다고 하면 A는 비용을 이중으로 지급하는게 아니라 3중, 4중으로 지급해야 합니다.
결국 돈 문제. 그리고 그 돈 문제는 인터넷 콘텐츠 생산자에게 압박이 되어 결국 이용자의 접속권에 장애를 초래할 위험으로 연결됩니다.
결국 돈 문제. 그리고 그 돈 문제는 인터넷 콘텐츠 생산자를 압박하게 되고, 결국 이용자의 접속권 장애를 초래할 위험으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결국 돈 문제. 그리고 그 돈 문제는 인터넷 콘텐츠 생산자를 압박하게 되고, 결국 이용자의 접속권 장애를 초래할 위험으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3. 정부가 중국과 러시아처럼 행동하다 패소하면 ‘일방적인’ 판결인가 ?

이데일리:

“세금이나 망 이용대가는 제대로 내지 않는 글로벌 콘텐츠 업체들이 유리해졌다는 점에서, 오픈넷의 입장은 답답한 마음마저 듭니다. . .방통위가 망 이용 계약 가이드라인을 만들려던 이유는 구글이나 넷플릭스, 페이스북,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큰 콘텐츠 업체라면 이제는 자사 서비스에 대한 서비스 품질에 신경써야 한다는 취지 때문입니다. “(김현아)

“큰 콘텐츠 업체라면 자사서비스에 대한 서비스 품질에 신경써야 한다”는 김현아 기자의 말에서 ‘품질’이 접속품질을 말하는 거라면 인터넷의 구동원리에 어긋납니다.

오픈넷:

인터넷의 핵심은 콘텐츠 제공자가 세계 어디에든 콘텐츠를 온라인에 올려놓기만 하면 세계 어디의 누구에게든 인터넷접속료만 내면 그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용자들에게 전 세계 콘텐츠에 접근하게 해주겠다는 약속을 대가로 인터넷접속료를 받는 망사업자들이 접속의 품질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한데, 이번 소송의 대상인 과징금은 페이스북 접속에 장애가 생겼다고 해서 페이스북을 징계하려고 한 세계 유일의 사례였다.

기자는 위 주장에 대해 아무런 반박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발 비슷한 징계 사례 즉, 콘텐츠 사업자에게 이용자의 접속 속도가 느려진 것에 대해 책임을 지라는 사례를 하나라도 찾아와주면 좋겠습니다.

‘콘텐츠 제공사가 망이용대가를 내야 한다’는 망 이용료론에 대해서도 오픈넷은 다음과 같이 논평했습니다.

오픈넷:

“망 이용료”라는 말은 전 세계에서 우리 언론과 정부만 쓴다. “망 이용료”라는 말에는 콘텐츠 제공자가 정보전달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이 저변에 깔려 있다. 그러나 인터넷이라는 것은 컴퓨터들이 라우터를 통해 연결된 집합체이고, 모든 라우터들이 이웃 라우터로부터 데이터를 받아 다른 이웃 라우터에게 공짜로 차별없이 정보를 전달하겠다는 약속으로 연결되어 있다.

다같이 망의 일부로서 이 약속을 지키고 있기 때문에 누구는 망 이용료를 내고 누구는 망 이용료를 받고 할 이유가 없다. 단지 서로간의 물리적 연결을 유지하는 유지비 즉 인터넷접속료만 있을 뿐이다. 국내 망사업자들이 전 세계 컴퓨터와 연결이 된다는 약속 하에 수많은 국내의 개인들로부터 받고 있는 것이 바로 인터넷접속료이다. “망 이용료”론은 바로 이 똑같은 연결에 대해서 콘텐츠 제공자로부터 돈을 다시 한 번 받아야 한다는 봉이 김선달과 같은 소리이다. (논평 중에서)

김현아 기자는 이에 대해서도 선택적으로 입을 다물고 있습니다. 결국, 김 기자는 정부가 내린 페이스북 징계 시도가 얼마나 부당한지는 전혀 언급하지 않으니 ‘정부가 패소해서 페이스북에 유리해졌으니 잘못이다’라는 주장만 남습니다.

인터넷 관련 여러 이슈들에 있어서 오픈넷의 기본적인 입장은 ‘인터넷에 대해서 국제표준에 맞는 규제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국의 골방에 앉아서도 전 세계의 모든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게 해주는 인터넷의 힘은 우리 정치와 경제를 발전시켜 왔고, 더 평등하게 발전시켜 왔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 있는 수많은 갈라파고스 규제들이 우리나라 국민을 인트라넷에 가둬왔습니다. 지금은 다행히 위헌판정을 받았지만 인터넷실명제를 시작으로 합법 정보도 의무적으로 차단삭제하라는 임시조치 제도, 행정기관이 표현물의 불법합법 여부를 판단하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등 인터넷 이용자의 눈과 입을 가리는 규제는 아직도 셀 수 없이 많습니다. 이데일리 기자나 방송통신위원회가 말하는 ‘CP업자 품질책임’론, ‘망이용대가’론, ‘발신자종량제’도 인터넷 갈라파고스 규제 리스트에 새롭게 추가된 것들입니다.

인터넷 규제가 국제표준에 맞추어 개선되면 당연히 우리나라 기업들을 포함한 전 세계 기업과 개인들이 제공하는 콘텐츠는 국경없이 전 세계 사람들이 접속할 수 있게 됩니다. (물론 이런 모델에 반대되는 중국과 러시아 방식도 있습니다. 자기 나라 시장만 바라보는 일부 중국과 러시아 기업들에는 좋을지 모르지만, 중국과 러시아 국민들은 엄청난 검열과 감시 피해를 당하고 있습니다.) 오픈넷은 우리나라 국민들도 다른 나라 국민들과 똑같이 전 세계의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어야 민주주의와 공정경제가 꽃피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망사업자와 컨텐츠사업자의 거대한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플레이어는 사실 '이용자'다. 이용자의 자유로운 접속이 보장되는 방법과 방향이 무엇인지를 망중립성 원칙 하에서 고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망사업자와 컨텐츠사업자의 거대한 전쟁에서 가장 소외됐지만, 가장 중요한 궁극의 플레이어는 당연히 엔드 유저인 ‘이용자’다. 이용자의 자유로운 접속이 보장되는 방법과 정책적 방향이 무엇인지를 사업자와 정부가 망중립성 원칙 하에서 고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망사업자와 콘텐츠사업자의 거대한 전쟁에서 가장 소외됐지만, 가장 중요한 궁극의 플레이어는 당연히 엔드 유저인 ‘이용자’다. 이용자의 자유로운 접속이 보장되는 방법과 정책적 방향이 무엇인지를 사업자와 정부가 망중립성 원칙 하에서 고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위 글은 슬로우뉴스에 기고한 글입니다. (2019.11.14.)

금, 2019/11/15- 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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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에 나가면 항상 궁금한 것이 있었다. 한국에 있는 사람과 전화를 하려면 통화를 하는 시간만큼 돈을 내야 한다. 그런데 인터넷에 접속해서 보이스톡, 페이스타임 등으로 통화하면 통화길이에 관계없이 무제한으로 소통할 수 있다. 마치 인터넷이 다른 세계로 가는 관문이라도 되듯이 인터넷만 만나면 통신이 무료가 된다. 국제전화료와는 비교도 안되게 싼 와이파이 접속료만 현지에서 내면 끝이다. 그렇다면 정보가 국경을 넘어 한국까지 왔다갔다 하는 비용은 누가 내는 것일까?

   짧게 답하자면 아무도 내거나 받지 않는다. 인터넷에서는 정보전달은 무료이기 때문이다. 인터넷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정보전달에 참여하기 때문에 아무도 돈을 내거나 받지 않는다. 인터넷은 모든 단말들이 다른 모든 단말들이 수신 및 발신하는 모든 정보를 “도착지를 향해 옆으로 전달”한다는 상부상조의 약속으로 묶여 있는 집합체이다.

  왜 이런 약속이 필요했을까? 인터넷은 각 단말이 모든 단말들과 ‘직접 연결하지 않고도 직접 소통’할 수 있는 통신체계가 되어야 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려면 모든 단말들이 정보를 “옆으로 전달“하면서 조건을 달아서는 안된다. 금전적 조건도 안되고 비금전적 조건도 안된다. 조건이 발생하면 그 조건을 집행할 중앙통제소가 필요해지고 중앙통제소의 허락을 얻어야만 정보가 전달되기 때문에 모든 단말들 사이의 직접소통이 불가능해진다. 방송과 신문처럼 한 사람이 수많은 사람과 직접 소통을 하지 못하고 중앙의 통제를 받게 된다. 인터넷은 그런 중앙통제소가 필요없도록 고안된 통신체계이고 그렇기 때문에 지금 우리가 향유하는 정보혁명이 일어날 수 있었던 것이다. 

  이 약속을 우리는 망중립성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망중립성은 보통 정보의 내용을 차별없이 처리할 의무로 더 잘 알려져 있지만 여기서 차별이 없다는 것은 과금여부도 포함되는 것이다. 돈을 안 낸 정보라고 해서 전달하지 않겠다거나(blocking) 천천히 전달하겠다고(throttling) 해서는 안되는 것이며 돈을 더 낸 정보라고 해서 더 빨리 전달하려 (prioritization)해서도 안되는 것이다.

결국 망중립성은 정보전달에 아무런 조건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며 결국 ‘정보전달료는 무료’라는 말로 대표된다. 실제로 경제학자들이 망중립성을 수학공식으로 나타날 때 정보전달료가 제로라는 명제를 이용한다.  

  인터넷이 “무료”라면 우리가 인터넷에 접속하기 위해 망사업자에게 내는 돈은 무엇일까? 이것은 접속료다. 인터넷에 속한 기존 단말들 중의 최소한 하나와는 물리적으로 연결을 해야 무료통신을 향유할 수 있다. 이 물리적 접속비용을 내는 것이다. 그러나 어디에서든 단 한군데와만 접속만 하게되면 정보전달에 대한 대가는 없다. 이미 대가없는 조건없는 상호전달이 약속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해외에서 인터넷이라는 오아시스를 만나면 전세계 누구와도 무료로 통화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도 찝찝한가? 전기나 수도처럼 “쓰는 만큼 내는” 게 맞다고? 인터넷에서는 아니다. 정보전달은 모두가 같이 하는 것이니 누가 누구에게 낼 이유가 없다. 예를 들어 아래 그림에서 왼쪽의 연두색 국내이용자(Visitor)가 오른쪽의 해외콘텐츠(Origin Server)를 받아보려면 Tier 3-Tier2-Tier1-Tier1-Tier2-Tier3까지 6개의 라우터를 거쳐야 하며 각 라우터는 다른 사업자 것이다. 각자는 다른 사업자와 접속을 유지하고 있다가 정보패킷이 오면 우편부가 주소를 보고 어느 지역 우체국에 보내는지 결정하듯 정보패킷에 쓰여진 도착지를 보고 그 도착지에 더 가까운 사업자에게만 전달하면 된다. 한국의 이용자가 미국의 서버에 접속하는데 30여개의 라우터를 거치고 그 라우터들이 몇 개 망사업자들 것인지 알수도 없다. 인터넷은 누가 누구에게 파는 상품이 아니다. 정보전달 한건 한건이 모두의 참여를 통해 크라우드소싱되는 상부상조가 기본이라서 정보전달에 대해서 누가 누구에게 돈을 받는 구조가 아니다.

   그래도 나 혼자 많이 쓰면 타인에게 민폐가 되지 않을까? 그렇지 않다. 접속료는 접속용량에 비례해서 책정되는데 집에 들어오는 수도파이프의 직경이 크면 물이 더 빨리 들어오듯이 접속용량은 곧 인터넷의 속도를 말한다. 내가 이 파이프를 써서 얼마나 많이 물을 쓰건 옆집이 옆집 파이프를 통해 물을 받는 속도에 영향을 주지 못한다. 인터넷이 간혹 느려지는 경우가 있는 것은 그 지역 전체에 들어오는 대형파이프의 용량이 가정에 들어오는 파이프들 용량의 총합에 비해 너무 적기 때문이다. 위 그림에서 Tier 2사업자마다 Tier3가 3개씩 달려있는데 각 Tier3에게 10Mbps의 접속을 제공하고 있다면 Tier2는 스스로는 30Mbps의 접속용량을 Tier1에 대해 확보하고 있다면 각 Tier3가 매월 10G를 쓰건 100G를 쓰건 아무리 혼잡이 발생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이다.

  전세계적으로 유선인터넷에 종량제가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물론 무선인터넷의 경우에는 여러 단말들이 예측불가능하게 자유롭게 돌아다니면서 하나의 기지국을 나눠쓰기 때문에 각자에게 주어진 용량이 서로에게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종량제를 시행하지만 이것도 기술을 통해 수요를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그럴 필요는 없다. 미국의 T모바일이나 유럽의 상당수 통신사들은 이동통신도 유선인터넷처럼 모두 무제한인 이유이다. 

  이걸 이해하는게 왜 중요하냐면 인터넷에 콘텐츠를 띄우는 업체에게 정보전달료 즉 ‘망이용대가’를 받겠다는 주장이 정부와 망사업자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한국과 인터넷전화를 하면 통화료를 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매우 희박한 가능성이라고 말할지 모르지만 현재의 발신자종량제 상호접속고시는 망사업자들이 인터넷접속료를 종량제로 받을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 콘텐츠제공자들이 인터넷접속료를 종량제로 내기 시작하면 이들이 지금까지 무료로 제공해왔던 콘텐츠(보이스톡 등등)를 더이상 무료로 제공할 수 없게 된다. 특히 발신자종량제 때문에 망사업자들 사이의 콘텐츠유치경쟁을 낮춰서 세계 최고 수준의 인터넷접속료를 콘텐츠제공자들에게 부과하고 있어 한국의 콘텐츠제공자들은 당장이라도 비용회수를 위해 유료로 전환할 수 밖에 없을 수 있다. 

수, 2020/02/26- 0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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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과의 소통속도가 느리면 누가 책임을 져야 할까? 페이스북 홈페이지에 ‘방문’한다는 건 사실 홈페이지 파일의 복사본이 방문자의 단말에 까지 도달하는 것을 말한다. 그럼 정보전달을 해주고 돈을 받는 업체가 있으면 거기서 책임을 지면 될 것이다. 하지만 전세계 단말들이 아무런 대가없이 다같이 ‘옆으로 한칸씩’만 전달하기로 한 약속에 따라 정보의 전달이 이루어지는 인터넷에서는 정보전달료라는 것이 없다. 누가 책임을 져야 할까?

정보전달료는 없지만 단말들이 서로 물리적 접속을 유지하기 위해 접속료를 낸다. 2개의 단말이 서로 접속하면 서로에게 좋은데 누가 누구에게 내는 것일까? 더 접속을 하고 싶은 쪽이 낸다. 예를 들어, 이용자가 새로 예를 들어 SK브로드밴드에 가입한다는 것은 이미 가입한 수백만개의 SK브로드밴드가입자들의 단말들과 소통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럼 새 이용자가 얻는 혜택이 기존수백만 이용자들이 얻는 혜택보다 훨씬 크다. 그러니 SK브로드밴드에게 돈을 내고 가입하는 것이다.

접속료는 접속용량에 비례해서 정해진다. 10Mbps 즉 1초에 10메가바이트가 다운로드되는 인터넷은 100Mbps보다 비싸다.

그런데 접속료에 포함되어야 하는 것이 있는데 바로 중계접속비용이다. SK브로드밴드는 자신의 가입자들과의 소통만을 제공하는게 아니라 자기와 연결된 전세계의 다른 모든 단말들과의 소통가능성(“full connectivity”)도 같이 판매한다. SK브로드밴드가 이를 위해 직접 전세계의 다른 단말들과 연결하는 것은 아니다.

아래 그림을 인터넷 전체라고 간주하고 국내이용자는 왼쪽 상단의 연두색 셔츠이고 오른쪽 연두색 박스가 페이스북 서버라고 가정하자. SK브로드밴드(아래 그림 왼쪽 최상단의 Tier 3)는 국내이용자에게 full connectivity를 제공하기 위해 상위계위ISP 즉 자신보다 연결성이 더 좋은 이웃 ISP(왼쪽 상단의 Tier 2)들에게 돈을 내고 접속하고, 그 상위계위ISP는 자기보다 더 연결성이 좋은 더 상위계위의 ISP(중앙 왼편의 Tier 1)에게 역시 돈을 내고 연결을 한다. 결국 그림의 검은 선들이 다 저렇게 더 연결성이 좋은 쪽에 돈을 내면서 접속이 이루어진 것이다.

결국 페이스북서버에서 국내이용자까지 오려면 여러 ISP에 속한 단말들을 거쳐 오게 된다. 이때 SKB가 인터넷접속을 국내이용자들에게 판매할 때 “특정 용량(속도)에 얼마” 이런 식으로 판매했다면 자신의 가입자들이 전세계 단말들과 그 속도로 소통을 할 수 있도록 충분한 용량의 접속을 자신보다 상류에 있는 해외ISP로부터 구매를 해야 한다. 이것은 마치 수도국이 100개의 가정에 1가정당 1분당 1리터의 수량을 약속했다면 어딘가에서 1분당 10리터 수량을 상류수원에서 끌어와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물론 모든 가정이 동시에 인터넷을 이용하지는 않으므로 반드시 기계적으로 합산된 총량을 맞출 필요까지는 없다).

충분한 상류 접속용량 확보 상황

불충분한 상위접속용량 확보 상황

결론적으로 국내이용자의 페이스북 접속속도가 느려지는건 국내이용자로부터 돈을 받고 페이스북 서버를 포함한 전세계 단말들과의 소통(full connectivity)을 약속한 국내망사업자가 책임을 져야 한다. 국내이용자들로부터 받은 돈으로 상위계위 망사업자와의 충분한 접속용량을 확보할 책임이 있다.

물론 페이스북의 역할도 중요하다. 페이스북도 자기 지역의 ISP와 연결을 해서 전세계 단말들과의 소통을 하게 되는데, 이용자들이 방문할 때 마다 페이스북 서버로부터 다운로드가 발생하는데 이때 정보가 나가는 접속용량(속도)은 페이스북과 그 지역 ISP사이의 계약에 의해 정해진다. 하지만 혼잡이 거기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 이용자 근처에서 발생한 것이라면 국내망사업자의 책임이 맞다.

국내망사업자는 상위계위 망사업자에게 내는 접속료를 아끼기 위해 해외콘텐츠제공사와 계약을 맺어 국내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콘텐츠는 소위 ‘캐시서버’에 담아서 국내망사업자에게 직접 연결해둔다. 위 그림 왼쪽 상단에 하늘색 구름으로 나타나 있다. 거기에 담긴 콘텐츠를 국내이용자가 이용할 때는 정보가 바다건너 저 먼 곳에서 올 필요가 없으니 국내망사업자가 상위계위망사업자로부터 확보할 접속용량도 줄어들어 접속료 총액도 줄어들게 된다. 국내망사업자의 필요에 의해서 설치한 캐시서버이니 해외콘텐츠업자들에게는 무료로 제공되어 왔다.

그런데 국내망사업자가 갑자기 캐시서버에 대해서 돈을 받겠다고 하면 어떻게 될까? 국내망사업자가 국제접속용량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서 캐시서버를 설치했던 것인데 캐시서버에 대해서 돈을 받겠다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자신의 필요에 따라 캐시서버를 달아서 돈을 아꼈는데 돈을 받겠다고 하는 것은 좀. . .

망사업자들이 캐시서버설치에 대해서 돈을 받겠다고 하면서 들고 나오는게 역차별론이다. 즉 국내콘텐츠업자들에게는 접속료를 무지하게 많이 받는데 해외콘텐츠업자들의 캐시서버는 무료로 설치하게 해주면 차별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위에서 설명했듯이 캐시서버는 국내망사업자가 해외와 연결하는 상류접속용량 확보에 드는 비용을 아끼기 위해서 설치한 것이다. 국내콘텐츠와 이용자들을 연결할 때는 접속용량을 확보할 필요가 없으니 캐시서버를 설치할 필요를 느끼지 않은 것이다. 해외콘텐츠업자는 해외콘텐츠업자대로 인터넷에 접속하기 위해 접속료를 어딘가에 내고 있다. 현지의 망사업자에게 내든 그 돈으로 서버망을 스스로 깔든. 즉 차별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리고 아래 그림에서 보듯이 해외콘텐츠업자가 캐시서버를 설치함으로써 얻는 것은 국내이용자와의 소통(하늘색 루트)이지만 국내콘텐츠업자가 인터넷접속료를 내서 얻는 것은 전세계 단말들과의 연결(분홍색 루트 전부)이다. 처음부터 비교불가한 것이라서 차별을 말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목, 2020/02/27-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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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글에서 인터넷에 정보전달료가 없어야 하고 접속료만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었다. 인터넷에서는 정보전달은 다같이 나눠서 하는 것이니 돈을 낼 사람과 받을 사람이 나눠져 있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기, 수도를 “쓰는 만큼 내왔던” 즉 종량제로 써왔던 많은 분들은 인터넷도 쓴 만큼 내야 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서 다음의 사례들을 통해서 설명해보고자 한다.

(1) 도서관에 비유해보자면 책을 보러 갔는데 책을 1권씩 빌려보는데 많은 책을 빌리거나 또는 책을 오래 본다고 돈을 받지는 않을 것이다. 책 여러권을 한꺼번에 빌리면 다른 사람들이 그 책을 빌려보지 못하게 하니 숫자를 제한하거나 몇권 이상은 돈을 내도록 하는 것은 상상해볼 수 있다.

(2) 거꾸로 저자나 출판사 입장에서도 똑같이 생각해볼 수 있다. 도서관의 장서공간이 한정되어 있는데 너무 많은 책들을 비치해달라고 하는 것에는 제한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책 숫자는 똑같은 도서관 이용자들이 많이 빌려본다고 해서 도서관이 그 책의 저자나 출판사에게 돈을 받으려 하거나 대여횟수를 제한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울 것이다.

인터넷이 망중립성을 통해 보호하려는 것은 위의 (1), (2)의 도서관 이용자들이나 저자들이 타인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한, 비용에 부담을 갖지 않고 정보에 접근하고 정보를 퍼뜨릴 수 있는 자유이다.

(3) 단체관광을 갔는데 경치구경을 많이 했다고 해서 돈을 더 받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경치구경에 영향을 주도록 관광버스 자리를 2개를 차지한다거나 한다면 돈을 더 받아야 할 것이다. 경치구경도 경치를 이루는 사물들에 전자파가 반사되어 안구에 도달하면서 이루어지는 것이고 인터넷도 전선을 통해서 전자파가 전달되는 것이다. 접속용량을 높이기 위해 전선을 더 굵은 것을 써야 한다면 돈을 더 내야겠지만 같은 전선에서 전자파가 얼마나 지나가든 비용은 늘어나지 않기 때문에 관광객이 경치구경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4) 상가건물의 한칸을 빌려서 식당을 운영하는데 손님이 많이 온다고 해서 건물주가 월세를 올려받으려고 하면 우리는 젠트리피케이션이라고 비난한다. 임대공간에 대해서 정당한 대가를 내고 손님이 너무 많이 와서 줄서서 기다리게 만드는 것도 감수하며 다른 공간에 입주한 상인들에게 아무런 피해를 주지 않고 장사를 하는데 그게 잘된다고 돈을 더 받기 시작하면 상인은 행인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창의력을 발휘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다른 한편 상인이 못 견뎌서 옆의 한칸을 더 빌려서 공간을 넓히겠다고 하면 그때 임대료를 더 받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다. 인터넷은 다양한 사람들이 창의력을 꽃피우도록 하기 위한 플랫폼이다.

(5) 구태여 전기나 수도에 비유를 하자면, 위 (4)의 상가임대차와 비슷하게 생각해볼 수 있다. 전기 및 수도를 공급받을 때 실제 사용한 전력이나 수량에 대해서 돈을 내지 전기, 수도로 뭘 했는지를 따지지 않는다. 예를 들어 전기를 이용해서 부가가치높은 휴대폰 사업을 한다고 해서 수도세를 더 내지는 않는다. 또는 수돗물을 이용해서 예를 들어 콜라를 만든다고 해서 돈을 더 내지는 않는다. 심지어는 콜라가 수돗물과 시장에서 경쟁하더라도 말이다.

(6) 또는 전력이나 수량을 많이 쓰는게 아니라 전압과 수압을 이용해서 사업을 하는 경우를 생각해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전력은 거의 안 쓰고 전압만 이용해서 구동하는 전자기기가 있다고 생각해보자. 그렇다면 ‘쓴만큼 낸다’고 했을 때 사용의 대상은 전력이나 수량이 아니라 전압과 수압이라고 볼 수 있고 정녕 ‘쓴만큼 내고 싶다’면 전압이나 수압이 들어올 수 있게 전선이나 파이프를 연결한 비용만 내면 된다. 마찬가지로 인터넷에서 이용되는 것은 접속용량이지 정보의 누적통행량이 아니다.

(7) 그래도 미련이 있다면 텔레비전을 생각해보자. 인터넷을 이용할 때 데이터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것이 동영상이라고 하는데 공중파이든 케이블이든 엄청난 해상도의 동영상이 전달되는데 시청자들은 24시간 텔레비전을 보더라도 똑같은 액수를 낸다. 인터넷과 마찬가지로 텔레비전도 정보전달량이 비용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 전자파가 공기를 지나든 케이블선을 지나든 DSL선을 지나든 발생하는 비용은 제로에 가깝다. 인터넷도 똑같이 생각하면 된다. 물론 인터넷은 더 나아가서 정보전달을 인터넷에 참여하는 단말 사이의 크라우드소싱으로 해결하기 때문에 더욱 정보전달료를 따로 받을 이유가 없다.

단, 모바일인터넷의 경우에는 예외적이다. 모바일인터넷은 기지국을 통해 신호가 오가는데 각 기지국에 예측할 수 없는 여러 개의 핸펀이 접속하여 신호를 받기 때문에 각 기지국별로 미리 충분한 접속용량을 정하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한 이용자의 이용량이 다른 이용자들의 이용속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때문에 과도한 이용자들 제어 차원에서 종량제를 시행하는 것이 타당하다. 물론 이제 기술이 발달해서 용량예측도 미리 할 수 있기 때문에 아예 모바일인터넷도 정액제로 제공하는 외국회사들이 생겨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유선인터넷에서도 일찌감치 종량제를 시행하고 있다. 바로 2016년부터 시행된 발신자종량제 상호접속고시 때문이다. 즉 망사업자들 사이에서는 ‘발신자종량제’ 원칙에 따라 정보전달료를 주고 받도록 요구하였다.

결과? 망사업자들이 좋은 콘텐츠를 자신의 네트워크에 유치하기를 꺼려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좋은 콘텐츠를 유치하게 되면 다른 망사업자 소속 이용자들이 그 콘텐츠에 접근하면서 자신의 망에서 외부 망으로 ‘발신’하는 데이터량이 늘어나게 되고 이에 비례하여 정산을 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망사업자들 사이에 경쟁이 없어지면서 인터넷접속료가 엄청나게 비싸지게 되었다. 2017년 3사분기 1Mbps 중간값 기준 서울에서 인터넷에서 접속하면 $3.77 인데 파리의 8.3배, 런던의 6.2배, 뉴욕의 4.8배, LA의 4.3배, 싱가폴의 2.1배, 동경의 1.7배이다. 서울은 시드니처럼 지리적 소외성이 없음에도 그러하다.

위의 표는 접속용량에 비례해서 계산되는 접속료를 말하는 것이다. 그런데 어떤 경우 망사업자들은 콘텐츠제공자들에게 발신자종량제의 부담을 떠넘기기도 한다. 즉 콘텐츠제공자에게 직접 종량제를 적용하기도 한다. 콘텐츠제공자 입장에서는 인터넷에 어차피 정액제로 해도 위에 표에 나온 것처럼 비싸니 종량제가 더 나을 수도 있겠다. 그러다보니 아프리카TV같은 곳은 1년 영업이익(약 150억)을 몽땅 인터넷접속료로 망사업자에게 지불한다.

우리 소비자들과는 무슨 상관이냐고? 네이버 (2016년 영업이익 1조에 인터넷접속료 734억), 카카오 (같은 해 영업이익 1000억에 인터넷접속료 약 300억)도 인터넷접속료 부담이 상당한데 이들도 아프리카TV처럼 우리에게 공짜서비스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비싼 국제전화 대신 쓸 수 있는 보이스톡이 우리에게 무료인데 이에 대해서 카카오가 종량제로 인터넷접속료를 망사업자에게 낸다고 생각해보자. 카카오는 보이스톡을 무료로 유지하기 힘들 것이다.

콘텐츠제공자들에게만 그런 것이 아니라 이용자들에게도 종량제를 적용할 수도 있다. 캐나다에서는 2011-12년에 대형망사업자들이 자신의 망을 통해서 가정이나 기업에게 인터넷접속을 제공하는 중소망사업자들에게 부과하는 망이용대가를 종량제로 하겠다고 선언한 적이 있었다. 이렇게 되버리면 중소망사업자들도 어쩔 수 없이 종량제를 이용자들에게 부과할 수 밖에 없게 되고 이용자들 70만명이 서명운동을 벌여 대형망사업자들의 계획을 패퇴시킨 바 있었다. 캐나다 소비자들이 이렇게 열심히 싸운 이유는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아볼 때마다 또는 정보를 업로드할 때마다 그 양에 비례해서 돈을 내는 것은 자신들의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를 침해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정보전달료는 무료여야 하며 인터넷접속료는 접속용량에 따라 정해져야지 종량제로 정해지는 것은 정보전달료를 받는 것과 마찬가지가 된다. 인터넷에서의 정보전달은 모두가 참여하기 때문에 제공자와 소비자가 따로 없고 정보전달의 한계비용은 거의 제로라는 점에서 전기, 수도와는 다르다.

토, 2020/02/29-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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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현 의원과 정병국 의원, (사)스타트업얼라이언스,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 공동주최하는 ‘Remind 2019! 규제개혁 토론회’가 2020년 1월 15일 14시,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개최되었고 여기에서 오픈넷 박경신 이사가 발표한 발제문을 소개합니다. 지금까지의 소위 ‘망이용료’관련된 논의를 총망라하였습니다.

스타트업포럼-2020년1월

목, 2020/03/05-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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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신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사단법인 오픈넷 이사)

최근 국내망사업자들이 해외 콘텐츠업자에게 캐시서버 접속에 대해서 돈을 받겠다고 하면서 들고 나오는 게 ‘역차별론’이다. 국내망사업자들이 국내콘텐츠이든 해외콘텐츠이든 국내이용자들에게 중계해주고 있는데, 국내콘텐츠업자들로부터는 인터넷접속료를 엄청나게 받고 해외 콘텐츠업자들에게는 돈을 받지 않으면 국내업자들에게 역차별이 된다는 것이다.

아래 그림을 보자. 국내이용자는 자신에게 세계의 다른 단말들과의 소통을 중계해주겠다는 약속을 하는 이웃 단말에게 인터넷접속료를 내고 접속을 하는데 이 ‘이웃단말’을 보통 망사업자(왼쪽 상단 Tier 3)라고 한다. 지역 망사업자는 다시 자신보다 세계의 단말들과의 연결성이 더 좋은 상위계위 망사업자(왼쪽 상단 Tier 2)에게 다시 접속료를 내고 그 망사업자는 다시 더 상위 망사업자(중앙 왼쪽 Tier 1)에게 접속료를 낸다. 최상위망사업자들끼리는 서로 돈을 주고 받지 않는 대신 그 돈으로 넓은 지역에 망을 깐다.

이 그림에서 해외콘텐츠업자(예: 페이스북)들은 해외에 있으니 원래는 국내 망사업자와 접속하지 않으니 낼 접속료가 없다. 또 해외콘텐츠업자들은 국내 망사업자들로부터 세계의 단말들과의 소통을 중계받지도 않으니 원래 국내망사업자에게 낼 접속료가 없다.

물론 국내 망사업자들도 해외콘텐츠와 연결도 하지 않으면서 접속료를 달라는 것은 아니다. 국내 망사업자는 해외콘텐츠업체에게 부탁하여 국내에서 인기있는 해외콘텐츠들의 복사본을 떠서 담아놓은 국내서버(즉 “캐시서버”, 그림에서 파란색 구름모양)를 자신의 망에 연결해놓는다. 그 이유는 이렇다. 접속료는 접속용량에 비례하여 내게 되는데 국내 이용자들이 많이 해외콘텐츠를 접속할 때마다 국내 망사업자는 상위망사업자(그림 중앙의 Tier 1 중 왼쪽)로부터 확보해야 하는 접속용량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국내망사업자는 상위망사업자에게 내는 접속료를 아낄 수 있으니 좋아서 자신의 필요에 따라 설치한 것이다. 해외콘텐츠업자도 자신의 콘텐츠가 현지망사업자에게 내야 하는 접속료를 역시 아낄 수 있으니 마다할 이유가 없다.

국내망사업자들이 국내 콘텐츠에 대해서는 캐시서버를 설치하지 않는다. 국내콘텐츠와 국내이용자들을 중계해줄 때는 해외접속용량을 확보할 필요가 없으니 캐시서버설치로 절약할 중계접속료 자체가 없으니 캐시서버를 설치하는 의미가 없다.

그런데 국내망사업자들이 이렇게 자신의 필요에 따라 설치한 캐시서버와 자신의 망과의 접속료를 이제와서 달라고 하면 해외콘텐츠업자 입장에서는 쉽게 거부할 수 있다. 그냥 원래 루트(위 그림의 파란색 줄) 대로 Tier2, Tier1을 통해서 소통하자고 하면 되는 것이다. 사실 해외콘텐츠업자가 자신의 지역망사업자에게 내는 접속료에서 한국이용자들의 접속 때문에 발생하는 접속용량은 얼마 안되기 때문에 충분히 그럴 수 있다.

또 국내망사업자들이 캐시서버 접속료를 받기 시작하면 위에서 망중립성 원리에도 어긋난다. 망중립성 원리란 인터넷은 모두가 서로의 정보를 상호 전달해주는 상부상조의 약속으로 묶여 있으니 정보를 전달해주는 대가는 없고 물리적 접속을 유지하는 비용만 있다는 원리를 말한다. 이미 국내망사업자들은 자신에게 접속하는 국내이용자들에게 해외콘텐츠와의 중계에 대해서 돈을 이미 받았다. 해외콘텐츠업자로부터 국내이용자와의 중계 명목으로 별도의 돈을 받는다는 것은 이중으로 돈을 받게 되는 것이며 결국 정보전달에 대한 대가를 받는 것과 마찬가지가 되어버린다. 새롭게 설치된 캐시서버는 자신의 필요에 따라 캐시서버를 설치된 것이니 그 대가로 돈을 달라고 할 수는 없다.

논거가 부족해서 그러는 것인지 국내망사업자들은 캐시서버 접속료를 달라고 할 때 꼭 국내콘텐츠업자와의 역차별을 이야기 한다. 그런데 위 그림에서 보듯이 해외 콘텐츠업자가 캐시서버를 설치함으로써 얻는 것은 국내 이용자와의 소통(하늘색 화살표)이지만, 국내 콘텐츠업자가 인터넷접속료를 내서 얻는 것은 전 세계 단말들과의 연결(분홍색 선 전부)이다. 처음부터 비교불가한 것이라서 차별을 말할 수도 없다.

사실 ‘망이용료’란 말이 나온 것도 결국 역차별론을 위해서 나온 것이다. 하늘색 선은 캐시서버 중계접속료이고 분홍색선 전부는 인터넷(전체)접속료이고 2가지는 서로 다른 것인데 같다고 주장하려 하니 더 넓은 개념이 필요했던 것 아닐까?

그럼 엄청난 액수의 인터넷접속료를 내고 있는 국내콘텐츠업자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나라의 인터넷접속료를 낮춰야 한다.

화, 2020/04/14-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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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신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사단법인 오픈넷 이사)

인터넷은 원래 ‘쓴만큼 내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었다. 마치 거울들을 세워놓고 그 사이에서 빛이 왔다갔다 하면 아무런 비용이 들지 않는 것처럼 단말들이 접속된 상태에서 전자기신호가 왔다 갔다 하는 것은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 단지 접속을 유지하는 비용만 접속용량에 비례해서 내면 되는 것인지 그 접속지점을 통해 얼마나 많은 신호가 오고 갔는지는 마치 거울에 빛이 얼마나 반사되었는지 따지는 것처럼 무의미한 일이다. 어차피 모두가 서로의 신호들을 전달해주는 체계라서 돈을 낼 사람과 받을 사람이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유선인터넷에서도 일찌감치 종량제를 시행하고 있다. 바로 2016년부터 시행된 발신자종량제 상호접속고시 때문이다. 즉 망사업자들 사이에서는 ‘발신자종량제’ 원칙에 따라 정보전달료를 주고 받도록 요구하였다.

그 결과, 망사업자들이 좋은 콘텐츠를 자신의 네트워크에 유치하기를 꺼려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좋은 콘텐츠를 유치하게 되면 다른 망사업자 소속 이용자들이 그 콘텐츠에 접근하면서 자신의 망에서 외부 망으로 ‘발신’하는 데이터량이 늘어나게 되고 이에 비례하여 정산을 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망사업자들 사이에 경쟁이 없어지면서 인터넷접속료가 엄청나게 비싸지게 되었다. 2017년 3사분기 1Mbps 중간값 기준 서울에서 인터넷에서 접속하면 $3.77 인데 파리의 8.3배, 런던의 6.2배, 뉴욕의 4.8배, LA의 4.3배, 싱가폴의 2.1배, 동경의 1.7배이다. 서울은 시드니처럼 지리적 소외성이 없음에도 그러하다.

위의 표는 접속용량에 비례해서 계산되는 접속료를 말하는 것이다. 그런데 어떤 경우 망사업자들은 콘텐츠제공자들에게 발신자종량제의 부담을 떠넘기기도 한다. 즉 콘텐츠제공자에게 직접 종량제를 적용하기도 한다. 콘텐츠제공자 입장에서는 인터넷에 어차피 정액제로 해도 위에 표에 나온 것처럼 비싸니 종량제가 더 나을 수도 있겠다. 그러다보니 아프리카TV같은 곳은 1년 영업이익(약 150억)을 몽땅 인터넷접속료로 망사업자에게 지불한다.

네이버 (2016년 영업이익 1조에 인터넷접속료 734억), 카카오 (같은 해 영업이익 1000억에 인터넷접속료 약 300억)도 인터넷접속료 부담이 상당한데 이들도 아프리카TV처럼 우리에게 공짜서비스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비싼 국제전화 대신 쓸 수 있는 보이스톡이 우리에게 무료인데 이에 대해서 카카오가 종량제로 인터넷접속료를 망사업자에게 낸다고 생각해보자. 카카오는 보이스톡을 무료로 유지하기 힘들 것이다.

콘텐츠제공자들에게만 그런 것이 아니라 이용자들에게도 종량제를 적용할 수도 있다. 캐나다에서는 2011-12년에 대형망사업자들이 자신의 망을 통해서 가정이나 기업에게 인터넷접속을 제공하는 중소망사업자들에게 부과하는 망이용대가를 종량제로 하겠다고 선언한 적이 있었다. 이렇게 돼버리면 중소망사업자들도 어쩔 수 없이 종량제를 이용자들에게 부과할 수밖에 없게 되어 이용자들 70만 명이 서명운동을 벌여 대형망사업자들의 계획을 패퇴시킨 바 있었다. 캐나다 소비자들이 이렇게 열심히 싸운 이유는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아볼 때마다 또는 정보를 업로드할 때마다 그 양에 비례해서 돈을 내는 것은 자신들의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를 침해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물론 캐나다의 소비자들은 자신이 직접 내는 접속료가 높아질까봐 싸운 것이다. 우리나라는 가정용 인터넷접속료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다. 아파트 등을 중심으로 모여서 살기 때문에 배선비용이 적게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업용 인터넷접속료가 높아지면 그 기업들이 더 이상 무료로 제공하는 서비스들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예를 들어 당장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 동선을 제공하는 “민간 앱의 경우 언제 서비스가 사라질지 모른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실제 초창기 서비스를 개발했던 많은 코로나앱들이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실정이다. . . . 망 이용료, 수익 모델 등이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에 걸림돌로 꼽힌다.. . . 코백측 관계자는 “이 추세대로라면 1000만명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이 경우 월간 망 이용료는 1억 5000만원에 달한다”고 토로했다.”

화, 2020/04/14-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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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오픈넷 이사)

SK브로드밴드가 넷플릭스에게 자신들의 망 확보비용을 조달해달라고 요구하며 우리 정부의 중재를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3월 유럽연합(EU)의 권고에 따라 넷플릭스가 유럽 전역에 화질 수준을 낮춰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하였는데 이것이 국내에서 넷플릭스 책임론으로 비화되고 있다. 즉, SKB(sk브로드밴드)가 “넷플릭스가 이 같은 조치를 취한 것은 해외에서는 트래픽 공동 관리 책임을 인정했으니 우리나라 망 트래픽 급증에 대해서도 책임을 져라”고 주장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건 왜곡이다. 넷플릭스가 무슨 책임이 있어서 그렇게 한 것이 아니다. 넷플릭스가 손해를 감수하며 양보를 한 것이다. 이것은 마치 임대인 일부가 ‘착한 임대인’운동에 참여했더니 다른 임대인들에게도 월세를 내려줄 법적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게다가 넷플릭스도 양보를 했지만 넷플릭스 이용자들도 낮은 화질의 영상을 보겠다는 큰 양보를 했다. 매월 정액제 이용료를 이미 낸 상태에서 갑자기 영상 퀄리티가 떨어지면 넷플릭스 탈퇴 러시가 있어야 하는데 그걸 참아주니 넷플릭스도 EU의 권고를 받아줄 수 있었을 것이다. 이렇게 인터넷의 이용자들인 넷플릭스와 넷플릭스 가입자들이 자발적으로 인터넷망 부하를 줄이기로 한 행위를 책임소재의 증거로 삼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추석 때 부산시가 경부고속도로의 귀성 교통혼잡을 막기위해 “부산에는 귀성오지마라”는 정책을 발표했다고 치자. 부산시민들과 부산이 고향인 서울시민들의 동의를 얻었을게다. 결과적으로 경부고속도로 혼잡이 덜하게 될 것이다. 그게 부산시가 고속도로 혼잡을 예방할 책임이 있는 것인가? 아니면 고속도로통행료를 받는 도로교통공사가 1차적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인가?

제대로 따져보자. 만약 한국에서 넷플릭스와 이용자들이 유럽처럼 트래픽용량을 줄이기로 하지 않아 각 가정의 인터넷선에 고퀄리티영상이 공급되느라 혼잡이 발생한다면 누가 책임을 져야 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망사업자들이다.

혼잡이 어디에서 발생하느냐에 따라 다를 수는 있다. 일반적으로 인터넷은 콘텐츠의 제공자, 이용자 모두 각자 자기가 위치한 지역망을 통해 인터넷에 가입한다. 이때 자신이 초당 송출 또는 수신하는 데이터용량(이걸 우리가 흔히 ‘인터넷속도’라고 부른다)에 비례하는 인터넷접속료를 그 지역의 망사업자에게 지불한다. 넷플릭스는 전세계 이용자들에게 보유콘텐츠의 복사본을 보내줘야 하니 송출지점에서 어마어마한 접속용량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혼잡은 수신쪽에서 발생한다. 특히 SKB가 넷플릭스에 돈을 달라고 주장하는 근거로 드는 혼잡은 트래픽이 한국으로 들어오는 관문이 좁아서 발생한다. 추측이 아니다. SKB 스스로 “우리 고객들이 넷플릭스를 많이 보기 때문에 우리의 해외접속용량 확충 비용이 들고 그걸 넷플릭스가 부담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명백히 SKB의 책임이다.

지역망사업자는 지역고객들에게 전세계 컴퓨터와 연결될 수 있다는 약속을 판매한다.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지역고객들로부터 받은 인터넷접속료를 재원으로 해서 스스로 상위망사업자에게 인터넷접속료(이건 중계접속료라고 부른다)를 지불하고 자신이 고객들로부터 넘겨받은 데이터트래픽을 위탁한다. 그 상위망사업자는 더 높은 상위망사업자에게 똑같이 하는 식이다. 그럼 지역고객들이 넷플릭스의 서버와 소통하기가 원활하지 않다면 그 지역 망사업자는 지역고객들로부터 받은 재원을 이용해서 상위망사업자와의 접속용량을 확충할 책임이 있는 것이다.

특히 망사업자들은 보통 오버부킹을 한다. 예를 들어 한 동네의 10가구에 초당1GB 인터넷을 팔았다면 그 동네입구에는 어떤 용량의 선이 들어가야할까? 초당10GB의 선이 들어가야 가구당 초당1GB가 넉넉히 분배될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 인터넷을 사람들이 동시에 쓰지 않을거라는 생각으로 동네 입구에 초당10GB선을 안넣고 초당5GB선을 넣는 식이다. 물론 자원낭비를 줄이기 위해서 합리적인 선택이긴 하다.

하지만 그 선택에 오차가 있을 경우 – 즉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처럼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넷플릭스나 인터넷을 쓸 경우 – 오버부킹의 책임은 당연히 망사업자가 진다. SKB가 바로 오버부킹상태이다. 자신의 가입자 2000만명이 넷플릭스를 포함한 해외서버들과 원활히 교류하기에 충분한 접속용량을 분배하려면 국내와의 나들목 지점의 해외접속용량을 늘여야 한다.

SKB가 넷플릭스서버까지의 경로 전체를 책임지라는 것도 아니다. 한국에 인터넷으로의 관문을 제공하는 상위의 허브망사업자까지만 접속용량을 늘리면 된다. 그렇게만 하면 그 허브는 전세계 모든 콘텐츠와 소통하기 때문에 SKB고객들의 넷플릭스콘텐츠 이용만 수월해지는게 아니라 그 허브를 통해 소통가능한 모든 해외콘텐츠 이용이 수월해진다. 즉 SKB의 해외접속용량 확보는 넷플릭스에게만 도움이 되는게 아니라 SKB고객들의 모든 해외인터넷접속에 도움이 되는 기본적인 것이다. 결국 SKB의 주장은, KT나 LGU+처럼 기본적인 해외접속용량을 갖춰놓지 않고도 넷플릭스에 그 비용을 내라고 하는 셈이다.

넷플릭스의 유럽에서의 양보도 유럽의 망사업자들은 SKB와 달리 해외접속용량을 충분히 확보를 했기 때문에 의미가 있었다. 지금 국내에서 혼잡이 발생한다면 해외에서 SKB고객들로 향하는 나들목의 접속용량이 문제이지 넷플릭스의 송출량이 문제가 아니다. 고객들이 넷플릭스가 느려져서 자신에게 정해진 트래픽용량을 다른 해외서비스(게임?)로 돌리면 문제는 똑같이 발생한다.

SKB가 말하는 다른 해외사례들(넷플릭스-컴캐스트, 구글-오랑쥬)도 각자 자기가 책임지고 있는 접속용량을 늘리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지 SKB처럼 자신의 고객들에 대한 의무는 도외시하면서 머나먼 다른 나라 콘텐츠제공자에게 “우리 고객들이 당신 콘텐츠를 많이 끌어다 보고 있으니 우리의 해외접속용량 확충비용을 내라”는 주장과는 거리가 멀다.

“넷플릭스나 그 가입자들이 데이터를 많이 쓰면 타인의 권리가 침해된다”는 일부의 주장도 인터넷의 구동원리인 클라이언트서버 개념을 간과하고 있다. 클라이언트서버란 중앙컴퓨터, 즉 서버에 자료를 올려놓으면 다른 컴퓨터들이 알아서 서버의 자료를 가져가는 형식을 말한다. 넷플릭스가 콘텐츠를 우선 서버에 띄워놓으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가져가는지를 통제할 수가 없다. 예를 들어 싸이가 강남스타일 영상을 유튜브에 올려놨더니 10억명이 봤다. 그것 때문에 혼잡이 일어난다면 싸이나 강남스타일 영상 본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의 권리를 침해한 것인가. 각국의 망사업자들이 싸이나 유튜브에게 ‘망이용료’같은 걸 요구한다면 누가 킬러콘텐츠를 올릴 것이고 누가 그런 콘텐츠플랫폼을 만들겠는가.

더 중요한 것은 이용자들(인터넷에서는 넷플릭스도 인터넷접속료를 내는 한 이용자이다)에게 책임을 묻기 전에 SK브로드밴드와 같은 망사업자가 가진 책임이 우선이다. 고객들에게 돈만 받아놓고 KT나 LGU+에 비해 해외접속용량을 많이 확보하지 못한 SK브로드밴드의 책임소재가 더 큰 것이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간이 서점의 서가를 덮었다고 하루키에게 책을 좀 재미없게 쓰라고 요구할 것인가 아니면 서가에 너무 하루키책만 깔아놓은 서점을 비판할 것인가. 그렇게 하는 건 인터넷을 통한 창의력 공유를 중단하라는 것이 된다. 이런 식으로 자신이 올린 콘텐츠를 지구 반대편 어느 나라 사람들이 많이 본다고 해서 그 나라 망사업자가 돈을 내놓으라고 하면 앞으로 누가 좋은 콘텐츠를 인터넷에 올리겠는가? 인터넷상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이 글은 조선비즈에 기고한 글입니다. (2020.05.05.)

수, 2020/05/06-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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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오픈넷 이사)

국내 인터넷서비스제공업체(ISP)와 해외 콘텐츠제공사업자(CP) 간 ‘망 사용료’ 공방이 뜨겁다. ISP들은 트래픽이 많은 CP가 사용료를 내야 한다고 보는 반면 CP들은 ‘망 중립성’을 들며 납부에 반대하고 있다. 이 논란을 둘러싼 양측의 입장을 13일과 15일자에 걸쳐 게재한다.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가 전격적으로 ‘이용자 수’ 및 ‘트래픽 양’이 많은 인터넷회사들에 ‘서비스 안정 수단의 확보’ 의무를 부과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문맥상 인터넷 트래픽의 혼잡 의무를 지우겠다는 내용이지만 민주주의를 위협한다.

인터넷은 물리적으로는 컴퓨터들의 연결체일 뿐이지만 민주주의의 양태를 바꿔놓았다. 실제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사이에 통신, 즉 수많은 사람들에게 한꺼번에 자신의 주장을 알리는 매스커뮤니케이션의 규모가 천지 차이다. 보통은 자신의 주장을 전 세계에 확산시키려면 콘텐츠의 크기, 이용자 수, 이용자의 위치에 비례해 돈이 든다. 우표를 붙이든 국제전화비를 내든 받아줄지 알 수 없는 방송이나 신문에 제보하든 품이 무지하게 많이 든다.

하지만 콘텐츠가 인터넷에 들어가는 순간 전 세계에 확산시키는 비용은 제로다. 인터넷에 콘텐츠를 올려놓기만 하면 이용하고 싶은 사람들은 자기의 비용으로 콘텐츠의 복사본을 가져간다. 콘텐츠 제공자는 자신이 있는 지역의 망사업자를 통해 콘텐츠 복사본을 올려놓는 비용만 부담하면 아무리 많은 사람이 복사본을 가져가도 비용이 늘지 않는다. 사이버스페이스에서 말을 하고 싶은 사람은 자신의 말이 인기 있다고 해서 경제적 부담을 지지 않으니 자유롭게 수많은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인터넷이 ‘인류 최초로 진정한 표현의 자유를 구현할 수 있는 매체’라는 말은 이래서 나왔다. 과거 표현의 자유는 너무나 허약했다. 권력에 대항하려면 골방에서 먹물 등사기로 힘들게 만든 팸플릿을 가슴속 깊이 숨기고 1, 2장씩 나눠주는 것이 표현의 자유였다. 인터넷은 표현의 자유 행사 방식을 ‘규모화’시켰다. 이제 컴퓨터 앞에 텍스트든 영상이든 올리는 것만으로 전 세계 사람들에게 말을 걸 수 있다.

최근 SK브로드밴드가 넷플릭스에 걸고 있는 싸움은 바로 이 인터넷의 규칙을 수정하자는 것이다. 넷플릭스가 한국에서 인기가 많아 수많은 사람들이 넷플릭스 콘텐츠를 끌어다보고 있으니 국내 망사업자인 자신에게 돈을 내라는 것이다. 이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주장이며 인터넷으로 규모화된 표현의 자유를 훼손한다. 이렇게 되면 좋은 콘텐츠를 인터넷에 올리기 두려워할 수밖에 없다. 인터넷에 올리는 순간 수많은 불특정 다수가 이용할 수 있는데 그 수가 많아지면 이용자 소재지의 망사업자가 통신비를 청구하겠다니, 누가 좋은 글을 올리겠는가.

이 글은 동아일보에 기고한 글입니다. (2020.05.13.)

목, 2020/05/14-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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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오픈넷 이사)

오랫동안 지켜봐 왔다. 현 정부의 정보통신발전계획을 요약하자면 이렇다:

‘야, 네이버, 카카오!
너희 구글, 페이스북 따라 잡겠냐.
너희들 망해도 어쩔 수 없다.
우리는 망사업자들과 같이 국민들한테 통신요금이나 뜯고 외국업체들 망이용료나 뜯어보겠다.’

그 기조의 최근 발현이 2020년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를 통과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다. 

개정안의 악수

우선, 공공재인 주파수와 도로 위 전봇대나 아래의 관로의 독점적 이용을 불하받아 천문학적 이윤을 올리고 있는 기간통신사업자들에 대한 공적 통제의 마지막 보루인 (1) 요금인가제를 폐지하여 현재 세계 최고 수준의 이동통신비를 그대로 두겠다고 한다.

요즘은 이동통신에서 음성전화보다 중요한 것이 인터넷이며 음성전화도 인터넷전화로 대체되고 있다. 그런데 아래에 다시 말하겠지만,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인터넷 가격을 유지하고 있어 이동통신가격이 떨어지기가 어렵다. 또 시장경쟁상황이 HHI지수 기준 인구 2천만 이상의 선진국에서 최고 수준인 우리나라에서는 기간통신사업자들에 대한 공적 통제를 느슨하게 해서는 안 된다.

시장과점의 정도를 측정하는 HHI지수 국가간 비교. 한국 3,736

(2) 또 불법정보유통 예방을 위한 “기술적 조치” 의무를 망사업자들은 쏙 빼놓고 부가통신사업자 즉 인터넷을 통해 콘텐츠와 플랫폼을 제공하는 업체들에게만 부과하고 있다. 이는 이용자들에 대한 사적 검열과 사적 감시를 부추길 것이며 외국플랫폼으로의 망명을 부추길 것이다.

정부는 ‘일반적으로 공개된 정보’에만 적용하여 업체들에 대한 이용자 감시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렇다면 n번방 재발 방지라는 입법 의도가 실효되는 것이다. 또 일반적으로 공개된 정보에만 적용된다고 할지라도 이를 유지해왔던 정보매개자 책임 제한 원리, 즉 자신이 몰랐던 불법정보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원리를 훼손하여 사업자가 이용자의 포스팅을 사전검열하거나 전면적으로 감시하도록 해 인터넷의 생명을 유지해왔던 ‘허락받지 않고 말할 자유’를 훼손한다(참고: 인터넷 검열 부추기는 정보매개자책임제도).

(3) 게다가 한낱 서버들의 묶음인 데이터센터들에게 기간통신사업자들에게나 적용되던 재난관리계획 제출의무를 지워 인터넷업체들을 허가제로 만들고 있다. 부가통신사업자는 ‘타인의 통신을 매개하는 모든 사업자’로 정의된다. 영리를 목적으로 하든 안하든 홈페이지 만들어놓고 댓글창이라도 달아두면 신고를 했든 안했든 부가통신사업자다. 학교도 도서관도 심지어는 오픈넷도 부가통신사업자인데 웹 서버를 자가로 하면 그게 결국 데이터센터인데 여기에 재난관리계획 제출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인터넷의 자유를 파괴한다.

인권과 경제 다 놓치는 악수 시리즈의 결정판은 (4) 부가통신사업자에게 ‘서비스의 안정적 제공’ 의무를 부과하는 조항이다. 미사여구가 동원되었지만 결국 인터넷접속 속도나 질에 대한 책임과 비용을 인터넷업체들에게 지우겠다는 취지로 읽힐 수 있어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법이며 인터넷의 사회적 역할, 경제적 역할 모두 모두 포기한 법이라고 볼 수 있다.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의 핵심 내용

접근 가능 책임, ‘콘텐츠 제공자’에 분산 

망사업자들은 이미 인터넷접속료를 고객들로부터 받는다. 여기서 ‘인터넷 접속’이라는 상품은 전 세계 단말들에의 ‘접근가능성’(full connectivity)을 의미한다. 네이버, 카카오, 넷플릭스, 유튜브 등 어떤 서버이든 망사업자는 자신의 고객들이 이 서버들의 데이터를 원활하게 받을 수 있도록 할 책임이 있다. 자신의 망 입구까지 전달만 된다면 말이다.

고객들에게 각자 초당 1GB의 접속용량(속도)를 판매했다면 그 속도로 전 세계 어느 서버들의 콘텐츠이든 받아볼 수 있어야 한다. 이론적으로는 1동네의 10가구에 그렇게 판매했다면, 그 동네 입구에는 초당 10GB 용량의 선이 들어가 있어야 한다. 그런 고객이 1천만 명이라면 자신보다 상위의 해외 망사업자와는 초당 1GB×1천만 명의 해외접속용량을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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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모두가 동시에 인터넷을 이용하는 것은 아니며 모두가 동시에 해외 콘텐츠를 보는 것은 아니니 합리적인 범위 내의 오버부킹(Overbooking; 실제 확보한 용량보다 더 많은 용량을 판매하는 것)은 가능하다. 그러나 예측이 어긋나서 혼잡이 발생한다면 자신의 고객에게 ‘접근 가능성’(full connectivity)를 약속하고 돈을 받은 망사업자‘가’ 약속한 속도가 나오도록 상류접속용량을 확보할 책임이 있다.

그런데 이번 개정안은 이 책임을 콘텐츠 제공자에 분산시킴으로써 망사업자들의 책임을 희석시킨다. 이렇게 되면 어떻게 될까? 네이버스포츠나 카카오TV 영상 중에 킬러콘텐츠가 있어 수많은 사람들이 이를 보면서 콘텐츠 제공 경로에 혼잡이 발생했다고 하자.

혼잡을 풀기 위해 망사업자가 접속용량을 확보하는 비용이 발생할 수 있는데 개정법 조항을 들어 망사업자가 네이버나 카카오에 그 비용을 청구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네이버나 카카오는 그들대로 인터넷접속료를 망사업자들에 냈고, 이들 역시 국내망사업자 고객들의 단말들을 포함한 전 세계 단말들에의 접근가능성을 약속받았다. 개정법은 네이버나 카카오에 자신의 콘텐츠를 온라인으로 송출할 때 필요한 접속용량에 대한 접속료 한 번 그리고 그 콘텐츠가 망사업자의 고객 단말기에 전달될 때 필요한 접속용량에 대한 접속료 한 번 이렇게 두 번 돈을 내라는 것이 된다.

개정안은 콘텐츠 사업자로부터 중복해서 접속료를 내게 한다.
개정안은 콘텐츠 사업자로부터 중복해서 접속료를 내게 한다.

결국, 국내 콘텐츠업체 죽이는 법 

법 추진 세력들은 국내 사업자에게 적용하려는 것이 아니라 해외 콘텐츠업체들에게 적용하려는 것이라고 말한다. 법이라는 게 그렇게 마음대로 적용 범위를 제한할 수도 없거니와 이미 구글, 페이스북 등은 우리나라 법상 부가통신사업자 신고 자체가 되어 있지 않다. 행정법의 집행력은 공공기관이 신고를 취소하는 등의 징계를 할 권한에서 나오는 것이니 해외 업체들에 대해서는 법 집행 자체가 불가능하다. 결국, 국내 콘텐츠 사업자들만 죽이는 법이 될 것이다.

게다가 우리 정부가 망사업자 보호를 위해 특별히 2016년부터 시행해온 역시 세계 유일의 발신자 종량제 덕에 네이버(734억 원+), 카카오(300억 원+), 아프리카TV (150억 원+) 등이 국내 망사업자에게 내고 있는 인터넷 접속료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참고: 망중립성 관점에서 ‘망 이용료’ 논쟁 이해하기).

영세업자에 제공되는 초고속인터넷 접속료가 미국과 수십배 차이가 나는 것을 알 수 있다. 망사업자들은 실제 제공하는 가격은 이것보다 저렴하다고 하며 예를 들어 SK브로드밴드가 제공하는 PC방 전용회선 상품을 살펴보면 실제로 1Gbps를 월1백만 원에 제공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정관이 법적 책임을 담보하는 문서이므로 실제 가격대비 속도를 정관이 더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사업자들의 해명이 필요하다.

서울의 초당1MB 접속 가격이 파리의 8배 뉴욕의 5배다. 국가가 망사업자들이 서로 인터넷의 구동원리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데이터 발송 비용을 받도록 강요하고 있어 망사업자들이 서로 인기있는 콘텐츠 유치를 꺼리게 되었고 심지어는 일부 콘텐츠업자들은 아예 발신자 종량제로 접속료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상황에서 세계 유일의 망 혼잡 해소 비용까지 콘텐츠업체에게 더 내놓으라니.

인터넷 접속료 국제 비교
인터넷 접속료 국제 비교

인터넷과 노벨평화상

결국 발신자 종량제는 인권도 죽인다. 인터넷이 노벨평화상 후보(2010년)에 오를 만큼 인권 보호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인정받는 이유는 바로 데이터 발송 비용이 없기 때문이다. 인터넷은 전기, 수도 같은 종량제가 아니다. 거울에 빛이 반사되어도 아무런 비용이 발생하지 않듯이 텔레비전을 아무리 오래 보아도 수신료나 케이블월정액에 변함이 없듯이 인터넷도 똑같은 전자기파 신호라서 데이터량에 따른 비용 발생이 없다.

더욱이 인터넷은 지상파, 전화, 케이블TV와 달리 하나의 업체가 데이터 경로 전체를 책임지고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 이웃의 데이터를 ‘옆으로 한칸씩’만 전달해주겠다는 상부상조의 약속으로 데이터 전달이 이루어져 데이터 전달 비용이라는 것을 서로 받지 말자고 만든 통신시스템이다.

인터넷은 2010년 노벨평화상 후보에 올랐다.
인터넷은 2010년 노벨평화상 후보에 올랐다.

카카오TV에 정부 비리를 고발하는 영상을 올려 수많은 사람들이 이 영상을 봐서 카카오TV 서버의 데이터가 많이 전달되더라도 고발자가 데이터 전달 비용을 걱정하지 말도록 하자고 만든 시스템, 즉 표현의 경제적 비용은 없애자는 것인데 우리 정부는 이걸 깡그리 무시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법이 통과되면 영상의 이용자들이 많은 지역의 망사업자가 ‘당신 영상 때문에 망혼잡이 발생하니 해소비용을 내라’고 카카오TV에게 요구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영상 플랫폼에 킬러 콘텐츠가 올라오는 것이 두려운 업체들은 유료로 전환할 수밖에 없고, 이용자들은 유튜브로 페이스북으로 망명할 수밖에 없다.

경제, 인권 다 포기하고 망사업자들과 잘 살아보세.

이 글은 슬로우뉴스에 기고한 글입니다. (2020.05.19.)

수, 2020/05/20- 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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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정호 (오픈넷 인턴)

지난 1월 27일, 사단법인 오픈넷은 국내 전문가들과 행정가들을 초청하여 ‘망 중립성과 새로운 인터넷 10년’을 주제로 한 세미나를 진행했다. 이날 세미나는  오픈넷의 김가연 변호사의 진행 아래,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 주요 내용과 의의’를 주제로 한 김남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경쟁정책과장의 발제, 그리고 ‘망이용료, 특수 서비스, 제로레이팅의 국제규범 및 관행에 대한 팩트 체크’를 주제로 한 박경신 오픈넷 이사의 발제를 중심으로 전개되었다. 이후 이루어진 전문가들의 토론은 세미나를 보다 풍성하게 해주었다.

<제1발제: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 주요 내용과 의의 – 김남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경쟁정책과장>

첫 번째 발제를 맡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김남철 통신경쟁정책과장은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 주요 내용과 의의’라는 제목 하에 발표를 진행했다. 김남철 과장은 인터넷이 공공재적 성격을 갖고 있음을 밝히고, 망 중립성의 특성으로부터 파생되는 쟁점들을 제시했다.

그가 제시한 5개의 쟁점들은 다음과 같다:
1) 독립적인 네트워크를 소유하고 있는 기업들의 자율성 어디까지 허용되어야 하는가?
2) 이용에 대한 과금은 허용되는가, 그리고 이는 어떻게 부과하여야 하는가?
3) 네트워크의 중립성은 어느 수준까지 보장 되어야하는가? 과연 이 중립성은 절대적인 것인가?
4) ISP(네트워크 소유자)들은 과연 CP(콘텐츠 제공자)들의 데이터를 공정하게 전달하고 있는가?
5) 지능을 갖기 시작한 망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없는가?(5G 시대의 망중립성)

김남철 과장은 세계 각국에서 이와 같은 쟁점들에 대한 토론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대표적으로 미국의 경우를 들어 미국 망 중립성 변천사, 미국 망 중립성 정책의 변화가 시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 그리고 미국과 우리나라 간의 망 중립성 정책의 차이를 설명했다. 김남철 과장은 미국의 망 중립성 정책 변화를 통해 최종 이용자의 ‘선택권’ 그리고 ‘표현의 자유’ 그리고 ‘언론의 자유’의 위축에 대해 대비해야한다는 교훈을 배울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이후 그는 우리나라의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 개정 그리고 정책적 의의에 대해 설명했다. 5G의 시대의 망은 지능을 갖게 되었으며, 이는 망 중립성 정책의 개정에 대한 필요로 이어진다. 그는 이러한 개정을 위해 전문가, CP 그리고 IP와 여러 차례의 논의를 바탕으로 가이드라인을 완성했으며, 이번 가이드라인을 통해 망 중립성 원칙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기술 변화를 수용함과 동시에 ISP의 정보관리 투명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가이드라인은 ‘개방적이고 공정한 인터넷 이용 환경을 조성하여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했으며 ‘트래픽 관리의 투명성’이 가장 핵심적인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1) 트래픽 이용자들에게 상세한 고지 그리고 공개가 이루어져야 하며 2) 차단 금지 3) 불합리한 차별 금지 4) 합리적 트래픽 관리가 보장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망 중립의 예외 서비스인 특수서비스에 대한 설명을 전개하면서 김남철 과장은 본래의 특수서비스 개념이 모호하고 남용의 위험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EU의 특수서비스 규정을 도입하여 엄격한 기준을 설정함으로써 기존의 비판을 수용했다고 밝혔다.

김남철 과장은 이번 가이드라인은 1) CP와 ISP 간의 갈등을 잘 봉합하였다는 것 2) 망 중립성 원칙의 유지함과 동시에 불투명성의 해소 3) 예외 서비스 요건의 도입 4) 투명성의 강화라는 의의가 있다고 자평했다. 그는 추후 해설서의 발간과 다양한 의견 수렴을 통해 망 중립성 원칙을 잘 지켜나가고 싶다며 발표를 마무리했다.

<제 2 발제: 망이용료, 특수서비스, 제로레이팅의 국제규범 및 관행에 대한 펙트체크 – 박경신 오픈넷 이사(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두 번째 발제를 맡은 박경신 교수는 발제를 시작하기 전 이번 가이드라인의 개정 과정에서 다양한 시민단체가 참여하지 못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하며, 본인이 발표할 팩트체크 사항이 가이드라인에 반영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박경신 교수는 우선 이번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이 전제로 하고 있다고 추측되는 네 가지 명제들:
1) “불합리한 차별만 망 중립성 위반이다”
2) “망이용료를 받는다”
3) “네트워크 슬라이싱이 허용된다”
4) “제로레이팅이 허용된다”에 대해 사실을 확인해보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해외 규제 중 미국 FCC Open Internet order, 2018 캘리포니아 망 중립성법, 2014 유럽 EU Open internet regulation, 2016 유럽 BEREC OIR 시행지침을 소개하며 이 문헌들을 통해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에 대한 평가를 진행했다.

우선 박경신 교수는 이번 가이드라인이 전제로 하고 있는 명제들에 대한 팩트체크를 하기 위해 ‘차별’에 대한 해외의 사례와 우리나라의 가이드라인을 비교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가이드라인이 SKT, KT의 mVoIP 지연, P2P 그리드 차단과 같이 ‘합리성이 있는 차별’을 가능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현상은 이미 해외에서 Madison River 사례, Comcast 사례에서 불법으로 규정된 것이기에 잘못된 전제임을 지적했다. 이어 박경신 교수는 ‘망이용료를 받는다’라는 전제에 대해서는 미국과 유럽에서의 법이 전송료를 받는 것을 모두 금지한다는 점을 밝히며, 이러한 해외의 제도들이 가이드라인에 반영되지 못한 사실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네트워크 슬라이싱’의 경우, 유럽의 법과 미국의 캘리포니아 망 중립성 법이 모두 네트워크의 품질저하를 금지하고 있으며 이에 비해 한국의 가이드라인은 ‘적정 수준’이라는 모호한 표현을 사용하기에 특수서비스가 일반 인터넷의 품질을 저하시킬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유사하게 ‘제로레이팅’ 또한 유럽에서는 차별에 대한 엄격한 규제를 하고 있고, 미국 또한 경제적인 차별을 금지하고 있기에 ‘제로레이팅’을 금지하고 있음을 밝혔다.

박경신 교수는 우리나라의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을 국제 기준에 맞추기 위해서는 1) 차별의 무조건적인 금지 2) 전송료로서의 망이용료는 명시적으로 금지 3) 발신자 종량제 상호접속고시 폐지 4) 특수서비스는 ‘일반인터넷의 품질을 저하시키지 않는 한에서’ 허용이라는 조건 추가 5) 앱 별 제로레이팅의 불법 선언이 이루어져야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종합토론>

종합 토론은
사단법인 오픈넷
유승희 이사의
사회 하에
진행되었다.

첫 번째 토론자로 나선 곽정호 호서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1) 해외 사례에 대한 정확한 체크의 필요성 2) 실증적인 증거들에 대한 접근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곽정호 교수는 김남철 과장에게 ‘실제로 특수서비스 유형에 해당되는 사례들이 존재하는지’에 대해, 박경신 교수에게는 ‘미국 바이든 정부에서는 어떤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는지’에 대해 질문했다.

두 번째 토론자로 나선 김민호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망 중립성의 원칙이 헌법상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수호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인터넷이 모두에게 접근 가능하기 때문에, 이른바 ‘gate keeping’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며 그렇기에 그는 망 중립성 원칙을 수호하는 것이 헌법상 보장된 권리를 수호하는 것과 같다고 보았다. 이러한 관점에서 그는 이번 가이드라인을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이 아닌 ‘특수서비스 허용 가이드라인’으로 명명해야 한다며 비판했다. 또한 가이드라인을 개정하는데 있어 정부가 망 중립성을 중요시하는 집단의 목소리를 무시한 점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였다.

세 번째 토론자로 나선 오병일 진보네트워크 대표는 이번 가이드라인을 개정하는 과정에서 이용자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점을 비판했다. 그는 정부 당국이 전문가들에 대한 환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는 정책 제정 과정에서 이용자의 목소리를 존중해야 함을 주지시켰다. 또한 그는 특수서비스의 모호성에 대해서 의문을 표하며 EU의 법안을 참고한 것으로 보이는 ‘특수서비스’ 조항이 어떠한 의도를 갖고 제정된 것인지, 그리고 EU의 규정을 완화할 의도로 제정된 것인지에 대해 김남철 과장에게 질문을 남겼다. 또한 특수서비스에 대한 보다 명확한 정의 및 절차의 도입을 요구했다.

네 번째 토론자로 나선 유정희 벤처기업협회 부소장은 망 중립성 원칙의 훼손은 스타트업 기업들에게 진입장벽 상승과 같은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지적하며, 망 중립성 원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특수서비스에 대해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하며, 가이드라인 보완을 통해 특수서비스가 스타트업에 대해 불공정한 정책이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정희 부소장은 마지막으로 인터넷이 기울어지지 않은 공정한 운동장이 되길 희망한다며 토론을 마쳤다.

마지막으로 전응준 법무법인 유미 변호사는 가이드라인의 조항들이 명확하지 않음을 연이어 지적했다. 또한 특수서비스가 남용될 수 있음을 지적하며, 이러한 부분에 대한 김남철 과장의 해명을 요구했다. 그는 특히 ‘적정 수준’이라는 표현이 불명확하다는 점을 꼬집으며, 이러한 표현으로 말미암마 가이드라인이 자의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가능성에 노출되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특수서비스의 허용 요건에 대해 end to end 원칙이 적용될 수 있는지 박경신 교수에게 질의했다. 전응준 변호사는 망 중립성 원칙이 정책으로서는 입지가 불명확하다며 망 중립성 관련 규정들을 법규범으로 정하여 강제성을 부여해야 한다고 보았다.

이에 대해 김남철 과정은 1) 5G 활성화만을 위해 가이드라인을 규정한 것은 아니며 2) EU와 한국의 특수서비스 조항은 근본적으로 동일하며, 적정 수준에 대한 기준은 마련되어 있으며 3) 제한된 시간과 자원 속에서 최대한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려고 했으며 4) 특수서비스는 일정한 기준에 의해 검증이 가능한 개념이며 4) 가이드라인 또한 그 나름의 의미가 있으며 5) 제로레이팅은 전기통신법령으로 대응이 가능하며 5) 접속료는 ‘paid peering’에 해당되는 것이기에 해당사항이 없다고 주장했다.

박경신 교수는 1) 제로레이팅 관련 불법성 여부는 전기통신법령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김남철 과장의 발언을 환영했으며 2) end to end 원칙에 비추어 보았을 때, 망 중립성 원칙에 대한 국내의 분명한 오해가 있으며 3) 일반 인터넷의 품질을 저해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한 번 더 강조하며 토론 자리를 마무리했다.

월, 2021/02/08-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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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경향신문 2021.06.16에도 실렸습니다.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의 소송전이 막바지에 들어서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자신들의 망이 넷플릭스의 데이터를 자신의 고객들에게 전송하니 이에 대한 대가를 달라는 것이고 넷플릭스는 인터넷에서 전송료는 있을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망중립성이라는 말을 처음 만들어낸 팀 우는 모두가 인터넷을 차별없이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원리를 표현하기 위해서 인터넷을 수도, 전기 등에 비유한 바 있다. 전기로 정부정책을 비판하는 회의의 불을 밝히든 물로 회의참석자 갈증을 채우든 차별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수도, 전기에의 비유는 거기에서 끝난다. 수도, 전기는 파는 사람이 있고 사는 사람이 있다. 인터넷에는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이 따로 있지 않다. 전세계 컴퓨터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는 상태가 바로 인터넷이며 여기서 데이터를 전달한 것에 대해서는 서로간의 대가를 받지 않는다. 오직 물리적 연결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비용 즉 접속료를 서로간의 자유로운 합의에 따라 주고받을 뿐이다. 우리가 집에 인터넷을 깔기 위해 망사업자에게 돈을 내는 것도 접속료이고 바로 그런 이유로 초고속인터넷 납부금은 접속용량에 따라 정해지지 인터넷을 얼마나 보았는가에 따라 정해지지 않는다. 왜 수도와 전기처럼 쓰는 만큼 내는 것이 상식적이라고? 텔레비전을 생각해보라.UHD급 영상이 무지막지하게 쏟아져 들어오지만 텔레비전 오래 본다고 돈을 내지 않는다.  왜 인류는 인터넷 무전송료 규칙을 유지해왔을까? 과거에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 사람은 엄청난 전화비와 우표값을 걱정해야 했다. 단순히 ‘당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하라’는 형식적 표현의 자유만 있었다. 그러나 인터넷은 ‘당신의 메시지가 실제로 수많은 사람들에게 무료로 전달되게 해주겠다’는 실질적 표현의 자유를 보장했고 이를 통해 정치적 자유와 경제적 발전이 문명사적으로 진흥시킬 수 있음을 간파했기 때문이다.   

인터넷에서는 ‘전송료’는 없고 ‘접속료’만 있다는 원칙은 EU가 2012년12월에 공식문건으로 천명한 바 있다. 유럽망사업자연합회가 ‘발신자종량제’ 즉 인터넷에 데이터를 발송한 량에 비례해서 돈을 받자는 제안을 명시적으로 거부하였다. 미국연방통신위원회(FCC)의 2015년 망중립성명령(Open Internet Order)도 망사업자가 콘텐츠를 망사업자고객들에게 전달해주는 대가를 콘텐츠제공자에게 요구해서는 안된다(113문)고 명시했고 캘리포니아 망중립성법에 위 조항은 그대로 승계되었다(3101조 (a)(3)(A)). 

해외에서는 인터넷전송료를 내고 있다는 주장은 과거에 극소수에 있었던 사례들로 비롯된 일반화의 오류이다. 특히 이중 어떤 사례들은 전송료가 아닌 접속료를 냈던 것(paid peering 사례)로서 망사업자와 접속하는 콘텐츠제공자에게만 적용되고 접속용량에 비례하여 부가되었기 때문에 ‘전송료’라고 보기 어렵다. 오직 우리나라만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2016년부터 망사업자들 사이에서 발신자종량제를 의무화하고 2020년 CP서비스안정화의무법은 종량제를 결국 콘텐츠제공자에게까지 확대시킬 위험을 증폭시켰다. 

인터넷에서 전송료를 인정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일까. 인도네시아가 우리나라처럼 아예 발신자종량제를 시행하게 된다면,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한국웹사이트를 방문하게 되면 한국서버에서 인도네시아 각지역으로 엄청난 데이터가 뿌려지는데 한국웹사이트운영자들은 이 데이터량에 비례해서 인도네시아 망사업자들에게 비용지불을 하게 된다. 한류의 발전에 큰 타격을 준다.  

이건 사업자들 사이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지금 인터넷에 수많은 사람들이 무료로 자신의 메시지와 영상을 올릴 수 있는 이유는 서버에 전세계 이용자들이 접속할 때마다 전세계로 흘러가는 데이터에 대한 어떠한 전송료도 서버운영자에게 부과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망사업자들이 서버운영자로부터 전송료를 받게 되면 서버운영자는 인기있는 콘텐츠를 올린 사람에 대해 지금은 무료인 업로드를 유료로 전환할 것이다. 그렇다면 개인업로더들은 너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콘텐츠를 열람하는 것을 항상 두려워해야 할 것이며, 인터넷이 열어젖힌 막강한 표현의 자유의 세계는 과거로 퇴보할 것이다. 

거대인터넷기업들과 망사업자들간의 접속료 협상에서 시장지배적 지위나 거래상 지위가 문제가 된다면 프랑스처럼 정부가 경쟁법의 입장에서 가격협상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면 된다. 국내망시장과 플랫폼시장의 각각의 경쟁상황을 고려하면 된다. 그러나 망중립성을 위반하는 전송료를 받겠다는 세계유일의 반혁신적 발상만큼은 막아야한다. 돈이 없는 자들도 혁명을 하고 사업을 할 수 있는 공간인 인터넷을 보호해야 한다. 

목, 2021/06/17-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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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에 대한 기사와 논평들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이 글들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주장들에 대해서 진위 확인을 해본다.

“인터넷망은 공짜”라는 넷플릭스…재판 결과 ‘인터넷 산업’ 후폭풍 (이데일리 2021-06-20)

왜 넷플릭스만 무임승차 해야 하나요 (헤럴드경제, 2021.06.23)

망이용대가 일본엔 주고 한국엔 못주겠다는 넷플릭스 (지디넷, 2021/05/04)

법에도 없는 ‘전송’ 개념 꺼낸 넷플릭스, 무리수될까 묘수될까 (서울경제 2021-06-22)

누가 인터넷 생태계를 위협하나(중앙일보 2021.06.22)

“콘텐츠제공자들이 망이용대가를 내야 한다.”

망사업자들에게 소비자들이 1달에 몇만원씩 내고 네이버 카카오등이 매년 수백억씩 내고 이미 망이용대가를 내고 있다. 해외콘텐츠업체들도 캐시서버 제공 및 해저케이블의 형태로 또는 현지망사업자와의 트랜짓계약을 통해서 한국의 국경 또는 국내까지 자신들의 데이터를 끌어다 놓기 위해 엄청난 비용을 치르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는 콘텐츠제공자들은 이미 ‘망이용대가’를 내고 있고 앞으로도 낼 것이다.

그러나 SKB가 넷플릭스로부터 받겠다고 주장하는 것은 이렇게 받은 데이터를 자신의 고객들에게 전달하는 것에 대해서 별도의 대가를 받겠다는 것이다. 망중립성은 바로 이렇게 콘텐츠제공자가 돈을 냈는가 내지 않았는가를 기준으로 차별하여 어떤 콘텐츠는 고객에게 잘 전달하고 어떤 콘텐츠는 전달하지 않거나 느리게 전달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와 같은 과금행위는 유럽통신규제기구와 미국FCC가 공히 명백히 금지한 바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인터넷에서는 데이터전송료란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해외에서는 콘텐츠업체들이 망이용대가를 현지망사업자들에게 지불하고 있다.”

역시 무엇을 ‘망이용대가’로 이해하는가에 따라 다르다. 위에서 말했듯 접속료나 상호접속에 필요한 비용부담을 말하는 것이라면 모든 이용자들과 국내외 콘텐츠제공자들은 이미 내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말하는 ‘망이용대가’를 지불하는 사례는 전세계 어디에도 없다. 국내에서 말하는 ‘망이용대가’의 특징은 다음의 2가지이다.

첫째 발신자종량제이다. 강제적 발신자종량제가 2016년 이후 망사업자들 사이에서 이미 시행되고 있고 망사업자들이 자신들의 순발신량 정산의 부담을 콘텐츠제공자들에게 전가하면서 종량제로 접속료를 산정하는 곳이 늘어났다. 이렇게 접속료를 종량제로 운영되도록 법적 압박을 가하는 나라는 어디에도 없다.

둘째 강제성이다. 콘텐츠제공자에 따라서는 망사업자의 가정용인터넷 이용자들에게 원활하게 데이터전송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 망사업자의 망지도 상 이용자쪽에 더 가까운 지점에 자신들의 전용회선을 연결하거나 자신들의 데이터복사본 즉 “캐시서버”를 연결하기도 한다. 이것을 페이드피어링(paid peering, 유정산직접접속)이라고 하는데 콘텐츠제공자들이 이와 같이 지름길 연결을 받아주는 대가를 망사업자에게 지불한 적이 있고 대표적인 사례가 넷플릭스-컴캐스트딜이었다. 넷플릭스가 2013-4년경 미국의 대형망사업자들의 독과점적 행위 – 일부러 망설비 확충을 거부하여 위와 같은 지름길 연결을 하지 않으면 넷플릭스 트래픽이 느려지도록 만듦 – 에 밀려 이들 망사업자들에게 예외적으로 지급한 적이 있었다. SK브로드밴드가 원하는 것은 바로 2013년 당시의 컴캐스트처럼 넷플릭스에게 돈을 받겠다는 것인데 문제는 2020년5월 통과된 CP서비스안정화의무법에 의거한 방송통신위원회의 재정절차를 통해서 강제하겠다는 것이다.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는 이미 무정산직접접속(free peering)을 이미 홍콩과 일본에서 하고 있는 상태이고 어느 한쪽이 이를 원치 않으면 원래대로 미국 시애틀에서 했던대로 각자의 상위망사업자에게 전세계와의 중계(transit)접속료를 내는 방식으로 하면 된다. 하지만 그렇게되면 국내 넷플릭스 이용자들의 이용속도는 엄청나게 느려질 것이며 방송통신위원회는 이와 비슷한 상황에서 페이스북을 징계했던 것처럼 이제는 넷플릭스를 징계할 것이다. 과거의 페이스북 징계는 법원에서 모두 취소되었지만 그후 제정된 CP서비스안정화의무법까지 있으니 방송통신위원회의 징계가 유효해질 수 있고 이 경우 넷플릭스는 돈까지 내면서 원치도 않는 홍콩/일본의 접속을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2016년 발신자종량제 상호접속고시에 의해 종량제의 성향을 갖게 되고 2020년 CP서비스안정화의무법에 의해 강제성을 갖게 된 ‘망이용대가’는 전세계 어디에도 없고 누구도 지불한 적이 없다.

“넷플릭스가 소송을 이기면 모든 CP들이 망이용대가 납부를 거부할 구실을 준다.”

어떤 콘텐츠제공자도 그런 의도를 보인 적이 없다. 위에서 말했듯이 모든 CP들은 망사업자에게 이미 접속료서의 망이용대가를 내고 있고 넷플릭스 소송에 관계없이 계속 낼 것이다. 심지어 일부 콘텐츠제공자들 특히 CDN사업자들은 이미 접속료를 종량제로 내고 있다. 2016년 정부는 망사업자들 간의 발신자종량제를 시행하였고 심지어 요율까지 높게 정해주었다. 이 때문에 망사업자들은 발신자종량제 하의 자신들의 순발신량 정산의 부담을 콘텐츠제공자들에게 쉽게 전가하기 위해 접속료를 종량제로 받으려 했다. 또 망사업자들이 자신의 순발신량에 대한 정산부담 때문에 인기있는 콘텐츠들의 호스팅을 꺼려하게 되었고 망사업자들의 시장경쟁이 낮아지면서 접속료가 세계 최고 수준이 되어 버렸는데, 이 때문에 콘텐츠제공자들은 울며겨자먹기로 종량제 전환을 통해서 접속료를 낮추었다. 개인이동통신이용자들이 무제한데이터약정이 너무 비싸서 데이터요율이 낮다면 종량제를 선호하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종량제는 데이터가 전송되는 만큼 액수가 높아지므로 인터넷에서는 금지된 데이터전송료와 비슷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령이 개정되지 않는 한 CP들은 기존의 접속료는 계속 낼 것이고 종량제 형태의 접속료 마저도 계속해서 낼 수 밖에 없다. 더욱 중요한 것은 기존의 고율의 접속료와 종량제 형태의 접속료 과금을 유도하는 세계유일무이한 강제적 종량제를 계속 유지할 것인가이다.

“미국법원은 통신사의 CP에 대한 망이용대가 부과는 정당하고, 일반적인 거래관행이라고 판시했다”

이것은 거짓이다. 전송료로서의 망이용대가라면 말이다. 그 결정은 페이드피어링과 같은 접속료에 대한 것이었는데 그 마저도 원고적격에 대해서만 판단을 했고 당시 소송상대방인 FCC가 반-망중립성주의에 경도되어 있는 트럼프행정부 하의 아짓 파이(망사업자 변호사 출신)의 지시에 따라 본안에 대한 변론을 포기했기 때문에 나온 결과이다. 결정문에는 “망이용대가 부과가 정당하다”거나 “일반적인 거래관행”이라는 표현이 나오지도 않는다. 심지어 “미국 법원이 차터 가입자(원고) 손을 들어준 것은 차터가 CP로부터 망 이용대가를 받지 못하면 최종 이용자들의 인터넷 요금이 인상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라는 보도도 있는데 정확히는 망사업자가 ‘망이용대가를 받지 못하면 이를 핑계로라도 최종이용자들이 인터넷요금을 인상할 수가 있으니 차터가입자도 이해관계가 있다’고 있다는 것이었지 망이용대가를 받아야 정당하다는 취지의 판시가 아니었다. 더욱 중요한 것은 당시 소송의 결과로서 FCC는 차터가 타임워너케이블, 브라이트하우스네트워크를 인수합병하는 과정에서 부과된 인가조건 중에서 ‘종량제의 금지’는 그대로 유지가 되었다.

“넷플릭스가 소송을 이기면 CP들로부터 망이용대가를 받지 못하는 부담이 중소CP나 개인이용자들에게 전가된다”.

이것은 망사업자들의 의도의 표명이다. 망중립성에 어긋나는 돈을 받지 못하게 되면 당연히 다른 누군가를 희생양으로 삼겠다는 것은 기업의 생리일 뿐이다. 불법적인 영업으로 이득을 올리지못하면 죄없는 다른 고객들을 희생하겠다는 뜻인가.

토, 2021/06/26-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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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도 국내 망사업자들이 요구하는 ‘망이용대가’를 허용하는가에 대해서 참고자료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인터넷은 처음부터 개인이든 회사이든 누구나 원하는 정보를 – 방송, 전화, 우편과 같은 중앙통제없이 – 다른 모든 사람들에게 전달할 수 있도록 개발되었다. 미국은 인터넷의 발전초기에 자유로운 성장을 유도하고자 인터넷을 ‘정보서비스(information service)’로 정의하여 규제를 자제해왔다. 케이블서비스, 유무선전화서비스는 통신서비스(telecommunication service)라 하여 물리적 연결을 위해서는 전봇대, 지하도관, 주파수 등 공공재를 이용해야 하므로 한국의 ‘기간통신사업’처럼 강하게 규제해왔던 것과 대비된다. 그런데 원래 기대와는 달리 전화 및 케이블업자들이 인터넷을 제공하기 시작하면서 – 특히 케이블업자는 자신의 콘텐츠를 경쟁콘텐츠에 비해 선호할 동기가 있으므로 – 이들의 기존 시장지배력이 인터넷의 혁신적 질서를 훼손하는 것에 두려움을 갖게 되었고 이에 대한 대응은 인터넷의 질서를 보호하기 위해 인터넷제공자들이 지켜야 할 ‘망중립성’규범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연방통신위원회는 처음으로 망중립성을 명문화한 명령을 2010년에 발표하였다. 이 2010년 명령은 절차적인 이유 – 연방위원회가 인터넷을 ‘통신서비스’로 규정하지 않았다는 이유 – 로 법원에 의해 취소가 되지만 내용적으로는 망중립성규범을 온전히 담고 있고 2015년에 연방위원회가 절차적 흠결을 해소하여 새로운 망중립성명령을 발표할 때 그대로 계승되었다. 2017년에 트럼프행정부가 들어서면서 2015년 망중립성명령도 취소되지만 2018년 캘리포니아를 포함한 여러개의 주정부들이 자체적으로 망중립성법을 만들면서 여기에 계승되었다.

2010년 망중립성명령은 우선 인터넷의 개방성에 대해 설명한 후 인터넷접속제공사업자(Internet Service Providers, ISP)가 어떻게 개방성을 훼손할 수 있는가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B]roadband providers may have incentives to increase revenues by charging edge providers, who already pay for their own connections to the Internet, for access or prioritized access to end users. Although broadband providers have not historically imposed such fees, they have argued they should be permitted to do so. A broadband provider could force edge providers to pay inefficiently high fees because that broadband provider is typically an edge provider’s only option for reaching a particular end user.17 Thus broadband providers have the ability to act as gatekeepers.18 [번역] 초고속인터넷사업자들(이하, ISP)은 부가통신사업자(이하, CP)들이 이미 인터넷접속에 대해 대가를 지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CP들과 소비자들사이의 통신이나 통신의 우선처리를 유료화함으로써 매출을 늘리려 시도할 수 있다. ISP들은 실제로 그런 적은 없지만 그렇게 하도록 해달라는 주장을 해왔다. ISP는 CP가 특정소비자와 통신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이므로 비효율적으로 높은 대가(인터넷접속료 와는 별도로 이용자와의 통신에 대한 대가-편집자)를 부가통신사업자에게 요구할 수 있다. 이렇게 ISP는 게이트키퍼(즉 인터넷의 개방성에 반하는-편집자)가 될 수 있다. (Federal Register/Vol. 76, No. 185/59196 /Friday, September 23, 2011)

Broadband providers would be expected to set inefficiently high fees to edge providers because they receive the benefits of those fees but are unlikely to fully account for the detrimental impact on edge providers’ ability and incentive to innovate and invest, including the possibility that some edge providers might exit or decline to enter the market. The unaccounted-for harms to innovation are negative externalities,19 and are likely to be particularly large because of the rapid pace of Internet innovation, and wide-ranging because of the role of the Internet as a general purpose technology. Moreover, fees for access or prioritized access could trigger an ‘‘arms race’’ within a given edge market segment. If one edge provider pays for access or prioritized access to end users, subscribers may tend to favor that provider’s services, and competing edge providers may feel that they must respond by paying, too. [번역] ISP들이 CP들로부터 받는 통신대가가 비효율적으로 높게 책정될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는 이들은 대가를 받아서 이득을 보지만 CP들의 혁신과 투자기회를 훼손하는 결과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며 특히 몇몇 CP들은 이 대가 때문에 시장을 떠나거나 진입을 포기할 가능성도 고려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산입되지 않은 반혁신적 해악은 부정적 외부성(negative externality)이 되며, 인터넷 상의 혁신의 빠른 속도 때문에 매우 지대할 것이며, 인터넷의 일반목적기술로서의 위상 때문에 매우 광범위할 것이다. 더욱이 통신대가 또는 우선통신대가는 CP들 사이의 ‘무기경쟁’을 촉발시킬 수 있다. 하나의 CP가 통신대가나 우선통신대가를 지급하기 시작하면 이용자들은 이 사업자의 서비스를 선호하게 되고 경쟁CP들도 이를 지급해야 할 압박을 느낄 수 있다.(Federal Register/Vol. 76, No. 185/59196 /Friday, September 23, 2011)

Fees for access or prioritization to end users could reduce the potential profit that an edge provider would expect to earn from developing new offerings, and thereby reduce edge providers’ incentives to invest and innovate.20 In the rapidly innovating edge sector, moreover, many new entrants are new or small ‘‘garage entrepreneurs,’’ not large and established firms. These emerging providers are particularly sensitive to barriers to innovation and entry, and may have difficulty obtaining financing if their offerings are subject to being blocked or disadvantaged by one or more of the major broadband providers. In addition, if edge providers need to negotiate access or prioritized access fees with broadband providers,21 the resulting transaction costs could further raise the costs of introducing new products and might chill entry and expansion.22 [번역] 통신대가나 우선통신대가는 CP들의 신제품개발 이익을 축소하여 혁신과 투자의 동기를 위축시킬 것이다. 빠르게 혁신하는 부가통신분야에서 많은 신규진입자들은 작은 ‘가라지사업자’들이지 대형사업자들이 아니다. 이들 신규사업자들은 혁신과 진입에 대한 장애요인들에 민감하며 자신들의 제품이 주요ISP들에 의해 차단되거나 통신상 열위로 밀리게 되면 투자를 받지 못하게 된다. 더욱이 CP들이 통신대가나 우선통신대가를 협상해야 한다면 그 거래비용은 새로운 제품을 도입하는 비용 및 진입과 확산을 위축시킬 것이다.(Federal Register/Vol. 76, No. 185/59197 /Friday, September 23, 2011)ㄱㄴ

Third, if broadband providers can profitably charge edge providers for prioritized access to end users, they will have an incentive to degrade or decline to increase the quality of the service they provide to non-prioritized traffic. This would increase the gap in quality (such as latency in transmission) between prioritized access and non- prioritized access, induce more edge providers to pay for prioritized access, and allow broadband providers to charge higher prices for prioritized access. Even more damaging, broadband providers might withhold or decline to expand capacity in order to ‘‘squeeze’’ non-prioritized traffic, a strategy that would increase the likelihood of network congestion and confront edge providers with a choice between accepting low-quality transmission or paying fees for prioritized access to end users. [번역] ISP들이 CP들에게 소비자들과의 우선통신대가를 받아 이익을 남기게 되면 ISP들은 우선통신대가를 내지 않는 CP들의 통신품질을 저하시키거나 그 개선을 거부할 동기를 갖게 된다. 우선통신과 비우선통신 사이의 품질차이(전송지연 등)는 CP들이 우선통신비용을 내도록 유도할 것이며 ISP들은 더 높은 우선통신대가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더 중요한 것은 ISP들은 비우선트래픽을 ‘압착’하기 위해 일부러 접속용량을 줄이거나 그 확대를 거부할 수 있으며, 이 전략은 망혼잡을 촉발하여 CP들에게 무료저질전송과 유료우선통신 사이의 선택을 강요할 것이다.(Register/Vol. 76, No. 185/59197 /Friday, September 23, 2011)

국내에서 몇몇 평론가들은 망사업자들이 CP들로부터 망이용대가를 받아야 소비자들의 인터넷접속료를 낮출 수 있다는 이른바 ‘풍선효과’를 거론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연방통신위원회는 단호히 거부한다.

Some commenters contend that, in the absence of open Internet rules, broadband providers that earn substantial additional revenue by assessing access or prioritization charges on edge providers could avoid increasing or could reduce the rates they charge broadband subscribers, which might increase the number of subscribers to the broadband network. Although this scenario is possible,23 no broadband provider has stated in this proceeding that it actually would use any revenue from edge provider charges to offset subscriber charges. In addition, these commenters fail to account for the likely detrimental effects of access and prioritization charges on the virtuous circle of innovation described above. Less content and fewer innovative offerings make the Internet less attractive for end users than would otherwise be the case. Consequently, we are unable to conclude that the possibility of reduced subscriber charges outweighs the risks of harm described herein.24 일부 평론가들은 [망중립성 규정이 없으면] ISP들이 통신대가나 우선통신대가로 매출을 올리면 일반고객들에 대한 요율을 낮춰 초고속인터넷 참여자들을 늘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시나리오도 가능하지만 관련 절차에서 어떤 ISP도 CP로부터 받은 통신대가로 소비자요율을 낮추겠다고 한 적이 없다. 그리고 이들 평론가들은 통신대가나 우선통신대가가 위에서 말한 선순환효과에 미치는 악영향을 고려하지 않는다. 혁신제품과 콘텐츠가 질적 양적으로 줄어들면 소비자들에게도 인터넷은 매력을 잃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소비자가격의 하락가능성이 위에서 말한 해악의 위험에 앞선다고 보기 어렵다.(Federal Register/Vol. 76, No. 185/59197 /Friday, September 23, 2011)

이와 같은 배경설명을 통해 FCC는 다음과 같은 유명한 차단금지명령(No blocking rule)을 선언한다. “A person engaged in the provision of fixed broadband Internet access service, insofar as such person is so engaged, shall not block lawful content, applications, services, or non- harmful devices, subject to reasonable network management.” 국내의 많은 평론가들은 차단금지명령이 ‘망이용대가’와 무관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바로 아래에 다음과 같은 문장이 나온다.

Some concerns have been expressed that broadband providers may seek to charge edge providers simply for delivering traffic to or carrying traffic from the broadband provider’s end-user customers. To the extent that a content, application, or service provider could avoid being blocked only by paying a fee, charging such a fee would not be permissible under these rules.79 [번역] ISP들이 자신의 고객들에게 데이터를 전송해주는 대가를 CP들로부터 받고자 하는 것에 우려를 표시한 바 있다. 대가를 내지 않으면 CP가 차단될 수 있다면 그런 대가는 금지된다. (Register/Vol. 76, No. 185/59205 /Friday, September 23, 2011)

여기에서 흥미롭게도 각주 79번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We do not intend our rules to affect existing arrangements for network interconnection, including existing paid peering arrangements(기존의 페이드피어링을 포함한 상호접속에 대한 기존 거래에 대해서는 이 규칙이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페이드피어링은 라우터로 묶여있는 2개의 단말그룹이 물리적으로 서로 접속하여 서로간의 데이터를 직접 주고받되 제3의 단말그룹에게 중계해줄 의무는 없는 피어링관계의 일종으로서 한쪽이 다른 쪽에 접속비용을 지급하는 관계를 말한다.

이 규범을 SK브로드밴드-넷플릭스 소송에 대입해보자면 SK브로드밴드가 넷플릭스에 페이드피어링을 요청했다면 망중립성 상으로는 문제가 없다. 넷플릭스가 이를 거부하고 원래대로의 접속(시애틀에서의 트랜짓접속)을 유지했을 수도 있고 또는 금전적인 대가 대신 Open Connect Access 서버를 무상으로 제공했을 수도 있다. 물론 SK브로드밴드가 OCA서버를 거부한다면 역시 원래대로의 접속을 유지했을 것이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유일무이한 법인 발신자종량제상호접속고시와 CP서비스안정화의무법을 근거로 페이드피어링이 종량제의 형태로 강제된다는 것이다.

일, 2021/06/27-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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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박경신(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오픈넷 이사)

대학생 때부터 친구들과 논쟁했던 주제다. 부자가 될 기회를 주면서 빈자에게 인색한 자본주의, 모두가 부자되기를 포기하지만 빈자에게 따뜻한 사회주의, 어느 것이 더 우수한가. 논쟁의 결말보다 중요한 것은 인류의 행복 논쟁에서 ‘사회 내 수직이동가능성’이 정치투쟁을 횡단하면서 절대로 빼앗기지 않고 차지하는 위상이다. 우리나라의 발전경로에 비추어볼 때 이는 더욱더 중요한 의제가 되었고 이를 위한 사회경제적 혁신의 진흥은 진보·보수를 막론하고 거부할 수 없는 과제이며 여기서 인터넷 생태계의 발전은 중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은 초고속인터넷보급률이 세계 1, 2위를 다투는 인터넷 강국이면서도 인터넷 생태계의 혁신성은 허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20년 6월 스타트업 게놈이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서울은 베이징, 상하이, 도쿄, 싱가포르에 뒤지는 20위이다. 그런 이유 중의 하나는 바로 세계 최고 수준의 인터넷접속료이다. 서울의 IP트랜짓 가격은 파리의 8.3배, 런던의 6.2배, 뉴욕의 4.8배, LA의 4.3배, 싱가포의 2.1배, 도쿄의 1.7배를 넘고 있다. 아프리카TV의 경우 1년 영업이익에 해당하는 150억원 가량을 인터넷접속료로 낸 적 있고, 코로나19 확진자 방문지점을 알려주는 유명한 코로나앱 ‘코백’도 인터넷접속료 부담 때문에 확장을 못하는 지경에 이르기도 했다.

이렇게 된 이유는 진보·보수를 가로질러 전화·우편의 시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역대정부의 패착에 있다. 인터넷은 정보전달을 궁극적으로 크라우드 소싱하여(즉 각자가 자기 집 앞의 눈만 쓸면 모두가 온 동네를 스노체인 없이 돌아다닐 수 있다) 모두가 소액의 ‘입장료’만 내면 무료통신의 세계를 무한정 누릴 수 있도록 설계된 통신체계인데, 정보전달에 전화료나 우표처럼 과금을 해야 한다는 소위 ‘망이용료’라는 유령의 마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은 강제력이 있는 행정법규 또는 법률로 이 통신체계의 원리인 망중립성을 보호하고 있다. 여기에는 망사업자가 자신의 고객에게 트래픽을 전달하는 대가를 콘텐츠제공자에게 요구하면 안 된다는 내용, 즉 ‘망이용대가란 없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우리나라는 미국·유럽과 달리 망중립성을 ‘가이드라인’이라는 강제력 없는 하위행정규범에 규정하고 있어 2011년 삼성스마트TV차단(KT), 2013년 카카오톡 보이스 차단(KT, SKT), 2015년 P2P 트래픽 차단(KT), 2018년 페이스북 지연 사태(KT), 2019년 넷플릭스 지연 사태(SK브로드밴드)가 연이어 발생하였고 모두 망사업자들이 ‘망이용대가’를 받아내겠다는 탐욕에서 시작된 것들이다. 그런데 정부와 정치권은 이미 2016년부터 시행된 발신자종량제 상호접속고시를 통해 망사업자들 사이에서 ‘망이용대가’를 시행하더니 2020년에는 ‘서비스안정화의무법’으로 콘텐츠제공자에게 전송품질에 대한 의무를 부과하였고 올해는 그 ‘전송품질 안정화의무’로서 망이용대가를 내야 한다는 법안(김영식 의원)까지 나오게 되었다.

물론 요즘 인터넷 기업들이 스스로 독점기업이 되어 사회이동 기회를 막기도 한다는 불만이 늘고 있다. 자본주의에서 사회수직이동성을 지키는 또 하나의 방식은 독점규제이다.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인터넷 기업들에 대한 독점규제를 주장했던 리나 칸을 연방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하였다. 예측건대 인터넷 기 업들이 인터넷의 특성을 이용하여 일으킨 혁신을 제압하는 규제조치보다는 전통적 규제장치를 이용하여 인터넷의 특성과 무관하게 이루어진 행위들을 제압하기 위해 조치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2000년 마이크로소프트 반독점재판은 정통 독과점 규제를 적용해 거대기업의 강제분할을 논의할 정도로 밀도 있는 규범력을 창출했다. 요즘 논란이 되는 인앱결제 문제의 실마리도 이 방향으로 잡힐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인터넷 규제의 선봉에 방송통신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문화체육관광부, 그리고 관련 정치인들이 서서 독점에 대한 규제가 아니라 인터넷에 대한 규제를 펼쳐놓고 있다. 인터넷에서는 진입장벽이 매우 낮다(구글이 야후를 그리고 페이스북이 마이스페이스를 밀어내는 데 2년밖에 걸리지 않았다)는 점 즉 사회수직이동성을 북돋는 방식으로 규제를 구사해야지, 우리나라처럼 인터넷의 장점에 수술칼을 대면 도리어 독점을 공고히 하게 된다. 망중립성을 하루빨리 법제화하여 망이용대가 논쟁을 종식시키자.

이 글은 경향신문에 기고한 글입니다. (2021.08.30)

월, 2021/08/30-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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