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 : 채널A 김재호 사장 2016. 6. 10.()

참조 : 채널A 임규진 보도본부장

 

제목 : 섬마을 성폭력 사건에 대한 <채널A 종합뉴스> 보도에 대한 의견

 

1. 귀 사의 발전을 기원합니다.

 

2. 우리 여성단체들은 이번 섬마을 성폭력 사건에 대해 <채널A 종합뉴스>의 일부 보도에서 다음과 같은 심각한 문제를 발견하였습니다.

 

3. 성폭행 사건을 포함해 사건 보도는 특정 피해자가 있기 때문에 그 접근을 더욱 신중하게 하여야 하며 사건 자체를 선정적으로 보도하거나 가해자 입장을 여과 없이 보도 하는 것을 지양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67일에 방송된 <채널A 종합뉴스> ‘“꼬리 쳤다황당한 감싸기꼭지의 경우 혼자 사는 남자들이(나이가) 80이라도 그런 유혹 앞에서는 견딜 수도 없어, 좋은 일을 하려다가 그렇게 그런 것 아닙니까등의 가해자를 감싸는 내용을 여과 없이 내보냈습니다. 심지어 피해자 유발론을 그대로 보여주는 여자가 꼬리치면 안 넘어올 남자가 어디 있어라는 주민의 말 또한 그대로 내보냈습니다. 이는 성폭행 사건이 일어 날 때 마다 나오는 욕정을 못 이겨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밤 늦게 술 마시고 다니고 노출 심한 옷을 입은 것이 문제다라는 성폭력의 통념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비록 기자가 황당한 감싸기라고 했지만 무엇이 문제인지를 충분하게 설명하지 않고 인터뷰를 그대로 내보낸 것은 이러한 통념을 더욱 강화시키는 결과를 가져 옵니다.

 

4. 같은 날 ‘[단독]“성폭행 의도계획 범행 시인꼭지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사건 발생 직전에 함께 있던 주민을 기자가 단독으로 만나 생생한 증언을 들었다고 했지만 막상 그 인터뷰는 다 착실한 사람들이잖아요”, “(여교사가) 안 왔으면 문제가 없었죠. 만취해서 가라고 했는데”, “그냥 열어주니까, 순간적으로 같이 술 먹다 우발적으로등의 가해자를 옹호하는 내용이 전부였습니다. 채널A의 다른 보도를 보면 이는 주민 모두의 생각이 아니라 지극히 개인의 의견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내용의 보도가 여과 없이 나간 것은 피해자는 물론이고 이 사건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는 섬마을 주민들 모두에게 상처를 주는 것입니다. 이는 채널A가 이 사건을 정말 심각한 인권유린 사건으로 보기 보다는 시청률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삼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5. 성폭행의 통념을 확대 재생하는 보도는 68일에도 있었습니다. “부끄러움 이긴 여교사의 용기’” 꼭지가 바로 그것입니다. 보도 내용은 피해자가 사건 발생 후 침착하게 대응하여 가해자 모두를 검거 할 수 있게 되었다는 내용이었지만 제목에 붙은 부끄러움 이긴은 성폭력 피해가 부끄러운 일이라는 통념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입니다. 성폭력 피해는 피해자가 부끄럽거나 수치스러워 할 일이 아닙니다. 이러한 시각으로 인해 피해의 해결 의지는 꺾이게 됩니다.

 

6. 문제는 이뿐이 아닙니다. 성폭력 보도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는 바로 재연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67‘[단독]“성폭행 의도계획 범행 시인꼭지에서는 여성1인과 남성2인이 술자리를 하면서 여성의 몸을 더듬는 장면을 보여 주었으며 이를 일러스트로 만들어 반복해서 보여주었습니다. 이는 성폭력을 심각한 폭력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성애화 하는 것입니다.

 

7. 이에 우리 여성단체들은 이러한 보도에 대해 엄중하게 항의하는 바이며 앞으로 성폭력 보도를 사건 내용 위주가 아니라 대책 위주의 보도를 할 것 성폭력 통념을 강화시키는 가해자 옹호 인터뷰를 내보내지 말 것 피해자의 탓으로 돌리는 내용을 보도 하지 말 것 성폭행 장면을 재연이나 일러스트로 만들어서 보여주지 말 것 특히 이번 사건에 대해 학교 앞에서 어린이들과 주민들에게 의견을 묻는 인터뷰를 하지 말 것 인권보도준칙(국가인권위원회 제정) 및 성폭력보도 가이드라인을 지킬 것을 엄중하게 요구합니다.

 

8. 감사합니다.

 

 

 

새움터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장애여성공감 성폭력상담소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평화의샘 포항여성회 부설 경북여성통합상담소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의전화

한국여성장애인연합 한국여성장애인연합 부설 서울여성장애인성폭력상담소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