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박 5일의 짧은 초원 생활이었다. 푹푹 찌는 듯한 더위가 계속되는 지금으로선 참 그리운 시간이다. 내몽골에 보야오떼 노르에 5일간 머물렀다. 지난 7월 24~28일의 일이다. 실제 초원에 머문기간은 만 3일정도이다. 한참 지난 시간이지만 사막화방지와 그 곳에서 격었던 기록을 정리 해보려고자 한다. 보샤오떼는 지명이고 노르는 호수를 의미한다.

초원을 찾은 이유는 불행히도 여행이 아니었다. 드넓은 초원을 유지시켜 왔던 호수가 사막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호수가 말라버린 사막이 된 곳을 초지로 조성하기 위함이다. 과거 바다였던 내몽고의 특성 때문에 호수는 소금성분을 가지고 있다. 모래폭풍 역시 염성분을 가지고 있고 폭풍으로 상승한 먼지들은 편서풍을 타고 우리나라까지 영향을 주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런 모래폭풍에 대비하고 사막화 예방을 위해 에코피스아시아는 현대자동차와 함께 9년째 사막화 방지 사업을 진행 중에 있다. 이번 방문은 에코피스아시아와 함께 환경운동연합이 사막화 방지를 위한 사업의 일환이다. 보샤오떼노르는 에코피스아시아의 두 번째 사막화 방지 사업지역이다. 첫 번째 사업 지역인 아빠까치의 차칸노르 지역에서 초지사업의 성과를 인정받아 중국정부에서 사업을 인수받아 시행하고 있다. 말라버린 1개의 호수의 초지조성 사업을 대한민국의 시민단체에서 일정하게는 성공을 거두었다고 평가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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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차칸노르에 감봉을 심고 있는 모습 감봉을 심고 있는 대학생 자원봉사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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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샤오떼노르는 900만평 약 30㎢에 해당하는 규모다. 에코피스아시아 이태일처장(이하 이처장)의 말에 따르면 내몽고 지역에만 사막화되고 있는 호수가 2만여 개나 있다고 한다. 보샤오떼노르 같은 호수 2만개가 사막이 되어가고 있는 것을 상상하기란 쉽지 않다. 결국 이렇게 말라버린 염호수는 우리나라의 미세먼지와 결합하여 또 다른 호흡기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몽고지역은 연평균 강수량이 300~400mm 밖에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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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샤오데노르 위치 보샤오데노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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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은 강우량에도 호수가 수천 년 동안 유지 될 수 있었던 것은 유목생활과 적은 인구 때문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처장에 의하면 중국정부가 1900년대 중반에 내몽고지역에 수많은 한족을 이주시켰고, 한족에 의한 도시발전과 대규모 농업이 시행되면서 호수가 말라가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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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규모 농업지로 바뀐 몽골 초원 바퀴가 달린 것이 물을 주는 시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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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화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을 받게 될 것이며 인구가 줄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호수로의 복원이다. 하지만 적은 강수량에 많은 인구가 살고 있어 호수로 복원은 난망한 일이다. 결국 모래바람이 일지 않도록 초지 등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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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차칸노르의 모래폭풍 모래폭풍이 일오 있던 차칸노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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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화방지사업이 필요한 이유는 이것으로 충분해 보인다. 보통은 사막화 방지하면 나무를 심는 것으로 생각하게 되는데, 내몽고지역은 대규모 초지지형으로 나무가 잘 자라지 않는다. 또한 사막이 된 지역은 염기가 많아 일반적인 풀은 잘 자라지 못한다. 그래서 심기 시작한 것이 바로 감봉이라는 풀이다. 우리나라에 나문재와 비슷한 염생식물의 일종이다.

넓은 초지에 씨가 자리잡기도 전에 감봉씨앗은 모래폭풍을 타고 날아간다. 때문에 사장작업이라는 것이 필요하다. 씨가 날아가지 않게 잡아 줄 수 있도록 나뭇가지 등의 벽을 일정한 간격으로 만들어 주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작업을 진행하고 있고, 이미 30만평 정도는 감봉식재가 진행 되었다. 불행히도 이번에 함께 한 팀은 사장작업과 감봉식재 작업을 진행하지 못했다. 도착한 24일 비로 인해 사막 바닥이 펄로 변해서 접근이 불가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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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봉 씨앗 식재되고 있는 감봉 씨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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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경우는 현재 감봉이 식지 된 곳을 꼭 찾아보고 싶어 도로보 보샤오떼노르를 찾아 갔다. 왕복 2시간 이상을 걸어서 찾아간 현장에서는 줄지어 잘 자라고 있는 감봉을 만날 수 있었다. 이렇게 초지가 형성되다 보니 초지 옆에서 번식하고 있는 물떼새와 새끼들과도 조우했다. 평소 새에 관심이 높은 필자는 매우 귀한 시간이 되었다. 번식하는 새끼들을 볼 수 있는 경우는 우리나라에서도 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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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지어 자란 감봉과 사이사이 자란 감봉 사막이 초지가 되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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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봉이 자라고 있는 옆에 작은 새가 보인다. 물떼새가 번식을 마치고 이소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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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물떼새는 900만평의 호수가 말라 사막이 된 땅에 작은 감봉씨앗을 뿌려 얻은 수확물이다. 눈이 녹는 4~5월부터 눈이 오기 전까지 빠른 기간내에 새끼를 키워내야 하는 새들에게 주변의 환경은 매우 중요하다. 감봉씨앗이 발아하여 만들어진 초지는 은신처가되고 먹이터가 된 것이다. 새끼를 잘 키워낸 감봉초지가 사막화 방지 뿐만 아니라 생태계에도 밑거름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