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검정 역사교과서 집필진은 7일 국회 정론관에서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의원, 유은혜 의원 등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교육부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정책의 잘못을 사과하고 검정제도를 정상화 할 것을 촉구했다.

고등학교 한국사 검정교과서 필자협의회(한필협)는 더불어민주당 역사교과서 국정화저지 특별위원회,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네트워크(저지넷)과 함께 “역사교육의 황폐화를 초래한 잘못에 대해 지금까지 교육부 관료 중 어느 누구도 문책당하지 않았고 국민에게 사과한 적도 없었다”며 교육부의 사과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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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교육부가 작년 11월에 공개한 국정교과서 현장검토본을 760건 고쳤다고 발표한 데 대해 “최종본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며 “최신 연구 성과를 도외시하고 한국사와 세계사의 연관성은 고려하지 않은 채 국가와 민족만 앙상하게 강조한 점, 역대 정권의 반민주·반민족적 측면을 은폐하고 재벌을 미화하려 한 점, 반공 반북적인 서술로 일관한 점은 달라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교육부는 국정, 검정 혼용정책으로 다시금 역사교육을 황폐화시킬 것”이라면서 국정, 검정 혼용정책을 폐기할 것과 역사학계, 역사교육학계의 의견을 수렴해 역사과 교육과정과 검정교과서 집필기준을 전면 개정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역사과 교육과정과 집필기준을 그대로 둔 현 상태에서 “국정, 검정 교과서를 혼용하는 것은 ‘최종본’ 국정교과서와 크게 다를 바 없는 검정교과서를 양산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그 이유로 “교육부가 향후 검정교과서 심사 과정에서 필히 자신들의 국정교과서와 유사한 내용으로 서술하도록 출판사와 집필자에 수정 지시를 내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들은 또 “올해 안에 검정교과서의 제작과 검정 심사를 모두 끝내고 2018학년도부터 사용하겠다는 억지는 부실한 검정교과서를 예고하고 있다”며 “제작기간은 통상적인 검정제도로 돌아가 최소 2년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집필자 대부분이 현직 교사와 교수인 점을 감안할 때 2월 한달과 학기 중인 3월부터 7월 하순까지 집필과 수정을 하기에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국정 역사교과서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자 지난해 말 교육부는 올해 3월부터 일부 연구학교를 지정해 국정 교과서를 시범적용하고, 내년부터 국정과 새로 집필되는 검정 역사교과서를 혼용해 일선 학교가 선택할 수 있게 하는 방침을 내놨다.

하지만 이는 국정 역사교과서를 포기하지 않으려는 ‘꼼수’라며 검정교과서 저자들의 집필 거부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한필협은 지난달 국정 역사교과서를 폐기하고 교육과정을 전면 개정하지 않으면 검정교과서 집필을 거부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중학교 역사 검정교과서 집필진 54명도 국정교과서 폐기와 개발기간 보장, 교육과정 개정을 요구하며 집필을 거부했다.


취재 이유정
촬영 김기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