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향자는 유가족과 피해자, 전국의 모든 노동조합에게

사과하고 즉각 사퇴하라!

 

삼성의 부도덕한 경영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 것은 어제오늘사이의 일이 아니다. 온 나라를 뒤흔든 박근혜게이트에서도 삼성은 출중한 주연이었으며, 그 결과 삼성총수 이재용이 구속되었다.

 

어제 36일은 삼성전자에서 근무하다 백혈병 산업재해로 사망한 황유미님의 10주기였다. 적어도 그 죽음에 책임있는 사람이라면 10여년전 한 젊은 청춘의 죽음에 대해 조의를 표하고 몸가짐을 바로잡는 것이 인간의 도리일 것이다. 그런데 삼성출신의 더불어민주당 정치인인 양향자는 이러한 인간의 도리조차 제대로 구분하지 못한채 삼성자본의 입장만을 대변하였다.

 

양향자는 삼성본관 앞에서 반올림이 농성을 하는데, 그 사람들은 유가족도 아니다. 그런 건 용서가 안된다.”, “반올림이 유가족을 위해 활동하는 것이라면 모르겠지만 그것도 아니다. 전문 시위꾼처럼 귀족노조들이 자리를 차지하는 방식으로 한다.”라는 기본적인 노동인권조차 전혀 없는 발언들을 쏟아냈다.

양향자의 발언은 삼성이, 삼성의 구성원들이 삼성에서 발생된 산업재해와 나아가 노동조합을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대한 인식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먼저, 삼성 백혈병 산업재해의 피해자는 황유미님을 비롯한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이다. 양향자가 대변하는 삼성은 이 사건의 가해자임이 명백하다. 그런데 가해자가 감히 피해자들에게 용서를 운운하는가?

반올림은 삼성에서 백혈병 산재를 덮고 외면하기에 급급했을 때 사회적으로 삼성의 문제점을 알리고 피해자들을 위해 10년이 넘는 기간동안 활동해왔다. 반올림이 없었다면 삼성백혈병 산재는 지금도 어둠속에 묻혀진 채 누구도 죽음에 대한 책임지지 않았을 것임이 명백하다.

 

황유미님 이후 삼성전자 기흥공장 반도체 생산라인에서 일하다 사망한 노동자가 무려 79명이다. 79명이 죽었음에도 삼성은 이 문제를 해결하지도, 예방하지도 못했고 지금도 노동자들은 죽어가고 있다. 이 내용을 세상에 알린 것이 반올림인데 이를 전문시위꾼이라 칭하는가?

 

또한 양향자는 노동조합에 대한 인식도 천박함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귀족노조 운운하며 자리를 차지한다는 그 발언속에는 삼성의 무노조경영을 옹호하고 정당화하는 인식이 그대로 드러난다. 양향자가 운운한 귀족노조라는 존재가 도대체 한국 어디에 있단 말인가? 오히려 온갖 특권을 누리며 헌정질서를 파괴하고 헌법을 유린하던 것은 귀족재벌이 아니던가? 그 적나라한 예가 뇌물 갖다바치고 구속된 삼성총수 이재용이 아니던가.

 

노동자가 사람답게 살 권리를 위해서는 노동조합이 있어야 한다는 것은 이제는 상식이다. 지금까지 이를 상식으로 받아들이지 못한이들도 이제는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 그리고 그렇지 못한다면 적어도 정치인으로 대중을 이끌어서도 안된다.

 

이제는 너무나도 익숙해진 이야기지만 우리나라는 10년 넘게 OECD산재사망률 1위를 지키고 있으며 노동조합 조직율은 10%를 넘지 못한다. 그만큼 사람의 생명과 노동이 소모품처럼 취급되고 있는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 바로 헬조선인 것이다.

그런데 거대정당의 최고위원이라는 자가 감히 노동과 산재희생자들을 저런 표현으로 모욕하는가?

 

이제 더 이상 사람을 소모품으로 여기는 사회는 있어서는 안 된다. 더 이상 노동자가 일하다 죽어서는 안되며, 노동자의 당연한 권리인 노동조합이 매도당해서도 안된다. 그리고 노동자의 죽음을 조롱하고 노동조합을 매도하는 사람이 정치를 해서도 안된다.

 

양향자는 삼성 산업재해 유가족 및 피해자, 전국의 모든 노동조합과 노동자들에게 석고대죄하고 즉각 민주당 최고위원직도 사퇴하라!

 

 

2017.3.7.

 

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