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8월 6, 2016 - 08:00
"비포 시리즈, 보셨나요?" 시간을 잇는 세 편의 영화 비포 선라이즈, 비포 선셋, 비포 미드나잇. 제일 좋아하는 것은? 가장 가고 싶은 곳은? 이런 질문을 받으면 망설여진다. ‘제일’ 또는 ‘가장’과 같은 정도를 나타내는 부사에는 열렬한 지지와 확신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나는 선뜻 best of best를 꼽지 못한다. 무언가를 열망했다가도 금세 식는 미지근한 성격 탓이라고나 할까. 순위를 매기는 질문은 그래서 불편하다. 남편과 아이에 맞춰 하루하루를 보내던 그 무렵은 특히 그랬다. 내가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꼬집어 말하기 어려울 만큼, 나는 나를 잃어가고 있다는 울적함에 시달렸다. 종종 이상 증세도 동반됐다. 별거 아닌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