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엘시티 사업 비리 제대로 다시 수사하라

 

어제 해운대 엘시티 사업 비리 수사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그 발표에 따르면 24명을 기소하고 12명을 구속했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인 현기완과 현 국회의원인 배덕광 등 거물급 인물들도 포함되어 있다. 엘시티 사업은 십 수 년 동안 그리고 부산지역 공무원, 전문가, 지역 상공계, 지역 정치권이 유착된 부산의 초대형 권력형 비리 사건이다. 따라서 오랫동안 진행되었고 부산지역의 다수의 유력자들이 포함된 사건을 수사한 것만으로, 그리고 거물급을 구속시킨 것만으로 부산동부지청과 부산지검은 수고했다고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중간 수사 결과의 발표 형식은 일방적이었고, 그 내용은 여전히 부실해 부산지검은 비판 받아 마땅한 것 또한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1. 검찰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기관이다. 따라서 수사의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 아니라면 중간 수사 결과를 기자들에게만이 아니라 부산시민들에게 공개해야 함이 마땅하다. 부산지역과 부산시민들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비리 사건으로 부산시민들은 엘시티 사업 비리에 대해 당연히 알권리가 있는 것이다.

 

2. 이영복의 범죄사실에서 사전 예약자들보다 먼저 지인과 가족에게 엘시티 아파트 43세대 특혜분양을 하였다고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엘시티 사전 특혜 분양 비리가 엘시티 사업 비리에 적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해서는 특별한 내용이 밝혀져 있지 못하다. 부산지역 시민사회가 사전 특혜 분양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특혜 분양이 뇌물과 비리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수사에서 검찰은 사전 특혜 분양과 관련한 유착관계는 발표하지 않고 있다.

 

3. 현기완 전 정무수석의 경우 44,000만 원 뇌물 및 정치자금을 수수했다고 검찰은 발표하였다. 그런데 현기완 전 정무수석이 수수한 뇌물에 대한 대가가 무엇인지는 적지되지 않아 현기완을 매개로 한 각종 비리와 특혜는 밝혀내지 못한 것이다.

 

4. 배덕광 국회의원은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엘시티 사업 인허가 및 편의제공 명목으로 약 9,100만 원 뇌물 및 정치자금을 수수하였다고 검찰은 발표하였다. 2011년은 배덕광 현 국회의원은 해운대 구청장이었고 해운대구청이 엘시티 사업의 최종 인허가를 결정하던 시기였다. 이런 정황들을 볼 때 엘시티의 인허가가 뇌물에 의한 것으로 엘시티 사업이 타당하고 적법한가의 문제와 이대로 건설되어도 되는지의 문제는 여전히 미제로 남은 것이다.

 

5. 엘시티 인허가와 관련해 이영복이 부산시청, 해운대구청 공무원, 부산도시공사 직원, 구의원 100여 명과, 교수 및 전문가 28명에게 평소 꾸준히 로비를 하고 용역 업무를 수행하게 했지만 수수 금액이 크지 않아 기소하지 않았다. 유명인을 제외하고 공무원, 교수 및 전문가 무려 130여 명에 달하고 있고 그 금액이 합치면 수십억 원에 이르는 있다. 또한 그로 인해 해운대 바다 바로 앞에 들어설 수 없는 건물을 들어서도록 했으며 부산지역의 해안선이 망쳐지는 큰 역할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검찰은 이들에 대해 기소하지 않았다. 얼마를 받아야 큰 금액으로 기소가 되는지 그리고 검찰이 밝힌 이영복과 같이 평소 관리형으로 로비를 하면 뇌물을 받아도 괜찮다는 것인지 검찰은 답해주기 바란다. 검찰은 지역의 토착업체, 공무원, 전문가 그룹의 뇌물과 특혜라는 유착 고리를 끊을 수 있는 기회마저 포기했다. 따라서 검찰의 중간수사 결과는 부산시민들을 무시한 것이고 그나마 재수사로 인해 되찾았던 검찰에 대한 신뢰를 잃게 되었다는 것을 명심하길 바란다.

 

6. 허남식 전 부산시장은 구속조차 시키지 못한 검찰이 발표한 허남식 전시장에 대한 범죄사실 내용을 보면 이번 검찰 수사가 얼마나 부실했는지 여지없이 드러난다. 엘시티 사업의 비리의 핵심 중에 핵심은 엘시티 사업의 인허가의 열쇠를 지고 있던 당시 부산시장이었던 허남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범죄사실이 엘시티 인허가 및 편의제공 청탁을 받고 선거 자금 명목으로 3,000만 원 뇌물을 수수했다는 것이 고작이다. 과연 검찰이 엘시티 사업 비리와 관련해 의지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능력이 없는 것인지! 당시 구청장에게도 9,100만 원을 제공한 것이 드러났는데 엘시티 사업의 인허가의 열쇠를 쥔 당시 부산시장에 대해 이 정도 범죄사실만 밝혔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이다. 따라서 부산지검은 허남식 전 부산시장과 관련해서만 보더라도 엘시티 사업 비리 수사에 대해 이번 중간수사 결과 발표로 수사의 마무리 수순을 밟을 것이 아니라 보강수사를 통해 새롭게 수사를 진행해야 할 것이다.

 

7. 정기룡 전 부산시 경제특보의 범죄사실을 보면 횡령과 뇌물수수, 정치자금법 위반 등이 드러나 있다. 또 현 부산시장의 측근인 김모씨는 현 부산시장의 비선조직 사무실 임대료와 운영비 명목으로 뇌물을 수수하였다고 검찰이 발표하였다. 두 인물 모두 현 부산시장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인물들이다. 그런데 검찰은 현 시장에 대한 어떤 조사와 수사를 했는지 중간수사 결과에는 나타나 있지 않은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꼭 밝혀주기 바란다. 현 시장은 엘시티 사업의 인허가 당시 해당 지역 국회의원이었던 점과 현시장의 측근이 뇌물을 수수한 점 그리고 엘시티와 관련해 문제가 있는 사람을 부산시의 경제특보로 임명한 점을 등에서 엘시티 사업 비리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 따라서 검찰은 허남식 전 시장과 마찬가지로 현 부산시장에 대해서도 부산시민들이 한 점의 의혹도 가지지 않도록 수사하고 이를 발표해야 했었는데 발표 내용을 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역시 검찰의 엘시티 사업 비리에 대한 수사 의지와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라 판단된다.

 

 

8. 비리와 특혜로 얼룩진 엘시티 사업이 가능하도록 해준 큰 축 중 하나가 사업 자금이다. 엘시티 사업의 프로젝트 파이낸싱이 무려 17800억 원에 이르고 이의 반 이상이 부산은행으로부터 나왔다. 그런데 이 프로젝트 파이낸싱과 관련해서 검찰의 수사는 아직 제대로 시작도 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가 많은 엘시티 사업과 또한 재산이 없다고 알려진 엘시티 사업 실소유자인 이영복에게 어떤 근거로 그 많은 돈을 대출해 준 것이지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 부산은행은 부산시민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고 부산시의 주금고 역할을 하고 있다. 부산은행의 잘못된 대출로 인해 부산시민과 부산지역에 미칠 영향은 막대할 수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부산은행은 사업성도 불투명하고 문제가 많은 엘시티 사업에 은행의 명운이 걸릴 수 있는 막대한 자금을 대출해 준 것이다. 따라서 검찰은 부산은행의 엘시티 사업 대출과 관련해 지금부터 시작하라는 마음으로 철저하게 수사를 진행해야 할 것이다.

 

9. 2008년부터 부산시민사회는 엘시티 사업의 문제에 대해 지적하고 이의 해결을 위해 온갖 활동을 진행했다. 그렇게 많은 문제 제기와 이를 해결하기 위한 행정절차를 진행했지만 부산지역의 언론은 이를 제대로 보도해 주지 않았다. 엘시티 사업 비리가 다시 세상으로 드러났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부산참여연대가 엘시티 사업과 모 언론사와의 유착 의혹을 알리기 전까지 검찰은 언론사에 대해 제대로 된 조사와 수사를 진행했는지 의문이다. 10여 년에 이르는 동안 끈질기게 대응해 온 엘시티 사업 비리에 대해 왜 지역 언론들은 침묵하고 아니 오히려 왜곡했는지 이에 대해 검찰은 온당한 조사와 수사를 진행했는지 자문해보길 바란다. 한 언론사의 사장이 엘시티 사업 비리와 관련해 불구속 기소되었다. 엘시티와 같은 대형 사업의 비리에 관련되어 있는 지역토착업체, 정치권, 공무원, 전문가 모두 큰 잘못을 저지른 것이다. 하지만 언론사가 그런 비리에 관련되었다는 것은 어느 다른 분야보다 더 심각한 문제인 것이다. 비리를 제대로 알려야 할 언론사에서 비리에 연루되었다는 것은 부산지역의 가장 큰 문제이고 가장 창피한 부분인 것이다. 따라서 검찰은 해당 언론사만이 엘시티 사업 비리와 연관되었는지 아니면 더 많은 언론사가 연루되어 있는지 엘시티 사업 비리와 관련된 언론사에 대해 더 세밀하고 철저한 조사와 수사를 이어가야 할 것이다.

 

10. 엘시티 사업 비리와 관련해 많은 범죄 사실이 발표되었지만 포스코 건설의 책임시공 부분과, 부동산투자이민제에 대한 내용은 고스란히 빠졌다. 이 또한 부산지검의 수사가 마무되어서는 안 되는 큰 이유 중에 하나이다.

 

 

부산시민사회는 엘시티 사업 비리 수사에 대해 부산지검과 동부지청에 대해 큰 응원과 박수를 보내었다. 오랜 기간, 방대한 집단에 의해 저질러진 비리를 다시 수사한다는 의미에서였다. 부산지검의 수사에 우려와 기대가 교차했지만 기대를 저버리지는 않았다. 하지만 어제 중간수사 결과 발표는 여러 성과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아쉬움이 많은 내용이었다. 전 시장의 비리를 제대로 밝히지 못한 점, 현 시장과 관련 의혹에 한 마디의 언급도 없는 점, 그리고 오히려 면죄부를 줄 수도 있는 공무원, 교수전문가에 대한 내용, 이제야 수사를 시작한 부산은행 프로젝트 파이낸싱 문제, 나아가 사전특혜분양 의혹, 포스코 건설 책임시공 의혹, 분동산투자이민제 의혹 등은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는 점에서 검찰의 이번 중간수사 발표는 매우 미흡하고 부실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부산지검은 엘시티 사업 비리 수사에 대한 중간수사 결과 발표로 수사를 마무리 할 것이 아니라 아직 밝혀지지 않은 의혹에 대해 티끌하나 남김없이 수사하고 여기에 따라 책임자들에게 책임을 지게 해야 할 것이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부산시민사회는 부산지검 또한 엘시티 사업 비리와 무관하지 않다고 판단할 것이고 따라서 검찰에 대한 불신은 다시는 회복 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달을 것이다. 부산시민사회는 법 정의를 바로 세우고 부산지역의 토착기업, 정치권, 공무원, 전문가의 유착 비리를 끊기 위해서 엘시티 사업 비리 수사를 새롭게, 그리고 제대로 진행할 것을 부산지검에 강력히 촉구한다.

 

 

201738

박근혜정권 퇴진 부산운동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