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시평 415] 북한의 예고된 폭주와 충돌, 지켜만 볼 것인가

지역

[시평 415] 북한의 예고된 폭주와 충돌, 지켜만 볼 것인가

익명 (미확인) | 목, 2017/07/20- 17:11

북한의 예고된 폭주와 충돌, 지켜만 볼 것인가

모든 수단을 활용해 대북 대화 재개해야

 

이미현 참여연대 평화국제팀장
 

 

오랜만에 운전대에 앉았다. 모든 것이 낯설다. 차도 사양이 바뀌었고 도로는 더욱 복잡하다. 건너편 차선의 운전자는 왜 이렇게 난폭하고 거친가. 불만족스러운 표정과 언사로 훈수를 두는 옆 자리 앉은 사람은 또 어떤가. 한미정상회담 이후 '운전석'에 앉게 된 문재인 정부의 상황이 딱 이렇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에 대한 평가는 둘로 나뉜다. 하나는 한반도 문제에 있어서 한국 정부가 운전석에 앉아 주도권을 행사해 나가겠다고 천명한 것을 긍정적으로 보는 입장이다. 한편 한미 동맹 강화와 군비 증강, 대북 제재 유지 및 강화 방침을 재확인한 자리가 아니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미의 "모든 국가 역량을 활용하여" 북한에 대한 확장억제력 강화 방침을 밝히면서 북한에는 도리어 핵미사일을 포기하라는 것이 과연 현실적인 접근법이냐는 질문이다.

 

문재인 정부가 인수위 기간조차 없이 당선 직후 출범했다는 점, 취임한 지 두 달 만에 이뤄진 조기 정상회담이라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이번 정상회담에 대한 비판과 부정적 평가가 성급할 수 있다. 그러나 한미정상회담 직후 이어진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는 '운전수' 문재인 정부가 앞으로 당면할 한반도의 위기가 먼 훗날의 일이 아님을 보여준다. 그리고 자신들의 계획에 따라 핵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하는 북한에 한미정상회담의 결과가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도 드러낸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과 신베를린구상에서 일관되게 대화를 강조하는 만큼 제재와 압박에도 무게를 싣고 있다. 한미 정상은 대화와 제재 등 모든 수단을 활용하여 비핵화를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신베를린선언'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대화의 필요성이 더욱 절실해졌다고 강조하는 한편 "북한이 핵 도발을 중단하지 않는다면 더욱 강한 제재와 압박"에 나설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대화를 우선시하고 강조하는 것이 분명하지만, 제재와 압박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입장이 우려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지난 7월 10일 한미는 북한의 ICBM 발사에 맞대응해 전략폭격기 B-1B를 동원해 연합 무력시위에 나섰다. 북한의 도발에 압박으로 맞대응하겠다는 전략이지만 결과적으로 한반도 상황은 강대강 대결국면으로 치달았고 이 땅에 사는 주민들은 일촉즉발의 가능성을 걱정해야 했다.

 

이 상황에서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첨단 무기를 동원한 군사 훈련과 무력 시위가, 또는 한미의 압도적인 핵 억지력이 일찍이 북의 핵미사일 개발 의지를 좌절시킬 수 있었던가? 아마 그랬다면 한반도 핵갈등은 일찌감치 종식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우리가 다 알 듯이 현재진행형이다. 그리고 문재인 정부는 한반도 문제의 주도권을 행사하기 위해 확실한 억지력을 구비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대북 선제타격 내용까지 포함하는 킬체인(Kill Chain) 등 군사력 강화를 조기에 완성하겠다며 추진하고 있다.

 

그렇다면 대화를 재개하기 위한 한국 정부의 묘안은 무엇인가? 중국과 러시아까지 지지를 표명한 일명 '쌍중단(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중단과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 과정에서 스스로 한미군사훈련 축소와 폐지는 불가능하다고 못 박은 바 있다. 이 전에 청와대는 문정인 특보가 방미 당시 한 '한미연합훈련 중단' 발언을 두고 개인적 발언이라며 선을 긋기까지 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에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유인할 다른 방안이 있는지 의문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은 한미의 가공할 만한 군사력이 주는 위협을 명분으로 하고 있다.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나오게 하려면 무엇보다 북한이 느끼는 안보 위협을 감소시켜야 한다. 북한이 지난 20년 간 온갖 제재와 압박, 시련에도 불구하고 획득한 핵미사일 능력을 동결하라고 요구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그에 상응하는 대가 혹은 조치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북한도 협상에 나설 수 있다.

 

문제는 시간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최대의 압박과 관여' 정책을 몰아치는 트럼프 정부만큼이나 북한 역시 핵미사일 능력을 강화하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 조치를 대신할 만한 돌파구를 찾아내고 이를 받아들이도록 북한과 주변국들을 설득하기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 소요는 필수적이다. 만일 그 사이 북한이 한 걸음 더 나아가 핵미사일 능력을 완성 궤도에 올리고 미국 본토에 대한 2차 타격능력까지 확보한다면 더 이상 한미가 취할 수 있는 선택지는 사실상 없어진다. 아직까지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레드라인'을 설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상황이 악화된다면 핵능력 동결도 더 이상 아무런 의미가 없을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다행히도 문재인 정부가 지난 17일 북한에 남북 군사회담과 적십자회담을 공식 제안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베를린에서 정전협정 64주년인 7월 27일을 기해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일체의 적대 행위를 중지하자고 북한에 제안한 바에 따른 것이다. 군사 핫라인을 복원하는 최소한의 조치는 남북 대화를 재개하는 첫 단추가 될 수 있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그 시급성 때문이라도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현재 남북 간에 위기 상황을 관리할 어떠한 군사적 채널도 가동되지 않고 있다. 지난 15일 북한의 황강댐 방류로 물이 불어나 정부는 급히 임진강 일대 행락객과 낚시객 등에게 긴급 대피령을 내린 바 있다. 남북 군사채널이 복원된다면 이러한 위기 상황은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

 

대담하고 과감한 제안도 그 시작은 작고 간단한 시도일 수 있다. 문재인 정부가 한반도 핵 갈등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남북관계를 개선하고자 한다면, 최소한의 조치를 발전시켜 남북 대화를 재개하는 선제적 조치까지 발전시켜야 한다. '모든 수단을 활용'해 한반도 비핵화를 추진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의지가 진심이라면 협상을 재개할 방안에 제한을 두어서는 안 된다. 8월 말 을지프리덤가디언 한미연합훈련이 예정되어 있다. 이번에도 도발과 제재가 반복되는 악순환이 재연되어서는 안 된다. 그동안 미국과 한국이 제재와 압박으로 경적을 울리는 사이 북한은 어김없이 핵실험과 미사일 개발로 무섭게 폭주했다. 최악의 충돌이 예고되는 지금, 9년 만에 운전석에 앉은 한국은 브레이크를 밟든 핸들을 틀어야 한다.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중단 내지 축소하는 방향으로 대화의 물꼬를 터야 한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같은 내용이 프레시안에도 게시됩니다. 목록 바로가기(클릭)
 
*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시민정치시평은 참여연대 부설 참여사회연구소와 <프레시안>이 공동 기획·연재합니다.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사드 가고 평화 오라 !!!! ㅡ 안양 노란리본 공작소 ㅡ

화, 2017/07/04- 12:43
66
0
대한민국 소위 주류 言論, 당신들이 진정한 영향력을 갖고 싶거든 좁디좁은 반쪽짜리 한반도에서의 영향력에 만족하지 마라. 당신들이 그토록 떠드는 보수의 가치와 애국의 의미는 조국과 민족의 미래 발전을 전제할 때 의미가 있다. 그러므로 주류를 자임하는 그대들의 보도태도는 마땅히 이러한 전제위에 서야할 것이다, 국적 없는 보도는 이미 自社. 자기陣營논리를 대표하는 주장에 급급한, 그대들의 영향력이 축소되지 않을까 하는 조급함에 다름없다. 小利를 버리고 국가발전을 위한 大義를 생각하라. 비판은 하되 선동적인 비상식을 버리고 논리적인 근거와 대안을 제시하는 자세를 취하라. 이것이 그대들이 말하는 主流를 主流답게한다.
금, 2017/06/30- 14:11
63
0
생각해 보니 열라 억울하다. 홍준표 지지했다고 졸라 욕을 얻어먹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문재인 대통령 또한 우리의 투쟁을 지지한 적이 없었다. 도대체 왜 즈그들을 지지하지 않았다고 우리가 욕을 먹어야 했는지 모르겠다.
토, 2017/07/01- 13:31
64
0
[신문/만평]: [7월4일] 만평/사진

화, 2017/07/04- 08:50
20
0
[신문/만평]: [7월4일] 평화/통일/국제/사드

화, 2017/07/04- 08:46
67
0
http://doitnow61.tistory.com/1873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성범죄와 성희롱을 남발해온 자유한국당이 성누리당 시절의 더러운 피가 그리웠던지 강간미수범 홍준표를 새 대표로 선출했습니다. 가장 많은 국민으로부터 욕을 먹는 검사 출신이어서 그런지, 입만 열면 민주주의와 헌법을 부정하고, 국민을 퇴행적인 이념으로 갈라놓고, 여성을 비하하고 폄하하는 망언과 막말을 쏟아내는 강간미수범 홍준표가 아니면 다른 대안이 없다는 것에서 자한당의 지지율..
화, 2017/07/04- 00:18
101
0
#퍼온글 #무한공유 사드반대 투쟁기금 마련 티셔츠,팔찌 판매 안내 드립니다^^

월, 2017/07/03- 00:05
63
0
화, 2017/07/04- 00:21
255
0
군(軍) 당국의 크고작은 각종 사건·사고 감추기는 과연 언제쯤이면 멈출까요?? 민간인 거주지에서 軍 관련 사건·사고 조사를 위해 출동한 경찰, 소방, 산림 등 관계 당국에 국가 안보와 작전권을 운운하며, 관계 당국 사건 조의 출입 통제는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것 같습니다..


군(軍) 당국이 크고 작은 사건·사고의 발생에 경찰, 소방, 산림 등 관계 당국의 사건 조의 현장 출입을 통제해 빈축을 사고 있다.먼저 지난 6월 30일 오
월, 2017/07/03- 23:36
127
0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 성공했다.그들이 무기를 선보일땐 이미그보다 앞선무기가 개발된것이다. 우리는 언제까지미국의 품안에서 놀것인가?
수, 2017/07/05- 12:52
90
0
올해 우주의 군사화를 막기 위한 우주 평화주 (10월 7-14일) 포스터입니다. 우주의 무기와 핵을 반대하는 글로벌 네트워크 주최로 매년 전 세계 10여개국 이상에서 진행하는 이 행사의 올해 주제는 한국의 미사일 방어망 반대와 성주의 '사드 '철회입니다. 그 만큼 한국의 사드 이슈와 미사일 방어 이슈가 전세계적으로 평화 운동의 한 촛점임을 알 수 있습니다. '강정마을 해군기지반대대책위원회' 도 공동 후원을 합니다. http://cafe.daum.net/peacekj/GeUj/662


[10월 7-14일] ’미사일 방어,’ '사드' 반대: 우주의 군사화를 막기 위한 국제항의주간 http://cafe.daum.net/peacekj/GeUj/662 자세한 일정은 추후 공고 ..................................... "한국 ’미사일 방어’ 반대 No 'Missile Defense’ in Korea 성주에서 사드를 철회하라! No THAAD in Seongju 미국은 최근 대규모로 지속되는 시위들에도 불구, 한국 성주에 사드 THAAD (고고도종말단계방어 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 ‘미사일 방어 Missile Defense’ (MD) 시스템을 배치하였다. 사드가 북한으로부터 날아오는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 그곳에 있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그 지역에 불필요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사드 레이다의 거대한 사정거리로 볼 때 중국과 러시아가 그 표적이라 생각한다. 미국은 러시아와 중국을 봉쇄하기 위해 여타의 미사일 방어 체계들을 아시아 태평양, 유럽, 중동에 배치하였다. 미사일 방어는 미 국방부의 선제 공격 계획의 핵심적 요소이다. 미사일 방어로 러시아와 중국에 대해 위험한 봉쇄를 하는 것을 중단하라! 우주의 군사화를 막기 위한 국제항의주간 2017년 10월 7-14일 우주의 무기와 핵을 반대하는 글로벌 네트워크 www.space4peace.org 공동 후원: 한국의 사드철회와 아시아 태평양의 군사주의를 막기 위한 미국 TF 한국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반대대책위원회" (포스터 번역)
수, 2017/07/05- 17:27
147
0
장사꾼에게 ‘이익’이 안 남는 것이 거짓이듯, 정치꾼에게 ‘국민’을 위함은 더 큰 거짓이다. ‘깨어있는 시민’은 법치와 상식을 원한다. 촛불은 그래서 빛을 발한다.
수, 2017/07/05- 18:33
143
0
장사꾼에게 ‘이익’이 안 남는 것이 거짓이듯, 정치꾼에게 ‘국민’을 위함은 더 큰 거짓이다. ‘깨어있는 시민’은 법치와 상식을 원한다. 촛불은 그래서 빛을 발한다.
수, 2017/07/05- 18:33
137
0
‘개인의 욕망’을 ‘애국’으로 포장하지마라! ‘찢겨진 포장지 선물’을 들이대고 ‘실수’라고 하지 말고 ‘잘못’이라고 말하라! 그것이 ‘正直’이다.
수, 2017/07/05- 19:00
129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