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문제연구소 2016-08-17 14:14:29





(도쿄=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 한국과 일본의 시민단체가 일본의 패전 71주년을 앞두고 일본 도쿄에서 야스쿠니(靖國) 신사에 반대하고 평화를 촉구하는 시위를 했다.


한국과 일본의 시민단체로 구성된 '촛불행동실행위원회'는 13일 오후 7시께 야스쿠니 신사에서 조금 떨어진 지요다(千代田)구 재일본한국YMCA 앞에서 행진을 시작했다.


'평화의 촛불을! 야스쿠니의 어둠에'라는 주제인 이날 시위에 참가한 한국과 일본인 수백명은 '야스쿠니 반대', '전쟁 반대', '평화를 지키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양국 시민단체는 2006년부터 11년째 야스쿠니 신사 참배 반대 등을 요구하는 시위를 해왔다.


하지만 이날 행진을 시작하기 1시간 전부터 우익세력으로 추정되는 일본인들이 차량과 스피커를 동원해 소음을 냈고, 50여분간의 시위 내내 주변에서 방해에 나섰다.



▲ 촛불행동 시위자들의 모습.



이들은 일장기나 욱일기를 들고 시위 참가자 쪽으로 돌진하거나 차량으로 도로를 막아섰다. 스피커로 '돌아가라', '조센진'이라고 외치기도 했다.


일본에서는 지난 5월 24일 '헤이트스피치'(특정 인종이나 민족, 국민 등에 대한 혐오 시위나 발언 등)를 억제하기 위한 법이 중의원에서 통과됐지만, 이들의 행동은 이를 무색하게 했다.


▲ 일장기와 욱일기를 든 이들이 시위대를 지켜보고 있다.



시위에 앞서 재일본한국YMCA에서는 '전쟁법의 시대와 동아시아-전사자와 야스쿠니'라는 주제의 심포지엄이 열렸다.


다카하시 테쓰야(高橋哲哉) 도쿄대 교수는 "일본 헌법 위배가 명백한 안보법제가 지난해 9월 제정돼 올해 3월 시행됐다"며 "일본의 정치권 및 시민사회는 일본 헌법 9조를 견지하고, 역사 문제·영토 문제 등 현안을 철저히 평화적인 수단으로 끈질긴 대화와 외교를 통해서 해결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증언에 나선 박남순 씨는 "아버지가 야스쿠니 신사에 합사된 것을 왜 유족에게 알리지 않느냐"며 "일본 마음대로 합사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 심포지엄 참가자들



박 씨는 "일본이 일으킨 전쟁으로 아버지를 빼앗긴 것도 억울한데 야스쿠니 신사에 합사됐다는 것을 나는 정말 용서할 수가 없다"며 "잘못을 인식 못 하는 일본 정부에 이 사실을 알리고, 야스쿠니에서 아버지의 이름을 삭제하기 위해 투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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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13> 연합뉴스

☞기사원문: 韓日시민단체, 日패전일 앞 도쿄서 평화촉구시위…日우익 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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