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은 수그려 들었지만 트럼프와 김정은 간에 전쟁불사의 막말싸움이 진행되는 현재 우리는 한국동란 이후 절대시점(絶對時点)에 서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절대시점이라는 것은 이후 전개되는 상황을 돌이킬 수 없게 하는 시간적인 결점 또는 분기의 순간을 뜻한다.
한민족이 결국 북미간의 핵전쟁으로 공멸의 순간을 맞이할 것인가 아니면 전화위복을 맞아 평화를 정착하면서 새로운 도약의 기반을 형성할 것인가를 가르는 시점을 의미한다.
유감스러운 8.15경축사
이러한 상황을 옛 사람들은 물극필반(物極必反)이라고 가르쳤다. 상황이 극에 달하면 새로운 국면이 열린다는 뜻이다. 자연의 이치가 여름이 성하면 가을을 거쳐 겨울이 다가 오듯이, 현재 벌어지는 일도 한끝으로 치우치면 전혀 다른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변증의 진리를 암시한다.
진나 15일 오전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2주년 광복절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기념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그러나 자연의 순환은 계절에 의해 반전되지만, 사람이 벌리는 일은 시간만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관점과 입장을 버리고 과거의 일을 성찰하고 비판을 거쳐 담대한 대전환을 이룰 때 비로소 꽉 막힌 현재 상황이 타결되고 새로운 국면이 전개될 것이다.
이러한 기대를 갖고 8월15일 광복절 기념식장에서 행한 문대통령의 연설을 기도하는 심정으로 경청하였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의 연설내용은 실제적 제안이 빠진 상태에서 앞선 수구 정권과 별 차별성이 없이 그저 한달 전에 베를린에서 행한 예의 내용을 되풀이하고 있었다.
미사여구만 잔뜩 나열되어 있고 근거 없는 감성을 촉발하는 반면에 내용에 있어서는 전혀 상황을 반전시킬 어떠한 기제도 제공하지 못했다. 잔걸음에 마음만 급할 뿐이었다.
최소한 연례적인 을지 한미군사훈련을 대폭 축소 또는 보류한다거나, 한국의 역사에 무지한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을 무시하고 남북간의 평화를 상징하는 개성공단을 무조건 재개하겠다는 수준의 제안을 기대한 필자로서는 크게 실망했고, 문재인 정권은 결국 기능적 연출정권이라는 필자의 평가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확인만 있었다.
역사의 절대시점인 오늘은 문제의 핵심인 한미군사동맹의 명암과 득실을 냉정하게 되돌아 보아야 할 때이다. 민족동란 이후 휴전상태가 60여 년 지속되면서, 과거에 유효했던 전쟁 억제력으로써 주한미군의 역할을 급속히 축소하거나 상황 변화에 따른 커다란 전환을 이루었어야 했다.
한반도 긴장 고조시켜온 미국
1991년 구 소련이 무너진 후 남북한이 동시에 유엔에 가입했고 적성국으로 대립하던 대한민국과 중국 그리고 러시아 간 국교가 수립되었고, 더구나 남북한간의 산업 수준과 경제력의 격차가 수 십 배에 달할 만큼 심화되면서 재래식 군사력에서도 남한이 북한을 압도하는 현실에서 남북한의 군사대결 시기는 사실상 종결되었다.
오히려 이후 북한 정권의 존속과 변화 여부가 핵심적 주제이어야 하며 따라서 주한미군의 역할은 대북전쟁 억제력이 아니라 동아시아 지역전체의 세력을 균형 잡아주는 평화유지군으로서 기능을 할 때 보다 중요한 의미가 있을 것이다.
북한 정권의 제1관심사는 미국의 적대정책으로부터 독자적으로 생존하는 것이었고, 이런 맥락에서 오매불망 핵 개발에 매달려 왔다. (사진출처: TV조선)
그러나 미국은 1991년 당시 북한 주석 김일성의 휴전협정의 평화협정 전환과 북미간 국교정상화의 제안을 일방적으로 거부했고 이에 대응하여 북한이 핵개발로 진입하자, 제네바 협정과 6자회담을 진행하면서도 어렵게 이룬 합의사항들을, 북한이 위반한 사소한 사례를 근거로 들면서, 30여 년간 일방적으로 무시해 왔다. 오롯이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개발할 명분과 구실만 제공해 왔다.
역사적 요구와 흐름과는 반대로 미국은 초대강국으로서 군사적 지위에 도전하는 북한을 스스로 붕괴될 정권 내지는 악의 축으로 규정한 이래, 대북제재의 강도를 강화시켜 왔으며 근래에는 한미군사훈련 중 가공할 협박 수준으로 전략무기의 전개를 통해 리비아와 이라크에서 보여준 예방적 선제공격의 위협을 과시하면서 끊임없이 북한에 굴욕적 항복을 강요해 왔다
반면 구 소련의 붕괴 이후 90년대의 혹독한 고난의 행군을 경험한 북한은 공화국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어떠한 상황과 조건에서도 조국을 지켜내고야 말겠다고 불굴의 투쟁을 결의하고 옥쇄를 각오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런 일련의 과정 속에 오늘 지경에 이른 북핵과 탄도미사일 문제의 일차적 책임은 명백하게 미국에게 있으며 부분적으로 북한과 이명박근혜 정권 그리고 상황을 방관한 중국이 함께 공유해야 한다.
이러한 상황과 시점에서 미군이 운용하는 사드의 배치를 국내에 승인하는 것은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격이다.
미국에 의한, 미국을 위한 사드
필자가 여러 번에 걸친 칼럼에서 언급하였듯이, 미군의 사드배치 일차적 목적은 사태 진행에 따라서 북한에 대해 선제 공격을 가하겠다는 것을 분명히 하는 것이다.
미사일 방어체계의 일환으로 사드의 남한 내 배치는 미국의 선제공격에 대응한 북한 또는 중국의 보복공격을 무력화하는데 있다.
두 번째는 사드 시스템의 구성으로서 X-band의 설치를 고집하면서 경제적으로나 국제적 정치에 있어 급부상하는 중국을 군사적으로 봉쇄하기 위한 첨병적 정보를 획득하고자 한다.
이미 국내에 들어와 있는 탐사거리 800 km 수준의 그린화인 레이더로 대체가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굳이 X-band를 주장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이로서 한국은 중국과 대립하는 상황으로 진입하면서 향후 한국경제에 거대한 어둠이 드리우게 되었다.
지난 7월, 북한의 ICBM 도발에 대해 문재인 정부는 사드 추가 배치로 대응했다. 그러나 사드가 과연 한국을 방어하기 위한 것인지, 그것의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이 지속되고 있다.
세 번째는 새로 등장한 문재인 정부를 미국의 입맛대로 길들이겠다는 의도이다.
2017년 말에 설치하기로 한 합의된 원래 계획을 일방적으로 무시하고 지난 봄 한미 군사훈련 중에 도둑 고양이처럼 국내에 반입하고 공석중인 대통령 선거일을 불과 수일 앞둔 시점에서 성주에 긴급 배치를 감행한 것은 어떠한 이유에서도 정당화 될 수 없는 대한민국 주권 침해의 행위이다.
네 번째는 미국과 핵심동맹인 일본을 위해서는 한반도를 희생시킬 수 있다는 암시이다.
사드가 방어하는 영역이 한반도 남부를 포함하여 일본 혼슈 및 오키나와에 있는 미군기지들이다. 한일간의 위안부 문제의 합의를 강제하고 곧바로 한일간 군사정보보호협정을 맺도록 강요한 것은 이후 부산과 대구 근처에 어마어마한 병참과 군수기지를 구축하고 만약에 있을 동아시아 전쟁시 미일(한)간 군사합동작전에 한반도를 주요 전쟁지역으로 희생시킬 것이 명백하여 보인다.
한미군사동맹은 민족동란 이후 휴전이라는 역사적 사실에 근거하여 매우 긴요하지만, 이에 후속되어 진행되는 한미일간의 군사협력과 진행은 중국봉쇄라는 단어만 제하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주제이다. 역사적으로 보아도 일본국은 남북 평화가 정착되면 군사적으로 제일의 잠재적 위협국가이다.
마지막으로 반공을 빌미로 하여 미국을 조국으로 삼고 있는 매판수구적 기득세력에게 안전판 (이부영 의장표현으로 심리적 인계철선)을 제공한다.
이를 통하여 미국은 여전히 한국정치에 개입을 시도할 것으로 보이며, 남북간의 갈등에 더하여 남남간의 허구적 이념 갈등을 증폭시킬 위험을 내재하고 있다.
저간의 사정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절차와 과정 그리고 환경에 문제가 없으면 사드배치를 수용하겠다며 때마침 화성14호 2기발사를 핑계로 문재인 대통령이 기회적으로 무책임하게 추가 4대 발사기의 임시배치를 지시한 일에 대해 필자는 분노를 금치 못한다.
도대체 미군의 하수인 역을 자임했던 정신박약적 박근혜 정권과 다른 것이 무엇이던가? 다만 잘 포장하여 사용한 언어와 표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지금은…평화의 ‘선제조치’가 필요한 때
물론 북미간 핵전쟁을 운운하는 현재, 당장 사드를 철수 시키는 데는 무리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이라는 조건이 민족의 운명에 절대상수가 될 수는 없는 법이다.
일단은 현 상황에서 추가 배치와 진행을 보류시키고, 평시 및 전시 군사전작권을 회수하면서 대한민국을 스스로 지켜낼 수 있는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 도입을 결정하면, 자연스레 미군이 직접 운용하는 사드 시스템이 무용지물이 되면서 철수가 가능한 조건이 형성될 것이다.
북핵문제 대해서는 존폐의 위기에 처한 북한정권의 어려움을 역지사지 이해하는 관점으로 상황의 완화, 핵과 미사일 동결, 점진적 축소 그리고 해체의 수순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한다.
남북관계의 불안은 한반도에 외세의 간섭을 불러오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그런 점에서 한국 정부는 평화를 위한 과감한 선제조치를 취함으로써 한반도 문제의 주도권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실효적 제재를 유지하면서 동시에 최대한의 포용 정책이 필요하다. (이미지출처: 중앙일보)
이를 여는 단초로서, 문재인 정부는 생각없이 미군의 사드배치를 수용 하면서 민족역사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을 것이 아니라, 트럼프 행정부의 최대한 압박과 협상의 전략을 반대로 보완하여 최대한 포용과 실효적 제재 (max. engagement in effective sanctions)의 전략을 구사할 것을 조언하고 싶다.
이와 관련하여 때마침 지난 11일 YMCA 가 주도하여 준비한 아래의 한반도 평화를 위한 성명 내용을 수용하고 실천할 것을 요구한다. 전제로서 조건 없는 남북대화가 이루어지기 위해 상호 진정성과 신뢰감을 높일 수 있도록 전쟁이 아닌 평화의 ‘선제적 조치’가 필요하다.
첫째, 남북대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8월 중순 개최 예정인 한·미군사연합 작전인 을지 프리덤가디언(UFG)훈련을 중단 또는 대폭 축소해야 한다.
둘째 귀북을 호소하고 있는 김련희와 중국 닝보식당 12명의 탈북유인 종업원들을 본인들의 의사를 제삼자와 제3국에서 객관적으로 확인하고 본인들의 희망에 따라 조속히 북한에 송환해야 한다.
셋째, 남북교류협력을 근본적으로 막고 있는 5.24조치를 즉시 해제하고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를 선언해야 한다. 이를 계기로 개성공단의 단순 재개를 넘어 미국, 일본, 중국, 유럽들의 투자자들이 참여하는 제2의 국제적 투자단지를 조성하여 남북간의 평화를 담보하여야 한다.
넷째, 한반도 전쟁 위기의 근원인 휴전체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미국이 북한과 평화협정 체결에 나설 것을 요구해야 한다. 주한미군은 한반도에 계속 주둔하되, 대북 전쟁 억제력이 아니라 동아시아의 평화유지군으로서 역할을 전환해야 한다.
다섯째, 북한에 즉각적으로 특사를 파견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내용 없는 언어적 선언과 시효가 지난 한미동맹, 과거회귀적 보수세력들에 억매여 귀중한 시간을 낭비할 여력이 없다. 즉각적인 특사파견 등 남북관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실질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
북은 올해 1월 1일 신년사에 이어 1월 23일에는 신년사 관철을 위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 정당, 단체 연합회의’를 개최하였는데, 여기서 4개항의 <전체 조선민족에 보내는 호소문>을 채택했고, 그 중 4항이 “전민족적 합의에 기초한 평화적인 통일방안을 마련하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진지한 노력을 기울여나가자!”였다.
그래서 이 글은 그 화답의 의미도 있지만, 그런 북의 호소가 아니더라도 한반도에서의 통일문제는 시급한 문제이다. 비정상성의 분단 70여년이라는 그 세월과, 또 그런 상황을 극복해야 될 (역사적) 소임이 촛불정부(촛불정부임을 자임하는 문재인 정부)에게는 분명히 있어서 그렇다. 그런데도 이 정부는 ‘평화’ 프레임에만 갇혀 통일의 ‘통’자도 꺼내지 못한다.
그런 만큼, 이 글은 문재인 정부가 다시 궤도지표를 재설정해내기 위한 그런 강제의 역할과 촛불민심의 통일열망을 재구축하기 위한 시론성격으로 구성되었음을 미리 밝혀두고자 한다. 그리고 그 결과에는 정부, 시민사회, 해외가 함께하는 통일방안 합의에 작은 촉매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19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통일은 운동권의 전유물이었다. 그러던 담론이 지금은 진보든, 보수든 누구나 다 통일을 얘기하는 상황까지 왔다. 그만큼 진화해왔음을 상징하고, 국민적 동의도 확산해왔음이다. 그렇게 통일 단어 그 자체가 금기시되는 않는다.
그러나 문제가 없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지금의 문제는 보수는 통일문제를 정략적으로 이용하고, 진보는 통일담론을 보다 성숙하게 진전시키는 힘을 상실했고, 이후 통일의 주역이 되어야 할 청소년들은 자신들의 미래 삶과 직결된 통일문제에 대해 관심이 없다. 통일 문제는 이렇게 다른 양상으로 논쟁의 지점을 양산해내고 있다.
해서 보수에게 이런 질문을 해본다. “당신들은 왜 통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정말 궁금하다. 그들이 과연 진정으로 통일할 생각이 있는지? 통일을 다 외치고 있다고 하여 다 같은 통일의 모습은 아닐 것이며, 정략적이지 않다고 할 보장도 전혀 없다. 억울하다면 곰곰이 한번 생각해보시라. 통일을 하자면서 북과 적대관계를 청산할 생각은 전혀 없고, 더 나아가 북의 사회주의체제를 무너뜨리기 위해 통일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면 과연 그것이 통일할 의사가 있다고 봐야 하는가, 아니면 없다고 봐야 하는가? 그 질문에 당신들은 분명 대답해야할 것이다.
그리고 섣부른 낙인일지는 모르나, ‘사실상’통일을 원치 않는 그런 정치적DNA를 갖고 있으면서도 국민을 현혹하고, 집권을 위한 표가 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런 정략적 위장을 해야만 한다고. 그렇게 이해가 된다.
그러니 그 어찌 그들에게 통일을 기댄다는 것이 연목구어(緣木求魚)와도 같지 않겠는가. 적어도 그들의 정치적 생리와 체질을 바꾸지 않는 한 그렇다는 말이고, 그 상황에서는 그들의 통일문제는 언제나 정략적일 수밖에도 없을 것이다. 또한 그들은 진정한 의미에서 통일의 ‘통’자 의미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분명한 이유도 있다. 지금까지 걸어온 그들의 길을 봐서도 그러하고[전국적 범위(한반도 전역)에서 자주권을 회복하는 과정이 통일이라 했을 때 사대에 찌 들릴 대로 찌 들리고, 반북·종북·반공소동을 밥 먹듯 일으키는 그런 세력이 과연 통일을 감당해낼 충분한 역량이 있다고 볼 수 없어서 그렇다.], 통일이라는 것이 근본적으로 민족적 관점에서 이행되는 통합과, 외세에 의해 분단된 상태를 정상적으로 되돌리는 과정을 반드시 수반. 즉, 민족적 단합과 단결을 실현하는 민족적 쾌거인데, 이를 보수수구세력들이 정말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고 믿겠는가?
단연코 역량은 모자라고, 문제를 풀어내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정상적이다. 이는 백번 양보하여 보수수구세력이 통일운동 본령 상 전민족인 대단합과 단결의 일 주체인 것은 분명 맞지만, 그렇다하더라도 과거의 시각에서 헤어 나오려 하지 않는 한, 그들은 절대 통일운동에 있어 ‘진정성’있는 주체가 될 수는 없다. 그런 태생적 한계가 극복되지 않는 한.
바로 그 연장선상에서 그들에 의해 마련된 한민족공동체통일방안도 진정한 통일방안이라 할 수는 없다. 그렇게 ‘허위’방안으로만 존재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1. 통일부가 ‘통일’을 얘기하지 못한다?
불편하지만 UN 가입국 중 유일한 분단국으로는 남(대한민국)과 북(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있고, 또 남과 북에는 통일업무를 관장하는 정부부서를 두고 있기도 하다. 남은 통일부라고, 북은 통일전선부(약칭, 통전부)라 부른다.
그러다보니 우리가 망각하는 것이 하나 생겼다. 착시하는 것이 하나있다는 말인데 다름 아닌, 국가가 ‘통일’자가 들어가는 그런 부서를 두고 있으니, 그 어느 정부부처보다도 ‘통일’을 열심히 추진할 것이라고 보는 그런 시각이다.(북도 그런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대한민국의 통일부는 그렇다는 말이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결론적으로 그런 기대와 실재는 같지 못하다는 사실이다.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그런 통일부가 전혀 그런 역할을 하고 있지 못한다는 말인데, 일례로 촛불정부임을 자임하는 지금의 문재인 정부조차도 통일부는 ‘통일’을 얘기하지 못하고, ‘교류·협력’만 말하고 있으니 그렇지 못한 정권하에서는 두말하면 잔소리이지 않겠는가.
그 전제하에 좀 더 구체적으로 문재인 정부의 예를 들어보자.
그 첫째에 문재인 정부의 국정슬로건에 따른 제한성부분이다. 연동은 통일부의 역할을 제한하고 있다는 말이다. 국정과제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에 갇혀있으니, 통일부가 통일의 ‘통’자를 꺼내기가 여간 버급을 수밖에 없다. 결과도 통일부는 통일부 고유의 역할인 ‘평화적 통일을 진전’시키는, 즉 분단을 극복하기 위한 범국민적인 통일방안이나 활성화 대책 뭐 그런 것을 논의하고 이행시키기보다는 개성공단 재가동, 금강산 관광 재개와 같은 그런 교류·협력에만 시름하고 있는 것이다.(이것이 중요하지 않다는 말은 절대 아니다. 논의의 취지를 그렇게 왜곡시키지 않았으면 한다.)
사실 보기에 따라서는 이것도 이 정부-문재인 정부 하에서는 벅찰 수도 있다. 이유는 다른데 있지 않고, (이글을 쓰고 있는)현재까지도 미국은 대북정책 통제장치인 한미워킹그룹을 두고 간섭하고 있어서 그렇다. (‘통일’을 얘기하지 못하는) 그 두 번째 이유가 그렇게 발생한다.
분명한 예도 있다. 제아무리 많이 양보하더라도 통일의 문제가 분단 그 자체는 외세의 개입으로 인해 발생한 것은 맞지만, 이를 극복하는 과정은 철저하게 민족내부의 역량문제를 그 본질로 하여 풀어나가야 할 그런 문제인 것이다. 그런데도 미국이 하나하나 다 간섭한다? 뭔가 정상적이지 않다. 과연 주권국가가 맞나할 정도이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의 3월 13일에 정례브리핑을 한번 들어보자. 그날 그는 “개성공단 기업인 방북, 한미워킹그룹 논의 후 결정”이란다. 그렇게 민족내부의 문제, 그것도 경협과 관련되어 방북하는 것조차도 워킹그룹의 승인이 이뤄져야 방북할 수 있다니 다른 것(사안)들은 더 말해서 뭐하겠는가? 이것이 주권국가 대한민국을 자임하는 현주소다.
참으로 딱하지 않다고 할 수 없고, 지금의 통일부가 이 정도이니 과거의 통일부는 말해봤자 뭐 하겠는가? 그렇게 물을 수밖에 없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대한민국의 통일부는 이렇듯 통일부라는 명칭을 달고는 있지만,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미국의 눈치는 물론이고, 국내 정부부처 중에서도 외교부와 국방부 사이에서 그 뒤치다꺼리나 하는 그런 청소역할과 독자적 존재감은 거의 제로에 가까운 식물부서에 다름 아니다.
그러다보니 과거에는 기껏 한다는 것이 종북논쟁이나 유발시키고, 통일을 하자면서도 사실상은 그 길을 가로막는 반북·반공이념의 전파에 혼신 했다. 그 뿐만이 아니다. 교류·협력을 얘기하면서도 흡수통합 그 실현을 위해 북을 고립·압살시키는데 앞장섰다. 이렇듯 부서의 정체성 훼손은 비일비재했다. 통일부의 존재이유를 묻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을 그렇게 통일부가 스스로 만들어왔던 것이다. (이 정부 하에서는 제발 좀 달라야 할 텐데…)
2.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을 비롯한 역대정부의 통일정책, 과연 그 진정성은 있었을까?
결론적으로 그 어떤 정부도 진정성이 없다고 봐야 한다. 이 또한 문재인 정부의 사례를 확인해보면 금방 그 진실이 드러난다. 그리 어렵지 않는 문제이고, 금방 알아차릴 수 있다는 말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이미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을 했고, 올해는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이 예정되어 있다. 그리고 실제 답방이 이뤄지면 제4차 남북정상회담이 된다는 것은 이미 삼척동자도 다 알고 있다. 사실이 그러하니까.
그런데 문제는 이 회담이 주권국가의 정상회담이라는 성격과, 민족관계로서의 최고위급회담(민족대회합)이라는 그런 측면에서의 성격이 병렬적으로 존재한다면 그런 회담을 북미회담의 종속회담 그런 회담으로 만들어서는 절대 안 되는 것이다.
독자적으로 남북이 풀어나가야 할 근본문제, 한반도 비핵화문제와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 논의뿐만 아니라 분단의 비정상성을 통일의 정상성으로 되돌아갈 수 있는 그런 논의도 함께 병행해야 되는 것이다.
누가 봐도 그것이 정상적이다. 하지만, 분명 쉽지만은 안을 것이라는 것이 그 우려이다. 이유는 문재인 정부가 미국과 보수수구세력의 눈치를 보면서 비핵화문제와 통일문제를 전면화하는 데는 매우 신중하고도 접근 그 자체를 꺼려하고 있어서 그렇다.
특히, 그 연상선상에서 통일문제는 ‘사실상의’ 통일정책이 전무해서도 그렇고, 굳이 있다면 평화정책만 있고, 백번양보 하더라도 남북교류협력정책만 있으니 그 어찌 그렇지 않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현실적으로도 철도와 도로연결사업, 금강산 관광재개와 개성공단 재가동에만 관심이 가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그 합리적 포장이 신한반도(경제)체제이다.
물론 고충이 있고, 또 그것을 모르는 바도 아니다. 한반도 평화정착을 확고히 구축해놓고, 통일의 문제를 그 다음 정권에서 시작하려는. 하지만, 그것과 통일담론 그 자체를 아예 봉쇄한다는 것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논외여서 구체적으로 언급은 하지 않겠지만, 여기에는 시민사회의 책임도 참으로 크다는 말만은 분명히 남겨놓고자 한다.)
이는 누가 보더라도 민주주의라는 것이 그런 담론의 공론화과정을 거쳐 성숙해나가고 시민의식으로 정립된다. 그러다보니 그 통과의례에는 시끄러운 것이 정상적이다. 해서 이를 두려워해서도 안 되고 두려할 필요도 없다. 그 과정을 통해 민주주의는 발전되고 성숙해나가니까 말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명명백백하게 정부는 정부대로, 대통령은 대통령대로 주어진 헌법적 책무방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헌법 제4조에 “대한민국은 통일을 지향하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 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한다.”라고 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제4장 제1절 66조 ③항에는 대통령의 의무를 “대통령은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한 성실한 의무를 진다.”라고 명확히 하고 있다.
그런데도 미국의 ‘무조건적인’ 눈치 보기와, ‘과도한’ 남남갈등에 대한 우려, 보수수구세력의 공격 등에 대한 두려움 등이 맞물려 통일의 ‘통’자도 꺼내지 못한다? 말로는 정치를 국민중심(촛불민심)에 놓는다하였지만, 실상은 그러하지 못하고, 정략적이고 외세에 의해 가름하려하다보니 필연적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는 그런 현상이 되어버렸다. 아니, 어찌 보면 이 정부가 그것보다 더 무서워하는 것이 민주당정부에로의 정권재창출에 도움 되지 않는다는 그런 (정치적)셈법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즉, 민주당정권을 넘어서는 그런 촛불정부여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결과가 그러하다는 말이다.
어쨌든, 그렇게 이 정부 하에서도 제대로 된 통일정책은 부활하지 못할 것 같다. 햇빛보기가 다 글렸고, 그 상황과 비례하는 만큼-민주정부 하에서도 그러니 보수정부 하에서도 더할 나위 없이 통일정책은 헌법에만 갇혀있는 그런 ‘사문화’과정과 똑같다. 백번 양보하여 통일의 ‘통’자를 설령 꺼냈다고 하더라도 이는 철저한 정파적 이해관계 반영뿐이다.
그리고 그 방향은 『역사의 파편들』(주한 미대사를 지낸 그레그 지음; 창비, 2015)이라는 책의 내용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지난 정부(보수, 민주정부 둘 다)는 공히 ‘보고 싶은 것만 보는’희망적 사고와 ‘우리가 보다 민주적이고, 잘 산다’는 체제 우월적 사고에 빠져 한쪽에서는(보수정권) 북한붕괴론에 빠지게 되고, 다른 한쪽에서는(민주당정권) 교류·협력을 전개해 나가면 북한이 ‘개혁·개방’으로 나올 것이라는 ‘집단사고(groupthink)의 오류’에 매몰된다.
특히, 앞서 강조하였듯이 임기 내내 북한붕괴론에 취해있는 정부 하에서 제대로 된 통일정책을 기대한다는 것은 마치 ‘나무에 올라 물고기를 얻으려 한다’라는 뜻의 연목구어(緣木求魚와 전혀 다르지 않다.
멀리 갈 것도 없다. 가장 최근의 사례라 할 수 있는 이명박과 박근혜 정권 하에서의 사례는 보다 이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2010년(이명박 정권 때) 11월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비밀 외교 전문에 따르면 2009년 7월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에게 “북한은 오래 가지 못할 것이다. 한미 양국은 (북한 붕괴를) 기다리며 압박을 가해야 한다”고 기록되어있다. 2010년 2월에는 천영우 외교부 2차관이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 대사에게 “북한은 이미 경제적으로 붕괴하고 있고 김정일 위원장이 사망하면 2,3년 내 정치적으로 붕괴할 것”이라고 주장한 걸로 나타나 있다.
또한 박근혜 정권 하에서의 사례도, 이 또한 더했으면 더했지 결코 이명박 정권 때보다 못하지 않다. 아니, 거의 신앙적 수준이었다. 여러 증명자료들이 있겠으나 가장 단적인 예가 2013년 12월 21일 국가정보원 송년 모임에서 당시 남재준 국정원장이 “2015년에는 자유 대한민국 체제로 조국이 통일돼 있을 것”이라는 발언이 그것이다. 공교롭게도 2014년 벽두, 박근혜 대통령은 ‘통일대박론’을 터뜨렸고 곧 이어 통일준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과연 우연의 일치였을까?
3. 민족공동체 통일방안 및 문 대통령의 통일관에 대한 비판적 접근
아시다시피 대한민국 정부의 (공식적인) 통일방안은 민족공동체 통일방안(3단계 통일방안)이다. 이는 1994년 8.15기념사에서 당시 김영삼 대통령이 노태우 전 대통령의 한민족공동체 통일방안(89.9.11)을 계승 발전시켜 자주, 평화, 민주를 기본원칙으로 하는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이 제시되면서 공식화되었다. 이후 역대정부가 이 통일방안을 계승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문재인 정부는 그 어떤 입장 표명도 없다.
해서 추측할 수 있는 것은 대한민국 정부의 공식입장으로는 이 연장선상에 있다할 수 있을 것이고, 다만, 민주당정권을 계승해간다는 측면에서는 화해·번영의 한반도정책이 DJ정부의 3단계 통일방안(남북연합 → 연방제 → 완전통일)과 참여정부의 4단계 통일방안(평화구조 정착단계 → 교류협력 발전단계 → 국가연합 단계 → 통일단계) 그 어딘가에 있을 것이다. 좀 더 디테일하게 본다면 참여정부를 더 많이 계승하려 할 것이라는 짐작정도는 할 수 있겠다. 그러면서도 6.15남북 공동선언 2항 “남과 북은 나라의 통일을 위한 남측의 연합제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이 서로 공통성이 있다고 인정하고, 앞으로 이 방향에서 통일을 지향시켜 나가기로 하였다.”를 계승하려 한다는 점 정도일 것이다.
이렇게 대한민국의 보수· 민주정부가 포괄적으로 수용하고 있는 통일방안의 기본골격은 전체적으로 통일을 점진적이고 단계적으로 이루어 나가야 한다는 그런 기조 하에 정립된 것이 분명하다. 평화구조 정착단계와 화해협력단계(혹은, 남북연합단계)를 거처 궁극적으로 1민족 1국가 1체제 1정부의 통일국가를 완성해 나간다는 그런 3단계(혹은, 4단계) 통일과정을 설정하고 있으니 이는 확실해졌다.
그리고 이를 큰 틀에서 보면(넓게 확대해서 보면) 화해협력단계(1단계)→ 남북연합단계(2단계)→1민족1국가 통일국가 완성단계(3단계), 그렇게 설정되어 있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먼저 화해협력단계는 남북 간의 적대와 불신을 줄이기 위해 상호협력의 장을 열어가는 단계이다. 분야별로 교류와 협력을 활성화 하면서 남북이 각기 현존하는 두체제와 두 정부를 그대로 유지한 채 분단 상태를 평화적으로 관리하는 단계이기도 하다.
2단계인 남북연합단계는 화해협력단계에서 구축된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남북 간의 교류와 협력이 더욱 활발해지고 제도화되는 단계를 일컫고, 이 단계에서 남북은 상호신뢰를 구축하면서 평화정착과 민족의 동질화를 촉진해 다가가게 설계되어 있다. 한마디로 이 단계에서는 남북이 서로 다른 체제와 정부 하에서 통일지향적인 협력관계를 통해 통합과정을 관리해 나가는 단계라 할 수 있다.
마지막 3단계인 1민족 1국가의 통일국가 완성단계는 남북연합단계에서 제정한 통일헌법에 따라 남북한 자유총선거를 실시해 통일국회를 구성하고 통일정부를 수립해 1민족 1국가 1체제 1정부의 통일국가를 완성하는 그런 단계이다.
문제는 과연 이것이 과연 가능한가? 이다.
가장 절대적으로는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은 흡수통합을 그 전제로 하니 절대 남과 북이 합의할 수 없는 그런 통일방안이어서 논의할 가치조차 없다손 치더라도, 백번 양보하고 선의로 해석하여 민주정부의 통일방안은 좀 긍정적으로 얘기할 수 있는 그런 건덕지라도 좀 있어야 하는데, 실상은 분단체제에서 통일체제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남과 북이 유엔에 각각 가입해있다는 것에 기초해 국가연합단계를 장기간 설정하는 것을 그 기본전제로 하고 있다 했을 때 이 또한 양국체제론의 변형 그 이상 이하도 아니게 되어 그 심각성이 크다는 것이다.
또한 6.15공동선언을 내오기는 했지만,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도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을 폐기하는데 까지는 나아가지 못했다. 그 결과 현재 문재인 정부에 이르기까지 그 방안은 일명 ‘평화공존 논리’로 표장되어 있다고 봐야 한다.
그러니 고민이 깊어 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쪽에서는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이 존재하고 있고, 또 다른 한쪽에서는 2000년 6.15 정상회담 때 남북은 ‘남측의 연합 제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이 서로 공통성이 있다고 인정하며 그 방향에서 통일을 지향’해 나기로 한 합의(일명, 연방연합제)가 있고, 거기다가 북은 그 합의에 대해 2014년 7월 7일 공화국 정부성명을 통해 남과 북은 “온 겨레가 지지하고 민족의 공동번영을 담보하는 합리적인 통일방안을 지향해나가야 한다”면서 “련방련합제방식의 통일방안을 구체화하고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야한다”고까지 했으니 이 어찌 고민이 없다 할 수 있겠는가?
거기다가 분단적폐 청산과 전 국민적인 통일방안 합의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촛불정부로서의 지금의 문재인 정부가 보여준 통일정책 형태에는 기간 문재인 정부의 행보와 태도로 봤을 때는 결코 쉽지 않는 딜레마가 놓여있어 더더욱 고민은 깊고 클 수밖에 없게 되었다. 오직, 평화담론정책에만 그 필이 꽂혀있어 ‘통일’의 ‘통’자도 이제까지 꺼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 그 실증의 한 예다.
2019년 신년사에서도 ‘통일’의 ‘통’자 한자도 꺼내지 않았고, 여전히 ‘평화’에만 시선이 고정되어있음을 알 수 있다. “평화의 흐름이 되돌릴 수 없는 큰 물결이 될 수 있도록”했을 뿐이다. 1월 10일 진행된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경제이야기를 2/3정도 할애하다가 결국 ‘평화’얘기만 했다.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약속이 지켜지고 평화가 완전히 제도화될 때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겠습니다. 평화가 곧 경제입니다.”[이와 관련한 비판 글을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으면 본인의 <통일뉴스> 기고 글(2018-04-0), “2018 남북정상회담: 못다 쓴 ‘판문점선언’ 내용 채우기” 참조]
더 과거로는 문 대통령께서 2018년 1월 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당장의 통일을 원하지 않는다”고 하였고, 그해 3월 21일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 회의에서는 “남북이 함께 살든 따로 살든 서로 간섭하지 않고 서로 피해주지 않고 함께 번영하며 평화롭게 살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도 말했다. 전형적인 평화공존론 인식이다. (이를 백번 양보하여 해석하면 발언의 앞뒤 맥락상 문재인 대통령께서 통일을 반대한 건 분명 아니라 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당장의 통일을 원하지 않는다’라고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통일을 해야 하지만 당장은 평화부터 실현하자”는 정도의 발언이 더 정상적이다고 했을 때 굳이 평화공존론, 양국체제론으로 비칠 수 있는 그런 발언을 선보일 필요가 있었냐는 그런 측면에서는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상황이 이러함으로 통일방안 논의를 대국민적으로, 또 제4차 정상회담 때 당국자 간 논의를 진행시켜낸다 하더라도 지난 2000년 6.15 공동선언에서 담아낸 ②항보다 좀 더 진일보된 합의문을 내와야 할 텐데, 과연 가능할까? 하는 그런 의문이 있다. 이른바 ‘연방연합(혹은, 연합연방)제로 합의하였다’로 명문화하고, 이를 대국민 설득해내어야 할 텐데 과연 그것이 가능할까? 하는 그런 문제 말이다.
4. 나오며: 민족공동체 통일방안과 평화번영정책에 포박당해 있어서는 그 답이 없다
해서 촉구하고자 한다. 본인이 <다른 백년>, 2019-01-23일자 “2019년 北 신년사 제대로 읽기(2): 남북문제”에서도 밝히고 있듯이 대한민국 정부나 정계가 통일을 먼 미래의 일로 치부하고 그저 지금은 평화유지냐 적대냐, (경제)제재냐 (경제)협력이냐 하는 그런 정도의 대립과 갈등만 생각하고 그렇게 날을 지새우면서 자신들의 역할을 다했다고 생각하는지는 모르겠지만, 하염없이 ‘보내진’ 분단 70여년의 긴 시간과 세월은 결코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즉, 이제는 통일해야 된다고 울부짖는다. 그런 측면에서 대한민국 정부의 공식적인 통일방안인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이든, 민주정부의 3단계(혹은, 4단계)통일방안이든 그 호소에 제대로 된 답변을 해낼 수는 없다.
뿐만 아니라, 통일정부수립과 주한미군과의 관계설정부분도 진지한 성찰이 꼭 필요하다. 즉, 두 관계가 양립할 수 있는가, 없는가 하는 그런 문제가 발생 할 수 있다는 말인데, 이는 과거정부가 그러하였듯이 지금의 문재인 정부도 그렇게 마냥 무시하고 대충 얼무버린다면 진지한 통일논의와 통일정책을 펼쳐나가기가 참으로 난망하다 할 수 있다.
물론 쉬운 결론일 수는 없다. 왜냐하면 통일정부수립에 찬성하더라도 민주당은 민주당대로, 또 한미동맹 해체반대와 주한미군철수 반대를 주장하는 그런 보수적 시각을 쉽게 넘어설 수 있느냐?하는 그런 문제가 노정되어 있으니 그 어찌 어렵다고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하지만, 그렇다하더라도 통일문제의 본령이 외세와의 관계설정을 어떻게 할 것이냐를 함의하고 있다고 한다면 이 문제에 대해 정면, 혹은 우회적인 돌파구만은 반드시 열어가야만 하는 것이다.
이유도 분명하다.
그 첫째, 분단이 외세(미국)의 개입에 의해 조성된 것이라면 그 장본인인 외세의 장벽이 철거되어야 하는 것은 논리적으로도 정당하다. 둘째이유는 평화협정과 주한미군주둔이 양립할 수 없기 때문이다. 즉, 협정은 주한미군 완전철수를 강제하게 되고, 그렇게만 된다면 주한미군 없는 통일은 상상의 영역에서만 가능한 것이 아니다.[다만, 이 글에서는 주한미군의 성격변화를 통해 가칭)동북아평화유지군과 같은 형태로 주둔할 수 있지 않는가 하는 일각의 논의와 주장은 논외로 한다.)
이렇듯 조국통일의 본령은 외세에 의한 분단과 그 분단으로 인해 발생한 체제, 제도를 (창의적으로) 통합하는 그런 창의적인 문제이다.
이는 일제식민지배에서 벗어나기 위해 전 민족적 역량결집이 필요했듯이, 분단 역시 남북해외 전 민족적인 역랑이 총결집하여 민족적 단합과 단결을 내와야 하고, 그 힘으로 전국적인 범위에서 외세를 몰아내어 민족의 통일정부를 세워내어야 하는 그런 문제이기에, 1948년 남북연석회의 때와 같은 그런 상상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ver.2의 남북연석회의, 혹은 전민족적 정치대회합과 같은 그런 통전개념의 전선개념이 필요하고, 이는 문재인 정부의 과감한 통일추진정책과 시민사회의 48년 남북연석회의를 계승하겠다는 그런 운동적 의지에 의해서만 돌파 가능하다. 그 중심에 문재인 정부를 때로는 비판, 때로는 견인하는 그런 노숙한 지도력이 필요하다. 그런 한해가 꼭 되게 하자.
【보론】 문재인 정부의 제대로 된 중재가가 되기 위해서는?
순항하던 북미관계가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로 그 시계가 다시 ‘마주보고 달리는 열차’와 같은 그런 제로섬 게임이 되어가고 있다.
상황이 그렇게 심각한 것이다. 역설적이게도 그와 비례해 문재인정부의 역할은 극대화되길 원한다. 이른바 제대로 된 중재자(론)인데, 이에 대한 답이 의외로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평양에서 외신들과 한 기자회견(3월 15일)에서 나왔다. “남한 정부는 중재자(arbiter)가 아닌 플레이어(player)”라는 발언이 그것이다.
정리하면 그 첫째에, 어설픈 중재자 역할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른바 중재자적 관점에서 미국에도 양보를 요청하고, 북에게는 더 큰 양보를 요청해 그렇게 만들어지는 접점, 절충점에 대해 미리 경각심을 내보였다 할 수 있다.
그 둘째에, 그럼 어떻게? 민족공조의 관점에서 전개되는 그런 플레이어가 되란 말이다. 그리고 그 뜻은 금강산 관광재개나 개성공단 재가동을 미국이 그어놓은 선, 거기서 움츠려들지 말고 그 대북제재의 선을 넘어서라는 뜻이다. 그리고 이 요청은 사실 뭐 별로 새로운 것도 아니다. 뜻있는 법률전문가들, 정치인, 시민사회가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법률적으로나 상황적으로나 이 선은 대북제재 선과 관계가 없는 것이니, 문재인 정부가 촛불민심을 믿고 용기를 내어 그렇게 계속하여 (동맹국인) 미국의 눈치만 계속 볼 것이 아니라, 과감히 넘으라는 것이다. 민주당 정권만이 아니라면 못 넘을 이유가 하등 없는 문제이기도 하다.
그 셋째에, 정권의 속성상 한미동맹 그 자체를 완전히 무시하지는 못하더라도 한미동맹 관계의 정상화 관점에서 미국을 설득하라는 말이다. 이는 문재인 정부가 그렇게 자주 사용하는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민족 스스로 결정해야”와도 상통한다. 국익이 때로는 동맹의 이익과 상충할 때도 있고, 그럴 때는 제아무리 한미동맹이라 하더라도(엄청 불편하더라도) 국익관점에 서야 함을 안내해내어서 그렇다.
그 넷째에, 현상보다 본질에 입각해 중재해야 함을 의미한다. 즉, 한반도비핵화를 통한 평화체제 구축전략이 벽에 부딪쳤으면, 그 결과이자 본질인 평화를 통한 비핵화전략을 구사해야 한다는 말이다. 다시말해 비핵화 그 자체가 목적이기도 하지만, 과정이기도 하다면 비핵화는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수단이 되는 그런 문제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남북 간의 군사적 긴장해소와 불가침, 군축 등 적대관계 해소를 통해 평화를 불러오고, 또 교류협력을 통한 남북관계 진전이 신뢰를 쌓고, 그렇게 신뢰가 쌓이면 그 신뢰의 힘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추진해나갈 수도 있다는 말이다. 그런 역발상, ‘평화가 비핵화를 추동한다.’ 필요할 때다. 그러면 미국을 역(逆)포위하는 그런 전략도 가능하다. 한반도평화에 동의하는 주변국, 즉 일본을 제외한 중국, 러시아와 평화협력을 강화해 미국을 설득해나가는 것 말이다.
통일뉴스, 2019년 3월 21일에 게재된 글입니다(필자와 협의하여 일부 수정 후 본지에 실린 것임).
여러 나라, 특히 한국에서 많은 희망을 가지고 있던 2019. 2. 27. ~ 28. 하노이 정상회담은 사실상 실패로 끝났다. 수많은 사람들의 기대와 희망과 달리, 트럼프와 김정은은 준비된 오찬도 먹지 않은 채 각자 숙소로 돌아가 버렸다. 이것은 갑작스러운 일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지난 몇 개월 동안 사실상 미국과 북한이 거의 의미 있는 협의를 하지 않은 것을 감안한다면, 하노이 실패는 사실상 처음부터 가능성이 높은 일이었다고 할 수도 있다. 하노이 회담이 끝난 지 약 한 달이 지났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실망과 걱정, 그리고 우려감과 긴장감을 표시하였다. 그러나 하노이 정상회담의 결렬은 앞으로 북핵 문제에서 아무 진전이 없을 것을 의미하지 않을 수도 있다. 타협은 여전히 가능하다. 문제는 이 타협을 이루기 위해서 모든 관계 국가들이 아름다운 꿈을 꾸는 대신에 쉽지 않은 현실을 잘 인식하고, 모든 참가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정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약 1년 만에 낙관주의 시대가 드디어 막을 내리고, 현실주의 시대가 다시 찾아왔다.
사진: KBS뉴스
지난 2018년 4월 말, 거의 모든 한국 언론은 ‘낙관주의 쓰나미’에 덮혀졌다. 특히 진보경향 언론이 더욱 그랬다. 기자들은 한반도에서 영원한 평화시대가 도래하고, 악명높은 분단체제가 드디어 무너지고, 이제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름다운 한반도를 만끽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어떤 사람들은 멀지 않은 미래에, 주말에 묘향산으로 가서 현지의 아줌마가 파는 군옥수수를 먹으며 산에 올라갈 것이라고 주장했고, 다른 기자들은 개성과 평양을 통과하는 기차를 타고 파리로 갈 때가 멀지 않다고 주장했다.
당시에 필자는 이 주장을 보면서 웃음을 짓거나 어깨를 으쓱했다. 솔직히 말해서 당시의 자료들을 잘 정리하고, 지금도 보관하고 있다. 수많은 한국 기자와 학자들의 소박함을 보여주는 증거 뿐만 아니라, 현대 한국 사람들이 믿고 싶은 착각을 연구하기 위한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2018년 봄에 피어났던 많은 희망은, 근거가 별로 없었다.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을 비롯한 남-북-미 삼각관계에서 문제가 생겼기 때문에 낙관주의가 사라졌다고 주장할 수도 있지만,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하노이에서 아무 문제가 생기지 않을 뿐만 아니라, 바로 지금 한국 관광객들이 금강산 여행 준비를 위해 가방을 싸고 있다고 하더라도, 2018년 봄에 넘쳐났던 꿈은 현실화되지 못했을 것이다. 북한의 비핵화도 불가능하고, 남북한 자유왕래도 불가능하며, 남북한의 협력 강화에도 매우 강력한 제한이 있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초래하는 것은 어떤 사람 혹은 정치세력의 나쁜 의도 때문이 아니다. 한반도 문제를 희망대로 될 수 없게 하는 이유는, 사실상 바꿀 수 없는 구조 그리고 여러 관계 세력의 이익의 장기적인 모순과 충돌이다.
어떤 사람들은 북한측이 믿을만한 안전보장을 받는다면 핵을 포기할 의지가 있다고도 하고, 또 다른 사람들은 핵을 포기한 북한이 너무 큰 경제 성공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고도 한다. 누군가는 북한측이 경제건설을 위해 핵 포기 의지가 있다고도 하는데, 모두 다 틀렸다. 우리가 봐야 할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북한 당국자’들이 아니라 실제 ‘북한 당국자들이 가진 생각’이다. 제일 먼저 북한은 핵을 포기할 의지가 없을 뿐만 아니라, 있을 수조차 없다. 북한은 시간을 벌기 위해서 비핵화가 가능하다고 할 필요가 생길 수 있지만, 북한을 이끄는 사람들은 미친 사람들이 아니다. 어떤 사람들의 생각처럼 그들은 미치광이들이 아니라, 그들은 매우 합리주의적이며 냉정한 사람들이다. 최근의 세계 경향을 매우 냉정하게 분석하면, 볼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이스라엘의 폭격 때문에 핵개발을 하지 못한 이라크는, 미국의 침공을 당했다. 결국 이라크 통치자였던 후세인은 처형되었을 뿐만 아니라, 수많은 이라크 엘리트계층 사람들이 죽었고 나라는 아수라장이 되었다. 당시에도 고급외교관으로 지내던 존 볼턴의 말을 잘 듣고, 핵개발을 포기했던 카다피 대령은 나토의 간섭 때문에 혁명군을 힘으로 잘 진압하지 못했고, 결국 비참한 죽음을 맞이했다. 1994년에 러시아를 비롯한 강대국의 국경보장 약속을 믿은 우크라이나는, 자국 영토 내의 소련시대 핵무기를 양도했다. 그들은 2014년에 부다페스트 각서 당사자인 러시아의 침공을 받고 자신들의 보석으로 여기던 크림반도를 영원히 상실했다. 이것을 잘 본 북한 엘리트 계층은, 비핵화를 할 생각이 어떻게 생길 수 있을까?
물론 어떤 사람들은 북한이 미국과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로부터 체제보장을 받는다면 그들이 기꺼이 핵을 포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것은 동의하기 매우 어려운 주장이다. 미국에서도 한국에서도 ‘야당이 여당이 될 때’마다 과거의 정책을 매우 쉽게 포기할 수 있다는 것은 상식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 이러한 경향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예를 들면 트럼프는 오바마 대통령이 매우 어렵게 이룬 이란 핵합의를 하루아침에 취소해 버렸다. 미국에서도 차기 민주당 대통령은 트럼프 시대 북한과 맺은 체제보장이든 기타 합의이든 이와 같이 파기하지 않으리라는 근거는 어디 있을까? 그 때문에 북한은 핵무기를 관리할 수도 어느정도 감축할 수도 있지만, 그들의 생각은 반드시 몇 기의 핵무기를 잘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유감스럽지만 이것은 자신의 생존을 다른 아무 것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북한 엘리트 계층의 입장에서 제일 합리주의적인 태도이다. 그들은 자살가들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해외에서 지원을 많이 받을 수도 없으며, 투자를 받는 것도 거의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이 주장은 거의 확실히 사실이다. 북한은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70-80년대 남한이나 80-90년대 중국과 같은 고도경제성장을 자랑하는 개발독재를 만들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북한 엘리트 계층의 입장에서 이것은 유감스럽지만 결정적인 걱정이 아니다. 김정은 위원장을 비롯한 북한의 통치자들은 당연히 자기 나라가 빨리 발전하고, 잘 사는 이웃나라들을 따라잡기를 바란다. 그들은 자기 나라가 못 살기를 바라지 않는다. 하지만 그들에게 경제성장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이것은 다름이 아닌 체제유지이다. 그들은 체제유지가 불가능하다면, 자신의 생존도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위협을 초래할 것 같은 정책을 하지 않을 것이다. 死者는 富者가 될 수 없다는 것이 분명하다. 그 때문에 이라크나 리비아와 같은 체제붕괴를 초래할 수 있는 조치는, 그들에게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하는 정책이다. 그래서 북한을 움직이는 사람들은, 비핵화 없이 고도경제성장이 불가능한 것을 잘 알더라도 ‘자살’과 같은 비핵화를 경제성장을 이루기 위한 대가라고 생각하지 못한다.
같은 이유로 많은 한국 사람들이 희망하는 남북한 자유왕래도 꿈 뿐이다. 지난 2018년에 북한은 오랜만에 1인당 GDP 통계를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북한 경제학자들은 2018년 북한의 1인당 GDP를 1214달러로 발표했는데, 이것은 남한보다 25배 작다. 이 세상에 남북한만큼 생활수준, 소득격차가 심한 이웃나라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 북한 엘리트 입장에서 이것은 매우 위험한 사실이다. 인민들이 남북한 격차를 잘 알게 된다면 당연히 만성적인 위기를 야기한 체제에 대해서 불만이 많아질 것이고, 서울 주도 흡수통일을 통해서 자신들이 하루아침에 부자가 될 수 있다는 환상을 가질 수도 있다. 이것은 당연히 환상이지만, 인민들은 열심히 믿을 것이다. 그 때문에 인민들 사이에서 이와 같은 외부생활에 대한 지식이 많이 확산된다면, 김씨일가 그리고 엘리트계층은 나라를 통치하고 국내 안전을 유지하기가 매우 어려워질 것이다. 문제는 북한 엘리트계층이 나라의 현 상황에 대한 책임을 전임자들에게 돌리는 것이 불가능하다. 대다수의 경우 그 사람들은 자기 아버지나 할아버지가 엘리트 계층이었기 때문에 자신도 그 자리에 있는데, 그들이 자신의 先代들을 비난하고 격하할 경우 그들이 얻을 수 있는 게 하나도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위험해진다. 先代에 대한 공격은 북한 엘리트계층의 정당성을 파괴하는 행동일 뿐이다.
그 때문에 현대사회에서 전례가 없는 북한의 쇄국정책은, 북한 엘리트 계층이 편집증 환자이기 때문에 생긴 것이 아니다. 좋아하든 싫어하든, 쇄국정책은 북한 국가의 생존조건, 북한 국내안전의 유지조건이다. 북한 백성들이 남한을 비롯한 외부 세계 사람들의 생활에 대해 잘 알 수 없어야 체제유지가 가능하다.
쇄국정책은 북한의 경제성장을 저해하는 핵심 이유 중의 하나이다. 등소평의 중국과 박정희의 한국이 잘 보여주었듯이, 해외로부터 투자와 기술 교류뿐만 아니라 문화, 민간 등의 교류를 많이 할 때 경제기적을 이룰 수 있다. 그러나 북한 엘리트 계층이 이 사실을 잘 안다고 하더라도, ‘개방’을 비핵화만큼 ‘자살’로 여길 이유가 이미 충분히 있으므로, 그들은 쇄국정책을 포기할 수 없다. 그들은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관광과 같은 ‘바깥사람 전용’공간을 마련할 수 있지만, 평양역이나 개성역에서 서울발 파리행 여객열차의 남한 사람들이 하차해서 역 주변을 관광하는 것도, 서울의 어떤 교수가 아무 때나 묘향산에 가서 자유롭게 등산하고, 인민들과 이야기하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 이것은 북한 집권세력이 사악하다거나 나쁜 의지로 가득 차 있기 때문에 생기는 일이 아니다. 세계 어디에나 집권세력은 오랫동안 정권을 장악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미국이나 한국과 같은 민주국가에서 엘리트계층은 정권교체의 경우에도 권력을 뺐긴 사람들은 출구가 있다. 그들은 대학이나 기업으로 가거나, 아니면 야당 활동을 할 수 있다. 북한 엘리트 계층은 권력을 유지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까? 옛날 인권침해 때문에 감옥으로 가지 않는다고 해도, 특권과 재산을 전부 잃어버릴 것이다. 즉 그들은 비상구가 없다.
그 때문에 2018년 봄에 많은 사람들이 희망했던 ‘아름다운 한반도의 미래’는 꿈 뿐이었던 것을 우리는 확인할 수 있다. 북한 집권세력은 내부적인 구조의 한계 때문에 비핵화도, 개방도, 남북한 자유왕래도 할 수 없다. 그러나 이 유감스러운 사실을 인정하는 것은, 우리가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결코 의미하지 않는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한국 정부와 한국 사회는 아름다운 꿈에 대해서 계속 주장할 수 있지만, 마음 속에서 진짜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할 필요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희망했던 ‘평화체제’의 꿈이 가능할지 의심스럽다. 그러나 남북한의 장기적인 평화 공존은 가능할 뿐만 아니라 중요한 정치목적이라고 보아야 한다.
현 단계에서 북한의 비핵화는 불가능한 일이지만, 북핵의 동결이나 감축은 가능한 일이다. 하노이 결렬 이후 북한측의 공식 발표를 보면, 그들은 앞으로도 회담을 할 의지가 있다는 것을 많이 강조하였다. 뿐만 아니라 하노이에서 미국측이 거부한 북한의 제안은 매우 심각한 착각과 잘못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북한측도 타협을 희망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물론 북한은 어떤 조건이라도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 하지만 북한측은 영변을 비롯한 핵 시설의 일부를 철거하거나 폐기할 수 있고, 조건이 좋을 경우에는 이미 생산된 탄두, 무기용 플루토늄 또는 HEU의 일부를 반출할 수도 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공짜는 없으므로, 북한은 자신들의 이러한 행동에 막대한 보상을 받기를 희망한다. 적어도 대북제재를 완전히 완화하고, 대규모 대북 경제지원을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북한 입장에서 볼 때, 미국(또는 남한)의 경제적인 양보는 정치적인 양보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북한측은 종전선언, 연락사무소 또는 수교가 중요한 일이긴 하지만 수십억 달러 이상의 보상만큼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극한 현실주의자들인 북한 결정권자들에게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군사력뿐이다. 이러한 세계관을 비판적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무시해서는 안 된다. 우리가 북한측과 타협을 이루기 위해서는 북한 엘리트계층이 세계를 보는 의식을 잘 이해해야 한다.
그래서 남한측이 북한과 교류를 할 때 거의 불가피하게 직간접적으로 남북 경제협력을 지원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보수파 박근혜 대통령도, 진보파 문재인 대통령도 통일이나 남북협력이 큰 이익이라고 주장하지만, 이것은 사실과 거리가 아주 먼 낙관주의이다. 하지만 보수파 일부의 주장과 달리, 남북한 경제협력을 지원하는 것은 단순히 퍼주기가 아니다. 남한의 입장에서 보면 한반도에서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목적이니까, 이 목적을 이루는 데 투자하는 돈을 그저 낭비된 돈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 좋아하든 싫어하든, 남북한 경제협력을 가능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은 남한 납세자들의 돈이다. 보수파 일부의 주장과 달리, 남북한 경제협력을 지원하는 것은 단순히 퍼주기가 아니다.
현 단계에서 북한측은 핵 동결(내지 감축)에 관심이 있는데, 문제는 미국측의 태도이다. 미국측은 이와 같은 부분적인 해결 방법을 결코 지지하지 않는다. 미국에서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을 포기할 의지가 없다는 것을 깨달은지 벌써 몇 년 되었다. 그들 대부분은 포용정책도, 강경정책도 북한의 비핵화를 불러올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미국 정치구조를 감안하면, 핵 관련 전략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들은, 중급이나 하급 공무원으로 볼 수 있는 한반도 전문가들이 아니다. 정책을 결정할 수 있는 사람들은 백악관, 의회, 국무성, 국방성 등을 움직일 수 있는 핵심 인물들이다. 유감스럽게도 그 사람들도, 미국 여론도 아직 착각을 극복하지 못 했다.
지금 미국에서 가장 힘이 많은 주류 의견인 강경론은, 이와 같은 타협이 비확산체제를 위반한 파렴치한 국가에 대해서 보상을 주는 것을 의미한다고 본다. 북동 아시아의 평화와 안정 유지보다 전세계에서의 핵 비확산 체제 유지를 더 중요시하는 미국 입장에서는 북핵 동결(내지 감축)에 대해서 반대감이 많을 수밖에 없다. 미국 입장에서 보면, 북핵 동결은 전 세계 핵확산의 대문을 여는 전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측의 이러한 우려감은 근거가 없는 것이 아니다. 그 때문에 지금도 앞으로도 남한 외교관들은 미국측도, 북한측도 받아들일 수 있는 조건을 찾으려 노력할 필요가 있다. 유감스럽게도 ‘미·북 양측 모두 불만이 없지 않아도 받아들일 수 있는 타협안’이 없다면, 한반도에서의 장기적인 평화공존은 쉽지 않을 것이다. 북핵 때문에 여전히 걱정이 많은 미국은 2017년과 비슷하게 가끔 대북 압박 정책을 시도할 수밖에 없는데, 이것은 매우 위험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북한측도 핵동결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자신의 핵, 미사일 능력을 더욱 열심히 개발하고 가끔 위기를 도발할 것이다. 그 때문에 남한은 북미 관계에서 위기를 예방하려 중개인의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양측 모두 받아들일 수 있는 타협을 이루기 위해서 필요한 비용을 부담해야 할 것이다. 좋아하든 싫어하든, ‘북한 관리’는 값싼 일이 아니다. 북한은 물질적인 보상 없이는 어떠한 타협에도 응하지 않고, 미국측은 ‘비핵화’를 포함하지 않는 모든 타협안에 대해서 반대감이 있는 조건 하에서 필요한 비용을 낼 수 있는 세력은 한국밖에 없을 것이다.
김정은 시대 북한의 경제노선을 보면 ‘개방이 없는 개혁’이라고 말할 수 있다. 바꾸어 말해서 2012년부터 김정은 정권은 1980년대 초 중국과 매우 유사한 경제개혁을 실시하기 시작했다. 그 때문에 북한 경제상황이 많이 개선되었다. 2016년부터 많이 엄격해지기 시작한 대북제재는 북한 경제성장의 길을 가로막았지만, 이 제재가 완화된다면 북한 경제는 다시 활기를 찾고 빠르게 성장을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2012-16년까지 김정은의 경제개혁 시기 북한 성장률이다. 당시에 시장화를 시작한 북한에서 성장률은 최소 3%에서 최대 7%로 추정되었다.
북한 경제 정책은 시장화를 중심으로 하는 경제개혁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결코 놀라운 것이 아니다. 현대 세계에서 경제를 살리는 방법은 시장 중심 정책밖에 없다는 것은 사실이다. 해외 유학을 통해 할아버지와 아버지와 달리 현대세계를 잘 관찰한 김정은은 이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러나 등소평시대 중국과 김정은의 북한을 비교해보면, 공통점뿐만 아니라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 1980년대 등소평 시대 중국과 달리 북한에서 정치자유화와 개방이 아예 보이지 않는다. 북한 정권은 여전히 쇄국정치를 엄격히 실시할 뿐만 아니라, 김정일 시대보다 일정 수준 더 강화했다. 주민들에 대한 감시와 단속이 완화하기 시작할 조짐이 아예 보이지 않는다. 이것은 결코 놀라운 것이 아니다. 전술한 바와 같이 북한 집권세력은 개방을 시작한다면 체제유지가 불가능하다고 믿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개방은 없을 것이다.
현 단계에서 세계 역사에 전례가 없는 김정은 정권의 ‘개방이 없는 개혁’ 시도가 성공할 지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많은 관찰가들은 북한이 개방을 하지 않는다면 외부투자를 유치하지 못해서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장기적으로 유지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것은 사실일 수도 있지만, 2010년대 초 상황을 고려하면 ‘개방이 없는 개혁’의 시작은 어느 정도 북한경제의 성장을 초래할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된다. 개방이 없어도 북한은 보다 더 열심히 시대착오적 중앙계획경제를 없애고 시장경제를 도입한다면, 경제상황이 어느 정도 좋아질 수밖에 없다.
남한측은 북한의 개혁을 환영해야 한다. 북한 경제가 많이 개선된다면 북한 인민들의 생활이 개선될 뿐만 아니라 북한 체제의 안정성도 높아질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은 매우 위험한 벼랑끝 외교를 할 이유가 많이 줄어들 것이다. 그 때문에 남한은 북한式 개방이 없는 개혁 정책을 많이 도와주면 좋다.
남한은 어떤 방법으로 도와줄 수 있을까? 다른 어떤 것보다 북한 엘리트 계층의 특수성과 우려감을 감안하여, 북한측이 받아들일 수 있는 제안을 할 필요가 있다. 2000년대 초 햇볕정책의 경험이 잘 보여주듯, 북한은 개성공단과 같은 공단을 몇 개 받아들일 수도 있고, 금강산관광과 같은 ‘제한된 지역에서의 제한된 관광’에 동의할 수 있다. 북한 당국자들은 이러한 교류가 위험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돈을 벌기 위해서 이러한 제안에 동의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당연히 북한측은 관광지역이든 공업지구이든 모든 것을 감시, 통제한다는 전제 하에서만 교류사업을 허가할 수 있다. 바꾸어 말해서, 묘향산에서 ‘특별관광지역’이 생길 때에만 서울의 교수는 묘향산으로 등산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 교수와 함께 군옥수수를 먹을 사람들은 현지 할머니들 대신에, 안내원으로 위장한 국가보위부 요원들 뿐이다. 공업지구도 비슷할 것이다. 북한측은 모든 노동자들을 감시하고, 남한측 관리자들과 비공식적으로 이야기를 한 노동자들을 조사하고 처벌하지 못한다면, 공업지구 계획에 동의할 수조차 없다.
그러나 이와 같은 제한에도 불구하고 남한 입장에서 관광사업, 특히 공업지구는 가치가 많은 사업이다. 이것은 북한 경제발전을 많이 도와주는 방법일 뿐만 아니라, 북한 사람들에게 매력이 많은 ‘자유롭고 잘 사는 남한’의 모습을 훔쳐볼 수 있게 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방법이다. 북한 사람들이 남한의 모습에 대해서 알게 된다면, 혁명적인 반체제 감정이 솟구칠 수도 있지만, 체제의 단계적인 변화에 대한 많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이와 같은 희망은 북한이 바람직하게 생각하는 방향으로 계속 바뀌도록 북한 통치권자들에게 보이지 않는 압박을 가하는 방법이다.
그래서 현 단계에서 제일 바람직한 것은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비롯한 농축우라늄 생산시설과 무기용 플루토늄 생산시설 대부분을 폐쇄하고, 그 대신에 유엔 안보리 제재가 완화되고, 북한측이 경제개발 또는 인프라 개발 지원을 받는 것이다.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의 재개, 이와 비슷한 특구가 몇 개 더 생기면 좋을 것이다. 남한은 북한 철도, 포장도로 건설 등에 많이 투자할 수도 있다.
벌써 말한 바와 같이 미국은 이와 같은 타협에 불만을 느낄 가능성이 높다. 한편으로 미국측은 북한이 어느 정도 핵무기를 유지한다고 해도, ICBM 발사와 핵실험과 같은 도발 행위를 하지 않는 것을 환영할 이유가 있다. 다른 입장에서 미국은 북한측이 외부에서 알 수 없는 지하시설에서 수십기의 핵무기를 여전히 보유하며, 규모가 작더라도 여전히 핵 생산 시설을 가지고 있는 것을 환영하지 못할 것이다. 특히 북한 비핵화에 대해서 착각을 극복하지 못하는 미국 언론, 여론 그리고 전문가들이 아닌 정치인들은 반감이 많을 것이다. 미국측의 이러한 반감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으로, 북한이 사실적인 핵 보유국이 되더라도 겉으로 북핵의 동결 및 감축이 ‘핵동결(내지 감축)의 완성’이 아니라 ‘비핵화 프로세스의 시작’이라고 주장할 필요가 있다.
바꾸어 말해서 북한측이 핵을 포기할 의지가 없다는 것을 조용히 인정하는 동시에, 이와 같은 핵동결이나 감축을 ‘비핵화를 위한 첫 단계‘로 공식적으로 널리 알리며, 북한과 ‘완전한 비핵화’를 이루기 위해 회담을 해야 한다. 물론 이러한 회담은 별 진정성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양측 모두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장기적인 목적으로 선전한다면, 국제 비확산 체제에 대한 타격도 줄일 수 있다. 이렇게 한다면, 북한을 ’사실상의 핵보유국‘ 대신에 ’단계적이고 장기적인 비핵화를 하고 있는 나라‘로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두 개념은 아무 차이가 없지만, 후자는 듣기 좋을 뿐만 아니라 사람들을 설득하기도 좋으며, 북핵이 국제 핵 비확산 체제에 만든 구멍을 어느정도 막을 수 있는 담론이다.
이와 같은 해결을 불만족스럽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어디에나 많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에서 문제의 완벽한 해결을 이루는 기회가 그리 많지 않으며, 덜 나쁜 시나리오나 차악을 선택하는 것은 불가피할 뿐만 아니라 보통 있는 일이다.
한편으로 남한 입장에서 이와 같은 타협과 장기적인 평화공존은 윤리적인 문제가 없지 않다. 남한 진보파도, 보수파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인권문제는, 이러한 핵동결과 개방이 없는 개혁을 열심히 하는 ‘개발독재 북한’에서 여전히 큰 문제일 것이다. 물론 남한측은 이런저런 부문에서 인권침해 완화를 위해 노력할 수 있는데, 그 효과도 매우 제한적일 것이다. 북한의 경우 인권침해 문제는 김정은이나 북한 통치권자들의 惡意의 결과보다도 북한 체제의 구조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쉽게 말하면 자유가 많으며 잘 사는 남한이 있기 때문에, 인권을 침해하지 않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체제가 있을 수조차 없다.
이와 같은 타협을 이루기 위한 조건은 현 단계에서 어느 정도 있다고 생각되는데, 이 기회를 잡지 못한다면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바로 지금 그 타협이 가능한 이유는 도널드 트럼프 덕분이라고 말할 수 있다. 트럼프는 매우 특수적인 미국 대통령이다. 한편으로 그는 보통 미국대통령과 다르게 대북 선제공격을 하고, 한반도와 북동 아시아에서 전쟁을 불러올 수도 있다. 다른 입장에서 보면 그는 보통 미국대통령이 상상하지도 못하는 새로운 해결방법과 타협안을 받아들일 수도 있다. 그 때문에 평화공존을 희망하는 사람들은 이와 같은 특수적인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려 노력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이 기회를 잡지 않는다면, 오랫동안 장기적인 위기와 위협 속에서 살아야 할 것이다.
아래의 글은 호주국립대학이 주관하는 EastAsiaForum에 기고된 칼럼을 번역한 것이다. 한국은 국제적으로 패권국가들(미,중,러)에 이어 유럽강국들과 캐나다 호주 일본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중견국가로 평가 받고 있었다고 한다. 필자인 로버트슨 교수는 연세대에서 근무한 경험을 통하여 자신들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한국 외교가의 관료적 형식주의와 폐쇄성을 적나라하게 비판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외교에 대한 문제점을 통렬하게 지적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지금이라도 민족의 역사적 흐름에 부응하여 중견국가로서 외교적 역할과 위상을 찾아 가야 한다.
오늘날 한국이 외교적으로 강력한 중견국가가 아니라고 한다면 이에 대한 반향으로 돌아올 최선의 결과는 논란거리이고, 아니라면 비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한국 정부의 캠페인에 힘입어, 한국이 중견국가라는 학술적 언론적 공감대가 넓게 형성되어 있었던 것이 국제적 현실이기 때문이다.
해당 주제에 대한 부정적 의견을 세심히 살펴본다면 현재 한국이 취하고 있는 대외정책의 취약점에 대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 이는 최근 북한 관련 이슈를 해결하려는 한국의 노력들을 살펴보면 확실하고 분명하게 드러난다.
2017년부터 2018년까지 한국은 당시 맞붙고 있던 미국과 북한간의 설전 속에서 정세에 알맞은 위기 외교를 펼쳤다. 이는 높은 수준의 의사결정 능력과 동반자 및 동맹들과의 긴밀한 공조, 명확한 메시지 전달, 제한적이고 실제적인 목표, 그리고 타협에 대한 의지를 갖추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한국의 위기관리 외교는 큰 성공을 거뒀고, 북미간의 지나친 긴장 조성을 억제하면서 오판과 갈등의 위험성을 줄일 수 있었다.
하지만 위기관리 외교의 효과는 시간에 제한을 받는 것이었고, 긴장을 일으킨 근본적인 원인을 바꿀 수는 없었다.
중견세력(middle power)의 행위기반 이론에 따른다면, 한국의 위기관리 외교는 곧바로 중견세력의 외교로 이어졌어야 했다. 안보에 대한 긴장이 줄어드는 즉시, 중견국가로서 주도권을 행사했어야 했다.
한국에겐 다른 중견국가들과의 협력을 통해 협상에서의 영향력을 늘리고 (연합형성),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외교적 장치들을 이용해 목표를 달성할 기회가 있었다 (행동외교). 또한 한국에는 비교우위를 제공할 수 있는 도구를 활용할 기회가 있었고 (틈새외교), 국제 사회의 일원으로서 “해야 할 일을 하는” 스스로의 노력을 홍보할 기회도 있었다 (세계시민의식).
그러나 중견국가로서 외교를 상실한 상태에서, 한국은 북한과 미국이 벌리는 예측 불가능성에게 대외정책 방향의 운전자석을 내주었다. 미국은 막무가내이고 예측이 불가하며, 다른 한 쪽은 구제불능에 이해가 불가능했다 (사실 이러한 비판들은 상대를 바뀌어 평해도 유효하다). 한국은 상대해야 할 두 행위자들에 대해 협상 영향력을 가지고 있지 못했고, 그들의 행동을 억제할 능력도 없었다. 결국 남한은 스스로의 주도적 행위성을 양측의 관계 안에 종속시켜 버렸다.
싱가포르와 하노이 회담을 보도한 서방언론의 취재는 이 점을 부각했다. 대부분의 독자들에게, 북미간의 비핵화 협상은 미국, 북한, 그리고 주최국인 베트남의 문제처럼 보였고, 한국은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한국에게는 이제 추후 협상 개최 여부, 관련된 제도와 기구의 내용을 만들어 갈 힘이 없다. 이는 고위급 회담에 기반한 현재의 외교적 노력들에 유연성이 자리잡을 공간을 거의 남겨두지 않는다는 뜻이다. 현재 시점에서 어떤 성공을 거둔다고 해도, 그 성공은 2년(트럼프1기), 3년(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혹은 6년(트럼프2기)뒤에 있을 정권 교체와 함께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
이러한 조건 속에서 북한은 자신들이 설정한 중기적 목표인 경제제재 완화를 외부적 제재의 해지라는 장기적 계획과 관계없이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 협상 실패의 책임은 협상 상대국들의 정책 변화에 전가할 수 있고, 똑같은 정치적 게임을 미래에 다시 한 번 재개할 수도 있다.
북한 관련 이슈를 다룰 때의 한국이 중견국가로서 외교를 쓸 수 없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몇 가지 배경들이 있다.
한국의 대외정책 형성은 철저한 위계중심형이다. 아이디어와 이니셔티브들은 대통령 보좌관들에게서 시작되어 외교부로 전해져 내려와 시행된다. 외교부처 내부에서 핵심적인 이니셔티브가 시작되는 일은 거의 없다. 이 말은 대통령의 외교 보좌관 그룹이 중견국가 외교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 필요한 아이디어가 부처로 흘러내려 간다.. 하지만 그들이 다른 영역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 중견 국가 외교는 부재하게 되는 것이다.
외교부처 내부의 조직 문화 또한 극히 보수적이고, 관료적이며, 위험을 극도로 피하려고 하는 편이다. 새롭고 창조적이며 혁신적인 아이디어들이 받아들이는 경우는 거의 없다. 마음을 열고 비전통적인 대외정책 행위자들과 교류하려는 의지도 적다.
해당 용어(중견국가론)의 인기에도 불구하고 남한에서 중견국가 외교는 비교적 새로운 개념이다. 한국에서 국제관계를 이해하는 데에 있어 가장 지배적인 패러다임은 아직도 (패권중심의) 현실주의이며, 강대국간의 패권경쟁이 가장 유명한 소재이다. 국제학을 가르치는 교육기관들이 오스트레일리아나 캐나다의 중견국가 역할을 다루는 일은 거의 없다. 학술지에서 “중견국가”라는 용어의 사용이 급증하긴 하였으나, 용어의 개념에 대한 심도 깊은 이해는 아직 널리 보급되지 못한 상태이다.
한국은 아직 중견국가로서 외교를 실행하고 있지 않다. 중견국가로서 외교의 시작을 위기관리 외교로 시작하긴 하였으나, 스스로 그 방향을 설정하고 있지는 못하다. 그리고 중견국가다운 외교를 상실한다면, 결국 한국의 대외정책은 북한 문제를 다루려고 했던 이전의 시도들만큼 처참히 실패하거나, 혹은 더한 실패에 직면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문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적용하고 있는지도 모르지만, 분명 그것이 중견국가로서 자주적인 외교는 아닌 것 같다.
Jeffrey Robertson(제프리 로버트슨)
호주 국립대학교의 아시아-태평양 외교 학부 객원 연구원
연세대학교 조교수
“Diplomatic Style and Foreign Policy: A Case Study of South Korea” (Palgrave 2016)의 저자
2023년 1월 10일(화) 10:00, 한국YWCA연합회 4층 강당 (서울시 중구 명동길 73 페이지명동 건물)
전쟁의 불안감으로 가득한 새해입니다. 한반도의 군사적 위기가 출구 없이 악화되고 있습니다. 남북 사이의 대화 채널이 모두 끊긴 채 긴장이 격화되는 위험한 상황에까지 이르렀습니다.
그러나 무력 충돌을 예방하고 다시 대화 여건을 만들어낼 현실적인 해법은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확전 각오’, ‘압도적인 전쟁 준비’, ‘9.19 군사 합의 효력 정지 검토’ 등의 발언을 이어가며 불안을 더욱 조성하고 있습니다. 한반도 전쟁 위기를 막기 위한 시민들의 평화행동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기입니다.
2023년은 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 7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합니다. 6.15 공동선언 실천 남측위원회와 한반도 종전 평화 캠페인을 비롯한 종교·시민사회단체들은 올 한 해 한반도의 전쟁 위기 해소와 평화 실현을 위해, 정부의 정책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집중적인 평화행동을 펼쳐갈 예정입니다. 전국에서 시민들을 만나 평화의 목소리를 단단하게 조직하고, 한반도와 동아시아 평화를 원하는 전 세계 시민들과도 함께 연대하여, 전쟁 위기를 해소하고 평화의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어 가고자 합니다.
이에 기자회견을 통해 현 위기에 대한 시민사회의 우려와 요구를 밝히고, 모든 군사적 위협을 즉각 중단할 것과 적대를 멈추고 평화협상을 재개할 것을 촉구할 예정입니다. 더불어 올해 계획하고 있는 다양한 활동들을 알리고 시민들의 동참을 호소할 예정입니다.
2023.01.10 정전 70년 한반도 평화행동 제안 기자회견 (사진 = 한반도 종전 평화 캠페인)
정전 70년 한반도 평화행동 제안 종교·시민사회 공동 기자회견
한반도 전쟁 위기 해소와 평화 실현을 위해 함께 합시다
2023년 1월 10일(화) 10:00, 한국YWCA연합회 4층 강당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와 한반도 종전 평화 캠페인은 2023년 1월 10일 <정전 70년 한반도 평화행동 제안 기자회견 : 한반도 전쟁 위기 해소와 평화 실현을 위해 함께 합시다>를 개최하였습니다. 기자회견을 통해 현 위기에 대한 우려를 밝히고 “한반도의 긴장을 격화시킬 모든 군사적 위협을 중단할 것과 자극적인 행동을 멈추고 다함께 위기 관리에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했습니다.
기후 위기와 경제 위기, 그리고 전쟁 위기가 우리의 삶을 한꺼번에 위협하고 있습니다. 복합적인 위기 속에서 새로운 변화의 시작을, 평화의 희망을 다시 찾아야 하는 절박한 과제가 우리 앞에 놓여 있습니다.
6.15 남측위와 한반도 종전 평화 캠페인은 올해 정전협정 체결 70년을 맞아 <(가) 2023 정전 70년, 한반도 평화행동>을 시작할 것을 제안하며, 평화를 원하는 모든 시민들께서 함께 해주실 것을 요청합니다.
전쟁의 불안감으로 가득한 새해입니다. 한반도의 군사적 위기가 출구 없이 악화되고 있습니다. 남북 사이의 대화 채널이 모두 끊긴 채 긴장이 격화되는 위험한 상황까지 이르렀습니다. 그러나 무력 충돌을 예방하고 다시 대화 여건을 만들어낼 현실적인 해법은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확전 각오’, ‘압도적인 전쟁 준비’, ‘9.19 군사 합의 효력 정지 검토’ 등의 발언을 이어가며 불안을 더욱 조성하고 있습니다. 통일부 역시 확성기 설치나 전단 살포 허용 등 접경 지역에서 충돌을 불러올 수 있는 조치들을 언급하며 긴장을 높이고 있습니다.
우리는 오늘 ‘어떠한 경우에도 한반도에서 다시 전쟁은 안 된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팽팽한 긴장 속에 우발적인 무력 충돌이라도 발생한다면 어떤 재앙적인 결과로 이어질지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한반도에서 치킨 게임 형식의 악순환이 이어지고, 한·미·일, 북·중·러의 대결 구도도 심화되는 가운데 동북아시아는 점점 세계의 화약고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한반도의 긴장을 격화시킬 모든 군사적 위협은 중단되어야 합니다. 자극적인 행동을 멈추고 다함께 위기 관리에 나설 것을 강력하게 촉구합니다. 적대 정책과 무력시위는 악순환을 심화할 뿐, 결코 해법이 될 수 없습니다. 지금의 위기는 합의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적대 정책이 계속된 끝에 협상이 실패하면서 신뢰가 무너진 결과입니다. 2018년 어렵게 이룬 남북·북미 합의는 이행되어야 합니다. 긴장 완화와 대화 국면으로의 전환을 위한 현실적인 대책과 선제적인 조치가 필요합니다. 특히 대규모 한미연합군사연습의 중단은 관계 개선과 대화 여건 조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위기를 걱정하면서 두고 볼 수만은 없습니다. 평화를 말하기 어려운 시기일수록 평화를 외치는 목소리는 더욱 커져야 합니다. 올해 2023년은 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 7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70년 동안 이어져 온 불안정한 휴전 상태조차 앞으로는 이대로 유지될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 전쟁 반대와 평화 실현을 외치는 목소리가, 각계 시민사회의 비상한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순간입니다.
쉽사리 출구가 보이지 않는 일촉즉발의 긴장 앞에서,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와 한반도 종전 평화 캠페인은 <(가)2023 정전 70년, 한반도 평화행동>을 시작할 것을 제안하며 평화를 원하는 모든 시민들께서 함께 해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합니다.
올 한 해 한반도의 전쟁 위기 해소와 평화 실현을 위해, 정부의 정책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한반도 전쟁 반대와 평화 실현을 위한 집중 서명운동 상반기 한미연합군사연습과 한미일 군사협력 중단 촉구 활동 국내 200개 시군구를 비롯한 전 세계 300곳 동시 평화행동 7월 22일(토) 대규모 평화 집회와 행진 8월 15일 즈음 대규모 평화행동
등 다양한 계획들을 추진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전국 각지에서 시민들을 만나 평화의 목소리를 단단하게 조직하고, 한반도와 동아시아 평화를 원하는 전 세계 시민들과도 연대하여, 전쟁 위기를 해소하고 평화의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어 나가고자 합니다.
우리는 오늘 제안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전국의 시민사회단체들을 만나 지혜와 마음을 모아나갈 것이며, 다가오는 2월 14일(화) <(가)2023 정전 70년, 한반도 평화행동>을 출범하여 본격적인 행동에 나설 것입니다. 각계각층의 종교·시민사회에서 <정전 70년 한반도 평화행동>에 동참해주시기를, 지금 여기에서 당장 함께할 수 있는 행동들을 논의하고 모색해주시기를, 평화를 원하는 강력한 시민의 힘을 보여주시기를 요청합니다. 지금껏 없었던 전쟁 위기를, 지금껏 없었던 넓고 단단한 연대와 공동의 행동으로 극복하고 다시 평화의 길을 열어냅시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는 지난 2005년부터 남북 합의 이행, 한반도 자주와 평화번영, 통일을 위해 남북해외 공동의 민족공동행사와 각계각층 교류협력 사업, 평화통일 의제에 대한 캠페인과 집회 등 다양한 민간통일운동을 펼쳐 왔습니다. 한반도 종전 평화 캠페인은 한국전쟁 발발 70년이었던 지난 2020년부터 ‘한국전쟁 종전과 평화협정 체결, 핵무기도 핵위협도 없는 한반도와 세계, 군비 경쟁의 악순환 중단과 대화를 통한 갈등 해결’ 등을 촉구하는 한반도 평화선언(Korea Peace Appeal) 서명운동을 비롯해 다양한 국내·국제 활동을 펼쳐왔습니다.
한국전쟁 정전협정 70년을 맞는 올해, 한반도 정세가 밝지 않습니다. 군사적 위기가 출구 없이 악화되고, 우발적인 무력 충돌의 위험도 매우 높아진 상황입니다. 70년 동안 이어져 온 불안정한 휴전 상태조차 앞으로는 그대로 유지될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한반도에서 다시 전쟁은 안 된다’는 분명한 메시지, 평화적 해법을 촉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기입니다.
이에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와 <한반도 종전 평화 캠페인>은 올해 전쟁 위기 해소와 평화 실현을 위해 <정전 70년 한반도 평화행동>을 시작하여, 시민사회 공동으로 집중적인 서명운동과 다양한 평화행동을 추진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현 위기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한반도·동북아 평화를 위한 국내외 여론을 만들어내며, 최근 급속히 추진되는 한미일 군사협력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도 모아낼 예정입니다.
2월 14일(화) 오전 11시,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정전 70년 한반도 평화행동 출범대회 <전쟁을 끝내고, 평화로! End the Korean War, Let Us Peace!>를 개최합니다. 당일 출범대회에는 그동안 한반도 평화를 위해 곳곳에서 노력해온 다양한 종교·시민사회 대표자들이 참여하여 ‘전쟁 위기를 넘어 다시 평화의 희망을 만들어가자’는 의지를 모을 예정입니다.
출범대회에서는 <정전 70년 한반도 평화행동> 소개, 참여 단체 대표자 발언, 접경 지역·국제 단체 연대 발언, 출범선언문 낭독, ‘평화의 문을 열자’ 퍼포먼스 등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보도협조 보기 당일 오전 10시 대표자회의에 이어 오전 11시 출범대회를 진행합니다. 언론 취재는 오전 11시 출범대회부터 가능합니다.
한국과 미국 정부는 다가오는 3월 13일부터 23일까지 한미연합군사연습 ‘자유의 방패(Freedom Shield, FS)’를 시행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기간 동안 ‘전사의 방패(Warrior Shield, WS)’로 명명된 대규모 야외 실기동 연합훈련이 집중적으로 실시되고, 미군 전략폭격기 등 전략자산도 대거 참여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더불어 이달 말 한미일 미사일경보훈련 등도 예고된 상황입니다.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매우 높은 가운데, 대규모 한미연합군사연습이 전쟁 위기를 더욱 심화할 것이 우려됩니다. 이미 1월부터 다양한 한미연합군사훈련이 진행되고 있고, 미사일 훈련 등 북의 대응도 높은 수위로 계속되고 있습니다. 충돌을 방지할 아무런 대책도 없이 강대강의 군사행동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국전쟁 정전 70년을 맞는 올해, 정전체제마저 위태로운 것이 현실입니다.
이에 <정전 70년 한반도 평화행동>은 3월 7일(화) 오전 11시,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한반도 전쟁 위기 해소, 한미연합군사연습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하고자 합니다. 기자회견을 통해 한미연합군사연습의 중단이 남북·북미 간의 대화와 외교의 장을 다시 여는 결정적 조치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더 큰 위기로 이어지기 전에 한미연합군사연습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할 예정입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각계 단체 발언과 대형 피켓팅 등을 진행할 예정이며, 기자회견 이후 대통령실과 주한 미국 대사관에 <한반도 전쟁 위기 해소와 한미연합군사연습 중단을 촉구하는 한국·미국·국제 단체 성명>을 전달할 예정입니다.
*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와 <한반도 종전 평화 캠페인>은 올해 전쟁 위기 해소와 평화 실현을 위해 <정전 70년 한반도 평화행동>을 시작하였습니다. <정전 70년 한반도 평화행동>은 ▷한반도 전쟁 반대 평화 실현 서명운동(Korea Peace Appeal) ▷한미연합군사연습과 한미일 군사협력 중단 촉구 활동 ▷6~7월 전 세계 300곳 평화행동과 7.22 평화대회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한반도에서 다시 전쟁은 안 된다”는 목소리를 모아내고, 시민의 힘으로 평화의 길을 열어내고자 합니다.
한미 정부가 3월 13일부터 대규모 한미연합군사연습 ‘자유의 방패(Freedom Shield, FS)’를 실시할 예정입니다. 언론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한미 연합군은 북한 지도부 참수, 지휘부 축출 및 안정화 작전 등의 시나리오를 연습하고, ‘전사의 방패(Warrior Shield, WS)’로 명명된 대규모 야외 실기동 연합훈련도 집중적으로 실시할 예정입니다. 이번 연습에 미군 전략폭격기 등 전략자산도 대거 참여할 예정이며, 이달 말 한미일 미사일경보훈련 등도 예고된 상황입니다.
이에 2023년 3월 7일, <정전 70년 한반도 평화행동>은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한반도 전쟁 위기 해소, 한미연합군사연습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공동성명을 발표했습니다.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매우 높은 가운데, 충돌을 방지할 대책도 없이 강대강의 군사행동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더 큰 위기로 이어지기 전에 한미연합군사연습을 즉각 중단해야 합니다. 한미연합군사연습 중단은 남북·북미 간의 대화와 외교의 장을 다시 여는 결정적 조치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공동성명은 한국의 <정전 70년 한반도 평화행동>, 미국의 <코리아 피스 나우(Korea Peace Now Grassroots Network)>, 그리고 <한반도 평화를 위한 해외동포연대(Peace Treaty Now)>가 함께 제안한 것으로, <정전 70년 한반도 평화행동>에 참여하고 있는 745개 국내 단체와 99개 미국·국제 시민사회단체가 연명에 동참했습니다. 성명은 대통령실과 주한 미국 대사관에도 전달되었습니다.
한국과 미국, 세계 곳곳에서 평화 운동을 펼치는 우리들은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는 것에 깊이 우려하며, 한미연합군사연습을 비롯한 일체의 군사행동을 모두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지난 2018년 남과 북, 미국은 남북·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평화의 길을 열었지만, 중단되었던 한미연합군사연습은 1년만에 재개되었으며 남북·북미 관계는 날로 악화되어 왔습니다. 북은 지난 해 미국의 적대 정책과 군사적 위협을 이유로 핵 실험과 ICBM 시험 발사를 유예하겠다던 4년간의 공약을 철회하였습니다.
윤석열 정부의 출범 이후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습니다. 한미 양국은 한미연합훈련의 규모를 확대하고 확장억제 실행력을 강화한다는 입장을 발표하며, 5년 만에 한반도 역내에서 항공모함과 전략폭격기를 동원한 군사훈련을 재개하였습니다. 북 또한 상응하는 군사 대응을 선언하며 군사훈련에 나섰고, 비록 공해상이지만 남북의 미사일이 해상 경계선을 넘나드는 등 유례 없는 긴장이 조성되기도 하였습니다. 당시 강릉에서는 남측 미사일이 오발로 떨어지는 위험천만한 상황이 발생하여 시민들이 밤새 공포에 떨어야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남북 모두 군사분계선 넘어 무인기를 전개하기도 하였습니다. 한국전쟁 정전 70년을 맞는 올해, 정전체제마저 위태로운 것이 현실입니다.
한미 당국은 한미연합군사연습을 연례적이고 방어적인 훈련이라고 말하고 있으나, 실상은 유사시 대북 선제공격과 지도부 제거 작전, 전면전을 가정한 대규모 미 병력 및 전략자산의 증원 등을 주요 골자로 하는 작전계획을 연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난 수십 년간 이런 연습에 핵무장이 가능한 B-1B, B-2, B-52 전폭기나 핵추진 항공모함, 핵추진 잠수함, 대규모 한미 병력 등이 동원되었습니다. 그 규모와 성격으로 인해 한미연합군사연습은 한반도에서 군사적, 정치적 긴장을 격화시켜 온 것이 사실입니다.
한미 정부는 오는 3월, 역대 최대 규모의 병력과 전략자산을 동원하여 최대 규모의 실기동훈련을 진행할 것이라고 예고하였고, 이미 1월부터 다양한 한미연합군사훈련이 시작되었습니다. 한미일 군사협력도 군사동맹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북 또한 “매사 상응하고 매우 강력한 압도적 대응을 실시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미사일 훈련 등 군사행동에 나서고 있습니다.
충돌을 방지할 아무런 대책도 없이 강대강의 군사행동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실전 무기를 동원하는 대규모 군사행동은 우발적인 충돌 위기를 높일 뿐입니다. 숱한 무력시위가 전쟁으로 비화되었던 여러 나라들의 사례를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군사 위기, 전쟁 위기가 도래할 것은 자명합니다.
한반도 전쟁 위기를 고조시키는 전쟁연습을 당장 중단해야 합니다. 고립, 군사적 압박, 제재 정책은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의 진전을 이루기는커녕 북의 반발만을 불러온 실패한 정책임을 인정하고 적대를 내려놓아야 합니다.
오늘날 한반도를 비롯한 전 세계는 기후 위기와 감염병, 식량난과 경제 위기 등 복합적인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진영 대결과 군사적 대결을 멈추고 협력하지 않으면 이 위기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특히 전략폭격기 전개 등 대규모 군사훈련과 전쟁 준비 과정에서 배출하는 탄소에 대해서는 아무런 정보도, 통제도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사람과 지구를 모두 위협하는 군사훈련은 중단해야 합니다.
70여 년간 한반도 구성원 모두를 고통스럽게 한 전쟁을 끝내고, 파괴적인 무기에 소모되는 비용을 불평등과 기후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돌려야 합니다. 적대와 대결을 멈추고, 화해와 협력으로 평화롭고 지속 가능한 세계를 위해 매진해야 할 때입니다.
한미연합군사연습의 중단은 남북, 북미 간의 대화와 외교의 장을 다시 여는 결정적 조치가 될 것입니다. 한미 정부의 결단을 촉구합니다.
Action One Korea American Peace Information Center Answer Coalition Atlanta Civic Action (애틀란타 행동) Channing and Popai Liem Education Foundation China-US Solidarity Network Coalition of Koreans in America (CKA) (미주희망연대) CODEPINK Education Center for Tomorrow (LA 내일을 여는 사람들) Environmentalists Against War Friends Peace Teams-Asia West Pacific GA Peace Forum (조지아 평화포럼) Gandhi Alliance for Peace Global Network Against Weapons & Nuclear Power in Space HOA–Hawaiʻi Okinawa Alliance Korea Peace Now Grassroots Network Korea Peace Now! Korea Policy Institute Korean American National Coordinating Council, Inc. (재미동포전국연합회) Korean American Public Action Committee (KAPAC) Korean Americans for the Progressive Party of Korea (KAPP) (진보당연대 재미위원회) KPNGN PNW Maine Natural Guard Massachusetts Peace Action Military Poisons MinKwon Center for Community Action (민권센터) New England Korea Peace Campaign (뉴잉글랜드 한반도 평화 캠페인) NH Peace Action Nodutdol for Korean Community Development (노둣돌) Parallax Perspectives Peace Action Peace Action of San Mateo County Peaceworkers Phil Berrigan Memorial Chapter Veterans For Peace Presbyterian Peace Network for Korea Proposition One Campaign for a Nuclear-Free Future RootsAction Seattle Evergreen Coalition (시애틀늘푸른연대) Show Up! America The Least of These Church Justice & Peace Committee (작은자공동체교회 맨하탄) Utah Campaign to Abolish Nuclear Weapons (UCAN) Veterans For Peace, Spokane Chapter #35 Veterans For Peace’s Korea Peace Campaign Washington Butterfly for Hope (워싱턴희망나비) Women Against War Women Cross DMZ (위민크로스디엠지) Women for Genuine Security Women’s International League for Peace and Freedom (WILPF) US
국제 시민사회단체 (총 51개)
6.15공동선언실천 해외측위원회 6.16공동선언실천 일본지역위원회 재일한국민주여성회 재일한국민주통일일연합 도쿄본부 재일한국민주통일일연합 중앙본부 한민족유럽연대 1923 Korea-Japan Citizens’ Solidarity (1923 한일재일시민연대) Blue Banner, Mongolia Canadian Union of Public Employees (CUPE), Canada Center for Peace Education, Philippines Centre for Peace and Conflict Studies (CPCS), Cambodia Commission 4 of the ILPS, Canada Coop Anti-War Cafe Berlin, Germany Freante Antiimperialista Internacionalista, Spain German East Asia Mission (DOAM), Germany Ingenieurkonsulent für Kulturtechnik und Wasserwirtschaft, Europe International Peace Bureau (IPB), Germany International Women’s Network against Militarism Northeast Asia Regional Peacebuilding Institute (NARPI) Peace Boat, Japan Peace Depot Inc. Japan Peace for East Asia (PEASIA), Canada Peace Treaty Now (PTN) (한반도 평화를 위한 해외동포연대) Peace Women Across The Globe (PWAG), Switzerland Peace Women Partners, Philippines Prutehi Litekyan Save Ritidian, Guam Queen’s Collegiate, Canada Stop the War Coalition Philippines The Hwamok Fellowship The United Church of Canada Unity of Women for Freedom – Philippines (자유를 위한 여성의 단결) Women Against Nuclear Power, Finland Women for Peace, Finland Women’s International League for Peace and Freedom (WILPF) (자유평화국제여성연맹) Women’s International League for Peace and Freedom (WILPF) Kyoto World Beyond War 福岡県日朝協会 原水爆禁止日本国民会議 日本朝鮮学術教育交流協会 日朝友好連帯群馬県民会議 日朝友好連帯埼玉県民会議 日朝友好連帯千葉県の会 日朝友好神奈川県民会議 朝鮮女性と連帯する日本婦人連絡会 朝鮮学校「無償化」排除に反対する連絡会 朝鮮の自主的平和統一支持する京都委員会 朝鮮の自主的平和統一を支持する日本委員会 朝鮮の自主的平和統一を支持する長野県民会議 平和憲法を守る荒川の会 戦争への道を許さない北・板橋・豊島の女たちの会 フォーラム平和・人権・環境
*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와 <한반도 종전 평화 캠페인>은 올해 전쟁 위기 해소와 평화 실현을 위해 <정전 70년 한반도 평화행동>을 시작하였습니다. <정전 70년 한반도 평화행동>은 ▷한반도 전쟁 반대 평화 실현 서명운동(Korea Peace Appeal) ▷한미연합군사연습과 한미일 군사협력 중단 촉구 활동 ▷6~7월 전 세계 300곳 평화행동과 7.22 평화대회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한반도에서 다시 전쟁은 안 된다”는 목소리를 모아내고, 시민의 힘으로 평화의 길을 열어내고자 합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의 4.29 재·보선에서도 새정치민주연합을 중심으로 한 야권이 참패했다. 여기저기서 숱한 분석과 조언이 넘쳐난다. 야권의 분열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에 대한 갑론을박에서부터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의 정치력에 대한 비판이나 향후 행보에 대한 다양한 훈수까지, 살짝 어지럽기까지 하다. 모두 귀담아들을 구석이 있기는 해 보인다. 그러나 어딘지 식상한 느낌도 지울 수 없다. 특히 재·보선 이후 깊은 내홍에 빠진 새정치연합의 혁신이나 문재인 대표의 변신에 대한 주문은 너무도 적절해 보이지만 어쩐지 비현실적으로만 들린다. 무언가 결정적인 것이 빠져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내가 볼 때 이번 선거의 가장 큰 교훈은 새정치연합은 물론 야권 전체가 재편되어야 한다는 절박함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준 데 있다. 정치 자영업자들의 연합체 같은 새정치연합이 대안이 될 수 없음도 명백하지만, 진보와 보수가 대결하는 유럽적 정치 지형을 만들겠다던 국민모임이나 정의당 등의 오래된 '민주노동당 모델 2'도 다시 좌절했다고 보아야 하고, 천정배 의원의 '호남 정치 복원' 구상은 기껏해야 '새정치연합의 호남화 프로젝트' 이상이 되기 힘들 것 같다. 어디 하나 미더운 데가 없다.
상황이 무척 엄중해 보인다. 지금과 같은 정치 지형과 조건에서 무능하기 짝이 없는 데다 분열되기까지 한 야권이 계속 한국 정치와 사회의 진보적 미래에 대한 아무런 의미 있는 비전도 제시하지 못한 채 허우적거리기만 한다고 해 보라. 내년 총선에서 새누리당의 압승은 불을 보듯 뻔하다.
사람들은 흔히 우리나라가 보수가 장기 집권하는 일본을 닮는 상황을 걱정하곤 한다. 내가 볼 땐 대단한 착각이다. 우리나라는 민주화의 일천한 경험 등 여러 면에서 일본보다는 21세기 들어 민주적 절차를 통해 민주주의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권위주의 체제를 확립한 러시아, 헝가리, 터키 같은 나라와 더 가깝다고 해야 한다.
이들 나라에서는 보수파 집권 뒤 언론 자유를 위축시키는 등의 온갖 악법으로 시민들의 기본권을 제약하는 일이 다반사로 벌어졌다. 심지어 러시아의 푸틴과 터키의 에르도얀은 권좌에서 물러나고도 실권을 행사하다가 권좌에 복귀했거나 복귀할 예정이고, 헝가리의 오르반은 아예 개헌을 통해 자신과 보수파의 영구 집권을 위한 발판을 만들기도 했다. 이미 유사한 경로를 밟고 있는 듯한 우리나라에서는 앞으로 어떤 일들이 더 벌어질까?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하루빨리 야권의 올바른 정립과 재편이 이루어져야 한다. 문제는 단순히 문재인 대표를 대신할 새로운 인물을 찾는 따위의 것에 있지 않다. 야권 전체가 어떤 식으로든, 개별 정당 차원에서 또 연합 정치의 수준에서, 뚜렷한 정치적 지향과 미래 전망, 신뢰할 수 있는 정책들, 관용과 포용의 정치 문화, 국가 운용 능력 등을 갖춘 정치적 대안을 형성하여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 상투적인 혁신을 넘어, 그야말로 환골탈태를 위한 분골쇄신이 절실하다.
내 생각에 그 출발점은 우리의 지금과 같은 정치 지형과 야권의 지리멸렬함을 그 근본에서 규정하고 있는 이른바 '87년 체제' 자체에 대한 비판적 성찰이 되어야 한다. 우리의 87년 정치 체제는 더 이상 그저 어쩔 수 없는 우리 민주주의의 주어진 조건 같은 것이 아니다. 그것은 '민주주의적 정의'의 원칙에 심각하게 위배되는 '결손 민주주의' 체제로서, 이제 우리 사회의 진보와 민주주의의 심화를 막는 가장 근본적인 장애의 하나, 아니 심지어 가장 중요한 역사적 반동의 원천이다.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적 진보를 위해서는 반드시 이 체제를 깨트리지 않으면 안 된다.
돌이켜보면 우리 민주주의의 이 87년 체제는 오랜 민주화 운동의 성취를 부당하게 전취한 구민주당 세력과 구체제의 수구 세력이 밀실에서 이룬 어정쩡한 정치적 타협의 산물이었다. 그 결과 지금의 제6공화국의 헌정 질서가 만들어질 때 정작 가장 앞장서 군부 독재를 종식시켰던 시민적 주체들은 철저하게 배제되었더랬다. 비록 87년의 민주화가 이룬 역사적 진보의 의미 전부를 폄훼해서는 안 되겠지만, 지금의 우리 민주주의 체제는 시민들의 자기-지배를 위한 평등한 참여의 기회를 보장하는 정의로운 '시민적 권력'의 체제로서는 처음부터 명백한 한계를 갖고 있었던 것이다.
대의 제도와 통치 구조부터 민주주의적 정의의 원리에 여러 차원에서 근본적으로 어긋난다. 승자독식의 단순 다수결 소선구제를 핵심으로 하는 현행 선거 제도는 결코 공정한 민주적 대의 제도가 아니다. 이 제도에서는 예컨대 전국적으로 40% 정도의 지지를 받는 새누리당이 국회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할 수 있다. 또 구조적으로 양당제를 강요하고 다양한 정치 이념의 실험을 힘들게 하기도 했다. 지역주의를 부추기는 것도 심각한 문제지만, 사회적 약자들이 자신들의 이해관계와 정치적 의사를 표출하는 것을 매우 힘들게 한다.
또 이 체제에서는 이른바 '제왕적 대통령'이 민의를 대변하는 의회의 견제를 우회하여 너무 많은 권한을 행사할 수 있고 심지어 사법부에도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그 권력의 구조적 비대함은 우리 민주주의를 기본적으로 '위임 민주주의(delegate democracy)'로 만들었고, 최근 들어서는 국민의 기본권이 심각하게 제약되는 '비자유 민주주의(illiberal democracy)로 전락시켰다.
나아가 사법부 문제도 심각하다. 최근의 통합진보당 해산 판결에서 보듯, 87년 체제의 가장 중요한 민주적 장치의 하나로서 시민의 기본권 보호를 위해 만든 헌법재판소는 외려 그 기본권 침해의 첨병이 되는 아이러니도 드러났다. 선출되지 않은 헌법재판관들이 민주적으로 선출된 국회의원의 자격을 간단히 박탈하는 폭거를 저질렀다. 이와 함께 사법부 전반의 행정 권력 종속성도 자주 나타난다.
다른 한 편으로 이 체제는 민주주의를 향한 시민적 요구를 담아내고 시민적 권력을 제도화 내어야 할 정치적 주체도 제대로 성숙시켜내지 못했다. 압축적 근대화 과정에서 노동조합이나 시민단체와 같은 생활세계의 기초적인 시민적-민주주의적 조직들이 충분히 발전하지 못했다는 배경이 있기는 하지만, 이 체제의 근본적인 정치적 틀은 무엇보다도 민주적 시민 사회의 정치적 기구가 될 수 있는 정당을 제대로 성장시키지 못했다. 지금까지 단지 대안이 없다는 이유로 시민적 권력의 현실적 구심점 역할을 했던 새정치연합(구민주당)의 거의 범죄적 수준의 무능함은 일차적으로 87년 체제가 배태한 지역주의적 기득권 안주에서 비롯한다고 해야 한다. 나아가 이는 다른 진보 정당들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게 막은 결정적 배경의 하나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런 사정은 구조적 제약 말고도 우리 정치적 주체들의 이념적, 문화적 미성숙에도 상당한 탓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우리 민주 진보 세력은 '역사적 공산주의' 이후 시대의 냉전적 분단 상황에서 유교적-근대적 특징을 갖고 있는 한국 사회에 걸맞은 제대로 된 민주적 진보 이념과 노선을 가공해 내는 데 완전하게 실패했다.
특히 우리 정치적 주체들은 그동안 분단과 그에 따른 이른바 '48년 체제'의 냉전적 틀을 합리적으로 극복할 대안을 찾지 못한 채 지나치게 민족주의에 경도되거나(이른바 NL) 반대로 분단 문제 자체를 아예 깡그리 무시해 버리는(이른바 PD) 거울상 오류들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덕분에 우리의 87년 체제 민주주의는 기껏해야 '앙상한 민주주의'이기를 벗어날 수 없었다. 민주화 이후 30년 동안 민주 세력은 딱 10년만, 그것도 거의 기적적으로 우연적인 상황에서 집권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그 짧은 집권 기간 동안에도 늘 정치적 불안정 상태를 벗어나지 못한 채 숱한 차원에서 정치적 무능을 드러냈다. 특히 비정규직이나 영세 자영업자 등 사회적 약자층을 제대로 대변하고 포괄하지 못하는 정당 체제 속에서 시민들 사이의 사회경제적 불평등은 심화되기만 했다.
결국 87년 체제는, 정의의 실현과 비-지배의 제도화라는 민주주의가 감당해야 할 본연의 과업을 제대로 수행해 내기는커녕 오히려 우리 사회 수구보수 세력의 과두 특권 독점 체제를 강화시켜주기까지 하고 말았다. 구조의 측면에서나 주체적 조건에서 우리가 이 체제의 틀 안에 머물면서 사회의 민주주의적 진보를 기대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것처럼 보인다. 내 생각엔 이제 단지 이를 전체로서 극복하기 위한 담대한 정치적 기획을 실천함으로써만 우리 민주 진보 세력과 민주주의에 희망이 있을 것처럼 보인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위원장 이병석)는 9월 23일 전체회의와 선거법심사소위를 잇따라 열었으나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 비율을 놓고 의견차만 보이다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새누리당은 추석 직후인 30일 의원총회를 열고 당론을 확정해 추후 회의를 열겠다는 입장이다.
새누리당은 농어촌 지역구가 줄어들 것을 우려해 현행 의석수 300석 내에서 지역구를 늘리고 비례대표를 축소하자는 입장이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은 비례대표 의석수를 현행보다 줄여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정개특위 전체회의에서 경대수 새누리당 의원은 “새누리당의 의견은 비례대표를 줄이더라도 농어촌 지역구는 가급적 줄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범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국가 균형 발전의 가치, 농촌의 어려움 모두 존중돼야 하고 중요한 가치들”이라며 “그러나 그것이 오로지 국회의원 의석으로만 지켜질 수 있는 가치인지는 자문을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진후 정의당 원내대표는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는데 국민의 주권이 선거제를 통해서 휴지통에 버려지는 안타까운 현실이 곧 정치 불신을 야기했다”며 “(정개특위를 통해) 그것을 바꾸라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 23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여야는 이날 아무런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2.‘의석수’ 프레임에 갇혀 선거제도 개편은 논의조차 안 돼
현재 정개특위 내에서의 논의는 현행 전체 의석수 300석에서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몇 석으로 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에서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한 상태다. 하지만 애초 헌법재판소가 현행 국회의원 지역선거구의 인구편차 3대 1에 대해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리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을 제안한 것은 단순히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수를 얼마로 정하라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었다.
선거구의 인구편차를 줄여 유권자 표의 등가성을 보장하고 민의를 제대로 반영할 수 있는 선거 제도를 만들라는 취지가 포함된 것이었다. 그러나 지난 8월 18일 정개특위 여야 간사가 의원 정수를 300석으로 고정한다는 데 잠정 합의하면서 선거 제도 개편 논의는 ‘의석수’ 프레임 안에서 맴돌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 8월 10일 의원총회에서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당론으로 정해놓고도 의석수를 300석으로 고정하는 데 합의하면서 결국 선거 제도 개편 논의에서 스스로 발을 묶는 셈이 됐다. 새누리당은 김무성 대표가 연신 오픈 프라이머리(국민경선제)만 강조해왔을 뿐 선거 제도에 대해서는 이렇다할 당론을 내지 않고 있다가 지난 9월 19일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가 지역 선거구수를 244개에서 249개 범위 내에서 결정하겠다고 밝히자 그 때서야 “비현실적인 안”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3.선거구 획정위에 권한 부여하고 ‘뒷북’
올해 3월 구성된 정개특위가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은 아니다. 여야는 정개특위 내에서의 합의에 따라 지난 5월 원래 국회 소속으로 있던 <선거구획정위원회>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소속 독립기구로 두도록 공직선거법을 개정했다. 선거구획정위가 국회에 제출하는 선거구 획정안에 대해서도 법률에 위반되는 경우에 한 해 한 차례 다시 제출할 것을 요구할 수 있을 뿐 내용은 손댈 수 없도록 했다. 획정위의 위상과 권한을 과거에 비해 대폭 강화시킨 것이다. 하지만 국회가 한 일은 거기까지였다.
지난 7월 출범한 획정위(위원장 김대년 중앙선관위 사무차장)는 획정안을 국회에 제출해야 하는 시한(10월 13일)보다 2개월 앞선 8월 13일까지는 국회가 선거구 획정 기준을 마련해 제시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국회 정개특위에서는 공방만 주고 받다 선거구 획정기준을 마련하지 못했고 획정위는 자체적으로 기준을 마련해 획정하겠다고 밝혔다.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소속 독립기구인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김대년 위원장(중앙선관위 사무차장,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김동욱 위원(서울대 행정대학원장, 한국행정학회), 이준한 위원(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한국정당학회), 조성대 위원(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 참여연대), 차정인 위원(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대한변호사협회), 김금옥 위원(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한국여성단체연합), 강경태 위원(신라대 국제학부 교수, 새누리당), 가상준 위원(단국대 정치외교학과 부교수, 새누리당), 한표환 위원(충남대 국가정책대학원 교수, 한국지방자치학회). 괄호 안은 현재 직책과 추천 단체.
그런데 정작 선거구획정위가 지역 선거구수에 대한 잠정안을 발표하자 새누리당이 부정적 입장을 드러내며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선거구획정위는 10월 2일 전체회의에서 지역 선거구수를 확정하고, 획정안 제출 시한인 10월 13일까지 어떻게든 최종 획정안을 내놓겠다는 입장이지만 국회가 이를 수용할 지 여부는 미지수다.
김형철 성공회대 민주주의연구소 교수는 “여야 간에 단순히 농어촌 의석수, 선거구 증감에 대해서만 관심을 갖는 이유는 거대 정당들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는 도구로서 정치개혁, 선거개혁에 대해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라며 “민주주의 정당으로서의 역할을 거부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회의 논의와는 별개로 250여 개 시민단체는 지난 8월 정치개혁시민연대를 출범하고 처음으로 선거 제도 개혁 방안에 대한 합의를 이뤘다. 정치개혁시민연대는 정당 득표율만큼 전체 국회 의석을 정당 별로 우선 배정한 다음, 배정 받은 의석을 지역구 당선자로 채운 후 남은 의석은 비례대표로 채우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국회의원 수도 현행 300명에서 최소 360명으로 늘리고 비례대표도 100석 이상으로 확대하자는 입장이다.
▲ 지난 15일 정치개혁시민연대 소속 회원이 덕수궁 앞에서 시민들을 상대로 홍보 활동을 벌이고 있다.
확실한 야권 지도자로 자리매김한 문재인– 정치전문지 디플로마트 이례적 보도– 9월이후 새정련 및 문재인 지지율 급상승 보도– 호남신당이라는 악재 극복 변수정치전문지 디플로마트는 당내분쟁등 악재에 허덕이던 한국의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새정련)이 10월들어 전달에 비해 무려 13.1퍼센트 포인트 상승된 대중적 지지를 확보했다고 JTBC뉴스를 인용해 보도하며, 이는 2016년 총선을 준비하는 새정련에게는 선거 전체로 봐서는 큰 이익이 되지 않을지 몰라도 한국 좌파(보다는 ...
지난 8월 임기를 시작한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에 대한 사퇴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국회 국정감사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에 대해 각각 ‘변형된 공산주의자’, ‘공산주의자’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는 데다 변호사법 위반 의혹까지 받고 있어 공영방송을 관리 감독하는 기구의 대표로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높다.
사학개혁국민운동본부와 언론노조는 지난 14일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을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고 이사장은 2009년 교과부 산하 사학분쟁조정위원회 위원으로 김포대 임시이사 선임 안건을 다룬 후, 2013년 김포대 이사선임결정 취소소송 대리인으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 이사장은 이와 관련된 기사를 쓴 한겨레 기자를 고소한 상태다.
서울지방변호사회도 지난 13일 상임이사회를 열어 고 이사장의 변호사법 위반 혐의에 대한 예비조사에 들어가기로 결정했다. 변호사법은 공무원, 조정위원 또는 중재인으로서 직무상 취급한 사건의 수임을 제한하고 있다. 이를 어길 경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 사학개혁국민운동본부와 언론노조는 10월 14일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을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변호사법 위반 의혹에 불신임 결의안까지 제출돼
방문진의 야당 추천 이사 3명(유기철, 이완기, 최강욱)은 10월 8일 고 이사장 불신임 결의안을 제출했다. 세 명의 이사들은 “극단적으로 편향된 언행을 거듭한 고 이사장은 방문진 이사들과 MBC 구성원들을 ‘수구 이념의 추종자’ 쯤으로 오인받도록 함으로써 수천여 방송 종사자들의 자존감과 명예, 그리고 방송사로서의 위상에 씻기 어려운 위해를 가했다”고 주장했다.
고 이사장은 최근 ‘공산주의자’ 발언이 문제가 되기 전까지 그리 알려진 사람은 아니었다. 공안 검사 출신으로 2006년 서울남부지검장을 끝으로 공직에서 물러났다. 1981년 부림사건, 1982년 부산 미문화원 방화사건, 1986년 삼민투쟁위원회 사건 등을 수사했고 1997년 한총련을 이적단체화하는 데도 관여했다.
일부 사건들은 재심에서 무죄가 났지만 고 이사장은 과거 공안사건 관련자들이 공산주의자였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지난 2일 방문진 국정감사에서도 “무죄를 받았든 안 받았든 제 신념은 변할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은 10월 8일 방문진 이사회가 끝난 후 ‘공산주의자’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검찰 떠난 후 보수 우익 단체 결성 주도
고 이사장의 행적은 검찰을 떠난 후 각종 보수 우익 단체에 몸 담으면서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친북반국가행위인명사전을 만들어 논란을 일으킨 국가정상화추진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았고, 반국가교육척결국민연합의 상임지도위원을 지냈다.
특히 반국가교육척결국민연합은 2008년 이후 전교조를 국가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수차례 검찰에 고발했다. 하지만 7년이 넘도록 검찰은 전교조를 기소하거나 불기소처분하지도 않고 사건을 마무리하지 않고 있다. 올해 9월 대법원은 반국가교육척결국민연합이 전교조와 조합원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손해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이 단체는 고용노동부가 전교조에 법외노조 통보를 하지 않는다며 장관을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하기도 하는 등 전교조를 법외노조화하는 데 정부를 압박하는 역할도 했다. 이 단체의 법률 자문과 소송 대리인이 고 이사장이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한국사 국정교과서 논란에서도 고 이사장의 이름이 등장한다. 고 이사장이 위원장을 맡았던 국가정상화추진위원회가 한국사 교과서 집필진의 이념 성향을 문제 삼으면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줄기차게 요구해온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최근 교육부가 새누리당에 제출한 한국사 교과서 집필진 분석 자료도 국가정상화추진위의 자료집을 차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의혹을 처음 제기한 정진후 정의당 의원은 “고 이사장이 만든 국가정상화추진위원회와 박근혜 대통령이 늘 이야기하는 비정상의 정상화는 충분히 연계성이 있다고 보여진다”며 “이런 인물을 쓸 수밖에 없는 박근혜 정부의 편향성이 어떠한 지를 국민들에게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 서울 서초구에 자리잡은 국가정상화추진위원회 사무실. 자유민주연구원과 같은 사무실을 사용하고 있다. 고 이사장은 국가정상화추진위원장을 지냈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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