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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립력 터지는 깃발 ‘아무깃발대잔치’에 다 모였다

월, 2017/01/02- 10:50 익명 (미확인) 에 의해 제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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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광우병 촛불때 깃발 들고 나오기를 주저했다. 2016년 박근혜 퇴진 촛불에선 풍자와 해학, 어울어짐으로 깃발 만들고 모인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와 만두노총 새우만두노조는 1231일 오후 5시 광화문에서 송박영신 (送朴迎新· 박근혜 대통령을 보내고 새해를 맞음) 10차 촛불 사전집회 아무깃발대잔치를 가졌다. 촛불광장에서 민주노총을 패러디한 만두노총공공운수노조를 패러디한 새우만두노조깃발이 등장했다. 공공운수노조는 촛불광장 시민들이 만들어준 새우만두노조깃발에 고마움을 전하고 아무깃발 들고 오신 분들, 집회 참여한 시민들께 새우만두 쏘려고 잔치를 준비했다.

    

 

 

잔치 장소에는 혼자온사람들, 민주묘총, 한국 기름장어 바로알기 협회 뉴욕지회, 한국곰국학회, 무도 본방 사수위원회, 고혈당 천만 당뇨인의 희망, 주사맞기 캠페인운동본부 청와대 건강주사, 화분안죽이기실천시민연합, 전국고양이노동조합, 고려청자 애호가 모임, Hamnesty International(햄네스티), 공빵연(공공노조에서 빵에 갔다온 사람들의 모임) 등이 출몰했다.

 

행사장에서는 참가자들의 발언과 춤 공연 구경, 깃발을 만들게 된 취지 소개를 들을 수 있는 귀한 기회가 제공됐다.

 

'혼자온사람들' 깃발을 들고 온 이는 "혼자이면 어떻고 여럿이면 어떻냐"'혼집(혼자 집회)'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다른 깃발에 들어가거나 노동조합에 가입할 생각은 없냐'는 사회자 질문에는 "저희가 혼자 온 사람들 조합을 만들게요!"라며 웃었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들 모임인 민주묘총 깃발의 주인공은 자신을 '공돌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장수풍뎅이 연구회 깃발을 보고 30분 만에 민주묘총 깃발을 만들었다"며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그 "공범들도 구속하자"고 외쳤다.

 

한국 기름장어 바로알기 협회 뉴욕지회 기수는 얼마 전까지 성과연봉제 반대 74일 파업을 벌였던 철도노조 조합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전라북도 익산에 세 살, 다섯 살 아이들을 남겨놓고 기차를 타고 온 그는 "기름 장어를 바로 알아야 나쁜 미래를 되풀이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고 외쳐 참가자들의 공감 박수를 받았다.

 

무도 본방 사수위원회는 슬픈 모임이다. 매주 토요일 문화방송(MBC)의 무한도전 시청을 사수해야 하거늘, 박 대통령과 최순실의 국정 농단으로 '세상 즐거운' 주말 여가 활동마저 10주째 빼앗기고 있다. 깃발의 주인공은 "박 대통령이 퇴진하는 날에야 본방을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해 이번엔 위로의 박수를 받았다.

 

고혈당 천만 당뇨인의 희망은 박근혜 대통령과 국정을 농단한 이들이 서민의 "고혈을 착취하는 모습을 보며 혈압이 많이 오른 환자들이 1000만 이상"이라고 주장했다. 진짜 1000만 이상인지를 팩트(사실) 체크하려는 이들은 없기를 바란다. '아무깃발대잔치' 행사 취지에 어긋난다.

 

화분 안죽이기 실천 시민연합 깃발의 주인공은 "살려야 할 화분이 있다면, 또 살리지 못한 화분이 있다면 모두 화실련"이라며 각종 동물 관련 깃발들 사이에서 존재감을 빛냈다.

 

전국고양이노동조합 깃발을 든 이는 "참 집사가 되고 싶다"며 최순실 게이트 곳곳에서 등장하는 '집사'라는 단어를 불러냈고, 고려청자 애호가 모임 깃발 주인은 "고려청자를 보면 흐뭇한 사람들의 모임"이라며 정말로 이 집회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는 열린 공간임을 몸소 보여주었다.

 

민주노총 깃발을 패러디 해 화제를 모은 민주묘총 깃발 주인공은 깃발 제작 이유를 "고양이, 귀엽잖아요"라고 단숨에 소개했다.

 

주사맞기캠페인운동본부 청와대 건강주사 깃발 주인은 속상하다. 그는 "옳은 주사를 맞기 위해 불철주야 뛰고 있다"며 박 대통령 때문에 "필요에 의해 주사를 맞는 사람까지 오해를 받고 있다"고 답답해 했다. 전북 전주에서 매주 많은 교통비와 시간을 들여 도심 집회에 참가하는 그는 "나라 지킬 길이 이거뿐이라 오고 있다"고 했다.

 

엠네스티를 패러디 한 햄네스티 인터네셔널(Hamnesty International) 모임은 놀랍게도 엠네스티 회원들이 주축이라고 한다.

 

행사 중간 펼쳐진 공연 시간은 망원동에 모여서 아무 춤이나 추는 모임이라고 자신들을 소개한 '퀴어댄스팀 양꼬치 유니온'의 민중가요 ''와 엑소(EXO)'럭키원' '몬스터' 춤으로 채워졌다.

    

 

 

 

조상수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박근혜가 퇴진해도 국민의 삶 노동자의 삶은 바뀌지 않는다. 박근혜 정책이 폐기돼야 우리의 삶이 바뀐다국민이 주인되는 민주공화국이 되기 위해 검찰, 국회, 언론도 개혁돼야 하고 재벌도 반드시 개혁해야 된다했다. 특히, 국민 모든 삶의 영역에서 국민을 상대로 돈벌이하는 삼성재벌 개혁을 강조했다. "공공운수노조 노동자들은 국민의 권리와 삶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삼성처럼 국민의 삶을 돈벌이 하는게 아니라 국민의 삶을 지키기 위해 노조에 가입하자" 호소했다.

 

잔치에는 최순실_삼성_국민연금 게이트로 논란이 되고 있는 국민연금공단에서 일하는 노동자, 인천공항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참여하여 국민연금 의무가입국민연금 지급의 국가책임, 인천공항 11,000명 직원중 10,000명이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라는 사실도 알려 참여자들의 공감과 공분을 일으켰다. 국립오페라합창단지부는 박근혜퇴진 축배의 노래이소선합창단의 단결한 민중은 패배하지 않는다를 불러 큰 박수를 받았다.

 

아무깃발잔치는 재기발랄하고 풍자와 해학이 넘치는 깃발을 보여줬다. 아무나 참여하고 이야기하고 주장했다. 촛불광장의 이런 모습을 우리의 일상으로 옮겨야 한다. 일터의 일상을, 가족의 일상을, 친구의 일상을, 우리 모두의 일상을 이야기하고 실천해야 한다. ‘고립단절에서 연대배려를 일상으로 이동해야 한다. 1231'아무깃발대잔치'에 참여한 이들의 이야기는 공공운수노조가 풀어가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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