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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집 칼럼] 노사 간 대타협과 코포라티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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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집 칼럼] 노사 간 대타협과 코포라티즘

익명 (미확인) | 수, 2017/07/19- 11:38

사회적 대타협 하려면 서유럽의
코포라티즘을 대안으로 삼아야
노동운동을 체제 내로 통합시켜
계급 갈등 대신 노사 상호공존
개혁의 시작은 정부가 주도하나
대타협 중심은 기업과 노동이다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정치학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정치학

 

조기 대선의 결과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정부가 해결해야 할 우선순위가 높은 주요 의제들 가운데서 노동문제의 중요성을 잘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촛불시위의 의미는 단순한 정권교체를 넘어 새 정부로 하여금 구질서로부터 전수된 국가운영원리들에 관한 재검토와 아울러 큰 문제들에 대한 뚜렷한 진전을 요구하는 것이다. 이 점에서 민주적 노사관계의 제도화와 실천은 국가의 경제정책, 재벌 대기업의 거버넌스, 분배와 복지의 문제를 포괄하는 중심에 위치하는 중대 사안의 하나로 이해된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는 경제성장과 효율성을 위해 노동시장 유연화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사회의 지배적인 힘과 소외된 노동자들의 권익을 대변하는 노동운동 사이에서 과거와 다를 것 없는 대립과 갈등이 되풀이되고 있다. 그러한 상황이 기업 성장을 포함하는 국가의 경제발전을 위해서나, 사회적 약자로서 노동자들의 권익 실현을 위해서나 그 어느 것에도 부응하기 어려운 것임은 말할 것도 없다. 특히 이러한 노사 간 대립 관계는 노동운동의 성장을 위해 지극히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그동안 투쟁노선으로 일관해 온 민주노총은 약화에 약화를 거듭해 온 결과 하나의 항의집단 이상이 아닌 정도로 왜소화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노동운동이 약화되었다고 해서 그 존재 이유가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따라서 소멸될 수도 없다. 그러므로 이러한 함정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은 민주화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노동운동과 노동자들에 대해 예외 없이 적대적인 정책을 펴 온 정부와 재벌 대기업을 정점으로 하는 재계를 한편으로 하고, 생산자집단의 대표로서 강경투쟁으로 내달아 왔던 노조를 다른 한편으로 하는 양자 사이에 사회적 대타협을 이루어 내는 것이라고 믿는다.

나는 이 대타협의 방법으로서 제2차 세계대전 후 서유럽이 발전시켜 왔던 ‘코포라티즘(corporatism)’을 그 대안으로 제시하고 싶다. 그것은 사회의 여러 기능적 영역, 특히 경제 영역에서 그 중심적인 생산자집단인 기업과 노동자들이 이익결사체를 조직해 상호 공생적인 틀을 형성하고, 그것을 통해 자신들의 이익을 실현하는 방식을 말한다. 나아가 이러한 공생적 관계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와 같은 공익대표가 참여함으로써 노사 간 이익갈등을 조정해 합의를 이끌어 내는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사적 이익은 공적 이익과 접점을 갖는 것이 가능해진다.

이 코포라티즘을 우리말로 정확하게 옮기기는 어렵지만 “노사협력 (합의)체제” 또는 “노사협력적 이익매개의 체제”로 번역될 수 있다. 가톨릭공동체교리에 연원을 두고, 비스마르크를 통해서도 실현된 바 있었던 것으로, 체제 내로 노동을 통합하는 사상 또는 정치적 실천을 담는다. 따라서 이 말은 마르크시즘에 대한 대표적인 라이벌 이론인 것이다. 노사 간 관계를 화해할 수 없는 계급 대립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노사 간 상호공존을 실현하는 것을 통해 공익에 기여하면서 노동운동이 체제 내로 통합되는 것을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의 경제체제와 사회에서 뿌리 깊은 노사 간 대립이 자연발생적으로 코포라티즘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수는 없다. 따라서 그 전환의 계기는 정부의 노동정책의 일대 전환을 통해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과거 “기업부”라는 냉소적인 별명으로 조롱받던 노동부의 정부 내 역할과 위상은 진정으로 민주적인 노사관계를 다룰 수 있도록 획기적으로 달라지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정부의 노동개혁은 먼저 재벌 대기업으로 하여금 기업 운영의 파트너로서 노조를 수용하고, 기업 내 민주적 노사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에 동의할 수 있는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에서 시작할 수 있다. 대기업이 그에 동조한다고 할 때 노조가 그에 부응해 기업 성장에 기여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지 않아야 할 이유는 없다.

개혁의 시작은 정부가 주도할 수밖에 없다 하더라도 강조돼야 할 것은 노사정 3자 관계의 중심 주체는 어디까지나 기업과 노동이라는 사실이다. 코포라티즘의 이익조정 양식은 양대 이익결사체가 자신들의 이해와 요구를 상호 조정하는 동시에 정부와 함께 국가 경제 운용에 관여하는 ‘사적 이익 정부(private interest government)’로 작동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쉽게 비대화되거나 강압적일 수 있는 정부 역할을 줄이고, 아래로부터 사회의 기능적 이익을 수용하며, 경제활동을 대표하는 이익집단에 사회적 책임을 부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코포라티즘은 구호만 무성한 우리 민주주의가 내실을 다지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정치학

[출처: 중앙일보] [최장집 칼럼] 노사 간 대타협과 코포라티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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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참여연대 시민참여팀입니다.
지난 6월 10일은 6·10민주항쟁 39주기입니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어느덧 4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는데요, 지금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는 어떻게 변화해 왔을까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민주주의는 무엇인지, 함께 고민하기 위해 회원 및 예비 회원 15명과 함께 민주화운동기념관을 둘러보는 시간을 마련했어요.

민주주의를 생각하다

2026.05.14. 인사를 나누는 참여자들 <사진=참여연대>
2026.05.14. 해설을 듣는 참여자들 <사진=참여연대>

답사 참여자들은 모여 간단한 인사를 나눈 뒤 특별한 도슨트 관람을 시작했습니다. 한국의 민주화 운동의 역사를 예술가의 몸짓으로 표현한 도슨트 프로그램을 관람한 뒤, 해설사의 안내에 따라 이동했어요. 민주주의의 역사가 담긴 장소, 사물, 노래를 통해 각자가 기억하는 사회적 사건을 떠올렸습니다. 이어 민주화운동 ‘기억의 벽’에 새겨진 민주열사들과 알려지지 않은 이들의 고통을 상징하는 설치미술작품 ‘기억의 통로’도 볼 수 있었어요.

➡민주화운동기념관 소개 보기

빛이 들어오지 않는 곳, 대공분실

2026.05.14. 남영역에서 바라본 옛 대공분실 <사진=참여연대>
2026.05.14. 박종철 열사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있는 참여자들 <사진=참여연대>

이어 답사 참여자들은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옛 남영동 대공분실로 이동했습니다. 연행자라고 불렸던 시민, 민주화운동가들은 굳은 철문으로 닫힌 채 빛이 들어오지 않는 대공분실에서 끔찍한 폭력을 겪었습니다. 기념관 사이로 보이는 선로의 모습과 남영역 너머의 회색빛 건물을 통해 우리의 일상이 대공분실에서 벌어진 당시 국가폭력과 얼마나 맞닿아 있었는지 알 수 있었어요. 일상과 비일상의 경계를 생각하며 해설사의 설명에 집중했습니다.

참여자들도 연행자의 발자취를 따라 이동했어요. 방향감각을 상실하도록 설계된 좁은 나선형 계단을 따라, 연행자들을 감금하고 고문했던 특수조사실에 도착했습니다. 특수조사실은 모든 출입문이 맞은편에서 서로 볼 수 없도록 엇갈려 있고, 내부에는 조사공간과 분리되지 않은 화장실이 설치되어 있었는데요. 천장에 있는 감시카메라에 의해 그대로 노출돼 있어 당시 조사 대상자를 향한 인권침해를 엿볼 수 있었어요. 또 조사실마다 문 밖에 조광기를 두어 외부에서 밝기를 조절할 수 있게 했고, 문 앞에 설치된 작은 외시경을 통해 수사관들이 조사대상자를 밖에서 감시하도록 만들어진 공간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외에도 당시 고문에 대한 증언과 도구들, 화장실까지 곳곳을 감시했던 수많은 CCTV들, 투신을 막기 위해 길고 좁게 만들어진 창문 등을 통해 당시의 참혹함을 느낄 수 있었어요. 박종철 열사가 계셨던 조사실 앞에서는 잠시 묵념의 시간을 갖고, 유가족의 요구에 따라 보존된 추모의 공간을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오늘 날의 대공분실은 고통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피해 사실을 증언하고, 민주화를 위해 헌신했던 이들에 의해 지켜진 공간이었습니다.

기억, 현재와 과거를 연결하는 일

2026.05.14. 회원답사 참여자 단체사진 <사진=참여연대>

옛 남영동 대공분실 답사까지 마친 뒤 참여자들과 한 자리에 둘러 앉아 소감을 나누었어요. 초등학생인 10대부터 당시 민주화운동 현장에 있었던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과 함께한 답사여서 의미가 있었는데요. 참여자들이 나눠주신 소감을 짧게 나마 공유합니다.

80년대에 청년으로 살았던 기억을 나누며 미래세대에 대한 생각을 하셨다는 회원부터, 지난 12.3비상계엄 당시를 회상하신 회원의 이야기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계엄이 선포되던 날, 국회에 군인들이 진입한 가운데서도 시민들이 망설이지 않고 국회 앞에 모일 수 있었던 것은 과거의 저항했던 역사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의견, 기록학도로서 민주화운동의 역사가 “우리가 들어야 할 이야기”라는 점을 강조했던 회원이 기억납니다.

우리는 왜 1980년대의 이야기를 들어야 할까요? 민주화를 요구했던 이들을 어떻게 기억할 수 있을까요? 여러 물음이 머릿속에 떠올랐습니다. 과거의 시간들을 통해 현재를 비춰보는 일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시민들이 민주화를 요구했던 의지를 토대로 현재 우리 민주주의의 행방을 찾고 더 나은 민주주의에 대해 숙고하는 사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앞으로도 참여연대는 회원들과 사회이슈부터 역사, 민주주의 등 다양한 주제로 회원답사를 이어갈 예정입니다. 계속 함께해 주실 거죠?🙌

💕지난 회원답사 보기

2025-06-30 [회원 답사 후기] 전쟁기념관이 말하지 않는 평화
2022-09-30 [회원 답사 후기] 서대문 형무소 답사 + 안산자락길 산책


캠페인 참여와 시민교육, 온·오프라인 회원모임과 자원활동까지,
참여연대와 함께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확인해 보세요!

문의 참여연대 시민참여팀 02-723-4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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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26/06/16-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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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복지·일자리 1석3조 그린뉴딜 추진 (2030년 재생에너지 40%, 전기차 1천만대, 그린리모델링, 일자리 20만개)
국회의원부터 투기근절 및 서민 주거안정 (다주택자 중과세, 고위공직자 2주택 제한, 전월세 상한제 도입)
임금 불평등 완화 및 자영업자·농어민 소득 보장 (최고임금법 제정, 골목상권 활성화 3법, 농어민 기본소득)
모든 청년에게 사회찬스 제공 (청년기초자산 3천만원, 학자금 대출 완화, 채용 공정성 확보)
모든 노동자를 위한 「전태일 3법」 제정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적용,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 보호, 중대재해기업처벌법)
평등한 나라, 여성이 당당한 나라 (포괄적 차별금지법, 비동의강간죄 도입, N번방 해결, 성별임금격차 해소)
광주 경제 활성화: 광주형 일자리 전기차 생산, 그린리모델링 사업 기금 조성
광주 전력자립도 50% 향상 및 대중교통 완전 공영화, 무상교통 실시
코로나 뉴딜: 모든 국민 100만원 재난기본소득, 해고금지/임대료 인하, 종합부동산세 국토보유세 대체
녹색 뉴딜: 2030년까지 석탄발전 폐쇄, 재생에너지 40%, 전기차 1천만대, 그린 리모델링, 지역 재생에너지/순환경제 활성화, 정의로운 전환 프로그램, GDP 3% 녹색투자, 그린뉴딜 특별법 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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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 2026/06/13- 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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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도서관 유치 및 국제음식문화 거리 조성
학군 재배치를 통한 교육 환경 개선
도심 순환 경전철 도입 및 청소년 무상버스 운영
전투비행장 소음피해 보상 확대
대중교통 취약지역 개선 및 노선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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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도서관 운영 및 아이들 교육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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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 2026/06/13- 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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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하기 좋은 신기웅천! 아리울중 이전 및 고교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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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천해변을 여수의 광안리로! 1박 2일 관광전환
신기·흥국 상가 부활! 청년과 지역민 상업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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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 2026/06/13- 0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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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대응 강릉형 물관리 시스템 구축 및 가뭄·홍수 대비
강릉형 에너지 소득 도입을 통한 주민 소득 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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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특색을 살린 생활환경 개선 (아이들 안전, 주차 편의, 골목 경제 활성화, 문화 관광 로드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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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수호와 주민 참여 정치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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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 2026/06/13- 0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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