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카 사업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설악산은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국립공원,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백두대간보호구역, 천연보호구역등 5개 부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산양 등 멸종위기 야생동물을 비롯하여 수많은 법적 보호종이 서식하고 있다.
지난 2011년(1차), 2012년(2차)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이 제안 되었으나 이런 환경적인 특성 때문에 부결되었다. 그러나 지난 2014년 박근혜 대통령이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추진을 지시하면서 재추진되어 2015년 8월 환경부 113차 국립공원위원회에서 조건부 승인으로 통과된 바 있다.
이러한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 추진 배경에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국가권력을 이용한 이권개입과 비정상적인 국정추진에 있었던 것으로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015년 9월, 심상정 의원은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추진을 위해 사업 심의기관인 환경부를 비롯해서 기재부, 행안부, 국토부, 문체부 등이 사업추진을 컨설팅하기 위해 케이블카 사업이 확정되기 오래전부터 비밀리에 ‘친환경 케이블카 확충 TF팀’(이하TF팀)을 구성하여 수시로 회의를 진행해 왔다고 발표했다.
이 TF팀의 주 역할은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 지원’이었는데, 9월 첫 회의를 시작한 TF팀은 12월 3차 회의에서 지리산 케이블카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과거에는 지자체나 민간업체가 추진하는 케이블카 등 각종 개발 사업을 환경부나 산림청이 ‘보전‘ 논리로 맞선 데 반해 이번에는 거꾸로 환경부나 산림청이 사업추진이 잘될 수 있도록 컨설팅하고 ‘개발‘ 주체로 직접 나서는 역할을 한 것이다.
국립공원 보전에 앞장서야 할 환경부와 문제부가 오히려 개발에 앞장서는 모양새는 자신의 존재이유를 부정하는 일이다.
KBS보도에 의하면 이 회의를 주도한 부처는 문화체육부로, 총괄 지휘자는 김종 제2차관이다. 김종 2차관은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에 등장하는 핵심 인물 가운데 한 사람으로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였다가 2013년 10월 갑자기 문체부 제2차관으로 발탁된 인물이다. 당시 김종 차관 발탁은 정유라 씨의 승마대회 특별감사 여파로 문체부 국•과장이 전격 경질된 직후의 파격적 인사였다.
이정미 의원에 의하면 2014년 9월 5일 김종 문체부 차관 관할에 있는 관광레저기획관((현)국제관광정책관) 주도하에 친환경케이블카 확충 TF팀을 위한 회의가 비밀리 개최되었는데, 1차(2014년 9월11일) ~ 4차(2015년 1월 27일)에 거처 문화재 현상변경(문화재청), 산지전용허가(산림청), 환경영향평가(환경부) 등 인허가 관련한 행정적 절차를 논의하였다.
4차 비밀 TF팀 회의가 끝난 다음 날인 2015년 1월 28일 김종 문화부 차관이 설악산 케이블카 건설을 포함한 중점관광계획을 발표하였고, 2015년 8월 28일, 환경부 정연만 차관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국립공원위원회에서 설악산케이블카 건설이 승인되었다.
그동안 설악산 국립공원의 생태·환경적인 문제로 거부되었던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이 정부의 적극적인 주도하에 일사천리로 추진된 배경에는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최순실, 전경련 이승철부회장, 김종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2차관 등에 의한 국정농단과 비정상적인 정책추진과정이 있었음이 드러나고 있다.
또한 설악산 케이블카 추진 배경에는 케이블카 사업뿐만 아니라 산악호텔, 레스토랑등 여러 가지 복합적인 산지개발을 하고자 하는 재벌기업들의 규제완화 요구가 있었다. 전경련은 지난 2014년 6월 ▶자연공원 내 케이블카(설악산케이블카), 산악열차 확대, ▶산지·초지 內 승마장 건립을 신고제로 전환 등을 주 내용으로 하는 산악관광활성화를 위한 정책건의를 발표하는 등 그 동안 산지 규제완화를 통한 산지관광활성화 사업을 지속적으로 제안해왔다. 정부는 이를 수용하여 2014년 8월 제6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경제인들의 민원을 수용하여 ‘산지관광 활성화’와 이를 위한 규제완화 내용을 담은 위한 투자활성화대책 발표했다.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이 지난 2015년 제시한 설악산 산악종합관광 조감도를 보면 능선을 따라 산악자전거(MTB)와 산악오토바이(ATV) 길을 내고 이런 시설을 통해 관광객을 유치하자고 제안하였다. 여기에서 특이한 점은 조감도 왼쪽에 설악산에 산악 승마체험장을 만드는 계획이다.
이승철 부회장은 설악산 케이블카뿐만 아니라 평창 가리왕산도 산악 관광단지로 만들자고 제안하였다. 임도를 산악자전거나 산악오토바이 코스로 만들고 리조트 옆에 산악승마 체험장을 짓는 것이 제안의 내용이다.
설악산, 가리왕산에 산악 승마장이라니, 누가 상상할 수가 있었겠는가. 공교롭게도 최순실의 딸 정유라와 조카 장시호 모두 승마 선수이다. 평창에는 23만 제곱미터의 최순실 씨 일가 부동산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이렇게 졸속으로 추진된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은 2015년 국정 감사 때 경제성분석과 천연기념물 산양 서식 공간에 관하여 허위로 작성 된 것이 확인되었고, 경제성분석조작과 관련해서는 양양군 관계자가 불구속된 상태이다. 2016년 국정 감사 때 유령전문가에 의한 환경영향평가 허위작성, 자연생태조사의 조작 등의 문제점이 새롭게 확인되기도 했다.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은 설악산 케이블카 환경영향평가서의 멸종위기종 조사가 심하게 미흡하다고 평가했고, 국립생태원 역시 환경영향평가서 일부가 현지조사를 증명할 자료가 없다며 부실하다고 지적하였다. 하지만 환경부는 부동의 또는 반려하지 않고 조건부 승인을 통해 추진하려 하고 상황이다.
‘산악관광산업‘을 주창한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은 현재 미르재단과 K스포츠 자금 출연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고 있고 친환경 케이블카 확충 TF팀을 책임졌던 문체부 김종 제2차관은 최순실 씨와 함께 이른바 ‘비선 모임‘의 당사자로 오르내리는 인물로 최 씨에게 인사 청탁도 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른바 ‘규제 완화‘의 하나로 추진된 설악산 케이블카 추진의 배경에는 현재 국정농단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비정상적인 국정운영과 연관되어 있는 것으로 의심되며 지금이라도 중단되어 이러한 의혹이 철저히 조사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