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4.5 지진, 여진 아닌 전진일 수 있어

더 큰 지진 가정하고 비상대책 세우라

원전 가동 중단하고 객관적인 안전점검 실시하라

오늘(19일) 오후 8시 34분 경에 경주시 남남서쪽 11킬로미터 지점에서 규모 4.5의 지진이 발생했다. 기상청은 지난 12일 밤 지진이후 19일 밤 9시까지 총 378 차례의 여진이 발생했는데 그 중에 가장 큰 규모라고 발표했다. 불과 오늘 오전에 여진이 잦아들어 안정단계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한 것이 빗나간 순간이다. 지난 번 규모 5.1과 규모 5.8 진앙지와 거의 겹치는 양산단층대가 활성된 것이다. 1차 지진의 좌표를 기상청이 수정한 결과를 반영하면 진앙지가 양산단층대임이 보다 명확히 보인다.

>> 세 차례의 강진 진앙지(1차 지진의 좌표 기상청 수정값 반영)

이번 지진이 여진이 아니라 전진일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규모 5.8의 강진 발생 이후 370여 차례의 여진이 계속 되고 있는 것은 초유의 일인데 규모 4.5의 지진까지 발생했다는 것은 지진을 일으킨 응력(스트레스)이 완전히 해소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동남부 지역의 활성단층대가 활동을 시작한 상태에서 응력 해소(스트레스 드랍)가 되지 못한 상황이 계속되면 앞으로 더 큰 지진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지금 당장 내진설계를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니 국민안전처를 비롯한 정부는 비상대책을 세워야 한다. 지진이 발생한 후의 대처는 소용이 없다. 선제적인 대응, 가장 보수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강진과 여진, 그리고 폭우 등으로 건물과 지반은 약화된 상태다. 안전에 문제가 있을만한 건물이나 구조물, 산사태가 발생할 수 있는 지역 등을 알리고 처한 상황과 건물 유형에 따른 비상시 대피 요령을 국민들에게 적극 알려야 한다. 혹시나 건물이나 흙더미에 갇혔을 경우에 대비하는 대처요령도 알려야 한다. 포항, 울산, 부산의 연안에 있는 화력발전소, LNG 기지, 정유시설 등도 비상 경계를 유지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동남부 일대의 가동 중인 원전을 정지할 것을 요구한다. 다행히 가을의 최대전력수요는 70기가와트(GW)에도 미치지 못한다. 총 발전설비 100기가와트에 비해 30기가와트의 여유가 있는 셈이다. 현재 가동 중지 중인 월성원전 4기 2.7기가와트에 더해서 현재 운영 중인 신월성 2기와 고리 4기, 신고리 2기는 총 7.14기가와트 정도다(현재 고리2호기와 신고리 2호기는 중단하고 계획예방정비 중). 총 10기가와트 원전을 전력망에서 제외하는 것은 현 발전설비 상황으로 무리가 없다. 겨울 전기난방 수요가 오기 전에 한시적으로라도 원전을 중단하고 안전점검하는 비상대처가 필요하다. 안전점검에는 기존에 원전 주변에 강진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한 원자력계 전문가들이 아닌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전문가와 시민사회단체와, 지역 주민이 참여토록 해야 한다.

앞으로 큰 지진이 발생할지 아니면 오늘 지진으로 더 이상의 큰 지진이 오지 않을 지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 하지만 언제나 보수적으로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는 것이 안전을 보장하는 최선의 방법이다. 지난 지진보다 더 늦은 재난문자는 정부의 안일함을 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오늘의 지진은 우리의 안일함을 일깨운 경고이다. 비상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2016년 9월 19일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권태선 박재묵 장재연 사무총장 염형철

※ 문의 : 양이원영 처장(010-4288-8402,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