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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풍소식] 한국 최고의 강이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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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풍소식] 한국 최고의 강이 사라진다

익명 (미확인) | 목, 2017/08/24- 16:31
지금까지 강답다는 것은 어떤 것인지, 강이 왜 강다워야 하는지를 살펴보았습니다. 참고로 독일 연방환경부에서 만든 중학생용 학습교재는 ‘강, 물 이상의 존재’라는 제목으로 ‘강과 더불어 살기’, ‘유럽연합 물 관리 기본지침’ 등에 대해 설명합니다. 강을 물 이상의 존재로 보는 것은 강은 단지 물만 흐르는 곳이 아니라는 뜻이겠지요. 한반도대운하는 강을 그냥 수로로만 보았습니다. 4대강사업은 ‘생명살리기’라고 홍보하면서 사업 명분을 부여했지만, 모래를 파내 개조한 강에서는 생명에 대한 배려의 흔적을 찾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앞서 본 것처럼 강에는 모래가 강물과 함께 흐르며, 모래는 수많은 생명들이 살아가는 기본 토대입니다. 

한편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제정된 유럽연합 물 관리 기본지침은 지침의 주목적에 대하여 “모든 하천을 자연스러운, 또는 자연에 최대한 근접하는 형태로 되돌리는 것”이라고 명시합니다. 강다운 강으로 되돌리겠다는 것이지요. 21세기 초, 한국과 유럽은 하천관리와 관련하여 완전히 다른 방향의 길로 걸어갔습니다. 어느 쪽이 지구의 모든 생명들이 함께 오래도록 살 수 있는 방향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럼 그런 강다운 강이 낙동강 어디 있느냐, 그런 강의 모습을 4대강사업 이후 어디에서 볼 수 있느냐 라고 물어볼 수 있습니다. 사실 오늘 내성천에 함께 가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내성천은 백두대간이 만든 물길을 따라 형성된 도시인 봉화, 영주, 예천 일대 110km를 흘러서 낙동강과 만나는 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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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강의 원형이 잘 남아있다고 평가되는 내성천은 2009년 12월 영주댐 착공에 이어 하류에서는 다시 국토부가 2014년부터, 중류에서는 경상북도가 2015년부터 수년에 걸치는 과도한 하천정비사업을 실시하는데, 그 주요 목적의 하나는 홍수예방이다. 0.2% 홍수편익을 계산한 영주댐 하류에서! 국토에 대한 이 집요한 적폐! 내성천 하류, 2013년 11월 박용훈

저는 보상 문제로 대책위원회를 꾸린 수몰예정지의 주민들을 2011년 초에 사무실에서 몇 번 뵈었는데, 한번은 제가 이 내성천이 최소한 동강만큼의 무게는 나가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주민들은 “에이, 설마!”라며 반응하셨지요. 그분들이 살아온 내성천이 좋은 강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그 유명한 동강에 설마 견줄 수 있겠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예전에 동강이 좋아서 겨울에는 2~3일씩 걷곤 했습니다만 지금도 이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좋은 사람이든 좋은 환경이든 귀한 것도 너무 가까이 있으면 잘 느끼지 못할 수 있습니다.

한국교원대학교 오경섭명예교수님은 모래톱과 어우러진 내성천의 산수를 극찬하며 한국의 자랑이자 세계유산이라 할 수 있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한국을 방문한 해외의 내로라하는 하천전문가들도 내성천을 칭송하는데 인색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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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디 헤스터교수님이 생태학자인 정민걸교수님 등과 함께 내성천을 살펴보고 있다. 회룡포 2010년 6월 박용훈

미국 환경계획계의 전문가로 소개되는 랜디 헤스터 교수님은 2010년 내성천과 낙동강, 남한강을 돌아본 후 국회 강연에서는 은퇴해서 여생을 보내고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곳으로 내성천을 표현하면서, 미국의 수많은 강을 가보았지만 이 정도로 아름다운 강은 한두 군데 보았을 정도라며 댐이 들어서는데 대해 안타까움을 표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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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른하르트교수님은 <한국식물생태보감>을 쓴 생태학자 김종원 교수님 등 한국의 전문가들과 내성천을 둘러보면서 침통한 표정을 짓고는 하였다. 여러 해외 하천 전문가들 역시 이 강을 찾은 후 댐이 들어서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회룡포 전망대 2014년 3월 박용훈

또한 독일 생태하천공학 선구자인 한스 헬무트 베른하르트 교수님 역시 2011년 내성천을 처음 본 후 동행한 스태프들에게 독일이라면 국립공원 수준이라고 말하기도 했는데, 그가 2014년 다시 한국의 4대강을 돌아볼 때에도 내성천을 찾아 회룡포 전망대에서 기자들에게 저 아래 흐르는 강물을 보라고 했습니다. 강물이 저렇게 다양한 물색을 보이는 것은 강물의 수심이 다 다르다는 것이고, 그것은 다양한 생물 종이 살아간다는 의미라고 설명하면서 말이지요. 그렇게 하천전문가, 기자들과 하루를 내성천에서 보내면서 이 강의 아픔을 함께 하기도 했습니다.

비교적 최근에야 알려지기 시작한 내성천에는 ‘한국의 대표적인 모래강’ 등 여러 수식어가 따라 붙습니다. 동시에 이 강을 보아온 사람들은 4대강사업으로 훼손된 낙동강을 복원하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강으로 손꼽습니다. 낙동강 주요 발원지 중 하나인 내성천은 모래를 공급한다는 점에서 낙동강의 정체성을 형성하는데 매우 중요한 강이기 때문입니다. 한편 낙동강의 한 지천 정도로만 여겨지면서 이 강의 고유성이나 중요성이 많이 간과되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지천’ 그러면 일단 저 아래쯤 놓고 생각하는 듯합니다. 그것이 본류와 지류로 강을 구분하는 서구학문에 내재되어 있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1등 우선주의 사회인 지금 한국사회의 문화적 토대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지천이라고 불리는 강들은 큰 강에서 갈라져 나가는 것이 아니라 들어오면서 강을 키우는 것이어서 본질적으로는 모천입니다.

조선시대의 문헌을 들여다보면 이 땅에 살던 사람들은 지금과는 많이 다른 시각으로 강을 보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세종실록지리지의 경상도 편은 낙동강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기술합니다. 

“대천이 셋이니 첫째가 낙동강이다. 그 근원이 셋인데, 하나는 봉화현 북쪽 태백산 황지에서 나오고”, 이는 지금의 낙동강 발원지를 말합니다. “하나는 문경현 북쪽 초점에서 나오고”, 이는 문경새재 일대에서 발원해 흐르는 영강을 말합니다. 문경은 조선시대 영남의 관문이지요. 또 영강은 한반도 대운하가 낙동강과 남한강을 연결하려 했던 강이기도 합니다. 4대강사업은 영강과 만나는 곳 상류의 낙동강은 준설하지 않거나 수심을 6m보다 훨씬 얕게 준설했습니다. 낙동강의 세 번째 근원을 소개하면 “하나는 순흥 소백산에서 나와서, 물이 합하여 상주에 이르러 낙동강이 된다” 이렇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순흥 소백산에서 나오는 물은 지금의 내성천을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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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 소백산 일대를 중심으로 늘어선 백두대간 마루금(능선)의 남쪽 사면에 떨어지는 비는 강의 여러 발원지를 만들고, 냇물이 되고 내성천이 되어 흐른다. 산들은 모두 높고 산림은 울창하며, 골은 크고 깊으니, 강물이 마르는 법이 없다. 게다가 강바닥에 아주 두텁게 쌓인 모래가 큰 물 저장고 역할을 한다. 내성천에 댐이 필요 없는 이유이다. 내성천은 하류에서는 강 양안 산과 산 사이의 강폭이 600m를 넘는 큰 강이다. 영주 순흥 일대의 백두대간 2017년 2월 박용훈

조선시대는 이렇듯 길고 짧음으로 강을 분류하기보다는 인문 지리적 배경을 살펴서 여러 중요한 발원지를 인식합니다. 한편 이 세 발원지의 공통점은 모두 백두대간이라는 것인데 특히 내성천은 상류를 제외하면 백두대간과 약 20km 내외의 거리를 두면서 대간과 같은 방향으로 흐릅니다. 즉 소백산을 중심으로 길게 늘어선 백두대간의 남쪽 사면에서 쏟아내는 물을 직접 받아 이루어진 강이 내성천입니다. 

한편 영남 일대 지질도를 놓고 보면 내성천이 낙동강에서 얼마나 중요한 강인지가 잘 드러납니다. 백두대간과 그 지맥에 둘러싸인 내성천 유역은 양쪽 산맥일대를 제외하면 모두 쥬라기에 이 일대에 밀고 들어온 화강암 지층이 오랜 세월 흐르는 동안 풍화한 구릉지가 대부분입니다. 한국의 대표적인 분지인 영주분지 또는 봉화-영주분지라고 부르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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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성천 중류의 한 구릉지 절개면은 이곳이 잘 발달한 화강암 풍화토 지질층임을 보여준다. 영주-봉화분지의 풍화토는 백두대간에서 발원한 물길이 내성천으로 실어간다. <내성천 유역분지인 영주-봉화분지의 화강암 구릉대의 풍화특색/김영래, 기근도 2014> 논문은 ‘모래의 바다’처럼 모래가 풍부한 내성천의 특징이 한반도에서의 일반적인 모습이 아닌 내성천 유역의 독특한 지형 지질에 기인함을 알게 해준다.  2017년 2월 박용훈

봉화-영주분지를 분석한 한 논문에 의하면 이곳 분지의 주요 특징은 구릉대 면적이 분지의 90% 이상을 차지하며, 구릉대의 생성과 해체가 동시에 진행되는 구릉대 발달과정에 있다고 합니다. 즉 너무 나이 들어서 평평해진 지형이 아니고 구릉지 일대에서 풍화토인 모래를 왕성하게 강으로 쏟아내는 분지지역인 것입니다. 내성천이 크게 휘도는 곳마다 모래의 바다에 들어온 듯 느끼게 만드는 배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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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강 내성천은 휘도는 곳곳에 모래의 바다를 펼쳐놓는다. 그 자체 대단한 자연사박물관이지만 주목받지 못한 채 영주댐이 들어섰고, 시간이 갈수록 모래톱은 위축된다. 시급한 보호조치가 필요하다. 내성천 중류 2011년 5월 박용훈

이처럼 백두대간에서 끊임없이 쏟아내는 맑고 풍부한 물과, 이 물이 분지를 지나면서 운반한 어마어마한 모래가 만든 강이 바로 내성천입니다. 그래서 그 모래를 그 다음에는 어디에다 옮겨놓느냐 하면 바로 낙동강으로 가져갑니다. 전적으로 내성천의 영향을 받는 자리인 상주 낙동강은 4대강사업 전에는 굽이굽이 아름다운 풍광을 뽐냈습니다. 낙동강 제1경이라고 손꼽았던 경천대도 상주에 있습니다. 바꿔 말하면 낙동강을 앞으로 복원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열쇠는 내성천의 모래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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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상주 경천대 일대 아침 강의 모습으로 4대강사업으로 모래를 파내고 물만 채워졌다. 이 풍경과 강 생태계를 복원하려면 내성천에서 공급받는 모래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2010년 10월 박용훈

내성천의 경관적, 문화적 가치에 대해 간단히 말씀드리면, 회룡포와 선몽대일원 등 한국 고유의 산수 특징을 잘 지닌 명승이 하류에만 2곳이 있습니다. 또한 운포구곡, 섬계칠곡이라 불리던 수몰예정지 상 · 하류의 여러 계곡들은 강과 산과 모래가 휘도는 역동성과 품격에서 결코 하류의 명승에 뒤지지 않았습니다. 

내성천 중류의 모래에 둘러싸인 무섬마을은 국가 중요민속문화재이며, 이외에도 유역에 초간정, 청암정과 석천계곡 등 2개의 명승이 있고, 강 조선시대 최초의 사액서원인 소수서원과 무량수전의 부석사도 내성천 수계에 있습니다. 그 외에도 강을 따라 도정서원, 용궁향교 등 중요하고 아름다운 문화유적들이 곳곳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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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적 전통마을이 댐 때문에 해체되면 긴 세월 일상에서 숨쉬어온 소소한 문화적 자산들은 이곳저곳 흩어져 사라진다. 금강마을에서 발굴된 고려시대 사찰 터는 보물급 유물이 나왔지만 다시 조용히 묻혀서 수장을 기다린다. 영주지역 최초의 서원인 이산서원은 퇴계와의 깊은 인연으로 도산서원과 같은 해에 사액서원이 되었지만 해체이전을 피하지 못했다. 청량리역에서 중앙선을 타고 가다 차창밖에 펼쳐졌던 강을 낀 마을 풍경과 정겹게 손을 흔들어주던 사람들은 사라졌고, 대신 승객들은 영주댐으로 인해 생긴 6km의 길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야한다. 한국에서 댐은 무엇인가? 금강마을 장씨 고택 2011년 6월 박용훈

그런데 제가 보기에는 강 유역 전체를 통틀어서 수몰예정지 일대만큼 그 유교적 전통문화 색깔이 깊게 남아있는 곳이 드물었지만, 영주댐으로 인해 500여 세대 여러 마을이 해체되었습니다. 자부심이 높은 금강마을의 할머니들이 언젠가 마을회관에 모여앉아서 “저 아래 무섬마을은 지원을 받으며 발전하는데...”하면서 깊은 한숨을 내 쉬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이런 마을들이 사라지는 것은 단순히 마을 하나가 사라지는 것이 아닐 겁니다. 조선시대부터 400년간 이어져온 마을공동체가 지닌 유무형의 소소한 문화자산들, 이를테면 마을 안에서 보전되어온 서책, 살림살이 또는 여러 전통문화 등이 뿔뿔이 흩어지고 사라지는 것이어서 문화재가옥 십 몇 채를 해체해서 한군데 모아놓는다고 보존하는 것이 아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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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댐 사전환경성검토서의 주민의견제출서에는 1628년 인동장씨가 금강마을에 정착할 당시 조선조 불교의 탄압으로 폐허가 되어버린 절터와 석불, 석탑 등에 관한 내용이 주민인 장재덕 성균관 전인(자문위원)에 의해 자세히 표기되어 있지만, 금강마을에 대한 정밀발굴조사는 영주댐 착공 후 4년이 흘러서야 시작되었다. 금강마을 금강사 터에 대한 정밀발굴조사 현장, 2015년 4월 박용훈

한편 금강마을의 경우 이미 댐 착공 전 지표조사에서 청동기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도자기편 등이 다량 수습되었지만, 영주댐을 착공한 지 3년 5개월이 지나서야 문화재발굴조사를 착수했는데, 삼국시대 주거지, 고려시대 건물지 등 유물 확인에 이어 ‘금강사’라는 고려시대 사찰 터가 발굴되고 그 터에서 보물급으로 평가받는 유물들이 나왔지만, 문화재청은 보도자료조차 내지 않았습니다. 황평우 문화재전문위원은 그 터를 보존해야한다고 주장했지만, 다시 흙으로 덮인 채 수장을 기다리는 처지입니다. 만약 중세부터 보전되어온 유럽의 어느 유서 깊은 마을들이 댐 하나 때문에 사라질 판이라면, 혹은 괴테나 바흐가 깊이 관계된 어떤 집이 댐 때문에 해체된다면 발칵 뒤집히지 않겠습니까? 21세기 초 한국에서는 그런 일이 주목받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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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보기가 어려워지는 흰수마자. 4대강사업과 영주댐 건설 후 심각한 멸종 위기에 처한 흰수마자보다 영주댐이 무거울 수 있을까? 환경부는 흰수마자를 지킬 의지가 있을까? 내성천 무섬마을 흰수마자, 2010년 7월 박용훈

생태부분을 간단히 말씀드리면, 내성천 생태계의 바탕은 모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래강을 따라서 고유의 생태계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흰수마자는 모래강 내성천 수생태계의 깃대종입니다. 한국의 모래강에서만 사는 손가락 크기의 작은 민물고기인데,  보호색인 고운 금빛이 햇빛에 몸을 따라 드러납니다. 내성천이 가장 중요한 서식지이며, 서식조건이 매우 까다롭고 무엇보다 고운 모래가 있어야 살 수 있는 물고기로 알려져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2009년 12월 영주댐 착공 후 강이 계속 거칠어지면서 점점 보기가 어려워집니다. 

한편 영주댐을 짓는 한국수자원공사는 환경부의 허가를 받아서 2014년부터 흰수마자 치어를 증식하여 2016년까지 3차례에 걸쳐 1만 마리를 방사하였습니다. 그런데 멸종위기 야생생물 복원 전문기관인 환경부 산하 종복원기술원의 기본원칙은 서식지 자체의 보전 · 관리가 가장 우선이고 자생력을 상실한 멸종위기종은 증식 · 복원방식으로 추진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영주댐 환경영향평가서는 흰수마자를 조사에 따라 우점종 다음인 아우점종으로까지 분류합니다. 내성천이 흰수마자 서식에 매우 적합한 환경이었다는 뜻입니다. 

그런 강에 댐을 짓게 하고 또 치어를 방사하는 것을 환경부가 허가하였다는 것은 댐 때문에 흰수마자를 포기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서 환경부가 고유의 핵심기능을 스스로 포기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게 합니다. 사실 이명박정부가 4대강사업을 강행하면서 이 사업의 일환으로 내성천에 영주댐을 짓고자 했을 때 당시 환경부가 협의해준 환경영향평가서는 모래강에 댐을 지을 경우 댐 하류에 어떤 환경적 영향이 일어날지에 대한 분석을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환경부는 영주댐 착공 후 수몰예정지에서 영주시가 4년간 극심한 골재채취를 하면서 흰수마자 서식지를 모두 파괴했을 때도 조치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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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사업추진본부와 찬동인사들은 사업이 끝나면 피신했던 동물들이 돌아온다고 말했지만, 어떤 것이 어떻게 돌아왔는지 누구도 말해주지 않는다. 죽은 생명들은 말이 없다. 둥지 서식지 조건을 많이 따지고 번식기 때 영역확보가 꽤 넓은 흰목물떼새들은 영주댐이 본격적으로 담수를 시작하면, 또 풀과 나무가 모래톱마다 정착, 확산되면 어떤 영향을 받을까? 그런 영향분석을 누가 하고 있을까? 환경부? 영주댐 수몰예정지 모래밭 흰목물떼새 둥지, 2016년 5월 박용훈

내성천 모래톱 곳곳에 알을 낳는 물새들도 내성천의 대표적인 생명들입니다. 그중에는 지구상에 1만 마리 정도만 있다고 추정되는 멸종위기종인 흰목물떼새가 있는데 2016년에 생태지평에서 둥지조사를 한 결과 내성천 전 구간에서 29개의 둥지를 확인하였습니다. 한편 영주댐을 착공한 후 긴 기간 과도한 골재채취로 강의 역동성이 크게 감소하고 모래강의 생태적 균형이 깨지면서 2014년부터 강 모래톱에 식생정착이 눈에 띄게 확산하기 시작했습니다. 댐 등에 의한 식생확산은 물새의 서식지를 점점 줄어들게 합니다. 한편 생태지평 조사에서는 수몰지에서만 흰목물떼새 9개 둥지가 발견되어서, 본격적인 담수를 할 경우 수몰예정지의 둥지들이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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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댐 유사조절지는 상류에서 내려오는 모래가 댐 저수지에 유입되어 쌓이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설치했다. 이 보조댐으로 인해 댐 하류는 모래공급이 크게 줄어든다. 본댐 배사문 설치를 ‘하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만든 것처럼 말하는 것은 본질을 왜곡한다. 댐 하류 무섬마을의 한 노인은 2015년 여름에야 이 시설을 처음 보면서, 배사문 얘기만 들었다며 크게 걱정하였다. 한편 10월 초에도 보조댐의 영향으로 그 상류에 물이 고이면서 녹조가 관찰되었다. 2016년 10월 박용훈


<계속>

글과 사진 : 박용훈(초록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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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풍소식'은 초록사진가이자 생태지평 회원이신 박용훈 님이 사진과 글로 강 소식을 전하는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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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순환이 반복되는 영주댐 시험담수 중단하라

○ 지난 9일, 한국수자원공사(이하 ‘수공’)은 영주댐의 시험담수를 강행했다. 담수 4일째부터 목격된 영주댐 누수 및 내부진동현상, 금강마을 이주단지의 균열 문제 등 안전성 논란으로 영주댐 공사는 총체적 부실마저 의심받고 있다. 수공 측에 확인한 결과 올해 10월까지 146m, 2017년 5월까지 161m를 목표로 수위를 높여가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그동안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이 영주댐 건설 이후 내성천의 모래유실 원인규명, 흰수마자 등 멸종위기종 보전대책 마련 필요성을 요구해온 것을 무시한 것이다. 또한 시험담수 강행은 영주댐 건설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논란에 일절 부응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4대강복원범국민대책위원회(이하 ‘4대강범대위’)와 내성천살리기범국민대책위원회(이하 '내성천범대위')는 이번 시험담수를 강력히 규탄하며, 즉각적인 중단을 요구한다.   1. 환경변화 대책 연구도 끝내지 않고 시험담수 진행 ○ 댐건설 필요성 자체가 부정되고 있는 영주댐은 담수 이전 건설과정에서 이미 모래유실 논란이 벌어졌다. 모래강 내성천은 영주댐 건설과 댐 상류에 추가로 보를 건설한 이후 입도 변화 및 하상변동, 식생의 육상화 등이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국회 국정감사 등에서도 문제점이 지적되어 수공도 원인규명과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자체적으로 용역을 발주한 상태다. 댐 건설로 인해 발생한 환경변화에 대해 규명 및 대책마련이 여전히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수공은 연구용역이 채 완료되기도 전에 서둘러 시험담수에 나선 것이다.   2. 환경변화 영향을 받는 주민과 지역공동체는 안중에도 없어 ○ 상식적인 상황이라면 수공은 적어도 연구용역이 끝난 후 이를 공개하고 대책에 대한 사회적 검토 과정을 진행하여야 한다. 댐의 구조적 안전성을 점검하는 시험담수는 그 이후에 진행해도 문제가 없다. 불가피하게 시험담수를 진행할 경우에도, 수위 상승에 따른 환경변화에 대해 주민설명회나 간담회 등을 통해서 주민들에게 소상히 상황을 설명하고 동의를 구했어야 한다. 수공은 댐 시험담수가 수공 내부 절차라는 점을 악용하여 지역주민 및 공동체를 철저히 무시하고 있는 것이다.   3. 대구지방환경청의 직무유기 ○ 대구지방환경청(이하 ‘대구청’)의 직무유기 역시 비판받아야 한다. 대구청은 시민사회와의 간담회를 통해 모래와 흰수마자 보존대책 마련이 선행되어야 함을 수차례 인정했다. 또한 시험담수 과정에 대한 사회적 합의 필요성을 인정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구청은 지난 7월 7일 수공에서 진행한 한 번의 보고 이후에는 아무런 조치도 없이 시험담수 진행 여부에 대해 수수방관하는 상황이다. 대구청은 하천생태계와 멸종위기종에 보호관리에 대한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대구청이 영주댐 건설로 인한 사회적 갈등 수위에 대해서 이제부터 무시하겠다는 입장인지 의문이다.   4. 댐 시험담수 절차 제도화 필요 문제는 시험담수가 본 담수만큼이나 지역 환경변화를 초래하지만, 법과 제도에 기초하여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국내에서 댐 건설 이후 진행하는 댐 구조물의 구조적 안정성을 시험하기 위한 시험담수는 군위댐, 보현산다목적댐, 성덕다목적댐, 김천부항다목적댐 등에서 도입한 절차이다. 또한 시험담수는 댐건설 절차를 규정한 '댐건설 및 주변지역지원 등에 관한 법률(댐건설법)'에 의한 것이 아니라, 수자원공사 내부적으로 임의 설정한 절차이다. 이는 댐 건설과 담수로 인한 구조적 안정성에 초점을 두고 있으나, 실상 댐 건설로 인한 타당성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을 반영한 결과라 할 수 있다. 때문에 금번 영주댐 사례와 같이 수공이 자의적으로 담수를 진행하는 절차에 대해서는 법과 제도로 엄격한 요건과 과정을 거쳐 진행 여부에 대한 사회적 합의과정을 거치도록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   5. 악순환이 반복되는 낙동강과 영주댐 ○ 영주댐은 4대강사업의 낙동강 구간 사업과 중복된 사업으로 사업 차제 타당성이 부재한 사업이다. 수공이 내세우는 환경개선용수 효과에 대해서는 논란만 커진 상황이고, 경제적 타당성도 없음이 증명되었다. 또한 댐으로 인한 모래공급 감소가 댐 하류 하천 생태계 전반에 주는 영향에 대해서는 검토가 부재하다. 사후환경영향평가 역시 부실하게 진행되었다. 영주댐 건설로 인해 아름다운 모래강 내성천이 육상화 되고, 흰수마자와 같은 수많은 멸종위기종들이 갈 곳을 잃어간다는 사실에 많은 국민들이 슬픔에 잠기기도 했다. 영주댐 건설은 4대강사업으로 문제가 된 낙동강 수질을 또 다시 댐을 지어서 해결하겠다는 해괴망측한 사업이다. 꼼수를 꼼수로 덮으려다보니 갈수록 엉망이다. 모래유실과 멸종위기종 흰수마자 대책마련이 우선이다. 수공은 시험담수를 중단하고, 담수된 물을 즉각 방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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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복원범국민대책위원회 내성천살리기범국민대책위원회

[논평]악순환이 반복되는 영주댐 시험담수 중단하라

 
목, 2016/07/14-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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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HI_그곳에 흰목물떼새가 산다_20170126.pdf


그곳에 흰목물떼새가 산다 


생태지평은 지난 2015년, 내성천의 영주 다목적댐 사업으로 인한 모래톱 변화와 환경영향평가에 대한 문제를 지적한 '내성천, 모래지도를 그리다'라는 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이를 통해 내성천을 아끼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모으고, 댐으로 인한 강의 생태계 파괴에 대한 문제점을 알려왔습니다. 


생태지평은 지난해 내성천 모래변화 조사 작업 중 지구상에 1만 마리밖에 남지 않은 국제적 멸종위기조인 흰목물떼새가 내성천 모래톱에 둥지를 트는 것을 확인하였고, 영주댐으로 인한 모래톱 변화와 식생유입이 이들의 번식에 지속적으로 악영향을 줄 것이라 예상하였습니다. 내성천 전 구간에 대해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 생각되어 2016년 4월부터 6월까지 내성천 흰목물떼새의 둥지조사를 실시했습니다. 


굽이쳐 흐르는 모래강 내성천은 사람의 손길이 적어 다양한 멸종위기종의 안전한 서식처입니다. 영주댐으로 인해 모래톱이 사라지고 식생이 유입되면 흰목물떼새에게 내성천은 더 이상 안전한 공간이 되지 못합니다. 그에 따른 흰목물떼새의 개체수 감소는 필연적일 것입니다. 


2016년 10월 영주댐은 준공식을 진행했습니다. 이미 모래톱은 많은 변화를 보이고 있고, 생태계의 변화도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댐의 본 담수가 시작되면 더 많은 모래가 손실되고 식생유입도 빠르게 진행될 것입니다. 낙동강에 모래를 공급해 온 내성천이 변화한다면 낙동강 역시 모래강이라는 정체성을 상실하게 될 것입니다. 


이번 내성천의 흰목물떼새 둥지 조사는 내성천의 모래와 인근 환경이 흰목물떼새의 귀한 번식지라는 것을 알려주었습니다. 또한 영주댐으로 인한 생태계 영향은 물론, 향후 흰목물떼새의 보호를 위한 소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내성천이 모래강의 모습을 회복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꾸준한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 목   차  <<


들어가는 말


내성천과 흰목물떼새 

  ° 내성천의 과거와 미래

  ° 깃대종 흰목물떼새 


흰목물떼새를 찾아서 

  ° 조사내용


흰목물떼새는 지금 

  ° 조사 결과

  ° 결론


그곳에 흰목물떼새가 산다

  ° 흰목물떼새 둥지

  ° 현장 조사 모습 



감사합니다!!  


>> 조사와 보고서 발간을 위해 후원해주신 분들 << 

같이가치 with kakao, 네이버 해비핀 모금함을 통해 온라인으로 후원해주신 많은 분들, 

생태지평 회원님들, 내성천을 사랑하여 십시일반 후원과 응원을 아끼지 않으신 모든 분들, 

한국환경민간단체진흥회


그리고, 조사를 위해 시간과 노력을 아끼지 않으신 


>> 함께한 분들 << 

김인철, 박송열, 박용훈, 박철우, 박형욱, 배귀재, 서경렬, 석소현, 석양정, 손성희, 염정일, 오영조, 이승은, 이안홍빈, 임기웅, 장재웅, 홍숙경, Karina Schumacher



모든 분들께 감사를 전합니다. 


수, 2017/02/01-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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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영주댐에서 바로 흘러나온 강물이다. 이런 물로 어떻게 낙동강의 수질을 개선시킬 수 있을까? ⓒ 정수근

낙동강 수질개선이라는 원래 목적 무색... 영주댐 하루빨리 철거해야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처장([email protected])

"어, 이게 무슨 일이지? 내성천의 강물이 왜 이렇게 탁해졌지? 비가 온 것도 아닌데 도대체 왜?" [caption id="attachment_172915" align="aligncenter" width="600"]내성천 하류 회룡교에서 본 내성천의 모습. 탁한 물길이 흘러내리고 있다 ⓒ 정수근 내성천 하류 회룡교에서 본 내성천의 모습. 탁한 물길이 흘러내리고 있다 ⓒ 정수근[/caption] 지난 18일 겨울 내성천을 조사하던 기자의 입에서 반사적으로 나온 소리입니다. 1급수의 맑은 물이 흘러야 할 내성천에서 구정물 같은 탁수가 흘러내리다니요? 더군다나 물이 맑아지는 겨울철에. 그것도 최근에는 비도 내리지 않았는데 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요? [caption id="attachment_172916" align="aligncenter" width="600"]회룡교에서 바라본 내성천의 물길. 얕은 곳에선 겨우 모래톱을 볼 수 있다. 비교적 맑게 보이는 곳이 이 정도의 물길이다. ⓒ 정수근 회룡교에서 바라본 내성천의 물길. 얕은 곳에선 겨우 모래톱을 볼 수 있다. 비교적 맑게 보이는 곳이 이 정도의 물길이다. ⓒ 정수근[/caption]  
영주댐 방류하자, 내성천에 탁수가 콸콸
경북 봉화와 예천군을 흐르는 내성천에선 올겨울 특별한 일이 있었습니다. 지난 연말부터 내성천 중상류에 들어선 영주댐에서 방류를 시작한 것입니다. 지난해 여름부터 시험 담수로 물을 가두었고, 그렇게 가둔 댐의 물을 지난 연말부터 방류하기 시작한 것이지요. 그런데 영주댐은 시험 담수를 시작하자마자 문제가 생겼습니다. 물을 가두자 지난해 여름 극심한 녹조 현상이 나타난 것이지요. 4대강 사업 후 낙동강에서 보았던 그 녹조 현상이 영주댐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난 것입니다. [caption id="attachment_172917" align="aligncenter" width="600"]지난 여름 담수를 시작하자마자 영주댐엔 심각한 녹조 현상이 찾아왔다. ⓒ 정수근 지난 여름 담수를 시작하자마자 영주댐엔 심각한 녹조 현상이 찾아왔다. ⓒ 정수근[/caption] 그래서 지난 여름에는 "이런 물로 낙동강의 수질을 개선한다고?"라는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영주댐의 주목적(90% 이상)은 낙동강의 수질을 개선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녹조라떼 영주댐 물로 녹조라떼 낙동강의 수질을 개선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올 겨울에 또 있을 수 없는 장면을 목격하게 됐습니다. 방류를 시작하자 내성천 전체가 탁수가 돼버린 것입니다. 댐의 방류가 시작되는 중류부터 낙동강과 만나는 최하류까지 내성천의 전 구간이 탁수로 물들어버린 것입니다. [caption id="attachment_172918" align="aligncenter" width="600"]영주댐 직하류에서 바라본 내성천의 물길. 심각한 탁류가 흐르고 있다 ⓒ 정수근 영주댐 직하류에서 바라본 내성천의 물길. 심각한 탁류가 흐르고 있다 ⓒ 정수근[/caption] 그 맑고 잔잔한 겨울 내성천은 어딜 가고, 물은 많아지고 구정물 같은 탁수가 흘러드는 내성천으로 바뀌어버린 것입니다. 왜 그럴까요? 지난해 영주댐에 갇혀 썩은 물이 흘러내리며 내성천 전 구간을 구정물로 만들어버린 것입니다.  
영주댐 방류가 내성천 탁수의 원인
내성천의 탁수가 영주댐 때문이란 것을 어떻게 확신할 수 있냐고요? 왜냐하면, 내성천 전 구간을 다니면서 두 눈으로 직접 목격을 했기 때문입니다. 댐 직하류의 미림마을 미림교부터 저 하류 삼강 유역까지 직접 조사를 했습니다. 내성천에서 특별히 새로운 공사를 시작한 곳도 없어서 공사 때문에 탁수가 발생했을 수도 없습니다. [caption id="attachment_172919" align="aligncenter" width="600"]경진교에서 바라본 내성천 물길의 모습. 탁수가 가득하다. 바닥이 전혀 식별이 되지 않는다. ⓒ 정수근 경진교에서 바라본 내성천 물길의 모습. 탁수가 가득하다. 바닥이 전혀 식별이 되지 않는다. ⓒ 정수근[/caption] 또, 같은 날 내성천으로 흘러들어오는 지천들의 수질 상태를 비교했더니, 그 지천들의 수질은 아주 맑았습니다. 내성천에서 늘 보아왔던 그 수질 그대로의 강물이 지천에서 흘러들고 있었습니다. [caption id="attachment_172920" align="aligncenter" width="600"]경진교 바로 위에서 내성천으로 들어오는 지천인 같은 날 한천의 모습이다. 강바닥의 모래가 다 보이는 이전의 내성천 모습 그대로다. ⓒ 정수근 경진교 바로 위에서 내성천으로 들어오는 지천인 같은 날 한천의 모습이다. 강바닥의 모래가 다 보이는 이전의 내성천 모습 그대로다. ⓒ 정수근[/caption] 지천의 강물은 맑은데 내성천 본류의 물은 탁하다면 내성천 본류에 문제가 생긴 것이고, 그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할 수 있는 것은 영주댐 방류뿐입니다. 영주댐의 갇힌 물이 지난 여름 내성천 녹조라떼를 만들었고, 가을에는 간장색 강물을 만들어버린 것입니다. 그 썩은 강물이 댐에서 내려오자 내성천이 저 하류까지 구정물로 물들어버린 것입니다. 그 구정물은 결국 낙동강으로 흘러들어 갑니다. 낙동강은 이미 자연 정화 시스템이란 것이 모두 망가진 상태이기 때문에 내성천의 구정물이 낙동강으로 흘러들면 낙동강 보에 의해서 갇힌 낙동강 물은 더욱 썩을 수밖에 없습니다. [caption id="attachment_172921" align="aligncenter" width="600"]간장색 물이 가득한 영주댐. 이런 물이 하류로 내려가면서 탁수를 만들고 있다 ⓒ 정수근 간장색 물이 가득한 영주댐. 이런 물이 하류로 내려가면서 탁수를 만들고 있다 ⓒ 정수근[/caption] 그러면 올해 초여름에는 더욱 극심한 낙동강 녹조가 예상되고, 낙동강 수계의 1300만 시도민은 더욱 심각한 수질 불안에 시달릴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낙동강 수질 개선은커녕 내성천 생태계를 더욱 망친다
이것이 어떻게 낙동강의 수질을 개선하는 것인가요? 영주댐은 낙동강의 수질을 개선하기는커녕 낙동강의 수질을 더욱 망가트리는 요소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올겨울 영주댐 방류가 보여주는 명확한 증거입니다. [caption id="attachment_172922" align="aligncenter" width="600"]영주댐의 방류. 힘차게 강물이 흘러내리고 있다. 그런데 간장색의 썩은 강물이다. ⓒ 정수근 영주댐의 방류. 힘차게 강물이 흘러내리고 있다. 그런데 간장색의 썩은 강물이다. ⓒ 정수근[/caption] 낙동강 수질 문제뿐만 아닙니다. 이제 내성천에서 겨우 목숨을 유지하고 있는 한반도 고유종이자 멸종위기 1급종인 흰수마자의 생존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맑고 얕은 물길을 좋아하는 흰수마자에게는 치명적인 환경으로 변해버린 것입니다. 또 겨울마다 내성천을 찾는 먹황새의 생존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먹황새나 백로, 왜가리 같은 종은 얕은 물길에서 물고기를 보면서 사냥을 해 먹는 조류들입니다. 때문에 물은 깊고 탁해지면 물고기를 잡기 어렵게 된다는 것은 조금만 생각해보면 알 수 있습니다. 이번 조사에서 먹황새를 만나지 못한 것 또한 내성천 물길의 변화와 관계가 깊을 것입니다. [caption id="attachment_172923" align="aligncenter" width="600"]얕은 물길에서 눈으로 보고 물고기를 사냥하는 먹황새에게는 물길이 깊어지고 탁수가 흐르는 내성천은 생존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 정수근 얕은 물길에서 눈으로 보고 물고기를 사냥하는 먹황새에게는 물길이 깊어지고 탁수가 흐르는 내성천은 생존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 정수근[/caption] 또 내성천은 그 인근 주민들의 식수원입니다. 예천 지역의 주요 식수원이 내성천입니다. 내성천이 탁해지면 이곳의 먹는 물 수질은 나빠질 수밖에 없고, 정수 비용 또한 증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이 영주댐의 결과입니다. 지난 한 해 영주댐은 시험 담수란 것을 했고, 이번 겨울에는 그렇게 가둔 물을 빼는 방류까지 해보았습니다. 그러자 고인 물에서는 녹조라떼가, 흘러보내는 물에서는 구정물 같은 탁수가 흘러나왔습니다. 이런 물로 낙동강의 수질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까요? [caption id="attachment_172924" align="aligncenter" width="600"]이것이 영주댐에서 바로 흘러나온 강물이다. 이런 물로 어떻게 낙동강의 수질을 개선시킬 수 있을까? ⓒ 정수근 이것이 영주댐에서 바로 흘러나온 강물이다. 이런 물로 어떻게 낙동강의 수질을 개선시킬 수 있을까? ⓒ 정수근[/caption] 그렇지요. 영주댐의 목적은 거짓입니다. 영주댐으로는 낙동강의 수질을 결코 개선할 수 없다는 것이 영주댐의 시험 담수 기간에 확인된 사실입니다. 그러니 영주댐은 필요 없는 댐입니다. 하루빨리 철거되는 것이 국민경제를 위해서도, 낙동강을 위해서도, 무엇보다 국보급 하천 내성천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일입니다. 후원_배너
월, 2017/01/23-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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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봉교 공사 재개 , 국토부는 공개질의에 답하라!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처장([email protected])

[caption id="attachment_175067" align="aligncenter" width="600"]낙동강 달봉교 공사가 재개됐다. ⓒ 정수근 낙동강 달봉교 공사가 재개됐다. ⓒ 정수근[/caption]
문제의 달봉교 공사 재개
겨우내 중단돼 있던 달봉교 공사가 재개됐다. 문제의 달봉교 공사는 국토교통부 산하 부산지방국토관리청에서 행하는 하천공사로 지난 연말에 착공했다가 환경단체 등 때문으로 공사가 중단됐다가 봄과 더불어 다시 공사가 시작된 것이다. 그러나 달봉교 공사는 문제가 많은 공사로 결코 착공되어선 안되는 공사다. 달봉교 공사가 진행되는 곳은 생태적으로 경관적으로 너무나 중요한 곳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문제의 교량이 꼭 있어야 할 그런 교량이 아니기 때문에 귀중한 국민혈세가 낭비되는 것도 큰 사회 문제인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문제의 공사는 부산국토관리청의 꼼수에 기반해 착공되는 것으로 경제정의 관점에서 결코 간과되어선 안된다. 자, 그렇다면 지금부터 달봉교 공사가 왜 착공되어선 안 되는지 그 이유에 대해서 조목조목 따져보도록 하자. [caption id="attachment_175068" align="aligncenter" width="600"]경관미가 빼어난 바로 그곳에 교량을 건설한다 ⓒ 정수근 경관미가 빼어난 바로 그곳에 교량을 건설한다 ⓒ 정수근[/caption]
달봉교 공사가 불가한 일곱 가지 이유
첫째, 달봉교 공사는 국토부의 꼼수 공사다. 문제의 달봉교 공사는 원래 2014년도 내성천 용궁지구 하천정비사업의 일환으로 들어있던 사업으로 당시 환경부의 환경영향평가에서 통과되지 못하고 제척된 사업이다. 그런데 부산국토청은 다음해 공사규모를 대폭 줄였다. 교량의 폭을 11미터에서 5미터로 줄이고, 공사비도 112억에서 75억으로 줄였다. 면적도 7800㎡로 줄어들어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대상(1만㎡ 이상)도 안 된다. 즉,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조차 피해가도록 꼼수를 부린 것이다. 그런 다음 다시 착공한 것으로 제대로 법을 지키고 따라야 할 국가기관이 탈법적인 공사를 강행함으로써 법의 평등정신을 심각히 침해했다. 이를 어떻게 할 것인가? [caption id="attachment_175070" align="aligncenter" width="600"]달봉교 공사가 재개되는 곳은 명백히 낙동강 구간이다. 국토부는 낙동강 구간에 공사를 하면서 내성천 하천정비사업이란 이름으로 공사를 하고 있다. ⓒ 정수근 달봉교 공사가 재개되는 곳은 명백히 낙동강 구간이다. 국토부는 낙동강 구간에 공사를 하면서 내성천 하천정비사업이란 이름으로 공사를 하고 있다. ⓒ 정수근[/caption] 둘째, 달봉교 사업은 2014년도도 그렇지만 '내성천 용궁지구 하천정비사업'의 일환으로 공사를 착공한 것인데, 문제의 달봉교 구간은 내성천이 아니다. 이곳은 내성천의 마지막인 삼강 합수부에서 1킬로미터나 떨어진 낙동강 구간으로 내성천 하천정비사업에 들어가서는 안되는 공사인 것이다. 국토부가 두 번째 꼼수를 부려서 내성천 하천정비사업에 낙동강 구간을 슬쩍 끼워넣은 것이다. '꼼수 국토부', 이를 어떻게 할 것인가? 셋째, 달봉교가 착공되고 있는 이 구간은 경관이 아주 아름다운 구간이다. 특히 달봉교 바로 아래 조성돼 있는 모래톱은 4대강사업 후 낙동강 본류에서 거의 유일하게 남은 모래톱이라 할 수 있다. 낙동강의 원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이 구간에 달봉교가 들어섬으로써 낙동강 유일의 모래톱이 교란을 당하면서 그 아름다움을 잃어버리게 된다. 이를 어떻게 할 것인가? [caption id="attachment_175071" align="aligncenter" width="600"]4대강사업 후 낙동강 본류에 남은 거의 유일한 모래톱이다. 이 귀한 모래톱이 달봉교 공사로 인해 교란당할 위기에 처해 있다. ⓒ 정수근 4대강사업 후 낙동강 본류에 남은 거의 유일한 모래톱이다. 이 귀한 모래톱이 달봉교 공사로 인해 교란당할 위기에 처해 있다. ⓒ 정수근[/caption]
생태자연도 1등급지에 교량공사 강행?
넷째, 삼강유역에서부터 문제의 이 구간은 생태자연도 1등급지로 생태적으로 아주 귀중한 공간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세 개의 강이 만나고 그렇게 이룬 물줄기가 빚어내는 생태적 경관적 풍미가 문제의 구간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그런 곳에 교량 공사를 강행함으로써 귀한 생태적 경관적 자원을 망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이 점을 어떻게 할 것인가? 다섯째, 부산국토청이 내세우는 이 사업의 목적은 주민불편 해소 차원과 제방관리용 목적이다. 강 건너 문경 쪽 주민들을 반대쪽 예천 쪽으로 연결해주고자 한 것이다. 그런데 강 건너 문경 쪽 주민들이 이동로가 없는 것이 아니다. 문경 쪽과 상주 쪽으로 난 길이 두 개나 존재한다. 다만 야트막한 재를 넘어가야 하기 때문에 겨울철 눈이 오면 교통이 불편해진다는 것이다. [caption id="attachment_175073" align="aligncenter" width="600"]4대강사업 후 낙동강 빼어난 경관미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거의 유일한 곳. 이곳에 웬 교량공사란 말인가? ⓒ 정수근 4대강사업 후 낙동강 빼어난 경관미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거의 유일한 곳. 이곳에 웬 교량공사란 말인가? ⓒ 정수근[/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75074" align="aligncenter" width="600"]풍경과는 너무나 이질적인 달봉교 조감도ⓒ 부산지방국토관리청 풍경과는 너무나 이질적인 달봉교 조감도ⓒ 부산지방국토관리청[/caption] 그런데 이런 논리를 다 들어줄 것 같으면 이 나라에 하천을 따라 얼마나 많은 교량이 생겨야 할지 모른다. 차라리 제설차를 하나 마을에 제공하는 편이 더 경제적이고 확실한 방법일 수 있다. 그것 때문에 75억이나 쓴다는 것은 국민혈세 낭비다. 이를 어떻게 할 것인가? 여섯째 이곳은 공사가 계속될 시 건설현장 직후 공격사면(강물이 들이치는 곳)이 가까이 있고, 활주사면(모래가 퇴적되는 곳)에 해당하는 곳에 교각을 세우면 침식과 세굴이 급격히 이루어져 생태계의 서식처가 일대 변화가 일어난다. 그로 인해 생물상과 생태계 기능과 구조를 변형시키게 된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멸종위기 1급종 흰수마자 이동통로 어떻게 할 것인가?
일곱째, 이곳은 교량이 없었기 때문에 중요한 생물이동통로였다. 포유류, 조류, 어류의 이동에 위협적인 요소가 없었는데 교량과 도로가 만들어짐으로써 강의 연속적인 생태계의 단절과 교란의 핵이 된다. 특히 멸종위기종 흰수마자의 이동통로로 알려져 있다. 이런 곳에 교량 건설을 해버리면 그들의 산란에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 문제는 또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caption id="attachment_175075" align="aligncenter" width="600"]이 구간은 멸종위기1급종 흰수마자가 내성천과 낙동강을 오가는 이동통로로 알려져 있다. 이런 곳에 교량공사를 벌인다고 한다ⓒ 정수근 이 구간은 멸종위기1급종 흰수마자가 내성천과 낙동강을 오가는 이동통로로 알려져 있다. 이런 곳에 교량공사를 벌인다고 한다ⓒ 정수근[/caption] 그렇다. 상기와 같은 구체적인 이유로 달봉교 공사는 불가하다. 삼강유역부터 그 아래 2~3킬로미터 구간은 생태적으로 귀중한 공간이고 경관적으로 무척 아름다운 구간이다. 이런 구간은 이제 낙동강에서 마지막 남은 귀한 공간이 아닐 수 없다. 잘 보존해서 누대로 물려줘야 할 문화유산이다. 따라서 국토부는 상기의 달봉교 공사가 불가한 일곱 가지 이유에 대한 답을 줄 것을 이 지면을 빌어 공개적으로 요청 드린다.   후원_배너
목, 2017/03/16-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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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섬마을 앞 내성천 모래밭에 풀이 자라자 관광철을 앞두고 트랙터로 제거작업을 해 바퀴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다. ⓒ 윤연정

모래를 다시 흐르게 할 댐 철거가 해결책

4년 만에 다시 가본 영주댐과 내성천

윤연정 이수석 물순환팀 자원활동가

굽이굽이 흘러가며 온갖 생명을 키우는 게 하천의 역할이고 본모습일 터이다. 그러나 댐과 보를 건설해 물길을 막고 '직강(直江)공사'라는 이름 아래 여울과 둔치를 없애는가 하면, 물과 친해질 것 같지 않은 '친수시설'을 마구 건설해 하천을 괴롭힌다. 녹조 현상은 하천을 못살게 구는 무지막지한 개발주의에 보내는 마지막 경고장인 듯하다. 세명대 저널리즘스쿨의 대안매체 <단비뉴스>가 2012년부터 단군 이래 최대 시련에 처한 물길의 현장들을 찾아 나선 이래 영주댐은 건설중인 2013년에 '흐르지 못하는 모래, 떠나지 못하는 사람' 이란 제목으로 보도한 적이 있다. 당시 취재팀의 우려가 기우이기를 소망했으나 완공된 지 1년만에 다시 찾아간 영주댐은 우려를 넘어 처참한 현실을 보여주고 있었다. <글쓴이>
    [caption id="attachment_181725" align="aligncenter" width="640"]▲ 영주댐 건설로 내성천의 수량이 줄어들면서 육지화 현상이 진행돼 멀리 보이는 모래톱 곳곳에 풀과 나무가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오른쪽 먼 곳에 왼쪽 무섬마을로 연결되는 수도교가 보인다. ⓒ 윤연정 ▲ 영주댐 건설로 내성천의 수량이 줄어들면서 육지화 현상이 진행돼 멀리 보이는 모래톱 곳곳에 풀과 나무가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오른쪽 먼 곳에 왼쪽 무섬마을로 연결되는 수도교가 보인다. ⓒ 윤연정[/caption]

"모래 흐르던 강에 풀이 자라네"

내성천은 원래 모래가 흐르는 강으로 유명했다. 그러나 이제 내성천에는 고운 모래가 흐르는 대신 강바닥에 잔돌들이 쌓이는가 하면 물이 잘 흐르지 않는 곳은 풀밭으로 변해 있었다. 모래하천과 외나무다리로 유명했던 무섬마을 앞 모래밭에는 여름 관광철을 맞아 풀을 제거하기 위해 트랙터를 몰고 다닌 흔적이 역력했다. 수몰지역 주민들은 이리저리 흩어졌고 강에 살고 있던 물고기의 생태계도 많이 변했다. 새끼손가락 만한 잉어과 흰수마자는 주로 내성천에서 발견되던 멸종위기 1급종인데 이곳에서도 더 이상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내성천보존회 황선종(49) 사무국장은 "(내성천이) 이미 앞으로 더 변할 수 없을 정도로 5년 새 나빠졌다"며 "영주댐 없애는 것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재자연화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재자연화가 더 어려워진다는 우려가 크다. [caption id="attachment_181726" align="aligncenter" width="640"]▲ 무섬마을 앞 내성천 모래밭에 풀이 자라자 관광철을 앞두고 트랙터로 제거작업을 해 바퀴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다. ⓒ 윤연정 ▲ 무섬마을 앞 내성천 모래밭에 풀이 자라자 관광철을 앞두고 트랙터로 제거작업을 해 바퀴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다. ⓒ 윤연정[/caption]

장맛비에도 녹조는 그대로

내성천에는 댐이 2개 있다. 본댐인 영주댐(55m)에서 상류로 13Km 떨어진 곳에 있는 부속댐은 본댐으로 흘러드는 모래를 차단하기 위해 세워졌다. 다목적댐인 영주댐은 원래 90%가 수질 개선, 10%가 지역 용수 공급과 홍수예방을 위해 건설됐다는데 수질개선 측면에서는 전혀 제 구실을 못하고 있다. 최근 장마철을 맞아 영주댐 상류에도 꽤 비가 내렸지만 상류의 물은 짙은 녹색을 띠고 있다. 영주댐에 갇힌 물에 번성하고 있는 녹조가 장마철을 맞아서도 거의 제거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영주댐 안에서는 수중폭기장치로 수질 정화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밀도가 높은 물이 가라앉아 흐르지 않는 '성층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공기방울발생기를 가동하는데 엄청나게 넓은 댐 유역의 수질을 개선하는 데는 역부족일 수밖에 없다. [caption id="attachment_181727" align="aligncenter" width="640"]▲ 장마로 물이 조금 불어났지만 영주댐 아래 내성천은 여전히 유속이 느리다 보니 녹조와 거품 등으로 오염돼 있다. ⓒ 윤연정 ▲ 장마로 물이 조금 불어났지만 영주댐 아래 내성천은 여전히 유속이 느리다 보니 녹조와 거품 등으로 오염돼 있다. ⓒ 윤연정[/caption]

매몰비용 아까워 혈세 더 퍼붓는 영주시

영주댐 건설로 낙동강 수질을 개선한다는 구상은 발상부터 잘못됐음을 이번 장마는 입증해주고 있다. 갇혀있는 댐 안의 물에 녹조가 창궐한 형편인데 그 물을 흘려 보낸들 하류의 수질이 개선될 리 없기 때문이다. 댐 하류에서 몇몇 낚시꾼이 고기를 잡고 있었으나 그다지 깊지 않은 곳도 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하천은 오염돼 있었다. 댐 바로 아래 천연암벽에는 인공폭포 공사가 한창이었다. 황선종 국장은 "산을 깎아 인공폭포 만드는 것도 '물을 흐르게 하기 위해서'라는데 녹조 물을 펌프로 퍼올려서 인공적으로 순환시키려는 발상이 놀랍다"고 말했다. 국민 혈세 1조1천억원으로 만든 영주댐의 기능을 보완하기 위해 영주시가 또 예산을 들여 아름다운 자연을 훼손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와 영주시는 애초 낙동강 수질개선과 함께 영주댐 주변에 문화공간을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영주댐 주변에는 댐 완공 1년이 지나도록 개장하지 않은 오토캠핑장과 물문화관이 폐허처럼 방치돼 있다. 오토캠핑장의 경우 영주시청 하천과에서는 "영주시와 수자원공사의 입찰 문제로 열지 못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운영유지비도 건지지 못할 정도로 수익성이 없어 개장이 안 되고 있는 것으로 주민들은 알고 있다.

(동영상) 녹색을 띤 영주댐 수면 위에 동그란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 공기방울 발생기다.

물을 순환시키고 산소를 공급한다지만 별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육안으로도 드러난다. ⓒ 윤연정

[caption id="attachment_181728" align="aligncenter" width="640"]▲ 완공 후 1년이 지나도록 개장되지 않은 오토캠핑장의 입구. 뒤쪽으로 인공폭포를 만들기 위해 천연암벽을 부수고 있는 공사현장이 보인다. ⓒ 윤연정 ▲ 완공 후 1년이 지나도록 개장되지 않은 오토캠핑장의 입구. 뒤쪽으로 인공폭포를 만들기 위해 천연암벽을 부수고 있는 공사현장이 보인다. ⓒ 윤연정[/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81729" align="aligncenter" width="640"]▲ 빈 카라반이 1년째 도열해있는 오토캠핑장 잔디밭에 잡초가 자욱하게 자라고 있다. ⓒ 이수석 ▲ 빈 카라반이 1년째 도열해있는 오토캠핑장 잔디밭에 잡초가 자욱하게 자라고 있다. ⓒ 이수석[/caption]

재자연화를 위한 제도가 중요한 이유

미국과 북유럽에서는 이미 쌓은 댐과 보를 철거하는 데가 많다. 한때 200만개 이상 댐과 보를 건설했던 미국에서도 그 필요성과 경제성에 의문을 가지면서 지금은 지속적으로 철거작업을 하고 있다. 그 가운데 최근에 복원된 워싱턴주 엘와(Elwha)강은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사례다. 사진6 Elwha-Dam-photo-by-Andy-Maser-Copy(americanrivers) [caption id="attachment_181739" align="aligncenter" width="640"]▲ 엘와강의 댐 철거 전과 복원 후 모습. ⓒ AmericanRivers ▲ 엘와강의 댐 철거 전과 복원 후 모습. ⓒ AmericanRivers[/caption] 엘와강의 엘와댐과 글라인스캐니언댐은 2014년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미국 역사상 가장 큰 댐 철거 공사였던 엘와강 복원 프로젝트는 댐 철거 뒤 강의 역동성에 의해 빠른 속도로 강이 재자연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의 댐이 철거될 수 있었던 것은 시민들의 높은 환경의식 덕분이기도 하지만 제도적으로 뒷받침이 잘되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댐 가동 면허를 갱신하기 위해서는 환경청, 국립해양대기청, 어류야생동물청 등 관련 기관들이 제시하는 조건들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또한 '멸종위기동식물보호법'과 '연방에너지법'을 통해 댐의 활용성을 검증하고 철거 여부를 판단한다. [caption id="attachment_181733" align="aligncenter" width="640"]▲ 영주댐 공사를 하면서 깎아낸 산이 처참한 몰골을 드러낸 채 방치돼 있다. ⓒ 윤연정 ▲ 영주댐 공사를 하면서 깎아낸 산이 처참한 몰골을 드러낸 채 방치돼 있다. ⓒ 윤연정[/caption]   충남도립대 총장인 허재영 전 대전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엘와강 댐 철거는 우리나라 댐 유지 평가와 관련해서 중요한 참고자료"라며, "영주댐뿐 아니라 한국에 있는 댐들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합당한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면서 평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제도가 만들어지고 작동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생태변화 연구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미국 엘와강 댐철거 운동이 복원성과로 이어지기까지 100여 년이 걸렸다. 대규모 댐을 철거하는 첫 사례였기 때문에 더욱 오랜 시간이 걸렸다. 내성천은 좋은 선례가 있기에 그것을 타산지석으로 삼으면 빨리 재자연화를 성취할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의 대안매체 <단비뉴스>(www.danbinews.com)에도 실렸습니다.
 
금, 2017/07/28-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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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화나무 카페 앞 정원에서 와 인터뷰를 이어가고 있는 카리나 슈마허. ⓒ 윤연정

내성천이 맺어준 ‘국경을 넘은 사랑’

- 카리나 슈마허 독일 생태학자•활동가 인터뷰

윤연정, 이수석 물순환팀 자원활동가

비행기로도 11시간이 넘는 타지에서 날아온 독일 생태학자가 아무런 연고 없는 경북 영주 내성천과 사랑에 빠졌다. 카리나 슈마허(Karina Schumacher·33) 내성천살리기 활동가 이야기다. 그는 2012년초 한국에 정착해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기장) 생태공동체운동본부에서 독일복음선교연대(EMS) 생태선교동역자로 5년간 교육자료 제작, 생태교육 등의 일을 해왔다. 학문 연구를 넘어 현장활동에 집중하고 싶었던 그는 2017년 초 영주로 내려가 '내성천 살리기 운동'에 뛰어들었다. 지난 7월 26일 서울 종로구 누하동 ‘회화나무 카페’에서 처음 만난 이래 10월 9일 전화 취재에도 유창한 한국말로 친절하게 응한 그가 내성천뿐 아니라 거기 사는 한 사람과도 사랑에 빠진 운명적 얘기를 모두 털어놓았다. [caption id="attachment_183930" align="aligncenter" width="550"]종로구 누하동 환경운동연합 건물 1층 회화나무 카페에서 와 인터뷰하고 있는 카리나 슈마허. ⓒ 윤연정 종로구 누하동 환경운동연합 건물 1층 회화나무 카페에서 <단비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는 카리나 슈마허. ⓒ 윤연정[/caption]

‘생명’을 느끼게 해준 치유의 공간

“(2014년 처음 방문한) 내성천은 제가 숨을 쉴 수 있게 해준 곳이었어요. 당시 세월호 사건은 제가 평생 살면서 느낀 가장 큰 충격이어서 마음이 너무 힘들었거든요. 광화문에서는 유가족들 옆을 지키면서 맨날 울고 기도했는데, (내성천은) 왠지 너무 크게 대조됐어요. 세월호 사건은 죽음에 대한 것이었잖아요. 생명의 강으로 갔을 때 (봤던 풍경은) 너무나 감동적이었죠. 정말 평화로운 곳이었어요.” 슈마허씨는 2014년 6월 초와 여름이 끝날 무렵 내성천을 처음 방문했다. 생태기행과 수련회 차원에서 들렀던 내성천에서 힘들었던 마음을 위로받았다. 우연한 내성천 방문이 슈마허씨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될 줄은 그도 몰랐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때부터 내성천에 애정을 가지게 된 것 같다고 한다. 2015년 3월 5일 무섬마을 정월대보름 행사를 방문하고부터 그는 매월 주기적으로 내성천 곳곳을 방문해 ‘내성천살리기 활동가’로 주민들과 소통했다. 영주시내 영주중앙교회와도 관계를 맺으며 인적 지원, 홍보 지원 등을 약속받았다. 그는 내성천을 살리는 일을 ‘보수 없는 직업’으로 택했다고 자랑스레 얘기한다. [caption id="attachment_183931" align="aligncenter" width="550"]영주댐 건설 이후 무섬마을 앞 등 내성천 하류에는 육화 현상이 심해져 트랙터로 갈아엎어도 풀이 다시 돋아나 모래밭이 풀밭으로 변한다. ⓒ 윤연정 영주댐 건설 이후 무섬마을 앞 등 내성천 하류에는 육화 현상이 심해져 트랙터로 갈아엎어도 풀이 다시 돋아나 모래밭이 풀밭으로 변한다. ⓒ 윤연정[/caption]

제2의 고향, 내성천 무섬마을

영주 무섬마을 내성천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건 정신적으로 힘들 때 위로가 된 장소이기도 했지만, 그가 자란 독일 하겐의 분위기를 느꼈기 때문이다. “고향에 온 느낌이었어요. 서울에서 5년 동안 있었지만, 여기 내려와서 (한국에서) 진짜 살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내성천은 너무 아름답고, 커피는 고향 맛이 나고, 고택들은 내가 독일 살 때 그 느낌을 줬어요. 독일은 진짜 옛날부터 내려오는 집을 수리해서 쓰고 그래요. 한옥에서 옛 것을 보존하고자 하는 의식을 느낄 수 있었어요. 여기서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죠. 정말 신기해요.” 슈마허씨는 2016년 말 기장측과 맺은 계약이 끝난 뒤 계약을 연장해 하나의 사건에 집중해서 변화를 만들어내든지 독일로 돌아가든지 선택을 해야 했다. 그는 독일행 대신 영주행을 택했다. “서울에서 하는 활동들은 사람들에게 친환경으로 살겠다는 다짐을 행동으로 이어가기가 쉽지 않아요. 내성천에서 직접 보고, 만지고 느끼는 활동을 직접 할 때 사람들이 느끼는 감동이 더 큰 것 같습니다.” 말로써 사람들을 설득하는 과정도 중요하지만 현장에서 직접 활동하는 것이 얼마나 더 큰 감동을 줄 수 있는지 체득했다. 내성천을 보존하겠다는 목표로 내려갔지만, 연고 없는 타지에서 활동하는 게 쉽지는 않았다. 그는 여러 차례 기장측 생태기행을 하면서 현지인들 반응에 확신을 얻어가던 터였다. 내성천을 지키기 위해 타지에서 와 활동하는 사람들을 보고 현지인들도 스스로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영감을 받게 됐다. [caption id="attachment_183932" align="aligncenter" width="550"]2015년 여름 사람들은 직접 내성천을 방문해 물에 발을 담그고 모래를 만지며 교감했다. ⓒ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 생태운동본부 홈페이지 2015년 여름 사람들은 직접 내성천을 방문해 물에 발을 담그고 모래를 만지며 교감했다. ⓒ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 생태운동본부 홈페이지[/caption]

내성천이 이어준 사랑

“하루는 (무섬마을 내성천) 강변에 누워 있었어요. 반가운 봄 햇볕도 따뜻했고요. 그냥 너무나도 반가운 봄 햇볕을 느끼고 있었어요. 기분 좋게 푸른 하늘이었고, 모래는 마냥 하얀색이었죠. 물줄기가 옆으로 흐르는데 기분이 너무 좋았어요. 갑자기 커피가 마시고 싶어졌죠.” 마을 안에 카페가 하나 있던 게 기억난 슈마허씨는 작은 카페 ‘쉬었다가게’에 들어가 커피를 주문했다. 그가 연인 김용기(36)씨를 만난 운명적 순간이 바로 그때였다. 김씨가 카페 주인이었기 때문이다. 내성천을 사랑한 슈마허씨에게 내성천은 마음의 평화와 더불어 사랑도 주었다. 내성천에 대한 관심은 서로를 가깝게 만들어줬다. 슈마허씨는 “영주에서 내성천에 관심을 갖는 젊은이들을 찾기 어렵다”며 “현지인인 김씨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운명적으로 서로 만났고, 좋아했어요. 서로 좋아한 만큼 내성천이 서로에게 더 중요해 진 거예요. 그는 민박집과 카페를 운영하기 때문에 내성천이 잘 보존되어야 했고, 저에게도 중요한 문제다 보니 환경운동가들을 같이 만나게 된 거예요. (그이가) 이 지역을 많이 알다 보니 조언을 많이 줄 수 있죠. 내성천은 저희에게 연결고리 같은 존재예요.” [caption id="attachment_183933" align="aligncenter" width="550"]김용기씨는 무섬마을에서 민박집 ‘마당넓은집’과 카페 ‘쉬었다가게’를 운영하는데 슈마허씨도 가끔 일손을 돕는다. ⓒ 윤연정 김용기씨는 무섬마을에서 민박집 ‘마당넓은집’과 카페 ‘쉬었다가게’를 운영하는데 슈마허씨도 가끔 일손을 돕는다. ⓒ 윤연정[/caption]

'집단기억의 장소'가 회자돼야 하는 이유

“(수몰된 금광리 금강마을은) 따뜻하고 아름다운 마을이었어요. 서울에서 40년을 살다가 일부러 고향이니까 돌아오신 분들도 있었거든요. 그분들이 어렸을 때 기억이 많이 난다고 하시는데,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일부러 왔는데, 자기 고향이 아예 없어져버리는 거잖아요. 저도 이렇게 될 줄 몰랐지만 그때를 생각하면 남자친구와 첫 데이트였는데, 이제는 다시 못 가죠. 그땐 기차역(평은역)도 있었고, 옛집과 작은 마을교회도 있었고 농사짓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역 앞에서 간식도 먹고 그랬는데, 지금은 다 없잖아요. 그냥 녹조라떼 호수만…” [caption id="attachment_183934" align="aligncenter" width="550"]2015년 4월 수몰되기 전 평은역은 이미 폐허로 방치됐지만 물에 잠기지 않았더라면 아련한 ‘기억의 장소’가 됐을 터이다. ⓒ 카리나 슈마허 2015년 4월 수몰되기 전 평은역은 이미 폐허로 방치됐지만 물에 잠기지 않았더라면 아련한 ‘기억의 장소’가 됐을 터이다. ⓒ 카리나 슈마허[/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83935" align="aligncenter" width="550"]금강마을 한 고택 뒤꼍에 흐드러지게 꽃을 피운 과일나무도 수몰의 운명은 몰랐을 것이다. ⓒ 카리나 슈마허 금강마을 한 고택 뒤꼍에 흐드러지게 꽃을 피운 과일나무도 수몰의 운명은 몰랐을 것이다. ⓒ 카리나 슈마허[/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83936" align="aligncenter" width="550"]수몰되기 전 금강마을의 애잔한 풍경 너머로 댐에 물이 차오를 때 대비해 건설중인 현수교가 보인다. ⓒ 카리나 슈마허 수몰되기 전 금강마을의 애잔한 풍경 너머로 댐에 물이 차오를 때 대비해 건설중인 현수교가 보인다. ⓒ 카리나 슈마허[/caption] 슈마허씨는 사라진 금강마을이 신금강 마을로 옮겨졌지만 사람들 추억의 장소는 영주댐 속으로 사라졌다고 말한다. 장소가 사라지면 기억도 희미해진다. 끊임없이 과거 모습을 회상하고 추억하는 일이 중요한 이유다. 그러기 위해서는 ‘추억의 공간’이 필요하다. 슈마허씨는 내성천살리기 운동으로 사람들이 심리적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 유대감이 함께 마을을 아름답게 발전시키려 노력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밖에서 내성천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내부에 있는 사람들이 감정적으로 유대감을 형성하는 것이 내성천을 살리는 데 매우 중요한 힘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때때로 행사를 하는 것보다 규칙적으로 매일 사람들과 함께 살면서 서로 친해지고 대화를 나누면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내성천에 대해 고민하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어르신들은 무조건 개발해주면 좋다고 얘기해요. 그러나 개발도 가치 있는 것을 보전하는 방향으로 해야 돼요. 그래서 버스에서도 길에서도 사람들한테 말해요, 여기는 개발 없이도 가치 있고 평화롭게 살 수 있는 곳이라고.” 슈마허씨는 개발우선주의만이 답이 아니고 진짜 우리가 보호해야 하는 것과 가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현지 주민들과 소통한다고 말했다. 소중한 자연으로 마음이 평화롭고 치유를 얻을 수 있는 것도 몸이 편안한 것만큼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옛날 정말 아름다웠던 공간을 얘기하며 추억이 있는 공간의 기억을 되살리는 것이다.

“외국인 아닌 영주시민 되고 싶어요”

“현지인이 되고 싶어요. 외부인이 와서 왜 안 하냐고(내성천 안 지키냐고) 하는 것은 좀 아니잖아요.” 슈마허씨는 외국인이 왜 내성천에 관심을 갖냐는 말을 많이 들어왔다. 내성천살리기 운동을 위해서라도 그는 아예 현재 거주하고 있는 영주시에 정착할 계획이다. 지금은 영주시내에 ‘무위자연’의 뜻을 가진 NARI(nature remains intact) 생태카페의 개관을 준비하고 있다. 10월 23일 여는 NARI 생태카페는 더 많은 사람들이 환경 관련 회의도 하고 세미나와 생태체험 등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때까지 마땅한 장소가 없어 현장에서만 활동하고 사진 찍으며 사람들과 소통했지만, 이제는 센터를 만들어서 개인 사무실은 물론 규칙적으로 교육도 하고, 환경 관련 서적도 갖춘 환경사무실을 만들 계획이다. 앞으로 어떻게 내성천살리기 운동을 해나갈 계획이냐는 질문에 그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부터 하겠다고 답했다. “제가 아이들한테 생태교육 할 때도 얘기해요. 환경은 너무 큰 주제라 겁을 먹지만, 그냥 나부터 할 수 있는 걸 지키는 일이라 생각하라고요. 저는 추위를 너무 많이 타서 겨울에 히터 없이 못살아요. 여름에는 대신 에어컨을 안 틀어요. 그러니까 사람마다 다 할 수 있는 게 달라요. 내가 할 수 있는 게 있고, 내가 책임져야 하는 게 있다고 생각하는 의식이 중요해요. 같이 사는 지구니까 더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살 수 있으려면 조금씩 희생하는 마음을 가지면 돼요.” [caption id="attachment_183937" align="aligncenter" width="550"]회화나무 카페 앞 정원에서 와 인터뷰를 이어가고 있는 카리나 슈마허. ⓒ 윤연정 회화나무 카페 앞 정원에서 <단비뉴스>와 인터뷰를 이어가고 있는 카리나 슈마허. ⓒ 윤연정[/caption] <이력> 슈마허씨는 13살부터 10년간 그린피스에서 자원봉사를 꾸준히 해왔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년간 ‘예수형제협회’라는 기독교공동체의 유기농 농장에서 봉사하며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들을 진행했다. 2005~2008년에는 독일 로스토크(Rostock) 대학에서 농업생태학을 전공했다. 2008~2011년에는 호헨하임(Hohenheim) 대학에서 ‘환경보호와 농업먹거리 생산’을 주제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생태 연구 차원에서 호헨하임 대학 연구팀 소속으로 베트남에서 지하수 농약 검사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2012년에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 생태운동본부로 파견돼 활동하고 있다.
화, 2017/10/10-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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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댐 해체하고 내성천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해야 하는 이유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

[caption id="attachment_187778" align="aligncenter" width="640"] 국보급 하천 내성천, 지금은 영주댐으로 수장되어버린, 모래강 내성천의 눈물겹도록 아름다운 모습이다. 금강마을 앞 2012년. ⓒ 박용훈[/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87779" align="aligncenter" width="640"] 눈부시게 아름다운 모래강 내성천. 지구별 유일의 모래강 내성천.ⓒ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2016년 10월, 내성천에 들어선 영주댐이 준공을 했다. 이제 곧 담수를 앞두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 왜 영주댐 해체를 주장하고 내성천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해 보존하자는 것인가? 왜냐하면 마지막 4대강사업인 영주댐의 전제 자체가 잘못됐고, 영주댐을 유지했을 때의 가치보다 내성천을 온전히 보존했을 때의 가치가 더 크기 때문이다. 영주댐 건설 목적의 9할은 낙동강의 수질개선이다. 낙동강은 아직도 보에 갇힌 물이 그득하다. 그 양이 6억7천만 톤이나 된다. 그 많은 물이 가둬진 곳에 영주댐에서 조금씩 물을 흘려보낸들 수질에 어떤 영향을 끼친단 말인가? 더욱이 지난여름 영주댐에 발생한 녹조라떼는 오히려 내성천의 수질을 더욱 악화시켰다. 한마디로 영주댐은 정체불명의 댐이다. 이 댐을 위해 국민혈세 1조1000억이 날아갔다.

영주댐 물로 낙동강 수질 개선?

[caption id="attachment_187780" align="aligncenter" width="640"] 1급수 수질을 자랑하던 내성천에 심각한 녹조가 발생했다. 낙동강 녹조라떼보다 더 지독한 녹조 강이 되어버렸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그리고 이런 영주댐의 물로 낙동강의 수질을 개선시킨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차라리 댐을 허물어 과거처럼 맑은 1급수 물과 모래가 낙동강으로 흘러들어간다면 낙동강 수질개선에 오히려 도움이 될 것이고, 낙동강 재자연화를 위해서도 바람직할 것이다. 내성천은 예전부터 낙동강으로 맑은 물과 모래를 50% 이상 아낌없이 공급해주는, 낙동강의 어머니와 같은 강이 아니었던가. 또한 내성천은 '흰수마자'란 귀한 물고기의 고향이기도 하다. 흰수마자는 우리나라에서만 사는 우리의 고유종으로 그 서식처가 제한돼 있어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 종으로 보호받고 있다. 녀석은 고운 모래톱이 발달하고 물이 맑은 모래강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주댐 공사는 내성천에서 고운 모래들을 앗아감으로써 내성천의 깃대종이라 할 수 있는 흰수마자 생존에도 치명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 귀한 생명 한 종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영주댐은 사라져야 할 이유가 충분하다 종이 하나 사라진다는 것은 모든 만물이 연결된 존재라는 인드라망의 생명그물 한쪽이 끊어진다는 것으로 생태계 자체가 위태로울 수 있다는 의미다. 그 결과는 우리인간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멸종위기종을 지키고 보호하는 것은 이 거대한 생명그물을 지키는 일이며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다. [caption id="attachment_187781" align="aligncenter" width="640"] 내성천이 고향인 우리나라 고유종 흰수마자의 신비한 모습. 모래색과 같이 진화한 녀석은 모래톱 속에서 살아간다. 신의 숨결이 절로 느껴지는 생명체가 아닐 수 없다. 멸종위기종 1급인 이 귀한 생명체는 내성천에서 평화롭게 살고 있었지만 영주댐 공사로 중상류에서는 멸종했으며, 하류에서도 그 개체수가 극감하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embedyt] https://www.youtube.com/watch?v=rUbNjpf70w4[/embedyt]

또한 내성천은 비단 흰수마자뿐 아니라 다양한 멸종위기종들의 주요 서식처다. 사람의 접근이 용이하지 않은 산지와 잇닿은 공간은 야생동물들의 낙원이다. 강변 모래톱의 수많은 발자국은 이곳이 수많은 야생동물의 주요 서식처임을 그대로 증명해준다. 이와 관련해 동국대 바이오환경과학과 오충현 교수는 말한다. "내성천과 같은 서식처는 국내 다른 곳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우므로, 이곳이 훼손될 경우 이 지역에 적응하여 살아가는 생물들은 멸종할 위험이 매우 높다. 이런 점에서 내성천의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해 이 지역의 자연환경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대책 마련이 꼭 필요하다" 내성천은 또 감입곡류 지형을 간직한, 드넓고 깨끗한 모래톱이 만들어내는 경관이 특히 아름다운 강이다. 모래가 함께 흐르는 강으로 우리강의 원형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이러한 강 하나쯤은 원형 그대로 보존해 누대로 물려줄 필요가 있다. 영주댐이 유지되는 한 내성천 고유의 경관은 사라지게 된다. [caption id="attachment_187782" align="aligncenter" width="640"] 감입곡류 내성천 감입곡류 하천의 전형을 보여주는 내성천 회룡포의 아름다운 모습. 자세히 보면 용 두 마리가 승천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신병문[/caption]

지구별 유일의 보물 내성천

내성천은 무엇보다 우리를 위해서 필요한 강이다. 모래가 흐르는 강을 따라, 우리 고유종인 흰수마자가 노니는 강을 따라 걸어보면 이 강의 가치를 바로 알게 된다. 남녀노소 누구나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강, 그 생명의 공간에서 지친 영혼을 위로받을 수 있는 강, 이런 강 하나쯤은 남아있어야 하는 게 아니겠는가. "아름다운 경관이 사람의 마음을 울렸습니다. 나는 과학자가 아니라 어린아이가 된 듯 느꼈습니다. 은퇴해서 여생을 보내고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곳입니다. 특히 내성천의 모래사장은 너무나 자연적인 레크리에이션을 만들어주고 있어서 어떤 건축가나 조각가도 그런 경관을 인위적으로 만들 수 없습니다. 미국의 수많은 강을 가보았지만 이 정도로 아름다운 강은 한두 군데 보았을 정도입니다. 한 인간으로서 이런 보물을 잃는 것은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2010년 방한해 내성천 회룡포를 둘러본 미국 환경계획계의 석학인 버클리대학교 랜디 헤스터교수의 감탄이다. [caption id="attachment_187783" align="aligncenter" width="640"] 아이들이 안심하고 맘껏 뛰어놀 수 있는 강 내성천. 온몸으로 산 체험을 할 수 있는 이런 강은 흔치 않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두 번이나 낙동강과 내성천을 찾아 4대강 현장을 둘러본, 독일 최고의 하천 복원계의 전문가 카를스루 공대 한스 베른하르트 교수 또한 내성천의 가치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견해를 밝혔다. "내가 생각하는 강은 어떤 것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강을 향해 다가갈 수 있어야 하고, 물속에서 뛰어놀 수 있어야 하고, 발을 담글 수 있어야 한다. 바로 한국의 모래톱처럼 이런 것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이 강이다" 오랫동안 내성천을 기록해온 사진작가 박용훈 씨는 내성천의 아름다움을 다음과 같이 생생한 언어로 묘사한다. "강변 따라 걷다가 조심조심 강안에 발을 들여놓으면 강물 따라 모래알들이 흘러가는 것이 보인다. 놀란 갈겨니들이 물속에서 휙휙 지나가는 것을 보면서 이곳이 강인 것을 다시 한 번 실감한다. 모래가 발가락을 꾹꾹 누르는 촉감이 즐거워서 발걸음을 옮기다보면 강에 발을 들여놓았던 자리는 저만치 아득하다. 아이들은 누가 알려준 것도 아닌데 어느새 하늘을 바라보며 강물에 몸을 맡긴다. 잠깐 사이에 강과 친해지고 믿음이 생긴 것이다. 호기심 많은 아이는 젖은 모래톱에 작은 구멍을 파보다가 환호성을 하고 아이들이 모여들며 여기지기 파헤쳐본다. 섬진강 재첩보다는 좀 작지만 그래도 재첩은 재첩이다. 갑자기 눈앞에선 언뜻 파란색을 띈 물총새 한 마리가 수면 위를 빨랫줄처럼 지나가 강 건너로 사라진다. 몇 걸음 더 나아가자 나무그늘 물위에서 원앙 한 쌍이 푸드득 날아올라 타원을 그리며 멀리 날아간다. 알락할미새 한쌍은 쏜살같이 수면 위를 얕게 날며 멋진 곡예비행을 펼치는데 어디선가 뻐꾹새 우는 소리가 정겹다. 수달과 고라니의 발자국은 백사장 따라 천지이고 꼬마물떼새가 나에게 무슨 볼 일이 있는지 나타나 거리를 둔 채 몸을 뒤틀며 유혹한다. 들에서나 볼 것 같은 나비들이 모래톱에 군무를 즐기고 아이들은 그런 나비와 잠자리를 쫓아 모래밭을 여기저기 뛰어다닌다. 백사장에 둘러앉아 싸온 김밥과 과일을 깎아 먹거나 모래톱 경계 버드나무 그늘에 앉아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보면 선경이나 휴양지가 어디 따로 있는 것이 아니고 행복이 멀리 있는 것도 아닌 것 같다. 내성천을 들어 모래밭과 강을 걸어본 사람들은 이 강이 얼마나 귀하고 고마운지 금방 안다." [caption id="attachment_187784" align="aligncenter" width="640"] 모래강 내성천을 찾은 비오리 한 쌍이 수면 위를 날고 있다. 한 폭의 그름이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87785" align="aligncenter" width="640"] 내성천에서 백로들이 평화로이 물고기 사냥을 하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강은 인공수로가 아니라, 수많은 생명의 공존의 공간이다

4대강사업은 이명박근혜 정권의 적폐 중의 적폐다. 22조 2,000억 원이나 되는 국민혈세를 탕진하고 우리국토의 근간이 되는 4대강의 생태계를 완전히 망쳐버린 사업이다. 마지막 4대강공사인 영주댐 공사로 인해 우리하천 원형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내성천도 망가지고 있다. 4대강사업의 폐해는 그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지자체마다 벌이고 있는 4대강사업식의 지천사업으로 지천들마저 콘크리트 인공하천으로 뒤바뀌고 있다. 우리 강이 인공의 수로로 뒤바꾸고 있는 것이다. [caption id="attachment_187787" align="aligncenter" width="640"] 제2의 4대강사업인 지천공사 경북 군위의 아름다운 하천 곡정천이 4대강사업식의 하천공사로 인공수로가 돼버렸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그러나 강은 단순한 인공수로가 아니다. 강은 생명의 공간으로 그 자체로 살아있는 유기체라 할 수 있다. 강은 살아있는 역동적 존재로서 갈수기와 홍수기를 반복하면서 스스로를 정화해나가고 수많은 다양한 생명을 키운다. 인간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은 물을 마실 수밖에 없고, 강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강의 인공수로화나 댐은 강의 생태적 단절을 초래해 많은 생명들이 강으로 접근하는 것을 막게 되고, 그 결과 결국 죽음으로 내몰리게 된다. 강을 막고 댐을 짓거나 인공의 수로로 만드는 것은 강을 죽이는 행위이자, 수많은 생명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행위에 다름 아니다. [caption id="attachment_187788" align="aligncenter" width="640"] 고라니 한 마리가 물을 마시기 위해 내성천을 찾았다. 이처럼 내성천을 찾는 수많은 다양한 동물들이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이제 하천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강을 단순히 물길로 보는 시각을 벗어나 강은 인간뿐 아니라 다양한 생명들이 공존하는 공간이자 그 자체로 살아있는 유기체로 바라보는 근본적인 시각으로 말이다.

내성천을 국립공원이나 국가습지로 지정해 보호하자

그런 의미에서 영주댐을 유지했을 때의 가치와 내성천의 가치를 다시 원점에서 재검토해봐야 한다. 그래서 영주댐보다 내성천의 가치가 더 크다면 내성천을 그대로 보존해 후대로 물려줘야 한다. 내성천 같은 강은 우리나라 아니 전 세계적으로도 하나밖에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성천을 국립공원이나 국가습지로 지정하자는 것이다. 이왕에 영주댐에서부터 상류로 20㎞에 해당하는 수몰지 면적 10.46㎢는 국가 땅으로 귀속됐다. 이 영역은 내성천 전 구간 중에서도 가장 경관이 아름다운 운포구곡이 포함돼 있고, 생태적으로도 가치가 큰 곳이다. 이 영역들은 이미 국가에 귀속돼 있기 때문에 이들을 국립공원이나 국가습지로 지정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더 쉬울 수 있다. 내성천의 핵심구간이라 할 수 있는 이 구간을 강의 영역으로 되돌려 준다면 어쩌면 내성천은 지금보다 더 자연스럽게 살아있는 강의 모습을 회복해갈 수도 있을 것이고, 내성천은 어디서도 볼 수 없는 하천의 역동성을 다시 되찾는, 그야말로 우리하천의 원형으로 자리매김 될 것이다. 그로 인해 이른바 생태관광의 이름으로 더 많은 사람들을 불러 모을 수도 있어 지역경제를 살리는 방편이 될 수 있다. [caption id="attachment_187789" align="aligncenter" width="640"] SOS 내성천! 영주댐을 허물고 모래강 내성천은 흘러야 한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물론 이미 준공한 댐을 허무는 것은 우리사회에서 크나큰 결단을 요하는 일이다. 그러나 그 일은 우리강의 원형을 되살리는 일이자, 댐으로 인해 죽음으로 내몰리는 수많은 생명을 되살리는 생태정의를 구현하는 일이기도 하다. 또한 우리가 강을 바라보는 시각을 근본적으로 교정할 수 있는 기회란 점에서 꼭 필요한 결단이기도 하다. 우리는 이 땅의 미래세대인 아이들에게 무엇을 남겨줄 것인가? 녹조라떼 영주댐을 물려줄 것인가? 아니면 살아있는 대자연으로서의 내성천을 물려줄 것인가? 그 해답은 너무나 자명하다. 내성천을 내성천답게 만들어가는 일은 어쩌면 지금이 시작일 수 있다. 내성천을 국립공원이나 국가습지로 만드는 것이 그 첫 발걸음이다. 그것은 생명의 강을 되찾는 길이자, 우리사회가 생명을 대하는 의식을 보다 성숙하게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란 점에서 무엇보다 가치 있는 일이다. 그래서 문재인 대통령께 간절히 부탁드려본다. "대통령님, 우리 미래 세대들을 위한 강이자, 국보급 하천 내성천을 정녕 이대로 수장시키고 말 것인지요? 영주댐을 제발이지 좀 치워주십시오" [caption id="attachment_187790" align="aligncenter" width="640"] 우리 아이들에게 온전히 물려줘야 할 강 내성천. 우리 어른들의 몫이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87791" align="aligncenter" width="640"] 모래에서도 꽃은 핀다. 이곳이 내성천이다. 영주댐 허물고야 말 내성천 회생의 희망의 싹이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문의 : 물순환담당 02-735-7066
금, 2018/02/02-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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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래톱 위를 강물이 유유히 흘러가는, 모래강 내성천의 전형적인 모습이 담겼다.


▲ 모래톱 위로 수많은 야생동물들의 발자국이 찍혀 있다. 이곳은 마지막 남은 야생의 영역이다.


▲ 내성천 곳곳에서 만나게 되는 수달의 배설물. 수달뿐만 아니라, 고라니, 너구리, 삵 등등 다양한 야생동물들의 발자국들을 만날 수 있다


야생동물들의 낙원 내성천


모래의 강 내성천을 찾는 길은 늘 설레임과 긴장감의 연속입니다. 우리하천의 원형질 아름다움을 만난다는 기쁨에서부터 이번에는 그곳에서 또 어떤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게 될까 하는 설레임까지 말입니다. 이처럼 모래강 내성천은 우리하천의 원형을 간직한 곳으로 다양한 동식물들의 보고입니다. 드넓은 모래톱과 맑고 얕은 강물과 풍성한 강변 습지, 울창한 왕버들 군락 등등 야생동식물들에겐 이보다 더 좋은 서식환경이 없는 것이겠지요.


내성천 모래톱에서 늘 만나게 되는 수많은 야생동물의 발자국은 이곳이 바로 야생의 영역임을 그대로 웅변해줍니다. 고라니, 너구리, 삵, 수달 같은 야생동물에서부터 백로, 왜가리, 원앙, 수리와 같은 날짐승들 그리고 자라, 메뚜기, 참길앞잡이와 같은 곤충들과 흰수마자라는 전세계에서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물고기까지. 이처럼 내성천의 새로운 친구들과 그 흔적을 만나는 재미는 참 솔솔하고 신비하기까지 합니다. 그것들에서 신의 지문을 느끼기도 하기 때문에 말입니다.


4 에 조화를 이루어 진화한 메뚜기와 자라 그리고 반딧불이와 말조개의 모습이다. 이들의 모습에서 신의 숨결과 지문을 느끼게도 된다. 사진 - 박용훈


▲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흰꼬리수리도 내성천을 찾았다. 사진-박용훈


내성천 친구들 중에서 이번에는 아주 보기 드문 친구를 하나 만났습니다. 지난 1월 말 내성천에서 드디어 먹황새를 만난 것입니다. 먹빛 황새라는 뜻의 먹황새는 먹색(검은색)을 띄는 황새로 국내에서는 극히 보기 드문 철새로 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로 보호받고 있습니다. 몇해 전부터 내성천을 찾는 먹황새 소식은 전해 들었고, 녀석이 잠시 스쳐지나간 적도 있지만, 이번처럼 직접 대면해 오랫동안 관찰한 적은 처음이었습니다.


내성천 먹황새와의 만남


모래톱을 유유히 활보하는 낯설고도 검붉은 새 먹황새. 요즘은 황새도 보기 드문 이 나라에서 먹황새라니요. 먼발치에서 살금살금 따라가면서 녀석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게 됩니다. 탐조 망원경인 필드스코프를 꺼내고 천천히 그 모습을 관찰해보면 볼수록 이 고고한 새의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에 푹 빠져듭니다.


▲ 내성천에서 만난 먹황새의 모습이다. 먹빗을 띄고 모래강을 걷는 모습이 대단히 인상적이었고, 쉽게 사냥을 해 배불리 물고기 잡아먹는 모습을 기록했다.


▲ 내성천을 찾은 먹황새. 그러나 내성천의 상황은 예년 같지 않아, 언제까지 먹황새가 내성천을 찾을지 의문이다.


처음 먹황새가 발견된 지점은 이번에 필자가 녀석을 만난 지점보다는 훨씬 상류였다고 합니다. 먹황새의 존재를 먼저 알린 '습지와새들의친구' 자료를 살펴보면 내성천 먹황새에 대해서 이렇게 전하고 있습니다.


"내성천에서는 2009년부터 매년 먹황새가 관찰되고 있어 내성천이 먹황새 정기 도래지로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그 보호대책 마련이 시급히 요망됩니다. 먹황새는 내성천 금강마을에서부터 고평대교에 이르는 구간을 오가며 서식하고 있으며 현재 2-3개체가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지금은 한 마리만 목격되고 있고, 필자가 먹황새를 만난 지점은 처음 먹황새가 발견된 지점에서 훨씬 아래쪽이었습니다. 짐작하듯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은 조용한 곳을 선호하는 먹황새는 처음에는 금강마을 상류에서 주로 서식했다고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지금 그곳은 완전히 공사장으로 변해버렸습니다. 멸종위기종에다가 천연기념물인 녀석의 보호대책은커녕 녀석의 주된 서식처가 망가져간 것입니다.


▲ 먹황새가 도래했던 영주댐 공사가 시작되기 전인 2010년 5월 동호교 상류의 모습이다. 그러나 이곳이 4대강사업 때문에 아래와 같이 상파판으로 바뀐 것이다


▲ 수몰되는 동호교를 대신해 새로 다리가 놓이고, 강은 완전히 공사판이다. 이런 곳에 어떻게 먹황새가 올 수가 있을까?


영주댐 공사로 쫓겨난 천연기념물 먹황새


그곳은 영주댐으로 수몰되는 수몰지로서 영주댐 공사의 부속공사가 한창 진행중에 있습니다. 수몰면 위로 새로운 도로를 닦는다고 주변 산의 나무를 잘라내고 사면을 갂아 도로조성 작업에 여념이 없습니다. 댐이 하나 들어서면 댐 공사뿐만 아니라 그 부속공사 또한 이렇게 많습니다. 그리고 결국 담수를 시작하게 되면 그마저도 모두 잠기게 되는 것이고 말입니다.


수몰된다는 것은 그 속에 살고 있는 모든 생명들이 수몰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람만 이주를 한다고 문제가 없는 것인가요? 그 안에서 살아가는 저 다양한 생명들은 도대체 어떻게 하란 말인지요? 저들의 이주대책도 세워줘야 하는 것 아닌가요? 저들에게도 동의를 구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 영주댐 부속공사로 주변산지를 절개하고 그 위로 도로를 만든다고 영주댐 수몰지는 완전히 공사판으로 변해있다


"이 지구상 모든 존재는 연결되어 있다"는 인드라망의 세계를 굳이 들먹이지 않더라도 자연계는 생태계 사슬로 모두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한 종이 사라진다는 것은 엄청난 변화가 시작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꿀벌이 사라진다고 생각해보십시오.


세상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신비로 가득 차 있습니다. 꿀벌이라는 종이 사라지면 식량생산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는 것과 같이, 종이 하나 사라진다는 것은 우리가 비록 인식할 수는 없을지라도 어떤 생명의 신비가 뚝 끊긴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어떤 공간의 개발이든 신중에 신중이 거듭돼야 하는 이유입니다.


하물며 우리하천의 원형을 간직한 내성천은 어떠해야겠습니까? 태고의 신비와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생명들의 보고인 내성천 말입니다. 그러므로 영주댐의 건설은 신중에 신중을 거듭해야 합니다. 비록 댐 건설과 그 부속공사가 다 되어가는 시점이라고 하더라고 원점에서 다시 생각해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만큼 가치있는 하천이기 때문입니다.


영주댐이냐, 우리하천의 원형 보존이냐


댐을 가동했을 때의 가치와 댐을 허물어 원형 그대로의 내성천을 보존했을 때의 가치를 비교해봐야 합니다. 전국 1만8천 개 댐의 하나일 뿐인 영주댐으로 남을 것이냐, 아니면 우리하천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유일한 하천으로 남을 것이냐를 말입니다.


순천만은 그런 의미에서 시사하는 바가 많습니다. 흔히 해왔듯 순천만을 매립해 개발하는 것은 내성천에 댐을 짓는 것과 비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순천만은 환경단체뿐만 아니라 순천시까지 나서서 그곳을 매립하는 대신 보존하고 그를 통해 생태교육과 생태관광 등의 수익을 창출하는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그 결과가 지금의 순천만의 모습입니다. 갈대가 장관을 이룬 순천만, 매년 천연기념물 흑두루미가 떼지어 찾아오는 순천만, 그 흑두루미를 위해서 주변의 전봇대까지 뽑아낼 수 있는 순천시. 그로 인해 매년 수백만의 관광객이 찾아오는 순천만의 모습으로 말입니다.


▲ 고라니 한 마리가 내성천을 힘차게 내달리고 있다. 이들이 사라진다면 또 어떤 일이 일어날까? 사진-박용훈


▲ 한국에서 유일한 우리 고유종 흰수마자. 녀석도 점점 사라져간다. 내성천에서 흰수마자가 사라지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그러므로 먹황새의 이름으로, 흰수마자의 이름으로 그리고 수몰마을인 400년 전통마을 금강마을(최근 금강사라는 절터에서 보물급 유적이 출토됐고, 그로 인한 발굴작업이 아직 한창 진행중에 있습니다)의 이름으로 영주댐은 원점에서 다시 재고돼야 합니다.


내성천에 먹황새가 2009년 이 사업이 시작됐을 때 홀연히 나타난 이유가 무엇일까요? 이대로 댐이 완공돼 담수가 진행되고, 내성천의 육화현상이 심화된다면 더 이상 내성천에서 먹황새와 흰수마자를 볼 수 없게 될지도 모릅니다. 이들이 없는 내성천을 상상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2015년은 내성천에서 먹황새와 흰수마자가 영원히 자리잡을 수 있는 그 원년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여러분은 댐을 원합니까? 아니면 먹황새와 흰수마자가 영원한 내성천을 원하나요? 2015년은 그 선택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내성천으로 어서들 달려가보십시오. 더 늦기 전에.

월, 2015/02/23-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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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사진가 박용훈 씨가 모래의 입자가 얼마나 거칠어졌는지 설명해주고 있다.ⓒ환경운동연합

말레이시아 환경단체 SAVE Rivers와 함께 내성천을 가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처장([email protected])

[caption id="attachment_157307" align="aligncenter" width="640"]'세이브 리버스'의 대표 피터 칼랑이 영주댐을 둘러본 후 소감을 말하고 있다. 그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우화가 생각난다 했다. 눈앞의 이득에 눈이 멀어 황금 거위와 같은 내성천을 살해해서는 안된다 했다. 가운데 안경 쓴 이가 피터 칼랑. ⓒ환경운동연합 '세이브 리버스'의 대표 피터 칼랑이 영주댐을 둘러본 후 소감을 말하고 있다. 그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우화가 생각난다 했다. 눈앞의 이득에 눈이 멀어 황금 거위와 같은 내성천을 살해해서는 안된다 했다. 가운데 안경 쓴 이가 피터 칼랑. ⓒ환경운동연합[/caption]   “(내성천 영주댐 건설현장)이런 모습을 보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른 우화가 생각난다. 지금 그와 똑같은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당장의 더 많은 이득을 위해서 거위의 배를 갈라버렸듯이 눈앞의 이득을 위해 내성천을 죽여버리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지난 3월 11일 말레시아 환경단체 'SAVE Rivers'(사라왁 강살리기 네트워크)의 대표 ‘피터 칼랑’이 내성천 영주댐 건설현장을 둘러보고 한 말이다. (사)지학순정의평화기금 관계자와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들 그리고 'SAVE Rivers'(사라왁 강살리기 네크워크) 활동가들이 초록사진가 박용훈 씨 등과 함께 내성천을 둘러본 후 'SAVE Rivers'의 대표 피터 칼랑은 연신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아름다운 강 하나가 망가져가고 있는 현실에 절실히 공감한 때문이다. 그는 매일 하나씩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갈라 보면 한꺼번에 엄청난 황금알을 얻을 줄 안 어리석은 인간의 우화에 빗대, 내성천이라는 천혜의 보물에서 지금 당장의 이익에 눈이 어두워 저렇게 아름다운 강에 댐을 짓고 있는 현실을 개탄한 것이다. 그의 표현보다 현재 내성천의 상황을 정확히 말해주는 것이 있을까? 그렇다. 대한민국 정부는 내성천이라는 지구별 유일의 아름다운 모래강 한 가운데 댐을 지음으로써 앞으로 매일같이 황금알을 낳아줄 내성천의 명줄을 완전히 끊어놓으려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말했다. “만약 이러한 천연자원을 그대로 두고 보존한다면 더 큰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이익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제19회 ‘지학순정의평화상’ 수상차 내한한 이들은 우리 강을 보고 싶어 했다. 그래서 댐 반대운동을 하는 활동가들과 내성천을 찾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caption id="attachment_157308" align="aligncenter" width="640"]예천군 보문면의 우래교 아래의 내성천은 아직은 일부 모래톱이 살아있는 곳으로, 영주댐 공사 전의 내성천의 모습을 그나마 느껴볼 만한 공간이다. 온 사방이 산지로 둘러싸이고, 차량은 거의 다니지 않아 야생동물들이 많이 출몰하는 곳이기도 하고, 모래톱에 식생(풀)이 많이는 들어오지 않아 내성천 진면목의 일단을 느껴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환경운동연합 예천군 보문면의 우래교 아래의 내성천은 아직은 일부 모래톱이 살아있는 곳으로, 영주댐 공사 전의 내성천의 모습을 그나마 느껴볼 만한 공간이다. 온 사방이 산지로 둘러싸이고, 차량은 거의 다니지 않아 야생동물들이 많이 출몰하는 곳이기도 하고, 모래톱에 식생(풀)이 많이는 들어오지 않아 내성천 진면목의 일단을 느껴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환경운동연합[/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57311" align="aligncenter" width="640"]초록사진가 박용훈 씨가 모래의 입자가 얼마나 거칠어졌는지 설명해주고 있다.ⓒ환경운동연합 초록사진가 박용훈 씨가 모래의 입자가 얼마나 거칠어졌는지 설명해주고 있다.ⓒ환경운동연합[/caption] 이들과 함께 가장 먼저 둘러본 곳은 예천군 보문면의 우래교 아래의 내성천이다. 이곳은 아직은 일부 모래톱이 살아있는 곳으로, 영주댐 공사 전의 내성천의 모습을 그나마 느껴볼 만한 공간이다. 온 사방이 산지로 둘러싸이고, 차량은 거의 다니지 않아 야생동물들이 많이 출몰하는 곳이기도 하고, 모래톱에 식생(풀)이 많이는 들어오지 않아 내성천 진면목의 일단을 느껴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천천히 내성천의 모래톱을 거닐며 맑은 물과 모래가 흘러가는 내성천의 모습을 확인하고, 수달이 싸질러놓은 배설물도 함께 확인해본다. 모래가 점점 빠지면서 완전한 물길이 생겨버린 것과 모래 입자가 거칠어져버린 안타까운 모습도 함께.

용의 혈자리에 들어선 댐, 안전할까?

일행은 영주댐 현장도 함께 둘러봤다. 댐 본체는 거의 완공이 돼 있고, 막바지 주변 정리작업이 한창이었다. 거대한 댐이 들어선 이곳은 내성천 중에서도 아름답기로 유명했던 곳 중의 하나다. ‘운포구곡(雲浦九谷)’이라고 명명된 아홉 구비 아름다운 골짜기 중의 하나인 이곳에 댐이 들어선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이곳 지명이다. 이곳 지명은 용혈리(龍穴里)다. 굽이굽이 흘러가는 강의 모습이 거대한 용의 형상이고, 그 중에서도 핵심 혈자리인 곳에 댐이 들어선 것이다. 풍수지리를 굳이 들먹이지 않고 상식적인 선에서 봐도 위태로워 보인다. [caption id="attachment_157313" align="aligncenter" width="640"]SOS 내성천, 내성천 살려내라! 활동가들이 영주댐 건설 현장에서 기습 시위를 벌이고 있다.ⓒ박용훈 SOS 내성천, 내성천 살려내라! 활동가들이 영주댐 건설 현장에서 기습 시위를 벌이고 있다.ⓒ박용훈[/caption]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용혈리에 들어선 영주댐을 등 뒤에 두고 준비해온 현수막을 펼쳤다.

“SOS 내성천!”, “STOP BARAM DAM!"

그리고 일행은 마을 전체가 수몰되는 일천년 전통마을이자 물돌이 마을인 금강마을이 훤히 보이는 곳에 섰다. 발 아래로 금강마을 전체가 조망된다. 그런데 집이 하나도 없다. 모두 이주를 하고 집터마저 모두 뜯어버린 뒤였다. 2014년 뒤늦게 발굴되어 마을의 역사를 일천년 전으로까지 끌어올렸던 고려시대 절터인 금강사 터 또한 다시 매립되어 보이질 않는다. 휑한 마을길만이 그곳이 마을이었다는 것을 말해주는 듯했다.

댐건설은 가장 취약하고 소외된 사람들에게 심각한 영향을 준다

영주댐으로 인해 금강마을 20가구를 비롯하여 511세대 1,500여명의 이주민이 발생했다. 2000년 6월 동강댐 백지화 선언 뒤 댐 건설이 전무했던 그간의 댐 역사를 생각할 때 충격적인 사실이 아닐 수 없다. 전세계는 이미 댐의 시대와 작별을 고하고 있는데, 이 땅에서는 아직도 1,500명의 수몰민이 생기는 이 현실만 보더라도 이 나라 역사는 거꾸로 흐르고 있는 셈이다. 피터 칼랑은 수상 소감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세계댐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60년 동안 대형댐 건설로 고향을 떠나야 했던 사람들이 적게는 4천만에서 많게는 8천만 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특히 선(先)주민, 전통부족, 농업공동체가 가장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경우, 댐 건설로 실향민으로 전락한 수많은 사람들이 입은 경제적, 문화적, 심리적 피해는 엄청납니다. 이런 점에서 이러한 댐 건설은 가장 취약하고 가장 소외된 사람들에게 심각한 영향을 준다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caption id="attachment_157315" align="aligncenter" width="640"]일천년 역사의 전통마을이자 물돌이마을인 금강마을의 집들이 모두 소개된 채 마을이 있었던 흔적이라곤 휑한 마을길뿐이다. 뒤로 영주댐이 보인다.ⓒ환경운동연합 일천년 역사의 전통마을이자 물돌이마을인 금강마을의 집들이 모두 소개된 채 마을이 있었던 흔적이라곤 휑한 마을길뿐이다. 뒤로 영주댐이 보인다.ⓒ환경운동연합[/caption] 경북 북부의 골짜기 마을인 영주시 이산면과 평은면 두 개 면이 영주댐 건설로 사라졌다. 피터 칼랑의 말처럼 실향민으로 전락한 이곳 사람들에게도 댐은 경제적, 문화적, 심리적으로 엄청난 해악을 끼치고 있다. “대형 댐 건설이야말로 생태계 파괴, 민족문화 파괴의 원인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너무나 아이러니하게도 환경과 국민을 위해 헌신해야 할 정부 또는 기관이 바로 이러한 파괴적 댐 건설을 주도하거나 승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개발도상국가들에서 이러한 현상이 팽배해 있습니다. 흔히 국가의 경제적, 사회적 발전을 위한 것으로 정당화되는 이러한 대규모 프로젝트의 가장 큰 피해자는 바로 환경과 사람, 특히 문화적 유산이 파괴되고 삶의 터전을 빼앗기는 선주민들입니다” 누대로 살아온 삶의 터전을 하루아침에 잃어버린 이들은 뿌리 뽑힌 나무와 마찬가지가 아닐까? 뿌리 뽑힌 채 어딘가로 이식되겠지만 이전처럼 완전히 자라기도 어렵고, 자칫 죽어버릴 수도 있다. 그 일을 누가 책임질 것인지 피터 칼랑은 묻고 있다.

내성천의 국가 명승지, 선몽대와 회룡포

일행은 영주댐 건설 현장을 떠나 하류로 향했다. 내성천의 온전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내성천은 국가명승지를 두 곳이나 가지고 있는, 경관미가 아주 뛰어난 강이기도 하다. 국가명승지가 두 곳이나 있다는 사실 자체가 내성천의 가치를 잘 말해준다.바로 국가명승 19호 선몽대 일원과 국가명승 16호 회룡포가 그곳이다. [caption id="attachment_157318" align="aligncenter" width="640"] 사진6 - 영주댐 건설 전의 국가명승지 선몽대 일원의 모습. 명사십리란 말이 절로 떠오른다.2009년 9월의 모습.ⓒ환경운동연합 영주댐 건설 전의 국가명승지 선몽대 일원의 모습. 명사십리란 말이 절로 떠오른다.2009년 9월의 모습.ⓒ환경운동연합[/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57319" align="aligncenter" width="640"]영주댐 건설 후의 국가명승지 선몽대 일원의 모습. 명사십리의 모래톱은 온데간데없고 완전히 풀밭이 되어버렸다. 2015년 9월의 모습.ⓒ환경운동연합 영주댐 건설 후의 국가명승지 선몽대 일원의 모습. 명사십리의 모래톱은 온데간데없고 완전히 풀밭이 되어버렸다. 2015년 9월의 모습.ⓒ환경운동연합[/caption] ‘명사십리’란 말이 어울리는 맑은 깨끗한 모래톱과 그 위를 유유히 흘러가는 물줄기가 어우러진 풍경은 경관미의 백미가 아닐 수 없다. 이곳이 국가명승지가 된 까닭일 것이다. 그러나 영주댐 건설이 진행된 지금은 그 넓은 백사장엔 식생(풀)이 완전히 들어와 차버렸다. 초입의 솔숲이 없다면 이곳이 국가명승지 선몽대인지 풀밭인지 도통 구별할 수가 없다. 국가 명승지임에도 국토부에서는 멀쩡한 자연제방에 손을 대 완경사 제방으로 만든다고 토건공사를 벌이고 있다. 국가명승지에 대한 아주 작은 배려조차 없는 정부다. 일행이 들고 간 플래카드 “SOS 내성천!”을 펼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내성천을 살려내라!” [caption id="attachment_157320" align="aligncenter" width="640"]풀밭으로 변한 내성천 선몽대에서의 퍼포먼스. 내성천을 구해주세요!ⓒ박용훈 풀밭으로 변한 내성천 선몽대에서의 퍼포먼스. 내성천을 구해주세요!ⓒ박용훈[/caption]   일행은 마지막 행선지로 향했다. 내성천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관미를 자랑하는 곳 바로 국가 명승지 16호 회룡포다. 이곳은 감입곡류 지형과 사행하천의 진수를 보여주는 곳으로 360도 회돌아가는 물길과 그 안의 마을이 빚어놓는 풍광은 절경이다. 전망대에 서보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내성천이 낙동강과 만나는 삼강 합류부 바로 직전에서 큰 용트림을 하듯 크게 한번 굽이치는 곳이 바로 이곳 회룡포다. 그러나 이곳도 많이 변했다. 모래는 1m 이상 빠졌고 모래톱은 식생(풀)이 들어와 차면서 백사장을 점점 잠식하고 있다. [caption id="attachment_157321" align="aligncenter" width="640"]맑은 모래톱과 강물이 물돌이마을인 회룡포마을과 조화를 이룬 절경. 2009년 9월의 모습. ⓒ환경운동연합 맑은 모래톱과 강물이 물돌이마을인 회룡포마을과 조화를 이룬 절경. 2009년 9월의 모습. ⓒ환경운동연합[/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57322" align="aligncenter" width="640"]영주댐 건설 후 모래톱에 식생(풀)이 들어와 말라죽은 모습이다. 식생의 면적은 점점 더 넓어질 것이다. 국가명승지 회룡포의 명성이 빛 바랜다.ⓒ환경운동연합 영주댐 건설 후 모래톱에 식생(풀)이 들어와 말라죽은 모습이다. 식생의 면적은 점점 더 넓어질 것이다. 국가명승지 회룡포의 명성이 빛 바랜다.ⓒ환경운동연합[/caption]  

아직 늦지 않았다, 내성천을 지켜야 한다

아직 늦지 않았다. 아직 영주댐이 완공된 것도 아니고, 담수가 시작된 것도 아니다. 댐은 지어졌으나 아직은 물을 채우지 않았다. 내성천의 가치가 더 큰 것일까, 영주댐의 가치가 더 큰 것일까 지금부터 다시 꼼꼼히 생각해보자. 영주댐의 주목적은 낙동강 보에 물을 채우기 위함이다. 즉 마지막 4대강 공사로 운하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지는 댐이다. 그러나 운하는 이미 포기했다고 정부에서 말한다. 그렇다면 목적이 사라진 댐이다. 목적이 사라진 댐을 위해 우리강의 원형을 간직한 강이자 완벽한 생태계를 간직한 국보급 하천을 그냥 수장시킬 수는 없다. 영주댐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해 보존하자고 주장하는 이유다. [caption id="attachment_157323" align="aligncenter" width="640"]내성천을 구해주세요! 회룡포 전망대에서의 퍼포먼스!ⓒ환경운동연합 내성천을 구해주세요! 회룡포 전망대에서의 퍼포먼스!ⓒ환경운동연합[/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57324" align="aligncenter" width="640"]무섬마을 외나무다리에서의 퍼포먼스. STOP DAM!ⓒ박용훈 무섬마을 외나무다리에서의 퍼포먼스. STOP DAM!ⓒ박용훈[/caption] 국가명승지를 두 곳이나 간직하고 있는 강이자. 각종 멸종위기종 동물의 보고인 내성천. 완벽한 생태계의 보고 내성천 같은 강 하나 정도는 이 나라가 보존할 가치가 충분하지 않을까? “내가 살고 있는 사라왁주는 열대우림이고 (내성천처럼) 생물다양성도 풍부하다. 그곳에 바람강이 흐른다. 기본적으로 모든 강은 파괴되어선 안 된다. 강은 기후변화도 막아내고, 물고기를 비롯한 다양한 야생생물의 서식처이자 우리 인간이 공존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강은 절대 파괴되어선 안 된다. 사라왁 강살리기 네트워크 결성 이유가 자연의 동식물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같이 나서야 한다. 지구가 더 있는 것도 아니고 단 하나뿐이기 때문에 지금 이 지구를 지켜내지 못하면 여분의 지구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자연을 지켜야 한다.” 피터 칼랑의 말처럼 내성천이 댐으로부터 파괴되도록 내버려둘 수 없는 이유인 것이다. 그렇다. ‘여분의 지구’는 없다. 지구별 유일의 모래강 내성천은 온전히 보존되어야 한다.  

<지학순정의평화상이란?>

지학순정의평화상은 억압받은 사람들을 인간화시키고 해방시킴으로써 사회정의와 민주화에 기여하고자 했던 고 지학순 주교의 업적과 뜻을 추모하는 취지로 1997년 3월부터 시작 되었다. 지학순정의평화상은 각 나라의 불의와 폭압적 사회구조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인류의 정의평화에 기여한 개인이나 단체를 지원한다. 올해 처음으로 인권단체가 아니라 환경단체에 상을 수여했다. 이는 환경 문제가 곧 인권의 문제라는 것을 인식한 결과다.

<'SAVE Rivers'(사라왁 강살리기 네트워크)?>

'세이브 리버스'(사라왁 강살리기 네트워크)는 지난 2011년 결성된 비정부민간단체로, 말레이시아 사라왁 지역 대형 댐 건설에 반대하는 환경보호운동을 펼쳐왔다. 사라왁 주 정부는 2030년 완공을 목표로 수력발전용 12개 댐 건설계획을 추진했다. 건설 과정에서 수십만 헥타르의 삼림과 경작가능 토지가 수몰되고 수십만 명의 원주민들이 강제 이주될 위기에 놓였다. 세이브 리버스 네트워크는 주민들을 상대로 환경과 인권에 관한 포럼과 워크숍을 열고 주 정부를 상대로 한 시위에 나섰다. 2013년 쿠알라룸푸르에 있는 말레이시아 국회까지 총 300km를 걷는 ‘녹색 걷기’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이들의 반대 운동은 큰 반향을 일으켰고 결국 지난해 8월 주 정부가 댐 건설 중단을 선언함으로써 수몰예정지역 주민들의 삶의 터전을 지켜냈다. ‘세이브 리버스’의 사례는 환경이 곧 인권임을 보여주는 사례다. 'SAVE Rivers'(사라왁 강살리기 네트워크) 활동영상 바로가기    
월, 2016/03/14-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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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고양시 공릉천에 위치한 휴암보는 보체가 노후하고 에이프런이 파손되었으며 상류가 퇴적토로 가득 차 하중도가 생겼다. Ⓒ환경운동연합

대한민국 하천에 보 33,842이중 상당수는 철거 대상으로 확인돼

  ○ 환경운동연합이 국가어도정보시스템(www.fishway.go.kr)을 통해 확인한 자료에 의하면 전국에는 33,842개의 보가 설치된 것으로 밝혀졌다. 통상 18,000개 규모로 알려졌던 것에 비하면 두 배에 가까운 수치이다. 보(small dam)는 관개용수를 끌어들이기 위해 하천을 가로막아 쌓아올린 저수시설을 의미하며 수위가 15m 이상이고 저수량이 3백만 톤 이상인 대형 댐을 제외하고는 모두 보로 분류할 수 있다. 지역별로는 ▲경상남도가 6,737개로 가장 많았고, ▲경상북도 4,505개 ▲전라남도 4,728개 ▲전라북도에 4,728개의 보가 있어 경상도, 전라도 지역에만 우리나라 전체 보의 70%가 밀집되어 있으며 ▲충청남도 4,055개 ▲경기도에도 3,258개의 보가 설치되어 있다(<표1> 참조).    

파손된 보 5,857개로 전체의 17.3%에 달해, 공식 폐기된 보 3,826개는 하천에 흉물로 방치

전국 33,842개의 보 가운데 ▲보체가 파손된 보는 3,176개 ▲보 하류 수로에 설치하는 콘크리트 구조물인 에이프런이 파손된 보는 1,156개 ▲보체와 에이프런 모두가 파손된 보는 1,525개로 이들의 합은 5,857개로 이는 전체 보의 17.3%에 해당한다. 특히 강원도 지역은 2,762개의 보 가운데 732개의 보가 파손되어 파손율이 26.5%에 달하고, 경기도 역시 3,258개 보 가운데 705개의 보가 파손되어 21.6%의 보가 기능을 다 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운동연합이 지난 4월 모니터링으로 확인한 고양시 선우궁보도 같은 사례다(<그림> 참조). 선우궁보는 길이 150m, 높이 1.3m, 폭 1.5m의 콘크리트 보로 공릉천을 가로질러 설치되어있다. 보의 본체는 구조가 노후화되었으며 에이프런이 파손된 채 방치되어 있었다. 또한 보 상류는 퇴적토로 가득 차 저수기능을 상실했고, 심지어는 하중도가 생겨 수령이 8~10년 수준의 버드나무가 빼곡히 자리 잡았다. 박평수 고양환경운동연합 전 의장은 “공릉천만해도 파손된 보가 수없이 많다.”며 “주변지역이 비닐하우스로 바뀌면서 용도가 없어지고 기능도 하지 못하면서 콘크리트가 흉물스럽게 방치되어있으니 경관도 나쁘고 수질악화에 생태계단절까지 가져와 문제”라고 지적했다.   [caption id="attachment_161640" align="aligncenter" width="679"] 경기도 고양시 공릉천에 위치한 선우궁보는 보체가 노후하고 에이프런이 파손되었으며 상류가 퇴적토로 가득 차 하중도가 생겼다. Ⓒ환경운동연합[/caption]   경기도 성남시 탄천에 위치한 보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15.7 ㎞의 짧은 성남구간에만 1~3m 규모의 보가 15개 설치되어있다. 애초에 농업용으로 설치되었으나 인근지역의 택지개발로 인해 용도를 상실한 채 방치되어 있다. 최근 성남시는 수질개선을 위해 상시로 수문을 개방하는 노력을 하고 있으며 성남환경운동연합 등 지역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용도를 상실한 보의 구조물을 해체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한편, 한국농어촌공사와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발행한 ‘농어촌생산정비 통계연보’에 따르면 1984년부터 2013년까지 30년간 우리나라에서 폐기된 보는 3,826개로 그 면적은 14,224Ha에 달한다. 환경운동연합이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한국농어촌공사에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인한 폐기사유는 ▲농업용수공급 대체시설로 인한 용도상실 ▲댐건설로 인한 수몰 ▲수해로 인한 멸실 ▲기능상실 및 노화 ▲농지소멸에 따른 폐기 등이다. 그러나 폐기한 보의 83%는 행정적으로만 폐기된 채, 콘크리트 구조물은 하천에 그대로 방치된 것으로 조사되었다.  

 “환경부는 보철거 정책 수립해 수질개선, 생태계 회복 해야

용도와 기능을 상실한 채 하천에 방치된 전국의 보와 댐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문제가 있는 보의 존속가치와 철거에 따른 경제적·환경적 편익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다. 한경대학교 백경오 교수는 “댐철거에 적극적인 미국의 경우 2m이하의 작은 보는 물론이고 최근에는 높이가 55m인 영주댐과 같은 대형 댐 4개를 동시에 철거하는 클라마스 강 복원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며, “우리나라도 생태계 회복과 수질 개선을 위해서 적극적으로 고려해볼만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보 관리의 문제점은 기초적인 현황 파악조차 어렵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환경운동연합 물하천팀 신재은 팀장은 “인근 지역의 택지개발로 인해 부득이 부분폐기하거나 심각한 수해로 멸실되는 상황이 아니면 보의 용도상실과 기능 상실에 대한 평가조차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며, “환경부는 적극적인 보 철거 정책을 수립해서 수질개선과 생태계회복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2016년 6월 10일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권태선 박재묵 장재연 사무총장 염형철

  문서 첨부 :[보도자료] 대한민국 하천에 보 33,842개 이중 상당수는 철거 대상으로 확인돼   *문의 : 물하천팀 신재은 팀장 ([email protected] / 02-735-7066) 물하천팀 안숙희 활동가 ([email protected] / 02-735-7066)   졸댐배너
* 관련 글 보기 [댐졸업]우리가 시작하는 댐 졸업이야기 [댐졸업-UCC]그녀는 어디 가는걸까요 [댐졸업-물의날 토론회] 기능없는 댐, 용도 없는 댐, 해체해 볼까? [댐졸업]2015년, 미국의 댐 철거 [댐졸업] 곡릉2보 졸업 후 10년, 어떻게 바뀌었을까요? [댐졸업]댐졸업 캠페인 로고(B.I)를 공개합니다. [댐졸업]미국, 역사상 최대의 댐졸업 프로젝트 합의
목, 2016/06/09-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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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게이트댐ⓒJim McCarthy

지난 4월, 미국 역사상 최대의 댐 철거 프로젝트인 클라마스 강(klamath river) 복원이 결정되었다. 이 결정은 캘리포니아 주지사, 오레곤 주지사, 미국 내무부 장관, 전력사인 퍼시픽코프에너지(PacifiCorp), 거주민, 환경단체, 농민 등의 합의를 통해 이루어졌다. 이번 합의는 수십년에 걸친 운동의 성과이며, 본격적인 철거는 2020년 시작된다. [caption id="attachment_161192" align="aligncenter" width="640"]미국 내무부 장관 등이 모여서 클라마스 강 댐 철거에 서명하는 모습ⓒAP통신 미국 내무부 장관 등이 모여서 클라마스 강 댐 철거에 서명하는 모습ⓒAP통신[/caption]

네 개의 대형 댐을 동시에 철거

이번 프로젝트는 클라마스 강에 1909년부터 1962년까지 퍼시픽코프에너지가 지은 네 개의 댐을 동시에 철거하는 역사상 최대 규모의 하천복원이다. 그동안 미국에서 철거된 댐 중 가장 높은 것은 워싱턴의 엘와강(Elwha river)에 위치한 높이 64m의 글라인스캐니언 댐(Glines Canyon Dam)이었지만, 대규모 댐 네 개가 동시에 철거된다는 면에서 역사상 최대의 댐졸업이다. 클라마스 강의 네 개의 댐 철거로 인해 연어는 480km가 넘는 서식지를 되찾을 것이다. 또한 강 유역 전반에 걸친 수질개선, 공동체 활성화 등 종합적 사업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이번에 철거되는 네 개의 댐 중 가장 오래된 댐은 1918년에 건설된 높이 40m의 콥코1댐(Copco 1 dam)이다. 높이로만 따지면 춘천댐과 맞먹는 규모이며, 120km의 연어 서식지를 가로막는 시설물이다. 계단형으로 높이 솟은 댐 표면에 잔뜩 낀 녹조는 트레이드 마트가 되었다. 콥코2댐은 별도의 담수기능 없이 1댐 하류에서 물을 발전소쪽으로 흘려보내기 위해서 1925년 건설되었다. 보일댐(JC Boyle Dam)은 콥코댐 상류에 위치하고 있으며, 높이는 22m규모이다. 부영양화와 수온상승, 용존산소 저하 등 많은 문제를 유발해왔다. 가장 높은 댐은 아이언게이트댐(Iron Gate Dam)인데, 높이는 약 53m규모로 국내에서는 높이 55m의 영주댐과 비슷하며, 1962년 건설되었다. 국제대댐회(ICOLD)에서는 높이 15m이상의 댐을 대댐(Large Dam)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번에 철거되는 네 개의 댐은 모두 이 기준을 가뿐히 넘는다. 연어의 입장이 돼서 약 50km 구간에서 네 개의 대형 댐이 사라지는 것을 상상해보자. 가히 연어에게 천국의 문이 열리는 순간이 될 것이다. [caption id="attachment_161196" align="aligncenter" width="640"]클라마스 강 졸업을 앞둔 4개의 댐 위치 클라마스 강 졸업을 앞둔 4개의 댐 위치[/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61195" align="aligncenter" width="640"]콥코1댐 콥코1댐[/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61194" align="aligncenter" width="400"]아이언게이트댐ⓒJim McCarthy 아이언게이트댐ⓒJim McCarthy[/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61193" align="aligncenter" width="640"]보일댐ⓒmapio.net 보일댐ⓒmapio.net[/caption]  

댐 철거로 연어서식지 회복, 수질개선 기대

댐철거에서 가장 큰 수혜당사자는 역시 회유성 어종이다. 이 지역은 미국 서쪽 해안에서 세 번째로 연어가 많이 잡히는 곳이며, 댐으로 인해 연어 서식지가 단절되고 있다. 댐 철거는 위험에 처한 연어와 무지개송어 서식지 약 482km를 복원할 예정이다. 미국 메인주에 위치한 수아답스쿡 강의 댐은 해체되고 한달만에 산란기의 어류가 다시 돌아온 것으로 보고되었다. 이렇듯 짧게는 한달, 길게는 일년안에 생태계는 빠르게 회복된다. 국내에서도 울산 태화강 방사보를 2006년 철거한 이후 연어서식지의 복원이 보고되고 있다. 뿐만 아니다. 한국에서 4대강 사업이 그러했듯 미국에서도 댐 상류에는 녹조발생과 독성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어왔다. 현지 연구에 따르면 콥코댐과 아이언게이트댐은 독성을 가진 마이크로시스티스류의 남조류를 배양하는 완벽한 조건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마이크로시스티스는 아이언게이트댐 하류에 위치한 클라마스 강 하구에까지도 영향을 미쳤다. 마이크로시스티스는 가축과 사람의 효소활동을 저해해서 간암을 유발하거나 신경계통에 독성을 나타내는 물질을 생산해서 문제가 된다. 국내에서도 4대강사업으로 본류에 대형 댐들이 생기면서 해마다 심각한 녹조현상을 앓고 있는 상황이다. 2012년에 처음으로 대량발생한 녹조는 해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으며, 지난겨울에는 얼음녹조가 나타나는 등 4대강의 생태계는 근본적 변화를 앓고 있는 상황이다. 수문을 열자, 댐을 없애자는 이야기가 허공에 둥둥 뜨는 사이 강물 속 물고기들은 숨이 턱턱 막혀오고 있다. [caption id="attachment_161199" align="aligncenter" width="345"]낙동강 도동서원 앞 도동나루터에 녹조가 피기 시작하고 있다. 2016년 5월 17일 촬영 ⓒ대구환경운동연합 낙동강 도동서원 앞 도동나루터에 녹조가 피기 시작하고 있다. 2016년 5월 17일 촬영 ⓒ대구환경운동연합[/caption]

공릉천, 보 없애고 수질개선 효과를 확인했지만...

올해 초 환경부는 4대강 사업 이후 창궐하고 있는 녹조 발생·번무의 원리를 파악하기 위해 낙동강 내에 수조 형태의 실험시설을 설치할 계획임을 밝힌 바 있다. 보에 물을 가두면 녹조가 정말로 피는지 안피는지 보겠다는 의도다. 환경부는 정말 몰라서 이러는걸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환경부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환경부가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2004년부터 2008년까지 ⌜기능을 상실한 보 철거를 통한 하천생태통로 복원 및 수질개선효과⌟ 연구용역을 발주해서 보 철거 전/후 어떻게 하천 생태계가 변화하는지를 확인한 것이다. 이 연구에서는 공릉천에 위치한 곡릉2보를 2006년 철거하고 그 변화상을 관찰했다. 정체된 물에 쌓여있던 오니가 쓸려 내려가고 깨끗한 모래와 자갈들이 퇴적되었다. 물의 오염지표로 사용되는 생화학적 산소요구량(BOD) 농도의 경우 보 철거 전인 2006년 3월 6.1 mg/l (4등급 수질)에서 보철거 후인 2006년 9월에는 1.19 mg/l (1등급의 수질)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생태적으로는 물밖으로 드러난 지역에 새로운 개척자 식물들이 들어서고, 흐르는 물을 좋아하는 납작하루살이류, 강하루살이, 통날도래류 등이 새롭게 출현하는 변화가 있었다. 이같은 의미있는 연구는 불행히도 환경부에 2008년 보고된 이후 본격적으로 행정에 반영되지 못한 채 사장되고 말았다. 2008년, MB의 등장과 함께 강 전역을 파헤치는 4대강 사업이 시작된 것이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데, 현장은 어떻게 변했을까. 2016년 4월, 보를 철거한지 꼭 10년만에 공릉천을 찾았다. 보 구조물을 뜯어낸 자리를 마감했던 돌망태는 현장에서 찾기 어려울 정도로 수풀이 우거졌다. 개척자 식물군이 아름다운 버드나무 숲으로 바뀌었다. 강 중간에는 퇴적된 모래가 하중도를 이루고 갈대숲이 만들어졌다. 보 해체 이후 인근에 생각지 못한 침식작용은 없었을까 둘러보았지만, 강은 그저 평화로운 강으로 돌아와 있을 뿐이었다.  

미국의 대규모 댐졸업, 부러워만 말고 우리도 준비하자.

우리나라가 초보적인 연구단계에서 하천복원정책이 후퇴해버린 것과는 달리 미국은 계속해서 복원의 규모를 키워가고 있다.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번에 미국에서 졸업하는 댐 4개의 철거와 복구 비용은 보험을 포함해서 약 4천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여전히 전력발전을 하고 있는 댐이며, 총 154MW규모로 청평댐의 수력발전 설비용량보다 크다. 댐을 철거로 중단되는 전력생산에 대한 경제적 손실은 효율개선이나 다른 공급원을 통해서 보상하기로 합의했다. 미국사회는 강복원으로 얻을 수 있는 연어의 서식지 복원과 수질개선의 편익이 복구비용과 전력생산 손실비용을 감당할만큼 충분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댐을 졸업시키자는 주장을 하기 위해 그 이상의 어떤 이유가 필요할까. 또한 이번 클라마스 댐 철거에서 눈여겨 볼만한 것은 다양한 공동체가 합의과정에 참여해서 만들어낸 결과라는 점이다. 현지 거주민, 전력사, 환경단체, 어민 등 40개 이상의 이해당사자가 오랜기간 협의를 거쳐 2010년 협약을 맺고 2016년 드디어 주지사와 내무부까지 철거에 합의한 것이다.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오랜기간 동안 서로를 만나고 설득하고, 함께 협력하면서 험난한 과제를 해결해냈다. 우리 정부와 학계에서도 멀리 떨어진 미국의 강에서 이루어지는 대규모 댐졸업 프로젝트를 눈여겨보아야 할 것이다. 한국에서도 용도와 기능을 상실했거나, 용도와 기능을 유지하기에 경제적이지 않은 많은 댐들을 졸업시킬 날을 꿈꿔본다. 크고 작은 많은 댐의 이름이 스쳐간다. [caption id="attachment_161197" align="aligncenter" width="640"]클라마스 원주민 댐철거 집회 클라마스 원주민 댐철거 집회[/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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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16/06/07-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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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죽박죽 물 정책, 물 민주화로 풀어야

환경운동연합 염형철 사무총장

#장면 1.

부산 시민들이 들으면, 충격받을 만한 사실이 있다. 더러운 물을 전국에서 가장 비싼 돈을 주며 사용하고 있다는 거다. 상수도 요금을 살펴보면, 톤당 690원(가정용 월 20㎥ 사용 시, 물이용부담금 170원/㎥ 별도)으로 전국 최고치다. 하지만 정작 경남 물금과 매리 지역에서 끌어온 물은 상수원수 기준 Ⅱ-Ⅲ급수에 해당한다.

맑은 물을 마시는 것, 부산시민의 오랜 염원일 거다. 그래서일까? 부산시는 깨끗한 바닷물을 담수처리하고 멀리 남강댐에서도 물을 끌어오겠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부산의 가장 동쪽의 수질이 좋은 기장군 앞바다의 해수담수화 시설은 가동도 못 한 채 방치되어 있다. 하필이면 고리원자력발전소가 가까이 있어, 시민들이 방사능 오염을 우려해 주민투표까지 해서 공급을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멀리 96km 상류 진주 남강으로부터 물을 끌어오는 사업도 난관이다. 경남도가 물 공급에 반대하고 있을뿐더러, 남강의 공급가능량에 여유가 별로 없는 탓이다. 어찌어찌해서 최대치인 46만㎥/일을 끌고 오더라도, 이는 부산시가 하루 공급하는 양 105만톤의 43.8% 수준에 불과하다. 부산시는 '남강에서 물을 가져와야 한다'고 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이걸 가져와도 대책이 되지 못할뿐더러 '누가 마실 건지'를 두고 부산시민들끼리 또 싸움을 벌일 판이다.
[caption id="attachment_181429" align="alignnone" width="349"]noname01 ▲ 96km떨어진 남강댐에서 물을 가져오고 싶은 부산시 ⓒ 염형철[/caption]
 

#장면 2.

4대강 삽질에 촌극이 벌어졌다. 낙동강 수질에 문제가 생기면서 엄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경남도와 국토부는 남강의 용수 공급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댐 수위를 높이는 계획을 했다. 지금보다 더 많이 저수해서 서부 경남과 부산 등에 남강댐의 물을 공급하겠다는 거다.

하지만 남강댐의 수위를 높일 경우, 홍수에 물이 넘쳐 붕괴될 위험이 크다. 이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자 국토부는 남강댐 상류에 댐을 지어 남강댐이 범람하는 것을 막겠다는 지리산댐 계획을 내놨다. 평상시엔 비워두고 호우 시엔 지리산댐을 채우겠다는 거다. 그럴싸하게 들리나 '택도(턱도) 없는' 말이다. 계획대로라면, 지리산댐은 남강댐에서 85km 상류, 남강댐 유역면적의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좁은 곳에 들어선다. 아무런 효과가 없다는 거다. 이와 관련해 논리가 타당한지, 경제성이 있는지는 굳이 여기서 논하지 않겠다. 다음은 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내놓은 식수댐이다. 홍 전 지사는 재임 시절 산골짜기마다 작은 댐을 지어 맑은 물을 공급하겠다고 했다. 뭘 모르고 하는 소리다. 작은 댐들은 공급 단가가 높고, 가뭄에 쉽게 말라버려 안정성이 약하다. 결국 가뭄 시에는 다시 낙동강 물을 먹어야 한다. 홍 전 지사는 억지를 부렸다. 경남의 지자체들은 앞다투어 국토부에 댐 건설을 신청했다. 그 결과는 참혹하다. 국토부는 14개 댐 중 1개만 예심을 통과시켰다. 경제성이 없을뿐더러, 자료들이 부실해서 모두 문서 심사의 문턱도 넘지 못했다. 통과된 1개 댐도 본심에서 탈락할 확률이 낮지 않다.
[caption id="" align="alignnone" width="591"]메인이미지 ▲ 현재 저수량의 2배 규모로 증설을 추진 중인 김해시 대동면 시례저수지 전경. ⓒ 김해시[/caption]
 

#장면 3.

낙동강물을 안 먹겠다는 울산 여론 때문에 국보 285호가 위기에 처했다. 사연은 이렇다. 울산은 평상시엔 사연댐과 천상댐의 물을 생활용수로 공급한다. 하지만 공업용수 100만톤/일은 낙동강에서 가져가며, 사연댐과 천상댐의 물 사정이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낙동강 물을 식수로도 공급한다. 울산 역시 낙동강에 의존하고 있는 셈이다.

천상댐에는 세계 최대의 후기 구석기시대 유적인 반구대 암각화가 있다. 국보 285호다. 하지만 반구대 암각화의 위치는 댐이 만수위로 채울 경우 물속에 잠기게 된다. 암각화의 훼손을 막기 위해서 수위를 낮춰야 할 텐데, 울산시는 수량의 감소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낙동강의 물을 마시는 것에 대해 울산시민들의 거부감이 크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울산시가 별도의 대책을 추진하는 것도 아니어서, 반구대 암각화 보전 대책은 하릴없이 표류하고 있다.

File:Amlou2518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jpg

▲ 반구대암각화 ⓒ Amlou2518

#장면 4.

대구에는 수십 년째 헛공약을 내세우는 정치인들이 있다. 낙동강의 수질 불안을 표심으로 이용하고 있는 거다. 대구의 오랜 염원은 강정의 취수구를 구미시 상류로 35km 이전하는 것이다. 1991년 구미 공단에서 페놀 방류 사고가 발생한 이후 대구시민들에게 상수원 이전은 가장 큰 현안이다. 2010년 이후 1-4다이옥산이 검출된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이러한 요구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수자원공사 등을 통해 계획까지 수립해 놓은 상태다.

하지만 구미시와 경북도는 상류의 물 공급량 부족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환경부로서도 대구의 취수원 이전은 다른 도시들의 연쇄적인 취수원 이전 요구로 이어질 것이 뻔한 상황에서 동의하지 못하고 있다. 되짚어보면, 대구지역 정치인들의 머리엔 도시 하류의 강에서 수돗물을 취수하는 것은 부적합하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구미의 수질을 개선하기보다 그 위쪽으로 취수구를 이전하는 게 더 낫다는 판단이다. 이러한 대토는 대구 이남의 수질에 대해선 보장하지 않겠다는 심보가 숨어 있다. 하여튼 대구의 정치인들은 수십 년째 불가능한 공약으로 시민들에게 헛꿈을 심어주고 있다. [caption id="attachment_181431" align="alignnone" width="340"]noname04 ▲ 취수원을 상류로 옮기고 싶은 대구 ⓒ 염형철[/caption]

해법은 있다

'남강댐 물을 달라'는 부산시, '지리산댐과 식수댐들을 건설하겠다'는 경남도, '사연댐 수위를 낮추지 않겠다'는 울산시, '수돗물 취수구를 구미 상류로 올리겠다'는 대구시의 주장들은 하나하나 살펴볼 때 틀린 말이 아니다. 하지만 보다 넓게 보자. 낙동강의 눈으로 바라보면, 이들의 주장은 서로 모순될 뿐 아니라, 상대에게 더 큰 피해를 전가하는 정책들이다.

모든 원인은 낙동강 본류의 수질 악화에서 출발한다. 낙동강 수질을 개선하고, 주민들에게 신뢰를 줄 수만 있다면 이들 문제는 한꺼번에 해결된다. 하지만 지금 누구도 낙동강의 문제를 전체로 보고 공동 대응을 시도하지 않는다. 당장 수질 관리에 책임이 있는 환경부로서도 타 부서와 여러 지자체들에 영향을 끼치는 결정을 하기엔 부담스럽다. 무엇보다 낙동강 녹조를 창궐시킨 4대강 보 건설 등에 환경부는 발언권이 없었다. 어쩌면 크게 낙동강을 보는 역량도 없고, 까다로운 일을 담당할 의지도 없었을 것이다. 환경부를 비롯해 누구도 책임이 없고, 당장 자신들의 문제만 해결하려고 임시방편만 내놓는 사이에 낙동강은 최악의 수질, 최악의 비효율 관리체계를 정착시켜 왔다.

낙동강 수질 정책의 실패

낙동강의 녹조와 수질악화에 대해 환경부가 아예 손을 놓고 있었던 건 아니다. 4대강 사업비 22조 원 중의 3.9조 원은 수질 개선비용이었고, 특히 녹조의 원인이 되는 총인(물속에 포함된 인화합물의 총 농도)을 저감하기 위해 하수처리시설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왔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은 결실을 거두지 못했다. 총인이 줄어들었으나 녹조를 발생시키는 데는 충분한 양이었고, 4대강 보들로 흐름이 정체되면서 녹조는 더욱 왕성하게 퍼졌기 때문이다.

하수처리장의 총인처리 시설이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은, 이들 시설을 거치지 않고 호우 시에 강으로 흘러들어온 논밭과 길거리의 오염물질 영향이 크다. 하수관로를 통해 들어오는 양은 줄였지만, 총인 유입량의 68%에 이르는 비점오염원에 대한 대책을 만들지 못했다. 논밭의 비료와 농약, 농촌의 축사 등을 관리하고 이들의 오염을 줄이는 일은 많은 수고를 필요로 한 반면, 돈을 쓰거나 폼을 잡을 기회를 주지 않기 때문이다. 하긴 중앙 부처인 환경부가 변방의 시골마을까지 관리하는 것은 애당초 어려운 일이다. 그렇더라도 환경부 물관리예산 중 비점오연원에 대한 예산이 1% 내외인 것은 해도 너무했다. 또한 녹조에 가려있지만, 더 심각할 수 있는 문제는 중금속이나 미량 유해화학물질들이다. 중금속은 마시는 이들에게 지속적으로 농축될 수 있고, 화학물질들은 적절히 제거되지 않은 상태로 공급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구미에서 조업 중인 사업체 중 1-4 다이옥산을 배출하는 50여 개의 업체들은 충분히 관리되지 않고 있다. 이들 역시 낙동강으로 폐수를 방류하고 있어 심각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따라서 공장을 이전하든지, 무방류 시스템으로 도입하던지,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환경부는 이들 사업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는데, 역시 힘만 들고 폼은 나지 않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낙동강 녹조 창궐에 책임 안 지는 부처들

낙동강 녹조 대책을 둘러싼 정부부처들의 태도는 물 관리의 한계를 극명하게 드러난다. 녹조의 창궐 요인은 오염원(영양분)·일조량과 온도·유속인데, 당장 정책으로 개선할 수 있는 것은 4대강 수문 개방을 통한 유속의 확보다.

[caption id="attachment_180390" align="alignnone" width="529"]수문을 개방한 6개 보의 공사이전과 공사이후 5월 평균유속 ▲ 수문을 개방한 6개 보의 공사이전과 공사이후 5월 평균유속 ⓒ환경운동연합[/caption]

하지만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과 특별 지시 6호에도 불구하고, 낙동강 보 8개 보 중 4개에 대해 평균 41cm 낮추는 데 그쳤다. 핑계는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서인데, 실상은 양수장의 흡입구들을 죄다 보들의 꼭대기에 설치해 놓은 탓이었다. 더 황당한 것은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녹조 관리를 미룬 것인데, 물관리의 우선순위가 식수보다 농업용수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 녹조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과 불신이 이 지경인데도, 정부는 여전히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낙동강의 수질이 문제라니 국토부도 수질 개선하겠다며 숟가락을 얹었다. 자신들이 잘할 수 있는, 예산과 인력을 확보할 수 있는 댐과 도수로의 건설 공사다. 현재 공사를 마무리하고 담수를 목전에 두고 있는 영주댐의 경우 목적이 하류의 물 공급이다. 그런데 하류의 물 공급량이 이미 충분하다고 하니, 내놓은 것이 수질개선용 희석수 저류다. 낙동강의 녹조를 잡기 위해 댐을 지었다는 것인데, 도리어 시험담수 기간 중에 보여 준 영주댐의 상황은 희석은커녕 추가 오염이 우려되는 지경이다. 성덕댐 역시 비슷한 이유로 만들어졌다. 댐 하류에 물 공급을 위해서가 아니라, 길안천과 영천도수로를 통과해 경산시, 영천시 등에 공급하는 용도다. 애초에 임하댐에서 영천도수로를 통해 경산시 등에도 물을 공급하고 있었는데, 임하댐의 수질이 좋지 않자 성덕댐을 또 건설해 희석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2700억 원을 들인 성덕댐에서의 용수 취수를 둘러싸고 수자원공사와 안동시가 논란을 이어가느라 그나마도 운영을 못 하고 있다. 영주댐은 우리나라의 마지막 남은 모래강으로 생태적 가치가 높은 내성천을 수장시키고, 성덕댐은 안동댐과 임하댐으로 식수원을 빼앗긴 안동시민의 취수원을 설치한 길안천을 고갈시키게 된다. 그런데 국토부는 이런 피해를 일으켜가며 희석수 공급용 댐들을 건설하고 있다. 큰 그림을 보지 않고, 자기 일만 열심히 하는 정책이 얼마나 비효율적이고 끔찍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특별히 나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낙동강 수질 문제, 시민들이 나서자  

[caption id="" align="aligncenter" width="1080"] ▲ 행복학교 주부들이 도동서원 앞 도동나루에서 "낙동강은 흘러야 한다" 외치고 있다. ⓒ 대구환경연합 정수근[/caption]

낙동강 유역의 물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낙동강 전체를 보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부산의 수질 오염 걱정을 덜기 위해 멀리 구미 공단을 살펴야 하고, 낙동강의 수질 개선을 위해 농업의 오염을 관리해야 한다. 국토부가 댐을 세우고, 환경부가 하수처리장을 건설하고, 지자체들이 취수원을 옮기는 방식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낙동강의 물 관리는 복잡한 이슈와 다양한 지역들을 함께 보고 풀어야 한다. 유역을 하나로 묶어 계획하고, 관리하고, 평가해야 한다. 이를 위해 반세기 동안 진행해 온 중앙정부 중심의 대규모 시설 건설에서, 시민과 지역에 필요한 시설을 충원하고 관리하는 정책으로 중심을 옮겨야 한다. 현장에 문제도 해답도 있기 마련이다. 4대강 사업에 대한 비판, 이를 극복하라는 국민들의 명령은 더 이상 개발 위주 물 정책을 중단하고, 효과 없는 토목 시설들 건설을 중단하라는 것이다. 실체적인 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확히 문제를 짚고 대책을 마련해 종합적인 계획과 실천에 나서라는 것이다. 이는 국민의 요구일뿐더러, 가장 정확한 물정책의 방향이다. 낙동강 유역 사람들은 한 하늘을 이고, 같은 물을 마시는 사람들이다. 혼자만 깨끗한 물 마실 수 없고, 내가 미룬 책임은 다른 이들에게 훨씬 큰 피해가 갈 수밖에 없다. 모든 문제들은 연결되어 있고, 해답들도 서로 연결되어 있다. 결국 낙동강 문제는 낙동강 사람들이 함께 풀어야 한다. 낙동강을 가장 잘 아는 이들은 낙동강 사람들이고, 낙동강의 문제 해결을 가장 염원하는 이들도 낙동강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유역 물관리는 멀리 있는 중앙 부처 사람들이 아니라, 지역 분들이 앞장서고 중심에 서야 한다. 낙동강 물 정책의 발전을 위해서도 관료제와 대의제를 넘어, 시민들이 직접 참여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 시민들은 목소리를 높여야 하고, 시민들이 참여하는 유역위원회 등이 만들어져 물정책의 민주화를 추구해야 한다. 마침 새 정부가 4대강 복원과 물 통합 관리를 선언했다. 낙동강 물정책을 바로 잡고 시민들이 새 시대를 이끌 절호의 기회가 온 것이다.
금, 2017/07/21-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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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재 이전·복원단지가 아직 완공되지 않아 영주댐 사업은 2016년 댐 완공 이후 7년이 지나도록 준공을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가 영주 주민들의 집단 민원을 이유로 조정에 나섰고 이를 근거삼아 환경부는 지난 8월 22일 영주댐의 준공을 승인해 버렸다. 문화재 이전·복원단지 사업은 분명히 영주댐 사업에 포함된 사업이다. 그동안 문화재 이전·복원단지 사업을 마무리를 짓지 못해 영주댐 사업 자체가 준공을 못하고 있다는 것이 널리 알려진 사실인데 권익위는 도대체 무슨 권한으로 나서서 중재를 하고 준공을 해줄 수 있다는 말인가. 엄연히 문화재보호법이 있고, 특히 괴헌고택은 국가지정문화재로서 문화재보호법에 의해 관리되고 있을 터인데, 도대체 무슨 근거로 문화재 이전·복원단지의 완공을 건너뛰고 준공 승인을 해줄 수 있는지 도무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 또 괴헌고택은 국가지정문화재이기에 국가지정문화재의 이전·복원에 권한이 없는 영주시와 수자원공사 간의 합의 대상물이 될 수 없다. 그런데도 권익위의 중재에 대해 환경부가 준공을 승인함으로써 위법한 조치를 취한 것으로 ‘권한 외’ 행위를 한 것이다. 아직 괴헌고택과 까치구멍집은 이전 공사 첫 삽도 못 뜨고 있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단 말인가. 공사가 끝나지 않았는데 준공을 시킨다는 것은 새로운 문제를 만드는 것으로 이것은 사기에 가깝다. 문화재를 책임지는 문화재청과 문화재위원회는 이번 합의에서 철저히 배제되었다. 문화재 이전·복원의 ‘처음과 최종’까지 책임과 권한은 문화재청과 문화재위원회 의결사항이다. 이 중대한 과정을 권익위가 무시하고 영주시와 수자원공사 간의 합의만으로 결정한 것은 문화재청과 문화재위원회를 결코 대신할 수 없다. 따라서 문화재청의 합의와 승인이 빠진 영주댐 준공은 불법이란 것이다. 이번 수자원공사 국정감사에서도 영주댐의 불법 준공 문제는 도마에 올랐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진성준 의원은 수자원공사 국정감사에서 수자원공사 사장에게 다음과 같이 성토했다. “문화재 이전·복원과 관련된 법적 권한이 없는 사람들끼리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의 중재로 조정 합의라는 것을 해놓고 이전 복원이 완료됐다! 라고 자기들이 그냥 간주하는 거다. 그리고 그걸 준공인가 서류에 적어서 인가 신청을 한다.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 … 권한 없는 사람들이 모여가지고 서로 합의했다고 하고 이전·복원사업이 완료됐다고 얘기하는 거다. 저 이거 법적으로 문제 된다 이렇게 생각한다. 법률적으로 검토해 보라.” 전 문화재전문위원이었던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황평우 소장 또한 이같은 영주댐의 불법 준공 승인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맹비난했다. “이번 합의는 영주시와 수자원공사 간 문화재 복원이라는 국가적 중요한 사업을 서로 이행하지 않은 것을 ‘서류상만’으로 이행했다고 하는 거짓, 위선, 탈법, 불법 행위들을 눈감아 주고, 국가와 지자체, 공사들이 그야말로 ‘국가적 사기행위’를 한 것에 불과하다. 국가적 사기행위는 독재정권, 군사정변으로 권력을 탈취한 국가, 비상식이 지배하는 국가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이것은 마치 법을 이행하지 않고, 서류로는 다 이행했다라고 치는 마약갱단의 배후 정권이나 하는 행위이다.” 문화재 이전·복원단지도 문제지만, 영주댐의 경우 심각한 녹조 때문에 사실상 그 기능을 상실한 유령댐으로 전락해 버렸다. 용도를 상실한 이런 상태에서 영주댐 준공은 어불성설이다. 녹조라떼 공장이 된 영주댐은 낙동강 수질개선이라는 영주댐의 고유 목적을 결코 이룰 수가 없고, 오히려 국보급 하천으로 평가받고 있는 내성천의 생태환경만 급격히 훼손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영주댐은 2016년 시험담수를 하던 그해부터 계속해서 철거 요구를 강하게 받아오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도대체 영주댐 준공이 웬말인가? 권익위와 환경부, 수자원공사와 영주시는 결코 위법한 방법으로 영주댐 사업을 준공할 수 없다. 환경운동연합은 영주댐 사업의 최종 책임자 환경부가 이 위법한 사태를 바로잡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23년 10월 27일 대구환경운동연합  환경운동연합

 
월, 2023/10/30-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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