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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은 가동정지, 엉망진창 정보공개

총체적 난국인 고리 4호기 냉각재 누출

26일부터 냉각수 누출 감지, 28일 새벽에야 가동 정지

한수원, 가동정지 후 몇 시간 동안 자료 공개하지 않아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공개 시스템엔 사건명 : ddd’

이번 기회에 격납건물 철판 부식 건까지 함께 검사해야

 

미국 스리마일 핵사고 38주기(328)에 일어난 한국 핵발전의 참담한 현실

고리 4호기 냉각재 누출 사고에 대한 에너지정의행동 성명서

 

오늘(28) 오전 511. 고리 4호기가 원자로 냉각재 누설로 멈췄다.

한수원은 지난 26일부터 격납건물 배수조 수위 증가를 감지했으며, 이후 수차례 현장검증을 거쳐 27일 증기발생기 ‘A’ 수실 배수밸브에서 원자로냉각재가 누설되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누설된 원자로냉각재의 양은 총 306 리터이다.

 

원자로냉각재 누출은 핵발전소의 사건·사고 중에서도 매우 심각한 일이다. 끊임없이 열과 방사선을 내뿜는 핵연료를 식히는데 냉각재는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냉각재가 소실될 경우 스리마일, 후쿠시마와 같은 초대형 핵사고로 연결되기 때문에 매우 위험한 상황이다.

 

그러나 이번 냉각재 누출 사고에 대한 처리를 보면 허술하기 이를 데 없다.

먼저 한수원이 스스로 인정했듯이 26일 처음 격납건물 배수조 수위 증가를 감지했음에도 발전소 정지로 바로 이어지지 못하고 시간이 지났다. 격납건물 배수조의 수위가 올라갔다는 것은 어디선가 물이 새고 있음을 의미하지만 27일 증기발생기 수실 배수밸브로 누설부위가 확인되었음에도 발전소를 바로 멈추지 않고 출력 감발을 한 점 등은 한수원이 이번 누설 건을 안일하게 처리했다는 증거들이다.

 

고리 4호기를 멈춘 이후 정보공개 부분에서도 허점이 많았다.

인터넷 공개의무 대상인 원자로 정지가 발생했음에도 한수원 관련 홈페이지에는 관련 소식이 올라오지 않았고, 언론 등을 통해 내용이 보도되고 몇 시간이 지나서야 홈페이지에 관련 내용이 등록되었다. 한수원이 정보공개를 즉시하지 않는 것은 이번 건만이 아니다. 어제(27) 월성 4호기에서 일어난 핵연료 낙하사고의 경우, 오늘 일어난 고리 4호기 가동정지보다 뒤늦게 기록되는 등 신속히 정보가 공개되지 않는 고질적인 문제가 반복되었다. (사진 1 참고)

 

이는 한수원을 관리 감독해야할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역시 마찬가지이다.

핵발전소의 사건·사고를 공개하는 원전안전운영정보시스템(OPIS)’엔 고리 1,2호기에 문제가 생겼다며 사건 제목을 ‘ddd’라고 올린 게시물이 한동안 올라왔다가 항의를 받고 수정되기도 했다. (사진 2 참고)

 

이번 누설사고가 일어난 고리 4호기는 최근 격납건물 철판(CLP) 부식사건으로 논란이 되던 핵발전소이다. 한수원과 원안위는 웨스팅하우스사 핵발전소의 설계 결함으로 부식이 생긴 것 같다고 중간결과를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고리 4호기를 즉시 검사하지 않고 7월로 예정된 정기정비 기간에 맞춰 검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영광 2호기 격납건물 철판에는 구멍이 났고, 고리 3호기 등 4곳의 핵발전소에서 부식이 발견되었지만, 이에 대한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고 괜찮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는 것이 우리나라 핵발전소와 정부의 태도이다.

 

오늘(328)은 마침 미국 스리마일 핵사고 38주기가 되는 날이다. 스리마일 사고는 핵발전소에서 중대사고가 일어날 확률은 미국 양키스타디움에 운석이 떨어질 확률보다 낮다.“며 자신감에 차 있던 상황에서 터진 중대사고이다. 스리마일 사고는 핵산업계의 안일한 처신이 얼마나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38주기를 맞는 스리마일 사고 일에 고리 4호기에서 벌어진 이번 사건은 아직도 핵발전소 안전에 대한 인식이 안일하고, 사고 발생시 대응이 치밀하게 준비되어 있지 못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번 가동 정지를 계기로 고리 4호기에 대한 치밀하고 엄중한 조사와 투명한 내용 공개가 있어야 할 것이다. 또한 정부는 노후한 핵발전소의 수명에 대한 재논의를 통해 낡고 문제 많은 핵발전소를 조기 폐쇄하기 위한 방안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2017. 3. 28.

에너지정의행동



 

 

<문의 : 에너지정의행동 이헌석 02-702-4979 / 010-2240-1614)>

 

<사진 1 : 한수원의 원전사건소식>

고리4호기 냉각재 누출사건이 발전소 정지 몇 시간 뒤에 등록되었고, 먼저(27) 발생한 월성 4호기 핵연료 추락 건이 그 이후에 등록되어 있다

http://www.khnp.co.kr/board/BRD_000171/boardMain.do?mnCd=FN0504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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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 :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의 원전안전운영정보시스템(OPIS)>

고리 2호기와 1호기에서 사건제목 ‘ddd’란 사건이 발생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28일 오전 10시경 캡쳐 / 고리 4호기 정지 약 5시간 후)

http://opis.kins.re.kr/opis?act=KROBA4100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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