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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인천공항지역지부의 조직과 정책을 만나다

화, 2017/08/29- 15:44 익명 (미확인) 에 의해 제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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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비정규직 노동자 한마당’이 열리던 날 인천공항지역지부 사무실을 찾았다. 다소 어수선한 지부 사무실은 오늘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 간부들과 노가바 공연을 해야 하는 조합원들의 출입으로 분주하다. 하필 이날 카메라를 들고 사무실에 들어선 선전국장이 귀찮을 법도 하건만 책상머리를 맞대고 앉은 두 간부의 표정은 밝았다. 신철 인천공항지역지부 정책기획국장과 한재영 인천공항전략조직사업단 조직국장, 현재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전환 국면에서 가장 핫한 곳인 인천공항의 정책과 조직을 담당하고 있는 두 활동가를 만났다.

 

 

- 선전국장 : 누가 뭐래도 인천공항은 공공운수노조의 조직화 사업을 말할 때 가장 먼저 언급되는 곳이다. 현장의 조직담당자로서 어떤 생각이 드나?

 

= 한재영 : 어깨가 무거운 것이 사실이다. 노조의 역량과 자원이 집중돼 있기도 하지만 그만큼 조직적 기대가 큰 곳이라 부담스럽기도 하다. 잘하면 본전이지만 조직적 성과가 기대보다 못미치게 되면 실망감을 넘어 노조 전체의 조직화 분위기를 좌우할 수도 있기 때문에 여러 중압감 속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분위기가 좋다. 현장의 분위기라는 것은 조건의 한계를 뛰어넘는 힘이 되기도 하니까.

 

▲ 한재영 인천공항전략조직사업단 조직국장. 직함이 긴것이 맘에 안든다고 한다. 조합원들에겐 다 똑같은 조직국장^^

 

- 선전국장 : 조직사업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승리의 순간이 있었나?

 

= 신철 : 2011년 세관분회의 문자해고 사태 때의 기억이 가장 선명하다. 당시에 10여일 간의 투쟁으로 전원이 복직해 ‘승리한 투쟁’의 기억을 조합원들의 뇌리에 각인시킨 중요한 투쟁이었다. 당시에 용역업체가 변경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해고였는데 등기부 등본상의 사업체가 같은 업체임을 알아내 투쟁을 승리할 수 있었다. 우연과 필연이 겹쳐 투쟁을 승리하게 만든 기억에 남는 투쟁이었다.

 

= 한재영 : 가까운 기억으로는 올해 4월 환경지회의 고용승계투쟁이 기억에 남는다. 공항이라는 사업장의 특성상 이용객들이 왕래하는 여객터미널이라는 공간에서 1인 시위를 하는 것이 만만한 투쟁이 아닌데 오순옥 환경지회장님의 강고하게 1인 시위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때 박대성지부장이 오지회장에게 투쟁수위를 올려 삭발이라도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물었을 때 오 지회장이 자신 있게 “지부장, 거기까지 안가도 충분히 승리할 수 있어!”하며 말씀하시던 순간이 기억에 남는다. 결국 투쟁에 승리해 전원 고용승계가 됐었다.

 

▲ 인천공항지역지부 회의실에 붙은 현수막

 

 

▲ 지부사무실 입구. 공항 노동자들의 희망과 미래.

 

 

- 선전국장 :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면?

 

= 한재영 : 이건 미담사례인데(웃음). 출근을 안한 주말이었는데 공항 인근에서 운전중에 지부의 차량이 움직이고 있어서 의아하게 생각해서 따라간 적이 있다. 휴일이고 다른 일정이 없어 차가 운행되는 것이 이상했는데 차량이 멈추고 운전석에서 내린 사람은 박대성 지부장이었다. 지부장은 혼자서 노조가입 홍보 현수막을 공항 인근에 붙이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사실 인천공항지역지부의 조직화 성과에는 간부들의 이러한 자발적인 노력들이 바탕에 깔려있다.

 

- 선전국장 : 아무래도 인천공항지역지부는 공공운수노조의 조직역량이 집중돼 조직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곳이다. 조직사업의 성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기도 한데 실제로 체감하는 부분이 있나?

 

= 신철 : 우선 기존의 조합원들이 자신감을 가지게 됐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 인천공항안에서의 활발한 조직사업으로 광고든, 전단지든, 현수막이든 다양한 매체를 통해 지부의 활동을 접하게 되기 때문에 우선 조합원들이 좋아한다. 조합원 수의 증가는 당연하게 조직사업의 성과지만 실제로 보이지 않는 노조에 대한 인식 변화가 동반되고 있는 것도 성과다. 예를 들면 지부에 여러 가지 민원이 접수된다(웃음) 심지어는 인천공항 내 버스 운전기사분이 승객의 짐을 싣지 못하게 하는 버스회사의 정책을 변경하게 해달라고 지역지부에 요청하시기도 하고

 

▲ 신철 인천공항지역지부 정책기획국장. 문재인 대통령에게 질문하던 사진 속 바로 그 사람.

 

 

- 선전국장 : 인천공항내에서는 인천공항지역지부에 얘기해야 일이 해결된다는 것인가?

 

= 한재영 : 노조에 대한 효능감이 조합원을 넘어 지역 전반적으로 느껴지고 있다고 볼수 있다. 이런 사례도 있다. 조직화를 위한 카카오톡 메신저를 오픈SNS로 활용중인데 그곳에 일반승객들이 분실물 문의나 공항내에 불편사항을 접수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노동조합의 이미지나 인식범위가 넓어지고 있는 느낌이다.

 

- 선전국장 : 오늘 준비하고 있는 노동자 한마당은 어떤 의미를 가진 사업인가?

 

= 신철 : 문재인 대통령방문과 정규직전환 선언 이후에 처음으로 비정규직노동자들이 대규모로 발언하는 기회가 되는 사업이다. 정규직전환과 관련한 사회적 발언들도 준비중이고 조합원 스스로 기간의 성과들을 평가하고 정리하는 사업이기도 하다.

 

= 한재영 : 조합원과 비조합원이 함께 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이번 사업을 위해 선전물도 따로 제작하고 피케팅 선전전도 한마당 집중행동기간을 설정해 진행해왔다. 2012년 쌈바 축제 이후 가장 큰 노조행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 선전국장 : 어떤 프로그램이 준비중인가?

 

= 한재영 : 비조합원을 위한 노동상담 부스를 운영할 예정이고, 조합원들이 참여하는 희망 메시지 게시판을 운영하려고 한다. 조합원들의 목소리를 듣는 목적도 있고 조합원들 스스로가 정규직 전환 투쟁의 주역이라는 생각을 가지도록 하고 싶다. 물론 경품 추첨 같은 재미있는 행사도 준비돼 있다. 조합원들이 사전에 응모해준 3행시, 4행시 짓기 등의 수상작들에 대한 시상순서도 있다.

 

- 선전국장 : 조합원들이 좋아 할 만한 행사가 될 것 같다

 

= 한재영 : 조합원, 간부 들의 가족들이 응원 메시지를 전달하는 순서도 준비돼 있다. 아마도 가장 감동적인 순간일 것이다.

 

 

- 선전국장 : 앞으로 남은 또는 당면한 조직화 과제는 무엇인가?

 

= 신철 : 승객보안검색업무 노동자들의 조직화가 아직까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심각한 감정노동과 업무강도로 분노가 누적된 업무영역이지만 사용자측의 감시와 방해도 상당하다. 1800여명 정도의 조직대상이 있다. 해당 영역에서 다각도의 조직화 전술을 모색하고 있다. 조만간 조직확대 성과로 이어지리라고 본다.

 

 

▲ 한재영 조직국장의 업무 공간.  뒤쪽에 지난 5월에 활동을 시작한 신진희 조직국장의 얼굴도 보인다.

 

 

- 선전국장 : 마지막으로 공공운수노조에 바라는 점이나 지원이 필요한 부분이 있나?

 

= 한재영 : 노조의 집중적인 지원과 자원 투자를 통해 인천공항 내 조직사업의 성과를 만들어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바라는 점을 얘기하는게 다른 열악한 현장에 죄송스러운 부분도 있다. 그럼에도 현장의 노력만으로는 돌파하기 어려운 지점은 여전히 존재한다. 아직도 많은 조직대상 노동자들이 노조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현장에서 발로 뛴 성과들이 제대로 조직확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조할 권리와 노조운동에 대한 인식개선 등의 큰 주제로 대 사회적인 메시지를 던져줬으면 좋겠다. 대시민 캠페인이나 매스미디어를 통한 여론전 등이 필요하다.

 

- 선전국장 : 인터뷰에 응해줘서 감사하다.

 

= 신철, 한재영 : 투쟁의 현장에서 뵙도록 하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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