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시평 419] 위기 이후 두 가지 시나리오: 북미, 남북 대화 병행해야

지역

[시평 419] 위기 이후 두 가지 시나리오: 북미, 남북 대화 병행해야

익명 (미확인) | 화, 2017/08/29- 12:04

위기 이후 두 가지 시나리오

북미, 남북 대화 병행해야

 

서보혁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 HK연구교수
 

 

김정은 정권의 괌 일대 포격 협박과 트럼프 정권의 '분노와 화염' 위협은 한반도 위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그리고 한반도 평화와 안정은 북-미 적대관계를 핵심으로 하는 정전체제의 전환에 달려있음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이렇게 적대 혹은 갈등 관계에 있는 이해 당사자들이 의도적으로 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벼랑 끝 외교'의 첫 번째 요소이다. 트럼프와 김정은이 쏟아낸 '말의 전쟁'은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일련의 장거리탄도미사일 시험 발사와 합동 훈련 및 전략 무기 한반도 전개 등 위험한 무력 시위로 이어졌다. 당사자들은 방어용이고 불가피한 조치라고 변명하겠지만 이런 현상은 의도적 위기에 다름 아니다.

 

벼랑 끝 외교가 맞을까?

 

벼랑 끝 외교의 두 번째 요소는 의도적 위기 조성 후 혹은 그 과정에서 비타협적인 주장을 내놓는다는 점이다. 위기의 한복판에서 북한은 "미국의 반공화국책동과 핵위협이 계속되는 한 그 누가 무엇이라고 하든 자위적 핵억제력을 협상탁자에 올려놓지 않을 것이며 이미 선택한 국가 핵무력 강화의 길에서 단 한치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에 맞서 미국은 북한의 선 핵 포기 없이 대화는 없다고 하면서 대북 재재를 주도해왔다. 거기에 트럼프는 북한이 위협하면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일들이 일어나게 될 것"이라며 위협했다. 지난 22일 북한군은 판문점대표부 대변인 담화를 통해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침략 전쟁 연습 소동"이라고 비난하고 발사 대기 상태에서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그 의도성과 비타협성이 현 한반도 위기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벼랑 끝 외교의 세 번째 요소는 대화 국면으로의 전환이다. 앞서 두 요소들은 이익 극대화를 위한 위험한 사전조치인 셈이다. 물론 벼랑 끝 외교가 통제불능의 상태로 악화되고 협상 국면으로 진입하지 못할 수도 있다. 이번 위기의 경우 국내외에서, 특히 국제사회에서 그 우려는 대단했다.

 

이후 양측은 "지켜보겠다(북)", "그것은 현명한 결정이다(미)"라고 해 상황이 진정되는 기미를 보였다. 금번 UFG 연습에 참가하는 병력 규모의 축소와 전략자산을 전개하지 않는 점, 그리고 미국 측이 외교 우선의 접근을 공식 발표한 점 등을 고려할 때 대화 국면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이 괌 주변을 포격할 가능성은 김정은 정권의 명운을 걸어야하기 때문에 희박해 보인다. 또 북미 대화에 나서는 것이 국내 정치적 용도나 국제 사회를 향한 선전, 그리고 양자 대화를 통한 국면 주도 과시 등의 측면에서 이로울 것이다. 단정하기 어렵지만, UFG 기간 중 북한이 핵실험이나 장거리미사일 시험 발사를 하지 않는다면 그 이후 대화 국면으로 진입한다고 예측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북미, 남북 대화 병행으로 신뢰 구축

 

문재인 대통령은 "정부는 모든 것을 걸고 전쟁만은 막을 것입니다. 어떤 우여곡절을 겪더라도 북핵 문제는 반드시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이는 국민들은 물론 세계 여론의 지지를 받고 있다. 그런 기본 입장과 한반도 문제의 제일 당사자로서 운전대에 앉는다는 자세는 타당하다. 전쟁을 막는다는 것이 당면 과제이고 절대 과제이다. 그렇지만 전쟁 위기가 재현되는 요인들을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는다면 최근 위기는 악순환의 일단에 불과하다. 한국의 딜레마가 여기에 있다.

 

김정은 정권이 주도하는 것처럼 보이는 일련의 벼랑 끝 외교는 선미후남(先美後南) 전략으로 전개되고 있다. 향후 북미관계와 한반도 정세를 두 개의 시나리오로 예측해볼 수 있다. 하나는 북한이 미국으로부터 구속력 있는 체제 안전을 보장받으려고 벼랑 끝 외교를 계속해 북미 대화의 문이 열리는 경우다. 이 경우 북한은 핵보유국 지위를 자처하며 핵군축을 주장하겠지만, 결국 미 본토까지 핵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인정받고 핵능력의 수직적·수평적 확산을 하지 않다는 선에서 타협을 추구할 것이다. 그러면 평화협정 체결이나 주한미군 철수는 물건너 간 것이고 북미관계 정상화도 불가능할 것이다. 핵전쟁 위험 앞에서 북미 적대 관계는 청산되지 못한 채 핵균형으로 평화를 연명해가는 꼴이다. 이런 시나리오는 한미 동맹의 강화, 남북 관계의 경색으로 연결될 것이다.

 

다른 하나의 가능성은 북한이 미국의 '적대시 정책' 종식과 비핵화 공약을 맞교환 하되 그 이행 방법과 절차에 관해 계속 협상을 해나가는 것이다. 양측이 지루한 협상의 늪에 들어갈 의지가 있는지, 이에 대해 한국 등 관련국들이 동의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그럴 경우 북한은 핵동결과 사찰 등 비핵화 이행에 응하고, 미국 등 관련국들은 안보, 경제, 외교 등의 분야에서 북한에 반대급부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이 시나리오에서는 평화협정, 주한미군 문제가 불거져 나올 것이고 한미 동맹 관계도 재조정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남한으로서는 북한과 관계개선을 추진할 기회의 창이 열리고, 북한도 북미 대화 촉진과 경제적 이익 등 남한으로부터 얻을 이익이 적지 않다.

 

요컨대, 전쟁 반대 평화 정착이라는 절대 명제가 실현의 길로 들어서려면 대화가 만들어내는 편익을 구체적으로 인식해야 한다. 상대의 의중 탐색에서부터 위기 상황의 전환, 진일보할 협상의 모멘텀 유지, 나아가 상호 이익의 균형점 설정의 유일한 수단 등으로서 대화의 복합적 의의를 기대할 수 있다. 이를 전제로 위 두 시나리오에 대응하는 적절한 대화 전략을 각각 갖추어야 한다. 물론 한국으로서는 두 번째 시나리오가 더 낫다. 북미 대화를 지지하면서 남북 대화를 추진하는 병행 접근을 기대해본다. 어느 경우든 정부는 국익 프레임으로 접근하겠지만 평화 운동 진영은 반전반핵의 기치를 내릴 수 없다. 이 차이는 필연적인 긴장인가, 역할 분담인가.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같은 내용이 프레시안에도 게시됩니다. 목록 바로가기(클릭)
 
*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시민정치시평은 참여연대 부설 참여사회연구소와 <프레시안>이 공동 기획·연재합니다.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최상천의 사람나라 13강 촛불과 문재인 3 참수부대, 틸러슨의 고백 북핵 : 미국-일본의 꿀단지 1. 틸러슨(미 국무)의 천기누설 美국무 "유사시 北핵무기 확보가 가장중요…中과 비상계획 논의"(종합) 송고시간 | 2017/12/13 17:06 (워싱�...

(RSS generated with FetchRss)
월, 2017/12/18- 17:00
91
0
2016년 그 날 (159) 이수경 도의원과 성주노인회에서 K2 군공항 유치를 위한 서명을 받고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정부의 거짓말에 속고 속아 온지가 오래되어 벗어날 생각조차 못하고 있는 것일까? 생각이란 것이 없거나, 아니면 생각이 아예 고착되어 있는 것이 분명하다. 작은 문제의식만 있어도 이렇게 행동할 수는 없을 것이다. 19:30 제2차 임시주민총회를 개최했다. 사무소 주소지를 명기하고, 계좌 개설 주체를 교체하는 정관 개정을 했다. 배윤호 공동위원장의 사의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RSS generated with FetchRss)
월, 2017/12/18- 09:30
17
0
THAAD배치 결사반대 (#83) http://blog.jinbo.net/CINA/4678



(RSS generated with FetchRss)
일, 2017/12/17- 22:39
20
0


(RSS generated with FetchRss)
일, 2017/12/17- 19:37
12
0


(RSS generated with FetchRss)
일, 2017/12/17- 18:20
18
0
"청와대 국민소통광장 서명 부탁드려요.~^^ 7일 밖에 안남아서 초조해요. 대한송유관공사 인사과장의 여직원 성폭행 살인사건의 실체적 진실이 밝혀져 정중한 사죄와 함께 책임질 수 있게 해주세요.

(RSS generated with FetchRss)
화, 2017/12/19- 23:33
137
0


(RSS generated with FetchRss)
화, 2017/12/19- 19:48
40
0


(RSS generated with FetchRss)
화, 2017/12/19- 19:22
20
0
2016년 그 날 (160) 아버지 약을 지어 왔다. 농기계 시위의 전술에 대해 고민했다. 어느 누구도 내 마음 같지 않다. 모두들 자기 마음으로 사는 것이다. 다 다르다. 그것이 현실이다. 내 마음 같지 않다고 다 배척하면 이길 수가 없다. 그래서 전략과 전술이 필요하다. 싸움의 전략적 목표는 무엇인가? 주체적 역량과 객관적 조건을 어떻게 볼 것인가? 전술은 어떻게 구사할 것인가? 추상은 필요 없다.



(RSS generated with FetchRss)
화, 2017/12/19- 07:57
12
0
“‘숙식비 징수지침’ 등 이주노동자 차별 정책 폐지해야” http://www.newsmin.co.kr/news/26272/



(RSS generated with FetchRss)
월, 2017/12/18- 23:42
17
0
12월 26일, 그러니까 크리스마스 다음 날, 성주촛불에서는 노래공연 등 즐거운 행사가 진행됩니다. 사드철회의 염원을 담아 함께 하는 즐거운 연말을 보냅시다. ^^



(RSS generated with FetchRss)
목, 2017/12/21- 01:32
80
0


(RSS generated with FetchRss)
수, 2017/12/20- 22:29
56
0
"청와대 국민소통광장 서명 부탁드려요.~^^ 대한송유관공사 인사과장의 여직원 성폭행 살인사건의 실체적 진실이 밝혀져 정중한 사죄와 함께 책임질 수 있게 해주세요.


대한송유관공사 인사과장의 여직원 성폭행살인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혀 주세요.

(RSS generated with FetchRss)
수, 2017/12/20- 20:19
77
0
친박계 이우현 검찰 소환.."IDS 홀딩스 금융사기 정관계 뇌물 수사해야" 시민사회단체들,"1조원대 IDS 홀딩스 금융사기사건 관련 뇌물수수 고발" IDS 홀딩스사건 해결과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위해 추천바랍니다~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자유한국당 이우현 의원이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되는 가운데 'IDS홀딩스 피해자모임 연합회', '무궁화클럽 사법개혁위원회', 정의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20일 오전 �...

(RSS generated with FetchRss)
수, 2017/12/20- 20:19
16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