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불금’. 여성의 잃어버린 밤길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모여 도심 밤길을 씩씩하게 행진하기로 했습니다. 준비물은 ‘싸우는 여자가 이긴다.’ ‘밤길을 되찾자’ 글자가 박힌 스티커들, 그리고 튼튼한 두 다리입니다. 여느 때 같으면, 저한테 밤 10시는 집에 있거나 귀가를 서두를 시간입니다. 쉬고 싶은 내 마음에는 아랑곳없이 집을 잔뜩 어질러놓은 아이에게 잔소리를 하거나, 방바닥 먼지를 닦거나, 냉장고를 뒤져 출출한 배를 채우거나, 인터넷에 빠져 보내는 평온한 시간을, 오늘은 단념했습니다. 우리들은 청량한 밤기운에 서늘해진 도시를 삼삼오오 무리 지어 걷다가 곳곳에 스티커를 붙이며 지나갔습니다. 주말을 앞둔 도심의 밤.......