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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공익위원 ‘독립성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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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공익위원 ‘독립성 부족’

익명 (미확인) | 목, 2017/06/22- 16:21

6월말 최저임금 결정을 앞두고 최저임금위원회 구조개선의 목소리가 높다. 우리나라 최저임금은 노동 9, 사용자 9, 공익위원 9명 등 27명으로 구성된 최저임금위원회가 해마다 6월말까지 다음해 적용할 최저임금을 결정한다. 노사가 위원회에 직접 참여하는 노사교섭과 유사한 구조라 합의 도출이 쉽지 않기 때문에 공익위원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러나 대통령이 9명의 공익위원을 모두 임명해 위원회 독립성은 물론이고 정권 입맛대로 인상액을 결정하는 구조에 대해 비판 여론이 높다.

갈등 속에 ‘공익위원’ 절대적 권한

최저임금 공익위원은 최근 10년간 8차례 최종안을 제시했고, 2차례는 최종 인상 범위를 제시했다. 10년 모두 공익위원들이 내놓은 최종안 또는 범위 안에서 결정됐다. 위원회는 재적위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 공익위원이 내놓은 최종안이 예상보다 높으면 사용자 위원이 퇴장하고, 예상보다 낮으면 근로자 위원이 퇴장한 상태에서 결정되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2010년엔 사용자 위원이 퇴장했고, 2011년엔 근로자 위원이 퇴장했고, 2012~2014년엔 사용자 위원이 퇴장하진 않았지만 대부분 기권했다. 2015~2016년엔 근로자 위원이 퇴장했다. 이런 상태에서 공익위원의 최종안대로 모두 결정돼 공익위원의 영향력은 더욱 커지고 있다.

공익위원은 고용노동부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따라서 정권 입맛대로 최저임금이 결정돼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통령이 뽑은 공익위원이 절대적 권한을 가져 위원회는 독립성에 한계가 명확하다.

공익위원 위촉 기준도 제한적이다. 최저임금법 시행령 13조(공익위원 위촉 기준)에 따르면 ① 3급 이상 공무원 ② 노동경제, 노사관계 등 부교수 이상 ③ 공인된 연구기관 박사 연구원으로 돼 있다.

72명 중 45명이 교수, 전공도 경제-경영학 편중

1987년 최저임금위원회 구성 이후 현재까지 30년간 모두 72명이 공익위원을 맡았다. 72명 중 교수는 45명, 노동부 공무원 14명, 연구기관 12명, 시민단체 1명이었다. 절대다수인 교수의 전공은 경제학 20, 경영학 11, 법 7, 사회복지 2, 사회학 2, 소비자학 2, 문학 1명 순이다. 세부적으로 노동경제학이나 노사관계를 전공한 교수도 있지만 한눈에 봐도 경제, 경영학자 편중이 심하다. 양극화가 심해지는 현실을 볼 때 복지학과 사회학 비중은 더 커져야 한다.

공익위원 중 시민단체 출신은 30년 동안 여성민우회 정강자 공동대표 딱 1명뿐이었다. 공익위원 위촉기준 4호엔 “상당하는 학식과 경험이 있다고 장관이 인정하는 사람”도 포함돼 있지만, 노동부장관은 30년 동안 교수와 노동부 공무원, 국책연구기관 연구원만 선호했다.

30년 동안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6명은 모두 교수였다. 조기준 고려대 교수, 김수곤 경희대 교수, 최종태 서울대 교수 등 초기 3명의 교수 출신 위원장은 학계에서 노동관련 전문성을 갖춘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이후 3명의 교수 출신 위원장은 노사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린다. 교수 출신으로 보기 어려운 노동부 공무원 출신이나 국책 연구기관 출신도 있다.

[표1] 역대 정권 최저임금 인상률

정권별
인상률
적용
시기
시급
(원)
인상률
(%)
전두환 88 462.5
487.5
 
노태우
111.6%
89 600 29.7
23.1
90 690 15.0
91 820 18.8
92 925 12.8
93 1,005 8.6
김영삼
47.8%
 94.1~8  1,085  7.96
 94.9~95.8  1,170  7.8
 95.9~96.8  1,275  8.97
 96.9~97.8  1,400  9.8
 97.9~98.8  1,485  6.1
 김대중
53.2%
 98.9~99.8  1,525  2.7
99.9~00.8 1,600  4.9 
 00.9~01.8 1,865  16.6 
 01.9~02.8 2,100  12.6 
 02.9~03.8 2,275  8.3 
 노무현
65.7%
03.9~04.8  2,510  10.3 
 04.9~05.8 2,840  13.1 
 05.9~06.12 3,100  9.2 
 2007 3,480 12.3 
2008  3,770  8.3 
이명박
28.9%
2009   4,000 6.1 
2010  4,110  2.75 
2011  4,320  5.1 
2012  4,580  6.0 
2013  4,860  6.1 
 박근혜
33.1%
2014  5,210  7.2 
2015  5,580  7.1 
2016  6,030  8.1 
2017  6,470  7.3 

공익위원 뒷문은 여당 국회의원, 정무직 단체장 

문형남 전 위원장은 노동부 공무원 출신으로 노동부 기획관리실장과 산업안전공단 이사장을 지내다가 노동부가 전액 출연해 세운 한국기술교육대 총장을 거쳐 이명박 정부 때인 2009년 4월부터 2년가량 8대 위원장을 역임했다. 위원장을 마친 뒤 곧바로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을 지냈다. 위원장을 맡을 때 한국기술교육대 교수였지만 사실상 정부 사람이나 마찬가지였다.

문 위원장 후임인 박준성 교수는 2011년 5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최저임금위원회를 맡았다. 박 위원장은 성신여대 경영학과 교수로 80년대부터 신인사 노무관리를 주제로 전경련과 포스코, 금성그룹, LG, 효성중공업 등 대기업 연구용역을 맡아 지난해 중노위 위원장 선임 때 노동계가 크게 반발했다. 박 위원장은 2016년 7월초 최저임금 의결 때 근로자 위원이 퇴장한 가운데 사용자 위원들이 제시한 440원 인상안을 표결에 부쳐 정권의 대리인이란 비판을 받았다.

이종훈 명지대 경영학부 교수는 2008년 5월 공익위원으로 임명돼 2012년 초까지 공익위원 간사로 활동하다가 그해 4월 총선에 출마해 새누리당 국회의원(분당갑)으로 변신했다. 유경준 박사는 국책연구기관인 노동연구원과 KDI에서 30년 가까이 연구원으로 일하다가 2015년 4월 24일 공익위원으로 임명됐으나 한 달(5월26일)만에 통계청장으로 옮겨갔다.

공익위원 여전히 교수 6, 국책연구기관 2, 공무원 1명

지금도 공익위원 구조는 바뀌지 않았다. 9명의 공익위원은 교수 6명, 국책연구기관 연구원 2명, 노동부 공무원 1명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 15일 뽑힌 어수봉 위원장은 노동연구원 연구원과 중앙고용정보원 원장, 한국기술교육대 교수 등 주로 노동부 산하기관에서 주로 일했다. 어 위원장은 1999~2006년까지 공익위원으로 활동했다가 이번에 복귀한 셈이다.

6명의 교수 출신 공익위원은 전공별로 경영학 3명, 법학 2명, 경제학 1명 순이다. 현재의 공익위원 9명 중 문재인 정부 이후 새로 임명한 위원은 강성태 한양대 교수 1명 뿐이다.

연구원 2명도 국책연구기관인 직업능력개발원과 노동연구원 재임 중이라 정부정책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위원회 독립성 확보는 여전히 미지수다.

위원회 불러도 힘 있는 부처는 불출석

최저임금위원회가 고용노동부 산하로 돼 있어 기획재정부나 행정자치부, 국세청 등 힘 있는 부처를 관장할 수 없는 한계가 뚜렷하다.

최저임금위원회는 27명의 노.사.공익 위원 외에 고용노동부와 기획재정부, 산업통산자원부 3급 공무원을 특별위원으로 임명한다. 실제 위원회 회의 땐 고용노동부 특별위원인 근로기준정책관이 매번 참석한다. 그러나 다른 2개 부처 특별위원은 얼굴도 비추지 않는다.

위원회는 2015년 회의 때 ‘공공조달계약 시 최저임금 인상률 미반영’ 문제 개선을 위해 기획재정부 특별위원의 의견을 듣고자 수차례 출석을 요구했지만 응하지 않았다. 결국 타 부서 직원이 대리출석해 발언하고 말았다.

위원회는 노동부와 통계청 통계가 서로 달라 최저임금 결정기준으로 삼는데 한계가 있어 더 정밀한 통계치를 가진 국세청의 협조를 구했지만 실패했다.

최저임금은 기재부와 산업부 뿐만 아니라 기초생활법을 관장하는 보건복지부, 저임금 노동자가 몰린 여성가족부와도 무관하지 않지만 위원회가 노동부 산하라는 한계 때문에 범부처간 협조를 얻을 수 없는 구조다.

한정애 의원은 지난해 8월 이런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최저임금위원회를 대통령 산하로, 민병두 의원은 총리 산하로 각각 격상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표2] 계류중인 최저임금 법안만 25개

  발의자 결정 결정 기준 위원회 공개 위원회 위상 공익위원 선출 적용범위 처벌
1 이인영   통상임금
50%
         
2 정부           일부확대 약화
3 이용득     속기록, 방청        
4 한정애       대통령 소속   국회 추천   강화
5 소병훈     회의록,회의공개   국회 6명 추천    
6 김해영         청년 3명    
7 강병원     속기록
방청
      강화
8 윤후덕         노사3명씩
추천
   
9 이정미     속기록
회의공개
방청
  노사 추천 투표   강화
10 김병욱           장애인 적용  
11 송옥주   정액급여
50%
      중소기업 대책  
12 서형수           가사노동 적용
수습/감단 적용  
 
13 조승래           시급~월급
단위 명확 발표
 
14 우원식 국회            
15 민병두   평균임금
50%
  총리 소속 국회-정부-법원
각 3인 추천
   
16 박광온           장애인 적용  
17 이동섭           수습기간 단축  
18 박찬우             강화
19 김삼화 이원화   속기록
회의공개
  노사가 선출 가사노동 적용  
20 정동영   평균임금
50%
    노사가 선출    
21 백혜련           적용 확대  

20대 국회엔 개원 1년만에 최저임금 법안이 25개나 발의돼 있다. 9명의 공익위원을 모두 대통령이 뽑아 문제가 된 공익위원 선출방식을 개선하는 법안도 8개나 있다. 9명 중 일부를 국회가 추천하거나 노사가 명단을 놓고 서로 배제해 가면서 뽑는 방안도 나왔다.

최저임금 사각지대 해소를 담은 안도 많았다. 장애인과 가사노동자는 최저임금에 적용되지 않는다. 1년 이상 고용된 노동자는 수습 3개월을, 아파트 경비원처럼 감시단속적 일을 하면 10%를 삭감해도 된다. 장애인에게 적용을 확대하고 대신 정부가 일정하게 지원하는 방안이다.

우원식 의원은 아예 국회가 결정하자는 법안을 냈지만 대부분 현행 최저임금위원회 결정을 유지하자는 쪽이다. 김삼화 의원은 위원회를 2개로 이원화해 한쪽은 인상 범위를 정하고, 나머지 한쪽이 최종액을 정하자고 했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6월 정부입법안으로 위반 사업자에게 현행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매기는 것을 2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로 완화하는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노동부는 벌금형이 절차가 복잡해 과태료로 전환하면 실효성 있는 제재가 가능하다고 했지만, 이 법안은 국회 환노위 전문위원조차 “과태료는 위반자가 받는 부담이 적어 오히려 위반자에게 유리한 결과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방청도 못하는 위원회 폐쇄성

최저임금위원회는 방청 절차가 없다. 노동계와 사용계가 배석자를 2명씩 앉힐 수 있지만, 방청은 아예 못한다. 언론사 취재기자의 출입도 금지된다.

위원회는 2015년 3차 전원회의에서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전원회의 때마다 발표하는 보도자료까지 위원회 운영규칙 위반이라며 공식 사과와 재발장지를 요구할 정도였다. 이용득, 이정미 의원 등 4개 개정안이 속기록 공개와 방청허용, 회의 공개 등을 담은 건 이런 폐쇄성을 극복하자는 취지다. 반면 사용자 단체는 현재의 공개수준이 적절하고, 실명을 공개할 경우 자유로운 토론에 오히려 방해가 된다는 입장이다.

민변 노동위원장 김진 변호사는 “2015년 최저임금 미달 노동자가 222만 명에 달했는데도 노동부는 업주가 시정만 하면 아무런 처벌도 안해 문제”라며 “임금채권보장법상 체불임금 지급 요건을 완화해 정부가 미달 노동자에게 우선 차액을 지급하고 사업주에게 대위 청구하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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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암동… 복직한 동료들과 함께 공영방송 정상화 첫 걸음 떼다

아침 8시 상암동 MBC 사옥 앞. MBC 구성원들이 레드카페트를 까느라 분주했다. 5년 만에 회사로 돌아오는 해직 언론인 6명의 첫 출근길을 환영하기 위해서다. 영하 7도의 매서운 추위였지만 수 백명이 레드카페트 앞에 도열해 복직하는 동료들을 기다렸다.

30분 뒤 복직자들이 도착했다. 복막암으로 투병 중인 이용마 기자도 휠체어에 의지해 5년 만의 출근길에 함께 했다.

이들은 MBC 구성원들이 마련한 약식 환영행사에서 오랫동안 기다려 준 동료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대표 공영방송 재건을 함께 할 것을 다짐했다.

2017121101_01

정영하 정책기획부장은 “6명이 온전히 같이 서 있게 돼서 기쁘다”면서 “걱정도 많았고 염려도 많았지만, 이 자리에서 이렇게 나와서 우리를 반겨준 동료들이 있었기 때문에 오늘의 복직이 가능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는 18일부터 뉴스데스크 앵커로 내정된 박성호 앵커는 “해직 뒤 혼자라고 생각할 때도 있었지만, 결국은 여기 있는 여러분과 우리를 응원하고 지지해준 시민 여러분의 힘으로 회사로 돌아왔다”면서 “관심과 응원이 얼마나 사람을 일으켜 세울 수 있는지 직접 느꼈기에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지웅 피디는 “정년 퇴임까지 십여 년 남았는데 분골쇄신해서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직장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고, 박성제 취재센터장은 “해직 언론인들이 돌아가서 이제 MBC가 제대로 할 것이라고 기대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부담이 큰 것도 사실”이라고 밝혔다.

최승호 사장은 “절대 잊어선 안 될 것은 우리의 승리에 국민의 가호가 있었다는 점”이라고 강조하면서 “시민이라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를 항상 품고 방송으로 우리의 마음을 표출하고 마침내 MBC가 대한민국의 대표 공영방송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만드는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이용마 기자는 “지금도 자신들의 억울한 목소리를 아무리 외쳐대도 이 사회에 반영되지 못해서 고통 받고 있는 사회적 약자들이 우리 주변에 많이 있을 것”이라면서 “과거 우리들의 모습을 상기하면서 그 분들의 목소리를 우리가 담아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광화문… 얼어붙은 거리 위에서 공영방송 정상화 외치다

한편 고대영 사장 퇴진과 이사회 해체를 요구하는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이하 KBS 새노조)의 파업은 오늘 자정을 기해 100일 째에 접어든다. 성재호 KBS 새노조 위원장과 김환균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은 5일 째 단식 중이다.

지난달 24일 감사원은 KBS 일부 이사들이 업무추진비를 사적인 용도로 부당하게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발표하고, 이사 10인에 대해 업무추진비와 사적사용 규모 등 비위의 경중을 고려해 해임건의 또는 이사연임추천 배제 등 적정한 인사조치를 마련하라고 방송통신위원회에 건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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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재호 위원장은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온 지 보름이 지났는데도 아무 결론을 내리지 않은 채 시간만 보내고 있는 건 방통위의 직무유기라고 지적했다. 또 “공영방송 정상화 투쟁에서 MBC보다 KBS가 많이 뒤쳐져 있는 상황이지만, 지난 9년 동안의 적폐와 부역세력들을 청산하고 새로운 출발선에 하루 빨리 서기 위해 지금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해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파가 몰아치는 광화문광장, 성재호 위원장의 단식 텐트 바깥 쪽에서는 KBS 새노조 조합원들의 릴레이 발언이 150시간 넘도록 이어지고 있었다.


취재 : 신동윤
촬영 : 오준식
편집 : 박서영

월, 2017/12/1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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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용비자용 초청장을 발급하던 중국 여행사가 초청장 발급 업무를 중단해 중국을 사업상 방문하려는 여행자들에게 큰 불편이 일어나고 있다. 사드(THAAD)배치 결정으로 인한 중국 당국의 보복 조치가 아닌지 우려도 커지고 있다.

무발국제여행사유한책임공사(이하 무발여행사) 한국 영업소는 오늘(8월3일) 오전 비자발급 대행업무를 맡아오던 국내 여행사들에 이메일을 보내 오늘부로 초청장 발급 업무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중국 상용비자를 발급받기 위해서는 중국측 업체의 초청장을 첨부하거나 무발여행사가 발급하는 초청장을 첨부해야 했다. 중국 현지에 공식적인 협력사가 있는 경우는 해당 협력사가 발행한 초청장을 첨부했지만 마땅한 중국 협력사가 없는 중소기업이나 개인사업자의 경우는 비자발급 대행업체를 통해 무발여행사가 발급하는 초청장을 첨부해 왔다.

무발여행사는 중국 정부가 지정한 상용비자 초청장 발급 기관으로 국내에 사업소를 두고 상용비자 초청장 업무를 독점해왔다.

그러나 이번 무발여행사의 초청장 발급 중단 조치로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의 경우 비자 신청에 큰 불편을 겪게 됐다. 뿐만 아니라 상용비자 발급 서비스를 대행해주고 수수료를 받아온 국내 여행업체들에게도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비자발급 대행사인 H 여행사 관계자는 무발여행사 측이 전화를 걸어와 “중국 정부의 정책 변경으로 더 이상 업무를 할 수 없게 됐다”며 “초청장 발급 계약을 파기하고 보증금을 환불해주겠다”고 밝혔다면서 일시적인 중단이 아니라 사업소를 철수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지난 7월 초청장 제도가 일부 바뀌게 되었을 때만 해도 지난 5월에 사전 공지가 있었다”면서 이번 조치는 사전 통지 없이 매우 급작스럽게 이뤄져 큰 혼란을 겪고 있다”면서 덧붙였다.

또 다른 비자발급 대행사인 M 여행사 관계자는 “이제 상용비자를 신청하려면 신청자가 직접 중국 업체가 제공하는 초청장을 가져와야 한다”면서 “일반인들의 경우 초청장 발급 업무를 직접 하기 힘들기 때문에 큰 불편을 겪을 것”으로 예상했다.

무발여행사 관계자는 뉴스타파와의 통화에서 초청장 발급 업무가 중단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중국 대사관의 지시”라고 밝혔다. 그러나 어떤 이유로 대사관이 중단 지시를 했는지에 대해선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중국 대사관 측은 중국 대사관 영사부가 상용비자 발급 중단 공문을 여행사에 보냈다는 일부 소문은 사실이 아니라면서 “비자발급 업무에 대해 어떤 공지도 보낸 사실이 없으며 평소와 같이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무발여행사에 초청장 발급 중단을 지시했는지에 대해선 “자신은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상용비자 초청장 발급의 갑작스런 중단 조치가 한국의 사드배치로 인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비자발급 대행업체인 J 여행사 관계자는 “업계 모두 진행하던 업무에 차질을 빚고 있다면서 사드로 인한 피해가 가시화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의 영사서비스과는 “무발여행사가 초청장 발급을 중단하게 된 것은 주한 중국 대사관과는 무관한 것으로 업체 내부에 문제가 발생해 중국 정부로부터 자격정지 조치를 받았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사드와의 관련성을 부인했다.

그러나 “중국업체가 다른 업체를 초청장 발급사로 지정할 지에 대해선 알 수 없다”고 밝혀 중국 상용비자를 받으려는 한국인의 경우 상당 기간 큰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수, 2016/08/0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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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총궐기 ‘해외 홍보 1등 공신’은 박근혜 대통령

12월 5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2차 민중총궐기’에는 기상천외한 복면들이 총 출동했다. 각시탈, 하회탈, 각종 슈퍼히어로와 닭복면까지, 노동법 개악 반대와 국정교과서 반대를 요구하는 5만여 명의 시민들 중 상당수는 저마다 준비한 복면을 착용했다.

 

▲ 12월 5일 민중총궐기에 등장한 갖가지 복면들.

▲ 12월 5일 민중총궐기에 등장한 갖가지 복면들.

 

박근혜 대통령 때문이었다. 복면을 쓴 집회 참여자를 테러집단 IS와 비교한 박근혜 대통령의 11월 24일 국무회의 발언이 시민들을 자극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 한국특파원은 “한국 대통령이 복면 쓴 시위대를 IS에 비교했다. 정말(Really)”이라는 트윗을 통해 박 대통령의 발언이 놀랍다는 것인지, 아니면 비웃는 것인지 모를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 월스트리트 저널 한국특파원 알라스테어 게일 기자의 트윗

▲ 월스트리트 저널 한국특파원 알라스테어 게일 기자의 트윗

 

외신 보도도 쏱아져 나왔다. BBC, 뉴욕타임즈, 워싱턴포스트 등 주요 외신들은 12월 5일 한국의 민중총궐기를 자세히 보도하면서 가면을 쓴 한국 시민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실었다. 그리고 자국 시위대를 테러집단과 비교한 한국 대통령의 발언도 빠뜨리지 않고 소개했다.

구글에서 관련 기사를 검색하면 200개가 넘는 외신 기사를 찾을 수 있다. 기사 가치도 있었겠지만 1차 총궐기에 비해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고 물리적 충돌도 없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렇게 외신들이 2차 총궐기를 대대적으로 보도한 것은 이른바 ‘그림이 되기 때문’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결과적으로 박근혜 대통령은 민중총궐기를 해외에 홍보한 1등 공신이 된 셈이다.

 

▲ 구글에서 12월 5일 한국의 민중총궐기 관련 기사를 검색하면 200여 건이 나온다. 대부분 복면을 쓴 시위대의 모습을 사진으로 실었다.

▲ 구글에서 12월 5일 한국의 민중총궐기 관련 기사를 검색하면 200여 건이 나온다. 대부분 복면을 쓴 시위대의 모습을 사진으로 실었다.

 

박근혜 정부의 ‘표현의 자유’ 억압…외신 통해 국제 망신

주요 외신들은 한국의 집회 소식을 전하면서 박근혜 정부가 시민들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사례들을 집중 보도하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한국의 한 가게에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하는 포스터가 붙어있다는 이유로 경찰들이 대거 출동해 과잉 대응한 사례를 자세히 소개했다. 포스터에는 박근혜 대통령 그림과 ‘독재자의 딸’이라는 글자가 적혀 있었다. 그리고 가게 주인 황 씨와 같이 분노한 시민들이 대거 거리로 나섰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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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는 한국의 교과서 국정화 강행 방침에 대한 심층 보도를 했다. BBC 한국 특파원 스티브 에반스는 박근혜 대통령이 역사 교과서를 국정화하려는 배경에는 아버지 박정희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관에서는 업적만 있을 뿐 과오는 찾아볼 수 없다고 꼬집으며, 그게 박근혜 대통령이 원하는 역사 교과서의 모습이라는 해석도 덧붙였다. BBC의 스티브 에반스 기자는 최근 한국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태를 소개한 뒤 결론적으로 한국 민주주의의 토대가 얼마나 튼튼한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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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례적인 외신들의 한국 비판…한국정부는 부적절한 대응

BBC가 보도를 통해 한국의 민주주의에 의문을 제기한 것은, 최근 박근혜 정부의 정책을 강하게 비판한 뉴욕타임즈의 사설과 맥을 같이 한다. 뉴욕타임즈는 11월 19일 사설을 통해 “한국의 민주적 자유를 후퇴시키려는 박근혜 대통령의 의도가 우려스럽다.”, “박 대통령은 SNS와 인터넷 상의 반대와 비판을 통제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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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뉴욕타임즈가 독재국가나, 미국과 전쟁 상태에 있는 국가, 민주주의가 완전히 말살된 국가가 아닌 특정 국가에 대해서 비판적 사설을 쓰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한국의 민주주의가 심각한 위험에 처해있다고 미국 언론이 보고 있는 반증”이라고 설명했다.

12월 1일 일 미국 시사주간지 더네이션도 비슷한 논조의 기사를 게재했다. “한국에서 독재자의 딸이 노동자를 억압하고 있다“는 제목이다. 그러자 뉴욕에 있는 한국 총영사관 관계자가 더네이션 편집장에게 전화를 걸어 기사에 대해 항의했고, 기사를 쓴 팀 셔록 기자는 이 사실을 페이스북에 폭로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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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셔록은 뉴스타파와 통화에서 한국 정부가 “도를 넘어선 (over the top) 일”, “선을 넘어선 (cross the line) 일”을 벌였다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또 “기사의 사실 관계에 문제가 있거나 부정확한 부분이 있다면 모르겠지만, (한국) 정부는 그 기사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이라며, “(한국 정부의 전화는) 일종의 위협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목, 2015/12/10-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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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기관이 박근혜 대통령를 비판·풍자하는 행위에 대해 잇달아 명예훼손 혐의를 적용하고 있다. 대통령이 명예훼손의 대상이 되는지에 대해 법적 논란이 있는데도 검경이 앞장서서 대통령을 풍자한 시민들을 체포하거나 기소하고 있는 것이다.

‘독재자의 딸’ 포스터 붙이자 경찰 7명 우르르…목공소 주인 황연주

서울 마포구 구수동에서 목공소를 운영하는 황연주 씨는 지난 11월 14일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하는 인쇄물을 가게 유리창에 붙였다가 경찰의 수사를 받게 됐다. 이 인쇄물은 박근혜 대통령의 얼굴과 함께 ‘독재자의 딸’이라는 문구가 들어간 A4 크기 포스터로, 1차 민중총궐기 대회에 참가하자는 내용이다.

 

경찰이 황 씨의 가게에 나타난 것은 11월 28일. 인쇄물 내용을 탐탁지 않게 여긴 인근 주민의 신고 직후 순찰차 2대와 형사 승합차 1대가 차례로 도착했다. 신수지구대와 마포경찰서에서 최소 7명의 경찰관이 출동했다고 한다.

황 씨에 따르면, 경찰은 영장 제시 없이 목공소 안으로 들어와 창문에 붙은 인쇄물을 임의로 떼어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의 소지가 높다는 이유였다. 황 씨가 해당 인쇄물이 왜 명예훼손이 되느냐며 항의하자 경찰은 황 씨에게 “독재자의 딸이라는 근거를 대라”고 했다. 이 같은 발언은 당시 현장을 촬영한 뉴스타파 영상을 통해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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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지구대 측은 7명 이상의 경찰관들이 무더기로 출동한 이유를 묻자 담당자의 판단에 따라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라고 대답했다. 또 경찰관이 사유지에 들어와 임의로 인쇄물을 떼어낸 행위에 대해선 “올해 상반기 지구대 관할 지역에서 (대통령을 비판하는) 유인물이 뿌려진 일 때문에 직원들이 고생을 했다.직원들이 그런 맥락으로 (이번 신고를) 이해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마포경찰서 측은 취재진에게 “대통령 비판 전단지 배포가 있은 이후 경찰청과 지방청에서 내려온 지침이 있다”고 밝혔다. 이 지침에 따르면 황 씨와 같이 인쇄물을 길거리나 유리창에 붙인 행위는 명백한 명예훼손에 해당한다는 게 마포서의 해석이다. 당시 마포서 형사까지 현장에 출동한 이유에 대해서는 “VIP(대통령) 관련 사안은 본청과 서울청에 보고되는 중요 사안”이며 “지구대에 접수된 중요 사안을 형사가 다시 확인하는 것은 일반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황 씨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모욕죄 혐의로 수사할 방침이다.

‘개사료’ 풍자극에 7개월 간 구속 중 – 환경운동가 박성수 씨

지난 10년 간 강정·밀양·진도 등 전국 각지를 돌며 고통받는 사람들과 함께 해온 이른바 ‘둥글이’ 박성수 씨. 약자를 대변하고 권력을 풍자하는 그의 영상은 누리꾼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다. 박 씨는 박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혐의로 현재 7개월째 대구구치소에 갇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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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박 씨가 만들어 배포한 한 전단지가 문제의 발단이 됐다. 이 전단지에는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의혹’을 비롯해 △18대 대통령 선거 부정 의혹 △청와대의 채동욱 전 검찰총장 찍어내기 의혹 △정윤회 씨의 딸 국가대표 선발 특혜 의혹 등이 담겼다.

지난 2월 대구에 사는 박 씨의 지인 변홍철 씨는 새누리당 대구시당 당사 앞에서 이 전단지를 뿌리고 ‘인증샷’을 찍는 전단지 배포 행위극을 펼쳤다. 전단지의 내용을 본 인근 주민이 현장에서 이 사실을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즉각 수사에 들어갔다.

표현의 자유 차원에서 그 정도 행위극은 얼마든지 용인될 것이라고 믿었던 변 씨의 생각과는 달리 경찰은 강도 높은 수사를 진행했다. 박 씨와 변 씨에 대해 전방위적 압수수색에 나서는 한편, 탐문 수사와 계좌 추적도 강도 높게 진행했다. 변 씨에 따르면,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변 씨가 활동했던 지역 연대단체(청도 345kV 송전탑반대대책위)의 계좌 내역까지 조회했다. 당시 경찰은 박 씨의 후원금 1만원을 추적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씨의 변호인 측은 “제주·군산·광주 등 각지에서 벌어진 비슷한 행위극은 대부분 무혐의 처분을 받았던 사안”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의 직접적인 고소가 없었음에도 (경찰이) 수사에 들어간 것은 기존 수사 관행에 비춰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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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수 씨는 이 같은 경찰의 과잉 수사에 항의해 미리 준비한 개사료를 경찰서와 검찰청에 뿌리는 개사료 행위극을 이어가다가 결국 지난 4월 대검찰청 앞에서 현장 체포됐다. 검찰은 박 씨가 제작한 전단지와 SNS 상에 올린 글을 근거로 형법상 명예훼손과 정보통신망법 상 명예훼손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박 씨의 법률 대리인인 류제모 변호사는 재판과정에서 박 씨에게 불리한 이례적인 조치들이 연이어 일어났다고 주장한다. 류 변호사는 박 씨가 흉악 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표현의 자유’라는 기본권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대통령이나 검경을 풍자한 것 뿐인데도 재판부가 재판 기일을 지나치게 길게 잡아 박 씨의 구치소 수감 기간도 필요 이상 길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형사 소송법상 판결 전 구속 기간은 최대 6개월로 한정돼 있지만, 박 씨의 경우 2건의 집시법 위반 혐의가 재판 과정에 추가되면서 구속 기간이 7개월을 넘어서고 있다.

게다가 검찰은 지난 11월 24일에 열린 결심공판에서 박 씨에게 징역 3년(집시법 위반 2건 포함)을 구형했다. 이 역시 통상적인 명예훼손 사건에서는 사례를 찾기 힘든 구형량이라는 것이 법조계의 일반적인 의견이다. 그래서 검찰의 구형량에는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한 데 대한 ‘괘씸죄’가 적용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대구지방법원 제2형사단독(부장판사 김태규)은 12월 22일 박 씨에 대한 1심 선고를 할 예정이다.

목, 2015/12/10-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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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으로 보는 대한민국의 역사”가 유행한 적이 있다. 특정한 주제나 소재를 프리즘 삼아 그 사회와 역사를 반추해보는 것이다. 훈장은 국가와 민족에 헌신한 이에게 바치는 최고의 영예이다.

▲ 대한민국 훈장, 건국훈장 등 모두 12개 종류의 훈장이 있다.

▲ 대한민국 훈장, 건국훈장 등 모두 12개 종류의 훈장이 있다.

1948년 정부수립 이후 지난 68년 동안 대한민국이 수여한 훈장 건수는 모두 72만 건에 이른다. 전체 훈장 기록을 통해 바라본 대한민국 역사는 어떤 모습일까?

지난 4개월 동안 대한민국 서훈 72만 건 내역 분석

뉴스타파는 지난 넉 달 동안 대한민국의 전체 서훈 72만 건의 상세 내역을 샅샅이 찾고,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6천여 명을 새롭게 조사했다. 자료 조사와 현장 취재를 병행했다. 지난 4개월 동안 진행된 뉴스타파의 훈장 취재는 이런 질문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었다.

“대한민국 훈장의 역사는 독립운동과 민주이념 등 헌법 정신을 잘 구현하고 있는가?”

“친일파에게 가장 많은 훈장을 수여한 대통령은 누구일까? 그리고 왜 줬을까?”

“이른바 ‘셀프 훈장’을 가장 많이 받은 대통령은 누구일까? 그리고 몇 개나 받았을까?”

“왜 지금까지 정부는 훈장의 서훈 내역을 비공개해왔을까?”

▲ 지난 5월부터 뉴스타파는 민족문제연구소와 여러 차례 회의와 공동 분석을 진행하며, 서훈 72만 건을 취재했다.

▲ 지난 5월부터 뉴스타파는 민족문제연구소와 여러 차례 회의와 공동 분석을 진행하며, 서훈 72만 건을 취재했다.

뉴스타파는 220명 넘는 친일 인사들이 해방 후 대한민국 정부에서 4백 건 넘는 훈장을 받은 사실을 찾아냈다. 이 작업은 민족문제연구소와 함께 했다. 대한민국 서훈 72만 건과 대통령 소속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와 민족문제문제연구소의 친일인명사전에 오른 친일파를 교차 분석한 결과다.

200명 넘는 친일인사, 대한민국 훈장 400건 받아

친일인사들에게 수여된 상훈의 전모를 확인해 공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 전체 명단은 뉴스타파 특별기획 ‘훈장과 권력’ 4부작 다큐멘터리와 뉴스타파 웹페이지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대한민국 국가 서훈자 명단에는 악질 친일경찰 노덕술도 있다. 뉴스타파는 그가 대한민국 정부로부터 3개의 훈장을 받는 기록을 최초로 확인한 것이다. 노덕술은 일제로부터 훈7등 서보장을 받은 사실이 알려졌지만, 해방 후 대한민국 정부의 훈장을 받은 사실은 이전까지 알려지지 않았다. 또 A급 친일파에다 반민특위 1호로 체포된 박흥식도, 동족을 배반한 대가로 일제로부터 귀족 작위를 받은 민영휘도 각각 1977년과 1964년에 훈장을 받는다.

친일인사 훈장 수여, 박정희와 이승만 집권 시기에 집중

친일인사들에 대한 서훈은 이승만과 박정희 집권 기간에 집중됐다. 훈장 수여는 대통령 고유권한이다. 두 통치자가 친일인사들에게 무더기로 훈장을 준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또 친일인사들은 훈장을 통해 무엇을 얻고자 했을까?

▲ 청남대에 세워져 있는 이승만과 박정희 동상

▲ 청남대에 세워져 있는 이승만과 박정희 동상

전두환 등 신군부 세력 훈포장 잔치도 추적

뉴스타파는 헌정질서를 파괴한 반민주 행위자들의 서훈 내역도 확인했다. 12.12 군사반란을 일으켜 권력을 찬탈하고 민주주의를 짓밟은 신군부 세력들의 훈장 잔치는 상상을 초월했다. 이들에게 국가의 이름으로 훈장을 수여한 행위는 과연 정당한 것일까?

▲ 12.12 군사반란 직후 촬영된 전두환 등 신군부 세력의 단체 사진, 사진에 등장하는 신군부 34명이 받은 102개의 서훈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 12.12 군사반란 직후 촬영된 전두환 등 신군부 세력의 단체 사진, 사진에 등장하는 신군부 34명이 받은 102개의 서훈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뉴스타파 취재진은 그 해답을 찾기 위해 자료를 추적하고, 당사자와의 만남도 시도 했다. 지난 4개월의 취재 과정은 제대로 청산되지 않은 친일반민족행위와, 군사독재 하수인들의 뻔뻔한 민낯을 확인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대한민국 훈장의 역사는 대한민국의 굴곡진 자화상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었다.

KBS가 못한 훈장 데이터 분석, 뉴스타에서 풀어내

당초 훈장 취재의 시작은 KBS였다. 지난해 1월 KBS 탐사보도팀 기자들은 정부를 상대로 3년 간의 소송 등을 통해 서훈 기록 72만 건 전체를 최초로 입수했다. 그러나 KBS 간부들의 반대에 막혔다. KBS 기자들은 지난해 광복70년 특집으로 훈장의 역사를 다룬 프로그램을 보도할 예정이었지만 결국 일부 내용만 나갔고 친일과 훈장 등 핵심 내용에 대한 방송 일정은 기약 없이 밀렸다.

“훈장과 권력” 7월 28일부터 4주 연속 방송

결국 KBS에서 훈장 취재를 맡았던 기자가 올해 2월 뉴스타파로 이직하면서 뉴스타파에 훈장 전담 취재팀이 꾸려졌다. 그리고 행안부가 공개한 60여만 건의 데이터와 뉴스타파가 자체 수집한 자료, 민족문제연구소와의 공동 분석한 결과물 등을 토대로 대한민국 훈장 데이터를 새롭게 구축했다.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뉴스타파는 해방71년 특별기획으로 준비한 “훈장과 권력” 4부작을 7월 28일부터 8월 18일까지 매주 목요일 4주 연속 방송할 예정이다.

7월 28일 첫 방송으로 나갈 1부 ‘민주 없는 훈장’ 편에서는 헌정질서를 파괴한 독재세력에겐 관대했고, 민주인사들에게는 인색했던 대한민국의 서훈의 역사를 비판적으로 조명하고, 2,3부 ‘친일 훈장’ 편에서는 대한민국 훈장을 받은 친일인사들의 전체 명단을 처음으로 확인해 공개할 예정이다. 또 4부 ‘훈장의 수사학’ 편에서는 역대 대통령들이 서훈 행위를 통치의 수단으로 활용했던 이면과 각 훈장의 의미를 분석한 결과를 담아낼 예정이다.


공동기획 : 민족문제연구소
취재 최문호, 박중석, 송원근, 조현미
촬영 최형석, 정형민
데이터 최윤원, 김강민, 이보람, 연다혜
CG 정동우
편집 정지성, 박서영

월, 2016/07/25-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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