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명 서]

“군과 경찰은 공권력 남용 중단하고,  조경철 강정마을회장을 즉각 석방하라”

어제 조경철 강정마을회장이 경찰에 의해 긴급 체포되어 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지난 4월 무장한 해병대 트럭이 마을에 들어와 군사훈련을 하는 데 항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 때문이다.

우리는 이번 사건을 단순히 군의 훈련과정에서 민간인과 발생한 마찰로만 보지 않는다. 사건을 해결해 가는 과정이 일방적으로 주민들의 잘못과 책임으로 몰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해군기지 완공식 이후에도 이 사업에 대해 여전히 강정주민들의 저항이 이어져 오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도 그렇다.

더욱이 해병대 간부가 주민들을 고소한 내용도 훈련방해와 상관없는 모욕과 명예훼손 혐의다. 이에 더해 경찰은 주민들이 차량흐름을 방해했다며 추가혐의를 적용했는데 이 역시 도로교통법이 아닌 형량이 높은 일반교통방해죄를 일괄 적용했다. 강정마을의 해군기지 반대활동에 대한 의도된 탄압과 옥죄기가 아니고서는 설명하기 힘든 상황이다. 군의 입장에서는 해군기지가 들어선 상황에서 앞으로도 자주 있을 군사훈련 과정에서 이러한 마찰을 사전에 없애기 위해 사소한 것이라도 처음부터 강하게 대응해야 주민들이 순응할 것이라는 의도로도 보인다. 군 기지 마을 내 주민들 길들이기인 셈이다.

일련의 과정을 볼 때 군과 경찰의 행동은 엄연한 공권력의 남용이며, 폭력이다. 지금도 길거리 미사가 이어지고 있고, 주민과 활동가들이 기지 정문 앞에서 반대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처럼 민감한 상황임에도 해군은 사전에 군사훈련이 있다는 사실은 마을에는 전혀 알리지 않았다. 그러고는 하루 종일 총을 든 군인들이 트럭을 타고 마을 내에서까지 주변경계를 이유로 총부리를 주민들에게 향했다. 해군이 지금의 강정마을 상황에서 항의와 마찰이 발생할 것을 몰랐을 것이라면 이는 거짓말이다.

경찰도 마찬가지이다. 전체적인 정황을 보면 강정마을 주민들은 처음 겪는 모습이라 황당하고 분노할 수밖에 없다. 당연히 항의하는 상황이 벌어지게 마련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을 강제연행하기 위해 도로교통법이 아닌 형법인 일반교통방해죄를 적용하는 치졸함까지 보였다.

그동안 군과 경찰은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주민과 활동가들에게 공사과정에서부터 줄곧 공권력을 남용하며 주민의 인권을 짓밟아 왔다. 백번 양보해서 수억 원에 달하는 벌금은 그렇다 치더라도 인간의 존엄성마저 훼손하는 당사자들이 바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군과 경찰들이라는 사실이 참으로 두려운 현실이다.

따라서 이번 사건의 본질은 분명히 알려져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강정마을 안길마저도 제 훈련장인양 주민들에게 위협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해군은 주민들에게 사죄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할 것을 요구한다. 경찰 역시 해군의 꼭두각시놀음을 멈추고 주민의 편에서 공정한 법집행을 할 것을 요구한다. 또한 강정마을회장의 폭력적 연행에 대해 공식사과하고 즉각 석방해야 한다.

우리는 앞으로도 주민들과 함께 강정마을이 군사기지마을이 아닌 생명평화의 마을로 만들어 갈 수 있도록 힘쓸 것이며, 공권력의 폭력에 대해서도 강력히 대처해 나갈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

2016년 9월 6일

제주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대책위원회

(문의 : 이영웅 사무국장 010-4699-34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