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노총 공공부문노동조합 공동대책위원회(이하, 양대노총 공대위)가 해고연봉제 저지를 위해 법률투쟁에 돌입한다.

 

양대노총 공대위는 3110시 금융노조 투쟁상황실에서 <꼭두각시 정부규탄! 해고연봉제 법률투쟁 돌입!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이와 같이 밝혔다.

 

공공기관들은 정부의 성과연봉제 방침에 따라 불법 이사회를 주도하여 노동자 동의없이 성과연봉제를 강행하고 있다. 양대노총 공대위는 이를 헌법과 근로기준법을 위반하는 불법 행위로 보고, 볍률지원단 소속 변호사들과 함께 공공기관 이사회 무효확인 소송과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동시에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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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대노총 공대위 대표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법률투쟁을 지원하고 있는 민변 노동위원회 위원장 김진 변호사는 “52개의 각 사업장이 별개의 소송을 동시에 벌인다. 전국 각지의 10개 이상의 법원에 판단을 묻는, 선례가 없는 대규모 소송이라고 설명하며 이 소송이 진정한 의미의 법률투쟁이 되도록, 현장파업 등 노동자들의 투쟁과 발맞추어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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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 변호사가 이번 법률투쟁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111일 보건의료노조 보훈병원지부의 소송 접수를 시작으로 공공운수노조는 111주차, 공공노련은 11월 중순, 공공연맹은 11월과 12월에 걸쳐 소송과 가처분 신청을 접수한다. 금융노조는 9월부터 해당 소송 투쟁을 진행해오고 있으며 기자회견을 기점으로 투쟁지부를 더욱 확대한다.

 

더불어 양대노총 공대위는 성과연봉제 탄압에도 최순실의 국정농단이 개입됐다는 합리적인 의심을 갖고 관련 투쟁도 함께 펼쳐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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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권종 보건의료노조 수석부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최권종 보건의료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유례가 없는 게이트가 터졌다. 이런 비정상적인 정부 비정상적인 권력, 이제는 노동자들이 나서서 바꿔야 할 때다. 성과연봉제 뿐 아니라 산적해있는 많은 문제에 보건의료노조도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에 촛불 집회 등 국민적 저항에 함께 할 것이라 밝혔다. 이어 기획재정부와 공공기관 사측이 요구하는 해고연봉제 도입을 위한 노사합의에 일절 응하지 않으며, 법률투쟁을 통해 정권의 불법 성과연봉제 탄압의 실체를 명명백백히 밝혀낼 것이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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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는 기자회견 참가자들 @보건의료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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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심장을 철렁 내려앉히는 날선 허탈함이 온 국민의 마음에 구멍을 냈고, 비탄에 찬 울분의 안개가 도처를 휘감았다. 당혹감과 수치, 끝내 분노로 뒤범벅이 된 성난 민심은 용광로 쇳물처럼 들끓었다. 무서운 기세로 비등점을 넘어 폭발한 민심은 이게 나라냐고 절규로 묻고 있다. 그러나 이 추상같은 추궁 앞에서도 제 살길 찾기에 급급한 정권의 추악함에 국민들은 깊은 자괴감과 절망으로 치명상을 입었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에 대한 우리의 인식

대통령은 민주공화국의 주인인 국민으로부터 국정수행의 권한을 한시적으로 위임받은 자다. 이를 위해 행정부 수반으로서 정부 조직을 통솔할 권한을 갖는다. 그러나 그는 만인지하’, 국민의 종복이 본분이기에 그 권한은 오직 국민이 법을 통해 정해준 원칙과 절차에 따라 국민과 국가를 보호하고 영속시키는 데 사용되어야 한다. 이는 공화국의 주인인 국민이 선거에 의해 권한을 위임하면서 대통령에게 부과한 신성한 의무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은 그 의무를 철저히 저버렸다. ‘만인지하의 종복은커녕 만인지상의 군주가 되어 국민 대하기를 조선시대 노비 부리듯 해왔다. 지난 4년여 동안 대한민국의 통치이념은 민주주의가 아니라 전제주의였다. 모든 권력을 자기에게 집중시켜놓고도 사적으로밖에 사용할 줄 모르는 무능한 대통령 탓에 수많은 생명이 국가로부터 버림받았다. 2년 전 바다에서, 1년 전 광화문 한복판에서, 전제군주의 손가락에만 관심이 쏠린 국가가 울타리 밖으로 내팽개친 나라 곳곳에서, 국민들은 삶의 포기를 강요당했다.

 

그런데 그러한 악정조차 대통령의 자유의지가 아니었다는 데 국민들은 경악하고 있다. 최순실·박근혜 게이트의 경악스런 실체가 드러나고 있는 지금, 국민들은 부러진 갈비뼈에 폐부가 난도질당하는 아픔으로 내 나라 민주공화국의 몰락을 똑똑히 목격하고 있다. 항일투쟁, 4.19 혁명, 5.18 항쟁과 876월 항쟁 등 수많은 민중들의 숭고한 피의 희생으로 마침내 민주화를 이뤄낸 내 나라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한낱 비선 실세에게 넘겨주고 그 꼭두각시가 되어 그 자의 사익 앞에 국가 시스템 전체를 복속시킨 믿을 수 없는 현실에 국민들은 치를 떨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최순실에게 국정의 주요 결정을 맡기기 시작한 바로 그 순간부터 대통령이기를 포기했다. 스스로 국민과 한 약속과 헌법의 의무를 저버리고 법치의 영역 밖에 있는 일개 사인에게 국가 통치를 위임한 것이기 때문이다. 대선에서 그를 지지한 1,577만 국민뿐 아니라 대선 결과를 인정하고 권력 위임을 승인한 모든 국민들에 대한 배신이다. 국민들의 피의 희생으로 세워진 민주공화국의 토대를 들어내 비선 실세에 갖다 바친 반역사적 만행이다.

 

재벌 민원이었던 노동개악과 공공·금융 성과연봉제

오늘 우리는 박근혜 정권이 철저히 파괴해온 민주공화국의 토대를 바로 세우기 위한 첫걸음을 시작한다. 올 상반기, 정권은 노조 동의 없이 공공기관 이사회의 일방적인 성과연봉제 도입 의결을 강행했다. 노동부가 사법부의 법적판단까지 예단해서 헌법과 근로기준법을 위반하는 불법을 부추겼고, 수많은 노동자들의 눈물의 거부도 아랑곳없이 군사작전 치르듯이 해치웠다.

 

우리는 이 붙통의 성과연봉제 탄압에도 최순실의 국정농단이 개입됐다는 합리적인 의심을 갖고 있으며, 그 심각성을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인다. 성과연봉제의 목표였던 저성과자 해고는 애초부터 재계의 숙원사업이었다. 전경련은 지난 20147월 대통령 직속 규제개혁위원회에 정당한 해고사유 명확화(일반해고)’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시 근로자 동의 의무 완화를 건의했으며, 그해 11월에는 동일한 내용이 8개 경제단체 명의로 정부에 제출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곧바로 규제 기요틴을 도입하겠다고 화답했고, 최순실 게이트의 핵심인물인 안종범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이 코디네이터 역할을 맡아 추진했다. 그해 12월에는 국무조정실 주관으로 열린 규제 기요틴 민관합동 회의에서는 일반해고와 취업규칙 변경 요건 완화를 노사정위원회를 통해 추진키로 결정했다. 이듬해 전경련이 최순실의 재단에 재벌 대기업들의 8백억원에 이르는 출연을 독려한 것은 이미 밝혀진 바다. 전경련과 박근혜 대통령, 안종범 수석에 이르기까지 곳곳에서 최순실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공공기관 노동자의 요구

이미 노동개악과 공공·금융 성과연봉제는 불법적인 국정운영 과정에서 추진된 정책임이 명백하다. 우리는 이제야 왜 국민적 공감도, 노동자의 동의도 얻지 못한 정책이 무리하게 강행되었는지를 이해하게 되었다. “창조경제와 함께 박근혜 정권의 중점 국정 정책이었던 이들 정책은 원천무효임을 선언한다.

 

따라서 정부가 노동개악과 공공·금융 성과연봉제를 포기할 것을 요구한다. 박근혜-최순실, 문고리3인방과 비리 청와대 수석들의 국정농단에 놀아난 기획재정부, 행정자치부, 고용노동부, 금융위원회 등 관련부처는 정책포기를 선언하라.

 

또한 이미 불법적인 국정운영의 일환임이 분명한 만큼, 각 공공기관 사용자들은 자신들이 주도한 불법 이사회 결정을 취소하라. 기관장이 스스로 잘 못된 정책의 포기를 결단할 것을 촉구한다. 끝까지 불법으로 강행한 정책을 부여잡고 있을 경우, 노동자의 투쟁은 물론 정치적·법률적 심판을 면치 못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

 

공공기관 노동자의 대응 방향

우리는 공공기관들이 일제히 일방적으로 이사회 의결을 강행했을 때 그것이 명백한 불법행위이며 반드시 그 정치적, 법률적 책임을 묻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양대노총 공공부문 노동조합은 다음과 같이 공동의 행동에 나서기로 했다.

 

첫째,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에 대한 전국민적 분노에 공감하는 우리 노동자들은, 촛불 집회 등 국민적 저항에 함께 할 것이다. 특히 노동개악과 쉬운해고, 해고연봉제라는 정권의 국정 방향 자체가 전경련의 사주, 최순실의 농단과 연계된 만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 우리 노동자들도 한명 한명의 시민인 것은 물론, 잘 못된 정책의 직접적인 피해자로서 투쟁에 함께 나설 것이다.

 

둘째, 사태가 이러한데도 기획재정부와 공공기관 사측이 요구하고 있는 해고연봉제 도입을 위한 노사합의에 우리는 응하지 않을 것이다. 정권이 저지른 불법행위를 추인해달라는 요구에, 공범이 되자는 요구에 응할 수 없다. 노사합의 거부는 물론 2, 3차 총파업을 준비하며 현재 35일째 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철도노조와 연대하며 공동 투쟁전선을 확대할 것이다.

 

셋째, 오늘 52개 공공기관 노조들은 꼭두각시 정권의 불법 노동개악 시도를 단죄하기 위한 법률투쟁에 본격 돌입한다. 이사회 의결 무효확인 소송과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동시에 진행해 정권의 불법 성과연봉제 탄압의 실체를 명명백백히 밝혀낼 것이다.

 

법률투쟁을 비롯한 우리의 투쟁은 단순히 그것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비선 실세에게 민주공화국의 토대를 뿌리째 넘겨주고도 도무지 그 심각성이라고는 자각하지 못하는 무능한 대통령, 그 대통령을 이용해 국정을 농단하고 전 국민을 도탄에 빠뜨린 사악한 비선 실세, 그 권력의 칼춤 앞에 고언은커녕 오히려 수족이 되어 사욕 채우기에 바빴던 정부 관료들까지, 국가의 근본을 직격한 반국가행위에 가까운 이 정권의 만행을 바로잡기 위한 시작이다.

 

정권이 노조 동의 없이 공공기관에 강압한 성과연봉제 이사회 의결은 불법이며 무효다. 우리는 사법부가 이 당연한 주장에 대해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판단을 내려 법치를 수호해야 할 마지막 보루로서의 의무를 다하기를 바란다. 아울러 민주공화국과 그 5천만 주인을 모욕한 최순실과 그 꼭두각시가 되어 주권자를 탄압한 헌정파괴 정권, 그리고 이 사태의 수많은 부역자들을 엄중하게 단죄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우리 양대노총 공대위 역시 오늘의 불법 이사회 의결 소송과 함께 불법통치와 국정농단의 책임을 묻기 위해 총력투쟁해 나갈 것임을 천명한다.

 

 

20161031

 

양대노총 공공부문노동조합 공동대책위원회

한국노총 공공노련·공공연맹·금융노조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보건의료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