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여성을 표적으로 하는 단속관행을 멈추고
성매매여성을 비범죄화하고 수요에 대응하라!!
성매매단속과정에서 추락 사망한 여성에 대한 국가배상책임 항소심에서 재판부는 국가가 제기한 항소를 기각하였다.
본 사건은 2014년 경남 통영에서 경찰의 성매매단속과정 중 여성이 12미터 높이의 건물에서 뛰어내려 사망한 사건으로 함정단속에 대한 논란을 일으켰다.
2016년 본 단체와 유가족은 ‘성매매단속과정에서 경찰관이 손님으로 위장하여 여성들을 외부로 불러내어 거래하고 어떠한 안전조치도 취하지 않은 상태에서 갑자기 단속반임을 알리는 함정단속 방식으로 단속을 진행함으로 인해 극도의 수치심과 두려움을 느낀 여성을 극단으로 몰아간 것’에 대해 함정단속의 문제를 제기하면서 국가에게 그 책임을 묻는 국가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였다. 사건의 가장 큰 쟁점이었던 함정단속과 수사에 대해 1심 재판부는 그동안의 대법원 판결들을 참조하여 ‘피유인자의 범의가 유발되었다 하더라도 위법한 함정수사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면서 함정수사와 함정단속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경찰관들의 직무집행상 과실로 말미암아 발생한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그 가족인 원고가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결하였다. 1심 재판부의 판결에 대해 본 단체는 함정단속을 인정하지 않은 판결에는 승복할 수 없지만 유가족의 고통을 배려하여 국가가 국민의 안전과 인권을 최우선으로 하는 법집행과 유가족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 그리고 관련자에 대한 책임을 요구하였다.
그러나 국가는 1심 판결에 불복하여 경찰은 어떠한 책임도 없다면서 항소를 제기하여 또다시 유가족을 긴 소송의 과정으로 끌고 갔고 2017년 4월5일 항소심 재판부는 국가가 제기한 항소를 기각하였다. 더 나아가 항소심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경찰청 훈령인 [인권보호를 위한 경찰관 직무규칙]에서 제시하는 내용을 지킬 것과 성매매단속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여성경찰관을 대동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각 재판부는 공통으로 성매매단속방식과 여성들의 인권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성매매에 대응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함정단속과 함정수사 방식에 대해 인정하지 않은 점은 역시 문제의 본질을 그대로 남겨놓고 있으므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는 계속 문제를 제기해 나갈 것이다.
성매매문제의 핵심은 성매매여성이 아니라 거대한 산업을 이루고 있는 성착취의 구조에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알선조직과 수요자 문제이며, 문제해결 역시 이에 대응하는 것이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매매를 단속함에 있어서 경찰은 성매매에서의 거대한 알선조직이 아닌 가장 취약한 성매매여성을 표적으로 삼음으로써 심각한 인권침해와 함께 사망에까지 이르게 했음을 본 사건은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재판부는 ‘성매매여성의 상황과 특성, 단속과정에서 취해야 할 조치들을 제대로 취하지 않음’으로써 인해 발생한 본 사건에 대해 국가에 그 책임을 묻는 판결을 내림으로써 경각심을 높여주고 있다.
성매매여성을 표적으로 하는 단속관행으로 인해 여전히 성매매현장에서 여성들의 피해가 일어나고 있는 현실에서 더 이상의 희생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이번 판결을 계기로 관행적으로 되풀이된 여성을 표적으로 한 단속방식은 멈추어야 한다.
성매매단속과 수사방식은 하루빨리 바뀌어야 함과 동시에 성매매여성에 대한 비범죄화가 급선무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고 있다.
또한 성매매단속에서의 여성들의 인권보호를 우선하는 인권지침 마련과 알선조직과 업체, 구매자를 단속하여 수요를 차단하는 방식으로 전환하여 불행한 사건이 또다시 발생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2017년 4월7일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